宋장관, '전술핵' 발언 파장…국방부 "일반적 언급" vs 한국당 "본격 공론화&...

송영무 장관, 한미 국방장관 회담서
한반도 전술핵무기 배치 및 핵잠수함 건조 문제 언급
일각선 '美 의중 떠본 것 아니냐' 관측도
국방부 "한국 내 안보 우려 사항 전달 과정서 거론"
"핵잠수함도 北 SLBM 대응 방안 논의 과정서 언급만"
  • 등록 2017-08-31 오후 8:00:00

    수정 2017-09-01 오전 8:51:16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30일(현지시간)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한반도 전술핵무기 재배치와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문제를 언급했다. 한미 당국이 공식 석상에서 이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국방부는 ‘원론적 수준의 언급’이라며 급히 진화에 나섰지만 전술핵 재배치나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문제는 한반도 안보 상황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는 사안이어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미 전술핵 재배치를 당론으로 정한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야당들이 이번 송 장관의 발언을 계기로 본격 공론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宋 국방장관, 美와 공식석상서 첫 ‘전술핵’ 거론

송 국방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펜타곤에서 열린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미사일 지침 개정과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전술핵 재배치 문제를 언급했다. 또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위협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문제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전술핵 재배치 문제는 미국의 전술핵을 남한에 배치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전력의 균형을 맞추자는 것이다. 핵보유국이 서로 상대방의 섣부른 행동을 제어시키는 이른바 ‘공포의 균형’ 이다. 하지만 이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사실상 인정하는 꼴이고 한국의 한반도 비핵화 정책 기조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이와 관련 자유한국당은 지난 30일 전술핵재배치 토론회를 개최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핵에는 핵으로 대응하지 않고는 생존할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원유철 의원은 31일 “한반도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자위권적 핵무장에 돌입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도 앞서 한미 핵공유 추진을 강조했다. 핵을 특정 지역에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잠수함 등에 핵을 탑재해 이동하면서 한미동맹이 강력한 대북 억제전력을 갖자는 의미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 위치한 펜타곤에서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전술핵무기의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는 우리 정치권 일각에서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송 장관이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미국의 의중을 떠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기회에 운을 떼고 올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실질적인 의견을 교환해보자는 뜻이 담긴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이에 대해 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31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관련 질문에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전술핵 재배치 관련 언급한 정도만 했을 뿐 심도 있는 토론은 없었다”고 경계했다. 이어 “미국 측에서도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도 언론 공지를 통해 “한국 내 일각에서 전술핵 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까지 제기되는 등 심각한 안보 우려가 있다는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전술핵 문제가 언급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주한미군, 1991년 전술핵무기 철수…한반도 비핵화 선언

전술핵무기는 미사일 등 핵 운반 수단의 사거리나 위력 면에서 전략핵무기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소형핵무기를 지칭한다. 전략핵무기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사거리가 6000km 이상인 미사일에 탑재한 핵탄두나 폭발 위력이 메카톤(Mt·1Mt은 TNT 100만 t의 폭발력)급인 수소폭탄을 의미한다.

그러나 전술핵무기의 위력은 보통 100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폭발력) 미만이다. 사거리가 짧은 야포나 단거리 미사일에 탑재한다. 사람이 매고 다니다가 특정지역에서 폭발시키는 핵배낭도 전술핵무기에 속한다.

과거 주한미군은 핵탄두 탑재 순항미사일 등 전술핵 총 950기를 한반도에 배치했었다. 1991년 9월 당시 조지 부시 대통령의 핵무기 감축 선언에 따라 주한미군에 배치됐던 전술핵무기를 철수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1년 뒤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한바 있다.

미국 전략무기인 B-52 장거리 폭격기. B-52는 B61 등 전술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사진=이데일리 DB]
‘핵잠수함’, 대미 협상과 연료 문제 등 난관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문제도 파급력이 상당한 이슈다. 문재인 대통령이나 송영무 장관 모두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20% 미만 저농축 우라늄으로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가 쉽지 않다. 농축도가 높을수록 연료 교체주기가 길어지기 때문에 20% 미만의 저농축 우라늄으로는 사실상 무제한 잠항이 가능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기대할 수 없다. 특히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핵의 군사적 이용을 제한하고 있는 국제 규범에도 맞지 않아 우리가 실제 건조하기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이에 서주석 차관은 이날 국회 답변에서 “실무 차원에서 가능성을 검토하는 정도지 국방부 차원에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을 본격화 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연료와 국제 협정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도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송 장관이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언급한데 대해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SLBM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매티스 장관과 다양한 의견을 나누던 중 거론된 것으로 원론적 발언”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박결, 손 무슨 일?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 한라장사의 포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