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앞으로도 기준금리를 꾸준히 더 올리겠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말만 앞설 뿐 계획대로 금리를 인상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금융시장간의 힘 겨루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주춤거리는 경제지표 탓에 연준이 긴축 행보에서 한 발 물러서겠거니 예상했던 금융시장은 재닛 옐런 의장에게 한 방 얻어 맞았다. 이에 맞서 시장도 꿈쩍하지 않는 모습으로 옐런 의장에게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그러나 시장은 이같은 연준의 스탠스를 허장성세(虛張聲勢·실속없이 허세만 부린다는 뜻)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 오펜하이머펀드에서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고 있는 크리슈나 메나미는 “연준이 쓸데없이 매파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폄하했다. 그는 “시장은 기본적으로 연준이 무슨 얘길 하든지간에 이를 무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은 경제지표를 철저히 따라가고 있고 결국 연준도 경제지표 둔화에 다시 민감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미국 국채시장에서도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보다는 이날 발표된 인플레이션 둔화에 신경 쓰면서 10년만기 금리가 8bp나 내려갔다는 게 이를 잘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거래되는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에 반영된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 확률도 전날 50%에서 35%로 오히려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