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정적이지만 공허한…다시 돌아온 '미친키스'

연출가 조광화의 대표작 다시 무대에
사랑·욕망 앞에 고뇌하는 현대인 이야기
연기 톤과 캐릭터 등 시대 변화 맞춰 수정
5월 21일까지 대학로 TOM 1관
  • 등록 2017-04-18 오후 10:37:14

    수정 2017-04-18 오후 10:37:14

18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TOM 1관에서 열린 연극 ‘미친키스’ 전막 시연회에서 배우 조동혁(오른쪽), 정수영이 열연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예전엔 지독하고 격한 사랑의 드라마가 많았다. 지금은 이런 농도 짙은 에너지를 오히려 힘겨워하는 시대인 것 같다.” (연출가 조광화)

헤어진 연인에게 집착하는 남자, 현재가 늘 불안한 여자, 사랑을 끊임없이 갈구하지만 채워지지 않는 욕망 앞에서 허무함을 느끼는 현대인의 이야기. 연극 ‘미친키스’가 지난 11일부터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티오엠 1관에서 약 10년 만에 재공연을 하고 있다.

연출가 조광화가 1998년 초연한 ‘미친키스’는 사랑과 욕망 앞에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다섯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수위 높은 애정 신, 불안과 허무함을 드러내는 극단적인 감정 표현 등으로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조광화 연출의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조광화전(展)’의 두 번째 작품으로 다시 무대에 올랐다.

앞서 공연한 ‘남자충동’에서도 조광화 연출은 시대 변화를 반영해 작품 일부를 수정했다. ‘미친키스’도 같은 과정을 거쳤다. 18일 같은 장소에서 진행한 전막 시연회에서 조광화 연출은 “젠더 감수성, 폭력과 혐오 등의 문제가 예전보다 더욱 예민해졌다.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순화시켰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변화는 ‘이미지’와 ‘스타일’에 방점을 둔 연출이다. 다섯 주인공과 함께 음악감독 겸 아코디언 연주자 미미와 안무가 심새인이 각각 악사와 히스 역으로 무대에 등장한다. 이들은 음악과 몸짓으로 장면 전환을 이끈다. 조 연출은 “악사와 히스의 역할을 부각시켜 작품의 주제를 ‘이미지’와 ‘분위기’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연기도 이전보다 힘을 뺐다. 과거 공연은 배우들이 마치 창자까지 끄집어내듯 강하게 연기했다. 조 연출은 “이번 공연에선 각각의 배우가 지닌 성격과 기질에 맞춘 연기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아코디언 음악을 사용한 것도 작품에 변화를 주기 위한 요소다. 조 연출은 “아코디언 음악은 쿵짝쿵짝 신나지만 잘 들어보면 쓸쓸하다. 이중적인 음감을 작품 분위기로 이용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작품은 다소 낯선 느낌이다. 기승전결의 극 전개보다는 각 인물의 감정 변화에 보다 집중하기 때문이다. 또한 떠나간 연인에게 과도하게 집착하는 주인공의 모습도 공감하기 쉽지 않다. 극중 대학교수 인호로 출연하는 배우 손병호는 “인간이 갖고 있는 절대 고독에 대한 이야기”라며 “사랑은 무엇이고 삶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해보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배우 조동혁, 이상이가 주인공 장정을 연기한다. 조동혁은 7년 만의 연극 무대이며 이상이는 첫 연극 도전이다. 조 연출은 “조동혁은 배우로서 갖고 있는 진심으로 장정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상이는 20대지만 젊은이에게서 볼 수 없는 감성을 갖고 있어 욕심이 났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미친키스’는 오는 5월 21일까지 공연한다.

18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TOM 1관에서 열린 연극 ‘미친키스’ 프레스콜에서 배우 이상이(오른쪽), 전경수가 열연하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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