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의 미국in]워런 Vs 브레이너드 '바이든 경제수장' 놓고 기싸움…파월은?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급부상…'월가와 친분-초당적 스타일'
바이든 캠프 내 진보진영 반발…'월가 저승사자' 워런 선호
바이든 "선거 전 인사 결정 없다"…파월 의장은 자리 지킬 듯
  • 등록 2020-10-29 오후 10:30:00

    수정 2020-10-29 오후 10:58:52

라엘 브레이너드 미 연준 이사. 사진=AFP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진보진영과 중도진영의 미국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 줄다리기가 있을 수 있다.”

미국 정가(街)에 이어 월가에서도 만약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할 경우 경제수장에 ‘중도 성향’인 미 중앙은행(Fed·연준)의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가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최근 힘을 받고 있다. 애초 부상했던 진보 성향이자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리며 금융권과 척을 진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카드로는 작금의 코로나19발(發) 경제위기를 뚫고 나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두 사람 중 누가 재무장관에 오르더라도 미 역사상 첫 ‘여성’ 경제수장의 탄생이 된다. 그래서인지, 민주당과 바이든 캠프 내부에선 중도·진보 진영 간 일종의 기 싸움까지 벌어지는 형국이다.

반대로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 들어서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2기 행정부가 이어지든, 세계경제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연준 의장에는 현 제롬 파월 의장이 굳건히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게 정가와 월가의 정설이다.

“브레이너드, 자격 충분하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연준 멤버에 마지막으로 지명된 인물이다. 정확히 4년 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가 승리했다면 아마도 재무장관 1순위 후보에 이름을 올렸을 공산이 컸다. 그만큼 경력도 화려하다. 맥킨지 출신 컨설턴트로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진 스펄링 국가경제위원장(NEC)을 보좌, 국제금융 문제를 다뤘으며, 재무부 국제업무담당 차관도 지냈다. 민·관을 두루 섭렵한 인물인 셈이다. 존스 트레이딩의 수석 시장전략가 마이크 오루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그의 경력은 대형은행과 대기업에 대한 공격적인 감독을 추구하는 것으로 유명한 워런보다 이 일에 더 잘 맞을 수 있다”고 썼다. 재무장관의 ‘능력’은 경제 또는 금융위기 때 발현되는데, 이를 위해선 월가 최고경영자(CEO) 등과의 좋은 업무 관계는 필수적이다. 오루크는 “워런이 재무장관에 오른다면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워런의 재무부는 상상하기 힘들다”고 했다.

실제 워런 의원은 △대형은행 분할 및 규제강화 △부유세 부과 등을 강력히 옹호해와 말 그대로 월가 입장에선 ‘저승사자’가 아닐 수 없다.

엘리자베스 워런 미 상원의원. 사진=AFP
브레이너드 이사의 또 다른 장점은 초당적인 일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만약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공화당이 상원을 잡을 경우 여야 간 순탄치 않은 길이 예상되는데, 워런 카드보단, 브레이너드 카드가 이를 더 돌파하기 수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예컨대 앞으로 부양책을 놓고 여야 간 줄다리기가 다시 불거질 공산이 큰데, 브레이너드 이사라면 충분히 공화당 인사들과 무난한 협상을 벌일 수 있다는 얘기다. 오크워스캐피털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존 노리스는 “그는 보수주의자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으로 유명하다”며 “영역을 넓혀 다른 나라, 특히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회복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월가 동맹에는 이상적”

그렇다 보니 민주당 내 ‘진보성향’ 인사들로선 불만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진보 성향 매체인 ‘아메리칸 프로스펙트’의 공동 편집인인 로버트 커트너는 “브레이너드 이사는 바이든 캠프 내 월가 동맹들에는 가장 이상적인 재무장관상일 것”이라고 했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수석 시장전략가인 퀸시 크로스비는 “진보 진영과 중도 성향의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 줄다리기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듯 바이든 측 대변인은 “대선 전에 인사와 관련된 결정은 내리지 않을 것”이라며 입을 꾹 다물었다.

파월 의장은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자리를 지킬 공산이 크다. 정가와 월가는 이미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보여준 파월 의장의 리더십이 이어지길 원하는 모습이다. 한때 사이가 완전 틀어졌던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들어 파월 의장에 대해선 그 어떤 비난의 발언도 삼가고 있다. 뉴버거 베르만의 아스훅 바티아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파월이 다른 임기를 원하는 한, 그는 아마도 그것을 얻을 것”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2년 2월까지이며, 한 차례 더 연임(4년)할 수 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AFP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깜짝 놀란 눈…뭘 봤길래?
  • "내가 몸짱"
  • 내가 구해줄게
  • 한국 3대 도둑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