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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가(街)에 이어 월가에서도 만약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할 경우 경제수장에 ‘중도 성향’인 미 중앙은행(Fed·연준)의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가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최근 힘을 받고 있다. 애초 부상했던 진보 성향이자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리며 금융권과 척을 진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카드로는 작금의 코로나19발(發) 경제위기를 뚫고 나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두 사람 중 누가 재무장관에 오르더라도 미 역사상 첫 ‘여성’ 경제수장의 탄생이 된다. 그래서인지, 민주당과 바이든 캠프 내부에선 중도·진보 진영 간 일종의 기 싸움까지 벌어지는 형국이다.
반대로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 들어서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2기 행정부가 이어지든, 세계경제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연준 의장에는 현 제롬 파월 의장이 굳건히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게 정가와 월가의 정설이다.
“브레이너드, 자격 충분하다”
실제 워런 의원은 △대형은행 분할 및 규제강화 △부유세 부과 등을 강력히 옹호해와 말 그대로 월가 입장에선 ‘저승사자’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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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보니 민주당 내 ‘진보성향’ 인사들로선 불만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진보 성향 매체인 ‘아메리칸 프로스펙트’의 공동 편집인인 로버트 커트너는 “브레이너드 이사는 바이든 캠프 내 월가 동맹들에는 가장 이상적인 재무장관상일 것”이라고 했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수석 시장전략가인 퀸시 크로스비는 “진보 진영과 중도 성향의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 줄다리기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듯 바이든 측 대변인은 “대선 전에 인사와 관련된 결정은 내리지 않을 것”이라며 입을 꾹 다물었다.
파월 의장은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자리를 지킬 공산이 크다. 정가와 월가는 이미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보여준 파월 의장의 리더십이 이어지길 원하는 모습이다. 한때 사이가 완전 틀어졌던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들어 파월 의장에 대해선 그 어떤 비난의 발언도 삼가고 있다. 뉴버거 베르만의 아스훅 바티아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파월이 다른 임기를 원하는 한, 그는 아마도 그것을 얻을 것”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2년 2월까지이며, 한 차례 더 연임(4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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