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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카드는 카드사가 참여하는 건 결단코 아니라고 손사래를 친다. 다만 하나금융그룹으로부터 위탁받은 통합멤버십서비스 ‘하나멤버스’가 참여하는 건 맞는다고 한다.
하나카드는 그룹사를 대표해 하나멤버스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운영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제로페이가 시작되면 하나멤버스 앱을 통해 하나카드 없이도 QR코드를 활용한 계좌이체 방식의 간편결제가 가능하다.
하나카드 회원이 아니라 하나멤버스 회원이면 제로페이를 쓸 수 있다며 제 목에 방울을 달겠냐는 게 하나카드의 볼멘소리다. 말마따나 보기에 따라 하나카드가 참여한다고도 하나카드가 참여하지 않는다고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나멤버스는 총 28개 사업자 중 홀로 법인명이 아니라 서비스명으로 소개됐다. 일종의 특혜라면 특혜다. ‘토스’로 잘 알려진 ‘비바리퍼블리카’조차 법인명과 서비스명을 병기했으니 말이다.
카드사와의 적정거리 유지는 서울시도 원하는 바다. 카드사의 과도한 수수료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로 시작한 제로페이에 카드사가 여럿 진을 치고 있는 것은 영 모양새가 나쁘다.
앞서 BC카드는 박원순 서울시장 3선 임기 시작 전부터 서울시에 제로페이와 관련한 자문을 하고도 여타 카드사나 회원은행 눈총을 의식한 듯 이를 감쪽같이 숨긴 전례도 있다.
이런 일이 반복하자 제로페이와 카드사는 마치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사이로 비쳐진다. BC카드와 나란히 제로페이 추진 초기부터 서울시와 협력관계를 맺었던 카카오페이 또한 기존 서비스와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며 불참키로 결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