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檢, 별건수사 방지대책 마련했지만 실효성 의문"

검찰 불법행위 미조사시 여론 비판 직면...중복수사 피하기 어려워
입찰담합·공소시효 1년 미만 사건만 조사해도 고발남발 우려 여전
  • 등록 2019-02-12 오후 8:16:34

    수정 2019-02-12 오후 8:16:34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재계는 당·정이 입찰담합과 공소시효 1년 미만 사건만 검찰이 수사키로 합의한 전속고발권 일부 폐지에 대해 재계의 근본적인 우려를 해소하기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공정거래위원회, 법무부 등은 지난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쟁점 및 대응 당정협의’에서 공정위에 신고된 리니언시(자진신고자 면제)사건 가운데 입찰담합과 공소시효 1년 미만 사건에 대해서만 검찰이 수사키로 합의했다. 특히 재계의 우려를 의식한 듯 검찰은 별건 수사 방지를 위해 검찰 내부에 예규나 시행령을 만드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이에 대해 재계는 기존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에 담긴 전속고발권 폐지에 따른 우려보다는 수위가 낮아졌지만 여전히 중복조사 우려 등에 대한 해소는 미진하다는 입장이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12일 “당정의 협의 내용은 자진신고에 한정한 것”이라며 “기존에 검찰이 내사 등을 통해 인지하고 있던 사건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지에 대한 대책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검찰이 횡령이나 배임 등의 의혹이 있는 A사에 대한 내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A사를 포함한 입찰담합건 수사에 착수할 경우 횡령이나 배임 건에 대한 수사를 완전하게 배제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검찰이 불법행위가 있는 기업에 대해 별건수사를 하지 않을 경우 여론의 비판대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검찰이 예규나 시행령을 통해 별건수사를 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사범위를 명확히 하거나 기관간 판단차이에 관한 대책 등 부작용에 대한 대책마련을 선행해야 기업경영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요국 경쟁법 관련 형벌규정 현황(자료= 대한상공회의소)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전속고발권 폐지로 고발을 남발할 가능성에 대한 대책은 마련하지 못했다”며 “입찰담합과 공소시효 1년 미만 사건에 대해서만 검찰이 공정위의 고발 없이 수사를 한다고 하지만 검찰의 대(對)기업 수사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허위고발자나 허위자진신고자 등의 고발남용애 대한 방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업 입장에서는 검찰의 수사 확대보다는 경쟁당국인 공정위가 전속고발권을 유지토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외국과 비교했을 때 경쟁법상 형벌조항이 유독 우리나라에 많아 전속고발권의 일부 폐지도 기업활동을 제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 이유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담합 △시장지배자적 사업자 지위남용 △기업결합 △불공정거래 등과 주요 경쟁법과 관련해 형벌규정이 있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은 형벌규정이 없고 미국·프랑스·일본 등은 담합행위나 시장지배자적 사업자 지위남용 등에 대해서만 형벌규정이 있다.

그는 “고발 사건이 무혐의로 마무리되더라도 대기업의 경우 수사에 착수했다는 사실만 알려져도 주가·소비자 신뢰도 하락 등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계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논의과정에서 필요한 경우 건의서 등을 통해 의견을 다시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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