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영업이익 200조 기대해도 되나…실적 추정치 하향은 우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융업(42개사)을 포함한 코스피 상장사(576개)의 3분기 누적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보다 8.9% 증가한 157조3000억원이다. 여기에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컨센서스 3곳 이상 163개사,45조5800억원)를 단순 합계하면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202조88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숫자가 `사상 최대`일 뿐 실적을 뜯어보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작년과 올해 똑같이 1000원어치를 팔았다면 작년엔 기업 손에 71원이 떨어졌으나 올해는 68원밖에 못 벌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9.27%로 0.21%포인트 상승했으나 순이익률은 6.88%로 0.24%포인트가 감소했다. 이자비용, 법인세 등을 내고 났더니 남는 게 줄었단 얘기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영업이익률은 6.73%, 순이익률은 4.97%로 각각 0.37%포인트, 0.62%포인트 감소한다. 1000원어치 판면 49원 정도 떨어지는 셈이다.
삼성전자 덕분에 그나마 웃을 수 있었던 것도 3분기까지다. 4분기부턴 `반도체`라는 비빌 언덕마저 사라진다. 반도체 가격 하락 등 비수기가 본격화되고 수요 감소 우려, 성과급 등 비용 급증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4분기엔 3분기(53조9500억원, 금융업 포함)보다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영업이익 추정치는 계속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45조58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3.4% 감소했다.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을 고려하면 영업이익 200조원 달성이 실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내년이 문제…삼성전자, 5년만에 영업이익 감소 전망
더 큰 문제는 내년이다.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의 41%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그래도 아직까진 내년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이란 추정이 우세하지만 증권사 일부에선 순이익 감소 가능성을 제시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의 실적 추정치가 3곳 이상인 178개 코스피 상장사의 내년 전체 영업이익 추정치는 206조원으로 올해(196조7900억원)보다 4.7% 증가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한 달 전보단 7조5300억원, 약 3.5%가 감소했다.
내년 3분기부턴 공급 조절과 데이터센터 수요 개선 등에 반도체 업황이 살아날 것이란 게 시장의 공통 의견이지만 미국 뿐 아니라 유럽 등의 주요국 통화완화 정책이 종료되는 만큼 증시는 4년만에 박스권에 갇힐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이 2013~2015년 수준인 3% 이하로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저금리, 저변동성 구간이 종료될 수 있음을 고려하면 박스권 밴드는 이전보다 확대돼 1900~2400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