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의 사부곡 "여보 잘가, 미안했고 사랑해"

박 의원의 아내 이선자 여사 투병 중 15일 별세
병간호 위해 11년간 해온 '금귀월래'도 '금귀일래'로
둘째 딸 임식 소식 전해며 "새생명 주고 떠났다"
  • 등록 2018-10-15 오후 7:33:35

    수정 2018-10-15 오후 7:59:45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인 이선자 여사의 빈소를 지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여보 잘가. 미안했고 잘못했고 사랑해”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의 아내인 이선자 여사(75)가 15일 오후 1시 5분 세상을 떠났다. 이 여사는 지난해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뇌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 중에 있었다. 박 의원은 의정 활동과 방송 활동 등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1년 가까이 병상에 누워있는 이 여사를 찾아 식사수발을 하고 운동을 시키며 병 간호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과 두 딸은 교대로 이 여사의 하루 세끼를 모두 집밥으로 마련했고 간병인을 구하기 위해 전북까지 내려가 면접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11년간 빠짐 없이 ‘금귀월래’(금요일에 지역구인 목포에 내려갔다가 월요일에 서울로 올라오는 것)하던 박 의원은 이 여사가 병원에 입원하고 난 후 ‘금귀일래’로 일정을 바꿨다. 아내를 돌보기 위해서다. 최근 아내를 간호하다 다쳐 오른손을 제대로 쓰지 못할 때에도 박 의원의 아내 사랑은 계속 됐다.

특히 박 의원의 둘째 딸이 임신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여사의 별세에 대해 주변의 안타까움이 더하고 있다. 그는 지인들에게 “아이를 갖지 않으려던 둘째 딸이 임신을 했다고 해서 아내에게 그 소식을 알렸더니 거짓말처럼 벌떡 일어나 딸 아이를 안아주고 기뻐했다”고 전한 바 있다.

그는 이 여사가 세상을 떠난 후 페이스북을 통해 깊은 사랑을 전했다. 그는 “제 아내와는 7년간 제가 쫓아다니다 처가의 강한 반대에도 아내는 저를 선택했다”며 “아내와 결혼 50주년, 사실상 저랑 57년을 살았다”고 적었다.

이어 “아내는 제가 머리를 짧게 컷하는 것을 좋아하고 이발 열흘 후면 이발하라고 성화였다. 이발 후에는 품평을 한다”며 “아내는 제가 새벽 샤워하면 내의, 와이셔츠, 넥타이, 양복, 안경닦기, 손수건까지 침대 위에 펴놓고 제가 입으면 남들이 저를 멋쟁이라고 한다”고 이 여사와의 추억을 소회했다.

그러면서 “양복을 입고 나오라하여 부랴부랴 다녀오니 검정이 아니라 감색이라고 다시 가랍니다. 비슷하니 됐어 하고 앉아 있다”며 “아내가 오늘 가니 저는 앞으로 이렇게 살아 갈 것 같다. 병원에서 밥먹여주고 눈을 부라리며 운동을 시켰건만 거기까지가 제 행복이었나 보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올린 글에서는 “아내에게 미안하고 잘못했고 사랑했다. 두딸, 두사위, 손자, 곧 태어날 손주랑 아내를 그리며 살겠다”며 “자기는 가고 새생명(둘째딸 아이)을 주고 떠났다”고 했다.

이 여사의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영안실 특1호실에 꾸려졌으며 발인은 17일 오전 10시이고, 장지는 용인 처인구 용인공원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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