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은 속비닐 못써요"…석달 계도에도 비닐봉투 금지 첫날 `잡음`

환경부, 1일부터 전국 17개 시도와 현장점검
적발 시 위반횟수 따라 과태료 최대 300만원
종량제봉투·장바구니 사용, 제도 안착한 반면
신선식품코너 속비닐 제공엔 소비자혼란 많아
  • 등록 2019-04-01 오후 4:30:06

    수정 2019-04-01 오후 5:17:24

은평구청 공무원 등이 1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응암로의 한 마트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을 점검·단속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전국 대형마트·백화점·복합상점가(이하 쇼핑몰)를 비롯해 매장크기 165㎡(약 50평) 이상의 대형잡화점(이하 슈퍼마켓)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된 첫 날인 1일 현장 혼란은 여전했다.

환경부와 전국 17개 시도가 올 들어 1월부터 3월말까지 석 달간 비닐봉투 사용금지 규제가 현장에서 안착하도록 집중 계도 기간을 운영하며 1만회 넘게 현장계도를 나갔다고는 하지만 문제는 신선식품을 담아가도록 매장 곳곳에 놓여 있는 얇은 속비닐을 사용하는 코너에서 발생했다.

벌크로 판매하는 과일, 흙 묻은 채소 등 1차 식품과 포장 시 수분이 필수로 함유되거나 액체가 누수 될 수 있는 어패류·두부·정육 등엔 속비닐 사용이 여전히 가능하지만 이미 트레이에 포장된 제품을 또다시 담는 일은 금지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비린내가 장바구니에 밴다’, ‘물이 새서 다른 구입제품을 망가뜨린다’, ‘과일은 그냥 가져가면 부딪혀 물러진다’는 등 여러 이유로 예전처럼 두 번 세 번 속비닐을 싸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계산대에서 일하는 직원 김모 씨는 “속비닐을 과도하게 담아 오는 고객 분들이 있어 사정을 설명하고 빼고 있다”며 “오늘부터는 과태료를 물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회용 비닐봉투를 제공하다 적발되면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전국 대형마트·백화점·쇼핑몰 등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된 첫날인 1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의 계산대에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비닐봉투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는 첫날 종로·중구를 시작으로 25개 자치구에 대한 순차 현장점검에 나선다. 단속반은 각 자치구 자원순환담당 공무원과 시민단체 관계자들로 구성된다. 자원순환사회연대는 이날 매장면적 165㎡ 이상의 슈퍼마켓 62곳을 대상으로 일회용 비닐쇼핑백 사용 여부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1곳을 제외한 61개 업소(98.4%)에서 일회용 비닐봉투를 판매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은 “유예기간 동안 대부분 슈퍼마켓들이 제도 이행 준비를 잘 한 것 같지만 일부에선 알면서도 일회용 비닐봉투를 여전히 팔고 있다”며 “각 슈퍼마켓에서는 과태료 부과 등 불이익이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안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바구니는 물론 아이스박스와 지퍼 백 등을 준비한 고객도 눈에 띠었다. 중구에 거주한다는 40대 주부 이 모씨는 “환경 보호를 위해 재활용품 사용을 줄이려는 정부 정책 취지에 공감한다”며 “규제대상인 봉투와 그렇지 않은 봉투, 속비닐을 쓸 수 있는 경우와 아닌 경우 숙지하기가 너무 복잡해서 아예 개인적으로 제품포장 도구들을 집에서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지하 식품매장을 찾은 30대 직장인 박 모씨는 “다니는 회사에서도 이달부터 일회용 종이컵을 치우기로 해 개인용 머그잔을 들고 출근했다”면서 “대규모점포에서 비닐봉투 제공을 금지한 일은 잘 했다고 생각하지만 이로 인해 과대포장이 줄어들지 않겠다는 걱정도 든다”며 백화점·대형마트의 과대포장 규제도 병행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종량제봉투와 자택운반용 종이상자, 장바구니 사용은 자리를 잡아 큰 혼란이 없으나 속비닐 제공에 대해선 소비자들이 규제대상이 아니라고만 아시는 경우가 많아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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