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988건

1분기 단기외채 3억 달러↑총외채서 비중은 5.5%p 감소
  • 1분기 단기외채 3억 달러↑총외채서 비중은 5.5%p 감소
  •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올해 1분기 대외채무가 6675억달러로 지난해말 보다 51억 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외환 건전성의 척도로 여겨지는 단기외채 비율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1분기 대외채무 현황(사진=기재부)2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4년 1분기 대외채권·채무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대외채권(우리나라가 외국에서 받아야 할 채권)은 1조521억 달러로, 작년말(1조445억 달러) 보다 75억 달러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외채무는 6675억 달러로 지난해말(6725억 달러)보다 51억 달러 감소했다. 대외채권과 대외채무의 차이인 순대외채권은 3846억 달러로 작년말(3720억 달러) 대비 126억 달러 늘었다.대외채무를 만기별로 보면 만기 1년 이하의 단기외채는 1410억 달러로 작년말 보다 3억 달러 증가했다. 반면, 만기 1년 초과의 장기외채는 5265억불로 작년말 대비 54억 달러 감소했다. 부문별로 구분하면 은행(7억 달러), 비은행권·공공·민간기업 등 기타부문(30억 달러)의 외채는 증가했다. 정부(71억 달러), 중앙은행(15억 달러) 등의 외채는 감소했다. 총외채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26.6%)보다 5.5%포인트 줄어든 21.1%다. 단기외채 비중은 지난해 2분기(24.6%), 3분기(22.1%), 4분기(20.9%)로 꾸준히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다. 단기외채가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1분기(42.0%)보다 8.2%포인트 줄어든 33.6%다. 국내은행의 외채 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외화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은 2024년 1/4분기 기준 147.5%로 규제비율인 80%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다만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동정세 불안 등 지정학적 이슈가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여전히 확대시킬 수 있는 상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정부는 관계기관 간의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대외채무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4.05.22 I 김은비 기자
순대외금융자산, 1분기말 8310억달러로 사상 최대 경신
  • 순대외금융자산, 1분기말 8310억달러로 사상 최대 경신
  • (사진=AFP)[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우리나라 순대외금융자산이 8300억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등 비거주자가 우리나라에 투자한 금융자산보다 내국인 등 거주자가 해외에 투자한 금융자산이 훨씬 크다는 의미다. 해외에 빚을 진 것 중 1년내 갚아야 하는 단기외채 비중은 1년 만에 소폭 상승 전환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국제투자대조표(IIP)’에 따르면 순대외금융자산은 1분기말 8310억달러로 전분기말(8103억달러) 대비 207억달러 증가했다. 1분기 만에 증가 전환이다. 순대외금융자산은 대외금융자산 2조3725억달러에서 대외금융부채 1조5415억달러를 뺀 수치다. 대외금융자산은 역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외금융자산은 408억달러 증가해 2분기 연속 증가했다. 직접투자는 7220억달러로 27억달러 감소했다. 자동차 업종 등을 중심으로 해외 직접투자가 지속됐으나 미 달러화 강세에 달러환산액이 감소한 영향이다. 반면 증권투자는 9045억달러로 469억달러 증가, 2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글로벌 주가가 오르면서 해외 주식 평가액이 덩달아 증가한 영향이다. 미국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1분기 중 각각 5.6%, 9.1% 상승했다. 유럽, 일본 증시도 각각 12.4%, 20.6%나 올랐다. 이에 주식 등 지분증권 투자가 416억달러 증가했다. 채권 등 부채성 증권 투자는 53억달러 늘어났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대외금융부채는 1분기 중 201억달러 증가했다. 비거주자의 국내 직접투자는 2803억달러로 89억달러 감소했다. 달러화 강세로 달러환산액이 줄어들었다. 비거주자의 국내 증권투자는 9840억달러로 282억달러 증가했다. 특히 국내 주식 등 지분 증권 투자가 5989억달러로 334억달러 증가했다. 반도체 등 IT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 확대, 코스피 지수 상승 등에 따른 영향이다. 국내 채권 투자는 3851억달러로 52억달러 감소했다. 대외채권은 1조521억달러로 75억달러 증가했다. 2분기 연속 증가했다. 글로벌 금리 하락 기대감에 정부, 은행 등에서 미 국채 등 해외 채권 투자를 늘린 영향이다. 반면 대외채무는 6675억달러로 51억달러 감소했다. 외국인의 국내 장기채 재투자를 지연한 영향이다. 비은행의 해외 채권 발행도 증가했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3846억달러로 전분기말(3720억달러)보다 126억달러 증가했다. 2분기 연속 증가세다. 대외채무 중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외채는 소폭 증가했다. 단기외채는 1410억달러로 3억달러 늘어났다. 1분기 만에 증가세 전환이다. 외환보유액 등 준비자산(4193억달러)과 대외채무(6675억달러)가 각각 9억달러, 51억달러 줄어든 반면 단기외채가 소폭 증가하면서 단기외채 비율과 비중은 각각 상승했다.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월말 33.6%로 0.2%포인트 올랐다. 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 비중도 21.1%로 0.2%포인트 상승했다. 각각 2023년 1분기(42.0%, 26.6%) 이후 1년 만에 상승 전환했다. 그럼에도 단기외채 비중은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박성곤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외채 건전성이 양호한 편”이라면서도 “글로벌 경제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대내외 거시경제와 외환시장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2024.05.22 I 최정희 기자
한은 "외환보유액, GDP의 25%…대외충격에 충분한 수준"
  • 한은 "외환보유액, GDP의 25%…대외충격에 충분한 수준"
  • (사진=AFP)[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이 대외 충격 대응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7일 4월말 외환보유액 잔액이 4132억6000만달러로 작년 10월 이후 반 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한 달 새 59억9000만달러가 감소해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고공행진하던 2022년 9월 감소폭(196억7000만달러) 이후 가장 크게 쪼그라들었다. 출처: 한국은행이에 대해 한은은 이례적으로 붙임 자료를 내고 “현재 외환보유액은 국내총생산(GDP)의 2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7.5%, 2020년)을 상회하고 있고 세계 9위 수준으로 외부 충격에 대응하는데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2월 31.3%, 월 경상지급액 대비 외환보유액은 6.1개월로 2008년말(74.0%, 4.4개월)보다 양호한 편이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달리 순대외자산국이기도 하다. 순대외금융자산은 작년말 7799억달러에 달한다. GDP대비 순대외금융자산 비율은 45.5%로 2008년말(마이너스 6.7%)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캐나다, 스위스 등 8개 국가와 양자 통화스와프 계약, 아세안+3국과는 다자 계약이 체결돼 있어 외환안전망도 한층 강화돼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환율이 급등했던 2022년 9월과도 비교했다. 한은은 “2022년 9월과 비교할 때 국내 경제의 펀더멘탈이 안정적이며 외채 및 외환보유액도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 외환보유액에는 국민연금과의 통화스와프 자금이 제외돼 있는데 해당 자금이 만기시 전액 환원되기 때문에 향후 외환보유액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기구에서도 비슷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작년 11월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GDP의 25%, 유동외채의 190%, 월 경상지급액의 6.2배 수준이며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광범위한 외부 충격 대응에 충분한 외화유동성 버퍼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피치는 작년 10월 외환보유액(작년말 기준)은 경상지급액의 5.9배로 예상돼 여전히 충분하다고 밝혔다. 출처: 한국은행
2024.05.07 I 최정희 기자
“깍두기랑 순대볶음이 끝?” 학부모가 항의한 급식, 어땠길래
  • “깍두기랑 순대볶음이 끝?” 학부모가 항의한 급식, 어땠길래
  • 사진=온라인[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서울 서초구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부실한 급식을 제공해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지난달 26일 학부모 A씨는 한 맘카페에 ‘○○중 아이들은 걸식 아동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중학교는 서초구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A씨는 “오늘 ○○중 급식이다. 깍두기와 순대볶음 반찬 2찬뿐”이라며 “언제까지 (사태가 해결되길) 기다리고만 있어야 하냐”고 분노했다.A씨가 공개한 사진 속 식판에는 쌀밥, 국물, 반찬 한 가지만 담겨 있다. 해당 중학교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식단은 ▲칼슘찹쌀밥 ▲두부김치찌개 ▲순대야채볶음 ▲포기김치 ▲헬로엔요(유산균 음료) 등이다.해당 학교는 조리실무사(조리원) 단 2명이 1000명이 넘는 학생들의 점심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학부모들은 “학교마다 아이들 1인당 급식단가가 정해져 있을 텐데, 저렇게 주고 남는 돈은 어쩌고 있나 모르겠다”, “민원을 넣어도 계속 부실 급식이 나온다”, “차라리 도시락을 지참하는 게 낫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이와 관련해 서초구청 홈페이지 ‘구청장에 바란다’ 게시판에는 관련 민원에 대한 답변이 달렸다. 답변에는 “구에서는 학교 측에 급식의 질 개선(학교 급식 3찬에서 4찬 변경요청) 관련 내용 문의 결과, 5월부터 반찬의 가짓수가 3찬에서 다시 4찬으로 조정되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알렸다.이어 “학교급식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 소관기관인 강남서초교육지원청 및 영동중학교와 연락하여 조속한 조리원증원 등을 건의하였으며 이에 대해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서 차기 발령시 영동중 조리원 배치를 최우선 하겠다고 전달받았고, 학교측에서는 조리 종사원 충원을 위해 현재 채용 공고 중임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한편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 기준 강남·서초지역 학교의 조리원 결원율은 25%에 달한다. 강동·송파지역은 결원율이 15%다. 노동 강도가 높고 산업재해 위험이 커 조리원 구하기 힘든 실정이기에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4.05.05 I 권혜미 기자
CU, ‘자이언트 떡볶이’ 리뉴얼 3종 출시
  • CU, ‘자이언트 떡볶이’ 리뉴얼 3종 출시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BGF리테일(282330)은 자사 편의점 CU가 냉장간편식 브랜드 ‘자이언트 시리즈’ 출시 10주년을 맞아 대표 상품인 떡볶이를 리뉴얼 출시한다고 3일 밝혔다.CU가 2014년 출시한 자이언트 시리즈는 대용량, 합리적인 가격, 편리한 렌지업 조리 등을 강점으로 내세워 떡볶이, 쫄볶이, 순대떡볶이 등 다양한 분식 메뉴를 선보여왔다. 누적 판매량 8000만개를 돌파했다.특히 자이언트 떡볶이 시리즈는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CU에서 판매되는 냉장즉석 컵떡볶이 20여개 상품 중 매출 1~3위를 차지했다.10주년을 기념해 새롭게 내놓는 자이언트 떡볶이는 자이언트 쌀떡볶이컵(2900원), 밀떡볶이컵(3000원), 밀라볶이컵(3800원)까지 총 3종이다. 쌀떡와 밀떡을 세분화한 것이 특징이다.떡볶이 소스에도 변화를 줬다. 실제 맛집들이 추구하는 평균적인 맵기로 리뉴얼해 대중성을 강화하면서도 채소와 가쓰오 베이스의 육수를 배합해 맛의 깊이를 확 끌어올렸다. 전자레인지 5분 조리만으로도 고추장의 감칠 맛이 살아나도록 고춧가루도 3종을 혼합해 활용했다.이를 위해 CU 상품연구소의 김종민 소스 담당 연구원이 6개월 이상 전국 떡볶이 맛집을 돌며 그 비법을 연구했다. 패키징에서도 쌀떡과 밀떡이 확연히 구분되도록 강조했다. 이수연 BGF리테일 HMR팀 상품기획자(MD)는 “연내 로제 쫄볶이, 튀김 떡볶이 등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자이언트 떡볶이 라인업을 지속 확장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CU는 고품질,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운 다양한 상품들로 고객들의 쇼핑 만족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4.05.03 I 김정유 기자
인류의 권력과 항상 함께 했던 ‘먹는 금’(金)
  • 인류의 권력과 항상 함께 했던 ‘먹는 금’(金)[이우석의 식사]
  • 터키식 향신료를 많이 쓰는 이스탄불 그릴인도 코친 지방의 후추밭과 후추열매향신료의 본향인 인도 캐릴라 지방의 향신료 가게[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향신료(spice). 뭔가 특별한 맛을 내는 낯선 느낌이지만 사실 우리는 매일 향신료를 섭취하고 있다. 오랜 시간 인류 요리 역사와 함께했다. 고대 로마 시대 이미 후추를 썼을 정도다. 사실 그보다 훨씬 전인 중국 삼황 염제 신농씨는 일일이 풀과 열매를 씹어 그 맛과 효능을 신농본초경에 기록했다고 전한다. 하물며 우리 단군 신화에도 마늘(야생 마늘로 추정)과 쑥이 등장한다. 둘 다 향신료다. 이후 야생 작물 중에 많은 것이 재배 작물로 편입되고 그중에 향신료로 쓰는 작물이 별도 구분됐다.◇향과 매운맛으로 인류의 입맛을 사로잡은 ‘향신료’향신료는 글자 그대로 ‘먹는 향료’를 뜻한다. 게다가 매운맛을 기본으로 한다. 향신료(香辛料)의 한자는 향(香)이 나고 매운(辛) 것이다. 스파이시(spicy), 스파이시 소스(spicy sauce) 등도 ‘매운맛’을 뜻한다. 식재료에 향신료를 써야 비로소 매운맛이 나니 그렇다. 가끔 핫(hot)으로 대체되기도 한다. 그런데 향신료가 많이 나는 지역도 열대다. 매운맛을 찾는 지역도, 계절도 핫(hot)한 곳이 많으니 이게 제법 맞아떨어진다.원래 영어 스파이스(spice)는 라틴어로 ‘토산품’이란 말에서 나왔다. 정확하게는 남의 나라 토산품이란 뜻이다. 라틴어를 쓰던 나라에는 ‘원래 없던 물건’이었던 까닭이다.원래 주변에 없던 것을 가지려고 드니 권력이 필요했다. 금권을 동원하고 물리적 침략을 통해 향신료를 독차지하려 덤볐다. 향신료를 둘러싼 분쟁도 끊이지 않았다. 십자군 전쟁도 대항해시대도 모두 명분뿐, 사실은 황금과 먹는 금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었다. 새로 이 ‘맛과 향’에 눈을 뜬 이들로부터 침략도 수탈도 많이 당했다. 정글이 우거진 외진 땅에 처음엔 유대인이 들어와 유럽에 갖다 팔 향신료를 가져갔다. 이 ‘짭짤한’ 상권을 노린 이슬람 상인들이 그 뒤를 이었다. 나중엔 포르투갈 등 서양 열강이 직접 ‘인도’를 찾아 돌아다녔다.가장 거대한 시장은 유럽. 이미 고대 로마 시절부터 후추를 수입해 썼을 정도다. 10세기 이후 정치적 안정을 통해 인구가 증가하고 가축 생산량도 늘어난 유럽은 향신료 소비도 덩달아 늘어났다.향신료는 약으로도 쓰였다. 당연히 가격이 비싸졌다. 금값도 이처럼 터무니없지 않았다. 그나마 대중적인 후추는 제쳐놓고 정향, 시나몬, 메이스, 육두구 등 희귀 향신료는 부르는 게 값이었다. 이에 영악한 유럽인들은 중개상을 거치지 않고 직접 인도로부터 향신료를 들여올 궁리를 하기 시작했다.◇향신료를 찾아 나선 길, 대항해시대의 시작을 알리다유럽에선 너도나도 향신료를 찾아 나서기로 했다. 소위 ‘대항해시대(age of discovery)’의 시작이다. 1498년 바스쿠 다가마는 드디어 인도 캘리컷(케랄라주)에 도착했다. 1503년에는 말라바르 해안도시 코친에 식민지를 짓고 총독을 파견했다. 막대한 돈이 들어왔다. 포르투갈의 성공을 가만히 지켜본 다른 서유럽 왕조와 귀족 들은 ‘탐험가(사실은 무장한 장사꾼)’를 후원하며 배를 띄우기로 했다.말이 ‘대항해’지 사실은 침략의 시대다. 탐험가(?)가 도착한 곳마다 끔찍한 전쟁이 일어났다. 살육과 수탈이 향신료 이권 때문에 생겨난 것. 그들은 인도와 남아시아에 향신료를 생산 유통하는 식민지를 세웠다.침략과 전쟁 등 부정적인 일만 일어난 것은 아니다. 인류는 향신료를 통해 금융 투자 활동을 본격화했다. 향신료를 찾는 탐사 작업에 대해 펀드가 생기고 주식이 발행됐다.동인도회사는 최초의 주식회사였다. 향신료를 찾으러 떠났다가 남미의 옥수수와 감자, 고추를 싣고 돌아왔으며 북미 미국 땅도 발견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대륙을 두고 인도로 믿었던 것도 애초 향신료 무역이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일이 향신료 때문에 벌어진 사건이었다.향신료가 뭐길래 이 같은 탐욕을 일으켰을까. 인간의 욕심 중 가장 기본적인 식탐이 향신료를 ‘금’으로 인식하게 한 것이다. 냉동고가 없던 시절 고기를 맛있게 먹게 한 후추가 먼저였으며 나머지 열대작물이 그 뒤를 이었다.지금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잎채소 향신료(향신채)는 고수잎이다. 코리앤더(coriander)는 영어권에서 고수풀의 씨를 특정해 이르는 말이다. 아시아, 유럽, 중동, 중남미 등에서 요리에 범용적으로 쓴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에선 특별히 꺼리는 악명(?)높은 향신료다.‘빈대 냄새’니 ‘오래된 집 다락’ 냄새 등 질색하는 표현도 다양하다. 신기하게도 코리앤더는 그리스어로 빈대(Koris)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특별한 학습경험 없이 우리도 고수를 빈대풀이라고도 부른다. “비누로 설렁설렁 빤 행주 냄새가 난다”는 이도 있다.해외여행 회화책 ‘식당 편’에는 “고수를 빼주세요” 항목이 반드시 있을 정도다. 단지 채소 종류 하나일 뿐인데 이처럼 극명한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가 또 있을까.◇수십가지의 향과 맛으로 음식에 마력을 불어넣다향신료는 이처럼 넓고도 깊은 마력을 지녔다. 향신료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음식에 빠뜨리면 안되는 존재다. 그 결과 인류는 많은 향신료를 찾아냈고 재배했다. 지금은 다양한 종이 사용된다. 열매와 잎뿐 아니라 껍질과 꽃, 씨, 심지어 꽃술(샤프란)도 사용한다. 이파리는 보통 ‘허브’라 부르며 특정 요리에 필수적으로 쓴다. 양식당은 보통 향신료 없이는 영업할 수가 없을 정도다.향신료는 식재료를 보다 맛있게 먹기 위한 것이다. 식재료 특유 냄새나 느끼함을 잡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생선에 고추냉이를 얹고 고기에 후추를 뿌리는 것이 이런 이유다. 가깝게는 우리가 돼지고기를 삶을 때 생강을 넣는 것도 마찬가지 원리다.경험이 축적됨에 따라 고기와 생선마다 어울리는 향신료가 생겨났다. 향이 강한 팔각은 돼지고기에, 소고기에는 커민을, 로즈메리 등 허브는 닭을 구울 때 바르거나 뿌린다. 시나몬과 계피, 민트는 양고기와 궁합이 좋다. 카다멈, 정향, 시나몬, 바닐라 역시 제각각 용도가 생겨났다.향신료의 본향이자 종주국인 인도는 아예 향신료 가루만 섞어서 마살라를 만들어 난(혹은 밥)과 함께 먹는다. 북아프리카나 터키, 이란 등에도 카레(커리)와 비슷한 전통 음식이 많다. 이들 국가에선 장을 볼 때 생선이나 고기 등 재료와 함께 향신료를 사는 까닭에, 우리네 반찬 가게처럼 곳곳에 향신료 전문점이 있다.500년 전보다 훨씬 저렴해진 덕분에 향신료는 하나만 쓰는 것이 아니라 주로 섞어 쓴다. 수십 가지 향신료를 잘 섞으면 맛과 향이 크게 달라진다. 어떨 때는 요리의 성패가 향신료 배합에 따라 갈릴 때도 있다.우리도 그렇다. 고춧가루에 찐 마늘 다진 양념을 기본으로 깻잎과 들깻가루를 넣고 들들 볶아 순대볶음을 만든다. 틀림없는 ‘스파이시 푸드’다. 이게 없으면 밍밍하고 냄새가 난다며 고개를 젓는다. ‘다대기’라 부르는 다진양념은 인도의 마살라와 결을 같이 한다. 국에 넣어 맛을 더하고 고기를 찍어 풍미를 강조한다.김치 역시 카레(커리)와 같은 스파이스 푸드다. 구성을 보면 고추와 마늘, 생강 등 향신료 범벅이다. 배추 사이에 향신료 덩어리 ‘김칫소’를 욱여넣은 것이다. 계절 변화는 심하지만 여름이 습하고 더운 탓에 한국 역시 알게 모르게 향신료를 많이 섭취하는 나라 중 하나다.◇향과 자극적인 맛에 세계가 중독되다향신료는 향을 내고 미각을 자극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중독(?)된다. 이탈리아인은 바질에, 한국인은 고추와 마늘에 분명히 중독되어 있다. 일본인은 강황, 중국인은 마라에 유난히 친숙함을 느낀다. 대단한 중독이다.일본인에게 시치미(七味)는 국민 향신료다. 일본의 식당 테이블에 기본으로 놓인다. 시치미는 진피, 참깨, 파래, 후추, 차조기, 생강, 소금 등 7가지 향신료를 섞은 것이다. 우동이나 쇠고기덮밥에 넣어 먹으면 풍미가 확연히 달라진다.마라는 중국 쓰촨(四川) 지방의 향신료 배합이다. 마(痲)는 ‘마비되다’는 뜻이고 라(辣)는 맵다는 의미다. 혓바닥이 마비될 정도로 맵고 얼얼해 특유의 음식을 만드는데 쓴다.고추기름을 낼 때 초피, 팔각, 화자오, 육두구, 정향, 회향 등 특유의 향신료를 섞은 것이 마라 소스이며 여기다 두반장이나 고춧가루를 첨가한 것이 마라탕 양념이다.마라샹궈나 마라룽샤 등 다양한 재료를 볶을 때 넣거나 훠궈의 홍탕 베이스로 쓴다.종주국인 쓰촨에선 기본양념인 까닭에 정작 현지에선 ‘마라’를 붙이지 않는다. 그래서 안심하다 망한다. 수이주위(水煮魚) 등을 주문하면 입에 불이 나고 만다. 마라 중 가장 매운 양념 배합이다. 국내에서 인기높은 마라탕은 쓰촨의 마오차이(冒菜)가 다소 덜 맵게 변형한 음식이다.마라는 정해진 배합률이 있는 게 아니라 김치맛처럼 집마다 풍미가 달라 ‘어느 집 마라가 맛있다’는 입소문이 따로 돌기도 한다. 인도 마살라와 마찬가지다.세계적 미식 국가로 꼽히는 태국도 향신료를 많이 쓰는 나라다. 대표적 수프 요리 똠얌꿍은 새우와 향신료를 넣고 끓여낸 것이다. 큼지막한 새우는 감칠맛을 내고, 고수와 민트, 레몬그라스, 고량갈(남방식 생강), 라임즙 등 향신료는 매콤하고 새콤한 맛과 달달한 향을 담당한다. 자칫 강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 코코넛 밀크로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보충한다.향신료는 오랜 세월 동안 인류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아온 보물이다. 화끈한 향과 맛으로 입맛을 리셋(reset) 시켜주는 향신료는 봄날 몽롱해진 우리 몸과 미각을 대번에 깨어나게 해준다.◇맛집▶터키식 양갈비 = 이스탄불 그릴. 쿠주 피르졸라(kuzu pirzola)라 불리는 양갈비 구이 정식이다. 민트와 정향, 칠리파우더 등 각종 향신료로 미리 숙성시켰다 주문 후 숯불에 구워낸다. 덕분에 양고기 특유의 냄새가 없고 풍미는 좋아졌다. 육즙 풍부한 어린 양갈비에 살짝 매콤한 맛이 곁들여져 한입 베어 물면 진한 풍미가 한층 더 도드라진다. 샐러드와 감자튀김을 세트로 내준다. 서울 마포구 백범로 152.▶ 쌀국수= 괴흐엉관. 베트남 사람이 직접 운영하는 쌀국수집인데 이름이 어렵다. 고향집이란 뜻이다. 포 이외에도 후띠우(가느다란 국수)를 파는 것을 보면 남부식이다. 족발쌀국수와 소고기쌀국수, 비빔쌀국수 이외에도 공심채볶음, 튀긴만두, 검스언느엉(돼지고기덮밥) 등 다양한 현지식 메뉴가 있다. 면발은 가는 후띠우와 넓적한 면 등 메뉴에 따라 달라지는데 생면이라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이 좋다. 족발쌀국수에는 작은 족발 덩어리와 족편이 푸짐하게 들었다. 경기 파주시 금정24길 16-9.
2024.05.03 I 강경록 기자
한은의 외환시장 구두개입
  • [목멱칼럼]한은의 외환시장 구두개입
  • [신세철 경제칼럼니스트] 금리·주가·환율 같은 금융가격지표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동하도록 시장에 미리 신호를 보내는 ‘선제 안내’(forward guidance)로 정책 유효성을 높일 수 있다. 또 시장이 비관론이나 낙관론으로 일그러지고 있을 때 ‘선언 효과(announcement effect)’를 통하여 투자자들이 그릇된 판단에서 벗어나도록 하여 시장을 바로잡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장이 상황 변화를 올바르게 인지하고 예상되는 변화에 적응하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그러나 ‘선제 안내’나 ‘선언 효과’를 남용하다가는 과민반응이나 정책 불신을 초래하여 시장 왜곡을 심화시키고 효율적 자원배분을 해친다.지난 수년 동안,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제롬 파월의 조급해 보이는 한마디, 한마디에 따라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파월 의장은 취임 초기에 비둘기파로 저금리를 주창하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매파로 변신하여 고금리를 선택하려다가 다시 비둘기파로 되돌아오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머지않아 기준금리를 내리겠다”, “거시경제 여건이 금리를 내릴 단계가 아니니 내년에나 내리겠다”며 말을 바꾸자, 금리·주가·환율이 기초경제 여건과 관계없이 비합리적으로 널뛰었다. 향후 변동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드니 미래지향 경제적 선택이 어렵다. Fed의 갈팡질팡하는 선제 안내, 선언 효과가 반복되는 광경은 좌우 깜빡이를 수시로 바꿔가며 고속도로를 달리는 모양새와 다를 바 없다. 뒤따라가려면 핸들을 좌우로 계속 바꿔 틀면서 엑셀과 브레이크를 번갈아 밟아야 한다. 한국과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조기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장기채 투자 선호 현상이 벌어져 장기채 가격이 요동쳐 희비가 엇갈렸다. 예컨대, 미 국채(30년) 금리가 4%에서 4.5%로 0.5%만 상승해도 액면 1만 달러 채권가격은 약 10% 정도 하락한 9천 달러로 폭락하고, 금리가 4.5%에서 4.0%로 하락하면 채권가격은 순식간에 1만 1천 달러 이상으로 폭등한다. 지난 1년 간 동 채권금리는 3.63%에서 5.18% 사이에서 급등락했음을 생각해보자.우리나라는 벌써 오래전부터 저성장 기조에 접어들어 성장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최근 IMF는 2024년 세계 경제성장 전망치를 1월 3.1%에서 4월 3.2%로, 미국은 2.1%에서 2.7%로 상향 조정했으나 우리나라만은 종전 그대로 2.3%로 변하지 않았다. “주요 31개국 통화의 전월 대비 변동을 보면 원화 하락 폭이 제일 크다” 이는 세계 경제가 차츰 활력을 찾아갈 가능성이 보이지만, 한국경제는 재정 건전성이나 생산성 향상을 통한 성장동력 회복이 쉽지 않다는 메시지일지 모른다.성장잠재력이 저하되면 위기 대응능력이 저하되어 외부로부터 불확실성 충격을 이겨내기 어렵다. 한국경제가 마주친 저성장 기조에서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상황에서 환율 급변동이 미치는 충격파는 의외로 클 수 있다. 환율 급변동을 우려하는 한국은행도 오래 이어져 온 침묵을 깨고 2024년 4월 외환시장에 구두 개입하며 환율을 끌어 내리려는 자세를 취했다. 한국은행은 현재의 원화 환율이 저평가되어 있다고 주장하지만, 시장에서는 그 논리나 잣대를 막연하게나마 가늠하지 못한다. 우리나라는 2023년 말 현재, 대외투자 포지션은 순대외자산(순대외채권-순대외채무)이 7799억 달러로 안정된 수준이다.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준비자산(외환보유고)은 4201억 달러로 불안하지 않다. 그러나 외국인 증권투자는 9520억 달러로 채권시장, 증권시장, 외환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유출될 수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폭되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탈할 때는 불안감이 증폭될 수 있다. 보유 외환을 헛되이 쏟아 부으며 환율을 방어하다 힘에 겨우면 환율 불안을 우려하는 자금이 동요할 수 있다. 상황이 다르기는 해도 ‘1998년 외환위기’를 반면교사로 삼고 환율 방어에 급급하지 말자. 가계, 기업도 어느 정도 외화를 보유하여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먼 시각이 필요하다.
성장률 둔화 우려?…편의점, 특화상품 차별화 경쟁
  • 성장률 둔화 우려?…편의점, 특화상품 차별화 경쟁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최근 주요 편의점 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휘청이고 있는 가운데 업계가 특화 상품을 내세우며 실적 향상을 꾀하고 있다. 소비 경기 부진, 시장 포화 등으로 인한 성장성 둔화 우려감을 차별화 상품으로 타개하고자 하는 모습이다.GS25가 지난해 5월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인 점보라면 시리즈 4종. (사진=GS리테일)19일 GS리테일(007070)에 따르면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16일 한때 1만8350원까지 내려갔다. 최근 10년 중 최저치다. 종가는 그나마 소폭 올라 1만8560원을 기록했지만 GS리테일의 주가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년 전 최고 2만8000원대까지 주가가 올랐던만큼 올해 흐름이 좋지 않다. BGF리테일(282330)도 주가 흐름이 좋은 편은 아니다. 지난해 6월 19만700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16일 한때 최저점인 11만1300원까지 거래되는 등 하향세를 탔다. 다행히 19일 종가는 전일대비 2900원 오른 12만8500원으로 마감했다.이런 편의점 업계의 주가 흐름은 지난해 높았던 성장률에 대한 기저 부담, 지난해와 달리 기온이 낮았던 1분기로 인한 야외활동 감소 등이 꼽힌다. 더불어 최근 소비 경기 부진, 시장 포화 등도 주가 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증권가에서도 편의점 업체들에 대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이에 편의점 업계도 기존처럼 과도한 출점 경쟁에 나서는 전략대신 특화 상품으로 차별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타 경쟁사에는 없는 차별성 있는 상품을 구성, 젊은 소비자들 잡기에 나서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지난 18일 무려 8인분의 많은 양을 특징으로 하는 ‘점보라면’ 시리즈의 네 번째 신제품을 출시했다. ‘틈새라면’과 협업해 만든 ‘틈새비김면’이다. 지난해 5월부터 선보인 점보라면 시리즈는 당초 5만개 이벤트 한정 상품으로 기획했지만 ‘먹방’ 등으로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기존 3종의 상품이 25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보였다. 편의점내 용기면 부문 매출서 1~3위를 싹쓸이했다. 차별화 전략이 통한 셈이다.상품 자체 전략도 진화 중이다. 처음엔 용량만 8배 키웠지만 최근 틈새비김면의 경우엔 여름철에 맞는 비빔면으로 새로운 시도를 했고 커다란 전장김을 포함시키는 등 기존 먹방 콘텐츠를 위한 재미요소도 부각시켰다. GS25는 향후 8인분의 용량도 한층 더 키운 ‘슈퍼점보’ 등 다양한 시도를 전개한다는 방침이다.BGF리테일의 CU는 19일 광동제약과 함께 한방 족발 제품 ‘광동 진쌍화 족발’을 선보였다. 족발과 쌍화탕을 엮은 차별화 기획 상품으로 패키지도 쌍화 음료 선물세트로 만들었다. CU는 소비의 재미를 높인 이색상품들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트렌드를 겨냥해 이번 상품을 기획했다. CU의 이 같은 시도는 최근 더 활발해지고 있다. 이달만 해도 오뚜기 ‘열라면’의 스프를 이용한 ‘열 매콤순대’, ‘열 직화곱창’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앞서 지난 11일엔 통인시장과 협업한 상품 5종을 출시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실제 통인시장에서 인기리에 판매 중인 기름떡볶이, 납작만두, 엽전도시락 등을 선보였는데 맛과 재미를 동시에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성장성 둔화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편의점들이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살린 특화 상품을 내세우며 정체성을 살리려는 모습”이라며 “최근엔 편의점 상품에도 재미 요소가 부각되며 먹방, SNS 인증 등 온라인 콘텐츠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아 이를 적극 활용하면 젊은 소비층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CU 광동 진쌍화 족발. (사진=BGF리테일)
2024.04.19 I 김정유 기자
‘잔치엔 잡채’ 동서고금의 입맛 사로잡다
  • [이우석의 식사(食史)]‘잔치엔 잡채’ 동서고금의 입맛 사로잡다
  • 매일 우리가 먹고 있는 것은 그저 배를 채우려는 끼니가 아닙니다. 생존을 위해 치열히 살았던 인류의 식문화는 곧 우리의 역사가 되었고 삶의 방식으로 남았습니다. 이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한 접시의 음식 속에 녹아든 인문학은 또 하루를 지탱할 에너지와 지식을 줄 뿐 아니라, 우리의 식탁을 더욱 맛깔나고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식사(食史) 한 끼를 지면의 식탁 위에 차려보려 합니다. 눈으로 맛보고 머리로 씹어보는, 어쩌면 포만감이 오래도록 남을 식사의 시간입니다. <편집자주>[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 소장] 화창한 봄, 자연스레 피크닉(소풍)이 떠오른다. 아지랑이 올라오는 푸른 잔디밭에 좋은 사람과 잘 차린 음식을 함께 하면 더없이 좋을 시절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언제나 잔치에는 맛있는 음식을 차린다. 관혼상제 모두 마찬가지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파티는 ‘친목을 도모하거나 무엇을 기념하기 위한 잔치나 모임’을 뜻하며 연회, 잔치 등으로 순화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 잔치란 ‘기쁜 일이 있을 때에 음식을 차려 놓고 여러 사람이 모여 즐기는 일’이라 정의한다. 잔치에서 음식이 주연은 아니더라도 ‘훌륭한 조연’쯤 된다는 얘기다. 한식 잔치상에 빠질수 없는 잡채◇임금의 수라상에도 올랐던 잡채 한식 잔칫상에서 빠뜨릴 수 없는 메뉴가 바로 잡채다. 요즘엔 외국인들이 특히 좋아하는 한식 요리이기도 하다. 해외 유명 한식당에서는 잡채가 매출의 커다란 축을 담당하고 있을 정도다. 한식에서 잡채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사실 이 음식은 만만찮은 이력을 가지고 있다.요즘 보는 잡채(雜菜)는 갖은 채소와 고기를 잘게 썰어 볶은 후 삶은 당면을 넣고 버무린 음식이다. 원래는 잔칫상에나 오르던 고급 요리였다. 애초 당면은 없었다. 고기와 채소 등 재료도 수월찮게 들고 손도 많이 간다.과거 대동법 이전의 조선에선 잡채가 수라상에 올리던 궁중요리로, 팔도에서 진상한 재료를 한꺼번에 조리한 음식으로 큰 의미가 있었다. 내로라하는 전국 특산 농산물과 임산물, 해산물 등을 모두 넣는 요리니 얼마나 고급스러웠을까 짐작이 간다. 게다가 까다로운 밑 손질에다 볶고 데치고 삶는 등 조리 순서까지 각기 다르니 수많은 일손이 달라붙어야 한다.조선의 임금은 수라상에 오른 잡채를 먹으면서 무엇이 부족한지 한눈에 파악해 팔도 지방의 현 상황을 짐작하는 척도로 활용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조선의 왕 중에선 광해군이 특히 잡채를 선호했다고 한다. 재미있는 대목은 이때 잡채를 잘 만든 덕에 벼락출세한 인물이 있었다는 것. 400여 년 전인 광해군 시절 잡채는 한 인물을 우의정 자리에 올렸다. 문신 이충(李沖·1568∼1619)이다. 그는 집에서 만든 잡채로 광해군의 마음을 사로잡아 정이품 호조판서의 자리에 올랐다. 호조판서는 지금의 기획재정부 장관 격이다.그저 세간에 떠도는 소리일까. 아니다. 엄연히 국정 기록에 등장한다. 광해군일기(정초본 138권)에 잡채상서(雜菜尙書)란 말이 등장하는데, 이는 임금에게 잡채를 가져다 바치고 제수받은 상서를 이른다. 광해군 일기에 따르면 “이충은 진기한 음식을 만들어 사사로이 궁중에다 바치곤 했는데, 왕은 식사 때마다 반드시 이충의 집에서 만들어 오는 음식을 기다렸다가 수저를 들곤 했다. 당시에 어떤 사람이 시를 지어 조롱하기를, 사삼각로(沙蔘閣老) 권세가 처음에 중하더니 잡채상서 세력은 당할 자 없구나”라고 기록돼 있다.더덕(沙蔘) 강정으로 왕의 사랑을 구했던 좌의정 한효순과 잡채로 출세한 이충을 비꼬는 것이다. 이충이 죽은 다음 우의정(부총리)에 제수됐으니 그 얼마나 대단한 맛이었을까.이충이 만든 잡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있다. “채소에다 다른 맛을 가미했으니 그 맛이 희한했다.”부추잡채◇녹말로 만든 건국수 당면, 잡채를 업그레이드하다아무튼 당시의 잡채는 지금의 당면 잡채와는 격이나 내용 면에서 무척 다른 음식이다. 잠와유고(潛窩遺稿)에 따르면 잡채는 숙주와 무, 도라지, 오이 등 갖은 나물을 익혀서 무친 후 식초를 넣어 먹는다고 묘사했다.약 200년 뒤 정조 때 나온 보만재총서(保晩齋叢書)에도 잡채를 만드는 법이 거의 비슷하게 나와 있다.다만 17세기(1670년쯤)에 등장한 한글 조리서 음식디미방에는 잡채 조리법이 상세하게 기록돼 있는데 수많은 나물과 함께 꿩고기와 버섯 등이 다양하게 들어간다고 적었다. 규중에서 기록한 것이니 가장 상세한 ‘레시피’다. 다만 잡채란 이름은 같아도 지방마다 집마다 잡채를 만드는 법이 달랐을 것으로 추측된다.고종 때 김기수의 ‘일동기유(日東記遊)’에 등장하는 잡채는 고기와 채소를 가늘게 썰고 콩을 섞어 버무린다고 했다. 여기에 자연스레 채썬 고기(肉絲)와 당면(唐麵)이 들어갔다.고구마 녹말로 만든 건국수인 당면은 당시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던 식재료다. 원래 화교들이 집에서 만들어 팔던 것인데 1919년 황해도 사리원에 세워진 대형 당면공장 덕에 생산량이 크게 늘었다. 이때부터 만두와 순대 등 여러 요리에 당면을 넣는 문화가 널리 퍼졌다.1924년 요리책인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 당면 이야기가 등장한다. 책에 따르면 잡채는 도라지, 미나리, 표고버섯, 석이버섯 등 각종 채소와 소고기, 돼지고기를 넣고 만드는데 여기에다 불린 해삼과 전복을 가늘게 썰어 넣으면 좋다고 나온다. 당면에 대해선 ‘잡채에 당면을 넣으면 좋지 않다’고 부정적으로 설명한다. 아무튼 이미 잡채에 당면이 들어가기 시작한 후라는 방증이다.어쨌든 이 시기부터 당면은 우리식 잡채의 주재료가 됐던 것은 확실하다. 이젠 잡채에 당면이 빠지면 섭섭해하는 이들도 많다. 당면부터 먹어야 한다고 ‘당면과제’는 아니겠지만, 현대 한식 상차림에서 당면 잡채는 가장 인기가 높은 반찬 중 하나다. 서원반점 잡채밥◇중국식 잡채 ‘짜후이’ 미국인 입맛을 사로잡았다한국은 잡채(雜菜)라 쓰지만 중국에선 짜후이(雜 火+會)라 부른다. 이것저것 모아 볶음을 의미한다. 잡(雜)자는 지금 우리말에서 그리 좋지 않은 이미지로 쓰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다양함(variety)을 의미하는 긍정적 뜻이다.중국 잡채의 조리 원리는 우리 잡채와 비슷하지만 다양한 나물보다는 부추나 풋고추, 피망, 고수, 청경채 등 특정 채소와 러우쓰(肉絲)를 많이 쓴다. 각종 재료를 돼지기름에 빠르게 들들 볶아내는데 재료가 워낙 광범위하다 보니 중국 잡채의 세계는 정말 다양하다.고추잡채, 부추잡채, 경장육사(京醬肉絲·징장러우쓰)는 물론 중국음식점에서 익숙한 팔보채 역시 잡채의 한 종류다. 그냥 집어먹는 요리로도 좋고 밥이나 꽃빵(花捲)을 곁들여 먹기도 한다.잡채는 이미 오래 전 미국에도 건너갔다. 초창기 골드러시 시기에 미국에 건너간 중국인(광둥 출신)들이 대중화시킨 요리로 찹 수이(chop suey)가 있는데 이게 바로 잡채의 곁가지 메뉴다.이름은 짜쑤이(雜碎)의 광둥(廣東)어 발음에서 나왔다. 닭가슴살과 채소 등 값싼 재료를 잡다하게 썰어 간장에 볶고 전분을 넣어 버무린 요리로 미국 싸구려 중식당에서 팔았다. 푸짐하고 열량이 많아 당시 서민층으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주문 즉시 바로 볶아 종이상자에 담아주면 테이블이나 길거리에서 먹었다. 나무젓가락도 같이 줬다. 지금도 영어로 젓가락을 찹 수이를 먹는 막대기, 즉 찹스틱스(chopsticks)라 부른다고 한다.값은 저렴했지만 그 폭발력은 대단했다. 19세기 말 미국 도시 빈민의 생활을 소재로 즐겨 다룬 오 헨리 소설에서도 찹 수이가 자주 등장한다. 재즈의 거장 루이 암스트롱도 ‘찹 수이(Cornet Chop Suey)’란 노래를 발표했을 정도였다.값싼 서민 음식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역설적이게도 ‘찹 수이’를 주제로 그린 그림은 엄청나게 비쌌다. 2018년 크리스티 옥션에서 무려 9187만 달러(약 1244억 원)에 팔렸다. 사실주의 거장 에드워드 호퍼가 그렸다. 요즘도 미국에서 종종 찹 수이 식당을 발견할 수 있다.대만에도 물론 중국식 잡채 자후이(잡회)가 있다. 하지만 아예 잡채란 이름의 흔적도 발견할 수 있다. 자차이탕(雜菜湯) 또는 차이웨이탕(菜尾湯)이라 부르는 요리인데 채소와 고기, 당면 등 잡채와 비슷한 식재료를 사용하지만 볶다가 물을 붓고 끓여낸다는 점이 다르다. 이름대로 잡채탕이다.잡채의 ‘평행이론’이랄까? 당면을 쓰고 채소와 고기를 넣는 것이 잡채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태국과 필리핀에도 비슷한 요리가 있다. 태국 운센이나 필리핀 판싯이 잡채와 유사하다. 일본인들이 한국 잡채를 유난히 좋아하지만 오키나와(沖繩)에도 채소와 고기를 채 썰어 볶은 찬푸르가 있다. 잡채와 조리 원리가 닮았다.잔치에 해 먹는 음식이니 바라보기만 해도 즐겁다. 만든 이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맛보는 잡채, 화사한 봄날의 메뉴로 이보다 좋을 순 없다.홍복 고추잡채◇ 잡채맛집▶홍복 = 남대문 시장에서 오래 영업해 온 집으로 중식 연회를 하기에 딱 좋다. 코스와 단품 메뉴를 다양하게 갖췄다. 아삭한 피망을 매콤하게 볶아낸 고추잡채도 잘한다. 강한 화력으로 고기와 채소를 볶아 함께 집어먹을 때 식감 대비가 좋다. 고기에 피망 향이 잘 배어들어 깔끔한 맛을 낸다.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길 73-3. 3만6000원.▶서원반점= ‘짬뽕 도시’로 널리 알려졌지만 군산에 잡채밥으로 유명한 집이 있다. 이 집은 주문 즉시 밥과 잡채를 따로 볶아 뜨거운 잡채밥을 낸다. 진한 양념의 당면 잡채를 볶음밥에 얹어준다. 절묘한 궁합이다. 칼칼한 맛의 뜨거운 잡채가 볶음밥의 느끼함을 감싼다. 아삭하게 볶은 채소와 부드러운 고기가 당면과 잘 섞여 든다. 따로 내주는 짬뽕 국물 역시 명불허전. 군산의 것이다. 군산 구시장로 63. 9000원.▶삼미관 = 맛집 많기로 소문난 광주 동구에서도 오랫동안 지역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온 중식 노포. 주문 즉시 주방에서 바로 볶아주는 잡채밥이 맛있다. 그때그때 센 불에 볶아 당면이 붇지 않고 탄력이 그대로다. 채소도 아삭하다. 1000원 추가하면 밥을 볶음밥으로 내준다. 잡채밥에 달걀부침도 올려주니 한 번에 여러 메뉴를 먹는 기분이다. 광주 동구 백서로189번길 14-32. 8000원.삼미관 잡채밥
2024.04.19 I 강경록 기자
해먹·사먹보다 싸다…피코크 인기상품 20여종 최대 30% 할인
  • 해먹·사먹보다 싸다…피코크 인기상품 20여종 최대 30% 할인
  •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이마트(139480) PB ‘피코크’의 대규모 행사가 펼쳐진다. 이마트가 PB ‘피코크’의 대규모 행사가 펼쳐진다. (사진=이마트)먼저, 이마트는 19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간 쟁반짜장, 마늘 등갈비찜, 등심 탕수육, 종로식 꼬리곰탕, 피코크 잭슨피자 등 약 20종의 피코크 인기 먹거리를 신세계포인트 적립 시 최대 30% 할인 판매한다고 19일 밝혔다.대표적으로, ‘피코크 쟁반짜장(1kg)’을 신세계포인트 적립 시 30% 할인한 6986원에, ‘피코크 매콤 등갈비찜(500g)’을 20% 할인한 10384원에, ‘피코크 등심탕수육(510g)’을 20% 할인한 7184원에 판매한다.특히 ‘피코크 쟁반짜장’은 피코크 비밀연구소에서 수백번의 테스트 끝에 만들어진 특화 상품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솔방울 오징어, 새우, 양파, 양배추, 주키니 호박, 부추 등 풍부한 채소/해물과 돼지고기 그리고 청양고추의 매콤함과 감칠맛이 살아있는 짜장소스가 더해져 쟁반짜장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또한, 특별한 맛과 함께 두 명이 먹어도 괜찮은 푸짐한 양으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실제, 피코크 쟁반짜장은 올해 1월 출시 이후 3개월간 무려 3만개가 넘게 팔리는 등 매출 호조를 일으키며, 신상품이지만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이외에도 이마트는 피코크의 맛을 한층 업그레이드하고,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이바지하기 위해 ‘상품 리뉴얼’을 진행, 가격은 동결하되 양은 늘린 ‘증량 리뉴얼’ 상품 10종을 선보였다.대표적으로, 피코크 베스트셀러 상품 ‘감바스 알아히요’의 경우 생새우살 및 마늘을 추가로 넣어 기존 중량(448g) 대비 20%가량 증량한 544g으로 리뉴얼 했다. ‘피코크 샤브샤브 요리재료’는 비타민/적근대 등 쓴맛 나는 채소 대신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숙주나물을 넣어 맛과 중량을 개선했으며, ‘병천식순대곱창볶음’은 쫄깃한 식감을 위해 재료를 떡국떡에서 떡볶이떡으로 변경, 들깨가루까지 추가해 10%가량 중량을 늘렸다.노병간 이마트 PL상품담당은 “피코크는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비밀연구소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낮추는 것은 물론, 피코크를 외식 이상의 맛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04.19 I 신수정 기자

더보기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