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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보릿고개에 현금난…자산 매각 나선 K바이오·헬스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2년 여간 이어진 보릿고개에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이 현금난에 시달리다 자산 매각에 나서고 있다. 토지, 건물 등 유형자산뿐 아니라 유휴 장비를 처분해 현금을 확보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9일 바이오·헬스케어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부터 제노포커스(187420), 뉴지랩파마(214870), 리메드(302550) 등이 토지·건물 매각에 나선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펩트론(087010), 이달에는 코미팜(041960) 호주법인, 엑셀세라퓨틱스도 토지·건물 매각을 결정했다.◇자산 매각 통해 재무구조 개선·현금유동성 확보해당 기업들의 양도 목적은 다양하지만 이를 통해 노리는 효과는 재무구조 개선 및 현금유동성 확보라는 공통점이 있다. 펩트론과 제노포커스는 공장 증설이나 설립 계획을 변경하면서 자산 양도를 하게 됐고, 코미팜 호주법인의 경우 글로벌 생산지국 재설정을 위해 자산 매각 결정을 내렸다. 리메드는 해외시장 개척, 연구개발,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자산을 팔기로 했다.각사별 현금 여력을 살펴보면 제노포커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1년도 운영하기 어려울 정도로 현금난에 시달리는 업체들이다. 이데일리가 각사별로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을 3년간 판매관리비의 평균치로 나눠본 결과, 제노포커스만 1.9로 1을 넘기면서 2년 가까이 운영할 자금 여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업체들의 해당 수치는 뉴지랩파마(0.2), 엑셀세라퓨틱스(0.2), 펩트론(0.3), 리메드(0.6), 코미팜(0.9) 등으로 집계됐다.뉴지랩파마는 최근 3년간 현금성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 포함)이 485억원→152억원→46억원으로 급감하면서 현금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11월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본사 사옥과 토지 양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단 뉴지랩파마가 본사 사옥과 토지 양도 공시를 4개월 늑장 공시를 한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기주주총회가 지나고서야 본점을 옮긴 것을 공개한 것을 두고 중요한 유형자산 매각에 대해 고의로 숨기려고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엑셀세라퓨틱스도 현금성자산이 최근 3년간 146억원→56억원→14억원으로 고갈되고 있다. 3년 평균 판관비가 63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당장 1분기도 버티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이번 자산 매각 결정으로 15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더라도 1년간 운영하긴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펩트론도 올 한 해를 버티려면 비용 절감에 상당히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산 매각을 통해 76억원의 현금을 확보해 현금성자산이 126억원으로 늘어나더라도 3년치 평균 판관비 186억원에 비하면 적기 때문이다.◇자산 양도 불발로 다른 현금 마련책 ‘급구’하기도그나마 자산 매각이 완료된 업체들은 사정이 낫다는 얘기도 나온다. 일부 기업들은 유형자산 양도에 차질을 빚으면서 다른 현금 마련 방안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모바일 헬스케어·뷰티케어 플랫폼을 운영하는 케어랩스(263700)는 지난해 4월 950억원 규모의 강남구 역삼동 토지·건물 매각을 결정했다. 그러나 거래상대방의 계약 미이행으로 지난달 14일 자산 양도 결정을 철회했다. 이로 인해 케어랩스는 이미 지급된 계약금 30억원만 챙길 수 있었다.대원제약(003220)에 인수된 에스디생명공학은 지난해 11월 충청북도 음성군 원남면의 토지·건물과 기계기구를 240억원에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고 운영자금과 투자재원을 확보하려 했다. 그러나 같은해 12월 거래상대방인 서흥헬스케어가 매매잔금을 지급하지 않아 자산 양도 결정을 철회했다.◇부동산이 없다면 유휴 장비라도 처분…현금 마련 ‘안간힘’부동산이 없는 바이오기업들은 유휴 장비를 팔아 현금을 마련하고 있다. 유휴 장비 매각에 나서는 바이오기업은 상장사, 비상장사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개설된 중계 플랫폼 ‘바이오 장비 직거래 마켓’을 통해 6개월간 총 50여 건에 달하는 판매·구매 제품이 등록돼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바이오기업들의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면서 연구개발을 물론, 운영자금 확보가 어려워지자 고가의 장비를 처분해 현금 확보에 나선 것이다.황주리 한국바이오협회 교류협력본부장은 “오랜 기간 민간 투자가 경색되면서 옥석가리기가 심화되고 있다”며 “아무리 좋은 기술력을 갖고 있더라고 경영적인 부분을 잘 헤쳐나가지 않으면 기업이 존속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외부 자금 유치가 어려워지면서 기업별 자금의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 현상은 나날이 극심해지고 있다.최근 바이오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맞물린다는 진단이다. 바이오기업들 중 자사를 설립한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가 연구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인수해줄 곳이 나타나길 바라는 곳이 늘고 있는 분위기다. 황 본부장은 “이전에는 최대주주들이 자사를 매각하는 것에 대해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했다면 최근에는 M&A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는 분들이 늘었다”며 “M&A 활성화 등을 통해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이 성숙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 [제노포커스 대해부]②산업용 특수 효소 삼총사 앞세워 성장 박차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제노포커스(187420)는 주력 제품 산업용 특수 효소와 바이오헬스케어 소재를 앞세워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제노포커스는 최근 5년간 매출이 두배 이상 증가했다. 제노포커스는 올해 연간 영업흑자 전환도 예상한다.*사업별 매출 현황, 단위: 백만원. (자료=제노포커스)◇바이오헬스케어 소재로 사업범위 확대제노포커스는 지난해 매출 270억원을 기록했다. 제노포커스는 2000년에 설립된 뒤 2017년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제노포커스는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지 6년 만에 두배 이상 증가했다. 제노포커스의 주력 제품인 락타아제와 카탈라아제, 리파아제 등 특수·산업용 효소 삼총사가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락타아제와 카탈라아제가 효소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락타아제는 면역증강효과 프리바이오틱스 갈락토올리고당을 만들 수 있다. 갈락토올리고당란 모유의 내 올리고당과 가장 유사한 효소로 갈락토올리고당을 유당으로부터 높은 수율로 전환하는 일종의 바이오 촉매를 말한다. 갈락토올리고당은 전 세계에서 제노포커스와 일본 아마노사 단 두 곳에서만 생산할 수 있다. 제노포커스는 락타아제와 관련해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원료 안전성(GRAS) 인증을 받았다. 아울러 제노포커스는 국제식품안전협회의 식품안전경영시스템(FSSC2000)과 코셔(Kosher), 할랄(Halal) 인증 등을 통해 락타아제의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인증받았다. 락타아제는 경쟁사 대비 4배 이상 효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 갈락토올리고당 락타아제 효소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600억~800억원으로 추정된다. 카탈라아제는 주요 산업 공정의 세척, 표백 과정에 쓰이는 친환경 과산화수소를 물과 수소로 분해한다. 카탈라아제는 전통적으로 가죽 등 섬유공장에서 주로 사용했다. 제노포커스가 2014년부터 세계 최초로 세계 1위 반도체 고객사의 중국 공장에 카탈라아제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카탈라아제는 반도체 산업 성장과 함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제노포커스는 현재 S사(한국, 중국), H사(한국), T사(대만 등) 등에 카탈라아제를 공급하고 있다. 제노포커스는 지방 분해 효서인 리파아제도 제조 및 생산하고 있다. 제노포커스는 바이오헬스케어 소재로도 사업 범위를 확대했다. 제노포커스는 자회사 지에프퍼멘텍을 통해 피부장벽 기능향상 화장품 소재 세라마이드의 전구체 파이토스핑고신을 전세계에서 두번째로 양산에 성공했다. 제노포커스는 크로다코리아(옛 솔루스바이오텍)에 파이토스핑고신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제노포커스는 98%의 초고순도 파이토스핑고신을 제조할 수 있는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지에프퍼멘텍은 건강기능식품 및 의약품 소재인 비타민K2를 세계에서 세 번째,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올해 연간 영업흑자 전환 기대 제노포커스가 전 세계 산업용 특수 효소시장에서 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밑바탕에는 독보적인 기술력이 있다. 제노포커스가 자체 개발한 독보적인 플랫폼 기술은 합성생물학 분야에 핵심적인 기술로 다양한 산업군으로 확장할 수 있다. 제노포커스의 단백질 인공진화 플랫폼 기술은 목적 효소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점이 특징이다. 제노포커스의 플랫폼 기술은 스마트 라이브러리 및 미생물 디스플레이 기반의 신속·정확한 단백질 개량이 가능하다.제노포커스는 인공지능(AI) 기반 인 실리코(In Silico) 스마트 돌연변이 라이브러리 디자인을 통해 단백질 개량 속도와 성공 확률도 극대화했다. 제노포커스는 미생물 디스플레이 기반 초고속 스크리닝으로 세포 파쇄 없이 단백질과 효소의 특성을 분석해 신속하고 정확한 개량이 가능하도록 했다. 미생물 디스플레이란 미생물 내 유전자 정보를 인간이 분석·확인할 수 있도록 표현형으로 만든 기술이다. 제노포커스의 단백질 분비·발현 플랫폼 기술을 이용하면 세포 파쇄 없이 목적 단백질만 미생물 세포 밖으로 분비시킬 수 있어 고순도 단백질을 경제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다. 이런 제품과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제노포커스는 올해 연간 영업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제노포커스는 신약 개발 비용 증가 등으로 2018년 이후 5년째 영업적자(손실)를 이어오고 있다. 제노포코스는 유럽의 D사와 최대 40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한 락타아제 관련 매출이 올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영유아 면역력 강화에 관심이 높아져 갈락토올리고당을 첨가한 프리미엄 분유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카틸라아제도 대만 지역 공급 급증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제노포커스의 지난해 카탈라아제 대만 수출 물량은 전년대비 43.5% 증가했다. 지난해 카탈라아제의 대만 수출 물량은 2020년 대비 약 6배 증가하며 지난 3년간 초고속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제노포커스는 미국 반도체 시장도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비타민K2를 건강기능식품 공전에 등재한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김의중 대표는 “비타민K2가 건기식 공전에 등재됨에 따라 비타민C나 D, 칼슘, 마그네슘 등과 같이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며 “또 제품에 기능성을 표기할 수 있어 국내시장 급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주력 제품의 판매 증가 등으로 올해 영업흑자 전환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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