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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는 자국 산업 보호…정부, 컨틴전시 플랜 가동해야"
-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중동 정세 악화, 불확실한 미국 기준금리 향방 등 세계경제 변화가 급박한 상황에서 경제 전문가들이 정부의 적극 지원을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컨틴전시 플랜(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는 비상계획) 가동과 더불어 기업은 미래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엔화 가치가 달러당 158엔을 넘기며 34년 만에 최저 수준(엔화가치 약세)을 기록한 가운데 28일 서울 명동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사설환전소 앞을 지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30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요동치는 세계경제, 긴급 진단’ 세미나를 개최하고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와 한국의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고유가·고물가·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도 내수 부진 및 기업 수익성 악화로 경기 회복이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컨틴전시 플랜을 사전에 강구해 글로벌 리스크의 국내 전이(轉移)를 차단하는 한편 경영활력 제고 노력으로 기업들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물꼬를 터줘야 한다”고 강조했다미국의 경제 전문가는 미국 기준금리에 대해 “없거나, 한 차례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담 포센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장은 기조 발제에서 “내년에는 기준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며 “미국의 10년물 국채 실질금리는 향후 수년간 우상향할 것이다. 중장기 금리 상승 기조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11월 있을 미국 대선에 대해선 당선 인물과 상관 없이 중국의 전기차 및 배터리 수입에 대한 보호조치와 중국 의약품에 대한 조치는 첫 단계로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강달러 기조에 대해 포센 소장은 “2025년에 미국의 통화 긴축 사이클이 재개되어 달러화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이 가해질 것”이라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및 재정적자 증가는 2026년에 플라자2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한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 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미국의 견조한 성장’,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충돌’, ‘중국의 중장기 저성장 경로 진입’이라는 대외 거시경제 환경 변화로 인해 ‘금리, 환율, 중국’의 3대 리스크 요인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안 부원장은 “미국의 견조한 성장’이 이어짐에 따라 ‘금리 인하 시점’이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했으며 이는 다시 강(强)달러를 촉발했다”면서도 한국은 외환보유액이 세계 9위로 탄탄하다는 점을 들어 외환 위기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이에 전문가들은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해 유가 급등을 관리하고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정철 한경협 연구총괄대표 겸 한국경제연구원장은 “글로벌 리스크에 대한 장·단기 시나리오별 대응방안을 마련해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을 완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는 지금 경제패권을 위해 자국 산업 보호와 기업 혁신활동 촉진에 매진하고 있다”며 “기업은 미래의 신성장동력 발굴에 정진하고, 정부는 첨단산업 보조금 지급, 투자세액공제 확대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 '개저씨·O발O끼' 민희진 기자회견 욕설 법적 처벌 가능한가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 드립니다.’ (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죄송한데, 제 성격이 좀 이래요. 아니, 미안하지만 이 개저씨(개+아저씨)들이 나 하나 죽이겠다고…” “O발O끼들이 너무 많아서(웃음). 이 표현이 아니면 죄송해요. 저도 스트레스 풀어야죠.”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Q. 가수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 경영권 탈취 의혹이 제기된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이 화제입니다. 민 대표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박지원 하이브 대표와의 카카오톡 대화 등을 공개하며 자신이 받고 있는 경영권 찬탈 의혹에 대해 억울함과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화를 이기지 못한 그는 막말과 비속어 등을 거침없이 쏟아냈는데요. 공식석상에서 민 대표가 한 발언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나요? 있다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요?A.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이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되면서 불특정 다수의 대중들이 기자회견을 실시간으로 들으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하이브(352820) 측이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민 대표를 상대로 고발한 것은 차치하고 민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쓴 욕설, 비속어 등과 관련해서 ‘모욕’ 또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 성립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집니다.◇모욕죄, 공연성은 성립…특정성 여부 의견 분분 우선 모욕죄를 보면, 모욕이란 사실 적시 없이 사람에 대해 경멸적 의사 또는 감정 표현을 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합니다. 형법 제311조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럼 민 대표의 발언이 모욕에 해당하는지 구체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는데요. 모욕죄가 성립되려면 일단 가장 기본적인 요건인 공연성이 인정돼야 합니다. 공연성은 전파가능성과 고의성을 요건으로 따지는데요, 민 대표의 발언은 기자회견 자리를 빌어 불특정 다수인에게 전파됐으므로 공연성 요건은 충족이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O발O끼’, ‘개저씨’ 등 원색적인 비난과 욕설과 관련해서는 법조인들 사이에서도 모욕죄 성립 여부에 관해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유는 특정성 때문인데요. 모욕죄가 성립된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피해자에 대한 특정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민 대표는 기자회견장에서 방 의장, 박 대표와 나눈 온라인 메신저 대화 내용을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민 대표가 직접 ‘방시혁 O발O끼’, ‘방시혁 O밥’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발언에서 지칭하는 대상은 사실상 방 의장을 비롯한 하이브 고위임원을 겨냥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이상훈 법무법인 에이시스 대표변호사는 “집단의 크기, 집단의 성격과 집단 내에서 피지칭자의 지위 등을 고려해 발언 상대방이 집단 내 개별구성원을 지칭하는 것으로 여겨질 경우 모욕죄의 피해자로 특정됐다고 보는 대법원 판례를 고려하면 기자회견에서의 ‘O발O끼들’, ‘개저씨’ 등 일부 모욕적 표현이 하이브 특정 고위 인사 내지는 집단 표시에 의한 모욕죄 성립이 문제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모욕죄의 경우 계획적인 상황보다는 우발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은 만큼 단순한 감정 표현을 모욕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천호성 법률사무소 디스커버리 대표변호사는 “분노를 표출하는 과정에서 말한 개저씨가 소위 개같은 아저씨인지 뭔지 정확한 의미를 알 수가 없는 만큼 발언을 하게 된 경위와 전체 맥락을 봐야 한다”며 “구체적 사실관계 표현 없이 단순 욕설을 반복했다면 피해자 특정 여부에 대해서도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모욕죄 관련 판단에서 대법원은 “‘아이 씨O!’이란 발언은 구체적으로 상대방을 지칭하지 않은 채 단순히 발언자 자신의 불만이나 분노한 감정을 표출하기 위해 흔히 쓰는 말로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무례하고 저속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직접적으로 피해자를 특정해 사람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만한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모욕적 언사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또 대법원은 ‘기레기(기자+쓰레기)’라는 표현에 대해 “기레기는 모욕적 표현에 해당된다”면서도 “의견을 공유하는 인터넷 게시판 등에 작성된 단문의 글에 모욕적 표현이 있더라도 그 내용이 객관적으로 타당성이 있고 표현도 지나치게 악의적이지 않다면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개저씨란 혐오 표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어떠할지 궁금한 대목입니다. ◇하이브 측 “업무상 배임죄 등 큰건 집중…추가 고발 계획 아직”다만 모욕죄와 달리 명예훼손죄 적용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좀 더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명예훼손의 경우 공연성과 특정성 외에 ‘구체적 사실 적시’ 여부가 중요합니다. 민 대표 발언 내용이 단순한 의견표현이거나 의혹 제기일 때는 명예훼손죄가 성립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날 민 대표 주장에 대해 하이브 측은 기자회견 내용을 전면 반박하는 입장문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즉 이 부분은 증거를 통해 사실관계를 다퉈봐야 합니다.한편 하이브 측은 민 대표를 명예훼손 또는 모욕죄로 고발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업무상 배임죄로) 고발한 더 큰 건이 있어서 당장은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이브와 어도어는 각각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세종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해 이 사건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 [단독]'계륵' 솔리다임, SK하이닉스 '효자'로…60TB SSD 납품 임박
-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이 데이터센터 기업들에 60테라바이트(TB)급 기업용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공급을 앞뒀다. 데이터센터 고객사의 퀄(qualification) 테스트를 통과하면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고용량 낸드 기반 SSD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그간 ‘아픈 손가락’으로 꼽혀온 솔리다임이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가 나온다.◇솔리다임 60TB SSD, 데이터센터 고객 퀄 통과2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데이터센터 고객사에서 60TB 기업용 SSD의 퀄 테스트를 통과했다. 구체적인 고객사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아마존과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주요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업으로 꼽힌다.미국 캘리포니아주 솔리다임 사업장. (사진=솔리다임)퀄 테스트는 공급사의 제품 품질이 납품 가능한 수준인지 고객사가 판단하는 최종 인증 과정이자 계약 전 마지막 단계다. 퀄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것은 납품 스펙을 충족시켜 계약 체결 절차만 남았다는 뜻이다. 통상 퀄 테스트 통과 이후 1~2개월 안에 공급 계약을 맺는다.SSD는 낸드를 활용한 정보 저장장치다. 기업용 SSD는 주로 데이터센터 등에 활용된다. 기존에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저장장치로 이용했지만 속도가 더 빠르고 크기가 작으며 전력을 적게 쓰는 SSD로 수요가 넘어가고 있다.수요 전환기에 SSD는 불황을 맞았다.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하자 SSD를 비롯한 낸드 기반 제품의 업황 역시 바닥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하반기 무렵 메모리 시장이 반등하기 시작했으나 낸드는 회복이 더뎠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미국 마이크론 등 ‘3강 체제’로 굳어진 D램과 달리 5~6개 업체가 시장에 진입해 있어 경쟁사가 많고 가격 경쟁이 심하기 때문이다.◇‘7兆 적자’ 솔리다임, SK의 ‘골치’에서 효자로‘낸드 암흑기’에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솔리다임은 원래 미국 인텔의 낸드사업부였는데, 2020년 SK하이닉스가 약 90억달러에 인수했다. 다만 타이밍이 좋지 않았던 탓에 솔리다임은 지난 2022년 당기순손실 3조3257억원을, 지난해에는 4조34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솔리다임의 쿼드러플레벨셀(QLC) 낸드플래시 기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제품. (사진=솔리다임)그러나 AI 시대가 도래하고 60TB 기업용 SSD 퀄 테스트까지 통과하며 솔리다임은 제대로 부활을 알렸다. 특히 AI 학습·추론을 위해서는 대량의 데이터가 필요한데 쿼드러플레벨셀(QLC) 기반의 60TB 이상 초고용량 SSD를 보유한 회사는 솔리다임뿐이다. 낸드는 데이터 저장 단위인 셀을 몇 비트(Bit)로 저장하는지에 따라 SLC(1비트), MLC(2비트), TLC(3비트), QLC(4비트) 등으로 나뉜다. 비트 수가 늘어날수록 초고용량을 구현하기에 용이하다.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진행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솔리다임이 업계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QLC 기반 60TB 이상 고용량 기업용 SSD 솔루션으로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며 시장 공략 의지를 드러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QLC 기반 기업용 SSD 비트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4배 증가할 것”이라며 QLC 기반 SSD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업계 고위관계자는 “그동안 솔리다임이 SK하이닉스에게 계륵 같은 존재였는데 60TB 기업용 SSD 퀄을 받으며 제대로 부활하기 시작했다”며 “솔리다임이 굉장히 ‘핫’한 기업이 될 것”이라고 봤다.SK하이닉스 측은 이와 관련해 “고객사에 관한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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