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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 규제로 해외만 배불러…컨트롤타워 가상자산진흥원 필요”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상당히 실망스럽습니다.”한국블록체인학회장을 맡고 있는 박수용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최근 서강대 연구실에서 진행한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문재인정부의 가상자산(암호화폐) 정책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박 교수는 “문재인정부의 규제로 초기 시장의 주도권을 놓쳤다”며 “외국으로 대규모 투자가 빠져 나가면서 외국만 배부르게 됐다”고 쓴소리를 했다. 앞서 2018년 1월11일 당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과천정부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코인)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며 “거래소 폐쇄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실효성 떨어지는 대안”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가상자산거래소 폐쇄까지 가진 않았지만, 이후로 코인 거래가 급속히 위축됐다. 박 교수는 “진보 성향의 정부여서 혁신을 기대했는데 오히려 가상자산 시장을 사기로 치부했다”며 “정권 차원에서 이런 입장을 취하니 공무원들도 제대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 공부하려고 하지 않았다. 이 결과 지금은 외국에서 만든 코인만 잘 나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차기정부는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 890만명 코인 투자자(업비트 회원 수 기준)가 있는 상황이고, NFT(대체불가능토큰)·메타버스 등 새로운 서비스가 확산하는 상황이어서다. 박 교수는 “공무원들이 규제·감독만 하려고 하면 산업이 어떻게 발전할 수 있겠나”라며 “컨트롤타워인 가상자산진흥원을 만들어 진흥 정책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수용 한국블록체인학회장(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은 “코인 가격이 작년보다 떨어졌지만 장기적으로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1962년생 △서강대 컴퓨터과학과 학사 △미국 조지메이슨대 정보기술학 박사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전문위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2대 원장 △한국블록체인학회장(2018년~) (사진=김태형 기자)-가상시장 전망은.△전반적으로 긍정적이다. 코인 가격이 작년보다 떨어졌지만 장기적으로는 오를 것으로 본다. 더 많은 나라에서 제도화, 양성화 하는 움직임이 있어서다. NFT라는 새로운 암호화폐 시장도 열리고 있다. 메타버스가 확산할수록 결제 수단인 암호화폐 시장도 더 커질 것이다. -시장 리스크는 없나.△가장 큰 변수는 미국의 긴축 조치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중국 리스크는 거의 없어졌다. 중국이 비트코인 채굴 금지 조치를 시행한 뒤, 시장이 미국과 유럽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미국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기업 메사리(Messari)는 NFT가 향후 10년간 10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봤다. △큰 성장세는 분명하다. NFT로 인해 없던 시장이 만들어져서다. 과거에는 소유권을 증명하기 위해 정부 기관 등을 거쳐야 해 절차가 복잡했다. 하지만 NFT라는 토큰 하나로 증빙이 가능해졌다. 거래 속도가 굉장히 빨라진 것이다. 기존 자산시장에 굉장히 빠른 파괴력을 가져올 것이다. -미술품 시장에서 NFT도 계속 성장할까.△미술품 시장에서 NFT 효과는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이다. 고가의 미술품을 여러 코인으로 나눠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여기에 온라인 코인 거래로 유통까지 빨라지니 프리미엄 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결국 NFT가 미술 분야를 대중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 -일상생활에서 코인 결제도 자유로워질까.△엘살바도르는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했다. 이미 일상생활에서 결제하는 국가가 생겨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가 확산되면 디지털 공간에서 자유롭게 결제하는 코인이 필요하다. 메타버스가 보편적인 서비스가 될수록, 암호화폐 시장도 커질 것이다. -올해 메타버스 시장 전망은.△올해는 실질적 사례가 많이 나올 것이다. 메타로 변신한 페이스북의 성과가 관전 포인트다. 네이버(035420)의 ‘제페토’, SK텔레콤(017670)의 ‘이프랜드’,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인 ‘로블록스(Roblox)’ 등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주목한다. 그리고 특정한 목적을 가진 메타버스 출현도 기대한다. 제주도 관광 메타버스처럼 특화된 것이다. 서강대가 메타버스에 대학 캠퍼스를 구현한 메타버시티(metaversity)도 비슷한 사례다. 박수용 한국블록체인학회장(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은 “금융위원회가 감독만 하려고 해서 아쉽다”며 “차기정부에서는 컨트롤타워인 가상자산진흥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김태형 기자)-시장이 빠르게 커질수록 제도도 뒷받침 돼야 할 텐데.△디지털 세상의 변화에 맞춰 법과 제도가 변화해야 한다. 일례로 NFT의 경우 블록체인을 통해 소유권을 입증할 수 있지만, 법적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법적 등록 절차를 따로 밟아야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디지털 정부로 거듭나려면 전반적인 가상자산에 대한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현 상황은 어떤가. 문재인정부의 가상자산 정책을 평가해달라.△상당히 실망스럽다. 진보 성향의 정부여서 혁신을 기대했는데 오히려 가상자산 시장을 사기로 치부했다. 문재인정부 초기에 규제가 심하다 보니 기업, 대형 투자자들이 해외로 떠났다. 그 결과 현재는 외국에서 만든 코인만 잘나가고 있다. 해외만 배부르게 됐다. 우리나라가 좋은 기회를 많이 놓쳤다. -정부는 시세조작, 자금세탁 등 금융범죄가 우려된다고 하는데.△일부 사기나 피해 때문에 전체 산업을 못하게 막는 것은 맞지 않다. 금융위원회가 감독만 하려고 해서 아쉽다. 공무원들이 규제하고 감독만 하면 언제 어떻게 산업을 일으킬 수 있나. 견제와 진흥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현재는 금융위가 맡고 있는데, 차기정부에서는 컨트롤타워인 가상자산진흥원을 만들어야 한다. -가상자산진흥원을 만들면 무슨 역할을 해야 하나.△3가지 역할을 해야 한다. 첫째, 거래 투명화 및 활성화다. 지금은 거래소가 코인을 상장하는 절차가 굉장히 불투명하다. 실명은행계좌 거래가 가능한 거래소는 4곳(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뿐이다. 앞으로는 코인 상장 절차·요건을 투명하게 하고, 실명은행계좌가 가능한 거래소도 늘려야 한다.둘째, ETF 투자 양성화다. 비트코인 현물 ETF도 허용해서 가상자산 시장을 양성화 시켜야 한다. 셋째, 국내에서 코인 발행(ICO)을 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해외로 나간 투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수 있다. ‘먹튀’ 때문에 민간 기업을 믿기 어렵다면 한국조폐공사가 코인을 발행하도록 했으면 한다. 공공이 인증하는 ‘K 코인’을 만들어보자. -가상자산법도 필요하다고 보나.△필요하다. 가상자산, 가상자산업에 대해 제대로 된 정의를 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진흥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대선 후보들 모두 가상자산법 제정에 긍정적이어서 추진이 기대된다.(※지난달 이재명·윤석열 대선 후보는 가상자산 진흥·규제법, 주식의 기업공개인 IPO처럼 코인을 공개해 투자금을 모으는 공약을 제시했다.)-정부에 당부하고 싶은 제언은.△세상이 점점 디지털 중심으로 가고 있다. 코인, NFT, 메타버스는 시대적 큰 흐름이다. 정부는 그런 흐름에 맞춰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무조건 못하게 막으려고만 해선 안 된다. 길을 열어줘야 기업들이 비즈니스를 만들고 투자도 할 수 있다.
- 메타버스로 넘어온 BJ…이용자와 같이 놀면서 돈도 번다
-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인터넷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067160)의 BJ(1인 미디어 진행자)들이 메타버스 세상으로 넘어온다. 아프리카TV가 지난달 28일부터 오픈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메타버스 플랫폼 ‘프리블록스’를 통해서다. 베타 버전의 프리블록스를 직접 체험해보면서 메타버스 안에서 BJ와 시청자 관계는 어떻게 변하고, 어떤 새로운 문화가 꽃필지 들여다봤다.프리블록스 아바타 꾸미기 화면프리블록스의 기본적인 서비스 내용은 네이버 제페토나 SK텔레콤 이프랜드 등 여타 메타버스 플랫폼과 유사하다. 제일 먼저 나를 대변하는 아바타를 생성한 뒤 방(프리블록스에서는 ‘버스’로 표현)을 만들어 타인들과 만나고, 그 안에서 대화, 아이템 제작, 거래, 게임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는 것. 그 안에서 어떤 디테일이 있고 차별점을 두느냐에 따라 이용자층이 확 달라진다.프리블록스는 아바타 만들기에서부터 일단 다른 메타버스와 차별화된 모습이다. 비사실적인 캐릭터성이 강조된 다른 메타버스들과 달리 프리블록스의 아바타는 마치 사진을 찍은 것처럼 사실적인 얼굴 묘사가 강조됐다. 물론 그 안에서 체형을 2등신으로 만든다든지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힌다든지 해서 변화를 줄 순 있지만, 기본적으로 실제 사람과 최대한 흡사하게 눈, 코, 입 등의 그래픽 요소를 적용했다. 작년 12월 AFT마켓에서 거래된 BJ 철구 아바타프리블록스의 아바타가 이런 형태로 나올 것이란 건 작년 말 아프리카TV가 대체불가토큰(NFT) 콘텐츠 마켓플레이스 ‘AFT마켓’에서 선보인 ‘BJ 철구’의 3D 아바타를 통해 유추할 수 있었다. 당시 BJ 철구의 아바타는 첫 경매 시작가의 1100%에 달하는 2.55이더리움(2021년 12월 3일 기준, 약 1370만원)의 가격에 낙찰됐는데, 이 아바타는 추후 프리블록스에서 사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 붙었었다.실제 인물과 거의 흡사하게 디자인이 가능한 아바타 꾸미기 방식은 앞으로도 인기 BJ들의 NFT 콘텐츠로 다양하게 활용될 소지가 커 보인다. BJ들의 ‘밈’(Meme·인터넷에서 시작된 유행이나 유행어가 커뮤니티나 소셜미디어에 퍼지며 2차 창작 또는 패러디되는 현상)을 아바타 또는 동작으로 구현해 판매할 수도 있을 것이다.프리블록스 재화 구매창아바타를 꾸미기 위한 의상들은 ‘메타벅스’와 ‘프리벅스’로 구매할 수 있다. 특이하고 완성도 있는 의상은 대게 메타벅스로만 구매가 가능한데, 20메타벅스는 현금 1200원으로 충전할 수 있다. 의상에 따라 개당 1000원에서 1만원까지 가격대는 다양하다. 프리벅스는 현금 충전뿐 아니라 메타버스 내에서 낚시나 채집, 벌목 또는 아이템 제작 및 판매를 통해 얻을 수 있다. ‘현질’(현금으로 아이템을 구매하는 행위)이 부담스러운 이용자는 다양한 활동으로 프리벅스로 대신할 수 있되, 구매할 수 있는 콘텐츠에는 제한이 있는 형태다. 평소 온라인게임을 많이 한 사람들에겐 익숙한 재화 구분으로, 메타벅스가 ‘현질 머니’라면 프리벅스는 ‘노가다 머니’라고 할 수 있겠다.프리블록스 메인화연아바타를 만든 뒤 메인화면에 접속하면 △나의 메타버스 공간을 창조할 수 있는 ‘마이 버스’ △아프리카TV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프리 버스’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라이브 버스’ △게임 전용 공간 ‘플레이 버스’ 등 4개의 카테고리가 뜬다.아프리카TV에서 누구나 BJ가 되는 동시에 시청자가 될 수 있듯이 프리블록스에서도 누구나 라이브 버스의 방장이자 타 버스의 방문자가 될 수 있다. 아직은 구현되지 않았으나 추후 아프리카TV 생방송과 연계 시스템이 갖춰지면, 프리블록스 콘텐츠를 하나의 메인 방송 콘텐츠로 삼는 BJ도 탄생할 전망이다.아직 마케팅이 전무한 베타 서비스인 탓에 개설된 방은 8일 낮 내내 4개뿐이었다. 각 버스의 접속가능 인원은 100명인데, 하루종일 방장 외 접속자가 추가된 방은 볼 수 없었다. 좀비게임이나 슈팅게임을 할 수 있는 플레이 버스는 충족인원인 30명이 채워지지 않아 시도해볼 수 없었다. 프리블록스 낚시 콘텐츠프리블록스 채집 콘텐츠대신 프리 버스와 마이 버스를 통해 제한적이지만 베타 버전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체험형 콘텐츠들을 충실히 해봤다. 연못을 만든 뒤 낚싯대를 구매해 낚시를 하고, 채집 장갑을 낀 뒤 꽃을 채집하며, 도끼를 들고 나무를 벌목하는 등의 재료 채집이 가장 핵심 체험 콘텐츠다. RPG를 할 때 다양한 돌, 나무 등 재료를 수집해 아이템을 제작하거나 상점에 파는 것처럼 프리블록스 안에서도 이 같은 활동을 통해 최종적으로 돈, 옷, 집, 자동차 등을 얻을 수 있다.나중에 프리블록스 이용자 수가 얼마나 늘어나고, AFT마켓과 연동한 경제 생태계가 커지느냐에 따라 프리블록스 내 채집 및 아이템 제작에 따른 경제활동의 가치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아프리카TV의 후원 문화도 확장될 요지가 있다. 프리블록스 내에서 제작한 아이템을 선물할 수도 있고, 추후 입점할 실물 마켓과 연동한 선물 후원도 가능할 수 있다. 반대로 BJ들이 해당 재화나 아이템을 활용한 이벤트를 벌일 수도 있고, NFT 마켓에서의 거래로도 이어질 것으로도 보인다.베타 서비스에 접속하면서 공짜로 받은 5만 프리벅스는 몇 개의 의상과 낚싯대 등 아이템, 마이 버스 내 땅 3칸 정도를 구매하니 모두 소진됐다. 비싸서 자동차나 집은 구경도 못했다. 베타버전인 지금부터 열심히 아이템 제작에 힘을 기울이면, 나중에 AFT 마켓의 부자가 될 수도 있을까. 오늘은 체험으로 만족하며 프리블록스 창을 닫았다.
- [가상화폐 사봤다⑤] "지금 사도 되요?" 물어보러 '코인원블록스' 방문
- 증권사 지점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여의도 코인원블록스 거래소. 사진=차예지 기자[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비트코인, 또 샀습니다. 제가 기다리던 기회인 조정이 왔기 때문이죠. 이전보다 투자금도 두 배 이상 늘렸습니다. 내친김에 국내 최초의 오프라인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원블록스’도 가봤습니다.◇“비트코인 사기”라던 JP모건이 쓸어담자 ‘이때다’이번달 초, 중국 규제에 JP모건 회장의 발언까지 더해지자 가상화폐 가격은 그야말로 폭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500만원을 넘었던 비트코인은 330만원대까지 추락했습니다. 미국 월가를 주무르는 거물 중의 거물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비트코인은 사기이며 거품은 언젠가 꺼지게 될 것”이라고 혹평하자 비트코인 가격이 무섭게 떨어지더군요.지난 15일 한 회사 선배의 페이스북에는 “비트코인을 보면 마치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튤립 파동’을 보는 것 같다”라는 말과 함께 비트코인 시세가 하루 만에 100만원이 넘게 하락한 사진이 첨부돼 있었습니다. 주식을 해도 코스피 상장 주식만 하던 저는 그 사진을 보고 그야말로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적은 돈이지만 다 빼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그런데, 다음날이 되자 비트코인 가격은 400만원 초반대로 급반등합니다. 그러더니 JP모건이 수장의 발언 이후 가격이 급락한 비트코인 상장지수증권(ETN) 300만유로(약 41억원) 어치를 쓸어담았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그 소식을 접하자마자, 저는 “지금이 들어갈 때다”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여유자금 140만원으로 가상화폐 투자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대출이 간편한 위비뱅크로 천만원쯤 돈을 더 끌어오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애써 꾹꾹 참았습니다.◇오프라인 거래소 ‘코인원블록스’ 방문…“지금 당장 사라” 안하네그러던 어느날, 신문을 보던 저는 여의도에 가상화폐 오프라인 거래소가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읽었습니다. 국내 2위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원에서 운영하는 ‘코인원블록스’라는 곳이었습니다.이곳에서는 대형 전광판을 통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코인원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 6종의 시세를 제공하고 상담 창구에서 거래 관련 상담이 가능합니다. 호기심이 든 저는 평일 여의도에서 회사 선배와 점심식사를 한 후 코인원블록스를 방문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 정장을 입은 직원이 태블릿에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문자로 순서를 알려준다고 안내했습니다. 종이 대기표가 아닌 문자라니.. 사소하지만 뭔가 신기술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거래소 내부는 증권사 지점처럼 깔끔하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점심시간이라 은행처럼 붐비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당시 저를 포함해 10명 이내의 고객뿐이라 비교적 한산했습니다. 오래지 않아, 상담 직원을 만났고 제일 먼저 “지금 들어가도 되냐”고 물었습니다.그러자 직원은 “변동성이 너무 커 투자권유는 하지 않는다”며 주로 이용하다가 불편한 점이나 블록기술에 대한 궁금한 것 등을 안내해 준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계좌개설도 인터넷으로 “직접 하라”고 하더군요. ‘조정이 왔으니 지금 당장 비트코인을 사야 한다. 블록체인은 세상을 바꿀 기술이다’ 등의 조언을 예상했던 저는 살짝 놀랐습니다.코인원 측에 따르면 하루에 60~70명 정도의 고객이 방문하다고 합니다. 상담은 20~30명이 한다고 하니 나머지는 ‘구경꾼’인 셈이죠. 주로 저같은 30~40대 고객이 많다고 합니다. ◇“매출보다는 신뢰감 주기 위해 오프라인 거래소 열어”질문이 꽤 많았는데도 상담 직원은 친절하게 답변해주었습니다. 거금이 아닌 돈을 맡기면서 이것저것 물어보면 노골적으로 싫은 티를 내던 증권사와는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직원을 통해 들은 정보인데요, 조만간 스터디룸을 신청 페이지를 통해 사전 신청하면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한다고 합니다. 증권사와 달리 ‘VIP’가 아니라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코인원 앱도 준비하고 있는데 연내 출시로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가장 관심이 갔던 시설은 바로 비트코인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가 아니라 이태원에도 있다고는 하는데 비트코인 ATM을 직접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다만, 아직 하루 인출 한도 등 내부 정책을 결정하는 중이라 실제 사용은 하지 못했습니다. 직원은 “이 ATM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다”며 “추석 이후에 오픈 예정인데 나중에 ATM 보러 또 놀러오시라”고 했습니다. 또 한쪽에서는 보안성이 강화된 USB 형태의 가상화폐 전자지갑인 하드월렛도 전시돼 있었습니다. 그외에 ‘리플 시장 올해 2분기보고서’, ‘비트코시캐시 명세서’ 등의 프린트된 자료도 보였습니다.화려한 사무실이 절대 전부는 아니지만, 이같은 오프라인 거래소를 직접 방문해보니 코인원이라는 회사에 대해서, 또 가상화폐라는 투자 수단에 대해서도 좀더 신뢰가 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실제로 거래소를 연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신뢰를 주기 위해서라고 코인원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여의도 코인원블록스에 설치된 대형 시세판. 사진=차예지 기자코인원블록스에 설치된 비트코인 ATM. 사진=차예지 기자비트코인 6개월 가격 추이. 사진=월드코인인덱스차예지 기자의 9월 25일 오후 현재 자산평가현황.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 리플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빗썸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