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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문일답]"수요측 물가 압력 내년까지"…연간 물가 올해 5.2%, 내년 3.7%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한국은행 조사국이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5월 전망보다 0.7%포인트나 높인 5.2%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물가도 2.9%에서 0.6%포인트 올린 3.7%로 예측하면서 고물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했지만, 천연가스나 석탄 등 다른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큰데다가 수요측 물가 압력이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확대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연간 성장률 전망은 올해 2.6%, 내년 2.1%로 각각 0.1%포인트, 0.3%포인트 소폭 낮춰 잠재성장 이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 사진 왼쪽부터 김민식 국제무역팀장, 이정익 물가동향팀장, 이환석 부총재보, 김웅 조사국장, 최창호 조사총괄팀장.다음은 수정경제전망 기자간담회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이번에는 왜 시나리오별 경제전망 수치를 따로 발표하지 않았나. △감염병 재확산, 우크라이나 전쟁 등 시나리오별로 전망을 나눌 기준을 정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식, 중국의 경기부양책 확대 등은 성장률 상방 요인이나 지금은 하방 리스크가 더 큰 상황이다. 크게 세 가지로 먼저 미국의 금리인상 폭 결정과 경기 희생 감수 정도에 따라 세계경제와 우리 경제가 함께 영향을 받는다. 또 유럽은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시 전체 성장률이 1~2% 하락하는 상황인데, 이것 역시 불확실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중국도 부동산 경기악화로 안 좋은데 제로 코로나19 정책을 유지하는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맞물려 있다. -국제유가 변동에 따른 무역수지 영향에 대해 설명해달라.△올해 1~7월중 무역수지는 전년동기대비 340억달러 감소했다. 이중 300억달러, 그러니까 80~90% 가량이 유가, 석탄,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 변동에 의한 것이다. 이런 것을 토대로 1년에 90억불 안팎으로 수입하는 국제유가만 놓고 단순 시산해보면 연평균 유가가 10달러 하락하면 무역수지 적자폭이 90달러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만큼 무역수지 적자에 가격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국제유가 2분기 정점 예상이 많은데 내년에도 물가가 3.7%로 높은 이유는 뭔가. △거리두기 해제 이후 소비 회복되며 근원물가 상승률이 올라가는 흐름이다. 국제유가가 내년 2~3분기 정점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나 낙폭이 급격한 것은 아니고, 소비자 물가상승률 둔화 효과는 있겠으나 기조적 물가 흐름은 올라가는 것으로 봤다. 그동안 오른 에너지 가격 등이 내년에도 가스, 전기 등에 영향 이어질 것이다. 또 유가가 내려도 천연가스 가격은 올라가고 있고 석탄 수요도 늘면서 다른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크다. 유가만 가지고 에너지 가격 떨어졌다고 판단하긴 어렵다. -기대인플레이션이 4~5%로 높으면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것이라고 봤는데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물가 상승률이 2%대 수준에 머물면 일반 사람들의 집중도가 덜하지만, 물가상승률이 5% 이상으로 높으면 체감도가 높다.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 요구나 기업의 가격 결정에 영향을 준다. 실제로 제품 가격 인상 품목 비중도 늘고 임금 인상 요구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수치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 정도를 수치로 정확히 말하긴 어렵다. -소비 영향에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다고 했는데, 한은이 금리를 올려도 수요측 물가 압력이 계속 오르는 이유는 뭔가. △거리두기 해제 이후 소비가 좋았다. 1분기 소비는 전기대비 0.5% 감소했는데 2분기 3.0%로 올랐다. 대면서비스업 등 호조에 예상치 2.4%보다 높았다. 이연 소비 효과도 있지만 가계동향 조사 등을 보면 소득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 물가 상승 감안한 근로소득이 늘고 고용이 증가하며 임금도 올랐다. 사업소득이라고 해서 자영업자들이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거둔 이익도 있고 80조원 가량의 추가경정예산안 집행에 따른 이전 소득 효과도 있다. 문제는 앞으로 이런 흐름이 꺾이느냐 하는 것인데 3분기 수치를 보면 감염자 수가 늘어도 소비 영향이 제한적이고 카드 데이터 지출액도 높다. 이런 영향에 지난해 4분기 gdp갭이 닫혔고 올 상반기엔 플러스로 전환한 것으로 판단된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 영향도 있겠지만 소비 증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도 크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 기여도를 보면 공급, 수요 압력이 절반씩 차지하고 있다. -월별 구체적인 물가 흐름을 설명해달라. △8월의 경우엔 석유류 가격이 많이 떨어져서 7월 6.3%보다 낮을 수 있고 6%를 밑돌 수도 있다. 그러나 9, 10월엔 폭우 영향, 추석 등 명절 수요 금증에 다시 물가가 6%를 웃도는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 연말로 갈수록 5%대로 낮아지다가 내년 상반기 4.6%, 하반기 2.9%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3% 이하 물가는 내년 중반을 넘어서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상수지 전망치 올해 370억달러, 내년 340억달러 정도면 국민연금이 1년 동안 해외 투자용으로 사는 금액하고 거의 비슷한데, 외화유출 우위 상황이어질까. △국민연금 해외투자액과 경상수지를 비교하는 것만으로 외환수급 상황을 판단하긴 어렵다.
- [현장에서]규제 풀겠다더니…금감원의 역주행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솔직히 당혹스럽습니다.”간편결제 업체 A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연말까지 구축하려는 ‘간편결제수수료 공시시스템’에 대해 이같이 토로했다. A씨뿐만이 아니다. 핀테크·빅테크뿐 아니라 결제대행업(PG사), 온라인 종합쇼핑몰까지 좌불안석이다. 많게는 176개 기업(8월17일 전자금융업 등록 기준)이 ‘규제 불똥’을 맞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간편결제수수료 공시시스템’은 윤석열정부의 37번째 국정과제다. 빅테크·핀테크 등 간편결제 업체가 중소 입점업체에 부과하는 수수료 원가 구조를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공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게 골자다.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 따르면, 공시시스템을 구축해 “(소상공인 입점업체의) 간편결제 페이 수수료 부담 완화”를 하겠다는 게 정책 목표다. 금융감독원. (사진=이데일리DB)그런데 시장에선 걱정이 태산이다. 기업의 숨통을 터주겠다는 윤석열정부가 오히려 역주행하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과거에도 기름값·아파트 분양가·통신비 등 원가 공개가 추진됐지만 논란이 거셌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과제라며 밀어붙이면 후유증만 클 것이다. 오히려 간편결제수수료 공시시스템 구축 계획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 있다. 크게 세 가지 이유에서다.(참조 이데일리 8월23일자 <“왜 핀테크만 원가 공개하나”..네이버·카카오·토스 100여곳 멘붕>) 첫째, 갈수록 늘어나는 ‘눈덩이 규제’ 우려다. 애초 국정과제에는 “‘빅테크 기업’이 소상공인 등에게 부과하는 간편결제 수수료에 대한 공시 및 주기적인 점검”으로 빅테크만 대상이었다. 그러던 것이 국회 업무보고 자료에서는 “‘빅테크 등’의 간편결제 수수료 공시”로 대상이 확대됐다. 급기야 금감원 관련 회의에는 빅테크뿐 아니라 PG사, 선불업자, 온라인 쇼핑몰까지 불렀다. 정부는 폭넓은 의견수렴이라지만, 기업은 전방위 경영압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둘째, ‘기울어진 규제’ 우려다. 신용카드사도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하고 수수료를 받는데, 이번 금감원의 공시시스템 대상에선 제외됐다. 신용카드사가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 결제 수수료는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377300) 결제 수수료보다 최대 6배나 높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왜 기존 금융권은 놔두고 핀테크 등만 영업비밀·원가까지 공개해야 하나”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 (참조 이데일리 1월9일자 <[단독] 카드사 쇼핑몰 입점업체 수수료 폭리..네이버·카카오 6배>)(그래픽=김정훈 기자)셋째, ‘스텔스 규제’·‘답정너’ 규제 우려다. 금감원은 올해 연말까지로 ‘간편결제수수료 공시시스템’ 구축 시한을 못박았다. 불과 4개월 정도밖에 안 남았는데, 보이지 않는 스텔스기처럼 어떤 기업에 어떤 공시항목을 적용할지 가닥조차 잡히지 않았다. 업체별로 서비스가 달라 수수료 구조도 다른데 시장 현실을 무시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결국 금감원이 시한에 쫓겨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답만 하면 돼)’처럼 밀어붙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같은 상황은 윤석열정부의 금감원이 밝혔던 기조와 상반된 역주행 결과다. 지난 5월 새정부 출범 이후 금감원은 규제를 걷어내겠다고 약속했다. 규제가 불가피하다면 합리성, 절차적 투명성으로 예측 가능한 규제가 되게 하겠다고 했다. 최근에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된 만큼 각 업권의 특성을 고려한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약속도 했다. (자료=BNK금융경영연구소)오는 30일 금감원과 빅테크·핀테크 CEO들과의 간담회가 열린다.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 등 빅테크·핀테크 업계와 취임 이후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다. 이 자리에서 ‘간편결제수수료 공시시스템’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불식되길 기대한다. 규제를 걷어내겠다는 윤석열정부 금감원의 공약(公約)이 헛된 공약(空約)이 아니길 바란다.
- 국내 배터리 3사 “美 인플레 감축법, 정부와 업계 공동 대응할 것”(종합)
- [이데일리 박민 기자]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자국 우선주의’를 강화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 정부와 협의 채널을 만들어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법안은 통과는 됐지만 아직 세부 지침은 만들어지지 않은 만큼 최대한 완화된 가이드라인이 나올 수 있도록 국내 기업 입장을 관철하겠다는 계획이다.동시에 핵심 사안인 배터리 원료와 부품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호주와 칠레 등 미국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 내 광산 투자를 확대하며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한다.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미국 반도체ㆍ전기차 지원법 대비 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삼성SDI(006400), SK온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는 25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열린 ‘미국의 반도체·전기차 지원법 대응 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의 배터리 업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미국에서 통과된 반도체 지원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국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이에 배터리 업계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기아 등 반도체·자동차 업계도 함께 했다.이 장관은 이날 정부와 업계 공동으로 ‘원팀(One Team)’을 꾸려 미국과의 적극적인 협의에 나서고, 업계 지원책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IRA는 도전이기도 하지만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잘 대응하면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배터리 분야의 큰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대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최윤호 삼성SDI 사장도 이날 간담회 직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대응) 채널을 만들어 위기를 극복하겠다”며 말했다. 특히 미국에서 판매하는 배터리의 원료와 부품 일정 비율 이상을 북미 등의 국가에서 조달해야 하는 것과 관련해 “시기에 대해서는 걱정”이라며 “정부와 협의해 잘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이는 현재 미국의 IRA 법안에는 아직 배터리 어떤 광물과 어느 부품에 비율을 적용할지 구체적인 기준이 나오지 않은 만큼, 미국이 연내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우리 정부와 공동으로 대응해 업계 요구를 관철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아울러 가이드라인 제정 과정에서 조달 국가 기준도 완화된 잣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호주는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의 주요 생산지이자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라며 “그러나 중국 기업이 호주에서 리튬 광산을 운영하며 리튬을 캐내고 제련해 판매하면 이를 중국산으로 봐야할 지 호주산으로 봐야할 지 명확치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내년 1월 시행을 앞둔 미국의 IRA 법안은 미국 내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신차에 보조금 지원을 확대하면서 동시에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위해 ‘바이 아메리칸’도 강화했다. 기본적으로 북미에서 전기차를 생산(최종조립)해야 하고, 그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핵심광물과 부품은 미국이나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일정 비율을 조달해야 보조금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이다.이에 국내 배터리 업계는 당장 내년부터 미국에서 판매하는 배터리의 핵심광물 40% 이상은 미국 등 국가에서 조달해야 한다. 이 비율은 오는 2027년에는 80%까지 높아진다. 또 양·음극재, 분리막 등 배터리 주요 부품도 50%는 북미에서 제조된 걸 써야 보조금 혜택이 적용된다. 이 비율 역시 2027년 80%, 2028년 100%로 높아진다.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는 이번 IRA 법안을 통해 세계 1위 배터리 기업인 중국 CATL(닝더스다이)과 BYD(비야디) 등 중국 경쟁사들을 견제할 수 있어 반사이익을 누리게 됐지만, 동시에 중국 의존도가 높은 배터리 광물과 부품에 대해 ‘탈(脫)중국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현재 국내 배터리 업계의 중국 광물·소재 의존도는 80~90%에 이른다. 국내 업계는 수산화리튬 83%, 코발트 87%, 황산망간 99%를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다. 지난해 배터리 반제품의 대중국 수입 의존도는 78.2%나 됐고, 음극재(85.3%)와 양극재(72.5%), 분리막(54.8%)도 50%를 웃돌았다.
- "백견이불여일험"…메타버스, 시공간의 한계가 사라진 교실을 만들다
- (왼쪽부터) 김진아 메타 대표, 권종수 브이리스브이알 대표, 정윤강 에어패스 본부장, 이상근 경희여자중 선생님이 24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기자간담회장에서 좌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정다슬 기자)[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백문이불여일견(百問而不如一見·한번 보는 것이 한번 듣는 것보다 낫다)라는 말이 있죠. 저는 백견이불여일험(百見而不如驗)이라고 생각합니다”이상근 경희여자중학교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자동차를 가르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기기(사진=이상근 선생님 제공)이상근 경희여자중학교 선생님은 25일 자신이 왜 가상현실(VR) 기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지에 대해서 설명했다. 기술 과목인 이 선생님은 “이번 학기 저는 아이들에게 자동차의 원리에 대해 알려줄 예정인데, 자동차가 자신과 관계없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이에 대해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수업 전 운전을 경험해볼 수 있는 경험을 하게 하면 훨씬 더 수업에 대해 진지해지고 몰입도가 높아진다”라고 말했다. 이 선생님은 그간에는 2D로 자동차를 운전해주는 기기를 활용했지만 올해부터는 VR기기를 활용해 아이들이 3D현실에서 운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가 이날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연 기자간담회는 메타버스를 교육 현장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하는 현장 관계자들이 모여 가능성을 논하는 자리였다. 이들은 메타버스의 가장 큰 장점으로 생생한 경험을 통한 몰입을 꼽았다.이 선생님은 “학교에서 안전교육을 많이 하는데, 아이들이 낄낄거리며 웃느라 정신없다”며 “만약 아이들에게 VR기기를 통해 실제 화재 현장에 있는 것처럼 교육한다면 훨씬 진지하게 임하고 재난상황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확장현실(XR)과 같은 실감형 콘텐츠를 교육환경에 적용하기 위한 콘텐츠와 장비를 개발·지원하는 권종수 브이리스브이알 대표 역시 “보고 듣는 것은 우리 머릿속에 20~30%밖에 남아 있지 않지만, 실제 경험한 것은 70% 남아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며 “가장 좋은 교육은 현장교육인데 메타버스는 현장교육을 가장 가깝게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메타버스의 또 하나의 장점은 시공간의 한계가 없다는 것이다. 브이리스브이알은 트럭에 VR기기를 탑재해 전국 방방곡곡에서 메타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VR기기를 쓴 아이들이 우주조종사, 의과의사 등 다양한 직업체험을 할 수도 있고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직업교육에도 실제 기기가 활용된다. 권 대표는 “발달장애인을 교육하는데 있어서 가장 어려운 것이 집중을 끌어내는 것”이라며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은 학생들이 신기해하면서 집중을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에어패스가 학교 등에 보그하는 VR스포츠실 (사진=에어패스)VR스포츠실을 등을 보급하는 에어패스의 정윤강 본부장은 “미세먼지로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이 자라지고 있다는 것이 사업의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미세먼지, 폭우, 폭염, 코로나19 등 기상이변으로 인해 아이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외부공간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VR스포츠실에서는 한정된 공간에서 양궁, 축구, 테니스, 골프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VR기기의 비싼 가격, 그리고 VR기기를 실제 교육현장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세팅하는데 사용된다는 것이 그것이다. 아직 VR교육을 전문적으로 할 선생님들도 많지 않다.이 선생님은 “VR기기가 현장에서 잘 활용되기 위해서는 콤파스나 연필같은 수준으로까지 편의성이 커져야 한다”며 “시범학교, 선도학교 사업 등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VR기기를 교육현장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김진아 메타 대표는 “교육업계야말로 메타버스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며 “건강하고 안전한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업계·학계·개발자들과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일문일답]"물가정점 당겨져도 인상 기조 이어간다…내년은 연말께 판단"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기준금리를 2.5%로 0.25%포인트 인상 발표했다. 동시에 국내 소비자물가 정점이 유가 하락 등으로 7월로 앞당겨진다고 해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던졌다. 물가 정점 시점은 한 두달 앞당겨 질지언정 내년 초까지 5%대 높은 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근원물가(에너지·식료품 제외) 오름세도 이어질 수 있단 예상이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다음은 이날 이 총재의 기자간담회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미국 연방준비제도의 9월 긴축 의지가 크다. 한미 금리 격차로 환율 추가 상승, 자본 유출 위험은 없나.△이번에 25bp를 올리면서 한미 금리가 같은 수준이 됐는데, 9월 미국이 금리 올리면 역전될 것이다. 그러나 금리 격차와 자본유출, 환율 움직임이 기계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과거 데이터를 보더라도 1%포인트 수준으로 한미간 금리 격차가 벌어졌을 때도 자본유출이 일어나지 않았다. -이번 기준금리 결정에 환율 변동성 고려했나.△최근 원화가 큰 폭으로 약세된 것은 사실이다. 쏠림이 없는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는지 모니터링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몇주 동안은 다른 나라 통화보다 빨리 오른 경우가 있어 개입한 것이다. 최근의 환율 변동 배경은 잭슨홀 미팅에서 있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 등에 모두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고 중국 경기부양책의 효과, 유럽 에너지 가격의 변화 등 대외 요인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 메이저 국가들의 환율이 절하되는 단기 변동성이 크다. 이번 금리 결정에 환율 급등을 반영하진 않았다. 그러나 최근의 원화 절하 압력을 막는데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은이 환율을 걱정하는 것은 원화 절하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 중간재 수입하는 기업들의 가격 변수 우려다. -물가 정점 예상 시기 변화는 없는지 궁금하다. 환율 변화에 따라 정점시기가 늦어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물가 수준의 정점이 3분기 말, 4분기초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그 이후 국제유가가 하락했다. 8월 물가가 7월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는데 그 이후의 흐름은 지금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물가가 정점을 지난다고 하더라도 내년까지 5%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이유에서 올해 물가수준을 5.2%로 상향 조정했다. 올 하반기 물가 상승률은 평균적으로 5.9% 유지될 것으로 본다. 그래서 아직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는 없다. 앞으로는 경기하방 측면의 불확실성과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금리 결정을 보면서 0.25%포인트를 올릴지, 아니면 달리 조정할지를 봐야한다. -향후 물가나 성장률이 전망 경로를 벗어나면 어떻게 할 것인지, 대규모 실업 등 경기 경착륙 수준까지 가야 물가가 잡힐지 묻고싶다. △현재는 7월 전망치와 크게 다르지 않아 올 연말 기준금리가 2.75~3.0% 수준일 것이란 시장 기대가 합리적이라고 본다. 전망 경로에서 벗어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커서 답하기 어렵다. IMF 역시 10월 전망치 발표때 이례적으로 시나리오별 수치를 낼 것이라고 들었다. 성장의 반기 전망을 보면 올 하반기엔 2.4%, 내년 상반기 1.7%를 기록하고 또 내년 하반기 다시 2.4%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률은 큰 차이가 없거나 소폭 낮아지더라도 물가가 안내려오면 물가를 우선 잡는 것이 실질 소득을 확보하고 경제를 긍정적으로 이끄는 정책이라고 본다. 실업 등 경기 경착륙 문제는 우리가 연준으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이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미국 경기가 경착륙하고 중국 경기도 더 나빠지면 이는 통제할 수 없는 외부충격이다. 다만 그런 상황이 아직 없다고 보면 지금 우리는 임금이 오르고 물가로 전이되기 시작되는 단계라 금리를 올려 기대인플레이션을 조정하면 경기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다.-통화정책 금리 인상 기조 이어짐으로 인해 가계부채 부실도 같이 커지고 있지 않은가. △가계부채는 중장기적으로 리스크를 지고 갈 영역다. 부동산에 투자한 고소득자가 겪는 고통은 불가피한 일이다. 취약차주가 문제는 정부 재정과 협력해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가계부채 구조 중 변동금리 비중이 80%에 달하는데 이를 고정금리로 옮기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한덕수 총리가 올해 성장률을 2.3%로 예상하는 등 인식 차이가 있는데, 정부와의 공조 상황 어떤가. △2.3% 수치는 유가 하락이나 소비의 예상 외 호조 등 데이터가 나오기 이전의 수치인 것 같다. 유가가 2개월 연속 떨어졌고, 예상 밖으로 소비도 좋아서 올해 2.6%로 성장을 전망했다. 정부 정책과 한은 정책이 일관성 있어서 효과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초반 소상공인 지원으로 추경 늘었지만 전체로 보면 작년에 비해 재정도 긴축으로 돌아섰다. -한은 전망대로라면 물가가 3년째 목표치를 크게 상회하고 그 이전 8년 간은 목표치를 크게 하회했는데 물가 목표제 의미가 있나.△단기적으로 꼭 2.0%에 맞추겠다는 것보단 중장기적 관점에도 봐야한다. 5년, 10년 중장기 기대물가 수준은 2% 수준으로 잘 안착되어 있다. -기준금리 최종 수준과 그 이후 방향이 궁금하다. △2.5%는 중립금리 중간 정도로 온 거 같은데 물가가 당분간 5% 이상 높은 수준 유지되면 상단으로 가면서 물가 오름세를 꺾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당분간은 금리를 올린다고 명확히했고, 그 이후 그러니까 내년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말하기 어렵다. 9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중국 전당대회, 미국 중간선거 등 외부 변수가 많다. 연말 이후론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투자한 사람들은 자기책임 하에 만약 손실이 나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 최윤호 삼성SDI 사장 “美 인플레 감축법, 정부와 업계 공동 대응할 것”
- [이데일리 박민 기자]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에 따른 국내 배터리 업계 후폭풍 우려에 대해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대응) 채널을 만들어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최 사장은 2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열린 ‘미국의 반도체·전기차 지원법 대응 업계 간담회’를 마친 직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최 사장은 당장 내년부터 미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 배터리는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나라에서 일정 비율의 원료와 부품을 조달해야 하는 것에 관련해 “시기에 대해서는 걱정”이라며 “정부와 협의해 잘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이는 현재 미국의 IRA 법안에는 아직 배터리 어떤 광물과 어느 부품에 비율을 적용할지 구체적인 기준이 나오지 않은 만큼, 미국이 연내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우리 정부와 공동으로 대응해 업계 요구를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이날 간담회는 최근 미국에서 통과된 반도체 지원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국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업계와 함께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국내 자동차·배터리·반도체 업계의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정부와 민간이 ‘원팀’을 구성해 대응하기로 했다.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미국 반도체ㆍ전기차 지원법 대비 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내년 1월 시행을 앞둔 미국의 IRA 법안은 미국 내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신차에 보조금 지원을 확대하면서 동시에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위해 ‘바이 아메리칸’도 강화했다. 기본적으로 북미에서 전기차를 생산(최종조립)해야 하고, 그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핵심광물과 부품의 일정 비율을 북미에서 조달할 때 보조금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이다.이에 국내 배터리 업계는 당장 내년부터 미국에서 판매하는 배터리의 핵심광물 40% 이상은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조달해야 한다. 이 비율은 오는 2027년에는 80%까지 높아진다.또 양·음극재, 분리막 등 배터리 주요 부품도 50%는 북미에서 제조된 걸 써야 보조금 혜택이 적용된다. 이 비율 역시 2027년 80%, 2028년 100%로 높아진다. 미국이 배터리 시장에서 사실상 중국산 광물과 부품을 점차 퇴출하겠다는 의도다.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는 이번 IRA 법안을 통해 세계 1위 배터리 기업인 중국 CATL(닝더스다이)과 BYD(비야디) 등 중국 경쟁사들을 견제할 수 있어 반사이익을 누리게 됐지만, 동시에 배터리 광물과 부품에 대한 ‘ 탈(脫)중국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현재 국내 배터리 업계의 중국 광물·소재 의존도는 80~90%에 이른다. 국내 업계는 수산화리튬 83%, 코발트 87%, 황산망간 99%를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다. 지난해 배터리 반제품의 대중국 수입 의존도는 78.2%나 됐고, 음극재(85.3%)와 양극재(72.5%), 분리막(54.8%)도 50%를 웃돌았다.
- “미국이 자유무역 질서 해친다”…민관, 전방위 압박 본격화
-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정부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차·배터리업계와 함께 대미(對美) 압박에 나선다. 우선 통상당국이 미국 측에 우려를 표하고 우리 기업의 요구사항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협의하고 합의가 안 되면 최후의 수단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세계무역기구(WTO) 등을 통해 분쟁조정절차를 밟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다만 이미 IRA법 내 ‘북미 최종조립 요건’이 발효되면서 미국에 수출 중인 전기차는 피해를 보는 상황이지만 내년 시행되는 ‘광물요건’은 아직 미국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좀 더 유리한 방향으로 이끄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연합뉴스)2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대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전날 세종 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정 차관보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은 전기차에 대한 미국의 세액공제가 이전과는 많이 달라진 내용을 담고 있고 국내뿐만 아니라 EU, 일본 등 여러나라의 전기차업체에 차별적 요소로 판단해 여러 가지 대응책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했다. 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전기차구매 세액공제 지원기준을 보면 전기차 1대당 최대 7500달러(한화 약 1007만원)의 세액공제를 해 주는 내용이 골자다. 문제는 3가지 요건이다. 먼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에서 최종 조립한 차량을 기본 전제로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생산한 배터리 광물 조달비율을 충족하면 3750달러를 지급하고 여기에 △북미 생산 배터리 부품 조달비율을 충족하면 추가로 3750달러을 지원한다. 이는 전기차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다분히 정치적인 법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이 중 북미 최종 조립 요건은 이미 발효된 상황이어서 올해부터 미국에 수출 중인 전기차를 중심으로 피해를 보게 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본과 독일, 스웨덴 등이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우리 기업으로는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 3사 등이 영향권에 들어있다.미국이 수입하는 전기차 판매량은 작년 기준 한국이 3만2000대이고 일본과 독일, 스웨덴은 각각 6만3000대, 5만대, 2만3000대다. 이들 수입차는 세액공제를 받는 미국 내 차량보다 보조금이 최대 약 1000만원 가량 차이가 날 전망이다. 이는 소비자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에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그만큼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된다.미국의 전기차 세액공제 개편 주요 내용.(자료=산업통상자원부)우리 정부는 외국 기업을 차별 대우하는 미국의 IRA법안이 공정한 무역을 지향하는 FTA와 WTO 협정 등 통상규범 위배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들어 지속적으로 이의제기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정 차관보는 “이번 인플레감축법이 통상규범 위배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자유무역 질서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국제 규범을 가장 잘 지켜야할 미국이 질서를 어겨서야 되겠느냐는 점을 강하게 이의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미 최종 조립요건’이 즉시 시행된 것이 문제인데 미국이 목적성을 갖고 초강수를 둔 것이어서 당장 법 개정이나 완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미 재무부가 시행령으로 하는 ‘광물요건’은 현대차그룹이 협의에 나섰고 정부도 우리기업에 대한 혜택은 최대화하고 비용은 줄일 방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했다. 산업부는 내년부터 현행안대로 IRA법이 시행되면 북미산 차종의 경우에도 우리 전기차 기업이 광물요건(내년 40%, 2024년 50%)을 충족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배터리 역시 현재 주요 광물 대부분을 중국에서 조달하는 상황이어서 단기간에 미국산 등으로 바꾸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공통된 목소리다. 정 차관보는 분쟁조정절차 돌입과 관련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분쟁조정절차를) 검토하기 전에 어떻게 대응할 건지는 (대화로) 협의를 먼저하고 협의가 진행이 안되면 분쟁조정절차로 가야 한다”며 “우리나라와 미국간 FTA가 발효된 지 10년이 됐는데 분쟁은 대부분 양자협의로 해결됐다. 이 문제도 양자협의로 해결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이 같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업계와 긴밀히 협의해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이날 이창양 산업부 장관 주재로 업계 간담회를 열어 기업과 대응책을 논의한다. 이후 다음 주 초 실장급 이상 통상 간부를 보내 미국의 의사를 확인할 계획이다. 다음 달 초에는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의제 협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하면서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관련한 우려를 미국에 전달할 예정이다.또한 한국자동차협회도 유럽자동차협회와 공동으로 다음 달 초 IRA법 시행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 차관보는 “기업과 공동으로 미국에 ‘통상규범 위배 가능성’에 대한 이의제기를 계속할 것”이라며 “산업부 장관도 여러 방식으로 적절한 시기에 미국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 이달 적응증 2개 추가...국내 도입은 지지부진?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일본 다이이찌산쿄가 2세대 항체약물접합(ADC) 기술로 개발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의 매출이 급상승할 전망이다. 유방암 대상 3차 치료제로 말기 환자의 주요 치료 옵션으로 떠오른 엔허투가 이달 적응증 2개를 연달아 획득하면서다. 이에 따라 1년째 지지부진한 엔허투의 국내 도입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국내 바이오기업 레고켐바이오(141080)이나 알테오젠(196170) 등이 개발 중인 ADC 기반 유방암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일본 다이이찌산쿄가 2세대 항체약물접합(ADC) 기술로 개발한 유방암, 위암, 비소세포폐암 등 고형암 치료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제공=다이이찌산쿄)ADC는 항체와 접합체(링커), 약물(톡신 혹은 페이로드) 등으로 구성된 융합 플랫폼이다. 항체에 약물을 붙여 원하는 위치에 효과적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로 알려졌다. 엔허투는 2세대 ADC 기반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HER)2 양성 유방암 환자 대상 3차 치료제로 처음 개발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019년에 해당 적응증으로 엔허투를 품목 허가했으며, 일본(2020년)과 유럽연합 및 호주(2021년) 등 주요 의약당국도 이를 차례로 승인했다. 2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엔허투 매출이 급상승할 전망이 나온다. 미국 내 엔허투의 판권을 보유한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에 따르면 2021년 엔허투 매출은 4억26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5550억원)다. 스위스 크레디스스위스증권은 적응증 추가를 시도하는 엔허투의 세계 매출이 1~2년 내로 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향후 뚜렷한 경쟁 약물이 없는 등장하지 않는다면 엔허투가 관련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공공히할 것이란 분석이다.실제로 최근 엔허투가 유방암 세부 적응증과 비소세포폐암 적응증을 연달아 획득하며 영역 확장을 본격화했다. FDA가 지난 5일(현지시간) HER2 발현이 낮은 유방암 관련 엔허투의 적응증을 추가 승인했다. 6일 뒤인 11일에는 이 약물에 HER2 양성 비소세포폐암 적응증을 확대 승인했다.세계 유방암 환자의 20~25%가 HER2 양성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으며, HER2 발현이 낮게 발생한 유방암 환자는 약 30%에 이른다. 이번에 엔허투가 HER2 발현이 낮은 유방암 적응증을 획득하면서 전체 관련 환자의 과반 이상(약 55%)을 투여 대상으로 포함하게 됐다. 국회 홈페이지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서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의 신속 승인 요청대한 청원’이 진행되고 있다.(제공=국회 홈페이지 캡쳐)이 때문에 엔허투의 국내 도입 요구가 더 강해지고 있다. 지난해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신속 심사 대상으로 지정된 엔허투의 허가 절차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현재 국회 홈페이지에는 지난 16일부터 한달 동안 이 약물의 신속승인을 위한 국민동의청원이 진행되고 있으며, 23일 기준 1만9593명이 동의한 상태다. 지난 18일 환자단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가진 정기간담회에서 엔허투의 신속허가를 요청했다. 식약처는 “추가자료가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ADC 개발 업계 관계자는 “엔허투가 초기에 획득한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3차 치료제로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식약처와 다이이찌산쿄가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는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스위스 로슈의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트주맙)과 같은 일반 항체치료제나 1세대 ADC로 탄생한 ‘캐사일라’ 등보다 무진행 생존률(PFS) 등 여러 지표에서 엔허투가 월등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일부 기업들이 각자의 ADC 기술 후보물질을 발굴할 때, 엔허투를 넘어서는 것을 기본 목표로 설정하고 있는 이유다”고 설명했다. 국내 레고켐바이오는 HER2 양성 유방암 환자 대상 ‘LCB14’를 발굴했다. LCB14는 엔허투와 마찬가지로 허셉틴을 뼈대가 될 항체로 사용한다. 하지만 링커나 톡신 등은 레고켐바이오가 자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중국 포순 파마에 2015년 약 209억원 규모로 LCB14에 대한 중국 내 판권을, 2021년 세계 판권(중국,한국 제외)은 영국 익수다 테라퓨틱스(익수다)에 10억 달러(한화 약 1조18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포순제약은 엔허투가 가진 유방암, 위암, 비소세포폐암 관련 LCB14의 중국 내 임상 2상을 진행중이다. 익수다 역시 관련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알테오젠 역시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항체의 특정 부위 2곳에만 약물을 접합시키는 2세대 ADC ‘넥스맙’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ALT-P7(국내 임상 1상)을 확보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인과 달리 한국이나 중국 등 아시아인은 유방암보다 위암 발병률이 높다”며 “국내사의 후보물질이 HER2 양성 위암 등을 중심으로 폭넓은 임상이 진행하는 만큼 개발 완료될 경우 아시아 지역 내에서 경쟁력이 큰 약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