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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 담아 떠나는 ''러브 스토리 별빛열차''
- [조선일보 제공] 열차에서 즐기는 라이브 음악, 장미꽃에 사랑을 담은 프러포즈, 낭만이 있는 차이나타운 산책…. 인천관광공사와 ㈜코레일투어서비스가 내년도 '인천 방문의 해'를 맞아 '러브 스토리 별빛열차'라는 이름의 관광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첫 운행을 시작한 '별빛열차'는 전용 열차를 타고 서울역을 출발해 경인전철 인천역까지 오가면서 열차 안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인천역에 도착하면 열차에서 내려 바로 앞에 있는 인천 차이나타운을 둘러보며 1시간 정도 자유시간을 갖도록 해 재미를 더했다. 내년 9월 말까지 모두 31회 운행하며, 여행 시간은 오후 7시30분~10시30분이다. 이번 달의 경우 20, 24, 26, 29, 30일에 운행한다. 운행 일자 확인과 예약은 ㈜코레일투어서비스 홈페이지나 전화(1544-7786)로 할 수 있다. 1인 3만5000원. 문의 (032)220-5063 ◆열차 안의 다양한 재미 서울역 대합실 2층 코레일투어서비스 서울역점 앞에 모이면서부터 여행은 시작된다. 오후 7시30분 서울역 출발. 전용 열차는 좌석 60석에 예쁜 실내장식과 조명을 갖춘 객차 6량과 식당칸 1량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식당칸은 '카드(타로)로 점 보기' 등 이벤트 장소로만 사용되고 음식은 팔지 않는다. 열차를 타면 은은히 때로는 경쾌하게 흘러나오는 음악 속에서 승무원이 예쁜 장미꽃을 건네준다. 이 꽃을 함께 온 사람, 특히 연인에게 주며 프러포즈하라는 뜻이다. 객차 중 1량에는 옛 음악다방을 생각하게 해주는 'DJ 박스'가 있어 신청곡을 받고, 사연도 소개해 준다. 사연이 소개된 사람에게는 카드로 점을 볼 수 있는 상품권 등을 선물로 준다. 이 박스 앞에서는 20~30여 분씩 라이브 공연도 열린다. 주로 1970~80년대 노래를 들려준다. 다른 객차에서는 앞뒤에 달린 모니터로 이 공연을 보며 즐길 수 있다. 틈틈이 승무원들이 객차를 돌아다니며 풍선으로 강아지나 꽃 등을 만들어 손님들에게 선물한다. 식사 대신 2명에 1병씩 와인을 주고, 간단한 다과를 간식으로 제공한다. ▲ 지난달 29일 인천 차이나타운에서‘별빛열차’승객들을 위한 공연이 열리고 있다. /인천관광공사 제공◆'한국 속의 작은 중국' 차이나타운 인천 차이나타운에는 즐길 것이 많다. 그 자체가 국내에 단 하나뿐인 '공인된' 차이나타운이라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인천역 대합실 밖으로 나오면 길 바로 건너편이 차이나타운이다. 중국 여자들이 입는 치파오(旗袍), 손으로 면을 뽑아 만든 옛날식 자장면, 중국사람들이 명절 때 먹는 월병(月餠), 텅 빈 속에 꿀이나 설탕이 조금 들어 있는 공갈빵…. 볼거리도 많다. 국내 자장면 발상지로 알려진 옛 '공화춘' 건물, 타일 수천 장을 이용해 135m 길이에 '적벽대전' 등 삼국지의 여러 장면들을 그려 넣은 벽화 거리가 대표적이다. 이곳과 연결된 자유공원은 국내 최초의 근대식 공원으로, 산책하기 좋다. 이런 곳을 즐기기에 1시간은 너무 짧을 정도다. 인천관광공사 한현옥 마케팅운영팀장은 "지난달 29일 첫 여행 뒤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55.9%가 '만족한다', 26%가 '보통'이라고 답했다"며 "차이나타운에 머무는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쉽다는 반응이 많아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달콤한 소곡주에 취하고 황금빛 갈대밭 노을 데이트☞휴양림·송이·열목어… ''청정봉화''가 뜬다☞1년 52주 당일치기 여행 - 경북 봉화 청량사
- 에넥스 2009년 과일캘린더 `시선집중`
-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에넥스(011090)가 매년 제작하는 신년 캘린더가 인기를 끌고 있어 화제다. 고객들에게 반응이 좋아 대리점이나 본사에 요청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에넥스측은 "새로운 스타일의 캘린더를 매년 제작했는데 소비자들의 호응이 너무 좋았다"라며 "캘린더를 돈을 주고 사고 싶다는 고객까지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에넥스는 2005년에는 쿠키, 빵, 아이스크림 등 음식 모양의 선물장갑 캘린더를, 2006에는 무, 당근, 게, 수박 등 음식 재료가 담긴 장바구니 캘린더를 제작했었다. 지난해에는 애완동물 컨셉으로 돼지, 고양이, 강아지, 앵무새 등을 원하는 위치에 부착시킬 수 있는 캘린더를 제작해 배포했다. 올해는 사과 토마토 수박 포도 등 과일 모양들로 꾸며진 냉장고 부착형인 `2009년 과일 캘린더`를 선보였다. 이 캘린더는 월별로 과일 모양으로 디자인 됐으며 냉장고를 포함해 거실이나 자녀방 등 원하는 위치에 부착할 수 있도록 활용도를 높였다. 무독성에 냄새가 없는 친환경 양면 접착제를 써 손쉽게 붙일 수 있다. 에넥스가 캘린더 제작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제작하는 데는 `캘린더에도 에넥스 디자인 컬러를 담아보자`는 취지가 담겨져 있기 때문. 이와 함께 고객들의 높은 호응을 발판으로 냉장고형 캘린더는 실용신안에 등록까지 시켰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 유치 및 DM 용도 정도였지만, 이제는 만만치 않은 광고효과를 가져다주는 효자 상품"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유명 잡지사에서 별책 부록으로 활용하겠다는 요청도 있다"며 "아이디어 회의를 수차례 열었고 기존 스타일의 구태의연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을 펼친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 관련기사 ◀☞에넥스 부엌가구 `주부공간` GD부문 지경부장관상
- [모닝커피] "나는 굶어도 개는 안굶겨" 쌀은 안사도 사료는 산다
- [조선일보 제공] 불경기 탓에 대부분의 분야에서 소비가 줄고 있지만, 애완용품 매출은 훨훨 날고 있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굳게 닫아도 가족처럼 키우는 애완동물을 위한 씀씀이는 오히려 늘리고 있는 것이다. GS마트에 따르면, 지난달의 애완용품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8% 증가했고, 올들어 1월부터 10월까지는 6.2% 늘었다. 애완용품 중에서도 식품은 6.1% 증가한 반면, 샴푸·탈취제·의류 같은 기타용품은 10.5%나 늘었다. 특히 최근에는 강아지보다 고양이용품 관련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고양이를 애완용으로 키우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GS마트에서 애완고양이 관련 상품의 매출 증가율은 작년보다 4.5배나 늘었다. 다른 대형마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신세계 이마트의 올 9월과 지난달 애완용품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8.1%, 19.3% 늘었다. 이마트는 애완용품 매출이 크게 증가하자, 지난달 대형마트 최초로 개와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위한 '이마트 자체 상표'인 '엠엠독스'와 '엠엠캣츠'를 선보였다. 엠엠독스는 애견용 사료 11개, 껌과 육포 등 간식류 21개, 방석, 목줄 등 애견용품 35개로 모두 67개 품목이며 기존 '제조업체 자체 상품'에 비해 10~20% 정도 가격이 싸다. 롯데마트에서도 올 들어 9월까지 애완견 관련 상품은 8%, 애완고양이 상품은 45%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불황에도 애완용품 매출이 증가하는 것은 독신 가정이나 독거 노인층이 늘고 있는 것과 관계있다고 지적한다. 부모가 아이를 위한 소비는 가급적 줄이지 않듯이, 홀로 사는 사람들도 자식처럼 생각하는 애완동물을 위해선 지갑을 열고 있다는 얘기이다. 이마트의 홍자민 애완용품 바이어는 "특히 불경기에는 애완동물로부터 마음의 위로를 받고 싶어하는 심리도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3일 동안 일본 큐슈 여행하기②] 자연속의 나카츠-우사
- [조선일보 제공] 큐슈는 온천으로 유명한 섬이지만 알고보면 온천보다 더욱 아름다운 여행지가 많은 곳이다. 광활한 평야의 아프리칸 사파리, 웅장한 히가시시야노 폭포, 아지무 포도주공방, 지옥온천순례 등 큐슈를 체험하는 두번째 방법을 만나보자. 가파른 바위산과 함께 장엄한 건축미를 보여주는 라칸지절이 있는 나카츠. 드넓은 평야와 폭포, 아침안개 등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유산이 조화를 이루는 우사. 특히 한국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우사는 시원한 폭포와 야생을 그대로 보여주는 아프리칸 사파리가 있어 꼭 추천하고 싶은 도시. ▲ 라칸지 절1. 라칸지 절 라칸지 절은 645년 법도선인이 인도에서 가져 온 금동불을 지금도 보존하고 있는 곳으로 라칸산의 중턱에 있다. 자연적으로 생긴 동굴에 석불을 모시고 목조 건물로 입구를 만들어 놓은 이 절은 건축물의 웅장함과 절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경치가 장관을 이룬다. 산에 지어진 라칸지 절은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는데 안전장치도 없는 귀여운 1인용 리프트가 재미있어 상당히 인기가 있다. 라칸지 절을 방문하자마자 눈에 띄는 것은 벽면에 붙어있는 수많은 주걱들. 이곳에서는 주걱에 소원을 적어 직접 못을 박아 붙이면 소원이 이루어 진다고 믿는다. 한글이 적힌 주걱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 ①매력적인 리프트의 모습 ②소원을 적은 주걱들* 리프트 이용 요금 : 왕복 700엔 * 관람 시간 : 오전 8시 30분 부터 오후 5시 ▲ 아오노도몬 입구2. 아오노도몬 아오노도몬이라는 이름의 이 터널은 '켄카이'라는 승려가 라칸지 절을 참배하려고 보니 절에 이르는 절벽이 너무 험난하여 안전한 길을 만들고자 직접 뚫은 터널. 당시에는 가파른 절벽에 묶어놓은 쇠사슬에 의지해 이 길을 건너다 추락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정과 망치만으로 30년에 걸쳐 약 185m에 이르는 굴을 뚫은 켄카이 승려를 기념하기 위해 동상과 불상이 모셔져 있고 당시의 터널도 일부분 보존되어 있다. 보존된 굴과 차가 이동할 수 있도록 새로 뚫어놓은 터널의 구분이 모호해 터널을 아오노도몬이라고 착각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 ①그 당시 손으로 뚫은 터널의 일부 ②켄카이 승려 동상 ③터널 내부에 모셔진 불상3. 야바케 다리 (오란다 다리) 별칭 '오란다(네덜란드) 다리'라고 불리는 야바케 다리는 일본에서 하나밖에 없는 아름다운 8개 아치로 구성된 돌다리다. 전체 길이는 100m에 이른다. ▲ 야바케다리4. 후쿠자와 유키치(福沢諭吉) 기념관 현재 일본의 1만엔 지폐에 인쇄되어 있는 인물인 후쿠자와 유키치의 기념관. 일본의 대표적인 교육자이자 사상가인 그를 기념하는 곳으로 그의 사상과 인생이 도표로 전시되어 있으며 기념관의 바로 옆에는 후쿠자와가 살았던 고저택이 있다. ▲ ①만엔에 인쇄된 후쿠자와 유키치 ②후쿠자와 유키치 생가* 관람 요금 : 고등학생 이상 400엔 / 중학생 이하 200엔 * 관람 시간 :오전 8시 30분 ~ 오후 5시 ▲ 선명한 색의 코스모스5. 산코마치 휴작기간에 밭에 코스모스를 심어놓아 끝없이 펼쳐지는 코스모스가 장관인 곳. 반짝이는 햇빛을 받으며 바람에 살랑이는 코스모스들 한가운데서 사진을 찍어보자. 여기야말로 꽃천지. ▲ 이 곳에서 생산된 와인들6. 아지무 포도주 공방 이 지역 최고의 포도밭에서 재배한 포도로 고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는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아지무 포도주 공방. 2008년에 생산된 보졸레 누보를 비롯해 다양한 와인을 시음하고 구입할 수 있다. 공방 옆의 기념품 가게에서 파는 포도맛 소프트 아이스크림의 맛도 일품!(한개 300엔) * 관람 시간 : 오전 9시 ~ 오후 4시 * 휴일 : 매주 화요일 * 입장료 : 무료 ▲ ①아지무 포도주 공방 입구 ②와인을 숙성시키는 창고 ③시음용으로 전시되어 있는 와인 외에도 취향에 맞는 와인을 추천받아 시음할 수 있다.▲ 히가시시야노 폭포7. 히가시시야노 폭포 히가시시야노 폭포는 우사지역에서도 특히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관광명소로, 높이 87m에 이르는 거대 폭포이다. 사방을 둘러싼 절벽 저 편에서 세차게 낙하하는 폭포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폭포로 향해 가는 삼나무길과 거친 바위들 사이로 흐르는 물의 모습도 상당히 멋있는 곳. 하지만 길이 미끄러우니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자. ▲ ①폭포를 둘러싸고 있는 절벽 ②폭포의 시작 지점8. 아프리칸 사파리 끝없이 펼쳐지는 대평야에 69종, 1300여마리에 이르는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는 아프리칸 사파리. 자연을 만끽하며 살아야하는 동물들이 철창이나 비좁은 동물원에 갇혀 있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꼈다면 이곳에서는 비교적 여유로운 마음으로 야생동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 ▲ ①②여러 종의 개와 고양이를 풀어놓아 자유롭게 관찰하고 만져볼 수 있다. ③깜찍한 캥거루. 바로 옆으로 뛰어다니는 캥거루에게 부딪히지 않게 조심하자.▲ 생고기를 받아먹는 사자아프리칸 사파리는 정글버스라고 불리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사료를 구입하면 동물들에게 직접 먹이를 줄 수 도 있다. (동물들마다 먹는 사료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것을 주어야 하는지 가이드의 설명을 잘 들어야한다.) 먹이를 주는 것에 길들여져서인지 정글버스가 등장하면 동물들은 하나 둘 버스 주위로 모이는데 이때가 사진을 찍기에 가장 좋은 기회이다. 친구가 먹이를 주고 있다면 버스의 유리에 바짝 붙어 열심히 셔터를 눌러 보자. '밥' 앞에서 방심한 그들의 천연덕스러운 모습을 간직할 수 있을테니. (기린에게 먹이를 줄 때는 사진은 자제하기를 권한다. 침을 흘리는 모습이 굉장하기 때문에 연약한 분들은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 ①동물들의 먹이가 담긴 상자 ②선명한 줄무늬의 얼룩말들 ③끝없이 펼쳐지는 넓은 평원의 모습이곳의 또 하나의 매력은 정글 버스를 타지 않고 내 차를 끌고 관람(마이카 서비스)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 때는 사파리 견학 가이드인 DVD를 빌리면 혼자서도 자유롭게 동물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 DVD 대여료 : 500엔) 커다란 야생동물들 뿐만 아니라 귀여운 강아지와 고양이들도 다양한 종들을 만나 볼 수 있고, 갓 태어난 새끼 사자를 직접 안아볼 수 도 있으니 이 곳에 갈 마음이 있다면 어서 발걸음을 재촉해 보자. ▲ 정글버스* 입장요금: 성인(고등학생 이상) - 2,300엔 / 청소년(중학생 이하) - 1,300엔 * 입장시간 : 9시 부터 5시 까지 (동절기인 11월~2월은 10시 부터 4시 까지) * 정글버스 요금 : 성인(고등학생 이상) -1,000엔 / 청소년(중학생 이하) - 800엔 (운행시간은 평일에는 20-30분 간격, 주말은 10-15분 간격으로 있음) * 공식사이트 : http://www.africansafari.co.jp▶ 관련기사 ◀☞[3일 동안 일본 큐슈 여행하기①] 로맨틱한 도시, 히타
- 손예진 '청순한 A양'의 진실..."어린나이 주연 강박 컸다" (인터뷰①)
- ▲ 손예진(사진=한대욱 기자)[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사람 사이에 오해는 생기기 쉽다. 기자의 지인 중 한 명은 옆에서 불러도 모른 척 외면하는 경우가 잦았다. 내심 사람 말을 무시하나 싶어 기분이 상했다. 결국 왜 들은 척도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그 사람은 한 쪽 귀가 좋지 않아 잘 들리지 않는다며 미안해했다. 알고 보니 청력 문제로 군대를 면제 받은 사람이었다. 이렇듯 곁에서 함께 지내는 사람 간에도 오해가 생기기 쉽다. 하물며 카메라를 통해 만나는 연예인에 대한 오해는 오죽할까. 연예인은 대중의 곁에 있지만 또 먼 곳에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또한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도 없다. 대중들의 부러움을 받지만 그만큼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그들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해석되고 이야기 된다. 그 시발점은 오해고 결과는 루머다. ◇'아내가 결혼했다', '청순한 A양' 또 다른 루머 양산 우려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의 인터뷰를 위해 만난 손예진도 누군가의 오해로 비롯된 대중들의 루머 속에 오랜시간 소위 '청순한 이미지의 A양'으로 살았다. 손예진은 지난 5월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에 출연해서도 자신을 둘러싼 3대 루머 즉 ‘드라마 온에어의 건방진 톱스타 오승아의 실제모델이다’와 ‘고등학교 때부터 나이트클럽 죽순이었다’, ‘강북 강아지를 무시했다’에 대해 해명한 바 있다. 손예진은 그런 측면에서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의 출연을 주저했다. 일처다부를 주장하는 주인공 주인아로 인해 행여 또 다른 오해를 받게 될까 싶어서다.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는 제2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박현욱 작가의 원작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발표 당시 여자 주인공 주인아가 일처일부제를 부정하며 일처다부를 실천하는 설정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손예진은 "극중 주인아가 남편인 노덕환(김주혁 분)에게 '하늘의 달이나 별을 따다 달라는 것이 아닌 남편만 하나 더 달라'는 투정을 부리는 대사가 있다"며 "그 대사를 할 때 주인아가 미친 X이 아니냐며 감독에게 항의할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예진이 주인아라는 캐릭터를 선택한 것은 묘한 끌림 때문이었다. 주인아 같은 여자를 관객들이 이해해줄 것 같지 않았지만 배우로서는 흥미로운 캐릭터였고 도전이었기 때문이다. 연기로 평가를 받고 싶은 손예진의 오기도 발동했다. 영화를 촬영하며 20대 중반의 여자 손예진의 부끄러움이나 개인적인 생각은 개입되지 않았다. 개봉 후 화제가 된 김주혁과의 베드신에 대해서도 손예진은 “작품을 선택했을 때 이미 마음먹었던 부분”이라며 오히려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던 것도 배우로서 작품에 최선을 다했다는 자신감에서 기인했다. ◇'건방진 그녀' 인정, "꼬맹이 시절엔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손예진이 연기에 있어 자신감을 갖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손예진은 또래 배우들에 비해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연기변신을 시도했다. 1982년생인 손예진이 1999년 CF로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 약 1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6편 남짓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또래 배우들과 비교할 때 단연 돋보이는 행보다. 손예진은 청순한 고교생에서부터 섹시함으로 무장한 작업녀, 남편의 외도를 알고 괴로워하는 유부녀, 헤어진 뒤 진짜 연애를 하게 되는 이혼녀, 기억상실증에 걸린 아내, 소매치기 집단의 리더, 사회부 기자 등등 많은 캐릭터를 자신의 얼굴로 삼았다. 그리고 매 캐릭터 모두 드라마와 영화의 간판인 주인공이었다. 데뷔 초 2~3년을 제외하고 손예진은 20대 초반부터 ‘주인공’이란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채 촬영현장에 나가야 했다. ▲ 손예진(사진=한대욱 기자)“사실 그때는 촬영현장 주변이 보이지 않았어요. 꼬맹이였죠.” 손예진은 20대 초반의 자신을 ‘꼬맹이’라고 칭했다. “꼬맹이 때는 연기도 잘 몰랐고 사람들 사이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 지도 잘 몰랐다. 오로지 내 연기에만 조바심을 내고 급급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수많은 스태프들과 선배 연기자들이 20대 초반의 여자 주인공 손예진을 주시했다. 손예진은 그런 촬영장의 분위기까지 계산하며 연기에 임할 정도로 여유가 있질 못했다. “사람들이 저를 보고 있다는 걸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손예진은 오직 카메라에만 집중했다. 이유는 하나였다. 연기 하나만 잘 하기에도 20대 초반의 손예진에겐 큰 부담이었기 때문이다. “주연배우가 연기를 못한다는 말을 들을까봐 늘 노심초사했어요. 게다가 붙임성 있는 성격도 못됐구요.” 스태프들이나 배우들과 어울리기보다 그 시간에 대본을 더 보고 연기를 위한 감정에 몰입하는 것이 ‘꼬맹이 손예진의 생존법’이었다. 그 밖에 다른 걸 볼 여유나 자신감이 당시 그녀에겐 없었던 것이다. 그만큼 연기에 대한 강박관념과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커서였다. “아마도 그래서 저에 대한 오해가 그렇게 많이 생겨나지 않았나 싶어요. 그때 제가 인사도 잘 않고 사람들과 제대로 어울리지도 않았었거든요. 손예진은 그렇게 '청순한 A양'의 오해를 일정 부분 스스로 인정했다. 하지만 "지금은 분명 달라졌다”는 게 또 그녀의 말이다. “시야가 많이 넓어졌어요. 예전엔 촬영장에 들어서면 카메라만 보였었는데, 요즘은 스태프들에 동료 배우들까지 다 보이죠. 그런만큼 여유가 생겼달까요?” ◇배우 손예진의 연기관, "1%라도 가능성이 있으면 도전한다"그래도 낯을 가리고 친한 사람들과만 어울리는 천성 자체는 어쩔 수가 없는가 보다. 손예진은 "모든 사람들과 다 잘 지내기는 연기 잘 하는 일보다 더 힘든 일인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대구에서 자란 손예진은 연예계 관계자들보다 오히려 서울로 상경한 고등학교 동창생들을 더 자주 만난다고 했다. 그들만큼 자신을 오해 없이 봐주는 사람들이 또 없기 때문이다. 오해로 비롯된 루머 속에서 살아가는 것은 어찌보면 연예인의 굴레와도 같다. 연예계의 온갖 억측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며 살아가는지 궁금했다. “거의 집에서 지내는 편이구요. 가끔 여행을 다니며 스트레스를 푸는데 그래도 가장 손쉬운 스트레스 해소법은 책 읽기예요.” 손예진은 최근 베스트셀러 목록 또한 줄줄이 꾀고 있었다. 소설을 주로 읽지만 여러 가지 분야 가리지 않고 손 뻗치는 대로 읽는 잡식성이라 했다. 인터뷰 내내 옆에서 입을 닫고 있던 손예진의 매니저는 입이 근질근질하다는 듯 그제서야 한마디를 거들었다. “제가 예진 씨와 5년 동안 일을 함께 하면서 방송국보다 서점 심부름을 더 많이 한 것 같아요. 한 번 서점에 가면 양손으로 가득 책을 사가지고 오게 되죠. 제가 무슨 서점 직원도 아니고...” ‘아내가 결혼했다’의 원작소설 역시 손예진은 2년 전에 읽었다고 했다. '과연 내게 이런 역이 주어진다면 할 수 있을까?' 고개를 갸웃하며 읽은 기억이 난다고. 그러나 결국 소설 속 주인아는 손예진의 또 다른 이름이 됐다.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물어봤다. 왜, 파격적인 주인아를 선택했냐고. 손예진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고 쉬웠다. “제가 표현할 수 있는 느낌이 1% 정도라도 있어 보여 도전했어요.” 대답은 짧았지만 그 속엔 배우로서 손예진이 품은 신념이 오롯이 묻어났다. ▶ 관련기사 ◀☞배우 손예진이 노출신 보다 더 두려워하는 연기는?"(인터뷰③)☞손예진 "결혼에 대한 환상 아직 있어"(인터뷰②)☞손예진-김민선, 대역 없는 과감한 노출 연기 '화제'☞손예진, "이미지 걱정됐지만 필(feel)이 왔다"☞'아내가 결혼..' 손예진, "극중 인아 미친 X 같아 감독께 항의도"
- [유럽축구 확대경] 절대강자도, 동네북도 없다
- ▲ 퍼거슨 맨유 감독(왼쪽)-호날두[이데일리 SPN 임성일 객원기자] 2008-2009시즌 유럽이 심상치 않다. 아직 초반이기는 하지만 리그불문, 통상적으로 강호로 분류되는 클럽들의 고전하는 기운이 역력하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관왕에 빛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주전들의 부상 악재 속에 15위(1승2무1패)라는 저조한 스타트를 끊고 있다. 그래도 박지성이 선제골을 넣었던 첼시와의 원정경기(9월21일/1-1), 미들즈브러와의 칼링컵 승리(9월23일/3-1)로 기력을 회복하고 있으니 그나마 낫다. 이번 시즌 빅4(맨유-첼시-리버풀-아스널)의 아성을 위협할 강력한 대항마로 꼽혔던 토트넘은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2무3패) 20개 클럽 중 최하위다. 강력한 개혁을 선언한 라모스 감독의 얼굴에서 제대로 된 기색을 찾을 수 없을 정도다. 이탈리아로 건너가면 절치부심했던 AC밀란의 답답함이 눈에 띈다. 볼로냐와의 개막전(1-2)과 게오나와의 2차전(0-2)을 내리 패하면서 안첼로티 감독의 경질설까지 분분했다. AS로마 역시 나폴리와의 개막전에서 비기고(1-1) 2차전 팔레르모에게 완패(1-3) 당하는 등 좋지 않은 출발이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데 누만시아(0-1패)와 라싱 산탄데르(1-1무)에게 체면을 구긴 것을 이제 갓 승격한 스포르팅 히혼(6-1)에게 분풀이한 정도다. 클린스만 감독 체제로 바뀐 분데스리가의 대명사 바이에른 뮌헨도 9월20일 베르더 브레멘에게 2-5로 맥없이 무너지는 아픔을 맛봐야했다. 언급한 클럽들은 올 시즌 패권을 노리는, 자타공인 각 리그의 정상급 전력으로 분류되는 클럽들이다. 그럼에도 더딘 걸음을 면치 못하는 것은, 그네들이 못했다기보다 상대들이 단단해진 까닭이다. 축구판의 상향평준화라는 흐름이 어제오늘의 분위기는 아니나 이젠 무조건 이길 팀도, 무턱대고 두려할 클럽도 없어지는 형국이다. 절대강자도, 동네북도 사라졌다. 지난 시즌 챔피언십 3위로 EPL에 턱걸이했던, 100년이 넘는 클럽 역사상 최초로 1부리그에 출전하는 ‘막내’ 헐 시티는 뉴캐슬 Utd.을 잡고(2-1) 에버튼과 비기는(2-2) 매운 맛을 보이며 5라운드 현재(2승2무1패) 7위다. 스페인에서는 창단된 지 채 10년이 못된 ‘진짜 막내’ 알메리아가 형님들을 따돌리고 2위(2승1무)에 올라있다. 겨우 3경기에 호들갑이라는 지적이 무리는 아니나 발렌시아와도 비긴(2-2) 전력이 결코 호락호락하진 않고 충분히 기특하다. 지난 시즌 천신만고 끝에 강등 데드라인 앞(17위)에서 멈춰선 이탈리아의 카타니아 역시 달라졌다. 전설적 수문장 젠가 감독과 함께 쉽사리 무너지지 않는 팀 컬러로 3위(2승1패)에 올랐는데, 인터 밀란과의 원정(1-2패)에서도 주눅 들지 않았고 외려 챔피언은 당황했다. 독일도 시끄러운데 3부리그에서 2부로 올라온 지 1년 만에 재차 분데스리그로 승격(2부2위)한 ‘월반클럽’ 호펜하임이 3승1무1패로 2위까지 치솟았다. 프랑스 리그1 17위로 지난 시즌을 마감했던 툴루즈의 3위 비약(3승2무1패), 2부6위라는 마지노선에 걸려 PO를 통해 극적으로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올라선 덴 하흐의 3위(2승1패) 등 유럽전역에서 기존 패러다임에 반기를 든 후발주자들의 약진이 제법 매섭다. 챔피언스리그도 섣부른 전망을 지양케 하고 있다. 꿈의 무대 ‘초짜’이자 루마니아 내에서도 강호로 취급받지 못했던 클루지가 AS로마 원정에서 승리(2-1)를 거둔 것은 제법 큰 성과다. 이름도 낯선, 키프로스 클럽 축구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본선진출이라는 드라마를 이미 완성한 아노르토시스 역시 독일로 건너가 베르더 브레멘과 당당(0-0)하게 맞섰다. 그야말로 하룻강아지가 범을 무는 세상이다. 이름값만으로 재단하기 참으로 어려운 시절이다. 물론 이들의 선전이 오래 지속될지 여부는 장담키 어렵다. 그러나 지금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는 자극제란 생각이다. 어쩌면 그리도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가는지, 시즌 전 우승후보로 꼽았던 성남, 수원, 서울, 울산, 포항 등이 개막 이래 내내 선두권을 지키며 안정되게 운항하고 있는 K리그보단 보기 좋지 않은가./<베스트일레븐>기자 ▶ 관련기사 ◀☞박지성, 칼링컵 결장...주전 경쟁 구도와는 무관☞[유럽축구 확대경] 챔스 무대 나선 레알의 ‘절박한 도전’☞축구팬, '이번 시즌 가장 기대되는 유럽파는 김두현'☞[사커 in]베르바토프에게 맨유가 열광하는 까닭은...'뉴 칸토나?'☞박주영, 박지성과 유럽에서 '양 朴 시대' 열까?
- 주성치를 보고 있어도 그가 그립다 ...CJ7-장강 7호
- ▲ CJ7-장강 7호[조선일보 제공] 폭염도, 블록버스터의 대공세도 주춤해진 8월 넷째 주말. 조선일보 영화팀의 선택은 착한 가족영화 'CJ7-장강 7호<사진>'다. 그런데 잠깐. 이 영화는 주성치 연출·주연의 최신작이 아니었던가. 지저분한 농담과 슬랩스틱 코미디, 분비물 유머로 대표되는 B급 영화(완성도 낮은 저예산 영화)의 제왕 주성치가 '바른생활 소년'이 되어 이렇게 착한 영화를 찍었다니. 주성치 스스로도 여러 번 고백했다시피 'CJ7-장강 7호'는 스티븐 스필버그와 'ET'에 대한 오마주(경배)다. 소년·소녀들의 넋을 뺄 만큼 귀여운 외계 생명체 장강 7호와 소년 샤오디(실제로는 소녀 배우 서교)의 우정과 이별이 핵심 모티브. 그 안에는 비록 가난하더라도 자식은 올바르게 키우겠다는 부정(父情),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면서도 동심을 잃지 않는 소년의 순수(純粹), 정직하게 살면 언젠가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낙관주의가 도저한 강물이 되어 굽이치듯 흐른다. 물론 순치된 이 가족영화에도 주성치 특유의 청결하지 못한 서명(署名)은 몇 군데 존재한다. 자신의 코딱지를 손가락으로 튕기다 더 이상 여의치 않자 혓바닥으로 말아 감는다던지, 손바닥과 발바닥을 이용하여 수십 마리의 바퀴벌레를 순식간에 압사시키는 특유의 신기(神技)는 여전하다. 하지만 그 유머가 본질이던 주성치 영화와, 그 유머가 한 스푼 양념이 되어버린 주성치 영화를 보는 팬의 심경은 착잡할 수밖에 없다. 감독의 비주류 취향과 대중과의 접점을 절묘하게 포착했던 '쿵푸허슬'(2005)의 성공 이후 주성치는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부담 없는 예산 규모 안에서 자신만의 취향을 고집할 수 있었던 초창기와 달리, 이제 그는 수백 억 제작비의 압박 속에서 대중의 취향을 먼저 고민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나만의 주성치'와 '모두의 주성치' 사이에서, 이 유머 9단의 줄타기가 위태롭다. ▶ 줄거리 샤오디(서교)는 가난하지만 행복하다. 공사장 날품팔이로 생계를 꾸리면서도 하나뿐인 아들을 끔찍하게 보살피는 아빠(주성치)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빠 욕심으로 입학한 사립 초등학교. 구멍 뚫린 운동화의 지저분한 샤오디는 또래들의 놀림감이 된다. 모든 세간을 쓰레기 더미에서 주워 오는 아버지는 이번에도 그곳에서 정체불명의 녹색 고무공을 장난감이랍시고 가져온다. 애완용 로봇 강아지 '장강 1호'를 원했던 샤오디는 그 공을 '장강 7호'로 호명한다. 그런데 이 고무공, 지구의 물체가 아니다. 놀랍게도 외계 생명체였던 것. ▶전문가별점·유머 9단 주성치가 착한 디즈니 스타일을 만나니, 교훈주의 작렬! ★★★ 황희연·영화칼럼니스트·주성치와 채플린의 '키드'가 만나 일으킨 심심함과 아기자기함. ★★☆ 이상용·영화평론가
- (프리즘)姜장관, 정작 늑대가 오면 어쩌려고
- [이데일리 김수연기자] 이래서 위기고 또 저래서 위기다. 8일 오후,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급작스레 기자실을 찾았다. 최중경 1차관이 짐을 싼지 24시간도 안돼서다. 본인은 남고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물어 내보내는 `굴욕`을 당한 장관의 심정이 오죽하랴. 더구나 `시늉개각` `대리경질`이라며 오히려 여론이 악화, 역풍이 부는 상황이다. 장관의 소회와 심경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재정부는 선수를 쳤다. 격식을 갖추지 않는 즉석 브리핑인데 보도자료가 배포됐다. 기자실에 도착한 강만수 장관은 바로 자료를 읽기 시작했다. 주가가 심상찮으니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겠다, 경제정책조정회의는 위기관리대책회의로 격상한다, 유가 비상대책을 가동한다. 요컨대, 다용도 포석으로 위기론을 강조했다.`배가 침몰하는데 선장 바꾸자 말자 할 때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걸로 보인다. `질책 당할만큼 당했다, 일단락됐으니 이제 그만하라`는 의도도 감지됐다. 보좌진들은 장관이 모진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곤욕 치르는 것도 막고 싶었음직 하다. 새 정권 들어 `위기`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는다. 대통령은 취임직후부터 위기를 외쳤다. 거대 여당의 실세 정책위의장은 외환위기를 거론하기도 했다. 정치가들이야 그럴 수도 있다고, 시장도 국민도 생각한다. 그러나 경제관료는 다르다. 국민은 그들에게 정치하라고 세금으로 월급 준 적 없다.그런데 당국도 수시로 위기를 거론한다. 상반기에 정부는 먼저 나서 경기침체를 얘기했다. 추경예산을 편성하고 금리를 내려야겠다는 목표의식에 사로잡혀서다. 말할 것도 없이`그놈의 7%성장`(강만수 장관 발언) 때문이었다. 이제 재신임을 받은 강만수 장관이 다시 위기라고 한다. 이날 강 장관은 `위기론을 조장하는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 `위기를 위기라 하는데 무엇이 잘못됐는냐`는 요지로 답변했다. 그러나 해결방안을 내놓는 게 책무인 이들이 불안을 조장하는 건 정상이 아니다. 안그래도 금융시장은 패닉 상태에 가까워지고, 투자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정부의 오락가락 하는 상황진단과 신호는 시장참가자들에게 엄청난 혼선을 주고 있다. 지금 대외경제 날씨는 극히 나쁘고, 이런 상황은 우리 경제에 치명적이다. 대단히 어렵다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렇다고 `위기`가 뉘집 강아지 이름인양 시도 때도 없이 불러대서는 안된다. 어떤 다른 의도로 그래서는 더 더욱 안된다. 일국의 경제정책을 책임지는 최고위 당국자는 진중해야 한다. 지나간 날보다 다가올 날이 더 문제다. `늑대가 온다`를 남발하면 정작 진짜 늑대가 올 때, 아무도 양치기 소년의 말을 안믿는다. 국민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하려면 신뢰부터 얻어야 한다. 양치기소년의 낙인이 찍힌 채 백날 호소해봐야, 냉소적 반응 외엔 돌아올 게 없다.
- [유럽축구 확대경] 박지성과 김동진, 동반 우승을 향하여
- [이데일리 SPN 임성일 객원기자] 한국인 최초로 ‘꿈의 무대’라 불리는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는 맨체스터Utd.(이하 맨유)의 박지성. 2번이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차붐’ 차범근(현 수원감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UEFA컵 파이널 무대에 도전하는 제니트의 김동진. 야심차게 붓을 꺼내들고 굵직한 획을 긋기 위해 유럽대륙에 우뚝 서있는 두 주인공 덕분에 유럽대항전을 마치 내 팀 응원하듯 바라보는 팬들이 적잖다. 2008년 4월30일(챔스 4강 2차전)과 5월2일(UEFA컵 4강 2차전/이하 한국시간). 하루의 공백을 두고 징검다리로 이어진 이 날들이 한국축구사의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유럽 클럽대항전의 양대산맥인 챔피언스리그와 UEFA컵 4강에 나란히 대한민국 선수가 활약한다는 자체가 놀랍고, 기특하고, 그저 대견스럽기만 하다.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이야 당연지사고 기왕 여기까지 왔는데, 커리어 평생 또 언제 찾아올지 보장할 수도 없는 기회인데, 내친걸음 동시에 결승에 오르는 기쁨까지 선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맨유나 제니트 모두 적진에서 승점을 챙겨 홈으로 돌아왔다는 것이 일단 고무적이다. 맨유는 바르셀로나의 안방 누 캄프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누군가는 C.호날두의 PK 실축이 아프다 말하지만, 전체적으로 일방적이다 싶을 만큼 바르셀로나의 창끝이 무서웠으니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일부에서는 당시 박지성의 활약이 미미했다고 폄하했으나 안정에 방점을 찍었던 퍼거슨 감독의 의중을 감안할 때, 분명 잘했다. 올드 트래퍼드로 바르셀로나를 불러들인 맨유는 이제 홈팬들과 함께 환호성을 지르는 단꿈을 꾸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음이 마냥 편한 것은 아니다. 긁어 부스럼 같은 걱정이나 1차전에서 득점을 올리지 못한 채 무승부로 끝낸 것은 못내 아쉽다. 원정다득점 원칙이 적용되는 대회 성격을 감안할 때, 2차전에서 골을 허용한다면 비겨도 패한다. 바르샤급 공격력이라면, 한 골이 대수는 아닐 터다. 그래서 박지성이 더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8강 1차전부터 이어진 ‘꿈의 무대’ 연속출장 기록을 잇는 동시에 특유의 성실한 스태미나로 중원의 거름종이 역할을 해준다면, 그래서 9년 만에 맨유의 결승행을 돕는다면 정말 금상첨화겠다. 꿈처럼 말했으나 단순히 꿈에 그칠 일만은 아니다. 제니트의 상황은 더 좋다. 상대가 분데스리가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이다.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어울릴법한 매머드 클럽과 마주하고 있는데, 그런데 이 용감무쌍한 ‘하룻강아지’가 일단 코를 물어버리는 데까지 성공했다. 독일에서 열린 1차전에서 제니트는 F.리베리에게 선제골을 허용하고 루시우에게 또 골을 내줬음에도 불구하고 1-1로 비겼다. 루시우의 헤딩골이 고맙게도 자책골이었다. 결국 어웨이 경기에서 골을 넣고 비겼으니 맨유보다 나은 상황이다. 물론 뮌헨을 상대로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것이 쉽지는 않겠으나, 어쨌든 0-0 무승부만 거두어도 결승진출이다. 이런 상황이니 기세만큼은 누구와 견줘도 모자람 없는 제니트다. 2007년 클럽 사상 최초로 러시아 리그를 제패했던 변방의 제니트가 UEFA컵 4강까지 내달릴 것이라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결국 부담은 ‘골리앗’ 뮌헨이 클 수밖에 없다. ‘다윗’ 제니트 입장에서는 이미 8강에서 분데스리가 클럽 바이에르 레버쿠젠을 대파했던(1차전/4-1승) 기억도 가지고 있으니 또 든든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의 관심사는 김동진의 출전여부로 집중된다. 부상으로 8강전부터 개점휴업 상태에 빠진 김동진은 잠시 귀국해 정밀조사를 받은 결과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경기출전도 무리 없다는 소견을 얻어냈으니 일단 홀가분한 출국이었다. 이제 주사위는 넘어갔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을 이끌었던 제니트의 아드보카트 감독이 호쾌하게 ‘김동진 카드’를 빼들 수만 있다면, 그래서 동방에서 온 매서운 왼쪽날개가 바이에른 뮌헨에게 비수를 꽂을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것 없겠다. 차범근 감독이 레버쿠젠 소속으로 두 번째 UEFA컵 정상에 오른 때가 1987-88시즌이다. 딱 20년의 터울을 두고 이제 김동진이 도전한다. 희망처럼 말했으나 그저 헛된 희망은 아닐 것이다. 박지성이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고 김동진이 UEFA컵을 들어 올리는 그림, 충분히 가능하다.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까지도 마찬가지지만, 지금부터는 진짜 ‘땀’과 ‘신’만이 관여할 일이다./<베스트일레븐> 기자 ▶ 관련기사 ◀☞바르셀로나, 2007년 AC 밀란처럼 할 수 있을까☞설상가상 맨유, 바르샤전을 위기 탈출 돌파구로...박지성 출격 기대☞퍼거슨 감독의 결단, 해피엔딩 될까?☞[유럽축구 확대경]'박쥐군단' 발렌시아, 추락의 끝은 어디인가☞[유럽축구 확대경] 맨유와 첼시, ‘더블’과 ‘무관’ 사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