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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만에 끝날 뻔한 '레미제라블', 동화처럼 성공했죠"
  • "3개월 만에 끝날 뻔한 '레미제라블', 동화처럼 성공했죠"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너는 듣고 있는가? 분노한 민중의 노래. 다시는 노예처럼 살 수 없다 외치는 소리! 심장 박동 요동쳐 북소리 되어 울릴 때 내일이 열려 밝은 아침이 오리라!”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대표 넘버 ‘두 유 히어 더 피플 싱’(Do Your Hear the People Sing)의 한 구절이다. ‘민중의 노래’라는 제목으로도 잘 알려진 이 노래는 전 세계 시위 현장에서 불리는 민중가요로도 유명하다. ‘레미제라블’이 그만큼 대중적으로 호소력이 큰 뮤지컬임을 잘 보여준다.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작사가 알랭 부블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가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레미제라블코리아)이 곡의 가사를 쓴 알랭 부블리(82)를 지난 15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만났다. 그는 “‘레미제라블’의 넘버들이 시위 현장에서 불리는 것은 놀랍지 않은 일”이라며 “원작자인 빅토르 위고가 그만큼 천재적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라고 말했다.“위고는 세대가 달라도 공감할 소설을 썼습니다. ‘레미제라블’의 자베르처럼 불행한 사람, 팡틴처럼 많은 이들에게 배신당한 사람은 지금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는 작곡가(클로드 미셸 손버그)와 함께 원작 소설의 에센스를 뮤지컬의 음악과 언어로 잘 담아냈을 뿐입니다.”◇1980년 프랑스 초연, 5년 뒤 영어 버전으로 큰 인기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작사가 알랭 부블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레미제라블코리아)부블리는 ‘두 유 히어 더 피플 싱’을 비롯해 ‘아이 드림드 어 드림’(I Dreamed a Dream), ‘원 데이 모어’(One Day More) 등 ‘레미제라블’의 주옥같은 노랫말을 탄생시킨 인물이다. 2016년 개봉한 동명의 뮤지컬 영화에도 공동 각본으로 참여했다. 한국 방문은 이번 처음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개막한 한국어판 ‘레미제라블’을 위해 지난 3일 내한했다.이날 부블리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탄생 비화를 공개했다. ‘레미제라블’은 부블리가 작곡가 클로드 미셸 손버그와 함께 1980년 프랑스 파리에서 프랑스어 버전으로 초연한 작품이다. 당시 공연은 3개월간 이어졌다. 이후 뮤지컬 ‘캣츠’, ‘오페라의 유령’ 등을 만든 유명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가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영어 버전을 제작해 1985년 다시 무대에 올랐다. 영어 버전은 37년간 53개국 22개 언어로 공연하면서 1억 3000만 명이 관람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부블리가 “‘레미제라블’의 성공은 마치 동화 같았다”고 말하는 이유다.“1978년 런던에서 뮤지컬 ‘올리버’를 봤습니다. 그때 처음 ‘레미제라블’을 뮤지컬로 만드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어요. ‘올리버’의 주인공 올리버가 ‘레미제라블’에 등장하는 소년 가브로쉬를 연상시켰거든요. 1980년 프랑스 파리 공연은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로부터 3년 뒤, 매킨토시의 전화를 받았어요. 매킨토시가 3년 전 한 연출가로부터 우리가 만든 ‘레미제라블’의 앨범을 추천받았는데, 뒤늦게 그 앨범을 듣고 ‘내 인생의 작품이 될 것’이라고 예감했다더군요. 매킨토시가 들은 노래는 ‘아이 드림드 어 드림’이었습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올리버’의 제작자가 바로 매킨토시라는 사실이었어요.”◇“한국어의 아름다운 선율, ‘레미제라블’과 잘 어울려”뮤지컬 ‘레미제라블’ 중 넘버 ‘파이널 배틀’의 한 장면. (사진=레미제라블코리아)부블리가 한국을 처음 방문한 이유는 한국 배우들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레미제라블’은 배우 선발이 매우 엄격하기로 유명한 작품. 8년 만에 성사된 이번 한국어 공연 또한 약 1년여에 걸쳐 오디션을 진행했다. 부블리는 “오디션에서 들은 한국 배우들의 목소리가 매우 아름다워서 한국 공연을 꼭 보고 싶었다”며 “한국어 특유의 아름다운 선율은 ‘레미제라블’이라는 작품과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부블리의 또 다른 대표작은 ‘미스 사이공’이다. 작곡가 손버그, 프로듀서 매킨토시와 또 한 번 의기투합해 1989년 초연한 작품이다. 한국 배우들도 ‘미스 사이공’의 웨스트엔드 공연에 여러 번 출연했다. 이번 ‘레미제라블’에서 에포닌 역을 맡은 배우 김수하도 그 중 한 명이다. 부블리는 “뒤늦게 한국을 처음 방문했지만 곧 다시 돌아오길 기대한다”라며 “그때는 ‘미스 사이공’과 함께 오고 싶다”고 전했다.
2023.12.18 I 장병호 기자
"57년 평생 본 집 중에 최고"… 김광규가 푹 빠진 실버타운은?
  • "57년 평생 본 집 중에 최고"… 김광규가 푹 빠진 실버타운은?
  • (사진=TV조선 ‘세모집’ 방송화면)[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세모집-세상의 모든 집’ 김광규의 실버타운 과몰입 임장이 웃음과 공감을 이끌어냈다.15일 방송된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세모집-세상의 모든 집’(이하 ‘세모집’) 3회에서는 높아지는 평균 수명과 고령 인구 증가에 급격히 관심이 많아진 실버타운 투어와 대한민국 방송 최초로 공개되는 두바이의 부촌 ‘팜 주메이라’ 내부의 집 임장이 그려졌다.먼저 7개 정부 부처 참여로 만들어진 싱가포르의 공공 실버타운이 소개됐다. 이곳은 시니어들이 자녀, 손주 세대와 근거리에 살며 교류할 수 있는 세대 통합 주거단지로 주목받았다. 또한 싱가포르에서는 시니어 부양가족에게 주택 보조금, 분양 우선권 등의 혜택을 부여하고, 부모를 부양하지 않으면 처벌하는 법으로 효도를 유도해 놀라움을 자아냈다.싱가포르 공공 실버타운 건물에는 공립 종합병원도 함께 자리 잡고 있어 시니어들이 원스톱으로 의료 서비스까지 누릴 수 있었다. 이토록 다양한 혜택에도 한 달 거주 비용은 약 21만원(15년 기준)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35년 임대를 하면 월 약 15만 원으로 줄어든다고. 이 밖에도 노인보호구역 실버존을 설치하는 등 시니어 복지에 진심인 정책들이 ‘세모집’ 가이드들의 감탄을 자아냈다.세계 최장수국으로 꼽히는 일본은 일찍이 고령화 문제에 직면한 만큼, 실버산업 선진국으로 자리 잡은 나라다. 우리나라의 실버타운이 38개인 데 반해, 일본에는 무려 1만7000여 개가 존재할 정도. 그중에서도 시니어들이 사회에 소속감을 느낄 수 있게끔 다른 세대와의 소통과 경제 활동까지 유도하는 공동체 커뮤니티 마을이 눈길을 끌었다.다음으로 자본주의의 나라 미국의 실버타운이 공개됐다. 애리조나 사막에 위치한 여의도 면적의 약 13배에 달하는 초대형 실버타운 선 시티부터, 월세 약 2000만 원(1만5000달러) 초호화 럭셔리 실버타운까지. 규모도 금액도 역대급인 실버타운 임장에 가이드들의 입이 쩍 벌어졌다. 특히 우스갯소리로 “난 곧 (실버타운에) 가야한다”고 말한 김광규는 다른 가이드들보다 더욱 집중해서 랜선 임장에 임했는데. 그는 미국의 초럭셔리 실버타운을 본 뒤 “너무 비싸다. 옵션을 선택해서 가격을 책정하면 좋겠다”고 놀랍도록 날카로운 개선방안을 내놓아 모두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이어 대한민국 방송 최초로 ‘팜 주메이라’의 집을 보여주기 위해 두바이로 떠난 김광규와 오상진의 출장기가 펼쳐졌다. ‘팜 주메이라’는 약 14조 원을 들여 만든 인공섬으로, 현재 두바이의 부자들이 살아가는 대표 부촌이다. 주민들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지도 어플에 스트리트 뷰도 제공하지 않는 곳이 ‘세모집’에서 공개되는 것이다.김광규와 오상진은 두바이 전통 의상과 전통 음식으로 문화를 체험한 뒤, 본격적으로 집을 찾아 나섰다. 삼엄한 검문을 통과하고 슈퍼카가 주차된 차고를 지나, 두 사람이 집 내부로 들어선 순간 예고로 넘어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폭발시켰다. 김광규는 다른 가이드들에게 “57년 평생 본 집 중에 제일 좋았다”라고 ‘세모집’에 대한 평을 내려 더욱 기대감을 더했다. 과연 방송 최초로 공개되는 ‘팜 주메이라’ 집안 내부는 어떤 모습일까. 다음 주 방송될 ‘세모집’ 4회가 기다려진다.‘세모집-세상의 모든 집’은 매주 금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2023.12.16 I 윤기백 기자
"전처 열애에 극단적 선택하겠다 협박"…'물어보살' 서장훈 '극대노'
  • "전처 열애에 극단적 선택하겠다 협박"…'물어보살' 서장훈 '극대노'
  •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서장훈이 극단적 선택으로 전 아내를 협박한 사연자에 분노했다.‘무엇이든 물어보살’지난 4일 KBS Joy에서 방영된 ‘무엇이든 물어보살’ 244회에는 잃어버린 가정을 되찾고 싶어 극단적 시도로 전 아내를 협박한 사연자가 등장했다.“결혼은 어떻게 했어?”라는 서장훈의 질문에 사연자는 술집에서 처음 만나 1년 정도 동거하다 아이가 생겨 본격적으로 결혼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영업직 특성상 잦은 술자리를 갖다 보니 아내와 트러블이 생겼고 결국 3년 만에 이혼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양육권과 재산 모두 다 넘기고 이혼했다”라는 말에 이수근이 “단순히 술만 마셨다고 이혼 사유가 되지 않는다”라며 “뭐 감추는 게 있지?”라고 물었고 사연자는 머뭇거리다 “아내와 계속되는 트러블에 힘들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라고 진실을 토로했다. 서장훈은 “네가? 왜? 네가 속 썩이고 왜 네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나 같아도 안 살아”라고 분노했다.게다가 재산을 모두 넘겨줘 오갈 곳이 없는 사연자를 배려해 준 아내 덕분에 이혼 후에도 1년 정도 같이 살았는데 그때도 똑같은 모습을 계속 보여줘 결국 “우리 집에서 나가”라는 아내의 통보를 받고 쫓겨났고 이후 4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와 재회하며 애틋함이 커졌다고 털어놨다.그 모습에 전 아내가 먼저 “1년 정도 다시 같이 살아보자”라고 손을 내밀었지만 사연자는 “제가 주제넘게 강하게 나갔다”라며 “1년 살고 마음 돌아오면 집 명의 반 주고 바로 혼인신고해 줘”라고 요구했다가 재결합 제의가 취소됐다고 밝히자 서장훈은 “야! 들어가!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이라며 사연자에게 일침을 했다.이후 아내의 연락은 뜸해졌고 곧 아이에게서 “엄마 남자친구 생겼어”라는 말을 듣게 된 사연자는 삶의 이유가 없어졌다는 생각에 회사도 안 나가고 잠적해 버렸고, 또다시 극단적 선택을 결심한 후 전 아내에게 전화해 “너 때문에 죽는 거다. 죄책감 갖고 살아라”라고 협박했다고 털어놨다.서장훈은 “너 뭐 하는 놈이야 대체!”라고 소리치며 “죽는 걸로 사람을 협박해?”라며 “죽기 전에 협박하고 진짜 죽으면 아내는 어떻게 살아? 아이는? 사랑하는 딸이 이 이야기를 알게 되면 네 딸은 어떻게 살아?”라며 분노에 차 따끔한 충고를 했다.가까스로 진정한 서장훈이 “너의 바람은 뭐니?”라고 묻자 사연자는 “딸이랑 연락이 안 돼요. 저라도 연락 못 하게 할 것 같아요”라며 인정하면서도 “모든 걸 용서받고 같이 살면 변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하자 서장훈은 또다시 단호하게 “그건 안돼! 너 같은 사람한테 애 못 맡겨! 사람은 실수할 수 있지만 너는 엄청나게 큰 실수를 했어”라고 일침을 가했고 이수근 역시 “지금 이 상태에서 딸을 본다는 건 너무 욕심이고 이기적이다”라며 말을 덧붙였다.마지막으로 “속을 다 개조하고 새롭게 태어난다면 0.1%의 확률이라고 생길 수 있어”라는 서장훈의 진심 어린 충고와 “모든 시작은 나로부터 시작되는 거야.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줘”라는 이수근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는 사연자는 “다시 열심히 살면서 아이에게 떳떳한 아빠가 되어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란다”라며 보살집 방문 소감을 남겼다.한편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무시당하고 도박 중독자 아버지에겐 3천만 원이나 빌려줬다는 사연자와 소심한 성격에 눈을 못 마주쳐 고객 컴플레인에 시달리는 호텔리어, 누나가 5명이라 40이 되도록 결혼을 못 했다는 3대 독자 사연자, 그리고 아이돌 전남친이 떠넘기고 간 강아지 6마리와 함께 살고 있는 지난 출연자의 최근 근황이 공개됐다.‘무엇이든 물어보살’은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30분 KBS Joy 채널에서 방송된다.
2023.12.05 I 김가영 기자
"사람이 쓰러졌다" 19층서 단숨에 내달린 소방관④
  • "사람이 쓰러졌다" 19층서 단숨에 내달린 소방관[매일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사람들]④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편집자 주]‘퍼스트 인, 라스트 아웃(First In, Last Out·가장 먼저 들어가 가장 늦게 나온다)’ 소방관이라면 누구나 마음속 깊이 새기는 신조 같은 문구다. 불이 났을 때 목조 건물 기준 내부 기온은 1300℃를 훌쩍 넘는다. 그 시뻘건 불구덩이 속으로 45분 가량 숨쉴 수 있는 20kg 산소통을 멘 채 서슴없이 들어가는 사람들이 바로 소방관이다. 사람은 누구나 위험을 피하고자 한다. 그러나 위험에 기꺼이 가장 먼저 뛰어드는 사람들이 바로 소방관인 것이다. 투철한 책임감과 사명감 그리고 희생정신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그들의 단련된 마음과 몸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킨다. 그러나 그들도 사람이다. 지난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소방청에서 제출 받은 ‘소방공무원 건강 진단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소방공무원 정기 검진 실시자 6만2453명 중 4만5453명(72.7%)이 건강 이상으로 관찰이 필요하거나 질병 소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 이상자 중 6242명(13.7%)은 직업병으로 인한 건강 이상으로 확인됐다.이상 동기 범죄 빈발,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 점차 복잡해지고 대형화되는 복합 재난 등 갈수록 흉흉하고 각박해져 가는 세상에, 매일 희망을 찾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농연(濃煙) 속으로 주저 없이 들어가는 일선 소방관들. 평범하지만 위대한 그들의 일상적인 감동 스토리를 널리 알려 독자들의 소방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소방관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고취하고자 기획 시리즈 ‘매일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사람들’을 11월 9일 ‘소방의 날’을 시작으로 매주 한 편씩 약 1년에 걸쳐 연재한다.지난 7월 15일 토요일 오전 9시께. 대구서부소방서 김주동 소방관(40)은 24시간 근무를 마치고 막 집에 들어섰다. 밤샘 근무를 해 몸은 피곤했지만 아내와 두 딸의 주말 나들이에 동참할 계획이었다. 옷을 갈아입고 아이들과 거실의 창밖을 바라봤다. 19층에서 맞는 초여름 바람이 제법 선선했다.지친 몸과 달리 조금은 들뜬 기분에 아이들에게 “오늘 날씨 참 좋다. 그렇지?”라며 가벼운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그 순간 아파트 단지 내에서 한 사람이 갑자기 쓰러지고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드는 모습을 발견했다. 단 1초의 고민도 필요치 않았다. “아빠 잠깐만 갔다 올게”라는 말을 뒤로 한 채 그는 서둘러 밖으로 뛰쳐나갔다. 마침 엘리베이터가 19층에 머물러 있었다. 승강기에 머무는 수십 초의 시간마저 길게 느껴졌다. 1층에 내리지마자 약 50미터를 쏜살같이 달렸다.빨간 원이 찍힌 곳이 김주동 소방관이 19층 집에서 한 사람이 쓰러지는 것을 보고 달려나갔던 곳 장소다. 사진=김 소방관 제공.“소방관입니다. 잠시만요”라며 군중을 헤집고 들어갔다. 이미 그 사람들 중 한 명이 119에 신고는 했다고 했다. 쓰러진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소방관 생활 9년 차에 접어든 김 소방관은 현재는 화재 진압 업무를 맡고 있지만, 과거 3년 간 구급 대원으로 활동한 경험도 갖고 있었다. 목과 팔목에 손을 대어 보니 맥이 뛰지 않았다. 곧바로 강한 가슴 압박부터 실시했다. 구조 대상자의 갈비뼈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심장을 되돌려야한다는 일념뿐이었다.‘구급 대원들이 올 때까지만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가슴 압박을 있는 힘껏 반복했다. 구급대가 도착하는 덴 3분여의 시간이 걸렸다.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음에도 가슴 압박을 쉬지 않은 채 현 상황을 구급대에 설명했다. 상황 설명을 들은 구급 대원들이 ‘이제 저희가 하겠습니다’며 자리를 비켜 달라고 요청했다.그 순간 처음 눈이 마주친 구급 대원은 바로 김 소방관과 소방학교에서 같은 방을 썼던 동기였다. 채 반가움을 표할 시간도 없이 김 소방관은 구급 대원들을 도와 사복 입은 ‘동네 소방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구급 대원들이 자동제세동기(AED)로 전기 충격을 두 번 가하며 전문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구급 대원과 교대해 김 소방관이 가슴 압박을 두 번 더 했을 때, 환자의 심장이 마침내 다시 뛰는 것을 느꼈다. “심장이 돌아왔다”는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들것에 옮겨 구급차에 태우는 것까지 옆에서 도와주고 나서야 김 소방관은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심장이 유난히 크게 뛰었다. 돌이켜보니 가슴 압박을 하는 도중에도 심장이 ‘쿵쾅쿵쾅’ 고동쳤다. 구급 대원으로 근무하던 시절, 그보다 더한 광경도 여러 번 접했지만 그토록 심장이 뛴 적은 없었다.집에 돌아가자, 19층에서 이 상황을 계속 지켜봤던 애들이 “아빠! 어떻게 그렇게 빨리 달릴 수 있어? 차보다 더 빨리 뛰어가는 것 같았어”라고 했다. 땀범벅이 된 상태라 샤워를 하려고 보니 무릎에 피가 흥건했다. 반바지를 입고 아스팔트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거세게 가슴 압박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7월 중순 ‘가슴 뜨거웠던’ 어느 주말이 지나갔다.환자의 상태가 못내 궁금했지만 곧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사고 한 달 뒤 대구소방안전본부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김 소방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하나의 글이 올라왔다. 당시 쓰러진 50대 후반 남성의 딸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아버지가 그날 병원 도착 후 대동맥판막협착증 진단을 받아 위급한 고비를 몇 번 넘기긴 했지만 몇 번의 수술 끝에 이제 막 퇴원해 새 삶을 살고 있다’고 적었다. 당시 출동한 대구달서소방서 동기에게 전화가 와 김 소방관이 자신의 간단한 인적 사항을 알려 줘도 좋다는 얘기를 건넨 직후였다. 김 소방관은 구조자가 살아났다는 소식을 글로 접한 순간 그 어떤 단어로도 표현할 수 없는 희열을 느꼈다. 큰 자부심은 물론이었다.김 소방관에게 ‘그때 왜 그렇게 심장이 크게 뛴 것 같냐’고 물었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제복을 입고 현장에 출동할 땐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제복이 주는 힘과, 그보다 더 큰 동료라는 힘이 함께하고 있었습니다. 혹시 제가 실수하더라도 동료가 같이 있어 늘 든든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심장이 떨리는 것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라고.지난 2월 2일 대구 원대시장 화재 때 4시간 가량 화재 진압 후 동료 대원들과 잠시 쉬고 있는 김주동(사진 맨 왼쪽) 소방관. 사진=김 소방관 제공.그는 어린 두 딸의 육아 역시 소중하다고 생각해 여느 소방관들처럼 따로 시간을 내 체력 관리를 하진 않는다. 대신 출퇴근을 자전거나 도보로 한다. 한두 시간 걸리는 거리다. 그가 이런 방식의 출퇴근을 고집하는 이유는 또 있다. “출퇴근길 오며가며 구조가 필요한 곳이 없는지 둘러봅니다. 어디에서든 마주할 수 있는 위급한 상황에서 한 생명 그리고 한 가정의 평범하지만 찬란한 일상을 지켜주는 것이 소방관이 해야 할 일이니까요”라고 했다. 그는 덧붙였다. “내일도 모레도 제 출퇴근길은 즐거울 것입니다. 언제든 위급 상황을 발견하면 주저 없이 또 뛰어갈 것입니다. 혼자라서 심장은 또다시 쿵쾅대겠지만 그게 소방관의 사명 아니겠습니까”라고.그는 자신이 신조로 삼고 있는 말을 가급적 글에 담아 달라고도 했다. “119, 시민들의 일(1)상을 저희 (1)19 소방 대원들이 구(9)해 드리겠습니다”대구서부소방서 김주동 소방관. 사진=본인 제공.
2023.12.01 I 이연호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몸으로 때우면 남는 장사" 매일 900명 사기에 털린다
  •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다음은 1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 △1면-“몸으로 때우면 남는 장사” 매일 900명 사기에 털린다-임원 대폭 줄인 KT, AI 기술혁신 힘준다-내년 상반기도 3%안팎 고물가 “고금리 6개월 이상 길어질 것”-[사설]추락하는 합계출산율…인구 문제 해결에 미래 달렸다-[사설]ELS 부실…불완전판매, 투자자책임 가리는 계기돼야△2면 종합-‘외교 전설’ 키신저 전 美국무장관 별세…미·중 데탕트 설계-구자열 “세계시장이 곧 국내시장…같은 룰에서 기업할 수 있어야”△3면 사기공화국 된 대한민국 -“형량 높이고 범죄수익 박탈” 檢, 사기 의지 꺾는다-“억 단위 사기 쳐도 실형 적어…형량 높여야”-범죄자 5명 중 1명은 사기꾼…‘남는 장사’된 사기 범죄△4면 종합-‘총선 출마’에 용산 참모진 대거 교체…개각은 내주 순차적으로-내년부터 신혼부부 증여세 3억 공제 받는다…가업승계도 완화-한동훈·이정재 사진 한 장에 ‘폭등’…테마에 올라탄 우선주 투자 주의보-무협, 내년 수출 7.9% 증가 전망…반도체 회복 견인△5면 한은, 7회연속 기준금리 동결-“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 기대 차단”…채권금리 일제히 반등-“3%후반 물가는 ‘일시적’”…이창용 “금리 올린다고 긴축 빨리 안 끝나”-‘생산·소비·투자’ 모두 감소…임시공휴일 지정에도 소비 꺾였다△6면 정치-“연동형이냐 병립형이냐”…선거제 개편 두고 더불어민주당 ‘딜레마’-김영주 “지지층만 보고가는 정치가 문제” [신율의 이슈메이커]-與혁신위 해체수순?…인요한, 용퇴론 이은 공천권 ‘승부수’에 김기현 거절-이동관·검사 탄핵소추안 발의…국회는 다시 ‘시계제로’-HD현대重 소속 9명 전원, 군사기밀 탈취·유출 ‘실형’…향후 부정당제재 ‘주목’△8면 경제-10월까지 국세 작년보다 50.4조 감소…월별로는 올해 첫 증가 전환-연 2만% 이자에 ‘나체 추심’까지…불법사금융 세무조사 착수-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출범…유통비 연간 7000억 절감 기대-[기고]예산이 기한 내에 통과돼야 하는 이유△9면 금융-KB금융,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에 이재근 현 행장 추천-인뱅3사 호실적에도 표정관리…제4인터넷은행 나오나-신한금융, 은행·카드·증권·보험 통합 모바일앱 출시△10면 글로벌-젠슨 황 “AI, 5년 안에 인간과 경쟁하게 될 것”-하루 더 늘어난 가자의 평화…인질·수감자 추가 맞교환-“일흔 넘으면 안 뽑을거야”…월가 거물들 “NO 바이든·트럼프”-美연준 베이지북 “성장·물가 둔화 조짐”…금리인하 기대↑-中 경기 위축 지속…2개월째 제조업 PMI 50 밑돌아△12면 산업-KG 모빌리티, 신규 대표 브랜드 ‘KGM’ 공식 론칭-급성장하는 ‘中 수소차 시장’…현대차, 시장 선점 시동-전지소재 정리했던 삼성SDI, 양극재 뛰어든 배경은?-태광그룹, ESG경영 5개년 계획 발표… “그룹 전체 바꾸는 토대”-㈜두산, 수소 연료 직접 투입하는 ‘H2-PEMFC’ 시스템 개발△13면 산업-셀트리온헬스케어, 내년 2월 29일 美 출시 확정-[단독] 동아에스티, ‘ADC개발사’ 앱티스 인수 유력...협상 막바지 단계△14면 산업-정용진 부회장, 조직·시스템 이어 인사 체계 원점 검토 주문 배경은-배민, 라이더 ‘폭행사고’ 당하면 응급치료비 지원 검토-점보도시락 이은 공간춘 열풍…쿠팡에선 1만원 웃돈까지-전통시장 2·3세 의기투합…“조합 조성으로 매출 20배 늘었죠”△16면 증권-LS머트리얼즈, 최종 공모가 6000원 확정…경쟁률 396대 1-급등 후 잠잠해진 11월 韓 증시…‘외국인 vs 개미’ 승자는-따이공 떠난 호텔신라, 언제쯤 반등할까△17면 증권-공매도 막으니 ‘빚투’ 손대는 개미…2차전지에 ‘몰빵’-HBM에 이어 온디바이스 AI 뜬다…수혜주 ‘주목’-9만원도 뚫은 두산로보틱스…로봇株, 거침없이 달린다-하이투자증권, 소셜인베스팅랩과 업무협약 체결…토큰증권 사업 추진△18면 부동산-강남 청약 시장도 양극화…같은 값이면 분상제 적용 단지 선호-‘500억 적자’ LX공사 비상경영 선포…“내년엔 800억 적자”-“가계약금도 수수료 달라”…도 넘은 중개업소 영업-떨어지는 집값에도 나홀로 신고가 쓰는 초고가 단지△20면 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 -①최영갑 “가족끼리 싸울꺼면 제사 불필요…유교, 시대맞게 변해야”-②“장례땐 원래 흰색 소복 입었다”…잘못된 ‘관혼상제’도 많아△22면 MICE-경주 하이코 개관 9년 만에 시설 확장-K마이스 지속성장하려면 “통합법 제정하고 인구변화 대비해야”-“지역 컨벤션센터 사업성보다 공공성에서 성장해법 찾아야”-제주신화월드 2024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파티△23면 여행-싸구려 열쇠고리는 이제 그만…전국 우수 기념품이 한 자리에 모였다-겨울에 갈 곳이 없다?…‘강소형 관광지’에는 다 있다△24면 스포츠-셋 중 한 팀은 2부리그 강등 직행…수원서 ‘생존 건 혈투’-“KPGA 새 집행부에 바란다…수도권·장기 대회 더 늘려야”-타이거 우즈의 ‘페이드 샷’ 꿀팁…“클럽 페이스 1도만 닫아라”-박인비, IOC 선수위원 후보 선정…펠릭스와경쟁△25면 오피니언-[기자수첩]항공우주 기업들이 우주청에 목매는 이유-[목멱칼럼]中 전기차 산업 급성장이 韓에 주는 시사점-[공관에서 온 편지]한·교황청 수교 60년...높아진 한국 카톨릭위상△26면 피플-이데일리 다문화미래대상 초대 시상식…대상에 구로구청·안산시청-신동아건설, 신임 대표에 우수영 개발사업본부장-총무원장 역임·퇴임 후에도 실세…갑작스럽게 입적한 자승스님-김범준 前우아한형제들 대표, 네이버 COO 임명…“시너지 기대”△27면 사회-‘택시기사 만취 폭행’ 이용구 前법무차관, 징역형 집유 확정-담임 기피 심화…“서울 초중고 기간제교사 60%가 담임 떠맡아”-‘대장동 첫 선고’ 김용 징역형…檢 ‘428억 약정설’ 이재명 향하나-유승준 한국 오나…‘2차 비자소송’도 대법서 승소 확정-고요한 새벽 깨운 ‘경주 지진’…안전지대는 옛말, 올해만 99건
2023.11.30 I 이배운 기자
"나랑 사귈래요?"…'효심이네 각자도생' 하준, 유이에 고백
  • "나랑 사귈래요?"…'효심이네 각자도생' 하준, 유이에 고백
  •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효심이네 각자도생’ 하준이 고주원의 마음을 눈치채고 유이에게 고백한다. 사촌 형제지간에 유이 마음 쟁탈전이 본격화되는 것.사진=KBSKBS2 주말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연출 김형일, 극본 조정선, 제작 아크미디어) 지난 방송에서 효심(유이)은 태민(고주원)의 정식 고백을 거절했다. 사적인 만남을 가지며 한결 친근해진 태호(하준)의 애교 넘치는 ‘플러팅’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집안에 닥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온 정신을 쏟느라 마음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 하지만 태호는 우울해 보이는 효심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고, 덕분에 효심은 잠시나마 시름을 잊고 웃을 수 있었다. 그리고 태호의 품에 안겨 속상한 마음을 드러내며 대성통곡을 하기도 했다. 그 가운데, 지난 방송 직후 공개된 ‘효심이네 각자도생’ 18회 예고 영상에서는 우는 효심(유이)을 아이 달래듯 어르고 다독인 태호(하준)의 모습이 담겼다. 덕분에 진정한 효심을 집 앞까지 데려다 주는 길에 벽에 있는 못난이 효심이 그림을 발견한 그는 “이래서 시집이나 가겠냐”며 놀리며 장난을 쳤다. 그러다 이내 곧 “그래서 말인데 나랑 사귈래요?”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제작진은 “태민이 효심에게 정식으로 고백한 데 이어 태호도 효심에게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태호와 태민이 어느 정도 서로의 마음은 눈치채고 있기 때문에 경쟁심과 질투심이 두 사람을 더욱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만든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두 남자의 효심 마음 쟁탈전을 기대해주셔도 좋다. 그 가운데 효심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지켜봐주시길 바란다”며 관전포인트를 짚었다. ‘효심이네 각자도생’ 18회는 25일 토요일 오후 8시 5분 KBS2에서 방송된다.
2023.11.25 I 김가영 기자
'마이데몬' 재벌 김유정, 악마 송강 계약 받아들였다…첫방 시청률 4.5%
  • '마이데몬' 재벌 김유정, 악마 송강 계약 받아들였다…첫방 시청률 4.5%
  •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마이 데몬’ 김유정, 송강이 시청자들을 단숨에 홀렸다.‘마이데몬’지난 24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마이 데몬’(연출 김장한, 극본 최아일, 제작 스튜디오S·빈지웍스)에서는 ‘악마 뺨치는’ 도도희(김유정 분)와 ‘악마’ 구원(송강 분)의 달콤살벌한 첫 만남부터 운명을 바꿔놓은 엔딩까지 그려졌다. 1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평균 4.5%, 수도권 기준 평균 5.1%를 기록했다.이날 방송은 누가 적군이고 아군인지 알 수 없는 안갯속을 살고 있다는 도도희, 그리고 200년 전 ‘악마’ 구원의 모습으로 막을 열었다. 인간과 계약을 맺는 것이 존재 이유인 ‘악마’ 구원. 계약 기간은 십 년, 조건은 ‘영혼 담보’다. 인간들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혹은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위험한 줄 알면서도 악마가 내민 손을 덥석 잡았다. 그렇게 ‘악마’ 구원은 인간들의 영혼을 담보로 영생을 누려왔다.한편 도도희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미래 그룹 회장 주천숙(김해숙 분)의 자식들 틈에서 이방인이다. 살아남기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온 도도희. 주천숙의 소원은 죽기 전에 도도희에게 ‘편’을 만들어 주는 것. 그렇게 주천숙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맞선 장소로 향한 도도희는 그곳에서 뜻밖의 만남을 갖는다. 커플 매니저의 착오로 장소를 잘못 찾아간 도도희가 ‘악마’ 구원을 맞선남으로 착각한 것. 시간만 채우고 가려던 도도희는 맞선남의 비주얼에 잠시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악마’ 구원 역시 갑작스럽게 나타나 자신의 평화를 깨고 뜻 모를 말만 늘어놓는 도도희가 못마땅했다. 자신을 긴장시킨 사람은 처음이라는 ‘악마’ 구원, 냉담한데 상냥한 구원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붉힌 도도희. 어쩌다 얽힌 두 사람의 티격태격 ‘혐관’ 첫 만남이 설렘을 자아냈다.한편 도도희는 회사를 음해하는 기사를 퍼트린 범인 노수안(이윤지 분)을 찾아 속초로 떠났다. 하지만 노수안은 나타나지 않았다. 부모님과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늦은 밤까지 홀로 술잔을 기울인 도도희는 대리 기사를 불러 집으로 향했다. 그러나 곧 위기가 닥쳤다. 수상함을 감지한 도도희는 누가 보냈나며 경계했고, 대리 기사는 돌변했다. 그리고 도도희는 “네가 죽는 이유는 주천숙이야”라며 덮쳐오는 그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쳤다.겁에 질려 도망치는 도도희 앞에 예상치 못한 인물이 나타났다. 새로운 계약자를 찾아 헤매던 ‘악마’ 구원이었다. 도도희는 구원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고, 구원은 계약을 제안했다. 절박한 도도희는 그 계약을 받아들였다. 단숨에 괴한을 제압한 구원. 그리고 가드레일 뒤로 몸을 숨긴 도도희에게 다가가 “계약은 잊지 않았겠지”라며 손을 내밀었다.도도희가 구원의 손을 잡는 순간, 또 한 번 위기가 닥쳤다. 자신들을 덮쳐오는 차량을 보며 핑거 스냅을 친 구원, 하지만 무슨 일인지 ‘악마’ 구원의 능력이 통하지 않았다. 충격에 휩싸인 구원은 그대로 도도희와 함께 절벽으로 추락했고, 두 사람은 깊은 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도도희는 정신을 잃은 구원의 손을 잡아끌었지만, 쉽지 않았다. 차마 손을 놓지 못한 그 순간 구원의 ‘십자가 타투’가 도도희의 손목에 새겨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낯선 해변가에서 눈을 뜬 두 사람. 자신의 십자가 타투가 도도희에게 옮겨간 것을 발견한 구원은 혼란스러웠다. 그가 도도희의 손목을 잡자 커다란 파도가 쳤고, 신비한 물의 터널 속 눈을 맞추는 두 사람의 엔딩은 앞으로의 전개를 더욱 궁금케 했다.미래 그룹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시작된 가운데, 도도희는 자신을 지켜낼 수 있을까. 사방이 적인 도도희 앞에 나타난 ‘악마’ 구원이 구원자일지 아니면 파괴자일지, 본격적으로 시작될 두 사람의 이야기에 기대가 쏠린다.한편, SBS 금토드라마 ‘마이 데몬’ 2회는 25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2023.11.25 I 김가영 기자
"소방관, 죽음은 무뎌질 뿐 여전히 두렵다"③
  • "소방관, 죽음은 무뎌질 뿐 여전히 두렵다"[매일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사람들]③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편집자 주]‘퍼스트 인, 라스트 아웃(First In, Last Out·가장 먼저 들어가 가장 늦게 나온다)’ 소방관이라면 누구나 마음속 깊이 새기는 신조 같은 문구다. 불이 났을 때 목조 건물 기준 내부 기온은 1300℃를 훌쩍 넘는다. 그 시뻘건 불구덩이 속으로 45분 가량 숨쉴 수 있는 20kg 산소통을 멘 채 서슴없이 들어가는 사람들이 바로 소방관이다. 사람은 누구나 위험을 피하고자 한다. 그러나 위험에 기꺼이 가장 먼저 뛰어드는 사람들이 바로 소방관인 것이다. 투철한 책임감과 사명감 그리고 희생정신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그들의 단련된 마음과 몸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킨다. 그러나 그들도 사람이다. 지난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소방청에서 제출 받은 ‘소방공무원 건강 진단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소방공무원 정기 검진 실시자 6만2453명 중 4만5453명(72.7%)이 건강 이상으로 관찰이 필요하거나 질병 소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 이상자 중 6242명(13.7%)은 직업병으로 인한 건강 이상으로 확인됐다.이상 동기 범죄 빈발,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해 점차 복잡해지고 대형화되는 복합 재난 등 갈수록 흉흉하고 각박해져 가는 세상에, 매일 희망을 찾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농연(濃煙) 속으로 주저 없이 들어가는 일선 소방관들. 평범하지만 위대한 그들의 일상적인 감동 스토리를 널리 알려 독자들의 소방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소방관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고취하고자 기획 시리즈 ‘매일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사람들’을 11월 9일 ‘소방의 날’을 시작으로 매주 한 편씩 약 1년에 걸쳐 연재한다.이은성 소방관 등 소방관들이 지난 2021년 8월 22일 수로에 추락한 교통사고 환자에 대한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이은성 소방관 제공.지난해 3월 중순 어느 날.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하루의 오전이었다. 충남 청양소방서 이은성 소방관(33)에게 심상치 않은 구조&구급 출동 벨소리가 들려왔다. “집 안에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 불러도 대답이 없다”는 신변 확인 요청 건이었다. 이 소방관은 최악의 경우 중증의 환자가 생겼을 것을 가정하고 구조·구급 동료들과 함께 신속히 출동에 나섰다. 외딴 산속 집이었다. 너른 마당에 주차돼 있는 차량, 현관 앞에 가지런히 놓인 신발들. 태풍의 눈 같은 고요함이었다.먼저 구조 대원들이 문 개방을 시도했다. 이중으로 굳게 잠겨 있었다. 곧바로, 안에 있을 사람들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애먼 전화벨 소리만 계속 울렸다. 마음이 조급해졌다. 구조 대원들은 창문을 뜯기 시작했다. 이 소방관은 집밖 아궁이에서 불완전하게 연소된, 타고 남은 장작을 발견했다. 본능적으로 일산화탄소(CO) 질식 사고가 발생했음을 직감했다.창문을 개방해 집안으로 진입했다. 신속히 모든 문을 열었다. 매캐한 가스 냄새가 코를 찔렀다. 신속히 방 구석구석을 수색해 3명의 사람들을 발견했다. 60대 부부와 그들의 30대 딸이었다.그들을 불렀으나 어떤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팔을 꼬집었을 때 비로소 미세한 통증 반응을 보였다. 그것은 곧 중증의 의식 장애 상태를 의미했다. 구급차 두 대를 추가로 요청하는 동시에 그들에게 고농도 산소를 주입했다. 휴대용 고농도 산소통 한 대에 추가로 구급차에 두 대의 산소통이 있어 천만다행이었다.구조 대원들은 들것을 준비했다. 추가로 구급차 두 대가 도착하자 구조 대원들이 3명의 환자들을 각기 다른 구급차에 태웠다. 구급 대원들도 각각 구급차에 나눠 탔다. 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치료 가능한 병원을 수배했다. 구급 대원들은 고압 산소 치료가 가능한 대학병원급 병원들로 분산 이송 중에 환자들의 혈관을 잡아 생리식염수를 투여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신속하게 약물을 투여할 수 있도록 경로를 뚫어 주는 작업이었다.일산화탄소 중독 환자는 한두 시간 이내에 최대한 고압 산소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가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 소방관 등 청양소방서 소방관들의 일사분란한 조치 덕에 일가족 3명은 모두 신속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 현재는 건강을 회복했다.이 소방관은 “8년의 구급 대원 근무 기간 중 많은 사건·사고를 경험했지만, 일산화탄소 중독에 빠진 일가족 3명 모두를 살린 경험은 처음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덧붙였다. “‘우리가 한 단란한 가족의 삶이 끝나지 않도록 도움을 줬구나’하는 뿌듯함이 가슴 속 깊이 뭉클하게 훈장처럼 남게 됐다”고.수많은 죽음을 마주 대하는 소방관. 소방관 생활 8년이 지난 이 소방관이지만 여전히 그는 타인의 생사 기로에서 좌절하고 안타까워한다. 8년 아닌 80년의 시간이 흘러도 적응할 수 없는 죽음의 무게다. 그에게 죽음의 무게를 다스리는 방법을 물었다. 그는 답했다. “죽음에 무뎌질 뿐이지 여전히 죽음은 두렵다. 소방관들끼리 서로 감정 얘긴 안 한다. 그저 속으로 안고 갈 뿐이다”라고...이 소방관은 오늘도 대기 시간엔 구급 술기 훈련에 매진한다. 꺼져 가는 생명의 불씨를 맞닥뜨렸을 때, 더 능숙하고 의연하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기 위해서다.이은성 소방관. 사진=본인 제공.
2023.11.24 I 이연호 기자
“웬 남자가 내 옷을 껴안고는”…女집 침입, 비명에 도망간 이웃
  • “웬 남자가 내 옷을 껴안고는”…女집 침입, 비명에 도망간 이웃
  •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홀로 사는 여성이 청소를 하려고 아파트 현관문을 잠시 열어둔 사이 이웃에 사는 남성이 몰래 들어와 여성의 체취가 묻은 옷들을 뒤지다 들켜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가해 남성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피해 여성은 이사를 가야 할 처지에 놓였다.지난달 31일 경기 광명시 아파트에서 혼자 사는 여성 A씨 집에 몰래 들어가려고 엿보고 있는 이웃 남성 B씨. (사진=JTBC 캡처)14일 JTBC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31일 경기 광명시 한 아파트에서 일어났다.여성 집에 설치돼 있던 CCTV에는 여성 A씨가 이날 퇴근 후 환기를 하려고 현관문을 열고 집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그런데 집의 열린 현관문 사이로 검은 옷을 입은 남성 B씨가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현관문 앞에서 잠깐 망설이는 듯 하던 B씨는 집 안으로 발 하나를 집어 넣고 또 멈춰 섰다.이후 완전히 집 안에 들어선 B씨는 현관 문 앞, 벽에 기대진 침대 매트리스 뒤로 들어갔다. 뒤늦게 방에서 나온 A씨가 비명을 지르자 B씨는 달아났다.A씨는 “남자가 세탁실 앞에서 내 옷 냄새를 맡으며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B씨가 달아난 뒤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2시간 만에 B씨를 붙잡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A씨는 B씨가 같은 층에 사는 이웃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사건 이후 경찰이 제공한 숙소에서 지내던 A씨가 반려동물 밥을 주러 집에 들렀을 때 B씨와 다시 마주쳤다고 한다. A씨는 “(얼굴을) 보니까 맞더라. (복도) 끝 집으로 들어갔다”며 “이웃인 줄 상상도 못했다”고 매체를 통해 말했다. 경찰이 B씨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불안에 떨던 A씨는 곧 이사할 계획이다. A씨는 “가해자는 저희 집을 아는데 피해자는 왜 가해자 집을 알 수 없는지 너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2023.11.15 I 이로원 기자
'부산 5선' 與서병수 "서울 더 '메가'하게? 한국 경쟁력 갉아먹는 짓"
  • '부산 5선' 與서병수 "서울 더 '메가'하게? 한국 경쟁력 갉아먹는 짓"
  •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이 띄운 ‘김포의 서울시 편입’을 두고 당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제기됐다. 부산에서 5선을 지낸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은 너무나 메가 시티라서 문제”라며 반대 입장을 표했다. 서병수 의원은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수도권 시민이 ‘지옥철’로 출퇴근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그것이 정치가 할 일”이라며 “김포를 서울에 붙이면 지옥철 출퇴근길 고단함이 해소될 수 있나, 서울의 경쟁력이 높아지나”라고 적었다. 그는 “1000만 서울 인구가 940만명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 문제인가”라며 “서울이 싫어 떠난 이들이 얼마나 될까, 비싼 집값을 감당할 수 없는 탓에 밀리고 밀려 외곽으로 빠져나간 이들이 대부분”이라고 꼬집었다. 메가 시티에 대해 서 의원은 “본래 수도권 일극 체제의 대한민국을 동남권, 호남권 등 다극 체제로 전환해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높여보자는 취지에서 나온 개념”이라며 “서울을 더 ‘메가’하게 만드는 데 써먹겠다고?”라고 반문했다. 서 의원은 “서울은 지금도 대한민국의 돈과 사람을 빨아들이고 있다”며 “김포를 서울로 붙여야 한다는 발상 자체가 그 증거로 이제 주변의 도시마저 빨아들이지 않는가”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그나마 수도권에 끼지도 못해버린 지역은 진작부터 소멸 위기에 놓여있다”며 “시군구 40%가 인구감소 지역으로 지정된 터”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의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약속이고 나의 소신일 뿐더러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라며 “서울을 더 ‘메가’하게 만든다는 건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짓”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도권 집중이 성장 잠재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한국은행 보고서를 꺼내들며 “막말이나 일삼는 민주당이라는 저 한심한 집단과 맞서서 이슈를 선점하겠다면, 한국은행 보고서 정도는 읽어보며 태세를 갖춰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부연했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월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2023.11.05 I 경계영 기자
CJ그룹 70주년…이재현 회장, 모친 1주기 추모식 후 ‘재건 전략회의’
  • CJ그룹 70주년…이재현 회장, 모친 1주기 추모식 후 ‘재건 전략회의’
  •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CJ(001040)그룹의 창립 70주년이자 이재현 회장의 모친인 손복남 고문이 별세한 지 꼭 1년이 되는 5일. CJ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별도의 대외행사를 여는 대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위기극복과 재도약 의지를 다졌다.CJ그룹은 지난 3일 오전 고(故) 손복남 고문의 1주기 추모식을 가졌다. CJ인재원에서 진행된 추모식엔 이재현 회장을 비롯해 이미경 CJ ENM 부회장, 이재환 재산홀딩스 회장, 장손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손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 일가 친인척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손 고문은 작년 11월 5일에 향년 89세로 타계해 그룹 70주년 창립기념일이 곧 1주기 추모식이 됐다. 손 고문은 이재현 회장이 평소에 “어머님은 선주(船主), 나는 선장(船長)”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CJ그룹의 탄생과 성장에 많은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지난 3일 오전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열린 고(故) 손복남 고문 1주기 추모식에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헌화하고 있다.(사진=CJ)CJ그룹은 이날 CJ인재원의 메인 교육홀을 손복남 홀로 헌정해 ‘겸허(謙虛)’ 등 고인의 기업가 정신을 전파하는 공간으로 사용키로 결정했다. CJ인재원은 이재현 회장이 고인과 어린시절을 보낸 집터인 서울 중구 필동로에 위치해 있다. CJ그룹은 2003년 손 고문이 인재양성을 위해 그룹에 내놓은 공간에 국내 최초 도심형 연수원인 CJ인재원을 열고 운영 중이다.이재현 회장은 같은 날 오후 CJ인재원에서 ‘온리원(ONLYONE) 재건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비공개로 진행했다. 회의에는 CJ주식회사 김홍기 대표이사와 그룹 계열사 대표이사 및 경영진 30여명이 참석해 그룹의 위기 극복과 재도약 방안을 논의했다. 이재현 회장은 이 자리에서 “그룹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온리원 정신을 되새기는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반드시 해내겠다는 절실함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그룹 관계자는 “별도로 대외행사를 갖지 않은 건 엄중한 경영 상황을 고려해 CJ그룹 성장에 평생을 기여해온 고인과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을 되새기며 내실을 다지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한편 11월 5일은 CJ그룹의 모태인 CJ제일제당(097950)이 1953년 부산공장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설탕을 만들기 시작한 날이다. CJ그룹은 이병철 선대회장이 창립기념일로 지정한 이래로 줄곧 이 날을 창립일로 기념해왔다.
2023.11.05 I 김미영 기자
섬김, 나눔, 배려의 K푸드
  • [목멱칼럼]섬김, 나눔, 배려의 K푸드
  • [정재숙 전 문화재청장] 11월로 접어들며 김치가 새 역사를 쓰고 있다. 22일 ‘김치의 날’이 국경을 넘어 세계 곳곳으로 퍼져가고, 김치 수출액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시간이 빚어낸 건강식이자 균형 잡힌 채식으로 세계인을 사로잡은 김치는 새삼 한국 음식이 지닌 깊은 뜻을 되새기게 한다.지난해 유네스코는 프랑스의 ‘바게트빵 문화’, 북한의 ‘평양랭면 풍습’ 등 9건을 인류무형유산으로 대거 등재했다. 2010년 처음 ‘프랑스 식문화’가 등재된 뒤 음식이 곧 한 나라의 문화정체성이자 외교 자산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한국의 김장문화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이 됐다. 핵심은 ‘김치’가 아니라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김장문화’다. 내년에 등재될 것으로 예상하는 ‘한국의 전통 장(醬) 문화’도 간장, 된장, 고추장 등 전통 발효음식에 깃든 한국인의 장인 정신과 사회적 관습에 주목한다. 종가(宗家)는 ‘으뜸가는 집’이라는 뜻이다. 유교의 나라인 조선은 맏이로만 이어 온 큰집을 문중(門中)의 기둥으로 여겼다. 종가는 성과 본이 가까운 집안 사람들을 두루 이끄는 공동체 문화의 중심이었다. 건축과 기록물, 의례와 음식 등 과거 조상을 기억하고 미래 세대에게 전승할 종합문화유산을 지켜왔다. 유형무형의 종가문화 중에서 음식은 뿌리를 이룬다. 문중이 함께 모여 지내는 제례의식의 기본이었기 때문이다. 섬기고, 나누고, 배려하는 종가 정신이 음식에 녹아있다. 종가음식은 한식(韓食) 중에서 전통과 가치를 담고 있는 변함없는 맛이다.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가풍을 잇는 명재(明齋) 고택(古宅)에서는 조선 종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명재 윤증(1629~1714) 집안이 대대로 살아온 한옥은 풍수에 맞춰 기(氣)를 세심하게 조율한 지혜가 돋보인다. 이 집터의 자연 지형이 바로 윤씨 종가 음식 맛의 한 비결이다. 300년을 이어온 ‘전(傳) 독 간장’의 신비한 장맛은 물 좋고 햇빛 좋은 땅의 기운이 만든다. 300년 전 처음 만들어진 ‘씨 간장’이 항아리 째 전해져온다. 좋은 발효균이 들어간 장을 지극정성으로 대물림해 끼니를 차렸으니 식구들 건강하고 집안 화목했을 터이다.그 장맛을 잇고 있는 윤경남씨는 전독 간장이 약으로 쓰이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기억한다. 배탈 난 환자에게 이 간장을 얻어 먹이려고 이웃 마을에서도 찾아왔다고 한다. 냉수에 간장을 타서 먹이면 곧 속이 가라앉았다는 것이다. 종가음식은 조선시대 양반 계층이 먹던 것이라 자칫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진 산해진미라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는 소박하고 정이 깃들어있는 향토음식이다. 특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귀하게 여기는 조상의 지혜가 그득하다. 한 예로 ‘보푸름’은 질긴 고기나 발라먹기 힘든 생선을 보푸라기처럼 뜯어서 만든 음식이다. 이가 안 좋은 부모와 집안 어르신을 위한 연식(軟食)인 셈이다. 이처럼 가족과 이웃을 어떻게 하면 음식으로 즐겁게 할까 고민한 흔적이 종가음식에는 많이 남아있다. 종가음식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종가음식의 특징을 다음 네 가지로 든다. 첫째, 종부(宗婦)로부터 종부로 이어진 정성이 담긴 맛. 둘째, 제철 재료를 활용한 맛깔스러운 색과 잘 담은 멋. 셋째, 지역사회에 상부상조하는 나눔의 정(情). 넷째, 관혼상제를 중심으로 집안 화목을 도모하는 경(敬)이다.이른바 ‘먹방’의 시대, 각종 음식 먹는 일 자체가 유희가 된 시대에 K푸드가 세계로 퍼져나가는 한국 문화의 선두 구실을 하고 있다. 김치나 된장이 몸에 좋다는 효능 외에 그 음식을 정성껏 만들고 나누던 문화 배경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사람 입에 들어가는 음식은 타인을 섬기고, 나누고, 배려하는 한국 전통 문화유산의 핵심이었다. 김치만 수출할 것이 아니라 그 섬김과 나눔과 배려의 정신도 널리 자랑하고 전파해야 K푸드가 온전히 우뚝 설 수 있다.
단 하루, `채식주의자`로 살아보니…옷도 음식도 쉬운 게 없다
  • 단 하루, `채식주의자`로 살아보니…옷도 음식도 쉬운 게 없다
  • [이데일리 사건팀] “세상에 먹을 게 이렇게 많은데, 이렇게 먹을 게 없다니…” 11월 1일, 세계 비건(vegan)의 날을 맞아 이데일리 사건팀이 ‘1일 채식주의자’가 됐다. 채식 중에서도 가장 강도가 높은 축에 속하는 ‘비건’(육류·생선 외 달걀, 유제품까지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에 도전했다. 환경 보호라는 채식주의의 의미를 하루라도 느껴보기 위해서였다.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입고 먹던 것 모두 ‘비건’에게는 난관이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 동물성 제품들이 산재해 있었던 탓이다. 결론적으로 ‘완벽한 비건’이 되진 못했지만, 도전에 대한 뿌듯함을 한 켠에 두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지난 1일의 ‘집밥’, 다시마로 국물을 내서 만든 ‘비건 된장국’ (사진=손의연 기자)◇ 아침부터 고민 시작…모든 게 ‘논 비건’(non-vegan) 세상 지난 1일 아침, 아침거리부터 고민이었다. 우유나 빵, 아니면 김밥으로 떼우곤 했지만 비건이 먹을 수 있는 건 없었기 때문이다. 김밥 속 햄과 달걀을 일일이 빼자니 궁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결국 대부분 팀원은 야채 주스, 과일, 두유 등을 아침 식사로 선택했다. 그러나 곧 먹는 것 이전에 ‘입는 것’에서도 실패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흔히 들고 다니는 가방과 신발 등에는 가죽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부러 비건 레더 등의 소재를 챙겨 입지 않는 이상 대부분 실패하기 마련이다. ‘신발 섬유 조성표를 보고 나서야 인조 가죽이 아니라 천연 가죽인 것을 알았다’며 뒤늦게 탄식을 터트리기도 했다. 스웨터와 카디건 등도 울, 앙고라 등 동물성 소재가 사용됐다면 비건 탈락이다. 최선을 다해 면 소재 옷에 캔버스 천 소재의 운동화를 신고, 천 가방과 에코백 등을 드는 수밖에 없었다.사이사이 간식거리도 고민이었다. 속된 말로 ‘당이 떨어지는 시간’엔 습관처럼 간식을 먹어왔지만, 대부분 과자에는 탈지분유, 전지분유 등 유가공품과 계란 등이 들어간다. 먹을 만한 것이라곤 견과류나 말린 과일 등이 전부. 강제로 다이어트 간식을 먹거나, 간식을 끊으며 헛헛함을 느꼈다. 매일 오후 잠을 깨우기 위해 장복해왔던 ‘아바라’(아이스 바닐라 라떼) 한 잔이 더욱 간절했다.대체육 등 비건 재료를 사용한 파스타와 햄버거 (사진=손의연, 권효중 기자) ◇ 매 끼니가 ‘도전’…“채식으로 ‘공존’ 고민해보세요” 먹거리에 대한 고민은 집 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휴가로 회사를 출근하지 않아 집에서 밥을 해먹으려고 해도, 재료 고민이 이어졌다. 냉장고를 열어보면 동물성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것이 거의 없고, 국을 끓이려고 해도 멸치 육수를 내는 게 익숙한 한국인이었기 때문이다. 다시마로 국물을 내서 된장국을 끓이고, 밥을 먹는 것이 전부였다. 외식은 더욱 험난하다. 대부분 식당에는 메뉴판 내 동물성 성분이 들어갔는지 여부에 대한 표시가 정확하지 않다. 혼자 밥을 먹는다면 샐러드 등을 먹고, 치즈나 닭가슴살조차 없다는 사실에 아쉬워하는 것이 전부지만 취재원 등과 점심 약속이 있다면 또 문제가 생긴다. ‘나는 괜찮더라도, 상대방이 괜찮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고르고 고른 끝에 육류 토핑이 없는 마르게리따 피자를 시켰는데, 결국 치즈 역시 우유로 만든 만큼 ‘실패’였다. 최대한 고민을 피하기 위해 ‘비건 식당’을 찾은 팀원도 있었다. 대체육과 두유로 만들어진 크림, 치즈가 들어간 파스타 등을 먹다 보니 ‘속세의 음식’과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아 위안이 됐다. 서울 시내 번화가나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곳에는 오아시스처럼 비건 식당이 있었지만, 선택권이 없는 곳에 산다면 삶이 더욱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고비는 저녁 식사였다. 출근해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맛있는 것을 먹는 게 하루의 낙이었는데, 맛있는 건 전부 ‘비건’이 아니었다. 김치볶음밥을 먹으면 김치 속 젓갈이 걸리고, 괜찮은 줄 알았던 떡볶이도 멸치로 우려낸 육수가 걸렸다. 새우를 빼고 야채가 든 타코를 먹으려고 해도 와사비 마요네즈 소스가 발목을 잡았다. ‘한우의 날’을 맞아 소고기를 먹는 가족들을 뒤로 하고 두부를 먹으며 ‘단백질이니까 똑같다’고 뇌를 속였다. 비건으로 산다는 것은 개인의 건강뿐만이 아니라, 자연을 위한 신념에 근거한 것이다. 공장식 축산과 산업화된 도살·육류 산업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개인이 멈춰 세울 수는 없겠지만, 작은 실천은 그보다 큰 의미를 가질 것이다. 이원복 한국채식연합 대표는 “인간의 음식으로 쓰이기 위해 매일 5억 마리의 동물이 죽는다”며 “채식을 통해 건강은 물론, 동물과 지구를 살리는 실천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조금씩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2023.11.03 I 권효중 기자
(영상)김성주 "윤석열 정부 연금개혁, 의지도 계획도 없어"
  • (영상)김성주 "윤석열 정부 연금개혁, 의지도 계획도 없어"[신율의 이슈메이커]
  •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연금개혁 특별위원회 야당 간사,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이 지난달 31일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에 출연했다. (사진=이데일리TV)[이데일리TV 이혜라 기자]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1일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연금개혁에 대해서 겉으로는 필요하다고 얘기를 하면서 정작 용기 있게 나서지 않는다”며 “할 의지와 계획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김성주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지내는 등 국회 내 연금 전문가다. 김 의원은 이사장 재직 당시 기금운용본부 전주 이전, 스튜어디십 코드 도입 등을 진행했다.김 의원은 지난달 27일 정부가 내놓은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핵심적인 두 가지 수치인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고 18개의 시나리오만 나열돼 있다”며 “지난 정부의 개혁안을 강하게 비판했던 여당이 이번 계획안을 당연히 받아들이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그는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이 전일 ‘모수개혁’(보험료율, 소득대체율, 수급개시연령 등 핵심 변수를 조정해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연금개혁)을 놓고 ‘반쪽짜리 개혁’이라고 평한 것에 대해서도 “혼란에 빠뜨릴 만한 발언”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연금특위에서 정부는 모수개혁을 중심으로, 국회는 구조개혁을 중심으로 방안을 모색하자는 안을 제안했고 여야 간 이견이 없었다”며 “구조개혁하자고 국회가 논의를 진행하는 중에 정부가 알맹이 없는 계획안을 내놓는 등 역할이 빠진 상태에서 갑자기 구조개혁안을 내세우는 건 혼란스럽다”고 언급했다.연금특위는 특위 내 자문위원회가 꾸리는 종합보고서를 바탕으로 노동·경영자 단체의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이후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공론화조사에 착수한다.김 의원은 “총선 전에 연금개혁의 구체적인 안이 나오고 합의 수준이 높으면 총선 전에라도 입법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며 “그게 안 된다면 총선이 끝나고 난 다음에라도 다음 국회가 구성되기 전에라도 입법을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김 의원은 이밖에도 △정부의 기초연금 인상안 △국힘, 김포 서울 편입 당론 추진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 거취 △인요한 혁신위원회 △민주당 내 계파 갈등 등과 관련해 의견을 밝혔다.김성주 의원이 출연한 ‘신율의 이슈메이커’ 본방송은 오는 3일(금) 오후 4시에 케이블, 스카이라이프, IPTV 이데일리TV 채널에서 방영된다.※전체 내용은 동영상과 대담 전문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용보도시 프로그램명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녹화일 : 10월31일(화)■ 진행 :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혜라 이데일리TV 기자■ 대담 :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연금개혁 특별위원회 야당 간사,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신율: 날씨가 서늘해지고 아침, 저녁은 정말 춥거든요. 계절의 바뀜을 실감할 수 있는 요즘인데요. 그런데 우리가 가을에 겨울을 준비해야 되듯이 노후 준비는 사실 미리 해 둬야 하는데 우리의 삶이 그리고 우리의 사회 구조가 준비하는 게 녹록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제일 관심을 두는 것이 이제 일을 할 때 차곡차곡 쌓아두는 국민연금인데요. 요새 이 국민연금을 바꿔야 된다, 개정해야 된다,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개정해야 된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복잡해서 어렵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전문가, 실제 야당에서 이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계신 의원과 함께 알아봐야겠습니다.▷이혜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지내고 국회 연금특위에서 야당 간사 맡고 계십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과 오늘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김성주: 반갑습니다.▷신율: 오늘 대통령 시정연설 있었는데요. 대통령이 가서 악수할 때 앉아서 하시는 분도 있고 시선을 피하는 분도 있고 그랬었다고 그러는데. 시정연설 어떻게 들으셨어요?▶김성주: 시정연설은 이 내년 예산안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어서 내용 자체는 특별한 내용이 담겨 있지 않았지만 그래도 대통령이 국회에 와서 하는 연설이기 때문에 여야 의원들이 경청하는 게 좀 필요했거든요. 근데 과거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자기들이 야당일 때는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서 야유를 하거나 외면하거나 이런 게 있었는데, 이번에 우리 민주당이 먼저 대통령 연설하는 도중에 경청하겠다, 그리고 일체 피켓 시위나 야유 않겠다고 했고 실제로 약속을 지켰습니다. 저도 오늘 시작 즈음에 연설문을 미리 보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져서 갔더니 대통령이 이렇게 뒤에 서서 악수를 청하길래 일어나서 악수를 같이 했어요.▷이혜라: 네.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도 연금개혁에 대해서 언급했는데요. 지난주 나온 연금개혁 정부안에 대해 아쉽다는 평가가 많은 것 같습니다.▷신율: 아쉬운 정도가 아니고요. 수치가 없고 너무 빈약한.▶김성주: 연금개혁은 어느 나라의 어느 정부에게나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도 두 번의 연금 개혁이 있었지만 당시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때 있었는데 굉장히 강한 저항과 반발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정부 입장에서는 용기가 좀 필요한 거고. 또 집권당, 여당 입장에서는 책임감이 필요한 건데. 사실 지난 문재인 정부 때 연금 개혁을 시도를 했죠. 결국은 노력했지만 성공을 못 했는데 이번에 윤석열 정부는 후보 시절부터 연금 개혁 반드시 하겠다고 했고 연금, 노동, 교육 3대 개혁을 강조해 왔는데 저도 이번에 종합운영계획안을 보고서 어리둥절했어요. 가장 핵심적인 재정 안정성을 위한 보험료율, 소득대체율에 대한 언급이 구체적으로 되어 있지 않고 18개의 시나리오만 나열돼 있더라고요. 지난 정부 때는 4개의 사지선다형을 내세웠다고 비판했던 국민의힘이 지극히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는 게 상당히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연금 개혁은 누구에게나 어렵기 때문에 정부는 용기를 가지고, 또 국회는 책임 가지고 할 필요가 있는데 그게 처음부터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고 보입니다.▷이혜라: 사실은 보험료율 즉 얼마나 내고, 소득대체율 즉 얼마나 받을 수 있고 이 부분이 가장 궁금해하는 지점인데 그 부분의 핵심이 빠졌다는 말씀이신 건데.▷신율: 그렇죠. 돈은 얼마나 더 내고 더 받는지, 덜 받는지 이걸 모르겠다는.▷이혜라: 근데 또 오늘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구조개혁하겠다면서, 모수개혁에 대해서는 또 다른 얘기를 하더라고요.▶김성주: 맞습니다. 그 부분도 이해가 좀 잘 안 가는데요. 원래 이제 국회 연금특위를 여당의 요청에 의해서 야당이 받아준 거거든요. 그때 정부는 모수개혁 중심으로 안을 제시하고, 국회는 그보다 더 큰 틀에서의 구조개혁 방안을 모색하자고 한 게 당시에 제가 제안했던 거고, 여야 간에 이견이 없었는데.정부가 모수개혁안에 실질적인 알맹이가 빠진 상태에서 정부 계획안을 제출한 상태에서, 갑자기 여당이 모수개혁은 불충분하고 구조개혁한다는 얘기를 하길래. 그거는 구조개혁하자고 국회가 계속 논의를 진행하는 중에 정부 역할이 빠진 상태에서 갑자기 구조개혁안을 내세우면 그러면 이거를 연금 개혁을 지금 정부가 하자는 건지, 하지 말자는 건지 대단히 혼란에 빠질 만한 그런 발언이 있었습니다.▷신율: 할 것 같으세요? 안할 것 같으세요?▶김성주: 제가 보기에는 할 의지와 계획이 없어 보입니다.▷신율: 일단 총선은 지난 다음에 하든 말든 되는 거 아닙니까?▶김성주: 근데 저희가 2015년에 공무원연금개혁 당시 제가 이제 야당 의원으로서 공무원연금개혁특위에 참여했는데 그때도 책임 있는 야당으로서 선거에서 유불리 따지지 말고 개혁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여야가 같이 뜻을 모으자 했었고요. 이번에도 저희가 야당이 됐지만 여당 때 추진했던 일을 못한 상태에서 야당이 됐다면 당연히 초당파적으로 선거에서 유불리 따지지 말고 미래를 위해서 연금 개혁에 참여하자 하는 것이 저의 뜻이었습니다. 그거에 대해서 민주당 지도부도 동의해 줬는데. 지난 국회 연금특위의 과정을 보면요. 정부와 여당이 야당 보고 뭘 하자고 제안해야 되는데 거꾸로 야당의 간사가 정부보고 언제 회의 열어야 되느냐, 여당은 왜 응답이 없냐고 거꾸로 재촉했던 그런 경험을 보면 정부와 여당이 대단히 연금 개혁에 대해서 겉으로는 필요하다고 얘기를 하면서 정작 용기 있게 나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신율: 그만큼 아무래도 프랑스 사례. 프랑스는 수령 시기를 늦추고 일을 그만큼 더 하는 거니까. 근데 프랑스도 난리났었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그런 거 분명히 부담이 될 텐데 또 장기적으로 보면 그거는 반드시 정부가 해야 될 일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 굉장히 답답합니다. 근데 어떤 식으로 좀 바꿔야 된다 보세요? ▶김성주: 현재 우리나라의 노후 실태를 보면 우리가 OECD 경제 선진국이지만 노후 빈곤은 또 최고 수준이거든요. 노후 빈곤 이유가 연금 제도가 잘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이거든요. 연금 제도라고 하면 어떤 연금 제도냐. 개인이 보험사의 계약에 의해서 유지되는 개인연금의 노후 보장 역할은 약한 거고. 국가가 운영하는 공적 보험인 국민연금이 중심이 돼야 되는 거거든요. 1차적으로 국민연금을 좀 강화하면서 다른 연금 제도들을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노후 소득 보장에 있어서 최선이라고 하는 게 전문가나 일반 국민들이 다 인식하고 있는 거거든요.그래서 이번에 연금 개혁에 임하는 저희 야당의 입장도 국민연금은 대표적인 중심적인 노후소득 보장 제도로 하면서 기초연금은 어떻게 결합시킬 것인가. 현재 퇴직금 일시금으로 주로 많이 받고 있는 퇴직연금을 실질적인 연금화할 것이라고 하는 게 핵심 개혁의 과제였는데, 이번 정부의 발표안을 보면 그런 고민이 하나도 담겨 있지 않습니다.▷이혜라: 그럼 기초연금 이제 40만 원 인상 얘기를 하고 있는데, 이건 또 국민연금이랑 다르게 세금으로 충당하는 거잖아요. 그러면 재정 어떻게 조달할 건지 이런 부분에 대한 방안도 있어야 할 텐데 그런 부분이 좀 유명무실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김성주: 선진국의 경우에는 주로 이제 연금은 주로 조세 기반, 세금에서 충당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워낙 장수 시대가 되다 보니 재원 부담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걸 그대로 역할을 좀 줄인 상태에서 사회보험 형태의 연금 제도 도입을 추가로 한 거거든요. 근데 우리는 거꾸로 국민연금을 먼저 도입하고 현 시대 노인들의 빈곤 문제 해결에서 기초연금을 추가로 도입했거든요. 기초연금은 세금으로 운영하는 거고, 국민연금은 국민들이 낸 보험료로 운영하는 건데. 국민연금은 기금 소진에 대한 우려가 있는 거고, 기초연금은 갈수록 고령화된 사회 속에서 그 세금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건가 숙제거든요. 근데 그런 재원 마련에 대한 언급이 없이 그냥 대상을 더 넓히겠다, 얼마로 올리겠다고 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걸로 보이지 않습니다. 이번 정부 연금개혁안이나 기초연금에서 기초연금 얘기하려면 그럼 얼마를 어떻게 지급하는데, 즉 그에 대한 재원 마련 계획은 뭔지를 얘기하지 않으면 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습니다.▷신율: 의원님께서 그런 건 아니지만 이제 이재명 대표 같은 경우에 과거의 대선 후보 시절에 기본소득 시리즈를 쭉 얘기를 계속해왔거든요. 근데 사실은 이제 기본소득이라는 것도 핀란드의 사례나 외국 사례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기본소득 그러는 국가에서 돈 주고 또 추가적으로 기존에 있는 복지는 다 혜택을 주고 이렇게 알고 있는데 사실 그게 아니거든요. 복지를 없애고 기본 소득으로 돈을 주는 케이스가 대부분이라, 기본소득은 진보의 아젠다가 아니라 보수의 아젠다가 되는 이유가 바로 거기 있는데. 제가 이걸 여쭤보는 게 만약에 기본소득 준다고 했을 때 연금하고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것도 궁금해요.▶김성주: 사실은 이제 기초연금이 보편적 기초연금으로 해서 모든 6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일정액을 지급한다면 그게 기본 소득의 가장 유사한 제도일 수 있습니다. 사실 유럽의 상당수 나라들은 그렇게 합니다. 그런데 그런 나라들은 소득세를 거의 반절 정도, 50% 세금 내거든요. 그 재원으로 국민들의 노후 보장을 해주는데. 우리나라의 조세 부담 수준으로 한 20%초반으로 그만한 재원을 충당할 수가 없는 거죠. 그럼 그렇게 유럽형으로 기초연금을 보편적으로 지급한다고 하면 세금 부담을 점진적으로 올려가겠다고 하는 것을 정당이나 정부가 밝혀야 되는데 그 얘기는 안 하고 액수만 올려주겠다고 하면 그렇게 진실성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죠.▷신율: 이게 또 돈 문제다 보니까 이게 누구든 그렇잖아요. 저부터도. 공무원연금, 사학연금은 어떻게 또 손을 봅니까?▶김성주: 야당인 민주당 입장은 2015년에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을 상당히 큰 폭으로 개혁을 했기 때문에 지금 현재 진행 중인 상태에서 추가 개혁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습니다.▷신율: 저같이 사립학교에 있는 사람이나 공무원 하시는 분들 같은 경우. 많은 분들이 그러는데 저희는 퇴직금이 없어요 사실은 거의. 그렇기 때문에 그 퇴직금과 연금과의 관계에 있어서 저희도 할 말이 나름대로 많다는 얘기들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그냥 여쭤봤고요.▷이혜라: 네. 세대별 차등 인상안이나 지급보장 명문화 관련해서는 청년층한테 좋게 들릴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시는지요?▶김성주: 세대별로 보험료를 차등적으로 인상 시기를 조절하겠다고 하는 것은 아주 독특한 아이디어이긴 한데 세계 어느 나라도 해본 적이 없는 아주 생소한 일이기는 합니다. 대개 영국 같은 경우에는 봉급 생활자와 자영업자의 보험료를 차등 적용하기도 합니다. 이유는 자영업자는 자기가 고용주이기 때문에 100% 자기 부담하니 그 부담률이 공급 생활자에 비해서 더 많으니까 그걸 조정해 주는 이런 거는 있는데. 세대별로 차등 적용하는 건 없어요. 다만 소득별이나 계층별로 따로 적용하는 사례는 있는데.왜 이런 구상을 했는가를 한번 따져보면 청년 세대들 입장에서 ‘나는 보험료를 내는데 나중에 받지 못할지도 모르겠다’고 하는 불안이 있는 거잖아요. 그걸 해소하는 차원에서 그런 안을 아마 청년층들의 요구를 받아서 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인데.오히려 국가를 믿고 보험료를 성실히 납부하면 보호를 책임지겠다는 믿음을 줘야지. 나중에 못 받을지 모르니 그럼 조금만 내, 천천히 인상을 하게 해줄게라고 하는 건 오히려 제도 자체의 신뢰를 떨어뜨린 것이죠. 또 국민연금은 사회보험 제도거든요. 사회보험이면 개인 민영 보험과 다르게 모두가 가입자가 되고 의무적으로 소득에 따라서 보험료를 납부하고 혜택을 나눠 갖는 건데. 부자들이라고 해서 혜택을 더 많이 주고 가난한 사람이라고 조금 주는 게 아니거든요. 근데 나이 든 세대와 젊은 세대의 보험료에 대해 차등 적용하게 되면 그 연대가 깨져버리는 거죠. 그러면 이제 그다음 세대는 차라리 우리 빼달라고 하겠죠. 그래서 굉장히 위험한 발상으로 생각합니다.▷신율: 김포를 서울에 편입을 시키겠다는 것, 어떻게 보셨습니까?▶김성주: 일단 여당하고 야당이 바뀐 것 같아요. 보통 야당이 내지르는 스타일이고 여당은 신중한데. 이 말은 여당이 내질렀잖아요. 김포 주민의 입장에서는 매일 아침에 김포골드라인 타고 붐비는 지옥철 속에서 교통 개선이 필요했겠죠. 근데 그 개선책이 서울로의 편입이어야 하냐는 거죠. 그러니까 정부가 교통 인프라를 투자해서 편안하게 서울 출퇴근하게 만들어줄 해법이 있을 텐데 그거에 대해서는 전혀 제시를 안 하고 불편하면 서울로 편입시켜줄게 한다면 광명이라든가 인근 도시도 그럼 우리를 다 서울로 만들어달라고 할 거 아닙니까? 그럴 것 같으면 대한민국 전체를 서울로. 그런 지역도 조금씩 들썩거린답니다. 그럴 것 같으면 저도 제가 전라북도 전주에 살고 있는데 전라북도랑 서울하고 붙여주세요. 너무 힘듭니다. 일자리 구하기 힘들고, 먹고 살기 힘든데. 결국 그게 좋은 해법이 아니라는 거죠.그러니까 최소한 책임 있는 정부와 집권당이라면 대한민국 어디에 살던 서울에 살던 부산에 살던 전주에 살던 동일한 권리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정책을 제안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당이 취할 태도지. 김포에 갔더니 김포 시민들이 우리 서울로 붙여달라고 해서 좋아라고 얘기하면 인근 지역 다닐 때마다 다 그렇게 해야 되는 꼴이 되는 것이죠. 대단히 무책임한 일입니다.▷신율: 김포에 사시는 분들 중에서 아파트를 소유하신 분들 같은 경우에는 집값이 좀 오를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있겠죠. 근데 문제는 편입이 가능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에 있어서 상대적 박탈감이 오히려 더 커지는 것 아닌가. 이렇게 되면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그 생각을 했을 텐데 어떻게 그렇게 얘기가 나왔을까. 참 그게 궁금하더라고요.▶김성주: 그러니까 이게 모든 분들이 느끼듯이 선거용 전략이죠. 근데 아마 그게 부메랑이 돼서 결코 여당에게 유리한 상황이 조성될 거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항상 정당은 선거를 앞두고 표를 얻기 위해서 뭔가 더 좋은, 달콤한 것을 제안하는데. 끝나고 난 다음에 그게 실현이 안 되고 거짓이라고 판명이 되면 유권자들이 심판하거든요. 그래서 여당이 앞장서서 저렇게 하는 거에 대해서 정말 놀랍습니다.▷이혜라: 민주당 얘기도 여쭤볼게요. 조정식 사무총장 지금 사표 수리되냐 마냐로도 얘기가 많던데요.▶김성주: 당내 문제에 대해서는 특히 인사 문제에 대해서 사실 저희도 잘 모릅니다. 지도부의 판단 영역이니까요. 전반적인 당내 분위기는 조정식 사무총장이 무난하게 어려운 국면들을 잘 이끌어 온 거 아니냐. 지난번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에 책임을 지고 당직자들 일괄 사표를 제출했습니다만 (조정식 사무총장에 대해서는)당대표가 반려한 걸로 우리는 판단하고 있거든요.▷신율: 또 요새 국민의힘 인요한 위원장의 활동을 보시면서. 죄송합니다만,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민주당도 혁신위가 있었는데 민주당의 과거 실패했다는 평가를 듣는 혁신위와 지금 인요한의 혁신을 비교하시면 어떻습니까?▶김성주: 조금 더 시간이 지나봐야 평가할 수 있을 거라고 보는데. 저는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상당히 참신한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좋은 카드라는 생각을 합니다. 다만 정말 전권을 이어받은 혁신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이거는 의문부호가 있는 거고요. 어쨌든 이분이 외국인이지만 전남 순천에서 활동하면서 전라도 사투리를 쓰면서 특히 5.18 묘지를 방문하고 이런 것들을 긍정적으로 봅니다. 그게 현재 윤석열 대통령이 갖고 있는 국정 기조, 여당 국민의힘이 갖고 있는 그 무책임함을 가려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변화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을까, 저는 회의적입니다.▷신율: 정치를 오래 하신 분으로서 인요한 위원장이 말한 영남 의원들의 험지 출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보십니까?▶김성주: 당이 추진한다면 할 수는 있겠지만. 주로 수도권일 텐데.요 수도권 주민들 입장에서 우리하고 동고동락을 같이 해온 많은 정치인들 후보가 있을 텐데 굳이 영남에 다선 의원이 지역에 와서 대표가 된다는 걸 과연 반가워할까하는 생각입니다. 정말 의미 있는 출마가 된다면 과거에 김대중 정부 때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만. 대구의 교수가 전남에 와서 출마한 적 있지 않습니까. 그런 식으로 서로 교차 출마는 권장해 볼만 하겠어요. 그런데 영남에 다선했으니 이제 경쟁지로 와서 해라 하는 거는 좋은 방책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신율: 민주당 내에서는 그런 움직임은 없나요?▶김성주: 아직까지는.▷신율: 꼭 험지 출마가 아니더라도 충격을 줄 만한. 공천에서 획기적으로 주목을 끌 만한 그런 조치들이요.▶김성주: 민주당. 곧 총선기획단이 출범할 테니까요. 기획단에서 아마 그런 논의들을 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이혜라: 지금 총선 기획단도 이제 조정식 사무총장이 또 다시 맡을 수 있는, 원래 사무총장이 공천에서 역할을 하지만요.▷신율: 근데 그 친명, 비명 간의 갈등은 없습니까.▶김성주: 저는 사실은 친명도 아니고 비명도 아니거든요. 과거에도 저는 친문도 아니었고 비문도 아니었는데. 친명, 비명 이렇게 구별합니다만 실제로 그렇게 뽑을 수 있는 의원들 숫자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의원들은 누가 지도부가 되면 그 지도부와 같이 일하는 것이지 굳이 그 지도부와 가깝다, 멀다를 구별하지는 않거든요. 그런 면에서 밖에서 보는 것처럼 당내에 그런 다툼과 갈등이 크지는 않다는 게 실제 일하는 저의 느낌인데 그러나 어쨌든 간에 당이라고 하는 게 다양한 생각을 갖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하나가 되어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한 모습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그런 갈등들이 확장될 수 있는 그런 것들은 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신율: 근데 그게 강경한 목소리를 내시는 분이 언론의 주목을 많이 받기 때문에. 하여튼 그 정확한 말씀이세요. 대다수는 묵묵하게 자기 일하면서 이렇게 도와주는 거죠.▷이혜라: 지금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만나야 된다고 보십니까? 근데 이제 대통령이 안 만난다고 했던 이유들에 대해서 사실은 소멸됐다고 보기에는 아직 어렵지 않습니까? 또 이유를 그렇게 들 수 있으니까.▶김성주: 당연히 만나야죠. 오늘 사실은 만난 거잖아요. 그때 이재명 대표가 거기 가냐 마냐 그랬는데 저희도 당연히 가야했다고 생각합니다. 단둘이 만나든 여럿이 같이 만나든 한 나라의 대통령과 야당의 대표가 자주 만나는 게 나쁠 리가 없지 않습니까. 사람은 서로 다투다가도 만나면 서로 오해도 풀고 더 좋은 협의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대통령은 그걸 인정하지 않겠죠. 처음부터 야당 대표를 정치적으로 죽이겠다, 범죄자라고 인식하면서 인정을 안 해 왔으니까 이제는 바꿀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최종적으로 기소가 되고 재판을 받아서 어떤 판결이 나오기 전에 지금 대통령이 한때 대선에서의 경쟁 파트너였고, 경쟁 상대였고 작은 표 차이로 승부가 난 거잖아요. 그러면 이제는 승자가 된 대통령이 경쟁자를 끌어안는 게 정치적 상식 아니겠습니까?▷신율: 야당 대표와 자유인 이재명을 분리할 필요도 있다는 얘기도 많이 있습니다. ▶김성주: 저는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만남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대통령이 대화를 강조한다고 합니다만 여전히 야당 대표 만나는 것을 피하는 거 보면 진실성이 없어 보이죠.▷이혜라: 마지막으로요. 연금특위에서 공론화조사 작업 착수하겠다는데 관련해 향후 계획 말씀 나눠주세요.▶김성주: 국회 연금특위는 작년부터 운영해 오면서 그 안에 민간 전문가, 자문위원회가 있었습니다. 이분들이 거의 매주 하나의 주제로 계속 토론해왔습니다. 그래서 그 토론의 결과를 종합보고서 형태로 11월 중순에 제출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그 보고서가 나오면 보고서의 내용을 놓고 가장 큰 이해당사자는 보험료를 납부하는 노와 사측 대표들입니다. 노총과 경영자단체인데. 그들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거칠 것입니다. 그러고 난 다음에 일반 국민들이 이 연금개혁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국민들에게 직접 묻는 여론조사와 공론조사 형태를 거쳐서 그런 의견들을 수렴한 최종안들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신율: 공론조사가 패널들, 특정인을 뽑아서 조사하는 것 말씀하시는 거죠?▶김성주: 예. 그렇게 해보려고 합니다.▷신율: 그래서 거기에서 이제 비율도 어느 정도 나올 수 있고 이럴까요? 언제쯤 하세요?▶김성주: 그렇습니다. 원래는 사실 진작 들어갔어야 되는데. 자꾸 남탓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습니다만 부와 여당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지금 이미 공론조사위가 굴러가야 되거든요. 근데 오늘 사실 국회에서 특위 기간 연장을 결정했기 때문에 바로 지금 작업에 들어가서 빨리 하면 제 생각은 12월 정도는 들어가야 된다. 그래서 총선 전에 구체적인 안이 나오고 그게 합의 수준이 높다고 하면 저는 총선 전에라도 입법할 수 있으면 하고, 그게 안 된다면 총선이 끝나고 난 다음에라도 다음 국회가 구성되기 전에라도 입법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게 저희 야당의 입장입니다.
2023.11.01 I 이혜라 기자
성북구에 사는 슈퍼맨, 전세사기 당한 사연은?
  • 성북구에 사는 슈퍼맨, 전세사기 당한 사연은?[알쓸공소]
  • ‘알쓸공소’는 ‘알아두면 쓸모 있는 공연 소식’의 줄임말입니다. 공연과 관련해 여러분들이 그동안 알지 못했거나 잘못 알고 있는, 혹은 재밌는 소식과 정보를 전달합니다. <편집자 주>[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법이 이렇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요?!”서울 성북구에 사는 슈퍼맨이 전세사기를 당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변호사들을 찾아다니는 슈퍼맨.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법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이야기뿐입니다. 정의를 지키기 위해 살아온 슈퍼맨은 정작 법이 정의를 보장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울분을 토합니다.처음 듣는 슈퍼맨 이야기라고요? 맞습니다. 영화와는 또 다른, 2023년의 한국 사회라는 ‘멀티버스’에 사는 슈퍼맨의 이야기입니다. 극단 신세계가 지난 14일부터 2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선보인 연극 ‘부동산 오브 슈퍼맨’입니다.◇파격과 충격, 매 작품 궁금증 갖게 만드는 극단연극 ‘부동산 오브 슈퍼맨’의 한 장면. (사진=극단 신세계)이 작품을 소개하기에 앞서 극단 신세계에 대해 이야기해야 합니다. 극단 신세계는 그동안 파격적인 내용과 형식으로 연극계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 왔습니다. 누구나 전체주의와 파시즘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를 담은 ‘파란나라’, 성 노동자의 현실을 이야기한 ‘공주들’, 장애인 학교를 둘러싼 찬반 논쟁을 그린 ‘생활풍경’,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을 고발한 ‘별들의 전쟁’ 등이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016년 (지금은 없어진) 남산예술센터에서 처음 본 ‘파란나라’의 충격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극장을 가득 메웠던 파란 물결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합니다.발표하는 작품마다 이번엔 어떤 충격을 안길지 궁금하게 만드는 극단입니다. 그러나 한동안 극단 신세계의 작품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극단 신세계의 대표를 맡았던 김수정 연출이 2021년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한 연극 ‘김수정입니다’를 통해 “더 이상 ‘척’ 하는 연극을 하지 않겠다”며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극단 신세계는 이후에도 온라인 영상 상영 등으로 활동은 계속 이어왔는데요. 그런 가운데 2년 만에 신작 ‘부동산 오브 슈퍼맨’으로 돌아왔습니다.연극 ‘부동산 오브 슈퍼맨’의 한 장면. (사진=극단 신세계)작품은 영웅인 ‘척’ 하기를 그만두겠다는 슈퍼맨의 기자회견으로 시작합니다. 정의를 지키기 위해 한 자신의 행동이 오히려 선량한 사람들에게 피해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슈퍼맨은 서울 성북구에 거처를 잡고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기로 합니다. 카페, 식당 등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돈을 모아 자신만의 공간도 마련했습니다. 비록 전세에 ‘한강 뷰’도 아니지만, 자신의 마음에 쏙 드는 집입니다.그렇게 평화로운 일상을 살아가던 슈퍼맨은 2년간의 전세계약 만료를 앞두고 계약 갱신을 위해 집주인에게 전화를 겁니다. 그런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 집주인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때까지도 슈퍼맨은 몰랐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전세사기’의 출발점이라는 것을요. 정의를 지키는 일에 앞장서온 슈퍼맨은 전세사기를 겪으면서 진짜 정의가 무엇인지 질문하기 시작합니다.◇부동산 설명서이자 금융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연극 ‘부동산 오브 슈퍼맨’의 한 장면. (사진=극단 신세계)이번 공연의 형식도 독특합니다. 바로 ‘렉처 퍼포먼스’ 형식을 취한 것입니다. TV 다큐멘터리 PD가 전세사기를 당한 슈퍼맨을 취재한다는 설정 아래 부동산과 전세의 개념, 한국 부동산 정책의 문제점 등을 찬찬히 살펴봅니다. 무대 위 대형 스크린 3개를 활용해 다큐멘터리 영상과 연극을 오가는 색다른 시도도 선보입니다. 부동산, 더 나아가 경제에 대해 잘 모르는 이에게는 친절한 ‘설명서’ 같은 연극입니다.그렇다고 ‘렉처’만 내세우는 것은 아닙니다. ‘부동산 오브 슈퍼맨’은 전세사기를 당한 슈퍼맨을 통해 지금 시대의 정의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돈이 곧 세상 전부인 금융자본주의 사회에서 정의 또한 돈 앞에서 아무것도 아닌 현실을 낱낱이 보여줍니다. 법적인 문제로 상담을 받으려고 해도, 소송을 하려고 해도 돈이 드는 현실은 이 시대에 정의가 진짜 존재하는 건지 돌아보게 합니다. 비판의 칼날은 시스템으로 향합니다. 언제든 터질 수 있는 부동산 문제를 지지율을 이유로 방치해 온 정권을 향한 분노의 목소리는 처연하기까지 합니다.연극 ‘부동산 오브 슈퍼맨’의 한 장면. (사진=극단 신세계)극단 신세계가 2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온 배경에는 실제 전세사기 경험이 깔려 있습니다. 김수정 연출은 연출 의도에서 “나도 내가 전세사기 피해자가 될지 몰랐다”며 “연극을 통해 우리 사회의 약자와 소수자의 입장을 들여다 보며 지금 이 시대의 사회적 정의에 대해 이야기해 왔다. 하지만 연극을 하는 우리도, 지금 이 금융자본주의 사회에서 철저히 약자와 소수자의 위치에 놓여 있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연극이 이 시대에 계속되길 바란다. 배가 고프면 창의성도 없다”고도 했고요.슈퍼맨은 전세사기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부동산 오브 슈퍼맨’은 그렇게 희망적인 결말로 이야기를 끝맺지는 않습니다. 이전 작품과 마찬가지로 이렇다 할 커튼콜도 없이 공연은 막을 내립니다. 다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묵묵히 자기 할 일을 이어가는 슈퍼맨의 모습은 이런 안타까운 현실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메시지처럼 보였습니다. 언젠가 재공연을 하게 된다면, 꼭 놓치지 말고 보시길 바랍니다.
2023.10.27 I 장병호 기자
진시황·양귀비가 반한 술…‘대륙의 자부심’ 서봉주를 만나다
  • 진시황·양귀비가 반한 술…‘대륙의 자부심’ 서봉주를 만나다 [여행]
  • 서봉주 공장에서 최고급품 레드 프리미엄을 소개하는 현지 안내인[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술 한 방울이 중국 역사의 절반’이라는 명성을 가진 서봉주(西鳳酒). 중국 ‘4대 명주’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는 서봉주는 지금까지 그 지위를 내주지 않고 있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특유의 우아한 향으로 애주가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서봉주에는 중국의 자부심이 잔뜩 녹아 있었다. ◇양귀비와 시인 묵객이 사랑한 서봉주서봉주의 전통적인 저장고인 ‘주해’의 모양을 본뜬 용기1952년, 중국 북경에서 술의 품질을 평가하는 제1회 전국 평주회가 열렸다. 중국 전역에서 총 103종의 술이 출품된 가운데 4종만이 금상을 받았다. 당시 선정된 술은 모태주, 분주, 노주노교, 그리고 서봉주였다. 이후 이들 4종의 술은 전국적으로 알려지며 ‘4대 명주’로 불리게 됐다. 예로부터 고급주로 인정받아 온 서봉주가 4대 명주의 반열에 오른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했던 진시황은 옹성(현 봉상구)에서 대관식을 치렀는데 이때 서봉주로 축하연을 열었다. 서봉주가 진나라 황실의 어주라는 뜻의 진주(秦酒)로 불렸던 이유다. 당나라 현종의 총애를 받은 양귀비가 온갖 산해진미와 즐겨 마신 술도 서봉주였다. 서봉주의 역사가 곧 중국 역사와 맞닿아 있는 셈이다. 수많은 시인 묵객도 서봉주의 향에 반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당나라 시인 소동파는 첫 부임지인 봉상현을 방문했을 때 서봉주를 맛보고 감탄하며 ‘꽃이 피고 술이 좋아 마셔도 취하지 않네, 남산의 서늘하고 푸른 기운을 와서 보게나’라는 글귀를 남기기도 했다. 1980년대 초반까지 서봉주는 중국 서북 지역 주류 시장을 휩쓸었고, 1980년대에는 인기가 치솟아 ‘술의 왕’으로 불리기도 했다.◇양조 공장에 소동파의 석상이 놓인 이유서봉주 본사 건물서봉주의 생산 업체인 산시서봉주주식회사는 당나라의 수도였던 천년고도 서안에서 서쪽으로 약 185㎞ 정도 떨어진 바오지시 펑샹구에 있다. 펑샹구는 오래 전부터 서봉주의 본고장이었다. 1924년 펑샹구에서 3000년 전에 만든 고대 청동기가 발견됐는데, 여기에 ‘음진음(飮秦飮)’이라는 글자가 적혀있었다. ‘진나라에서 만든 술을 마신다’는 뜻으로 지금도 그 역사가 이어지고 있다. 견학을 위해 공장에 도착하자 입이 떡 벌어졌다. 서봉주 생산 공장은 첨단 IT 기기를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 수준의 규모를 자랑한다. 132만㎡(약 40만평)의 대지에 지은 공장에서는 6000명 이상의 임직원이 일하고 있다. 정문에 들어서면 본관 앞에 소동파의 석상이 서 있다. 소동파가 서봉주를 마시고 칭찬했던 옛 맛을 그대로 전승하겠다는 의지로 읽혔다.자동화 시스템으로 생산하는 서봉주 공장서봉주 공장은 양조장, 증류소, 경작지 등을 갖추고 있는데 워낙 부지가 넓고 커서 견학을 하려면 버스를 타고 각 시설을 이동해야 한다. 공장 내부로 들어가면 전통주라는 편견과 달리 공장 곳곳에서 첨단 기술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기계가 술이 담긴 병을 밀봉하고, 로봇 팔은 부지런히 움직이며 직원을 도왔다. 기술 혁명이 이뤄지면서 변화된 풍경이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에 따라 서봉주 본사는 ‘전통과 현대’를 혼합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고 2022년에 전 생산 과정의 네트워킹화, 자동화를 핵심으로 하는 ‘디지털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이를 통해 장인의 과다한 개입을 막고 체계적인 공정, 효율성 향상, 균일한 품질 달성 등을 이뤘다. 자동화 시스템으로 생산하는 서봉주 공장◇음양오행을 모두 갖춘 최고의 술최고급 등급인 서봉주 레드 프리미엄견학 중 방금 완성된 서봉주의 시음 행사가 있었다. 공장 방문객만 체험할 수 있는 특권이다. 새끼손가락 한 마디 정도 크기의 술잔에 담긴 맑고 투명한 서봉주에서 특유의 향이 물씬 풍겼다. 50도가 넘는 높은 도수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게 목으로 넘어갔다. 곧 식도를 타고 불타오르는 듯한 기운이 느껴지면서 약간의 꿀이 든 것 같은 달콤함 때문에 마치 진한 주스를 마신 듯한 기분도 들었다. 중국 백주는 제조 방법과 기술, 사용 원료에 따라 맛과 향이 천차만별이다. 크게 색, 향, 맛의 3대 요소에 따라 구분하는데 크게 장향형(醬香型), 청향형(淸香型), 농향형(濃香型), 봉향형(鳳香型) 등으로 나뉜다. 향이 가장 강한 농향형 술로는 수정방, 노주노교가 대표적이고, 장향형은 모태주, 청향형은 분주와 이과두주, 금문고량주 등이 대표 주자로 꼽힌다. 서봉주 본사 내부의 박물관서봉주는 봉향형 백주의 간판스타로 분류된다. 깊은 맛과 농후한 맛을 내면서 향은 우아하고 단맛을 내는 동시에 상쾌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여러 가지의 맛이 녹아 있지만 서로 균형이 잘 맞고 마신 후 향이 오래 남는다. 현지에서 만난 안내원은 “서봉주의 ‘봉’자는 자웅동체로 알려진 전설의 새 봉황을 의미하는데 음양이 조화롭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달고, 쓰고, 맵고, 시큼하고, 향기로운 다섯 가지 맛을 가진 서봉주는 음양오행을 갖춘 최고의 술로 인정받으면서 다른 술의 장점을 모두 가진 봉향형으로 분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봉주가 다른 술과 차별화되는 맛을 내는 비결은 자연환경과 제조 방법에 있다. 서봉주는 수수를 주원료로 하고, 술을 만들 때 사용하는 누룩은 밀, 소밀, 완두콩과 함께 발효, 증류해 최소 3년 이상 보관한 뒤 출하된다. 우선 기본이 되는 것은 원재료인 수수다. 서봉주의 양조장에는 수수 경작지가 있는데 계량 종자가 아니라 전분 함량이 높은 전통적인 종자만 심는 것을 고집한다. 환경도 빼놓을 수 없다. 서봉주 생산지는 동경 107도, 북위 34도에 자리해 있으며 중국 남북의 경계가 되는 진령산맥을 등지고 있다. 이곳은 연평균 11.9도, 평균 습도 69.4%를 유지한다. 또한 생산지에는 100m가 넘는 두께의 황토층이 있고, 양조에 사용하는 물은 각종 원소와 기타 미네랄이 풍부한 천연 광천수를 쓴다. 다른 지역에서 서봉주의 맛을 재현하고자 많은 시도를 했지만 성공한 사례가 없는 것은 원재료, 기술 외에도 토양, 기후, 물, 미생물 조건 등의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직 서봉주에서만 쓰는 ‘주해’의 비밀전통적인 술 저장고인 주해증류 과정을 거쳐 얻은 술을 숙성하는 방식도 서봉주 맛의 비결이다. 증류 후 얻은 술은 진령산맥에서 자라는 싸리나무를 엮어 만든 커다란 용기인 ‘주해’(酒海)에 저장해 숙성시킨다. 오래된 건물 안에 놓인 주해 보관소로 들어가니 방금까지 본 최첨단 시스템과 달리 과거로 돌아간 듯한 풍경이 펼쳐졌다. 목재 울타리 안에 놓여 있는 성인 남성 크기만한 주해가 창고 안에 한가득 늘어서 있다. 큰 것은 약 5~8톤의 술을 담을 수 있다고 한다. 주해를 만드는 방법은 무척 까다롭다. 우선 싸리나무 가지를 엮어 항아리 모양을 만들고, 안쪽에 찹쌀풀과 식물성 단백질로 채워 틈새를 막는다. 그 위에 달걀흰자와 가축의 피 등을 바른 흰 면포를 100겹 덮고, 마지막에 밀랍과 유채씨유로 도배한다. 이것을 건조해 항아리보다 단단하면서도 빈틈없는 주해를 만드는 것이다. 주해에 저장년도를 적어 놓은 종이주해의 내부 재료들은 숙성 과정에서 녹아 서봉주 특유의 풍미를 만든다. 서봉주의 숙성 기간은 짧게는 3년이고, 고급 등급의 경우 30년 이상 재운 것을 쓴다. 주해 보관소에는 종이에 저장일이 적혀있는데 1970년대도 있었다. 주해를 쓰는 숙성 방식은 중국 술에서 오직 서봉주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그 특성 때문에 주해는 2017년에 국가 문화재로 지정됐고, 2021년에는 서봉주의 양조 기술이 국가 무형 문화 유산 5차 목록에 등재되기도 했다. ◇새로운 시기 맞이한 서봉주…재정비 후 도약 준비 중고급 제품 중 하나인 서봉주 블루서봉주는 중국 4대 명주 중에서 가장 저평가된 술이다. 4개 브랜드 중 유일하게 증시에 상장되지 않은 것이 서봉주다. 다른 유명 주류 회사들이 해외에 수출되고 중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되는 동안 서봉주는 이러한 흐름에 타지 못했다. 한때 서봉주는 관리 시스템 부재로 인해 OEM 브랜드가 넘쳐났다. 260개 이상의 제품이 시중에 돌았고 싸구려 제품이 등장하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을 겪었다. 나중에 문제를 인지한 서봉주 측은 OEM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정리하고 체중 감량을 시작했다. 2021년부터 모든 OEM 제품 제작이 중단됐고, 비핵심 제품을 정리하며 정비에 나섰다. 그 결과 2021년 서봉주는 80억 위안(약 1조4780억) 이상의 판매 수익을 달성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제는 이루지 못했던 상장에 대한 꿈도 키우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수십 년의 시간을 응축한 서봉주를 맛보기 위해 중국으로 갈 필요는 없다. 현재 국내 공식 유통사인 화강주류가 서봉주를 수입하고 있으며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병 색깔로 등급 구분을 할 수 있는데 최고급품인 레드 프리미엄, 30년산 블루, 20년산 골드, 10년산 주해, 가장 기본급인 그린까지 있다. 백화점 기준 가격은 5만원부터 100만원에 이른다. 노란 빛이 인상적인 서봉주 골드현재 롯데호텔 도림, 앰배서더 서울 풀만의 호빈 등 고급 호텔을 비롯해 서울 종로의 고량주관, 전국 소재 우육면관 등의 음식점에서 서봉주를 맛볼 수 있다. 온라인의 경우 편의점 GS25의 모바일앱인 ‘우리동네GS’를 통해 구매 가능하다. 중국의 역사와 자부심을 담아 제조하는 3000년 전통의 명주를 집이나 가까운 매장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축복에 가까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서봉주를 마시면서 중국의 깊은 역사와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덤이다.
2023.10.27 I 김명상 기자
롯데 유니폼 입은 김태형 감독 "선수들 열정 느껴...공격적 야구 펼친다"(일문일답)
  • 롯데 유니폼 입은 김태형 감독 "선수들 열정 느껴...공격적 야구 펼친다"(일문일답)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신임 감독이 24일 오후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신임 감독이 24일 오후 부산 롯데호텔부산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롯데자이언츠 이강훈 대표이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부산=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롯데 선수들과 팬들의 열정을 느꼈다. 내년에 좋은 성적을 낼 자신이 있다”‘우승청부사’ 김태형(56) 감독이 롯데자이언츠 지휘봉을 잡고 첫발을 내디뎠다.김태형 신임 감독은 24일 부산광역시 진구 롯데호텔 부산에서 공식 취임식을 갖고 롯데 사령탑으로서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했다. 이날 취임식에선 주장 안치홍과 투수조장 구승민, 간판타자 전준우, 마무리투수 김원중이 함께 자리해 김태형 신임 감독에게 축하 꽃다발을 전달했다.올 시즌 7위에 그여 6년 연속 가을 야구 진출에 실패한 롯데는 지난 20일 김태형 감독과 3년 총 24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6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 재임 시절인 2015년부터 2022년까지 8시즌 가운데 7차례나 팀을 한국시리즈에 진출시킨 명장이다. 그 가운데 세 차례 우승(2015년, 2016년, 2019년)을 일궈냈다.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2015∼2021년)은 김태형 감독만이 달성한 KBO리그 최장 기록이다. 김태형 감독은 “공격적이고 화끈한 야구를 펼치겠다. 찬스가 왔을 때 몰아붙이는 공격적인 야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롯데 팬들과 선수들은 경기에 대한 열정이 강하다”며 “열정 있는 선수들과 함께 좋은 성적을 낼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다음은 김태형 감독 취임기자회견 일문일답.-부임 소감은.△야구 도시 부산의 롯데자이언츠 감독으로 부임하게 돼 설레고 기대된다. 나를 선택해준 구단과 구단주님, 무엇보다 롯데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롯데에서 어떤 야구를 펼치고 싶은가.△세상에 계획대로 되는 게 있나 싶다. 팀은 만들어가는 것이다. 기존 선수들은 많이 봤지만 못 본 선수도 많다. 젊은 선수들은 훈련을 보고 직접 판단하겠다. 부산 팬들은 열정적이다. 공격적이고 화끈한 야구를 펼치겠다. 찬스가 왔을 때 몰아붙이는 공격적인 야구를 하겠다.-우승청부사라는 수식어에 부담이 클 텐데 밖에서 느낀 롯데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부담감이라는 말은 잘 안 맞는 것 같다. 부담보다는 책임감이 더 큰 것 같다. 밖에서 롯데를 어떻게 봤느냐는 질문은 많이 받았다. 야구는 똑같다. 좋은 것은 선수들의 경기에 대한 열정을 봤다는 점이다. 약점은 특별히 말할 것이 없다. 열정 있는 선수들과 함께 내년 좋은 성적을 낼 자신이 있다.- 구단에서 리더십을 주목했다. 롯데에서 강조할 부분이 있다면.△중요한 것은 선수 개개인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일단 내가 합류해서 선수들을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내년에 경기하면서 선수들이 느낀 점을 서로 얘기하고 좋은 방향으로 가도록 하겠다.-특별히 눈여겨보는 선수가 있다면.△기존 선수들은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좋은 신인, 군 제대 선수는 아직 보지 못했다. 퓨처스 유망주도 보지 못했다. 역시 이름이 거론되는 선수들이 가장 궁금하다. 눈여겨볼 것이다.-코칭스태프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코칭스태프 구성에 대해 얼마나 얘기해줄 수 있나△1군 코칭스태프는 거의 확정적이다. 지금 발표하기는 그렇다. 구단에 보고하지 않은 코치도 있다. 조금 기다려달라. 곧 발표하겠다.-FA 선수들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당연히 팀에 남아서 나를 도와달라는 것이다. 마침 오늘 올해 FA 2명(전준우, 안치홍), 내년 FA 2명(김원중, 구승민)이 앉아 있는데 감독으로선 당연히 선수가 많으면 좋다. 필요한 선수는 구단 대표님께 말씀드렸다.-두산 감독과 롯데 감독으로서 리더십은 어떻게 다를까.△두산을 처음 맡은 지 9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젊은 선수들의 사고방식이 그때와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야구는 똑같다. 경기장에서 선수들 열정은 같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리더십은 상황에 따라 판단해 움직이는 것이라고 본다. 선수들과 호흡하면서 느낀 점을 서로 나누고 구상해 팀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 내 일이다. 지금은 리더십이 어떻다고 말할 입장은 아니다.-롯데 팬들이 우승을 간절히 원하는데 언제쯤 우승을 이룰 수 있나.△우승이 뉘 집 애이름도 아니고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다. 하지만 선수들이 힘을 합치면 가능하다. 나도 이 자리에서 우승이 목표라고 말하겠다. 선수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각오해야 한다. 첫 목표는 포스트시즌이고 그다음 우승이다. 롯데가 초반에 좋다가 점점 안 좋아진다고 하는데 그런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취임 선물로 바라는 것이 있다면.△취임 선물은 24억원(계약금 및 연봉)을 받았으면 충분한 거 같다(웃음). 항상 FA에 대해 많이 얘기하는데 그 부분은 구단에 필요하다고 말씀드렸고 구단이 알아서 판단할 것이다. 롯데가 초반에 좋았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안 좋아진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 데 이기는 경기와 넘어가는 경기를 잘 판단해 움직였으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건 결과론이다. 우선 팀에 합류한 뒤 내가 느껴야 하고 선수들 능력치를 파악해야 한다. 야구는 똑같다. 지금은 정확히 모르겠다.-1년 간 야구해설을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해설하면서도 내가 감독이면 어땠을까라는 시각으로 봤다. 한편으로는 젊은 선수들이 실수할 때 안쓰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스스로 관대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설하면서 은 여러 팀을 같이 보다 보니 감독 때와는 또 다른 느낀 점이 분명히 생겼다.-부산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다면.△부산하고 특별히 인연이 있는 건 아니지만 선수 시절 롯데 선수들과 각별하게 친했다. 부산에 오면 바닷가도 있다 보니 마음이 들뜨는 점은 있다. 부산은 서울과 다른 게 조금만 움직이면 봤다고 다 올라오더라. 팬들이 워낙 열정이 강해 그런 점이 다른 것 같다.-마무리 훈련 계획은 어떻게 세웠나.△훈련 강도는 기존과 비슷하다. 특히 개인 훈련을 집중적으로 할 것이다. 단체 훈련도 하지만 오후에는 선수 개개인에게 필요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할 것이다.-롯데 팬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여름부터 롯데 팬들이 내 얘기를 많이 언급해주셨다. 기분이 좋았다. 열정적으로 응원해줘 책임감을 더 무겁게 느낀다. 열정적인 선수들과 시즌을 잘 치러 꼭 좋은 성과를 보여주겠다.
2023.10.24 I 이석무 기자
“왜 내 마음 안 받아줘” 유부남 25년 짝사랑 끝 ‘방화 살해’
  • “왜 내 마음 안 받아줘” 유부남 25년 짝사랑 끝 ‘방화 살해’ [그해 오늘]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2014년 10월 22일.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이 탄 차량에 불을 내 살해한 혐의(현존자동차방화치사)로 기소된 A씨(53)는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춘천 제1형사부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A씨를 향해 “1심 선고 형량이 지나치게 무겁지 않고, 오히려 너무 가벼운 느낌마저 든다”고 꾸짖었다.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사진=게티이미지)A씨는 25년 전부터 피해 여성 B씨(당시 48세)와 만남을 가지던 사이였다. A씨는 가정이 있는 상태에서 B씨를 만났고, 헤어진 이후에도 수십 년 간 연락하며 홀로 좋아해 왔다. B씨는 이에 부담을 느껴 여러 차례 이사를 가는 등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했다.그러던 중 A씨는 2014년 1월 12일 새벽, B씨와 이성 관계 문제로 심하게 다퉜다. A씨는 수십 년 간 자신이 애정을 표현했음에도 B씨가 다른 남성을 만나는 등 마음을 받아주지 않자 그를 살해할 마음을 먹고, B씨를 자신의 차량에 태우고 강원 평창군 진부면 막동리 59번 국도 아래 공터에 차를 세웠다. 전처와 자녀에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보낸 A씨는 B씨를 기절하게 한 뒤 차량에 불을 붙였다. 곧 차는 불길에 휩싸였고, 홀로 차에 남은 B씨는 그대로 사망했다.현장에서 벗어난 A씨는 3시간 30분을 걸어 택시를 2대 갈아타고 동생의 집으로 갔다. 이 과정에서 불에 탄 옷을 감추기 위해 인근 비닐하우스에서 옷가지를 훔쳐 입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A씨는 화상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이동한 뒤에야 동생에게 ‘B씨를 찾아야 한다. 경찰에 신고하라’고 털어놨다.A씨는 재판 과정에서 B와 동반자살을 하려다 홀로 살아남았다고 주장했다. B씨가 ‘다른 남자를 만나지 못하게 하면 죽어버리겠다’고 해 A씨가 ‘같이 죽자’고 등의했다는 것이다. 또 A씨는 차에 불을 붙인 뒤 B씨를 구하려다가 불길이 너무 뜨거워 포기하고 도망쳤다고 주장했다.하지만 1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B씨가 극단적 선택을 할 동기가 없고, 자동차의 문이 모두 닫힌 채 불탄 점, B씨의 유해가 상당 부분 조수석에서 발견된 점 등을 들어 A씨가 B씨를 기절시킨 후 불을 질러 살해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불길이 뜨거워 차량 문을 열고 나왔다면 차량 문이 열린 채 있어야 함에도 당시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차량의 문은 모두 닫혀 있었다”며 “피해자에게 동반자살할 이유가 없어 보이는 점 등으로 볼 때 이 사건은 우발적 범행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A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살 방조’를 주장하며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 역시 A씨가 치밀한 계획에 걸쳐 B씨를 살해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인적이 드문 공터로 데리고 가 실신한 피해자가 탄 차량에 불을 지른 범행으로, 수법이 잔혹하고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A씨는 상고하지 않아 징역 20년 형이 확정됐다.
2023.10.22 I 김혜선 기자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 "반지로 고혈압 측정 100년 혁신...카카오와 협업 논의"
  •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 "반지로 고혈압 측정 100년 혁신...카카오와 협업 논의"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고혈압은 당뇨만큼 무서운 질병이다. 하지만 약 100년간 질병 예측 기술의 혁신이 없었다. 자사 심박 측정 기기가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확신한다. 현재 카카오와도 협의 논의 중이다.”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는 자사의 기술이 고혈압 진단 시장을 바꿀 것이라고 자신했다. 스카이랩스는 세계 최초로 반지형 심박 측정 기기를 개발했다. 반지 하나만 끼고 있으면 핸드폰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실시간 심박수 등이 기록된다. 심장이 수축 운동으로 손가락에 피를 흘려보낼 때, 피의 양을 관측해서 심장의 기능을 진단하는 원리다. 혈압이 위험하다는 신호를 미리 알려주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의 급사를 막을 수 있다. 이런 기술력을 인정받아 스카이랩스는 최근 한국산업은행(KDB) 등으로부터 207억원 (시리즈C)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 (사진=스카이랩스)내년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승인과 국내 증시 상장을 동시에 추진한다. 내년 예상 매출은 300억원에 달해 벌써 ‘코스닥 대어’로 꼽힌다. 이데일리가 최근 이병환 대표를 직접 만나 전망을 들어봤다. ◇ 삼성전자서 배운 신호 처리 기술, 생체 기술로 헬스케어에 적용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는 삼성전자 DMC연구소 출신이다. 삼성전자의 근무 경험이 스카이랩스 부정맥 모니터링인 기기인 ‘카트(카트원 BP)’ 개발에 도움을 줬다. 이 대표는 “삼성리서치 연구소에서 배운 기술, 5G 기술과 신호 처리가 창업에 도움이 됐다”며 “통신 신호 처리하던 것을 생체 신호로 바뀌어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심장 진단기기를 반지 형태로 만든 이유는 두 가지다. 손목보다 손가락의 혈류를 측정하는 것이 정확도가 높고, 휴대성이 높아야 진단율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받은 손목 측정형 밴드(95.3%)보다 카트의 진단 정확도(98%)가 높다. 스카이랩스가 서울대병원과 협력해 150명을 상대로 임상 실험한 결과다.◇ 고혈압 글로벌 사망 기여도 1위 질환...예측 기술 100년간 변화 無그는 고혈압이 굉장히 위험한 질병임에도 예방 기술 혁신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당뇨 분야에서는 연속혈당기가 나오며 큰 혁신이 이뤄졌다. 하지만 고혈압에서는 100년 동안 써온 방식을 그대로 쓰고 있었다. 높은 위험도에 비해 기술 혁신이 더뎠던 것이다.스카이랩스 반지형 심박 측정 기기 카트 제품 (사진=스카이랩스)실제 세계적 의학학술지 란셋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204개 국가를 대상으로 286가지의 사망원인과 87개의 위험요인을 분석한 결과, 세계 사망 기여도 1위 질환은 고혈압이었다. 국내는 2021년 기준 20세 이상 인구 중 고혈압 환자는 1374만명으로 유병률이 27.7%에 달한다. 성인 3~4명 중 1명은 고혈압 환자인 셈이다. 고혈압은 증상이 없어서 방치하기 쉽다. 그러나 조용히 혈관과 장기를 손상시켜 ‘저승사자의 경고’ ‘침묵의 살인자’ ‘시한폭탄’ 등 무시무시한 별명을 가지고 있다.이 대표는 “심방세동 환자라고 하더라도 증상이 지속되지 않는다. 의심돼서 병원에 가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진단되지 않는 것”이라며 “결국 병원가도 시간 쓰고 돈 쓰는 거다. 운동하거나 자거나 평소 생활할 때 심장 상태를 측정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카트는 그걸 가능케 한다”라고 설명했다. ◇ 최근 207억원 시리즈C 유치...내년 상장 목표이런 기술력을 인정받아 스카이랩스는 최근 한국산업은행(KDB) 등으로부터 207억원 (시리즈C)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내년에는 FDA 승인과 국내 증시 상장을 동시에 추진한다. 이미 스카이랩스는 해외에서 더 폭넓게 인정받고 있다. 스카이랩스는 이미 자사 제품으로 2018년 7월 글로벌 제약기업 바이엘이 진행한 디지털 헬스케어 경진대회에 참가해 11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우승을 차지했다. 기술력을 개별 검토한 바이엘은 이후 스카이랩스에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 2019년에는 유럽심장학회(ESC)가 처음 개최한 신기술 부문에서도 최고 혁신제품으로 뽑힌 바 있다.최근에는 다보스포럼, 유럽심장학회에 초청받는 등 해외에서 더 크게 주목받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유럽 최대 병원인 독일 샤리테 병원과는 공동으로 심장질환 관련 임상 연구를 논의 중이다.이 대표는 “해당 시장을 잡기 위해 글로벌 승인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현재 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 미국은 2023년 말, 유럽은 2024년 2분기 허가 획득이 예상된다”고 말했다.다음은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와의 일문일답. -삼성 재직 중에 배운 신호처리 기술이 사업 창업하는데 아이디어를 준 것인가△의료 영역이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보니 기술 면에서 많이 낙후되어 있다. 하지만 기술 발전이 되면 분명히 의료 영역에서 필요한 부분들이 많은데, 그런 영역들이 주로 신호처리 영역이다. 이전에 이동통신 쪽에서 신호 처리하는 기술들을 이용해서 기술을 개발했다면 이제 그 기술을 의료 영역으로 가져와서 생체 신호를 처리하는 쪽으로 활용한 것이다.-최근 시리즈C 투자 받았는데△ 그렇다. 2021년에 시리즈 B 투자유치 이후 올해 시리즈C 투자유치까지 누적 투자 금액이 총 548억이다.-스카이랩스 창업 계기가 궁금하다△ 예전부터 늦게까지 일하다가 응급실 간 적도 있을 만큼 일을 좋아하고 많이 한다. 그러다 문득 환자 개개인의 데이터를 쉽게 모으는 어떤 솔루션이나 플랫폼이 존재한다면 병을 모니터링하거나 진단하기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이 생각만으로 창업한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모빌리티 & 헬스케어 사업이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을 했다. 모빌리티 영역은 초기 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반면 헬스케어 영역은 어떤 분야를 선택하냐에 따라 적은 금액으로도 시작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의료기기의 배경에서 유병률이 중요하다고 들었는데△의료기기 역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병률이다. 유병률이 높은 질환이 곧 큰 시장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유병률이 높은 질환은 당뇨, 감염성 질환 그리고 유병률이 가장 높은 질환은 고혈압이라 말할 수 있다. 당뇨 영역에서는 최근 많이 알려진 ‘연속 혈당계’가 출시되며 큰 혁신을 이루어냈다. 하지만, 고혈압에 있어서는 100년동안 써오던 혈압 측정 방식이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그래서 혈압 측정 방식의 혁신에 대해 학계와 업계에서 오랫동안 연구되던 주제였고 최근 8~10가지의 제품들이 출시가 되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삼성 ‘갤럭시 워치’에서 혈압 측정 기술이 포함 되어있고 유럽의 경우 ‘악티아’ & ‘바이오비씨’ 등 스타트업 기업들이 개발을 많이 해왔고, 세계적인 기업 ‘오므론’, ‘화웨이’ 등도 개발을 해왔지만 아직까지 제품을 출시하지는 못했다.스카이랩스 이병환 대표 집무실 (사진=스카이랩스)-스카이랩스에서 ‘세계 최초’라고 하는데, 비슷한 제품을 개발한 국내/해외 기업들이 있는가△혈압 측정하는 방식은 24시간 동안 동적으로 변화하는 혈압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조건들을 모두 만족시킨 혈압계는 현재까지 카트 BP가 유일하다. 왜냐하면, 저희는 논문을 통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기기 역사에 있어서 가장 큰 혁신이 두 가지가 있다면, 하나는 ‘당뇨 연속 혈당계’, 그리고 ‘고혈압 연속 혈압계’일 것이다.-고혈압 시장 규모를 예측한 데이터가 있나△가정용 혈압계의 영역에서 전세계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오므론 헬스케어가 연간 2500만 대 이상을 판매한다. 그렇다면, 전 세계적으로 대략 5000만~6000만 대 정도가 팔린다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대략 5조에서 6조 정도 되는 시장일 것이다. 병원에서 쓰는 혈압계 시장은 또 다른 영역이고 시장 규모는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는다.-반지형으로 측정하는 방식과 스마트 워치처럼 손목에서 측정하는 것의 측정도의 차이가 있나△기본적으로 기기의 차이가 측정 성능의 차이는 아니다. 기기는 센서의 정확도와 관련이 있는데, 많은 연구와 논문에 따르면 손가락에서 측정하는 광센서 신호가 우리 몸에서 측정하는 것 중 가장 정확하고, 손목에서 측정하는 것이 가장 부정확하다고 한다.-관련 논문도 많이 게재됐다고 했는데, 유명한 곳에 실린 논문이 있는가△올해 5월에 ‘24시간 변동성이 높은 혈압을 측정하는 기술에 대한 논문’이 네이처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가 된 바 있다. 그 외에도 올해 안에 발표 예정인 논문 2개 정도가 있다. 게재되는 저널은 아직 말씀드리기 힘들지만 국내외 SCI급 저널에 발표될 예정이다.-질환을 데이터화 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뷰노’의 경우 심정지 예측을 하는 것처럼 나중에 데이터가 쌓이면 고혈압 예측도 가능한 것인가△고혈압은 사실 에측의 영역이 아닌, 관리의 영역이다. 이미 발병한 것을 알고 있지만 그 질병으로 당장 목숨이 위험하지 않기에 관리의 영역이라 볼 수 있다. 다만, 향후 큰 부정적인 영향이 올 것이라 알고 있고, 그 영향을 예방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만성질환인 것.-롯데의 헬스케어 플랫폼 ‘캐즐’과 같이 구체적으로 ‘어떤 약을 먹어야 한다’, 또는 ‘언제 병원을 가야한다’와 같은 솔루션도 제공하는가△고혈압의 경우 가이드라인이 이미 존재하기에 고혈압의 기준이 되는 혈압은 이미 알려져 있다. 그러다 보니, 모니터링 후 그 자료를 바탕으로 병원에서 처방 또는 진단을 받으면 되는 시스템이다. 현행 국내 의료법상, 원격 모니터링으로 데이터를 보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원격 진단이나 의료 행위를 하는 것은 금지되어있다.-그렇다면 주로 병원과 협업하기 보다는 개인 환자들이 자기 관리하도록 하는 쪽인가△아니다. 기본적으로 우리 제품은 병원 친화적으로 병원에서 먼저 환자를 위해 쓰는 것이 가능해진 다음 환자들이 집에서 쓰면서 그 데이터를 병원에 가져와서 진단받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으로 가고 있다. 그래서 기존의 병원에서 쓰던 방식과 동일하게 집에서도 리포트를 출력할 수 있고 그 리포트가 그대로 병원하고 연계가 되는 방식이다.21세기 들어서 야간 고혈압이 주간 고혈압보다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커프방식은 야간 고혈압을 재는데 한계가 있다. 또한 24/7 커프 방식으로 측정한다면, 굉장히 불편하고 현실성도 없다. 그런 관점에서 연속 혈압계가 가능하게 된다면 기존 방식보다 훨씬 정밀한 진단과 처방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 가격으로 비용이 어느정도 되나△현재는 병원용만 출시한 상황이라 개인용 가격이 결정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개인용의 경우 가격은 50~60만 원 선으로 예상한다.-개인용의 출시 예정일은 언제인가△개인용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작년에 급여가 된 것인가△아니다. 올해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작년에는 ‘카트원 플러스’라는 심전도와 관련된 수가였다면, 올해는 혈압 모니터링에 대한 급여라고 보시면 된다.-그럼 사업의 방향을 바꾼 것인가△그렇지 않다. 스카이랩스는 특정 만성질환에 포커스된 기업이 아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부정맥, 대표적으로 심방세동과 관련된 기능, 그 이후에는 호흡기 질환(산소포화도), 그리고 올해 초에 커프리스 혈압계가 추가가 된 것이다. 기능이 추가된 것일 뿐 사업의 방향을 바꾼 것은 아니다. 이후에도 심장질환, 신경질환 등 다양한 기능들이 추가될 예정이다.-이번 시리즈C 투자 유치 이후 계획되어 있는 투자가 있는가△아직 확정된 투자 유치 계획은 없다. 다만, 아마도 한다면 프리IPO 투자 정도 생각하고 있다. 프리IPO 투자는 옵션이라 시기를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상장은 내년 안에 하는 것이 목표.-해외에서도 논의되는 파트너사가 있는가△지금 공개하기는 어렵다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 미국, 유럽, 일본 내 여러 회사들과 논의가 진행 중이고 유럽의 CMDR 허가, 미국의 FDA 허가 등 이미 진행 중으로 내년 중에 마무리되고 해외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다.-내년 매출 목표가 어떻게 되는가△올해 매출은 30억 정도 예상이고, 내년에는 180억 정도 매출이 목표다.-최근 ‘카카오’, ‘롯데’ 등이 헬스케어 플랫폼 쪽으로 뛰어들어 많은 회사와 협업을 하는 것으로 안다. 혹시 협업 제안이 들어온 기업이 있는가△현재 카카오랑 협업을 많이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힘들다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 공개적으로는 카카오와 국책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연구 인력이 얼마나 있는가△연구 인력은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 & AI 영역 합쳐서 대략 20~30명 정도 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는가△앞서 말씀드렸듯이, 의료기기 역사에 있어서 연속혈당제라는 것이 21세기 들어 굉장히 큰 혁신을 만들었다. 그다음 의료기기에서의 혁신은 아마 연속 혈압계가 될 것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겠다.
2023.10.20 I 김승권 기자
'7인의 탈출' 엄기준 핏빛 응징 시작…미스터리 K 등장 변수 되나
  • '7인의 탈출' 엄기준 핏빛 응징 시작…미스터리 K 등장 변수 되나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7인의 탈출’ 엄기준이 섬뜩한 경고장을 날렸다.지난 13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7인의 탈출’(연출 주동민·오준혁, 극본 김순옥, 제작 초록뱀미디어·스튜디오S) 7회에서는 지옥도에서 탈출해 일상으로 돌아간 악인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방다미(정라엘 분)의 저주’에 혼란과 공포를 느낀 악인들은 분열했고, 새로운 가설을 세웠다. 방칠성(이덕화 분)이 살아있고, 이휘소(민영기 분)가 조력자일 수 있다는 것. 누군가의 복수가 시작됐음을 직감하고 살길을 모색하는 악인들. 그리고 그 앞에 모습을 드러낸 미스터리 ‘K(김도훈 분)’의 살벌한 등장은 앞으로의 이야기를 더욱 궁금하게 했다.‘단죄자’ 매튜 리가 복수의 속도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시청자 반응도 폭발했다. 7회 시청률은 전국 6.8% 수도권 7.1%(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이 9.5%까지 치솟으며 호응을 이어갔다. 2049 시청률은 2.1%를 나타냈다.이날 금라희(황정음 분)는 무너진 한모네(이유비 분)를 혹독하게 몰아붙였다. 그는 한모네에게 “다시 밑바닥 인생으로 돌아가고 싶어?”라며 나약하게 굴 거라면 당장 내일이라도 은퇴 선언을 하라고 일렀다. 진탕 같았던 현실을 다시 겪을 수 없었던 한모네는 “살아남은 사람이 이기는 거다. 저주 따위 상관없다. 절대 그만둘 수 없다”라고 다시 독기를 품었다.금라희와 한모네는 여론을 돌리기 위한 판을 짰다. 팬 이벤트에서 벌어진 엽기적 사건이 보도되면서 한모네를 향한 비난이 이어졌기 때문. 그들은 가짜 유족을 동원해 연극을 시작했다. 한껏 야위어 보이는 메이크업을 하고 장례식장을 찾은 한모네. 진심 어린 사과에도 유족들의 질타를 받는 가짜 영상은 ‘불쌍한 한모네’로 포장되어 유포됐다. 계획대로 동정 반응이 일었고, 다시 세상은 한모네의 편이 되는 듯했다.그러나 금세 위기는 찾아왔다. 그동안 싱어송라이터로 인정받았던 한모네의 실력이 가짜라는 것이 들통난 것. 지금까지의 곡은 모두 한모네의 고등학교 친구이자 매니저 송지아(정다은 분)가 만들었던 것. 게다가 남몰래 연기자를 꿈꾸던 송지아가 한모네 상대역을 뽑는 오디션에 깜짝 등장하면서 더욱 궁지에 몰렸다. 한모네가 송지아에게 뺏어 앨범 녹음까지 마친 ‘D에게’라는 노래를 오디션 현장에서 자작곡이라고 불렀기 때문. 여기에 오디션 영상마저 공개되면서 금라희에게도 들키고 말았다. 분노한 금라희는 자신을 속인 한모네와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이대로 무너질 수 없었던 한모네는 돌파구를 찾았다.한편 빌드업을 마친 ‘단죄자’ 매튜 리의 계획도 드러났다. ‘지옥도’에서 거센 폭풍을 맛보게 했던 그가 이번에는 악인들의 목을 서서히 죄어갈 것을 예고한 것. 5년 전 사건을 복기하던 매튜 리는 사건들 사이 교묘한 연결고리가 있음을 포착했다. 특히 ‘그날’의 방다미 영상이 딥페이크였다는 것을 알았다. 오랜 세월 처절하게 준비했던 복수의 시간이 다가온 매튜 리는 전 국민을 속일 정도로 정교한 기술 뒤에 숨어 있는 ‘괴물’을 찾겠다고 다짐했다.그 첫 번째 플랜은 악인들의 동요과 분열이다. 매튜 리는 또 한 번 이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았다. 그리고 서프라이즈 선물이자, 섬뜩한 경고장을 보냈다. 사라진 ‘주홍글씨’ 주용주(김기두 분) 시신이 든 관을 악인들 눈앞에 떨어뜨린 것. 7인의 악인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이어 ‘이곳에 자신을 죽인 사람이 있다’라는 방다미의 영상까지 공개되자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악인들은 서로를 탓하며 분열했고, 서로의 죄를 들추기 바빴다. 악인들은 이곳에서 이탈하는 사람이 곧 이 일을 꾸민 거라며 서로를 옭아맸고, 매튜 리는 이 모습을 영상 속으로 지켜보며 악인들이 움직이기를 기다렸다. 분명 악인들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칠 것이고 자연스레 배후가 드러날 것이라는 그의 큰 그림이었다.가장 먼저 움직인 건 한모네였다. 그는 남몰래 검찰 총장이 된 엄지만(지승현 분)을 만났다. 매튜 리는 엄지만에게 사람을 붙여 그의 행보를 지켜보기로 했다. 사건 재수사를 하겠다는 담당 형사로 인해 궁지에 몰린 남철우(조재윤 분) 역시 엄지만에게 SOS를 보냈다. 이후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아내의 연락을 받고 집으로 향하던 담당 형사가 의문의 사고를 당한 것.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조작하는 미스터리 ‘K’의 등장은 소름을 유발했다.매튜 리의 핏빛 복수가 시작된 가운데, 악인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금라희는 교도소에 수감된 이휘소의 행방을 다시 체크했다. 양진모(윤종훈 분) 역시 팬 이벤트에 당첨돼 ‘지옥도’에 모인 사람들이 ‘주홍글씨’ 1기 회원임을 알아챘다. 차주란(신은경 분)은 5년 전 방칠성의 돈이 사라진 것과 자신에게 온 ‘방칠성 살해범 차주란’이라는 메시지를 토대로 방칠성이 살아있고, 그의 조력자는 이휘소일 것이라 추론했다. 누군가의 ‘복수’가 시작됐음을 직감한 악인들이 어떤 반격을 준비할지 이목이 집중된다.무엇보다도 이휘소에게 ‘K’의 존재를 알릴 때가 됐다는 방칠성 회장의 말은 의미심장했다. 매튜 리의 복수가 시작됨과 동시에 모습을 드러낸 ‘K’는 모두에게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궁금증을 고조시켰다.한편, SBS 금토드라마 ‘7인의 탈출’ 8회는 오늘(14일) 밤 9시 40분에 방송된다.
2023.10.14 I 김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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