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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은 타산지석"..高대행 테러대응 총력
- [edaily 양효석기자] "스페인을 타산지석으로 삼아라". 대통령 권한대행인 고건 총리가 탄핵정국과 파병, 총선 등을 앞두고 혹시 있을지 모를 테러발생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폭발 테러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이라크 파병국들에 테러 비상이 걸리면서 파병을 코앞에 두고 있는 우리 정부도 비상령을 내렸다. 고건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는 17일 총리실 간부들에게 "주요 테러 대상국이 이라크 파병국 및 지원국이므로 우리나라도 강력한 경고 대상국"이라며 "이러한 부분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권한을 행사한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스페인 테러사건을 거론해왔던 고 대행은 이날도 스페인 테러사태를 언급하며 "행자부장관은 다음주 예정된 대테러실무위원회를 오늘 오후라도 당장 열어 대테러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앞서 13일 미국 국토안보부장관 접견시 대테러 문제에 협력을 다하겠다고 말했고 15일 총리실 간부회의에서 "국민들의 불안이 있는 만큼 우선 대테러 대책 실무회의를 개최해 충분히 의견을 수렴한 뒤 필요하면 직접 회의를 주재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고 대행의 이같은 언급은 탄핵이후 정국혼란에도 불구하고 발빠른 대응으로 경제와 시장이 겨우 안정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자칫 테러가 발생할 경우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은 물론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엄청난 충격파를 던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직무정지상태이긴 하지만 대통령이 현직에 있는 상황에서, 국정을 책임진 권한대행으로서는 이라크 파병에 따른 테러로 정권까지 교체된 스페인 사태를 강건너 불구경하듯 보기는 힘든 형편이다.
우리보다 앞서 이라크 파병을 실시한 스페인은 이번 총선에서 야당인 사회노동당이 집권 국민당을 제치고 제 1당에 올라 8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뤘다. 예상치 못했던 야당의 승리는 총선을 불과 3일 앞두고 터진 폭탄테러가 이라크 전쟁을 지지해온 현 정권과 여당에 대한 반감으로 표출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도 4.15총선이 한달앞으로 다가와 있어 테러조짐만으로도 심리적 불안감이 증폭될 수 있고, 이 불똥이 총선정국의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힘들다. 현 상황에서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과 함께 국정운영의 최대 불투명성중의 하나인 셈.
한국이 독자적으로 맡기로 했던 키르쿠크 일부 지역에 미군이 잔류하겠다는 의사를 최근 통보해오면서 파병 일정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한국군 자이툰부대는 다음달말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로 파병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폴란드와 호주, 이탈리아 등 이라크 파병국들은 테러가능성에 대비, 이미 비상이 걸린 상태.
이같은 상황인식에 따라 정부는 17일 대테러실무위원회, 18일 대테러대책위원회를 잇따라 소집, 테러대책을 강구하고 파병군의 안전에도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날 대테러실무위에는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국방부, 행자부, 경찰청, 건설교통부 등 19개 관련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테러실무위에서는 이라크 파병부대에 대한 보호 방안을 비롯, 철도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 등에 대한 테러 방지에 초점을 맞춰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스페인 철도테러와 같은 유사사태에 대비, 오는 4월1일 개통하는 고속철도를 포함한 대중교통수단에 대한 특별한 안전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 블루칩 승승장구..다우 1만300선 돌파
-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테러 경보 상향도 블루칩 랠리를 막지 못했다. 다우는 1만300선을 돌파하며 `산타 랠리`를 이어갔다. 나스닥도 장막판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휴가를 떠난 투자자들이 많아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았지만, 대형주 중심의 매수기반이 웬만한 악재에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됐다.
오후들어 캘리포니아에 진도 6.5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인텔 등 주요 기업에 별다른 피해가 없어, 시장에는 이렇다할 영향을 주지 못했다.
22일 다우 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59.78포인트(0.58%) 오른 1만338.00, 나스닥은 4.78포인트(0.25%) 오른 1955.80을 기록했다. S&P는 4.27포인트(0.39%) 오른 1092.94로 마쳤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2억4500만주, 나스닥이 12억7100만주에 불과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가가 오른 종목은 1783개, 내린 종목은 1040개였다. 나스닥에서는 1586종목이 오르고, 1480종목이 떨어졌다.
달러는 유로에 대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주요 경쟁국 통화에 대해 약세를 나타냈다. 국채 수익률은 개장초반 하락세를 나타냈으나, 다우 지수 랠리가 계속되면서 상승 반전했다.(채권가격 하락)
테러 경보 상승으로 국채, 금선물 등 안전자산으로 투자자금이 몰렸으나, 주식시장이 선전하면서 자금흐름도 바뀌었다. 그러나 금선물 가격은 달러 약세 영향도 있어 온스당 411달러선을 상향 돌파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9.11 이후 테러 위협이 최고조로 올라갔다며 지난 일요일 테러 경보를 "옐로우"에서 "오렌지"로 한단계 상향했다.
그러나 톰 리지 국토안보부장관은 이날 "테러 경보가 올라갔다고 해서 휴가 계획을 바꾼다면 테러리스트들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테러 경보는 연말 분위기로 들떠있던 시장을 차분하게 만들었지만, 경기 회복과 기업 실적 호전 등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도 만만치 않았다. 약보합으로 출발한 다우와 나스닥은 초반 상승세로 돌아섰고, 다우는 장막판까지 상승 기류를 유지했다. 나스닥도 다우 지수의 선전에 힘입어 막판 오름세로 돌아섰다.
이날 월가에는 특별한 경제지표나 기업실적 발표가 없다. 종목별로는 2003 회계연도의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포드가 10.17% 상승,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포드는 주당 순이익 전망치를 0.95~1.05달러에서 1.05~1.1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월가 전문가들의 전망치는 주당 1.07달러다.
GM은 4.07%, 다임러는 1.73% 상승하는 등 자동차 관련주들이 일제히 올랐다.
월마트는 약보합세에서 1.38% 상승 반전했다. 월마트는 12월 동일점 매출이 3~5% 증가 전망치의 하한선에 머무를 것이라고 밝혔으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
알코아는 1.13%, 3M은 1.40% 상승하는 등 블루칩들이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의약품 개발업체인 에스페리온테라페틱스는 파이자의 인수 발표로 52.11% 급등했다.
피플소프트에 대한 공개매수 시한을 내년 2월13일로 연장한 오라클은 장초반 하락세를 나타냈으나, 막판 0.84% 상승반전했다. 피플소프트 주가도 0.23% 올랐다.
지난 주말 실적 호전으로 급등했던 리눅스 업체인 레드햇은 이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1% 이상 급락했으나, 장막판 6.40% 급반등했다.
반도체 진영에서는 인텔이 0.49% 하락했고, AMD도 0.21%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0.66% 하락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영국의 이통사인 보다폰이 MS의 오퍼레이팅 시스템을 핸드셋에 장착하는 시기를 늦출 것이라고 보도했다.
테러 경보 상향은 항공주 주가를 크게 흔들어놨다. 아메리칸에어라인은 장중 2% 이상 급락하다가, 장막판 낙폭을 크게줄여 0.62% 떨어졌다. 델타항공은 0.26% 상승 반전했다.
보잉은 대한항공이 15억달러 상당의 777 항공기를 구입할 것이라는 보도로 0.29% 상승했다.
CIBC는 엔론 스캔들과 관련, 8000만달러 벌금에 합의함에 따라 1.62%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