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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검색결과 297건

  • 남북, 5~7일 공동으로 금강산 산림병해충 방제 작업(상보)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남북은 오는 5일부터 7일까지 공동으로 금강산 산림병해충 방제를 실시한다. 2일 통일부에 따르면 5일 ‘남북강원도협력협회’ 관계자 등 10여명이 방북해 젓나무잎응애 방제약품을 전달하고, 남북이 공동 방제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리측에서는 젓나무잎응애 살충제, 분무기, 방제소모품(마스크, 장갑, 방제복) 등 1억3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지원하고, 우리측 병해충방제 전문가가 피해지역에 대한 시범방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산림 방제 작업은 지난 7월 29일부터 사흘간 진행한 금강산 지역 병해충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다. 북측은 지난 7월 중순 현대아산에 금강산 소나무 상당수가 누렇게 말라가고 있다며 산림 병해충 방제를 위한 공동조사를 제안했다. 이에 국립산림과학원(4명)과 수목보호협회(2명) 전문가들로 구성된 우리측 조사단이 2박 3일간 내금강과 외금강, 고성읍 지역을 대상으로 현지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실태조사 결과 금강산 일대의 소나무가 이상 증상을 보인 원인은 전나무잎응애와 솔잎혹파리 등 두 가지로 확인됐다.한편, 북한 산림의 병충해 방제를 위한 지원은 과거에도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여러차례 이뤄졌다. 2001년에는 강원도가 북한과 솔잎혹파리 방제사업을 실시했고, 경기도는 지난해 솔잎혹파리와 솔나방 등에 대한 방제 약품을 지원한 바 있다. ▶ 관련기사 ◀☞ 남북, 5~7일 공동으로 금강산 산림병해충 방제 작업☞ 금강산 면회소 시설 개보수 인력 내일 방북☞ 이산가족 상봉 다음달 20~26 금강산에서 개최(속보)☞ 靑 "5.24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논의 안돼"☞ 방북 산림 전문가들 "금강산 소나무 재선충병 아니다"
2015.10.02 I 장영은 기자
귀성길에 지친 마음..이색 휴게소에서 달래볼까
  • [FUN 추석]귀성길에 지친 마음..이색 휴게소에서 달래볼까
  • 중부고속도로에 위치한 롯데마트 마장휴게소점(사진=롯데마트 제공)[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가족들 생각에 설레는 마음도 귀성길 정체 앞에선 무너지고 만다. 그럴 때 꼭 들르는 곳이 고속도로 휴게소다. 과거 휴게소의 의미는 끼니를 간단히 때우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면 요즘은 달라졌다. 대형마트는 물론 체험형 놀이터, 패션아울렛 등을 갖춘 이색 휴게소가 문을 열면서 또 하나의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휴게소에 들르는 재미로 귀성길의 피곤한 마음을 재충전하는 것은 어떨까.만일 명절 장보기가 부족하다 싶으면 중부고속도로에 위치한 롯데마트 마장휴게소점을 들리는 것도 방법이다. 지난 2013년 4월 고속도로에 처음 입점한 이래 현재까지도 대형마트가 고속도로에 입점한 사례는 마장휴게소점이 유일하다.장보기 시간마저 아깝다면 ‘픽업 서비스’를 이용하길 추천한다. 픽업 서비스를 활용하면 롯데마트몰에서 미리 주문한 상품을 원하는 시간에 맞춰 휴게소에서 받을 수 있다.다만 기존 매장의 4분의 1 크기의 매장이라 상품 가짓수는 20%가량 적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기존 마트가 신선·가공식품 위주였다면 마장휴게소점은 고속도로 이용객 특성에 따라 조리식품·자동차용품·의류잡화를 주로 판매해 사전에 필요한 것이 있으면 롯데마트몰에서 미리 주문하는 것이 좋다. 대신 소포장 상품을 강화했으며 피자와 델리 등 조리식품 매장은 기존 매장보다 4배가량 확대했다.장시간 운전에 지치는 것은 운전자뿐만이 아니다. 아이들도 쉽게 지치곤 한다. 이럴 때는 자녀와 ‘체험형 아웃도어 쇼핑몰’이 설치된 경부고속도로 기흥휴게소에 들러보자. 이 곳은 가족단위 고객들이 체험과 쇼핑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꾸민 휴게소다.내부에는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매장과 함께 실내 암벽장, 숲속 캠핑장 등 다양한 체험시설을 갖췄다. 또 아이들을 위해 공기막 구조의 어린이 놀이터와 전망형 휴게 데크 등도 있다.마찬가지로 경부고속도로에 위치한 충남 천안 입장휴게소 역시 아이들과 쉬어가기 좋은 장소다. 가장 운치있는 휴게소로 꼽히는 입장휴게소에는 포도 체험 학습장이 설치돼 있다. 이 곳에서 자녀와 입장 대표 특산품 거봉포도가 열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그 외 녹색쉼터 자연공원을 산책하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천안삼거리 휴게소와 안성휴게소 사이에 있어 상대적으로 이용객이 적어 조용한 분위기와 넓은 주차장을 만끽할 수 있다.덕평휴게소 ‘러브 가든’ 전경 (사진=덕평휴게소 홈페이지)부모님과 귀성길을 떠난다면 중부고속도로 이천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이곳에는 1970년대 거리 모습을 재현한 ‘추억의 거리’가 있다. 그 시절 헌책방, 극장 등을 그대로 옮겨놔 과거로 돌아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부모님과 함께 ‘추억의 거리’에서 사진을 찍으며 옛이야기로 피로를 날려보는 것은 어떨까. 여유롭게 자연을 느끼고 싶다면 경기도 이천 영동고속도로에 있는 덕평휴게소에서 숨을 돌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덕평휴게소는 ‘에코(eco)’를 테마로 다양한 친환경 테마구역으로 구성된다.나무가 아름다운 ‘러브 가든’, 허브 식물이 가득한 ‘보태닉힐스’와 함께 애견을 위한 체험학습장 놀이터인 ‘달려라 코코’도 있다. 소나무 숲길에서 심신의 안정까지 느낄 수 있는 ‘덕평 숲길’ 등도 조성돼 있다.그 외 쇼핑매장은 물론 예술품과 조각품들이 군데군데 전시돼 있어 휴게소가 아닌 나들이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아기자기한 정원 덕에 1박2일, 런닝맨 등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도 촬영 장소로 활용되기도 했다.경부고속도로에 위치한 금강휴게소도 빼어난 자연풍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탁 트인 금강과 산의 경치를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여행객의 호평이 자자하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휴게소에서 무료로 대여해주는 낚싯대와 자전거를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낚시와 자전거 트래킹으로 귀성길을 가을 나들이처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2015.09.25 I 임현영 기자
 밤바다 깊은 고독 '100년 등대' 찾아떠난다
  • [여행] 밤바다 깊은 고독 '100년 등대' 찾아떠난다
  • 일제강점기의 아픔이 서린 군산 ‘어청도등대’. 1912년 일본이 대륙에 진출할 목적으로 세웠다(사진=한국관광공사).[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칠흑 같은 밤바다를 홀로 지키며 뱃길을 밝혀주는 ‘등대’. 늘 외로운 길잡이가 돼준 등대가 새로운 관광명소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단순히 항로를 안내하던 표지시설에서 공원, 해양체험공간, 이벤트행사장, 박물관, 낚시터 등으로 역할을 다변화한 덕분이다. 망망대해 어두운 바다를 비춰 뱃길을 일러주던 등대가 이제는 삶에 지친 이들에게 그 속을 내어주며 든든한 휴식처가 되고 있는 것. 한국관광공사가 올해 초가을에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한 ‘불 밝힌 지 100년 이상 된 등대여행’을 따라가봤다. ◇한국 최초로 불 밝힌 ‘인천 팔미도등대’인천 팔미도등대는 한국 땅에서 최초로 불을 밝힌 등대다. 1903년 4월 조성을 시작해 같은 해 6월 1일 첫 불을 켰다. 팔미도등대에 가보려면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팔미도까지 45분, 선착장에서 등대가 있는 정상까지 10여분이 소요된다. 섬 정상에 두 개의 등대가 보인다. 그중 왼편에 보이는 작은 등대가 ‘원조’ 팔미도등대다. 옛 등대 뒤로 새 등대가 있다. 새 등대에는 한국전쟁 중 팔미도등대 탈환으로 시작한 인천상륙작전을 재현한 디오라마 영상관, 실미도와 무의도, 영종도 등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울창한 소사나무 숲 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좋다. 인천시 관광진흥과 032-440-4045. 우리나라 최초로 불 밝힌 인천 ‘팔미도등대’(사진=한국관광공사).◇자두꽃 문양 새긴 100년사 ‘부산 가덕도등대’1909년 12월 처음 점등한 부산 가덕도등대는 2002년 새 등대가 세워질 때까지 인근 해역을 오가는 배들에 희망의 빛이었다. 단층 구조에 우아한 외관이 돋보이는 등대 출입구에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하는 자두꽃 문양을 새겼다. 등대 건물은 역사적·건축학적 가치가 높아 2003년 부산시 유형문화재 제50호로 지정됐다. 등대 아래쪽의 100주년 기념관에서는 등대 숙박체험을 할 수 있게 꾸몄다. 가덕도등대 외길을 따라나오면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외양포마을에 닿는다. 일제강점기 마을 전체를 군사기지로 사용했던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지난 6월 개장한 송도해수욕장의 구름산책로를 걸어보는 것도 재미다. 가덕도등대 051-971-9710. 부산 ‘가덕도등대’. 왼쪽 단층 건물이 옛 등대, 오른쪽이 새 등대다(사진=한국관광공사).◇아름다운 등대 16경 ‘태안 옹도등대’옹도는 충남 태안 서쪽 신진도 앞바다에 뜬 섬이다. 1907년에 세워진 옹도등대 덕에 등대섬으로도 불린다. 2007년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등대 16경’에 포함되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일반에 개방된 건 2013년부터다. 옹도로 가는 배는 안흥 외항에서 출발한다. 가는 길은 30여분. 섬에 체류하는 1시간을 포함해 총 2시간 40분 여정이다. 옹도는 동백꽃이 많아 봄날에 붉고 여름날에 짙푸르다. 안흥 외항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독립문바위, 사자바위, 코바위 등 특이한 바위섬이 해상 유람의 즐거움을 안긴다. 신진도 안흥유람선 041-675-1603. 100년 넘게 서해바다의 파수꾼 역할을 한 태안 ‘옹도등대’(사진=한국관광공사).◇송림과 기암 사이 빼어난 자태 ‘울산 울기등대 구 등탑’ 울산의 대왕암 송림은 거제 해금강에 버금가는 절경으로 꼽힌다. 수령 100년이 넘는 아름드리 해송 1만 5000여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기암괴석과 짙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울기등대는 이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해안 산책로 끝자락에서 방문객을 맞는다. 해안에서 가장 먼저 건립된 등대다. 1906년 3월에 처음 불을 밝혀 1987년 12월까지 80여년간 사용했다. 2004년에는 구 등탑이 등록문화재 제106호로 지정됐다. 울기등대 옆은 장생포 고래문화특구다. 울산을 대표하는 벽화마을인 신화마을도 가까이에 있다. 울산시 관광진흥과 052-229-3893. 1906년 3월 처음 불을 밝힌 울산 ‘울기등대’ 구 등탑(앞)과 신 등탑(뒤)(사진=한국관광공사).◇용의 꼬리를 밝힌 100년의 빛 ‘울진 죽변등대’경북 울진 죽변곶은 포항 호미곶처럼 뭍이 바다로 돌출한 지역이다. 용의 꼬리를 닮아 ‘용추곶’이라고도 한다. 1910년 점등을 시작한 죽변등대는 100년이 넘도록 용의 꼬리와 그 앞바다를 밝혀 왔다. 팔각형 구조로 새하얀 몸체를 자랑하는 죽변등대의 높이는 약 16m다. 철문을 열고 들어가면 나선형으로 이어진 철계단이 나온다. 등탑에 올라서면 죽변항과 마을 일대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울진 금강송의 자태를 감상하려면 전문 가이드와 함께 금강소나무 숲길을 걸어 볼 수 있다. 자연용출한 덕구온천에서 개운한 온천욕을 즐기고 2억 5000만년 세월을 간직한 성류굴에서 석회동굴의 신비로움을 맛보는 것도 좋다. 죽변등대 054-783-7104. 울릉도까지 직선거리가 가장 가까운 울진 ‘죽변등대’(사진=한국관광공사).◇다도해를 지키는 거룩한 빛 ‘진도 하조도등대’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안에 있는 전남 진도 하조도등대는 수려한 풍광이 멋스럽다. 바다와 연결된 등대 주변은 온통 기암괴석이다. 절벽 위에 세워진 등대의 높이는 해수면 기점 48m, 등탑 14m에 이른다. 등대에서 내려다보면 조도군도 일대의 섬들이 절벽 바위와 어우러져 아득한 모습을 펼쳐낸다. 하조도등대는 1909년 처음 점등했다. 진도와 조도 일대는 서남 해안에서 조류가 빠른 곳 중 하나로 등대는 서해와 남해를 잇는 항로의 분기점을 밝힌다. 하조도는 조도군도의 ‘어미새’ 같은 섬이다. 하조도와 연결된 상조도의 도리산전망대에 오르면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조망할 수 있다. 진도군 관광문화과 061-540-3408. 진도 ‘하조도등대’의 등명기(사진=한국관광공사).◇일제강점기의 아픔 서린 ‘군산 어청도등대’전북 군산 어청도등대는 일제강점기인 1912년 일본이 대륙진출을 목적으로 세웠다. 깎아지른 절벽 위의 하얀 등대는 입구에 삼각형 지붕을 얹은 문을 달고, 등탑 윗부분에는 전통 한옥의 서까래를 모티브로 장식해 조형미가 돋보인다. 어청도에는 산등성이를 따라 조성된 둘레길이 있다. 어청도 포구와 주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길이다. 주봉인 당산(198m) 정상에는 고려시대부터 있었다는 봉수대가 남아 있다. 마을 중앙에는 중국의 전횡을 모시는 사당인 치동묘가 있다. 전횡은 어청도란 이름을 지은 사람이라고 전해진다. 어청도 항로표지관리소 063-466-4411. 일제강점기의 아픔이 서린 군산 ‘어청도등대’(사진=한국관광공사).인천의 팔미도 사주(사진=한국관광공사).과거 역사 속에서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부산 가덕도 외양포마을(사진=한국관광공사).부산 옛 ‘가덕도등대’ 건물 안에는 부엌과 욕실, 침실이 갖춰져 있다(사진=한국관광공사).울산의 고래문화마을 안 장생포 옛 마을(사진=한국관광공사).울산 대왕암에서 바라본 대왕교. 멀리 ‘울기등대’ 신 등탑이 보인다(사진=한국관광공사).울산의 태화강 십리대숲(사진=한국관광공사).울진 금강소나무 군락지(사진=한국관광공사).울진 ‘죽변등대’ 주위를 둘러싼 대숲과 드라마 ‘폭풍 속으로’ 세트장(사진=한국관광공사).진도 도리산전망대 일몰(사진=한국관광공사).군산 당산에서 바라본 어청도 전경(사진=한국관광공사).군산 어청도 해안산책로(사진=한국관광공사).
2015.09.11 I 강경록 기자
  • [목멱칼럼] 통일한국의 로드맵을 구상할 때
  •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나폴레옹 장군 명언 중에 “인류의 미래는 인간의 상상력과 비전에 달려 있다”는 말이 있다. 개개인이 어떤 꿈을 꾸고 서로 어떤 목표를 공유하는지에 따라 미래 모습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국가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도 국민들이 어떤 비전을 갖느냐에 따라 미래가 장밋빛이 될 수도,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우리나라를 긴장시킨 군사 대치 상황이 일단락되면서 남북관계에 순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제 통일 한반도의 새로운 미래 비전을 설계해야 할 시점이다. 통일은 우리경제에 무궁무진한 비즈니스 기회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첫번째, 통일은 한반도 산업지형도를 바꾸고 기존 산업 간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기회다. 예를 들어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남북한 간 농업 효율화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농사를 지을 때 추운 지방에서 잘되는 농작물은 북한으로 이동하고, 남한에서는 기후에 맞는 작물을 재배하여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남과 북 각자가 지닌 강점을 살려 상승효과를 키우는 방안도 있다. 북한 방위산업, 항공우주산업은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상업화가 미진하다. 여기에 우리의 뛰어난 제조기술과 마케팅 능력이 더해진다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두번째, 통일은 우리의 과거 경험을 교훈삼아 북한에 새로운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기회다. 가령 남한의 산림녹화 사업은 장기 비전 없이 심다보니 경제성이 없는 잡목림이 대부분이고 전반적으로 홍수방지용 나무심기 수준에 그쳤다. 이 상태로는 산림 비즈니스 관광대국이 되기 어렵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이런 실패경험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아직 민둥산이 대부분인 북한에 새로운 나무를 심을 때 스위스나 일본처럼 그 지역 목적에 맞는 나무를 심어보는 건 어떨까. 또한 북한에서는 보다 효과적인 국토개발이 가능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도로, 발전소 등 사회간접자본 어느 하나 새로 건설하기 어렵다. 토지수용·환경영향평가·주민의견수렴 등 기나긴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 예로 2010년 경부고속철도가 완공될 때까지 무려 18년이 걸렸다. 그러나 모든 토지가 국가 소유인 북한은 다르다. 초기부터 계획도시를 건설하고 행정구역체계를 개편해 운영할 수 있다. 물론 통일을 얘기하며 이와 같은 사업들을 추진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남과 북이 동등한 위치에서 통일경제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 경제개발에 북한 기업도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경쟁력 있는 이북 출신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통일은 결코 먼 얘기가 아니다. 남북 관계가 진전되면 경제단체의 평양 연락사무소 개설, 원산~금강산~설악산을 연결하는 ‘동해안국제관광벨트’ 조성 등 구체적인 사업들이 속속 진행될 수 있다. 준비하는 사람이 기회를 잡는다. 광복 70주년을 맞은 지금 앞으로의 70년을 위해 통일경제 로드맵을 구상할 때다.
2015.09.01 I 김민구 기자
 누가 강릉에 바다만 보러 가는가
  • [여행] 누가 강릉에 바다만 보러 가는가
  • 강원 강릉시의 노추산 자락에 자리한 모정돌탑길. 1㎞ 남짓한 산길 양쪽으로 3000여기의 돌탑이 연이어 있다. 두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차옥순씨가 생전에 무려 26년간 공들여 쌓은 탑이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여름을 보내는 동시에 가을을 부르는 비다. 어느덧 펄펄 끓는 가마솥 같던 기나긴 여름도 끝자락을 드러냈다. 언제나 그렇듯 계절이 지나갈 즈음엔 늘 아쉬운 마음이 남는다. 점점 짧아지는 해를 바라보며 여름의 절정을 즐기지 못했다는 자책도 인다. 아마 여름을 다 채우지 못한 마음의 여백일 것이다. 이번 여행지는 강원 강릉시. 대관령 너머에 있는 강릉은 예부터 자연경관이 수려해 여행자가 즐겨 찾는 곳 중 하나다. 멀어져 가는 여름을 위한 이별식을 치르기에 손색없는 곳이다. 식어버린 바닷물에 몸을 담그기는 늦었지만 내년 여름을 기약하기에는 아쉽지 않은 곳이다. 강원 강릉시의 노추산 자락에 자리한 모정돌탑길. 1㎞ 남짓한 산길 양쪽으로 3000여기의 돌탑이 연이어 있다. 두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차옥순씨가 생전에 무려 26년간 공들여 쌓은 탑이다.▲돌탑에 새긴 모정…노추산 모정돌탑길 강릉 가는 길. 시간을 좀 넉넉히 해서 강원 내륙을 거쳐 가보기로 한다. 고요하고 아름다운 경치를 곁들이고 싶다면 영동고속도로 강릉방면 진부 IC(나들목)에서 나와 33번 국도를 타는 게 좋다. 오대천 맑은 계곡이 시종 나란히 하는 데다 오가는 차량도 적어 운전하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는 멋진 코스다. 나전에서 42번 국도로 갈아타고 이번 여행의 첫 번째 목적지인 강릉 왕산면 대기리에 자리한 노추산(1322m)으로 향한다. 노추산은 율곡 이이가 붙인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공자가 태어난 노나라와 맹자가 태어난 추나라를 합쳐서 붙인 이름이란다. 강릉사람들은 율곡이 노추산 오장폭포 꼭대기에서 공부를 했다고 믿고 있다. 노추산을 첫 목적지로 삼은 이유는 모정탑 때문이다. 모정탑은 어머니의 간절한 마음이 만들어낸 3000여기의 돌탑. 2011년 숨진 차옥순 씨가 1986년부터 26년 동안 노추산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쌓은 돌탑길에 마을주민들이 붙여준 이름이다. 사연은 이렇다. 스물셋에 강릉으로 시집온 서울 처녀 차옥순. 네 자녀 가운데 아들 둘이 먼저 죽고 남편은 정신병을 앓았다. 끝없는 우환에 지친 그녀는 돌탑 3000기를 쌓으면 근심이 사라진다는 꿈을 꾸고 노추산을 찾아와 탑을 쌓았다. 26년 동안 혼자서 3000기를 쌓고서 그녀는 예순여덟 살에 하늘로 갔다. 1986년부터 2011년까지 노추산 자락에서 벌어진 진짜 이야기다. 모정탑은 대기리 산촌체험학교에서 정선군 구절리 방향으로 4㎞ 남짓 가면 노추산 계곡을 따라 1㎞ 넘게 이어져 있다. 들머리는 소나무 숲 사이에 자리한 오토캠핑장부터. 캠핑장 반대편 갈림길로 들어서면 붉은 금강 소나무 숲길이 나오는데, 덜 다듬어져 울퉁불퉁 거친 이 길을 천천히 걷다 보면 여행객이 쌓아놓은 돌탑이 하나둘 눈을 잡는다. 피톤치드로 기분 좋게 샤워하듯 걷다 보면 어느새 나무다리.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돌탑 군이 이어진다. 한마디로 장관이다. 돌탑 둘레도 엇비슷하고 높이도 마치 줄을 맞춘 듯 일정하다. 둥글게 이리저리 돌기도 하는 것이 마치 지형지물을 이용해 쌓은 듯 안정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다가 돌탑으로 담을 쌓은 길 끝에 도착하면 눈이 휘둥그레진다. 크고 작은 돌탑이 계곡을 가득채우고 있기 때문. 이게 정녕 한 사람의 힘으로 가능할지 의문이 들 정도다. 경외스럽다는 표현이 딱 맞다. 가만히 돌탑 위에 손을 얹어 매일같이 돌을 날라 차곡차곡 쌓았을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려본다. 얼큰한 국물맛이 일품인 동화가든의 ‘짬뽕순두부’▲대한민국 두부의 교과서…초당두부짧은 산행 후에는 바다향 가득한 음식으로 허기부터 달래자.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지는 요즘, 여름 동안 허해진 몸을 보양하기 위해선 차가운 음식보다 따뜻한 음식이 좋다. 제격인 음식으로 추어탕이 알려져 있지만 강릉에는 추어탕만큼 몸에 좋은 음식이 있다. 바로 두부다. 두부는 콩 속에 들어 있는 단백질을 추출해 응고시킨 식품. 저칼로리 고단백식품으로 다이어트에도 인기가 높다. 특히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낮춰 동맥경화에 효과적이다. 강릉에서는 단연 초당두부다. 일단 초당두부를 맛보려면 경포대 해변에서 남쪽방향으로 1㎞쯤 내려가 초당마을을 찾아야 한다. 큰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초당마을은 들머리부터 20여개의 순두부전문점이 늘어서 있는데, 전국의 많은 식객이 한번 먹어본 이곳의 순두부 맛을 잊지 못하고 찾아드는 곳이다. 초당두부는 사연도 맛도 깊은 음식. 문헌에 따르면 허균과 허난설헌의 부친 허엽이 집 앞 샘물로 콩물을 끓이고 바닷물로 간을 맞춰 두부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그 맛이 좋아 자신의 호 ‘초당’으로 이름을 붙였다고. 두부를 만든 샘물이 있던 자리가 바로 지금의 초당동이다. 초당두부라는 이름은 그렇게 전해졌다. 수백년 세월을 간직하고 있는 초당마을의 두부는 바닷물을 간수로 쓰고 국산 콩을 이용해 두부를 만드는 통방식을 고수한다. 불린 콩을 갈아 면포에 내리면 투박한 가루는 비지가 되는데 이때 맑은 콩물만 가마솥으로 옮긴다. 한 시간 남짓 콩물을 펄펄 끓이는데 그것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손길은 쉴 틈이 없다. 두부가 엉기지 않게 주걱으로 계속 저어야 하기 때문. 끓인 콩물을 식힌 뒤 간수를 섞을 때도 한꺼번에 쏟아 부어서는 안 된다. 솜사탕처럼 부드럽고 몽글몽글한 순두부를 만들려면 바가지로 조금씩 부으면서 양을 조절해야 한다. 초당두부는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이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오롯이 순두부만 맛볼 것을 권한다. ‘초당할머니 순두부집’(033-652-2058)은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손두부가 유명하고, ‘동화가든’(033-652-9885)의 짬뽕순두부는 얼큰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두부 입맛 까다로운 인근 주민도 알아줄 정도다. 직접 볶은 커피콩으로 커피를 내리는 ‘보헤미안’ 까페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 드립커피를 즐기고 있는 여행객.▲커피 한잔 속에 담긴 동해바다 든든하게 배를 채웠다면 이제는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겨볼 시간. 안목항 커피거리는 어느새 강릉을 대표하는 명소가 된 곳이다. 한집 건너 한집 꼴로 커피전문점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해변을 따라 늘어선 커피전문점만 30여곳. 어촌 해변임에도 활어횟집보다 커피점이 더 많을 정도다. 이곳이 커피거리로 알려진 건 2000년대 초반. 당시 불과 500m 길이의 도로에 80대 이상의 커피자판기가 있었다. 그래서 ‘길카페’로 통했다. 원래 안목 해변에도 횟집들이 죽 늘어서 있어 여느 해변과 다르지 않았다. 그런던 것이 관광객으로 넘쳐나는 경포해수욕장을 벗어나 조용한 해변에서 자판기 커피를 뽑아 로맨틱한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하나둘 모여들면서 풍경이 바뀌었다. 이내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자 여기서 힌트를 얻은 자판기사업자들이 자판기를 설치하기 시작했던 것. 이후 소문을 들은 시내 직장인도 점심식사 후 자판기 커피를 마시러 안목해변을 찾았다. ‘단골자판기’를 두는 이들까지 있었다. 요즘에도 커피자판기는 남아 있지만 그 풍경을 이젠 커피전문점이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커피거리에선 흔한 다방커피를 비롯해 원두를 직접 볶는 로스팅커피, 뜨거운 물을 내려 만든 드립커피, 작은 기구에 커피를 채우고 열을 가해 뽑아내는 모카포트식이나 직접 알코올램프에 가열해 커피를 추출하는 사이펀식, 유리비커에서 한 방울씩 떨어지는 더치커피 등 커피의 모든 맛을 즐길 수 있다. 대표적인 커피전문점으로는 핸드드립의 고수로 꼽히는 ‘보헤미안’(033-642-6688), 커피공장으로 통하는 ‘김용덕의 테라로사’(033-648-2760) 등. 비릿한 바다내음을 누르는 커피향의 대명사다. 안목항의 커피전문점은 대부분 2층 야외 테라스를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 야외 테이블과 창가 테이블은 커피 맛과 함께 바다를 바라보는 전망까지 더한 명당이다. 때문에 휴일에는 이 명당을 차지하기 위한 손님들이 일찌감치 장사진을 치기도 한다고 업주들은 귀띔한다. 매년 가을마다 커피축제(10월 8~11일)도 연다. 안목항 커피거리에서 보헤미안을 운영하는 박이추 선생이 직접 볶은 커피콩을 잘게 빻은 원두를 섞어 물을 부어 걸러내는 드립커피를 만들고 있다.◇여행메모△가는길=서울 청량리역(www.korail.com)에서 강릉역까지 하루 7회 무궁화열차를 운행한다. 첫차는 아침 7시, 막차는 밤 10시 40분에 출발한다. 자가용을 이용한다면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강릉 IC에서 나가면 된다. △먹을곳=사천항쪽에 물회 전문집이 몰려 있다. 물회는 오징어와 가자미를 주로 사용하는데 전복이나 해삼 등을 추가하기도 한다. 황토전복물회(033-641-8210)와 장안횟집(033-644-1136) 등이 유명하다. 옛 카네이션(033-641-9700)은 대구머리찜 전문집이다. 성산면 쪽에 있다. △묵을곳=조금 여유가 있다면 최근 강릉 경포대에 새로 문을 연 6성급 씨마크(Seamarq) 호텔을 추천한다. 투숙객에게는 인피니티 풀이 있는 실내외 수영장과 사우나가 무료다. 객실 내 미니바의 맥주와 음료 등도 무료로 제공된다. 가격은 40만원대다. 초당마을 인근의 허난설헌 생가 주변에는 소나무 숲이 있어 전통 한옥과 어우러져 더욱 멋스럽다.초당마을의 짬뽕순두부전통 초당순두부를 맛볼 수 있는 토담순두부.고소한 맛이 일품인 토담순두부의 ‘모두부와 순두부’
2015.08.25 I 강경록 기자
 '첩첩산중' 오지 끝에서 길을 찾다
  • [여행] '첩첩산중' 오지 끝에서 길을 찾다
  • 충북 괴산의 오지마을인 산막이마을로 이어지는 산막이옛길. 소나무 숲에 출렁다리를 설치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산행길에 재미를 더했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여름 더위도 한풀 꺾인 모양이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해지고 해도 짧아졌다. 그러고 보니 처서(處暑·23일)다. 길가엔 노란 마타리가 하늘거리고, 연보랏빛 쑥부쟁이가 무리지어 피어난다. 넝쿨이 뒤덮인 곳에는 사위질빵 하얀 꽃이 이제 곧 밀려올 가을을 반긴다. 여름을 보내는 초가을 여행지로 손색없는 곳이 충북 괴산군의 ‘산막이옛길’. 이 길은 오지 중의 오지 ‘산막이마을’로 드는 벼랑길이다. 산막이마을은 괴산으로 흘러가는 달천(달래강·감천)을 가둔 괴산호가 앞을 막고, 험준한 군자산이 뒤를 막고 있어 최근까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원시 그대로의 산길이다. 겨우 사람 하나 지나갈 수 있을 만큼 좁고 험하지만 괴산호에 바짝 붙은 맑은 물빛을 내려다보며 마음의 묵은 때를 씻어낼 수 있는 생명 같은 길이다. 충북 괴산의 오지마을인 산막이마을로 이어지는 산막이옛길. 깎아지른 바위 위에 만들어 놓은 전망대 망세루에 서면 괴산의 명산인 비학봉, 군자산, 옥녀봉, 아기봉 등이 겹겹이 눈앞에 펼쳐진다.◇오지 중의 오지 ‘산막이마을’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이곳 첩첩산중에 마을이 하나 있다. 이름하여 산막이마을. 산이 막아섰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그런데 사시사철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 여기에 성지순례 하듯 걷는 길이 있어서다. 바로 ‘산막이옛길’이다. 호수를 끼고 돌며 숲 터널을 지나는 가파른 산막이옛길을 지나야 산막이마을로 들어선다. 산막이마을은 예부터 산속 오지였던 터라 조선시대에는 죄인의 유배지였다. 을사사회(1545)에 휘말렸던 조선 중기 학자 노수신(1515~1590)이 이 두메에서 한동안 유배생활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나중에 그의 10대손인 노성도가 선조의 자취를 더듬어 이곳으로 왔다가 마을을 에둘러 흐르는 달천 주변의 비경에 반했고, 아홉 경승지를 골라 ‘연하구곡’이라는 이름도 붙였다. 하지만 연하구곡은 1957년 괴산댐이 완공돼 물을 가두면서 호수 속에 잠겼다. 달천을 따라 마을로 드는 유일한 길도 물에 잠겨 끊어졌다. 통행로가 잠기자 산막이마을 사람들은 궁여지책으로 호수 위 산허리에 가느다란 벼랑길을 냈다. 사람 한 명이 간신히 지나갈 수 있고 자칫 발을 잘못 디디면 호수로 미끄러져 떨어지는 아슬아슬한 길. 그럼에도 산막이마을은 점점 더 바깥세상과 멀어져 갔고, 주민은 하나둘씩 마을을 떠나기 시작했다. 드나드는 사람이 없으니 산막이길도 황폐해졌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도 가물가물해졌다. 이처럼 위태로운 벼랑길을 복원하자고 나선 건 2011년. 산막이옛길로 이름을 정하고 총 길이 약 4㎞의 걷기길로 만든 것이다. 구간은 칠성면 사은리 사오랑마을에서 산막이마을까지. 호수를 끼고 도니 풍경이 수려하고 경사도 완만하다. 또 사람 손을 타지 않았으니 나무도 무성하다. 편도 30~40분 걸리는 거리도 걷기에 부담 없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몸에 좋다는 피톤치드며 음이온이 온몸을 감싸는 듯하다. 충북 괴산의 오지마을인 산막이마을로 이어지는 산막이옛길. 소나무 숲에 출렁다리를 설치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산행길에 재미를 더했다.◇옛길 매력 곳곳에 숨겨진 ‘산막이옛길’길의 들머리는 사오랑마을. 마을 왼쪽으로 난 농로를 따라 오르면 잘 건사한 소나무숲이 먼저 반긴다. 소나무 숲의 솔향을 가득 머금고 사오랑 서당과 고인돌 쉼터를 지나면 출렁다리를 만나는데 자칫 밋밋할 수 있는 길에 아찔힌 재미까지 추가했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깎아지른 바위 위에 만들어 놓은 전망대 망세루에 다다른다. 괴산의 명산인 비학봉, 군자산, 옥녀봉, 아기봉 등이 겹겹이 눈앞에 펼쳐진다. 일상의 모든 시름을 내려놓기에 딱 좋은 장소다. 망세루를 지나면 갈림길이다. 오던 길을 따라 산 허리로 죽 이어진 게 산책로, 산 능선을 따라 나 있는 게 등산로다. 산책로는 느티나무 고목 위에 만들어 놓은 괴음정과 바닥이 유리로 된 고공전망대로 이어진다. 3m의 강화유리로 만든 고공전망대는 곧 떨어질 듯한 암벽과 새파란 물 위에 놓여 서 있기만 해도 오금이 저릴 정도다. 산책로는 이름처럼 산책하듯 자연의 소리를 듣고 풍광을 보며 쉬엄쉬엄 걷는 길이다. 반면 등산로는 꽤 험하다. 호수를 에워싼 등잔봉(450m), 천장봉(437m), 삼성봉(550m)을 잇는 능선길을 오르락내리락하며 걸어야 한다. 그럼에도 풍경이 장쾌해 등산을 즐기는 이들이 종종 찾는다. 사오랑마을에서 산막이마을까지는 편도 2~3시간 거리다. 곳곳에 숨은 이야깃거리도 산막이옛길의 또 다른 매력. 허리 높이에서 살짝 구부러져 사람의 손을 많이 탄 나무는 ‘미녀 엉덩이 참나무’라 이름지었고, 백설기 모양의 두꺼운 바위가 차곡차곡 쌓인 단층은 ‘스핑크스 바위’라 불린다. 한 사람이 겨우 비를 피할 만한 바위 아래 공간은 ‘여우비 바위굴’이 되었고, 그것보다 조금 깊은 동굴은 ‘호랑이굴’이 되었다. 무거운 지게를 잠시 내리고 목을 축인 옹달샘은 ‘노루샘’, 쌀 한 말 건지기도 힘든 천수답에는 연을 심어 ‘연화담’으로 이름 붙였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에 발랄한 상상력을 불어넣은 것이다. 그래도 무엇보다 짙은 숲터널을 지나면서 맑은 괴산호의 물을 내려다보며 걸을 수 있다는 게 산막이옛길의 빼어난 점이다. 햇볕이 들지 않을 정도로 우거진 활엽수의 숲속에서 물만 곁에 두고 걷노라면 몸과 마음이 자연에 온전히 스며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쌍곡구곡 초입에서 더위를 식히는 탐방객들.◇소금강의 절경 갖춘 ‘쌍곡구곡’여름 더위가 채 식지 않았다면 계곡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괴산은 도처에 계곡이 있다. 일찍이 이름난 화양계곡과 선유계곡은 말할 것 없고 갈은구곡도 원시의 모습을 간직한 아름다운 계곡이다. 그중 소금강의 절경을 갖춘 쌍곡구곡은 조선시대 퇴계 이황, 송강 정철 등 수많은 유학자와 문인이 산수경치에 반해 머물렀다고 전해지는 아름다운 곳이다. 괴산에서 연풍 방향으로 12㎞ 지점의 칠성면 쌍곡마을로부터 제수리재에 이르기까지 10.5㎞의 구간 물길이 쌍곡구곡이다. 호롱소, 소금강, 병암(떡바위), 문수암, 쌍벽, 용소, 쌍곡폭포, 선녀탕, 장암(마당바위) 등 명소가 즐비하다. 보배산, 칠보산, 군자산, 비학산의 웅장한 산세에 둘러싸여 흐르는 맑은 물은 기암절벽과 노송, 울창한 숲과 조화를 이룬다. 특히 한 폭의 동양화 같은 칠보산과 충북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군자산은 등산객에게 인기가 많다. 선유동 입구에서 관평 방면으로 이동한 뒤 517번 지방도를 따라 좌회전한 후 고갯마루를 넘으면 쌍곡구곡의 상류가 시작된다. 괴산에서는 문경 방면 34번 국도로 15분 남짓 내려오면 쌍곡구곡으로 연결된 517번 지방도를 만날 수 있다. 쌍곡의 제1곡 호롱소는 계곡물이 90도의 급커브를 형성해 소를 이룬 곳. 근처 절벽에 호롱불처럼 생긴 큰 바위가 있어 호롱소라 불린다. 소금강은 쌍곡구곡 중 가장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한다. 마치 금강산의 일부를 옮겨놓은 것다고 해 소금강이라 불린다. 517번 지방도 옆이라 드라이브를 하다가 들를 수도 있다. 쌍곡폭포는 자태가 수줍은 촌색시와 비슷해 여성적인 향취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쌍곡의 계곡들이 남성적인 것과 대조적이다. 8m 정도의 반석을 타고 흘러내린 물이 종국엔 여인의 치마폭처럼 넓게 펼쳐지는데 간장을 서늘케 할 정도로 시원하다.◇여행메모△가는길=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중부고속도로 증평IC에서 나가 30㎞ 정도 가면 된다. 중부내륙고속도로로는 괴산IC와 연풍IC를 거쳐 약 20㎞와 35㎞를 가면 괴산읍에 도달할 수 있다. 항공기를 이용할 때는 청주국제공항에서 증평을 거쳐 괴산까지 40㎞ 정도 가면 된다. △잠잘곳=괴산 일대는 이렇다 할 숙소가 드물다. 계곡 인근의 민박집이나 펜션이 최선의 선택이다. 산막이옛길을 찾는다면 괴산호 건너 갈은구곡을 끼고 있는 갈론마을의 펜션형 민박 갈론주막(043-832-5614)을 추천할 만하다. △먹거리=산막이옛길 인근의 맛집이라면 괴강삼거리 괴강교 건너 왼쪽의 ‘할머니 괴강매운탕’(043-832-2974)이 첫손에 꼽힌다. 괴산의 이름난 먹을거리로는 단연 올갱이해장국이다. 괴강에서 잡은 다슬기(올갱이)로 끓여낸 해장국인데 시외버스터미널 주변에 맛집이 몰려 있다. 서울식당(043-832-2135)과 기사식당(043-833-5794)이 30년 넘게 올갱이해장국을 끓여내고 있다. 괴강매운탕
2015.08.18 I 강경록 기자
 원기회복 끝판왕 '남도 삼시세끼'
  • [여행] 원기회복 끝판왕 '남도 삼시세끼'
  • 전남 장흥의 대표 특산물인 한우·키조개·표고버섯으로 만든 ‘장흥삼합’. 달궈진 불판에 한우를 적당히 구운 다음 수분을 버금은 구운 표고버섯과 육수물에 담근 키조개를 깻잎이나 상추에 올려 함께 먹는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올여름 유난히 덥다. 피서를 떠난 사람들이 ‘더워서 잘 쉬질 못했다’고 말할 정도니. 피서는커녕 더위를 견뎌낼 보약이라도 한 첩 지어먹어야 할 판이다. 그래도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사실 보약을 따로 챙길 필요는 없다. ‘밥이 보약’이란 말처럼 밥만 잘 챙겨 먹으면 된다. 이번에 소개할 전남 장흥은 더위를 피하기도 좋고 보약 같은 밥을 먹을 수도 있어서 여름을 나기에 더할 나위가 없는 곳이다. 장흥은 서울에서 정남향으로 금을 그어내리면 그 끝에 닿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가는 곳마다 산이 병풍처럼 서 있고, 그 사이로 탐진강이 이곳저곳을 적시며 흐르는 아름다운 고장이다. 숲과 강, 바다가 어우러진 보기 드문 여행지인 셈이다. 그렇지만 ‘금강산도 식후경’. 일단 장흥에 가면 입맛부터 잡아야 한다. 드넓은 득량만에서 쏟아져 나오는 갯것과 청정한 들판과 산의 정기가 듬뿍 담긴 먹거리가 넘친다. 이름만 들어도 건강해질 것 같은 ‘장흥삼합’ ‘된장물회’ ‘갯장어샤부샤부’ ‘바지락초무침’ 등. 더위에 달아났던 입맛이 언제 그랬냐는 듯 침샘을 자극하는 전남 장흥으로 여름 끝자락에 몸보신 여행 한번 떠나보자. ◇별미 중 별미 ‘된장물회’여름철 대표음식인 ‘물회’. 무더위를 잊게 하고 피부에도 좋다고 알려진 음식이다. 일반적으로 초장에 양념으로 얹어 먹는 게 기본. 포항물회가 대표적이다. 이곳 장흥에서는 조금 다르다. 일단 초장 대신 된장을 육수에 풀었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지만 특유의 된장냄새는 생각보다 덜하다. 오히려 더 깔끔할 뿐더러 생선회 본연의 맛도 잘 드러낸다. 차가운 된장물에 김치를 종종 썰어놓고 식초와 고춧가루를 뿌린 뒤 회를 말아 내온다. 새콤하면서도 짙은 맛이 일품이다. 마치 여름별미인 오이냉채처럼 담백하다. 횟감은 득량만에서 갓 잡은 농어나 돔 같은 싱싱한 생선이다. 된장국물은 약간 시큼하게 익은 열무김치에 집에서 담근 된장을 풀고 풋고추, 오이, 양파, 마늘을 썰어 넣어 만든다. 주된 양념이 된장인지라 속을 풀어주는데 좋고 소화가 잘 된다. 매운맛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식욕을 잃기 쉬운 여름철 별미 가운데 최고로 꼽힌다. 원래 된장물회는 며칠씩 고기잡이를 나간 어부들이 식사 대용으로 먹던 음식. 준비해간 김치가 시었는데 버리기는 아까울 때 갓 잡아 올린 생선과 된장을 섞어 먹었다고 한다. 된장과 생선이 김치의 시큼한 맛과 어우러지며 중화돼 비린내도 없애고 적당히 신맛을 낸다. 장흥에서 된장물회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제법 많다. 그중 ‘싱싱회마을’(061-863-8555)은 여행객이 많이 찾는 횟집으로 구수한 된장맛이 일품이고 양이 넉넉하다. 4인분에 4만원. ‘우리횟집’(061-867-5280)은 장흥된장물회의 원조식당으로 알려진 곳. 소박하고 정겨운 맛이 특징이다. 가격은 1만원. ‘명희네음식점’(061-862-2269)은 생선 대신 한우를 각종 채소로 버무린 한우물회가 별미다. 2만원~4만원대다. 전남 장흥의 여름철 보양식인 ‘된장물회’. 육수에 초장 대신 된장을 푼 것이 특징이다. 횟감은 득량만에서 갓 잡은 새끼 농어나 돔을 주로 사용한다.◇낯선 듯 익숙한 ‘장흥삼합’장흥에는 ‘장흥삼합’이란 특별한 음식이 있다. 삼합을 이루는 세 가지 재료는 한우와 키조개, 표고버섯. 한우는 장흥의 대표적인 특산품이다. 사육하는 한우의 숫자가 지역주민의 수보다 많을 정도. 또 바다를 접한 덕에 신선한 키조개도 많이 난다. 장흥산 키조개는 육질이 두껍고 맛이 뛰어난 것이 특징. 예전에는 키조개를 전량 일본에 수출했지만 얼마 전부터는 국내서도 판매하고 있다. 표고버섯 또한 장흥을 대표한다. 청정 무공해지역에서 소나무나 편백나무의 정기를 받고 자란 최상품이다. 장흥삼합을 맛있게 먹는 법은 따로 있다. 달궈진 불판에 한우 한 점을 올린다. 표고버섯은 수분을 머금어 탱탱한 것만 골라 불판에 올리고 키조개는 육수물에 담궈 둔다. 고기의 육즙이 배어 나올 때 뒤집어 살짝 익힌 뒤 깻잎에 익힌 고기와 표고, 키조개를 싸서 입속으로 넣으면 된다. 입안으로 들어온 삼합은 부드러운 한우의 담백함과 표고의 은은한 풍미가 더해진다. 마무리는 역시 키조개다. 쫄깃함으로 무장한 키조개가 뒷맛을 잡아주는 느낌이다. 조금은 낯설지만 이 세 가지 재료를 합한 맛은 말 그대로 환상궁합이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겨자를 푼 간장이나 소금장에 찍어 먹으면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더 짙어진다. ‘만나숯불갈비’(061-864-1818)는 다른 식당과 달리 숯불을 이용해 한우에 숯향이 배게 한다. 삼합 세팅비가 3000원, 표고버섯과 키조개 1접시가 1만 3000원이다. 한우는 원하는 부위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전남 장흥의 대표 특산물인 한우·키조개·표고버섯으로 만든 ‘장흥삼합’. 달궈진 불판에 한우를 적당히 구운 다음 수분을 버금은 구운 표고버섯과 육수물에 담근 키조개를 깻잎이나 상추에 올려 함께 먹는다.◇여름보양식 ‘갯장어 샤부샤부’갯장어는 겨우내 깊은 바다를 떠돌다가 여름이 시작되면 산란을 위해 남해 연안으로 올라온다. 갯장어잡이를 개시하는 5월 초부터 맛볼 수 있고, 여름철 보양식으로 더 귀한 대접을 받는다. 이맘때쯤 남해안에는 한바탕 갯장어잔치가 벌어진다. 사실 갯장어가 우리네 식탁으로 올라온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장어 중에서도 몸값이 가장 비쌌기 때문에 전량 일본으로 팔려 나갔다. 최근에서야 국내소비가 많아지면서 우리 식탁으로 올라올 수 있게 됐다. 갯장어는 회로도 많이 먹지만, 샤부샤부로 먹는 게 더 맛있다. 갯장어 샤부샤부는 일본요리인 ‘유비키’를 따라한것. 장흥의 요리법은 약간 다르다. 유비키는 끓는 물에 장어를 데치는 반면 장흥에서는 장어로 낸 육수에 부추·버섯 등 각종 채소를 넣고 끓인 다음 갯장어 살을 담가 살짝 익혀 먹는다. 다듬는 요령은 이렇다. 갯장어 머리와 뼈를 발라내고 5㎜ 간격으로 촘촘하게 칼집을 넣는다. 끓는 육수에 살짝 데친 갯장어가 함박꽃 모양으로 동그랗게 말려 더 예쁘게 먹을 수 있기 때문. 익힌 갯장어 살은 씹을 틈도 없이 허물어지면서 특유의 담백한 감칠맛이 입안에 퍼진다. 자색 양파나 상추, 묵은지에 싸 된장과 마늘을 곁들여 먹는 게 가장 맛있다.‘여다지회마을’(061-862-1041)에선 갯장어를 샤부샤부로 즐길 수 있다. 장어뼈 끓인 물에 대추와 각종 한약재를 넣어 육수를 만든다. 낙지·전복을 추가하면 국물 맛이 더 깊어진다. 전남 장흥의 ‘갯장어 샤부샤부’. 장어로 낸 육수에 부추·버섯 등 각종 채소를 넣고 끓인 다음 갯장어 살을 담가 살짝 익혀 먹는다.◇술안주로 으뜸…새콤달콤한 ‘바지락초무침’장흥에서 바지락회를 제대로 먹으려면 수문해수욕장으로 가야 한다. 장흥읍에서 동남쪽으로 약 16㎞. 길 양옆으로는 환상적인 종려나무가 이어져 남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백사장 주변은 소나무숲이 울창해 여름 피서객의 더위를 한층 덜어주는 조용한 휴양지다. 사실 수문해수욕장이 유명해진 건 바지락초무침 때문. 더 자세히 말하자면 해수욕장 인근에 자리한 식당 때문이다. 5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바다하우스(061-862-1021)의 바지락초무침은 장흥의 일미로 통한다. 득량만에서 갓 캐낸 신선한 바지락만을 초무침에 사용한다. 냉동 바지락은 국거리는 될 수 있어도 횟감은 안 된다는 철학을 고수한다. 그렇기에 산지가 아니면 맛보기 힘든 음식이 바로 바지락초무침이다. 양념장 비법도 따로 있다. 막걸리 식초다. 6개월 이상 숙성시킨 막걸리 식초는 초무침의 깊은 맛과 청량감을 더해준다. 또 매실 엑기스를 첨가해 맛은 물론 배탈도 방지한다. 이 양념장에 돌미나리나 배, 오이, 양파, 참나물 등을 함께 버무려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매콤새콤한 바지락초무침을 완성한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참기름과 김가루를 넣고 밥에 비벼 먹어도 일품이다. 가격은 3만~5만원이다. 전남 장흥의 청정한 득량만에서 갓 잡은 바지락으로 만든 ‘바지락초무침’. 6개월 이상 숙성한 막걸리 식초를 사용해 깊은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여행메모△가는길=자가용을 이용한다면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문흥IC에서 29번 국도를 갈아타고 장흥으로 나가면 된다. 기차를 이용한다면 KTX를 타고 광주나 나주까지 가서 시외버스를 타고 장흥으로 이동한다. △주변볼거리=부산천이 내려다보이는 장동면 동백정 원림. 소나무가 성벽처럼 솟아 있다. 이맘 때 평화마을 백일홍 군락지인 송백정에는 연못 위에 곱게 핀 백일홍이 한가득이다. 전남 장흥의 여름철 보양식인 ‘된장물회’. 육수에 초장 대신 된장을 푼 것이 특징이다. 횟감은 득량만에서 갓 잡은 새끼 농어나 돔을 주로 사용한다.전남 장흥의 청정한 득량만에서 갓 잡은 바지락으로 만든 ‘바지락초무침’. 6개월 이상 숙성한 막걸리 식초를 사용해 깊은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전남 장흥의 대표 특산물인 한우·키조개·표고버섯으로 만든 ‘장흥삼합’. 달궈진 불판에 한우를 적당히 구운 다음 수분을 버금은 구운 표고버섯과 육수물에 담근 키조개를 깻잎이나 상추에 올려 함께 먹는다.전남 장흥의 ‘갯장어 샤부샤부’. 장어로 낸 육수에 부추·버섯 등 각종 채소를 넣고 끓인 다음 갯장어 살을 담가 살짝 익혀 먹는다.
2015.08.12 I 강경록 기자
  • 현대아산, 故정몽헌 회장 추모 행사차 금강산 방문(상보)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현대아산 임직원들이 오는 4일 고(故) 정몽헌 회장 12주기 추모 행사차 금강산을 방문한다.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현대아산이 추모 행사를 위해 방북을 신청했고, 정부에서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박 부대변인은 “현대아산은 2003년부터 매년 연례적으로 추모행사를 금강산에서 진행하고 있다”며 “정부는 순수기념행사임을 감안하여 인도적 차원에서 승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추모단은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을 비롯해 임직원 22명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비롯한 가족들은 이번 금강산을 방문에 동행하지 않는다. 현 회장은 정몽헌 회장 10주기인 2013년부터 2년 연속 기일을 맞아 금강산을 찾았지만 올해는 경기 하남시 창우리 선영에서 추모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한편, 2013년 8월 정몽헌 회장 10주기 때는 원동연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금강산을 방문한 현 회장에게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구두 친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 현대아산, 故정몽헌 회장 추모 행사차 금강산 방문☞ 방북 산림 전문가들 "금강산 소나무 재선충병 아니다"☞ 南 산림전문가, 금강산 병해충 실태조사 위해 방북(상보)☞ 금강산기업협회, 금강산 관광 재개·5·24조치 해제 촉구☞ '금강산 관광 28원' 100년전 신문광고 '눈길'
2015.08.03 I 장영은 기자
  • 방북 산림 전문가들 "금강산 소나무 재선충병 아니다"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북한 금강산 일대 소나무의 병해충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방북했던 우리측 산림 전문가들이 2박 3일간의 조사를 바치고 지난 31일 복귀했다. 산림 전문가 5명과 현대아산 직원 3명 등 8명은 31일 오후 4히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입경하면서 “소나무 피해는 있었지만 재선충병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내금강지역, 외금강지역, 강원도 고성군 고성읍 등지에서 소나무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특히 고성읍 일대의 소나무 피해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역 소나무들의 밑동과 잎이 누렇게 마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나무 피해의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북쪽에서 채취해 온 소나무 시료를 바탕으로 정밀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약재를 지원하면 (소나무를) 회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피해 범위에 대해서는 “더 확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서 필요한 경우 산림 자원 보호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금강산 지역 자체가 우리가 공동으로 보호해야 할 유산이기 때문에 조사 결과를 보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15일 북측이 현대아산에 금강산 지역 산림 병해충 방제를 위한 조사를 제안한데 따른 것이다. 북측 요구에 따라 현대아산에서 국립산림과학원(4명)과 수목보호협회(2명)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단을 꾸렸고, 북측이 이를 다시 승인해 방북이 이뤄지게 됐다.
2015.08.01 I 장영은 기자
코코몽과 신나는 추억만들기,  ‘베어스타운'
  • 코코몽과 신나는 추억만들기, ‘베어스타운'
  • 경기도 포천의 베이스타운 코코몽 수영장[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베어스타운 수영장이 코코몽 수영장으로 거듭났다.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어울려 신나는 여름을 보낼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특히 하루 세 차례 진행하는 포토타임에는 코코몽과 아로미가 수영장에 나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준다. 유아용 풀은 길이 30m 너비 6m의 여유로운 공간이 확보돼 있고 어린 아이들을 위한 슬라이드를 갖춰 놓아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성인용 풀과 하이슬라이드 풀도 있어 친구·가족들과 피서를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코코몽 야외수영장의 또 다른 매력은 고기를 구워 먹는 등의 취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단 수영장 상단 가제보와 입구 쪽 데크 등 지정된 곳에서만 가능하며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할 수 있다. 장시간 물놀이로 피로가 쌓였다면 타워콘도 1층에 있는 사우나에 들르는 것도 좋다. 수영장 입장권을 제시하면 3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잣나무, 살구나무, 소나무 등이 울창하게 둘러싸고 있어 마치 휴양림에 온 것 같은 느낌의 베어스타운 코코몽 야외수영장, 올여름 꼭 가봐야 할 곳 중의 하나이다.◇여행메모△주소= 경기도 포천시 내촌면 금강로 2536번 길 7 (소학리 295번지)△문의= 031-540-5131 / www.bearstown.com△운영시간= 09:00~17:30(우천 시 변동)△입장료= 36개월 미만 무료 / 36개월~13세 14,000원 / 14세 이상 16,000원△시설이용료= 파라솔 1만원~2만 5000원 / 데크 2만원~6만5000원 / 가제보 4만원~8만원▶ 관련기사 ◀☞ 웹투어 국내상품 3개, 우수여행상품으로 선정☞ "한국여행 문제없어요" 중화권 언론인 150명 초청☞ [창조관광] 비무장지대 매력에 여행자 '무장해제'☞ '여름 휴가지 고민 끝'...한국관광 100선☞ 한국관광공사, 크루즈 관광 시장 회복 나서
2015.08.01 I 강경록 기자
  • 南 산림전문가, 금강산 병해충 실태조사 위해 방북(상보)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북한 금강산 산림의 병해충 실태조사를 위해 우리측 산림전문가와 현대아산 관계자들이 방북한다. 통일부는 28일 금강산 지역 산림 병해충 실태조사를 위해 산림 전문가 5명, 현대아산 관계자 3명 등 8명이 29일부터 31일까지 방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15일 북측이 현대아산에 금강산 지역 산림 병해충 방제를 위한 조사를 제안한데 따른 것이다. 북측 요구에 따라 현대아산에서 국립산림과학원(4명)과 수목보호협회(2명)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단을 꾸렸고, 북측이 이를 다시 승인해 방북이 이뤄지게 됐다. 이들 산림 전문가는 내금강과 외금강 지역에 각각 1일, 고성읍 지역에 반나절 가량 머물며 조사할 계획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소나무에 이상이 생겨서 자체적으로 조사하던 과정에서 남측에 문의를 한 것 같다”며 “고성읍쪽의 (소나무 피해가) 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금강산 소나무들의 이상 증상은 과거 문제가 됐던 솔잎혹파리나 우리측에서 방제 작업에 힘쓰고 있는 재선충병과는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산림의 병충해 방제를 위한 지원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많이 이뤄졌다. 2001년에는 강원도가 북한과 솔잎혹파리 방제사업을 실시했고, 경기도는 지난해 솔잎혹파리와 솔나방 등에 대한 방제 약품을 지원한 바 있다. 이번 조사 결과 지원이 필요할 경우 산림 자원 보호 차원에서 정부에서도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금강산 지역 자체가 우리가 공동으로 보호해야 할 유산이기 때문에 조사 결과를 보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병해충 실태 조사 지원과 금강산 관광 재개와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서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한편, 북한이 이번에 우리측에 소나무 상태를 문의해 온 것은 산림 자원 관리와 보호에 대한 북한 당국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2015.07.28 I 장영은 기자
 원시림 들어가는 비밀의 문 '양구생태식물원'
  • [e주말] 원시림 들어가는 비밀의 문 '양구생태식물원'
  • 강원도 양구 양구생태식물원의 습지원 뒤로 보이는 대암산 솔봉[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양구의 여름은 자연의 강한 생명력을 실감하는 계절이다. 양구 어디를 가든지 무성한 녹음과 마주한다. 꽃과 풀, 나무가 어우러진 숲을 찾아 나선 길 끝에 양구생태식물원이 있다. 대암산 자락 6만여 평 너른 부지를 끌어안은 곳이다. 대암산은 정상에서 금강산과 설악산을 조망할 수 있고, 산마루에 희귀 식물이 자생하는 용늪이 자리한 생태계의 보고다. 양구생태식물원의 입구는 선인장다육식물전시관, 연못과 노천극장 등 지극히 평범하다. 히어리, 깽깽이풀, 대청부채 같은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한 식물을 직접 보거나 야생화학습관 안에서 멸종 위기 동식물을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우주과학놀이터, 버섯 조형물이 귀여운 피크닉광장은 이름 그대로 돗자리 펴고 도시락 먹기 좋다. 이곳의 매력은 계곡 위에 걸린 초롱다리를 건너면 나타난다. 다리를 건너 계단에 올라가자 비밀의 숲이 시작된다. 대암산 자락을 그대로 활용한 이곳은 인간의 손때가 묻지 않아 원시림을 밟는 느낌이다. 봄에는 얼레지와 노루귀가 꽃을 피우고, 여름에는 기린초가 인사하고 산딸기가 익어간다. 생태 해설사와 동행하면 지나치기 쉬운 야생화며 나무에 대해 알려준다. 야생화는 걸음을 멈추고 시선을 낮춰야 보인다. 잎이나 가지를 자르면 생강 냄새가 나는 생강나무, 태울 때 ‘자작자작’ 소리가 나는 자작나무, 꽃 끝에 꿀을 모으는 꿀풀, 자라면서 펼친 우산 모양이 되는 우산나물 등 나무와 야생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숲을 일구는 모든 생명체가 훨씬 친근하고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꿀풀을 뜯어 빨아보게 하고, 생강나무 잎을 찢어 냄새 맡게 하고, 두더지가 파놓은 굴을 보여주니 아이들이 재미있어한다. 나뭇잎 뒤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한 아이가 뛰어온다. 산누에나방의 고치인데 아마도 고치 안에서 죽은 것 같다는 설명을 들은 아이 눈에 아쉬움이 가득하다. 나방이 고치를 뚫고 나오는 장면을 기대한 모양이다. 비밀의 숲이 끝나고 등산로가 나온다. 꽤 높아 보이는 솔봉이 불과 2.1km 거리다. 비밀의 숲 옆은 탁 트인 경사지다. 습지원, 야생화정원, 로맨스정원, 약용식물원 등으로 꾸몄다. 잣나무가 빽빽한 곳에는 피톤치드를 마시며 생각에 잠기는 명상의 숲길이 조성되었다. 계단을 내려가 초롱다리를 건너니 다시 평범한 세계다. 아이들은 피크닉광장에서 메뚜기를 닮은 풀무치를 잡고, 새집을 찾아내고, 버찌를 따 먹느라 바쁘다. 비밀의 숲에서 만난 꽃 이름은 그새 잊어버렸다. 생강나무 잎사귀를 먹어보는 아이양구생태식물원 바로 아래 DMZ야생동물생태관이 옮겨 왔다. 차에 치여 죽은 동물 등을 복제해서 전시하고, DMZ에 서식하는 동식물을 보여준다. DMZ 영상실, 생태 갤러리, 생태 연구소, 생태 탐험 존 등 전시 공간과 체험 존이 있다. 야외에 철조망과 철망, 깡통, 포탄 껍데기 등으로 꾸민 DMZ 공간이 인상적이다. 박수근미술관은 거칠게 다듬은 화강암으로 외벽을 마감했다. 박수근의 그림에서 받는 강렬한 느낌 그대로다. 8월 말까지 〈박수근 작고 50주기 추모 특별전 : 뿌리 깊은 나무 박수근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가 열린다. 평소에 볼 수 없던 그림이나 편지글 등이 전시되어 볼거리가 풍성하다. 이해인 시문학과 김형석·안병욱 철학의 집은 시 한 편, 글 한 줄의 울림이 있는 공간이다. 양구에서 태어난 이해인 수녀는 자신의 시가 “미지의 독자에게 날아가 위로와 희망을 줄 때 행복하다”고 했다. 천천히 소리 내어 낭독해보면 서정적이고 따뜻한 시에서 힘을 얻는다. 2층 철학의 집에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철학가 김형석?안병욱 교수의 글을 만날 수 있다. 나, 행복, 가치 있는 삶 등에 대해 잠시나마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건 어떨까.줄 하나에 의지해 허공을 가로지르는 짚라인은 양구의 캐치프레이즈 ‘청춘양구’와 맞아떨어지는 스포츠다. 출발 지점 높이는 65m, 도착 지점은 파로호 위에 있는 한반도섬이다. 총 길이 750m, 짚라인으로 불과 1분이면 닿는다. 처음엔 속도가 빨라 심장이 터질 듯 긴장되는데, 도착 지점에 가까워질수록 속도가 느려져 느긋한 마음으로 주변 풍광을 둘러볼 수 있다. 내리면 다리가 풀리는데도 한 번 더 타고 싶어진다. 몸무게 30kg 이상이라면 초등학생도 도전할 수 있다. 짚라인을 타고 한반도섬에 내렸으니 섬을 한 바퀴 둘러본다. 파로호 상류 지역의 수질을 개선하고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물을 가둬 호수를 만들고, 한반도 모양 섬까지 조성했다. 제주도에서 출발해 지리산, 백두산을 거쳐 울릉도와 독도까지 둘러보는 데 30분이면 충분하다. 한반도섬에서 짚라인 매표소 쪽으로 연결된 부교가 있고, 양구선사박물관 쪽으로 연결된 데크 로드도 있다. 양구선사박물관 앞 함춘주막은 원래 이 길목에 있던 주막을 재현한 식당으로 보리비빔밥이 맛나다. 주막 옆에는 주말마다 노인회에서 어르신들이 나와 짚신이나 지게 같은 공예품 만들기를 보여준다. 아이들이 지게 체험을 해볼 수 있게 기꺼이 내주신다.아이들과 함께라면 읍내에 있는 양구레포츠공원에서 신나는 물놀이로 여행을 마무리하자. 캠핑장, 청소년수련관과 함께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야외 물놀이장과 야외 수영장이 있다.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장은 무료, 79m 워터슬라이드가 설치된 야외 수영장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거대한 고래 모양 건물 ‘청춘고래’ 내부에는 토종 물고기가 전시되고, 배 모양 ‘청춘크루즈’에는 캐빈룸, 탈의실, 샤워실 등이 마련되었다.까치수염◇여행메모△여행코스▷당일=양구생태식물원→DMZ야생동물생태관→짚라인 양구→한반도섬→박수근미술관 ▷1박2일=양구생태식물원→DMZ야생동물생태관→두타연→양구백자박물관→(숙박)→이해인 시문학과 김형석?안병욱 철학의 집→짚라인 양구→한반도섬→양구레포츠공원△가는길 ▷버스= 서울-양구,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20여 회(06시30분~20시05분) 운행, 1시간 50분 소요. 춘천-양구, 춘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0회(07시10분~21시30분) 운행, 50분 소요. 동서울종합터미널(1688-5979), 천시외버스터미널(033-241-0285), 양구시외버스터미널 1666-0335▷자가용= 서울춘천고속도로 춘천 IC→46번 국도→배후령터널→추곡터널→양구읍→금강산로→숨골로→양구생태식물원 △잠잘곳▷베니키아KCP호텔 : 양구읍 파로호로, 033)482-7700~3, www.benikea.com (베니키아)▷모텔테마 : 양구읍 사명길, 033)482-3113▷광치자연휴양림 : 남면 광치령로1794번길, 033)482-3115, www.kwangchi.or.kr△먹을곳= 함춘주막 : 보리비빔밥, 양구읍 금강산로, (033)481-4916/ 청수골쉼터 : 산채비빔밥, 방산면 평화로, (033)481-1094/ △광치막국수 : 막국수, 남면 남동로, (033)481-4095,/석장골오골계숯불구이 : 오골계숯불구이, 양구읍 양록길23번길, (033)482-080/시래원 : 시래기정식, 남면 봉화산로, (033)481-4200 △주변 볼거리 = 두타연, 양구백자박물관, 펀치볼, 을지전망대, 양구전쟁기념관, 제4땅굴, 국토정중앙천문대, 광치계곡, 후곡약수터
2015.07.04 I 강경록 기자
"꿈꾸는 나무 되어 그처럼 살고 싶다"
  • "꿈꾸는 나무 되어 그처럼 살고 싶다"
  •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처음에는 사철 푸른 소나무가 좋았어요. 시간이 지나면서는 활엽수에 마음이 끌렸어요. 겨울에 나뭇잎을 모두 떨어뜨린 채 나목으로 있던 나무들이 봄이 되면 새싹이 돋으며 엄청난 생동감을 주곤 했어요. 그 생명력을 가까이서 보면서 삶의 원기를 충전하니 너무나 큰 고마움을 느낍니다. ”조상호 나남출판 대표가 ‘나무 심는 마음(나남)’이라는 책을 펴냈다. 제목에서 느끼듯 조 대표는 나무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나남출판 대표는 물론 나남수목원 이사장으로도 공을 쏟고 있다. 독학으로 시작한 나무키우기로 시작한 경기도 포천의 나남수목원은 어느새 20만평 규모가 됐다. 책 곳곳에서 ‘나무를 닮고 싶고 나무처럼 늙고 싶고 영원히 나무 밑에 묻혀 일월성신을 같이하고 싶은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나무 혼자서 숲을 이룰 수 없고 사람이 혼자서 살아갈 수 없듯 인간과 자연과 함께 어울리지 않으면 그 어느 쪽도 살아있을 수 없다는 깨달음이 녹아난다. 특히 경북 울진의 대왕 금강송 이야기는 압권이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울진의 깊은 숲속 금강송 군락지의 대왕 금강송을 만나 웅장함에 풀어놓은 대목은 마치 그곳에 간 듯 생생하다. 아울러 37년간 언론출판의 외길를 걸어온 저자의 이야기도 담아냈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씨줄과 날줄로 엮인 수많은 사람들과의 인연을 소개한 것. 사숙했던 조지훈 선생부터 김영희 대기자, 김민환 교수, 손주환 기자, 이윤기 소설가 등의 이야기에서는 사람을 귀히 여기는 그의 마음이 오롯이 드러난다.
2015.06.27 I 김성곤 기자
 '오지 중 오지' 비밀의 숲을 찾다
  • [여행] '오지 중 오지' 비밀의 숲을 찾다
  • 경북 울진의 백암산 아래 좁고 긴 골짜기인 신선계곡. 가파른 비탈에 놓인 나무데크 아래로 크고 작은 소와 폭포가 어우러져 말 그대로 ‘신선의 비경’을 빚어낸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그야말로 적요한 산길이다. 숲길에 들리는 건 그저 청아한 물소리와 새소리뿐. 가끔 길섶의 야생화 꽃잎 사이로 토종 꿀벌이 잉잉거리는 소리가 뒤섞일 뿐이다. 오지 중의 오지라는 경북 울진의 왕피천계곡과 신선계곡의 풍경이다. 이제 정말 사람의 손발이 닿지 않은 마지막 남은 물길을 따라가는 오지 트레킹. 그 어떤 소리도 없는 그런 길이다. 자동차나 그 어떤 기계음의 방해도 없이 온전히 제 발자국소리만 데리고 적막강산 계곡의 물길을 따라간다. 그러다 너럭 바위를 발견하기라도 하면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계곡에 발 한 번 담궈봐도 좋다. 누구도 간섭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간섭받을 일이 없어 더 좋은 곳. 깊은 산중에 그동안 교만해진 나를 내려둔다. 나 자신도 거대한 자연의 일부에 불과했던 것을. ▲바람과 물, 억겁이 시간 품은 ‘왕피천계곡’울진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야성미 넘치는 계곡트레킹이다. 울진의 계곡이라면 불영계곡을 먼저 떠올리지만 오지계곡의 대명사로 불리는 왕피천도 빼놓을 수 없다. 왕피천은 트레킹 마니아들이 최고로 꼽는 곳. ‘계곡트레킹 1번지’ ‘계곡트레커의 로망’이라는 별칭이 붙어다닌다. 왕피천은 경북 영양군 수비면에서 발원해 울진군 서면 왕피리와 구산리를 지나 동해로 흘러드는 길이 61㎞의 그리 길지 않은 물길이다. 험준한 산과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둘러싸여 접근이 쉽지 않아 우리 땅 최고의 오지이자 청정지역으로 꼽힌다. 국내 최대 규모의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지금도 산양, 수달 등 멸종위기 동물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트레킹 코스는 근남면 구산리 상천동에서 서면 왕피리 속사마을까지 5㎞ 구간. 차도가 없어 호젓한 트레킹을 할 수 있다. 왕피천 트레킹을 즐기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물길을 따라 자갈밭을 걷고 바위를 오르는 계곡트레킹과 계곡을 따라 산자락에 조성해 놓은 생태탐방로를 따르는 방법. 물론 왕피천의 비경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물길 바로 옆을 걷는 것이 좋다. 여기서 ‘팁’ 하나. 왕피천 트레킹은 교통이 불편해 물길과 탐방로를 적절히 이용하는 게 좋다. 굴구지마을에서 상류에 있는 속사마을 쪽으로 간다면 갈 때는 탐방로를 이용하는 게, 올 때는 물길을 따라 걸어오는게 조금 더 편하다. 왕피천의 으뜸 절경은 용소. 굴구지마을에서 상류 쪽으로 4㎞ 떨어져 있다. 수심이 왕피천에서 가장 깊은 약 10m에 이른다. 물길이 암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위험하기 때문에 계곡트레킹을 하더라도 이 구간만은 생태탐방로로 우회하는 것이 좋다. 구명조끼와 튜브를 이용해 건너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물이 휘도는 소는 안전을 위해 피하는 게 정석이다. 생태탐방로는 계곡에서 조금 떨어진 산자락을 따라 이어진다. 가파른 구간도 일부 있지만 계단을 깔거나 밧줄을 쳐놓아 위험하지는 않다. 하지만 탐방로를 이용한다면 왕피천의 비경을 제대로 감상하긴 힘들다. 탐방로가 산으로 올라가는 지점에서 물가로 난 길을 따라가면 용소를 만날 수 있다. 입구인 상천동 초소에서 용소까지는 약 30분 정도 걸린다. 용소를 지나 상류 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시 갈림길로 돌아와 탐방로를 타야 한다. 탐방로 중간중간에 왕피천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다. 용소 위쪽으로는 쉬기 좋은 학소대가 있다. 널따란 바위인 학소대에 앉아 바라본 용소는 또 다른 용의 모습이다. 제일 앞의 바위는 용의 머리를 닮았고 그 뒤로 몸통처럼 보이는 암벽들이 줄지어 서 있다.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모습을 띠는 것이 왕피천 용소의 매력이다. 경북 울진의 왕피천계곡은 절벽에 둘러싸여 접근이 쉽지 않아 트레킹 마니아 사이에서 ‘로망’으로 불린다. 비경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물길 바로 옆을 걷는 것이 좋다.▲신선들의 놀이터 ‘신선계곡’신선계곡은 울진의 숨어 있는 명품계곡이다. 왕피천 계곡도 처음 들어봤다는 사람이 많지만 신선계곡은 왕피천 계곡보다도 훨씬 덜 알려져 있다. 신선계곡은 백암온천이 솟는 백암산(1004m) 북동사면의 좁고 긴 형태의 골짜기. 대부분이 암반으로 이뤄져 있고 그 사이에 크고 작은 소와 폭포가 어우러져 말 그대로 비경을 빚어낸다. 신선계곡 트레킹은 미끈한 나무데크 위를 걷는 코스. 그렇다고 신선계곡이 유순한 계곡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너무 가파르고 험해 접근하기가 쉽지 않아 나무데크를 설치한 것이다. 신선이라는 이름도 사람들은 들어가기가 어렵고 신선들이나 놀 수 있는 곳이라고 해서 붙였다고 한다. 워낙 외진 곳이어서 대한제국 말기 의병장 신돌석이 몸을 숨길 수 있었고, 계곡 상류 ‘독곡’이라는 곳에서는 1970년대 중반까지 화전민이 밭을 일구며 살았다. 그렇다 보니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로 전문 트레커만 찾았던 곳이다. 지금은 나무데크와 다리 덕에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게 됐다. 물론 계곡의 원시림을 훼손했다고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다. 나무탐방로는 지형에 따라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며 깊은 계곡 속으로 이어진다. 가파른 비탈에 놓인 나무데크 아래로 펼쳐지는 풍경은 절경의 연속이다. 신선계곡을 더욱 멋지게 만드는 것은 금강소나무다. 이 계곡은 온통 우람한 금강송의 바다다. 목마른 말이 물을 마시는 형상이라는 ‘매미소’(馬飮沼)를 지나 나무데크에 오르면 곧 신선탕이 보인다. 예로부터 신선이 목욕하며 놀았던 곳이라고 해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신선탕은 아름다운 경치를 여러 사람이 즐긴다고 해서 ‘다락소’(多樂沼)라고도 부른다. 재미있는 이름은 이뿐만이 아니다. 하늘을 가리는 수직절벽은 ‘참새눈물나기’라고 한단다. 하늘을 나는 참새도 눈물을 흘릴 정도로 험준한 곳이라는 뜻이다. ‘다람쥐한숨재기’는 암석이 수십개의 층계를 이루고 있어 다람쥐도 한달음에 뛰어오르지 못하고 숨을 돌려야 오를 수 있는 곳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신선계곡 역시 최고의 비경은 용소다. 그래서 나무데크가 이어지는 계곡 끝까지는 편도 6㎞에 달하지만 대개는 용소까지만 돌아본다. 계곡입구에서 용소까지는 왕복 4㎞ 정도. 예전에는 계곡 아래로 내려가 용소를 정면에서 바라봤지면 지금은 계곡을 잇는 나무다리 위에 올라 공중에서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왕피천의 용소가 웅장한 규모로 찾은 이들을 압도한다면, 신선계곡의 용소는 그에 비해 규모는 적지만 깊게 파인 절벽이 아스라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경북 울진의 백암산 아래 좀고 긴 형태의 골짜기인 신선계곡에서도 가장 명소로 꼽히는 용소. 웅장한 규모로 압도하는 맛은 엇ㅂ지만 깊게 파인 절벽이 아스라한 분위기를 자아낸다.◇여행메모△가는 길=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한다면 풍기IC나 영주 IC에서 36번 국도를 타고 울진으로 향하면 된다. 동해고속도로를 이용한다면 동해 IC에서 7번 국도를 따라갈 수 있다. △먹거리=요즘 울진의 대표 먹거리는 단연 물회다.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과 조막하게 썬 졸깃한 회가 초여름 잃어버린 입맛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죽변리의 정훈이네횟집(054-782-7919)이 맛있다. △잠잘 곳=신선계곡 쪽 한화리조트 백암(054-787-7001)은 울진의 대표적인 숙소다. 리조트 뒤편 온천학습관 마당에선 온천수가 솟는다. 계곡트레킹 등으로 지친 몸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다. 무료 족탕시설도 갖췄으니 발의 피로를 풀어도 좋다. 바다횟집 물회경북 울진의 왕피천계곡은 절벽에 둘러싸여 접근이 쉽지 않지만 비경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물길 바로 옆을 걷는 것이 좋다.경북 울진의 왕피천계곡은 절벽에 둘러싸여 접근이 쉽지 않지만 비경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물길 바로 옆을 걷는 것이 좋다.경북 울진의 백암산 아래 좁고 긴 형태의 신선계곡은 가파른 비탈에 놓인 나무데크 아래로 그코 작은 소와 폭포가 어우러져 말 그래로 ‘신선의 비경’을 빚어낸다.경북 울진의 백암산 아래 좁고 긴 형태의 신선계곡은 가파른 비탈에 놓인 나무데크 아래로 그코 작은 소와 폭포가 어우러져 말 그래로 ‘신선의 비경’을 빚어낸다.▶ 관련기사 ◀☞ [여행+] 파도 가를 사람 '후포항'으로 오라
2015.06.23 I 강경록 기자
 야생화의 보고 '영천의 진산' 트레킹
  • [e주말] 야생화의 보고 '영천의 진산' 트레킹
  • 보현산 야생화 탐방[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보현산(1124m)은 영천의 진산이다. 영천은 일찍이 ‘이수삼산(二水三山)의 고장’이라 불렸다. 이수는 보현산에서 발원한 남천과 북천이고, 삼산은 보현산과 팔공산, 운주산을 가리킨다. 영천을 상징하는 보현산은 야생화의 보고다. 2012년 발간된 《보현산 약초 이야기》에 따르면, 보현산에서 볼 수 있는 야생화는 모두 523종이다. 이 가운데 노랑무늬붓꽃, 병꽃나무, 누른종덩굴, 분취 등 보현산 특산 식물 11종이 자생한다고 한다.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 식물 2급인 매화마름과 망개나무도 자란다. 보현산은 비교적 손쉽게 야생화 탐방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정상에 보현산천문대가 있어 도로가 잘 닦였고, 해발 1000m까지 차로 올라가기 때문에 힘겹게 등산하지 않아도 야생화 탐방이 가능하다. 보현산에서 야생화를 관찰할 수 있는 길은 두 곳이다. 천문대 정문을 마주 보고 오른쪽으로 작은 등산로가 있다. 보현산 북사면을 따르는 이 길옆에 다양한 야생화가 핀다. 반대편에는 ‘천수누림길’이라 이름 붙은 데크 로드가 조성되었다. 보현산 정상 시루봉까지 약 1km 이어지는데, 이 길에서도 야생화를 관찰할 수 있다. 북사면으로 난 등산로에 접어들자, 나무 아래 숨은 듯 덩굴개별꽃이 피어 반긴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자라는 야생화다. 주로 응달에 자라며, 5~6월에 꽃이 핀다. 하얀 꽃이 새끼손톱보다 작아 찾으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미나리냉이몇 걸음 더 가니 숲 사이로 진한 자줏빛 꽃잎을 단 벌깨덩굴이 한 무더기 피었다. 메기나 잉어 같은 물고기가 입을 벌리고 혀를 내민 모습 같다. 주로 5월에 피는 봄꽃인데, 보현산은 고도가 높아 아직 피었다. 잎과 줄기에서 은은한 향이 나 코끝에 맴돈다. 그 옆으로 별 모양 흰 꽃 두 송이를 단 금강애기나리와 큰애기나리도 다소곳하게 피었다. 모두 6월에 볼 수 있는 꽃이다. 동행한 국립수목원 손성원 연구사에 따르면, 경북 지역에서 야생화가 풍부하게 자라는 보현산은 특히 1000m 이상 고산지대에 자생하는 야생화를 관찰하기 쉽다. “금강애기나리는 고산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입니다. 지리산이나 태백산, 소백산 등에서 볼 수 있죠. 경북 지역은 보현산 일대에서 많이 관찰됩니다. 천문대 주변이 해발 1000m가 넘는 지역이라 금강애기나리도 볼 수 있네요.” 큰애기나리는 꽃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금강애기나리보다 꽃이 약간 크고 풍성하다. 5~6월에 연한 녹색 꽃이 핀다. 미나리냉이도 소담하게 꽃을 피웠다. 냉이 종류로 우리나라 산골짜기 그늘지고 습한 곳에 흔히 핀다. 깃털처럼 갈라진 잎이 미나리와 비슷하고, 꽃은 냉이를 닮아서 미나리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삿갓나물도 만났다. 이름 그대로 잎이 돋아난 모양이 꼭 삿갓을 쓴 것처럼 생겼고, 5~7월에 꽃이 핀다. 자세히 보면 잎이 7~8장이고 꽃줄기가 하나 올라온다. 농촌에서는 삿갓나물을 우산나물이라고도 부르는데, 우산나물과 삿갓나물은 약간 다르다. 우산나물은 나물로도 먹지만, 삿갓나물은 독성이 있어서 먹으면 안 된다. 삿갓나물에는 슬픈 전설이 있다. 옛날 어느 집에 아들 일곱 명과 딸 한 명이 있었는데, 그 마을에 이무기가 내려와 가축을 잡아먹기 시작했다. 아들들이 이무기를 죽이려고 싸우다가 모두 죽었다. 막내딸이 오빠들의 원수를 갚기 위해 무예를 연습하고 갑옷도 만들어 이무기와 싸웠지만, 역시 이무기에게 먹히고 만다. 그런데 막내딸을 삼킨 이무기가 고통스럽게 뒹굴다가 죽었다. 막내딸이 입은 갑옷이 이무기를 찌른 것. 이무기가 죽은 자리에 풀이 돋아났는데, 잎이 일곱 장에 꽃이 한 송이 피어 사람들이 칠엽일지화(七葉一枝花)라고 불렀다. 감자난초며 광대수염, 꿩의다리, 꿩의다리아재비도 능선을 따라 피었다. 우거진 풀을 들추면 기다렸다는 듯이 꽃잎을 흔들며 반긴다. 모두 6월까지 볼 수 있는 꽃들이다. 바람꽃도 시들지 않았다. 나도바람꽃, 너도바람꽃, 회리바람꽃이 가는 봄을 아쉬워하며 버티고 있다. 기온이 낮고 북사면이라 아직 핀 모양이다. 벌깨덩굴보현산은 접근하기 쉬워 야생화를 찍는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다. 등산로를 따라 걷다 보면 카메라를 든 작가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함박꽃나무, 큰꼭두서니, 미역줄나무, 하늘말나리, 송이풀, 기린초, 물레나물, 노루오줌 등도 6월 보현산에서 볼 수 있는 꽃이다.나무 데크가 깔린 천수누림길은 아이들과 야생화 탐방을 즐기기 좋다. 작은 구슬 같은 꽃이 촘촘하게 핀 노린재나무며 분홍색 꽃이 앙증맞게 핀 줄딸기, 손대면 방울 소리가 날 듯한 은방울꽃, 수더분하지만 볼수록 예쁜 선밀나물이 초여름 숲을 환하게 밝힌다. 아이 손잡고 데크 옆으로 핀 야생화를 구경하며 걷다 보면 어느새 보현산 정상 시루봉에 닿는다. 팔공산, 오봉산, 채약산, 기륭산 등이 발아래 펼쳐진다. 시루봉에서 보현산천문대가 바라보인다. 대한민국 최대의 반사망원경이 설치된 곳으로, 이 망원경은 1만 원권 지폐에 나온다. 보현산천문대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관측된 별 13개 중 12개가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 천문대 아래 자리한 별빛마을에 들러보자. 마을 곳곳에 그려진 예쁜 벽화가 발걸음을 붙잡는다. 망원경을 보며 천진스럽게 웃는 아이들, 목성과 토성, 어린 왕자와 천문대 등 우주와 천체, 별을 주제로 한 벽화가 그려졌다. 천문대 가기 전에 횡계리를 지나는데, 이곳에 위치한 옥간정에 꼭 가보기를 권한다. 조선 후기 성리학자인 훈수 정만양과 지수 정규양 형제가 학문을 연구하고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1716년에 지은 정자로, 초여름의 은은한 풍경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다.팔공산 동쪽 자락에 자리한 은해사는 신라 헌덕왕 때 창건되었다. 조카 애장왕을 죽인 헌덕왕이 왕위 찬탈 과정에서 숨진 원혼을 달래고 참회하기 위해 지은 절이다. 조선 시대에는 중종이 맏아들 인종의 태실을 팔공산에 묻으면서 은해사가 이 태실을 지키기도 했다. 절로 향하는 울창한 소나무 숲길이 기분 좋은 산책을 선물한다. 임고서원은 포은 정몽주의 충절을 기리는 곳이다. 임진왜란으로 소실되어 1603년(선조 36)에 다시 지었으며, 이때 사액서원이 되었다. 서원 옆에 임고초등학교가 있는데, 운동장에 거대한 나무들이 눈길을 끈다. 2003년 ‘제4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이곳은 100년 넘은 플라타너스, 90년 넘은 느티나무, 80년 넘은 은행나무와 개잎갈나무 등 갖가지 나무 200여 그루가 숲을 이룬다. 영천시청 문화공보관광과 (054)330-6585은혜사 솔숲길◇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보현산 야생화 탐방→임고서원→임고초등학교▷1박 2일 여행 코스= 옥간정→별빛마을→보현산 야생화 탐방→임고서원→임고초등학교→은해사△가는길▷기차= 서울역-동대구역, KTX 하루 70회(05:10~23:00) 운행, 약 1시간 50분 소요.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버스= 서울-영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08:30~18:50) 운행, 약 3시간 40분 소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코버스 www.kobus.co.kr ▷자동차-서울 출발 : 경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경부고속도로→익산포항고속도로→북영천 IC→별빛로→보현산천문대-부산 출발 : 대구부산고속도로→익산포항고속도로→북영천 IC→별빛로→보현산천문대-대구 출발 : 경부고속도로→익산포항고속도로→팔공산 IC→별빛로→보현산천문대△잠잘곳= 청우장모텔(영천시 삼산길,(054)331-8763), 별그린펜션(자양면 별빛로, (010)6719-5775, http://star-green.net), 카라모텔(영천시 오수5길, (054)337-3082) △주변 볼거리= 영천시장,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 도계서원 등박새삿갓나물나무데크가 깔린 천수누림길보현산천문대
2015.06.13 I 강경록 기자
백두산 1442계단 너머 하늘 맞닿은 雪천지
  • 백두산 1442계단 너머 하늘 맞닿은 雪천지
  • 백두산 등정코스 중 백두산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서파코스. 백두산 천지 바로 아래 주차장에서 1442개의 나무계단을 올라야 최종 목적지인 천지에 닿을 수 있다. 계단이 많아 숨이 턱에 찬다고 해서 ‘깔딱코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때 이른 여름이 찾아온 한국과 달리 5월 중하순의 백두산은 눈덮인 한겨울이다.[장백현(중국)=이데일리 우원애 기자] 때 이른 여름이 찾아온 한국과 달리 5월 중순 백두산은 한겨울이다. 1년 중 8개월 넘게 눈으로 덮여 있어 붙은 ‘백두산’이란 이름처럼 산줄기마다 잔설이 남아 있다. 5월에 민족의 영산 백두산을 찾아가는 길은 꽤나 부담스러운 인내심이 필요하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2시간 30분. 연길공항에 도착해서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5시간. 백두산에서 가장 가까운 공항인 장백공항이 문을 열지 않은 탓이다. 여행객이 많이 찾는 시기가 아니라서란다. 본격적인 여행시즌이 시작되는 6월부터는 장백공항을 통해 차로 20분이면 백두산 입구에 도착할 수 있다. 작은 산골마을을 지나 백두산으로 향하는 길은 하늘로 곱게 뻗은 자작나무와 첫대면하는 시간이다. 눈길을 돌리는 곳마다 울창하게 자태를 뽐내는 자작나무숲은 이국적인 정취로 장관을 이뤘다. 백두산 서파코스로 오른 후 바라 본 천지. 드넓은 초원을 바라보며 1442개의 나무계단을 올라야 마주 할 수 있다. 느긋한 마음으로 가다 쉬다를 반복하며 오르길 30여 분, 어느새 눈앞에 천지가 펼쳐진다.▲하늘과 땅이 맞닿은 곳 ‘천지’ 백두산은 동파, 서파, 남파, 북파 4가지 코스로 등정할 수 있다. ‘파’(坡)는 중국말로 ‘언덕’을 뜻한다. 이 중 동파는 북한령이라 접근 자체가 차단돼 있고 남파는 교통이 불편하다. 서파와 북파가 가장 일반적인 코스로 통한다. 그래도 관광객은 아직까진 서파보다 북파를 더 많이 택한다. 편하게 다녀올 수 있어서다. 승합차를 타고 백두산 정상과 천지, 장백폭포, 녹연담, 소천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최근 KBS ‘1박2일’ 팀과 MBC ‘나혼자 산다’의 김광규가 천지를 오를 때 택한 코스이기도 하다. 하지만 백두산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서파코스다. 중국 지린성의 성도인 창춘(長春)에서 출발하고, 화산폭발로 형성된 금강대협곡, 37호 경계비, 고산화원, 제자하 등 명소도 많다. 그중에서 가장 볼만한 명소는 금강대협곡이다. 용암이 흘러 만들어낸 협곡으로 특이한 돌 모양이 가지각색이다. 어떤 것은 낙타 같고 어떤 것은 보살 형상이다. 서파코스 중 고산화원은 야생화의 천국이다. 매년 6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금매화, 노란만병초, 하늘매발톱 등 1800종이 군락을 이룬다. 쉽게 가는 방법도 있다. 백두산 입구에서 전용버스를 타고 천지 바로 아래 주차장까지 오르는 방법이다. 주차장에서 천지까지는 1442개의 나무계단으로 이어져 있다. 계단이 많아 숨이 턱에 찬다고 해서 ‘깔딱코스’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계단을 따라 약 30분 정도 오르면 드디어 천지다. 천지는 평균 수심 21.3m, 최고 수심 384m로 세계에서 가장 깊은 화산 호수이자 아시아에서 가장 크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화구호다. 그렇지만 쉽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천지를 제대로 보려면 ‘삼대가 공덕을 쌓아야’란 말이 있을 정도다. 운이 좋았던 걸까. 찾아간 날이 맑은 날은 아니었지만 수줍게 모습을 드러낸 천지를 볼 수 있었다. 잠시 넋을 잃었다. 압록강변에 나와 여유로운 한때를 즐기는 북한 혜산시 주민들.▲민족의 역사…북한 혜산 연길중국 장백현과 마주한 북한 혜산은 백두산 관광의 출발점이다. 백두산으로 가는 길목이라 압록강 건너 혜산시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지리적 특성 때문에 백두산 트레킹과 혜산을 묶어 판매하는 관광상품도 여럿 나왔을 정도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차창 너머로 헐벗은 민둥산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백두산 천지 다음으로 기대했던 혜산이었다. ‘산의 혜택으로 살아간다’는 뜻을 담고 있는 지명과 달리 민망할 정도로 속살을 드러낸 산세에 절로 마음이 숙연해진다. 달리던 차를 세워 압록강변에 섰다. 백두산 천지와는 달리 압록강에는 봄이 성큼 다가와 있었다. 국내에서는 연일 북한 김정은의 측근 숙청과 한반도 위협 핵무기 개발 보도가 나오는 상황이지만 이곳 혜산의 일상은 한없이 평화로웠다. 빨래하는 아낙네와 낚시하는 남자들. 그 틈에서 물놀이하는 아이들 모습은 우리네 시골풍경과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간간이 자신들을 향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우리를 쳐다볼 뿐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백두산 인근에는 역사 유적지를 보유한 도시가 유독 많다. 발해의 수도였던 동경성의 상경용천부, 옛 왕궁터 등 발해 유적지가 남아 있는 목단강, 광개토대왕비·장수왕릉·환도산성·국내산성 등 고구려 유적지의 보고 지안(集安)과 환런(桓仁)까지. 유네스코에 등재된 유적들이 가득하다. 이번 여정은 아픈 우리의 역사와 현실을 더듬으며 민족의 뿌리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백두산 관광뿐만 아니라 분단의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북한 국경지대 탐방, 연변 조선족 자치구 견학 등 가는 곳마다 민족의 혼과 역사를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 백두산 가는 길목에서 만나게 되는 해란강과 일송정, 윤동주의 모교 용정제일중학교, 김좌진 장군 생가 탐방은 천혜의 비경 백두산 천지 관광만큼이나 귀중한 추억을 선사했다. 백두산완다골프장. 백화코스, 송곡코스 등 총 18홀 3개 코스로 이뤄져 있다.▲3500객실 쇼핑몰에 골프장까지…백두산 완다그룹리조트백두산 서파산문에서 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최근 문을 연 완다리조트가 있다. 중국 제1의 부호 완다그룹이 20㎢(약 600만평)의 원시림에 4조원을 들여 꾸민 복합리조트다. 웨스틴·쉐라톤·홀리데이 인 등 9개 유명호텔의 3500개 객실이 들어차 있다. 여름에는 백두산을 바라보며 골프와 레저를, 겨울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 스키장에서 스키와 온천을 즐길 수 있게 했다. 60여개 이상의 쇼핑센터, 대극장, 푸드코트, 물관, 병원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갖췄다. 리조트가 자랑하는 것은 자연지형을 고스란히 살려 설계된 완다그룹골프장. 총 54홀로 세계적인 골퍼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한 백화코스(18홀)와 자연골프설계의 권위자 로버트 트렌트 존스가 설계한 송곡코스(36홀: 동코스18홀·서코스18홀)가 있다. 특히 백화코스에서는 골프장 넘어 1번, 4번 홀에서 보이는 백두산 조망이 한 폭의 산수화를 감상하는 듯 하다. 반면 송곡코스는 백자작나무들이 끝없이 펼쳐지는 힐링골프의 진수를 선사한다. 홀과 홀 사이로 보이는 백두산의 때 묻지 않은 자연지형도 볼거리다. 해발 800m의 높은 지대라 한여름에도 평균 22℃ 안팎에 머문다. 여름에 골프라면 겨울에는 스키다. 2012년 완공한 스키장은 모두 43개의 슬로프가 들어서 있다. 총길이 30㎞, 최대 표고차 438m에 최대 3만백두산 지도명의 스키어를 수용할 수 있다. 압권은 백두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산악천지스키. 스노모빌을 타고 백두산 서파계단 입구까지 올라가 자연설을 타고 내려오는 가장 익사이팅한 코스다. 물론 최상급 스키어만 탈 수 있다. 그러나 실망은 금물. 초급 스키어를 위한 전문 강습과 슬로프도 훌륭하다. 날씨만 좋다면 백두산을 바라보며 슬로프를 내려오는 짜릿한 경험도 가능하다. ◇여행메모△가는길=인천·김포·청주·부산공항에서 국제선을 이용해 장춘·심양·연태·연길공항을 거쳐 다시 국내선 또는 셔틀버스로 장백공항까지 경유한다. 공항에서 백두산까지는 대중교통이 불편해 백두산 인근 복합리조트나 호텔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볼거리&쇼핑=백두산 서파에는 금강대협곡·37호경계비·고산화원 등이, 북파에는 장백폭포·녹연담·소천지 등이 대표적인 관광명소. 특산물로 백두산 청정지역에서 채취한 목이버섯, 오미자, 녹차, 벌꿀 등이 유명하다. 중국 연변 대학 정문.백두산 완다그룹 리조트 내 완다타운. KFC,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점을 비롯해 60여 개 이상의 쇼핑센터가 들어 서 있다.백두산 폭발 당시 흘러나온 용암이 굳어 만들어진 망천아 협곡의 주상절리.물줄기가 양 갈래로 나뉘어 쏟아지는 망천아 모자 폭포.백두산 등정코스 중 백두산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서파코스. 백두산 천지 바로 아래 주차장에서 1442개의 나무계단을 올라야 최종 목적지인 천지에 닿을 수 있다. 계단이 많아 숨이 턱에 찬다고 해서 ‘깔딱코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때 이른 여름이 찾아온 한국과 달리 5월 중하순의 백두산은 눈덮인 한겨울이다.백두산 화산암 타고 흐르는 폭포울창한 자작나무로 둘러 쌓인 골프장 숲 길.백두산의 대표적인 특산품으로 유명한 목이버섯.▶ 관련기사 ◀☞ [여행+] 배 타고 중국가는 여행의 묘미☞ [여행+] '세상구경 하세요' 하나투어 여행박람회☞ [여행+] 제주 마지막 '보고'…신비의 숲 '곶자왈'☞ [여행+] 미식여행은 '이곳'…충남 공주 베스트 3☞ [여행+] 쏘가리홍화매운탕 맛보러 갑니다
2015.06.09 I 강경록 기자
 신선 논 강선계곡에서 만난 천상의 화원
  • [e주말] 신선 논 강선계곡에서 만난 천상의 화원
  • 신선이 머물다 간다하여 이름붙은 강선계곡[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설악산 대청봉과 마주 보는 점봉산(1424m)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존지역이다. 한반도에 자생하는 식물의 북방 한계선과 남방 한계선이 만나는 지점으로, 다양한 식물이 서식하고 사람의 발길도 드물어 원시의 생태가 잘 보존되기 때문이다. 특히 정상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능선에 자리한 곰배령(1164m)은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는 야생화 천국이다. 점봉산 입산은 금지되지만 강선계곡부터 곰배령까지 약 5km에 생태 탐방 구간이 조성되어 귀하고 아름다운 야생화를 만날 수 있다. 여름까지 군락을 이루는 투구꽃▲탐방로 따라 이어진 계곡과 숲, 그리고 야생화산림청 홈페이지에서 예약하고 강선계곡 입구에 자리한 점봉산생태관리센터로 가면 출입증을 발급받아 탐방을 시작한다. 안내원은 따로 없고 정해진 탐방로를 따라 오르며 계곡과 숲, 야생화를 만난다. 곰배령 정상과 가까운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비교적 완만해서 고운 자태를 뽐내는 야생화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신선이 내려와 놀고 간다는 강선계곡 물소리를 음악 삼아 설레는 발걸음을 옮긴다. 3~4년 만에 한 번 모습을 보인다는 조릿대 꽃이 정원을 이루고, 초여름까지 무리 지어 피는 괴불주머니와 투구 모양을 닮은 투구꽃도 인사를 건넨다. 다른 지역에서는 8월말에서 9월에 꽃을 피우는 투구꽃은 강선계곡의 기후적 특성 때문에 늦봄부터 여름에 꽃을 볼 수 있다.대나무처럼 마디가 있는 속새 군락 사이로 홀아비바람꽃이 귀여운 얼굴을 내민다. 몇 걸음 옮기자 너도바람꽃이 무리 지어 피었다. 장마가 지나면 피기 시작할 박새 군락은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시기를 달리하며 피고 지는 수많은 야생화가 계곡 주변의 울창한 숲 속에 서식한다. 펜션이 모여 있는 강선마을을 지나면 계곡은 좁아지고 숲은 더 울창해진다. 점봉산은 흙보다 돌이 많아서 돌무더기가 계곡 주변에 작은 정원을 만든다. 물이 잘 빠지는 돌밭과 계곡의 적절한 습기, 고산지대의 바람이 야생화 서식에 최상의 조건을 제공한다. 꽃이 지고 잎만 남은 야생화부터 이제 막 절정에 들어선 야생화, 여름 개화를 준비하는 야생화가 어우려져 걸음을 더디게 만든다. 미나리냉이와 전호, 눈개승마가 환한 얼굴로 반기고, 피나물과 줄딸기가 숲의 그늘을 밝혀준다. 다른 지역에서는 봄에 피는 세잎양지꽃이 계곡의 그늘 속에서 반가운 얼굴을 내밀고 물참대는 초록 이파리에 작고 하얀 꽃잎을 가득 달고 손을 흔든다. 광대수염, 족도리풀, 졸방제비꽃, 뫼제비꽃이 허리를 숙이게 만든다. 어여쁜 개별꽃이 무리 지어 작은 꽃밭을 이루었다. 울창한 침엽수림이 이어지는 탐방로▲정상까지 이어진 싱그러운 초록 세상고도가 천천히 높아지며 모습을 달리하는 숲을 발견하는 것도 흥미롭다. 높이 자란 소나무 군락을 지나기도 하고, 비바람에 쓰러진 나무에 이끼가 자라는 원시의 계곡을 만나기도 한다. 벚꽃같이 하얀 잎을 떨군 귀룽나무와 꽃봉오리를 다부지게 만든 함박꽃나무도 비탈면을 따라 자생한다. 돌 틈마다 자란 관중이 거대한 초록 이파리를 뽐내고, 곰배령 정상에 가까워지면 제법 넓게 군락을 이루어 싱그러운 초록 세상을 보여준다. 금빛 테두리가 독특한 금강애기나리, 꽃잎이 바늘처럼 가는 삿갓나물,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연령초를 만나며 야생화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 때쯤 경사가 급해지며 머리 위로 하늘이 언뜻언뜻 비치기 시작한다. 바람 소리도 강해진다. 곰배령에 가까워진 것이다. 가파른 탐방로를 오르느라, 주변에 핀 야생화를 살피느라 걸음이 두 배로 느려지는 구간이다. 키 작은 관목 숲을 지나며 하늘이 열리고, 마침내 곰배령의 드넓은 평원이 가슴에 안기는 순간 탄성이 절로 난다. 점봉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작은점봉산의 둥그런 봉우리를 기둥 삼아 펼쳐진 곰배령은 ‘곰이 하늘로 배를 드러내고 누운 형상’이라 하여 붙은 이름이다. 인제의 현리와 진동리, 양양의 서면에서 산나물을 뜯으러 온 아낙네들이 만나 사는 이야기를 풀어내던 곳, 동해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쨍한 햇살에 나물을 널어 말리던 곳이다. 지금은 나무 데크가 깔린 짧은 탐방로 외에는 사람의 발길이 허락되지 않는다. 강선계곡을 오르며 만난 야생화가 한자리에 모이는 평원에서는 아득히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능선도 볼 수 있다. 곰배령 정상에서는 야생화를 가까이 보는 대신 군락을 감상하며 자연의 경이로움과 이 땅의 소중함을 느낀다. 곰배령 정상의 풍광은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7월부터 가을까지 절정이다. 이 시기에 야생화가 천상의 화원을 만든다. 하루 탐방 인원이 300명으로 제한되고, 오전 9시와 10시, 11시에 탐방객을 들여보내는 등 규칙이 까다롭다. 곰배령에서는 오후 2시까지 탐방을 마치고 하산해야 한다. 3~5시간이 걸리는 왕복 10km 코스인데다, 야생화 감상까지 고려하면 시간 점검이 필수다. 산림 유전자원 보호구역인 만큼 지정된 탐방로를 지키는 예절은 기본이다. 탐방로에서 만난 고사목방태산자연휴양림은 방태산(1444m)의 울창한 숲과 계곡을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는 탐방지다. 수량이 풍부한 이단폭포를 지나 소나무 숲과 낙엽송림을 잇는 생태관찰로가 조성되어 아이들 손잡고 산책하기 좋다. 우렁찬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머무르는 산림문화휴양관이 멋지고, 캠핑 마니아를 위한 야영 데크도 넉넉하다. 여행길에 방동약수도 들러보자. 톡 쏘는 맛을 내는 탄산과 철분 함량이 높아 소화를 돕고, 위장병에도 효험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맛이 좋고 울창한 숲 속 깊이 파인 암반 사이에서 솟아나는 약수가 신비롭다. 옛날 어느 심마니가 산삼을 캐낸 자리에서 약수가 솟구쳤다는 재미난 이야기도 전해진다. 점봉산생태관리센터(033-463-8166), 방태산자연휴양림. 033-463-8590. ◇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곰배령 생태 체험▷1박 2일 여행 코스= 방동약수→방태산자연휴양림 생태관찰로 탐방→숙박→곰배령 생태 체험△가는길▷버스= 서울-현리,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5회(08:15~17:36) 운행, 약 2시간 10분 소요. 현리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설피밭·꿩바치·밤골 방면 농어촌버스 이용, 진동2리 정류장 하차, 하루 3회 운행(06:20~17:20) 도보 약 3km 거리에 점봉산생태관리센터.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자동차= 서울춘천고속도로→동홍천 IC→속초·인제 방면 오른쪽 도로→설악로 따라 약 6km 이동→철정교차로에서 상남·내촌·국군홍천병원 방면 우회전→아홉사리로 따라 약 46km 이동→진방삼거리에서 방동리 방면 우회전→조침령로 따라 약 22km 이동→진동삼거리에서 진동리·양수발전상부댐 방면 좌회전→설피밭길 따라 약 6.5km 이동→곰배령 주차장→도보 153m 거리에 점봉산생태관리센터△잠잘곳= 세쌍둥이네풀꽃세상(기린면 설피밭길, 033-463-2321, www.sulpi.net), 설피밭지수네(기린면 설피밭길, 033-463-0411, www.sulpibat.com), 풍경소리(기린면 설피밭길, 033-463-1209, www.pungkungsori.com)△먹을곳= 고향집(두부 요리, 기린면 조침령로, 033-461-7391, 곰배령끝집(나물전·라면, 기린면 곰배령길, 033)463-0046, www.곰배령끝집.kr), 설피민국(곤드레밥·나물전, 기린면 설피밭길, 033-461-7242), △주변 볼거리= 내린천, 미천골자연휴양림계곡에 기대어 피어난 괴불주머니초여름까지 만날 수 있는 너도바람꽃계곡의 그늘을 밝혀주는 전호독특한 모양의 광대수염개별꽃 무리를 관찰하는 가족나들이객고산지대 수목의 특성을 볼 수 있는 탐방로방태산자연휴양림의 2단 폭포
2015.06.07 I 강경록 기자
 쪽동백 융단 밟고 족도리풀 눈맞추는 꽃길
  • [e주말] 쪽동백 융단 밟고 족도리풀 눈맞추는 꽃길
  • 천마산 중턱에서 내려다본 남양주와 서울[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남양주 천마산은 수도권에서 야생화 산행을 이야기할 때 손꼽히는 곳이다. 해발 812m로 그다지 높지 않지만, 다양한 꽃이 철 따라 피고 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산행은 정상을 밟으려고 오르지만, 꽃 산행은 길가에 핀 꽃을 하나하나 발견하는 기쁨이 더 크다. 고개를 숙이고 걸음을 늦추면 수풀 속에 숨은 야생화를 찾을 수 있다. ▲오르는 코스마다 야생화 지천천마산 등산 코스는 여러 갈래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은 호평동 수진사 입구에서 출발해 천마의집 수련원을 지나 정상에 이르는 코스다. 경춘선 전철 천마산역에서 천마산관리소, 깔딱고개, 뾰족봉을 지나 정상에 이르는 코스도 일반적이다. 야생화 탐방객이 즐겨 찾는 코스는 오남읍 팔현리에서 계곡을 따라 천마의집이나 돌핀샘까지 걷는 길이다. 수진사 코스도 계곡을 끼고 이어져 꽃 종류가 다양해 천마산을 처음 찾는다면 이 코스를 추천한다. 계곡 길로 올라야 꽃이 많고 코스도 짧다. 천마의집 조금 위까지 이어지는 임도에서는 산딸기, 산괴불주머니, 매발톱꽃, 오동나무, 함박꽃나무 등을 볼 수 있다. 수진사에서 시작해 천마의집, 돌핀샘을 지나 팔현리로 내려가는 코스를 걷는다. 꽃을 찾으며 걸음을 옮기니 천마의집까지 한 시간 넘게 걸린다. 늦봄에 피어 여름을 부르는 쪽동백 꽃은 새하얗고 탐스럽다. 동백꽃 낙화가 장관이듯, 쪽동백 꽃도 송이째 떨어져 등산로나 계곡물 위를 뒤덮는다. 계곡 위로 드리운 가지를 올려다보면 순백색 꽃이 줄줄이 매달려 환하게 불을 밝힌 것 같다. 5~6월에 피어 이맘때 등산로나 계곡 주변에서 자주 마주친다. 감자난초흔하기로 치면 국수나무가 최고다. 산 아래부터 능선까지 전국의 숲에서 국수나무 연노란 꽃을 만날 수 있다. 보라색 꽃이 예쁜 벌깨덩굴, 가녀린 여인을 보는 듯한 민백미꽃도 찾기 쉽다. 등산로 옆이나 산비탈에 아기 손바닥만 한 하트 모양 잎사귀가 있다면 살짝 들춰보자. 바닥에 붙은 자주색 꽃이 보인다. 혼례 때 신부가 머리에 쓰는 족두리를 닮았다고 족도리풀이다. 옛날에 궁녀로 뽑힌 아가씨가 멀리 중국까지 가서 헤어진 어머니를 그리워하다 죽었는데, 어머니 산소 옆에 꽃으로 피어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야생화 중에는 아름답지만 위험한 것도 있다. 천남성은 뿌리에 독이 있다. 가을에 인삼 열매와 비슷한 붉은 열매가 달려 착각하기 쉬우니 조심해야 한다. 피나물은 꽃이 지고 잎만 남았는데, 독이 있으니 산나물로 오인해 채취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계곡물을 하얗게 덮은 쪽동백꽃천마의집 바로 위에 오거리가 나온다. 정상, 돌핀샘, 호평동(수진사), 관음봉/사릉길, 팔현리(오남저수지) 가는 길로 갈라진다. 벤치가 여럿 있고, 임도 끝에 마지막 화장실도 있어 등산객이 쉬어 가는 지점이다. 여기까지 걸어도 제법 많은 야생화를 만날 수 있다. 시간이 충분하면 돌핀샘에 다녀오거나, 출발 지점으로 돌아갈 필요가 없다면 팔현리 쪽으로 하산하는 것도 좋다. 천마의집까지는 비교적 길이 쉽지만, 정상 쪽으로는 바윗길이 험하다. 꽃 산행을 위해서는 돌핀샘 쪽으로 길을 잡아야 한다. 오거리에서 5분 정도 걸으면 천마산의 희귀 자생식물인 노랑앉은부채 보호 안내판이 보인다. 돌핀샘 가는 길은 꽃이 많은 구간이지만, 지금부터 6월 말까지 볼 수 있는 꽃은 감자난초, 큰앵초, 는쟁이냉이, 애기나리, 노루오줌, 도깨비부채, 풀솜대 정도다. 이른 봄에 피는 현호색, 너도바람꽃, 노루귀, 얼레지, 제비꽃 등은 잎이나 열매만 남았다. 둘레길이 조성된 오남호수공원돌핀샘에서 올라가면 정상이고, 아래로 뻗은 길은 천마산계곡을 따라 다래산장가든을 지나 오남저수지까지 이어진다. 등산로에서 만난 함박꽃나무, 박쥐나무, 터리풀, 산꿩의다리, 지느러미엉겅퀴는 꽃망울이 터지기 직전이고, 삿갓나물, 참꽃마리, 용둥굴레는 이미 한창이다. 열매를 맺은 애기괭이눈, 큰괭이밥도 눈여겨볼 만하다. 팔현리 코스로 갈 때는 계곡 바위에 앉아 물소리, 바람 소리, 새소리를 들으며 쉬어보자. 돌 틈에 도롱뇽, 북방산개구리가 숨어 사는 청정 계곡이다. 공용 주차장은 없지만 식사하면 주차할 수 있는 식당이 계곡 따라 늘어섰다. 꽃 산행은 욕심을 버리는 게 좋다. 원하는 꽃을 보지 못할 수도 있고, 운 좋게 희귀식물을 만날 수도 있다. 꽃을 찾다가 등산로를 벗어나거나 산비탈에서 미끄러질 수도 있으니 안전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남양주시청 문화관광과 031)590-4245◇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수진사 입구→천마의집→돌핀샘→수진사 입구→피아노폭포→남양주유기농테마파크→물의정원(야생화·문화 탐방 ), 팔현리→천마의집→돌핀샘→팔현리→오남호수공원→홍유릉→미음나루 음식문화특화거리(야생화·역사 탐방)▷1박 2일 여행 코스= 수진사 입구→천마의집→천마산 정상→돌핀샘→수진사 입구→홍유릉→미음나루 음식문화특화거리→축령산자연휴양림(숙박)→피아노폭포→남양주유기농테마파크→물의정원→다산유적지△가는길▷기차= 청량리역-평내호평역, ITX-청춘 하루 19~22회(06:16~22:16) 운행, 약 20분 소요.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청량리역이나 평내호평역에서 165번 버스(05:50~23:20) 이용, 수진사·천마산 등산로 입구에서 하차. 수진사 입구에서 산행 시작. 오남읍사무소 앞에서 2-1번 마을버스(06:30~19:00) 이용, 팔현마을 백운가든에서 하차, 다래산장가든까지 도보 1km. 다래산장가든 입구에서 산행 시작. 천마산역에서 168번 버스(07:10~22:50) 이용, 천마산 입구에서 하차. 천마산 입구에서 산행 시작. ▷자동차= 서울 TG→서울외곽순환도로 판교 JC에서 구리 방면 오른쪽→토평 IC→강변북로→수석호평도시고속도로→동호평 IC→늘을1로→천마산로→수진사·천마산 등산로 입구(경부고속도로)/서울 TG→서울외곽순환도로 판교 JC에서 구리 방면 오른쪽→퇴계원 IC에서 춘천·퇴계원 방면 오른쪽 출구→금강로→47번 국도→연평IC교차로 우회전→오남교차로 우회전→진건오남로→팔현리?천마산군립공원 방면 좌회전→팔현로→팔현로207번길→다래산장가든△잠잘곳= 호텔나인 (031-571-0630, 굿스테이), 한울채(031-566-6665, http://blog.daum.net/lyoum072, 한옥스테이), 축령산자연휴양림(031-592-0681, www.chukryong.net), 스타힐리조트(031-594-1211, www.starhillresort.com)먹을곳= 초대한정식 (한정식, 남양주시 강변북로632번길, 031-557-7318, www.thechodae.com), 천마산곰탕( 곰탕, 남양주시 마치로, 031-591-3657), 개성집(오이소박이냉국수, 조안면 북한강로, 031-576-6497), 다래산장가든(닭백숙, 오남읍 팔현로207번길, 031-573-3600, http://다래산장가든.com)△주변 볼거리 = 사릉, 광릉, 국립수목원, 프라움악기박물관, 남양주종합촬영소, 수종사 등 쪽동백 꽃을 관찰하는 등산객천마의집 위 갈림길은 쉬어가기 좋은 기점이다얼레지열매국수나무
2015.06.06 I 강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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