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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조와 소통으로 6년 묵은 갈등 해소…'가스료 정상화' 사활 건 최연혜[기관장 열전]
- 대통령의 손발이 돼 정책을 펴는 곳이 정부 부처라면, 정부 정책을 집행하는 역할을 하는 곳은 공공기관들입니다.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무엇보다 공공기관장들의 적극적인 역할과 협력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데일리는 정부의 국정 과제와 각종 정책을 일선에서 수행하는 주요 공공기관의 CEO를 조명하는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최연혜 한국가스공사(036460) 사장은 20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지난 2022년 12월 부임한 정치인 출신 CEO다. 하지만 정계 출신의 다른 CEO들과는 결이 다르다. 철도대학 총장, 철도공사 사장 자리에서 두각을 나타내 정치권에 입문한 그는 공기업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안다. 에너지분야에서 오랜 경력이 없음에도 가스공사 사장에 연착륙할 수 있었던 건 정치인 특유의 리더십·소통 능력에다, 공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가미됐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회사 안팎의 시선이다. ◇‘소통’과 ‘신뢰’로 이뤄낸 6년 만의 단협 갱신 복수의 회사 관계자들은 그런 그의 역량과 기질을 엿볼 수 있는 사례로 지난해 연말 단체협약 체결을 꼽는다. 가스공사 노사는 잦은 CEO 교체와 전임 채희봉 사장의 노조 불인정 등으로 2018년 이후 6년간 단체협약을 갱신하지 못했다. 회사 관계자는 “전임 사장은 노조가 회사 발전을 저해한다며 무시했고, 화가 난 노조는 사측이 수용하기 힘든 요구를 하며 각을 세웠다”면서 “수 년간 조금도 대화가 진전이 없었다”고 말했다.최 사장도 처음엔 “낙하산 인사”라며 출근 저지 투쟁을 벌였던 노조가 껄끄러웠다. 하지만 단협이 6년째 체결되지 않았다는 걸 인지하고는 노사상생발전 TF를 꾸려 특별 승진 기준 마련 등 노조 요구안 22개를 수용했다. ‘신뢰’가 생긴 노조는 그제서야 무리한 요구를 걷어들였고, 얼어붙은 노사 관계는 해빙 무드를 탔다. 가스공사는 A4용지 한 장짜리 짧은 보도자료로 단협 체결 소식을 알렸지만, 직원들에겐 최대 낭보였다. ‘소통’과 ‘신뢰’는 최 사장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리더로서의 덕목이다. 그래서 전국 사업소를 돌며 현장 직원들과 만나고, 외부 일정이 없을 때 사내 식당에서 직원들과 식사를 한다. 격의 없이 다양한 의견을 듣고 이를 경영에 녹여내야 회사가 발전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소통이 신뢰와 화합의 기업 문화를 만든다” 그가 갖고 있는 지론이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오른쪽)과 신흥범 공공운수노조 가스공사지부장이 단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미수금…‘요금 정상화’ 절실‘임기 반환점’을 맞은 그의 머릿 속은 ‘가스요금 정상화’로 꽉 찬듯 하다.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벼랑 끝에 선 심정”, “국민들께 간곡히 호소” 등의 표현을 써가며 요금 인상의 간절함을 드러냈다.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철도공사의 구원투수로 등판해 취임 1년 만에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던 그에게도 ‘가스공사의 경영 정상화’는 큰 도전이다. 올 1분기 921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가스공사의 실적은 겉은 그럴싸해 보이지만, 뜯어보면 속은 곪아있다. 문제는 ‘미수금’이다. 가스공사는 판매 손실금을 미수금으로 분류하는 독특한 회계 처리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 시 보장된 가격과 실제 공급가의 차이를 미수금으로 계상한 뒤, 추후 회수한다. 예컨대 공사가 100억원에 구매한 천연가스를 80억원에 팔 경우 적자분인 20억원을 미수금으로 분류하고, 나중에 가스요금 인상을 통해 회수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미수금이 쌓여도 장부상으론 흑자인 ‘착시 효과’가 생긴다. 가스공사의 도시가스 미수금은 2020년만 해도 6911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후로 급등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인상분을 제대로 요금에 반영하지 못해 △2021년 2조2384억원 △2022년 8조9885억원 △2023년 13조7868억원 △2024년 1분기 14조1997억원 등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발전용 미수금(1조1958억원)을 합친 총 미수금 규모는 1분기 기준 15조3955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자산매각, 운영비 절감 등을 통해 6조8000억원을 확보했지만, 자구노력만으로 역부족이다. 돈줄이 마른 가스공사의 차입금은 2021년 말 26조원에서 2023년 말 39조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379%에서 483%로 상승했다. 지난해 이자 비용만 1조7000억원을 썼다. 최사장은 “현재 미수금 규모는 전 직원이 30년간 무보수로 일해도 회수 불가하다”고 하소연했다.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오른쪽)이 5일 인천 LNG 생산기지를 찾아 천연가스 생산설비 운영 현황과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비상경영 ‘고삐’ 죄도…안전 투자는 포기 못해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추진하는 와중에도 최 사장이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안전’이다. 취임일성으로 “안전은 절대적인 핵심가치”라고 선언했던 그는 매월 전사안전경영회의를 열고, 각 사업소별로 안전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안전관리 시스템 확립에 각별히 공을 들인다. 지난해부터는 자연재해 등 비상 상황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경영진으로 구성된 안전 컨트롤 타워도 상시 운영 중이다. 틈만 나면 임직원들에게 “안전이 가스공사의 최고 가치라는 철학을 체화하라”고 주문할 정도다.코치진을 슬림화하고, 연봉 협상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프로농구단 운영을 효율화한 것도 눈길을 끈다. 그 결과, 2022~2023시즌 9위였던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는 2023~2024시즌 7위로 올라섰다. 페가수스는 내부 FA(자유계약선수) 차바위, 박지훈, 안세영과 재계약하고, 외부 FA 정성우, 곽정훈을 영입하며 다음 시즌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위기 속에서 새로운 도약의 씨앗을 심는 최 사장의 모습과도 닮았다. ■최연혜 사장은…△1956년 충청북도 출생 △대전여고 △서울대 독어독문학 학사, 석사 △독일 만하임대 대학원 경영학 박사 △한국철도대학 운수경영학과 교수 △철도청 차장 △한국철도공사 초대 부사장 △한국철도대학 총장 △한국철도공사 사장 △20대 국회의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최연혜 가스공사 사장
- [뉴스새벽배송]여전히 뜨거운 美 고용시장…공매도 재개 시기 저울질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지난주 뉴욕 증시는 강한 고용 지표에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캐나다에 이어 유럽도 금리 인하에 나서며 다시 살아났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재차 후퇴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공매도 제도 개선을 위한 3차 토론회를 진행한다. 토론회에서는 구체적으로 준비된 공매도 전산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권거래소.(사진=로이터)◇뉴욕증시, 강한 고용 지표에 일제히 하락 마감-지난주 뉴욕증시는 탄탄한 5월 비농업 고용지표 여파에 3대 지수 일제히 하락 마감.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7.18포인트(0.22%) 하락한 3만 8798.99에 거래 마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97포인트(0.11%) 내린 5346.99를,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9.99포인트(0.23%) 내린 1만 7133.13을 나타내.-시장 참가자들은 5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와 연준 금리인하 경로에 주목. -미국 노동부는 지난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27만 2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19만명 증가를 큰 폭으로 웃도는 수준. -5월 실업률은 4.0%. 이는 전월치이자 시장 예상치였던 3.9%를 넘어. -실업률이 높아졌음에도 여전히 견조한 고용 지표에 올해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명분이 약해져 연준 금리인하 기대가 실망감으로 바뀌어.◇EU 정상들 17일 새 지도부 구성 논의-유럽연합(EU) 입법기관인 제10대 유럽의회 선거가 9일(현지시간) 종료되면서 향후 5년간 EU를 이끌 새 지도부 구성 작업이 본격화돼. -EU 27개국 정상들은 1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찬을 겸한 비공식 정상회의를 열어 유럽의회 이번 선거 결과를 토대로 지도부 구성 논의에 착수. 이후 27~28일 정례 정상회의에서 EU 행정부 수반인 집행위원장 후보를 확정할 것으로 관측돼. -EU 집행위원장을 포함한 EU 지도부 구성 권한은 전적으로 EU 27개국 정상들로 구성된 이사회에 있지만 EU 기본법 격인 리스본 조약은 ‘집행위원장 지명 시 유럽의회 선거 결과를 고려한다’고 명시.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 유럽국민당(EPP)이 무난히 1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EU 정상들은 EPP 선도 후보인 현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65)을 후보로 지명할 가능성이 커. ◇美 테슬라 중고차 가격 작년보다 29% 하락-9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는 미국 중고차 시장에서 테슬라가 전체 자동차 브랜드 중 가격 하락이 가장 큰 브랜드로 나타났다고 전해. -지난 3월 기준 미국에서 평균 중고차 가격은 작년보다 3.6% 하락했지만, 중고 전기차 가격은 31.8% 하락해. -같은 기간 중고 테슬라 가격은 평균 28.9% 하락해 전체 자동차 브랜드 중 최대의 낙폭을 기록. ◇테슬라 ‘60조원대 머스크 보상안’에 노르웨이국부펀드도 “반대”-노르웨이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노르웨이 은행 투자관리(NBIM)는 전날 성명을 통해 오는 13일 테슬라 주주총회에서 투표에 부쳐지는 CEO 보상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혀. -NBIM은 “이 보상의 전체 규모와 주식 가치 희석 등에 대해 여전히 우려한다”고 반대 이유를 설명. NBIM은 작년 말 기준으로 테슬라 지분 0.98% 보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에서 금투세 관련 시장전문가 간담회를 마친 뒤 백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금감원, 공매도 제도 개선 3차 토론회 -금감원이 공매도 제도 개선을 위한 3차 토론회 열어.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공매도 재개를 위한 전산시스템의 완전한 구축은 내년 1분기 정도엔 가능할 것”이라고 밝혀. -이 원장은 “토론회를 통해 구체적으로 준비된 공매도 전산화 방안 내지는 기관 투자자 잔고 관리 시스템과 관련된 가이드라인 같은 상세한 내용을 설명해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 ◇尹대통령, 중앙아 3개국 국빈 방문…오늘 투르크로 출국 -윤석열 대통령은 중앙아시아 3국 순방을 위해 투르크메니스탄으로 출국.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함께 오는 15일까지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을 차례로 국빈 방문.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자원 부국인 중앙아시아 국가와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K-실크로드’ 구상을 본격적으로 추진. ◇‘北 오물’에 대북 확성기 6년 만에 가동-북한이 8일 밤~9일 오전 대남 ‘오물 풍선’ 테러를 기습 재개하자 정부가 9일 오후 대북 확성기 방송을 6년 만에 전격 재개. -북한의 오물 풍선 테러에 맞서 정부가 4일 9·19 남북군사합의 전체를 효력 정지시키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고, 이에 반발해 북한이 또 오물 풍선을 날리면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감 고조. ◇의협, 18일 전면 휴진-의료계가 대한의사협회(의협)를 중심으로 이달 18일 전면 휴진에 나서. -의협은 지난 4∼7일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집단행동에 관한 찬반 설문을 진행한 결과, 대정부 투쟁에 대해 압도적인 지지를 확인했다고 밝혀. 총 유권자 수 11만 1861명 중 7만 800명이 투표에 참여해 63.3%의 투표율, 질문별로 ‘정부의 의료농단, 교육농단을 저지하기 위한 의협의 강경한 투쟁을 지지하십니까’라는 질문에 90.6%가 찬성표 던져.
- [정치프리즘]이화영 실형에 커지는 이재명 사법 리스크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가장 큰 사법 리스크로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이슈는 쌍방울 대북 송금이다. 이와 관련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법원 1심 판결이 내려졌다. 지난 7일 수원지방법원은 이 전 부지사의 뇌물 수수·정치자금법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등의 사건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고 징역 9년 6개월형과 벌금 2억 5000만원, 추징금 3억 2595만원을 선고했다. 이 전 부지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이던 2019년 도지사 방북 비용 300만 달러와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 500만 달러를 쌍방울이 대신 북한 측에 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부지사에 대한 1심 선고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재판 리스크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이 대표가 안고 있는 리스크는 곧바로 당으로 연결된다.총선 압승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지지율은 정체 상태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5월 28~30일 실시한 조사(전국1001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1.1%)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본 결과 국민의힘 30%, 더불어민주당은 29%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은 13%였다. 총선 전에 30%대 중반까지 올라갔었던 민주당 지지율은 총선 이후 오히려 20%대로 내려왔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수도권은 민주당이 압승이었지만 정당 지지율 결과는 총선 결과와 딴판이다. 48개 서울 지역구 중에서 민주당은 37석을 가져갔고 국민의힘은 간신히 두 자릿 수인 11석에 그쳤다. 하지만 한국갤럽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 서울 지지율은 26%, 국민의힘은 31%로 나타났다. 총 28석 중에서 국민의힘이 6석 밖에 가져가지 못한 충청권(충남, 충북, 대전, 세종) 지지율은 민주당이 27%, 국민의힘이 30%로 오차범위 내 국민의힘이 더 높다. 총선 압승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지지율은 흔들리는 모양새다.지난 4·10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위성정당 당선자를 포함해 무려 175석을 얻었다. 총선에서 108석을 얻는데 그치며 참패를 면치 못한 국민의힘보다는 정당 지지율이 더 높아야 상식에 맞다. 민주당의 낮은 지지율이 이해되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 정치는 상대적인 평가인데 민주당과 대척점에 서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일부 조사에서 20%대 초반까지 내려오는 등 총선 이후 고꾸라질 대로 고꾸라져있다. 낮은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에 대한 반사 이익을 가져간다면 민주당 지지율은 지금보다 높아야 설득력이 있다. 더욱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제로 굳건한 ‘단일대오’가 만들어져 있다.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 이 대표의 최측근인 박찬대 의원이 무혈 입성했다. ‘명심’으로 밀어준 추미애 의원의 국회의장 시도가 불발 되기는 했지만 이재명 대표의 연임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정도로 당의 중심은 총선 이후 더욱 견고해졌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민주당의 낮은 지지율은 ‘이재명 리스크’와 밀접히 관련 있다. 한국갤럽조사에서 중도층의 민주당 지지율은 고작 28%밖에 되지 않는다. 총선 압승과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중도층이 흡수되지 않는 이유는 이재명 대표 리스크로 볼 수밖에 없다. 총선에서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했지만 이재명 바람이 선거를 관통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 대표가 전면에 부각되며 당내 공천 판을 이끌던 지난 3월 초만해도 민주당의 총선 전망은 부정적으로 바뀌는 국면이었다. ‘친명횡재, 비명횡사’ 공천이후 김부겸 그리고 이해찬 공동선거위원장 체제로 전환되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선거 전면에 부각됐다. 이 대표의 존재감은 사라졌지만 오히려 윤석열 심판론이 부각되면서 선거를 승리했다. 이재명 대표 일극체제로 굳어지는데 대한 중도층 유권자들의 반감이 최근의 민주당 지지율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더 큰 한파는 아직 오지 않았다. 이화영 법원 판결로 ‘이재명 리스크’는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 오늘 ‘반쪽 본회의’ 또 열린다…민주당, 원구성 단독 처리 예고
-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반쪽 개원’이라는 오명을 썼던 22대 국회가 지난 5일에 이어 오늘(10일) 열리는 본회의에서도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만 참여하면서 파행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가 원 구성 협상을 두고 양보없는 팽팽한 입장 차를 확인하면서 민주당은 자당 의원만 참여한 채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단독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운영위원회 등 자당 몫으로 설정한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단독 처리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운영위원장을 양보하지 않으면 본회의를 ‘보이콧’(전면 거부)할 계획이다.앞서 민주당은 지난 7일 22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회 및 특별위원회 위원 선임안을 국회에 제출하며 민주당 몫으로 정한 11개 상임위원장 후보 내정을 마쳤다. 쟁점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운영위원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각각 정청래·박찬대·최민희 의원을 선임했다. 이외에도 민주당은 김영호 교육위원장, 신정훈 행정안전위원장, 전재수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어기구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 맹성규 국토교통위원장, 박정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을 본회의 안건으로 올려 처리할 예정이다. 여당은 대통령실이 피감기관인 운영위원장은 여당 원내대표가 맡고, 국회 상임위 마지막 단계인 법제사법위원장은 원내 2당이 맡는 국회 관례를 깬 민주당의 행태를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이날 열리는 본회의는 물론 앞으로 국회 의사일정에도 협조하지 않을 방침이다. 하지만 이날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단독으로 처리하면 여당으로선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국회법상 상임위원장 선출안은 본회의 표결을 통해 재적의원 과반 출석, 출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이 가능하다. 171석을 가진 민주당으로서 단독 의결이 가능한 셈이다. 한편, 이날 오전 여야 지도부는 서울시청에서 열리는 제37주년 6.10민주항쟁 제 37주년 기념식에 참석한다. 국민의힘에서는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성일종 사무총장가 민주당에서는 박찬대 원내대표가 자리할 예정이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반기 국회의장단 선출 표결에 출참해 자리가 비어있다.(사진=노진환 이데일리 기자)
- “저출산, 청년들이 보내는 SOS…노동환경부터 바꿔야”[ESF2024]
-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충격적인 숫자의 출산율은 청년들이 보내는 SOS다. 삶의 환경을 바꿔달란 구조신호다. 얽히고설킨 구조적 문제들을 풀어낼 핵심고리인 노동 환경부터 바꿔야 한다.”김영미 동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바라보는 출산율은 우리 사회가 정상 작동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한국은 2002년 합계출산율 1.3명 미만인 초저출산 국가에 진입, 지난해 0.72명까지 하락곡선을 그리면서 수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꼴찌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올바로 작동하지 않고 있단 의미다.김 교수는 “대한민국 대개조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수요자의 요구가 높고 효율성이 큰 분야부터 우선순위로 정해 바꿔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마치고 지난 2월 대학으로 복귀한 그는 오는 18~20일 열리는 이데일리 전략포럼에 참석, 인구전환·사회구조 변화 속 개혁과제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지난 7일 서울 중구의 KG타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가진 김영미 동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사진=이영훈 기자)김 교수는 지난 7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출산율은 삶의 조건들의 결과치”라며 “한국 출산율이 나쁘다고들 하는데 출산율과 연결고리를 갖는 요인 들 중 수치 좋은 게 있나”라고 되물었다. 입시·취업 경쟁, 급등한 집값, 장시간 노동, 성 임금격차 등 출산율에 득이 되는 요인이 없다는 얘기다. 그는 “출산율이 낮은 다른 나라들은 몇 가지의 문제만 안고 있지만 우리는 굵직한 문제들이 다 있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꼬집었다.김 교수는 출산율 하락 지속에도 역대 정부에서 출산율 제고를 국정 주요 어젠다로 삼지 않았단 점도 짚었다. 그러면서 산적한 개혁과제 중 노동개혁을 최우선에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자리는 생존, 자아실현 등의 이유로 청년들 사이에선 기본값(디폴트)이 됐다”며 “노동은 수도권 집중, 양질의 일자리 경쟁 등 많은 문제의 중심에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동 환경의 변화는 정책 수요자들이 가장 원하는 바”라며 일·가정의 양립, 성평등 문화가 확립돼야 한다고 역설했다.노동 환경의 변화는 특히 100만명 이상이 경력단절을 겪는 여성에 절실하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남녀 모두 고학력자로서 사회 발전의 중요한 자원이 됐다”면서 “그럼에도 유독 아이 키우는 여성은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 바뀌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분명한 성차별”이라고 했다.노동 환경을 비롯한 삶의 조건들이 변화한다면 우리 사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출산율 반등의 물꼬를 트는 것 이상의 긍정 효과를 낼 거란 기대 섞인 전망이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청년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교육 수준이 높을 뿐 아니라 커리어에 대한 열망이 크다”며 “삶의 여건이 뒷받침된다면 청년들이 더 큰 활력으로 가족을 꾸리고 사회에 이바지하면서 적극적인 삶을 살아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김 교수는 출산율을 모니터링하되 수치에 매몰돼선 안 된다는 경고도 내놨다. 그는 “숫자에만 연연하면 시대 가치와 동떨어지고 현상의 근원에서 비켜난 비상식적인 제안들이 전문가, 오피니언 리더들에게서 나오게 된다”고 했다. 과거 ‘고스펙’ 여성을 줄여 초혼연령을 낮추자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 최근 여자아이를 1년 조기 입학시키면 출산율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란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보고서 등에 대한 비판이다.윤석열 대통령이 밝힌 가칭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 방침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표했다. 김 교수는 “저고위는 예산편성권, 정책 실행 권한이 없었고 저출생 대응의 컨트롤타워가 될 수 없었다”며 “2006년 설립된 위원회 체제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 못했으니 바꾸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전 부처에 흩어져 있는 저출산 대응정책을 통합 실행할 수 있단 장점이 있지만 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의 아동돌봄서비스, 교육부의 유보통합, 국토교통부의 청년 주거에 일자리, 수도권 쏠림 등 부처별 정책과제들을 어떻게 남기고 정리할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김영미 교수는△서울대 사회복지학과 학·석·박사 △한국가족사회복지학회 연구분과 위원 △기획재정부 재정정책자문회의 위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자문위원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상임위원, 부위원장 △국무총리직속 사회보장위원회 위원 △동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초법적 대통령제' 꿈꾸는 트럼프 측근, 러스 보우트 누구
-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시 대통령 권한을 법 위에 둘 만큼 막강하게 만드는 방안이 추진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미국 백악관 예산관리국장(OMB)을 지낸 ‘러스 보우트’로, 그는 트럼프 2기가 들어서면 비서실장으로 유력시되는 인물이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캠프측에 몸담고 있는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 말을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의 ‘대통령 권한 확대’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A supporter of Republican presidential candidate and former U.S. President Donald Trump, wears a MAGA hat, on the day former President Trump visits to raise money at a fundraiser in Newport Beach, California, U.S., June 8, 2024. REUTERS/David SwansonWP에 따르면 48세인 보우트는 스스로를 ‘기독 국가주의자’로 규정하며 트럼프 측근 인사들과 연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재임한 전직 관료들과 2기 행정부 출범시 관료가 될 가능성이 있는 인물들로 구성한 보수 옹호 단체 네트워크인 ‘미국 재건센터’(Center for Renewing America)를 이끌고 있다. 이 센터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라는 트럼프측 캐치 프레이즈) 이데올로기 생산에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플로리다에서 열린 후원 행사에서 “보우트가 우리의 ‘마가’ 의제를 이어갈 수 있게 뛰어난 일을 하고 있다”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보우트는 지난 2022년 쓴 에세이 “우리는 헌법 이후의 시대에 살고 있다”에서 “좌파가 국가의 법과 제도를 부패시켰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배심원단이 트럼프의 성관계 입막음용 돈 전달 사건과 관련해 유죄 평결을 내리자, 보우트는 트위터에 “우리가 헌법 아래에 살고 있다고 말하지 말라”고 쓰기도 했다. 그는 차기 보수 정부의 국정 과제를 담은 ‘프로젝트 2025’ 보고서 작성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공화당 2024 플랫폼 정책국장을 맡고 있는 보우트는 ‘프로젝트 2025’의 마지막 장인, 트럼프 취임 180일을 위한 백서 작업을 진행중이다. WP는 “프로젝트 2025는 아직 일반에 공개하지 않았지만, 그의 제안으로 미뤄봤을 때 트럼프 2기는 첫 임기보다 한층 정치적 규범을 위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평가했다. WP에 따르면 보우트는 지난해 헤리티지 재단 연설에서 “법무부는 독립 기간이 아니다”며 “만약 누군가가 법무부를 백악관 정책 회의에 포함한다면, 나는 그들을 제외하길 원한다”고 했다. 그는 독립성을 보장받고 있는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연방통신위원회(FCC)도 백악관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닉슨 전 대통령 퇴임 이후 금지된 대통령의 의회 예산 거부권 및 사문화된 반란법(국내 법 집행을 위해 군대 동원 허용)도 그가 부활시키려 한다고 W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