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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빚의 노예가 되었나
  • 우리는 왜 빚의 노예가 되었나
  •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20대 한 여성이 택시를 탔다. 목적지에 도착해 4000원 결제를 위해 카드를 꺼냈다. 그런데 한도초과다. 지갑 속 카드 9장을 모조리 긁었는데 죄다 마찬가지다. 카드한도가 바닥날 정도로 소비상태가 심각하단 분석이 나온다. 돌려막기 가능성도 의심된다. 카드는 소득이 불안정한 사람을 바로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런데 이 여성에게 ‘정신 나간 상태’란 비난만 던질 수 있을까. 조지 오웰의 ‘1984’에는 인간을 지배하는 강력한 도구가 등장한다. ‘텔레스크린’을 통한 고문과 감시다. 2012년에도 인간은 일상을 지배당한다. 굳이 물리력을 동원할 필요없다. 버금가는 장치가 있다. ‘빚’이다. 텔레스크린에 준하는 광고와 미디어, 정부정책과 언론은 사람들을 끊임없이 세뇌한다. ‘빚내지 않고 살 수 있나. 그건 불가능하다.’ 지금 대한민국은 빚 공화국이다. 빚을 내서라도 투자하지 않으면 아이를 제대로 교육시킬 수 없다고 믿게 한다. 노후는? 당연히 ‘빚진 투자’다. 아니면 말년이 비참해진다. 이자율이 바닥인데 저축을 왜 해야 하느냐며 달콤한 재테크를 찔러준다. 신용카드는 필수다. 좀 써줘야 혜택을 준다고 한다. 그럼 쌓이는 빚은 어떻게 하나. 다른 빚을 내서 충당하면 된다. 빚의 통치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당근 뒤엔 채찍이 쏟아진다. 귀찮을 정도로 들이밀던 빚을 이젠 뱉어내라 한다. 빚 때문에 채권 추심을 당하고 사채업자에 시달리다 자살을 해도, 삶을 다 바쳐 빚을 갚으라고 명령한다. 그도 안될 땐 모욕적 잣대를 들이댄다. 도덕적 해이라는 비난이다. ‘네가 무책임해서 생긴 일’이라는 거다. 1000조 빚, 금융권 책임 더 커그렇다면 20대 그 여성처럼 정말 ‘내가 무책임한’ 때문인가. 서민경제 전문가인 저자들의 문제제기는 이 단계부터 본격적이다. 빚을 못 갚게 된 상황을 개인 탓으로만 돌리면 1000조원 가계 빚을 끌어안은 대다수 중 누가 자유로울 수 있겠냐는 거다. 특히 생계형 대출이 471조원으로 가계 부채의 절반에 육박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달랑 집 한 채에 눈덩이 빚이 딸린 ‘하우스푸어’가 150만가구다. 지난해 가계금융 조사결과는 대한민국 전체가구 중 60%가 빚을 안은 현실을 수치로 명시했다. 이들 중 74%는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 그러니 이 모두가 금융권의 ‘약탈’이란 얘기다. 2003년 저금리정책 이후 빚 장사에 돌입한 금융권이 기어이 가계 빚 1000조원을 돌파케 한 배경이다. 대출을 해주고 결국 집을 빼앗는 것이 약탈금융의 본질이다. 언론의 포장도 한몫 한다. ‘잘 얻은 빚은 재산’이라 하고 ‘부자는 돈 벌기 위해 빚 진다’는 선동도 서슴지 않는다. 정부도 빠질 수 없다. 서민금융으로 복지정책을 대체한 지 오래다. 전세난이면 전세자금대출을, 등록금이 오르면 학자금대출을 확대해준다. 언제부턴가 정부정책은 곧 돈을 빌려주는 일이 됐다. ‘내 탓’ 이데올로기 던져버려야 저자들은 ‘빚이 채권-채무관계의 결과물’이란 명제를 인지시킨다. ‘빌려주지 않으면 빌리는 사람이 없다’다. 돈을 갚을 수 없다는 걸 뻔히 아는 은행이 돈을 빌려줬다면, 금리가 시장상황에 요동치는 담보대출이었다면, 약간의 ‘서류수정’으로 신용등급을 올리는 과잉친절까지 베풀었다면, 상황은 전혀 다른 국면이란 거다. 과도한 빚의 책임을 개인에만 물어 결론낼 수 없다는 거다. 채무자가 ‘내 탓’ 이데올로기에 젖어 있는 것도 문제라 했다. 빚을 못 갚는 게 개인 아닌 사회시스템 때문이란 걸 자각하는 ‘자기혁명’을 주장한다. 제도 개선도 필수다. 이자제한법, 대부업법의 제한 금리를 낮춰야 한다. 가계 빚 폭탄의 뇌관 제거는 더 시급하다. 주택담보대출이다.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하고, 하우스푸어 주택 매입도 서둘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다만 여기까지다. 적나라한 비판 끝에 나온 적나라하지 못한 대책이 약점이다. 그럼에도 빚의 노예가 자유인으로 돌아갈 수 있는, ‘99% 채무해방’을 저항과 연대로 만들자는 희망은 무시할 수 없다. 요람서 무덤까지 빚 권하는 대물림은 끊어내야 하기에 그렇다.
2012.09.21 I 오현주 기자
④고액 등록금-취업난이 낳은 `악몽` 대책은?
  • [저당잡힌 청춘]④고액 등록금-취업난이 낳은 `악몽` 대책은?
  • [이데일리 김도년 김상윤 기자] "등록금 때문에 일단 돈은 빌렸는데 취업이 돼야 갚지요. 요즘 취업하기가……" 대학생 신용유의자(신용불량자) 문제는 결국 늘어나는 학자금 대출과 취업난의 악순환 구조 속에서 만들어진 현상이다. 아울러 명품을 뒤쫓는 대학생들의 무분별한 과소비 풍조가 신용유의자 증가에도 한 몫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모 도움없이 스스로 등록금을 부담하는 대학생이 늘고 있지만 이들이 취업해서 소득이 발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신용유의자는 해마다 늘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사회가 또 하나의 병패를 만든 셈이다. 특히 `신용유의자`란 꼬리표가 붙으면 취업하기도 어려워져 오랫동안 백수 신세로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점은 청년 우울증과 자살 등 사회문제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또 부모의 파산이나 투병 생활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부실한 사회적 안전망으로 인해 자녀로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신용불량의 대물림` 현상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실제 대학생 김모(31)씨는 최근 아버지의 병환으로 학자금과 생활비 마련이 어려워지자 휴학을 하고 전기자재납부 직원으로 근무했다. 하지만 건설경기악화로 급여가 2년가량 체불되면서 신용카드 및 카드론 등을 통해 940만원 가량을 대출받아 생활비로 충당했지만 임금체불 기간이 길어지면서 신용유의자 신세로 전락했다.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지난 2009년말 학자금 대출을 받은 대학생은 총 98만5777명에 대출금액은 7조3287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말에는 136만3751명의 대학생이 8조7065억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자금 대출 규모가 늘면서 신용유의자 신세가 된 대학생도 증가했다. 2009년 당시 2만2142명이었던 신용유의자 수는 지난해말 현재 3만2902명으로 2년새 1만여명이 늘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대학생들이 학자금 대출을 받고 나서도 침체된 경제 여건상 취업이 잘되지 않기 때문에 신용유의자로 전락하는 문제가 생긴다"며 "설사 취업에 성공해도 소득 자체가 줄어든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빚 문제로 애로를 겪는 사람들이 서울 중구 명동 소재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신용 상담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물론 한국장학재단에는 학자금 대출을 받은 대학생들이 신용유의자로 전락하지 않도록 졸업 후 2년까지는 신용유의정보 등록을 유예해 주는 제도가 마련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용유의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2년이란 유예기간이 지나서도 취업을 못하는 청년층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학생 신용유의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이들이 취업할 때까지 신용유의정보 등록을 유예해주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학생 신용유의자 증가 등 전반적인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대학생과 가계에만 대학교육에 대한 책임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의 공적지원이 늘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 대출은 미국에 비해 국내 대학생들이 받는 혜택의 비율이 낮다고 말한다. 장학재단의 수혜비율(인원기준)은 지난 2011학년도 기준 15.6%에 불과하지만 미국 연방 학자금 대출 수혜비율은 지난 2007학년도에만 49.3%에 달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저금리 대출 비중이 낮을 경우 대학생들이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 등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게 되면서 신용유의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기 때문에 이 비중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대학은 학교부담 장학금을 확충하고 성적장학금보다 소득 기준 장학금을 확대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해결방안도 내놓고 있다. 아울러 금융회사들도 세제혜택을 부여한 학자금 마련 저축 상품을 출시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노형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학교육에 대한 투자는 생산 효율성 증대, 혁신 아이디어 출현 등 성장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 지원의 근거로 충분하다"며 "정부는 금융업계와 대학 등을 연계해 졸업 후 대출금 상환 방법을 조언하는 공적 상담 프로그램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학자금 대출에 한해서라도 신용유의자가 된 대학생들은 불이익을 주기보다는 회생을 돕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이상동 연구원은 "학자금 대출로 인한 신용유의 정보로 회사들이 취업 시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등 신용유의자로 빠진 대학생들이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회생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용어설명 -신용유의자: 금융회사로부터 받은 대출금을 3개월 이상 연체하거나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받은 학자금 대출을 6개월 이상 연체하면 신용유의자로 등록돼 제도권 금융회사와의 거래가 제한된다. 지난 2005년 4월까지는 `신용불량자`란 용어를 써 왔지만 이들에 대한 사회적 불이익이 지나치다는 비판이 일자 정부는 `신용유의자`, `금융채무불이행자` 등으로 순화했다. ▶ 관련기사 ◀☞[저당잡힌 청춘]①이틀은 `대학생` 사흘은 `일용직`☞[저당잡힌 청춘]②대학생 부채, 통계조차 없다☞[저당잡힌 청춘]③"반값등록금 해봐야 알바 몇 개 덜 하겠죠"
2012.05.14 I 김도년 기자
  • [조용만 칼럼] 행복하게 산다는 건
  • [이데일리 조용만 기자] 올해초 지인들과의 해외여행에 역술인 한 분이 동행했다. 한국 축구의 월드컵 4강 진출, 글로벌 금융위기, 노무현 전(前) 대통령 당선 등을 예언해 꽤 이름이 알려진 사람이라고. 서울에서 이 역술인을 보려면 몇달전에 예약을 해야 할 정도라는데, 함께 여행하다 보니 자연스레 얼굴을 익히고 대화도 나누게 됐다. 사주팔자 얘기가 나온 건 당연한 수순. 기자의 사주를 알려줬더니 ‘재물운은 약하고, 명예운은 강하다’고 했다. 점을 본 일행중에는 ‘재물운이 좋아서 몇년안에 사업에서 큰 재미를 볼 것’이라는 사람도 있었다. 궁금해서 물어봤다. “재물운을 타고 난 사람은 어느 정도 재산을 모으냐”고. 20년 가까이 수많은 사람을 봐 왔다는 역술인의 대답은 “대부분은 30억원 정도의 재물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데 자기의 복이나 능력으로 감당할 만큼만 욕심을 내는 사람은 드물죠. 3억을 가지면 30억을 원하고, 30억이 있으면 300억으로 불리고 싶고…본인 역량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재물을 움켜쥐려다 보니 과욕을 부리고, 스트레스 받고,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아등바등 사는 거죠. 돈많고 지위가 높으면 행복해 보이지만 능력밖의 재물이나 명예를 갖겠다고 욕심내는 건 불행을 자초하는 겁니다”   역술인이 말하고자 했던 요지는 ‘본인이 타고난 장점은 뭔지, 어느 분야에서 역량과 소질을 발휘할 수 있는 지를 알아서 이를 살리고 활용하는 방향으로 인생을 즐겁게 살라’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불행은 이를 알아도 실천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는 것이라며.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살펴보면 과도한 욕심이 화나 불행을 부르는 사례가 적지 않다. 가계빚과 물가상승 등으로 서민들의 삶은 점점 팍팍해지는데, 재벌들은 덩치를 불린데서 모자라 중소 자영업자 영역인 골목상권까지 파고 들었다. 자녀들에게는 일감 몰아주기로 부를 대물림하는 꼼수를 부리다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재벌의 못된 행태를 바로 잡겠다며 목소리를 높이던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밥그릇 문제에서는 파렴치했다. 여야가 야합해 선거구를 뜯어 고치면서 의석수를 늘리는 데 성공했지만 국회의원에 대한 신뢰는 땅바닥으로 추락했다. 표를 얻겠다며 시장경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퍼주기식 복지 공약을 남발해 비판을 사기도 했다.   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공간도 마찬가지다. 임산부의 배를 발로 찼다는 식당 종업원, 아이에게 된장국물을 쏟아 화상을 입히고 도망갔다는 아주머니 등 일방적 피해 주장을 담은 글들이 넘쳐난다. 스스로의 잘못은 덮어둔 채 상대방에게 과실과 책임을 뒤집어 씌우는 나쁜 폭로다. 네티즌들은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을 마녀사냥하듯 공격하면서 또 다른 폭력에 가담하기 일쑤다.   그래서일까. 한국인들이 느끼는 행복감이나 삶의 질은 경제수준에 비해 현저히 낮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삶의 질은 전체 회원국 32개국 중 31위에 머물렀다. 집단간 포용력이나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신뢰가 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OECD 조사에서도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회원국중 26위에 그쳤다. 일과 생활의 조화, 공동생활 등의 부문이 최하위권이었다. 긴 겨울이 가고 다시 봄이다. 이번 봄부터는 어떻게 살아야 나와 주위가 행복하고, 삶의 질이 나아질 지 조금씩 더 생각하고 실천하면서 살았으면 싶다. 당장 나부터
2012.03.02 I 조용만 기자
  • [미리보는 경제신문]이번엔 이탈리아..재정위기 유럽전역 번지나
  • [이데일리 양효석 기자] 다음은 13일자 경제신문 주요기사다.(가나다순) ◇매일경제▲1면-대기업서 데스크톱 사라진다-"伊마저" 세계금융시장 요동-경북, 원자력클러스터 추진-올해 대입정원 62% 수시선발▲종합-메아리 보다 센 태풍 2-3개 온다-만능 줄기세포 쉽게 제조-富 편법 대물림 "4595억 토해내!"-사회복지 공무원 7000명 증원키로-돈만 먹는 대학지원 예산삭감 1순위▲금융-빚 연소득 3배, 절반이상 지출땐 위험-해외 겸용카드 87% 무용지물▲기업과증권-차세대 메모리 R램 개발경쟁 뜨겁네-신격호회장 롯데건설 사내이사직 퇴진-GS칼텍스 체코에 복합수지법인-조선 부활하는데 해운은 침체-"부산 갑부 잡아라" 페라리 부산 2호점-SK텔 14만500원 11년來 최저-유진투자증권 또 지분경쟁說-카페베네 "상장 해낸다"▲부동산-성남고등 보금자리 사업 1년만에 재개-파주지역 재개발 사업 첫삽 뜬다▲유통-루이비통,프라다 유럽아닌 홍콩서 들여와-"CJ제일제당 소재기업 변신"◇서울경제▲1면-삼성, 비리척결 이어 "이젠 품질 혁신이다"-전기요금 누진제 7년만에 수술대에-결국..그리스 디폴트로 가나-국세청 "편법 富 세습과의 전쟁"-수도권 주택경매 5년來 최대▲종합-인터넷뱅킹의 힘-금감원장 "2금융권 대주주 중점감시..불리한 금리체계 살필 것"-英으로도 워킹홀리데이 떠난다-부품소재 대일 무역적자 줄었다▲산업-현대차 시장점유율 들쭉날쭉-STX 회장 "신사업 진출로 포트폴리오 재구축"-다시 뜨는 섬유산업 "올 수출 10년만에 최고"-10월 분사하는 SKT 플랫폼사업부문 SK컴즈와 합치나-스마트폰 동영상 왜 끊기나 했더니..-CJ제일제당 "호주서 곡물 직접 재배"-롯데슈퍼 이번엔 `반값 계란`▲증권-증시 유럽발 악재에 휘청-"월 지급식 펀드 소문은 요란했는데.."▲부동산-강남선 "그래도 대형아파트가 좋아"-강남권 하반기 신규분양 잇달아-주상복합, 천호동서 다시 날개 달까◇한국경제▲1면-이번엔 이탈리아..재정위기 유럽전역으로 번지나-전경련 "물가급등 정부 탓"-베이징 한복판 57층 삼성사옥-日도 `원화 FX마진거래`..정작 한국선 못해▲종합-세금안낸 `富 대물림` 4600억 추징-정부 `온실가스 로드맵` 최종확정-도시가스 경쟁법 22개월째 표류▲금융-87%는 해외사용 全無..겸용카드 남발 억제하겠다-저축은행 전산망 통합한다▲산업-LG전자 금형센터장의 하소연 "中企 밥그릇 뺏자는 것 아니다"-삼성, 데이터처리 1000배 빠른 반도체 개발-삼성에버랜드, 비만관리 스마트폰 앱 출시▲부동산-신촌,망우역 철도선로 복개..소형아파트 짓는다-하반기 역세권 아파트 2만6000여가구 쏟아진다▲증권-47P 급락은 과민반응..美실적이 반전 열쇠-펀드수익률 1위 JP모간 트러스트가 편입한 종목은
2011.07.12 I 양효석 기자
  • [미리보는 경제신문] 2전3기 ''평창의 꿈''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다음은 7일자 경제신문 주요 기사다.(가나다 순) ◇매일경제 ▲1면 -대기업 꼬리자르기땐 대출 회수 -"10간 주택 400만가구 공급" -MS "삼성, 스마트폰 로열티 내라" -자장면 등 6개 품목 업소별 가격 공개 ▲종합 -상하이방 `흔들`..권력지형 바뀌나 -다주택 양도세중과 완전 폐지 검토할 때 -기름값 100원할인 어제로 종료 -국민연금 `운용부실` 이정도였나 -재정건전성 해치는 `포크 배럴` 맞서겠다 ▲은행, 대기업대출 개선 -재벌 문어발 확장 위한 `대출 몰아주기` 원천봉쇄 -"위험 크로스체크 대출 깐깐하게" -재벌 2, 3세 대물림용 금융특혜 차관 ▲평창의 위대한 도전 -2전3기 `평창의 꿈`에 4800만 대한민국 다시 하나로 -IOC위원 `대통령 안부럽네` -李대통령 단연 두각 ▲정치·외교안보 -한나라 우파 포퓰리즘 놓고 `시끌` -MB 귀국 후 국정쇄신 인사폭 커질듯 ▲금융·재테크 -"카드론 증가 19%→5%로 낮춰" 카드사들, 정부규제에 강력반발 -연금에 강한 보험사로 키우겠다 ▲국제 -유로존 `돌려막기식` 그리스 지원 급제동 -보하이만 원유유출사고 4대 의혹 -엉터리 中증권사·애널리스트 명단 공개 ▲기업과 증권·경영 -하이닉스 매각 또 표류? -뉴 체어맨W, 에쿠스 야성에 도전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비리 일벌백계" -ETF 100개 돌파..증시 총아로 -미국보다 더 강한 코스피 -삼성전자 영업이익 3조5000억 깨질까 ▲부동산 -국토부, 가구 수 늘리는 리모델링 불허 -소형이 대형보다 월세 많이 올라 -건설업체 10개 중 1개 부적격 ▲사회 -감사원, 부실대학 30곳 조사 착수 -테크노마트 가스분출 논란 있었다 -"다 없애버리고 탈영하자" ◇서울경제 ▲1면 -`한국판 컨슈머리포트` 만든다 -점점 꼬이는 하이닉스 매각 -정치논리가 빚은 저축은행의 비극 -FTA 후 6개월간 매출 20% 준 기업 최대 30억원 지원 ▲종합 -"명품 빅3, 가격 올려도 잘 팔리네" -연대보증 없애 기업 동반부실 막는다 -자본으로부터의 독립..공정성·객관성 확보가 성공 관건 -대기업 내부거래 현황 9월 첫 공개 -국제상품시장서 투자자 `썰물` -KT, 보유특허 1000건 협력업체에 무상 양도 -채권단 `깜짝 후보` 기대하지만..`공룡 덩치` 인수자 오리무중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 발표 -"국민의 꿈을 위해.." MB도 3분 프레젠테이션에 혼신 -평창은 마지막까지 떨지 않았다 ▲정치 -동남권 신공항 내년 총선 공약 될 듯 -홍준표 체제, 당내 견제 잇달아 -민주 `호남 물갈이` 시작되나 ▲금융 -KB금융-현대차의 `밀월` -금융지주사, 생보사에 왜 군침 흘리나 -시장 원리 벗어난 무리수로 결국 `뒤탈` ▲국제 -中 대규모 금융부실 경고음 잇달아 -포르투칼 정크 등급까지 떨어져 -장쩌민 前 주석 사망설 싸고 `혼선` ▲산업 -벨로스터의 굴욕 -삼성重 올 142억弗 수주..연간 목표 훌쩍 -`무제한 데이터 요금` 결국 폐지되나 -`히트500샵` 中企 유통채널로 안착 -"루비족 잡자" 신규 브랜드 봇물 -대형마트 커피 음료 매출 쑥쑥 ▲증권 -`채권→주식`으로 손바뀜 시작됐다 -유전펀드 4년만에 다시 나온다 -네프로아이티 주인 한국기업으로 바뀐다 ▲사회 -해병대 총기사건 공모혐의 이병 긴급 체포 -퇴임 앞둔 교장 77명 대대적 감사 -술·정크푸드에 건강증진 부담금 부과 추진 ▲부동산 -"정치인들에 속았다" 주민들 격앙 -수도권 아파트 2채중 1채 매매가 떨어져 ◇한국경제 ▲1면 -땅 짚고 헤엄치는 은행..국민은 수익 95%가 이자 -아파트 리모델링 수직증축 못한다 -장쩌민 사망설 中 지도부 긴장 -현대重, 하이닉스 인수 포기 -기업 대출한도 업종따라 차별화 -삼성전자 영업이익 30% 감소한듯 ▲종합 -"3분 지각..벌당직" 과천청사 규율부 떴다 -술 햄버거에도 건강증진부담금 물린다 -노키아, 스마트폰 가격 15% 인하 -카드사 현금서비스 카드론 제한한다 -"기름값 얼마 올려야 매 안맞을까"..정유사들 눈치 -'슈퍼갑' 국민연금의 '슈퍼 모럴 해저드' -캠코, 직원 채용때 대학 차별 -론스타 배당금, 외환시장 영향주나 -"100층 건물 짓는 나라서 2~3개층 증축 막다니.." -박재완 "구태정치와 맞서 재정관리" -한국 근원물가 상승률 OECD의 1.6배 ▲경제 -삼겹살 자장면 값 매달 조사한다 -농·수협 예금 비과세 한도 2000만원으로 축소 -천안함 이후 北무역, 중국 의존도 심화 ▲금융 -비자카드, 환란이후 수수료 8500억 챙겨 -우발채무 급증 기업엔 대출 바로 회수 -금융지주사, 저축은행 인수의지 '글쎄' -"공모가 17000원 희망" 이상걸 미래에셋생명 사장 ▲정치 -홍준표 "대기업 것 빼앗아 나눠주는 정책 곤란" -"박근혜, 민생정책 왼쪽 갈 것..대학개혁..등록금 거품 제거" -감사원, 30개大 등록금 예비조사 ▲국제 -장쩌민 등에 업은 시진펑 '1인자' 입지 흔들..리커창 급부상하나 -라가르드 IMF총재 스트로스칸보다 5만불 더 받네 -포르투갈 정크 등급 강등..그리스처럼 또 손 벌릴듯 ▲해외산업 -日기업들, 현금 65조.."M&A 준비는 끝났다" -일본 최연소 억만장자, 美서 IPO 검토 -페이스북 연착륙 시킨 2인자 샌드버그..구글 출신 40대..美재무 후보로 거론 ▲사회 -1차 안전전검 "이상 없다"..불안감은 여전 -수도권 광역급행버스 정류소 늘린다 -울산 대기업 여름휴가 최장 16일 ▲산업 -방산 캐시카우 시대..한화 다연장로켓 UAE 수출 청신호 -현대重, 하이닉스 인수전 불참 왜 -프로파일러 특강에 빠진 CEO -글로벌 차업계, 북미공장 증설 경쟁 -삼성중, 선박수주 쾌속항해 ▲IT 모바일 -KT, 협력사에 특허 1000여건 무상으로 양도 -미 휴대폰 절반은 삼성 LG -미국선 데이터 무제한 요금 없앤다는데 ▲중소기업 벤처 -열 차단 냉기 유지..에너지 절약 건자재 뜬다 -크루셜텍, 바이오 트랙패드 개발 -원익IPS "2015년 매출 1조..세계 10대 장비업체로" ▲생활경제 -퀘퀘하던 강남역 지하상가, 백화점 수준 패션매장 변신 -"외국인 관광객 모셔라"..특급호텔 비즈니스호텔 신축 붐 -프라다 역주행..가격 기습 인상 ▲부동산 -미분양 속속 팔려..수원 4300가구 분양 시동 -하반기 수익형 부동산 쏟아져..강남 용산 등 4300가구 -20개월간 수도권 아파트 절반이 매매가 하락 -위래 1048가구 내달 본청약..분양가 3.3m2당 1280만원 이하 ▲증권 -코스피 추가 상승 점치는 3가지 이유 -코스닥 상장 日기업, 국내기업에 매각 -"STX유럽·다롄 올해 흑자전환 가능" -KB금융 바겐세일 기회? -HMC스팩·화신정공, '1호 합병스팩' 됐다 -"액티브 ETF 내년 상장..세헤택도 추진" -상장법인 감사인 등록제 도입 본격화
2011.07.06 I 최정희 기자
`구조조정의 비극`..쌍용차 해고자 정신건강 실태는
  • `구조조정의 비극`..쌍용차 해고자 정신건강 실태는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2009년 파업 종료 직후보다 쌍용차 구조조정 노동자들의 정신건강 수준이 심각합니다.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고도 우울증'을 앓는 분이 50.0%이고, 자녀 성격도 나빠지는 등 고통이 대물림되고 있습니다." 현직 의사인 노동환경연구소 임상혁 소장은 5일 국가인권위원회 세미나실에서 열린 '쌍용차 구조조정 노동자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임 소장이 쌍용차(003620) 무급휴직자와 정리해고자 등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실태를 조사한 건 이번이 세번째. 파업 기간 중 1차 조사를 한 뒤 파업 종료 직후, 그리고 최근 193명(무급휴직 82명, 정리해고 66명, 희망퇴직 21명, 강제 해고 24명)을 대상으로 3차 조사를 했다.  ▲ 쌍용차 노동자 정신건강 실태조사 기자회견에 참석한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임상혁 소장(왼쪽), 금속노조 김호규 부위원장(가운데),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 이창근 기획실장 ◇가구당 수입 336만원→117만원으로 줄어..부부·자녀 관계도 악화 이번 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빚은 평균 4919만원이었고, 구조조정 이후 3060만원의 빚이 증가했다.  가구당 수입은 336만원(쌍용차 노동자 기준 321만원)에서 117만원(쌍용차 노동자 기준 82만원)으로 65% 정도 줄었다. 이는 복지부 고시 2인 가족기준 2011년 최저생계비(117만원)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응답자들은 가장 힘든 1순위로 경제적 고통을 압도적으로 높게(87.0%) 꼽았다.  부부관계도 악화됐는데 구조조정 당시 '악화됐다'는 응답이 70.1%, '오히려 좋아졌다'는 응답이 30%정도였지만, 이번 조사에선 95.9%가 '악화됐다'고 답했다.  자녀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직업이 없거나 일용직으로 장시간 일하다 보니 자녀에 대한 관심도는 71.5%가 '떨어졌다'고 응답했고, 자녀와의 관계는 79.0%가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사교육비는 63.3%가 매우 줄었다고 응답했다. 임상혁 소장은 "자녀의 성격변화는 아이들의 사회화 과정, 미래에 대한 동기부여, 학습태도 등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노동자 구조조정의 문제가 한 세대가 아니라 다음 세대 문제로까지 연결되고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 심근경색 사망률 18.3배..절반이상 고도 우울증 환자 2009년 4월부터 지금까지 13명의 쌍용차 노동자와 가족이 자살하거나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파업이후 사망한 노동자 및 가족은 총 8명으로, 자살자는 5명(가족 1명 포함)이었고, 질병에 의한 사망자 3명은 모두 심근경색에 의한 사망이었다.   임상혁 소장은 "심근경색은 심장의 혈관이 막히는 병으로 나이 많은 사람에게 나타나는 질병인데, 쌍용차의 경우 일반인의 18.3배에 달하는 심근경색 사망률을 보였다"면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도 기관사보다 많았으며, 절반이 치료가 필요한 고도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고 말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전쟁이나 자연재해, 고문 등을 통해 느낀 공포감이 자꾸 떠오르면서 우울증이나 공황, 발작, 자살을 하게 되는 병이다. 임 소장은 "철도 기관사는 차량에 뛰어내려 자살하는 사람을 직접 보게 돼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일반인보다 높지만, 쌍용차 노동자들은 훨씬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기관사의 유병률이 6.5%인데, 파업 종료 직후 쌍용차 노동자는 42.8%, 현재 쌍용차 노동자는 52.3%나 된다는 것이다.   ◇ 일자리 제공 시급..무급휴직자 복직시점은 입장 차   임상혁 소장은 유럽연합 고용사회기회균등위원회의 '구조조정에서의 노동자 건강 보고서(2007년)'를 인용하며, 쌍용차 구조조정 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구조조정 노동자의 생명 보호를 위해 ▲좀 더 나은  직업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하고 ▲양질의 교육, 사회의 보호서비스, 건강서비스가 제공돼야 하며 ▲사회적인 연대와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임 소장은 "쌍용차 구조조정 노동자들에 대한 문제는 경제적인 도움이 없다면 계속 진행될 문제이며, 부인과 자식으로 점점 더 넓어질 것"이라면서 "쌍용차는 무급휴직자(462명)를 복직시킨다는 노사합의를 즉각 이행하고, 지자체는 긴급 생활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양질의 일자리와 이를 위한 직업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 기획실장은 "무급휴직자인 임무창씨가 사망한 지 정확히 한달이 넘었지만, 회사는 15일 내에 정산해야 할 퇴직금마저 정산하지 않고  어제서야 성의없이 '임무창 사망건과 관련된 준비서류'라고 적힌 종이 한장만 달랑 보내왔다"고 비판했다. 전국금속노조 김호규 부위원장은 "평택시가 노동부의 도움을 받아 7억원의 자금을 마련해 쌍용차 정리해고 노동자를 돕겠다고 나선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라면서도 "그러나 근본대책은 쌍용차 회사가 갖고 있으며, 쌍용차는 정리해고된 노동자들과 하루속히 복직을 위한 교섭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98년에 2744명을 정리해고 했다가 2001년, 2002년까지 식당 아줌마까지 원직 복직시킨 현대차나 GM대우(현 한국GM) 사장이 첫 기자간담회에서 '2000년 정리해고자를 복직시키겠다'고 약속한 뒤 다 복직시킨 GM의 사례를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쌍용차측은 정리해고된 노동자들의 삶의 질 보장을 위해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무급휴직자 복직 시점은 못박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쌍용차 정무영 상무(홍보팀)는 "정리해고 이후 근로자의 삶이 중산층에서 최하위로 떨어지는 것은 사회적 보장체계가 미흡하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구조조정으로 인한 파업이 더 강경해지는 경향이 있으며 노사정은 새로운 직업 교육을 포함한 지원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상무는  "회사는 정리해고자외에 무급휴직자들에 대한 복직 약속은 지킨다는 방침이나, 생산 물량이 부족해 당장 복직시키기 어렵다"면서 "구조조정 당시 월급의 일부를 반납해 정리해고된 동료에게 위로금으로 지급한 직원들 입장에선  경영정상화 없는 복직이 고용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 1라인은 90% 정도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지만 체어맨 등을 만드는 2라인은 풀 가동이 되지 않는 상태라는 것. 그는 액티온 등 SUV를 생산하는 3라인은 지금은 특근·잔업이 있지만, 내후년에 카이런 대체 차종이 나오면 없어지는 만큼 3~4년 지나면 없어질 라인에 당장 고용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정 상무는  "쌍용차는 평택시가 주도하는 전담팀(TF)에 참가하는 등 무급휴직자들의 복직에 대한 고민을 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 관련기사 ◀☞[서울모터쇼]쌍용차 `코란도C` 당첨자 3명 탄생☞[서울모터쇼][포토]뉴체어맨 H 타보는 김황식 총리☞쌍용차, 코란도 C 덕봤네..`3년 만에 月 1만대 돌파`
2011.04.05 I 김현아 기자
양심에 채찍질하며 키워 온 투다리 23년 정도경영의 승리
  • 양심에 채찍질하며 키워 온 투다리 23년 정도경영의 승리
  • [이데일리 EFN 이덕철 객원기자] 2008년 6월 12일, 충남 서산시 고북면. 꼬치구이 전문점 <투다리>를 운영하는 (주)이원의 계열사인 식품제조 생산공장 (주)그린.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의 역사와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투다리>의 창립 20주년 기념 행사가 이곳에서 열렸다. &nbsp;깔끔하고 아기자기하며 멋스럽게 정돈된 조경을 끼고 있는 대지 4958.7m2(1500평), 연면적 3966.96m2(1200평)의 건물이 들어선 이곳에 초청된 인사들이 자리했다. &nbsp;◇ 창립 20주년 행사에서 목이 메인 ‘대부의 눈물’(주)이원의 김진학 회장(63)이 창립 20주년 기념사를 하기 위해 단상에 올랐다. 그가 누구인가. 프랜차이즈 업계의 대부이자 입지전적인 인물로 무릇 많은 이들로부터 부러움과 경외감을 동시에 받고 있는 이 아닌가. 23년 동안 한눈팔지 않고 <투다리>에만 전념해 외식 프랜차이즈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만들고 자칫하면 비난받기 쉬운 국내 프랜차이즈 풍토에서 2000여개의 가맹점을 만들어낸 탁월한 능력의 주인공이기도하다. 그런 김 회장이 기념사를 하던 중 갑자기 감정에 겨워 말을 잇지 못했다. &nbsp;외식업 프랜차이즈 23년의 관록과 연륜으로 다져진 이 치열한 승부사에게 어떤 감정들이 촉수처럼 일어 말을 잇지 못하게 만들었을까. 당연히 업계에 회자됐다. “지나온 얘기들을 하다보니까 어렵게 고생해서 성공해 뿌듯한 자부심도 있고 또 초창기의 미숙한 업무처리로 부끄러운 일들도 기억나고 양심에 가책 받은 일도 생각나고...... 아무튼 20년 세월의 기억들이 낡은 영상필름이 되어 갑자기 주마등처럼 스쳐지나 가는 바람에 감정이 순간적으로 복받쳐 올라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됐다.” 이날 참석한 많은 인사들은 외식 프랜차이즈 거목의 인간적이고 소탈한 모습에 또 한 번 그에게 빨려 들어가는 자신들을 보았음직하다. ◇ 남 앞에서 자랑도, 남들이 추어 올려주는 것도 안 맞아 &nbsp;김 회장은 이날 본사 직원, 가맹 점주들, 공장 관계자들, 협력업체들 위주로 사람들을 초청했다. 거창하게 외부에 알리지도, 유명인들을 초청하지도 않았다. 남 앞에 나서는 것도, 자랑하는 것도, 남들이 추어 올려주는 것도 다 그의 성향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소탈하다. 가식적이지 않다. 솔직하다. 화법도 직선적이다. 피해가거나 구부리지 않는다. 원칙과 소신을 믿는 이들의 용기와 닿아있다. 깊은 눈 속에 사색이 깃든 안광에는 고집스러움이 물씬 배어나고 완벽을 향한 집념이 그 안에서 용광로처럼 끓어오르고 있다. &nbsp;하지만 그 내재된 폭발성이 젊은 날 발현되어 빛이 나고 이제 고요의 물결과 타협하고 편안한 일상으로 회귀하느라 부드러움이 일렁이곤 한다. &nbsp;일이 곧 휴식인 사람을 만나면 마음이 불편해지기 쉽다. 괜히 뒤처지는 기분과 그런 그를 바라보는 질투의 발로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다르다. 조용하되 느리지 않고 통찰하되 드러내지 않는다. 철학이 담긴 일중독은 자신의 한계를 부정한다. 자신을 조율할 줄 알기 때문이다. 그런 집념과 열정이 그를 오늘날 프랜차이즈 업계의 최정상의 자리에까지 올려놓았는지 모른다. 그의 좌우명 ‘자만하지 말자’에서 그의 의중은 더욱 선명해진다. 자만하는 사람치고 속이 실한 사람은 드물다. 그는 순전히 내실위주다. ‘외빈내화’라고 써도 괜찮을 성 싶다. 지금까지 사업에 대한 경영방식도 점포의 내실 강화와 질적 향상에 초점을 두고 진행해 왔다. 광고와 홍보에 매달리는 시간과 비용을 차라리 점포의 환경 개선과 메뉴개발에 더 쏟아부었다. 따라서 가끔은 오해와 혼선의 장막이 쳐지곤 한다. ◇ 프랜차이즈 대부이자 입지전적인 인물로 업계서 존경 도대체 <투다리>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고 어떤 방식으로 경영되고 있는지 등이 그것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좌장인 <투다리>에서는 어떤 홍보내용도 나오지 않고 미동도 없기 때문이다. 가끔 나와도 찔끔이고 그러다만다. 하지만 김 회장은 이런 주변의 시선이나 관심에 도통 반응이 없다. 23년 한 길을 관통해 오면서 일관되게 고집해 온 그의 신념과 열정에의 종반부를 확신하고 있어서다. 김 회장은 현재 꼬치구이전문점 <투다리> 1920점포, 앤티크 펍 <칸> 40점포, 일본식 이자카야 <라쿠엔> 7점포, 중국의 <土大力> 130점포가 있고 계열사로는 (주)미라지식품의 <남가네설악추어탕> 130점포, (주)한모둠의 <한모둠순대국> 8점포, <한모둠설렁탕> 5점포 등 모두 2300여점의 가맹점과 돼지고기 전문점 <돈가>와 낙지전문점 <조금나루> 등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다 서산에 99174㎡(3만평) 규모의 채소 농원과 식품공장 (주)그린, 대지 5520㎡(1670평), 연면적 2314㎡(700평)의 (주)미라지식품의 추어탕과 (주)한모둠의 순댓국 공장이 있으며 중국 산둥성 청도에 대지 19834㎡(6000평)규모의 중국 청도土大力쾌찬유한공사와 청도土大力식품유한공사 현지공장 등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외식 전문 프랜차이즈로서는 최상급 단계인 외식, 식품제조, 물류 등 3박자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33개 전국 지사와 지부도 강력한 네트워크 형성으로 단연 독보적이다. 그렇다면 김 회장은 외식업계에서 프랜차이즈로 어떻게 성공의 발판을 만들었을까. 그는 가정 형편상 공고를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 온 25살에 사회의 첫 발을 내딛는다. 삼양사라는 회사에 공원으로 입사해 패기 넘치는 의욕으로 열심히 일을 했지만 사회에 이미 널리 퍼져있는 조직 구성원 간 위화감에 실망하고 1년 후 회사를 옮긴다. 그가 직장생활의 대부분을 보낸 포항제철에 취직하게 된 것도 이즈음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학력 간 차별은 여전했다. 개인 자질보다 학력과 소속부서에 따라 능력이 갈렸다. ◇ 2300여개의 가맹점과 식품제조회사 등 3박자 고루 갖춰 또 그만두어야 하나 하는 고민이 파고들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굳어온 관행이 당장 바뀔 것 같지 않은 현실에 그는 방향을 튼다. 공고 출신 학력이 훗날 그의 앞날을 가로막는 족쇄가 될까 고심해 왔던 이 짧은 가방끈이 오히려 그에게는 자신을 채찍질하고 분발하게 만드는 동인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인생의 반전카드는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nbsp;&nbsp;회사를 다니면서 개인 사업을 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 첫 번째 사업은 의외로 일찍 다가왔다. 포항제철에 근무하고 2년이 지난 후였다. 자신과 비슷한 나이 또래들이 한참 장가를 갈 즈음 ‘티크 농’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을 눈여겨 본 그는 모험을 감행한다. &nbsp;일명 ‘농방’을 차린 것이다. 한 번도 농을 만들어 본 적도 옆에서 만드는 것을 지켜 본적도 없는 그로서는 일대모험이 아닐 수 없었다. 2만원에 불과했던 월급쟁이 시절, 그는 2부 이자를 주고 거금 35만원을 들여 경북 포항 동지상고 인근 공터에 천막을 치고 장롱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포항제철에서 퇴근하자마자 가구판매 영업에 매달리고 리어카를 끌고 배달에 나섰다. 하지만 습기 찬 천막에서 만든 농은 얼마안 가 갈라지고 뒤틀려 90%가 넘게 반품이 되어 돌아왔다. 처절한 실패였다. 빚 더미에 나앉게 됐다. 잠시 자신을 추스린 그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실천 방안을 가다듬는다. 하지만 빚이 문제였다. 일단 죽어라 하고 진 빚을 갚는데 총력을 쏟았다. &nbsp;원금과 이자를 갚는데 꼬박 7년이 걸렸다. 무모한 사업의 후유증치고는 수업료를 아주 단단히 치른 셈이었다. “주변이나 가족들은 대부분 말렸다. 농을 한 번도 만들어 본 적도 없고 그것도 빚을 내서 하겠다고 하니 전혀 이해받을 수가 없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수요도 있고 잘만 하면 그럭저럭 잘 팔릴 것 같았다. 그래서 추진한 것이었다. 이 여파로 7년 동안 빚 갚는 데에만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 공고출신 늦깎이 35살 주경야독으로 1년만에 합격 ‘화제’ 그러나 이 돈키호테 같은 불굴의 용기와 투지는 그에게 또 다른 자산으로 작용한다. 그의 경영과정과 신사업 구상 등에 있어서 지속적으로 투영되며 하나의 카리스마로 굳어져 간다. 남들과 다른 비상한 움직임으로 세인들에게 비춰지고 있었던 것이다. 김 회장은 빚의 청산이 거의 마무리되어 갈 무렵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한다. 그의 나이 35살쯤이다. 이번에는 공부 방향으로 초점을 맞추었다. 포항제철에 다니면서 주경야독으로 책을 파고들었다. 아내가 운영하는 슈퍼마켓의 작은 골방에서 중앙직 7급 공무원시험을 준비했다. 공무원 시험 자격제한에 걸리는 마지막 나이였다. &nbsp;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게 되는 공무원 시험에 매진했다. 결국 1년 만에 중앙직 7급공무원에 합격, 상공부에 발령받는 쾌거를 이뤘다. 20명의 상공부 7급 합격자 중에 자신이 제일 나이가 많은데다 포항제철에 다니면서 합격을 하고 또 학력도 공고출신이어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포항제철에서는 10년 근무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능력에 따라 대우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공무원 생활도 그의 큰 기대와 포부 앞에서는 작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일반 기업과 별반 다를 게 없다고 판단한 그는 남들이 다들 부러워하는 상공부 공무원 생활을 6개월 만에 뒤로하고 나온다. 이후 인천도시가스에 입사해 새로운 업무영역에서 일하면서 잠시 접어두었던 사업에의 열의를 다시 불태운다. 그는 자신을 온전히 놔두지를 않는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기획하고 판단하고 몸을 부린다. 그는 포항제철 실험실에 다니면서 필요성을 느낀 일본어를 혼자서 깨우칠 정도였다. 한 번 일에 빠지면 사물을 완전 무장해제 시켜야 끝이 나는 일벌레 스타일이다. ◇ 일본출장서 눈에 들어온 꼬치구이 전문점이 인생 바꿔 인천도시가스에 근무한 김 회장은 인천도시가스와 일본도시가스와의 자매결연 추진을 위해 일본으로 자주 출장을 가면서 인생의 반전을 꿈꿀 수 있는 광경과 마주치게 된다. &nbsp;바로 일본식 꼬치구이 문화였다. 일본 출장이 잦아질수록 꼬치구이에 대한 매력은 커져갔고 “언젠가 나도 꼬치구이 전문점을 하나 갖겠다”는 각오까지 다지게 되기에 이른다. 게다가 늘 자기 사업을 해 보겠다고 별러 왔던 그 였다. 인천도시가스에 근무하면서 본격적인 구상에 들어간다. 인천도시가스에 입사한 지 2년쯤 됐을 때 그는 회사에 사표를 제출한다. 그의 나이 38살이었다. 하지만 그의 성실성과 능력을 높이 샀던 당시 이종훈 회장은 극구 만류했다. 사업이라는 게 아무나 하는 게 아닌데, 그 어려운 일을 왜 하려고 그러느냐며 좀 더 있으라고 말렸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이미 시위를 떠난 화살이었다. 이 회장의 계속된 권유와 배려에 1년간 월급을 받고 비상근 감사 자리를 맡게 된다. 김 회장은 요즘도 그 당시를 회상할 때마다 이 회장의 인간적인 따뜻한 배려에 늘 감사해 한다. 그렇게 그는 인천도시가스에서 1년을 더 있으면서 외식 프랜차이즈 역사의 새 장을 여는 <투다리> 1호점을 40살에 오픈한다. 1987년 7월 인천 제물포역 인근에 8.26m2(2.5평) 규모로 10명의 손님을 수용할 수 있는 스탠드 바 형식으로 문을 열었다. 오픈 초기에 200원 짜리 꼬치로 하루 14만원의 매출을 기록, 성공창업 가능성의 싹을 틔웠다. ◇ 드디어 1987년 <투다리> 1호점 론칭......1인4역하며 성공 꿈 꿔 6만원이 손익분기점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직장에서 퇴근하면 부인이 꿴 꼬치를 오토바이로 배달하고 꼬치소스를 만들고 또 새로운 점포를 물색하러 뛰어다녔다. 거기다가 위탁할 점장 면담까지 해 가면서 말 그대로 1인 4역을 하며 이듬해에 40개의 점포를 오픈했다. “정신없이 이리 저리 뛰어다니며 10개 점포를 오픈하고 나서 아! 이제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픈하는 점포마다 평균 매출을 넘어섰다. 신개념 꼬치구이 문화에 젊은 층과 주머니가 얇은 서민들이 쌍수를 들며 환영해 주었다. 그래서 1년도 채 안 돼 50여개 가맹점을 파죽지세로 오픈했다.” 그 당시는 프랜차이즈란 용어자체가 없던 시절로 가맹비도 따로 책정된 것이 없었다. 그래서 김 회장은 스스로 공정거래법(?)을 만들어 시행했다. 가맹비는 일반인들 월급 수준인 50만 원 선에서, 이익은 보통 기업 과장급 선에서 정해 시행했다. 그가 만들면 그게 곧 법이 되는 것처럼 프랜차이즈에 대한 개념이 전무한 시절이었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나 할까. 어느 정도 탄력이 붙고 상승무드로 전환될 시점에서 그는 위기이자 또 다른 도약을 위한 사건과 마주치게 된다. 처음에는 꼬치를 본사에서 공급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맡겼다. 그러자 맛이 제 각각이고 모양은 통일성도 없고 한마디로 품질이 엉망이었다. 그래서 집에서 직접 재료들을 만들어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안 某 언론사에서 식품안전을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위기감을 느낀 김 회장은 서둘러 융자를 받아 1989년 (주)그린을 설립, 중앙공급식 식자재시설 유통시스템을 구축한다. 자칫하면 손도 쓸 수 없을 정도로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할 뻔했지만 스피드하게 대처하면서 오히려 <투다리>를 쾌속 성장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이후 <투다리>는 이 공장의 든든한 자양분을 성장 동력 삼아 거침없는 진군을 하게 된다. ◇ 언론사 식품안전 지적에 발 빠른 대처로 오히려 기회 만들어 1993년 1000호점 오픈, 1998년 2000호점 오픈이 이어졌다. <투다리>의 성공에 뒤이어 1991년 젊은 고객층을 상대로 앤티크 펍 <칸>을 론칭했다. 1995년에는 국내 외식업계 최초로 중국에 <土大力>을 진출시키고 2006년에는 일본식 이자카야 <라쿠엔>을 오픈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맹점주들을 위한 배려를 최상위 개념으로 삼고 본사와 가맹점이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모델을 추구했다. 2000여개의 가맹점들과 23년을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큰 충돌이 발생하지 않은 원동력도 김 회장의 선견지명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을지 모른다. 가맹점 300~400개만 돼도 온갖 잡음이 일고 본사와 가맹점간 불신과 대립으로 소송을 벌이는 일은 아주 흔한 일이 돼 버린 지 오래다. 이런 이유로 <투다리> 23년간의 행로는 거의 기적에 가깝다. 도대체 어떻게 가맹점들과 상생협력을 구축해 놓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 23년간 2000여 가맹점과 큰 불화없이 상생의 길 ‘기적’ “사업 시작 초창기쯤 됐을까. 어느 날 새벽에 걸려온 한통의 주문전화 목소리를 잊을 수가 없었다. 잠도 안 오고해서 사무실에 나와 있는데 가맹점주 한 분이 물건을 주문하는 거였다. 새벽 4시인데 그 시간까지 노력하는 점주들의 수고에 눈물겨운 감동을 받았다. &nbsp;그 지친 목소리를 들으니까 저 사람들의 피와 땀이 나를 먹여 살리는 게 아닐까하는 마음이 들어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다. 그때 세운 계획이 지금의 경영 방침인 정도경영의 원칙이다.” 그가 내세운 ‘정도경영’은 양심에 부끄럽지 않으며 상식을 존중하고 법을 준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 회장은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여전히 전국을 돌며 점포환경 개선을 독려하고 가맹점주들의 애로사항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가 대중 앞에 나서지 않고 인터뷰에도 잘 응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이런 부분들이 많이 작용하고 있어서다. 아직 할 일도 많고 해 놓은 일도 별로 없는데 앞에 나선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가맹점 숫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게 그의 요지다. 가맹점 숫자보다 더 가치를 두어야 하는 부문은 회사의 내실화로 가맹점들이 본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 그가 매년 10억원씩을 투자해 가맹점포 환경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10여년 전부터 간판을 비롯,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를 리뉴얼하는 대대적인 ‘점포환경 대혁신 운동’을 실시해 쾌적하고 안락한 외식공간으로 탈바꿈하는데 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가 내려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 그렇다면 <투다리>에게도 위기가 있었을까. 색 바랜 간판, 깨진 홍등, 너절한 메뉴판 보고 가맹사업 중단 결단 사업 9년차에 이르자 본사와 가맹점들의 긴장이 해이해져 가고 있었다. 초창기 사업을 시작했을 당시 잘 버텨봐야 한 5년 가겠지 하는 수군거림을 뒤로하고 10년 문턱을 막 넘어서고 있던 찰나, 김 회장은 1995년 6월 어느 날 업무 차 서울을 다녀오다가 본 한 가맹점에 큰 충격을 받는다. 간판은 색 바랜 흉한 모습으로 방치돼 있고 홍등은 깨진 채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었으며 팔지 않은 메뉴 안내판이 너절하게 붙어 있는 점포의 모습은 그가 꿈꿔왔던 프랜차이즈 세계와는 전혀 거리가 멀었다. 이러다가 망하는 것은 아닐까. &nbsp;저런 점포를 보고 누가 가맹점을 하겠다고 할 것인가. 별의 별 생각들이 떠올랐다. 그동안 가맹점 관리를 소홀히 해 온 자신을 한 없이 자책했다. 자긍심으로 꽉 찬 그의 심장박동이 불규칙적으로 요동쳤다. 그는 본사에 도착하자마자 가맹점 모집을 중단하는 결단을 내린다. 그의 신속한 피드백은 과감하다. 사업초기 언론의 식품안전 문제제기 때에도 신속한 대응으로 위기를 넘겼던 그는 이번에도 고강도 결정으로 직원들의 경각심을 일깨운다. 가맹점 모집 중단이라는 최후의 카드까지 동원했다. 그리고 점포환경 개선에 적극 투자한다. &nbsp;직원들은 4인 1조로 팀을 짜고 119구급대가 입는 주황색 작업복을 입고 전국을 돌면서 1400여개 가맹점수리에 돌입했다. ◇ ‘점포환경 대혁신 운동’ 5년 대장정으로 제 2 창업정신 유도 김 회장도 마찬가지로 직원들과 함께 유니폼을 입고 ‘점포환경 대혁신 운동’에 참가했다. 점포 회생을 위한 노력에 회사의 사활을 걸었다. 5년에 걸친 대장정으로 점포가 되살아나고 매출이 오르기 시작하자 가맹점주들도 본사에 깊은 신뢰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의 승부수는 이번에도 적중했다. 본사가 매년 10억원씩을 투자해 가맹점의 점포를 개선시켜주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제 2의 창업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매달린 그의 선견지명과 무서운 추진력의 합작품임은 물론이다. 이후 그는 2000년 ‘투다리 2000 환경 대정비 사업’, 2004년 ‘투다리 2004 전면전환 사업’ 등을 진행하면서 <투다리> 점포를 완전 새롭게 리뉴얼하는 대대적인 작업을 계속해 나갔다. 가맹점주의 능력 향상에 대한 김 회장의 관심도 각별하다. 점주가 바뀌면서 매출이 2배로 오르는 가맹점을 보면서 점주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새삼 알게 된 이후 본사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점주들을 지원하고 있다. 금년에는 이를 위해 본사 건물 내의 교육실을 새롭게 단장했다.&nbsp;이 같은 노력 덕분에 내수경기가 최악이라는 현 상황에서도 한 달 평균 10개 정도의 신규 오픈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메뉴 경쟁력을 한껏 끌어올리기 위해 그는 무모할 정도의 투자도 서슴지 않는다. <투다리>의 제품력을 최상위로 올려놓는다는 방침 하에 올해 HACCP 인증 준비와 함께 오뎅 메뉴 한 가지 생산 라인 시설에 무려 10억원을 투자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김 회장에게 국내 사업 성공에 이어 자부심을 갖게 만든 또 하나의 역작품은 바로 중국에의 진출이다. 사업 구상을 위해 미래의 ‘황금시장’ 중국으로 출장을 다녔던 그는 외식업계에서 남다른 식견을 가진 이로 불린다. ◇ 국내 외식업체 첫 중국 진출…… 130개 가맹점으로 성공 이끌어 국내에 꼬치구이를 처음 들여와 프랜차이즈사업의 새로운 장을 열었는가하면 일찌감치 중국진출의 가능성을 보고 14년 전에 교두보를 마련한 전력 등이 그렇다. 국내에서는 ‘점포환경 대혁신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면서도 <투다리>라는 국내 브랜드를 갖고 중국에 진출하는 양동작전을 감행한 것도 역시 김 회장다운 배짱이다. 중국 산동성 청도시에 현지법인 청도土大力쾌찬유한공사를 설립하는 동시에 국내 <투다리>의 맛과 색을 살리기 위해 중국식 발음이 투다리인 <土大力>이란 브랜드로 진출했다. 현재는 청도를 포함해 북경, 천진 등의 15개 지사에 모두 130여개의 점포가 성업중이다. 또한 지난 2001년 청도에 991.74m2(300평) 규모의 자동화 시설을 갖춘 청도土大力식품유한공사를 완공, 꼬치와 오뎅 등을 직접 생산하고 있으며 작년에 교주만 신사업단지 내에 본사와 공장 등을 이전, 대지 19834m2(6000평), 연면적 6611.6m2(2000평) 규모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의 중국 내에서의 사업성공은 안목과 직관력이 오롯이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신속한 행동력도 크게 힘을 보태고 있다. 14년 전에 이미 중국시장을 읽고 진출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그의 속마음은 어떠했을까. “사업차 중국을 방문했는데 길거리마다 꼬치를 팔고 있었다. 참 신기하게 보였다. 그래서 한국에 있는 <투다리>의 꼬치를 가져와서 팔면 어떨까하는 사업적인 구상이 떠올랐다. 현지인 200명을 불러모아 시식회를 가졌는데 중국 어린이들이 꼬치를 무려 20개까지 먹는걸 보고 자신이 생겼다. 하지만 처음에는 중국이라는 나라의 높은 벽 앞에 한동안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지금은 수업료로 치부하지만.......” ◇ <투다리> 인지도, 제품력으로 ‘대물림’사업 가능할 정도로 성장 특히 2002년부터 <土大力>을 술과 식사를 함께 파는 ‘패밀리 주점’으로 콘셉트를 바꾸고 매장도 중대형으로, 메뉴 또한 갈비, 불고기, 설렁탕 등 한국 전통음식으로 재구성한 것이 주효해 상당한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렇듯 한국과 중국에서 상당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투다리>는 이제 ‘대물림’ 사업이 가능할 정도로 인지도와 상품성 측면에서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안정화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김 회장이 그렇게 부르짖었던 ‘정도경영’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도달해 있다. 작은 규모에서 보잘 것 없이 시작한 (주)이원의 이 모든 성과는 가맹점주의 만족이 최우선이라는 김 회장의 비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가 인생의 하반부에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 하나 있다. 탕 문화에의 도전이다. 젊은 시절부터 숱하게 도전하고 부딪히며 인생을 담금질해 왔던 환갑의 경영인이 ‘탕 음식’에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이미 그는 2001년도에 한국 전통 보양식인 추어탕의 대중화를 이끈 <남가네 설악추어탕>을 성공적으로 론칭하고 130여개까지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역을 넓혀 2008년 4월 순대국 전문브랜드인 <한모둠 순대국> 1호점을 론칭했으며 올해 4월에는 설렁탕 전문브랜드인 <한모둠 설렁탕> 1호점을 오픈했다. 김 회장이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는 또 하나의 브랜드는 <투다리>의 새로운 이미지인 <土大力>의 경쟁력 강화다. 국내에는 작년 8월 인천 로데오 1호점이 오픈한 이래 현재 10호점까지 영업중이다. ◇ 내실과 질적 성장이 그가 추구하는 프랜차이즈 개념 이 <土大力>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벌 브랜드로 삼을 야망아래 전사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 브랜드를 <한모둠 설렁탕 순대국>과 아울러 주점분야와 한식분야의 양대 산맥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최근에는 남가네 설악추어탕의 영업 비밀을 빼돌려 가맹사업을 전개해 온 ‘자연미설악추어탕’을 상대로 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과 관련된 소송에서 승소해 국내 명실상부한 추어탕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지켜나갈 수도 있게 됐다. 올 한해 (주)이원과 (주)그린의 매출 목표는 300억원이다. 또 (주)미라지식품과 (주)한모둠은 19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0~20% 정도의 매출성장을 목표로 잡고 있다. 그는 외형적인 성장세에는 관심이 별로 인듯하다. 김 회장의 사고 영역에서 가맹점수의 많고 적음은 단지 숫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에게 가장 무서운 존재는 그와 함께 상생의 키를 잡고 있는 가맹점주 뿐이다. 그의 안중에는 내실과 질적인 성장만이 존재한다. 가맹 점주들이 인정하고 좋아하는 그런 본사를 만들겠다는 그의 확고한 의지와 실천이 오늘의 <투다리> 신화를 만들지 않았을까. 김 회장은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아직도 부족한 게 많은 사람이다.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위치에 올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을 시점이 올 때까지 남아있는 인생을 모조리 <투다리>와 <土大力>, <남가네설악추어탕> 등 운영하고 있는 모든 브랜드에 바쳐 헌신을 할 생각이다.”&nbsp;[ 도움말 : 월간 외식경영 ]&nbsp;[ ⓒ 프랜차이즈 창업 체인 가맹 사업 네트워크 " 이데일리 EFN "]
2009.10.22 I 객원 기자
화려하면서도 단아한 기품의 개성음식
  • 화려하면서도 단아한 기품의 개성음식
  • [이데일리 EFN 홍현진 객원기자] 서울과 전주, 그리고 개성 음식엔 특별한 ‘무엇’이 있다. 그 ‘무엇’의 근본은 고급스럽고 화려하면서도 정갈하고 단아한 ‘기품’정도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런 어휘를 선택한 것은 지극히 추상적이고 주관적이며, 이기적이기까지 한 ‘맛있다’란 말로 개성음식에 대한 개인적 호의를 표현하기엔 반 숟가락 정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또한 흔하게 접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아련한 애틋함까지 보태져 ‘선입견’이라고 할만한 애정을 드러내놓고 싶어서다. 사실 개성음식은 ‘슴슴’한 편에 속한다. 조미료의 ‘가짜’ 감칠맛과 맵고 짠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게 된 우리 입맛엔 ‘밍밍’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단계를 넘어서면 우리 맛의 근본으로 통하는 길이 나타난다. 그 ‘전통’을 40년 넘게 지키며 앞으로 또 40년, 400년을 이어갈 인내와 정성을 간직한 음식점 '개성집'을 소개한다. ◇ 1967년 김영희 할머니의 '개성집' '개성집'의 역사를 시작한 김영희 할머니에겐 역시나 음식솜씨가 뛰어났던 친정어머니가 있었다. 일찍 돌아가셨지만 어깨 너머로 배운 솜씨를 연마해 '개성집' 40년을 이어올 만큼 강렬한 영감을 준 스승이었다. 처음엔 다진 고기와 채소, 두부, 달걀 등을 넣고 기름에 부쳐낸 동그랑땡을 비롯해 몇 가지의 안주만 팔았다. &nbsp;그러다가 손님들이 이것 좀 하라, 저것도 하라는 통에 점점 메뉴가 늘어났다. 밑반찬도 나물 등속을 비롯해 종류가 여럿이었다. 물론 며느리 문현진 씨와 십 수년 손발을 맞춰 온 주방직원들의 도움이 컸다. 정갈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이 소문나면서 고려대학교의 교수들을 비롯해 직원들이 애용하는 단골집이 됐고, 그러다보니 고대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해주는 숨은 조력자가 됐다. 그 유지를 지금은 문현진 대표가 받들고 있다. 김영희 할머니가 75세로 별세한 지난 2003년부터는 며느리 문현진 대표가 혼자서 음식점을 맡아오고 있다. 십수년간 시어머니를 도와 맛내림을 받고, 성격이 꼼꼼하고 세심한데다 인내심 또한 남달랐던 그였지만 1, 2층 130여석이나 되는 '개성집'을 혼자서 감당한다는 것은 역시 버거운 일이었다. 남편이 간간히 돕기는 했지만 그 역시 자신의 일이 있었기에 많이 기댈 수는 없었다. 결국 '개성집' 전통을 잇는 일은 온전히 그녀의 몫이 됐다. ◇ 화려함 속에 깃든 단아한 기품, 개성음식 개성음식은 화려하고 종류 역시 다양하다. 고려의 수도로 500여년을 이어온 만큼 궁중음식의 연원을 개성음식에서 찾기도 한다. 그만큼 개성음식의‘완성도’를 높이 사고 있음이다. 그렇다고 개성음식이 화려하고 사치스럽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섬세하고 기품이 넘친다는 표현이 옳다. 특히 '개성집'의 개성조랭이떡국, 편수, 만둣국, 개성순대, 오이소박이 등을 보면 화려한 색감보다 담백하고 깊이 있는 식감이 돋보인다. 관직 높은 양반의 주안상이 아니라 글 읽는 선비의 밥상에 견줄 수 있겠다. 하나하나 손으로 직접 만든 정성으로 단아한 아름다움과 담백한 맛을 살린 정갈한 밥상 말이다. 그 소반(小盤)의 첫 번째는 바로 조랭이 떡국이다. '개성집'에선 말랑말랑 따끈한 떡 반죽을 여러 번 손으로 치대어 손가락 굵기만한 폭으로 길게 만들고, 그것을 다시 손가락 두 마디 크기로 떼 내어 단추마냥 콕 누른 후에 대나무 칼로 가운데를 잘록하게 눌러준다. 조롱박 모양과 같다고 해서 조랭이 떡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매일 20킬로그램 정도의 분량을 2~3인이 3시간여동안 꼬박 앉아서 만든다. 보통 정성으론 힘든 일이지 싶다. 그렇게 만든 조랭이떡을 소뼈와 양지머리를 고은 국물에 끓여서 가늘게 찢은 소고기와 달걀을 고명으로 얹어 손님상에 낸다. 여기에 만두를 넣으면 떡 만둣국이 되는데, 이 맛이 또한 훌륭하다. 고기와 채소를 푸짐하게 넣은 소를 꼭꼭 눌러 넣고 먹기 좋은 크기로 동그랗게 빚은 개성식 만두는 기름지지 않고 담백하며 깊은 맛이 단연 으뜸이다. 만두소에 애호박을 넣어 향과 씹는 맛이 특히 뛰어나다. 도토리가루를 섞어 반죽한 도토리만두 역시 소화가 잘 될 뿐 아니라 옅은 향이 은은하게 배어나와 손님들이 좋아하는 메뉴다. 개성식으로 만든 순대도 인기가 높기는 마찬가지다. 돼지창자를 뒤집어 여러번 깨끗하게 씻어 다진 고기와 선지, 채소를 아낌없이 넣고 한 입 크기로 어슷하게 썰어내는 순대는 고소하고 담백하다. 여기에 절대로 빠져선 안 되는 한 가지 메뉴가 바로 개성식 오이소박이다. 오이를 반토막으로 나눠 일직선으로 칼집을 내고 쪽파를 양념해 넣어 동치미처럼 담근 것인데, 색깔은 나박김치에 가깝다. 2000원짜리 ‘오이’를 시키면 세 토막이 살얼음이 뜬 국물과 함께 나온다. 오래 익히면 아삭거림이 없어져 연료를 태워 빨리 익힌 후 살짝 얼려 보관해야 한다. 해장으로 그냥 들이켜도 좋고 밥을 말아 오이냉국말이 밥으로 먹어도 좋다. 좋은 재료로 정성스럽게 만들어내는 이곳의 양곰탕 역시 의사가 추천할 만큼 제대로 끓여낸다는 평을 얻고 있는 메뉴. ◇ 인내와 정성으로 대를 잇는 음식점 문현진 대표가 시어머니의 개성음식을 배워 대물림해 온 지도 벌써 20여년이다. 하나하나를 모두 손으로 하는 일이라 이곳저곳 쑤시는 온 몸이 전통과 세월의 대변자다. 이제 ‘어린’며느리였던 그 역시 이순(耳順)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그래서 '개성집'의 미래를 생각해 이제 갓 결혼한 아들에게 음식이며, 경영을 가르치고 있는 중이다. 5년여 후에는 아들에게 맡기고 그는 뒤로 물러나 있을 생각이지만 손님들 ‘덕’에 생각대로 될 지는 모르겠다. “음식의 전통을 잇는다는 것은 인내와 정성이 필요한 일이죠. 정성으로 음식을 하고 인내로 시간을 조율하다보면 ‘연륜’이란 것이 생겨나요. 그 연륜이 쌓여 바로 전통이 되는거죠. 요즘엔 음식점을 아주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아요. ‘음식점이나’ 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예요. 음식점은 정말 어려워요. 몸에 이롭고 혀와 가슴에 여운이 남는 음식을 만든다는 것은 보통의 노력으론 힘든 일이예요. 저 역시 음식과 사람, 맛과 건강 모두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법을 여전히 배우고 있죠. 제 아들, 제 손자도 음식이 단순히 먹는 것뿐만 아니라 정성과 마음을 나누는 특별한 통로라는 것을 배워갔으면 하는 바람이 커요.” 그래서 프랜차이즈나 분점을 내는 일 역시 어렵다. 음식 하나하나를 직접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힘이 들기도 하지만 같은 재료, 같은 비율의 양념으로도 똑같은 맛이 나지 않는 음식의 ‘길들이기 힘든’ 성질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니 결국 '개성집'의 전통을 지켜내기위해서는 이익이 많은 프랜차이즈도 포기하고 올곧게 ‘손맛’만을 고집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주인에겐 미안하지만 단골들 입장에선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DATA &#8226; 주소 서울 동대문구 용두2동 201-2 전화번호 (02)923-6779 메뉴 기본한상(4인용, 오이, 개성순대, 개성만두, 북어찜, 동그랑땡, 파전 등) 5만9000원, 식사류(개성조랭이떡국, 떡만두국, 만둣국, 편수, 양곰탕, 도토리만두, 고향만두) 7000원, 안주류(홍어찜, 육회, 양무침, 낙지볶음, 개성순대 등) 9000원~5만원, 오이 2000원 영업시간 평일 오전 11시30분~오후 10시 설날, 추석 및 매주 일요일 휴무
2008.11.28 I 객원 기자
  • (프리즘)`비전 2030`의 숨겨진 비용
  • [이데일리 안근모기자] `25년 뒤에라도 미국보다 잘 살려면 세금을 10% 더 내라.` 30일 정부가 확정한 `비전 2030` 시안의 결론이다. 정부는 "국민적 관심과 성원이 비전 달성의 관건"이라면서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앞으로 짊어져야 할 비용을 보면 복지국가 실현이 어렵다는 절망감만 줄 뿐이다. 한마디로 문제투성이다.`비전 2030`은 재정지출과 수입&nbsp;전반에 대한 획기적이고 입체적인&nbsp;구조조정을 거친 뒤에 완전히 새로 짜야 한다. ◇ 왜 복지인가. 대전제의 설득력이 없다 정부는 "선(先)성장 후(後)복지의 기존 패러다임으로는 이제 성장하는 것 자체가 한계"라면서 `비전 2030`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복지를 중시하는 동반성장 비전을 추진하지 않는다면, 빈곤이 대물림되고, 노후가 불안해지며, 출산율은 더 떨어지고, 일자리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제시한 오는 2030년의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지금(5% 안팎)의 절반 정도인 2.8%이다. `비전`을 실행했을 경우에 그나마 가능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3% 안팎으로 추정되는 현재의 미국보다도 낮다. 그러나, 정부는 비전을 실행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구체적으로 우리 경제의 활력이 얼마나 더 떨어질 것인지는 제시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추산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복지 없이는 앞으로 더 성장하기 어렵다`는 `비전 2030`의 대전제가 논리적 설득력을 결여하고 있는 것. 근본적인 하자다.◇ 쓸 곳은 다 정했으니, 돈만 내라? 복지 확대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더라도 치러야 할 비용이 너무 크다. `비전`이 `절망`감만 주는 주된 이유다. 쓸 곳과 비용을 다 정해놓고는 `돈을 어떻게 조달할 지만 국민이 토론해서 내놔라`는 식의 설계 탓이다.&nbsp;모두 200쪽이 넘는 각종 `비전 2030` 발표자료에 `장밋빛`만 넘쳐날 뿐, 재원에 관한 설명이 극히 미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nbsp; 그 어디서도 110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비용을 대려면 세금을 얼마나 늘릴 지 나라 빚은 얼마나 커지는 것인 지에 대한 답이 없다. 정부가 제시한 오는 2030년의 재정지출 구조를 보면, 복지분야 비중이 현재의 25.2%에서 40%수준으로 확대된다. 대신 성장을 지원하는 경제분야 지출 비중은 지금의 절반인 10% 수준으로 대폭 축소하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직접적인 지원을 대폭 줄이고, 과감하게 시장에, 민간에 맡기겠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경제구조가 고도화됨에 따라 농어촌이나 중소기업에 주어졌던 시혜적 지원을 대폭 줄여야 할 필요는 있지만, `우리는 물리적 구조조정을 않겠다`고 하는 정부의 말이 얼마나 먹혀들지 의문이다. 또 통일외교를 포함한 일반행정에 쓰는 재정의&nbsp;비중을&nbsp;28%로 높이겠다고 한다.&nbsp;정부가 너무 비대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기획예산처는 "중요한 것은 정부의 크기가 아니라 얼마나 효율적으로 일을 잘하냐는 점"이라고 말했다.&nbsp;어디서 많이 듣던 코드 답변이다.&nbsp;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큰 정부 논란이 터져나올 때마다 크기보다는 기능이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해왔다.&nbsp;&nbsp;◇`국방개혁 2020`과 `비전 2030`..자주국방과 복지국가 동시에? 복지국가 건설과는 별도로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자주국방의 기틀을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국방개혁 2020`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필요한 재원은 총 621조원이다. `개혁` 때문에 실제 추가로 드는 돈은 약 67조원이라고 한다. 정부는 초기단계의 대규모 선투자를 위해&nbsp;내년부터 오는 2011년까지 국방비를 해마다 평균 9.9%씩 늘릴 계획이다. 기획예산처는 "비전 2030에 국방개혁 소요비용을 모두 감안해 넣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아귀가 맞지 않는 대목이 있다. 정부는 이달초 국정브리핑에서 "기간 중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평균 7% 수준으로 가정할 경우, 현재의 재정부담률 하에서도 충분히 조달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획예산처가 제시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06∼2010년중 4.9%, 2011∼2020년에는 4.3%에 불과하다. 국방개혁 2020을 추진하는 동안 평균 성장률이 4%대 중반 안팎이란 뜻이다. ◇ 국민이 져야 할 추가부담, 정부 제시안보다 더 커 문제는 또 있다. 정부는 오는 2010년까지는 증세없이도 `비전`을 추진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nbsp;세출 구조조정과 비과세·감면 축소, 과세 투명성 제고 등이 대안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관련 경제주체들은 혜택이 줄어들고 실효세율이 높아지는 등의 `증세` 부담을 피할 수 없다. 상대적으로 많은 짐을 졌던 나머지 경제주체들은 부담 경감의 기회를 잃는 셈이다. 오는 2011년부터는 곧바로 GDP의 2.1%에 해당하는 돈이 더 필요하다는게 정부의 발표인데, 급작스런 국민부담 증가로 인해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우려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 2011년, 경제에 급작스런 충격 우려..왜 5년 뒤부터인가? 재원조달 초기에는 부담이 작도록한 뒤 차차 늘려가거나, 세금과 국채의 비율을 적절히 조절하는 등의 기술적 조치로 충격을 완화할 수는 있을 것이나, 부담이 단번에 커지는 현상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그렇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다.&nbsp;왜 하필이면 2011년부터 본격적인 부담을 지우겠다는 것인지 설명이 없다.&nbsp;나름대로 공을 들여 발표시기까지 연기해가며 공개한 국가 비전이 과거의 것들과 같이 `정치용 선전도구`가 아니냐는 비아냥부터 쏟아지고 있는 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이 때문에 연초에 이어 다시 한 번 증세 논란이 불거질 것이 우려된다.&nbsp;더구나&nbsp;발표시점이 대통령 선거를 눈앞에 두고 있는 때여서 정치권이 여야를 막론하고 반발의 강도를 키우지 않을까 걱정부터 앞선다.이 경우 `복지`와 `증세`의 불가피성을 미리부터 논의해 보자는 정부의 순수한 취지마저 함성 속에 파묻힐 위험이 있다. 그렇게 되면&nbsp;이 다음부터는 `복지` 얘기를 꺼내기가 더 어려워진다.&nbsp;현실성 없는 환상만 주절대다가 성장도 놓치고 복지도&nbsp;놓친 채 국가 경제가 거덜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어찌보면 `비전 2030`이 초래한 가장 큰 비용이다.노 대통령이 초안을 보고 "여태까지 읽어본 자료 중 가장 잘 됐다"고&nbsp;한 역작(?)을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참고용`으로 퇴짜를 놓은&nbsp;이유도 이 때문일지 모르겠다. &nbsp;
2006.08.30 I 안근모 기자
  • 박영선 의원 "경제계 `헌신적 리더십` 필요"
  •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박영선 열린우리당 의원은 18일 "정치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수평적 리더십이 진행중이고 가장 큰 가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미국 재벌기업 총수들처럼 헌신적으로 기부함으로써 신뢰를 얻는 `헌신적 리더십`이 우리에게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영선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참여정부 3년 평가와 향후 국정운영`을 주제로 열린 당정 워크숍에서 경제 분야 대표 토론자로 나서 이같이 밝히고 "이런 분위기 조성을 위한 참여정부의 노력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주가 지수가 오른만큼 기업들의 시가총액도 지난 3년동안 2.35배 늘었고 그만큼 기업가치가 증가, 주머니가 두둑해졌다"며 "그럼에도 우리 경제가 좋지 않다고 지적되는 것은 참여정부가 `부의 쏠림` 방지에 소홀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참여정부 들어 법인세와 소득세를 균일하게 낮췄는데, 기업가치가 이처럼 증가했다면 법인세로 거둬들여야 하는 세금이 더 많아야 한다"며 "서민들에게 혜택이 더 돌아갈 수 있도록 주머니 두둑한 기업들에게서 더 거둬들여 동반성장했어야 하는데 과거의 경제발전, 세제개편 모델에만 집착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또 "국가신용등급이 1등급만 올라도 차입금리가 낮아져 매년 5억달러의 자금조달비용이 줄어들어 기업에 도움되는데 서민들에게 그것을 따뜻하게 나눠줄 수 있는 분배정책의 툴을 이용하는데 있어 조금 더 발상의 전환을 해서 신경썼어야 하는게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금산법(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과 관련해서도 "다른 기업들이 다 룰을 지키려고 하는데 특정 기업이 룰을 지키지 않는다면 룰을 지킨 기업들은 과연 기업할 만한 의욕이 생기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이같은 쏠림현상은 사회의 시니컬리즘(냉소주의)로 이어져 발전의 저해요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황우석 쇼크`도 권력의 쏠림현상이 빚은 하나의 파괴적 요소로 분석하고 있다"며 정부의 여당이 쏠림현상을 제어하고 방지할 능력이 있는지를 반드시 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수평적 리더십이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진행중이고 가장 큰 가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과연 경제계에 리더십이 있는지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자수성가형 총수 시대가 지나가면서 부의 대물림 현상으로 인해 국민들의 조경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리더십이 형성되고 있지 않다"며 "제일 잘 나가는 기업의 자산가치가 30조인데, 세금을 500억밖에 내지 않으면 나머지는 국민이 내야 한다"고 삼성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이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이 존경받는 이유는 헌신적으로 기부하지만 이를 광고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사회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참여정부의 역할이 아쉽다"며 `헌신적 리더십`의 중요성과 정부의 분위기 조성 역할을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나 또 열린우리당에겐 `소통의 리더십`이 중요하다"며 "언론환경이 안좋아 3년이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다고 하기 전에 헌신적, 소통의 리더십을 어떻게 국민에게 아리고 대화할 것인가. 이것이 부족했던 게 아닌가 반성한다"고 말했다.
2005.12.18 I 김윤경 기자
  • (가판분석) 4월9일자 조간신문 주요 기사
  • [edaily] ◇주요기사 - 정부, 현대차에 대북사업 종용(조선 1면,13면) - 서울신림동, "가난 대물림 탈출구" 안뵌다(중앙 1면 톱) - 증시침체, M&A 펀드 설립으로 기업매물 쏟아진다(매경 1면 톱) - 현대투신, JP모건서 1천억원 돌려받아(매경2면 톱) - 삼성생명 채권 5조 투자...올 자산운용 전면개편(한경 1면) - 한-중-일, 황사방지 공동사업...3국 환경장관 합의(한국 1,30면) - 지방 지하철 "빚더비"...선심공약,지역논리로 무리한 추진(한국1면) - 경제전문가 66%, 경기부양 필요하다...한국경제연 설문(서경1면) ◇공통기사 - 미-중, 군용기 공동조사, 승무원 송환 막판 절충(조선1, 한국 15면) - 해외건설 외화가득률 격감, 93년 21%→99년 11%로(중앙 1면) - 정부, 경제운용 목표 재조정...6월중 종합대책 마련(매경 1면, 동아1면) - 1$ 1500원대비 비상경영 짠다(한경 1,3면) - 과거 분식 당기순익에 반영...회계기준 대폭 강화(한경 1면,한국 8면) - 컴팩,인텔,CA 경영진`등 세계 IT거물 잇달아 방한(한경2면) - 수출기업 44% "환리스크 무방비"...무협 실태조사(한경 13면) - 내년부터 의보 허위청구 의사 면허취소...의료법(동아 1면) - 현대차 "대북사업 안한다"(동아 1면,한국 8면) - 위안화 평가절하할 수도 있다...중국은행장(서경 1,7면) - 대우차,현대전자 등 구조조정 쫓기자 헐값 협상(한겨레 1면) - 훈 센 캄보디아 총리 오늘 방한(한국 2면)
2001.04.08 I 이경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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