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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野, 日후쿠시마 끝내 방문…무책임한 선동 심판 받을 것"
  • 與 "野, 日후쿠시마 끝내 방문…무책임한 선동 심판 받을 것"
  • [이데일리 경계영 이유림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본 후쿠시마 방문을 강행하기로 한 데 대해 “국익을 해치고 국격을 훼손할 것이 분명하다”며 방일 계획 취소를 촉구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에서 그 어떤 유의미한 일정도 잡지 못하고 대한민국 제1야당 의원들이 일본까지 가서 반일 퍼포먼스나 한다”며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무리한 방일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대통령실이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는데도 국민의 대표라는 사람들이 가짜뉴스나 다름없는 허위 사실을 퍼뜨리며 일본까지 달려가고 있으니 참 한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 내내 반일 선동으로 국익을 해친 것도 모자라 어렵게 정상화 물꼬를 튼 한일 관계를 또 다시 경색시키려는 불순한 의도마저 엿보여 참으로 우려스럽다”고 부연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역시 “민주당 의원이 허무맹랑하다는 비판에도 일본 후쿠시마를 방문한다고 한다”며 “근거 없는 의혹을 부풀리고 사실과 거리가 먼 괴담을 퍼뜨려 국민의 이성적 판단을 흐리게 했다는 선전 선동”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조 최고위원은 광우병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HAD·사드) 전자파, 세월호 잠수함 충돌설, 천안함 좌초설 등을 거론하면서 “민주당이 허무맹랑한 각종 괴담의 진원지 된 지 오래”라며 “무책임한 선전 선동은 반드시 심판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제1야당이며 국회 다수당이 아직도 광우병, 자유무역협정(FTA), 사드 전자파, 세월호 잠수함 충돌, 천안함, 수돗물 민영화 등 괴담 정치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라며 “제발 민주당은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고 공당의 위치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3.04.06 I 경계영 기자
열흘간 전국 순회 마친 '이태원 진실버스'…특별법 제정 촉구
  • 열흘간 전국 순회 마친 '이태원 진실버스'…특별법 제정 촉구
  • [이데일리 이영민 수습기자] 이태원참사 유족들이 열흘간 전국 순회를 마치고 돌아와 재차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면서 거리 행진에 나섰다.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열흘간 전국 순회를 마치고 이곳에 도착한 ‘10·29진실버스’ 탑승자들을 반기며 끌어안고 있다.(사진=이영민 수습기자)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29진실버스’ 전국 순회를 마무리했다. 이날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날임에도 유족 측 약 100여명은 우비를 입고 ‘성역 없는 진상규명’이란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들고 이태원역 앞으로 모였다. 이들은 오후 4시쯤 10·29진실버스가 이곳에 도착하자 펼침막을 머리 위로 들며 환호했다. 총 10일간 순회를 마친 이들은 버스에서 내려 거리에 나온 유족 측과 서로 끌어안았다.10·29진실버스는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 희생자 합동분향소 앞에서 출발해, 사고 발생 159일째가 되는 이날까지 전국 13개 도시를 방문하고 복귀했다. 유족 측은 버스로 전국을 돌며 지역 시민 및 노동조합원들과 만나 간담회와 문화제를 열고, 각 지역 거점에서 출퇴근길 서명 캠페인과 피케팅 활동을 진행했다. 서명 캠페인을 통해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독립적 특별조사위원회 설치 근거가 되는 특별법 제정 추진을 위한 국민동의 청원을 국회 접수 기준인 5만명을 달성했다.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용산 대통령실 앞을 거쳐 서울광장에 마련한 합동 분향소로 향하는 거리행진에 나서고 있다.(사진=이영민 수습기자)버스 전국 순회에 참여한 이태원 희생자 고(故) 오지민씨의 부친 오일석씨는 “과거 대구 지하철참사와 세월호참사를 기억했다면 이태원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특별법 제정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고 이지한씨의 부친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국민 여러분 덕분에 7일 만에 국민청원 5만명을 달성했다”면서 “이제 공은 국회로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참사가 발생하면 여야 좌우가 어디있나”며 “정쟁으로 가지 않고 똘똘 뭉쳐서 특별법 개정에 힘을 쏟아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이들은 지난해 10월29일 사고가 발생했던 현장 앞에서 △대통령 공식 사과 △이상민 장관 탄핵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를 촉구했다. 회견을 마친 뒤 대통령의 유가족 면담 거부에 대한 항의의 뜻을 전하기 위해 이태원역에서 용산 대통령실 앞으로 행진한 후 다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분향소로 행진을 이어갔다. 이곳에서 10·29진실버스 보고 대회와 해단식을 가진 뒤 희생자 159명을 위한 159일 추모제를 진행한다.
2023.04.05 I 이영민 기자
"뭐든 때가 있단 말 믿었다"…조각한지로 '파란' 일으킨 MZ작가
  • "뭐든 때가 있단 말 믿었다"…조각한지로 '파란' 일으킨 MZ작가
  • 작가 성연화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갤러리조은에서 채성필·장광범과 열고 있는 ‘파란’ 전에 건 자신의 작품 ‘흐름’(Flow) no.56’(2023·왼쪽)과 ‘흐름(Flow) no.61’(2023) 앞에 섰다. 100호(162.2×130.3㎝) 규모의 작품은 극강의 밀도감으로 단련한 한지를 캔버스에 한 줄씩 올려붙여 시간의 흐름, 세상의 흐름을 흘려내고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바다와 산, 물결과 숲이라고 해두자. 그렇다고 거센 바다, 강한 산세인 것도 아니다. 한 단계씩 깊이를 더해가는 색의 스펙트럼이 자연스럽게 캔버스를 적셔간다고 할까.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그 앞에 서면 내가 선 위치를 가늠해 볼 수밖에 없다. 어디쯤에 있나. 허연 위쪽인가, 연한 중간인가, 진한 바닥인가. 그런데 말이다. ‘내가 선 좌표’를 묻는 일, 현대인이 살면서 가장 난감해하는 그 일조차 마다하지 않게 한 저 색채의 농담이 말이다. 물감과 붓만으로 만든 게 아니란 거다. 한 줄 한 줄, 한 층 한 층, 아니면 한 조각 한 조각. 바로 캔버스에 붙인 한지가 내고 있는 ‘변화’란 거다. 길죽하게 또는 각이 딱 잡힌 사각형으로 잘라낸 수제한지에, 물풀을 녹여 바르고, 돌을 문질러 질감을 만들고, 커피가루 녹여낸 안료로 톤을 잡고, 아크릴물감을 두세 번 칠해 색을 얹고, 파라핀으로 덮는 마무리까지. 그렇게 제법 두툼하게 만든 한지들이라니 말이다. 아, 하나가 더 있다. 조각한지의 사방을 향으로 태워 은은한 불자국을 낸다니, 그제야 캔버스에 붙을 수 있는 자격을 준다고 하니. 갤러리조은 ‘파란’ 전 전경. 작가 성연화가 크게 두 갈래로 내고 있는 ‘흐름’(Flow)과 ‘평온’(Serenity) 연작 중 일부다. 왼쪽부터 ‘흐름 no.58’(2023·80.3×116.8㎝), ‘평온 no.60’(2023·60.6×60.6㎝), ‘흐름 no.60’(2023·65.1×50㎝)(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현대적인 동양화는 실물을 본 이들이 실망했단 얘기를 자주 한다. 내용이 아니라 밀도감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이 작업을 시작할 때 가장 고민했던 게 그 밀도감이었다.” 가공하지 않은 거친 한지를 구하는 것도, 아크릴물감을 택한 것도, 파라핀으로 ‘코팅’작업을 하는 것도, 그렇게 극강의 밀도감을 지닌 밑작업으로 시작도 전에 진부터 다 빼는 노동을 굳이 마다하지 않는 것이 말이다. 모두 ‘현대적’이란 수식이 주는 부담감을 이겨내기 위해서란 얘기다. 오히려 더 자유로워야 할 그 ‘현대’란 게 왜 이토록 무거운 부담이 됐을까. 그래도 명색이, 하늘 아래 무서운 게 별로 없다는 MZ세대 작가가 아닌가. 그랬다. 단단하다 못해 진중하기까지 한 이 ‘내공 있는 작품’에는 뭔가 있겠다 싶었다. 갤러리조은 ‘파란’ 전 전경. 작가 성연화의 작품이 나란히 걸렸다. 거친 질감이 들여다보이는 사각한지를 조각퍼즐 맞추듯 캔버스에 붙여낸 ‘평온’(Serenity) 연작 중 두 점이다. 선의 흔적으로만 남긴 글씨의 획이 보인다. ‘평온 no.61’(2023·72.7×60.6㎝·왼쪽), ‘평온 no.56’(2023·91×91㎝)(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작은’ 한지로 맞춰낸 ‘큰’ 그림 작가 성연화(37)를 만난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갤러리조은. ‘파란’ 전을 열고 있는 곳이다. 성 작가만의 개인전은 아니다. 어느 정도 반열에 오른 중견작가 채성필(51), 장광범(51)과 여는 3인전이다. 사실 말이 3인전이지 정확히 3분의 1의 지분을 가졌다고 보긴 어렵다. 작가의 연륜으로나 작품의 규모로나 성 작가는 다른 두 작가에 한참 밀리니까. 그럼에도 전혀 기죽지 않고 있다. 흙과 물의 흔적으로 자연의 형상을 빚어내는 채 작가, 퇴적된 지층의 흔적을 그보다 적나라하게 물감으로 쌓아내는 장 작가의 강렬한 작품들이 걸린 그 사이에 어깨를, 아니 캔버스를 맞대고 있으니까. 프랑스를 오가며 활동하는 두 작가의 ‘어쩔 수 없는’ 빈자리까지 거뜬히 대신하고 있다고 할까. 작가 채성필·장광범·성연화가 3인전으로 열고 있는 갤러리조은의 ‘파란’ 전경. 채성필의 ‘땅과 달(Terre et Lune) J220815’(2022·왼쪽)이 성연화의 ‘흐름’(Flow) no.56’(2023·162.2×130.3㎝), ‘흐름(Flow) no.61’(2023·162.2×130.3㎝)과 비스듬히 마주보고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성 작가의 작품은 크게 두 갈래다. 한지에 묻혀낸 색의 짙고 옅음으로 시간의 흐름, 세상의 흐름을 캔버스에 붙여낸 ‘흐름’(Flow) 연작이 하나. 질감이 들여다보이는 사각한지를 조각퍼즐 맞추듯 캔버스에 붙여낸 ‘평온’(Serenity) 연작이 또 하나. 전시에는 100호 규모의 ‘흐름 no.56’(2023)과 ‘흐름 no.61’(2023)을 앞세워, 올해 작업한 크고 작은 두 연작 10여점을 걸었다. 서른 살 후반. 이미 ‘신진’의 딱지를 떼고도 남았겠다 싶지만, 성 작가가 첫 개인전을 연 것은 4년 전인 2019년이다. 대구갤러리에서 연 ‘시우’ 전. “시우지화(時雨之化)란 맹자(‘진심잔구상’ 편)에서 따온 말로 전시명을 삼았다. ‘때맞춰 내리는 비가 만물을 살린다’는 뜻인데 이를 내 식대로 해석했다. 뭐든 적절한 시기가 있다는 의미로 말이다.” 작가 성연화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갤러리조은에서 채성필·장광범과 열고 있는 ‘파란’ 전에 건 자신의 작품들 앞에 섰다. 왼쪽부터 ‘흐름(Flow) no.58’(2023·80.3×116.8㎝), ‘평온(Serenity) no.60’(2023·60.6×60.6㎝), ‘흐름(Flow) no.60’(2023·65.1×50㎝)(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뒤늦은 개인전만으로도 짐작이 되지 않는가. 죽어라 한 우물을 팠던가, 죽어라 팠던 한 우물을 덮었던가. 어느 쪽이든 고단하긴 마찬가지였을 거다. 그런데 세상에 그림을 판다기보다 신고하는 일쯤으로 여겼던 첫 개인전이 말이다. 작가에겐 “감 잡았다!”가 됐단다. 덕분에 서울 갤러리들에서 여는 공모전에 집중적으로 참가할 힘을 얻었고. 그러던 중 삼청동 갤러리일호에서 답이 왔다. 상으로 얻은 두 번째 개인전이자, 첫 서울 개인전을 그곳에서 열었다. 그다음엔 “미친 듯이”가 수순이었다. 봇물 터지듯 작품을 꺼내놓기 시작한 거다. 2021년 3회, 2022년에는 4회나 개인전을 했다. 그중엔 미국 LA 웨스턴갤러리에서 연 ‘현실주의와 초현실주의’ 전(2021)도 포함돼 있다. 이뿐인가. 독일·스페인·미국 등으로 작품을 날려보낸 단체전이 8회, 또 그 중간에는 아트페어에도 8회쯤 참여했더랬다. 이 중 절반이 해외 아트페어다. “이 모두가 채 4년도 못 된 시간 동안 이뤄졌다.” 성연화의 ‘흐름’(Flow) no.56’(2023·162.2×130.3㎝·위)과 ‘흐름 no.58’(2023·80.3×116.8㎝)의 일부를 확대해 들여다봤다. 물풀부터 커피안료, 아크릴물감, 파라핀까지 입힌 수제한지 조각에 한 단계씩 변화를 준 색의 층위, 하나하나 향으로 태워 마무리한 작업이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내공의 토대는 ‘서예’…단단한 배경으로 성 작가는 서예를 전공했다. 드물게 힘 있는 필체라고 칭찬이 자자했단다. 그런데 그걸 마다하고 ‘현대서예’를 하겠다고 나섰으니, 오랜 세월 글씨에 몰입해오신 어르신들이 한마디씩 보탤 만했다. 눈을 찔끔 감고 고안에 고안을 거듭했다. 캔버스에 연하게 글씨의 형체를 넣거나, 한지를 조각내 붙이는 ‘독창적인’ 회화작업이었다. 그랬더니 이번엔 그림만 그려온 선배작가들의 눈이 곱지 않았던 거다. ‘근본 없는 자격 미달’쯤으로 취급받았다고 할까. 어정쩡한 위치였다. 어느 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단 뜻이다. 한쪽에선 ‘정신 못 차리고 곁눈질 한다’고 야단이었을 거고, 다른 쪽에선 ‘어디서 굴러들어온 돌이냐’고 야단이었을 거다. 동양과 서양을 오가는 융합·조화, 이런 건 ‘일가를 이룬’ 대가들에나 해당하는 말이다. 이제 막 작가의 길에 들어선 새내기에겐 ‘제 길도 모르는’ 천방지축으로 보이기 딱이었을 거다. 작가 성연화가 갤러리조은에서 채성필·장광범과 열고 있는 ‘파란’ 전에 건 자신의 작품 ‘흐름’(Flow) no.56’(2023·왼쪽)과 ‘흐름(Flow) no.61’(2023) 앞에 섰다. 100호(162.2×130.3㎝) 규모의 작품은 극강의 밀도감으로 단련한 한지를 캔버스에 한 줄씩 올려붙여 시간의 흐름, 세상의 흐름을 흘려내고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보다 앞선 전적이 발목을 잡기도 했다. 2008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으나 ‘뜻한 바’를 이루지 못했다. 때마침 금융위기로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티다 졸업도 못한 채 돌아왔다”고 했다. 당장 먹고살 길이 막막해지자 1인기업을 차렸단다. 당시 불어온 ‘캘리그라피’ 바람을 타고 글씨 디자인과 서예를 가르치는 학원을 차린 거다. “10여년을 그렇게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내 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지더라. 첫 개인전은 그렇게 준비했다.” 이전이나 지금이나 성 작가가 추구하는 건 “따뜻하고 편안한”이란다. “작품을 하면서도 가장 편안하다는 생각이 들 때 멈춘다”고 했다. “우리는 시대의 흐름과 템포대로 살 수 없다는, 그걸 말하고 싶었다”고도 했다. 아트페어를 휩쓸고 개인전 완판도 경험했지만 성 작가는 “내 작품이 팔려나가는 게 여전히 신기하다”고 했다. 작가가 그러거나 말 거나 화단에선 빠르게 계산기를 두들기는 중이다. 잔잔한 자연색에 은은한 향까지 지닌 작품들이 컬렉터에게 제대로 ‘먹히고’ 있으니까. 파란빛의 정수를 모은 ‘파란’ 전에서 조용하게 일으키고 있는 파란은 그 ‘흐름‘의 과정일 뿐. 전시는 4월 8일까지. 작가 채성필·장광범·성연화가 3인전으로 열고 있는 갤러리조은의 ‘파란’ 전경. 한 관람객이 전시장에 걸린 작품들을 천천히 둘러보고 있다. 왼쪽 벽면에 걸린 성연화의 작품 ‘흐름’(Flow)·‘평온’(Serenity) 연작과 이웃한 채성필의 작품들이 보인다. ‘대지의 몽상 211220’(2021·162×130㎝·왼쪽)과 ‘물의 초상 220709’(2022·162×130㎝)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23.03.30 I 오현주 기자
돌아온 신사임당…5만원권 환수율 57%,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 돌아온 신사임당…5만원권 환수율 57%,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코로나19 확산 이후 집안 금고 속으로 들어갔던 신사임당이 은행으로 돌아오고 있다. 5만원권 환수율이 57%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을 회복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만원권 환수율(발행액 대비 환수액의 비율)은 작년 56.5%로 2019년 60.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2월까지 누적 환수율은 97.8%로 5만원권을 발행하면 대부분의 금액이 환수됐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환수율이 높다는 것은 화폐가 한국조폐공사를 통해 발행된 후 다시 발행주체인 한은으로 회수되는 비율이 높다는 의미로 시중에 화폐가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5만원권은 2009년 6월 첫 발행 이후 연간 약 50%의 환수율을 보여왔으나 경제위기나 코로나19가 있었던 해에는 환수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세월호 사건이 터졌던 2014년엔 5만원권 환수율이 25.8%로 떨어졌고 코로나19를 겪었던 2020년과 2021년엔 각각 24.2%, 17.4%로 역대 최저 수준의 환수율을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당시엔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내려가면서 은행에 예금을 해봤자 돌려받는 이자가 극히 적다보니 발행된 5만원권이 집안 금고로 숨어들어갔다는 분석이 많았다. 또 코로나19로 현금 사용이 줄고 온라인 비현금 거래가 급증한 데다 초저금리와 경기 위축으로 화폐 유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측면도 크다.작년부터 5만원권 환수율이 높아진 것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은이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1년 반간 무려 기준금리를 3%포인트나 올리면서 은행 예금금리가 오르자 5만원권의 환수율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집안 금고 속에 5만원권을 그냥 두는 것보다 은행 예금을 하는 것이 더 이득이 커진 영향이다. 실제로 정기예금 가중평균 금리는 한은이 금리를 올리기 전인 2021년 7월 0%대였는데 작년 11월 4.3%로 급등했다. 그 뒤로 두 달 연속 하락하며 올 1월 3.87%로 내려왔다. 5만원권 다음으로 고액권인 1만원권의 환수율도 코로나19 당시 때보다는 높아졌다. 1만원권은 통상 연간 환수율이 100%를 훌쩍 넘었는데 2020년 74.4%, 2021년 95.9%로 낮아졌다가 작년 127.6%로 통계 집계가 있었던 1992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코로나19로 현금확보 성향이 강해졌으나 그 이후 현금이 은행으로 돌아오면서 1만원권의 은행 예금이 먼저 시작됐고 그 뒤로 5만원권도 환수율이 높아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한은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금리가 인상되면 화폐 수요가 줄어 금융기관으로 화폐가 많이 환수되는 측면이 있다”며 “설 연휴 이후 5만원권 환수율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설 명절 전에는 현금 수요가 급증해 현금 인출이 많아졌다가 설 연휴 이후 세뱃돈 등이 은행 예금 등으로 유입되면서 올 들어 환수율이 더 크게 상승하게 됐다.
2023.03.30 I 최정희 기자
세월호 기억식 때 출장가는 이민근 안산시장…시민단체 반발
  • 세월호 기억식 때 출장가는 이민근 안산시장…시민단체 반발
  • 이민근 안산시장.[안산=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이민근 경기 안산시장이 4·16세월호참사 9주기 기억식이 열리는 날 해외 출장을 가게 돼 일부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4·16안산시민연대는 29일 “이 시장은 해외 일정을 취소하고 세월호참사 9주기 기억식에 참석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세월호 피해지역인 안산에서 시장은 희생자에 대한 범시민적 애도와 함께 참사의 아픔, 고통을 넘어 지역공동체의 회복과 생명·안전 사회로의 새로운 도시 비전을 제시해야 할 시대적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하지만 이 시장이 세월호참사가 부여한 책무를 저버린 채 9주기 기억식에 불참한다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세월호가 정쟁의 도구로 전락하고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잘못된 메시지를 주지 않을까 매우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또 “최근 안산시가 9주기 행사를 앞두고 그동안 진행해왔던 기억버스 광고에 대해 일부 시민의 불편한 감정을 이유로 안산시 예산으로 9주기를 홍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서 드러나듯 이 시장의 9주기 기억식 불참은 계획된 의도가 반영된 것이 아닌지 의심을 거둘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시장은 안산시민을 대표해서 9주기 기억식에 참석해야 한다”며 “희생자를 추모하고 4·16생명안전공원의 차질 없는 건립 약속 등 안전사회로의 메시지를 선포하라”고 요구했다.한편 이 시장은 다음 달 15~23일 투자유치 목적으로 독일, 스위스 출장을 간다. 세월호참사 9주기 기억식은 다음 달 16일 오후 3시 안산 화랑유원지 제3주차장에서 열린다. 안산시 관계자는 “다음 달 17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산업박람회 참석을 위해 이 시장의 해외 출장 일정을 변경할 수 없다”며 “기억식에 참석하지 않으려고 해외 일정을 정한 것은 아니다. 오해를 풀기 위해 이 시장이 유족을 만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3.03.29 I 이종일 기자
첫번째로 국보 지정된 숭례문, 두번째는?
  • 첫번째로 국보 지정된 숭례문, 두번째는?[알면 쉬운 문화재]
  • 우리 ‘문화재’에는 우리 민족의 역사와 뿌리가 담겨있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도 있듯이 수천, 수백년을 이어져 내려온 문화재는 우리 후손들이 잘 가꾸고 보존해 나가야 할 소중한 유산이죠. 문화재는 어렵고 고루한 것이 아닙니다. 문화재에 얽힌 재밌는 이야기, 쉽고 친근하게 배울 수 있는 문화재 이야기를 전합니다.<편집자주>[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학창시절 국사시간에 배웠던 수많은 내용 중에서도 ‘국보 1호’가 남대문(숭례문)이라는 것은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기억을 합니다. 2008년 2월 10일 발생한 화재로 소실되면서 전 국민적인 안타까움을 안겼지만, 화마의 상처를 딛고 복원 작업을 거쳐 2013년 5월 다시 문을 열었죠.사실 지금은 국보 몇호, 보물 몇호라고 지정번호를 사용하진 않습니다. 문화재청에서 국보와 보물, 사적 등 국가등록문화재를 표기할 때 지정번호를 표기하지 않도록 2021년 지정번호제도를 개선했기 때문이죠. 문화재 지정번호는 국보나 보물 등 문화재를 지정할 때 순서대로 부여하는 번호입니다. 하지만 일부에서 문화재 지정순서가 아닌 가치 서열로 오인해 서열화 논란이 제기되는 경우가 있어 지정번호제도를 개선했죠.그렇다면 두번째 국보로 지정된 문화재는 무엇일까요? 동대문일까요? 동대문(흥인지문)은 국보가 아닌 ‘보물’로 지정돼 있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에게 두번째로 지정된 국보를 아는지 물어보면 머리를 긁적이는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오늘은 중요한 문화유산이지만 많은 이들의 기억에서 사라진 두번째 국보의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두번째 국보로 지정된 문화재는 ‘원각사지 10층 석탑’입니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 가면 볼 수 있어요. 탑골공원은 1919년 3월 1일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며 독립운동의 기치를 올린 곳이에요. 이곳엔 원래 세조 11년(1465년)에 세워진 원각사라는 절이 있었는데요. 1504년 연산군이 자신의 유희를 위해 ‘연방원’이라는 이름의 기생집으로 만들면서 절은 없어지고 터만 남게됐지요. 석탑은 사찰 창건 당시의 건조물이에요. 탑의 윗부분에 남아 있는 기록으로 세조 13년(1467년)에 만들어졌음이 확인됐어요. 그래서 이 탑을 원각사지 10층 석탑이라고 부른답니다. 원각사지의 ‘지(址)’는 터라는 뜻이에요.원각사지 10층 석탑(사진=문화재청).‘원각사지 10층 석탑’의 높이는 약 12m입니다. 하늘로 쭉 솟아오른 날렵한 몸매와 층층이 화려하고 정교한 탑신(塔身·몸체), 표면 조각을 갖추고 있어요. 독특하고 이국적인 매력을 지녔죠. 지붕과 기둥 등이 섬세하게 표현돼 있고 의장(意匠·장식)이 풍부해 조선시대 석탑으로는 최우수 걸작으로 평가받습니다.탑신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아’(亞)자 모양입니다. 정사각형이 있고, 네 개의 변으로 직사각형이 튀어나온 모습이어서 ‘아자형’이죠. 고려때 경천사지 10층 석탑이 라마교 탑의 영향을 받아 제작됐고, 원각사지 10층 석탑은 경천사지 석탑을 모방해 만들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지금도 경천사지 10층 석탑과 원각사지 10층 석탑을 헷갈려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원각사지 10층 석탑’은 층마다 여러가지 조각으로 화려하게 장식이 돼 있어요. 용과 사자, 모란과 연꽃을 비롯해 부처와 보살, 삼장법사와 손오공 등 서유기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찾아볼 수 있죠. 모두 섬세한 수법으로 새겨져 조선시대 석탑으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우수한 조각솜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수려한 장식을 새길 수 있었던 비결은 석탑의 재료에 있어요. 우리나라 석탑의 일반적인 재료는 화강암인데 반해 원각사지 석탑은 대리석으로 만들었습니다. 대리석은 화강암에 비해 부드러워요. 따라서 탑의 각 표면에 정교한 조각을 넣을 수 있었던 겁니다.원각사지 10층 석탑의 표면 장식(사진=문화재청).원각사지 석탑은 18세기에 실학파의 거점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했어요.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 유득공 등은 원각사 터 주변에 있는 자신의 집들을 오가며 시대와 백성을 고민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백탑파’(白塔派)라 부르는데요. 탑골 백탑 아래에서 모임을 가졌기에 붙은 이름입니다. 백탑은 말 그대로 ‘하얀탑’이라는 뜻이에요. 대리석으로 만든 원각사 탑이 화강암으로 만든 여느 탑보다 더 하얗기 때문입니다. 이후 1890년대 말에서 1900년대 초 원각사 터에는 근대식 공원이 조성됐어요. 이때부터 우리는 이곳을 탑골공원 혹은 파고다공원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현재 석탑은 유리 보호각 안에 들어가 있어요. 야외 석조 문화재는 오랜 세월 비바람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데요. 비둘기가 배설물을 쏟아내기도 하고 산성비의 피해도 심각했죠. 그러다 1990년 누군가 돌을 던져 탑의 표면 일부가 훼손되는 사고가 발생했어요. 석탑의 훼손을 막기 위해 2000년 유리 보호각을 만들어 탑을 완전히 덮어 씌우게 된거죠. 원각사 탑의 정교한 매력을 제대로 느끼기는 아쉬워졌지만, 그래도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하네요.유리 보호각을 씌운 원각사지 10층 석탑(사진=연합뉴스).
2023.03.25 I 이윤정 기자
"곧 죽어도 명품" 푸틴 애착 브랜드
  • "곧 죽어도 명품" 푸틴 애착 브랜드[누구템]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8일 밤 우크라이나 점령지 마리우폴 주택단지를 깜짝 방문한 모습이 러시아 국영TV를 통해 공개됐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지난해 2월 조국 수호자의 날 기념 콘서트 당시 착용해 화제를 모았던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로로피아나’ 패딩을 입고 주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이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푸틴 대통령의 명품 사랑에 안팎에서 지적이 나온다.마리우폴 주택단지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러시아 국영방송사인 VGTRK 영상 캡처. (사진=AFP)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타임즈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 18일 밤 마리우폴 주택 단지를 방문해 주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해당 영상은 러시아 크렘린궁 홈페이지에도 올라왔다. 푸틴 대통령이 이날 착용한 패딩은 로로피아나의 제품이 착용이다. 로로피아나 마니아로 알려진 푸틴은 앞서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된 직후인 지난해 3월 크림반도 병합 8주년 기념 콘서트에서도 이 제품과 함께 이탈리아 명품 ‘키튼’의 흰색 터틀넥을 착용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당시 로로피아나 패딩 가격은 약 50만루블(당시 환율로 약 1700만원)으로 이는 러시아인 평균 연봉(약 68만 루블)과 맞먹는다.약 100년의 역사를 지닌 로로피아나는 고대부터 ‘신의 섬유’로 불리는 ‘비쿠냐(vicuna)’를 독점 생산하는 기업이자 최고급 캐시미어를 취급하는 명품 브랜드다. ‘품질에 있어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소량의 제품만 생산하기로 알려진 데다 높은 가격과 희소성에 상위 1% 부자들이 즐겨 입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로로피아나는 프랑스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에 소속돼 있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크림반도 병합 8주년 기념 행사에 입고 등장한 로로피아나 패딩과 키튼 목 폴라. 두 제품은 각각 1700만원, 380만원 상당의 고가로 알려졌다. (사진=뉴스1)로로피아나는 부유층에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면서 이따금 ‘블레임룩(Blame Look,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인물의 패션)’ 브랜드로 거론되며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지난해 ‘푸틴 패딩’이 논란이 됐던 당시 로로피아나 창업주의 일원인 피에르 루이스 로로피아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푸틴이 우리 브랜드 옷을 입고 연설을 한 것에 전 세계 주목하는 것이 매우 당황스럽다”며 “러시아에 대한 의류 공급을 전면 중단했고 모든 매장 역시 무기한 폐쇄된 상태”라고 말하기도 했다.로로피아나는 국내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시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08년 공식 석상에서 착용해 화제가 됐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유병언 전 세모 그룹 회장이 사망 당시 입고 있던 점퍼 브랜드로 대중에게 알려졌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월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집회장에 들어선 모습. 이날 착용한 제품은 프랑스 명품 디자이너 브랜드 세라핀 제품. (사진=AP)푸틴 대통령의 명품 사랑은 유별나다. 그는 지난 달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 ‘조국 수호자의 날’ 기념 콘서트 당시에도 유럽 현지에서 굴지의 명품 브랜드로 취급받는 ‘세라핀’의 디자이너 코트를 착용했다. 러시아 야당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제품 가격은 59만 루블(한화 약 1008만원) 수준이다. 세라핀은 국내에는 생소한 브랜드지만 유럽 현지에서 인정받는 명품 위의 명품으로 꼽히는 브랜드 중 하나다. 세라핀은 사슴, 염소 등 다양한 가죽 제품을 취급하는 브랜드로 로로피아나와 마찬가지로 장인들의 손에서 극소량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 재킷 등 가격대는 1000만~3000만원대에 육박한다.
2023.03.24 I 백주아 기자
세월호 유족 불법사찰 참모장, 보석으로 석방
  • 세월호 유족 불법사찰 참모장, 보석으로 석방
  •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세월호 유족을 불법 사찰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전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참모장들이 보석으로 풀려났다.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부(이창형 이재찬 남기정 부장판사)는 지난 17일 전 참모장 김모, 지모 씨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재판부는 보석 조건으로 보증금 5000만원을 내도록 하되 보석보증 보험증권으로 대신할 수 있도록 했다. 석방 이후 법원이 소환하면 출석해야 할 의무가 부과됐고, 출국이나 3일 이상 여행에 앞서 법원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조건도 달았다.김씨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뒤 석달간 세월호 유족의 개인정보와 동향을 사찰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2018년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청 정보국에서 받은 정부 비판적 단체의 집회계획을 재향군인회에 전달해 장소를 선점하게 하거나 ‘맞불집회’를 여는 데 활용토록 한 혐의도 있다.지씨는 당시 정보융합실장으로서 김씨와 공모, 세월호 유가족의 성향 사찰을 지시한 혐의로 2019년 4월 기소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등 여론 조성 작업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재판부는 세월호 유가족 첩보 수집에 대해 “국내 정치에 개입할 목적으로 벌인 행위로 기무사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향후 불구속 상태로 항소심 재판을 받게 된다. 다음 달 20일 이들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3회 공판이 열린다.
2023.03.20 I 신수정 기자
창립 27주년 경기신보, 노사간 '상생협력'으로 새 지평 연다
  • 창립 27주년 경기신보, 노사간 '상생협력'으로 새 지평 연다
  • 20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홀에서 열린 경기신보 창립 27주년 기념식에서 시석중 이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경기신용보증재단)[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경기신용보증재단이 창립 27주년을 맞아 ‘노사상생협력 공동선언’을 선포하며 미래지향적 노사문화의 지평을 열었다. 20일 수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홀에서 열린 경기신보 창립 기념식에는 시석중 경기신보 이사장과 김종우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참석했다. 올해로 창립 27주년을 맞은 경기신보는 경기신보는 담보력이 부족한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신용보증 제도를 통해 실질적인 자금을 지원하는 경기도 유일의 공공금융기관이다.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메르스와 세월호 사태, 코로나19 팬데믹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경제위기에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해온 경기신보의 현재 누적 신용보증 공급금액은 45조 원을 돌파했다. 경기신보는 이날 기념식에서 생산적이고, 합리적인 노사관계 정착을 위해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 실현을 위한 경기신보 노사상생협력 공동선언’을 선포했다. 이는 시석중 경기신보 이사장의 미래지향적 노사문화 조성에 대한 강한 의지로 추진됐다. 공동선언문에는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생산성 향상과 재단의 발전을 위한 상호협력 △노동자들의 건강권 보호를 통한 안전한 직장문화 조성 △비상상황 발생 시 노사가 중단없는 업무수행을 위해 협조 △직원 인권보호와 청렴의무준수, 윤리경영 정착 등 신바람 나는 조직문화 건설에 적극 협력할 것 등의 내용이 담겼다. 공동선언에서 김종우 노조위원장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일념으로 헌신해온 임직원 덕분에 경기신보는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며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경기신보 노사는 우수한 인재들이 열정을 가지고 일하고, 경기도의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보람을 얻을 수 있는 발전적인 조직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시석중 이사장은 “코로나19 피해가 미처 회복되기도 전에 발생한 복합위기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운명은 바람 앞의 등불같이 위태로운 상황이다”라며 “올해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경기신보가 새로운 관점, 시각, 방식으로 일하고, 시장과 고객의 변화를 읽고 대응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곧 위기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경기신보 노사는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를 선도하는 도민의 비즈니스 성공파트너’로 거듭날 수 있도록 꿈과 희망이 넘치는 신바람 나는 일터, 막힘없이 소통하는 살아 움직이는 조직을 경기신보 임직원이 함께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시 이사장은 끝으로 “영업점 내 맞춤형 컨설팅 기능 강화, 위기극복에 필요한 보증재원의 선제적 확충, 대면·비대면 연계한 고객중심의 지역보증체계 구축이라는 경영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며 “앞으로도 경기도 지역경제를 지켜낼 믿음직하고 듬직한 27살 청년 경기신보를 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봐달라”고 전했다.또한 기관 내 청렴문화 확산 및 반부패 추진 노력의 일환으로 ‘임직원 청렴서약식’도 함께 열렸다. 임직원들은 청렴서약서를 통해 공정한 업무수행으로 신뢰받는 기업문화 창조 및 고객감동과 투명경영 실천 의지를 다지고, 법과 규정에서 정한 청렴의무사항을 준수하며 더 높은 청렴성으로 품위있는 사고와 행동을 할 것 등을 함께 맹세했다. 한편, 이날 창립기념식에서는 기관 내 청렴문화 확산 및 반부패 추진 노력의 일환으로 ‘임직원 청렴서약식’도 함께 열렸다. 경기신보 임직원들은 청렴서약서를 통해 공정한 업무수행으로 신뢰받는 기업문화 창조 및 고객감동과 투명경영 실천 의지를 다지고, 법과 규정에서 정한 청렴의무사항을 준수하며 더 높은 청렴성으로 품위있는 사고와 행동을 할 것 등을 함께 맹세했다.
2023.03.20 I 황영민 기자
세월호 참사 9주기 한 달 앞…"'국가 부재' 참사 여전, 안전사회 촉구"
  • 세월호 참사 9주기 한 달 앞…"'국가 부재' 참사 여전, 안전사회 촉구"
  •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세월호 참사 9주기를 한 달 앞둔 가운데, 유족 단체가 이태원 참사와 같은 ‘국가 부재’ 참사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며 안전사회 건설을 촉구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가 16일 세월호 기억공간이 설치된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과 약속의 달 선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김영은 수습기자)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는 16일 오전 세월호 기억공간이 설치된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과 약속의 달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안타까운 죽음이 사회 곳곳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이들은 “2014년 4월 16일 이전과 이후를 다르게 만들기 위해 다짐하고 분투해왔지만, 생명 존중의 안전 사회를 향한 기대는 10·29 이태원 참사 앞에 무너졌다”며 “예견할 수 있었고 예방할 수 있었지만, 세월호참사 때와 마찬가지로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부재를 목격했다”고 규탄했다. 이날 단체 관계자 20여명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안전 사회 향해 손 맞잡고 끝까지 함께 반드시 진실’, ‘기억 약속의 달 4월’,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 약속 책임’ 등 피켓을 들고 회견에 참여했다.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진상규명과 제대로 된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세월호참사 유족들은 9년째 ‘제대로된 진실 규명’을 요구 중이다.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성역 없는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안전 사회 만들기를 위해 행동하고 함께 싸워 왔지만, 당연히 이 책무를 가진 국가는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이태원참사를 지켜보며 우리의 9년 노력이 허망하고 참담하게 느껴졌지만 기억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으면 참사는 또 반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경 4·16연대 대표도 “세월호참사와 너무 닮아 있는 이태원참사를 지켜보면서 진실 규명,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위한 우리 걸음 멈출 수 없었다”며 “세월호참사 이후로 정권이 두 번이나 바뀌었지만 책임자 처벌은커녕 침몰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고, 이태원참사는 국가 무능을 넘어 사회적 참사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를 그대로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 활동 결과에 따른 대통령과 국회의 후속 조치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통한 재난참사 피해자의 권리 보호 등을 촉구했다. 생명안전기본법은 안전사고 발생시 피해자가 참여하는 독립적 조사가 가능토록 하는 내용이다.사참위는 3년 6개월간 세월호 침몰 관련 조사를 벌여 지난해 6월 결과를 발표하고, 정부의 공식 사과와 피해자 사찰 등에 대한 감사 실시, 해양 재난 수색 구조 체계 개선 등을 권고한 바 있다.이들은 다음 달 8일 대통령실 앞에서 세월호참사 이후 국가폭력의 책임 인정 및 사과와 후속조치 이행을 촉구하는 시민대회를 개최하고, 같은 달 16일 오후 4시 16분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세월호참사 9주기 시민기억식을 연다.
2023.03.16 I 조민정 기자
전세사기 근절하려면
  • [법조프리즘]전세사기 근절하려면
  • 법무법인 바른 조재빈 변호사.[조재빈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 변호사] 지난 해부터 빌라왕, 건축왕 등으로 불리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수천 채의 빌라를 소유하면서 무주택 서민들을 상대로 전세사기를 한 사람들이다. 피해규모는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 대통령이 제도 보완과 철저한 단속을 지시했고 정부 차원의 대책도 나왔다. 그러나 최근 한 전세사기 피해자는 정부 지원책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2014년 정부합동 부패척결추진단 총괄기획팀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전세사기범들을 일망타진한 경험이 있다. 세월호 이후 범정부적 적폐청산 작업의 일환이었다. 당시 정홍원 국무총리는 총리실에 정부합동기구를 신설하고 적폐청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현할 수 있도록 ‘부패척결추진단’으로 작명했다. 필자는 총리의 지시로 추진단의 기능, 조직, 구성 등에 관한 총리 훈령을 직접 만들었다. 추진단은 국민안전 위해, 폐쇄적 직역, 국가재정 손실, 반복적 민생, 공정성 훼손 등 5대 분야의 비리를 중점 척결했다.‘전세사기’는 서민을 위한 정책자금을 빼먹는 국가재정 손실 비리였다. 2013년 기준 전세자금 보증액은 13조1000억 원이고, 보증사고로 인한 국민주택기금의 대위변제액은 1628억 원으로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였다. 필자는 검찰 수사를 통해 77억 원대 전세사기를 적발한 상황에 주목했다. 대출전문 사기단이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90%까지 보증하는 국민주택기금을 조직적으로 편취하고 있었던 것이다. 총책은 유령법인을 섭외한 후 위조책을 두고 전세계약서, 재직증명서 등을 위조했다. 모집책은 대출신청자, 허위 임대인·임차인을 모집했다. 허위 임차인은 사기단의 지시대로 허위서류들로 시중은행에 대출을 신청했다. 그러면 시중은행은 HF의 보증만 믿고 서류심사를 부실하게 한 후 허위임대인에게 대출금을 송금해 주는 구조였다. 실태조사 결과, HF는 사기대출 예방을 위해 나름의 조치를 취했지만 사기단의 조직적 범행까진 막지 못했다. 당시까지 HF가 입은 피해에 대해 수사의뢰나 고발도 전혀 없었다.필자는 전세사기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HF와 협업했다. 2012년경부터 발생한 대출사고를 전부 조사했다. 동일 회사에서 6개월 내에 3명 이상 대출·보증을 이용하거나 사고발생률 60%이상, 1년 미만을 재직자를 사기혐의자로 선별했다. 이에 더해 개인사업자로 폐업하거나 사업장 현장조사 결과 유령회사로 폐문부재이고 서류를 위조한 업체를 사기의심업체로 선별했다. HF는 1차로 76개 업체, 343명, 피해금액 247억 원을 수사의뢰했다. 2차로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2008년경까지 조사범위를 확대해 101개 업체, 150명, 피해금액 89억 원을 추가 수사의뢰했다. HF의 직원들도 검찰에서 수사를 도왔다. 단기간에 수백 명의 사기범들이 구속됐다. 더 나아가 필자와 HF는 사기대출 적발·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HF는 임차주택과 사업장에 대한 현장실사를 강화했고, 사기대출 전담팀을 구성해 상시모니터링을 실시하는 한편, 의심사례가 있을 경우 신속하게 수사의뢰를 했다. 검찰은 관련 자료와 확정판결문을 HF에 제공해 수사결과를 공유했다. HF는 이를 근거로 사기대출 공범자에 대한 재산조회,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 피해금액 환수 조치를 진행했고 사기업체를 전산 등록해 관리했다. 추진단 주도로 국세청, 건강보험관리공단, 국민연금관리공단 등도 자료를 공유하거나 제공하는 등 적극 협력했다.전세사기로 인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의 보증피해는 1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2014년 필자와 협업했던 HF의 보증 피해는 거의 없다. 수사 등 외부의 노력만으로 전세사기는 근절되지 않는다. 필자가 몸담았던 조직이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으로 존속하고 있다. 추진단이 HUG 등과 협력해 내부 자료를 토대로 보증피해 사례를 전수조사 한 후 서민들의 눈에 피눈물을 흘리게 한 자들을 전부 찾아내어 엄정한 책임을 묻고 그들이 보유한 범죄수익을 모두 환수해야 한다. 어려움에 처한 피해자를 위해 맞춤형 대책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정부의 역량을 한데 모아 국민을 살리는 대책을 마련해 주기를 기대한다.
2023.03.16 I 전재욱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SVB발 줄파산 공포, 亞증시 검은 화요일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다음은 15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 △1면-SVB발 줄파산 공포, 亞증시 검은 화요일-“기시다, 日기업 적극적 기금 참여 이끌어야”-尹 “주 최대 69시간 근로 보완하라”-한일 셔틀외고 12년 만에 재개… 수출규제·지소미아 갈등 푼다△2면 종합-모든 연진이 ‘인과응보’ 위해 ‘학폰근절’ 정부도 움직였다-런던서 리버버스 탄 오세훈 시장 “잠실~상암 30분, 한강버스 검토”△3면 SBV 파산 후폭풍-예금 찾아 나온 고객들 “내 돈은 찾았지만 스타트업 피해는 걱정”-“다음 파산은 어디냐” 공포 커지는 월가, “은행 규제 강화” 칼 빼든 백악관·연준△4면-‘금융 시스템 위기’로 번질라… ‘안전자산’ 美 국채·금으로 우르르-코스피 -2.56%, 코스닥 -3.91%, 하루 늦게 무너진 아시아 증시-추경호 “국내 영향 제한적… 필요시 시장 안정조치”△5면 한일 정상회담 D-1-시동 건 한일관계 정상화… 강제징용 제3자 배상 후속조치 논의 급물살-한덕수 “한일 기후변화·첨단산업 협력 활발해질 것”-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재계 총수들 일본 총출동△6면 한일 정상회담 D-1, 특별인터뷰-한일 모두 지정학적으로 너무 위험… 무역·공급망·북핵 협력해야△8면 종합-회계서류 안 낸 노조 86곳 과태료·현장조사… 노동계 “법적 대응”-“연장근로 회사 취업 안 해”… 노동개혁 추진동력 MZ 등 돌려-이원모 446억원, 김은혜 265억원… 대통령실 참모 재산, 국민의 10.5배-양회 끝나자 관광 빗장 푼 시진핑… 오늘부터 중국여행 OK△9면 정치-공천TF에 비명계 대거 배치 했지만… 식지 않는 ‘李 책임론’-민주, 오늘 ‘한국판 IRA법’ 발의… “정부안 수용해 반도체 세액공제 확대”-김기현·황교안 회동 ‘원팀’ 공감은 했지만-北, 또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 상시화-여야 ‘정쟁의 장’ 된 법사위… 법안 500건 표류 △10면 경제-반년 미뤄진 재정준칙 법제화, 국회 통과 재시동 -지역별로 다른 전기요금, 가능할까-SVB 사태 불안 커지는데… ‘금융현안대응반’ 없앤 기재부-환율·국제유가 오름세… 수입물가 넉달 만에 반등△12면 금융-4대은행, 지난해 장부상 투자손실만 2.7조… 1년새 50배 급증-시중銀 평균 유동성비율 농협 122%로 가장 높아-금융당국, 중도상환수수료 없는 주담대 추진-파리 날리는 MG손보 매각… 대주주 소송·IFRS17 걸림돌△13면-호주도 핵잠수함 띄운다… 오커스, 中견제 본격화-크레디트스위스 “재무제표서 중대한 결함 확인”-“習, 푸틴 이어 젤렌스키와 회담”… 러·우크라 중재 나서나-러, 흑해 곡물협정 60일 연장 ‘개도국 식량 위기’ 한숨 돌려△14면 산업-동박 강자까지 품었다…롯데 ‘2차전지 소재 밸류체인’ 완성-LG, 글로벌 전장 영토 확장… 멕시코 공장에 400억 추가 투자-다시 날개 펴는 이스타항공 “3년 간 실패가 가장 큰 경쟁력”-한국 온 볼보 CEO “전기 SUV 출격… 5년 연속 1만대 판매 자신”△15면 ICT-글로벌 빅2 자문사 “문제없다” 의견에도...KT, 외풍에 주가 3만원 붕괴-카카오엔터 자회사 ‘타파스’ 국내법인 내달부로 청산한다-다시 뛰는 국내 메타버스...‘본디’ 이탈자 잡을까-D램을 AI반도체로...데이터 시대 이끌 ‘키’ 찾았다△16면 소비자생활-고객 취향 저격 멘트...‘초개인화 서비스’ 유통계 강타-단백질을 마신다...프로틴 전쟁 불끈-‘여름 별미’ 매콤한 비빔면, 모델 경쟁도 벌써 후끈-이제훈 사장 “12년 역성장 고리 끊고 전채널 가시적 성과”△18면 증권-중국·중동의 힘 믿는다, 반등 꿈꾸는 철강·화학-그녀 얼굴에 꽃이 핀다...봄바람 부는 화장품부-LG화학 18% 뛰었는데...3% 주저앉은 롯데케미칼, 왜?△19면-사모운용 전수검사, 해외부동산 많은 곳 ‘벌벌’-“투자전략 차별화로 유니콘 키울 것”-불안한 증시에 또 무증 릴레이...폭탄돌리기 주의보-‘자본시장 발전’ 종합대책 상반기 나온다△20면 부동산-가덕신공항, 매립식 육·해상 걸쳐 배치...2030 부산엑스포 전 개항한다-‘토종vs외산’ 고속철 빅매치...누가 웃을까-영등포자이·둔촌주공 흥행 ‘동·서’가 잇는다△22면 건강-어깨 회전근개파열 수술에 PRP 접목...재파열률 낮추고 통증 줄여줘-명치나 오른쪽 윗배 통증땐 담낭염 의심을-책상·의자...혼자서도 가능한 허리 견인치료△24면-日 몰락서 韓이 얻어야 할 교훈은... ’반도체 고민‘ 담긴 尹대통령의 책-“여자치고 잘하네” 게임판 속 편견-주식은 사도, 주식회사는 모르는 당신을 위해△25면 오피니언-[오피니언] 부동산 시장 바닥은 어디일까-[기고] 무너지는 소아응급의료, 지자체가 나설 때-[기자수첩] SVB사태의 교훈, 메기보다 금융안정△26면 피플-세계시민 정신 갖고 탄소중립 실천해야 미래 있다-손열음 “모차르트는 집이자 모국어”-“소방관 돕자” 최태원·정의선·조현준 ‘신기업가정신’ 실천-한화솔루션, 글로벌 CTO에 GE리뉴어볼에너지 부사장-NHN클라우드, 자회사 공동대표로 허희도 영입△27면 사회-檢, 리스크 무릅쓰고 강압수사 못해...극단 선택 막을 안전장치 필요-‘尹 강제동원 해법’에...서울대 민교협 “외교 없는 참사, 철회하라”-‘반성없는 반성문’ 이젠 안통합니다-가짜뉴스 1위는 ‘세월호 고의 침몰설’-도심 제한속도 시속 50→60km로 상향
2023.03.14 I 석지헌 기자
바른언론 “세월호 고의 침몰설…‘가짜뉴스’ 인정 가장 많아”
  • 바른언론 “세월호 고의 침몰설…‘가짜뉴스’ 인정 가장 많아”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사단법인 바른언론시민행동(이하 바른언론)은 ‘국내 11대 가짜뉴스’를 선정하고 ‘세월호 고의 침몰설’ 관련 보도를 거짓으로 보는 비율이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11대 가짜뉴스 중 거짓이라 보는 비율이 가장 낮은 건 ‘노무현 재단 내사설’로 조사됐다.(자료=바른언론시민행동 트루스가디언)바른언론 ‘트루스가디언’이 오는 15일 창간을 맞아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짜뉴스에 대한 인식 차이’를 묻는 항목에서 ‘세월호는 정부에서 고의로 침몰시켰다’는 질문에 응답자의 73%가 ‘거짓’으로, 14%가 ‘사실’이라고 답했다. 연령별로 40대의 21%, 이념적으로 진보 성향 응답자의 21%가 여전히 세월호를 정부가 고의 침몰시켰을 것이라는 의심하거나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어 ‘원자력 발전은 경제성이 없다’(거짓 69%·사실 15%),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량의 금괴를 숨겼다’(거짓 65%·사실 12%), ‘서해안 피살 공무원은 자진 월북하려했다’(거짓 55%·사실 23%)는 응답이 뒤따랐다.반면 ‘소득주도성장은 양극화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0%가 거짓으로 답하면서 사실(24%)이라고 응답한 비율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장동게이트는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 게이트다’(거짓 48%·사실 31%), ‘장자연 사건을 폭로한 윤지오는 의인이다’(거짓 48%·사실 24%) 등으로 조사됐다.특히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질문에서 이념상 진보 측은 사실(52%)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더욱 높게 나타났다. 지역적으로는 광주·전라에서 사실과 거짓이 각각 40%로 나왔고, 연령별로는 40대(거짓 42%·사실 39%)와 50대(거짓 47%·사실 38%)가 다른 연령대보다 사실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이 밖에 ‘김건희 여사는 과거 유흥업소 출신 쥴리였다’는 질문에는 응답자 중 40%가 거짓, 33%가 사실로 답했다. 또 ‘현직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이 청담동에서 술자리를 가졌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최초 유포자가 다시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음에도 거짓 40%, 사실 34%로 조사됐다.한편 거짓 인정 비율이 가장 낮은 항목은 ‘검찰이 노무현재단을 내사했다’(거짓 31%·사실 43%)로 나타났다. 가짜뉴스의 주요 생성주체와 전파경로로는 ‘유튜브’가 각각 62%와 66%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카카오톡·페이스북·트위터 등 SNS가 각각 46%로 뒤를 이었다.이번 조사는 트루스가디언이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에 의뢰, 지난 6~8일 3일간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모바일 웹서베이 방식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한편 바른언론은 올바른 여론의 조성을 위협하는 각종 허위정보를 감시한단 목표로 지난 1월 창립총회와 법인 허가를 거쳐 지난달 22일 창립 심포지엄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빅데이터 기반 ‘가짜뉴스 아카이브’ 시스템 도입 등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과학적이고 객관적 방식으로 가짜뉴스를 모니터링하고 검증·식별해 언론의 공정 보도 풍토와 건전한 국민 여론 형성을 활동 목표로 삼고 있다.
2023.03.14 I 김범준 기자
"미쳤다…" 백자의 '선 넘은 유혹', 리움의 '칼을 간 야심'
  • "미쳤다…" 백자의 '선 넘은 유혹', 리움의 '칼을 간 야심'
  •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전 전경. 185점을 내놓은 전시에서 국보·보물 31점 등 대표주자로 뽑아낸 42점을 한곳에 모았다. 그중 ‘백자청화 보상화당초문 호’(16세기·보물)의 앞과 뒤. 뒤쪽 받침대에 정교하게 색과 도안을 이어 그린 리움미술관의 ‘보존처리’ 기술이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말문이 막힌다. ‘홀리자’ 작정을 하고 덤비는데 당해낼 재간이 있겠나. 빠져들 수밖에. 미혹될 수밖에. 그것도 하나둘이어야지 감당을 하지. 집단으로, 뭉텅이로 가슴팍을 파고드는 데야. 간신히 꺼낸 외마디는 이거다. “미쳤다.” 빛과 어둠으로 세상을 가르던 때가 있었다지만, 그건 이 광경을 못 봤을 때의 얘기다. 여기엔 하나가 더 있는데. 빛으로도 꺼낼 수 없고 어둠으로도 묻을 수 없는, 저들이 스스로 내는 광채. 눈앞에 믿기 어려운 자태로 도열한 ‘조선백자’ 42점이 말이다. 그래, 맞다. 살면서 백자에 홀리는 날을 맞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얘기를 이토록 ‘장황하게’,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게’ 하고 있는 거다. 혼을 빼놓고 마음을 훔쳤으면 다 가져간 게 아닌가. 리움미술관이 2004년 개관 이후 도자기만으로 꾸린 첫 기획전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전경. 185점을 내놓은 전시에서 국보·보물 31점 등 대표주자로 뽑아낸 42점을 한곳에 모아 스펙터클한 광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앞쪽에 ‘백자청화 홍치명 송죽문 호’(1489년·국보)가 놓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전은 그렇게 시작한다. 리움미술관이 ‘도자기’를, 그것도 ‘국보’ ‘보물’이란 태그가 붙은 도자기를 전시장에 내놓은 건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단연 처음이다. 2004년 미술관이 개관한 이래 단 한 번도 없었다는 도자기만으로 꾸린 기획전이라서다. 청화백자면 청화백자, 달항아리면 달항아리, 굳이 선을 긋지 않고 쪼개지 않고 조선 500여년 도자기역사를 ‘백자’란 단 하나의 키워드로 결집한 것도 처음이란다. 리움미술관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전 전경. 185점을 내놓은 전시에서 국보·보물 31점 등 대표주자로 뽑아낸 42점을 한곳에 모아 인위적인 조명보다 더한 광채를 내는 백자 도열을 만들어내고 있다. 앞쪽에 ‘백자청화 매죽문 호’(15세기·국보)가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쉽게 닿을 수 없던 곳에 ‘박혀’ 있던 백자를 한자리에 불러 모은 것 또한 처음이다. 리움미술관의 소장품은 당연한 거고, 도자기 하면 마땅히 줄 세울 국내 기관들의 소장품을 망라했다. 간송미술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호림박물관을 비롯해 이젠 국립중앙박물관의 식구가 된 이건희컬렉션 기증품 중에서도 뽑아왔다. 여기에 ‘조선백자’의 아픈 손가락까지 건드렸다. 일본으로 건너간 도자기를 수소문한 건데, 도쿄국립박물관·오사카시립동양미술관 등 6개 기관의 ‘기꺼운’ 협력을 받았다고 했다. 리움미술관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전 전경. 185점을 내놓은 전시에서 국보·보물 31점 등 대표주자로 뽑아낸 42점을 한곳에 모아 스펙터클한 광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앞쪽에 ‘백자철화 포도문 호’(18세기·국보)가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185가지 ‘백’의 향연…개막하자 마자 매진 행렬낱낱이 산산이 흩어져 있던 ‘조선의 백자’ 185점(국내서 151점, 일본서 34점)이 그렇게 모였다. 하지만 이 역시 ‘되는 대로’는 아니다. 대표작을 엄선했다는데. 이 중 가장 앞줄에 세울 만한 국가지정문화재, 그러니까 국보·보물로 지정된 백자가 31점(국보 10점, 보물 21점)이다. 나라를 통틀어 59점인 국가지정문화재(국보 18점, 보물 41점) 중 절반 이상을 가져다 놓은 거다. 발끝이 머무는 데마다 국보가, 눈 돌리는 데마다 보물이 포진해 있다고 할까. 리움미술관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전 전경. 185점을 내놓은 전시에서 국보·보물 31점 등 대표주자로 뽑아낸 42점을 한곳에 모아 인위적인 조명보다 더한 광채를 내는 백자 도열을 만들어내고 있다. 왼쪽은 ‘백자청화 매죽문 호’(15∼16세기), 오른쪽은 ‘백자철화 포도문 호’(18세기·국보)다. 이 중 ‘백자청화 매죽문 호’는 일본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에서 왔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렇다면 전시장 초입, 어둠 속에 광채로 우뚝 선 저 42점은? 말 그대로 ‘대표선수’란다. 왕중왕 전에서 뽑아낸, 위엄과 품격으로 견줘 나무랄 데 없는 ‘하늘 아래 최상품’이라고 할까. 넉넉한 품을 가진 ‘백자청화 매죽문 호’(15세기·국보·개인), 잘록한 허리선을 가진 ‘백자청화 홍치명 송죽문 호’(1489·국보·동국대박물관), ‘뚜껑’으로 함구한 ‘백자청화 매죽문 호’(15세기·국보·호림박물관), 고된 타향살이를 견뎌냈을 ‘백자청화 매죽문 호’(15∼16세기·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 등이 첫 줄에 섰다. 리움미술관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전 전경. 185점을 내놓은 전시에서 국보·보물 31점 등 대표주자로 뽑아낸 42점을 한곳에 모아 인위적인 조명보다 더한 광채를 내는 백자 도열을 만들어내고 있다. 왼쪽은 ‘백자 달항아리’(18세기·국보), 오른쪽은 ‘백자 개호’(15세기·국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 줄이 끝인가 한다면 대단히 섭섭하다. 뒤이어 ‘철화·동화백자’와 ‘순백자’까지 줄줄이 나섰으니까. ‘백자철화 포도문 호’(18세기·국보·국립중앙박물관), ‘백자철화 운죽문 호’(17세기·보물·개인), ‘백자상감 연화문 묘지 일괄’(1466·국보·리움미술관), ‘백자청화철채동채 초충난국문 병’(18세기·국보·간송미술관) 등을 거쳐 ‘백자 개호’(15세기·국보·개인), ‘백자병형 주자’(15∼16세기·국보·호림미술관), ‘백자 달항아리’(18세기·국보·개인) 등등. 리움미술관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전 전경. ‘백자 달항아리’(18세기·국보·가운데)를 중심으로 넓고 길게 늘어선 백자 도열을 내려다봤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아끼는 건 미뤄두고 클라이맥스는 뒤로 빼는 게 ‘업계’의 불문율이 아닌가. 그런데 비장의 카드를 첫판에 꺼내놨다? 그래, ‘자신 있다’는 얘기다. 이 ‘백자군단’으로 세상을 완전히 사로잡을 수 있다고 확신한 거다. 확신은 ‘팩트’가 됐다. 28일 개막한 뒤 이제 한 주 남짓, 하루 1000여명이 찾고 있단 후문이다. 100% 온라인 예매로 관람객을 받는 전시는 관람을 예정한 14일 전 개인예매를 할 수 있는데, 매일 하루씩 창이 열릴 때마다 족족 매진을 ‘쓰고’ 있는 거다. ◇세상 홀린 ‘군자’…철화백자의 재발견 ‘군자지향’이라고 했다. 전시명에 굳이 군자를 빼낸 이유가 말이다. 군자가 향하는 발아래 사뿐히 즈려밟기도 어려운 백자를 깔아뒀단 얘기인가. 아니다. 슬쩍 눈치챘겠지만 전시에서 ‘군자’는 백자의 다른 말이다. 전시를 기획한 이준광 리움미술관 책임연구원의 눈에 그렇게 비쳤단다. “500여년 다사다난한 역정을 거쳤으니 백자 안에는 시대의 초상이 담겼을” 거고, 바로 거기서 그 거친 세월을 견뎌낸 “군자의 풍모가 보이더라”고. 리움미술관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전 전경. 전시작 185점 중 기획전시실에 따로 모아둔 143점, 그 가운데 철화백자 2점이다. 왼쪽은 ‘백자철화 죽문 편병’(17세기), 오른쪽은 ‘백자철화 용문 편병’(17세기). ‘백자철화 용문 편병’은 일본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에서 왔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다만 시대상은 백자에게도 ‘변화’를 요구했나 보다. 흔히 백자에 올린 도안, 그 안료의 색으로 구분하는 ‘청화백자’ ‘철화·동화백자’ ‘순백자’가 괜히 나온 게 아니란 뜻이다. 왕실에서 주로 쓰던 값비싼 ‘청화’로만 백자를 만들던 시기를 지나, 왜란·호란으로 나라살림이 어려워진 시절을 이기려 ‘철화·동화’가 등장했던 거다. 중앙에만 머물던 백자가 지방으로 퍼져나갔던 계기도 이 덕이다. 가시만 남은 물고기(‘백자철화 어문 병’ 17세기), 지렁이처럼 친근한 용(‘백자철화 운룡문 호’ 17세기) 등 개성 넘치는 표현은 이 시절의 상징이 됐다. 하지만 되레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터. 그간 그렇게 뒷전에 밀렸던 그 ‘철화·동화백자’를 당당히 한축으로 세운 것도 이번 전시의 적잖은 성과다. 리움미술관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전 전경. 전시작 185점 중 기획전시실에 따로 모아둔 143점, 그 가운데 동화백자 2점이다. 왼쪽은 ‘백자동화 산수문 호’(18세기). 2021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이건희컬렉션 중 하나다. 오른쪽 ‘백자동화 화판문 각호’(19세기)는 리움미술관 소장품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순백자’는 ‘청화’와 ‘철화’의 모든 시기를 관통했던 셈인데, 그렇다고 ‘순백자’가 일색인 건 아니다. 우윳빛·눈빛·회색빛·푸른빛을 거쳐 세월의 상흔이 색이 된 ‘얼룩빛’까지 말이다. 흔히 창백한 얼굴을 오롯이 들이밀던, 그 정갈한 단아함의 ‘달항아리’가 우리가 아는 조선백자의 전부는 아니란 얘기다. ◇받침대에 슬쩍 ‘그린’…리움미술관 복원기술 감상도하늘을 찌르는, 아니 전시장 천장을 뚫을 듯한 조선백자의 자존감을 회복시킨 건 물론 리움미술관이다. 우선 벽에 밀어넣듯 일렬로 세우던, 이제껏 정석처럼 알려진 밋밋한 전시방식을 깼다. 한점 한점을 도드라지게 입체적으로 배치한 건데. 당당한 앞모습은 물론 수줍은 뒷모습까지, 어느 한구석도 놓치지 않고 360도로 백자를 돌아보는 게 이 전시에선 가능하다. 리움미술관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전 전경. 7.4∼8.4㎝ 크기의 인형 6개와 가마 1개로 이뤄진 ‘백자철재 인물명기 일괄’(17세기)의 뒷모습이다. 인형들의 눈을 통해 전시장을 바라봤다. 185점 전시작 모두를 360도 돌아볼 수 있게 한 건 ‘조선의 백자’ 전의 중요한 포인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덕분에 발견하게 되는 ‘덤 같은’ 장면도 있다. 대놓고 꺼내지 않았어도 모른 척 넘어가긴 아까운 리움미술관의 ‘보존처리’ 기술 말이다. 전시작 중 간혹 제대로 설 수 없는 백자를 위해 받침대를 설치하기도 하는데, 그로 인해 도안이 끊기지 않도록 그 얇은 받침대에 붓으로 슬쩍 이어 그린 또 다른 ‘작품’이 보이는 거다. 마치 처음부터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리움미술관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전 전경. 전시작 185점 중 기획전시실에 따로 모아둔 143점 가운데 ‘백자청화 모란문 병’(19세기)의 앞과 뒤. 뒤쪽 받침대에 정교하게 색과 도안을 이어 그린 리움미술관의 ‘보존처리’ 기술이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리움미술관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전 전경. 붉은 안료가 강렬한 ‘백자청화동채 운룡문 병’(19세기)이 수줍은 뒷모습을 내보인 채 전시장을 향해 오뚝이 섰다. 받침대에 리움미술관이 정교하게 이어 그린 색과 도안이 선명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렇듯 서로 동화되는 조화·조율은 전시가 의도한 선명한 갈래다. “바탕이 외관보다 나으면 거칠고, 외관이 바탕보다 나으면 호화스럽다. 외관과 바탕이 어울린 뒤에라야 군자답다”(‘논어’ 옹야 편)를 신념처럼 삼았다고 할까. 적어도 이 전시에서 군자는 위와 아래를 가르는, 중앙과 주변을 나누는 잣대는 될 수 없단 얘기다. 군자, 아니 백자가 끝끝내 살아남아 이런 날을 봤다. 전시는 5월 28일까지. 리움미술관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전 전경. 마지막에 세운 ‘백자 대호’(18세기)로 전시의 대미를 장식하게 했다. 단단하면서 부드럽고, 단순하면서 오묘한, 순백자 중에서도 수작으로 꼽힌다. 높이 60.2㎝, 몸지름 46.1㎝로 매우 드문 대형작품이기도 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23.03.07 I 오현주 기자
겨울의 끝자락,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는 경북 울진
  • 겨울의 끝자락,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는 경북 울진
  •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멀리 동해바다를 내려다보며 생각한다. 널따란 바다처럼 너그러워질 수는 없을까. 깊고 짙푸른 바다처럼 감싸고 끌어안고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 울진 후포항에서 본 동해신경림 시인이 쓴 ‘동해바다 - 후포에서’라는 시의 일부다. 끝이 보이지 않는 동해를 바라보며 시인은 자기 성찰과 동시에 삶의 변화를 소망했다. 차에서 쪽잠을 자다 후포항에 내렸다. 게슴츠레하게 뜬 눈으로 바다를 마주한 뒤 한동안 감탄사만 내뱉었다. 겨울의 푸른 동해가 이렇게 아름다웠던가. 바위에 앉아 쉬는 기러기마저 조각상처럼 보인다. 시인의 표현처럼 모든 것을 감싸 안을 만큼 깊고 짙푸른 바다였다. 뒤에서 그만 식사하러 들어가자는 말이 몇 번이나 들렸다. 발걸음이 쉬이 떨어지지 않는다. 울진은 그렇게 처음 방문한 이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다. ◇에너지 넘치는 후포항의 아침 울진은 호젓한 겨울의 휴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딱 맞는 여행지다. 동쪽으로는 동해를, 서쪽으로는 태백산맥을 접하고 있어서 예로부터 수려한 경치로 유명했다. 주변 지형이 험준하다 보니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자연이 살아 있고, 겨울 별미인 대게는 꽉 찬 살과 쫄깃한 식감으로 미식가를 유혹한다. 울진의 바다는 한적함이 매력이다. 이름이 알려진 다른 동해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형 카페, 전망 좋은 숙소, 식당 간판 대신 번잡스럽지 않은 시골 포구의 평화로운 분위기가 방문객을 반긴다.울진 후포항 위판장조금은 지루할 것이라는 생각은 산산이 깨어졌다. 평소의 후포항은 여유로움과 느긋함이 흐르지만 이른 아침 후포항 위판장은 펄떡이는 삶의 기운으로 가득했다. 위판장으로 가니 횟집 수조에서만 보던 대게가 바닥에 지천으로 깔려있다. 어부들이 바구니째로 대게를 담아 내려놓자, 기다리던 아주머니들이 바쁘게 줄을 맞춰 늘어놓는다. 질서정연하게 깔린 대게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국군의날 사열식에 참석한 듯한 기분마저 든다. 배를 드러내고 누운 채 버둥대는 대게로 가득한 위판장에는 긴장감이 흐른다. 대게들을 바라보는 이들의 눈빛이 날카롭다. 경매사의 목소리에 맞춰 대게 경매가 진행되면 사려는 중매인들이 상태 좋은 대게를 점찍고 가격을 적어 보여주고 입찰한다. 매각된 대게는 빠르게 정리돼 어디론가 이동하고, 빈자리에 또 다른 대게들이 깔린다. 일반인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채기 힘들 만큼 일련의 과정이 순식간에 끝난다. 에너지 가득한 위판 풍경은 아무 때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6월부터 11월까지는 대게 포획 금지 기간이기 때문이다. 낙찰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위판장에 있자니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듯하다. 위판장을 나서는 길에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활기가 넘치는 현장은 평소 잠에 취해 힘겹게 아침을 맞이하던 일상과 비교되지 않을 수 없었다. 비슷한 심정이었을까. 옆에 있던 누군가가 말했다. “아침부터 이렇게 바쁜 모습을 보니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네. 하하!”◇부처님이 비치는 사찰 ‘불영사’불영사계곡36번 국도변에 있는 불영사계곡은 기암괴석과 굽이굽이 흐르는 푸른 물이 어우러진 명소로 길이가 15㎞에 이른다. 울진이 자랑하는 천연자원으로 광대코 바위, 주절이 바위, 의상대 등 이름이 붙은 명소가 30여 개소에 달한다. 도로 위에서 내려다보니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유를 알 것 같다. 맑은 물이 돌아 흐르는 유려한 물줄기와 어우러진 흰색 화강암은 웅장하지만 풍화되어 기괴하기도 해서 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풍광은 차에 앉아 감상해도 좋지만, 불영사로 가는 길에 놓인 2층 팔각정 구조의 선유정과 불영정에서 봐도 좋다. 굽이굽이 계곡 속에 숨은 불영사는 서기 651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고찰이다. 여성 스님이 수행하는 비구니 사찰로 지정된 곳으로, 서편에 부처의 형상을 한 큰 바위의 그림자가 항상 연못에 비춰서 불영사로 불리게 됐다. 불영사 대웅보전불영사는 조선 숙종의 왕후인 인현왕후와도 인연이 깊다. 숙종의 사랑을 듬뿍 받던 장희빈이 아들을 낳자 정실인 인현왕후는 버림받고 궁에서 쫓겨나게 된다. 이후 5년이란 세월을 고통 속에 보내던 인현왕후는 마침내 자결을 결심하고 울다 지쳐 잠이 든다. 설화에 따르면 인현왕후의 꿈에 한 백발 스님이 나타났다. “불영사에 있는 중인데 3일만 기다리면 좋은 일이 생길 테니 괴롭더라도 기다리십시오”라고 말하고 사라진 스님. 너무나 생생한 꿈에 인현왕후는 3일을 기다렸는데 노승의 말대로 숙종은 인현왕후를 복위시켰다. 궁에 돌아온 후 너무나 신기했던 인현왕후는 꿈속에서 본 스님을 찾았는데 1516년에 입적한 양성법사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이야기를 들은 숙종이 절 주변의 10리 산과 전답을 불영사에 준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한다. 인현왕후의 꿈에 나타났다는 양성법사의 흔적은 불영사 근처에 남아 있다. 불영사 입구로 가는 길 주변에 양성법사의 사리(구슬 모양의 유골)를 안치한 묘탑과 비석이 있으며 유형문화재로 관리되고 있다.불영사를 떠받치고 있는 돌거북이불영사 관람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다름 아닌 거북이다. 사찰의 중심인 대웅보전 기단 밑에 두 마리의 돌거북이 머리가 보인다. 불영사의 불기운을 누르기 위해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몸통은 보이지 않는데 대웅보전 안에서 찾을 수 있다. 내부로 들어가면 석가여래 좌상과 문수보살, 보현보살이 있는데 고개를 들어 대들보를 바라보면 작은 금색 거북이가 좌우로 한 마리씩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잘 보이지 않으니 눈을 크게 뜨고 찾아봐야 한다. ◇산 따라 물 따라 걷고 쉬는 여행지오염되지 않은 청정한 자연환경을 품은 울진 힐링 여행의 중요한 목적지 중 하나가 왕피천생태탐방로다. 우리나라의 다양한 생태자원과 청정 자연을 그대로 즐길 수 있는 트레킹 명소로 유명한데 ‘왕피’라는 지명이 독특하다. 고려말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피신한 곳이라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그만큼 깊고 험한 곳으로 왕피천에는 1급수에만 서식하는 버들치를 비롯해 산양, 수달, 사향노루 등 다양한 멸종위기 동물과 산작약, 노랑무늬붓꽃 등의 멸종위기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굴구지산촌마을의 은어 나무조각상왕피천생태탐방로 2구간이 지나는 굴구지산촌마을은 70여 명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이다. 아늑한 산자락에 자리 잡은 곳으로 사시사철 맑은 물과 울창한 금강소나무 숲을 볼 수 있다. 마을 인근의 왕피천으로 가는 입구에는 나무로 만든 은어 조각상이 서 있다. 은어가 많이 잡히기 때문인데 여름철이 되면 인근에서 몰려온 강태공들이 그물을 치고 새벽부터 은어 잡기에 열중한다고 한다. 여름이면 조용한 굴구지산촌마을이 떠들썩해진다. 매년 6월 중순에 ‘왕피천 피라미 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굴구지 마을 사람들은 왕피천 계곡에서 대나무를 이용한 전통 방식으로 피라미를 잡아 냇가에서 매운탕을 끓이고, 몸을 보양하며 더위를 식혔는데, 이것을 지난 2008년에 지역 축제로 되살렸다. 행사 중에는 낚시대회, 은어잡기, 왕피천 보물찾기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열린다. 가족과 함께 조용한 곳에서 자연 생태를 벗삼아 일상의 묵은 때를 벗길 수 있는 행사다. 청암정 앞을 흐르는 왕피천마을에서 약 1.4㎞ 떨어진 곳에는 청암정이란 작은 정자가 있으니 놓치지 말자. 수려한 자연과 물빛에 취하게 되는 곳이다. 아무 생각 없이 정자로 내려가니 짙은 비취색 물빛이 눈을 강타한다. ‘계곡 속 몰디브’라고 부르고 싶을 만큼 인상적인 물빛이 주변의 하얀 바위, 푸른 소나무와 어우러지는데 감상하다 보면 한 폭의 동양화 속에 뛰어든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그 모습에 취해 정신없이 사진을 찍다 보니 청암정의 마력에 제대로 빠졌음을 실감하게 됐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각도에 따라 물빛이 달라지는 모습을 즐기면서 숨을 크게 쉬면 그 어떤 복잡한 생각들도 저절로 사라질 것만 같다. ◇일본의 자존심을 긁은 ‘금강송’일본 교토의 고류지에 있는 목조미륵보살반가사유상은 일본이 세계에 자랑하는 문화재다. 우리나라 국보 제83호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과 아주 흡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이 중요한 문화재에 사건이 벌어졌다. 1960년대에 한 대학생이 반가사유상에 반해 끌어안다가 불상의 새끼손가락 부분을 부러뜨린 것이다. 당시 일본인들은 “국보 1호가 피습당했다” 등의 표현을 쓰며 매우 분노했고,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복원이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불상의 재질을 조사했는데 한국의 금강송이라는 것이 확인됐다. 이 때문에 목조 반가사유상은 자체 제작이 아니라 신라에서 만들어 일본에 전해졌다는 논란이 일게 된다. 진실 공방을 떠나 일본인들이 받았을 충격을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금강송테마전시관에서 바라본 금강송과 설경 ‘소나무의 다이아몬드’라고 불리는 금강송은 울진을 비롯해 영동 지방에서 자라는 품종으로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한다. 금강송은 조선시대 궁궐을 짓는 목재로 쓰였는데 규모가 큰 궁궐을 지탱하려면 곧고 튼튼하고 변형이 적은 금강송보다 뛰어난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금강송은 임금과 왕후의 관을 만드는 데 사용됐을 만큼 색과 향이 아름다우며 잘 썩지 않아 오래도록 아낌을 받았다. 지금도 목조 문화재를 복원하고 보수하기 위해 금강송이 쓰이고 있는데, 울진에서는 소광리를 비롯해 9개소가 문화재용 목재생산림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울진 금강송테마전시관에 가면 금강송의 역사와 문화적 내용을 학습할 수 있다. 금강송이 지닌 가치와 생태적 내용을 담은 각종 체험시설을 만나고 나면 울진 곳곳에 솟아 있는 금강송이 달리 보일 것이다.
2023.02.24 I 김명상 기자
세월호 참사 기억하는 '이영만연극상'…1회 작품상 '2014년 생'
  • 세월호 참사 기억하는 '이영만연극상'…1회 작품상 '2014년 생'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세월호 참사 이후 세월호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보여준 연극 ‘2014년 생’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이영만 연극상’ 1회 작품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19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에서 열린 ‘제1회 이영만연극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이영만연극상 집행위원회)이영만연극상 집행위원회는 19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에서 ‘제1회 이영만연극상’을 개최했다. 이날 시상식에선 작품상을 비롯해 특별상, 배우상, 단체상에 대해 시상했다.연극 ‘2014년 생’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에 태어난 주인공 시원을 통해 어린이 인권과 참사에 대한 애도의 의미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송김경화가 연출하고 세월호 참사 생존자 김주희 씨가 제작에 참여했다.배우상은 지난해 ‘제5회 페미니즘연극제’ 출품작인 연극 ‘240 245’의 배우 박은호가 받았다. 박은호는 ‘240 245’를 통해 존재의 다양성에 대한 사유를 던져줬다는 평가를 받았다.단체상은 2019년부터 4년간 세월호 참사를 주제로 작품을 만들어 온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7기 동인이 받았다. 특별상은 청각장애인을 위해 무대에서 수어 통역을 해 온 수어통역사 장진석이 수상했다.이영만 연극상은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고 이영만 군(당시 단원고 2학년 6반)의 어머니이자 연극 배우인 이미경 씨 주도로 만들어진 상이다. 세월호 참사의 교훈을 새롭게 해석해 지금, 우리의 가치로 제시하는데 앞장서 온 연극인의 활동에 감사를 표현하고 응원하고자 제정됐다. 이영만 군의 생일인 매년 2월 19일에 열릴 예정이다.
2023.02.20 I 장병호 기자
정의당 "대구지하철 참사 20주기…추모 지운 자리 안전 없다"
  • 정의당 "대구지하철 참사 20주기…추모 지운 자리 안전 없다"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가 대구지하철 참사 20주기를 맞아 “추모를 지운 자리에 안전이 자리 잡을 수 없다”고 밝혔다.지난 13일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주거빈곤가구 난방 대책 마련을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 원내대표는 18일 대구 시민안전 테마파크에서 열린 대구지하철 참사 20주기 추모식에서 “20년 세월을 돌아 우리를 다시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무어운 질문과 마주서게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192명의 시민들이 희생된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여섯 번의 참사가 일어났다”며 “무고한 시민들이 하루아침에 죽어간 비통한 역사는 국가의 존재 이유를 다그치고 있지만 정치는 여전히 어떠한 대답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삼성 백혈병·가습기 살균제·스텔라데이지호·광주 아파트 붕괴·이태원 참사 등을 언급했다.이어 이 원내대표는 “지금껏 정부는 배·보상으로 사태를 매듭짓는 데 급급하고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추모하는 일은 쉬쉬해왔다”며 “이곳을 2·18기념공원으로 불러달라는 여러분과 세월호 기억공간을 지키려 싸운 세월호 유가족들, 그리고 지금 이 시간 서울시청광장에서 분향소를 지키고 있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의 싸움이 바로 그렇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저와 정의당은 2·18기념공원으로 불리지 못한 오늘을 기억하겠다”며 “국가가 멈춰선 자리를 기록으로 남기고 안전 사회로 나가기 위한 노력과 책임을 다하겠다. 뜬 눈으로 분향소를 지키고 있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을 기억하고 또 함께 하겠다”고 했다.
2023.02.18 I 하상렬 기자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서울 도심선 이번주도 집회 계속
  •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서울 도심선 이번주도 집회 계속[사회in]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18일,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주기를 맞아 대구 일대에서는 추모의 움직임이 이어진다. 서울에서는 지난 15일로 예고됐던 서울시의 행정대집행(강제철거)이 무산된 이후 계속 긴장 상태를 유지 중인 이태원참사 합동분향소를 중심으로 촛불행동 등이 모이며 도심 집회가 이뤄질 예정이다. 대구 지하철 참사 20주기를 맞이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추모위원회 기자회견이 열렸다.(사진=연합뉴스)2·18 대구지하철참사 20주기 추모위원회는 참사 20주기인 18일까지를 추모주간으로 선포, 한 주 동안 추모 사진전과 문화제 등을 진행했다. 지난 15일에는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추모사업 등 움직임을 정부에 촉구하기도 했다. 추모위원회는 “우리 사회가 20년 전 대구 지하철참사에 대해 진지한 성찰을 했다면, ‘안전 사회’라는 염원을 정부가 제대로 들었다면 세월호는 물론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안전한 사회 구축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참사 20주기 당일인 이날 오전 9시 53분에는 동구 용수동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추모탑 앞에서 유족과 시민단체 등 300여명이 참석한 추모식도 열린다. 화재가 발생했던 대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지하 2층에 마련된 기억공간에도 추모 메모 등을 붙일 수 있는 테이블이 마련됐다. 서울에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고 있는 촛불집회, 그에 대항하는 보수 단체들의 맞불집회가 이날도 이어진다. 18일은 한 달에 한 번 있는 ‘전국집중촛불’이 열리는 날로, 주최인 촛불전환행동은 3000명 규모로 오후 3시 대통령실 인근인 삼각지역 전쟁기념관 앞에서 집결 후 숭례문 일대까지 행진을 예고했다. 이들은 또 시청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분향소를 방문해 분향 후 해산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전광훈 목사의 자유통일당은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신자유연대는 삼각지역 인근을 선점해 집회를 신고해둔 상태다. 이에 이번 주말에도 주말 도심 집회 풍경은 계속될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 15일 오후 1시, 서울시 측에서 예고한 행정대집행(강제 철거) 기한을 넘겨 유지되고 있는 시청 합동분향소에서는 오후 7시부터 추모 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다.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300명 규모로 문화제 참가 인원을 신고했고, 촛불행동 측의 분향도 예고돼 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분향소 주변에는 경력이 배치된 상태로, 펜스 설치로 인한 충돌을 겪은 만큼 관련해서 추가적인 갈등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태다. 또한 서울 서초동 일대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 영장 청구를 계기로 중앙지검 앞에서 ‘검찰 규탄집회’가 예고됐다. 서초동 역시 이재명 대표의 소환 조사에 따라 한동안 집회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3.02.18 I 권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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