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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멱칼럼]나는 사나운 여자아이였다
- [송미진 센추리원 대표·북칼럼니스트]나는 사나운 여자아이였다. ‘사나움’은 바로 위 오빠가 가진 물리적 힘을 태생적으로 넘어설 수 없다는 걸 인지한 후 택한 나름의 생존 전략이었다. 약해 보이는 것도, 무시당하는 것도 싫었던 나는 날카로운 가시가 한껏 돋친 고슴도치 마냥 누군가 건드리기만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독기를 가득 뿜어냈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방어기제였던 셈이다. 누구든 나를 함부로 대할 수 없도록 안광을 뿜어내던 나에게 어른들은 저래서야 나중에 어디 사회생활이나 제대로 하겠냐는 걱정을 하기도 했다. 나이가 들어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릴 적 사나움은 ‘센 언니’ 캐릭터로 순화되고 조정되었다. 적어도 겉모습으로 만만하게 보일 일은 없었으니, ‘센 언니’ 캐릭터는 어느 정도 성공한 셈이다. 사람은 누구나 타고난 기질과 성향이 있다. 환경의 변화나 외부의 힘으로 인해 왜곡되고 변형되지 않고 타고난 본성 그대로 살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복 받은 인생이다. 다시 나의 ‘사나움’을 생각해 본다. 나는 ‘사나운’ 기질과 성향을 타고났을까? 어느 정도는 맞고 어느 정도는 틀릴 것이다. ‘사나움’을 온몸에 장착하고 사는 동안, 나를 상대하는 사람들은 물론 나 자신도 힘들었다. 내가 가진 기질과 성향 중에도 부드러움과 온화함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 안의 부드러움과 온화함을 드러내도, 무시당하지 않고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을 갖지 못했다. 나보다 더 크고 더 센 상대를 상대하려면, 그래서 그가 가진 힘에 함부로 휘둘리지 않으려고 ‘더 센 척’ 해야 한다고 여겼다. 온몸의 촉수를 곤두세우고 사는 동안 나 자신 극심한 피로감에 시달렸음은 물론이고, 어쩌면 이 과정에서 상대나 제3의 사람들 또한 상처를 입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으니 이제 나도 ‘센’ 사람보다는 ‘부드러운’ 사람에게 더 끌린다. 말도 행동도 생각도 조곤조곤 사뿐사뿐한 사람들이 더 예쁘다. 만약 나도 내 안에 있는 부드러움과 온화함을 맘껏 꺼내놓고 살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좀더 ‘부드러운’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이었으면 내 삶이 조금은 더 풍요로워지지 않았을까.나는 내 아이들은 자신이 타고난 성향과 기질을 그대로 지키며 살아갔으면 한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적어도 사람이 가지고 태어난 성향과 기질이 그대로 장점이 되는 사회여야 하지 않을까. 우리 아이들은 타고난 성향과 기질을 바꾸지 않아도 잘 살아갈 수 있다는 기본적인 믿음을 갖는 사회에서 살기를 바란다. 그래서 내 아이들은 타고난 부드러움으로 남과 나를 넉넉하게 품는 여유로움을 가진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내 아이들은 물론 스스로에게도 항상 강조하는 말이 있다. ‘자신이 현재 어느 위치에 있던지 항상 스스로 물어야 한다.’ 나는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그리고 그 구체적인 물음을 글로 쓸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말하고 쓸 수 없다면, 모래성 위에 발을 딛고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자신이 갖고 있는 알량한 힘에 취해 상대의 의사를 오해하고 상황을 왜곡하는 이들에게는 이에 덧붙여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을 다시 배우라고 권하고 싶다.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은 제대로 듣는 것이다. “노 민즈 노(No means No)”는 기본이고, 때로 “예스 민즈 노(Yes means No)”라는 것까지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적어도 누군가의 리더라면 말이다.몇 년 전 어느 심리학자가 최근 성폭력 문제로 검찰 포토라인 앞에 선 유명 정치인의 심리분석을 한 적이 있다. 그 정치인의 인터뷰를 보고 있자면, 거창하고 화려한 언어를 많이 구사하지만 실제로는 그 자신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제대로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그 정치인이 만약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알고 글로 표현할 수 있었다면 지금 같은 참담한 처지는 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지금 당장 글로 써보자. 나는 누구인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가야할 곳은 어디이며, 내가 지켜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이렇게 글로 정확하게 자신의 생각을 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손에 쥐고 있는 힘을 함부로 휘두르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처럼 사나움을 생존 전략으로 삼는 여자아이는 더 이상 나오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내 아이들은 부드럽고 온화한 품성 그대로 왜곡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 [목멱칼럼]내 이야기가 한 권의 책이 되려면
- [송미진 센추리원 대표·북칼럼니스트]나는 20여 년 넘게 책을 만들어온 출판 기획자다. 1994년 출판계에 입문한 이후 항상 들었던 말은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이란 소리이지만, 그동안 운 좋게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기획할 수 있었다. 보통 출판계에서 백만 부 이상 판매되는 밀리언셀러를 출간한 기획자는 여럿 있지만, 십만 부 이상 판매되는 책을 10종 이상 출간한 기획자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장병혜 박사의 ‘아이는 99% 엄마의 노력으로 완성된다’, 전혜성 박사의 ‘섬기는 부모가 자녀를 큰사람으로 키운다’, 백지연 앵커의 ‘자기설득파워’와 ‘뜨거운 침묵’, 이시형 박사의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 양창순 박사의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등 그간 만든 책들 중 10종은 족히 십만 부 이상 판매돼 나뿐 아니라 조직 구성원들의 밥상에도 일조했으니, 단행본 기획자로서는 그만한 영광이 없겠다.그러나 어쩌면 좋은 시절은 다 갔는지 모른다. 스마트폰이 개발된 이후 출판계의 상황은 생존이 목표일 정도로 점점 나빠져만 갔다. 책을 읽거나 구매하는 독자들은 눈에 띄게 점점 줄어든다. 출판인들은 ‘사람들아 제발 책 좀 사라’고 절규하지만, 독자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내가 원하는 책을 찾을 수 있느냐’고 되묻는다. 성인 10명 중 4명은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을 정도로 전체 독서 인구는 줄었지만, 한편으로 책을 읽는 성인의 독서량은 꾸준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책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발간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갈수록 책의 독자는 줄어들고 있지만 독서량 자체는 꾸준하고 또 저자가 되려는 사람들은 외려 늘어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인터넷에는 1년에 십여 권의 책을 냈다는 자칭 출간의 귀재라 칭하는 강사들의 출판 강좌가 성행하고 있고, 오늘도 많은 출판사들의 독자 투고함에는 똑같은 기획안, 똑같은 원고들이 쌓여가고 있다. 출판이라는 행위를 하나의 미션이라고 보고, 마치 스펙을 쌓는 일처럼 접근한다. 그래서인지 하나같이 열정, 투지, 끈기 같은 추상적인 주제를 다룬다. 자신이 살아온 이력이 콘텐츠가 되는 것이 아니라 책 발간이라는 기능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기에 차별성을 갖기 어렵다. 주제가 광범위하고 추상적이어도 이야기를 끌어내는 구조와 실제 경험담 등 내용이 구체적이면 그 콘텐츠는 생명력을 가진다. 그러나 누가 썼는지 바이라인을 가리면, 지금 당장 아무개 이름을 갖다 붙여도 무방할 정도로 천편일률적인 원고들은 정작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진들 그 어떤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내 이야기가 한 권의 책이 되려면 무엇보다도 남과 다른 나만의 콘텐츠가 지닌 강력한 차별성이 필요하다. 이제 인터넷에서 몇 번의 검색이면 세상 어떤 정보에도 접근이 가능한 시대다. 어쩌면 독자들은 저자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누구나 똑같이 알고 있는 정보를 넘어선 이야기, 내 삶의 이력과 만나 폭발적인 통찰력을 줄 수 있는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출판 강좌에 몇 백만 원의 수강료를 내지 않아도 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선 나 자신에게 다음 2가지만 묻자. 첫째,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둘째, 그 이야기가 책이라는 상품으로 나왔을 때, 기꺼이 자신의 지갑을 열어줄 독자는 있는가.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인가?이 두 가지 물음에 답했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답해보자. 내 이야기는 누군가(예상 독자) 시간을 들여 서점을 찾아(혹은 온라인 서점에서의 서핑으로) 1만 5000원 정도의 값을 치루고 살 만한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있는가?이 물음에 대한 답이 명확하다면 당신의 이야기는 한 권의 책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저자로서의 나는 다른 사람은 갖고 있지 않은 정보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나만의 유일무이한 콘텐츠가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다른 시각과 관점으로 나만의 이야기를 남보다 반발쯤 먼저 앞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누구인지 알고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크다. 책 출간 과정도 마찬가지다. 우선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이야기가 세상에 주는 한마디는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하라. 글쓴이의 입장이 아닌 읽는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는 관점의 전환을 이룬다면, 당신의 이야기도 언젠가 한 권의 책이 될 것이다.
- CJ대한통운 ‘인도 물류시장’ 공략 본격화
- 푸닛 아가왈(puneet agarwal) CJ다슬 사장이 지난 1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파트너십 포럼’ 에서 한국-인도 기업간 공동 성장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CJ대한통운)[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CJ대한통운이 인도 자회사인 CJ다슬을 통해 인도대륙 물류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고 3일 밝혔다. 푸닛 아가왈(puneet agarwal) CJ다슬 사장은 지난 1일 인도 뉴델리 릴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파트너십 포럼’에서 “2021년까지 현재의 2배인 매출 7000억원을 달성하고 인도 1위 종합물류사업자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한국무역협회와 인도산업협회(CII)가 주최하고 주인도한국대사관, 인도상공부가 후원하는 이날 행사는 정부기관 및 현지 진출 한국기업 관계자, 인도 기업인 등 약 150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푸닛 사장은 ‘한인도 기업간 협력을 통한 공동성장방안’을 발표하며 CJ다슬과 모기업인 CJ대한통운 간 시너지 창출과 역량전이를 통해 2021년까지 현재의 3200억원의 두배 이상인 매출 7000억원을 달성하고 인도 1위 종합물류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CJ다슬의 200여개에 이르는 범인도 네트워크와 CJ대한통운의 31개국 237개 거점이라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연계해 인도 국내외를 망라하는 글로벌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CJ스마트카고, CJ로킨, CJ센추리로지스틱스 등 패밀리사와 사업부문 간 시너지를 창출해 획기적인 도약이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또 CJ다슬의 우수한 인도 내 수송사업 역량과 CJ대한통운의 TES(Technology, Engineering, System & Solution) 기반 첨단 물류 역량, 자동차, 유통 등 물류 전반에 걸친 포트폴리오와 노하우를 결합해 산업 전반에 걸친 서비스 제공 역량을 갖춰나가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지난 1986년 설립된 CJ다슬은 육상운송, 철도운송, 해상운송, 중량물 운송 등을 영위하는 종합물류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액은 약 3200억원이다. 철강, 화학, 산업재, 소비재 등 다양한 산업군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임직원 수는 총 3400여명이다. 특히 인도 수송분야 1위, 종합물류 3위 기업으로 우리나라 면적 33배에 이르는 광대한 인도대륙을 4개 권역으로 나눠 델리, 뭄바이, 첸나이, 콜카타의 4개 주요 거점을 포함 총 200여개의 거점을 두고 있으며 최대 1만5000여 대의 차량과 장비를 운영하면서 인도 전역에 걸친 물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또한 인도대륙 동서를 횡단하는 컨테이너 및 소비재 철도운송과 트럭-철도 병행수송 서비스, 인근 국가인 네팔, 방글라데시 국경 간 운송과 해상운송도 운영 중이다. 지난 4월 CJ대한통운이 지분 50%를 인수해 1대 주주에 올랐다.
- 수자원공사, 부산 에코델타시티 외국기업 유치 '잰걸음'
- 부산 에코델타시티 조감도. 수자원공사 제공[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부산 에코델타시티 산업물류용지에 입주할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지난 1일(현지시간) 중국 장쑤성(江蘇省)의 쉬저우(徐州)시 뉴센추리 호텔에서 투자유치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설명회는 중국 정부 산하기관인 중국교통운송협회가 주최한 ‘중국국제물류발전대회’에 참석한 48개국 기업과 CCTV 등 현지 언론을 대상으로 수자원공사와 부산광역시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설명회에 이어 수자원공사와 부산광역시는 중국의 대형 물류기업인 웬성물류그룹 등 물류기업 4개사와 833억원에 이르는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수자원공사와 부산광역시는 투자의향서를 체결한 외국기업에 최대한의 편의와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적극 지원해 실질투자로 이어지도록 유기적으로 협조할 계획이다. 한편 수자원공사와 부산광역시는 지난해에도 중국 베이징에서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부산 에코델타시티 투자설명회를 열어 순신그룹 등 중국의 3개사와 490만 위안(830억원) 규모의 투자 의향서를 체결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수자원공사와 부산광역시, 부산도시공사가 공동개발 중인 부산 에코델타시티는 첨단산업과 주거, 상업지구가 어우러진 친환경 수변도시로, 김해 신공항과 부산 신항 등 풍부한 배후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김선영 수자원공사 부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국 기업들의 투자유치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부산 에코델타시티가 지역경제의 핵심으로 성장할 뿐 아니라, 더 나아가 한국과 중국 양국의 물류산업 교류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류요우수이 산동물류그룹유한공사 총경리(왼쪽부터), 황상칭 중산중쥐동시에물류공사 총경리, 김선연 수자원공사 부사장, 왕더룽 중국교통운송협회 상무부회장, 위웨이량 웬청물류그룹 부총재, 정수허 허베이신우안강철그룹 물류유한공사 총경리, 배병철 부산광역시 좋은기업유치과장이 부산 에코델타시티 투자의향서(LOI) 체결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수자원공사 제공
- [성공異야기]①디엠에스, '자존심'으로 일군 장비기업…"이젠 글로벌이 내 안방"
- 박용석 디엠에스 대표 (제공=디엠에스)[용인(경기)=이데일리 강경래 기자]“산에는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가 있습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더 좋은 등산로를 무한대로 만들 수 있습니다. 남들이 이미 지나간 길이 아닌 우리만의 차별화된 길을 만들다보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언젠간 정상에 도달하게 됩니다.”23일 경기 용인 디엠에스(DMS(068790)) 본사에서 만난 이 회사 박용석 대표는 ‘중국시장 공략’에 온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는 매달 마지막 주를 중국 현지에서 보낸다. 웨이하이에 있는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임원회의 역시 매달 웨이하이 사업장에서 진행된다. 현재 디엠에스가 생산하는 디스플레이장비 중 중국 비중은 90%에 달한다. 국내 경기 화성 사업장에서는 핵심모듈 등 장비에 쓰이는 일부 부품만 생산한다. 이렇듯 박 대표가 중국에 생산거점을 두고 현지 공략에 사활을 걸게 된 데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한국 디스플레이 1세대 엔지니어 ‘자존심’박 대표는 1984년 LG에 입사한 후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을 거치며 ‘디스플레이’라는 한 우물만 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1세대 엔지니어다. 그와 함께 수십년간 밤낮·주말도 없이 연구개발에 몰두한 엔지니어들의 땀과 눈물은 현재 LG디스플레이가 글로벌 디스플레이 회사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됐다. 하지만 그가 일에 몰두하는 과정에서 소홀했던 한가지가 있었다. 가족을 돌보는 일이었다. 그는 1998년 미련 없이 사표를 던지고 나와 그동안 부족했던 가족들과의 시간을 가졌다.그러던 박 대표에게 그가 보유한 기술력과 리더십을 높게 평가했던 LG 출신 동료들이 수차례 찾아와 창업을 독려했다. 이렇게 1999년 창업한 디엠에스는 설립 초기부터 업계 큰 주목을 받았다. 박 대표와 LG 출신 연구진은 이듬해인 2000년 업계 최초로 자외선을 이용해 액정표시장치(LCD) 유리기판 위 유기물을 제거하는 자외선 세정장비(클리너)를 개발했다. 이어 기존 해외 업체들이 생산했던 세정장비와 비교해 크기를 30% 수준으로 줄인 고집적세정장비(HDC)를 출시하면서 글로벌 디스플레이 장비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박 대표는 고집스럽다. 세정장비 등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연구원들에게 일본과 미국 등 글로벌 장비기업들이 이미 구현한 기술을 절대 모방하지 말라고 주문하곤 한다. 그는 창업 초기에 한 직원이 “해외 모 장비기업도 이런 방식으로 합니다”라고 말하자 “남의 것을 모방하려면 아예 하지 말라”고 꾸짖기도 했다.박 대표의 ‘자존심’을 보여주는 일화는 또 있다. 창업 초기 대만 한 LCD 업체에 영업을 하러 갔을 때 일이다. “이 업체가 우리 외에 다른 장비기업 관계자들도 동시에 불러 번갈아 면담을 했다. 이후 수차례 경쟁사들이 제안한 장비 가격과 비교하며 ‘더 깎아 달라’고 주문했다. 결국 참지 못하고 ‘당신네 회사에 장비 절대 안 판다’고 소리친 후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이후 이 회사로부터 2년 간 출입정지를 당했다.”하지만 결국 기술력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이 회사 기술력을 인정한 LG디스플레이가 2001년 이후 세정장비 등 제품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 이후 중국 비오이(BOE)와 센추리, 대만 AUO 등 해외 업체들과도 활발히 거래하면서 실적은 매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세정장비는 어느 새 일본 등 쟁쟁한 해외 경쟁사들을 제치고 글로벌 점유율 1위 자리에 올라섰다.디엠에스는 코스닥에 상장한 2004년 당해 매출 1708억원을 기록, 처음으로 1000억원대 실적을 올리며 주성엔지니어링(036930)과 함께 국내 장비 업계를 이끄는 ‘쌍두마차’로 주목받았다. 박 대표는 세정장비에 이어 박리장비(스트리퍼)와 현상장비(디벨로퍼), 식각장비(에처), 감광액 도포장비(코터) 등 디스플레이장비 제품군을 꾸준히 늘려갔다. 2008년에는 매출액이 2794억원에 달했다. 이는 현재까지도 사상 최대 실적으로 남아 있다. 창업 10년 만인 2009년에는 누적 매출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3년간 적자, 중국 공략하며 극적 ‘부활’승승장구하던 디엠에스에도 암초가 드리워졌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황이 부진을 겪으면서 디엠에스는 2012년 순손실 437억원 등 2014년까지 3년 간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가 이어졌다. 부채비율은 2014년 말 217%에 달했다. 차입금 상환 압박에 시달리던 박 대표는 눈앞에 닥친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미래를 포기하는 ‘고육지책’을 선택했다. 디엠에스플렉스와 오이티, 선익시스템, 씨엔전자, 포인트엔지니어링, 디에이테크놀로지, EDA솔라, 관촌에너지 등 수많은 계열사와 관계자들의 지분을 잇달아 매각하며 현금을 확보, 차입금을 줄여나간 것. 이들 업체는 모두 디스플레이장비 외에 신사업을 위해 만들거나 투자했던 업체들이었다.그는 또 하나의 용단을 내려야만 했다. 국내 장비 생산 비중을 줄이는 대신, 중국 웨이하이 사업장을 적극 활용키로 한 것. 그는 “디스플레이장비에 쓰이는 부품을 단순 가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6년 중국 웨이하이에 사업장을 만들었다”며 “제품 원가경쟁력을 강화,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이곳에서 디스플레이 장비 완제품까지 생산키로 하고 추가 증설을 지시했다”고 말했다.박 대표의 지시로 디엠에스는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2014년에 100억원 이상을 들여 웨이하이 사업장 증설을 단행했다. 웨이하이 사업장에서의 디스플레이장비 생산비중은 2015년 50% 수준에서 지난해 80%까지 올라갔다. 올해 들어서는 비중이 90%에 육박한다.그의 판단은 적중했다. 디엠에스는 2015년 디스플레이 업황 회복과 함께 매출액 1809억원, 영업이익 162억원을 올리며 무려 4년 만에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중국 현지 생산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강화한 덕분이었다. 지난해엔 매출액 2489억원, 영업이익 334억원을 올렸으며, 부채비율도 105%로 낮아지면서 사실상 경영난에서 벗어났다. 올해도 10% 정도 매출액 성장을 내다보고 있다. 내년에는 10년 만에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다는 계획도 세웠다. 한화투자증권은 디엠에스가 내년에 매출액 3600억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박 대표는 디스플레이장비에서의 안정적인 실적을 기반으로 풍력과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 분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디엠에스는 이미 전남 영광에 풍력발전소인 ‘호남풍력발전’을 구축하고 2014년부터 연간 20메가와트(MW) 규모로 상업용 전력을 생산 중이다. 이어 경북 김천, 전남 보성 등에도 풍력발전소를 건설할 방침이다. 풍력 외에 태양광모듈 장비 등 신사업도 추진 중이다.박 대표는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국내 수출 기업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중국 업체들이 진입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기술 진입장벽을 만들어야 한다”며 “가능하다면 중국 현지에 공장과 거점을 구축한 후 거래처에 발 빠른 근접지원을 가능케 하는 등 ‘메이드 인 차이나’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약력△1958년 경북 경산 출생 △경북대 물리학 학사 및 반도체공학 석사 △LG전자 중앙연구소 △LG디스플레이 공정기술팀장 △디엠에스 대표이사(현)박용석 디엠에스 대표 (제공=디엠에스)
- CJ '유통 쌍두마차', 2분기 실적 날았다(종합)
- [이데일리 박성의 기자] CJ(001040)의 ‘유통 쌍두마차’가 지난 2분기 나란히 웃었다. CJ대한통운(000120)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CJ오쇼핑(035760)도 취급고가 전년 대비 20.9% 증가하며 분기 기록을 경신했다.CJ대한통운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한 61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3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2.8% 증가한 1조7078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매출은 3조302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1.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130억원으로 0.1% 늘었다.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3.4%다. CJ대한통운은 올 2분기 택배부문에서 역대 분기 최대 물량과 최고 점유율을 달성했다. 물량은 2억6100만박스로 지난해보다 16.5%, 매출은 14.7%나 늘었다. 물량기준 점유율은 46.2%을 기록했다. 고효율 소형화물 증가에 따른 운영 효과가 높아졌고, 경쟁사 대비 ASP(평균판매단가) 하락 부분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배송 다변화와 서비스 안정화 등으로 수주 기반 확대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전 사업부문의 고른 매출 성장과 2015년 인수한 CJ로킨에 이어 지난해 인수한 센추리 로지스틱스, CJ SPEEDEX 편입효과가 반영됐다”며 “택배물량 역시 대폭 성장함에 따라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CJ오쇼핑도 선방했다. CJ오쇼핑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43.6% 증가한 466억원을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취급고는 918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9% 증가하며 분기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해부터 추진해 온 채널 다각화로 TV상품 중심의 취급고 증가(26%)가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2904억원을 기록했다.기록적인 무더위가 취급고 성장에는 ‘효자’가 됐다. 여름 계절가전과 베라왕, 엣지(A+G), 다니엘 크레뮤, 장 미쉘 바스키아 등의 패션 단독상품이 취급고를 늘렸다.T커머스의 성장도 눈에 띄었다. 2분기 CJ오쇼핑 T커머스 취급고는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한 5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5월부터 도입된 웹 드라마, 푸드 콘텐츠 등 차별화한 미디어커머스를 활용한 덕을 봤다.한편 양사 모두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영향을 받았다. 다만 피해규모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CJ대한통운의 중국법인은 사드 보복 영향으로 일부 한국 고객사의 물량이 줄었으나 매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중국법인 매출은 지난해 보다 19.6% 늘었다. 그러나 대내외 사업환경 악화로 해운항만부문은 실적 차질이 생겼다. 매출은 3% 증가했으나 매출 총이익은 3.8% 감소했다. 같은 기간 CJ오쇼핑 해외사업은 중국 천천CJ의 경우 사드 사태의 영향으로 취급고가 감소했다. 다만 베트남(SCJ), 말레이시아(MPCJ), 멕시코(그랜드CJ)에서 사업이 활기를 띄며 부진을 만회했다.정명찬 CJ오쇼핑 경영지원담당(CFO)은 “상품 차별화 및 판매 플랫폼 다각화 노력이 외형 및 수익의 동반 성장을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며 “하반기에도 상품에 대한 차별적 경쟁력 확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뷰티, 리빙 분야에 대한 국내외 추가 M&A를 통해 플랫폼 차별화 및 상품사업자로의 역량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IR클럽]①CJ대한통운, 글로벌M&A·택배 ‘쌍두마차’ 달린다
-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CJ대한통운(000120)은 ‘2020년 글로벌 탑5 물류기업’ 도약을 위해 전략적 제휴, 합작법인 설립, 인수합병(M&A) 등 성장전략을 다각도로 추진하는 한편 대규모 투자를 통해 국내 1위인 택배사업 역량을 더욱 차별화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전세계 물류기업 대상 인수합병 적극 추진CJ대한통운은 국내 물류기업 중 유일하게 전 세계 물류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적극적인 해외 인수합병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지난 2013년부터 현재까지 5년간 수행한 인수합병, 합작법인 설립만 8건이다. 건별로 살펴보면 △2013년 중국 중량물 전문기업 CJ스마트카고 인수 △2015년 중국 최대 냉동냉장 물류기업이자 종합물류기업인 CJ로킨 인수 △2016년 7월 △중국 TCL그룹과 물류합작법인 CJ스피덱스를 설립 △9월 말레이시아 물류기업인 CJ센추리로지스틱스 인수 △11월 인도네시아에 축구장 4개 규모의 대형 물류센터 인수 △12월 필리핀 5대 물류기업인 TDG그룹과 합작법인 CJ트랜스네셔널 필리핀 설립 △2017년 4월 인도 최대 수송기업인 다슬로지스틱스, 중동, 중앙아시아 중량물 1위 기업인 이브라콤 인수 등이다. CJ대한통운 최근 5년간 해외 물류기업 인수합병 현황. (자료=CJ대한통운)이 같은 인수합병과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네트워크 확대, 시너지 창출을 통해 아시아 1위 물류기업으로의 면모를 갖추고 지속적인 성장전략을 통해 글로벌 TOP 5 물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것이 CJ대한통운의 전략이다. ◇택배사업, 서비스 차별화 통한 성장전략국내 1위인 택배사업부문에서는 대규모 투자와 첨단기술 역량 강화로 효율성 향상, 서비스 차별화를 통한 성장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오는 2018년 4월까지 전국 택배 서브 터미널 200여 개소에 총 1227억원을 투자해 소형 자동화물분류기를 설치하는 업계 최초 택배 전 분류과정의 자동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택배업 역사상 최초로 오전에 고객이 택배를 받아볼 수 있게 됐다. 택배기사들의 근무여건 역시 개선됐으며 수입도 대폭 늘었다.여기에 4000억원 가량을 투자, 첨단기술이 적용된 최신 분류설비를 갖춘 경기도 광주의 택배메가허브터미널이 2018년 6월께 완공되면 전국 택배 자동화가 완성되면서 배송 효율이 더욱 개선되고 하루 2회전 배송이 가능해지면서 서비스가 더욱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이 CJ대한통운 택배를 통해 주문 상품을 받고있다. (사진=CJ대한통운)최근에는 가정간편식(HMR) O2O(Online To Offline) 새벽배송 시장에도 뛰어들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도 힘쓰고 있다. 밤 10시부터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완전 조리식품, 반조리식품 등 가정간편식을 배송하는 새벽배송 서비스로, 일반택배가 아닌 가정간편식만을 배송하는 전담조직과 전용터미널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현재 30여개 업체, 하루 1200~1500상자의 가정간편식을 배송하고 있다”며 “서비스 제공범위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이며 향후 전국 주요 대도시 등을 중심으로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