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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원전Vs재생에너지 갈등, 한국이 최악"[신율의 이슈메이커]
-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가 23일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에 출연했다. (사진=이데일리TV)[이데일리TV 이혜라 기자]한국이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체코 원전 수출에 성공했다. 체코 원전 수출을 계기로 원전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 목소리가 커진다. 원전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우리 사회에서 해묵은 에너지갈등을 먼저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가 23일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에 출연했다. 정 교수는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에너지환경전문위원장 및 한국원자력학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기술개발사업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국내 손꼽히는 원전 전문가다.정 교수는 “이번 체코 원전 수주가 우리나라에 깊게 박힌 ‘에너지 갈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그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선 원전과 재생에너지 등 무탄소에너지(CFE)를 사용해야 한다”며 “결국 이 두 가지를 어떻게 조화있게 만들어갈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했다.정 교수는 이어 “두 부문을 놓고 대결의 프레임이나 ‘모 아니면 도’처럼 취급하는 것은 매우 나쁘다”며 “각 분야 중요도를 주장하는 산학계 전문가는 각자 그런 얘기를 할 수가 있지만, 정치권에 가면 갈등이 증폭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결국 사회적 갈등만 커지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했다. 그는 ‘고준위 방폐물 관리 특별법’(고준위 특별법) 제정이 22대 국회에서 속도를 내길 바란다고 전했다.정동욱 교수는 이밖에도 △팀코리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의미 △미국 웨스팅하우스 소송 영향 예상 △K원전 경쟁력 △무탄소에너지(CFE) 국제 통용 가능성 △한국의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경쟁력 △고준위 방폐물처리특별법 등과 관련 의견을 밝혔다.○녹화일 : 2024년 7월 23일(화)○방영일 : 2024년 7월 27일(토)○진행 :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혜라 이데일리TV 기자○대담 :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신율: 지난 19일날 발표된 여론조사고요. 7월 16일부터 18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한 한국갤럽의 자체 정례 여론조사를 보면요. 이 한국갤럽의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전주 대비 4% 포인트나 올랐습니다. 그래서 이제 29%가 됐는데요. 이 4% 포인트가 왜 갑자기 올랐을까 이걸 여러 가지 분석을 해보면 가장 중요한 이유. 어쩌면 유일한 이유가 될 수도 있는데요. 바로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가 됐기 때문에 그렇다는 분석이 많더라고요.▷이혜라: 네. 맞습니다. 온 국민이 15년 만의 쾌거에 굉장히 기뻐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가 살펴볼 것은 추가 수주 이런 얘기도 함께 나오고 있거든요. 그래서 지속성이 있을지, 또 우리가 기술적으로 짚어볼 내용들은 없을지 오늘 이분과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중앙대 정동욱 교수님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정동욱: 안녕하세요.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신율: 저희가 궁금한 게 많으니까 모신 거죠. 그럼 먼저 우선협상대상자로 되면 우리 수주하는 겁니까? 그게 뭐예요?▶정동욱: 거의 저는 바뀔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왜 우선협상대상자를 두냐면 말이죠. 처음에 입찰 경쟁을 한 다음에 이제 거기에는 전반적인 건설의 총예산 같은 게 잡혀요. 그런데 이제 거기에는 여러 가지 패키지가 있어요. 그걸 갖다가 아주 상세하게 논의를 하면서 이제 계약가를 확정하게 되는데. 왜 그러냐면 말이죠. 그 앵커님도 아시다시피 자동차를 살 적에 베이직 모델이 있고 거기에 이제 무슨 스포티 모델, 프리미엄 모델. 그런 패키지가 붙지 않습니까? 원전도 똑같습니다. 그 수십 줄짜리 제품이 단일가겠어요? 거기에 어떤 패키지를 넣느냐에 달려 있어요. 예를 들게 되면 10년치 예비품을 포함해서 이번에 할 것이냐. 아니면 어떤 데는 펌프가 2대 필요한데 한 3대 정도를 더 넣을 것이냐. 심지어는 운전원이 운전하는 컨트롤룸 같은 데에 에어컨을 갖다가 어떤 성능 규모로 어떻게 할 것이냐 이런 걸 디테일하게 정하게 돼요. 그래서 거기에 따라서 계약 단가 변합니다.▷이혜라: 거기에 유지보수 그런 것도 들어가는 거예요?▶정동욱: 유지보수도 물론 들어가죠. 일정 부분의 유지비도 들어가고요. 그런데 60년짜리(유지보수)를 갖다가 한꺼번에 지금 계약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일정 부분의 그런 것도 좀 들어가죠. 그런 것도 얼마큼 보증을 할 것이냐 이런 것도. 그런데 계약 금액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그게 우리 자동차 살 적에도 3천만 원짜리다 그러면 옵션을 붙이는 것에 따라서 한 10% 정도 왔다 갔다 하지만 3천만 원짜리가 1500만 원이 되든가 5천만 원이 되지는 않지 않습니까? 마찬가지입니다.그리고 제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건 뭐냐면. 체코 정부는 2036년에 원전을 가동시켜야 돼요. 그래야지만 자기네들이 필요한 전력 수요를 맞출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걸 바꾼다면 그걸 맞출 수가 없어요. 그러면 어떤 대체전원 같은 걸 넣어야 할 텐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니까 체코 정부로서는 최적의 파트너를 만났고 2036년까지 자기가 필요한 전기를 받아야 되니까 그리고 이제 계약을 갖고 협상을 통해 패키지를 완성하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 과정이지, 이것이 바뀌거나 그럴 일은 없습니다.▷이혜라: 늘어나는 전력 수요 충당하려면 무조건적으로 그쪽에서도 성사해야 되는 계약인 거니까 큰 이견 없으면 당연히 이어가는 거고.▶정동욱: 그럼요. 여유가 없기 때문에 이거는 내년 3월에 (본)계약이 되는 것은 단언합니다.▷이혜라: 교수님, 미국 특허 얘기 나오는 거는 뭐예요? 그거는 변수 안 될까요?▶정동욱: 정확히 얘기하면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수출 통제를 걸은 것이에요. 왜냐하면 웨스팅하우스가 해외에 수출하려면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에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신율: 근데 그게 우리 기술에 포함이 돼 있나 보죠. 그 부분이?▶정동욱: 맞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수출하려면 원자력은 전략기술이라서 우리나라 정부의 수출 통제를 받아야 되는데 웨스팅하우스가 이런 것이에요. 자기들은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를 받는데 한국도 웨스팅하우스의 기술에 근거를 뒀으니까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를 받아야 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엄밀히 얘기하면 이게 지적재산권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지는 약간 좀 애매한데. 어쨌든 그렇게 소송을 걸었습니다.그런데 미국연방지방법원에서 ‘웨스팅하우스, 네가 시비 걸 주제가 안 된다. 이거는 미국 정부가 이를 걸면 걸 수 있지만 너는 아니다’ 했는데. 미국 정부는 그다음에 아무 얘기가 없어요. 우리가 또 원전 동맹도 하기로 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이것이 체코 원전 수주의 발목을 잡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요.한마디 더 말씀을 드리면 이번 체코 수주가 체코 역사상 가장 큰 프로젝트라고 합니다. 이걸 체코 정부가 그냥 했겠어요? 무려 200명이 넘는 전문가를 동원해서 입찰 서류를 무지하게 꼼꼼하게 분석하고 2700개에 대한 질문을 갖다 던졌다 하더라고요. 그런데 웨스팅하우스가 초창기부터 자기네들이 여기에 기술의 권리를 갖고 있다고 얘기를 했거든요. 그걸 체코 정부가 몰랐을까요? 철저하게 분석했는데도 불구하고 이것이 이 사업의 결정적으로 방해 요소는 아닐 것이라는 자기 나름대로 판단이 있었기 때문에 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것은 문제가 될 건 아니고요.웨스팅하우스가 우리 발목을 잡아서 이득 볼 것도 하나도 없어요. 이거 만약에 발목 잡아서 프랑스전력공사(EDF)한테 갔다고 칩시다. 그럼 EDF가 웨스팅하우스하고 협력할 건 없습니다. 이 기회에 우리나라하고 협력하는 것이 훨씬 실리적이고요. 이 기회에 한미 원전동맹을 갖다가 더 공고히 하고 한참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저는 봅니다.▷신율: 근데 우리가 그 돈을 자동차 살 때도 일시불로 현금 방식으로 주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우리가 할부로 돈을 내는 경우도 있고. 근데 체코 같은 경우에도 결국은 한꺼번에 그 많은 돈을 줄 수는 없겠죠?▶정동욱: 먼저 많은 분들이 이것이 한국이 돈을 대주고 그다음에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 많이해요.▷신율: 방산 수출이 그런 방식이었을겁니다.▶정동욱: 그런데 이 사업은 100% 체코 정부가 돈을 댑니다. 체코 정부가 이 원전 사업을 하기 위해서 체코 정부 입장에서는 체코에 있는 전력회사에 투자하는 거예요. 거기다가 전력회사에다가 돈을 대여해 주는데 그 대외에 주는 그 투자를 EU로부터 승인을 받습니다. 왜냐하면 EU 내에서는 아마도 그런 걸 승인을 받아야 되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EU는 이른바 텍소노미로서. 네가 어떤 경제활동을 하든지 그것에 대한 이유, 텍소노미에 들어가야 되거든요. 그래서 EU로부터 승인을 받습니다. 그게 4월 말쯤 됩니다. 4월 말쯤 승인을 받아서 이것을 체코 정부가 이 전력회사에다가 돈을 가져다 투자를 하는데 그 돈이 우리나라 돈으로 대략 12조 원 됩니다. 정확하게는 77억 4000만유로를 승인을 받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체코 정부가 100%로 돈을 대는 것이고요. 두 번째도 체코가 그런 방식으로 이 이후에 승인을 받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한마디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만에 하나 체코가 우리한테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하거나 아니면 일정 부분 투자를 해달라라고 할지라도 이거는 정확하게 OECD의 원자력 투자 룰이 있습니다. 이에 의하면 공정한 이자를 붙이게끔 돼 있습니다. 왜냐면 유럽이라는 나라는 상당히 시장경쟁 체제가 잘 돼 있는 나라예요. 그렇기 때문에 누가 불공정하게 들어오거나 그러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OECD 룰에 의해선 공정한 이자를 붙이게 되기 때문에 지금 우리나라가 거의 무상에 가까운 돈을 냈다는 이런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얘기입니다. 불공정거래에 걸립니다.▷이혜라: 우리 K-원전 기술력이 증명이 돼 있잖아요. 우수하다는 얘기는 참 많이 들어왔고. 그런데 제가 일단 놀랐던 것은 15년 만에 수출이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전 정부에서도 사실 원전 수출에 대해서는 나쁘지 않은 스탠스였다고 저는 기억을 하거든요. 그리고 그 이전 정부도 당연히 그렇고 현 정부도 그렇고. 그런데 왜 이게 15년 만에 이루어진 거예요?▶정동욱: 2009년에 우리가 UAE 수출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 드디어 전 세계적으로 원전붐이 막 일어나려고 했습니다. 그게 참 아쉽습니다. 그게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1986년에 일어났는데 그 후로부터 거의 55년째 되는 것 같습니다. 근데 2011년에 뭐가 일어났습니까?▷이혜라: 그때 사고가 터졌었죠. 일본쪽에서.▶정동욱: 후쿠시마 사고가 났습니다. 그 후쿠시마 사고 때문에 전 세계 원자력 산학계가 일종의 동면기에 들어갑니다.심지어 중국마저도 원전 건설을 천천히 해보겠다, 슬로우 다운 하겠다 이렇게 나옵니다. 그래서 이게 가라앉았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일본에 대해서 좋은 감정을 가질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좀 사과라도 하고 했어야 하는데. 원자력 산학계 사과라도 하고 나오면 좋았을 텐데 좀 아쉽습니다.▷신율: 그리고 후쿠시마 사고는 지진 때문에 발생한 게 아니라 지진 해일 쓰나미 때문에.▶정동욱: 쓰나미 때문에 발생한 것이죠. 그런데 어쨌든 그 이후에 2016년, 2017년쯤 돼서 다시 원전 산업계가 기지개를 켭니다. 그때 휩쓸고 나간 건 러시아입니다. 러시아가 막강한 작업력을 가지고 터키, 이집트, 방글라데시 등에 계속해서 원전 사업을 뿌리고.▷신율: 아니. 자기네 시스템으로 체르노빌 사고가 난 거 아닌가요? 나름대로 바꿨다고 주장하는 모양이죠?▶정동욱: 러시아도 강국이죠. 러시아도 강국은 강국이라서. 어쨌든 간에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아주 이걸 정책적으로 밀어붙여서 거의 휩쓸게 됩니다. 그 당시에 2017년도에 우리나라도 뭔가 기회는 있었을 텐데 사실 뭐 탈원전을 하더라도 수출은 지원하겠다 했지만 그다지 적극적인 건 없었죠. 제가 기억하기에는 당시 대통령께서 카자흐스탄 이런 데 방문했을 적에도 우리나라 원전을 갖다 해달라라고 이런 의사 교환이 있었던 걸로 제가 알지만 후속 조치를 듣지 못했습니다.그래서 어쨌든 말씀하신 대로 왜 15년 만이냐 그런다면. 첫 번째는 후쿠시마 사고의 여파가 컸습니다. 두 번째는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못하고 다른 서방세계도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못할 그때 러시아가 휩쓸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탄소중립 때문에 원전이 재부각되고 또 에너지 안보 때문에 원자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그것을 피부로 느끼는 데가 유럽대륙입니다. 그러니까 제일 첫 번째, 체코가 나온 것이죠.▷신율: 문재인 정권 때 제 기억으로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체코도 한 번 가긴 갔어요. 근데 어쨌든 이번 성과는 윤석열 정권 들어와서 이 정권이 추진한 거다, 이 말씀이시죠?▶정동욱: 그렇죠. 본격적으로 추진된 것은. 원전 계획은 오래전부터 세우는데. 아시지 않습니까? 결승전에 다가갈수록 전력질주하고 여러 가지 많은 활동이 일어나고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지난 한 2년간의 활동이 굉장히 중요했죠.▷신율: 사실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설렁탕집 주인이 끼니때마다 건넛집 중국집에 가서 삼시 세끼를 때운다면 사실은 그 설렁탕집에 가는 손님이 뭐라고 생각하겠습니까? 저는 사실 원전 수주라는 것도 그것과 맥락을 같이 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좀 들거든요.▶정동욱: 맞습니다. 앵커님도 자동차 살 적에 단종된 자동차는 안 사지 않습니까? 내가 계속해서 정비를 받아야 되고 부품도 교체해야 되는데 단종된다고 그러면 걱정할 거 아니에요. 내가 10년 써야 되는데 그때 이걸 수리할 것인가. 원전도 똑같습니다. 60년 써야 돼요. 그럼 60년 동안 내가 원전을 수입한 국가에서 원전산업을 유지해야 됩니다. 그래야지 내가 필요할 때 기술 지원도 받고 내가 필요할 적에 부품도 갈아낄 수 있어야지 그걸 사오게 되니까. 그렇기 때문에 어느 한 나라가 ‘난 더 이상 안 해’ 그러면 그 순간 내가 60년 동안 이걸 내가 유지할 수 있을까? 당연히 (생각이)드는 것이지요. 그래서 체코 정부가 제일 걱정했던 것이 한국이 또 여반장 하듯이 손바닥 뒤집듯이 또 원전정책 바뀌면 어쩌겠냐. 그걸 갖다가 몇 번 확인했다 하지 않습니까?▷이혜라: 네. 우리나라 원전 세계 몇 위 정도로 볼 수 있는 겁니까? 그러니까 아까 러시아도 말씀하셨고 기술력 가진 나라가 우리나라, 미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이 정도라고 알고 있는데요.▶정동욱: 전 세계에 지금 현재 원전을 수출할 수 있는 나라는 다섯 나라밖에 안 됩니다. 우리나라, 미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입니다. 과거에 캐나다도 수출한 경험이 있긴 있습니다. 있지만 캔두형 리액터(Candu Energy)를 더 이상 선호하는 나라는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다섯 나라인데. 중국과 러시아는 약간 좀 배제되는 분위기죠. 그리고 중국은 지금 자기나라 자국의 원전 짓기도 바빠요. 근데 본인 원전 다 짓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세계 시장에 좀 더 본격적으로 나올 겁니다. 왜냐하면 막강한 인프라를 구축했기 때문에. 그때 대비해서 우리도 어떻게든 초격차기술을 계속 유지 관리를 해야 됩니다. 러시아는 많이 배제됐죠. 그러니까 사실은 어딜 가나 앞으로 어떤 원전사업이든 (경쟁하게 되는 곳은 우리나라, 프랑스, 미국 3파전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이번에 우리가 이걸(체코 원전 수주) 했다는 것은 좋은 실적이 되지 않을까.▷이혜라: 그러니까 여쭤본 이유가요. 이제 추가 수주할 수 있냐. 이제 다시 원전붐이 더 일면 그만큼 우리가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나 이런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그래서 여쭤봤어요. 얼마나 다른 나라들을 제쳐야 되는지 궁금해서.▷신율: 애국자예요.▶정동욱: 추가 수주를 할 수 있냐고 질문하시면 당연히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원전이라는 건 말이죠. 일종의 사실 기업 간의 경쟁이거든요. 우리나라 같은 팀코리아. 한수원 중심으로 꾸려진 팀코리아. 프랑스는 이제 EDF가 대표사로 나왔는데. 일종의 월드컵 게임하고 좀 비슷해요. 국가 대항전 비슷합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변수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월드컵에서 브라질하고 붙어도 우리 국민들은 ‘우리나라가 이길 거야’, ‘너 어디다 돈 걸래’ 그러면 우리나라에 돈 걸지 않습니까? 마찬가지입니다. 상대방이 누구든 간에 우리나라는 어쨌든 간에 이걸 해낸다 하기 때문에 항상 저는 우리나라가 이긴다. 수주한다는 데 배팅을 하고요. 그다음에 찬스는 굉장히 많습니다.▷신율: 지금 찬스가 많다고 말씀하셨는데 사실 말이에요. 지금 민주당이나 이쪽은 아직도 재생에너지, RE100. 근데 저는 신기한 게 알(R)과 이(E)는 영문인데 왜 100은 우리나라 말로 하는지. 어쨌든 우리나라에서 RE100이라고 얘기를 하죠. 이러면서 재생에너지 얘기를 하거든요. 제가 교수님께 여쭤보고 싶은 게 지금 전 세계가 다시 원전을 많이 짓는 추세입니까, 아닙니까?▶정동욱: 짓는 추세입니다. 이거는 아주 확실합니다. 확실하게 세계 여러 나라들이 지금 새롭게 원전을 도입하려고 하는데. 재생에너지보다 원전을 도입하기 어려운 건요. 재생에너지는 인프라 시설이 그렇게 크지 않아도 할 수 있어요. 사실은 일반적인 건설 토목 공사와 비슷하거든요. 그런데 원전을 하고 싶어도 그 인프라가 웬만큼 있는 데가 별로 없어요. 하지만 유럽이 어느 정도 인프라가 있기 때문에 유럽이 가장 적극적이고. 우리가 진출 가능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요.원전과 재생의 에너지 갈등은 특히 우리나라에서 좀 심합니다. 아마 세계적으로도 제일 심하지 않을까 저는 생각을 하는데요. 그런데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무탄소에너지(CFE)를 써야 되는데. 무탄소에너지 요소가 인류가 가진 건 두 개밖에 없어요. 원전과 그다음에 재생. 수소를 말씀하시는데 수소도 사실은 그건 2차 에너지거든요. 원전과 재생을 써서 그걸 만들어야 되니까. 그러니까 이 두 개를 어떻게 조화있게 만들어갈 것이냐가 관건인 것이에요.근데 두 개가 흡사 대결의 프레임처럼. 모 아니면 도인 것처럼 이렇게 프레임을 짜는 거 매우 나쁩니다. 제가 느낀 건 원전을 주장하는 사람들, 재생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각자 그런 얘기를 할 수가 있는데. 이것이 정치권에 가면은 조화나 화합이 되는 게 아니라 더 증폭이 돼요. 증폭이 되니까 이제 애들끼리 싸우게 되면 부모가 나서 화합하고 말려야 되지 않겠습니까? 부모 싸움이 더 커지는 것이에요. 매우 안 좋습니다. 그러니까 사회적 갈등만 더 커져서 이번 체코 원전 수주가 저는 이게 우리나라에 깊게 박힌 이 에너지 갈등을 해소하는 그러한 계기가 됐으면 정말 좋겠습니다.▷신율: 사실 지금 유럽 같은 경우도 지금 네덜란드, 스웨덴 등에서 더 짓겠다고 그러는 거 아닙니까? 프랑스는 원래 원전이 세계에서 제일 많은 국가 중에 하나죠.▶정동욱: 맞습니다. 56기 지금 갖고 있는 걸로 아는데요. 미국 다음입니다. 서방 국가 중에서는 미국 다음인데. 당초 마크롱 대통령이 집권했을 적에 원전의 비중이 너무 높다. 원전의 비중을 좀 낮추겠다. 그리고 재생을 늘리겠다고 했어요. 그러다가 선회했습니다. 우리가 원전을 더 해야겠다. 그래서 마크롱 대통령도 2050년까지 무려 12기. 12개의 원전을 갖다가 짓겠다고 이렇게 선언을 했지요. 우리나라는 그런 선언은 아직 없습니다. 2050 탄소중립을 가기 위해서는 어떤 에너지 로드맵을 만들어야 돼요. 목표는 있지만 우리는 아직 경로가 없어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이번 정부에서 에너지 2050 탄소중립을 맞추기 위한 에너지 경로를 좀 만들면서 믹스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논의가 좀 됐으면 좋겠습니다.▷신율: 지금 AI 얘기하는데 그 AI가 전기를 좀 많이 잡아먹습니까. 아울러 전기차로 바꾸자면서요. 전기차 전기는 어디서 납니까. 그러니까 재생에너지 이런 거 다 좋아요. 이론적으로 따지면. 현실적으로는 전기 소모가 점점 많은 방향으로 모든 것이 진척이 되고 있는데 이 재생에너지만 가지고 얘기를 해도 되나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재생에너지가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까지 커버가 된다고 보십니까?▶정동욱: 에너지 믹스는 여러 가지가 영향을 주게 되는데요. 경제성도 영향을 주고요. 그다음에 이것이 탄소중립에 얼마큼 기여할 것이냐. 환경성도 영향을 주고. 그다음에 공급 안정성도 영향을 줍니다. 원전 같은 경우는 경제성과 공급 안정성이 좋아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국민 수용성은 원전이 아무리 봐도 재생에너지 보다 떨어집니다. 그다음에 재생에너지의 강점은 연속해서 빠른 시간 내에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에요. 하지만 원전은 한 10년 걸리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항상 기다렸다가 또는 미리 계획을 세워서 가야 되는 그러한 불리한 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두 개가 조화로 가야 되는데 그럼 무엇이 적정한 에너지 믹스일 것인가. 이거는 좀 분석을 해봐야 됩니다. 그래서 쉽게 얘기할 수 있는 건 아니고요. 대개 OECD 국가들을 보면 어느 한 에너지원 갖고 탄소중립을 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 같은 경우에는 원전과 재생을 7대 3으로 가져가고 있고요. 스웨덴은 현재 재생과 원전이 3:7 그 반대 방향인데, 원전을 더 늘리겠다 하고요. 독일은 재생 100% 가보겠다고 하고 있는데 사실은 전력에서 나오는 1KW/h(킬로와트시) 당 생산되는 탄소량을 따지게 되면 독일은 한참 좀 멀었습니다.▷신율: 하지만 독일은 프랑스로부터 전력을 예전에 수입해 썼거든요.▶정동욱: 지금도 수입합니다. 지금도 전기는 우리가 필요할 때 우리가 써야 되는데 재생은 그 반대예요. 내가 전기 낼 때 너 전기 써라 이거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필요할 때 전기가 없으니까 이걸 수입할 수밖에 없죠. 이게 어찌 보면 애완견하고 비슷해요. 이 애완견이 사실은 사람을 위해 (존재)해야 되는데 우리가 집사가 되잖아요. 우리가 애완견을 위해서 그거하고 좀 비슷합니다. 근데 그건 재생의 특징이라서 어쩔 수 없습니다.▷신율: 그리고 제가 궁금한 게 하나 있는 게 우리나라는 중국 덕분에 아주 호흡하기가 아주 좋잖아요. 봄여름 황사 맨날 와서요. ▷이혜라: 반어법이십니다. ▷신율: 근데 예를 들면 태양전지를 이렇게 쫙 태양열 판을 깔았을 때 황사가 오면 출력이 떨어지지 않아요? 그럼 아무래도 발전량이.▶정동욱: 당연히. 그러니까 사막에다 그 태양 전지판을 깔면 효율적이지 않느냐는 말씀 많이 합니다. 물론 좋습니다. 왜. 태양이 좋기 때문에. 그런데 이제 사막에 모래바람이 불면 모래가 확 덮으니까 닦아내야 됩니다. 그런 게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새만금에 하는 것도 거기도 항상 오염물질이 있기 때문에 그걸 닦아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재생에너지는 편리해요. 우리 주변에 바로 깔 수가 있고 그런 원전이 갖지 못한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장점을 이용하고 단점이나 간헐성 문제는 원전으로 보완하고 이러면서 만들어가야 되는 것입니다.▷이혜라: 이제 전 세계적으로 어쨌든 원전 다시 한번 들여다보는 분위기면, 아까 우리가 RE100 얘기를 했지만 결국에는 이게 글로벌적으로 통용되는 어떤 표준화된 그런 기준 같은 것들이 있어야 되지 않나. 왜냐하면 그래야 기업들도 그거에 준용해서 따르고 하는 거니까요. 그런데 정부 쪽에서 무탄소에너지 관련해서 내용을 내놨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게 아직 표준화에 있어서 더 적극적으로 노력을 해야 된다(는 해석도 있던데). 어떤 입장이세요?▶정동욱: ‘카본 프리 에너지’(CFE)라는 정책을 내놨는데요. 첫째. RE100은 내가 필요로 한 전기에너지는 100% 재생에너지만을 쓰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RE100 취지는 좋아요. 그러므로 재생에너지를 더 보급을, 활성화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단점은 뭐냐 하면 RE100 갖고 그러면 정말로 탄소 중립을 갈 수 있느냐 그러면 그건 다른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낮에는 우리가 태양광 전기를 쓸 수 있지만 밤에는 어쩔 수 없이 이제 화력발전이라든가 탄소에너지를 쓰게 되거든요. 그래서 실질적으로 탄소 중립을 가려면 CFE 그래서 카본프리에너지로 가는데 이것이 표준화가 안 돼 있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저는 걱정하지 않습니다. 저절로 됩니다. 왜냐하면 탄소 무역 장벽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유럽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라고 탄소국경조정세를 들고 나왔습니다. 그럼 그런 걸로 인해서 자연스럽게 카본 프리 에너지 이쪽으로 가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릴 따름이지 자연스럽게 그리로 갈 것으로 봅니다.▷이혜라: 우리나라 SMR(소형 모듈 원자로)도 잘하고 있나요?▶정동욱: SMR 잘하고 있지요. 이제 SMR 시장이 또 열립니다. 소형 모듈 원전인데요. SMR 시장이 또 열립니다. 예상컨대 2030년 중반쯤 될 거라고 보는데. 영국은 최초 영국에서 짓겠다고 하는 SMR 최초의 인허가 신청을 받았습니다. 스웨덴도 적극적이고 그다음에 캐나다 온타리오도 2028년까지 SMR 갖다 넣겠다고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약간 늦은 감은 있습니다. 2028년도까지 표준 설계를 개발하고 이번에 전력수급 기획실무 안에서 처음으로 2035년까지 SMR을 가져다 준공해 보겠다. 그럼 2034년 하반기 때 첫 번째 모듈이 들어갑니다. 모듈이 들어가게 되면 기술을 실증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고요. 우리나라는 500원짜리 동전 갖고 울산 미포조선소를 세운 나라입니다. 이렇게 체코에서 썼다는 건 말이죠. 가장 큰 원인은 사람들이 가격 경쟁력이 좋았다는 말을 하지만 가장 컸던 건 신뢰라고 하더라고요. 프랑스가 체코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이런 외신 보도가 있더라고요. 그만큼 우리나라가 신뢰가 있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한국이 한다고 하면 전 세계가 진지하게 바라봅니다. 그래서 SMR도 저는 성공할 것으로 봅니다.▷신율: 근데 그 SMR에 반대하는 사람도 많더라고요. 위험하다고 그러고.▶정동욱: 세상 모든 사람이 다 찬성하는 그런 기술과 사업은 없습니다. 당연히 반대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그 반대의 목소리를 잘 새겨들어서 위험을 회피하고 사업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고 더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그것이 엔지니어의 역할이라고 봅니다.▷이혜라: 앞서 교수님께서 이번 원전 수출이 우리나라에 있어서 아주 해묵은 에너지 갈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잖아요. 그런데 국회에서 고준위 방폐물처리특별법, 이거 관련해서는 어떻게 보세요?▶정동욱: 그걸 저는 왜 안 해주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방사능 폐기물, 고준위 폐기물 이게 사용 후 핵연료를 갖다가 이제 우리가 사는 생활 공간에서 영원히 격리하자는 것이거든요. 이미 나와 있는 것이에요.이미 나와서 우리가 혜택을 본 거에 대한 부산물을 갖다가 우리 생활 공간에서 완전히 격리하자는 것인데 맨날 사용 후 핵연료 위험하다 이러시는 분들이 그걸 반대해요. 위험하니까 땅속 깊이 묻겠다. 그런데 반대하면 어쩌란 말입니까? 그다음에 또 10만 년 동안 보관할 수 없어서 불안하다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말이죠. 스웨덴에서 사용 후 핵연료 처분장의 안전 분석을 해보니까 이것이 어떠한 가혹한 조건에서 한다 하더라도 이 사용 후 핵연료에 있는 방사물질이 지상에 나오는 데까지는 5만 년 걸린다고 합니다. 기후변화 때문에 2100년까지 76년 남았습니다. 그러면 앵커님은 76년 앞을 걱정해서는 여기에 내가 몰입을 하겠습니까? 아니면 5만 년 후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거기에 (몰입)하겠습니까? 이건 선택의 문제입니다. 뭣이 중헌디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에 전력투구를 해서 그걸 해결한 다음에 다른 대안이 없는지를 찾아보는 것도 충분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후 해결을 가지고 자꾸 이렇게 하는 것은 저는 너무나도 아쉽고 이해하기 어렵습니다.▷신율: 방사성 폐기물 처리하는 거 옛날에 부안 지역에 하려고 했다가 그것도 고준위가 아니라 중저준위 폐기장이었었는데도 엄청난 반발에 부딪혀서 결국은 경주 쪽에 만들었을 거예요. 그런데 지금 경주는 아무런 그게 없는데. 어쨌든 지금 아마 정치권은 어디에 땅 파고서 묻겠다 그러면 이제 그 지역이 난리가 날 것 같아서 눈치 보느라고 그러는 것 같아요.▶정동욱: 그러니까 정치권이 나서서 해결해 줘야죠. 그런데 정치권이 만약에 그런 문제 없이 다 해결된 걸 했으면 정치가 뭐가 필요했겠습니까?▷신율: 그렇죠. 교수님 아세요?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받는 월급이 대한민국 1인당 GDP 대비 4배입니다. 미국이나 영국은 2배밖에 안 돼요. 그래서 근데 그 정도로 월급을 많이 받으시는 분들이 참 한심해요. 제가 볼 때는 뭘 하고 있는지 저도 아주 궁금해요. 그래서 바로 그런 아주 중요한 문제들을 빨리 해결해야 되는데 교수님같이 학계 전문가들이 열심히 말씀을 해 주셔야죠.▶정동욱: 열심히 말을 했지만 저도 사실은 좌절감을 많이 느낍니다. 신문에 기고도 하고 이렇게 또 방송에서 초대해 주시면 감사하게 나와서 말씀을 드리는데 잘 안 가더라고요. 그때마다 느끼는 좌절감은 작지 않습니다. 사실은 이걸 내가 왜 이렇게 해야 되는가. 이렇게 말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래도 조금씩 한 발씩 가고 있으니까 무척 다행이라고 생각하고요. 이번에 체코 수주에 대해서는 제가 그걸 바라보면서 좀 울컥했습니다. 그래도 또 하나 뭔가를 보여줬구나. 그래서 너무 감사하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신율: 알겠습니다. 근데 너무 좌절하시지 마세요. 저를 생각하시면 굉장히 마음이 푸근하고 편해지실 거예요. 저는 이제 좌절을 겪는 걸 지나서 분노의 경지까지 갔기 때문에요. 근데 어쨌든 잘 된 일이고 우리가 사는 현실에 충실할 필요는 저는 있다고 봅니다. 이상 중요하죠. 하지만 이상과 현실에 괴리가 있을 때 무엇을 택해야 되는가 합리적 선택은 무엇인가를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그런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정동욱: 감사합니다
- [이우석의 식사(食史)] 무더울 때는 닥치고 닭
- 닭백숙은 여름날 인기 메뉴다. 강릉 송천휴게소 백숙.[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 소장] 더워서 닭, 출출해서 닭, 몸이 허(虛)해도 닭이다. 주요 단백질원인 닭을 먹는 계절이야 따로 있겠냐마는 역시 여름에 가장 많이 먹게 된다. 한국인이 닭고기를 가장 많이 먹는 때를 조사해 보면 한여름이다. 7월 한달간 닭 도축 머릿수가 무려 1억 마리를 넘는다. 가장 적은 달(2월)보다 약 3000만 마리를 더 많이 잡았다. 복달임에 삼계탕과 백숙을 먹고 더우니 맥주를 곁들여 ‘치맥’을 먹는 경우도 늘어서 그렇다. 휴가철이라 어디 놀러 가서 닭을 먹을 일도 많다. 여름은 닭에게 공포의 계절인 셈이다.◇ 수천년간 인류 밥상 단백질 공급해온 ‘닭’요즘 닭고기가 화제의 중심에 떠올랐다. 얼마 전 언론들은 불량 닭 사육 실태를 고발했다. 국내 양계업자들이 여름에 수요가 많은 삼계탕용 닭을 밀집 포화 상태로 키워낸다는 것. 과밀집에 스트레스를 받아 죽어 나가니 동물복지는 물론 위생적으로도 좋지 않다. 한국인이 대대로 즐겨온 전통음식이자 세계인이 주목하는 삼계탕과 K-치킨의 명성에 금을 내는 짓이다.닭고기에 단백질과 에너지를 의존해야 하는 여름이라 차마 듣기에 거북한 소식이다.닭고기는 수천 년 동안 인류의 밥상에 단백질 공급을 책임져온 식재료다. 현재까지 인류가 가장 많이 도축하는 가축(가금류)이기도 하다. 물론 마릿수 기준이다.지금도 어느 나라에서나 닭을 많이 키운다. 주 식재료인 알(달걀)을 얻기도 좋고 소나 돼지에 비해 성장 속도가 빨라서 아주 유용하다. 2016년 기준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도축한 가축 741억 마리 중 658억 마리가 닭이었다. 90%가 넘는다. 상대적으로 값싼 비용으로 사 먹을 수 있는 데다 특별한 종교적 금기도 없다. 닭을 터부시하는 문화는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나라도 사정은 마찬가지. 닭고기를 아주 좋아하는 축에 든다. 지난해 국내에선 약 10억 마리 정도를 잡았다. 거기다 수입량까지 더하면 한국인 1인당 26마리가 넘는 닭을 먹어치운 셈이다. 1인당 닭고기 소비량(농촌진흥청 자료)은 약 15.7㎏이었다. 야식으로 좋은 치킨이 있으니 파리올림픽이 열리는 올해는 닭 소비가 더욱 늘어날 조짐이다.여전한 치킨의 인기와 신종 메뉴의 등장으로 한국인은 닭고기를 점점 많이 먹고 있는 추세다. 54년 전인 1970년에는 1인당 불과 1.4㎏만 먹을 수 있었다. 최근 5년간 살짝 주춤하긴 했지만 매년 증가하고 있다.‘씨암탉’이라 해서 예로부터 귀한 손님에 대접하거나 몸을 보할 때면 닭을 고아 먹었다. 허기와 영양을 채우기 위해 후루룩 들이마실 뜨끈한 닭고기 국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디서나 유효한 처방이었다.서울 홍대거리에서 30년 이상 지켜온 노포집 ‘다락투’의 닭곰탕. 가장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고깃국물이 바로 닭곰탕이다.◇맛있는데 가성비도 좋은 최고의 육류동서양을 통틀어 시름시름 감기 앓이를 할 때 먹는 음식이 비슷하다. 미국 가정에서 환자를 위해 만드는 음식도 닭고기 수프다. 맛있고 든든한 닭 국물은 앓는 이의 입장에서 먹기에도 편하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이었다. 이를 차용해 잭 캔필드와 마크 빅터 한센은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chicken soup for soul)란 자기계발서를 써서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마찬가지로 유럽에서도 닭고기는 ‘좋은 식사의 최소 조건’에 해당했다. 과거 16세기 말, 프랑스 앙리 4세는 “모든 국민이 일요일에 닭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닭고기 칙령(?)을 선언한 바 있다. 군주로서 백성에게 닭고기를 먹이는 일은 당시에도 최상의 은덕이었다.이런 닭이 그나마 흔해졌으니 현대인들에겐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다.닭고기 국물은 그대로 먹어도 좋고 다른 음식을 만들기 위한 조미료나 육수로 쓰기도 한다. 뼈와 껍질, 닭발 등을 살코기와 함께 끓여내면 다른 가축의 육수보다 깔끔하고 감칠맛을 낸다. 게다가 비용도 적게 드는 ‘가성비’(가격대성능비) 최고의 육류였다.홍대 앞에서 40여년을 지켜온 다락투 닭곰탕닭을 끓여낸 고깃국은 가장 간편한 요리법이며 적은 양의 재료로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는 효율적 음식이다. 외국 문학 작품에도 가끔 등장한다. 숲에서 사냥한 꿩을 솥에 넣고 밤새 끓이는 장면이나 올리버 트위스트가 고아원 급식으로 받아든 멀건 닭 귀리 죽을 떠올리면 된다. 그래서 옛날부터 냉면, 칼국수, 초계탕, 떡국 등 우리 전통 음식의 육수로 많이 썼다. 꿩대신 닭으로도 썼지만 그냥 닭이라도 충분했다. 일본 라멘 중 토리파이탄은 닭 육수에 면을 말아낸 것이며 중국 음식 기스면은 사실 닭고기 국수(鷄絲麵)란 뜻이다. 서양에서도 닭 육수를 즐겨 쓴다. 프랑스에서도 치킨 콩소메(consomme)를 끓일 때 닭뼈를 중심으로 우렸고 요즘도 치킨스톡을 만들 때 닭뼈를 쓰는 것이 기본이다.육수에 살코기를 찢어넣고 밥을 말면 닭곰탕, 홍두깨로 밀어낸 면을 넣으면 당장 닭칼국수가 된다. 인삼과 대추 등을 넣고 찹쌀을 더하면 삼계탕, 반 마리만 넣으면 반계탕이다. 육개장처럼 끓인 것은 따로 닭개장이라 부른다. 냄비에 닭을 통째로 넣고 끓여 먹는 방식은 ‘닭한마리’라 해서 푸짐한 안줏거리로 인기다. 외국에도 소문나서 한국에서 닭 한마리를 즐기는 외국인이 많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의 스티븐 비건(Stephen Biegun) 국무장관은 비건(Vegan) 식성은 아니었는지 한국에만 출장오면 ‘닭한마리’를 즐기는 마니아였다.이열치열이라 요즘은 뜨끈한 닭 국물 한 사발이면 더위에 지친 몸이 대번에 살아난다. 적당한 기름기와 담백하면서도 부드러운 살코기가 한 뚝배기에 들었으니 그저 술술 들이키기만 하면 된다. 그 국물 안에 이 살벌한 여름날의 무더위를 이겨낼 에너지가 들었다.◇닭 맛집▶다락투=수많은 가게가 명멸하는 홍대 거리에서 30년 이상 지켜온 노포집이다. 보드랍게 찢어낸 살을 깔끔히 우려낸 닭 국물에 말아내 든든한 한 끼를 제공하는 곳. 반찬이라곤 마늘과 김치 밖에 없지만 한 뚝배기 안에 모든 맛이 들어있어 충분하다. 폭신하도록 잘게 찢어낸 고기와 진하면서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국물, 특유의 맛깔나는 다진양념이 갓 지어내 부드러운 밥알과 섞이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닭칼국수도 맛이 좋다.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21길 4-3. ▶닭진미강원집 = 1962년도에 개업해 근 60년을 남대문시장 안에서 함께 해온 닭곰탕 노포다. 양은냄비에 육수를 붓고 잘게 찢어놓은 닭고기를 듬뿍 넣어 팔팔 끓여 낸다. 닭곰탕 한 그릇에 다리 한 쪽씩 기본으로 넣어주니, 고기를 씹고 따뜻한 국물에 밥을 말아 든든한 한 끼를 채울 수 있다. 프라이드 치킨이나 삼계탕처럼 작은 닭이 아니라 중닭 이상을 써 고기에 맛이 잔뜩 들었다. 양념장에 찍어 쫄깃쫄깃 씹을수록 진한 맛이 배어난다. 기름지고도 구수한 국물은 대파만 넣었는데 그 풍미가 물기를 품은 밥을 만나도 당최 꿀리지 않으며, 바닥 끝을 보게 만든다.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길 22-20.▶사랑방칼국수 = 원래 닭곰탕과 닭칼국수를 팔던 집인데 백숙 백반도 아주 인기다. 삶은 통닭 반 마리에 뜨끈한 국물까지 내준다. 점심 이전부터 문전성시를 이루며 오후는 반주를 즐기는 낮술 손님으로 채워진다. 2인분엔 한 마리 통째로 내준다. 중닭을 잡내 없이 잘도 삶아냈다. 육수를 많이 냈을 텐데 그리 질기지도 않다. 젓가락으로 찢어 함께 곁들여낸 초고추장에 대파를 섞어 찍어 먹으면 맛이 확 살아난다. 닭고기 살에서 육즙이 배어 나오는데 초고추장이 이 맛을 증폭시킨다. 백숙에 함께 내는 국물도 허투루 한 것이 아니다. 밍밍해 봬도 진한 풍미가 첫입에서 느껴진다. 1968년 개업했으니 가게도 오십을 훌쩍 넘겼다. 서울 중구 퇴계로27길 46 9000원. 닭곰탕 6500원.
- “애 앞에서도 때리는 남편, 증거 어떻게 모아야 하나요?” [사랑과 전쟁]
-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남편의 욕설과 폭력을 참다못해 이혼을 고려 중인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게티이미지)3년 전 결혼해 돌 지난 아이가 있다는 A씨는 22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폭력적인 남편과 이혼하기 위해 조언을 구했다. A씨에 따르면 A씨와 남편은 사내 커플로 2년 동안 연애를 하며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었다. 그런데 결혼식을 올린 후 신혼여행을 간 뒤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A씨는 “여행 일정문제로 사소한 말다툼을 했는데, 남편이 갑자기 제 손목과 팔을 세게 잡고 바닥에 세차게 밀었다”며 “저는 그대로 내동댕이쳐져 손목과 다리에 심한 멍이 들었고 갑자기 일어난 상황에 너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남편은 A씨에 “자신도 모르게 밀쳤다”며 사과했고 크게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갔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 남편은 욕설과 협박을 일삼았고 몸을 밀치고 멱살을 잡는가 하면 A씨의 머리를 벽과 바닥에 사정없이 내리치고 발로 찬 적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A씨는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아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고. A씨가 임신을 한 와중에도 때리던 남편은 이젠 점점 커가는 아이 앞에서 욕을 하고 A씨를 때리고 있었다.A씨는 “아이가 이제 말이 트이고 상황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도무지 이런 환경에서 아이를 잘 키울 자신이 없다”면서 “남편과 헤어지고 싶은데 이혼 이야기를 꺼내면 어떻게 돌변할지 몰라 너무 두렵다”고 조언을 구했다.이에 대해 류현주 변호사는 민법 840조 3항을 들어 “‘상대방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란 사유가 규정되어 있는데, 폭언, 폭행 등이 여기서 말하는 ‘심히 부당한 대우’에 해당한다”며 “A씨처럼 자신이 가정폭력 피해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고 주위에 말하기도 주저되어 참는 경우가 꽤 많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이어 가정폭력의 증거를 수집하는 방식에 대해서 “가정폭력은 부지불식간에 일어나기 때문에 그 순간을 녹음하거나 촬영하는게 참 힘들다”면서도 “사건이 발생하는 현장을 찍지 못하더라도, 사건 발생 직후에 서로 나눈 대화, 병원 진료기록, 주위 사람들에게 사건에 대해 호소하는 대화 등이 폭력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면 바로 경찰에 신고하는 게 좋고, 112 신고기록은 5년간 보존되기 때문에 신고했던 기록만으로 가정폭력에 대한 증거가 된다”고 설명했다.다만 남편의 폭력이 두려워 이혼 이야기를 꺼내기 어렵다면 “2016년 1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가정폭력처벌에관한특별법에 따른 주거지 퇴거 및 100m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처분을 요청할 수 있다”며 “참고인 및 증인으로 법원 출석, 귀가시 또는 면접교섭권 행사시 동행, 피해자주거에 대한 주기적 순찰과 CCTV설치, 그 밖에 신변안전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만약 폭행 수준이 심각해 형사 고소를 고려하고 있다면 “신뢰할 만한 자료와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이 있다면 형사 처벌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위험한 물건으로 아내의 머리를 내리친 사건이 있었는데 실형 6개월 선고를 받고 법정구속 됐다”는 판례를 전하기도 했다.
- 유방암은 조기 발견, 치료하면 완치율 높아… 정기검진 중요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유방암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자유로울 수 없다. 실제 유방암은 국내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주로 40~50대 중년 여성에게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20~30대 젊은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체 신규 여성 암 환자 13만3800명 중 약 21.5%에 해당하는 2만8720명이 유방암이었다. 신규 여성 암 환자 5명 중 1명 이상이 유방암 진단을 받은 셈이다. 또 여성 인구 10만 명 당 발생자수를 의미하는 조발생률은 111.6명, 전체 유병자수는 30만3804명이다. 그러나 유방암은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발견이 가능하고, 또 조기에 치료하면 완치율 역시 높은 암이다. 5년 생존율이 2021년 기준 93.8%에 이른다. 즉 발생 가능성은 높지만 치료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다. 강영준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교수는 “유방암은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암이다”며 “30세 이상 여성은 매월 자가검진하고, 35세 이상은 2년 간격으로, 40세 이상은 1~2년마다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과거력·가족력 있다면 조심… 여성호르몬 장기간 노출도 위험요인유방암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일부 위험인자는 잘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위험인자는 조직검사에서 상피내소엽종이나 비정형증식 등이 진단된 과거력이나 가족력(모녀, 자매)이다. 실제 유방암 중에는 부모로부터 암 유전자를 물려받아 선천적으로 암에 취약한 유전성 유방암이 있다. 국내 유전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5~10%를 차지한다. 미국은 이보다 많은 12% 정도가 유전성으로 알려진다. 물론 암 유전자가 있다고 해서 모두 암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보다 암 발병 확률이 높을 뿐이다. 암 유전자를 갖고 있으면 60~80%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이른 초경, 늦은 폐경, 출산이나 수유 경험이 없거나 늦은 초산 등으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에 노출된 기간이 길수록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외에 비만, 피임약 등 여성호르몬제 복용, 알코올, 카페인, 방사선 등도 위험인자로 꼽힌다. 강영준 교수는 “유방에서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유두가 함몰되고, 유방의 피부가 부어올라 땀구멍이 도드라져 귤껍질처럼 보이거나 유두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온다면 유방암을 의심할 수 있다”며 “다만 증상이 나타난다면 발생 후 시간이 지났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검진 통한 조기발견 중요… 40세 후엔 1~2년 간격 유방 촬영 등 검진유방암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이다. 유방암은 ‘자가검진’, 의사에 의한 ‘임상 검진’, X선 촬영·초음파 촬영 등 ‘영상 검진’ 3가지 방법으로 진단한다. 자가검진은 매월 생리가 끝나고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 하는 것이 좋다. 임신이나 폐경으로 생리가 없을 때는 매달 날짜를 정해놓는다. 하지만 자가검진은 정확도가 떨어진다. 따라서 35세 후에는 2년 간격으로 의사의 임상 검진을, 40세 후에는 1~2년 간격으로 유방 촬영 등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강영준 교수는 “국내 여성의 경우 유방조직이 치밀한 편이라 유방 X선 촬영과 초음파 촬영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다만 40세 이전의 젊은 여성은 유방조직이 매우 치밀한 편이지만 가능한 방사선 피폭을 피하는 것이 좋은 만큼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초음파 촬영을 우선적으로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유방암의 가장 필수적인 치료법은 수술이다. 종양의 상태에 따라 암 조직을 떼어 내는 수술적인 방법, 수술 부위의 국소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방사선치료, 전신치료인 항암 화학 요법, 항호르몬 요법, 표적치료 등을 시행한다. 유방 전체 절제술을 시행한 경우에는 유방 복원 수술도 함께 시행할 수 있다. 과거에는 전체 절제술이 대세였지만 최근에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부분 절제술이나 유방보존술, 감시 림프절 생검술 등으로 가능한 수술 범위를 최소화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좋고 나쁜 음식 따로 없어… 적절한 영양섭취·운동·체중관리 중요수술 후에는 가벼운 운동과 충분한 휴식 등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좋고, 특히 암에 대한 불안감에서 벗어나 평범한 일상을 누리려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유방암에는 특별히 좋은 음식도, 나쁜 음식도 없다. 서구화된 음식과 유방암을 연관 짓는 것도 큰 의미는 없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건강식을 주로 섭취하면 된다. 칼로리가 높은 기름진 음식이나 과다한 음주 등 보통 안 좋다고 알려진 음식은 피한다. 특히 비만은 유방암 환자에게 좋지 않다. 살을 찌우는 음식이나 생활습관은 자제한다. 기호식품인 커피, 콜라, 녹차, 비타민 칼슘 영양제 등은 괜찮다. 좋다고 알려진 음식을 찾기보다는 여러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적절한 운동과 건강한 체중,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유방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유방암 고위험군1. 어머니나 형제 중 유방암 환자가 있는 여성2. 한쪽 유방에 유방암이 있었던 여성3.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4. 30세 이후에 첫 출산을 한 여성5. 비만하거나 동물성 지방을 과잉 섭취하는 여성6. 이른 초경, 늦은 폐경 또는 폐경 후 장기 여성호르몬 투여 등 호르몬 자극을 오랫동안 받은 여성7. 가슴 부위에 방사선치료를 받았거나 강한 방사능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여성8. 유방에 지속적인 문제(덩어리 병소 등)가 있거나 자궁내막, 난소, 대장에 악성종양이 있었던 여성◇ 유방암 자가진단법1. 거울을 보며 평상시 유방의 모양이나 윤곽의 변화, 좌우 대칭 여부 등을 비교한다. 2. 양손을 뒤로 깍지 끼고 팔에 힘을 주면서 앞으로 내밀어 피부의 함몰 여부를 관찰한다. 3. 검진하는 유방 쪽 팔을 머리 위로 올리고 반대편 2, 3, 4번째 손가락의 첫 마디 바닥면을 이용해 유방의 바깥쪽 상단에서 시계방향으로 원을 그려 안쪽으로 검진한다. 4. 쇄골의 위/아래 부위와 겨드랑이 하단에 멍울이 잡히는지 확인한다. 5. 유두에 비정상적인 분비물이 있는지 관찰한다.
- "무더위 피해 즐기는 야간 야외 운동, 안전사고에 더 유의해야"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여름 더위에 조금 덜 덥고 사람이 덜 붐비는 야간에 강 둔치나 공원 등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가벼운 산책이나 걷기 등 적정한 저녁 운동은 멜라토닌을 촉진시켜 숙면을 유도하고, 청소년의 성장이나 노년층의 면역력 증강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야간에 달리기나 자전거 타기 등 비교적 고강도 운동을 할 때는 주변 환경을 잘 살피고 안전 수칙을 잘 지켜 안전사고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스포츠 안전사고 실태조사(2000년)에 따르면 일반 생활체육인이 가볍게 야외에서 즐기는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는 주로 18시~21시로 조사됐다. 마찬가지로 이 시간대에 부상을 가장 많이 당하기도 한다. 달리기 활동 중 입은 부상의 46.1%, 자전거 타기 중 부상의 40.4%가 이 시간대에 생겼다. 야간 특성상 시야 확보가 잘 안된 상태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면 미끄러지고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기 쉽다. 특히 여름철에는 장맛비나 소나기 등 수시로 내리는 비가 운동 환경의 위험성을 높이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한다.힘찬병원 정형외과 김유근 병원장은 “야간 달리기나 자전거를 타는 도중 어두운 환경에서 바닥을 제대로 살피지 못해 웅덩이나 돌, 나뭇가지 등 장애물에 걸려 넘어져 낙상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라며 라며 “타박상 정도로 발목이나 손목을 삐는 비교적 가벼운 부상도 있지만 사람이나 장애물이 잘 보이지 않기에 충돌사고로 이어져 골절이나 탈구가 생기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울퉁불퉁한 노면과 장애물 등 주의해야야간운동은 하루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소화불량, 두통, 요통, 변비, 설사, 불면증 등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이다. 달리기와 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은 심폐 기능을 향상시키고,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킨다. 또 폐 기능과 혈액 순환 개선에도 좋아 몸의 전반적인 건강을 증진시킨다. 특히 야간운동은 혈당을 효과적으로 떨어뜨려주기 때문에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좋다. 운동 후에는 멜라토닌이 많이 분비되는데, 숙면에 도움을 주고 항산화 기능이 있어 면역력 강화와 노화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야간 운동 특성상 시야 확보가 어려워 안전사고에 노출되기 쉽다. 달리기 중 어두운 시야 때문에 울퉁불퉁한 바닥을 제대로 살피지 못해 발목을 삐끗하거나 장애물에 걸려 넘어져 부상을 당하기 쉽다. 또 빠른 속도로 자전거를 타다가 시야 확보 어려움으로 충돌사고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골절이나 뇌진탕 등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일반 도로변에서 야간에 어두운 색상의 운동복과 이어폰을 착용하고 운동을 하다 주행 중인 자동차나 자전거 등과 충돌하는 사례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특히 여름철은 장맛비와 국지성 호우 등 비가 많이 내리는 환경으로 야간운동에 더 주의해야 한다. 규칙적으로 달리기를 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우중런이라는 비 오는 날 달리기를 선호하기도 한다. 시원해서, 운동 루틴을 깨지 않으려고, 자유·성취감을 맛보려고 등 비 오는 날 운동을 하는 이유도 다양하다. 비가 오면 시야가 더 흐려지고 바닥은 더 미끄러운 상태가 된다. 신발 안쪽까지 비에 젖기 때문에 접지력이 좋은 운동화를 신더라도 발이 신발 안에서 미끄러지기 때문에 달리다가 중심을 잃기 쉽다. 또 비에 젖은 상태로 운동하다 저체온증에 걸릴 수 있다. 실제 최근 열린 트레일러닝 대회에서 비를 맞고 달린 참가자들이 저체온증을 호소해 대회가 중단되기도 했다.◇ 시야 확보에 신경 쓰고, 비 오면 삼가야야간운동을 보다 안전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가시성이 높은 밝은 옷을 입고 조명이 비치는 잘 포장된 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 어두운 환경에서 운동을 해야 한다면 헤드랜턴이나 빛 반사율이 좋은 밴드 등을 착용해 시야를 확보한다. 갑작스러운 비를 대비해 운동복은 면보다는 젖어도 빨리 마르는 폴리에스테르 등 특수 소재 운동복을 입는다.비 예보가 있거나 운동 중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면 되도록 야외 운동을 삼가야 한다. 또 비가 내린 후에 달리기를 할 때는 지면을 박차고 나갈 때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천천히 달려야 한다. 또 전방 주시를 잘해 비 때문에 생긴 물웅덩이나 빗물에 쓸려온 장애물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비 온 후 물이 불어난 천변은 순간적으로 부주의하다 미끄러져 빠지면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도로변도 빗길 미끄러짐으로 인한 사고 위험이 있고, 미끄러지기 쉬운 비탈길 등도 가지 않는 것이 좋다.김유근 병원장은 “야간운동은 40~50분 정도로 걷기, 조깅, 맨손 체조 등 저강도 운동을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라며 “밤 시간 운동은 신체 활동이 활발한 사람의 경우 에너지 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고, 불면증이 있는 사람도 교감신경계 활성화로 오히려 수면방해를 일으켜 불면증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동을 피해야 한다. 특히 한창 성장기에 있는 중, 고등학생은 성장호르몬 분비가 활발한 밤 시간에는 무리한 운동보다는 충분한 수면이 더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