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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우스트 ‘블록버스터’ 가능성 낮아...“미생물 항암제 신약은 ‘게임체인저’ 될 수도”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건강한 사람의 대변(미생물)을 이용해 장염을 고칠 수 있을까? 몸속 미생물인 마이크로바이옴이 인간 질병의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유산균으로 먹던 마이크로바이옴이 치료제로 개발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4월 미국 세레스에서 개발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보우스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으로 승인받으며 기대감은 더 커졌다. 미국에서 승인된 두 번째 미생물군 치료제이지만, 경구용(먹는 알약)으로는 처음이다.그럼에도 업계에선 보우스트가 블록버스터(매출 1조원)로 성장하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재발 예방을 위한 치료제로 승인됐고 적응증이 한정적이어서다. 하지만 여러 적응증으로 임상이 활발하므로 미지의 영역인 항암제 등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진=세레스 홈페이지 갈무리)◇ 먹는 미생물 치료제 세레스, 가능성 증명했지만...16일 미래에셋증권과 펍메드(Pubmed)에 따르면 2000년 83건에 불과했던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논문은 작년 2만4415건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기술 도입 이후 마이크로바이옴의 연구는 활발해졌다. 마이크로바이옴과 질병의 상관관계가 밝혀지고 있어서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약 100조개에 달하는 장내 미생물이 안정적인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어떠한 요인에서라도 이 균형이 깨지면 질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은 장내 방어벽 기능을 약화하고, 장관 점막 손상을 유발하여 장에 존재하던 병원균과 독소, 항원 등이 혈류로 유입돼 면역체계를 자극, 감염성 질환이나 자가면역질환 등을 초래한다. 실제 2013년 사이언스에 게재된 논문은 마이크로바이옴과 비만이 연관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 밖에 암, 뇌 질환(알츠하이머), 희귀 질환에서도 인과관계가 증명되고 있는 상황이다. (자료=네이처 리뷰, 미래에셋증권)이번에 승인된 보우스트의 경우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증(CDI, 위막성 대장염)을 적응증으로 한다. 약의 형태는 분변 이식 형태다. 1호 치료제 스위스 페링 파마슈티컬스와 방식이 같다. 하지만 순수, 혼합 생균이나 생균 유래 물질로 만든 신약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또한 보우스트는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을 확보했음에도 명확한 작용기전을 완벽하게 증명하지 못했다. 이러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의 특성과 한계에 따라 주목받던 임상시험도 줄줄이 중단됐다. 에벨로 바이오사이언스(아토피), 세레스 테라퓨틱스(궤양성대장염)도 비슷한 문제로 임상을 조기에 접었다. 김병용 종근당건강 연구소장은 “해당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블록버스터로 성장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 바이오 투자 심사역 또한 “회사가 발굴한 마이크로바이옴이 암과 단순히 상관관계만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인과관계가 있는 것인지 등 명확히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며 “적절한 마이크로바이옴 효능 평가모델서 회사의 후보 균주의 효능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면역항암제 반응률 높여주는 ‘마이크로바이옴’...항암 신약 개발 시 미충족 수요 높아하지만 불치병인 암, 뇌 질환 등에서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크다. 특히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시장이 큰 항암 영역에서 단일요법보다는 병용요법으로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면역항암제의 반응률을 높인다는 보고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면역항암제의 치료반응률을 개선해 줄 수 있는 병용요법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으로 나온다면 면역항암제 시장의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 서미화 연구원은 “마이크로바이옴 자체가 영향을 받는 요소는 환경, 유전, 식습관 등 다양하여 질환과의 명확한 상관관계를 찾는 것은 아직도 어렵다”며 “그럼에도 항암제 등 특수 분야에서 성공 시 확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료=미래에셋증권)국내에서 항암제 마이크로바이옴에 도전하는 대표적인 회사는 ‘지놈앤컴퍼니’다. 지놈앤컴퍼니는 자체 개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GEN-001과 면역항암제 MSD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머크 바벤시오(아벨루맙)와의 병용을 통해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또한 지난해 11월 지놈앤컴퍼니는 담도암 환자 대상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GEN-001과 키트루다 병용 임상 2상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 담도암 대상 임상 2상 중간 결과는 2025년 상반기 공개될 예정이다.CJ바이오사이언스 또한 지난 15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CJRB-101’과 미국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의 병용요법에 관한 임상1/2상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을 통해 진행성, 전이성 암 환자를 대상으로 병용요법의 안전성과 예비적 유효성을 평가하기로 했다.지난 1월에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치료제 후보물질 ‘CJRB-101’에 대한 임상1/2상 IND를 승인받기도 했다. CJRB-101은 CJ바이오사이언스가 확보한 면역항암 타깃 신약후보물질로, 기존 장내 미생물과는 달리 의약품 대량생산을 위한 공정개발이 진행돼 암환자를 대상으로 장기간 임상이 가능하다.박봉현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 경제연구센터 책임 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산업에 대한 규제 불확실성은 산업 발전에 지장이 될 만큼 기업이 해결하기 어려웠다”며 “이번 FDA 허가 프로세스를 기준으로 삼아 국내 허가 과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연이어 이행된다면 기업이 연구를 활성화하거나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등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산업 활성화를 견인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휴먼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규모(자료=BCC리서치, 한국바이오협회)
- 인삼 먹으면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도움된다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알츠하이머병은 기억을 포함하는 여러 인지기능의 저하로 본인과 가족들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노인에게 가장 흔한 신경퇴행성 질병 중 하나이다. 현재까지 완치가 가능한 약물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비약물치료 측면에서 식습관 등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대안으로 건강식품들이 일부 주목받고 있으나 논란이 있으며 객관적인 임상적 근거가 부족한 실정이다. 그 중 인삼(홍삼)은 전통 동양의학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건강식품으로 항산화작용, 항염작용, 면역조절을 특징으로 뇌 보호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인삼은 동물 및 인간을 대상으로 이뤄진 연구에서 전반적인 인지기능 보호 효과가 확인됐다. 그러나 초기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 저하가 나타나는 삽화기억에 대한 보호 효과와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인자로 알려진 아포지단백 E4(APOE4) 유전자와의 상관관계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지욱 교수, 서국희 교수, 최영민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김현수 교수 연구팀은 치매가 아닌 65~90세 노인 160명을 대상으로 인삼과 인지기능과의 연관성을 조사했고 아울러 아포지단백 E4 유전자의 조절효과를 조사했다. 인삼 섭취는 인삼의 종류, 최초 섭취연령, 섭취기간, 섭취빈도 등을 체계적으로 평가했고, 검증된 영양평가 분석법으로 단백질, 과일, 채소와 같은 음식유형에 따른 식습관 패턴도 분석했다. 이외 혈액검사를 통해 아포지단백 E4의 유무 여부를 조사했다.분석결과, 섭취한 인삼의 대부분은 인삼을 찌고 말린 홍삼이었고, 인삼 섭취가 초기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 저하인 삽화기억에 보호 효과가 있었다. 특히 인삼을 5년 이상 또는 중년기부터 복용한 경우 보호 효과가 더욱 두드러졌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 치매 유전자인 아포지단백 E4가 있는 경우 보호 효과가 감소됐다.김지욱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로 중년기부터 5년 이상 인삼 섭취가 주로 초기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기능인 삽화기억의 감퇴를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아포지단백 E4 유전자가 있는 경우 효과가 감소한 것은 아포지단백 E4 유전자가 혈액뇌장벽의 기능장애를 유발해 인삼의 인지 이득을 상쇄시키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김 교수는 “이전 연구에서도 인삼은 세포사멸 및 기능장애와 같은 병리학적 과정을 차단하거나 학습 및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향후 장기간의 전향적 연구를 통해 인삼과 알츠하이머병의 연관성을 더욱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 연구는 치매가 아닌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였기에 치매 환자들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며 해석에 주의를 당부했다. 또한 “알츠하이머병 유전자인 아포지단백 E4의 조절효과는 매우 흥미로운 결과지만, 향후 대규모연구에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프론티어 인 에이징 뉴로사이언스(Frontiers in Aging Neuroscience)’ 4월호에 게재됐다. 인삼 섭취 그룹(우측)이 인삼 미섭취 그룹(좌측)보다 지연삽화기억(Delayed EMS) 부문 인지기능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 와이브레인, 국내 최초 경도인지장애 전자약 확증임상 IND 승인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멘탈헬스 전자약 플랫폼기업 와이브레인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경도인지장애 환자 대상 경두개직류자극기의 확증임상시험에 대한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고 14일 밝혔다. 전기자극을 이용한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식약처의 확증임상 승인으로는 국내 최초다.이번 임상시험은 약물 치료 중인 알츠하이머형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경두개직류자극기(YMS-201B+)를 이용한 인지 능력의 일시적 개선에 대한 유효성과 안정성 평가를 목적으로 진행된다. 이를 위해 다기관, 무작위 배정, 이중 눈가림, 위자극 대조군 비교, 의뢰자 주도의 임상시험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임상시험 기관으로는 가톨릭의대 인천성모병원, 순천향의대 순천향천안병원, 고대의대 안암병원이 협력한다.경도인지장애는 아직 치매라고 할 수 없지만, 인지기능 검사에서 같은 나이, 같은 교육 수준, 같은 성별의 정상인보다 기억력과 언어능력 등의 인지 기능이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지난해 대한치매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경도인지장애 환자수는 약 254만명에 이른다. 또한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은 환자의 10~15%가 매년 치매로 진행되는 치매 전단계의 고위험 상태에 해당한다. 때문에 경도인지장애는 병원에서 검사를 통해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초기 단계이며 치료효과를 극대할 수 있어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한 단계에 해당한다.양영순 순천향의대 교수는 “최근 치매와 관련해 경도인지장애의 조기발견과 치료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막상 경도인지장애 치료제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며, “와이브레인이 경도인지장애 전자약의 확증임상을 시작할 수 있게 돼 환자들에게 매우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는 “와이브레인의 처방용 전자약의 새로운 치료제 라인이 확증임상을 시작할 수 있게 해준 식약처에 감사를 표한다”며,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인만큼 임상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해 치료제 시장에 좋은 소식을 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한편 와이브레인은 2022년 복지부 전자약 기술개발 과제로 경도인지장애 확증임상이 선정돼 허가용 전자약 파이프라인에 경도인지장애를 추가하게 됐다. 이번 식약처의 임상시험계획 승인에 따라 본격적으로 임상 환자모집도 시작할 방침이다.
- 젬백스, 계열사에 핵심 파이프라인 판권 넘긴 이유는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젬백스(082270)가 계열사인 삼성제약(001360)에 핵심 파이프라인 국내 판권을 넘긴 가운데 두 회사 간 협력 관계에 관심이 모인다. 다만 삼성제약은 젬백스로부터 다른 적응증으로 개발 중이던 치료제 판권 인수 후 손상 처리한 전례가 있는 만큼 실제 매출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제약의 췌장암 치료제 ‘리아백스주’(제공= 삼성제약)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제약은 지난 25일 젬백스로부터 알츠하이머병 후보물질 GV1001 국내 판권을 1200억원에 기술이전 받았다. 선급금 120억원, 품목 허가 시 단계별 기술료 1080억원을 받는 조건이다. 이번 기술이전은 GV1001 국내 상업화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삼성제약은 GMP 공장 시설을 갖추고 있는 만큼, 임상 3상 이후 시판 허가에 따른 생산, 관리, 유통, 마케팅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젬백스와 삼성제약이 판권 이전 계약을 맺은 건 이번이 두 번째다. 2015년 4월에도 젬백스는 췌장암 치료제 ‘리아백스’(GV1001) 국내 실시권을 50억원 규모에 삼성제약에 기술이전 한 바 있다. 두 회사는 2014년 지분 인수를 통해 연을 맺었다. 젬백스는 지난 2014년 5월 삼성제약 최대주주로부터 지분 16.1%(200만주)을 12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으면서 삼성제약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인수 목적은 당시 조건부 시판 허가를 받은 리아백스주 상업화 과정에서 삼성제약 생산시설을 활용하기 위해서였다.앞서 리아백스주는 젬백스가 췌장암 치료제로 개발해 2014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임상 3상 승인일인 2015년 3월 13일로부터 5년 후인 2020년 3월 13일까지 3상 결과보고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하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회사는 기한 내 3상 결과보고서를 제출 못했고 2020년 조건부 허가는 취소됐다. 이후 3년 가량 흘렀지만 아직까지 리아백스주 허가 재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 젬백스 사옥.(제공= 젬백스)이후 두 회사는 3년 여만에 같은 후보물질에서 적응증만 알츠하이머병으로 달리한 후보물질로 다시 협업 관계를 구축했다. 선급금 120억원 등 개발비를 확보한 젬백스는 현재 진행 중인 다른 임상시험들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단 설명이다. 회사는 GV1001로 파킨슨병 일종인 진행성 핵상마비 치료제 임상 2상과 알츠하이머병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진행성 핵상마비 치료 신약은 이르면 내년 조건부 허가를 신청한다는 목표다. 다만 삼성제약의 영업손실 폭이 커지고 있는 만큼 치료제 상용화를 통한 수익성 확보가 관건이다. 당장 췌장암 치료제 리아백스는 삼성제약에 기술이전 된 지 8년 가량 지났지만 매출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이에 삼성제약은 지난 2019년 췌장암 치료제 매입 대가인 50억원을 손상처리한 바 있다. 삼성제약의 영업손실은 10년 째 이어지고 있다. 최근 5년 간 삼성제약 영업손실 규모만 봐도 2018년 48억원에서 2019년 65억원, 2020년 100억원, 2021년 181억원, 2022년 140억원으로 커졌다. 최근 기술이전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 국내 임상 3상도 종료 시점까지 적어도 5년 이상이 걸릴 전망이어서 매출 발생 시기를 특정하긴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젬백스 측은 기술이전과 영업손실 규모는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통상 임상 3상 시점에서 기술이전을 하면 개발비는 무형자산으로 회계처리가 되기 때문이다. 악화된 재무구조와 관련해서는 하반기 신제품 출시, 고정비 절감 등을 통해 개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제약 관계자는 “리아백스는 재허가를 추진하고 있으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지난 몇 년간 고정비 절감, 조직 효율화 등을 통해 노력하고 있다”며 “매출 비중이 높은 주요 품목에 대해서 변경 허가 작업을 하고 있고 신제품 출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하반기 신제품이 정상 출하되면 손익과 매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치매약 후보 기술도입한 ‘삼성·삼진’제약, 최종 결과 도출 언제?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최근 삼성제약(001360)과 삼진제약(005500)이 바이오텍이 개발한 치매 신약 후보물질에의 국내 판권을 1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 받았다. 삼성제약은 관계사인 젬백스(082270)의 GV1001을, 삼진제약은 아리바이오의 AR1001을 도입한 것이다. 전통제약사가 치매 시장을 노리게 된 배경과 그 성공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전통제약사인 삼성제약과 삼진제약이 올해 각각 젬백스의 ‘GV1001’과 아리바이오 ‘AR1001’ 등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을 나란히 기술도입했다.(제공=각 사)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에서 임상 2상 이상 단계에 접어든 다중기전 신약 후보 GV1001과 AR1001이 모두 비슷한 규모의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하며 주목받고 있다. 각 개발사에 따르면 GV1001은 16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타이드로 신경퇴행질환을 유발하는 타우 단백질의 축적을 막고 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산화 스트레스를 억제한다. 또 AR1001은 생체 내 신호 전달 체계 증 Wnt 경로 및 노폐물 처리 시스템인 ‘오토파지’ 활성화를 통해 인지 기능 개선을 유도하는 치료제로 알려졌다.투자 업계 관계자는 “AR1001은 한국 바이오텍의 물질 중 최초로 미국 임상 3상에 진입했고, GV1001도 미국과 유럽 등에서 글로벌 임상 2상이 진행되는 물질이다”며 “3000억원 안팎의 국내 치매 시장 규모부터 글로벌 임상 진행 현황 등을 고려해 이들 물질의 가치가 1000억원 수준으로 다소 엇비슷하게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제약과 삼진제약의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 기술 도입 건에 대한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 실제로 삼성제약은 기술도입 이튿날인 지난달 26일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삼진제약은 해당 소식 전후로 보합세를 유지했다. 앞선 관계자는 “기술도입건의 성공 여부는 가늠할 수 없는 시점에서 달리 호재라고 할만한 것이 최근 없었던 삼성제약의 주가가 크게 반응했다”며 “반면 아리바이오와 삼진제약의 연관성 및 AR1001의 미국 3상 진입 등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이슈가 된 만큼 그 영향이 덜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삼성제약 “GV1001이 신성장 동력”...2028년경 결과 도출 가능지난달 25일 삼성제약은 젬백스가 보유한 펩타이드 기반 신약 후보물질 GV1001의 알츠하이머 적응증 관련 국내 판권을 1200억원의 기술이전 받았다. 지난 2014년 젬백스가 100여 년을 이어온 삼성제약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GV1001은 지난 2014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췌장암 치료제로 조건부 허가받아 ‘리아백스’라는 시판됐던 21호 국산 신약이다. 하지만 시판 후 임상 3상 자료 제출을 제때 못한 리아백스는 2020년 허가 취소된 상태다. 젬백스 측은 GV1001에 대해 △알츠하이머(국내 임상 3상 및 글로벌 임상 2상 진행) △전립선 비대증(임상 3상 완료) △진행성 핵상 마비(PSP·국내 임상 2a상) △비소세포폐암(임상 2상 완료) △전립선암(국내 임상 2상 완료) 등 4종의 임상 개발을 진행해왔다. 젬백스 측은 GV1001의 여러 적응증 중 올해부터 진행성 핵상 마비와 알츠하이머 관련 임상 개발에만 집중하겠다는 전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GV1001의 알츠하이머 적응증 관련 국내 권리를 계열사인 삼성제약에게 넘긴 것이다. 이번의 넘어간 GV1001의 알츠하이머 관련 국내 임상 3상 건은 지난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된 바 있다. 젬백스 관계자는 “GV1001의 미국이나 유럽 임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반면 국내 임상 3상은 아직 투약 개시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삼성제약 측에 해당 임상을 승계하는 절차를 준비하고 있고, 빠르면 올해 말에 본격화될 수 있다”며 “통상 알츠하이머 임상 3상이 5년 이상 소요는 것을 고려하면, 2028년을 전후로 그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삼성제약은 소화 및 해열진통제용 일반의약품이나 위장 및 대사질환 관련 전문의약품을 주로 판매해왔다. 일각에서는 이런 회사가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을 기술도입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이유다. 이에 삼성제약 측은 “현재의 사업 영역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었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약을 확보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의 매출은 지난해 약 518억원으로 전년(약 548억원) 대비 6%가량 하락했다. 이에 삼성제약은 신성장 동력으로 GV1001를 지목했으며, 향후 아시아 판권까지 확보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삼진-아리바이오, AR1001 국내 3상 도입 준비 박차한편 설립된 지 57년된 삼진제약은 최근 난치·퇴행성 신약 개발에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삼진제약은 경구용 항혈전제와 소염진통제의 매출이 지난해 기준 전체(약 2740억원)의 56% 차지하며, 향남과 오송에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있는 전통제약사다.삼진제약은 지난 3월 6일 아리바이오의 치매 신약 후보물질 AR1001의 국내 임상 3상 공동 개발권 및 판권을 1000억원 규모로 기술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해당 계약 이전부터 AR1001을 비롯한 아리바이오의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 중 AR1002, AR1004(국내 임상 2상) 등의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해왔다. 이번에 아리바이오의 주력 후보물질인 AR1001에 대한 국내 권리를 삼진제약이 넘겨받으면서 양사 간 동맹이 더 견고해졌다는 평가다. 지난해 12월 미국 내 임상 3상의 AR1001의 첫 환자 투약이 개시됐다. AR1001의 국내 임상 3상은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아직 허가 단계 진입까지 최소 3~5년 이상은 족히 걸릴 전망이다. 아리바이오 관계자는 “과거 아리바이오의 정재준 대표가 삼진제약의 신약 개발을 컨설팅한 경험 등으로 인연을 맺어 왔다”며 “양사의 임원진의 가치평가에 따라 AR1001의 국내 판권을 삼진제약으로 넘기게 됐다. 임상 3상 진입부터 국내외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 양사가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김홍진 포스백스 대표 “PV-001 1조 매출 기대…VLP 플랫폼으로 파이프라인 추가”
-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바이러스 유사입자(VLP)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HPV를 비롯한 다양한 암 및 난치성 질환 파이프라인을 추가적으로 확보해 나아갈 계획입니다.”김홍진 포스백스 대표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VLP 플랫폼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진수 기자)김홍진 포스백스 대표는 지난 2일 이데일리와 만나 “현재 임상이 진행 중인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에 이어 알츠하이머병 예방 백신, 면역항암 치료 백신 등의 임상을 준비 중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포스백스는 VLP 플랫폼을 활용해 백신과 항암제 등을 개발 중이다. VLP는 형태가 바이러스와 거의 같으며, 유전 물질 없이 구조단백질로만 구성된 입자를 말한다. 면역반응을 유도하지만 유전 물질이 없어 바이러스 복제가 일어나지 않고 안전해 주목받고 있다.현재 포스백스는 VLP 플랫폼 기술과 관련해 글로벌 12개국에 25개의 특허까지 내놓은 상태다. 특허는 VLP 항원을 효율적으로 배양할 수 있는 방법과 정제 공정에서의 기술 노하우는 물론 생산 수율 향상, 고순도 정제 방법까지 포함하고 있다.포스백스의 주요 파이프라인인 ‘PV-001’는 VLP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HPV 9가 백신이다. HPV는 여성의 자궁경부암 원인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여성 및 남성의 생식기 사마귀, 두경부암, 항문암 등 다양한 암의 원인이 된다.국내에서도 몇몇 기업들이 HPV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9가로 개발 중인 제품은 포스백스 PV-001이 유일하다. 9가 백신은 자궁경부암을 비롯한 질암, 외음부암, 항문암, 생식기사마귀, 두경부암 등의 예방이 가능하다.HPV 백신 최강자는 MSD ‘가다실’이다. MSD는 4가 백신과 9가 백신을 보유 중이며 유일하게 9가 백신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재작년 기준, 글로벌 HPV 백신의 시장 규모는 5조원에 달하는데 사실상 MSD 가다실이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HPV 백신은 연평균 12.7%로 성장해 2030년 14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김 대표는 “저개발 국가를 제외하고 유럽, 미국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4가보다 9가 HPV 백신 접종이 선호되면서 사실상 MSD 가다실이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PV-001이 상용화돼 시장 점유율 10%만 가져오더라도 연 매출이 1조원 이상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VLP 플랫폼이 적용된 HPV백신 구조. (사진=포스백스)◇파이프라인 이상무...임상 지속 위한 자금 확보도 계획포스백스의 9가 HPV 백신 임상 1상은 조건에 맞는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이 쉽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애초 계획보다는 진행이 늦어졌다. 초기 임상 단계의 특성상 HPV에 감염이 없는 대상자를 모집했는데, 스크리닝에서 HPV 양성인 대상자가 많이 확인된 것이다.이처럼 임상 대상자 모집에는 애를 먹었지만, 현재까지 투여된 환자의 데이터에 따르면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없어 백신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여성의 HPV 감염율이 약 34%에 달하는 만큼 대상자 선정에 시간이 조금 걸렸다”라며 “세차례 백신 투여가 완료된 이후에 면역 원성 분석을 통해 기초 데이터를 확보하고 내년 4월에는 임상이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도에 9가 HPV 백신의 글로벌 임상 2상 시험을 위해 원액 생산, 임상시험계획서 작성 및 임상 CRO 계약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 중이다.김 대표는 “올해는 9가 HPV 백신의 국산화 및 해외 기술 라이센스 아웃을 목표로 임상 시험 수행과 지속적인 공정개발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를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포스백스는 VLP를 활용해 HPV 외에도 난치성 질환인 알츠하이머병, 항암제로 대상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알츠하이머병 예방 백신과 관련해서는 항원 발굴을 완료하고, 짧은 서열의 펩타이드를 VLP 표면에 탑재한 형태로 개발해 효능을 검증하는 단계에 있다.VLP 기반 면역항암 치료백신은 VLP 표면에 탑재된 암세포 특이적 항원기가 면역시스템의 킬러 T 세포의 증식을 유도하고 이렇게 증식된 킬러 T 세포가 암세포를 죽이는 방식이다. 킬러 T세포를 자극하기 위해서는 항원기가 면역시스템에 잘 인식돼야 하는데 기존 백신 기술에서는 이러한 면역시스템의 자극이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VLP를 전달체로 활용할 경우 이러한 기술적 난제를 극복할 것으로 예상된다.포스백스가 보유하고 있는 VLP 플랫폼의 경우 항암 후보 항원을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기업과 협력이 가능하다. 또한 면역 백신의 특성상 이미 상업화로 검증된 면역관문 억제제와 병용할 경우 그 효과는 더욱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김 대표는 “개인 맞춤형 항암 항원기를 개발하는 개발사 및 면역관문억제제 개발사와 협력도 추진 가능하기 때문에 파이프라인을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자금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다. 포스백스는 9가 HPV 임상 1상이 종료가 예정된 내년 상반기 이후 IPO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PV-001의 해외 기술 수출의 성과가 올해 말 또는 내년 상반기에 기대되는 만큼 상장을 통해 임상 2상 시험을 위한 준비에 나서는 셈이다.김 대표는 “코스닥 상장에 필요한 기술성 평가에서 우수한 점수를 얻기 위해 기술수출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IPO 상장을 위해 현재 주관사 선정 등의 실무 준비도 같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끝으로 김 대표는 “가능하다면 2025년 상반기 IPO까지 필요한 연구 개발 비용을 시리즈C를 통해 모두 확보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 K바이오 대표주자들 美 파트너사, 상폐·파산 위기 '속출'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협업 중인 미국 제약·바이오 기업 5곳이 상장폐지나 파산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일부 제약사들은 지분법 평가손실이 증가하거나 신약 개발이나 판매 등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3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000100), 한미약품(128940), 녹십자(006280), 동아에스티(170900) 등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협업 중인 미국 제약·바이오 기업 5곳이 상장폐지나 파산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상폐 위기 처한 美 스펙트럼·뉴로보·카탈리스트…영향은상장폐지 위험에 처한 업체들은 스펙트럼(Spectrum Pharmaceuticals), 뉴로보(Neurobo Pharmaceuticals, Inc), 카탈리스트(Catalyst Biosciences Inc) 등 3곳이다. 미국 증권거래소는 나스닥 규정에 따라 30영업일 연속 주가가 1달러 미만일 경우 나스닥 상장사에 상장폐지 경고 서한을 보낸다. 경고 후에도 주식 거래는 유지되며, 180일 이내에 10거래일 연속 주당 1달러 이상의 주가를 기록하면 상폐 요건은 해소된다. 해당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나스닥의 다른 시장으로 이전 상장 등을 신청해 180일의 유예 기간을 받을 수 있다.스펙트럼은 지난해 11월 상폐 경고 서한을 받았다. 같은해 9월 외신에서 포지오티닙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후 주가가 급락해 1달러 미만을 유지한 탓이다. 스펙트럼의 180일 유예 기간은 올해 5월 1일이었다. 스펙트럼은 최근 10영업일간 보통주 종가 1달러 이상을 유지했으며, 지난달 25일에는 어썰티오홀딩스(Assertio Holdings)에 인수되면서 기사회생한 상태다. 해당 인수합병 계약의 규모는 2억4800만달러(약 3300억원)로 추산된다.스펙트럼은 한미약품의 2012년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미국 출시 제품명 ‘롤베돈’)’를 기술도입하고, 2015년에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포지오티닙’을 기술도입한 업체다. 한미약품은 2016년부터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스펙트럼에 투자도 단행하는 등 양사는 상당히 긴밀한 협업 관계를 이어왔다. 스펙트럼이 어썰티오에 인수되면서 롤베돈의 미국 판매는 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GC녹십자가 지난 2월 희귀의약품 파이프라인 3개를 인수한 카탈리스트도 지난해 11월 상폐 경고 서한을 받았다. 카탈리스트는 180일 유예기한인 5월 1일까지 10거래일 연속 종가 1달러 이상을 기록하지 못해 지난 2일 상장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상장 이전을 요구하는 통지를 받았다. 다른 시장으로 상장 이전 후에도 180일 이내에 10거래일 연속 종가 1달러 이상을 기록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를 당할 수 있다.카탈리스트는 지난해 9월 21일과 1월 13일 두 차례 특별현금배당을 실시하면서 주가가 급락한 업체다. 9월 20일까지만 해도 1.94달러였던 카탈리스트의 주가는 하루 만에 0.5달러로 74.2% 폭락했다. 이후 1달러 미만의 주가를 유지하던 카탈리스트는 1월 13일 특별 현금배당을 또 실시하면서 하루 만에 주가가 전일 0.63달러에서 0.26달러로 58.6% 떨어졌다.카탈리스트의 1년간 주가 추이 (사진=구글)녹십자가 파이프라인 3개를 인수한 시점은 이처럼 카탈리스트의 주가가 급락한 이후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녹십자가 해당 파이프라인 인수에 들인 계약금 규모가 크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녹십자 측은 “신약 파이프라인의 가치에 집중해 인수 여부를 결정했다”고 언급했다. 녹십자의 경우 카탈리스트 지분을 매입하진 않았기 때문에 주가가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동아에스티의 경우 지속적으로 지분을 매입해 자회사로 편입시킨 뉴로보가 지난 2월 상폐 경고서한을 받았다. 180일 유예 기간은 오는 8월 7일까지다. 뉴로보의 30일 종가는 0.57달러로 지난 1월 이후 1달러 이상의 주가를 기록한 적이 없는 상태다.2014년 10월 보스턴에 설립된 뉴로보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동아에스티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도입해온 업체다. 뉴로보가 동아에스티로부터 기술도입한 신약은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 ‘DA-9803’ △알츠하이머 치료제 ‘DA-9803’ △2형 당뇨 및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DA-1241‘ △비만 및 NASH 치료제 ’DA-1726’ 등 4개다. 동아에스티는 뉴로보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과 뉴로보의 지분 일부를 수령했다.동아에스티는 지난해 12월 511억원을 들여 추가 지분을 매입해 뉴로보의 최대주주(지분율 48.87%)가 됐다. 동아에스티가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뉴로보의 실질 지분율은 55.42%에 달한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말 이미 뉴로보 지분으로 인한 평가손실이 177억원 발생한 상태였다. 따라서 최근에는 평가손실 규모가 더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파산 신청한 소렌토·아테넥스…회생 가능성도 있어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이 협업 중인 미국 바이오텍들은 챕터11을 신청했다. 챕터11을 신청한 기업은 파산법원 감독하에 구조 조정을 실시하게 된다. 부채 일부 혹은 전액 탕감이나 상환 유예 등의 방식으로 기업을 정상화하는 것이 청산하는 것보다 이익이라고 판단될 경우 법원이 챕터11 신청을 받아들이게 된다.유한양행이 투자하고 함께 합작사를 차린 소렌토(Sorrento Therapeutics Inc.)는 지난 2월 파산법원에 보호 신청을 했다. 소렌토는 낸트파마(NantPharma)와 법적 분쟁에서 패소하면서 1억7000만달러(약 218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내게 됐다. 당시 소렌토의 부채는 2억3500만달러(약 3010억원)이었기 때문에 소렌토 측은 지속적인 기업 운영과 신약 개발이 어렵다고 판단해 파산법원에 챕터11을 신청했다.유한양행은 항암제 개발을 위해 2016년 9월 소렌토와 조인트벤처(JV) 이뮨온시아를 설립했다. 당시 소렌토는 IMC-001, IMC-002, IMC-003 등 파이프라인 3개를 이뮨온시아로 이전했다. 당시 유한양행은 1000만달러(약 120억원)을 투자했으며, 2019년에는 15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유한양행의 이뮨온시아 지분율은 1분기 말 기준 47.3%다.한미약품의 경구용 유방암 치료제 ‘오락솔’을 기술도입한 미국 파트너사 아테넥스(Athenex)도 최근 파산법원에 챕터11을 신청했다. 아테넥스는 지난달 나스닥 상장기준 중 하나인 시가총액 1500만달러(약 200억원) 이상 요건을 유지하지 못해 상폐 경고 서한도 받은 상태였다.아테넥스가 파산 위기까지 몰린 데에는 2021년 3월 오락솔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은 게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존슨 라우(Johnson Lau) 아테넥스 CEO는 “불행하게도 우리의 경구용 파클리탁셀 신약 후보물질(오락솔)은 FDA로부터 CRL을 받았다”며 “이 중대한 차질은 어려운 경제 환경과 함께 우리 사업의 자금 조달에 상당한 압박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아테넥스는 CRL을 수령하고 같은해 10월 오락솔의 허가 절차를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지난해 3월에는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특히 최근 2년간 NK세포치료제 플랫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노력했다.결국 아테넥스는 오락솔을 포함한 회사 자산의 매각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사업부는 아테넥스 제약사업부(Athenex Pharmaceutical Division), 오라스커버리(Orascovery), 세포치료(Cell Therapy) 등 3개로 쪼개서 매각할 계획이다. 매각 절차는 오는 7월1일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존슨 CEO는 “우리의 목표는 중요한 이 약물(오락솔)을 계속 개발할 구매자를 찾고 환자를 위해 출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바이오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후반에 국내 기업들이 해외 유망 기업에 대해 투자를 많이 진행했다”며 “당시 (기업가치나 신약가치에 대해) 검증을 한다고 해도 잘 안 되는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는 “당시에는 생소하고 앞서가는 기술이라고 평가돼 투자했다가 잘 안 된 사례도 많다”며 “바이오업계는 트렌드가 금방 금방 바뀌기 때문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해외 투자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 피플바이오, 빠르면 이달 내 유상증자…‘알츠온’ 판매 등 자본잠식 돌파 시도
-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피플바이오가 단기적으로는 유상증자에 나서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진단 검사 제품 판매를 통해 자본잠식에서 벗어난다는 계획이다.피플바이오 알츠하이머진단키트 알츠온. (사진=피플바이오 홈페이지)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피플바이오는 올해 1분기 자본금 63억원, 자본총계 29억원으로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피플바이오는 지난해 말 자본금 62억원, 자본총계 59억원을 기록하면서 자본잠식이 시작됐다. 자본잠식률은 2022년 4분기 4% 수준에서 올해 1분기 53%까지 높아졌다.영업적자가 계속 이어지면서 자본잠식도 더 심화될 전망이다. 분기별로 살펴봤을 때 2022년 3분기 영업적자가 21억원에서 4분기 53억원, 올해 1분기 50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상황이 계속된다면 올해 안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한국거래소는 반기 말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면 환기종목으로, 사업연도 말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거나 자기자본이 10억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 2년 연속 유지되거나 완전자본잠식이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다. 정상적 운영을 위해서는 현 상황을 빠르게 극복하는 방안이 필요한 셈이다.피플바이오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부터 약 40억원 규모의 TV 광고를 집행하면서 적자 폭이 더 커졌다”라며 “자본잠식을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 중에 있다”고 말했다.◇이르면 이달 내 유상증자…“협의 중”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피플바이오는 전환사채의 전환청구권 행사 또는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금 확충 등에 나설 전망이다.피플바이오는 상장 후인 2021년 제4회 전환사채 발행으로 250억원, 제5회 전환사채 발행으로 60억원을 각각 마련했다. 현재는 4회차 250억원과 5회차 30억원이 남아 있는데, 전환가액이 각각 1만8315원, 1만1970원으로 현재 주가 수준보다 낮은 제5회 전환사채만 청구권 행사 가능성이 있다.그러나 30억원 규모 전환사채로는 현재 재무상태를 개선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는 만큼 유상증자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에 피플바이오는 이르면 이달 내, 늦어도 7월 안으로는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100억원 안팎의 규모가 될 전망이다.피플바이오 관계자는 “현재 논의가 거의 완료된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규모 등은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증권사와 협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결국엔 적자 해결돼야…제품 판매도 적극유상증자 등을 통해 일시적으로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적자 탈출이 필수적인 만큼 피플바이오는 올해부터는 제품 판매에도 열을 올린다는 계획이다.피플바이오는 현재 알츠하이머병 진단 제품 알츠온(AlzOn)을 통해 대부분의 제품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알츠온 매출은 2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3% 가량을 차지한다.알츠온 검사는 기존에 사용되는 ‘아밀로이드-PET’, ‘뇌척수액 검사’ 대비 가격 및 시술방법 등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알츠온은 혈액 검사로 알츠하이머병을 조기 진단한다. 구체적으로는 ‘올리고머화된 베타 아밀로이드’를 측정해 알츠하이머병 치매 위험도를 평가하는 방식이다.알츠온 검사의 소비자 공급가격은 국내 기준 10만원 대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검사방법 ‘아밀로이드-PET’가 약 100~150만원, ‘뇌척수액 검사’ 30만원 안팎인 점과 비교해 가격적으로 우위에 있다. 또 뇌척수액 검사의 경우 허리에 길고 큰 바늘을 꽂아야 하는 만큼 검사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만 알츠온 검사는 혈액 채취만으로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잉크우드(Inkwood) 리서치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 진단 시장 규모는 2020년 1조5980억원에서 1조989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중에서 혈액을 통한 검사는 2025년 1683억원의 시장규모를 형성하는 등 연평균 28.50%로 성장이 기대된다.이밖에 알츠온 검사는 효소면역흡착검사법(ELISA) 기반으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플레이트 리더(Plate Reader)를 사용해 분석이 가능하다. 별도 고가의 분석장비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으로, 병의원에서 큰 부담없이 검사가 가능하다.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실시된 TV광고의 효과 등으로 알츠온 검사에 나서는 병원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기존 알츠온 검사를 실시하던 병의원은 100곳 안팎이었으나 이달 초 기준 250여곳까지 늘었다. 최근에는 납품되는 병원이 매주 10곳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피플바이오는 올해 알츠온 검사 제품 판매 목표액을 75억원으로 잡았다. 1분기 알츠온 등 제품매출은 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전체 매출액 35% 가량에 해당하지만 목표 판매액 달성을 위해서는 남은 3분기 동안 가파른 성장이 필수적이다.피플바이오 관계자는 “올해 2분기부터는 적자 폭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일반적으로 건강검진 성수는 겨울철인만큼 앞으로 매출은 더욱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바이오오케스트라 대해부]②"1.1조 기술수출된 RNA 전달 플랫폼 ‘BDDS’ 정체는?"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바이오오케스트라는 자체 개발한 고분자 기반 리보핵산(RNA) 전달 플랫폼 ‘BDDS’을 바탕으로 리보핵산간섭(RNAi) 치료 신약을 발굴해 개발하고 있다. RNAi란 여러 RNA 물질을 이용해 유전자의 발현을 보강하거나 상쇄시키는 기술을 의미한다. 바이오오케스트라의 경우 RNA의 일종인 마이크로리보핵산(RNA)을 설계한 다음 이를 BDDS에 탑재해 각종 질환의 신약 후보물질로 개발하려는 중이다. 현재 회사의 가장 대표적인 후보물질은 다양한 신경퇴행성 뇌질환을 일으키는 단백질의 유전자 발현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타깃하도록 설계한 ‘miR-485-3p’를 BDDS에 탑재한 신약 후보물질 ‘BMD-001’이다. 바이오오케스트라의 리보핵산간섭(RNAi) 신약 후보물질 개발 현황(제공=바이오오케스트라)◇바이오오케스트라 창업 밑거름 된 miRNA는 무엇?바이오오케스트라는 2016년 RNA 설계 전문기업으로 설립됐다. 회사를 창업한 류진협 대표는 miRNA 물질을 설계하고 기능을 시험하는 연구자였으며, 일본 도쿄대에서 병리면역생물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바 있다.류 대표는 “신경퇴행성 뇌질환은 신경세포에서 노폐물 처리시스템인 ‘오토파지’(Autophagy) 작용이나 쓸모없는 단백질을 제때 없애주는 ‘유비퀴틴화’(Ubiauitination) 과정 등과 같은 세포 내 주요 기전들이 복잡한 원인으로 인해 망가질 때 발생한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신경세포의 기능을 정상화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miRNA를 조절할 수 있는 물질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miR-485-3p라 명명된 miRNA에 상보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염기서열을 구성해 만든 ‘안티센스 올리고 뉴클레오타이드’(ASO)가 현재 주력 후보물질의 토대가 됐다”며 “회사의 창업 이전부터 지금까지 해당 ASO를 가지고 여러 신경퇴행성 뇌질환 관련 상관관계 연구를 꾸준히 수행했다”고 말했다.실제로 바이오오케스트라는 설치류나 영장류를 대상으로 miR-485-3p 타깃용 ASO를 실험했다. 알츠하이머부터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루게릭병), 전두측두엽성 치매, 교모세포종 다형체, 헌틴텅병, 파킨슨병까지 6종의 질환에 대한 전임상 연구를 수행했다. 일례로 해당 ASO가 조기 알츠하이머 환자에서 발생하는 아밀로이드베타의 생성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2021년 오픈 액세스 저널인 ‘알츠하이머 앤 디멘시아’ 등에 게재되기도 했다.류 대표에 따르면 바이오젠이 개발한 항체 기반 치매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는 이미 생성된 아밀로이드베타를 잡아서 없애는 방식이다. 이와 달리 miR-485-3p 타깃용 ASO를 넣으면 신경세포의 기능을 정상으로 되돌려 이상 단백질이 쌓이지 않도록 환경을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밖에도 바이오오케스트라는 △뇌전증과 관련된 miRNA 타깃용 ASO 1종 △전두측두엽성 치매 및 파킨슨병 관련 짧은간섭리보핵산(siRNA) 2종 등 3종의 신약 후보물질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한 설계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7%’, 압도적 뇌투과율 자랑하는 BDDS 개발 완료”바이오오케스트라가 설립 직후부터 주목한 것은 뇌투과율을 높일 수 있는 RNA 약물 전달 기술이다. 이를 개발하기 위해 류 대표는 고분자 나노 기술 기반 RNA 전달 시스템으로 저명한 연구자인 카타오카 가즈노리 일본 도쿄대 교수 연구실에서 있던 민현수 박사를 2018년 말 회사의 개발본부장으로 영입했다. 두 사람이 주도한 3년여 간의 연구 결과 2021년 완성한 것이 바로 BDDS다. 류 대표는 “RNA 관련 물질을 발굴해 신약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것이 혈액뇌관문(BBB)를 뚫고 뇌 속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뇌투과율’을 높이는 것이다”며 “기존의 단일항체 기반 물질은 뇌투과율이 1% 미만으로 알려졌다”며 “우리가 개발한 BDDS는 이를 7%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 바이오오케스트라 약물전달 시스템(BDDS)의 작용 모식도. 뇌 신경세포 표면에 많은 LAT1 수용체를 타깃하는 고분자성 아미노산에 양이온을 띠는 PEG와 음이온을 띠는 리보핵산(RNA) 치료 후보물질을 결합시키는 기술이다. 오른쪽은 뇌속에서 LAT1와 결합해 신경세포안으로 들어가서 기능을 되돌리는 과정이다.(제공=바이오오케스트라)회사에 따르면 BDDS는 뇌 속 신경세포 표면에 많은 ‘LAT1’ 수용체를 타깃하는 고분자성 아미노산에 양이온(+)을 띠는 폴리에틸렌글리콜(PEG)을 붙인 약물 전달체다. 이 전달체에 음이온(-)을 띠는 RNA를 이온결합 시킨 다음, 화학적 처리를 하면 구형을 이뤄 혈액을 타고 뇌로 전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siRNA, miRNA, 메신저리보핵산(mRNA) 등 그 종류에 관계없이 RNA성 물질을 BDDS에 탑재시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한편 RNA 전달체 및 신약개발과 관련한 선도 기업으로는 미국 앨나일람 파마슈티컬스(앨나일람)가 꼽힌다. 앨나일람은 미국이나 유럽 연합(EU) 등에서 siRNA 기반 아밀로이드성 신경병증 치료제 ‘온파트로’(성분명 파티시란)를 업계 최로로 승인받았다. 앨나일람은 현재 RNA 물질을 전달하기 위한 ‘N-아세틸갈낙코사민’(GalNAc·갈낙)과 C16 접합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간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데 쓰는 갈낙은 이미 온파트로 등에 적용됐지만, 뇌 전달을 위한 C16은 아직 신약으로 입증받지 못한 상태이다. 앨나일람의 C16은 짧은 길이의 지질 분자이며, RNA와 접합해 물질을 이동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현재 C16에 siRNA를 붙인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 ‘ALN-LPP’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류 대표는 “앨나일람의 RNA 뇌전달 기술인 C16에 대해 공개된 자료가 부족해 우리의 기술과 직접 비교는 어려운 상황이다”며 “다만 C16을 적용한 약물이 척수강 투여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정맥투여가 가능한 우리 BDDS가 투약 이점이 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바이오오케스트라는 지난 3월 미국의 한 제약사와 BDDS에 대한 8억6100만달러(한화 약 1조1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체결한 바 있다. 회사에 따르면 BDDS 관련 특허는 물질특허 26건 및 개량특허 9건 등 총 35건이며, 현재 24개국에서 출원 중이다. 회사는 현재 BDDS에 miR-485-3p 타깃용 ASO를 탑재한 BMD-001의 임상 진입 절차를 밟고 있다. BMD-001에 대한 ‘비임상시험규정’(GLP)에 따른 독성시험을 완료하는 대로 미국 내에서 루게릭병 적응증 개발을 위한 임상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류 대표는 “뇌로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춘 BDDS를 개량해 신체 내 다른 장기로 전달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며 “BMD-001 미국 임상 진입과 효능 평가를 통해, 신약개발에 있어 BDDS의 실효성도 재입증해 보이겠다”고 부연했다.
- [바이오오케스트라 대해부]①"RNA 설계 및 전달 업계 신성이 되다"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하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요도가 커졌다. 급성장세를 거듭하는 제약·바이오 산업은 자동차, 반도체 등에 이어 한국의 차세대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데일리의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 ‘팜이데일리’에서는 한국을 이끌어 갈 K-제약·바이오 대표주자들을 만나봤다. 이번에는 리보핵산(RNA) 전달 플랫폼 및 신약개발 기업 ‘바이오오케스트라’다.(제공=바이오오케스트라)◇‘마이크로RNA’ 연구자에서 바이오오케스트라 창업자로첨단 생명공학 기술로 떠오른 리보핵산간섭(RNAi)은 우리 몸의 생체 기능을 담당하는 2만 여개의 단백질 생성을 유전자 단계에서 조절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결국 원하는 단백질의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짧은간섭리보핵산(siRNA)이나 안티센스리보핵산(asRNA), 마이크로리보핵산(miRNA) 등을 설계하는 일에서 시작한다. 2016년 바이오오케스트라를 설립한 류진협 대표는 이중 miRNA 분야 연구로 일본 츠쿠바대와 도쿄대에서 각각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알츠하이머와 같은 특정 신경퇴행성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물질을 분해하거나 그 생성을 억제할 수 있는 RNA의 염기서열(시퀀스)를 설계하는 연구를 주로 수행했다.류 대표는 “우리 몸에 약 2500개의 miRNA가 있고, 하나의 miRNA는 전체의 60%에 달하는 유전자의 발현에 관여할 정도로 폭넓게 작용한다”며 “miRNA의 일종인 ‘miR-485-3p’을 타깃하도록 상보적인 염기서열을 구성해 만든 ‘안티센스 올리고 뉴클레오타이드’(ASO)를 신약으로 직접 개발해 보고자 졸업 직후 창업을 시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창업 당시에는 miRNA 관련 물질을 설계할 수 있었지만 이를 전달하는 기술은 없었다”며 “RNA 전달 플랫폼 확보가 시급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바이오오케스트라는 2017년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기술창업지원사업(TIPS)에 선정돼 5억원의 시드 투자를 받았다. 류 대표는 “첫 시드투자를 받은 뒤 나노물질의 전달 기술 분야에서 저명한 카타오카 가즈노리 도쿄대 교수를 떠올렸다. 그 교수 밑에서 연구하던 민현수 박사를 초빙해 고분자 기반 약물 전달 시스템을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운을 뗐다. 민 박사는 2018년 말부터 바이오오케스트라의 연구개발본부장으로 근무 중이다.이후 바이오오케스트라는 시리즈A~C까지 총 900억원 이상 투자금을 유치했고, RNA 전달 시스템 및 파이프라인 연구개발에 주력하면서 류 대표는 추가 인재 확보에 힘을 쏟았다. 일례로 회사는 국제 무대에서 임상 개발을 이어가기 위해 2021년 미국 모더나 창립멤버였던 루이스 오데아 박사를 최고의학책임자(CMO)이자 바이오오케스트라USA 대표로 영입했다. 지난해 8월에는 스위스 노바티스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등을 거친 가브리엘 헴링거 박사를 미국법인 부대표로 선임한 바 있다. 류 대표는 “현재 한국과 미국 등 바이오코스트라에 소속된 전체 인원(98명) 중 70여 명이 석박사급 연구인력으로 높은 전문성을 띠고 있다”며 “기술적 차별성과 신약 임상 사업을 이어가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루이스 오데아 바이오오케스트라USA 대표(왼쪽)와 가브리엘 헴링거 바이오오케스트라USA 부대표(오른쪽).(제공=바이오오케스트라)◇1.1조 규모 BDDS 기술수출 성공, BMD-001 美임상 준비도결국 바이오오케스트라는 회사의 이름을 딴 고분자 기반 RNA 약물 전달 플랫폼 ‘BDDS’를 확보했다. BDDS는 지난 3월 미국 내 한 제약사에 총 8억6100만 달러 (한화 약 1조1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하는 데 성공하며 주목받았다.류 대표는 “BDDS의 기술적 가치를 인정받은 첫 사례”라며 “다양한 RNA를 전달하는데 적용될 수 있는 만큼 일회성이 아닌 추가 기술수출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자신했다.또 바이오오케스트라는 BMD-001에 대한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루게릭병) 및 알츠하이머, 전두측두엽성 치매, 파킨슨병, 교모세포종 다형체, 헌틴턴병 등 6종의 질환 관련 전임상 연구 자료를 두루 확보했다. BMD-001는 miR-485-3p 타깃용 ASO와 BDDS를 접목해 만든 신약 후보물질로 알려졌다. 회사는 BMD-001에 대한 ‘비임상시험규정’(GLP)에 따른 독성 분석용 임상을 마무리하는 대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계획서를 제출할 계획이다.바이오오케스트라는 상반기 중 기술성 평가를 신청하고, 연말 또는 내년 상반기 중 코스닥 상장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류 대표는 “BMD-001의 임상 개발과 추가 후보물질 확보, BDDS의 기술 수출 등 세계적인 RNA 신약 개발사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