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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연 그럴까]KIA '진짜 승부를 주도하다'
  • [이데일리 SPN 백호 객원기자] 우리 히어로즈 이광환 감독은 시즌 전에 "4월은 스프링캠프다. 5월부터 제대로 된 야구를 하겠다"고 했었다. 다른 감독들도 이런 식의 이야기를 즐겨한다. 4월에는 5할 승률 정도를 맞추고 5월부터 뛰쳐나가겠다는 각오를 입버릇처럼 말하는 감독들이 흔하다. 어쨌든 진짜 승부는 5월부터라고 생각하는 감독들이 많다. 그 견해의 옳고 그름은 잠시 접어두자. 5월부터의 승부가 진짜라고 했을 때, 그 '진짜 승부'에서 가장 죽을 쑤고 있는 팀의 정체를 확인한다면 쓴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다. 반면에 '진짜 승부'에서 가장 선전하고 있는 팀 중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얼굴이 끼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진짜 승부'에서 가장 형편없는 성적을 내고 있는 팀은 4월을 스프링캠프 기간으로 설정했던 우리 히어로즈다. 그것도 단연 두드러지는 나쁜 성적을 내고 있다. LG도 나름대로 넉넉히 형편없는 성적을 내줬음에도, 우리 히어로즈는 단독 8위로 내려앉아있다. 현재 모든 지표를 따져볼 때 우리 히어로즈와 LG 트윈스 가운데 어느 팀이 더 나은 팀인지를 가리기는 매우 힘들다. 승률은 LG가 높지만 피타고리안 승률은 우리가 높고, 투수력은 우리가 좀 덜 나쁘지만 타력은 LG가 덜 약하다. 어쨌든 이 두 팀이 올시즌을 7~8위로 마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진짜 승부'를 잘 치르고 있는 팀 가운데 단연 KIA가 눈에 띈다. 5~6월에 5할 이상 승률을 올린 두산 SK 롯데 삼성은 모두 현재 4강권 안에 들어 있다. 유독 KIA만 하위권에 쳐진 팀이다. KIA가 3~4월에 8승19패(.296)를 거둬 5~6월의 우리에 못지않은 형편없는 야구를 했기 때문이다. '진짜 승부'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KIA는 순위를 6위까지 끌어 올렸다. 7위 LG와의 격차(4경기차)나 4위 삼성과의 격차(4경기차)나 같은 정도로 올라왔다. 이제 KIA는 하위권이 아닌 중위권으로 분류될 만큼 시즌의 다크호스가 되었다. 그리고 KIA는 강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KIA의 피타고리안 승률은 5할이 넘는다. 팀득점(252점)이 팀실점(251점)보다 약간이나마 더 많기 때문이다. 반면 5위 한화는 팀실점(288점)이 득점(272점)보다 더 많다. 전력(戰力)은 KIA가 한화보다 더 강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팀 순위는 객관적인 '결과'지만 5~6월 성적은 프로야구 판도의 역동적인 '흐름'이다.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 KIA가 여름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 관련기사 ◀☞[과연 그럴까]2008시즌 홈 승률이 낮은 이유는 뭘까☞[과연 그럴까] 황두성을 롯데에 판다면...☞[과연 그럴까]LG '정신력 강해지면 야구를 잘하게 될까'☞[과연 그럴까]홀드는 불펜의 힘을 나타내지 못한다☞[과연 그럴까]양준혁보다 걱정되는 오승환
2008.06.07 I 백호 기자
  • LG 완벽 투.타 조합 앞세워 3연승...롯데 단독 2위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3일 현재 LG의 팀 순위는 7위. 그러나 이날만은 그 어느팀 부럽지 않은 짜임새를 보여줬다. LG는 3일 잠실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서 선발 봉중근의 호투와 집중력 있는 공격을 앞세워 7-1로 완승을 거뒀다. 최근 3연승을 기록하며 침체됐던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게 돼 기쁨 두배였다. 가장 큰 공은 봉중근이 세웠다. 봉중근은 7이닝동안 7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5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최고 147km의 직구와 오른쪽 타자의 몸쪽으로 각 크게 떨어지는 너클 커브의 컴비네이션은 그 어느 경기 보다 위력적이었다. 0-0이던 3회 2사 1루서 양준혁에게 1루수 앞에서 크게 튀어오르는 불규칙 바운드 3루타를 허용, 1점을 빼앗겼지만 큰 위기 없이 매 이닝을 막아내는 위력을 뽐냈다. 특히 7회까지 단 한명의 선두 타자 진루도 허용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타선도 봉중근의 호투에 힘을 실어줬다. 0-1로 뒤진 3회 1사 후 박용근이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도루를 성공시켰고 이대형이 중전 적시타로 뒤를 받혀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4회 4번 페타지니가 삼성 새 외국인 투수 톰 션을 상대로 한국 무대 마수걸이 홈런을 때려내며 승부를 뒤집었다. 이어 최동수와 이종렬의 연속 안타와 손인호의 희생 번트, 여기에 김정민의 중견수 희생플라이가 더해지며 가볍게 추가점을 뽑았다. 승부가 갈린 것은 5회였다. 무사 1,2루 기회에서 최동수가 번트에 실패했지만 톰 션의 폭투 덕에 무사 2,3루로 찬스가 불어났다. 최동수는 희생 번트 실패를 만회하는 좌전 안타로 3루 주자 안치용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 이종렬이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1점을 보태 삼성에 성큼 앞서나갔다. 삼성은 원정 경기 3연승 행진을 멈췄다. 한편 롯데는 사직 두산전서 선발 맥클레리의 호투에 힘입어 2-1로 승리를 거두며 3연승, 두산을 제치고 단독 2위가 됐다. 두산은 4연패. 문학에서 열릴 예정이던 SK-우리전은 우천으로 취소됐다.▶ 관련기사 ◀☞삼성 새 외국인 투수 톰 션 데뷔전 쓴 맛
2008.06.03 I 정철우 기자
2008시즌 홈 승률이 낮은 이유는 뭘까
  • [과연 그럴까]2008시즌 홈 승률이 낮은 이유는 뭘까
  • 사직구장을 가득메운 관중들 (사진제공=롯데자이언츠)[이데일리 SPN 백호 객원기자] 롯데가 이기는 것을 보고 싶어하는 팬이라면 사직 구장에 가지 않는 것이 좋다. 다소 고되더라도 롯데가 원정을 갈 때 따라가는 것이 훨씬 낫다. 두산이 이기는 것을 보고 싶어 하는 팬도 가급적 잠실구장은 피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역시 다른 구장을 찾는 것이 훨씬 확률 높은 방법이다. 삼성이 이기기 원하는 팬도 역시 대구구장보다는 다른 곳을 찾는 것이 나으리라. LG나 우리 히어로즈가 이기는 것을 보고 싶어 하는 팬이라면 물론 야구장을 아예 가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한 일일지 모른다. 그래도 야구장에 가고 싶다면 역시 홈그라운드는 피하라. 2008년 한국 프로야구에서 ‘홈필드 어드밴티지’라는 말은 없다. 8개 구단 모두가 원정경기에서 훨씬 좋은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두산, 롯데, LG, 우리 등은 원정경기 성적이 홈경기 성적보다 엄청나게 더 좋다. 7위 LG가 원정경기에서는 5할 이상의 승률을 올리고 있는 것이 특히 놀랍다. 아래 표에서 보는 바와 같다.   8개 구단 모두가 같은 현상을 겪고 있으므로 뭔가 이유를 찾아내야 할 것 같다. 롯데는 올해부터 서울에 올 때 비행기를 이용한다고 하지만, 다른 팀들은 특별히 지난해와 다른, 원정 경기 성적을 높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홈팀들이 부진한 것이 한국 프로야구의 구조적인 현상일까? 예를 들어 우리나라 국토가 좁아, 시차(時差)가 없고 원정팀들의 이동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다는 것이 ‘홈필드 어드밴티지’를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유를 억지로 찾아보자면 몇 가지 더 꼽을 수 있겠다. 우리나라 야구장들은 규모는 제각각이지만 대체로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고 특별한 ‘로컬 룰’이 없다. 원정팀의 적응이 쉬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나라 팀들은 1년에 무려 18경기씩을 서로 치른다. 웬만한 원정 구장(특히 잠실)은 홈구장만큼이나 익숙할 수 있다. 위에서 열거한 이유들이 그럴 듯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 이는 공허한 가설에 불과하다. 객관적으로 검증이 안 되기 때문이다. 시계를 조금만 되돌려, 2007년 성적을 돌아보자. 단 한 팀의 예외도 없이, 8개 팀 모두가 홈경기 승률이 원정 경기 승률보다 좋았다. 지난해에도 우리나라 국토는 협소했고, 야구장 생김새들은 다 거기서 거기였으며, 각 팀 선수들은 원정 구장들(특히 잠실)에 충분히 익숙했다. 그런데도 늘 홈팀이 야구를 더 잘했다. 결국 홈-원정 승률에서는 특별한 참고점을 도출해 낼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올해 각 팀이 홈경기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은 상당히 이채로운 일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뭔가 다른 사실을 암시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 해에 비가 더 많이 오고 지진이 더 자주 일어나듯, 올해 우연히 원정팀들이 더 선전하고 있을 뿐이다. 원인이 없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계속되리라고 믿을 수도 없다. 앞으로는 홈팀들이 더 선전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이 글의 서두에서 말한 것과 달리, 롯데 팬, 삼성 팬, 두산 팬, LG 팬, 우리 팬 모두 가까운 홈구장을 찾아 응원해도 좋을 것이다.▶ 관련기사 ◀☞[과연 그럴까]황두성을 롯데에 판다면...☞[과연 그럴까]LG '정신력 강해지면 야구를 잘하게 될까'☞[과연 그럴까]홀드는 불펜의 힘을 나타내지 못한다☞[과연 그럴까]양준혁보다 걱정되는 오승환☞[과연 그럴까]클락, 발까지 빠른 진짜 보배
2008.06.03 I 백호 기자
  • [과연 그럴까] 황두성을 롯데에 판다면...
  • [이데일리 SPN 백호 객원기자] 우리 히어로즈는 28일까지 6연패를 하며 올시즌 19승30패(.388)를 기록하고 있다. 8위 LG에 반경기차로 쫓기고 있는 7위다. 4위 삼성에는 6경기반 차이로 뒤지고 있다. 우리 히어로즈의 전력이 원래 약체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4강권에 재진입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할 수 있다. 우리 히어로즈는 메이저리그식 운영을 하겠다며 박노준 단장에게 선수 선발과 거래에 대한 전권을 위임했다. 메이저리그식 운영을 하는 구단이라면, 가망 없는 올시즌을 깨끗이 포기하고 내년 이후에 활용할 전력을 굳건히 갖추는 것이 긴요한 과제다. 즉, 다른 구단이 애타게 원하는 전력을 내주고 그 반대 급부로 미래를 담보할 전력을 여럿 얻어내는 것이다. 빅리그 구단이 흔히 하는 이른바 ‘리빌딩’ 작업이다. 지금 우리 히어로즈 선수들 가운데 다른 구단에서 강하게 탐낼 만큼 해당 포지션에서 리그 톱클래스에 드는 선수는 몇몇 있다. 선발투수 장원삼, 마일영, 마무리투수 황두성, 외야수 브룸바, 이택근 정도다. 타격 성적은 별 볼 일 없지만 수비가 좋은 3루수 정성훈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장원삼, 이택근, 마일영은 젊은 선수들로서, 이들 자체가 우리 히어로즈의 미래라 할 수 있다. 팔 수 없다. 정성훈은 현재 성적이 별로인데다 올시즌 후 FA가 되므로 우리 히어로즈에게 만족할 만한 대가로 바뀌기 어려울 것이다. 브룸바는 매우 좋은 선수이지만 우선 용병이기 때문에 트레이드 상품으로서 가치에 한계가 있다. 그리고 현재 1~5위팀 가운데 용병 타자를 구하는 팀이 없다. SK와 삼성만이 새 용병을 구하고 있는데, 모두 투수를 필요로 하고 있다. 결국 황두성이 남는다. 황두성은 올해 3승 2패 4세이브 방어율 2.61을 기록하고 있다. 51⅔이닝동안 34탈삼진을 기록해 삼진 잡는 능력은 마무리투수로서 썩 훌륭하지 못하다. 그러나 삼진(34개)-볼넷(14개) 비율은 좋다. 무엇보다 이닝당 출루허용수인 WHIP이 0.99로 매우 훌륭하다. 오승환(삼성) 정대현(SK) 토마스(한화) 한기주(KIA) 등 리그 정상급의 마무리투수들의 WHIP이 모두 1을 넘는 것과 비교된다. 황두성은 올해 블론세이브도 아직 없다. 1~5위 팀 중 롯데가 간절히 황두성을 원할 것이다. 롯데 마무리 임경완은 7세이브 3블론세이브로 세이브성공률이 70%에 불과하다. 방어율이 5.03이고, WHIP은 1.42나 된다. 삼진(11개)-볼넷(9개) 비율도 매우 나쁘다. 롯데는 임경완을 대체할 투수로 최향남을 선택,더블 스토퍼로 기용하는 고육책을 쓰고 있다. 황두성은 올해 32세다. 손민한보다 1살이 적을 뿐이고, 김수경보다 3살이나 많다. 내년 혹은 내후년에도 지금만큼 던질지 확신할 수 없다. 우리 히어로즈로서는 팔 만하다. 그리고 황두성은 현재 좋은 마무리투수이고, 적어도 임경완보다는 훨씬 좋은 투수이다. 롯데로서는 황두성을 살 만하다. 롯데가 더 야구를 잘하고 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롯데가 더 다급하다. 우리 히어로즈는 황두성 대신 많은 걸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박노준 단장은 취임 후 아직 단 한 건도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일이 없다. ‘한국식 단장’들은 그새 전병두, 채종범, 심광호 등을 사고 팔았다.▶ 관련기사 ◀☞[과연 그럴까]LG '정신력 강해지면 야구를 잘하게 될까'☞[과연 그럴까]홀드는 불펜의 힘을 나타내지 못한다☞[과연 그럴까]양준혁보다 걱정되는 오승환☞[과연 그럴까]클락, 발까지 빠른 진짜 보배☞[과연 그럴까]디트로이트의 예상 밖 부진
2008.05.29 I 백호 기자
  • LG ‘한발빠른 투수교체’ 3연패 끊었다
  • [경향닷컴 제공] LG가 잠실 라이벌 두산을 꺾고 탈꼴찌의 희망을 살렸다. LG는 28일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10개의 안타를 집중시키며 7-5로 이겼다. 2위 두산의 5연승을 저지하며 3연패에서 탈출한 LG는 7위 히어로즈를 반 게임차로 추격했다. 선발 봉중근은 6.1이닝 6안타 5실점(3자책)으로 5승(5패)째를 올렸다. 조인성은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승리에 앞장섰다. 삼성은 목동 히어로즈전에서 1-1로 맞선 8회 2사후 터진 박한이의 결승타와 박석민의 우중간 솔로포를 앞세워 우리를 4-1로 꺾었다. 8회 2사 3루에서 마운드에 올라온 오승환은 일주일 만에 세이브를 추가하고 14세이브로 2위 정대현(SK)과의 격차를 2개로 벌렸다. 히어로즈는 투타 엇박자로 최근 6연패 및 목동구장 8연패 포함, 홈경기 12연패의 늪에 빠졌다. 롯데-한화(부산), KIA-SK(광주)전은 비로 취소됐다. ◇ LG-두산 LG는 적절한 타이밍에 투수를 교체해 승리를 잘 지켰다. 6-5로 앞선 7회초. 선발 봉중근이 선두타자 안경현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대타 이대수에게 초구를 던진 것이 유격수를 맞고 좌익수 앞으로 빠지면서 무사 1·2루. 8번 채상병의 땅볼 타구를 잘 잡아 3루로 달리던 대주자 민병헌을 포스아웃 처리했다. 아웃카운트는 하나 잡았지만 1사 1·2루. 그러자 양상문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봉중근의 투구 수는 104개. 이어 등판한 셋업맨 정재복은 9번 김재호를 3구째에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하고 단숨에 7회를 마쳤다. LG는 곧바로 7회말 쐐기 1점을 올려 7-5로 달아나며 승리를 지켰다. ◇ 히어로즈-삼성 삼성의 중심타선이 장타력을 과시했다. 1-1로 팽팽히 맞선 8회초 삼성 공격. 2사후 2번 강봉규는 히어로즈 송신영으로부터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양준혁을 대신해 3번으로 나서고 있는 박한이는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1타점 3루타를 친 뒤 1루수의 송구 실책 때 홈까지 파고들어 득점에 성공했다. 3-1로 앞선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4번 박석민도 우중월 솔로 아치를 그리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히어로즈는 1-4로 뒤진 8회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지만 5번 정성훈의 유격수 앞 병살타로 추격 의지가 꺾였다.
LG '정신력 강해지면 야구를 잘하게 될까'
  • [과연 그럴까]LG '정신력 강해지면 야구를 잘하게 될까'
  • [이데일리 SPN 백호 객원기자] LG가 모든 타자의 등장 음악을 통일시키기로 했다고 한다. 90년대 초중반 LG가 전성기를 달리던 시절처럼 한 가지 음악만 틀기로 했다는 것이다. 개인주의를 극복하고 선수단의 총체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그런 결정을 했다는 것이 LG 구단의 설명이다. 구단의 지시인지 선수단의 결정인지는 잠시 논외로 해두자. LG가 타자 등장 음악까지 통일하겠다고 하는 것은 어쨌든 '정신력'을 강화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몸부림이다. 올시즌엔 이미 두산 김경문 감독과 KIA 조범현 감독이 머리를 짧게 자르는 퍼포먼스를 통해 팀에 정신적 자극을 준 바 있다. 여론은 이런 움직임을 대체로 호의적으로 본다. 하지만 음악을 통일시키거나 머리를 깎는다고 해서 정신력이 굳세어 질지도 의문이려니와, 정신력이 강해진다고 해서 팀 전력이 높아질지는 전혀 알 수 없는 일이다. 1차 세계 대전이 개전되기 이전까지, 유럽의 주요 강대국(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이 채택한 전술 교범에서 가장 핵심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었던 것이 ‘용감한 돌격’이었다. 세계 최고의 전투력과 무기를 보유한 국가들에서도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병사들의 사기와 정신력이라고 단정했던 것이다. 그래서 각국 주요 지휘관이나 군사 전략가들은 적절한 무기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언제나 병사의 사기와 정신력을 높이는 걸 가장 중요시 여겼다. 그래서 각국은 1차 대전 내내 '선제 공격'과 '두려움 없는 돌진'이라는 전술만을 반복했다. 그러한 전술은 1차대전 때 본격적으로 전선에 투입된 '기관총'이라는 무기에 의해 처참한 손실만 거듭 남기게 되었다. 1차대전은 온몸을 노출하고 돌격해 오는 상대를 참호에 숨어서 손쉽게 기관총으로 사살하는 '참호전'의 양상으로 바뀌었고, 전선은 교착되었다. 무의미한 희생자만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났다. 전쟁 막바지에 가서야 각국 사령부는 돌격 전술을 포기했고, 20년 뒤 2차 세계대전은 탱크, 항공기 등이 주력이 되는 기계화 전쟁으로 양상이 바뀌게 된다. 이와 같이 사기가 전쟁의 승패를 가른다는 신념은 대체로 100년 전쯤에 폐기되었다. 여전히 사기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아무리 강한 적개심으로 똘똘 뭉쳐도 레바논이 이스라엘을 이기거나 쿠바가 미국을 이길 수는 없는 일이다. 현대의 국가들은 전쟁 능력 증강을 위해 병사들의 사기에도 신경을 쓰기는 하지만, 대체로 좋은 무기를 구하는 데에 훨씬 더 집중한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나라 야구에서는 아직도 정신력을 강화하고 마음을 다잡기만 하면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환상이 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야구를 못하는 팀은 정신력이 약하거나 개인주의 성향이 강할 거라고 지레 짐작하기도 한다. 그래서 LG 같은 구단은 무기(선수)가 약하거나 모자란 것보다 병사들의 정신력이 약한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개인주의를 버려 팀 전체의 정신력을 높이겠다는 것은 얼마나 공허한 이야기인가. 뉴욕 양키스는 선수들에게 수염을 기르지 못하게 하고 유니폼에 이름을 넣지 않는다. 팀을 우선하겠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양키스가 야구를 잘하는 것일까? 양키스는 언제나 같은 일을 했지만 80년대에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바닥을 기는 팀이었다. 그리고 최근 몇 년간 장발족과 너저분한 콧수염, 턱수염족으로 가득한 보스턴에게 계속 밀리고 있다. 지금 LG 감독인 김재박 감독은 현대 유니콘스에서 매우 훌륭한 커리어를 쌓았다. 당시 현대는 다른 모든 구단과 마찬가지로 타자 개개인이 다른 등장 음악을 썼다. 그래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LG는 모든 타자가 같은 음악을 쓰던 90년대 초중반에도 선수 개인의 캐릭터가 강하다는 평가를 듣곤 했다. 적어도 1차대전이 끝난 뒤로는, 전쟁에서 정신력을 과도하게 강조한다는 것은 곧 객관적인 실력의 열세를 자인한다는 의미를 띠게 되었다. 승리를 보증할 만한 전투력을 더 이상 동원할 수 없을 때, 애매한 정신력 따위를 내세우게 된다. 가미가제 작전, 옥쇄 작전을 썼던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이 그런 예다. LG는 현재 투수력, 타력이 모두 8개 구단 중 가장 좋지 않다. 확실히 '정신력' 외에 내세울 것이 없기는 하다. 어떻든 '정신력'을 강화하겠다고 몸부림을 친다고 해서 뭔가 상황이 달라질 거라는 기대는 버리는 것이 좋다.▶ 관련기사 ◀☞[과연 그럴까]홀드는 불펜의 힘을 나타내지 못한다☞[과연 그럴까]양준혁보다 걱정되는 오승환☞[과연 그럴까]클락, 발까지 빠른 진짜 보배☞[과연 그럴까]디트로이트의 예상 밖 부진☞[과연 그럴까]전병두 트레이드를 보는 다른 시각
2008.05.27 I 백호 기자
홀드는 불펜의 힘을 나타내지 못한다
  • [과연 그럴까]홀드는 불펜의 힘을 나타내지 못한다
  • [이데일리 SPN 백호 객원기자] 세이브 수만으로 마무리 투수의 능력을 측정하는 것이 큰 무리라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되었다. 세이브 기회가 많아야, 즉 팀이 자주 이겨야 많은 세이브를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는 마무리 투수를 바로 보기 위해, 세이브 성공률을 계산한다거나 세이브 가운데 터프 세이브의 비율을 따진다거나 하는 노력을 한다. 세이브 수로 마무리 투수를 평가하기 어렵다면, 홀드 수로 중간계투 요원의 능력을 따지기는 더욱 어렵다. 특히 'A팀은 홀드가 많으니 중간계투진이 강한 것이다'는 식의 이야기는 요설(饒舌)에 가깝다. 홀드를 따내려면 세이브와 마찬가지로 소속팀이 일정한 점수 이내로 앞서고 있을 때 등판해야 한다. 그리고 그 리드가 유지된 상태에서 마운드를 내려가면 된다. 팀 입장에서는 투수를 자주 바꿔대면 홀드수가 마구 늘어난다. 3-1로 앞서고 있는 팀이 6회말에 중간 계투 요원 한 명을 내보내 7이닝까지 막아낸다면 1홀드만 추가되지만, 그 팀이 투수 4명을 동원해 7이닝까지 막는다면 팀 홀드는 '4'가 된다. 위의 표를 보면 투수를 많이 내보내는 팀이 자연스레 홀드도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압도적으로 팀 홀드 1위를 달리고 있는 SK가 대표적인 경우다. 그리고 경기당 투수 수가 같은 경우(삼성과 우리, 두산과 KIA)에는 팀순위가 더 높은 팀, 즉 리드를 더 자주 잡는 팀이 홀드도 더 많음이 발견된다. '홀드'가 중간계투진의 강력함과 큰 관계가 없음이 드러난다. 개인 기록이라는 측면에서 봐도 홀드의 가치는 커 보이지 않는다. 강팀에 있는 마무리 투수가 세이브를 올리기 쉽듯이, 센 팀에 있는 중간계투 요원이 홀드를 올리기도 더 쉽다. 더욱 큰 문제는 원포인트 릴리프에 가까울수록 홀드를 올리기 훨씬 쉽다는 점이다. 우선 경기에 자주 나설 수 있다. 그리고 금방 강판되기 때문에 리드를 날려버릴 가능성도 더 낮다. 중간계투로서는 가치는 분명 1이닝 이상을 책임지는 셋업맨이 더 높음에도 불구하고, 홀드는 원포인트 릴리프 요원이 더 많이 챙길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홀드 챔피언과 그 부문 2위의 성적을 비교해 보자.   모든 면에서 임태훈이 더 고생을 했고, 더 가치 있었으며, 더 잘 던졌다는 것이 드러난다. 그러나 홀드 타이틀은 류택현의 것이었다. 올해도 현재 홀드 1위인 정우람(SK)보다는 조웅천(SK) 임태훈 이재우(두산) 권혁(삼성) 등이 더 좋은 중간계투인 것 같으나, 정우람이 짧게 던지는 좌완이기 때문에 더 유리한 입장에 서 있다. 중간계투 요원에 대한 평가 척도가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들에게 돌아갈 상도 있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홀드는 전혀 또는 거의, 바라는 바의 몫을 하기 어렵다. 홀드 수를 가지고 불펜의 힘과 중간계투 요원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은 큰 무리가 있다.▶ 관련기사 ◀☞[과연 그럴까]양준혁보다 걱정되는 오승환☞[과연 그럴까]클락, 발까지 빠른 진짜 보배☞[과연 그럴까]디트로이트의 예상 밖 부진☞[과연 그럴까]전병두 트레이드를 보는 다른 시각☞[과연 그럴까]기록상 KIA만도 못한 LG
2008.05.22 I 백호 기자
양준혁보다 걱정되는 오승환
  • [과연 그럴까]양준혁보다 걱정되는 오승환
  • ▲ 오승환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이데일리 SPN 백호 객원기자] 지난 주말 양준혁(삼성)이 데뷔 후 처음으로 2군에 떨어졌다는 소식이 화제가 되었다. 안타까운 일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보다 나이가 젊은 이종범(KIA), 마해영(롯데) 등이 2군에서 살다시피 했던 것을 생각하면, 1969년생인 양준혁이 아직까지 한 번도 야구를 못해 2군에 내려간 적이 없었다는 것이 도리어 더 놀랍다. 양준혁이 타율 1할대(.199)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은 몹시 충격적이지만, 그가 부진하다는 사실 자체는 새삼스럽게 여겨지지 않는다. 어쨌든 그는 우리 나이로 마흔 살이 아닌가. 삼성 팬들이 진심으로 우려해야 할 대상은 양준혁이 아니라 마무리 오승환이다. 물론 오승환은 2군에 내려가지 않았다. 마무리 자리를 잃지도 않았다. 그뿐 아니라 18일 현재 12세이브로 이 부문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오승환은 분명히 부진하다. 그리고 이 부진은 아주 구조적인 문제로 여겨진다. 몇 년간 9회 이후를 염려할 필요가 없었던 삼성도 이제 슬슬 롯데나 우리 히어로즈가 느끼는 두려움을 공유하기 시작하게 될지 모른다. 오승환의 연도별 기록이다.   오승환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일단 쉽게 눈에 띈다. 올 시즌 방어율이 2.65로 데뷔 후 단연 가장 높다. 그러나 구원투수의 성적을 측정하기에는 방어율이 적절치 않은 면이 있다. 구원투수에게는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이 더 좋은 판단 근거가 된다. ▲ 연도별 WHIP한 눈에 알아볼 수 있듯이, 오승환의 WHIP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처음으로 ‘1’을 넘어섰다. WHIP이 1이라는 것은 1이닝을 투구할 때, 주자 한 명씩을 꼬박꼬박 내보낸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오승환은 주자를 매 회 한 명보다 더 내보내는 것이다. 물론 WHIP 1.18은 여전히 상당히 우수한 기록이다. 그러나 오승환으로서는 전혀 좋은 성적이 못 된다. 오승환의 악화된 WHIP이 '결과'라면, 적어진 탈삼진은 그 ‘원인’이 된다. 필자는 투수에게, 특히 마무리 투수에게 삼진을 잡는 능력이 극히 중요함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LG 우규민, 롯데 임경완 등이 고전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들이 삼진을 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훌륭한 마무리 투수답게 삼진을 매우 잘 잡았었다. 그런데 올해는 9이닝당 7.94개의 삼진을 잡는 데 그치고 있다. 오승환이 이닝 수보다 적은 삼진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올해가 처음이다. 다시 강조하면, 9이닝당 7.94개의 삼진을 잡은 것이 결코 나쁜 기록은 아니다. 그렇지만 오승환으로서는 뒷걸음질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오승환은 현재 12세이브, 2블론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세이브 성공률이 85.7%다. 여전히 우수하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40세이브 2블론세이브로 성공률 95.2%를 기록했다. 4강을 장담하기 힘든 삼성에 있어 오승환의 뚜렷한 쇠락은 그 어떤 것보다도 두려운 조짐이다.
2008.05.21 I 백호 기자
  • '포수의 힘'을 보여준 한판,SK 삼성에 진땀승...LG 9연패 탈출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그저 포수 한명 바꿨을 뿐인데 경기는 전혀 다른 흐름으로 전개됐다. SK와 삼성은 12일 대구 경기서 8회까지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6-6 동점. SK는 많은 안타를 치고도 적시타가 부족해 불안한 경기 운영을 했다. 반면 삼성은 찬스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으로 2-6으로 뒤지던 경기의 균형을 맞추는 뒷심을 보여줬다. 그러나 9회 단박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8회 대타로 교체된 심광호가 선발 포수 진갑용을 대신해 마스크를 쓰면서 부터였다. 진갑용이 손가락 부상 악화로 교체를 요청했기 때문이었다. SK는 선두타자 정경배가 우익수 앞 행운의 안타로 진루하며 기회를 잡았다. SK 벤치는 곧바로 정경배를 발이 빠른 모창민으로 주자를 교체했고 볼카운트 1-1에서 도루를 성공시켜 찬스를 불렸다. 모창민의 주루 플레이도 좋았지만 송구가 워낙 좋지 못했다. SK는 번트로 주자를 3루까지 보내려했지만 정근우의 번트가 파울이 되며 기회를 날렸다. 달아오른 분위기가 다운될 수도 있는 위기. 그러나 정근우는 우익수 앞 적시타로 모창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주자의 진루에 실패한 정근우는 어떻게든 밀어치며 1,2루간으로 보내려는 의식이 강했다. 그러나 심광호의 볼배합은 바깥쪽에 집중돼 있었다. SK는 더욱 거세게 삼성을 밀어붙였고 심광호는 더욱 흔들렸다. 다음 타자 조동화는 번트를 시도, 다시 주자를 2루까지 보내려 했지만 번트 타구는 포수 앞으로 힘없이 튀었다. 심광호는 이 공을 잡아 2루로 송구, 진루를 막으려 했다. 그러나 송구가 워낙 느렸다. 또한 발이 빠른 정근우가 주자임을 감안했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주자 두명이 모두 세이프. SK는 이진영과 박재상이 번트 실패와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김재현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주자 두명을 불러들였다. 이어 박재홍의 우월 2루타가 터져나오며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삼성은 9회 2사 2루서 대타 허승민의 2루타로 한점을 쫓아간 뒤 SK 마무리 정대현의 제구난조를 틈타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양준혁이 좌완 정우람에게 2루 땅볼로 막히며 아쉬움만 남겼다. SK의 10-7 승리. SK는 이날 승리로 9연전을 목표 이상인 6승3패로 마치며 단독 선두 질주를 이어갔다. 한편 LG는 대전 한화전서 선발 봉중근의 8.1이닝 1실점 호투와 결승 투런 홈런 포함 4타수3안타3타점으로 맹활약한 안치용의 불방망이에 힘입어 6-1로 승리를 거뒀다. 창단 이후 최다인 9연패 사슬을 끊어 기쁨 두배였다.▶ 관련기사 ◀☞[10일] 삼성 진갑용 3점포 앞세워 3연패 탈출...KIA 4연승
2008.05.11 I 정철우 기자
SK 반박자 빠른 투수 교체로 4연승...LG 8연패
  • SK 반박자 빠른 투수 교체로 4연승...LG 8연패
  • ▲ 윤길현 (사진제공=SK와이번스)[대구=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SK가 특유의 반박자 빠른 투수교체를 앞세워 삼성을 꺾고 4연승을 달렸다. SK는 9일 대구 삼성전서 선발 송은범이 4회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특급 불펜을 총동원, 8-5로 승리를 거뒀다. 2연패 뒤 4연승을 거두며 잠시 주춤했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9연전 중 "뒤(다음 경기)를 너무 생각하다보니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었다. 매 경기 집중력 있는 승부로 하루 하루를 넘어갈 생각"이라던 각오가 그대로 배어나온 경기였다. 불펜 투수들의 컨디션이 100%는 아니었지만 위기를 미리 끊는 빠른 투수교체로 삼성 공격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2회 박경완(투런) 정근우의 연속 타자 홈런으로 기세를 올린 SK는 3회에도 2점을 보태 일찌감치 승기를 잡는 듯 했다. 그러나 3회말 송은범의 제구가 흔들리며 2점을 내줘 여유가 줄어들었다. 4회초 다시 1점을 보탰지만 송은범의 구위는 정상을 찾지 못했다. 4회말 양준혁과 최형우에게 연속안타를 맞은 뒤 계속된 1사 1,3루서 진갑용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해 3점째를 내줬다. 김성근 SK감독은 주저 없이 윤길현 카드를 뽑았다. 4회 3점차면 선발을 좀 더 끌고 갈수도 있었지만 흐름마저 내주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윤길형는 첫 타자 조동찬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내주고 우동균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추가 실점 없이 4회를 매조지 했다. 5회 2사 2,3루서 대타 이재원의 우전 적시타로 2점을 더한 SK는 더욱 과감한 교체로 삼성 타선을 막아냈다. 5회엔 정우람,7회 김원형 가득염 조웅천을 투입, 삼성 공격을 1점으로 막아낸 뒤 9회 2사 후 마무리 정대현까지 투입, 8-5 석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SK는 최근 4연승과 삼성전 4연승. 반면 삼성은 최근 3연패를 당하며 5할 승률에서 1승이 밑돌게 됐다. 한편 3연패로 주춤하던 롯데는 잠실 두산전서 선발 맥클레리의 역투(9이닝 2실점)에 힘입어 9-2로 승리를 거뒀다. 두산은 8연승 끝. KIA는 목동 우리 히어로즈전서 시즌 최다인 12점을 뽑아내며 12-1로 대승을 거뒀다. 선발 리마는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한국 무대 데뷔 이후 첫 승을 거뒀다. 한화는 11-5로 승리를 거두며 5연승을 달렸다. LG는 최근 8연패와 함께 한화전 11연패라는 길고 긴 나락으로 떨어졌다.▶ 관련기사 ◀☞박경완 꼭 필요한 순간에 나온 마수걸이 홈런포☞[베이스볼 테마록]마무리 투수가 말하는 '9회의 고독'☞[베이스볼 테마록]박경완의 '전병두 투수만들기 part 1'☞비룡 변신 전병두의 '첫 선발 등판기'☞[베이스볼 테마록]숫자로 확인해 본 고참의 숨은 힘
2008.05.09 I 정철우 기자
삼성에 대한 빗나간 예상들
  • [과연 그럴까]삼성에 대한 빗나간 예상들
  • ▲ 선동렬 감독 (제공=삼성라이온즈)[이데일리 SPN 백호 객원기자] 삼성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4월 25일은 삼성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집약되어 나타난 날이다. 4번 타자 심정수가 타격 부진 끝에 2군에 내려갔고, 마무리 오승환은 롯데전 9회말에 역전 끝내기 2타점 2루타를 맞아 시즌 첫 블론세이브이자 시즌 첫 패전을 떠안았다. 삼성은 최근 6경기에서 5패째를 당했다. 삼성의 현재 순위는 4위지만 승률이 4할7푼8리로 5할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독히 야구를 못하는 듯 여겨지는 LG와의 승차도 1.5경기밖에 나지 않는다. 반면 1위 SK에는 무려 6경기차, 2위 롯데에도 3경기차로 뒤져 있다. 선두권을 형성하리라던 기대와는 매우 다른 형세다. 필자도 삼성이 SK와 함께 양강 구도를 형성하리라 생각했었다. 양준혁이 필시 지난해보다 부진할 것이고, 크루즈도 아주 대단치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SK와 호각지세를 이룰 것이라 생각했다. 예상이 벗어난 부분만 짚어 보겠다. 그러다보면 현재 삼성이 겪고 있는 어려움의 정체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1. 심정수의 부진 심정수가 다시 옛날의 심정수로 돌아갈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지난해의 심정수도 타율은 2할5푼8리로 형편없었다. 그래도 그는 지난해 홈런 31개를 날리며 생애 첫 홈런 타이틀을 차지했다. 장타율이, 낮은 타율에도 불구하고 5할1푼5리나 되었다는 점이 무엇보다 고무적이었다. 그리는 그는 지난해 124경기에 출전해 거의 개근 했다. 올해의 심정수도 이대호 김태균 레벨은 못되어도 평균 이상의 4번 타자 몫을 충분히 해주리라 기대되었다. 그러나 그는 올해 22경기에서 타율 2할3푼5리 3홈런 7타점이라는 형편없는 성적을 내 2군에까지 떨어졌다. 장타율은 3할6푼8리로 김재걸(.375)의 성적만도 못했다. 크루즈는 예상대로 평범하고, 양준혁도 부진하고, 심정수는 예상 외로 부진하다. 당연히 삼성의 팀당 득점은 전체 6위에 처져있다. 2. 평범해진 배영수 예전에 삼성은 큰 수술을 받은 투수를 서둘러 마운드에 올리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그 선수들은 한동안 부진을 겪었다. 임창용과 권혁이 그 예다. 그런데 선동열 삼성 감독은 지난해 배영수를 한 경기에도 등판시키지 않는 인내를 발휘했다. 배영수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쾌투했다. 배영수는 잘 던질 것 같았다. 사실 못 던지고 있지는 않다. 2승 2패 방어율 3.51. 팀 내 선발투수 중에서는 가장 좋은 성적이다. 그렇더라도 팀이 기대하는 수준의 성적과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그는 마운드에 자주 서지도 못하고 있다. 올해 5차례 등판한 경기 가운데 5일 간격을 지킨 것은 1번밖에 되지 않는다. 삼성은 지금 배영수 외에 쓸만한 선발이 있지도 않다. 3. 무서운 SK와 롯데 삼성은 SK와 롯데에게 도합 1승5패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 두 팀의 성적이 워낙 좋기 때문에 시즌 초반부터 선두권에서 멀어졌다. 이중고다. SK는 지난해 전력에서 이호준이 탈락했고, 용병 투수도 지난해보다 못해졌다. 별다른 전력 보강도 없었다. 그런데도 2위와 3경기차를 벌리며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불펜진의 기괴한 선전 때문이다. 롯데 역시 감독 외에 별다른 전력 보강이 없었다. 마해영은 타율 1할대를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기이한 타격 폭발에 힘입어 2위로 치고 나갔다. 삼성이 선두권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에는, 다른 팀의 전력이 대체로 하향평준화할 것이라는 생각이 일정한 기여를 했다. 그런데 시즌 판도는 예상과 아주 다르다.▶ 관련기사 ◀☞[과연 그럴까] 점수차가 많으면 안타치기 쉬울까?☞[과연 그럴까]크레이지 모드 베스트 5☞[과연 그럴까]평균보다 못한 마무리 투수들☞[과연 그럴까]공동 1위 4팀 피타고리안 승률로 따져보니☞[과연 그럴까]릴랜드 감독의 '내 탓이오'
2008.04.26 I 백호 기자
 점수차가 많으면 안타치기 쉬울까?
  • [과연 그럴까] 점수차가 많으면 안타치기 쉬울까?
  • [이데일리 SPN 백호 객원기자] 타자에게 '찬스에 강하다'는 말처럼 듣기 좋은 말은 없을 것이다. 프로야구 선수의 별명 중 가장 어감 좋고 영광스러운 것은 한대화 삼성 수석코치가 가졌던 '해결사'가 아닐까 싶다. 찬스에 매우 강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찬스에 강한 타자가 따로 있는 것일까. 이전에 이 '과연 그럴까'에서는 '득점권 타율'이라는 기록이 상당히 허구적인 자료라는 것을 밝힌 바 있다. 득점 상황에서 유독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는 요술쟁이는 구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찬스에 강한 타자를 정의할 수 있는 말은 '득점권에서 타점을 잘 올리는 타자' 외에 또 있을 수 있다. '접전 상황에서 좋은 타격을 하는 타자'도 팀 공헌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5점차로 앞서거나 뒤질 때 안타와 홈런을 치는 타자보다는, 동점 상황이나 한 점차 상황에서 생산력을 발휘하는 타자가 더 값진 것은 당연하다. 많은 야구인들은 실제로 '접전 상황에서 좋은 타격을 하는 타자'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에는 '접전 상황에서 좋은 타격을 하기가 느슨한 상황에서 좋은 타격을 하기보다 어렵다'는 명제가 전제되어 있다. 이런 생각은 얼핏 타당해 보인다. 접전 상황에서는 상대팀에서 좋은 투수를 낼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대 투수는 전력 피칭을 할 것이다. 반대로 느슨한 상황에서는 별로 좋지 않은 투수가 비교적 무성의하게 공을 던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타자는 점수 차가 넉넉히 벌어져 있을 때 홈런과 안타 사냥을 하기 쉬울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실제 통계 자료는 다르게 이야기 한다.  2007년에는 접전 상황과 느슨한 상황에서 8개 구단 전체 타자들의 성적이 거의 비슷했다. 올해는 접전 상황에서의 타격 성적이 되레 훨씬 더 좋다. 2006년에는 느슨한 상황에서 조금 더 높은 타율과 OPS가 기록되었지만, 접전 상황에서의 성적을 크게 앞서지 못했다. 위의 표에서 해석해 낼 수 있는 정보는 두 가지다. 첫째는 접전 상황에서나 느슨한 상황에서나 타격 성적이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고, 둘째는 접전 상황과 느슨한 상황에서의 타격 성적 중 어느 쪽이 더 높으냐 하는 것은 아무런 법칙성을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고정 관념과 달리, 점수 차가 크게 벌어져 있을 때라고 해서 안타나 홈런을 날리기가 더 유리한 것이 아니다. 롯데 이대호는 올해 접전 상황에서 무려 1.290의 OPS를 기록하고 있지만, 느슨한 상황에서는 OPS 0.638에 그치고 있다. '찬스에 약하다'는 억울한 오명을 쓰는 양준혁(삼성)도 접전 상황에서의 OPS(.665)가 느슨한 상황에서의 OPS(.611)보다 훨씬 높다. '찬스에 강하다'는 근사한 말을 기록으로 뒷받침하고자 '득점권 타율'이나 '접전 상황 시 타격 성적'이 이용되곤 한다. 그러나 이 기록들을 꼼꼼히 뜯어보면 타당성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정말 좋은 타자는 찬스에 강한 타자 같은 것이 아니라, 그냥 강한 타자 곧 전체 타격 성적이 좋은 타자이다.
2008.04.23 I 백호 기자
'최소 실책' 삼성이 수비에 우는 이유
  • [베이스볼 테마록]'최소 실책' 삼성이 수비에 우는 이유
  • ▲ 심정수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삼성은 21일 현재 팀 실책이 6개 뿐이다. 8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수치다. 가장 많은 히어로즈(14개)의 절반 이하이고 7위 롯데(11개)보다도 5개나 적다. 그러나 심리적인 수비 실력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삼성이 정말 수비가 강한 팀일까...' 삼성과 상대해 본 팀 선수들은 "기록만으로는 알 수 없는 부분이 많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외야 수비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 심정수가 있다. 심정수는 올시즌 들어 아직 단 한개의 실책도 기록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삼성 수비수 중 가장 큰 구멍은 그가 맡고 있는 좌익수에서 생기고 있다는데 이견이 없다. 물론 수비력을 평가하는 또 다른 통계인 레인지 팩터(RF)로 따져보면 심정수는 8개구단 외야수 중 꼴찌에서 두번째다. 그러나 1위가 삼성 박한이이고 두산 민병헌이나 SK 조동화가 심정수보다 2,3칸 위라는 점 등을 비춰봤을 때 이마저도 수비력에 대한 정확한 평가라 하기 어렵다. 지난 주 삼성은 1승5패로 크게 부진했다. 그 중 몇차례의 승부는 고비마다 심정수의 부실한 수비가 숨어 있었다. 15일 문학 SK전. 0-1로 뒤진 6회 2사 1루서 SK 김재현이 좌중간으로 안타를 때려낸다. 이때 공을 잡으려 대시하던 심정수가 공을 뒤로 빠트리며 김재현에게는 2루타를, 1루주자 박재상에게는 득점을 허용하고 만다. 실책은 기록되지 않았지만 팽팽하던 승부가 한순간에 SK쪽으로 기운 순간이었다. 19일 대구 LG전. 1-2로 뒤진 3회 무사 1루. LG 이종렬이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쳤다. 이 공은 심정수가 잡았다. 이때 1루 주자 최동수가 3루까지 내달았다. 히트 앤드 런이 걸린 것도 아니었다. 최동수가 심정수의 약한 어깨를 감안해 과감한 베이스러닝을 한 것이다. 결과는? 최동수가 3루에서 세이프 된 것은 물론, 이 틈을 타 이종렬까지 2루에 안착했다. 결국 다음 타자 조인성의 우익수 희생 플라이로 LG가 추가점을 뽑았다. 평생 발야구와는 거리가 멀었던 최동수가 다른 팀을 상대로 좌전 안타 때 1루서 3루까지 내달린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비단 심정수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익수로 나선 조동찬은 다이빙 캐치를 하다 땅에 머리를 부딪혀 1군 엔트리서 제외된 상황이다. 투지는 높이살 수 있지만 매끄러운 수비가 아니었음은 물론이다. 3루수 박석민도 1루수 크루즈도 잘 하는 수비수는 아니다. 중견수를 맡고 있는 박한이도 수비력에선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선동렬 삼성 감독도 이런 약점을 잘 알고 있다. 시범경기부터 "수비에서 불안한 구석이 많다. 하지만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특히 외야가 그렇다"고 말해왔다. 문제는 타격도 맘 처럼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크루즈는 타율이 2할9푼9리지만 지난주에야 첫 장타를 쳤을만큼 파워면에서 아쉬움을 보이고 있다. 심정수는 3개의 홈런을 치며 2할7푼6리를 치고 있는데 2할1푼4리의 타율에 1홈런을 기록중인 양준혁(14개)보다 타점이 절반(7개)밖에 안된다.  물론 나름대로 제 몫을 해주고는 있다. 그러나 그들에 대한 동료들과 팬들의 기대치는 보다 높은 곳에 있다. 삼성 유격수 박진만(그는 현재 팀내 최다실책(2개) 선수다)은 지난해 '달인에게 묻는다' 인터뷰서 이런 말을 했다. "수비는 절대 숫자로 평가해선 안된다. 숫자가 좋다고 좋은 수비수는 아니다"라고 못 박은 뒤 "수비는 투수와 동료 야수들에게 심리적으로도 도움이 돼야 한다. 꼭 아웃 시키지는 못하더라도 일단 타구를 막아내 실점을 최소화하면 안타가 되더라도 투수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바꿔 말하면 야수가 '난 실책이 없다'에만 만족할 경우 팀 전력에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보다 냉정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보다 노력해야 한다. 아, 물론 보상은 수비가 아닌 방망이로 해줘도 된다.▶ 관련기사 ◀☞[베이스볼 테마록] 폼생폼사의 비밀 '구대성 그리고 김광현'☞[베이스볼 테마록]원 포인트 릴리프 이승호에 대한 단상☞[베이스볼 테마록]포수에게 물었다. 초구 치는 타자 어때요?☞[베이스볼 테마록]위기의 조범현호 05년 SK VS 08년 KIA☞[베이스볼 테마록]숫자가 말해주는 로이스터 매직
2008.04.22 I 정철우 기자
  • 이대형 '5안타 보다 빛난 수비 하나'...LG 한화 공동 5위
  • [대구=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김재박 LG 감독은 19일 대구 삼성전서 4-1로 이긴 뒤 이런 말을 했다. "감독 입장에서 그런 경기를 한번 하고나면 불안감이 오래 간다. 요즘 야구는 어지간한 점수차는 모른다." 그런 경기란 지난 15일 잠실 KIA전을 말한다. LG는 그 경기서 8-0으로 앞서던 경기를 8-9로 역전당했다. 9회말 재역전승을 거두긴 했지만 이기고도 속이 편치 않았다. 이후 앞서고 있어도 마음을 놓기 힘든 것이 김 감독의 솔직한 심경이다. LG는 20일 대구 삼성전서 1-0으로 앞선 3회 대거 4점을 뽑아내며 크게 앞서나갔다. 그러나 곧바로 위기가 찾아왔다. 선발 봉중근이 흔들리며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바꿔 말하면 "홈런을 맞아도 5-4"라며 당당하게 맞설 수도 있었다. 그러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LG 벤치서는 긴장감이 흘렀다. 이때 영웅이 등장했다. 중견수 이대형이 주인공이었다. 이대형은 삼성 박한이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3루주자가 홈을 밟아 1점을 빼앗겼지만 최소 3점, 나아가 경기까지 날려버릴 수 있는 위기를 몸으로 막아낸 것이었다. 봉중근은 다음 타자 신명철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양준혁을 병살타로 솎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이대형은 이날 타석에서도 펄펄 날았다. 5타수5안타2득점2도루로 팀 타선을 이끌었다. 그러나 5번의 안타보다 더 빛난 것은 3회의 수비였다. 이대형의 활약에 힘입은 LG는 7-3으로 승리를 거두며 9승11패로 한화와 함께 공동 5위가 됐다. 봉중근은 6이닝 3실점으로 시즌 2승(2패)째를 거뒀다. 한편 히어로즈는 목동 롯데전서 12-4로 승리를 거두며 6연패에서 탈출했다. 또한 이날 목동 구장은 롯데 팬들의 열성 덕에 개장 첫 만원관중(1만4,000명)을 기록했다. SK는 잠실 두산전서 11-2로 대승을 거뒀고 한화는 KIA를 7-3으로 이겼다.▶ 관련기사 ◀☞LG 삼성전 5연패 탈출...옥스프링 5연승☞오버뮬러 LG와 재대결도 완승 "감독님 조언 덕분"☞에이스의 존재감이 무엇인지 보여준 한판...LG 삼성에 완패☞[정철우의 1S1B]추락이 두렵지 않은 남자 이야기☞SK 정대현 "팀이 필요할때 내 몫을 하는 것이 목표"
2008.04.20 I 정철우 기자
  • 에이스의 존재감이 무엇인지 보여준 한판...LG 삼성에 완패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에이스는 야구에서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단지 등판하는 경기의 1승만이 아니다. 에이스가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당당함과 자신감은 전체 선수단을 '믿음'이라는 울타리로 튼실하게 묶어준다. LG 에이스는 누가 뭐래도 박명환이다. 지난해 FA로 영입된 박명환은 10승6패 방어율 3.19를 기록했다. 연평균 10억원(계약금,옵션 포함)대의 계약을 한 투수로는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는 성적. 그러나 LG 선수들은 100% 만족감을 표시했다. 어느 팀과 붙어도 물러설 것 같지 않은 듬직함이 팀에 큰 힘이 됐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올시즌엔 좀처럼 지난해와 같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3경기에 나섰지만 아직 승리 없이 1패만 기록중이다. 방어율은 8,.19나 된다. 특히 18일 대구 삼성전은 그의 투구가 팀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정도인지 명확하게 보여준 경기였다. 박명환은 4회까지는 1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막으며 그런대로 제 몫을 했다. 그러나 5회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첫 타자 박한이에게 볼넷을 내준 뒤 두 타자를 잡아내며 2사 2루. 그러나 박명환의 제구력이 크게 흔들리며 위기를 더욱 불렸다. 심정수에게 볼넷을 내줘 1,2루를 만들더니 크루즈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 2점째를 내줬다. 2아웃을 잡은 뒤의 실점이었기에 더욱 맥이 빠졌다. 수비수들의 움직임도 급격하게 굳어갔다. 박진만의 타구를 잡은 유격수 권용관은 2루 주자를 잡으려 송구한다는 것이 빗나가며 주자를 모두 살려주고 말았다. 박명환의 집중력까지 덩달아 흔들렸다. 박명환은 최형우와 진갑용에게 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결국 2점을 더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5회까지 점수는 4-1 삼성 리드. 그러나 LG의 분위기는 이미 패배가 결정된 듯 무겁게 가라앉았다. 결국 6회 3점을 더 빼앗기며 사실상 게임 종료. 무사 1,2루서 양준혁의 중견수 플라이때 3루에 가 있던 2루 주자 박한이의 본 헤드 플레이를 송구와 캐치 미스로 2루에서 살려준 것이 화근이 돼 연속 실점으로 이어졌다. 삼성은 7-2로 승리를 거두며 인천에서 SK에 당한 3연패 충격에서 벗어났다. 삼성은 LG전 5연승. 선발 오버뮬러는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2승(1패)째를 거뒀다.▶ 관련기사 ◀☞오버뮬러 LG와 재대결도 완승 "감독님 조언 덕분"☞[17일]SK 정대현 "팀이 필요할때 내 몫을 하는 것이 목표"☞[17일]삼성 잔야구 약점 드러내며 3연패...SK 4연승☞[16일]SK 뒷심의 삼성에 7-6 진땀승...3연승으로 단독 1위☞[15일]대역전승 주역 LG 이종렬 "그저 운이 좋았을 뿐"
2008.04.18 I 정철우 기자
SK 정대현 "팀이 필요할때 내 몫을 하는 것이 목표"
  • SK 정대현 "팀이 필요할때 내 몫을 하는 것이 목표"
  • 사진=SK 와이번스[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SK 마무리 정대현(30)은 16일까지 2승3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SK 승리 공식의 매조지는 언제나 그의 몫이다. 그러나 지난해와는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 막기는 잘 막는데 어딘가 불안해 보이기 때문이다. 승리와 세이브는 많지만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보는 이들을 가슴졸이게 한다. 2.08의 방어율과 3할6푼4리의 피안타율이 그 주된 이유다. 승리를 매조지해야 하는 마무리 투수가 많은 안타를 맞는다는 것은 그만큼 실점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실점은 곧 팀의 패배가 될 수 있는 보직인 만큼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정대현은 담담하다. 페이스가 썩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크게 많은 피안타를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정대현은 "올시즌 볼넷을 줄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코너 워크를 신경쓰다보니 몰리는 공을 타자들이 잘 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점수를 많이 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제구는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며 태평한 표정을 지어보인다. 그런 담대함이 정대현의 또 다른 힘이다. 어지간해선 주눅들거나 걱정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살얼음 승부에서 빛을 발하는 것이다. 17일 문학 삼성전서도 그랬다. 정대현은 2-1로 앞선 8회 2사 후 마운드에 올라 김창희에게 3루 베이스를 맞고 좌익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를 맞았다. 안타가 하나만 더 나오면 동점. 그러나 신명철을 간단히 2루땅볼로 솎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9회엔 더 숨막혔다. 2아웃까진 잘 잡았지만 박한이에게 볼넷을 내줬고 이어 대주자 허승민이 2루 도루를 성공, 또 득점권 위기를 맞았다. 당시 타석에 선 박석민의 볼 카운트는 0-3였다. 박석민을 내보내면 전날 경기 만루 홈런의 주인공인 좌타자 양준혁이 등장하는 상황. 그러나 정대현은 침착하게 다시 승부를 들어갔다. 커브와 직구를 섞어 스트라이크 2개를 잇달아 집어 넣어 2-3로 균형을 맞췄다. 박석민도 지지 않고 버텼다. 파울 홈런까지 때려내며 강하게 저항했다. 그러나 결국 정대현의 승리. 박석민의 타이밍을 완전히 뺏어내며 유격수 땅볼로 솎아내 승부를 매조지했다. 시즌 4번째 세이브. 정대현은 "지난 주말 목과 팔꿈치 통증으로 쉬었는데 이젠 많이 나아졌다. 화요일(15일)엔 컨디션이 20% 정도였는데 오늘은 그나마 밸런스가 좀 잡혔다. 아직 깨끗하진 않지만 보강 훈련을 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좋아질 것"이라며 "세이브 숫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팀이 나를 필요로 할때 마운드에 올라 내 몫을 해내는 것이 유일한 목표"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17일]삼성 잔야구 약점 드러내며 3연패...SK 4연승☞[16일]SK 뒷심의 삼성에 7-6 진땀승...3연승으로 단독 1위☞[15일]대역전승 주역 LG 이종렬 "그저 운이 좋았을 뿐"☞[15일]LG '벅찬 승부 허무한 해피앤딩,KIA에 10-9 재역전승'
2008.04.17 I 정철우 기자
 폼생폼사의 비밀 '구대성 그리고 김광현'
  • [베이스볼 테마록] 폼생폼사의 비밀 '구대성 그리고 김광현'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구대성(40.한화)과 김광현(20.SK). 얼핏 별반 공통점을 찾을 수 없는 사이처럼 보인다. 실제 둘 사이에 이렇다 할 교류도 없었다. 그러나 20년 차이의 두 투수 사이엔 공통점이 한가지 있다. 독특한 투구폼 만으로 타자를 피곤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코치 생활을 한 이만수 SK 수석 코치는 한국으로 돌아온 뒤 "우리 타자들은 좋은 능력은 있는데 폼이 다 똑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하나같이 교과서 속에서 볼 수 있는 폼으로 친다는 뜻이다. 한국 투수도 마찬가지다.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는 보다 쉬운 폼'을 익혀야 비로서 KS 마크가 찍힌다. 그러나 구대성과 김광현은 다르다. 여타의 투수들과는 다른 폼으로 최고의 공을 던질 수 있다. 자연스럽게 타자들에겐 부담스런 존재다. 쉽게 볼 수 없는 폼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 있는 공은 그 자체만으로도 위협적인 무기가 된다.  ▲ 구대성 (제공=한화이글스)▲감춤의 미학-구대성구대성은 공을 놓는 순간을 최대한 타자에게 노출하지 않는 투구폼을 갖고 있다. 마치 일본과 미국 무대를 평정한 노모 히데오(캔자스시티)를 연상시킬 정도로 몸을 비틀어 공을 던진다.  구대성이 이 폼을 익히게 된 것은 충남중학교 3학년때. 대전고 진학이 확정된 구대성에게 대전야구의 대부 고(故) 이성규씨가 찾아오면서 부터다.  이성규씨는 야구를 직접 하진 않았지만 야구에 대한 학구열이 강해 어느 야구인 보다 뛰어난 지도력을 갖고 있었다. 현재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인 이효봉씨의 부친이기도 하다.  이성규씨는 당시 일본에서 크게 유행했던 '과학하는 야구'라는 책에서 힌트를 얻어 구대성에게 이 폼을 전수하게 된다.  낙점 이유는 타고난 근력. 워낙 힘이 좋았던 어린 구대성은 이성규씨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게 된다. 몸을 비트는 동작은 허리와 무릎에 큰 무리가 될 수 밖에 없다. 보통 선수라면 따라하기도 어려웠겠지만 구대성이라면 해낼 수 있으리라 믿었다.  투구판 밟는 법에도 비밀이 숨어 있었다. 구대성은 투구판을 45도 정도로 빗겨 밟는 것으로 유명하다. 보통의 투수들은 힘을 받기 위해 투구판에 발을 걸치고 던진다. 그러나 구대성은 투구판을 이용해 자신의 폼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중3때부터 부단히 던지고 또 던지며 익힌 기술이다.  끝까지 공이 보이지 않는 투구폼에서 대각선으로 뿜어져 나오는 공은 그야말로 위력 그 자체였다. 특히 구대성의 전성기 시절 한국 프로야구는 스트라이크 존의 좌,우 폭이 넓었다. SK 포수 박경완은 "대성이 형 공은 치지 말라는 소리나 마찬가지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효봉 위원은 "구대성이 아니면 그폼으로 공을 던질 수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몸에 무리가 되는 폼이다. 그러나 구대성은 끊임없는 노력으로 이겨냈다. 프로 입문 후에도 폼이 흐트러지면 아버님을 찾아와 대전고 비닐 하우스에서 공을 던지던 모습이 아직도 생각난다"고 말했다.   ▲ 김광현 (제공=SK와이번스)▲높이와 역동성의 미학-김광현김광현의 투구는 보는 것 만으로도 시원하다. 사람이 닿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서 내려찍는 듯 던지는 투구폼은 그만큼의 힘을 느끼게 한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인 좌완 샌디 쿠펙스는 현역 시절 높은 타점으로 더욱 유명했다. 김광현의 현재 모습은 당시의 쿠펙스 보다도 더 높고 역동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지난해 11월, 주니치 코치연수 중 코나미 컵에서 김광현을 처음 본 LG 서용빈은 "일본에서도 저렇게 높은 타점이 있는 선수는 없다. 저 폼에 밸런스까지 좋다. 정말 대단하다"고 혀를 내두른 바 있다.   타자들, 특히 좌타자들에겐 그 자체만으로도 버겁다. 한 고참 선수는 "마치 앞으로 달려드는 듯 한 느낌이 위압적인 것은 사실이다. 예전에 임창용이 그랬다. '우욱' 하며 내 쪽으로 덤벼드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광현의 투구폼은 독학으로 익힌 것이다. 조금씩 조언을 받기도 했지만 스스로 힘 있는 공을 던지는 길을 찾다보니 현재의 폼이 완성됐다.  김광현은 "좀 더 빠르고 힘 있게 공을 던지려고 노력했을 뿐이다. 이게 어렵다거나 하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비결은 하체 힘에 있다. 보통 튼실한 하체가 아니라면 김광현의 키킹 부터 릴리스 까지의 역동성을 이겨낼 수 없다.  김광현은 "그게 얼마나 필요한 건지는 몰랐지만 어릴때부터 공 던지는 것을 빼면 무조건 하체 운동을 했었다. 중,장거리 뛰기는 물론 하체에 힘이 붙을 수 있는 모든 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한참 꿈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을 나이. 당장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지 않는 하체 단련이 반가웠을리 없다. 그러나 김광현은 선뜻 즐거움을 말했다.  "도전하는 것이 좋았다. 너무 너무 힘이드는 순간을 이겨냈을때의 성취감이 컸다. 가슴이 '뻥'하고 열리는 느낌이랄까. 프로에 온 뒤 보다 체계적으로 하체 단련을 할 수 있어 좋다. 하지만 기분은 그때가 더 좋았다"고 말했다.   ▲ 구대성-김광현 (사진제공=한화,SK)▲'양신'이 보는 구대성과 김광현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2,000안타 고지를 넘어선 삼성 양준혁(39)은 투수, 특히 좌투수에 대한 분석 능력이 탁월하다. 좌타자에게 버거운 좌투수를 공략하기 위해 스스로 연구하고 또 공부하기 때문이다. 팬들은 그를 '양신'(양준혁 신)이라 부른다.  양준혁은 늘 우스갯 소리로 "우투수는 10억짜리가 들어왔다 해도 잘 안 보지만 좌투수는 2,000만원 짜리라 해도 유심히 살핀다"고 말하곤 한다. 그런 그가 보는 구대성과 김광현은 어떤 좌완 투수일까.  먼저 양준혁이 본 구대성. "구대성 선배는 공을 언제 놓는지 보기가 너무 어렵다. 그 폼으로 스트라이크 존 양 사이드를 구석 구석 찔러대기 때문에 타자들에겐 버거운 투수다." 실제로 공이 어느 정도까지 늦게 보이는 것일까. 양준혁은 "시간을 실제로 재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심리적으로 2~3초 정도 늦게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보통 투수가 던진공이 홈 플레이트까지 오는 데 0,4초가 걸리고, 따라서 타자가 공을 인지하고 치는 데는 0.2초밖에 주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1초마저도 토막을 내야 하는 타격에서 (비록 심리적이지만)2~3초란 시간은 실로 어마어마할 수 밖에 없다.  다음은 김광현. 양준혁은 김광현에 대해 묻자 조금 고개를 갸웃 거렸다. 아직 더 가야한다는 뜻이었다.  양준혁은 "타점이 높아 위협적인 것은 사실이다. 타자에게 위압감을 주는 폼이고 또 그런 투수다. 지금까지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것도 분명하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정말 톱 클래스가 되기엔 아직 부족함이 있다. 타점이 높다고 하지만 내가 느끼기엔 류현진(한화)이 더 높은데서 던지는 느낌이다. 류현진이 릴리스 포인트를 더 끌고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아직 제구가 부족하다. 홈 플레이트 양 사이드를 확실히 공략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히 좋은 투수다.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 내가 이 말을 한 뒤 한달 뒤에 더욱 뛰어난 투수가 돼 있을 수도 있다.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폼을 갖고 있는 만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투수가 돼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베이스볼 테마록]원 포인트 릴리프 이승호에 대한 단상☞[베이스볼 테마록]포수에게 물었다. 초구 치는 타자 어때요?☞[베이스볼 테마록]위기의 조범현호 05년 SK VS 08년 KIA☞[베이스볼 테마록]숫자가 말해주는 로이스터 매직☞[베이스볼 테마록]기록으로 본 두산과 LG의 허약한 득점력
2008.04.17 I 정철우 기자
  • SK 뒷심의 삼성에 7-6 진땀승...3연승으로 단독 1위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어느 야구 만화 중 한 에피소드. 고등학교 전국대회 예선에 나선 주인공 팀은 1회에만 5점을 뽑아내며 기세를 올린다. 경기는 일방적으로 흐르는 분위기. 그러나 상대팀 노 감독은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초반에 많은 점수를 낸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면서... 그 감독은 "초반에 많은 점수차가 벌어지면 타자들의 스윙이 커지게 된다. 욕심이 앞서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서히 저들의 목을 죌 것이다. 우리가 추격하는 것을 느끼게 됐을 때는 이미 타격감이 흐트러진 뒤가 될 것이다." 15일 문학 SK-KIA전. SK는 1회 1사 후 2번 박재상부터 8번 나주환까지 7타자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무려 5점을 뽑았다. 2회엔 정상호의 솔로포가 터져나와 6-0. 승부는 이미 기운 듯 보였다. 만화와 차이가 있었다면 삼성도 일찌감치 돌을 던졌다는 점이었다. 삼성은 중반 이후까지 점수가 크게 좁혀들지 않자 크루즈 박진만 진갑용 등 주전 선수들을 대거 교체했다. 김성근 SK 감독은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썼다. 호투하던 송은범을 6-1로 앞선 6회 1사 후 교체하며 특급 불펜을 가동했다. 그러나 SK 막강 불펜도 이날만은 그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두번째 투수 윤길현은 7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하지만 8회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잇달아 내주며 무사 만루의 위기에 놓였다. SK는 좌완 가득염을 투입, 좌타자 양준혁을 상대하게 했지만 양준혁은 보란 듯 우측 담장을 넘겨버리는 만루홈런을 쏘아올렸다. 7-5. 삼성은 2사 1루서 최형우가 볼넷을 얻은 뒤 심광호의 느린 땅볼 타구를 날렸지만 SK 3루수 최정이 악송구하는 틈을 타 대주자 허승민이 홈을 밟았다. 1점차. 그러나 즐거운 상상은 거기까지였다. SK 수비수들이 공을 잡으려 허둥대는 순간, 1루주자 최형우까지 홈을 노려봤지만 태그아웃되며 분위기가 순식간에 가라앉고 말았다. SK는 8회말 1사 만루 기회를 살리지 못해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지만 마무리 정대현이 9회를 실점 없이 막아내 어려운 승부를 지켜냈다. SK는 3연승을 거두며 11승 4패로 이날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된 롯데를 제치고 시즌 첫 단독 선두에 올랐다. 만화의 결론? 상상의 세계에서도 마지막에 집중력을 되찾은 주인공 팀이 승리를 거뒀다. 한편 KIA는 잠실 LG전서 선발 윤석민의 호투에 힘입어 1-0으로 승리를 거두며 지긋지긋한 7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한화는 청주 히어로즈 전서 8-1로 이겼다.▶ 관련기사 ◀☞[15일]대역전승 주역 LG 이종렬 "그저 운이 좋았을 뿐"☞[15일]LG '벅찬 승부 허무한 해피앤딩,KIA에 10-9 재역전승'
2008.04.16 I 정철우 기자
  • [베이스볼 테마록]지나친 팀 배팅이 장타력에 미치는 영향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이승엽(32.요미우리)이 일본에 진출한 이후 한국 프로야구는 그를 대신할 만한 홈런타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가히 '토종 거포 부재의 시대'라 불러도 지나치지 않다. 김태균(한화) 이대호(롯데) 등 대표 타자들의 성장은 눈에 띄지만 한국 야구에서 장거리포 타자는 그 양과 질적인 면에서 부족함을 느끼게 한다. 삼성 양준혁은 이에 대해 "아마시절 지도자들이 너무 팀 배팅을 강조하는 것이 한 원인"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팀 배팅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한쪽만을 강조하다보면 장타력에는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양준혁의 말 처럼 팀 배팅과 장타력 사이에는 보이는 것 이상의 거대한 장벽이 가로막혀 있다. 기술적으로 정반대의 대척점에 서 있기 때문이다. ▲공 맞힌 다음의 차이 흔히 장거리포 타자는 "공을 맞힌 뒤 면을 길게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공과 배트의 접점에서 앞으로 끌고나와주는 힘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현실적으로 타격 시 공을 끌고나온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LG 톱타자 이대형의 경우를 보자. 이대형은 공을 맞힌 뒤 윗 손(왼손)을 빨리 덮어 돌린다. 멀리 보내는 것 보다는 맞히고 빨리 뛰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타구를 띄우기 위해선 윗 손을 길게 끌고 나와줘야 한다. 타격 코치들이 슬럼프에 빠진 타자들에게 종종 "윗 손을 놓는다는 기분으로 때려보라"고 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팀 배팅을 잘 하려면? 땅에 굴리는 것이 우선인 만큼 이대형과 같은 타격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히팅 포인트의 차이 공을 맞히는 히팅 포인트에도 큰 차이가 있다. 김용달 LG 타격 코치는 "웨이드 보그스(2005년 명예의 전당 헌액자)는 히팅 포인트를 A부터 F까지 6단계로 나누는데 팀 배팅은 A,B 컨택트 히팅은 C,D 장타는 E,F지점에서 타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각의 포인트 묶음 사이는 약 30cm 씩 차이가 난다"라고 말했다. A가 홈 플레이트의 가장 안쪽 지점이며 F가 제일 먼 포인트다. 보그스 이론에 따르면 팀 배팅과 장타의 히팅 포인트 사이엔 최대 90cm까지 차이가 난다는 뜻이다. 메이저리그 대표 거포인 데이빗 오티스(보스턴 레드삭스)는 전 소속팀인 미네소타 트윈스 시절 시즌 최다 홈런이 20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보스턴에 새 둥지를 튼 뒤 그의 장타 잠재력은 곧바로 폭발했다. 손목 등의 잦은 부상 탓도 있었지만 팀 배팅을 강조하는 팀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OPS(출루율+장타율)를 중시하는 보스턴이 그의 솜씨를 빛나게 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는 의미다. 김 코치는 "직접 지시가 없었더라도 전체적인 팀 분위기에 따라 타자의 성향도 바뀔 수 있다. 공을 굴리기 위해 스스로를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성근 SK 감독도 스포츠 투데이 해설위원 시절 칼럼에서 "팀 배팅을 하겠다는 의지는 좋지만 가장 좋은 팀 배팅은 안타임을 잊어선 안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안타를 칠 수 있는 공, 혹은 1,2루간으로 땅볼을 굴리기 어려운 공까지 억지로 팀 배팅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은 손해라는 뜻이다.
2008.04.03 I 정철우 기자
  • 선동렬 감독 "연승 비결은 야수들 집중력"
  •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선동렬 삼성 감독이 연승의 공을 야수들에게 돌렸다. 선 감독은 개막 이후 4연승을 기록한 뒤 "윤성환이 잘 던져줬다. 요즘 야수들의 집중력이 아주 좋다. 찬스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필요한 점수를 잘 올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경기 전에도 "투수들은 아직 성에 차지 않는다. 불펜이 좋다고들 하는데 아직은 부족함이 있다. 오승환도 날이 좀 더 따뜻해져야 제 공을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개막 이후 거침없이 잘 나가고 있지만 외부의 시선과는 달리 타선의 집중력이 큰 힘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2일 잠실 LG전은 선 감독의 칭찬이 아깝지 않은 경기였다. 2-2 동점이던 7회 삼성은 2사 만루서 양준혁의 적시타로 2점을 뽑았다. LG는 2사 1,3루서 떠오르는 젊은 어깨 정찬헌을 투입,불을 끄려 했다. 그러나 정찬헌은 첫 타자 신명철에게 잇달아 볼 4개를 던져 만루를 만들었고 양준혁은 그 틈을 노렸다. 어떻게든 초구부터 유리한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올 것을 예상한 양준혁은 초구 바깥쪽 직구를 기다렸다는 듯 결대로 밀어쳐 3-유간을 갈랐다. 9회엔 1사 만루서 조동찬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뽑았다. 볼 카운트는 1-1. 볼이 되느냐 스트라이크가 되느냐에 따라 승부가 크게 갈라질 수 있는 카운트였다. 조동찬은 스트라이크를 잡으로 들어오는 우규민의 가운데 몰린 공을 욕심없이 밀어쳐 외야로 멀찌감치 보냈고 주자는 여유있게 홈을 밟을 수 있었다.▶ 관련기사 ◀☞LG '김재박표 세밀 야구 아직은'...삼성에 4-5 패☞3연패 한화-KIA '부활 키는 류현진과 최희섭'☞[1일] 6이닝 1실점 호투 서재응 "팀 패배 아쉽다"...KIA 3연패☞LG 트윈스 '신한은행 코카콜라 광고 유치'☞고교 최대어 성영훈 계약금 5억5천 두산 입단
2008.04.02 I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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