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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꽹과리 없어도 절실한 마음…차분히 치러진 '코로나 수능'(종합)
- [이데일리 김대연 조민정 정두리 기자] “우리 딸 그동안 너무 수고했어, 끝까지 파이팅!”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8일 전국 1300여개 고사장에서 치러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년 연속 떠들썩한 응원전 없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지만, 수험생들을 배웅하는 부모님과 친구들의 간절한 마음만큼은 변함이 없었다. 꽹과리와 북을 치며 열렬히 응원하는 후배들 대신 부모님과 친구들의 뜨거운 격려를 받은 수험생들의 힘찬 발길이 이어졌다.◇고요 속 애틋함 더한 ‘코로나 수능’…뜨거운 포옹으로 응원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8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경찰차에서 내려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 앞은 작년처럼 각 학교에서 모여든 응원단 없이 고요했다. 방역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선후배 간 응원전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수능 한파’는 없었지만, 두꺼운 외투를 입은 수험생들은 대부분 교복 차림이 아닌 각자 편안한 복장을 한 채 담요나 도시락 가방 등 짐을 챙기고 교문을 통과했다. 마스크를 착용한 수험생들은 부모님과 간단한 대화를 나누거나 뜨겁게 포옹한 뒤 각오를 다졌다.조용한 고사장 앞에서 딸을 향해 크게 ‘파이팅’을 외친 김모(57·남)씨는 “조금 긴장한 것 같아 보여도 자기 실력만큼 봤으면 좋겠다”며 딸이 입구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눈을 떼지 못했다. 자녀가 수험장을 들어간 이후에도 하염없이 교문 앞에 서 있던 50대 박모씨는 “딸이 혹시 준비물을 안 챙겼다고 연락할까 봐 조금만 더 있다가 가려고 한다”며 “떨지 말고 수능이 아니라 11월 모의고사라고 생각하고 평상시대로 보면 좋겠다”며 간절히 말했다.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는 아버지가 운전하는 오토바이 뒷자리에 탄 박서영(18)양이 황급히 도착했다. 분홍 헬멧을 착용한 아버지는 직접 딸의 헬멧을 벗겨주면서 말없이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박양은 “나 갔다올게, 아빠”라고 씩씩하게 말한 뒤 취재진을 향해 “시험 잘 봐서, 수능 끝나고 여행가고 싶어요! 여수 가려구요!”라고 외쳤다.고사장 입실 시간인 8시 10분이 지나자 올해도 어김없이 지각생이 등장했다. 지각한 학생은 경찰 순찰차를 타고 도착해 빠른 걸음으로 정신없이 고사실을 찾아 입실했다.◇코로나도 못 막은 학부모의 ‘간절한 기도’…장외 응원전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학부모들이 ‘2022 수능기도회’에 참석해 기도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종교시설에서는 치열한 ‘장외 응원전’이 펼쳐졌다. 기독교, 불교 등 각기 믿는 종교는 달라도 자녀들을 향한 간절한 마음은 똑같았다.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순복음교회 대성전에는 오전 8시 20분부터 학부모 및 수험생 손주를 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좌석 간 거리두기를 지키며 제한된 인원으로 운영됐다. 1만2000명 정원인 1층 대성전은 최대 499명까지 입장을 허용하고, 교회에 나오지 못하는 학부모를 위해 온라인으로 동시 생중계했다.수능시간표와 동일하게 1교시부터 5교시까지 정해진 일정에 따라 신도들은 기도를 했다. 학부모와 수험생 이름이 적힌 이름표를 앞에 세우고 간절한 마음을 담았으며, 두 손을 높이 들고 기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몸을 앞뒤로 흔들거나 이름표를 가슴에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는 등 눈을 감고 별 탈 없이 시험을 마치길 기도했다.관악구에서 수험생 아들을 시험장에 보내고 왔다는 박모(46)씨는 “들어가기 전에 ‘밥 차려줘서 고맙다’라고 하면서 씩씩하게 들어갔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어러워하는 과목도 있긴 한데 그냥 할 수 있는 대로 했으면 좋겠고, 시험 끝나고 나면 용돈 받은 거 모아서 맛있는 거 먹으러 갈 계획이다”며 웃었다.서울 강남구 봉은사 주차장은 오전 8시 전에 이미 ‘만차’가 됐다. 내부에 마련된 좌석도 꽉 차서 자녀를 배웅하고 온 학부모들은 주변에 서서 두 손을 모아 기도하고 있었다. 학부모들은 ‘의과대학 합격 기원’, ‘심신 안정’, ‘실수 없이 잘 보자’는 메시지가 적힌 공양미와 양초 등을 품에 소중히 안은 채 입장했다.절 내부에는 절을 하거나 두 눈을 꼭 감은 채 조용히 기도문을 외우는 학부모들로 북적였다. 자녀를 배웅하고 남편과 함께 절을 찾은 길모(47·여)씨는 “‘그동안 우리 딸 고생했고 앞으로 꽃길만 걷자’고 메시지를 남겼다”며 정성을 다해 절과 기도를 했다고 전했다. 집안이 불교라는 김모(53·남)씨는 “딸이 지금 세화여고에서 시험을 치르고 있다”며 “아무 걱정 없이 편하게 시험 보게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한참 동안 절을 바라봤다.한편 경찰은 이날 경력 1만2557명과 장비 2351대를 동원해 수험생을 지원했다. 전남 화순에서 수험생 194명이 탑승한 관광버스 4대가 교통혼잡으로 막히자 순찰차가 시험장까지 약 11km가량 ‘에스코트’ 해 무사히 시험장에 도착했다. 광주광역시 서구 풍암동 사거리에서는 수험생 탑승 차량이 사고 나 경찰이 태워 안전히 수송했다.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봉은사를 찾은 시민들이 자녀의 수능 대박을 기원하며 기도하고 있다. (사진=김대연 기자)
- “무착륙여행 2.6만명 즐겼다”…1인당 148만원 면세품 쇼핑
- [이데일리 임애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하늘길이 막힌 후 해외 여행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시행한 무착륙 국제비행을 2만6000명이 즐긴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구매한 면세품은 1인당 평균 148만원으로 집계됐다.여행자 신속 통관이 지원된 사이판으로 떠난 사람도 2500명이 넘는다. 연말까지 추가로 8400명이 사이판으로 여행갈 계획인 가운데 추가적으로 싱가포르 하늘길도 열리며 해외여행자가 늘 전망이다. 지난 광복절에 경북도가 주최한 울릉도·독도 무착륙 비행에 참여한 시민이 민간여객기를 타고 독도 상공에서 창밖으로 보이는 독도를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관세청은 항공·면세업계 위기 극복 지원을 위해 무착륙 국제비행 이용자의 면세품 구매 허용과 여행자 신속 통관을 지원한 결과,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0월 말까지 총 252편, 2만6000여명이 이용하고 약 391억원의 면세품 매출이 발생했다고 18일 밝혔다.도착 공항별로 △인천 1만6331명(152편)이 가장 많았고 5월부터 시작된 △김포 5605명(53편) △김해 3545명(36편) △대구 528명(6편)에 이어 9월부터 시작된 제주 370명(4편) 등 총 252회에 걸쳐 2만6379명이 이용했다. 편당 평균 105명이 탑승했다.이 기간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탑승자들이 구매한 면세품은 총 391억원 수준이다. 1인당 평균 148만원 정도다. 시내면세점에서의 구매가 354억800만원(90.6%)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출국장면세점 28억9000만원(7.4%)과 기내면세품 7억8000만원(약 2%), 입국장면세점 1800만원(0.05%)이 뒤를 이었다. 품목별 면세점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화장품이 97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25.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 다음 가방류(66억원·17.3%), 향수(49억원·12.8%), 주류 (24억원·6.4%) 및 담배(3억원·0.8%) 등이 뒤를 이었다.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을 통해 면세한도 미화 600달러를 초과해 면세품을 구매해 관세 등을 납부한 사람은 1만1291명(약 42.8%)에 달했다. 이 중 1만1265명(99.8%)이 자진신고로 총 8억4500만원 상당의 자진신고 감면혜택을 받았다.과세 금액별 통관 현황을 보면 △핸드백(가방 포함, 15.0%) △고가시계(8.8%) △화장품(6.7%) △향수(6.2%) △악세사리(4.4%) △기타(59.0%) 순으로 나타났다.아울러 지난 7월부터 시행한 인천-사이판 여행안전권역 활성화를 위해 여행자 신속 통관을 지원한 결과, 10월까지 2517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11월 초부터 12월 말까지 약 8400명이 예약함으로써 지난 4개월(7~10월) 평균(629명)보다 6배 이상 증가했다.이달 중에는 인천-싱가포르, 김해-사이판 간 여행안전권역이 확대될 예정이다. 관세청은 “무착륙국제비행과 여행안전권역(트래블버블) 여행자의 신속통관을 지원하는 한편, 이를 악용한 불법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테러와 마약 우범자, 과다 반입자 등에 대한 검사를 강화해 위험 요인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 (영상)'굉음 내고 돌진' 차량에 뇌진탕 '운전자, 사진만 찍고 갔다'
- [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길 위에서 갑자기 달려든 차량을 본 남성이 자신의 여자친구를 위해 몸을 날렸다. 피해자는 운전자가 구호조치를 하지 않고 사진만 찍고 사라졌다며 분노했다. 사진=유튜브채널 ‘한문철TV’한문철 변호사는 지난 1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운전자는 여자친구와 제가 다쳤는데 괜찮냐는 말도 없이 사진만 찍고는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너무 괘씸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은 지난달 5일 대전에서 일어난 보행자 부상 사고를 담고 있다. 영상 속에는 여행용 가방을 끈 커플이 길을 가다 멈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후 도로 쪽을 보고 있던 여자친구가 뒷걸음을 치며 남자친구에게 다급하게 손짓했다. 이어 한 차량이 빠른 속도로 커플을 향해 돌진했다. 남자친구는 찰나의 순간에 여자친구를 감싸 안고 몸을 던졌다. 피해자 남성은 당시 상황에 대해 “앞쪽에서 굉음이 들려 그쪽을 쳐다보니 차 2대가 부딪혀(CCTV 영상에 나오지 않음) 자동차 보닛에서 심한 연기가 나고 있었다”고 했다. 사진=유튜브채널 ‘한문철TV’사진=유튜브채널 ‘한문철TV’이어 “그 1차 사고가 난 것을 인지하기도 전에 자동차 RPM이 급격하게 높아졌을 때 나는 소리가 들렸고, ‘어, 저 차 왜 저래?’라고 생각하는 순간 제가 서 있는 방향으로 돌진하여 억울한 부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가 다리가 너무 아파 길에 앉아 있을 때고 사고가 난 모습만 사진으로 찍고 ‘괜찮냐’라는 말과 어떠한 구호조치도 받지 못했다. 스스로 119를 불러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찰 측에서는 속도가 매우 빠른 것은 맞지만, 2차 사고이기 때문에 속도위반이 아니라고 하시는데, 이 말의 뜻을 저로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12대 중과실 위반 여부도 여쭙고 싶다”고 물었다. 또한 가해 차량 운전자 보험사 직원이 사고 현장 주위에 있었고 1시간 내로 다시 돌아왔다고 전했다. 넘어진 두 사람은 타박상과 뇌진탕 등의 진단을 받았고 사고 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다. 이에 한 변호사는 “보험사에서 앞으로 치료비 얼마 더 줄 테니 일찍 합의하자고 할 텐데 몸이 중요하니 충분히 치료 잘 받으시고 더 이상 병원에 안 가도 될 무렵에 합의하시는 게 좋겠다”고 했다. 또 “과실은 당연히 100대 0”이라며 “다만, 운전자가 1차 사고로 당황해서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았을 수도 있어 보여 고의적인 속도위반 사고로 처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이어 “뺑소니 여부는 운전자 얘기를 들어본 뒤에 법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누리꾼들은 “급발진 아닌 것 같은데 기본도 안 지킨 운전자. 젊은 커플에게 날벼락을… 빠른 쾌유를 빕니다”, “두 분의 순간 판단력과 순발력으로 크게 다치지 않아 정말 다행이다. 치료 잘 받으세요”, “급발진이라는 주장 믿기 어려운 이유, 사람을 다치게 했으면 조치를 해야 하는데 안 하고 말도 없이 사진 찍고 사라졌다? 이렇게 행동하는 것 자체가 거짓말 같다”, “사고 직후에 구호 조치도 없이 사라졌다가 한 시간 뒤에 나타나는데 뺑소니 인정이 안 될 수 있다는 게 더 신기하다”, “합의 전에 충분히 치료받으세요. 합의 후 다시 치료받는다면 보상받기 어렵다” 등 의견을 냈다.
- [2022 수능]열띤 응원전 대신 '뜨거운 포옹'…2년째 팬데믹 수능(종합)
- [이데일리 김대연 조민정 정두리 기자] “우리 딸 그동안 너무 수고했어, 끝까지 파이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고사장 앞은 2년 연속 떠들썩한 응원전 없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지만, 수험생들을 배웅한 부모님의 간절함만큼은 변함이 없었다. 꽹과리와 북을 치며 열렬히 응원하는 후배들 대신 부모님의 뜨거운 격려를 받은 수험생들의 힘찬 발길이 이어졌다.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리는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 앞에서 수험생들이 교문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김대연 기자)◇고요 속 애틋함 더한 ‘코로나 수능’…뜨거운 포옹으로 응원18일 오전 수능이 치러지는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 앞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각 학교에서 모여든 응원단 없이 고요했다. 방역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선후배 간 응원전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예년과 달리 ‘수능 한파’는 없었지만, 두꺼운 외투를 입은 수험생들은 대부분 교복 차림이 아닌 각자 편안한 복장을 한 채 담요나 도시락 가방 등 짐을 챙기고 교문을 통과했다. 또 마스크를 착용한 수험생들은 부모님과 간단한 대화를 나누거나 뜨겁게 포옹한 뒤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코로나19로 여느 때보다 힘겹게 시험을 준비한 수험생들은 덤덤한 표정으로 애써 긴장감을 감추려 했지만 묘한 떨림이 느껴졌다. 이에 수험생을 배웅하러 나온 부모들은 자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용기를 북돋아 줬고, 귓속말로 격려를 전하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조용한 고사장 앞에서 딸을 향해 힘껏 ‘파이팅’을 외친 김모(57·남)씨는 “조금 긴장한 것 같아 보여도 자기 실력만큼 봤으면 좋겠다”며 딸이 입구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눈을 떼지 못했다.자녀가 수험장을 들어간 이후에도 하염없이 교문 앞에서 기다리던 50대 박모씨는 “딸이 혹시 준비물을 안 챙겼다고 연락할까 봐 조금만 더 있다가 가려고 한다”며 “떨지 말고 수능이 아니라 11월 모의고사라고 생각하고 평상시대로 보면 좋겠다”며 간절히 말했다.서초구 양재동에서 온 이연미(48·여)씨는 “딸이 별로 긴장 안 한 것 같다”며 “12년 동안 이 하루를 위해 긴 시간 달려왔으니까 최대한 잘 보고 잘 찍고 나왔으면 좋겠다”고 웃었다.2022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 앞에 학부모가 직접 오토바이를 타고 응시생을 시험장 앞까지 데려다주고 있다. (사진=조민정 기자)◇“나 갔다 올게, 아빠”…“긴장말고 침착해, 딸”같은 시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 정문 앞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학생들은 오전 7시 30분쯤부터 하나둘씩 시험장에 도착하기 시작했다.아버지가 직접 운전하는 오토바이를 타고 시험장 앞에 도착한 박서영(18)양은 “나 갔다올게, 아빠”라며 씩씩한 모습을 보였다. 분홍 헬멧을 착용한 아버지는 직접 딸의 헬멧을 벗겨주면서 말없이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박양은 취재진을 향해 “시험 잘 봐서, 수능 끝나고 여행가고 싶어요! 여수 가려구요!”라고 대답했다.학부모들은 “끝나고 전화해”, “잘 갔다 오고, 조심히 보고”라며 묵묵히 말 한마디를 전했다. 자녀들이 시험장을 들어가는 뒷모습까지 서서 지켜보는가 하면, 길가에 서서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등 마음 졸이는 학부모의 모습도 나타났다. 아들을 시험장에 보내고 정문 앞을 떠나지 않은 문모(45)씨 또한 “긴장하지 않고 침착하게 했으면 좋겠다”며 “끝날 때까지 기다릴 예정이다”고 말했다.고사장 입실 시간인 8시 10분이 지난 시간엔 어김없이 지각생이 등장하기도 했다. 지각한 학생은 순찰차를 타고 도착해 빠른 걸음으로 정신없이 고사실을 찾아 입실했다.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리는 18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앞에서 수험생들이 셀카를 찍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정두리 기자)◇“이 순간도 추억이야”…코로나에도 웃어보이는 수험생들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앞에는 수험생들과 함께 온 가족, 친구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재수 생활로 지친 친구를 응원해주기 위해 왔다는 대학생 최유진(20·여)씨는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를 응원하고 싶어 오게 됐다”면서 “내년이 호랑이의 해라서 호랑이 기운을 받고 시험 잘 보라는 의미로 호랑이 티도 입고 왔다”며 자신의 점퍼를 열어 호랑이 그림이 프린팅된 티셔츠를 보여줬다. 그 모습을 본 친구는 한바탕 크게 웃은 뒤 “감동했다.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시험장으로 들어갔다. 자신의 딸과 깊은 포옹을 나눈뒤 고사장으로 향하는 딸의 뒷모습을 한동안 지켜보던 한모(43·여)씨는 “코로나가 계속되면서 딸아이가 스터디카페나 독서실도 마음껏 이용할 수 없어 컨디션조절이 항상 걱정됐다”면서 “아무쪼록 최선을 다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쪽에서는 여고생 4명이 ‘브이’ 포즈를 취하며 연신 셀카를 찍어댔다. 리라아트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한 수험생은 “19살이 되고 처음이자 마지막인 수능 날을 간직하고 싶어서 친구들과 밝은 모습으로 사진을 찍었다”면서 “많이 긴장되지만 지금 이 순간마저 추억으로 남기고 싶었다”고 했다. 같은 학교 소속 또 따른 수험생은 “사실 속으로는 너무 떨려서 수험장으로 가는 지하철에서 내내 눈물이 났다”면서 “지금도 엄마, 아빠 생각이 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한편 이날 수능은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86개 시험지구 1300여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총 지원자는 50만9821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6387명 늘었다.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리는 18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앞에서 대학생 최유진(20·여)씨가 호랑이 그림이 새겨진 티셔츠를 보이며 재수 수험생인 친구를 응원해주고 있다. (사진=정두리 기자)
- '주식 대박' 절친에 축하 대신 식칼 휘둘러 살해..檢 사형 구형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전 직장 동료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에 검찰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지인을 살해한 피의자 A씨가 23일 오전 서울 마포경찰서를 나와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사진=뉴스1)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문병찬)의 심리로 15일 열린 공판 기일에서 강도살인, 방실침입, 재물은닉, 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서모(41)씨에 검찰이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와 입사 동기로 재직 시절 가장 친한 동료 사이였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가 주식으로 많은 이득을 보았다는 이유로 피해자에 40회 이상 식칼을 휘두르고 살해했다. 피해자가 죽음의 순간 느꼈을 배신감과 고통은 상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은 “피고인은 이미 사망해 쓰러진 피해자를 망치로 수회 내리치고 범행 이후 피해자인 척 가장해 주변 지인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며 “사체를 은폐하는 과정에서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사 먹는 등 범행 직후 양심의 가책도 없이 태연하고 철저하게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불량하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이에 서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이성을 잃고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을 했다”며 “피해자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살해하게 됐다. 죄스러운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서씨도 최후의 변론에서 “어리석은 저의 행동으로 한 가정의 행복을 깨뜨려 죄송하다”며 “저로 인해 고통받은 모든 분께 사죄드린다. 돌이킬 수 없는 큰 죄를 저질렀고 피해자 가족에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엄벌에 처해달라”고 울먹였다. 서씨는 또 자신의 가족을 향해 “자식에게 살인자 아들을 물려줘서 너무나 고통스럽다”며 “아버지 어머니께도 불효 중 최고 불효를 저지르고 가슴 아프게 해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앞서 증권회사에서 나와 인형 판매 사업을 하던 서씨는 약 4억5000만원의 대출을 받고, 빚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과거 증권회사 입사 동기였던 피해자가 주식 투자에 성공한 사실을 알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서씨는 피해자의 시신을 유기하고 해외로 도주하기로 계획, 범행 두 달 전부터 인터넷에서 전기충격기를 구매하고, ‘실종 신고 이후 계좌 사용’, ‘비밀번호 초기화 방법’ 등을 검색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이후 그는 지난 7월 12일 식칼과 망치, 전기충격기, 케이블 타이와 피해자의 시신을 실을 화물차를 준비한 뒤 USB를 두고 왔다며 피해자의 사무실에 들어가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가 저항하자 서씨는 망치로 피해자의 머리를 여러 차례 내려치고, 식칼로 수십 회 찌른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범행 직후 서씨는 피해자 주식 계좌에 접속해 피해자의 주식을 약 9억 원을 매도하고 현금을 훔치는 등 피해자의 금품을 빼돌렸다. 이후 피해자의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경북 경산시의 한 창고 정화조에 유기했다. 이 과정에서 서씨는 피해자가 살아 있는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대리기사를 불러 피해자의 차량을 대구로 이동시키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7월 14일 피해자가 실종됐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수색하던 중 해당 오피스텔에서 범죄 혐의점을 발견하고 수사에 착수해 경산에서 서씨를 검거했다.다음 선고기일은 12월 15일에 진행된다.
- 여행백신 찾아 떠나볼까…내나라 여행박람회 18일 개최
-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으로 열렸던 ‘내 나라 여행박람회’가 올해는 정상적으로 열린다.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한국관광협회중앙회(이하 관협중앙회)와 함께 오는 서울 에이티(aT)센터(3층 제2전시장)에서 ‘2021 내 나라 여행박람회’를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기간은 18일 부터 21일 까지다. 개막식은 18일 오전 11시에 열린다.2004년에 처음 개최되어 올해로 18회를 맞이한 ‘내 나라 여행박람회’는 매년 10만 명 가까이 방문하는 우리나라 대표 국내여행 박람회이다.박람회에서는 ‘국내관광의 회복과 도약을 위한 여행백신’(100 Scene)을 주제로 지방자치단체와 한국관광공사 등이 운영하는 전시관 약 200개와 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국내여행 콘텐츠를 비롯한 전국 각지의 다양하고 유익한 여행정보를 만나볼 수 있다.전시관은 ▲지역의 다양한 관광자원을 소개하는 ‘지역관’ ▲지능형(스마트) 관광 등 관광정책을 홍보하는 ‘정책관’ ▲새로운 여행 문화를 소개하는 ‘주제관’ ▲국내 여행사진 명소를 체험할 수 있는 ‘뷰티(Viewty) 포토존’으로 꾸며진다. 특히 주제관에서는 감성캠핑, 블레저(일과 레저의 합성어), 워케이션(일과 휴가의 합성어)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여행전문가의 설명을 통해 지역이 담고 있는 재미있고 소소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도슨트와 함께 떠나는 여행박람회 투어’,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멋지게 찍는 방법을 함께 배우는 ‘셀기꾼 인생샷 강연’, 지역의 여행(사진)명소와 맛집 등을 지역 유명인사와 함께 소개하는 ‘뷰티(Viewty)나는 인터뷰’ 등의 프로그램이 매일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다.다양한 온·오프라인 행사도 진행한다. 박람회 무료입장권을 받을 수 있는 ‘사전등록 이벤트’,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박람회 개최 소식을 전하는 ‘누리소통망 입소문 이벤트’, 전시관 참관 후 도장을 찍는 ‘스탬프 투어 이벤트’, 나에게 보내는 여행 메시지를 만드는 ‘여행메시지 토퍼 만들기’, 전시관 내 ‘주제관’과 ‘뷰티(Viewty) 포토존’에서 촬영한 사진을 등록하는 ‘해시태그() 인증 이벤트’, 자물쇠로 잠긴 여행 가방을 여는 ‘여행가방(캐리어)을 열어라’ 등의 행사를 열고 추첨을 통해 참여자들에게는 선물을 줄 예정이다.이번 행사는 참가자 모두가 안전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적정 관람 인원 유지를 위한 사전예약제 실시, 부스 내 상주인력은 백신접종 완료자로 배치, 관람인원 실시간 확인 전자시스템 도입, 박람회 모든 시설 주기적 소독 등, 철저하게 방역 수칙을 준수해 진행할 방침이다.김장호 문체부 관광정책국장은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행되면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여행수요에 맞춰 국내 지역 여행명소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내 나라 여행박람회’를 마련했다”면서 “우리 국민 모두가 마스크를 벗고 더욱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일상으로의 복귀가 하루빨리 찾아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 서울스퀘어 외벽 타던 '걷는 사람'들…7년만에 삼청로 거닐다
- 줄리안 오피의 ‘낮 4’(Day 4·2021·왼쪽)와 ‘겨울 7’(Winter 7·2020). 서울 종로구 삼청로 국제갤러리에 걸고 세운 작품 앞으로 한 관람객이 걸어가며 2021년 현대, 어느 한 도시 속 ‘걷는 사람’들 풍경을 완성했다. 작품에 세운 모델은 작가 오피가 영국 런던 작업실 앞을 지나던 인물들에서 찾아냈다고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해가 지고 날이 어둑해지면 ‘그들’이 나타났다. 남자와 여자, 어른과 아이 따질 것 없이 하나둘 줄지어 모습을 드러낸 ‘그들’은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말도 없이 앞만 바라본 채 걷고 또 걸었다. 때론 마주보기도 하고 때론 어깨가 스치기도 했지만 그들이 서로 ‘만남’을 갖는 건 본 적이 없다. 서울 중구 서울역 건너편. 서울스퀘어빌딩 23층 전체를 뒤덮는 ‘걷는 사람’들의 행렬은 이처럼 한동안 계속됐다. 건물 외벽에 LED 조명을 비춰 영상을 표현하는 ‘미디어파사드’였다. 빌딩을 캔버스 삼아, ‘걷는 사람’들을 조명처럼 박아넣은 장면의 타이틀은 ‘군중’(Crowd). 영국 팝아트작가 줄리안 오피(63)의 작품이었다. 차가운 길 위에서 스치듯 만나고 지나치듯 헤어지는 수많은 도시인이 겪는 일상의 풍경을 ‘걷는 사람’(Walker)으로 압축해낸 거였다. 2009년 ‘군중’으로 서울스퀘어빌딩 외벽을 처음 걸었던 ‘걷는 사람’은 2019년 ‘걷고 있는 사람들’(Walking People)로 외벽에 다시 돌아와 또 걸었더랬다. 그 10년 사이 ‘그들’은 작가 오피의 홈그라운드인 영국 런던을 비롯해 유럽·호주·중국 등 세계를 쏘다녔고, 한국에서도 이곳저곳을 걸으며 존재감을 알렸더랬다. 서울·부산·대구·전남 등에는 고정작품으로 영구히 남아 ‘현지인’이 되기도 했다. 오피의 개인전에 나선 것도 여러 차례였다. 2014년 서울 국제갤러리를 시작으로, 2017년 경기 수원시립미술관, 2018년 부산 F1963 등을 거치며 변화해가는 작가의 생각을, 철학을, 기법을 집중적으로 보여줬다. 그러다가 잠시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는데, 코로나19를 피해갈 수 없었던 거다. 줄리안 오피의 ‘겨울밤 2’(Winter Night 2·2021). ‘걷는 사람’들이 예전과 달라졌다면 좀더 간결해진 형체, 좀더 톤 다운된 색채를 입은 것. 모자와 외투로 몸을 감춘 이들이 어두운 배경 속을 걷고 있다는 사실 외에 드러낸 건 역시 별로 없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더 단순하게 압축한 현대인…닭·소 등과 기꺼이 동행도 서울 종로구 삼청로 국제갤러리. 오랜만에 ‘걷는 사람’이 떴다는 소식에 찾아간 전시장에선 그들 사이를 분주히 오가는 관람객이 더 바쁘게 보였다. ‘줄리안 오피’ 전이란 테마로 연 전시는 작가 오피가 국제갤러리에서 7년 만에 다시 여는 개인전이다. 입체감 물씬 풍기는 회화를 비롯해, 평면에 있던 그들을 밖으로 빼낸 조각, 움직이는 몸짓 그대로를 역동적으로 잡아낸 LED 작업 등 신작 31점을 내보였다. ‘걷는 사람’들이 예전과 달라졌다면 좀더 간결해진 형체, 좀더 톤 다운된 색채를 입은 것이라고 할까. 빼낼 만큼 다 빼내고 진짜 윤곽으로 남긴 사람들은 여전히 바삐 어디론가를 향해 걷는 중이다. 다만 연작 ‘겨울’(2020)을 비롯해 ‘밤시간’(2021), ‘낮시간’(2021), ‘긴 머리’(2021) 등 제각각의 타이틀이 예전과 다른 시절이란 것을 암시하는데. 오피가 팬데믹으로 작업실에 틀어박힌 채 내다본 바깥 풍경에서 “겨울 코트로 무장한 사람들이 길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골라 모델로 삼았다는 거다. 줄리안 오피의 ‘소 1’(Cow 1·2020). ‘줄리안 오피’ 전을 위해 함께 나선 동물들 중 하나. ‘인공적’이고 ‘산업적’인 색을 씌워 그저 단순한 ‘동물’ 이상의 의미를 부여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오피의 이번 외출이 특별한 건 먼 여행에 동반한 ‘어떤 대상’들 덕이기도 하다. 바로 동물들을 대거 옮겨온 건데. 닭, 소, 강아지, 사슴, 고양이, 당나귀 등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동물들을 예의 그 간결한 형체, 축약한 상징으로 제작해 평면으로 걸고 입체로 세워뒀다. ‘걷는 사람’들과 차이점이라면 ‘원색의 색감’이라 할 터. 자연색을 배제한 채 ‘인공적’이고 ‘산업적’인 색을 씌워 그저 단순한 ‘동물의 왕국’ 이상의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특별한 게 또 있다. 골격으로 윤곽만 잡아낸 ‘구조물’까지 세웠다는 거다. 도시의 길을 오가는 사람들 곁에 들어선 건축물이 그것인데, 한마디로 “축약한 가상도시를 꾸며낸 것”이란 설명이다. 런던 시가지 건물에서 따와 제작했다는, 4m를 훌쩍 넘기는 두 점의 건축물은 그간 사람 혹은 동물에 머물던 오피의 시선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암시한다. ‘알루미늄 골조의 큼직한 덩어리’ 만큼이라고 할까. 줄리안 오피의 ‘소 2’(Cow 2·2020·왼쪽)와 ‘따오기 1’(Ibis 1·2020). ‘줄리안 오피’ 전을 위해 함께 나선 동물들이다.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동물들을 예의 그 간결한 형체, 축약한 상징으로 제작해 평면으로 걸고 입체로 세워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집요한 관찰이 빚어낸 간결한 현실 오피가 창조해낸 인물은 익명성에 올라타 있다. 픽토그램(Pictogram·사물과 시설, 행태와 개념 등을 상징한 그림문자)처럼 대단히 미니멀한 형태로만 존재해온 그들은 눈·코·입·귀가 지워진 채 굵은 선으로 쓱쓱 그려 완성된 누군가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 번이라도 그들을 봤다면 그 강한 잔상을 쉽게 지울 순 없다. 복잡하게 생각해볼 필요도 없이 그대로 눈에 ‘꽂히기’ 때문이다. 한때는 ‘걷는 사람’들 역시 각자의 개성을 살린 ‘외모’가 돋보이기도 했다. 7년 전 국제갤러리 개인전에서 선보인 ‘비 오는 사당동에서 걷기’(Walking in Sadandong in the Rain·2014)가 비교적 그 친절했던 묘사였다고 할까. 전시를 여는 도시의 상징을 작품에 담는 것을 즐긴 오피가 서울의 사당동에서 포착했다는 장면은 이랬다. 양복정장을 차려입고 안경까지 쓴 남자, 반바지와 운동화 차림에 백팩을 메고 휴대폰으로 통화하는 학생, 머리를 뒤로 묶은 붉은 원피스의 여인 등등. 양 방향으로 교차하며 걷고 있던 그들은, 누가 누군지 또렷하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세밀’했던 거다. 옷차림은 물론 손목에 찬 시계, 들고 있는 우산까지 ‘도드라진 인물’로 말이다. 줄리안 오피의 ‘비 오는 사당동에서 걷기’(Walking in Sadandong in the Rain·2014). 7년 전인 2014년 국제갤러리 개인전에 걸었던 작품이다. 이번 개인전 전시작과는 확연히 다른 ‘걷는 사람’들이 보인다. 익명성에 숨었지만 대부분 드러난 개인의 개성이 보인다. 이번 전시에는 나오지 않은 작품이다(사진=국제갤러리).그러던 작가의 인물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단순한 외형으로 ‘진화’한 채 오로지 ‘걷는다’는 행위에만 충실하고 있는데. 웃고 있는지 울고 있는지, 우울한지 즐거운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 작가의 중요한 의도가 읽힌다. ‘세상이 이처럼 바뀌어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거다. 눈·코·입·귀가 가진 구별, 알록달록한 차림이 가진 개성 따윈 그다지 고려할 대상이 아닌, 거대한 덩어리의 행위만 살아남는 세상. 하지만 어떻게 추려내도, 또 어디에 내놔도 오피의 작품은 선명하다. “상상 속 인물로 작업하지 않는다”는 작업철학 덕분이다. 그 핵심에는 정직한 눈으로 바라본 ‘관찰’이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이미지는 모두 그이의 눈에 박힌 구체적 실존 인물이거나 고대와 첨단을 넘나들며 파낸 실제 현상이라니. 이집트 상형문자, 일본의 목판화, 교통표지판, 공항 LED 전광판까지 오피의 눈을 피해갈 수 있는 형상은 별로 없어 보인다. 여전히 세계의 길을 누비고 있는 수많은 ‘걷는 사람’, 그 곁에 놓인 일상의 풍경까지 어느 하나도 허투루 태어나진 않았다는 뜻이다. 전시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국제갤러리에 연 ‘줄리안 오피’ 전 전경. 왼쪽부터 ‘도시 1’(City 1·2021), ‘8월의 오래된 거리 6’(Old Street August 6·2020), ‘가방 두 개, 모피 후드’(Two Bags Fur hood·2021). 런던 시가지 건물에서 따와 제작했다는 4m를 넘기는 ‘도시 1’을 중심으로 ‘축약한 가상도시’를 만들어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 美 주말새 항공기 운항 1900편 취소…무슨 일이?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코로나19 대유행 사태에서 회복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미 항공업계가 잇딴 악재에 대규모 결항 사태를 빚고 있다. 악천후에 인력 부족 사태가 겹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 (사진= AFP)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아메리칸항공은 지난 주말에 1900편 이상의 항공편을 취소했다. 특히 일요일인 이날(오후 8시30분 기준)에는 1000편 이상의 비행이 취소됐다. 이는 전체 운항 편수의 20%, 간선 항공편의 36% 이상이다. 미 텍사스주 댈러스-포트워스 공항에서 돌풍으로 인해 항공기 착륙이 지연되면서 조종사와 승무원들이 정규 일정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됐고 결항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데이비드 시모어 아메리칸항공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승무원들이 정기적인 비행순서에서 벗어나면서 일정이 빠듯해졌다”며, 대규모 결항 사태의 배경을 설명했다. 악천후와 인력 부족이 맞물리면서 항공기 운항이 연달아 취소되는 사태는 최근 미국 항공업계에서 드문 일이 아니라고 WSJ는 전했다. 지난 8월 스피리트항공이 악천후와 인력 부족으로 인해 열흘간 2800편을 항공기 운항을 취소했으며, 10월 초엔 사우스웨스트항공이 플로리다의 기상 악화와 직원 감축 등으로 2000편의 운항을 취소했다. 악천후는 대비할 수 없는 변수이지만 인력 부족의 경우 코로나19 대확산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각국의 봉쇄 정책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항공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업계가 대대적인 인력 감축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항공업계는 조기 명예퇴직, 대규모 휴직 등을 실시했다. 올해 들어 여행 수요가 살아나면서 항공업계는 다시 인력을 확충하기 시작했으나,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항공사들은 여객 수요 회복에 감당할 수 있는 능력 이상으로 운항 일정을 잡고 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악천후와 기술적 결함과 같은 예기치 못한 변수가 불거지면 대규모 운항 취소 사태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조종사나 승무원 등은 여전히 수천명의 지원자가 모일 정도로 선망받는 직업이지만, 협력업체의 경우 연료트럭 운전사, 케이터링 등의 인력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고 항공사 임원들은 전했다. 맥킨지 앤 코퍼레이션의 항공 컨설턴트인 빅 크리슈난은 “비행기에 실려 있는 가방을 내려줄 사람이 없거나, 체크인할 사람이 없거나, 비행기 탑승에 도움을 줄 사람이 없으면 비행기를 조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인력 부족 문제는 항공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수백만 명의 미국 근로자들이 일자리로 복귀하지 않았고 노동력 부족은 호텔, 식당, 보육을 포함한 많은 산업에서 지속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 몽클레르, ‘하우스 오브 지니어스(HOUSE OF GENIUS)’ 선봬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몽클레르는 몽클레르 지니어스 11명의 디자이너가 공유한 창의적인 컬렉션을 실제로 보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인 ’하우스 오브 지니어스(HOUSE OF GENIUS)’ 팝업 스토어를 오픈한다고 1일 밝혔다.(사진제공=몽클레르)하이스노바이어티의 설립자이자 CEO인 ‘데이비드 피셔’가 큐레이션하고 디자인한 하우스 오브 지니어스 캡슐 컬렉션은 독점적이고 재창조된 제품을 선보이며, 공동 디자인한 하우스 오브 지니어스는 창의성을 담은 현대적인 공간으로 탄생시켰다. 서울, 런던, 상하이, 그리고 뉴욕에 위치한 하우스 오브 지니어스 팝업 스토어는 지니어스를 상징하는 노란색과 미래지향적인 환경에서 산악을 연상시키는 거울을 결합하여 전 세계를 누비는 여행자들을 흥미로운 곳으로 안내한다. 또한 하우스 오브 지니어스는 전 세계 16개 도시의 일부 기존 매장과 더불어 몽클레르 공식 사이트를 통해 디지털로도 공개될 예정이다. 몽클레르는 팝업스토어에서 모든 몽클레르 지니어스 컬렉션의 주요 아이템들을 큐레이션 해 선보일 뿐 아니라, 하우스 오브 지니어스의 이름 아래 디자인된 의류 캡슐 컬렉션, 액세서리 등 여러 가지 아이템들을 함께 전개한다. 일부 아이템은 환경을 생각한 재활용 나일론 소재 안감과 함께 여분의 페브릭을 활용했으며, 패키징 역시 책임감 있게 관리되는 숲에서 얻은 종이와 기타 재활용 소재와 같은 지속 가능한 소재로 제작됐다. (사진제공=몽클레르)데이비드 피셔의 큐레이션과 컨설팅으로 진행되는 하우스 오브 지니어스는 전 세계의 흥미로운 브랜드들과 함께 하우스 오브 지니어스에 독특한 아이디어를 불어넣는 다양한 협업을 선보인다. 캐나다 브랜드 카나타(Kanata)의 카우첸(Cowichan)에서 영감을 얻은 손뜨개 스웨터부터, ‘하우스 오브 지니어스’만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두 가지 스트랩의 카시오 지샥(G-Shock) 워치까지 준비했다.또한 몽클레르 하우스 오브 지니어스를 방문하면 마텔(Mattel) 사의 우노(UNO) 세트와 체스 세트, 컬트 브랜드 어드바이저리 보드 크리스털(Advisory Board Crystals)의 독특한 커스텀 그래픽 의류 컬렉션 및 독일 아웃도어 브랜드 오르트립(Ortlieb)에서 제작한 두 가지 방수 가방 - 60L의 더플과 24L의 랙 팩(rack pack) 도 만나볼 수 있다. 후지필름(Fujifilm)은 몽클레르 지니어스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사각형의 인스턴트 카메라 SQ20를 선보이며 필름과 USB 충전기를 함께 제공한다. 리타우(RetaW)의 차량용 방향제와 유서 깊은 독일의 펜 브랜드 카웨코(Kaweco)의 두 가지 클래식 스포츠 볼펜 등 다양한 액세서리도 선보인다.한편 해당 팝업스토어는 11월 4일부터 몽클레르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 그리고 11월 8일부터는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1층에서 ‘하우스 오브 지니어스’ 공간을 만나볼 수 있다.
- 뮤지컬 '레베카', 오늘 오전 11시 1차 티켓 오픈
-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뮤지컬 ‘레베카’가 오늘(13일) 오전 11시 1차 티켓 오픈을 앞두고 콘셉트 포스터를 공개했다.뮤지컬 ‘레베카’ 콘셉트 포스터(사진=EMK뮤지컬컴퍼니)‘막심’ 역의 민영기는 완벽한 슈트핏으로 영국 최상류층 신사의 범접할 수 없이 고급스러운 느낌을 물씬 풍겼다. 같은 역의 김준현은 조각상 같은 마스크와 강렬한 시선으로 작품 속 막심을 완벽하게 이미지화 시켰다. 에녹은 부드러운 시선과 화이트 수트로 댄디한 매력을 과시했고, 이장우는 옅은 미소를 머금어 눈길을 끈다.‘댄버스 장인’ 신영숙은 음산하면서도 서늘한 카리스마를 담아낸 사진으로 보는 이를 압도했다. ‘레베카 신드롬’을 일으켰던 같은 역의 옥주현은 그리움과 슬픔이 가득한 얼굴로 시선을 붙들었다. ‘나(I)’ 역의 임혜영은 화려한 드레스 자태로 알 수 없는 그녀의 심정을 표현해 보는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같은 역의 박지연은 커다란 여행 가방을 든 채 어디에도 안주할 수 없는 위태로운 ‘나(I)’를 표현했다. 이지혜는 레베카의 압도적 존재감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강단있는 눈빛의 ‘나(I)’로 빙의한 모습을 보여줬다. ‘레베카’는 다프네 듀 모리에의 동명소설과 이를 원작으로 한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를 뮤지컬로 옮긴 작품이다. ‘모차르트!’ ‘엘리자벳’의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 극작가 미하엘 쿤체의 작품으로 2013년 국내 초연 이후 다섯 번의 시즌에 걸쳐 687회 공연, 총 관람객 83만명에 평균 객석 점유율 98%를 기록한 흥행작이다.이번 시즌 민영기, 김준현, 에녹, 이장우, 신영숙, 옥주현, 임혜영, 박지연, 이지혜, 최민철, 이창용, 김지선, 한유란, 류수화, 김경선, 문성혁, 변희상, 임정모, 김지욱, 김용수, 김현웅 등이 출연한다. 오늘 충무아트센터, 인터파크 티켓, 멜론티켓을 통해 1차 티켓 오픈을 진행한다. 공연은 오는 11월 16일부터 내년 2월 27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 닥터자르트, 필터스페이스 인 서울서 '시카페어 익스프레스 민감급복 리페어' 전시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글로벌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닥터자르트는 플래그십 스토어 ‘필터스페이스 인 서울’에서 15번째 아트 프로젝트 ‘시카페어 익스프레스(Cicapair Express), 민감급복 리페어’를 선보인다고 27일 밝혔다.(사진제공=닥터자르트)해당 리페어 전시는 마스크 착용과 일상의 자극에 민감해진 피부로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시카페어’ 제품의 빠른 진정과 리페어 효과를 오프라인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시카페어 물류센터’ 콘셉트로 필터스페이스를 새롭게 단장해 오픈했다.특히, 시카페어의 상징 ‘호랑이’ 일러스트와 초록의 ‘병풀(tiger grass)’ 이미지로 공간 곳곳을 꾸며 시각적 즐거움을 더했으며 △닥터자르트x골스튜디오 콜라보레이션 제품 및 굿즈 △시카페어 익스프레스, 민감급복 리페어 영상 △라이프 레시피(Life Recipe) △익스프레스 픽업 서비스(Express Pick-up Service)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입구부터 시카페어의 주성분인 ‘병풀’에서 뛰노는 ‘시카페어 호랑이’ 일러스트가 담긴 ‘리페어 월(repair wall)’이 방문객들을 맞이하며, 내부로 들어가면 리페어 효과를 빠르게 배송하기 위해 컨베이어 벨트가 움직인다. 컨베이어 벨트에는 지난 10일 출시한 ‘닥터자르트x골스튜디오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비롯해 필터스페이스만의 굿즈들이 걸려있고, 하루 만에 4배 빠른 리페어 효과를 보이는 시카페어 제품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시카페어 익스프레스, 민감급복 리페어’ 영상도 시청할 수 있다. 필터스페이스에서만 만날 수 있는 ‘라이프 레시피(Life Recipe)’는 내 피부에 맞는 제품과 함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처방전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피부뿐 아니라 마음도 리페어 할 수 있도록 나에게 적합한 제품과 마음에 휴식을 주는 여행지를 추천한다. 처방전을 프린트해 2층 크루에게 보여주면 추천 제품의 샘플을 받을 수 있다.닥터자르트 공식 홈페이지에서 시카페어 라인을 포함한 베스트 제품을 주문하고 1시간 이내에 필터스페이스에서 바로 픽업, 피부 고민을 빠르게 해결하는 ‘익스프레스 픽업 서비스(Express Pick-up Service)’도 이용할 수 있다. 이용 고객에게는 10% 할인 또는 패키지 가방, 양말 등 필터스페이스만의 특별한 선물도 제공한다.또한 2층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무신사에서 단독 판매 중인 ‘닥터자르트x골스튜디오 콜라보레이션’ 세트 제품 2종을 구매할 수 있으며, 필터스페이스만의 새로운 포장재이자 패션 액세서리인 ‘시카페어 스카프’도 만날 수 있다.이 외에 닥터자르트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시카페어 익스프레스 360° VR 스토어’를 통해 필터스페이스 내·외부를 360° VR로 선보인다. 필터스페이스 현장을 방문하기 힘든 고객들도 언제 어디서나 ‘시카페어 익스프레스’ 프로젝트 체험이 가능하도록 했다.닥터자르트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시카페어의 상징인 호랑이와 병풀의 새로운 디자인을 필두로 제품의 빠른 리페어 효과처럼 일상의 자극에 민감해진 우리의 생활 또한 빠르게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기획된 프로젝트”라며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고객들이 피부뿐 아니라 마음까지 리페어 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란다”고 전했다.한편, 해당 프로젝트는 오는 12월 말까지 서울 가로수길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 ‘필터스페이스 인 서울’에서 진행되며, 매장 운영 시간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닥터자르트는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라 주기적인 매장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여 안전한 관람이 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 "주식 성공 소식 듣고"…입사동기 살해한 40대男, 법정서 '혐의 인정'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전 직장 동료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법정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빚에 허덕이던 피고인은 피해자가 최근 주식 투자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고 피해자를 찾아간 것으로 드러났다.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지인을 살해한 피의자 A씨가 23일 오전 서울 마포경찰서를 나와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사진=뉴스1)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문병찬)의 심리로 13일 열린 공판 기일에서 강도살인, 방실침입, 재물은닉, 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서모(41)씨는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법정에서 서씨는 별다른 의견 없이 “공소사실의 혐의 모두 인정한다”며 고개를 떨어뜨렸다.피해자 유족은 이날 법정에 나와 “자기도 가정이 있는 두 아이 아빠인데 어떻게 4살 아이의 아빠이고 한 가장을 그렇게 할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신랑은 돌아올 수 없지만, 엄벌에 처해줬으면 좋겠다”고 울먹였다. 앞서 인형 판매 사업을 하던 서씨는 약 4억5000만원의 대출을 받고, 빚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과거 증권회사 입사 동기였던 피해자가 주식 투자에 성공한 사실을 알고 돈을 빌리려 했으나 거절당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서씨는 피해자의 시신을 유기하고 해외로 도주하기로 계획, 범행 두 달 전부터 인터넷에서 전기충격기를 구매하고, ‘실종 신고 이후 계좌 사용’, ‘비밀번호 초기화 방법’ 등을 검색하기도 했다.이후 그는 지난 7월 12일 식칼과 망치, 전기충격기, 케이블 타이와 피해자 사체를 실을 화물차를 준비한 뒤 USB를 두고 왔다며 피해자의 사무실에 들어가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가 저항하자 서씨는 망치로 피해자의 머리를 여러 차례 내려치고, 식칼로 수십 회 찌른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범행 직후 서씨는 피해자 주식 계좌에 접속해 피해자의 주식을 약 9억원을 매도하고 현금을 훔치는 등 피해자의 금품을 빼돌렸다. 이후 피해자의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경북 경산시의 한 창고 정화조에 유기했다. 이 과정에서 서씨는 피해자가 살아 있는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대리기사를 불러 피해자의 차량을 대구로 이동시키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7월 14일 피해자가 실종됐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수색하던 중 해당 오피스텔에서 범죄 혐의점을 발견하고 수사에 착수해 경산에서 서씨를 검거한 바 있다. 다음 공판기일은 10월 13일에 진행된다.
- 100명의 유명 크리에이터가 10년간 만든 쇼핑몰[랜선여행]
- K11Musea은 쇼핑을 하면서 동시대 현대미술 세계 거장의 작품을 무료로 만날 수 있는 곳이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분주한듯 하면서도 느린 시간을 걷는 홍콩. 지난 2년 사이, 변화도 많았다. 무엇보다 서구룡지역의 변신을 빠뜨릴 수없다. 서구룡문화지구를 잇는 이 지역은 정부주도 하에 문화예술 중심으로 변화를 모색하며 도시 개발이 한창 진행중이다. 바로 이곳에 미술을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충분히 가볼만한 가치가 있는 공간이 있다. 쇼핑을 하면서 동시대 현대미술 세계 거장의 작품을 무료로 만날 수 있는 ‘K11Musea’. K11Musea는 전 세계 100여명의 유명 크리에이터들이 모여 10년 동안 만든 홍콩의 새로운 랜드마크다. 이 건물 하이라이트는 아트리움 중앙에서 올려다보는 모습. 마치 공상과학 영화 한 장면처럼 고도로 발달된 미래 어느 공간에 들어와 있는 느낌마저 든다. K11Musea의 또다른 특징이라면, 쇼핑만 오더라도 엘리베이터앞, 휴게실, 쇼핑매장의 바닥과 벽 등 쇼핑객이 움직이는 동선 40여개가 넘는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현대 미술 거장들의 설치미술과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K11Musea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는 공유하기 좋은 공간들을 하나씩 찾아씩 찾아가 보는 것도 깨알재미다. 이곳에서는 인증샷이 필수다.K11Musea 건물 앞에 설치된 작품은 ‘Rose II’. 2010년 뉴욕 모마(Moma)에서 처음 소개되었던 자이언트 로즈는 독일설치 미술가 이사 겐즈켄의 작품이다.◇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이언트 장미 한송이 K11Musea가 위치한 빅토리아 덕 사이드는 홍콩 섬 스카이라인과 야경을 보는 곳으로 유명하다. 홍콩 섬과 바다를 배경으로 두고 이제 대형 설치작품까지 넣은 앵글로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생겼다. 건물 앞에 설치된 작품은 ‘Rose II’. 2010년 뉴욕 모마(Moma)에서 처음 소개되었던 자이언트 로즈는 독일설치 미술가 이사 겐즈켄의 작품이다.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는 자이언트 장미 전시는 11월 7일까지 계속되니 자이언트 장미 한송이를 잊지말고 담아오자.규레이터 카페◇입과 눈이 함께 즐거운 큐레이터 카페키덜트 토이샵 혹은 갤러리처럼 보이지만 이곳은 카페. 시그니처 메뉴인 ‘크리에이티브 커피’는 원하는 그림이나 사진을 메일로 전송하면 컬러 프린트가 된 커피를 만들어준다. 무라카미 다카시 작품 혹은 반고흐의 작품을 입술에 머금어 보는 건 어떨까. 창업주는 옥션하우스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아트를 어렵지 않게 놀이처럼 문화처럼 생활속에서 즐겨보자란 뜻인 ‘Art to Life’를 모토로 음식, 카페 인테리어에 디자인과 재미를 더했다. 전시된 에디션들을 모두 정품으로 구매도 가능하다는 사실. 카페는 1층에 위치한다. 디올과 콜라보레이션한 가방도 만든 프렌치 아티스트 마르게리트 위모의 작품◇무심한 듯 시크하게 아트워크매층마다 위트있고 재미난 작품들이 무심한 듯 시크하게 몰 곳곳에 있다. 그 중 두 작품을 추천한다. 디올과 콜라보레이션한 가방도 만든 프렌치 아티스트 마르게리트 위모의 작품이 1층에 있다. 공상과학영화에서 튀어나올듯한 신비롭고 묘한 조각상을 만드는 그녀의 작품은 미래 지향적인 K11musea 건축 인테리어 테마와도 잘 어울린다.뉴욕 기반의 팝 아티스트이자 스트리트 아트의 대가라 불리는 론 잉글리쉬의 벽화는 쇼핑몰 3층 통로에 있다. 물론 잉글리쉬가 직접 와서 벽에 그린 것. 그의 아트 맛을 본 벽은 위트있고 재밌게 탈바꿈했다.모마 디자인 스토어◇디자인 보물섬 모마 디자인 스토어K11Musea의 부동산개발회사 뉴월드 그룹 부사장인 애드리안청은 아트 콜렉터로 세계 미술 시장에서 중요한 인물로 꼽힌다. 그가 K11Musea를 만들때부터 미리 계획하고 공들인 공간이 모마디자인 스토어다. 아시아 최대 규모인 이곳에는 홍콩에서만 살수 있는 홍콩 특별 에디션도 있고 시기마다 다른 할인제품들도 있으니 눈크게 뜨고 디자인 보물섬을 탐험 해보자.론 잉글리쉬의 벽화 ‘Smiley Grin’◇베스트 포토 스폿은 어디? K11 musea 6층은 예쁜 휴식 공원이자 놀이터 같은 곳이다. 이름하여 Art& Culture centre. 쿠사마 야요이 ,파올라피비의 등의 작품이 한곳에 모여 전시 되는 곳이다. 이 곳의 또 다른 매력은 야외 공원. 시원하게 펼쳐진 야외 공원에서 홍콩섬과바다를 내려다 볼수도 있고 탁트인 야외조각공원에서도 거장의 작품이 우릴 기다리고 있으니 6층의 실내외 공간들을 놓치지 말고 찾아가 인증샷을 남기자.버블티 찻집이자 핫팟 식당‘COUCOU Reserve’◇이곳이 찻집인가, 전시관인가6층에는 뽀얗게 스모그가 일고 있는 신비한 곳이 있다. 설치 전시 인듯 하지만 버블티 찻집이자 핫팟 식당 ‘COUCOU Reserve’(찻집과 핫팟 공간은 분리 되어 있다.) 팬시한 내부 인테리어에 비해 가격은 적당한 선. 젠 인테리어를 내세운 찻집과 식당은 분위기에서부터 여행중 쌓인 피로를 풀기에 딱이다. 핫팟 베이스로 시추안식 매운맛과 버섯으로 맛을낸 깔끔한 맛 두가지를 추천한다.빅토리아 덕 사이드를 도는 바다 산책로로 걸어나가기 전 K11musea 웅장한 건물아래 재밌는 작품이 또 있다.(젠틀몬스터 매장 근처) 칠레이스트섬의 모아이상이 와 있는 듯한 설치작. 코에 무언가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데 여기 재밌는 비밀이 있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모아이 코밑도 당겨보자. 심쿵 기념샷을 남길수 있다. 인스타그래머를 위해 VR 영상도 만들 수 있다. 큐알코드를 이용한 VR 영상 만드는 법은 상시 대기중인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할수 있다.내 코 좀 파줘! Rose‘s Allure◇에프터눈 티는 여기서, FORTNUM & MASON 메리포핀스가 노래부르며 향긋한 차를 내줄것 같은 곳. 310년 역사를 자랑하는 런던의 FORTNUM & MASON 이 아시아 최초로 홍콩에 생겼다. 1층은(홍콩은 ground floor로 표기) 는 티와 음료, 잼등을 파는 숍이고 윗층은 식사나 애프터눈티가 가능한 레스토랑이다. 1층에서 티를 쇼핑한다면 테스터를 요청해보자. 티 소믈리에는 손으로 테엽을 감은 아날로그 쥬크박스를 켜주고 그날의 티를 대접해준다. 클래식과 모던을 접한 하이엔트 차문화를 경험할수 있다. 홍콩에서만 살수 있는 티도 있다. 이름도 Musea blend tea. 기념품으로 딱이다. 애프터눈티 장소로 F&M 을 추천 하는 이유는 아시아 최초 라는 타이틀이 무심하지 않게 인테리어에도 힘을줬지만 뷰도환상적이라는 점. 점심, 애프터눈, 저녁, 나이트갭( Night Cap, 8시 30분 이후 제공) 네 타임으로 구성 되어있고 코스도 모두알차다. 현재 홍콩에서도 인기가 많으므로 예약은 당연히 필수. 전화와 홈페이지로 예약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