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 "섣부른 보조금은 지방소멸에 역효과…특화산업 키워 자생력 길러줘야"[ESF2024]
- [이데일리 최연두 김형욱 기자]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현금성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정부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태의 지원이 아닌, 규제 완화를 통해 지역사회가 특화 산업을 더 잘 키울 수 있도록 자생력을 길러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하타 다츠오 아시아성장연구소(AGI) 이사장하타 다츠오 일본 아시아성장연구소(AGI) 이사장은 최근 이데일리와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경제적 관점에서 시장 실패가 일어나지 않는 한 정부가 불필요하게 나서서 개입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와의 정책 공유를 통해 상호 성장을 도모하자는 취지에서 AGI를 설립한 그는 오는 6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이데일리 전략포럼에 참석, 지방소멸 해법을 주제로 발표한다. 그는 지난해 10월 국내 민간 정책 연구기관인 정책평가연구원(PERI)과 업무협약(MOU)을 맺으며 한·일 정책 연구 교류를 본격화하고 있다.◇“규제 완화로 지역경제 살릴 수 있어”지방소멸에 대응해 현금성 재정을 투입하는 대신 지역 특화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건 일본의 경험에서 나온 그의 경험적 주장이다. 일본은 이미 2006년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 사회를 마주했고, 이는 곧 지방소멸로 이어졌다. 일할 청년들이 사라지고 그나마 남은 이들 모두 도심으로 이동하자 아키타현, 시마네현, 고치현 등 무수한 지역이 소멸 위기에 처했다.일본 정부는 지역발전을 위해 수조엔(수십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쏟아부었으나 여전히 지방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 지방소멸의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타 이사장은 특히 일본 정부가 현재도 지역 발전을 위해 운용 중인 지방창생추진교부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 효과가 미미한데다 엉뚱한 데 쓰이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그는 “교부금은 지역 정치인들의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해 지출되고 있다”면서 “낭비적인 지출의 전형적인 예”라고 지적했다.하타 다츠오 AGI 이사장이 지난 9일 이데일리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그는 대신 아베 신조 정부(2012~2020년) 때 시작한 규제 개혁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바람직한 정책 사례로 꼽았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3년 ‘아베노믹스 전략특구’를 제안, 일본 현지 10여개 지역을 국가전략특구로 지정해 기업 투자를 가로막아 온 각종 규제를 풀었다. 이를 통해 농업, 관광, 의료 등 지역별 산업 경쟁력을 높였다는 게 하타 이사장의 설명이다.이는 역시 지방소멸에 직면한 한국에 시사하는 점이 있다. 우리나라 역시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해 2000년대 초부터 지역상생발전기금,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등 여러 기금을 운영해 왔지만, 그 실효에 대해선 비판적 시각이 많다. 윤석열 정부 들어 기업과 지자체가 손잡고 규제 해소를 통해 지역 투자를 활성화하는 기회발전특구 조성을 시작했지만 이제 시작 단계다.그는 “이러한 실험적 규제 완화는 지역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당시 농업특구로 지정된 효고현 야부시의 사례를 공유했다. 일본은 농업이 핵심 산업인 일부 지역들에서 농업법인 설립에 대한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다. 이는 외부 기업과의 경쟁을 원치 않았던 일본 각지의 농부들이 배수진을 친 결과다. 야부시가 해당 대표 지역 중 하나다. 과거에는 야부시에 농업법인을 세우려면 기업 출자한도 규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규제 특구로 선정된 야부시가 직접 나서 농업법인 설립의 장벽을 낮추자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기업의 투자한도를 자본금 총액 기존 ‘50% 미만’으로 끌어올렸다. 또 농사 짓는 사람 한 명을 임원으로 두면 법인 설립이 가능해졌다. 여러 농업법인이 생겼을 뿐 아니라 외부에서 청년층도 대거 유입됐다. 2020년 기준 야부시에서 운영되는 농업 경영체(농업 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개인이나 법인)는 총 800개나 된다.◇ “기업들의 정년 연장, 강요 말아야”하타 이사장은 인구 소멸 대응 정책과 같은 맥락에서 고령화에 따른 인력난 우려에 대한 대응에 대해서도 정부의 직접 개입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내비쳤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사람들이 더 오래 일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나서서 법적 정년을 연장하는 건 부작용이 뒤따른다는 지적이다.그는 “일본에선 기업이 근로자를 정년까지 해고할 수 없는 종신고용제도가 잘 지켜지고 있지만 이 제도가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방해하고 더 나은 인재를 고용하지 못하게 만드는 측면도 있다”며 “여기서 정년을 더 연장한다면 기업이 업무 능력이 떨어지는 직원까지 더 오래 일하도록 만들어 신규 채용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일본은 1994년 60세를 법적 정년으로 정하고 기업의 고용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초고령화가 심화하면서 이를 늘리자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법적 정년 연장보다는 기업의 자율에 맡기는 편이 효율적이리란 게 하타 이사장의 주장이다. 실제 지난해 기준 일본 기업의 정년은 60세가 대부분(66.4%)이지만, 기업이 자체적으로 65세까지 늘린 곳도 23.5%에 이르며 그 비중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하타 이사장은 “정부가 법적 정년을 정해 민간기업에 맞출 것은 강요해서는 안된다”며 “정년은 각 기업이 스스로 결정하고 정부는 각 기업이 스스로 정한 운영 방침을 잘 지키는지 점검하고 확인하는 역할에 그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는 더 나아가 기업이 자율적으로 근로자를 좀 더 자유롭게 해고하고 채용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타 이사장은 “능력이 부족한 임직원을 쉽게 해고할 수 없는 현 제도 아래에선 기업들은 젊은 층 채용을 늘리려 할 뿐 퇴직자 채용은 꺼릴 것”이라며 “제도를 뜯어고쳐 무능한 퇴직자를 해고할 수 있게 된다면 기꺼이 퇴직자를 다시 뽑을 수 있는 유인이 된다”고 말했다. ◇ 하타 이사장은일본 오사카대와 국립정책대학원에서 명예 교수로 재직 중인 재정 전문가. 1965년 일본 국제기독교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73년 미 존스 홉킨스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정부 조세 위원회 전문가 위원을 비롯, 주택·토지 위원장, 전기가스 감시위원회 창립 의장 등을 거쳤으며 일본 경제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 尹 “한중, 30년간 난관 극복”…리창 “성공 지원하는 파트너”(종합)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만나 상호 존중에 기반해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특히 양국이 수교를 맺은지 30년이 지난 점을 상기하며 복합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리창 총리는 한중 양국이 서로의 성공을 돕는 파트너라고 화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를 맞이하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리 총리와 한중 양자회담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한중 양국이 양자관계뿐 아니라 국제사회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며 “지난 2022년 11월 시진핑 주석과 만나 이를 위한 유익한 협의를 한 것을 기억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양국 간 다양한 분야에서 장관급 대화가 재개되고 지방정부 간 교류도 활성화하고 있다”며 “양국이 앞으로도 계속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서로 존중하며 공동이익을 추구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국제사회에서 한중 양국이 직면한 공동 도전과제가 엄중한 것도 사실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지속되고 있고 세계 경제 불확실성도 가중되고 있다”면서 “지난 30여 년간 한중 양국이 여러 난관을 함께 극복하며 서로 발전과 성장에 기여해 왔듯이 오늘날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도 양국 간 협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렸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회담을 한 지 8개월 만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의 방명록 작성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윤 대통령은 “중국 국무원 총리가 한국을 찾은 것은 2015년 리커창 총리 이후 9년 만”이라며 “이번 방한이 더욱 뜻깊다고 생각한다”며 리 총리를 환영했다. 이에 리 총리는 한국 정부가 보여준 환대에 감사를 표하며 윤 대통령에게 “시진핑 주석의 안부 인사를 전해드린다”고 말했다. 또 한중 수교 역사를 언급한 리 총리는 “중한 양국은 항상 상호존중을 견지하고 평등한 대화와 진심 어린 의사소통을 통해 끊임없이 우호와 상호 신뢰를 심화시켜 왔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개방과 포용을 견지해 공동의 정신으로 공감대를 모으고 차이점을 해소하며 좋은 협력의 분위기를 유지해 왔다”며 “호혜 윈-윈을 견지하고 실질적 협력과 이익의 융합을 강화해 공동 발전과 번영을 촉진했다. 이 모든 소중한 경험에 대해 우리는 함께 소중히 여기고 오래도록 견지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마지막으로 리 총리는 “한국 측과 노력해 서로에게 믿음직한 좋은 이웃, 서로가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파트너가 되고 싶다”며 “한국이 의장국으로 제9차 중한일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상회담에 한국 측에서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정재호 주중대사, 김태효 안보실 1차장, 박춘섭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우 정룽 국무위원 겸 국무원 비서장, 진 좡룽 공업정보화부 부장, 왕 원타오 상무부 부장, 쑨 예리 문화여유부 부장, 마 자오쉬 외교부 상무부부장, 싱 하이밍 주한중국대사 등이 배석했다. 윤 대통령은 청사 입구로 나가 리 총리를 직접 영접했으며, 리 총리는 정상회담에 앞서 방명록을 작성했다. 이후 윤 대통령과 리 총리는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해 양국 국기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한 뒤 본격적인 회담에 돌입했다.
- 빗장 풀린 이더리움…현물 ETF로 상승랠리 시작하나
-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미국 뉴욕 증시에 이더리움이 입성하면서 알트코인 중에서는 최초로 제도권 내로 진출하는 사례가 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반에크, 블랙록, 피델리티 등 8곳이 신청한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승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발생할 주요 이벤트와 가격 전망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26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기준으로 오후 1시 55분 현재 이더리움은 374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 대비 0.63% 하락한 수치이며, 지난 23일에는 3935달러까지 상승한 후 3800달러 내외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승인 기대감이 이미 가격에 선반영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S-1’ 승인돼야 거래 시작, 자금 유입 최대 150억달러 예상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가 시작되기 위해서는 ‘유가증권신고서(S-1)’에 대한 승인도 필요하다.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S-1 승인에 대한 결정을 내놓지는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정석문 프레스토리서치 센터장은 “S-1은 마감일이 없어 예측이 어렵지만 전문가들은 몇 개월보다는 몇 주 이내로 예상하고 있다”며 “현재 돌고 있는 얘기로는 6~7월초 정도다. 그보다 더 오래 걸린다면 SEC의 의지 문제보다는 서류 제출 등의 절차상 속도 문제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사진=픽사베이)중장기적인 전망은 긍정적이다. 현물 ETF로 기관 투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TF는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하여 주식과 같이 쉽게 사고 팔 수 있도록 하는 장치로, 비트코인 현물 ETF와 이더리움 현물 ETF의 승인 후에도 마찬가지다. 간단히 말해, 가상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아도 현물 ETF를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거래가 시작된 후 예상되는 자금 유입량은 최대 약 150억 달러(약 20조 5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정 센터장은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비트코인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며, 전 세계적으로 운용되는 이더리움 현물 ETF 유사 상품의 운용자산(AUM)은 약 140억 달러 정도”라며 “이를 고려할 때, 상장 후 6개월 뒤에는 약 100억 ~ 150억 달러 정도의 유입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ETH 현물 ETF 승인 이끈 美 대선, 향후 제도 환경 변화도 긍정적이더리움 현물 ETF의 승인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더 긍정적인 측면은 미국 정부의 태도 변화에 있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5 회계연도 예산안을 통해 가상자산 채굴 산업에 대한 과세 의지를 드러내는 등 ‘반 크립토적’ 행보를 보여왔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FP)그러나 최근 가상자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정책 기조도 변화하고 있다. 특히, 상대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친 크립토’ 입장을 내놓으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번 SEC의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역시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고 있다.정석문 센터장은 “현재 여당인 미국 민주당 내에서 반 크립토가 표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결과로 보인다”며 “지금부터 대선까지 남은 기간 동안 반 크립토 성향이 아니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가상자산 제도화에 긍정적인 정책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이를 기반으로 제도적 환경에 변화가 점차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일단 법이 마련되면 대선 후에도 유효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 [이우석의 식사] 춘궁기 오뉴월의 아픈 기억 구황작물
- [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 소장] 분명히 춘오뉴월(春五六月)은 계절의 여왕으로 불릴 만하다. 볕도 바람도 적당하다. 체육대회와 소풍 등 나들이를 떠나는 이들도 많다. 더위도 벌레도 덜하니 야외활동하기도 딱 좋다. 불과 반세기 전인 1960년대만 해도 상황은 지금과 많이 달랐다. 당시 5~6월은 연중 가장 괴로운 시기였다. 넘어가기 어렵다는 보릿고개가 딱 지금이었던 까닭이다. 전해 가을에 수확한 양식은 바닥났고, 올 초 심어 놓은 보리는 미처 여물지 않아 서민들은 끼니를 챙기기도 어려웠다. 전북 곡성 토란탕◇굶주림을 때우던 구황식품, 건강식으로 환영받다고구마와 감자는 과거 구황식품이었지만 요즘은 별미로 먹는다. 사진은 전국적 인기를 끌고 있는 해남 고구마빵과 춘천 감자빵‘험한 고개를 넘는 것처럼 힘들다’고 해 붙은 이름이 보릿고개다. 한자로는 맥령기(麥嶺期) 또는 가난한 봄이라 춘궁기(春窮期)라고도 한다. 지금이야 푸른 청보리밭을 보면 좋지만 예전에는 미칠 노릇이었다. 쌀은 떨어졌는데 아직 시퍼렇기만 한 보리 싹을 바라만 봐야 했으니 속이 터질 만도 했다. 이때 굶주림을 때우는 음식을 모두 일러 ‘구황작물’(救荒作物)이라 통칭했다. 돼지감자(뚱딴지), 감자, 도토리, 고구마, 메밀, 콩, 옥수수, 토란, 칡, 마, 조, 피, 기장 등이 해당하는데 꼭 봄날 거두지 않아도 미리 저장해 놓고 보릿고개에 대비할 수 있어 ‘비황작물’(備荒作物)이라고도 한다.죄다 거친 탄수화물 위주지만 요즘은 오히려 쌀보다 다양한 영양소가 많다고 해 외려 현대인들의 건강식으로 환영받는 작물들이다. 이마저 없으면 산나물과 나무뿌리, 나무껍질도 끓여 먹었다. 이때는 작물은 아니니 구황식품이라 했다.과거 농민들이 수탈과 기근을 견디지 못하고 난을 일으켜 낫과 호미를 들었을 때, 쫄쫄 굶은 농민들이 그나마 보리밥이라도 먹으며 지냈던 부잣집 머슴들을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구황작물이 오히려 몸에 좋았기 때문’이라는 우스개도 있다. 현대에 들어선 쌀보다 더 비싼 값을 쳐주는 구황작물이 많다. 차조나 메밀만 해도 확연히 그렇다.구황작물로서 효용은 재배 기간이 짧고, 저장성이 좋은 것이어야 한다. 게다가 주식인 쌀과 보리를 경작해야 하는 논밭을 점유하지 않고 밭두렁이나 야산에 심어도 잘 자라야 한다. 산에서 캐 오면 더 좋다. 금세 자라는 순무나 콩, 감자, 옥수수 등이 대표적이다. 주식으로 먹어도 될 만큼 활용도가 높고 많은 수확량 등 경작 효율이 높다. 쌀보다 병충해나 가뭄 등에 잘 견디는 작물도 많다.옛날에는 보리나 쌀농사가 실패할 것 같으면 황급히 감자나 메밀을 심어 다가올 기근 위기에 대비했다고 한다. 마와 칡을 캐 먹고 도토리를 주워다 묵을 쑤어 먹었다. 칡은 특유의 단맛과 효능 덕에 요즘엔 약재나 건강보조식품으로 많이 쓰이지만 그야말로 구황에 좋은 초근(草根)이었다(실제 나무로 분류한다).먹을 것이 떨어지면 산에 올라가 칡뿌리를 캐다가 갈분(葛粉)떡을 만들어 허기를 달랬다. 비만 오면 무럭무럭 자라니 칡마저 떨어질 걱정은 덜했다. 참고로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갈등(葛藤)이란 말 역시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힌 형상에서 나왔다. 현대에 들어선 향도 좋고 몸(간)에도 좋다니 칡 녹말을 내 칡칼국수를 만들어 별미로 먹는다.도토리는 전 세계에서 거의 한국인만 먹는다. 상수리나무 열매지만 외국에선 견과류에 속하지 않는다. 심지어 다양한 식재료를 쓰는 중국에도 도토리 음식이 드물다. 다람쥐와 이베리코 흑돼지 그리고 한국인만 열심히 먹는다. 우리는 도토리 녹말을 가져다 묵을 쑨다. 이 또한 별미다. 특히 요즘 같은 산행 시즌에는 산 아래 주막에서 막걸리에 도토리묵 한 접시를 먹는 일도 흔하다.남미 대륙 안데스가 원산지인 고구마는 1763년 일본에 다녀온 조선통신사 조엄이 가져온 이래, 구황작물로 자리를 잡았다. 따뜻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고구마는 동래(부산) 영도에서 시배한 후 전국으로 퍼졌다(영도에는 조내기 고구마 기념관이 있다).‘달콤한 마’라 해서 감저(甘藷)로 불리다 감자에 이름을 빼앗겼다. 들여올 당시 일본 이름(고코이모·孝行藷)을 음차해 고구마가 됐다. 그냥 먹어도 맛이 좋아 처음엔 그저 삶아 먹었지만 보릿고개에 대비해 말려 놓았다가 빼때기죽을 끓여 먹는 등 일 년 내내 비상식량 역할을 했다.밀이 들어오며 구황 역할 대신 기호품 위상을 차지한 이후로 고구마는 튀김, 맛탕(拔絲), 당면, 냉면, 심지어 소주도 만드는 등 다양한 용도의 식재료로 쓰이고 있다. 뿌리뿐 아니라 고구마순도 맛좋은 반찬 역할을 한다.해바라기씨도 구황식품 중 하나였다◇구황의 아이콘 ‘감자’, 세계를 구하다임진왜란 이후 국내에 들어온 감자는 이내 강력한 구황작물로 자리매김했다. 재배 기간이 짧고, 추운 기후와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니 이만한 대체품이 없었다(심지어 SF영화 ‘마션’에선 화성에서도 경작하는 작물로 나온다).게다가 덩이줄기라 감자꽃이 피지 않아도 바로 열리고, 다 익을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생장 중에도 필요할 때 캐서 먹으면 되니 정말 활용도 높은 구황작물이다. 영양도 많다. 기아를 면할 정도로 열량이 높고 필수 아미노산도 들었다. 도입 이후 순식간에 식탁을 점령했다.역시 안데스 출신인 감자는 서양에서도 그 활약이 뛰어났다. 그래서인지 현재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이 재배하는 작물이 됐다. 농업 기술이 혁신되기 전, 기근을 빈번히 겪는 것은 서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수탈의 영향으로 기근의 피해가 심화된 역사도 세계적으로 적잖다. 이때 감자가 나타나 구황의 아이콘 역할을 했다.대표적인 것이 아일랜드 대기근(The Great Famine)이다. 1847년부터 1852년까지 일어난 인류 역사상 최악의 아사(餓死) 사태를 말한다. 영국의 밀 수탈에 신음하던 아일랜드에선 감자를 먹고 살았는데 갑자기 감자 역병이 돌아 그야말로 씨가 말랐다. 약 100만 명의 아일랜드인이 굶어 죽고 그만큼의 국민이 터전을 버리고 이민길에 올랐다. 약 800만 명의 인구 중 4분의 1이 이때 기근으로 증발한 셈이다.강원도 음식으로 인기있는 감자전당시만 해도 유럽에선 감자를 ‘악마의 과일’이라 해서 잘 먹지 않았지만, 영국인 지주에게 밀과 가축을 모두 빼앗긴 아일랜드 소작농들은 그나마 빨리 크고 효율이 좋은 감자를 심어 끼니를 이어 나갔다. 감자는 구황 효능이 높았지만 신대륙으로부터 흘러든 역병이 돌아 모두 썩어 버려 갑자기 먹을 것이 사라진 것이다.게다가 영국 정부가 난민에 대한 구호를 중단하는 바람에 식물 뿌리와 잎사귀, 심지어 해조류(Irish Moss)까지 뜯어 먹으며 버텼지만, 재앙을 피해 가지 못했다.수많은 사람이 굶어 죽었고 살아남은 이들은 터전을 버리고 신대륙 행 배에 올랐다. 현재도 미국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이민 민족(약 4000만 명)이 아일랜드 인이다. 성씨가 맥(Mc)이나 오(O)로 시작하면 틀림없다. 영국에 대한 증오심으로 무장한 이들은 독립전쟁 당시 미군으로 활약하며 혁혁한 성과를 남겼다. 구황의 실패가 낳은 역사다.열량 과잉의 시대인 요즘 세상에 구황은 없지만 식욕 부진이 큰일이다. 토란탕이며 도토리묵, 메밀국수, 칡칼국수, 고구마죽 등은 이젠 굶어 죽을까 봐 먹는 음식이 아니다.과거 목숨을 살렸던 구황식품들이 별미로 나서 입맛을 살리고 있다. 마침 하지(夏至)가 다가온다. 하지감자가 유명하다. 포슬포슬한 하지감자가 나오면 덧없는 식욕의 보릿고개도, 입맛의 ‘구황’도 비로소 끝을 보일테다.무로 만든 무케이크는 홍콩인들의 구황음식으로 출발했다◇맛집▶감자탕 = 일미집. 서울 용산고 앞에서 70년 동안 감자탕 백반으로 입맛을 사로잡아 온 노포다. 돼지 척추뼈를 오래 끓여서 감자와 함께 먹는 경기, 강원도식 음식이다. 척추뼈는 은근히 먹을 것이 많다. 담백한 살을 발라 먹고 뽀얀 국물에 밥을 말아 고소한 감자와 함께 먹으면 맛도 좋고 든든하다. 얼핏 캔 참치 살처럼 느껴지는 척추 사이 살점은 돼지 어느 부위보다 진한 풍미를 낸다. 서울 용산구 후암로 1-1. 일미집 감자탕▶토란탕 = 순한한우명품관. 매끄럽고 촉촉한 식감의 토란은 과거 구황작물이었지만 요즘은 건강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식재료다. 특히 일본에서 좋아한다. 토란의 본고장 곡성에선 토란과 들깨를 함께 끓여 낸 토란탕을 먹을 수 있다. 곡성 장터에 있는 이 집은 소고기 육수에 들깻가루, 토란을 듬뿍 넣은 걸쭉한 탕으로 입소문을 탄 집이다. 국물은 고소하고 토란은 입천장에 혀를 밀어 으깰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다. 곡성군 곡성읍 곡성로 856. 곡성 토란탕▶칡국수 = 동굴칡국수. 고씨동굴 앞에 위치한 이 집은 강원 토속메뉴 칡국수로 소문난 집이다. 반죽에 칡 전분을 넣어 굵은 면발이 씹을수록 쫄깃하다. 멸치와 해초 육수에 다양한 채소를 얹고 칡 전분을 섞은 국수를 말아 낸다. 매콤한 양념장을 곁들이면 시원한 육수에 포인트를 준다. 아삭한 채소는 매끈한 면발과는 달리 씹는 맛을 책임진다. 칡비빔국수도 있고 감자전과 감자떡도 파니 영락없는 구황식품 전문점이다. 영월군 김삿갓면 영월동로 1121-10. 칡전분을 섞어 양을 늘린 영월 동굴칡국수
- 선도지구, 통합 재건축 단점 보완 방법은?[똑똑한 부동산]
- [법무법인 심목 김예림 대표변호사]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지정과 관련해 세부 기준이 발표됐다. 이번에 선도지구로 지정하는 곳은 분당, 평촌, 일산, 산본, 중동으로 2만6000호 정도 범위에서 정해진다. 전체 정비사업대상 물량의 약 10~15% 수준이다.선도지구로 결정된 사업지는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해 용적률 인센티브 등이 부여되고, 2030년 입주계획에 따라 신속하게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도시개발계획은 순환개발이 원칙이기 때문에 이번에 선도지구로 지정되지 못하면 장기간 개발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불안감에 1기 신도시 많은 재건축 단지들이 선도지구로 지정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경기 고양시 일산 신도시 일대에 안개가 끼어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번 국토부에서 발표한 선도지구 지정기준을 살펴보면 주민동의율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선도지구로 지정된 사업지가 1기 신도시 개발의 성공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속하게 사업이 진행될 수 있는 곳을 우선 선정하겠다는 취지다. 정비사업에서 사업이 지연되는 주요 요인이 바로 주민 간의 갈등이다. 나머지 사업수익성에 관한 부분은 지자체가 어느 정도 혜택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구체적으로 △주민동의율 60점 △통합구역 내 현재 주차 대수 10점 △통합 정비사업 참여 단지 수와 세대수 각각 10점 △정성평가 10점을 기준으로 평가하고, 사업 실현 가능성을 두고 5점의 범위에서 가점을 부여한다. 항목별로 정량평가해 고득점 순으로 선도지구로 지정한다.여기서 통합 정비사업으로 진행하는 경우 선도지구 지정에 유리하다. 통합 정비사업이 진행되면 대규모 단지가 조성된다는 점에서 단지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또 규모의 경제가 적용돼 사업비도 절감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사업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그러나 여러 개의 단지가 통합해 정비사업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사업진행이 더딜 가능성도 배재 할 수 없다. 단지별로 대지지분이나 용적률, 입지가 달라 사업수익성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그 과정에서 주민들간 갈등이 쉽게 조율되지 못한다. 또 정비사업의 경우 중요한 사항은 대부분 주민 회의에서 결정하게 되는데, 이때 의결권이 있는 구성원의 숫자가 늘어나 의견을 모으는 것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된다.실제로도 여의도 목화, 삼부 아파트의 경우에도 통합 재건축을 시도했지만, 한강 조망에 관한 의견이 조율되지 못해 각각 단독 재건축으로 돌아섰다. 압구정6구역으로 한양아파트 5, 7, 8차의 경우에도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단지별 대지지분이 크게 달라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자 결국 단지별 단독 재건축을 진행하려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다.결국 1기 신도시의 경우에도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려고 한다면 우선 단지별 재건축 사업수익성이나 세대수 등이 비슷해야 유리하다. 또 통합 재건축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기 전에 이후 사업 진행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단지별 협약과 같은 형태의 법적 조치를 해둬야 한다. 선도지구 지정은 1기 신도시 개발의 시작일 뿐이다. 신속하고 원활한 개발을 위해서는 선도지구 지정 이후 고려해야 할 사항이 더 많을 것으로 본다.김예림 변호사.
- [웰컴 소극장]아는 사람 되기·비·가족사진·시간을 칠하는 사람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대학로의 여러 소극장을 비롯한 서울 시내 많은 공연장에서 올라가는 연극에 대한 정보를 접하기란 쉽지 않다. ‘웰컴 소극장’은 개막을 앞두거나 현재 공연 중인 연극 중 눈여겨볼 작품을 매주 토요일 소개한다. <편집자 주>◇연극 ‘아는 사람 되기’ (5월 31일~6월 9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 극단 바바서커스)분단으로 일상의 갈라진 마음을 발견하면서 출발한 작품이다. 3개의 에피소드로 이뤄진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각각의 에피소드는 ‘편견’, ‘대물림된 상흔’, ‘이분법’을 주제로 삼고 있다. 편견, 혐오, 이분법적 사고와 피아구분 등의 위태로운 균열을 딛고 다른 사람과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제45회 서울연극제’ 공식 선정작으로 극작가 겸 연출가 이은진의 작품이다. 배우 김성태, 최주현, 김보나, 김필주, 연솔이, 박성민, 최시아, 정대진, 이상훈 등이 출연한다.◇연극 ‘비(Be)’ (5월 29일~6월 2일 선돌극장 / 창작집단 오늘도 봄)엄마의 생일, 오랜만에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아빠는 서랍장에서 오래된 앨범을 꺼낸다. 가족들은 사진을 보며 추억에 잠긴다. 사진 속 현재와 진재는 쌍둥이 현재다. 진재는 몇 년 전 의문의 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가족들은 각자의 기억 속 진재를 추억하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그러나 대화는 어느새 진재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진다. 채수욱 작·연출 작품. ‘다인 1역’의 실험적 형식으로 위로를 전한다. 배우 홍서준, 백은경, 정서연, 박수연 등이 출연한다. ‘제45회 서울연극제’ 자유경연작이다.◇연극 ‘가족사(死)진’ (5월 29일~6월 9일 동숭무대 소극장 / 극단 몽중자각, 극단 동숭무대)도시 변두리 허름한 골목에 있는 사진관 ‘추억관’은 무슨 사연인지 영정 사진만 찍어준다. 어느 날 한 소년이 이곳을 찾아와 영정 사진을 찍어줄 것을 요구한다. 우연히 엄마의 유서를 발견했다는 것. 유서엔 모든 가족 구성원들의 자살을 결심하는 글이 적혀 있었다. 자살을 막을 방법을 찾던 사진사는 고심 끝에 소년에게 공짜로 가족사진을 찍어주겠다며 가족을 데려오라고 하는데…. 극작가 겸 연출가 김성진의 휴먼 코미디 작품으로 배우 민병욱, 이성순, 김성태, 류지훈, 권겸민, 명인호, 안동기, 김남호, 박인서, 박소연 등이 출연한다. ‘제45회 서울연극제’ 자유경연작이다.◇연극 ‘시간을 칠하는 사람’ (6월 23일까지 성북라이트하우스 / 극단 하땅세)한 사람이 있다. 먼지를 털어내고 페인트를 칠한다. 붓질 한 번에 그때가 떠오르고, 또 한 번 붓질에 그때를 감각한다. 그렇게 기억의 조각을 이어 붙인다. 지워야만 했고, 그려야만 했던 시간들. 시간이라는 벽에 붓질을 한다. 1980년 광주 민주화 항쟁의 시간을 살아온 가족의 기억을 그린 오브제극으로 김민정 작가의 희곡을 연출가 윤시중이 무대화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선보였던 대극장 연극을 작은집 버전의 공연으로 새롭게 재구성했다. 배우 문숙경, 고은별, 이종헌, 김채연, 최수라, 박광선, 김승태, 김예진 등이 출연한다.
- "대학 안 나와도 벤츠 탈 수 있도록" 이우영, 국제기능올림픽 20승 목표(영상)
-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이 지난 20일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에 출연했다. (사진=이데일리TV)[이데일리TV 이혜라 기자]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이 지난 20일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에 출연했다.이우영 이사장은 31년간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 학생들과 직접 소통하며 인적자원의 중요성을 절감했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산학의 중심에서 쌓은 혜안을 인정받아,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에 이어 지난해 말 산인공 이사장을 다시 맡는 진기록을 세웠다. 공공기관장을 두 차례 맡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첫째도 사람, 둘째도 사람, 셋째도 사람이죠. 사람이 중요합니다.”사람으로 많은 것을 이룩한 나라 그리고 누군가에겐 여전히 새로운 기회의 땅, 대한민국. 취임 6개월 차 ‘경력신입’ 이우영 이사장은 공단의 비전이자 역할인 인적자원 개발을 잘 수행해,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디지털화, 포용적 문화 등 조직 혁신을 바탕으로 △직업능력개발 지원 △국가자격시험 집행 △외국인고용지원 등을 성실히 수행하는 게 목표다.그는 특히 올해 ‘외국인 고용인력 지원’ 및 ‘국제기능올림픽 대회 20승 달성’ 등에 주목하고 있다.“(외국인 고용인력 도입)올해 목표가 16만5000명이에요. 선발, 도입, 체류, 귀국하면 본국에서 정착을 잘할 수 있게 하는 모든 프로세스를 지원합니다. 이 과정도 디지털로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이어 그는 중소기업 성장의 토대 또한 인적자원에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이 창조적 생산성을 바탕으로 부가가치나 이익을 많이 가져가면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급여도 같이 상승하면서 복지 등 대우도 좋아지죠. 솔루션은 인적자원 개발에 있습니다. 스킬업, 리스킬링을 국가가 도와줘야 되는 것이고요. 중소기업 고용주들, 사용자들의 마인드도 이에 맞춰 변화해야 합니다.”이 이사장은 숙련기술인이 한국에서 경제활동을 하면서 롤모델이 될 수 있고 숙련기술만 갖춰도 성공할 수 있다는 모델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수한 인재들이 숙련기술인의 길에 들어서도록 유도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했다. “고등학교만 나와도 고급 기술자가 되고, 대학 안 나와도 중상 이상의 생활을 할 수 있게끔 하는 프로그램. 숙련기술에 경제 지식을 접목해 신 숙련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이우영 산인공 이사장이 출연한 ‘신율의 이슈메이커’ 본방송은 24일 오후 10시 케이블, 스카이라이프, IPTV 이데일리TV 채널에서 방영했다.※ 전체 내용은 동영상과 대담 전문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용보도시 프로그램명 이데일리TV ‘신율의 이슈메이커’를 밝혀주십시오.○녹화일 : 2024년 5월 20일(월)○방영일 : 2024년 5월 24일(금)○진 행 :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혜라 이데일리TV 기자○대 담 :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이혜라: 우리나라가 사람으로 많은 발전을 이뤘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답은 사람에 있다는 것을 알고 실천 중인 곳이죠. 인적자원 개발을 위해 노력 중인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우영 이사장과 오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이우영: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신율: 산업인력공단에 가신 지 얼마나 되셨죠?▶이우영: 6개월 조금 지났습니다.▷신율: 그래도 원래 그쪽 분야에 계속 계셨고. 제가 알기로는 공대 박사학위 받으시고 계속 교수 생활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이우영: 31년 3개월 하고요.▷신율: 31년 3개월이요.▶이우영: 제 전공이 기계공학인데요. 한국기술교육대학교라고요. 중간에 2014년부터 3년간 한국폴리텍대학이라고 있습니다. 거기서 또 직업훈련과 인적자원 개발에 관련된 훈련을 하는 대학에서 3년간 이사장을 하면서 관련 경력을 쌓았습니다.▷이혜라: 산인공 오신 지 6개월 됐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홈페이지 가보니까 산인공이 하는 것이 너무 많아요. 대표적으로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소개해 주시죠.▶이우영: 우리가 크게 여섯 가지 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대표사업이라고 하면 중소기업을 돕는 일, 중소기업 재직 근로자를 위한 인적자원 개발, 그러니까 그걸 HRD라고 하죠. 우리가 산업인력공단을 영어 명칭으로 휴먼 리소스 디벨롭먼트라고도 하죠.잘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중소기업 비중이 90% 가까이 되지 않습니까. 중소기업 재직 근로자 또는 중소기업의 성장을 돕는 인적자원 개발에 관련된 지원하는 종합적인 일을 제일 크게 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중견기업은 HRD를 전담하는 부서라든가 인력이 (대기업에 비해)없죠. 그래서 우리 인력공단이 ‘능력 개발 전담 주치의’라고 닥터라고 하는데요. 전국에 213명의 우리 공단 직원이 직접 그런 곳을 찾아가서 유연하게. 마치 우리가 넷플릭스나 등 OTT식으로 원하는 영화만 골라볼 수 있게 하지 않습니까. 요새는 유연하게 하면서 기업이 참여하기 쉽게 많은 규제를 없애줬어요. 참여 조건이라든가 훈련 시간에 대한 기준이라든가. 그래서 훈련비는 많이 전폭적으로 지원해 드리고. 세금과 고용보험 등 비용으로 하니까 그래서 ‘찾아가는 인적자원 개발 서비스’가 우리 주력사업이고요. 중소기업 인적자원 개발을 도와주는 사업이고요.두 번째는 자격증이 국가기술 자격하고 전문 자격하고 둘로 나누거든요. 1년에 한 450만 명이 시험을 봅니다. 근데 국가기술 자격은 1년에 한 400만 명이 보고, 전문 자격이라고 해서 세무사, 공인중개사 이런 자격은 각 부처에서 주는 건데 한 40만 명 돼요. 둘 다 합치면 자격 종목이 한 534개 정도 되거든요. 365일 국가기술 자격, 전문 자격에 대한 출제, 시행, 채점, 합격증 발급, 자격증 발급의 모든 프로세스를 하고 있죠. 지금은 이 모든 프로세스를 저희들이 가급적 디지털화시켜서 인공지능과 디지털 데이터를 접목해 모바일로도 쉽게 접근해 신청도 하고 접수도 하고요. 자격증 발급도 하는 프로세스로 가고 있는 게 두 번째 큰 사업이에요.또 ‘E-9 비자’라고 하는데. 고용허가제, EPS(Employment Permit System)라고 합니다. ‘임플로이먼트 퍼밋 시스템’이라고 부르는데. 16개국, 동남아에 저희 EPS 센터가 있어요. 현재 16개국이고 내년에 타지키스탄까지 17개국으로 늘어나게 되고요. 작년에 외국 인력이 10만 141명인가가 들어왔고요. 올해 목표는 16만 5000명이에요. 왜냐하면 지금 우리 국내에 빈일자리가 굉장히 많습니다. 내국인들이 선호하지 않는 자리들이죠. 그런 자리를 채워주는 거죠. 그래서 올해 목표가 16만 5000명이에요. 작년 같은 경우 한 달에 9000명 가까이 들어왔어요. 엄청난 분들이 들어오신 거죠. 그래서 그분들을 선발을 하는데. 선발, 도입, 체류, 귀국하면 자기 본국에서 정착을 잘할 수 있게 하는 모든 프로세스를 해드리고 있어요. 그런 과정도 저희들이 디지털 시험을 통해서, 이제는 페이퍼로 하지 않고 간편하게 선발만 되면 들어오실 수 있게 해드리는 그런 혁신적인 프로세스를 지금 많이 도입하고 있죠.이렇게 세 가지 주력 사업이 있고요. 이 외에 또 올해 중요한 화두는 올해 9월에 국제기능올림픽이 또 있습니다. 숙련기술인 양성, 대한민국 명장을 선발하고, 주니어 청년들에 대한 숙련 형성을 시켜준다든지 이런 프로세스를 산인공이 하고 있습니다.또 일과 학습을 병행하게 하면서 자격을 취득하게 하고 기술을 익히게 하는 모든 것들을 인프라를 지원하고 훈련비도 지원하는 사업들까지 하고 있죠. 또 한 가지는 외국 인력이 들어오면 우리 청년들도 외국에 내보내서 취업시키고 외국에서 일 경험을 하게 하는 사업들도 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이제 이런 나라들은 주로 미국, 일본, 호주, 싱가폴 이런 나라들에 많이 보내고 있죠.▷신율: 해외개발공사라고 옛날에 있었어요.▶이우영: 코트라, 무역공사죠. 거기랑 우리가 협업합니다. 무역협회도 있고요. 코트라는 전 세계에 지점이 한 101개 정도 있어요. 저희들이 코트라가 가지고 있는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우리 청년들이 원하면 글로벌 마인드를 심어주는 거죠. 국내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DNA를 가진 우리 청년들이 있는가 하면 외국에 나가서 다양한 일을 하면서 다이내믹하게 일하고 싶어 하는 DNA를 가진 청년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청년들을 해외에서 다양하게 일 경험을 할 수 있게 교육도 훈련하고, 정착금도 지원하는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이혜라: 지난해 우리나라에 외국 인력 도입된 수가 사상 처음으로 10만 명 넘었다고 하셨는데, 사업 수행을 잘하는 비결이 있나요?▶이우영: 올해가 외국인 고용 허가 20주년이 되는 해고, 8월에 고용허가제 행사를 하는데요. 외국에 나가 있는 성공한 근로자들도 들어오시고, 외국 대사님들도 다 모여서 성과를 공유하고 앞으로 어떻게 확산할 건가를 논의할 것입니다. 우리가 20년 동안 해왔으니까 상당히 많은 경험 노하우가 축적돼 있죠. 전문성 있는 우리 직원분들이 계속 그 일을 맡아서 하고 있고요. 그 과정 속에서 많은 혁신을 이루어 나가고 있습니다.예컨대 작년, 재작년까지만 해도 외국분이 선발 시험을 보고 비자 발급을 받아서 국내에 들어오실 때 한꺼번에 많이 들어올 때는 전세기 띄워서 들어오거든요. 그럴 때 과거에는 한 4개월 정도 걸렸던 프로세스를 최근에는 1.5개월까지 줄였어요. 가능했던 이유는 디지털화, 또 법무부와 신속한 비자 협력 프로세스를 개선을 한 것이고요. 우리 직원분들이 인천공항에 8명이 파견나가서 상주해 있어요. 매일매일 외국분들이 들어 오니까요. 그래서 우리 직원분들이 법무부와 협업을 해서 비자 받고 들어오고 입국 절차, 건강검진 이런 것들을 다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토털 케어죠. 그런 부분들을 저희들이 매뉴얼화하고 시스템화하고. 그 역량을 축적해 감당할 수 있습니다.문제는 기자님이 언급한 것처럼 올해가 고비입니다. 왜냐하면 16만 5000명이 목표인데 작년에 10만 명이에요. 6만 5000 명 늘어났죠. 근데 그전이 8만 8000 명이었어요. 그 전이 6만 6000 명이었어요. 계속 늘어나는 추세고. 그런데 우리 직원분들이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도 인력이 많이 부족한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 부분은 정부에 많은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신율: 핵심적인 문제는 우리가 가사도우미 혹은 베이비시터 같은 분들을 외국 인력을 고용하고 싶다는 얘기가 나왔을 때, 제일 논란거리가 됐던 게 ‘최저임금을 적용을 해야 되는가’ 아니면 ‘그렇게 되면 의미가 없다’는 거였거든요. 외국인 고용 문제 이런 부분도 같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어요?▶이우영: 중요한 이슈죠. 동남아 16개국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일본도 아니고, 싱가포르도 아니고, 대만도 아니고 가장 먼저 선호하는데. 그 이유는 우리나라는 내국인, 외국인 차별 없이 최저임금을 적용하죠. 싱가포르는 최저임금 제도가 아예 없어요. 일본도 아마 자료를 보면 일본이 우리의 한 3분의 2 정도나 2분의 1 수준일 겁니다.▷신율: 최저임금이요?▶이우영: 최저임금은 그보다 높은데 외국인들이 받는 임금이요. 우리나라는 외국 분에 대해서 인권도 잘 돼 있어요. 또 최저임금도 보장해 주니까 본인들이 열심히 일하면 본국에 가서 정착하는 데 큰 도움이 되니까 많이 들어오려고 하시죠.신율 교수님 말씀하신 것처럼 외국인 가사 근로자가 시범적으로 9월 쯤 들어올 것 같은데 지금 공고가 났고 필리핀에서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가계에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고 걱정을 하실 것 같습니다. 그 부분을 어떻게 할 건가 하는 부분은 숙제일 것 같기는 한데. 정책적으로 보니까 적어도 하루 8시간 이렇게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최저 시간을 6시간인가 얼마를 보장하되 그 이상은 안 해도 되는 것 같은데요. 근데 지금 시범적으로 100명 정도가 들어올 예정이니까 시범사업을 해보면서 개선할 점 있으면 개선해 나가야 될 것 같아요. 문제는 가사근로자를 희망하시는 분들을 조사해 보면 꽤 있습니다.▷신율: 우리나라에서 한 분 모시면 나가는 비용 지출이 너무 많으니까 그 부담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을 텐데. 똑같으면 문제가 좀 다르죠.▶이우영: 맞습니다. 그 부분을 어떻게 해야 될 건가가 사회적 이슈가 될 것 같기는 하지만 우리가 풀어나가야 될 숙제인 것 같습니다.▷이혜라: 앞서 중소기업에서 인적자원 개발 등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등을 지원하신다고 하셨잖아요. 중소기업과 근로자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말씀 주시겠어요?▶이우영: 장기적으로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는 첫째도 사람, 둘째도 사람, 셋째도 사람이죠.사람의 역량 강화, 사람이 할 수 있는 스킬을 높여주는 거죠. 잘 아시다시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기술도 바뀌지만 사회와 경제적 환경도 같이 바뀌고 있죠. 일하는 문화도 바뀌고 있죠. 굉장히 빨리 바뀌고 있지 않습니까. 중소기업이라고 예외는 아니죠. 더 심각한 건 대기업 또는 중견, 중소기업 간의 일하는 환경의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는데 그걸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우수한 인재를 많이 양성해 주고, 독일의 미텔슈탄트처럼 세계 최고의 기업들을 독일이나 일본은 중소, 중견기업으로 갖고 있는데 생산성이 높다는 거죠. 그것도 그냥 생산성이 아니고 저는 그걸 창조적 생산성이라고 표현하는데요. 중소기업이 창조적 생산성을 가지면서 단가를 높이고 부가가치나 이익을 많이 가져가게 함으로써 중소기업 근로자들도 그만큼 대우를 받고 급여도 같이 상승하면서 복지라든가 끌어갈 수 있게 되는데 문제는 결국 솔루션은 인적자원 개발에 있다. 스킬업, 리스킬링 그걸 국가가 도와줘야 된다는 것이고요. 중소기업 고용주들, 사용자들의 마인드도 거기에 맞춰서 기업 문화도 같이 바뀌어야 되죠. 기업 문화의 핵심은 바로 품격 있는 조직 문화죠. 젊은 분들이 중소기업에서 취직할 때 조직 문화, 품격 있는 그런 데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많지 않습니까. 근무 환경도요. 요즘 젊은 분들은 워라밸,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고 복리후생, 급여, 또 워크스페이스 등 일하는 환경을 잘 꾸며놓고 스마트하게 일할 수 있는 그러한 환경을 구축해 주는 스마트한 조직 문화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죠. 그 부분을 많이 신경 쓰게 해야 되니까 저희들이 인적자원 개발뿐만 아니고 중소기업체를 찾아가면서 스마트한 품격 있는 조직 문화까지 중소기업이 가질 수 있게 도와드리는 게 우리 공단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신율: 도와주신다는 게 금전적으로 지원해 주신다는 건가요?▶이우영: 다 합니다. 제도적으로, 시스템적으로, 금전적으로 다 지원해 드리죠. 금전이라고 하면 고용주가 부담해야 될 인적자원 개발에 필요한 비용들이 많거든요. 훈련 비용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당연히 정부가 100% 다 해줍니다. 중소기업은 고용보험 납부에 250%까지를 훈련비로 지원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최소 제 기억에 200만 원부터 250% 고용보험 납부에. 필요하면 공동훈련센터를 구축해서 시설과 장비와 인프라까지도 1년에 한 7억~10억 지원해 드리고요. 훈련 여건도, 훈련비도 지원해드리고. 필요한 노하우, 교육 프로그램도 저희들이 진단해서 아까 말씀드린 능력 개발 전담 주치의라고 하는 우리 전문가 직원분들이 찾아가서. 태블릿 PC에 요새 인공지능을 프로그램에 탑재했거든요. 그 기업을 진단합니다. 진단해서 이 기업이 가지고 있는 인적자원 개발의 총량은 얼마큼 되고, 한 단계 뛰어넘으려면 어떤 훈련 프로그램을, 어떻게 지원해 드리면 되겠다. 만약 외부에 어떤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그러면 외부의 전문가들도 매칭시켜서 같이 협력하는 체제로 지원하겠다. 저희들이 작년부터 그 사업은 핵심 사업으로 해서 저희 공단이 고용노동부가 담당하고 있는 국정과제 12개 중에서 아까 말씀드린 여러 사업들 7개의 국정과제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산업인력공단이 많은 국정과제에서 이렇게 다 참여하고 있고 우리 직원분들이 전문가로서의 길을 하나씩 지원해 드리고 있습니다.▷이혜라: 올해 하반기에 국제기능올림픽대회 한다고요. 우리나라가 19차례나 우승을 했다고 해요. 근데 최근 들어서는 성적이 다소 부진했다고 하는데, 올해는 성과 잘 거둬야 되잖아요. 이걸 위해서 정부와 공단이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부분이 있을까요?▶이우영: 올해 목표는 20승이에요.▷신율: 옛날에 박정희 정권 시절이나 이럴 때는 우리가 국제기능 올림픽 나가서 휩쓸고, 그때 화환도 목에 걸었죠.▶이우영: 맞습니다. 우리가 처음으로 국제기능올림픽에 출전한 게 1967년이에요. 일본이 1962년에 첫 출전했고요. 우리가 그로부터 약 10년 후에 종합우승을 했습니다. 그 이후에 거의 우승을 빼놓지 않고 다 했어요. 우승 19번 했는데. 최근 세 번의 대회에서 아쉽게 2등, 3등, 2등을 했어요. 중국이 항상 1등 했고요. 두 번째는 우리가 3등을 했는데 그때 2등이 브라질이었고요. 2년마다 하는데 지난번 대회에서 중국이 1위를 했고요. 이번에 프랑스 리옹에서 하거든요. 9월인데 47개 종목에 출전하는데 57명 선수가요. 이번에 20승까지 하고 마무리하자고 하고 있거든요. 이유는 2년 뒤에 상하이라 텃세가 있을 것 같아서. 이번에 20승 한번 해보자 해서 지금 금메달 13개 따면 가능할 것 같은데요 지난번 2등할 때 11개였더라고요. 13개만 해보자 해서 저희들이 가서 지원하고 있어요. 지금 18개 훈련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거든요. 우리 본부에서도 하고 있지만. 정신 무장, 멘탈 강화하는 프로그램도 하고. 또 88개국이 출전하니까 어학도요. 시험 문제가 갑자기 튀어나오니까. 그래서 그런 것도 해서 이번 9월에 갑니다. 많이 기원해 주십시오. 1등 해야죠.▷신율: 우리가 제일 강한 종목이 어떤 쪽이에요?▶이우영: 최근에 우리가 웹디자인은 3회 연속 우승했고요. 그다음에 디지털IT분야. 이 분야 우리가 한 네 번 우승한 것 같아요. 국제기능올림픽도 새로운 신기술 종목들이 많이 들어오고요. 제과제빵 이런 것들도 있었는데 그 부분은 흡수됐고. 목공은 계속하고 있는데 과거에 제관, 금속 구부리고 이런 건 없어졌어요. 선정 기준이 일정 국가 이상의 선수가 참여해야만 이 종목에 들어가는데 오래된 전통 산업들 중에서 오래된 것은 빠져나가고 새로운 첨단 신기술 분야인 화학, 신기술 이런 거 업데이트된 것들이 들어오니까. 신기술에 대한 부분도 우리들이 많이 프로그램 개발하고 훈련해야 되죠.▷이혜라: 우리나라가 취약한 분야는 어떤 쪽이에요?▶이우영: 막 취약하다고 할 수 없는데. 환경, 화학에 관련된 부분을 저희들이 아직 훈련을 못 시키고 있어요. 신기술 분야에서도 우리가 약한 부분이 있죠. 왜 그러냐면 훈련 선수를 선발하는데 지방기능경기대회를 거쳐서 전국기능경기대회를 거쳐서 선발된 1, 2, 3등이 훈련을 1년 동안 해서 나가는 건데. 문제는 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출전하는 선수가 10년 전에 8000명이었는데 올해 4000명으로 반토막이 났어요. 청년 인구가 9% 감소할 동안에 기능올림픽 출전하는 우리 선수들은 50%가 감소했어요. 사회문화적 현상도 있고, 숙련 기술에 대한 우려에 대한 것도 옛날보다 많이 약화가 된 부분이 있고. 더 중요한 건 특성화고나 실업계고나 훈련시키는 기관들의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옛날만큼 선생님들 풀이 많지 않고 열정도 많이 약화된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서 올해부터 어떻게 할 건가. 저변 확대죠. 국제기능올림픽은 18세부터 25세까지로 나이가 제한되어 있고 평생 딱 한 번만 출전할 수 있거든요. 원타임이죠. 그것을 어떻게 우리가 학생들한테 많이 알려서 숙련기술인이 대한민국에서 경제활동을 하면서 롤모델로, 사회에서 공부 많이 안 해도 숙련 기술만 갖춰도 성공할 수 있다는 모델을 많이 만들어서 많이 숙련기술 길로 진입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신율: 산업인력공단에서도 물론 그걸 당연히 하셔야 되지만. 사회적 분위기도 뒷받침을 해줘야 돼요. 예를 들면 독일 같은 경우는 마이스터고등학교에서 마이스터라는 게 꼭 장인이다 이게 아닙니다. 기숙사 전체를 관리하시는 분이나 아파트 전체를 관리하시는 분을 ‘하우스 마이스터’라고 얘기를 하거든요. 전 독일에서 유학할 때 기숙사 관리하시는 ‘하우스 마이스터’가 벤츠를 타고 다녔어요. 독일에서도 벤츠는 고급차거든요. 우리나라도 그런 식으로 활성화될 필요가 있습니다.▶이우영: 고등학교만 나와도 고급 기술자가 되고, 대학 안 나와도 벤츠 타고 다니고요. 중상 이상의 생활을 할 수 있게끔 하는 그러니까 숙련 기술 플러스 경제에 관련된 지식을 같이 접목을 시켜서 새로운 신숙련 기술 인재를 양성을 해야 되겠다는 게 제 생각이고 그 프로그램을 지금 만들고 있습니다.▷신율: 앞으로 진짜 하실 일이 많으시고,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아무나 못하는 거예요.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이우영: 고맙습니다.
- 초능력 따윈 없어도 괜찮아, 아직 살아갈 날 있으니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어른이 어디 있냐, 세상에? 나이 많으면 다 어른이냐.” (단막극 ‘슈퍼 마트’)“떠나기도 졸X 힘들다. 갑자기 전 우주가 덤벼들어 못 가게 막는 듯. 평소엔 관심도 없더만.” (단막극 ‘초능력 갤러리’)국립극단 청소년극 단막극 연작 ‘슈퍼 파워’ 중 ‘슈퍼마트’의 한 장면. (사진=국립극단)‘슈퍼 파워’. 한국어로 ‘초능력’이다. 슈퍼 히어로 영화가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슈퍼 히어로는 없다. 지금 우리 주변에 있는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날 것 그대로 있을 뿐이다.국립극단 청소년극 신작 ‘슈퍼 파워’가 지난 9일부터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관객과 만나고 있다. 두 편의 단막극을 연작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연출가 윤혜진이 극작가 박근형의 ‘슈퍼마트’, 극작가 이미경의 ‘초능력 갤러리’을 하나로 묶었다. 제목 ‘슈퍼 파워’는 청소년이 갖고 싶어하는 초인적인 힘에 대한 상상을 의미한다.‘슈퍼마트’는 낡은 집에서 아버지와 함께 사는 16세 소녀 연이의 이야기다. 어머니는 오래전 집을 나갔고, 아버지는 쓰러져 식물인간처럼 꼼짝도 하지 못한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가장(家長)이 된 연이는 학교도 때려치우고 아버지의 간병인을 구하기 위해 돈을 번다. 집 근처 마트만이 연이의 유일한 해방구다.연이가 겪는 현실 속 이야기는 10대의 일상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시궁창이다. ‘청춘예찬’ ‘경숙이, 경숙 아버지’ 등 소시민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그려온 박근형 작가의 색깔이 묻어난다. 절망적인 이야기는 연이가 집에 데리고 온 ‘냉동 고양이’의 등장으로 조금씩 변해간다. 연이의 아버지와 고양이가 주고받는 동화 같은 환상이 연이의 삶에 작은 빛을 비춘다.국립극단 청소년극 단막극 연작 ‘슈퍼 파워’ 중 ‘초능력 갤러리’의 한 장면. (사진=국립극단)‘초능력 갤러리’는 인터넷 커뮤니티 ‘초능력 갤러리’에서 만난 10대 청소년 단우, 루이, 하울, 세훈의 이야기다. 초능력 갤러리는 이름과 달리 10대들이 자신들의 우울함을 달래기 위해 모인 공간. 그러나 더 나아지지 않는 일상에 네 청소년은 지긋지긋한 세상과 작별하기로 마음을 먹는다.자살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룬 작품이다. 그러나 분위기는 더없이 유쾌하다. 세상을 떠나려는 네 청소년의 여정은 한강 다리와 고층 빌딩 옥상을 거쳐 모텔까지 이른다. 그러나 자꾸만 생겨나는 뜻하지 않은 소동으로 죽음을 향한 결심은 점점 멀어져만 간다. 아이들은 어느 새 자신들이 왜 죽으려고 했는지 이유마저 잃어버린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자신들의 우울함을 누군가 알아주는 것뿐이다.‘슈퍼 파워’는 ‘청소년의 이야기는 밝고 희망적이어야 한다’는 선입견을 깨부순다. 청소년은 하나의 정형화된 이미지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연이처럼 너무 빨리 어른이 될 것을 강요받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단우·루이·하울·세훈처럼 남들의 무관심 속에 죽음까지 고민하는 아이들도 있다. 작품은 이들을 위해 섣부른 위로나 희망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만 공연이 끝날 무렵 두 연작이 느슨하게 교차하는 장면을 통해 청소년의 공감과 연대가 작은 희망이 될 수 있음을 넌지시 전한다.국립극단 청소년극 단막극 연작 ‘슈퍼 파워’ 중 ‘슈퍼마트’의 한 장면. (사진=국립극단)청소년극이지만 술, 담배, 욕설 등 자극적인 요소들이 아무렇지 않게 등장한다. 청소년 시절을 이미 지나온 관객이라면 ‘청소년극이 이래도 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 23일 단체 관람으로 공연장을 찾은 10대 아이들은 너나 나나 할 것이 작품에 몰입한 모습이었다. 에버랜드와 아이돌 그룹 NCT 등을 언급한 대사에선 킥킥거리는 웃음도 터져나왔다.청소년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어리지 않다. 초능력 없이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존재다. 배우 강서희, 김하람, 마두영, 송석근, 최순진, 황순미가 각각의 연작에서 서로 다른 역할로 열연을 펼친다. 오는 6월 1일까지 공연한다.국립극단 청소년극 단막극 연작 ‘슈퍼 파워’ 중 ‘초능력 갤러리’의 한 장면. (사진=국립극단)
- 혈변·복통 있다면 염증성 장질환 의심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매년 5월 19일은 ‘세계 염증성 장질환의 날(World IBD Day)’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설사, 혈변,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난치성 질환이며, 국내 환자 수는 2022년 기준 약 8만 6천 명으로 그 수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한 염증성 장질환,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고성준 교수의 도움말로 염증성 장질환에 대해 알아본다.염증성 장질환은 원인을 모르는 장내 염증반응이 오랜 기간 지속되어 복통, 설사, 혈변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크게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으로 나뉜다. 과거에는 서구에서 발병률이 높았으나, 최근 10년 사이 우리나라에서도 발병률이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아직까지 염증성 장질환의 명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다. 환자가 가지고 있는 유전적 요인이 중요하며, 장내미생물이나 식이, 약물, 흡연과 같은 다양한 환경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1차 직계 가족의 경우, 발생 위험도가 일반인에 비해 약 20배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강직성 척추염, 건선, 포도막염과 같은 면역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적게는 수배에서 많게는 수십배까지 염증성 장질환의 발생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궤양성 대장염궤양성 대장염은 염증이 대장에만 침범하는 질환이며, 주요 증상으로 혈변, 설사, 점액변 등이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조절되지 않는 염증 때문에 수술을 받는 경우가 있으며, 염증이 오래되면 대장암과 같은 중증 합병증의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주로 20~40대에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60세 이상의 고령에서도 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궤양성 대장염은 주로 점막의 얕은 층에서 염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크론병 환자에서 나타나는 협착이나 천공과 같은 합병증은 잘 발생하지 않는다.◇ 크론병크론병은 궤양성 대장염과 달리 입부터 항문까지 모든 소화기관에 걸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장의 전층을 침범하는 염증이 깊게 발생하기 때문에 내시경을 해보면 깊은 궤양을 확인할 수 있으며, 협착이나 농양, 천공, 누공 등의 합병증이 쉽게 생길 수 있다. 주로 10~20대에 많이 발병하며 연령대가 낮은 만큼 유전적 요인이 발병이 중요한 것으로 추정된다.복통과 설사가 흔한 증상이지만, 이러한 증상은 과민성대장증후군과 유사하기 때문에 가볍게 여겨질 수 있다. 또한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호전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이 늦어지거나 합병증이 발생된 상태에서 진단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젊은 나이에 반복적인 복통과 설사가 있거나 체중 감소를 동반하는 경우, 과거에 치루, 치열, 항문 주위 농양으로 치료 경험이 있는 경우, 염증성 장질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건선이나 강직성 척추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꼭 크론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고성준 교수는 “만성적인 소화기 증상을 보이며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특징적인 소견이 있거나 조직 검사 후 만성 염증이 확인되면 각각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으로 진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궤양성 대장염은 대장내시경을 통해 검사하고 진단하는데 4주 이상의 설사, 혈변이나 점액변을 동반한 대변·설사, 항문 주위 농양 등이 있다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대변 검사를 통해 ‘칼프로텍틴’이라는 항목을 측정하는 검사 방법도 시행하고 있다. 칼프로텍틴 검사에서 정상 소견을 보인다면 궤양성 대장염의 가능성이 매우 낮다. 따라서 모든 환자에서 반드시 대장내시경을 할 필요 없이, 칼프로텍틴 검사로 간편하게 선별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반면 크론병은 소장을 침범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대장내시경에 추가로 CT나 MRI 검사를 통해 소장에 대한 평가도 진행해야 한다. 크론병은 일반적으로 진단 시점에서 합병증이 없는 경우가 약 80%이며, 나머지는 협착이나 농양과 같은 합병증이 동반된 상태로 진단된다. 염증성 장질환의 대표적인 치료 방법으로는 약물 치료가 있다.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을 없애고 장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천공, 협착, 대장암 등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한 치료 목적이다. 약물 치료는 손상된 장 점막의 회복을 돕고, 염증 정도를 낮춰 수술의 위험을 줄이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염증의 범위가 적고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 항염증제인 5-ASA 약제를 경구 복용 또는 항문에 주입한다. 반면 염증 범위가 넓고 정도가 심하면 면역을 조절하는 스테로이드 약제나 면역억제제(아자치오프린 등)가 사용된다. 이러한 약제가 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이 있는 경우에는 생물학제제나 소분자 약제 등을 사용한다.약물치료의 효과가 없거나 협착, 천공, 대장암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면 수술 치료를 고려한다. 궤양성 대장염은 보통 대장 전체를 들어내는 수술을 진행하며, 크론병은 염증이 생긴 부분을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시행한다. 수술 치료는 염증 부위를 모두 제거한다는 점에서 치료 효과는 높지만, 일상생활에서 여러 가지 불편함이 따를 수 있다.◇ 최근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생활 속에서의 예방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① 설사, 혈변, 반복적인 복통,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염증성 장질환 전문의와 면담하는 것이 좋다.② 고위험군(환자의 형제, 자매, 자제 등)은 발병 위험도가 일반인에 비해 약 20배 증가하므로, 증상이 없더라도 1년에 한 번 ‘칼프로텍틴’ 검사를 하면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된다.③ 항생제나 소염진통제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고 장기적 사용은 피한다.④ 너무 짜거나 단 음식은 장내 염증을 촉발할 수 있어 가급적 줄이고,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건강한 장내미생물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⑤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돼지고기 혹은 소고기 등 육류보다는 생선과 같은 종류의 단백질을 섭취한다.⑥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충분한 수면, 애완동물 기르기 등도 건강한 장내미생물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성준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난치성 질환인 만큼 장기적인 관리와 천공, 농양, 대장암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서 “합병증이 없는 상태에서 조기에 진단을 받고 약물 치료로 염증 상태를 적절히 관리한다면, 평생 일상생활을 잘 유지할 수 있는 질환이라는 것을 알아두셨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 패션의 완성은 신발…고대부터 현대까지 신발의 역사·문화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국립대구박물관은 오는 9월 22일까지 개관 30주년 기념 특별전 ‘한국의 신발, 발과 신’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우리나라 신발의 역사와 문화를 다룬다. 발의 진화부터 짚신과 나막신, 금동신발과 왕실의 신발, 신발이 있는 풍속화와 초상화까지 신발 관련 자료를 한자리에 모았다. 무령왕비 금동신발, 식리총 금동신발, 원이 엄마 한글 편지와 미투리, 영친왕비 청석, 안동 태사묘 복식 유물 일괄, 성철스님 고무신 등 316건 531점을 선보인다.발목 낮은 가죽신 혜(사진=국립대구박물관).예부터 신발은 발을 보호하는 기능을 넘어 사회와 문화를 담고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이었다. 신발은 ‘신’과 ‘발’이 합쳐진 말로 ‘신다’라는 동사에서 나왔다. 신발은 다양한 형태와 재료로 만들었고, 제작 방법도 다양했다. 고대부터 조선시대까지는 신분에 따라 각기 다른 신발을 신기도 했다. 이처럼 발을 보호하기 위한 신발은 점차 사회문화적 의미를 가지게 됐다.전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신발과 재료, 신발 제작과 관련된 공간을 연출했다. 삼한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흔하게 신었던 짚신과 미투리도 살펴봤다. 신분제 사회에서 권력을 나타냈던 의례용 신발과 신하의 발목 높은 가죽신 등을 볼 수 있다. 기후를 극복했던 신발도 소개한다. 비오는 날 신었던 삼국시대 나막신부터 조선시대 나막신, 기름먹인 가죽신인 징신 등을 전시해 놓았다. 조선시대 장례용 신발인 습신과 삼국시대 금동신발 등을 통해 무덤에 넣은 부장품으로서 신발의 의미와 죽은 이에 대한 추모, 내세관도 엿볼 수 있다.무령왕비 금동신발(사진=국립대구박물관).
- 詩人 신경림 잠들다…문재인 “올곧은 어른”, 조국 “짠지 같은 시”
-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 시집 ‘농무’, ‘가난한 사랑노래’ 등을 쓴 문단의 원로 故 신경림 시인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사진=뉴스1).[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시집 ‘농무’, ‘가난한 사랑노래’ 등을 쓴 신경림 시인의 별세에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오전 88세 일기로 별세한 고인은 시대를 외면하지 않고 민중의 굴곡진 삶을 천착해온 문단계 대표 민중시인이다.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추모의 글을 올려 유족들을 위로했다. 빈소에는 근조 화환도 보냈다. 윤석열 대통령도 근조 화환을 보내 추모했다. 문 전 대통령은 고인에 대해 “마지막까지 현역이었던 시인은 우리 문화예술계뿐 아니라 이 시대의 올곧은 어른으로서 우리 사회의 버팀목이셨다”며 “민중의 삶과 아픔을 노래한 수많은 시편이 지치고 힘든 일상을 살아내는 이들에게 큰 위로와 힘을 주었듯 선생님이 세상에 두고 간 시들은 우리의 마음을 오래도록 울릴 것”이라고 적었다.이어 “시인은 특히나 손녀 손자를 예뻐하셨다고 들었다. 가족분들께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쉬운 시로 민중과 함께 하고자 했던 시인의 치열했던 시정신이 오래오래 우리와 함께 하길 기원한다”고 했다. 시집 ‘농무’, ‘가난한 사랑노래’ 등을 쓴 문단의 원로 신경림 시인이 22일 오전 8시17분께 별세했다. 암으로 투병하던 신 시인은 이날 오전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숨을 거뒀다(사진=연합뉴스).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시인의 타계 소식에 “회한은 매미껍질처럼 남겨두고 편히 가셔라”라고 추모했다. 조 대표는 “군화 신은 이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시인은 사람 이야기를 썼다. 삶을 질박하게 노래했다”면서 “천상의 언어나 악마의 절규가 아니라, 내 형제자매와 우리 부모님이 밥상머리에서 하는 말로 시집을 채웠다. 물 말은 밥에 짠지 같은 시”라고 추억했다. 그러면서 “그 세상은 지나간 줄 알았는데, 아직도 입을 틀어막는 주먹이 있다”며 “편히 가십시오. 저희가 잘 하겠다”고 덧붙였다.시인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 못난 사람 편에 서서 가장 따뜻한 시를 썼던 분”이라며 “우리 현대시의 아버지 같은 분으로 그가 없는 한국 문단, 한국 시단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애도했다. 이어 “내년이 시집 ‘농무’를 펴낸 지 50년이 되는 해”라면서 “우리나라의 시가 모더니즘에서 리얼리즘으로 전환하는 시작을 열고, 민중의 그늘진 삶에 천착해온 시인”이라고 기억했다.최영미 시인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내가 아는 신경림 선생님은 정직하고 선량하고 욕심 없는 분이었다”며 “‘정직’을 나는 가장 높이 사고 싶다”고 밝혔다. 최 시인은 이어 “한국 문단에서 드물게 말과 생각이 따로 놀지 않았던 분. 누구처럼 술자리에서 여성 문인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았고 (중략) 나중에 ‘미투’가 유행할 때 페미니스트인 척하지도 않았다. 어린아이처럼 맑은 동심을 간직했으면서 동시에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예리한 눈을 가졌던 시인”이라고 추억했다.고인은 민중들의 굴곡진 생활과 애환 등을 친근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해온 민중시인이었다. 첫 시집이자 대표작이 된 ‘농무’는 민중시의 전범이자 1970년대 한국시를 상징하는 작품이다.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로 시작되는 그의 시 ‘가난한 사랑노래’는 많은 독자들이 애송시로 꼽는다.암 투병 중이던 시인은 이날 오전 8시17분께 경기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숨을 거뒀다. 한국시인협회, 한국소설가협회, 한국평론가협회 등 문인 단체들은 고인의 장례를 대한민국 문인장으로 치르기로 뜻을 모았다. 발인은 25일 오전, 장지는 충주시 노은면의 선영이다.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 시집 ‘농무’, ‘가난한 사랑노래’ 등을 쓴 문단의 원로 故 신경림 시인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