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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C, 자연재해 영향에도 올 2분기 실적 선전…방일 여행 수요 여전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일본 사후 면세점 운영 전문기업 JTC(950170)(공동대표 구철모 야마모토 후미야)는 자연재해로 인한 일시적인 방일 관광 위축에도 지난 분기와 유사한 수준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실적 방어에 선전했다.JTC는 30일 공시를 통해 회계연도(FY) 2024년 2분기(6~8월) 실적을 발표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776억3408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지난해 손자회사 지분 매각에 따른 일회성 효과를 제거하면 전년동기 대비 858.7% 증가한 91억7880만원(영업이익률 11.8%), 당기순이익은 71억1870만원(당기순이익률 9.2%)으로 나타났다.2분기 실적 배경에 대해 관계자는 “지난 8월 일본 규슈 남부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 지진이 발생면서 일본 정부가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를 발표해 9월까지 방일 단체 여행이 잇따라 취소된 데다, 강력한 태풍 ‘산산’이 규슈 지역 전반에 영향을 주면서 해당 지역의 항공 및 크루즈가 대부분 결항되는 등 자연재해의 영향이 있었다”면서, “자연재해 영향에도 불구하고 3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고, 회사의 마진율 또한 지속적인 경영효율화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 이전 대비 상회하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중국의 일본 해산물 수입 금지 조치가 점진적으로 해제돼 양국 간 갈등이 봉합되면서 동계시즌 항공노선 증편 논의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영업 측면에서 매우 우호적인 시장상황이 전개될 전망”이라며 “여름 무더위 등 계절적 요인까지 해소돼 10월부터 항공·크루즈 노선이 정상화됐기 때문에 향후 매출 또한 자연스럽게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JTC의 중국 대상 일본 패키지 관광 매출은 지난 분기 대비 10.9% 상승했으며, 한국과 대만의 경우에는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일본 본토 내 극심한 무더위를 피해 홋카이도 지역의 여행 수요가 급증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구철모 JTC 회장은 “코로나 19영향으로 영업을 잠시 중단했던 기존 점포의 리오프닝과 함께 일본 내 동계 항공 노선 증편 상황에 발맞춰 방일 패키지 관광 영업 대상 국가를 확대해 갈 방침”이라며, “특히 2025년 개최되는 오사카 엑스포, 2026년 개최되는 나고야 아시안게임 등 국제적 행사를 통해 대규모 관광객 유입이 예상되는 만큼 실적 개선 여지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2대 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PE)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이 JTC에 투자하면서 영입해 이달 사장으로 승진한 야마모토 후미야 사장은 “지속적인 신규출점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것은 물론, 지금까지 탁월한 성과를 낸 2대주주 어펄마와 긴밀히 협조, 볼트온(Bolt-on) M&A 전략을 통해 추가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면세사업 생태계 내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JTC는 일본 본토에서 한국, 중국, 대만, 동남아 단체 패키지 관광객이 주로 방문하는 사후 면세점 22곳을 전개하고 있다. 종합 면세점인 JTC면세점, 하이엔드 전문 라쿠이치 면세점, 생활용품 전문 생활광장, 보석 및 귀금속 액세서리 브랜드 아카 주얼리(AKA JEWERLY), 체험형 화장품 전문점 쿠스킨(KOO SKIN), 종합 쇼핑센터 도톤 플라자 등 다양한 컨셉의 점포로 방일 관광객의 쇼핑 니즈에 대응하고 있다.
- '아마존 활명수', '베놈3' 밀어내고 1위 오프닝…류진스 웃음 케미 적중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류승룡, 진선규 ‘류진스’ 케미스트리가 통했다. 코믹 활극 ‘아마존 활명수’(감독 김창주)가 ‘베놈: 라스트 댄스’(이하 ‘베놈3’)의 독주를 막고 개봉일 새롭게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31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아마존 활명수’는 개봉 첫날인 전날 8만 8301명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등극했다. 누적 관객수는 10만 6841명이다. 개봉 나흘 전부터 쟁쟁한 경쟁작인 외화 ‘베놈: 라스트 댄스’를 제치고 전체 영화 예매율 1위를 기록한 ‘아마존 활명수’는 지난 2022년 8월 폭발적인 입소문으로 여름 극장가 깜짝 흥행작에 등극했던 ‘육사오(6/45)’의 오프닝 스코어 5만 9736명(총 누적 관객수 198만 1014명)을 뛰어넘었다.상반기 ‘범죄도시4’와 여름 극장가 시원한 웃음을 책임졌던 ‘파일럿’에 이어 올가을 극장가 웃음 적중을 ‘아마존 활명수’가 이뤄낼지 귀추가 주목된다.‘아마존 활명수’는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구조조정 대상인 전 양궁 국가대표 진봉(류승룡)이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진선규)과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을 만나 제대로 한 방 쏘는 코믹 활극이다. 역대 코미디 영화 흥행 1위 ‘극한직업’으로도 보여준 류승룡과 진선규의 환상적인 콤비 호흡은 물론, 염혜란, 전석호, 이순원, 고경표 그리고 아마존 활벤져스 3인방 배우들의 빈틈없는 열연, 양궁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펼쳐지는 긴장감과 대회를 준비하면서 일어나는 가족과 활벤져스의 케미스트리로 따뜻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베놈3’는 ‘아마존 활명수’의 기세에 2위로 밀려났다. 같은 날 6만 4909명을 모아 누적 관객수 96만 565명을 기록 중이다. 빠르면 이날 중 누적 관객수 1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베놈3’는 서로 뗄 수 없는 에디와 베놈(톰 하디 분)이 각자의 세계로부터 도망자가 된 최악의 위기 속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지독한 혼돈의 끝을 향해 달리는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개봉 후 7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었으나 ‘아마존 활명수’에 왕좌를 넘겨줬다. 3위는 ‘보통의 가족’, 4위는 재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날씨의 아이’가 차지했다. 실시간 예매율에서도 현재 ‘아마존 활명수’가 전체 1위를 유지 중이다. 사전 예매량 5만 8502명을 기록 중인 가운데 2위인 ‘베놈3’가 예매량 4만 4598명으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11월 6일 개봉을 앞둔 홍경, 노윤서, 김민주 주연 첫사랑 로맨스 영화 ‘청설’(감독 조선호)이 예매율 3위로 뒤를 잇고 있다.
- '명동스퀘어' 1호 전광판, 빛을 밝힌다[동네방네]
-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서울 중구는 오는 11월 1일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에서 명동스퀘어의 오프닝을 알리는 점등식을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사진=중구)신세계백화점이 주최하고 서울 중구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저녁 6시부터 7시까지 서울중앙우체국 공개공지에서 진행한다.‘명동스퀘어’는 대한민국 대표 관광특구인 명동 일대를 대상으로 지정된 ‘제2기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의 브랜드명이다. 명동관광특구 일대가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선정되면서, 전광판의 모양과 크기를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게 됐다. 신세계백화점은 발빠르게 본점 본관 전광판 설치를 추진해, 지난 4월 옥외광고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하고 5월에 옥외광고허가증을 발급받아 명동스퀘어 1호 전광판이라는 명예를 얻게 되었다.이날 구는 중구의 매력을 담아낸 ‘중구에서 산다는 것’을 주제로 제작한 영상을 1호 전광판을 통해 송출한다. 이 영상에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명동, 남산, 정동 등 관광1번지 중구의 다양한 명소가 담겼다. 또한, 연말 명동에 대표적인 볼거리로 자리잡은 신세계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사이니지 영상이 처음으로 공개되며, 귀여운 해치 캐릭터가 등장하는 서울시의 ‘서울달과 해치, 그리고 소울프렌즈의 밤’, 국가유산청과 신세계백화점이 협력해 제작한 ‘경회루 청동용’ 영상도 함께 상영될 예정이다. 아울러 전통적인 판소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국악그룹 이날치 밴드의 공연도 선보인다.앞으로 신세계백화점 측은 농구장 세 개 크기에 달하는 명동스퀘어 1호 전광판을 통해 매일 새벽 6시부터 자정까지 백화점 테마 영상과 공익 광고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김길성 구청장은 “역사적 가치와 문화 공간이 어우러진 명동에 최첨단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면서 세계적인 관광명소로의 도약을 앞두고 있다”며 “대한민국 1등 거리 홍보관으로 주민과 방문객, 세계인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명동스퀘어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한편, 2025년에는 민간기업의 투자로 교원빌딩, 롯데 영플라자,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하나은행 등에 대형전광판이 설치될 예정이다. 또한 명동길과 명동8길 일대에는 거리 미디어도 들어서게 된다.
- '마왕' 떠난지 10년…싸이→이승환, 故신해철 명곡 재해석 '감동'
-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고 신해철과 동료 뮤지션들이 ‘마왕 10th : 고스트 스테이지’로 가을밤을 채웠다.지난 26일과 27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신해철 트리뷰트 콘서트 ‘마왕 10th : 고스트 스테이지’가 성공적으로 열렸다.‘마왕 10th : 고스트 스테이지’는 신해철의 10주기를 기념해 모두의 마음을 모아 준비한 콘서트다. 넥스트 유나이티드와 드림어스컴퍼니가 공동 주최·주관을 맡았다. 동료 뮤지션들은 신해철의 음악성과 철학을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퍼포먼스 무대로 선보였고, 관객들은 그의 뜻에 따라 행복한 음악 축제를 즐겼다.또한 푸른나무재단을 통해 학교폭력 및 사이버폭력 피해학생과 그 가족을 초청했고, 인천시 다문화가정 등을 초청했다. 현장에서는 크롬 얄리 X 석정현 병아리 피규어를 판매하여 판매된 수익금을 모두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부해 의미를 더했다.이날 공연에서 먼저 신해철과 함께 활동했던 밴드 N.EX.T(김영석·김세황·이수용)는 새로운 보컬 고유진, 홍경민, 김동완과 함께 양일간 오프닝 무대에 올랐다. N.EX.T는 ‘Lazenca, Save Us (라젠카, 세이브 어스)’, ‘The Dreamer (더 드리머)’, ‘Hope (호프)’, ‘해에게서 소년에게’ 등 명곡을 웅장한 라이브로 연주하며 신해철을 기렸다. 고유진, 홍경민, 김동완은 각자의 솔로 무대에 이어 ‘영원히’를 함께 가창해 감동을 배가했다.배철수의 라디오 음성도 양일간 VCR로 공개돼 훈훈함을 안겼다. 배철수는 ‘가을에 가버린 사람’ 신해철을 추억하며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혔다.26일 공연에는 해리빅버튼이 N.EX.T의 배턴을 이어 받아 자신의 곡과 함께 신해철의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를 선보였다. 이어 예성(슈퍼주니어)은 ‘일상으로의 초대’, 솔라(마마무)는 ‘내 마음 깊은 곳의 너’를 각각 커버하며 신해철을 향한 존경심을 드러냈다.넬(NELL)과 김범수 또한 ‘기억을 걷는 시간’부터 ‘끝사랑’, ‘보고싶다’까지 팬들이 사랑하는 대표곡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넬(NELL)은 신해철의 ‘날아라 병아리’, 김범수는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를 선곡해 자신만의 감성으로 신선한 울림을 전했다.떼루아 합창단의 ‘민물장어의 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에 이어 26일 엔딩은 싸이가 장식했다. 싸이는 ‘챔피언’, ‘연예인’, ‘예술이야’, ‘강남스타일’ 등으로 축제 같은 시간을 선사한 뒤 ‘해에게서 소년에게’, ‘나에게 쓰는 편지’, ‘그대에게’ 등 신해철 메들리로 진심을 나타냈다.이어 신해철의 10주기 당일에 열린 27일 공연에는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먼 훗날 언젠가’, 에피톤 프로젝트가 ‘It’s alright (잇츠 올라잇)’, ‘그대에게’ 등 신해철의 명곡을 재해석하며 뜻깊은 시간을 만들었다. 국카스텐은 ‘일상으로의 초대’, ‘Lazenca, Save Us’로 파워풀한 무대를 선사했다.신해철을 위해 스페셜하게 등장한 전인권밴드는 ‘행진’, ‘그것만이 내 세상’, ‘돌고 돌고’, ‘걱정말아요 그대’, ‘사랑한 후에’로 공연에 무게감을 더했다. 이후 떼루아 합창단의 감동적인 노래에 이어 이승환이 엔딩 공연을 꾸몄다. 이승환은 ‘천 일 동안’,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슈퍼히어로’ 등 자신의 히트곡에 이어 신해철의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를 진심어리게 가창하며 관객들에게 여운을 남겼다.뮤지션을 넘어 ‘마왕’으로 기억되는 신해철은 2024년에도 변함없이 대중문화의 리더이자 아이콘이었다. 대중음악 전체를 이끄는 신해철의 압도적인 영향력이 이번 ‘마왕 10th : 고스트 스테이지’ 공연 안팎에서 유감없이 발휘돼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훈훈한 위로를 안겼다.특히 본 공연과 더불어 인스파이어 아레나 내부에서 예매자 누구나 관람할 수 있는 특별 전시회 ‘마왕의 아지트’가 양일 내내 진행되며 팬들에게 잊지 못할 선물을 전했다. 신해철은 가장 마왕다웠던 무대 의상과 그의 손 때가 가득 묻은 책, 음반으로 또 한번 팬들과 소통했다.
- '판소리·해금' 등 우리 소리에 흠뻑…K팝 무대엔 떼창[제11회 이데일리문화대상]
- [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을 대표하는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색깔 있는 무대로 ‘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을 화려하게 빛냈다.프론티어상을 받은 그룹 뉴진스가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관객들 다채로운 무대에 빠져들어해금앙상블 셋닮이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멋진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이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방송인 김일중의 사회로 진행된 ‘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은 연극·클래식·무용·국악·뮤지컬·콘서트 등 6개 부문 최우수상과 프런티어상, 공로상, 대상 시상과 함께 이를 축하하는 공연인 ‘어워즈 앤 갈라’로 이어졌다. 현장에 운집한 3000여 관객들은 우리나라 전통 악기인 해금 연주부터 우리 소리의 맛과 멋을 선사한 창극, 전 세계를 뒤흔든 K팝과 K퍼포먼스, K보컬까지 다채로운 무대에 흠뻑 매료됐다. 관객들은 형형색색의 응원봉과 손수 만든 플래카드를 흔들며 공연을 즐기고, 노래에 맞춰 큰 목소리로 ‘떼창’하는 등 열띤 호응을 보여줬다.오프닝은 해금앙상블 셋닮이 열었다. 지난해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국악부문 최우수상 및 대상을 받은 셋닮은 고풍스런 멋과 품격이 묻어나는 무대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첫 앨범 ‘해금앙상블 셋닮 Vol.1-셋을담다’의 해금산조합주곡 ‘해금’(解禁)을 선곡한 셋닮은 오직 세 대의 해금만으로 아름다운 선율과 가락을 들려줘 박수갈채를 받았다. 국악인 김준수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축하공연을 펼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국악계 아이돌’로 불리는 소리꾼 김준수는 우리 소리의 맛과 멋을 제대로 선사했다. JTBC 국악 크로스오버 경연 프로그램 ‘풍류대장’으로 눈도장을 찍은 김준수는 국악과 판소리에 뿌리를 두고 우리 음악의 대중화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힘쓰고 있는 젊은 소리꾼이다. 이날 판소리 ‘춘향가’ 중 ‘어사출두’를 선곡한 김준수는 조선판 휘모리랩을 현란하게 쏟아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관객들에게 ‘얼씨구’, ‘좋다’ 등 추임새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등 여유와 자신감이 돋보였다.글로벌 무대를 종횡무진하는 K팝 스타들의 무대도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올해 유럽, 미주투어를 시작으로 모로코,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에서 공연을 펼치며 K팝 불모지를 개척해 나가고 있는 그룹 트렌드지는 유려한 춤선이 매력적인 ‘뉴 데이즈’, 세련된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글로우’ 무대를 펼쳤다. 일곱 멤버가 한 몸처럼 움직이는 다이내믹 퍼포먼스가 압권이었다.그룹 트렌드지가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축하공연을 선보이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이 데일리룩 완전 짱이다!”… 뉴진스 센스만점 무대프론티어상을 받은 그룹 뉴진스가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그룹 뉴진스가 등장할 땐 객석에서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객석에선 빙키봉(뉴진스 응원봉)이 하나둘 점등되며 별빛처럼 반짝였고, 이를 본 뉴진스 멤버들의 표정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뉴진스는 잔잔한 파도 같은 청량한 느낌의 ‘버블 검’과 힙한 감성의 ‘하우 스위트’ 두 곡을 무대에 펼쳤다. 세련된 비트, 중독성 있는 멜로디에 뉴진스 멤버들의 보컬이 더해지면서 힐링 가득한 무대가 완성됐다. 특히 뉴진스는 ‘버블 검’을 부르기 전 “내 데일리룩 어때?” “이 데일리룩 완전 짱이다”라며 시상식 명칭을 센스 있게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피날레는 NCT 도영이 장식했다. 탄탄하고 파워풀한 보컬부터 부드러운 미성까지 자유자재로 오가는 ‘K팝 대표 보컬’ 도영은 첫 솔로앨범 ‘청춘의 포말’ 타이틀곡 ‘반딧불’과 수록곡 ‘댈러스 러브 필드’를 라이브 밴드 세션과 함께 선보였다. 명반으로 꼽히는 ‘청춘의 포말’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반딧불’과 ‘댈러스 러브 필드’를 선곡한 도영은 문화대상 시상식이 열리는 가을밤을 그윽하게 수놓았다. 호응도 뜨거웠다. 도영이 “다 같이”를 외치자 현장에 모인 관객들이 다 함께 떼창하는 진풍경을 자아냈다. 특히 객석에는 NCT를 상징하는 네온색 응원봉이 파도처럼 일렁여 장관을 연출했다.그룹 NCT 도영이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을 빛낸 스타들은 이뿐만이 아니다. 공연예술계 스타들이 ‘어워즈 앤 갈라’ 무대를 빛냈다면, 연예인 시상자들은 무대에 올라 수상의 품격을 높였다. 배우 오지호, 정성일, 진세연, 셋닮 이승희, 그룹 엑소 수호, 배우 오현경이 클래식·연극·무용·국악·뮤지컬·콘서트 부문 시상자로 나섰다. 배우 송승헌은 프런티어상, 배우 박하선은 공로상 시상자로 무대에 올라 수상의 기쁨을 더했다.그룹 NCT 도영이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 "뉴진스 보러 왔다 국악에 빠졌어요"[제11회 이데일리문화대상]
- 그룹 뉴진스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레드카펫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조영숙 명인(왼쪽)과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세종문화회관 ‘조영숙X장영규X박민희-조 도깨비 영숙’으로 국악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뒤,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이데일리 김가영 기자] K팝을 대표하는 NCT 127와 우리 소리를 대표하는 소리꾼 김준수, 현시대를 대표하는 걸그룹 뉴진스와 여성국극을 대표하는 구순의 명인 조영숙.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K문화예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함께했다.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은 국내 대표 가수 및 배우들과 문화예술계를 대표하는 각 분야 인사들이 한 해의 업적을 축하하고 서로를 응원하는 축제의 장이었다. 특히 K팝을 대표하는 글로벌 스타 NCT 127과 뉴진스를 보러 온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팬들은 NCT 127의 응원봉을 들고, 뉴진스 가방을 메고 현장을 찾았다.NCT 127 팬 시즈니인 30대 회사원 최모 씨는 “시상식 현장을 채운 또 다른 시즈니 팬들을 보니 반가웠다”며 “NCT 127의 콘서트를 직접 가서 관람한 입장에서 너무 행복한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상식을 통해 당시 콘서트의 기억을 다시 되살릴 수 있어 고마운 기분도 든다”고 밝혔다. 뉴진스를 보기 위해 울산에서 온 윤송이(32) 씨는 “뉴진스의 프런티어상 수상을 축하하러 울산에서 연차를 내고 왔다”며 “여러 문화 분야에서 수상하시는 분들이 누가 계실지 궁금하고 새로 알아가게 되는 기회인 것 같아서 좋다. 뉴진스가 세상을 구한다”라고 팬심을 내비쳤다.‘이데일리 문화대상’은 K팝과 우리의 전통 예술이 어우러지는 현장으로 의미를 더했다. 전년도 대상 수상자인 해금앙상블 셋닮은 해금산조합주곡 ‘해금’으로 오프닝 무대를 꾸며 해금의 다양한 음색을 만끽할 수 있는 무대를 선사했다. 이어 여성국극 1세대, 여성국극의 살아있는 전설 조영숙 명인이 국악 최우수상 수상을 하기 위해 무대에 오르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현장에서 그룹 트렌드지의 축하무대를 접한 조 명인은 “가슴이 두근두근하다”라며 “이런 걸 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K팝에 대한 감탄을 보냈다. 조 명인의 수상 소감이 이어지자,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시상식을 지켜본 K팝 팬들도 “저런 분이 계시다니 너무 존경스럽다”, “‘문화대상’을 통해 조 명인을 알게 돼 뜻깊다”, “여성국극에도 관심을 가져야겠다”며 경의를 표했다. 객석에 앉아 이를 본 뉴진스 멤버들도 물개박수로 조 명인의 수상을 축하했다.NCT 도영과 쟈니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뒤,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국악인 김준수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축하공연을 펼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소리꾼 김준수의 무대도 K팝 팬들에 큰 감명을 안겼다. 판소리 ‘춘향가’ 중 ‘어사출두’를 선곡한 김준수는 단단한 소리와 조선판 휘모리랩으로 우리 소리의 매력을 다채롭게 선사했다. 김준수의 무대를 본 팬들은 “진짜 멋있다”, “국악이 이런 매력이 있는 줄 몰랐다”, “국악 공연 보러 갈래”, “나 한국 사람 맞았네”, “태평소에 빠졌다” 등의 반응을 쏟아내며 감탄했다. 특히 해외 팬들도 영어로 감탄사를 보내며 우리의 전통 문화에 관심을 보였다.시상식을 보기 위해 연차를 쓰고 강원도에서 올라온 김가훈(35) 씨는 “뉴진스를 보러 왔다가 국악에 빠졌다”라며 “K팝 스타들과 우리 것을 지키는 문화예술인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 [르포]광저우 일대 마비, 中 최대 전시회 캔톤페어 가보니
-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올해 봄철에 열렸던 춘계 행사보다도 훨씬 북적북적한 분위기에요. 코로나 봉쇄 조치 여파가 완전히 풀리면서 해외 바이어 참가가 더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관계자)수출입상품 교역회(캔톤페어)가 열리는 중국 광저우의 전시관 전경. 천장에 한국관을 소개하는 게시물이 설치돼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중국 남쪽 광둥성의 성도인 광저우에서는 중국 최대 전시회 중 하나인 수출입상품 교역회(캔톤페어)가 한창이었다. 캔톤페어의 2기 전시회가 개막한 지난 23일 광저우를 찾았다.캔톤페어는 1957년 처음 열려 지금까지 열리고 있는 대규모 행사다. 베이징 서비스박람회, 상하이 수입박람회와 함께 중국 3대 전시회로 꼽힌다.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열리는데 이번 추계 전시회는 136회째로 오프라인만 3만개 이상의 업체가 참여한다.참여 업체가 워낙 많다 보니 △1기(가전·전자, 차량·이륜차, 하드웨어·공구) △2기(가정용품, 선물용품·장식품, 건축자재·가구) △3기(가정용 방직품, 패션, 건강·레저, 유아용품·완구) 3차례로 나눠 차례대로 열린다.캔톤페어는 참여 업체들이 전시 부스를 만들어 놓고 전세계 바이어들과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행사 규모가 크다 보니 중국과 밀접한 관계인 글로벌 사우스 국가뿐 아니라 영미권에서도 중국을 찾는다. 이번 참여 업체 3만여개 중 처음 신청한 곳만 4600개에 가까울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캔톤페어 주최측은 지금까지 1기에만 허용하던 한국관을 2기에도 제공키로 했다. 올해 캔톤페어 1기 KOTRA 한국관은 35개사가 참여했다. 처음 참여한 2기는 건축·장식재료, 욕실 설비, 가구 등에서 특장점을 지닌 15개사가 부스를 운영했다.한국관 운영 업무를 맡고 있는 KOTRA의 이재은 과장은 “코로나 리오프닝 이후 2기에도 외국기업 참가를 허용함에 따라 한국관을 운영하게 됐다”며 “이번 행사는 품목별 구역에 맞춰 한국관을 분리 운영해 상담 성과와 참가기업 만족도가 크게 개선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수출입 상품 교역회(캔톤페어) 전시관 중 한국관에 입점한 한국 기업들이 바이어들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행사에 참여한 한국 기업들도 대규모 바이어들의 참여로 기대에 들뜬 분위기다. 캔톤페어에 8년째 참가하고 있다는 청소용품 전문 기업 플라테크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에는 유럽쪽 바이어들이 거의 오지 않았는데 코로나, 비자 등의 문제가 해소되면서 참가자들이 회복된 것 같다”며 “기존 청소용 빗자루를 신소재로 만든 제품을 일본, 유럽 등 바이어들에게 설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필터샤워기 등을 제조·판매하는 워터랩의 김태형 대표는 “현재 핀란드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는데 유럽과 중국 등을 타깃으로 두고 행사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이 회사 제품은 아로마 향을 첨가한 샤워기를 시연했는데 해외 바이어들이 몰려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한국관이 포함된 국제관 11.2호에서는 인도, 튀르키예, 태국 같은 해외 국가들의 전시관도 마련됐다. 굳이 중국 진출을 노리지 않더라도 직접 찾아가지 않고도 다양한 나라의 바이어를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당사국이 아닌 3국간 교역이 이뤄지면 당장 중국에 돌아가는 이익은 없다. 하지만 캔톤페어를 주최하는 중국 정부는 매년 세계 각국에서 20만명 이상 바이어가 참관하기 때문에 행사를 통한 내수 활성화도 기대하는 요소다.실제 광저우는 2기 개막식 전날부터 전시회에 참석하기 위한 인파로 도시 자체가 붐비는 모습이었다. 광저우공항과 도심 및 전시관 주변 숙박업소·음식점에서는 해외 각국에서 온 것으로 추측되는 다양한 국가 출신의 사람들이 가득했다.개막식 당일은 전시회로 인파가 몰리면서 주변 도로 전체가 극심한 정체를 빚기도 했다. 그만큼 행사장으로 가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다. 한달 동안 열리는 대규모 행사가 일 년에 두 차례나 열리니 이에 따른 지역 소비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중국 국영 중국중앙TV(CCTV)는 “기업은 연구개발 투자를 계속 늘리면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캔톤페어를 통해 국제 시장에 진출할 뿐만 아니라 중국의 대외 무역 구조가 최적화되도록 돕는다”며 “캔톤페어는 중국 내 도시가 외부 세계에 홍보하는 중요한 플랫폼이 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중국 광저우의 수출입 상품 교역회 행사장 입구가 참석자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 공간 음향으로 듣는 클래식 음악, 어떻게 다를까요?[알쓸공소]
- ‘알쓸공소’는 ‘알아두면 쓸모 있는 공연 소식’의 줄임말입니다. 공연과 관련해 여러분이 그동안 알지 못했거나 잘못 알고 있는, 혹은 재밌는 소식과 정보를 전달합니다. <편집자 주>서울시향의 얍 판 츠베덴(가운데) 음악감독, 웨인 린(왼쪽) 부악장과 최진 톤마이스터가 23일 서울 중구 애플 명동에서 열린 투데이 앳 애플 세션에 참석했다. (사진=서울시향)[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공간 음향’이라고 아시나요? 헤드폰이나 이어폰으로 듣는 소리가 실생활에서 듣는 것처럼 들리도록 하는 것을 뜻합니다. 일반적인 스테레오는 왼쪽과 오른쪽에서만 각기 다른 음악이나 소리를 들려준다면, 공간 음향은 듣는 사람을 둘러싸고 360도에서 소리가 들리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뜬금없이 공간 음향 이야기를 꺼낸 것은 지난 23일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의 말러 교향곡 1번 음원 청음회를 다녀와서입니다. 서울시향의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은 지난해 11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5년 임기 동안 말러 교향곡 전곡을 녹음하겠다고 밝혔고, 올해 1월 취임연주회에서 말러 교향곡 1번을 공연했습니다. 그 음원이 애플의 클래식 음악 전용 앱 ‘애플 뮤직 클래시컬’을 통해 공간 음향으로 독점 스트리밍되고 있습니다. 이날 청음회에 참여한 최진 톤마이스터(음반 프로듀서와 엔지니어를 총괄하는 역할)에게서 공간 음향의 특징과 녹음 과정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최진 톤마이스터는 클래식 음악을 공간 음향으로 담기 위한 주안점을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공간의 자연스러운 울림을 담아내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음악을 들을 때 마치 오케스트라 연주가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죠. 이를 위해 공간 음향 녹음에는 기존 녹음보다 더 많은 마이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마이크는 각 악기의 특징을 잘 살리는 동시에 공간 전체의 분위기까지 담아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녹음에는 무려 50여 개의 마이크가 사용됐다고 합니다.서울시향의 얍 판 츠베덴(가운데) 음악감독, 웨인 린(왼쪽) 부악장과 최진 톤마이스터가 23일 서울 중구 애플 명동에서 열린 투데이 앳 애플 세션에 참석했다. (사진=서울시향)공간 음향으로 음원을 완성하는 과정 또한 기존 스테레오 녹음보다 더 많은 과정을 거칩니다. 이번 음원은 지난 1월 롯데콘서트홀에서 진행한 공연 실황 녹음에 4월 말과 5월 초 롯데콘서트홀에서 별도로 녹음한 세션을 함께 믹싱한 것인데요. 최진 톤마이스터는 “실황 녹음은 기침 소리 등 미세한 잡음이 들어가기 때문에 공간 음향을 위해선 잡음을 다 제거해야 한다”며 “스튜디오에서 적절한 밸런스로 잘 믹싱한 뒤 공간감을 구현하는데 주안점을 맞춰 작업했다”고 설명했습니다.연주자들도 공간 음향으로 작업한 결과물을 들을 때는 반응이 다르다고 합니다. 최진 톤마이스터는 “믹싱 때 스튜디오를 찾아오는 연주자들이 스테레오 스피커로 음악을 들을 때는 ‘좋다’, ‘믹싱이 잘 됐다’ 정도의 의견만 준다면 공간 음향 작업을 들을 때는 ‘소름이 돋는다’, ‘소리가 앞에 있는 느낌이다’라며 놀란다”며 “실제 공연을 관람한 것처럼 스튜디오에서 박수가 나올 때도 있다”고 전했습니다.서울시향이 이번에 공개한 말러 교향곡 1번은 4악장 구성에 연주 시간만 1시간에 달하는 대곡입니다. 최진 톤마이스터는 이번 음원에서 공간 음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부분도 추천했는데요. 1악장 12분부터 약 3분 정도의 구간, 그리고 2악장 시작부터 4분, 3악장 시작부터 4분 등입니다. 오케스트라의 역동적인 연주를 담고 있어 공간 음향으로 들으면 그 효과가 더 잘 느껴진다고 합니다.츠베덴 음악감독도 이번 음원에 만족했습니다. 츠베덴 음악감독은 “말러 교향곡 1번에서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부분은 이른 새벽 자연이 깨어나는 모습을 묘사한 오프닝으로 작곡가 내면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라고 소개하며 “공간 음향이라는 기술을 통해 청취자들은 오케스트라의 정중앙에 서 있는 지휘자가 되어 음악을 듣는 것 같은 생생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서울시향과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이 녹음한 말러 교향곡 1번 ‘거인’ 앨범 커버. (사진=서울시향)공간 음향으로 음악을 몇 번 들어보긴 했는데 그때마다 스테레오 음원과의 차이를 잘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최진 톤마이스터의 설명을 들은 뒤 이번 음원을 감상하니 스테레오가 평면적인 느낌이라면 공간 음향은 조금 더 입체적이고 풍성한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극적인 변화까지 느껴지진 않았는데요. 최진 톤마이스터는 “공간 음향을 제대로 듣기 위해선 10대 이상의 스피커가 필요하며,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듣는 공간 음향은 그 느낌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구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아직 공간 음향으로 녹음한 음원이 많지는 않지만 앞으로는 공간 음향으로 녹음하는 것이 추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서울시향은 이번 말러 교향곡 1번을 시작으로 츠베덴 음악감독과 말러 교향곡 전곡 사이클 녹음에 들어갑니다. 얼마 전 2025년 시즌 프로그램을 공개했는데요. 내년 1월에는 말러 교향곡 2번, 2월에는 말러 교향곡 7번 공연과 함께 녹음이 예정돼 있습니다. 서울시향에 따르면 이들 음원도 애플 뮤직 클래시컬을 통해 공간 음향으로 독점 공개될 예정입니다.
- 영예의 대상은? '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오늘 시상식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을 모두 아우르는 ‘대한민국 대표 문화상’으로 자리매김한 ‘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시상식이 25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성대한 축제의 막을 올린다.‘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시상식이 25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성대한 축제를 펼친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시상식. (사진=방인권 기자)‘이데일리 문화대상’은 공연예술 전 분야를 대상으로 하는 유일무이한 시상식이다. 공연예술계 종사자의 사기를 진작하고 한국 문화예술 발전에 힘을 보태고자 2013년 공식 출범해 이듬해 제1회 시상식을 개최했다. 연극·클래식·무용·국악·뮤지컬·콘서트 등 총 6개 부문 최우수작을 선정하고 이 중 한 작품을 대상작으로 선정한다.올해 시상식 사회는 아나운서 김일중이 맡는다. 김일중은 정확한 발음과 차분하고 신뢰감 있는 진행, 유쾌한 입담과 따뜻한 소통 능력을 갖춰 아나운서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시상식에서도 안정적이면서도 유쾌한 진행으로 시상식을 책임질 예정이다.부문별 9명씩으로 구성한 54명 심사위원단이 최우수작 공연을 선정했다. 올해는 △연극 ‘장녀들’(극단 프로젝트 아일랜드) △클래식 ‘바흐 요한 수난곡’(콜레기움 보칼레 서울) △무용 ‘탈, 굿’(허창열) △국악 ‘조영숙×장영규×박민희-조 도깨비 영숙’(세종문화회관) △뮤지컬 ‘섬: 1933~2019’(라이브러리컴퍼니×국립정동극장) △콘서트 ‘NCT 127-네오 시티: 더 유니티’(SM엔터테인먼트)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최우수작. (상단 왼쪽부터) 연극 ‘장녀들’, 클래식 ‘바흐 요한 수난곡’, 무용 ‘탈, 굿’, (하단 왼쪽부터) 국악 ‘조영숙×장영규×박민희-조 도깨비 영숙’, 뮤지컬 ‘섬: 1933~2019’, 콘서트 ‘NCT 127-네오 시티: 더 유니티’.이날 시상식에는 연극 ‘장녀들’의 서지혜 연출과 배우 이도유재, 이진경, 올해 90세인 여성국극 1세대 명인 조영숙, 그룹 NCT 멤버 도영, 쟈니 등이 수상자로 참석해 축제를 빛낸다. 지난해 대상 및 국악부문 최우수상 수상자인 해금앙상블 셋닮과 ‘국악계 아이돌’ 소리꾼 김준수, 뮤지컬배우로도 활동 중인 그룹 엑소 멤버 수호 등이 시상자로 함께 무대에 오른다. 특별상인 프런티어상은 그룹 뉴진스, 공로상은 배우 박근형이 각각 받는다.6개 부문별 최우수상 수상작 중 1편을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해 이날 시상식에서 최초로 발표한다. 영예의 대상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과 함께 수여한다.시상식과 함께 한 해 동안 무대 위에서 감동을 선사해온 공연예술인을 격려하는 의미를 담은 축하공연도 펼친다. 프런티어상 수상자 뉴진스, 콘서트부문 최우수상 수상자 NCT 멤버 도영의 특별한 무대가 마련돼 있다. 해금앙상블 셋닮은 지난해 대상에 이어 올해는 오프닝 공연으로 참여해 의미를 더한다. 소리꾼 김준수, 그룹 트렌드지 등도 출연해 우리 소리의 매력부터 K팝까지 다채로운 축제를 선사한다.이데일리가 주최하고 곽재선 문화재단이 주관하며 문화체육관광부·우리은행·KG·할리스가 후원한다. 본 행사에 앞서 오후 6시부터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앞에서 레드카펫 행사도 펼친다. 시상식은 유튜브 채널 ‘이데일리 프렌즈’에서 생중계한다. 실시간 라이브 퀴즈 이벤트도 함께 진행해 푸짐한 선물을 증정한다.
- 톰 하디 '베놈3' 개봉일 12만→'보통의 가족' 제쳤다…간만에 숨통 튼 극장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톰 하디 주연 할리우드 영화 ‘베놈: 라스트 댄스’(이하 ‘베놈3’)가 개봉일 12만명을 동원하며 ‘보통의 가족’(감독 허진호)을 밀어내고 새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오랜만에 평일 일일 관객수 10만명을 넘는 작품이 등장하며 일시적으로 극장에 숨통이 튼 모양새다. 24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베놈3’는 개봉일인 지난 23일 하루동안 12만 7648명을 끌어모으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새롭게 차지했다. 누적 관객수는 12만 9140명이다. ‘베놈3’는 서로 뗄 수 없는 에디와 베놈(톰 하디 분)이 각자의 세계로부터 도망자가 된 최악의 위기 속,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지독한 혼돈의 끝을 향해 달리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베놈’ 시리즈 3부작의 최종작으로 국내외 영화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특히 ‘베놈3’는 하반기 개봉 외화 최고 흥행 스코어를 달성한 ‘에이리언: 로물루스’의 오프닝 스코어(9만 5354명)를 뛰어넘은 기록을 선보여 그 의의를 더한다. 또 2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 ‘듄: 파트2’의 오프닝 스코어(15만 2952명)를 잇는 기록인 만큼 앞으로 이뤄갈 흥행의 클라이맥스에 기대감이 쏠린다.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 주연 영화 ‘보통의 가족’은 2위로 밀려났다. ‘보통의 가족’은 같은 날 2만 635명이 관람, 누적 관객수 36만 4665명을 나타냈다. 1위인 ‘베놈3’와 무려 10만명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지난 16일 개봉한 ‘보통의 가족’은 소설 ‘더 디너’를 한국식으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된 것은 물론, 시사회 및 개봉 이후 평단과 매체, 관객들에게 웰메이드 가족 서스펜스극이란 극찬을 받고 있지만, 흥행세가 다소 더딘 모습이다. 김고은, 노상현 주연 ‘대도시의 사랑법’이 박스오피스 3위, ‘베테랑2’가 4위를 기록했다. 실시간 예매율에서도 ‘베놈3’가 압도적인 정상을 기록 중이다. ‘베놈3’는 현재 사전 예매량 10만 103명을 기록 중이며, 예매율 2위에 류승룡, 진선규, 염혜란 등이 주연을 맡은 ‘아마존 활명수’가 뒤를 잇고 있다. ‘보통의 가족’이 예매율 3위를 유지했다.
- 수익보다 큰 가치… 단막극, '숨은 보석 찾기' 계속된다
- ‘드라마 스페셜 2024’ 포스터(사진=KBS)[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수익보다는 참신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좋은 인재를 양성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어요.”(드라마 관계자 A씨)K콘텐츠 열풍으로 국내 드라마 수준이 한층 더 성장했다. 드라마의 질적 성장뿐 아니라 제작비의 투자 규모도 마찬가지다. 50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투입하는 드라마들이 다수 탄생하고 있을 정도. 이 가운데 단막극이 아스팔트에 핀 민들레처럼 꿋꿋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방송·제작사들은 당장의 수익 창출보다 미래에 대한 투자, 콘텐츠 다양성 확보에 뜻을 두고 단막극을 제작하며 드라마 업계의 질 높은 성장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KBS·tvN, 단막극 쌍두마차단막극은 정극보다 적은 제작비로 제작할 수 있어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신인 작가와 PD에게 입봉 기회를 주며 창작자 등용문 역할을 한다.지상파 중 단막극 편성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한국방송(KBS)이 유일하다. 1984년부터 단막극을 제작해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40년 동안 한국 드라마의 창의성과 다양성 강화에 힘을 써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을 정도. 누적 콘텐츠 지식재산권(IP)만 240편, 배출한 배우만 1200명, 작가와 감독만 300명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도 휴먼 드라마, 로맨스, 로드무비, 사극, 시대극 등 다양한 장르의 단막극을 선보인다.제작사로는 스튜디오드래곤이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국내 최대 콘텐츠 제작사로, 모회사 CJ ENM과 손잡고 콘텐츠 업계의 성장을 위해 단막극 제작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시작은 ‘드라마 스테이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드라마 스테이지’라는 이름으로 여러 편의 단막극을 선보였다. 이후에는 ‘오펜’(O’PEN) 공모전 당선작으로 구성한 ‘오프닝’(O’PENing)이라는 이름으로 단막극을 선보이고 있다.단막극 프로그램으로 데뷔한 작가들도 쟁쟁하다. ‘갯마을 차차차’의 신하은을 비롯해 ‘슈룹’의 박바라, ‘대행사’의 송수한, ‘졸업’의 박경화가 대표적인 작가들이다. ‘오프닝’을 통해선 다양한 콘텐츠의 단막극을 발굴해 해외 영화제에서 성과를 냈다.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선 김민경 작가의 ‘파고’가, 휴스턴 국제영화제에는 이아연 작가의 ‘물비늘’과 황설헌 작가의 ‘저승라이더’, 유수미 작가의 ‘첫눈길’ 등이, 아시아 태평양 스타 어워즈에선 김해녹 작가의 ‘덕구 이즈 백’이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스튜디오드래곤 측은 “드라마 산업의 근간을 다지는 측면에서 역량 있는 작가를 양성하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일찌감치 인식하고 오펜 사업을 시작했다”며 “수익적인 측면에서만 접근하는 것은 아니다. 스타작가를 무수히 배출했고, 스튜디오드래곤 프로듀서들과 함께 참신한 도전을 해볼 수 있다는데 큰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라고 단막극 제작을 계속하는 이유를 전했다.◇“오직 다양성·인재 양성 위해”방송사와 콘텐츠 제작사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단막극 제작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업계의 저변 확대와 다양성 확보, 인재 양성을 위해 단막극 제작을 하고 있다. 특히 단막극은 제작비가 낮고 한 회에 그쳐 리스크가 적은 만큼 신인 PD나 작가들의 여러 도전과 실험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실제로 단막극으로 당장의 수익을 내기 어렵다. 연속성이 없는 한 편의 드라마라는 한계에 부딪혀 광고 유치는 물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입점은 어렵다. 여기에 증명되지 않은 신인 작가의 데뷔전이기 때문에 투자를 구하기도, 스타를 캐스팅하기도 쉽지 않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단막극은 수익을 내기 어렵고 성공보다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형식적으로는 할 이유가 없다”며 “이를 통해 발굴되는 인력, 작가·PD·연기자가 향후 업계를 이끌어나가는 자양분이 될 수 있기에 투자 차원에서 필요하다. 드라마 업계 발전을 위한 바람직한 일”이라고 바라봤다.10월 8일 방송된 ‘오프닝’ 드라마 ‘아들이 죽었다’ 포스터(사진=tvN)9월 22일 방송된 ‘오프닝’ 드라마 ‘브래지어 끈이 내려갔다’ 포스터(사진=tvN)10월 8일 방송된 ‘오프닝’ 드라마 ‘아들이 죽었다’ 스틸컷(사진=tvN)
- "나이 들어도 아름다운 몸, 신선한 공기 같은 행복 전할 것"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현대무용을 본 뒤 하나도 이해 못 하겠다며 씁쓸한 기분으로 공연장을 나서는 경우가 많은데 제 공연은 그렇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프랑스 연출가 겸 안무가 필립 드쿠필레가 22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샤잠!’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LG아트센터)22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만난 프랑스 출신의 연출가 겸 안무가 필립 드쿠플레(63)가 자신의 대표작 ‘샤잠!’을 소개하며 한 말이다. 그는 “‘샤잠!’은 항상 즐겁지만은 않은 일상에 신선한 공기 같은 행복을 전하는 작품”이라며 “나이가 들어도 아름다운 몸의 움직임을 통해 기쁨을 느끼면 좋겠다”고 전했다.드쿠플레는 춤, 연극, 서커스, 마임, 비디오, 영화, 그래픽, 건축, 패션 등을 뒤섞은 화려한 비주얼과 멀티미디어 효과로 무용의 미래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 아티스트다.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올림픽 개막식으로 손꼽히는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개막식 예술감독으로 유명하다.오는 25~27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하는 ‘샤잠!’은 드쿠플레의 대표작이다. 1998년 칸영화제 50주년을 기념해 드쿠플레가 자신의 무용단 DCA 컴퍼니와 함께 제작했다. 영화의 본질인 실재와 구분할 수 없는 가상의 이미지 및 아날로그 영화 촬영 기법에 대한 오마주를 무용, 서커스, 음악 등 다채로운 요소로 담아낸 “하이브리드 공연”이다. 제목인 ‘샤잠’(shazam)은 ‘수리수리 마하수리’ 같은 요술사의 주문을 뜻한다.프랑스 연출가 겸 안무가 필립 드쿠필레가 22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샤잠!’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LG아트센터)‘샤잠!’은 1999년 예술의전당에서 내한공연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이번 공연은 드쿠플레가 무용단 창단 35주년을 맞아 2021년 리뉴얼한 버전이다. 1998년 초연 당시 작품에 참여한 무용수, 음악가들이 이번 공연에도 그대로 함께 한다는 것이 특징. 드쿠플레는 “그동안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 점이 오히려 작품을 더욱 성숙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초연 당시 20대였던 무용수는 이제 50대가 됐다. 40대만 돼도 현역 무용수로 무대에 서기 쉽지 않다고 여겨지는 무용계 관례를 생각하면 ‘샤잠!’의 무용수 구성은 이례적이다. 드쿠플레는 무용수에게 나이 듦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초연 때 20대였던 무용수가 다리를 180도로 움직일 수 있었다면 지금은 그 각도가 모자를 수 있습니다. 무용수들의 기술력이 초연과 비교해서 95% 수준이라면 나머지 5%는 시간의 흔적이 만들어내는 충만함과 우아함이 채우고 있어요. 함께 작업하는 배우, 광대, 무용수는 예술가이기 이전에 ‘사람’입니다. 한 작품에서 각각 맞춤형의 역할을 가진 이들을 누군가 대체할 수 없습니다.”필립 드쿠플레 대표작 ‘샤잠!’. (사진=LG아트센터)드쿠플레는 ‘프랑스 복합 예술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어린 시절 만화작가가 꿈이었던 그는 마임·서커스·무용 등을 배우기 위해 여러 학교에 다녔다. 영화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영상의 시대인 지금 드쿠플레는 공연예술만이 가진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대에서 공연을 보는 것, 특히 무용수의 아름다운 동작과 몸을 보는 것은 물리적인 접촉과 같다. 공연장에서 관객과 함께 공연을 감상할 때 공유할 수 있는 ‘집단 감동’에서 오는 울림도 크다”며 “영화가 공연예술을 대체하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드쿠플레는 ‘샤잠!’을 보러 올 관객에 공연 시작 15분 전까지 공연장에 도착할 것을 권했다. 공연 시작 전 로비에서부터 분위기를 띄우는 퍼레이드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드쿠플레는 공연 오프닝에도 무용수로 직접 출연한다. 그는 “즉흥적인 무언가를 할 텐데 자세히 말하면 스포일러가 되니 공연장에 와서 확인해달라”며 웃었다.필립 드쿠플레 대표작 ‘샤잠!’. (사진=LG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