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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힙합의 두가지 색깔, 라임버스 vs 마스터 우
  • [리뷰] 힙합의 두가지 색깔, 라임버스 vs 마스터 우
  • [이데일리 SPN 김재범기자] 최근 두 달 간격으로 새 음반을 발표한 그룹 라임버스와 마스터 우. 둘 모두 힙합 뮤지션이고 이들의 음반을 제작한 DJ. DOC의 이하늘과 YG 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은 평소 절친한 사이이다. 실제로 마스터 우의 새 음반에 라임버스의 멤버 피제이가 편곡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이 새 음반에서 들려주는 음악은 힙합이 가진 폭넓은 저변을 상징하듯 꽤 대조적이다. ◇ 라임버스 : 힙합 어렵다는 편견을 버려. 편하고 즐겁게 즐기자. 라임버스의 데뷔 앨범 ‘겟 더 버스’는 클래식 재즈, 솔의 명곡에서 귀에 익은 주제들을 샘플링, 힙합 비트와 절묘하게 배합했다. 어둡고 거친 느낌보다는 경쾌하고 밝은 노래와 세련된 멜로디라인이 돋보인다. (라임버스 '독백' 맛보기)타이틀곡 ‘독백’은 스탠더드 재즈 풍의 피아노로 연주되는 마르첼로의 오보에 협주곡 2악장의 메인 주제가 인상적인 노래이다. 깔끔하고 세련된 편곡과 차분하지만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 라인이 돋뵌다. 얼핏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일렉트로닉 음악 팀 클래지콰이와의 호흡이 기대 이상으로 뛰어나다. 첫 트랙 ‘넘버 원’은 단순하게 반복되는 리듬이 의외로 중독성이 있다. 노랫말은 래퍼들 답게 예리하지만 음악의 분위기는 밝고 신난다. (라임버스 '하우 두 유 원트 잇' 맛보기)임정희가 피쳐링으로 참여한 ‘하우 두 유 원트 잇’(How do you want it)은 익살스런 비트박스의 활용이 인상적인 노래이다. 감칠 맛 나는 임정희의 보컬과 꽉찬 사운드가 듣는 즐거움을 주고 있다. ‘가사 김과 비트박의 인생극장’이라는 독특한 제목을 가진 노래도 놓치면 아까운 곡이다. 도입부의 보사노바 스타일의 기타가 음악을 열면 차분하면서도 정감어린 사운드가 전개된다. 한국적 음악 정서의 한 표현으로 꼽히는 이른바 ‘뽕기’를 느낄 수 있는 노래. 그런데 간주의 하모니카 연주를 비롯해 편곡이 은근히 고급스럽다. 이밖에 ‘아이 라이크 잇’(I like it), '러브게임‘(Love game), '라이터를 켜라’ 등의 노래들에서 70년대 미국 모타운 사운드를 떠올리게 하는 소울풀한 분위기가 힙합의 비트와 어우러지고 있다. 4번 트랙의 ‘스킷’(Skit)은 이 앨범에서 예외적으로 음악적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곡이다. 구체적인 멜로디 라인없이 리듬악기로 구성된 간결한 편곡이지만 래퍼의 역량이 잘 발휘되고 있다. 하지만 이 노래 역시 듣기는 참 편하다. ◇ 마스터 우 : “랩은 팝보다 진하다” 마스터 우의 2집 앨범 ‘매스 우 파트 2’의 타이틀곡 ‘돈 스톱’(Don't Stop)은 마스터 우가 작사, 작곡하고 원타임 테디가 편곡을 한 노래이다. 지누션의 지누가 피쳐링으로 참가한 전형적인 갱스터 랩이다.  YG 특유의 깔끔한 코러스 라인이 훅으로 등장하는데 꽤 매력적이다. 깔끔한 라임(Ryme)이 돋보이는 마스터우의 랩도 괜찮다. 현과 어우러진 갱스터랩으로 노래하는 청춘의 송가라 할 수 있다. (마스터 우 '돈 스톱' 맛보기)‘두 오어 다이’(Do or Die)는 마스터 우가 개인적으로 딱 한 곡만 추천할 때 들려주고 싶다는j 노래이다. 멜로디 라인이 듣기 좋다. 외모가 주는 느낌 때문에 거칠고 어두운 음악만 추구 할 것 같은 선입견과 달리 팝적이고 신명나는 느낌이 살아있는 대중적인 감성의 노래이다. ‘울라라라’는 이번 2집에서 발견한 숨은 수작 중 하나이다. 인트로의 산뜻한 기타 선율의 여운이 사라지면 레게풍 멜로디에 지은의 은근한 보컬이 깔린다. 절제된 리듬과 음악의 구성이 세련됐고, 랩과 피쳐링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피쳐링을 맡은 레드 록의 랩도 돋보인다. (마스터 우 '울라라라' 맛보기)‘에브리싱즈 올 라이트’(Everything's all rite)는 ‘돈 스톱’에 이어 후속곡으로 생각하는 노래이다. 레게 스타 밥 멀리의 히트곡 후렴을 훅으로 사용했다. 전체적인 노래를 전체적으로 받쳐주는 관악 스타일의 반주가 풍성한 느낌을 준다. ‘크라이’(Cry)는 빅마마의 이영현이 피쳐링으로 참여했다. 이번 앨범에서 노래들이 너무 깔끔한 편곡돼 오히려 좀 허전한 느낌을 받았다면 그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는 끈끈하고 절절한 느낌의 노래이다. 헤어진 연인에 대한 감성을 담은 ‘펑킹 데드’(Funking Dead)는 묵직한 멜로디와 훅, 틀이 잘 잡힌 랩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너무 직설적인 가사로 인해 방송 전파를 타기는 어렵지만 마스터 우가 지닌 래퍼로서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최적인 음악이다. 이효리를 통해 매력적인 여성에 대한 동경을 익살스레 노래한 ‘미스 효리’는 레게 풍의 곡이다. 중간의 장난스런 효과도 개성 있다. 가사는 장난스럽지만 곡의 구성은 균형이 잘 잡혀 있다. 마지막 트랙인 ‘갤럭시’는 압스트랙트라는 장르에 힙합을 접목한 실험적인 곡이다. 장르적 도전을 한 이 노래의 랩 가사에는 “랩은 팝보다 진하다”는 의미심장한 표현이 나온다. 앨범의 마지막 노래로 그가 래퍼로서 지닌 자부심을 가장 잘 담고 있다.
2007.04.21 I 김재범 기자
  • (SPN)(리뷰) 힙합의 두가지 색깔, 라임버스 vs 마스터 우
  • [이데일리 SPN 김재범기자] 최근 두 달 간격으로 새 음반을 발표한 그룹 라임버스와 마스터 우. 둘 모두 힙합 뮤지션이고 이들의 음반을 제작한 DJ. DOC의 이하늘과 YG 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은 평소 절친한 사이이다. 실제로 마스터 우의 새 음반에 라임버스의 멤버 피제이가 편곡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이 새 음반에서 들려주는 음악은 힙합이 가진 폭넓은 저변을 상징하듯 꽤 대조적이다. ◇라임버스 : 힙합 어렵다는 편견을 버려. 편하고 즐겁게 즐기자. 라임버스의 데뷔 앨범 ‘겟 더 버스’는 클래식 재즈, 솔의 명곡에서 귀에 익은 주제들을 샘플링, 힙합 비트와 절묘하게 배합했다. 어둡고 거친 느낌보다는 경쾌하고 밝은 노래와 세련된 멜로디라인이 돋보인다. (라임버스 '독백' 맛보기)타이틀곡 ‘독백’은 스탠더드 재즈 풍의 피아노로 연주되는 마르첼로의 오보에 협주곡 2악장의 메인 주제가 인상적인 노래이다. 깔끔하고 세련된 편곡과 차분하지만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 라인이 돋뵌다. 얼핏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일렉트로닉 음악 팀 클래지콰이와의 호흡이 기대 이상으로 뛰어나다. 첫 트랙 ‘넘버 원’은 단순하게 반복되는 리듬이 의외로 중독성이 있다. 노랫말은 래퍼들 답게 예리하지만 음악의 분위기는 밝고 신난다. (라임버스 '하우 두 유 원트 잇' 맛보기)임정희가 피쳐링으로 참여한 ‘하우 두 유 원트 잇’(How do you want it)은 익살스런 비트박스의 활용이 인상적인 노래이다. 감칠 맛 나는 임정희의 보컬과 꽉찬 사운드가 듣는 즐거움을 주고 있다. ‘가사 김과 비트박의 인생극장’이라는 독특한 제목을 가진 노래도 놓치면 아까운 곡이다. 도입부의 보사노바 스타일의 기타가 음악을 열면 차분하면서도 정감어린 사운드가 전개된다. 한국적 음악 정서의 한 표현으로 꼽히는 이른바 ‘뽕기’를 느낄 수 있는 노래. 그런데 간주의 하모니카 연주를 비롯해 편곡이 은근히 고급스럽다. 이밖에 ‘아이 라이크 잇’(I like it), '러브게임‘(Love game), '라이터를 켜라’ 등의 노래들에서 70년대 미국 모타운 사운드를 떠올리게 하는 소울풀한 분위기가 힙합의 비트와 어우러지고 있다. 4번 트랙의 ‘스킷’(Skit)은 이 앨범에서 예외적으로 음악적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곡이다. 구체적인 멜로디 라인없이 리듬악기로 구성된 간결한 편곡이지만 래퍼의 역량이 잘 발휘되고 있다. 하지만 이 노래 역시 듣기는 참 편하다. ◇마스터 우 : “랩은 팝보다 진하다” 마스터 우의 2집 앨범 ‘매스 우 파트 2’의 타이틀곡 ‘돈 스톱’(Don't Stop)은 마스터 우가 작사, 작곡하고 원타임 테디가 편곡을 한 노래이다. 지누션의 지누가 피쳐링으로 참가한 전형적인 갱스터 랩이다. YG 특유의 깔끔한 코러스 라인이 훅으로 등장하는데 꽤 매력적이다. 깔끔한 라임(Ryme)이 돋보이는 마스터우의 랩도 괜찮다. 현과 어우러진 갱스터랩으로 노래하는 청춘의 송가라 할 수 있다. (마스터 우 '돈 스톱' 맛보기)‘두 오어 다이’(Do or Die)는 마스터 우가 개인적으로 딱 한 곡만 추천할 때 들려주고 싶다는j 노래이다. 멜로디 라인이 듣기 좋다. 외모가 주는 느낌 때문에 거칠고 어두운 음악만 추구 할 것 같은 선입견과 달리 팝적이고 신명나는 느낌이 살아있는 대중적인 감성의 노래이다. ‘울라라라’는 이번 2집에서 발견한 숨은 수작 중 하나이다. 인트로의 산뜻한 기타 선율의 여운이 사라지면 레게풍 멜로디에 지은의 은근한 보컬이 깔린다. 절제된 리듬과 음악의 구성이 세련됐고, 랩과 피쳐링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피쳐링을 맡은 레드 록의 랩도 돋보인다. (마스터 우 '울라라라' 맛보기)‘에브리싱즈 올 라이트’(Everything's all rite)는 ‘돈 스톱’에 이어 후속곡으로 생각하는 노래이다. 레게 스타 밥 멀리의 히트곡 후렴을 훅으로 사용했다. 전체적인 노래를 전체적으로 받쳐주는 관악 스타일의 반주가 풍성한 느낌을 준다. ‘크라이’(Cry)는 빅마마의 이영현이 피쳐링으로 참여했다. 이번 앨범에서 노래들이 너무 깔끔한 편곡돼 오히려 좀 허전한 느낌을 받았다면 그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는 끈끈하고 절절한 느낌의 노래이다. 헤어진 연인에 대한 감성을 담은 ‘펑킹 데드’(Funking Dead)는 묵직한 멜로디와 훅, 틀이 잘 잡힌 랩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너무 직설적인 가사로 인해 방송 전파를 타기는 어렵지만 마스터 우가 지닌 래퍼로서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최적인 음악이다. 이효리를 통해 매력적인 여성에 대한 동경을 익살스레 노래한 ‘미스 효리’는 레게 풍의 곡이다. 중간의 장난스런 효과도 개성 있다. 가사는 장난스럽지만 곡의 구성은 균형이 잘 잡혀 있다. 마지막 트랙인 ‘갤럭시’는 압스트랙트라는 장르에 힙합을 접목한 실험적인 곡이다. 장르적 도전을 한 이 노래의 랩 가사에는 “랩은 팝보다 진하다”는 의미심장한 표현이 나온다. 앨범의 마지막 노래로 그가 래퍼로서 지닌 자부심을 가장 잘 담고 있다.  (관련 기사 보기) ☞ "멋진 노래보다 솔직한 음악을..", 2집 낸 마스터 우
2007.04.20 I 김재범 기자
  • 내 다이어트 비밀 차게 식힌 보리차
  • [조선일보 제공] 5㎏ 가볍게- 보리차 날씬해진 연예인들이 다이어트 비결로 종종 내세우는 물. 포만감을 주면서 몸안에 노폐물이 배설돼 체중조절에 도움이 된다. 물은 인스턴트식품 섭취 등으로 산성화된 몸을 알칼리성으로 중화시키는 역할도 한다. 식욕조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보리차를 권한다. 미네랄과 비타민, 단백질 등이 골고루 들어있는 보리는 몸을 알칼리화 해주는 동시에 양질의 식이섬유가 풍부해 다이어트에 좋다. 자주 마시려면 보리차를 너무 진하지 않게 끓여 식힌 뒤 냉장고에 두고 마신다. 찬 성질의 보리차는 몸안에 열이 많으면서 뚱뚱한 사람에게 특히 좋다. 5살 젊게- 딸기 흡연가는 깔끔을 떨어도 곁에 가면 담배내가 난다. 피부 탄력도 비흡연가에 비해 떨어진다. 담배를 피면 피부에 탄력을 주고 단백질을 촉진하는 비타민C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요즘은 남성도 피부관리에 신경을 쓰는 만큼, 딸기를 꾸준히 먹길 권한다. 담배 한 개비에 손실되는 비타민C는 25㎎, 딸기 5~6개 정도에 들어있는 비타민C는 100㎎. 딸기에 함유된 자일리톨 성분은 입안을 상쾌하게 해준다. 저녁식사 후 디저트로 딸기를 먹거나, 아침에 딸기와 우유를 갈아 취향에 따라 설탕을 가미해 마셔도 좋다. 5시간 더 활기차게- 조기 자린고비도 침을 흘렸다는 환상의 반찬 굴비. 굴비 중에서도 맛과 영양이 좋다고 알려진 ‘앵월굴비’는 음력 3월, 그러니까 이맘때 잡힌 조기로 만든 굴비를 말한다. 조기는 맛이 달고 담백해 짧은 입맛에 밥맛을 일으킨다. 저지방 고단백의 흰살생선으로 소화가 잘 돼 위장이 약한 사람에게 더욱 권하고 싶다. 비늘을 제거하고 손질한 조기를 냄비에 넣고 양파, 다진마늘, 간장, 참기름, 고춧가루, 설탕, 맛술 등으로 양념해 만드는 조기찜이 별미다.
  • 현대차 유럽판매 `얼굴마담` 돌연 사퇴
  •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현대차 유럽법인의 게리 도자리스 부사장이 사퇴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 유럽법인(HME)의 게리 도자리스 판매·마케팅 담당 부사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회사를 그만뒀다. 회사를 그만둔 이유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건강상의 문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도자리스는 도요타와 피아트의 임원을 거친후 2005년 현대차와 인연을 맺었으며, 판매와 마케팅을 담당하며 현대차 브랜드를 유럽에 알리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도자리스 부사장이 현대차에 갖고 있는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도자리스는 회사를 떠나기전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현대차에서 오랫동안 같이 근무하고 싶지만, 일신상의 이유로 부득이 회사를 떠나게 됐다"며 진한 아쉬움도 남겼다. 한편 현대차는 올 하반기 유럽전략형 모델인 준중형급 'i30'(개발코드명 FD) 출시를 시작으로 ▲i20(겟츠급) ▲i10(아토즈급) ▲i40(쏘나타급) 등 i 시리즈를 단계적으로 출시해 유럽시장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앞서 도자리스 부사장은 "현대차가 유럽시장 점유율을 오는 2011년까지 현재의 2배 수준인 4.0%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즉, 현대차가 'i' 시리즈를 앞세워 유럽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이란 얘기다. 도자리는 또 "유럽지역에서 'i30'의 연간 판매목표를 12만대로 잡고 있다”고도 언급, 2008년 유럽지역 'i30' 판매량이 올해(목표치 3만2000)보다 4배 이상 급증할 것임도 시사했다
2007.04.03 I 지영한 기자
어릴적 `몽상가`였던 이혼녀..세계 여성최고 갑부로
  • 어릴적 `몽상가`였던 이혼녀..세계 여성최고 갑부로
  • [조선일보 제공] 가난한 이혼녀에서 일약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올라선 조앤 K. 롤링(42). 지난 1월 발표된 미 포브스지 조사에 따르면 현재 그녀의 순자산만 10억 달러다.  ▲ 조앤 K. 롤링딸 아이와 함께 끼니를 걱정해야 했던 30대 이혼녀가 10년 만에 인세와 영화 로열티만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여성 갑부가 된 것이다.  롤링은 1965년 7월 영국의 치핑 소드베리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그녀는 몽상을 즐기며 자신이 지어낸 얘기를 주변 사람들에게 들려주길 좋아하는 소녀였다.  대학 졸업 후 한 직장에 비서직으로 입사했지만 이런 `몽상가`적 자질은 그녀를 한 곳에 머무르게 두질 않았다.  포르투갈로 건너간 롤링은 영어 강사를 하며 포르투갈 방송국 기자를 만나 결혼했지만 곧 이혼했다. 이후 영국으로 돌아온 롤링은 생후 4개월 된 딸과 함께 에든버러에서 초라한 방 한칸을 얻어 정착했다.  일자리가 없어 1년여 동안 생활 보조금으로 생활하면서도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해리포터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아이를 재우고 난 뒤, 집 근처의 니콜슨 카페(지금은 관광명소가 됐음)를 찾아 누구의 간섭도 없이 두세 시간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과 물 한 컵만 옆에 두고 `해리포터`를 써내려 갔다고 한다.
강덕수 STX 회장의 "워 아이 창신다오"
  • 강덕수 STX 회장의 "워 아이 창신다오"
  • [中다롄=이데일리 박기수기자] 지난달 30일 오전,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내에서 2시간 가량 버스로 달려간 곳에 위치한 창신다오. 제주도 7분의  수준에 지나지 않은 이 섬은 이날 축제 분위기로 들떠있었다. ▲ STX조선소 기공식에 군인들이 행사진행요원으로 서있다STX(011810)그룹이 대규모 조선생산기지를 이 곳에서 건립하기로 하고, 첫 삽을 뜨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차창 밖으로 스쳐지나가는 풍경만 얼핏 봐도 연 소득이 고작 200-300달러 수준에 그치는 이 지역에, STX가 '희망의 등불'로 등장한 셈이다. 총 10억달러(약 9400억원), 결코 작지 않은 금액이다. 1차로 60만평의 매립부지에 조선소와 블록(배의 조각)공장을 세우고, 2차로는 주물 단조 제관 등 기초소재 생산설비와 엔진조립, 해양구조물 제조 등에 필요한 시설을 만들어 종합생산기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인구 5만명의 섬을 환골탈태시킬 수 있는 프로젝트. 생산기지가 완공될 경우, 2만명의 인력이 유입된다. 가족과 관련 인력까지 포함하면 6만명 이상이 창신다오로 몰려드는 셈이다. STX로는 야심작이 아닐 수 없다. 진해조선소를 고부가가치 분야에, 다롄 조선소는 범용선종에 각각 주력하는 차별화 전략의 필요조건이 바로 창신다오이기 때문이다. 오는 2012년에 다롄조선소에서 연간 30억달러(약 2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예정이다. 올해 진해조선소의 매출계획이 2조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중국에 거는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 강덕수 회장이 오색종이가 날리는 가운데 첫 삽을 뜨고 있다강덕수 회장이 이번 프로젝트에 깊은 애정을 표시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아울러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강 회장의 마음을 사로잡은 듯하다. STX는 지난해 9월 중국 정부와 조선생산기지 건립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한지 6개월만에 기공식을 가졌다. 강 회장 스스로가 "한국에서 어렵지 않겠느냐"며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크게 고무돼 있는 모습이다. 강 회장은 새로운 조선소 부지를 찾기 위해 남해안 일대를 전부 돌아다녔다고 한다. 하지만 마땅치 않았다. 중국이 '화끈하게' 해결해 줬다. 행동이나 일의 진척이 느릴 때 일컫는 '만만디'라는 중국어는 이젠 옛말이 된 듯하다. 강 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워 아이 창신다오(나는 창신다오를 사랑합니다)!"라고 말해 관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강 회장의 '창신다오 사랑'이 앞으로 어떻게 피어날지  관심이다.
2007.04.01 I 박기수 기자
(인터뷰)강덕수 회장 "조선사업 매출비중, 한-중 반반 규모로"
  • (인터뷰)강덕수 회장 "조선사업 매출비중, 한-중 반반 규모로"
  • [中다롄=이데일리 박기수기자] 강덕수 STX(011810)그룹 회장이 중국에서 대규모 선박생산기지 건립을 선언하고, 향후 중국에서의 매출 비중을 국내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하는 등 글로벌 경영전략을 내놓았다. 수익성 확보가 확실하다고 판단되면, 공격적인 글로벌 생산체재를 통해 STX를 국내 5대 중공업 그룹에서 안주하지 않고, 세계 메이저 조선중공업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다. 강 회장은 지난달 29일 중국 다롄시의 샹그릴라호텔에서 STX 다롄조선소 기공식 전야제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시장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오는 2012년에는 진해조선소와 다롄조선소의 매출비중을 절반 절반 수준으로 가져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4년간의 준비 끝에 랴오닝성 다롄시의 창신다오에 선박생산기지를 건립하기로 결정했다"며 "범용선종을 중심으로 2012년 다롄조선소 매출이 30억달러(약 2조8000억원)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해조선소는 올해 2조원의 매출 계획을 잡고 있다. ▲ 中샹그릴라호텔에서 간담회중인 강덕수 회장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중국 진출에 따른 노하우 유출 우려에 대해서는 편협되고 과장된 시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강 회장은 "해외진출로 기술 유출이 우려된다면, 해외로 이미 진출한 자동차와 반도체 등에 대해서도 같은 우려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유독 조선만 염려하는 것은 문제"라며 "내부적으로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그런 문제가 없도록 하고 있다"며 '과잉 우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다롄시 창신다오를 조선소 부지로 선택하게 된 배경은 ▲도로 등 인프라가 완벽하게 갖춰졌다. 지리적으로도 가깝다. 진해와 다롄, 거리상으로 비숫하다. 특히 중국 정부가 섬(창신다오) 전체를 계획적으로 개발하고, 주민들의 이주 문제 등을 완벽하게 해 놓은 것으로 보고 확신을 얻었다. 지난해 9월 중국 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지 6개월만에 착공식을 하게 됐다. 매우 빠르다. 국내에서 추가로 조선소 건립을 위해 남해안 일대를 돌아다녔는데, 땅 확보가 어렵고, 인력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중국 진출로 인해 조선 노하우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기업이 외국에 투자해 기술이 유출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본다. 오히려 외환위기 이후 회사를 그만둔 사람들이 중국으로 스카웃돼 중국 기술을 업그레드시키는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자동차 등 다른 산업도 외부로 나가는데, 유독 조선만 염려하는 것은 문제다. 내부적으로도 벤치마킹할 수 없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진해조선소와 다롄조선소와 성장 전략은 ▲진해는 인건비가 높은 고급기술자가 할 수 있는 분야에 주력하는 등 몇 가지 핵심전략을 가지고 나갈 것이다. 현재는 LNG선(액화천연가스운반선)과 VLCC선(초대형원유운반선)이지만, 앞으로 이 분야가 영원히 고부가가치라고 할 수 없는 만큼, 시간이 가면서 바꿔나갈 것이다. 시장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오는 2012년 중국과 한국의 매출비중을 절반, 절반으로 가져가려고 한다. -중국의 조선 규모가 올들어 우리나라를 앞섰는데 ▲ 중국 생산량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보다 조선소가 훨씬 많고 능력도 크기 때문에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철강분야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질적인 면에서 얼마만큼 가치를 높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양으로만 얘기하면 우리 조선산업이 계속 일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아예 해외 진출을 하지 않고 있는데 ▲한국에서 조선산업을 확장하느냐, 경쟁이 예상되는 중국으로 진출하느냐는 선택의 문제이다. 각사의 전략으로 본다. 현대중공업은 진출하지 않고 있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블록공장만 나와있다. 현재는 각 사들이 다 자기 생각이 맞다고 볼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누가 옳는지 판단할 수 있지 않겠느냐. 전자제품에 대해서는 현재 국내외 생산비중을 따지는데, 조선 분야도 그런 시각에서 접근해야 하지 않겠나. -쌍용건설 인수계획은 ▲없다.- 대한통운 인수계획은 ▲심사숙고하고 있다. 국내 M&A(인수합병)이 과열이 된 것 같다. 많은 돈을 주고 인수하면 무슨 혜택이 있을지 봐야 한다. 회사 덩치는 커질지는 모르겠지만, 인수한 뒤 키워야 하는데, 키울 돈까지 다 집어넣어서 회사를 인수해 놓으면, 양쪽 다 불행한 것이 아닌가.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된 STX팬오션의 국내상장 문제는  ▲한국 기업으로 국내에 상장하지 않고, 해외에만 상장돼 있는 것이 국내 정서에 좋지 않은 것 같다. 국내 증권시장을 외면할 수 없다. 국내 상장으로 돈이 크게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본증가로 기존 주주가치가 떨어질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빠르면 올해 안에, 늦어도 내년에는 국내에 상장하려고 한다. -STX의 글로벌 전략은 ▲조선기계, 해운물류, 에너지 등을 3개 축으로 하고 있다. 해운업은 전체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일어나는 등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크다. 사람이 살면서 가장 필요한 것이 원유, 가스, 철광석, 석탄 등 에너지 자원인데, 이와 연계한 해운과 조선은 시너지 효과가 크다. 향후 인수합병은 광산매입 등 3개 축과 연관된 분야에 투자할 것이다. -신입사원 모두를 직접 면접하고 있는데 ▲각 계열사 사장은 각 사가 생각하는 인재를 뽑는다. 각 사의 인재상은 있겠지만, 완전히 정립된 것이 아니다. 이런 게 뿌리가 내려질 때까지는 면접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면접은 쌍방면접이다. 우리도 면접하지만, 사원들도 우리를 면접한다. 젊은 사람들의 생각이 뭔지 나도 한 수 배우게 된다.  -지주사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법적으로 지주사는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지주사 체제다. 앞으로 이런 체제를 유지할 것이다. -최근 인수한 타이거오일의 발전방향은 ▲정유공장을 3차례 인수하려다 실패했다. 에쓰오일도 최근 자사주 가격을 보면 우리도 인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직도 우리가 지명도도 낮아서 인수하지 못한 것 같다. 타이거오일 인수는 에너지와 유통사업을 공부하자는 차원이다. -STX 주가가 많이 올랐는데 ▲연초보다 50% 올랐다. 출장 갔다올 때마다 오른 것 같다(웃음). 올해 전환사채(CB) 물량이 1억달러 정도 나왔는데, 오히려 더 올랐다. 우리의 배당수익률, 배당성향이 그렇게 높은 것은 아니다. 성장 가능성 때문으로 본다.  -그룹의 규모가 매우 빠르게 커지고 있는데 ▲자산 규모가 커져서 좋은 것 없는 것 같다. 여러 가지로 불편한다. 지난해에는 자산 6조원을 넘기지 않으려고 애썼다. 연말에 협력사에 현금을 주는 방식으로 해서 낮췄다.  -사옥 이전 문제는 ▲5월초에 이사할 것이다. 기술부문은 서울 도곡동에 있고, 기술 이외의 부문은 남산의 비즈니스센터로 한 데 모을 것이다.
2007.04.01 I 박기수 기자
옛날 떡볶이… 30년 전 추억의 맛 그대로~
  • 옛날 떡볶이… 30년 전 추억의 맛 그대로~
  • [조선일보 제공] 먼지 풀풀 날리는 운동장에서 한바탕 공을 차고 난 후 달려간 떡볶이 집. 주황색 천막 아래 모여 앉아 먹던 떡볶이 '100원어치'는 신나는 오후의 마침표이자 즐거움의 상징이었다. 좁아진 운동장, 그리고 20배나 오른 가격만큼 떡볶이 맛도 세월 따라 변하고 변해 '그 때 그 맛'은 이제 별미가 됐다. ▲ 통인시장의 "하얀떡볶이"와 "빨간 떡볶이"납작하고 굵은 타원형 떡 대신 손가락 굵기의 가는 떡, 달큼한 양념 대신 고소하고 짭짤한 맛이 주를 이루는 '옛날 떡볶이'를 찾아갔다. 요즘 아이들은 밍밍하게 느낄 수도 있으니 '어른을 위한 떡볶이'라 해도 되겠다. 서울 영천동 영천시장 끝자락의 '원조 떡볶이(02-312-5436)' 주인 방복자(64)씨는 "30년 전 맛과 똑같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단골집에서 빻아온 고춧가루와 마늘 등 갖은 양념을 정확히 저울로 재어 맛의 변화가 없기 때문이란다. 어릴 적 먹던 맛을 찾아 딸아이 손을 잡고 오는 아주머니같이 오래된 단골들은 조금만 맛이 변해도 당장 이의를 제기한다.  ▲ 30년 전 맛을 자랑하는 영천시장 ""원조 떡볶이"" 100% 쌀로 만든 떡은 가늘고 긴데 아주 말랑말랑하다. 양념이 졸면 짭조름한 어묵 국물을 부어서일까. 적당이 간이 밴 매콤한 떡이 골목의 추억을 자극한다. 3호선 독립문역 4번 출구 부근 영천시장 내. 오전 5시~오후 11시 영업(일요일 휴무). 떡볶이 1인분 2000원.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 금천시장의 간장 양념 떡볶이 집을 찾으려면 시장 입구부터 눈을 크게 떠야 한다. 할머니 한 분이 비닐 의자에 쪼그리고 앉아 떡을 하나하나 볶고 있는 간이 천막은 아주 작아 얼핏 보면 '뽑기' 가게 같다. "할머니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싫어. 말 안 해. 그냥 '개성 아줌마'라고들 했지." "사진 한 장 찍어도 돼요?" "아이, 싫어, 찍지마" "할머니 그럼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17년생이야." 할머니는 50년째 골목서 떡볶이 장사를 하고 있다. 떡볶이는 플라스틱 통에서 특유의 간장 소스를 숟가락으로 조금씩 덜어 가느다란 쌀떡에 부은 후 천천히 볶아 만든다. 처음 먹었다면 당혹스러울지 모른다. 매운 맛과 단 맛이 거의 없다. 좌석은 삐그덕거리는 의자 두 개가 전부다. 오전 9시~오후 9시까지 문을 여는데 '심심하면 그냥 들어가기도' 한다. 금천시장에서 30m쯤 가서 오른쪽. 효자동 통인시장서는 50년 전부터 다섯 명의 할머니가 '하얀 떡볶이'와 '빨간 떡볶이'를 팔았단다. 고소한 하얀 떡볶이와 국물 없이 매콤한 빨간 떡볶이를 팔았다는 '원조' 할머니들은 모두 돌아가셨다. 지금은 '효자동 옛날 떡볶이 집(02-735-7289)'과 '원조 할머니 떡볶이 집(02-725-4870)'이 통인시장 떡볶이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국물이 없고 떡이 아주 가늘어 양념이 떡 속까지 잘 배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리 많이 만들어놨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분량만큼 달달 볶아 내준다. 하얀 떡볶이는 식용유와 간장 양념이 떡에서 어우러져 고소함의 극치다. 약간 바삭거려 씹는 재미도 있다. 빨간 떡볶이는 꽤 맵고 단맛이 '제로'다. 요즘 아이들은 이른바 '물떡볶이'에 익숙해져 있어 퍽퍽하다고 꺼리기도 한다. '효자동…'의 빨간 떡볶이는 마늘이 아주 많이 들어가 향이 진하고, '원조…' 쪽은 담백하다는 게 차이다. 1인분 2000원(기름·빨간 떡볶이를 보통 반반 주문한다), 영업시간 오전 7시~오후 9시.
1kg에 200만원, 오묘한 향기 머금은 버섯
  • 1kg에 200만원, 오묘한 향기 머금은 버섯
  • ▲ 송로버섯을 얹은 오믈렛. 오믈렛 안에도 송로버섯이 브리치즈와 함께 들었다. 오믈렛 전체에 송로버섯 향기가 배어있다.[조선일보 제공] 별미(別味)로 꼽히는 음식은 대개 카리스마가 강렬하다. 누구나 쉽게 좋아하지 못할만큼 진하고 독특한 맛과 향을 지녔다. 그래서 처음엔 호불호(好不好)가 극단으로 갈리지만, 일단 소수의 극렬 지지자를 확보하고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 상황은 급변한다. 진귀한 맛으로 이미지를 굳힌 다음부터는 누구도 감히 느끼는대로 함부로 말하지 못한다. 그 다음은 예정된 수순을 밟는다. 가격이 치솟고,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고, 이른바 ‘짝퉁’이 횡행한다. 전라도에서만 먹던, ‘냄새 고약한’ 생선이 어느 순간 전국적 유명세를 얻더니 이제는 칠레산이 흑산도산으로 둔갑하는 홍어의 경우를 떠올려보시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이 최근 송로버섯 20㎏, 4000만원 어치를 프랑스에서 들여왔다는 소식에 미식가들이 들뜨기 시작했다. 송로버섯을 이렇게 많이, 그것도 냉동이나 건조가 아닌 신선한 상태로 수입한 경우는 아직까지 없었다. 서양 식자재를 국내 주요 호텔과 레스토랑에 공급하는 ‘구어메(Gourmet) F&B’ 서재응 상무는 “그 동안 한 해 수입된 송로버섯을 모두 합쳐야 10㎏을 넘을까 말까 했던 것과 비교하면 정말 엄청난 양”이라고 말했다. 송로버섯. 영어로는 ‘트러플(truffle)’, 프랑스어로는 ‘트뤼프(truffe)’, 이탈리아어로는 ‘타르투포(tartufo)’다. 그러나 더 쉬운 말이 있다. ‘땅속의 다이아몬드’다. 이번 수입된 검은 송로버섯은 그나마 ‘저렴한’ 편이다. 흰 송로버섯이 훨씬 더 비싸다. 지난 2005년 11월 런던 경매시장에서 1.2㎏짜리 최상급 흰 송로버섯이 11만2000달러(약 1억1200만원)에 팔리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흰 송로버섯은 1㎏에 350만원을 호가한다. ▲ 검은 송로버섯. 송로버섯은 콩알만한 것부터 어른 주먹만한 것까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크기가 클수록 값이 나간다. 감자 같은 모양새… 매력적인 향 엄청난 가격에 비해 겉모습은 평범하다 못해 흉측하기까지 하다. 송로버섯을 땅에서 캐내면 영락없는 흙덩어리. 버섯이라지만 땅속 10~30㎝ 지점에서 자란다. 흙을 털어내면 시커멓게 썩은 감자처럼 보인다. 엄청 맛있지도 않다. 먹어보면 설컹설컹하면서 희미한 단맛이 느껴진다. 물에 젖은 호두 또는 잣을 씹는 기분이다. ‘이 맛 때문에 그 값을 치른단 말인가?’ 처음 홍어를 맛보는 사람이 느끼는 당혹감도 바로 이런 느낌일 듯. 송로버섯이 값비싼 진미로 취급받는 이유는 독특한 냄새 때문이다. 암모니아향을 자랑하는 홍어와 비슷하다. 송로버섯의 향은 축축한 흙과 나무뿌리, 사향 등이 뒤섞인 것이라고 하지만 정확하게 뭐라 규정하기 어렵다. 그냥 ‘송로버섯향’이다. 흰 송로버섯은 검은 송로버섯보다 냄새가 더 강하다. 2002년 7월 11일자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송로버섯이 유럽 전역에서 인기를 얻게 된 시점을 17세기라고 규정한다. 처음에는 송로버섯에 최음효과가 있다고 소문이 나면서 유명세를 얻었지만, 일단 유명해지자 특유의 냄새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별미로 자리를 굳혔다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오래 전부터 송로버섯 냄새에 최음효과가 있다고 믿었다. 성적 흥분효과가 있다는 페로몬과 화학적 구성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테이블34’ 조리장 루카스 스풀(Spoel)씨는 “송로버섯 냄새는 발정기 수퇘지에서 나오는 성호르몬(sex hormone)과 거의 같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땅속에서 자라는 송로버섯은 사람이 찾기 어렵다. 프랑스에서는 송로버섯 자리를 찾아내는 데 암퇘지를 이용해왔다. 후각이 발달한 암퇘지는 송로버섯 냄새를 맡으면 극도로 흥분, 주둥이와 발굽으로 땅을 헤집어 송로버섯을 찾아낸다. 사람이 즉시 달려들지 않으면 송로버섯을 모조리 먹어치운다. 덩치 큰 암퇘지를 물리치기란 보통 어렵지 않다. 이탈리아에서는 돼지 대신 개를 사용한다. 개는 송로버섯을 돼지만큼 좋아하지 않는다. 대신 주인으로부터 받는 칭찬, 그리고 애완견용 과자 같은 보상에 길들여져 송로버섯을 찾는다. 프랑스에서도 점차 돼지 대신 개를 이용하는 추세다. 가격 오르자 중국산 ‘짝퉁’ 나돌아 송로버섯은 원래 비쌌다. 하지만 지금처럼 가격이 치솟은 건 2000년대 초반부터다. 계속된 이상고온과 가뭄으로 땅이 말랐다. 송로버섯은 참나무, 떡갈나무, 소나무 숲 축축한 땅에서 자란다. 채취량이 급감했다. 유명 산지인 프랑스 페리고르에서는 10년 전 한 해 1800톤씩 채취되던 송로버섯이 최근 50톤으로 급감했다. 이 틈을 비집고 ‘짝퉁 송로버섯’이 세계시장 정복에 나섰다. ‘인간을 제외한 모든 물건을 위조한다’는 중국에서 생산된다. 엄밀히 말하면 가짜는 아니다. 유럽 본토 송로버섯의 학명은 ‘tuber melanosporum’. 중국산은 ‘tuber indicum’으로, 유럽 송로버섯의 사촌쯤 된다. 중국 윈난성(雲南省)에서 많이 난다. 전문가들은 중국산이 “‘원조’ 송로버섯보다 확실히 향이 옅고, 씹으면 씁쓸한 뒷맛이 있다”고 하지만, 일반인이 알아차리기 어렵다. 유럽산과 섞어놓으면 전문가조차 구분이 쉽지 않다. 가격은 1㎏당 30달러(약 3만원)로, 프랑스나 이탈리아산과 비교하면 100분의 1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페리고르 등 유럽 원산지에서 중국산을 유럽산으로 속이거나 진짜와 섞어 파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값싼 칠레산 홍어가 비싼 흑산도산으로 둔갑하는 과정을 떠올리면 된다. 프랑스 정부는 벌금형과 구속형으로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가격 차이가 워낙 크다보니 유혹에 넘어가는 식당이 많다. 송로버섯의 오묘한 풍미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요리는 오히려 단순해야 한다. 프랑스에서는 오믈렛에 얇게 켠 송로버섯을 올려 먹는다. 겨우 몇 쪽 얹었을 뿐인데, 오믈렛 전체에 송로버섯 향기가 짙게 밴다. 이탈리아에서는 올리브오일만으로 버무린 파스타(국수), 아니면 리조토(쌀요리)에 가늘게 썬 송로버섯을 얹어 먹는다. ▲ 송도버섯을 검사하는 루카스 스풀 "테이블34" 조리장스풀 조리장은 “쌀이나 달걀을 함께 넣어두면 송로버섯에서 나오는 물기를 흡수해 풍미를 잃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렇게 두면 생(生) 송로버섯은 2주 정도 보관 가능하다. 그 이후로는 진공포장해 얼렸다가 쓴다. 그 후로는 열을 가해 상하지 않도록 처리하거나 올리브오일에 담가둔다. 송로버섯 요리 즐기려면 테이블34에서는 송로버섯과 브리치즈를 넣은 오믈렛(4만5000원), 송로버섯과 푸아그라로 만든 소스를 곁들인 스테이크(6만원), 송로버섯을 얹은 농어요리(6만원) 등을 선보인다.  행사기간은 송로버섯이 다 떨어질 때까지.
  • 박태환 자유형 200m 결승 진출, 펠프스와 맞대결
  • [노컷뉴스 제공] '수영천재' 박태환(18·경기고)이 지난 5년간 세계 수영을 평정해온 '왕년의 수영신동' 마이클 펠프스(22·미국)와 마침내 대결한다.박태환은 26일 오후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벌어진 제12회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1분47초83을 기록, 16명의 준결승 진출자 가운데 5위에 올라 상위 8명에게 주어지는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생애 두 번째로 세계선수권 결선에 진출한 박태환은 27일 오후 7시로 예정된 결승전에서 펠프스와 맞붙게 됐다. 결승에서 세계 수영의 '큰별' 펠프스, 호헨반트와 격돌&nbsp;예선에서 1분47초58을 기록, 피터 반덴 호헨반트(네덜란드)와 펠프스에 이어 전체 3위로 준결승에 진출한 박태환은 예선1위 호헨반트와 같은 2조로 편성돼 각각 4,5레인에 배정받았고 세계 최강의 선수와 나란히 역주하며 침착하게 페이스를 조절, 조 3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호헨반트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자유형 100m를 2연속 제패한 '단거리의 제왕'으로 준결승에서 1분46초33를 기록하며 1위로 결승에 안착했다. 박태환과 다른, 1조에서 준결승을 치른 펠프스는 조 1위이자 전체 2위의 기록(1분46초75)으로 결승에 올랐다.전날 자유형 400m에서 아시아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박태환은 주종목이 아닌 200m에서도 파이널에 진출하는 저력을 발휘하며 두 번째 메달 획득 가능성을 높였다.주종목은 아니지만, 박태환은 최근 1년간 자유형 200m에서 두드러진 기록 향상을 보여왔다. 박태환은 지난해 8월 범태평양대회에서 1분47초51로 아시아신기록을 갈아치웠고, 4개월 후인 지난 12월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0.39초를 앞당긴 1분47초12로 또 한번 기록 경신에 성공하는 등 자유형 200m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보여왔다. 한편 이 부문의 세계기록은 2001년 일본 세계선수권에서 이안 소프(호주)가 작성한 1분44초06이다.viewBestCut('bestLeft')var refNewsArray = new Array();refNewsArray[refNewsArray.length] = { id:'470549', name:'박태환, \'위대한 한국인\'으로 국제..', alt:'박태환, \'위대한 한국인\'으로 국제수영연맹 홈피 장식' };refNewsArray[refNewsArray.length] = { id:'470610', name:'김연아 "나 대신 금 많이 캐와" 박..', alt:'김연아 "나 대신 금 많이 캐와" 박태환에 진한 우정 표시' };refNewsArray[refNewsArray.length] = { id:'470021', name:'박태환, 사상 첫 세계선수권 金메달', alt:'박태환, 사상 첫 세계선수권 金메달' };relNewsViewNew(); <!--/LDCM_BODY-->
제철 만난 조개, 누가누가 맛있나 (VOD)
  • 제철 만난 조개, 누가누가 맛있나 (VOD)
  • [조선일보 제공] 봄 조개, 가을 전어’란 말이 있다. 조개는 산란기를 앞둔 요즘이 제철이다. 요즘 어떤 조개가 나왔을까.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봤다. 안면도에서 새벽에 올라온 바지락, 조금 후 끓는 물로 장렬하게 뛰어들 제 운명도 모르는지 천진난만하게 촉수를 바깥으로 내밀고 물을 찍찍 쏜다. &nbsp;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조개류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정문수산’ 정문주 사장은 “대부분의 조개가 5~7월 산란기를 앞두고 맛과 영양이 절정인데다, 어획량이 늘면서 가격도 많이 떨어졌다”고 했다. 산란기에 접어들면 독성이 생기고 상하기도 쉬우니, 5월 말쯤부터는 조개 먹을 때 조심해야 한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는 조개 여러 종류를 섞어 ‘모듬’으로도 판다. 정 사장은 “조개 구이나 찜을 먹으려는 사람들이 모듬을 찾는다”고 했다. 1㎏ 7000원, 2㎏ 1만5000원 받는다. 조개는 가격이 어느 가게나 같거나 비슷하지만 그날그날 날씨·어획량에 따라 들쭉날쭉하다. 정문수산 (02)824-6575, 016-261-9924 백합(대합) 조개의 여왕’이다. 제철을 맞은 다양한 조개류 중에서도 맛이 으뜸이란 소리. 국산은 거무스름하고, 수입산은 노르스름해서 구분이 가능하다. 1㎏(6~7마리 내외)에 국산은 7000~8000원쯤하고, 수입산은 3000~4000원으로 가격 차이가 크다. 맛조개 회로도 먹고 구워도 먹고 무쳐도 먹는다. 껍질째 탕을 끓이면 시원하고 된장찌개에 넣으면 달다. “국산은 까맣고 커요. 노란색을 띄면 중국산이죠. 중국산은 ㎏당 4000~5000원인데, 국산은 4500~6000원 정도 하죠.” 살은 옅은 붉은색이고 발에는 자주색이 감돈다. 내장이 붉으면 신선도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한다. 죽합(竹蛤) 딱 대나무 마디처럼 생겼다. 8마리 한 묶음이 4000~7000원. “앞으로 더 싸질 가능성 많아요. 부안에서 많이 잡아요. 구이나 찜으로 좋아요." 키조개 이름대로 곡식을 까부는 키처럼 생겼다. 좁고 긴 이등변 삼각형 모양. 12~14마리가 8000~1만원쯤에 팔린다. 패주가 유난히 커다랗다. 가리비와 비교하면 질기다. 요즘 조개구이집에 가면 키조개 윗껍데기를 떼어낸 다음, 패주 주변에 버터·다진 양파·마늘을 더해 석쇠에 구워준다. 옛날에는 매운탕이나 떡국에도 넣어 먹었다. 미역국을 끓이기도 한다. 소라 1㎏ 1만원쯤. “한겨울에도 나오기는 하는데 많지 않아요. 요즘 저 아래쪽, 장항이나 군산 이런데서 많이 올라와요.” 대부분 양식산 참소라다. 바위에 붙어 사는 자연산은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가지 않으려 뿔이 났다. 파도가 심하지 않은 곳에서 생활하는 양식산은 뿔이 없다. 개소라도 있지만 살이 검고 작고 맛이 떨어진다. 모시조개 감칠맛을 내는 호박산이 다른 조개의 10배인데다, 단맛을 내는 글리신도 듬뿍 들었다. 조갯살과 껍질, 발 사이에 있는 체액에 농축돼 있으니 껍질째 끓여야 한다. 백모시조개와 흑모시조개를 구분해 판다. 백모시가 1㎏ 5000원인데, 흑모시는 8000원으로 3000원이나 더 비싸다. “맛이 훨씬 좋으니 당연하죠.” 바지락 '국물 맛 지존' 자리를 두고 모시조개와 다투는 바지락. 뽀얗게 우러나는 국물은 젖산, 호박산 등 유기산이 많은데다 핵산, 글리신, 아르기닌 등 아미노산까지 풍부해 진한 감칠맛을 낸다. 간에 좋은 글리코겐, 함황아미노산이 많다. 1㎏에 3000원에서 5000원을 왔다갔다 한다. 떡조개 조갯살은 담홍색, 껍데기는 안팎이 회색빛 감도는 흰빛이다. 껍데기 바깥에 규칙적으로 골이 패 있다. 초밥, 회, 구이용으로 활용된다. 산란기는 6~8월로, 9월에서 11월까지 가을이 제철이라 하나 요즘도 맛이 손색 없다. 매끄러우면서 쫄깃한 조갯살에 단맛이 감돈다. 1㎏에 4000~5000원쯤이다. 참조개 사전을 찾아보면 참조개가 ‘백합의 방언’이라고 나와 있는데, 수산시장에서는 따로 구분해 팔고있다. 높이 6㎝, 길이 6.5㎝쯤으로 크기가 떡조개와 비슷하다. 가격도 4000~5000원으로 같다. 떡조개보다 동그랗고 누런 빛이 돈다. 홍합 추운 겨울, 술로 배배 꼬인 속을 시원한 국물로 풀어주던 홍합. 한 봉지(약 2㎏)에 2000원쯤 받는다. 살색이 붉으면 암컷, 희면 수컷이다. 모든 수컷이 그렇듯 맛이 암컷만 못하다. 글리신, 글루탐산, 알기닌 등 아미노산과 함께 숙신산, 젖산 같은 유기산이 많아서인지 우유처럼 고소하면서 시원한 감칠맛을 낸다. 꼬막 붉으스름한 속살이 달면서도 피 맛 비슷하다. 비타민B와 함께 철분이 많아서다. 빈혈, 저혈압, 뼈 발육에 좋다. 소금물에 해감시킨 다음 살짝 삶아 먹는다. 참꼬막과 새꼬막이 있는데, 참꼬막을 훨씬 쳐준다. 참꼬막 1㎏ 6000~7000원, 새꼬막 3000~4000원. 가리비 강원도와 경북에서 양식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 수입산으로 사시사철 나온다. 껍데기 속 한가운데 놓인 동그랗고 도톰한 패주가 탱글탱글 부드럽다. 날로 먹어도, 뜨겁게 달군 프라이팬에 버터를 두르고 앞뒤로 노릇하게 살짝만 구워 먹어도 좋다. 통째로 석쇠에 얹어 구워 먹으면 영양 손실이 덜하다. 1㎏(10~12마리) 6000~7000원.&nbsp; &nbsp;▲ 봄 제철맞은 조개 / 태그스토리 동영상
교복입던 그 시절에는 느낄 수 없었던 ‘밤의 古都’
  • 교복입던 그 시절에는 느낄 수 없었던 ‘밤의 古都’
  • [조선일보 제공] ‘이름 없는 고분들은 공룡만큼 거대했고 첨성대는 하늘에 닿을 듯 솟아있었지. 아무렴, 왕의 무덤이고 별을 보던 곳인데….’ &nbsp;▲ 조명을 밝힌 고분들 곁을 지나는 밤의 산책은 경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묘미다. 첨성대 앞 고분들.&nbsp;수학여행의 기억을 품고 일이십 년 만에 경주를 다시 찾는다면 약간은 낯설고 조용하단 생각이 들지 모른다. ‘앞으로 나란히’로 줄 맞춰 구경 다니다 기념사진을 찍는다며 불국사 계단에 무질서하게 모여 앉거나 문화재보다는 오랜만의 수다에 열을 올리는 ‘교복쟁이’들이 없는, 고적한 밤은 특히나 그렇다. 전형적인 경주에서 한발 물러나 고도(古都)의 낯설고 새로운 모습을 찾고 싶다면 밤 산책이 제격이다. 고맙게도 경주시는 첨성대를 중심으로 한 황남동 일대에 세련된 야간 조명을 2003년부터 4년에 걸쳐 설치했다. 임해전지에서 반월성과 첨성대를 지나 황남동의 고분들까지 이어지는 달밤의 산책로를 걷다 보면 나지막한 도시의 은은한 야경에 마음이 차분해진다. 임해전지 _ 첫걸음은 ‘임해전지(臨海殿址)’라고도 불리는 ‘안압지’에서 떼는 것이 좋다. 경순왕이 태조 왕건에게 화려한 잔치를 베풀었다는 ‘임해전’을 비롯해 26개의 건물이 있었다는데, 지금은 1970년대 복원한 건물 세 개만이 남아있다. 폐허가 된 곳에 기러기와 오리만 노닌다며 조선시대 ‘안압지(雁鴨池)’라는 초라한 이름을 얻게 됐다. 원래 못 이름은 ‘월지(月池)’. 반면 건물과 배롱나무가 깔끔한 조명을 차려 입고 연못에 거꾸로 반사되는 야경은 색다르고 현대적이다. 밤바다의 파도소리를 연상케 하는 대숲 소리도 한결 진하게 다가온다. 반월성 _ 안압지를 천천히 한 바퀴 돌고 정문으로 나오면 길 건너 수로에 비친 나무가 또 다른 밤 풍경을 뽐내고 있다. 나무가 심어진 언덕 위가 반월성(半月城)이다. 안압지 정문에서 오른쪽으로 나가 횡단보도를 건넌 후 파출소 옆 나무 계단으로 올라가면 바로 연결된다. 신라시대 궁궐이 있던 곳이라는데, 반달 모양의 터를 제외하고는 흔적을 찾을 길이 없다. 첨성대로 이어지는 반월성 산책로는 걷는 데 15~20분 정도 걸린다. 왼쪽으로는 궁터와 거대한 버드나무, 오른쪽으로는 솔숲이다. 흙 길을 따라가다 네 갈래 길을 만났을 때 오른쪽 내리막으로 가면 김(金)씨 시조 김알지의 탄생 신화가 어린 계림(鷄林)으로 이어진다. 첨성대가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모습은 반월성 끝 무렵부터 보인다. 안압지―반월성―계림―첨성대로 길이 이어져 반갑긴 한데, 반월성 조명이 어둑해 캄캄한 밤 혼자 걷기는 약간 으스스하다. 안압지 정문에서 큰길을 따라가도 첨성대로 이어지니 반월성은 낮 구경을 위해 남겨둬도 되겠다.&nbsp;▲ 새까만 밤하늘을 배경으로 빛나는 밤의 첨성대는 우주를 향한 인간의 염원을 드러내는 듯 한다.첨성대 _ 계림, 첨성대, 고분공원과 천마총이 있는 대릉원은 가까이들 모여 있다. 계림은 드문드문 가로등 말고는 조명이 없다. 살짝 둘러본 후 걸어서 3분 거리의 첨성대로 발길을 옮기자. &nbsp;‘신라시대 천문대’라는 요약형 설명을 듣고 기념사진 찍은 후 아무 생각 없이 천마총으로 발걸음을 옮겼던 학창 시절. 그러나 첨성대만큼 미스터리에 쌓여있어 ‘참뜻’을 알기 어려운 유물도 드물다. &nbsp;다시 찾은 첨성대. 밤에도 빛나는 미지의 조형물은 흰 조명으로 치장한 주변의 나무들과 어우러져 마냥 어여쁘기만 하다. &nbsp;시야를 가리는 높은 건물 없이 그저 넓게 펼쳐진 검은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탓인지, 첨성대는 햇빛 속 모습보다 아담해 보인다. 대릉원 _ 첨성대 바로 맞은편에는 고분 6개가 여러 개의 달이 뜨는 어느 행성의 풍경처럼 빛나고 있다. 여기서부터 노동·노서리(路東·路西里) 고분까지 33개의 고분이 길 따라 누웠다. 천마총과 미추왕릉 등 23개의 고분이 위치한 ‘대릉원’은 밤에도 문을 열어둔다. 단 천마총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다. 고분공원같은 본격적인 조명은 없고 가로등만 켜 있다. 달 그림자를 푸근하게 드리운 크고 작은 고분 사이사이로 천천히 산책하는 묘미는 경주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노동·노서리 고분군 _ 대릉원 정문에서 왼쪽으로 나와 큰 길서 다시 왼쪽으로 가다 보면 경주의 유명 먹거리 ‘황남빵’ 간판이 보인다. 길을 건너 왼쪽으로 가다가 법장사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네 개의 무덤이 모여 있는 노동·노서리 고분군이 나온다. 걸어서 15~20분 정도 걸린다. 봉황대 고분이라고도 불리는 노동리 고분은 밑둘레 250m로 봉이 두 개인 경주 ‘황남대총’을 빼고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 300살 넘게 먹은 느티나무를 비롯해 12 그루의 나무가 고분 위에서 땅을 내려다보고 있다. 하늘로 땅으로 핏줄같이 뻗어있는 나무와 거대한 무덤은 조명을 받는다기보다는 마치 빛을 발산하는 것 같다. 돌무지 속에 누워있을 무덤의 주인, 커다란 고분 위에서 지금도 느릿느릿 자라고 있는 나무들, 그리고 경주의 달밤을 거니는 속세의 인간들이 어우러진 모양새가 경주 그 자체다. 가는길 | 승용차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 경주IC.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간다면 동대구역에서 새마을호나 무궁화호로 갈아탄다. 서울~동대구는 1시간40분, 동대구~경주는 1시간(새마을호), 1시간 20분(무궁화호)쯤 걸린다. 동대구에서 열차는 10~15분 간격으로 자주 있다. 시내 버스 노선은 ‘경주 문화예술관광’ 홈페이지(http://culture.gyeongju.go.kr) 참조. 맛집 | 고분 맞은편에는 이탈리아 식당 일바질리코(054-742-6447), 카페 테라스(054-773-8084), 우동 전문점 기소야(054-746-6020)가 있다. 통유리(‘일바질리코’), 2층 테라스(‘테라스’), 1층 노천 식탁(‘기소야’)이 있어 고분의 야경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숙소 | 대형 호텔과 숙박업소는 보문관광단지에 모여 있다. 경주조선온천호텔(054―740―9600) 경주힐튼호텔(054―745―7788) 코모도호텔(054―745―7701) 콩코드호텔(054―745―7000) 현대호텔(054―748―2233) 등. 시내에는 관광호텔 벨루스(054―741―3335), 경주파크관광호텔(054―777―7744) 등이 있다. 여행상품 | 답사단체인 ‘신라문화원’은 4월 28일부터 야간 기행을 포함하는 ‘달빛 신라 역사 기행’을 시작한다. 매달 보름과 가장 가까운 토요일마다 열리며 낮에는 전문 해설사와 함께 유적 답사를, 해가 지면 탑돌이나 국악공연 같은 전통 행사와 함께 야경을 감상한다. 입장료 포함 어른 1만7000원, 신라문화원 회원·청소년 1만5000원. (054)774―1950, www.silla.or.kr
입 속에서 폭발하는 바다의 ‘날맛’ 거제서 멍게 珍味를 찾다
  • 입 속에서 폭발하는 바다의 ‘날맛’ 거제서 멍게 珍味를 찾다
  • ▲ ""바다의 꽃""이라고 불리는 멍게. 붉은색과 주황색, 노란색이 꽃보다 화려하고 화사하다. 서호시장에서 구한 멍게를 미륵도 해안 이끼 낀 바위에 놓고 찍었다.[조선일보 제공] 경남 통영 중앙시장. 시장통 여기저기 주홍색 꽃이 피었다. ‘우렁쉥이’라고도 부르는 멍게다. 물에서 꺼내자 말랑하던 멍게가 고무공처럼 탱탱하게 화를 냈다. 울퉁불퉁 도깨비 방망이처럼 돋은 뿔 끝에서 물을 ‘찍’ 쏜다. 멍게의 영어 이름이 어째서 ‘바다 물총(sea squirt)’인지 알겠다. 요즘 통영과 거제에는 멍게가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자연산도 더러 있지만, 대개 양식장에서 자란 2년산 멍게다. 어린애 주먹만하다. 자연산은 초여름에서 여름이 제철. 큰 것은 몸 길이가 18㎝까지 자라기도 한다. “(그만큼 커지려면) 3년은 되야 되는데 우찌 기다립니꺼. 요즘 양식 멍게를 막 따기 시작했어예. 진달래꽃 필 때 더 맛 있어예. 요즘 나오는 건 ‘꽃멍게’. 여름에 아(아이)들이 수영하러 가서 따는 거는 자연산은 돌멍게라카고. 지금은 꽃멍게가 맛있고예, 돌멍게는 여름에 맛있어예.” 서호시장이 식당 주인이나 상인들이 들리는 곳이라면, 중앙시장은 통영 주민들이 찬거리를 사러 오후에 들리는 소매시장이다. 멍게를 먹겠다고 하면 껍데기를 까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준다. 싱싱한 멍게가 선명한 주황색이 홍시 같다. 후루룩 입에 넣으면 야들야들 부드러운 육질은 곶감 같다. 첫 입에는 찝찔하면서 달큼한데, 끝 맛은 씁쓸하면서도 신선하다. 서울 멍게와는 선도(鮮度)가 다르다. 껍질이 붉을수록 신선하단 증거. 시장통에 앉아 멍게를 씹는 맛도 괜찮지만, 아무래도 식당이 편하다. 시장 골목 안에 주로 회를 내는 식당이 여럿 있다. 멍게나 생선 등을 사면 시장 상인이 자신과 안면 있는 식당으로 데려다준다. 생선을 사다가 먹는 손님을 ‘초장손님’이라고 하는데, 1인당 3000원만 내면 간장과 초고추장, 쌈장, 쌈용 채소와 밑반찬 서너 가지를 챙겨준다. 매운탕은 5000원(4인 기준) 내면 끓여준다. 공기밥 1000원. 가격은 시장 내 모든 식당에서 똑같으니 걱정할 필요없다. 멍게는 1만원어치만 사면 둘이서 소주 한 병 비우기에 충분하다. 멍게의 진미를 맛보려면 거제로 가야 한다. 14번 국도를 달리다 신거제대교를 넘으면 20분이 채 안되 거제 시내다. 신현읍 고형리 세무소 앞에 있는 ‘백만석(055-637-6660)’은 ‘멍게비빔밥(1만원)’으로 전국적 명성을 떨치는 집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멍게젓비빔밥’이다. 백만석 주인 김성태(54)씨는 “멍게비빔밥은 거제에서는 오래 전부터 먹어왔던 향토음식이지만, 요즘 전국적으로 유명한 건 우리가 지난 2005년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 백만석 멍게젓비빔밥백만석에서 개발했다는 멍게젓비빔밥 만드는 법은 이렇다. 4~6월 주로 거제에서 나는 멍게에서 모래를 제거한다. 양념을 약간만 넣고 싱겁게 간 해 5일 정도 저온 숙성시킨 다음 잘게 다져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으로 살짝 얼려둔다. 푹 삭힌 멍게젓 대신, 싱겁게 간해 살짝만 삭힌 멍게를 쓴다는 점이 과거와 현재의 가장 큰 차이다. 멍게젓비빔밥을 주문하면 대접에 직사각형 멍게 4쪽과 김가루, 깨소금, 참기름이 담겨 나온다. 따로 나오는 뜨거운 밥을 대접에 더해 쓱쓱 비비면 얼었던 멍게가 녹으면서 밥과 함께 스르르 섞인다. 한 숟갈 듬뿍 퍼서 입에 넣었다. 바다가 입 속에서 폭발한다. 도다리쑥국이 온화한 봄바다라면, 멍게젓비빔밥은 뜨겁지만 동시에 시원한 바람을 동반한 여름바다다. 싱싱한 멍게의 ‘날맛’이 살아있으면서도, 살짝 간하고 삭혔기 때문에 세련되고 둥글게 다듬은 듯한 맛이다. 짜지 않지만 싱겁지도 않다. 여기에 자연산 우럭으로 끓인다는, 뜨겁고 맑은 생선국이 곁들여지면서 멍게젓비빔밥의 싱싱함이 한층 살아난다. 멍게젓비빔밥보다 더 진한 맛을 선호한다면 ‘고노와다정식(2만5000원)’이 딱이다. 고노와다는 해삼 창자로 담근 젓갈로, 일본에서 최고급 반찬에 속한다. 고노와다정식은 멍게젓 대신 해삼창자젓이 들어간다. 뜨거운 밥과 비벼먹으면 기름지고 고소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면서도 돼지고기나 쇠고기 같은 ‘육고기’처럼 느끼하지 않다. 멍게젓이나 해삼창자젓을 시도하기 겁난다면 광어회와 상추, 오이, 풋고추를 넣고 초고추장 양념장에 비벼 먹는 ‘생선회비빔밥(1만2000원)’이 있다.
튀김·전·젓갈·조림·쌈… `봄멸`로 밥도 짓지요
  • 튀김·전·젓갈·조림·쌈… `봄멸`로 밥도 짓지요
  • [조선일보 제공] 통영은 옛날부터 멸치로 유명했다. 봄에 산란하려고 통영 가까운 바다로 들어오는 멸치를 잡았다. 이 멸치가 ‘봄멸’이다. 크기가 남자어른 손가락 정도. 요즘은 배와 장비가 좋아져 1년 내내 먼 바다에 나가 멸치를 잡아들이지만, 여전히 통영사람들은 ‘봄멸’을 최고로 꼽는다. ‘봄멸’은 주로 회로 먹는다. 머리를 떼내고 뼈와 내장을 발라낸 다음 초고추장과 참기름, 참깨, 고추, 상추, 당근, 미나리, 배 등을 넣고 버무려 멸치회를 만든다. 멸치 특유의 비릿한 냄새와 기름진 감칠맛이 진하다. 매콤새콤달콤하다. 살짝 씹기만 해도 뭉그러질만큼 살이 부드럽다. ‘봄멸’로 만드는 멸치쌈도 별미다. ‘봄멸’을 깨끗하게 다듬어 냄비에 깔고 물과 고춧가루 진간장, 다진 마늘 조금을 넣고 졸여서 상추에 쌈 싸 먹는다. 멸치가 쉬 부서지니 졸이는 과정에서 젓가락으로 뒤적이면 안 된다. 통영에서는 봄이면 웬만한 식당에서 ‘봄멸’을 버무린 멸치회를 밑반찬으로 내놓는다. 워낙 흔하게 먹는 멸치여서인지 멸치만을 따로 내는 식당이 통영에 딱 하나 있다. 식당 이름이 ‘멸치마을(055-645-6729)’이다. 주인 박성식(56)씨는 어려서부터 멸치가 그렇게 좋았단다. “말리기 위해 삶아서 널어놓은 멸치를 앉은 자리에 한 채발씩 먹었어요. 1㎏어치는 족히 될걸요? 일반 사람은 비려서 그리 못 먹습니다.” 사랑하는 멸치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 2005년 통영 정량동에 식당을 냈다. 멸치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음식이 나온다. ‘멸치회(2만원)’는 기본. 멸치튀김, 멸치전, 멸치젓갈, 멸치조림, 멸치쌈, 멸치시락국(시래기국의 사투리), 멸치젓을 넣어 담근 김치…. 상이 온통 멸치로 만든 요리이고 밑반찬이다. 멸치전은 파전과 비슷한데 잔 멸치가 군데군데 들었다. 멸치튀김은 튀김 옷을 입혀 미리 튀겨둔 멸치를 생선구이용 오븐에 한 번 더 구워낸다. “멸치에 워낙 기름이 많아서 이렇게 하지 않으면 느끼합니다.” 다양한 멸치요리 중에서 가장 특이한 건 ‘멸치밥(7000원·사진)’이다. 작은 뚝배기에 멸치육수를 붓고 불린 쌀을 더해 밥을 짓다가 실 멸치를 더해 뜸 들인다. 밥을 퍼서 대접에 담고 달걀노른자와 김 가루를 뿌려 손님에게 낸다. 멸치액젓과 간장을 섞어 만든 양념장으로 비벼서 먹는다. 의외로 비린내 없이 구수하다. 일본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박성식씨가 나름대로 연구하고 개량해 한국사람 입맛에 맞춰 개발했다. 통영 유일의 멸치요리전문점에 대해 사람들의 반응은 아직 미적지근하다. 식당이 한산한 편이다. 멸치가 너무 흔한 통영이라 그런 모양이다. &nbsp;
뮤지컬 ''라이온 킹'' 차지연 "거짓말하지 않는 배우 되고 싶다"
  • 뮤지컬 ''라이온 킹'' 차지연 "거짓말하지 않는 배우 되고 싶다"
  • [노컷뉴스 제공] “‘라이온 킹’ 오디션 소식에 무조건 응시했죠.” 뮤지컬 ‘라이온 킹’에서 주술사 라피키 역을 맡은 신예 차지연씨. 서울예대 연극과에 다니던 그를 순간적으로 달뜨게 만든 사건이 바로 뮤지컬 ‘라이온 킹’ 오디션 소식이란다. “동물들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동선 하나하나가 신기했어요. 어떤 역할을 맡든 도전하고 싶었죠.” 오디션에 합격하고 지난해 여름 일본 사계(시키)극장에서 연습을 시작하며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과 부담감이 앞섰지만 배울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에 연습에 더욱 매진했다고. “배우들을 성장하게끔 만드는 사계 극단만의 시스템에 놀랐어요. 제대로 배워 첫 작품을 하게 된다는 기쁨도 느낄 수 있었고요.” 탄탄한 연습을 마치고 지난 10월부터 잠실 샤롯데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그는 그렇게 하고 싶던 작품으로 연일 무대에 오르니 매 공연마다 신나고 흥분된다고 말했다. 특히 얼마전 100회 공연을 마쳤을 때는 눈물을 꾹 참아야 할 정도로 감동의 연속이었다고. “관객들의 박수소리만 들으면 뭉클해져요. 커튼콜 때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관객 잊을 수 없어요.”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진한 분장을 하고, 지팡이를 들고 구부린 채 연기해야 하는 역할 때문에 공연이 끝나면 허리도 아프고 힘들지만 깊이있는 내면연기를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늘 아쉽단다. “직접 분장을 하니까 그 역할에 더 빠져들게 돼요. 배우들이 직접 자신의 분장을 한다는 게 이 작품의 최대 장점이죠.” 매일 보약을 챙겨주며 무대에서는 힘든 내색 하지 말고 좀더 파워풀하게 노래를 하라는 가족들의 응원과 격려도 그에게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전통 고수 집안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국악을 익혔다는 그는 판소리와 타악기 실력도 수준급이라고 슬쩍 자랑하기도 했다. 차지연 “‘아이다’ 하고 싶고, 진실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모노드라마 ‘버자이너 모놀로그’의 배우 서주희를 좋아해 그가 나오는 작품은 다 봤다는 차씨. 좋아하는 선배들의 연기를 보며 한참 배워야 할 단계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도 목표는 분명해 보였다. 넘치는 열정과 끼를 무대에서 더욱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거짓말하지 않는 배우, 솔직하고 진실한 감정으로 어떤 역할이든 소화해내는 배우가 되고 싶단다. “꿈이요? 뮤지컬 ‘아이다’ 해보고 싶어요. 그런데 그보다 더 하고 싶은 건 어려운 환경 때문에 재능 있어도 꿈을 포기하는 후배들을 돕고 싶어요.” 디즈니 만화를 97년 여성 연출가 줄리 테이머가 뮤지컬로 각색한 ‘라이온 킹’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다. &nbsp;98년 토니상에서 최우수연출상과 작품상, 안무상, 의상디자인상 등 6개 부문을 석권하며 일본(99년) 독일(2001) 호주(2003) 네덜란드(2004) 중국(2006) 등에서 공연을 펼쳤다. 영국에서만 120만명의 관객이 다녀갔고, 일본에서는 5,000회가 넘는 공연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특히 팀 라이스(작사)와 엘튼 존(작곡)의 귀에 익은 영화 음악을 뮤지컬에 그대로 살려 감동을 더했다. ※ 문의 ☎02)411-5073
헉! 놀라운데… 카드사가 자랑하는 카드
  • 헉! 놀라운데… 카드사가 자랑하는 카드
  • [조선일보 제공] 금융계에 최고의 커플이 탄생했다. 고금리를 주는 CMA(Cash Management Account·자산관리계좌) 통장과 입출금이 자유로운 체크카드가 만난 것. 일명 ‘CMA 체크카드’다. CMA는 ‘월급통장 바꾸기’의 열풍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고, 체크카드는 우량 고객들로부터 진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품이다. CMA 체크카드는 작년 말 삼성증권과 삼성카드의 합작에 의해 처음으로 등장해, 출시 3개월여 만에 2만1000여 명이 회원에 가입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올 들어서는 증권사와 카드사가 손잡고 다양한 종류의 CMA 체크카드를 쏟아내고 있다. 도대체 두 상품의 궁합은 얼마나 잘 맞는지, 주의할 점은 없는지 한번 살펴보자. ◆4.2~4.3% 고금리 + 체크 카드 기능 CMA 체크카드란, CMA 잔액 내에서 쓸 수 있도록 만든 카드를 말한다. 일단 증권사의 CMA는 하루만 돈을 맡겨도 금리가 높다. 고객들이 맡긴 자금을 우량 채권 등으로 운용해, 그 수익을 이자로 돌려주는 실적배당 상품이다. 현재 삼성, 신한, LG, 현대카드 등이 각 증권사들과 손잡고 CMA 체크카드를 출시했는데, 금리가 연 4.2~4.3%에 이른다. 은행의 보통 예금 통장은 연 0.1% 정도의 금리에 그치고 있다. 예를 들어, 그동안 은행의 보통예금 통장에 한 달 평균 500만원 정도를 넣어두는 사람이라면 연간 5000원 정도의 이자만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연 4%대의 금리를 주는 CMA 통장을 이용한다면 연간 이자만 20만원이 넘는다. 증권사와 카드사가 CMA의 이 같은 장점을 노린 것이다. 높은 금리를 주는 통장에 체크카드를 연결시켜 놓으면 잔고에 이자가 붙을 뿐 아니라, 현금도 수시로 인출 가능하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뺨치는 부가 서비스 CMA체크카드는 신용카드와 달리 연회비가 없다. 게다가 신용카드처럼 사용금액에 따라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마일리지 적립과 현금 ‘캐시백(Cashback 돌려받기)’ 등의 부가 서비스는 신용카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예를 들어, 지난 11월에 출시된 삼성카드의 ‘삼성증권 CMA체크카드’는 1500원당 대한항공의 1마일리지가 적립된다. 대개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신용 카드의 경우, 연회비가 비싼 편인 것을 고려하면, 연회비가 없으면서도 일반 마일리지 적립카드와 비슷한 적립률이 적용되므로 상당한 이득인 셈이다. 이 밖에 S-Oil에서 주유시 리터당 40원이 적립되며, 삼성증권을 통해 공모주를 청약할 때는 청약한도가 2배로 늘어나는 우대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마일리지나 포인트를 챙겨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면 ‘현대 CMA 체크카드’를 권할 만하다. 마일리지 대신, 현금으로 보상해 주기 때문이다. 현대카드의 민운식 홍보과장은 “카드 사용액의 일정 비율을 현금으로, 매달 CMA 통장으로 넣어주므로 포인트를 잘 사용하지 못하는 직장인에게 딱 맞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이 상품은 또 현대오일뱅크에서 주유시 리터당 40원이 적립된다. 신한카드와 LG카드가 내놓은 CMA 체크카드도 적립 포인트를 현금이나 상품권으로 지급하고 놀이공원 및 주유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전산점검 때 사용 제한… 고액결제 불가능한 경우도 하지만 CMA 체크카드가 만능은 아니다. 대부분의 체크카드는 신용카드 기능은 없으며 해외에서의 사용이 제한된다. 또 신용카드가 24시간 결제가 가능한 반면, CMA 체크카드는 전산점검 시간에는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게다가 계좌잔액이 있더라도 고액결제를 제한하는 경우도 많으니 유의해야 한다.
무덤덤한 가족애… 좋지아니한가?
  • 무덤덤한 가족애… 좋지아니한가?
  • [노컷뉴스 제공] 영화 개봉 직전 만난 중견배우 천호진은 화가 잔뜩 나 있었다. 발단은 한 매체에서 쓴 리뷰 기사 때문이었다. "내 얘기 들어보고 이해해 달라. 안 되면 안 되는 거고." 인터뷰는 다소 험악한(?) 분위기로 시작됐고 영화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후배들에게) 정신을 남기고 싶은' 천호진. 그는 무엇에 화가 났나? 무엇이 안타깝나? -지난 밤 한숨도 못 잤다고? ▲ "성질이 나서. 난 기자는 평론가가 아니라고 배웠다. 기사에 사견이 들어가면 안 된다. 근데 영화를 개봉하기도 전에 흥행 안 된다고 단정 짓다니 그런 몰상식한 행동이 어디 있나." -기자가 평론가가 아닌 건 맞다. 물론 요즘 그 경계가 모호해지긴 했지만. ▲ "방법을 좀 알려줘라. 어떻게 하면 그런 기사를 없앨 수 있나. 작품 할 때마다 몇 번을 겪었다. 특히 작은 영화에 대해선 더 그렇더라. 장동건 등 스타들 나오면 안 그러고." -꼭 그렇진 않은데…, 점점 흥행위주로 영화가 평가되고 있다. ▲ "그동안 한국영화계가 단 것, 자극적인 작품들만 만들어 왔다. 개그도 코미디도 아닌 영화가 득세했다. 그런 풍토에 대해 문제의식이 제기된 가운데 박찬욱 감독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같은 영화가 나왔다. 새로운 게 반드시 배척대상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영화는 진짜 코미디다. 블랙코미디." -'좋지아니한가'는 기존 한국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이 쉽게 받아들일 작품은 아니다. ▲ "관객에 따라 다를 거라 본다. 일단 보는 즉각 웃음이 터져 나올 영화는 아니다. 그보다는 한참 지나 문득 어떤 신이 생각나서 '허허' 웃을 영화다. 아날로그 세대의 관점에서 볼 때 이 영화는 삶에 대한 행간이 꽤 많다. 행간을 비워놓아야 관객이 들어올 틈이 생기니까." -배우가 아닌 관객입장에서 영화가 어땠나? 재미있었나? ▲ "재미있었는데 내가 재밌다고 하면 좀 그렇잖나.(웃음) 이번에 처음으로 고등학교 동창들을 VIP 시사회에 초대했다. 다들 흐뭇하게 보고 갔다." -언젠가 배역의 나이보다 배우가 한 일곱살은 더 많아야 된다고 말했는데. ▲ "배우는 경험으로 승부한다. 30세 배역을 37세 배우가 하면 그 나이를 통과했기에 은연중 무언가 진한 게 묻어난다. 근데 내 역할을 보더라도 나이보다 5세 더 올린 상태다(천호진은 1960년생이다). 30대 후반은커녕 40대 역할도 안 주거든. 안타깝지. 근데 나 혼자 떠들어 봐야 뭐, 투자성격이 먼저 바뀌어야지."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스케줄이 1년에 영화 2편, 뮤지컬 1편이라고 했다. 드라마가 빠져 있다. ▲ "드라마를 봐라. 40대 중후반 배우가 이끌어가는 작품이 있나? 없다. 아버지뿐이다. 최근 했던 드라마 '눈의 여왕'은 대본줄 때 어른들 얘기가 있대. 그래서 시작했는데 영 아니었다. 너무너무 성질내면서 가슴 아프게 촬영을 끝냈다. 방송은 할 수만 있다면 안 하고 싶다. 성인드라마가 생기면 또 몰라." -요즘 중견배우들이 가벼운 이미지로 변신하는 게 하나의 트렌드다. ▲ "안타깝다. 시트콤이 제작비가 적게 들다보니 그렇게 되고 있다. 시트콤이 저질이란 소리가 아니다. 모든 것이 '시트콤화' 돼서 문제다. 지금 TV를 보면 20~30년 농익은 자재(배우)를 못 써먹고 있다. 방송국이 참 나빠. 마인드가 제일 떨어진다. 작품 생각은 안 하고 그냥 군중만 모아놓으면 된다고 생각해. 근데 영화계가 그렇게 따라가고 있다." -선배입장에서 책임감을 느끼나? ▲ "나도 배우만 하면 속 편한데 뭔가 해줘야 되지 않나 싶다. 적어도 고집 있게 해온 사람이 있었다, 그런 것이라도 남기고 싶다." -'좋지아니한가'는 공통점 제로인 심씨네가 주인공인 무덤덤한 가족영화로 양은냄비 같은 한국사회를 향해 무관심의 미덕을 설파한다. ▲ "오늘도 뉴스 보니까 10대 청소년의 비행을 보도하던데, 거친 걸로 따지면 우리 클 때가 더 거칠어. 근데 드러나는 강도가 다른 것 같다. 부모들도 그때가 더 덤덤했고. 지금은 너무 호들갑스럽잖아." 그렇다고 현대사회의 병폐인 무관심을 말하는 건 아니다." 긍정적인 의미의 무관심이다. "또 사람이 다 다르잖아. 서로 강요는 말자. 그게 우리 영화의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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