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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崔게이트 분수령…靑 '황교안' 崔 '고영태' 특검 '우병우'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이번주 최순실게이트가 분수령을 맞는다. 6일은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 우병우 전 민정수석비서관,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이 핵심이다. 이번 게이트의 ‘키맨’인 고 전 이사는 이날 최순실씨 재판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잠적 후 헌재의 출석 요구를 피해왔던 그는 검찰을 통해 재판부에 출석 의사를 전달했다. 고 전 이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진행되는 최씨에 대한 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고씨는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이후 검찰 조사, 국회 청문회,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구체적인 최씨의 행적을 폭로했다. 그는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본격화되고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요청으로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잠적 후 헌재에 출석하지 않았다. 헌재는 오는 7일과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변론기일에서 주요 증인에 대한 신문을 진행한다. 7일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김 전 실장과 김 전 장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전 사무총장은 K스포츠재단 운영에 관여한 인물이다. 관심은 9일 고 전 이사의 출석 여부로 쏠리고 있다. 박 대통령 측은 비선실세 의혹의 발단에 대해 “최순실과 고영태의 불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 전 이사가 증인으로 출석할 경우 박 대통령 측은 이와 관련한 질문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 이사는 6일 법원 출석 의사를 밝혔지만 9일 예정된 헌재의 변론기일에 출석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 측이 헌재의 탄핵심판에서 고 전 이사에 대한 공세를 통해 결정을 늦추겠다는 의도를 보인 상황에서 그가 출석할지는 미지수다. 그는 6일 재판에 출석하며 헌재 증인 출석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 우병우 전 민정수석,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왼쪽부터).아울러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씨의 국정농단을 방조한 혐의와 개인비리로 수사 중인 우 전 수석을 이르면 6일, 늦어도 이번 주중에는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은 우 전 수석 소환을 앞두고 주말 사이 우 전 수석 혐의와 관련한 참고인들을 줄줄이 소환했다.특검은 지난주 특별감찰관 재직 시 우 전 수석에 대한 감찰을 진행한 이석수 전 감찰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주말동안에는 아들의 보직 특혜의혹, 가족회사 자금 유용 의혹,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개입 의혹 관련자들을 잇따라 소환했다. 불발로 끝난 청와대 압수수색 후속조치도 이날 본격 논의될 예정이다. 앞서 특검은 지난 3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압수수색이 가능하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협조 공문을 보냈다. 황 대행이 협조 요청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특검이 내놓을 후속조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대선 맛보기] 모두 사라지고 노무현만 남았다
- (사진=노무현 사료관 홈페이지)[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모두 사라지고 ‘노무현’만이 남았습니다. 이른바 4말5초 봄날대선이 현실화된다면 대선까지는 불과 90일 안팎입니다. 차기 대선의 키워드는 역설적으로 ‘노무현’입니다. 노무현의 정치인생 20여년은 그 누구보다 드라마틱합니다. 2009년 5월 23일 서거 이후에도 노무현은 여전히 한국정치의 중심입니다. 그의 그림자는 길고 짙습니다. 마치 죽은 제갈공명이 산 사마중달의 대군을 물리쳤다는 삼국지를 떠올리게 합니다. 차기 대선은 사실 ‘노무현’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문재인 대세론과 안희정의 상승세가 증거입니다. 문재인은 노무현의 친구였습니다. 안희정은 노무현의 왼쪽이었습니다. 차기 지형은 야권의 압도적 우위입니다.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대세론보다 더 위력적입니다. 그러나 노무현의 영향력은 정반대입니다. 2007년엔 정권재창출의 최대 걸림돌이었지만 올해는 정권교체의 디딤돌이 되고 있습니다. 안치환의 목소리가 매력적인 ‘마른 잎 다시 살아나’라는 노래처럼 노무현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요?◇환희·좌절 그리고 영광의 드라마…노무현의 정치인생 20여년 노무현의 정치인생은 극에서 극입니다. 화려하고 달콤한 시절도 있지만 쓰라린 아픔도 있습니다. 1988년 13대 총선을 통해 인권변호사로 여의도 무대를 밟은 뒤 청문회 스타로 국민적 인기를 누렸습니다. 3당합당 반대 이후에는 좌절의 연속이었습니다. 연이은 낙선으로 사실상 정치적 낭인신세에 시달렸습니다. 기적적인 대선 승리 이후에는 질풍노도와 같은 집권기를 보냈습니다. 퇴임 이후 고향 김해 봉하마을에서 푸근한 할아버지와 같은 모습으로 반짝 인기를 누렸으나 그 시간은 길지 못했습니다. -청문회 스타 노무현과 3당 합당 반대 = 1988년 가을·겨울 5공 청문회 “전두환에게 호통치고 정주영 앞에서 당당” … 1990년 1월 30일 민주통일당 ‘민정·민주·공화 3당합당 결의’ 임시 전당대회 “이의 있습니다. 반대토론 해야 합니다” 외침-기나긴 낙선과 바보 노무현의 탄생 = 1992년 14대 총선 부산 출마 낙선·1995년 부산시장 선거 낙선·1996년 15대 총선 서울 종로 낙선… 2000년 16대 총선 부산 출마 후 또 낙선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 노사모 탄생-기적의 대선승리와 대통령 탄핵 = 2002년 12월 19일 제16대 대선 이회창 대세론·정몽준 단일화 파기 딛고 대통령 당선 … 2004년 3월 12일 헌정사상 첫 대통령 탄핵 이후 부활 “국회가 버리고 국민이 구했다”-대통령 노무현 향한 엇갈린 시선 = 2007년 12월 19일 제17대 대선 참패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 2008년 4월 이후 “노무현 대통령님 나오세요” 봉하마을 관광객 쇄도, 퇴임 후 스타 등극◇2002년 대선 이후 모든 대선의 핵심 키워드는 ‘노무현’2002년 대선은 김영삼·김대중·김종필 이른바 3김 시대 이후 첫 대선입니다. 주인공은 노무현이었습니다. △이인제 대세론을 누른 기적적인 민주당 경선 승리 △지지율 하락과 후보교체론의 악몽 △정몽준과의 단일화라는 정치 승부수 △대선 하루 전날 단일화 파기 등 우여곡절이 이어졌습니다. 16%. ‘비주류의 비주류’로 불리던 정치 변방의 아웃사이더 노무현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됐습니다. 예선에서 이인제, 본선에서 이회창을 극적으로 누른 드라마 그 자체였습니다.5년이 흐른 2007년 대선 역시 노무현은 대선무대에서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표면적으로야 한나라당 이명박 vs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의 대결이었지만 사실상 ‘이명박 vs 노무현’ 대결이었습니다. 한나라당의 초점은 정동영이 아닌 노무현 공격이었습니다. 결과는 모두가 아는 대로 이명박의 압승이었습니다. 530만표 차이라는 사상 최대의 격차였습니다. 2012년 대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대선구도는 새누리당 박근혜 vs 민주통합당 문재인의 맞대결이었지만 실상은 ‘박정희 vs 노무현’의 대리전 구도였습니다. 새누리당은 여전히 노무현을 물고 늙어졌습니다. 승자는 박근혜였습니다. 108만표 차이의 승리였습니다. 2017년 조기 대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노무현은 없지만 대선판의 키워드는 역시 ‘노무현’입니다. 문재인 대세론은 뒤집어보면 노무현의 또다른 이름입니다. ‘문재인 vs 비문·반문 단일후보’의 대선구도는 어쩌면 노무현 부활의 시험대입니다. 10년 전 2007년 대선에서 ‘폐족’이라는 멍에를 안겼던 노무현이 완벽하게 부활했습니다. 노무현의 부활은 MB가 퇴임 이후 별다른 정치적 영향력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나 박근혜가 아버지 박정희의 통치모델을 붕괴시키며 헌법재판소의 탄핵인용이라는 최대 위기에 직면한 것과 뚜렷하게 대비됩니다. ◇김무성·박원순·반기문 모두 불출마…문재인은 문재인과 싸운다5년 단임제 대통령제 하에서는 현직 대통령의 임기 시작과 더불어 사실상 차기 레이스가 시작됩니다. 최근 몇 년간 차기 지지율 1위 자리는 대혼전 양상이었습니다. 김무성이 2015년 하반기 한때 1위를 기록한 적이 있지만 대체로 야권의 초강세였습니다. 2014년 하반기에는 박원순의 강세가 두드러졌습니다. 2015년 상반기에는 문재인, 2015년 6월 메르스정국 이후 또다시 박원순, 2016년 20대 총선 정국에서 안철수, 총선 이후에는 반기문이 각각 패자였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분당 과정에서 최대 고비에 직면했던 문재인은 총선 이후 더디지만 꾸준한 상승세로 지난해 하반기 1위 자리에 올라선 데 이어 최근 30%대 초반의 대세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각종 여론조사의 양자·가상 대결에서는 늘 압승입니다.재미있는 점은 그동안 문재인의 라이벌이 하나둘 불출마를 선택했습니다. 새누리당 유력주자였던 김무성은 총선참패, 전대패배, 지지율 하락 등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해 11월 최순실 게이트의 와중에서 불출마를 선택했습니다. 박원순 역시 올초 지지율 하락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설 연휴 직전 불출마를 결단했습니다. 설 연휴 직후에는 범여권의 구원투수였던 반기문이 전격 불출마를 선택, 보수진영 전체를 패닉에 빠뜨렸습니다. 반기문 지지층을 흡수한 황교안이 도약하고 있지만 그의 출마는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이라는 코미디적 상황 때문에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안희정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고 반(反)문재인·비(非)문재인 연합구도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사실상 문재인의 적수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그러나 2012년의 뼈아픈 패배는 이른바 ‘친노의 본선 경쟁력과 확장성’에 대한 의문을 낳았습니다. 2002년 이회창의 패배를 보수세력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처럼 현 야권 역시 당시 허망한 패배를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참여정부 말기와 다를 바 없는 이명박 레임덕 분위기 속에서 완벽한 일대일 구도로 대선을 치렀는데 “왜 졌느냐”는 비판입니다. 친노는 열정적이고 강력한 고정 지지층이 있지만 비토세력 또한 그만큼 강력하기 때문에 외연확장의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문재인을 내세워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것입니다. 야권 안팎에는 이러한 주장을 신념처럼 믿고 있는 정치인들이 사실 한둘이 아닙니다. 문재인의 적은 어찌보면 문재인입니다. 2012년의 패배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과 확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문재인 “나야말로 운명이다. 당신은 운명에서 해방됐지만”“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2009년 5월 23일 노무현 유서)“대통령은 유서에서 ‘운명이다’라고 했다. 속으로 생각했다. 나야말로 운명이다. 당신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문재인 저서 ‘문재인의 운명’ 中)문재인의 정치적 종착점은 대선승리가 아닙니다. 그것만으로는 노무현의 부활을 거론하기는 어렵습니다. 아직 2% 부족합니다. 집권한다면 참여정부 통치 모델의 근간이 실패가 아니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합니다. 재벌·언론·검찰 개혁,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정상화, 사드배치를 둘러싼 미·중 외교적 갈등의 중재, 가계부채 해결, 미래 성장동력 확보, 복지강화와 일자리 대책 등 막중한 과제들이 문재인 앞에 놓여져 있습니다. 벌써부터 5년 단임제라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구조적 폐해로 실패하고 말 것이라는 비관전 전망이 적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문재인은 제2의 박근혜”라는 혹평도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노무현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는 문재인은 과연 어떤 길을 걸을까요? 분명한 것은 노무현의 완벽한 정치적 부활은 문재인이 노무현을 반드시 뛰어넘을 때에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 관련기사 ◀☞ [대선 맛보기] 황교안의 운명, 이회창의 길 vs 고건의 길☞ [대선 맛보기]문재인 vs 반기문…차기대선 시나리오별 승자는?☞ [대선 맛보기] ‘대세론’ 문재인 vs ‘동네북’ 문재인☞ [대선 맛보기] ‘내로남불’ 개헌…촛불민심은 말하지 않았다☞ [대선 맛보기] 21세기 촛불민심, 19세기 대통령을 끌어내렸다☞ [대선 맛보기] 문재인 vs 안철수, 촛불민심의 정답은 누구인가?☞ [대선 맛보기] 노무현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정치☞ [대선 맛보기] ‘文·安 단일화’ 하늘이 두 쪽 나도 불가능?☞ [대선 맛보기] 추미애 압승과 ‘문재인의 1469만표’☞ [대선 맛보기] ‘노무현의 왼쪽’ 안희정, 문재인 뛰어넘을까?☞ [대선 맛보기] ‘문재인 대세론은 필패’ 기우인가 vs 필연인가☞ [대선 맛보기] 5년 빨리 대통령하려다 10년 뒤에도 못한다☞ [대선 맛보기] ‘거짓말쟁이?’ 문재인 vs ‘사쿠라?’ 안철수
- [목멱 칼럼] 막말의 사회심리학
- [이은경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요즘 대한민국 전역에 ‘말’이 홍수처럼 넘쳐난다. 막말, 까발리기, 비난도 일상처럼 난무하고 있다. 지금 이 나라의 상황이 막말을 쏟아낼 수밖에 없을 것 같긴 하다. 하나, ‘대안’도 없이 도처에 막말이 넘쳐나는 건, 무척 불행한 일이다. ‘막말’은 갈등과 분열, 그리고 깊은 상처를 재생산하는 촉매제 아닌가. 얼마 전, 국회 청문회에서도 많은 사람을 불러 호통 치고 꾸지람을 줬다. 사실 공개장소에서 소리 지르고 호통 치는 거, 무안과 겁주기는 좀 식상하단 생각도 든다. 격조가 떨어지고 무례하다. 비단 청문회만도 아니다. 내 직업군인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법정 안팎에서 상대의 인격을 개의치 않는 말들이 서슴없이 오가곤 한다. 거듭 생각해도 말은 참 중요하다. 세치 혀를 잘 다스리는 게 지혜라 하지 않는가. 사실 모든 변화의 출발도 ‘말’이다. 다양한 의견의 공존, 건설적 비판과 생산적 토론, 이를 통한 타협과 절충의 도출이라는 민주주의의 프로세스도 ‘말’로부터 시작한다. 세상이 바뀌는 건 생각이 말을 낳고, 말이 행동을 낳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모든 갈등의 표출을 이러한 프로세스를 통해 합리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게다가 최근 탄핵 찬반 각 진영에서 목숨까지 내던진 극단적인 행동이 있었는데도 사태수습은 커녕 인신공격성 막말이 대립과 반목을 더욱 부추겼다니 너무도 마음이 아프다. 우리들은 모두 상대가 있는 세상에 산다. 적일망정 상대가 있어야 나도 존재한다. 물론, 상대가 있는 세상엔 비판이 따르게 마련이고, 비판 없는 세상은 그 자체가 암흑이다. 그래도 궁극적으론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비판이라야 되는 거 아닌가. 살리기 위한 비판 말이다. 가치, 생각, 환경이 다르다는 이유로 적개심이 가득한 ‘막말’을 쏟아내는 건, 이젠 좀 그만해야 한다. 그야말로 죽이기 위한 비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불과 얼마 전에도 비난의 문화를 끊어내고 다음 세대에 막말하지 않는 풍토를 물려주자는 ‘막말퇴치운동’도 했고, 인터넷의 댓글을 따뜻하게 올려 누군가의 힘을 북돋아 주자는 ‘선플달기운동’도 했다. 악플이 비방과 험담으로 골 깊은 상처를 남기고, 아이들이 욕설을 마치 일상 언어처럼 쓰는 걸 우려하는 캠페인이었다. 당시엔 막말퇴치를 넘어 인격언어를 표준화해야 한다는 논의도 있었다. 말을 바꾸어 이 사회의 위상을 다시 세워보자는 움직임도 있었다. 실은 존중을 통해 품격이 더 높아지는 게 맞다. 상대를 존중하는 문화는 조직 내 놀라운 시너지를 낸다는 보고도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현재 대한민국은 남녀, 노소, 신구, 좌우 가릴 것 없이 누구든지 막말과 비방, 험담을 수시로 듣고 볼 수밖에 없다. 제발 부탁이다. 언론은 너무 자극적인 제목을 뽑지 마라! 종편은 너무 시청률에만 연연하지 마라! 표현의 자유도 상대방의 인격을 짓밟을 권리까진 없다. 무엇보다 정직하지 않은 게 제일 큰 문제다. 사실을 왜곡하고, 맥락을 뒤집는 거 말이다. ‘자극적인 언어로 선동하지 않기’, ‘정확치 않은 정보로 부풀리지 않기’ 같이 구체적인 실천 강령이라도 만들고, 어른, 아이 가릴 것 없이 ‘욕설은 아웃’이라는 캠페인이라도 하면 좋겠다. 막말이 빚어낸 이 사회 갈등을 더 이상 놔둬선 안된다. 칡과 등나무가 얽혀버린 걸 뜻한다는 ‘갈등’이란 걸 조금이라도 해소하려면, 보다 적극적인 개입과 노력이 필요하다. 말부터 바꿔야 한다. 말이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 하지 않는가. 제발 변화의 바람이 불면 좋겠다. 어느 쪽이든 격한 말을 너무 함부로 내뱉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