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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에도 문제없이"…구글 추천 일상지원 앱 5종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코로나19 여파가 지속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10일 구글플레이가 일상 생활에 도움이 되는 앱 5종을 소개했다.비대면 세탁물 수거·배송 O2O 서비스 ‘런드리고’는 사용자가 모바일 앱을 통해 세탁물 수거를 요청하고 스마트 세탁 수거함 ‘런드렛’에 세탁물을 넣어 현관 앞에 내놓으면 다음 날 밤 세탁을 완료해 배송하는 비대면 모바일 세탁 서비스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세탁소에 직접 방문하거나 대면 수거를 꺼리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설 연휴 전에 비해 서비스 이용자 수가 20% 증가했다. 바이러스 감염 예방 특허 원료로 만든 천연 세제를 사용하고 개별 고온 스팀 건조를 통한 살균, 데일리 세탁조 클리닝 등 사용자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마스크 품귀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런드리고는 비말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일회용 마스크’를 직접 제작해 수거 신청 시 무료로 제공하고 12일부터는 함께 구입할 수 있는 손소독제 제품을 할인해서 판매할 예정이다.◇런드리고, 세탁 수거시 제작 ‘마스크’ 제공모바일 학습 앱인 ‘토도수학’과 ‘캐치잇 잉글리시’는 전국의 유·초·중·고교 개학 및 개강이 연기되고 대부분의 학원 및 교습소도 문을 닫은 상황에서 학업 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토도수학은 유치원에서 2학년 수준의 커리큘럼을 게임처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2000여 가지의 수학 활동을 한국어,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등 8개의 언어를 통해 제공하며 미국 1400여 개 교실에서도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장애가 있는 아동을 위해 다양한 접근성 옵션도 제공한다.유아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회화 공부를 할 수 있는 캐치잇 잉글리시는 누적 1억 건 이상의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초부터 고급 회화까지 개인별 수준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며 20가지 이상의 학습 시스템과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결합해 높은 사용자 몰입도와 학습 지속성이 특징이다. 지난해 캐치잇 잉글리시는 구글플레이와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이 국내 중소 앱·게임 개발사 지원을 위해 진행한 ‘창구 프로그램’의 Top 3에 선정됐으며 2017년 구글 개발자들의 최대 콘퍼런스인 I/O에서 한국의 우수 앱으로도 소개되기도 했다.토도수학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학부모와 아이들이 겪는 교육과 학습에 대한 어려움을 해소하고 집에서도 즐겁고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지난달 28일부터 열흘간 ‘우리모두힘내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캠페인을 통해 기존 또는 신규 유저 모두 10일 동안 사용 가능한 무제한 이용권을 제공한다.캐치잇 잉글리시는 학생들이 학업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 7월 말까지 전국의 학생들에게 프리미엄 이용권을 무료로 제공한다.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어 선생님과 학생이 서로 만나지 못하더라도 캐치잇 잉글리시의 소셜 학습 기능으로 선생님과 학생들이 친구를 맺고 서로 영어 퀴즈를 주고받을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실제로 서울 계성초등학교, 대구 하빈초등학교와 대구 진월초등학교에서 영어 수업에 활용되기도 했다.◇코로노19 이후 명상앱 이용자 20% 증가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이 증가하면서 코끼리, 마보 등 집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정신 건강 앱 서비스 또한 주목받고 있다. 명상 및 심리 치유 앱인 코끼리는 베스트셀러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저자 혜민스님을 비롯해 약 30여명의 명상심리 전문가가 총 300여 개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마보는 마음보기 연습의 약자로 운동을 통해 근육을 키워 건강해지듯이 마음의 근육을 키워 궁극적으로 마음이 건강해지도록 도와주는 마음챙김 명상 앱이다. 마보 개발사 한국내면검색연구소의 유정은 대표는 구글 엔지니어 출신이자 명상 전문가인 차드 멩 탄(Chade Meng Tan)이 처음 시작한 ‘SIY(Search-Inside Yourself, 내면 검색)’ 프로그램을 책을 통해 접한 후 국내 기업에 도입했고 구글 캠퍼스에서 공개 명상모임인 ‘gPause’ 라는 명상 모임을 시작한 후 마보를 2016년 8월 출시했다.코끼리는 2019년에, 마보는 2018년에 구글플레이 ‘올해를 빛낸 숨은 보석 앱’에 선정되며 현대인 사이에서 명상 앱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불안감으로 더욱 많은 사용자가 정신 건강을 챙기기 위해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실제로 코끼리 개발사 ‘마음수업’에 따르면 코끼리는 코로나19 확진자 최초 발생일 대비 유저 수가 20% 증가했다. 코끼리는 코로나19로 인해 불안, 외로움, 스트레스 등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응원하기 위해 ‘힘내라 대한민국’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또 불안, 우울, 치유 명상 콘텐츠가 담긴 ‘심리 치유적 명상’, ‘SOS 긴급 힐링 명상 - 마음이 갑자기 불안해질 때’ 등의 일부 명상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혜민스님은 “모두가 불안한 마음이 올라오는 시기지만, 마음을 잘 다스리며 힘든 순간을 잘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얻었으면 좋겠다”며 “코끼리 앱 제작진들이 많은 분들의 마음의 불안을 덜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마보는 자 가격리 또는 재택근무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쌓이는 상황에 놓인 사용자를 위해 지난 6일 자정부터 31일까지 기존 1주일이었던 무료 사용 기간을 2주일로 연장한다. 또한 다음주부터 서울의료원과 함께 코로나19로 인해 격리 치료를 받거나 자가 격리를 하고 있는 사용자를 위한 특별 명상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 文대통령 "국가적 어려움에는 마음 함께 모였으면"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불교 지도자 초청 오찬 간담회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불교의 화쟁 사상처럼 논쟁하더라도 결국은 하나로 화합하는 교훈을 얻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본관에 한국 불교 지도자를 초청해 오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찬 간담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문덕스님 등 불교 지도자 13명을 비롯해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노영민 비서실장,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 ◇“국민들 마음 하나로 모으기 쉽지 않아”문 대통령은 가장 먼저 불교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불교 신도는 아니지만 불교와 인연은 좀 있다. 옛날에 젊은 시절에 고시공부를 할 때 해남 대흥사에서 몇 달 공부한 일이 있었고, 또 진관외동 서울에 선림사에서도 한 몇 달 그렇게 공부를 한 적이 있었다”며 “그 후에도 좀 마음이 어지러울 때면 이렇게 절을 찾거나 또는 불교 서적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작년 이맘때도 여름휴가를 떠나면서 첫 행선지로 안동의 봉정사를 찾았는데, 당시 6월 달에 한국의 산사 7곳이 한꺼번에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가 됐었기 때문에 그 사실을 국민들께 알리기도 하고, 또 여름휴가철에 외국에만 가지 말고 그런 한국의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사찰도 찾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갔던 건데, 그런 목적과 상관없이 정말 참 좋았다”며 “정말 떠나기가 싫을 정도로 참으로 편안한 마음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생각할 때 우리 한국인들의 DNA 속에는 어떤 불교 신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불교적인 어떤 인생관, 불교적인 세계관, 이런 것이 아주 짙게 배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며 “저 자신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 그래서 불교의 가르침에서 늘 인제 교훈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탐진치(貪瞋癡)’ 3독으로부터 벗어나라는 그런 불교의 가르침은 지금까지 저를 이 자리에 올 때까지 저에게 계속해서 각성을 준 아주 매우 큰 가르침이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최근 일본과의 갈등과 남북관계 등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시다시피 요즘 세상사가 쉬울 때가 없지만 요즘 또 우리 국민들 아주 힘들다”며 “우선 경제가 힘들고, 그다음에 세계 경제 여건이 좋지 않고, 거기에 일본의 수출 규제까지 더해져서 당장 현실적인 피해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께서 심리적으로 아주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가 역점을 둬서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구축, 이 부분은 우리 불교계에서도 북한과의 교류 사업을 많이 해 주면서 정부를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만 지금까지 남북관계나 또 북미관계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아직도 갈 길은 먼 그런 상황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국민들의 마음을 모으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털어놨다. 문 대통령은 “제일 큰 어려움은 역시 국민 통합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지기만 하면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 있더라도 함께 다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하나로 마음이 모이기가 참 쉽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렇게 요즘 같은 세상에 국민들 마음이 다 같을 순 없겠다”며 “정치적인 생각이 다르고, 또 지지하는 정당도 다르고, 그래서 생각의 차이가 있고 갈등이 있을 수밖에는 없는 것이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어떤 국가적인 어려움이라든지 또는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그런 일에 대해서는 함께 이렇게 마음들이 모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게 참 간절한 희망인데, 그렇게 참 잘 되지가 않는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우리 불교의 화쟁사상처럼 논쟁하더라도 결국에는 하나로 화합하는 그런 교훈을 얻었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라며 “우리가 처해 있는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 또 우리 국가가 발전해 나가야 될 그 방향들, 이런 것에 대해서 우리 큰스님들께서 오늘 좋은 말씀들 많이 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불교계도 일본에 대표단 보내겠다”이에 원행스님은 지금의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다고 힘을 싣었다. 원행스님은 “작금의 일본이 불분명한 이유를 내세워서 수출 규제를 한 데 대해서 우리 모든 국민들은 큰 우려를 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더 큰 환란도 겪은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대통령님의 큰 지도력을 따라서 함께 단결하여 이번 난국을 잘 극복하도록 노력하겠고, 대통령님께서는 지혜와 용기를 가지시고 저희들을 이끌어 주시기를 또 부탁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교계에서도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원행스님은 “우리 불교계에서도 일본 한일 불교우호대회를 가진지가, 문화 교류를 가진지가 40년 됐죠”라며 “그래서 홍파스님을 단장으로 해서 일본에 대표단을 보내기로 했다. 그래서 이번 일에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또 전국 만여 개 사찰에서 종파를 초월해서 8월 1일부터 100일 동안 나라와 그리고 대통령님을 위한 기도를 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원행스님은 “우리 한 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산이 높아서 귀한 게 아니고 산에 나무가 있기 때문에 귀한 것이다. 사람이 부유해서 귀한 게 아니고 덕을 갖추는 것을 귀하게 한다’라고 하셨다. 또 동양의 한 선인께서는 ‘큰 새가 날 때 바람을 가르고 큰 물고기가 강을 거슬러 올라갈 때 그 기개를 가지고 이렇게 지도력을 발휘해야 된다’고 말씀하셨다”며 “대통령님께서도 그렇게 큰 용기와 지혜를 가지시도록 불보살님께 기원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또 “우리 불가에서는 그러한 표현을 ‘금시벽해(金翅劈海)하고 향상도하(香象渡河)다’라는 말을 쓴다. 금시조가 용을 쫓기 위해서 바다를 가르고, 큰 코끼리가 강을 건너듯이 그런 위용과 용기를 가지시고 일을 하시라는 뜻 같다”며 “우리 불보살들의 가피가 함께하기를 바라면서 오늘 다시 한 번 국정에 전념하시는 대통령님께서 한국불교 지도자 여러분들을 초청해 주신 데 대해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면서 건강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 [국회의 속사정] 나는 대한민국 국회에서 일한다
-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실 박용규 비서관] 모 종합편성채널의 보좌관을 주제로한 드라마가 화제다. 그간 잘 알려져 있지 않던 존재들이었던 국회의원의 보좌진들의 삶이 드라마 주제가 된 것은 처음이다. 드라마는 드라마로 봐야 하나, 현직 보좌진으로서 비교평가의 감정 드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보좌진들은 어떤 존재일까. 사실 국회의원실은 제도화된 운영매뉴얼이라는 것이 없다보니, 의원실마다 운영방식도 제각각이다. 사장 1명에 직원 9명 있는 소기업 300개가 여의도 국회회관에 있다. 다만 이들이 동종업에 종사하는 경쟁하는 기업들이라는 것은 또다른 사실이다.사장님(국회의원)들에 따라서 회사(의원실)의 상황은 매우 다르다. 특별히 표준화할 방법도 없다. 국회의원 각각이 헌법기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국회를 싸잡아서 비판하긴 쉽다. 특히 최근처럼 국회 본회의가 오랜기간 열리지 않았으면 더욱 기승을 부린다.하지만, 의원실은 늘 바쁘다. 오히려 국회가 정상화 될 때를 대비해 늘 준비하고 있다. 국회의원이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는 법이다. 보좌진들의 집단지성이 국회의원이라는 컨트롤타워이자 스피커를 통해서 외부로 표현되고, 그렇게 결과물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국회의 비판과 국회의원에 대판 비판은 달라야 한다. 자칫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는 물론이고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는 격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현실적으로 국회의원실은 누구 한 명의 뛰어남으로 움직여지기 어렵다. 세상의 모든 조직들처럼 각자의 맡은 자리에서 유기적으로 조직을 위해 자신의 임무를 다하고 노력할 때 비로소 성과가 난다. 성공하는 조직과 실패하는 조직에 대한 숱한 이야기가 국회의원실이라고 다를 바 없다. 국회의원은 의원대로, 보좌진들을 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때라야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드라마와 가장 큰 차이점을 하나 꼽으라면, 현직의 보좌진들은 ‘정치’ 그 자체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엄연히 국회의원들 그들만의 리그가 있는 것이며, 보좌진들이 직접 플레이어로 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보좌진들이 입 다물고 나몰라라 하는 것도 아니다. 여의도 용어로 ‘정무적 판단’에 따른 ‘전략 수립’에 중요하게 기여하는 경우도 적잖다. 물론 이 경우도 드러나진 않게 움직이다.무엇보다도 이 드라마는 현실 정치의 ‘시스템’을 간과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한 번 상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류된 법안은 회기가 바뀌어야 다시 논의될 수 있다. 더욱이 법안 처리는 위원장 독단으로 되지도 않는다. 무소속 의원의 사보임은 국회의장의 권한이다. 명문의 조항 외에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되고 싶은 국회의원이 현직 장관실을 찾아가는 장면은 드라마라고 해도 과한 장면으로 보여졌다.한편, 국회는 대한민국 ‘정치의 장’이다. 정치가 한 사회에 기여하는 여러가지 중에서 핵심적인 것이 바로 새로운 비전을 가진 ‘리더’를 찾아내고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는 제도에 기반하지만, 사람에 의해서 더 많이 좌지우지 된다. 예를 들자면, 어떤 사람이 당대표인지, 원내대표인지, 상임위원장인지에 따라 해당 정당과 국회 운영에서 매우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단 얘기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 드라마는 전부는 아니겠지만, 어떤 정치인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사람인지에 대해서도 보여주는 것 같다.이 드라마의 부제는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이다. 국회라는 곳이 세상의 기준이 되는 법을 바꾸는 곳이니, 보좌진들이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중 큰 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놓치지 말아야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변화의 방향’이다.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바꿀 것인지에 따라 그 결과가 우리 사회에 주는 영향은 천차만별이다. 드라마야 어지간하면 권선징악으로 끝나겠지만, 현실 정치는 항상 해피엔딩은 아니지 않는가. 그래서 세상을 바꾸는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 [여행] 1400년 전 백제 왕국의 비밀을 품은 도시 ‘부여’
- 낙화암에서 바라본 금강과 황포돗배[부여=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충남 부여의 옛 이름은 ‘사비’였다. 백제는 서기 538년 성왕 16년부터 의자왕 20년까지 123년간 이곳 사비에서 부귀와 영화를 누렸다. 옛 도읍 부여는 예나 지금이나 경관이 수려하다. 발길 닿는 곳마다 명승이요, 절경이다. 문화도 찬란하다. 도처에 역사와 문화재, 그리고 전설이 있다. 부여의 산하에는 역사 속으로 스러져 간 백제의 통한이 서려 있다.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 정림사지, 능산리고분군, 나성 등 700여년의 찬란한 역사를 꽃피운 백제. 그 백제인이 남겨놓은 흔적이자, 증언이다. 백제의 과거 모습을 담고 있지만, 아직 모든 것을 드러내지 않은 1400여년 전 백제를 만나러 간다.낙화암 바로 앞 백화정에서 바라본 백마강 모습◇700년 대백제의 꿈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부여의 진산인 부소산은 백제 왕실의 후원이자, 사비백제 최후의 보루였다. 백제인들의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애잔함마저 간직한 명산이다. 1400여 년 전 백제의 영광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여기에 수많은 백제 여인들이 꽃잎처럼 떨어져 주검으로 절개를 바꾼 ‘낙화암’과 백제 영욕의 세월을 함께 한 천년 고찰 ‘고란사’도 있다.부소산 기슭에는 사비 시대의 왕궁터인 ‘관북리 유적’이 있다. 2001년부터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형건물터, 연못, 저장시설, 상하수도시설, 도로 등 다양한 유적이 나왔다. 그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대형건물터’다. 전체 넓이와 초석의 크기로 보았을 때 왕궁에서 가장 큰 건물터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유적 중 하나는 저장시설인 ‘지하창고’다. 직사각형의 구덩이로 참외, 봉숭아 등 백제인의 식습관을 엿볼 수 있다.백제 사비 시대 왕궁터였던 ‘관북리유적’관북리 유적을 뒤로하고 북쪽에 위치한 ‘부소산성’으로 향한다. 백제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 산성은 왕궁의 배후산성이었다. 평상시에는 후원으로, 유사시에는 방어시설이었다. 산성 서쪽에는 금강이 흐르고 있는데, 다른 이름은 백마강이다. 산과 강을 활용해 천연의 방어막을 형성한 셈이다. 부소산성의 소나무숲 길에는 백제 시대의 토성을 볼 수 있다. 이곳 토성은 사비토성의 외곽성인 ‘나성’과 판축공법이 동일하다. 성질이 다른 토양을 교대로 넣어 다져주는 건축기법으로, 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이 길을 따라 오르면 ‘낙화암’에 이른다. 백제 멸망의 그날, 남겨진 궁녀들은 절개를 지키기 위해 이곳 백마강에 몸을 던졌다. 그 모습이 마치 꽃잎이 떨어진 것 같다고 해 ‘낙화암’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백제 여인의 넋이 담긴 백마강은 백제의 아픔을 품은 채 유유히 흐르고 있다. 낙화암 아래에는 백마강 유람선을 탈 수 있는 선착장이 있다. 이곳에서는 백마강을 일주하는 황포돛배에 몸을 실을 수 있다. 백제교류의 장이자, 백제 여인들의 혼이 담긴 백마강을 따라가면 우암 송시열 선생이 새겨놓았다는 낙화암의 붉은 글씨가 비장하게 다가온다.익산 미륵사지석탑과 함께 유일하게 남아있는 백제탑 ‘정림사지 5층 석탑’◇1400여년의 세월을 담고 있는 석탑 ‘정림사지석탑’백제는 석탑과 사찰이 많은 나라였다. 특히 사비 시대에는 불교 문화가 번성했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사찰이 바로 ‘정림사’다. 백제가 웅진에서 사비로 수도를 옮긴 직후 지은 사찰이다. 지금은 건물터와 5층 석탑만이 남아 있다. 정림사의 명칭은 1942년 발굴조사 과정에서 ‘정림사’라고 적힌 기왓조각을 통해 밝혀졌다. 하지만 고려 시대 이름이다. 백제 시대 이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정림사는 사비 도성의 중심이자, 왕궁으로부터 남쪽으로 일직선상에 놓여 있었다. 사비도성 어디에서도 바라볼 수 있도록 주변 지세보다 높게 설계한 것이다. 절터도 정형적인 가람배치로 중문에서 탑, 금당, 강당이 남북으로 일직선을 이루고 있다. 이를 회랑이 감싸고 있는 형태다. 회랑의 북쪽 동서편에는 승려가 공부한 ‘승방지’가 있었는데, 이는 백제 사찰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다.국내 최대 연꽃 서식지로 유명한 ‘궁남지’정림사지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정림사지 5층 석탑’이다. 익산 미륵사지석탑과 함께 유일하게 남아있는 백제 탑이다. 목탑에서 석탑으로 넘어가는 변화 과정을 보여주고 있어 사료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목탑 고유의 아름다움은 살리는 대신 문제점은 보완했다. 얇고 넓은 지붕돌은 경사가 거의 없이 나아가다가 끝을 살짝 올려 반전 매력을 더했다. 한 번도 해체하지 않아 그 가치 또한 매우 높다. 기단부터 5층 지붕돌까지 거의 완벽한 형태다. 여기에 1400여년의 세월까지 고스란히 담고 있다. 목조형식에서 벗어나 완벽한 구조미를 보여주는 이 석탑은 백제의 미(美)를 보여주는 대표 격이다.이 아름다움에는 완벽한 비례미가 숨어 있다. 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지대석. 석탑은 지대석(14척, 1척에 35cm)의 넓이 절반인 7척을 기본단위로 만들어졌다. 1층 탑신과 지붕돌의 높이, 1층 탑의 너비도 7척이다. 2층과 5층, 3층과 4층의 높이의 합도 7척이다. 이 7척을 기준으로 높이와 너비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 사람이 바라보았을 때 가장 안정감을 느끼는 비율이다.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가진 석탑인 정림사지 5층 석탑은 백제의 미와 백제 불교 문화의 상징인 것이다.능산리고분군◇찬란한 백제 문화가 남아 있는 ‘능산리 고분군’백제금동대향로시내 동쪽의 능산리에는 여러 개의 능이 있다. 백제 사비 시대의 왕릉, 능산리 고분군이다. 총 7기로 이루어져 있는데, 백제 고분 발달과정을 잘 드러내는 중요한 유적이다. 웅진 시대의 고분은 깬돌을 쌓아 만든 ‘횡열석식분’(굴식돌방무덤)이었다면, 이후 중국의 영향을 받아 ‘단면아치형전축분’(벽돌무덤)으로 발달한다. 이어 사비 시대에 들면서 단면아치형석실분, 단면육각형석실분으로 이어진다. 중국을 넘어 백제의 독자적인 고분 양식으로 발전한 것이다. 능산리고분군 1호분에는 벽화가 있다. 고분 네 벽면에는 ‘사신도’가, 천장에는 이상세계를 뜻하는 ‘연꽃과 구름’이 그려져 있다. 불교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겨졌는지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사료다.고분군 서쪽에는 능산리 사지가 있다. 성왕의 아들 창왕이 지은 사찰이 있던 자리다. 창왕은 성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567년에 지었지만, 660년 백제가 멸망하면서 폐허가 됐다. 하지만 1400년이 지나 현재에 이르러 백제가 다시 깨어났다. 서쪽 회랑 북단에 있는 한 물웅덩이에서 ‘걸작 중의 걸작’ 꼽히는 ‘백제금동대향로’(국보 제286호)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진흙에서 발견된 덕에 거의 훼손되지 않고, 온전한 상태라는 점이었다.현재 이 향로는 국립부여박물관에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에는 백제금동대향로 뿐만 아니라 사비시대 유물들이 가득했다. 그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백제금동대향로다. 백제인의 뛰어난 공예기술과 백제인이 꿈꿨던 이상세계를 아주 잘 담아내고 있는 귀중한 보물이다. 항로는 크게 네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용이 승천하는 형상의 ‘받침대’, 불교의 이상세계를 뜻하는 연꽃과 수중 동물이 있는 ‘몸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뚜껑’은 5명의 악사와 12명의 선인, 그리고 호랑이, 사슴, 원숭이, 코끼리 등 39마리의 진귀한 동물이 함께 뛰어노는 신선 세계를 뜻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꼭대기에는 봉황이 있다. 이상세계로 비상하려는 듯 날개를 활짝 펴고 있다. 불교적 신념의 ‘극락왕생’, 도교적 이상향인 ‘신선세계’, 이를 다스리는 최고의 권위자 ‘용과 봉황’. 백제금동대향로는 백제인의 정신세계와 그들의 염원을 잘 표현하고 있는 백제의 정신과 마음의 정수다. 백제 고도의 상징물인 궁남지 포룡정 . 궁남지는 국내 최초의 인공 연못이다.◇여행메모△가는길= 수도권에선 경부고속도로 천안교차로에서 천안~논산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공주교차로에서 당진 쪽으로 잠시 가다 서공주교차로에서 서천~공주고속도로로 갈아탄 다음 부여나들목에서 나가면 부여 시내로 들어갈 수 있다.△잠잘곳= 숙소는 롯데부여리조트가 좋겠다. 특급호텔 수준의 콘도미니엄이다. 백제문화재현단지 건너편에 있다. 3만2000㎡ 부지에 지하 1층~지상 10층 총 322실 규모로 호텔형 객실(234실)과 콘도형 객실(88실)로 나뉘어 있다.
- [이승희와 함께 하는 한국의 섬] 하늘에 있는 섬, 신안 만재도
- [이데일리 트립in 이승희 기자] 섬으로 간다는 것은 사다리로 연결된 다락방에 오르는 것이다. 어릴 적 할머니가 숨겨놓았던 꿀단지를 발견하는 것이며,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국보급 보물을 만나는 것이다. 육지와 멀리 떨어져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섬을 갈 때는 더욱더 그렇다.이 비경을 나만 보여주기 위해/어젯밤 조물주가 새로 만든 것이다/마을 사람들도 어젯밤에 태어났다/손톱 사이에도 때가 끼지 않았다/비공개리에 공개된 섬/만재도/배에서 내려 찾아가면 없고/없어서 다시 배에 올라타면 나타나던 섬/십 년을 그 짓 하다 오늘에야 올라간 섬/만재도/그 섬을 놓치지 않기 위해/큰산 물생산 장바위산/나도 검은 염소가 되어/염소들 틈에 끼어 따라다녔다(중략). 구순이 넘은 시인은 ‘하늘에 있는 섬’ 시를 통해 만재도를 노래했다. 만재도는 국내에서 배로 가는 가장 먼섬이다. 목포에서 남서쪽으로 직선거리 120km 거리다. 목포에서 아침 8시 10분에 떠난 가거도행 여객선은 비금도초도, 다물도, 흑산도, 상중태도, 하태도, 가거도를 거쳐 오후 1시 40분경 만재도에 도착한다. 쾌속선으로 6시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된다. 뱃길로는 우리나라 최동단 울릉도, 최서북단 백령도, 최남단 제주도보다 멀다. 오죽했으면 ‘하늘에 있는 섬’이라고 했을까 이해가 된다. 여행자도 오래전 6시간 가까이 쾌속선을 타면서, 죽을 것 같은 고통을 느꼈다. 바다가 잔잔한 날이면 지루한 바다가 되고, 파도가 조금이라도 높게 일면 고통의 바다가 된다. 쾌속선은 만재도에 직접 배를 대지 못한다. 마을 도선이 만재도 앞 해상에서 멈춰 있는 쾌속선과 접선해서 승객을 내려주고 태운다. 위험천만한 환승을 해야 한다. 파도라도 높게 치면, 만재도에 내리지 못하고 돌아가야 한다. 만재도에 발을 디디면 하늘에 오르는 기분이다. 만재도는 바다 한가운데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하여, 먼데섬 또는 만대도라고 했다. 이를 한자로 표기하면 晩島가 된다. 재물이 가득 실은 섬 만재도(晩財島). 해가 지고 나면 고기가 많이 잡힌다고 하여 만재도라고 했다. 1700년경 평택 임씨 임충재가 진도에서 이주하여 정착했으며, 이후 김해 김씨가 들어와 마을이 형성되었다. 예전에는 진도군 조도면에 속하였으나, 1983년 행정구역이 재편되면서 신안군 흑산면에 속하게 되었다. 만재도는 직선 거리상 진도군 조도면과 가장 가깝다. 만재도는 TV 프로그램 ‘봄의 왈츠’로 알려지고, ‘1박 2일’과 ‘삼시세끼’로 유명해진 섬이다. 이름은 유명해졌지만 여전히 힘든 뱃길 때문에 누구나 갈 수 없는 섬이다.일행이 만재도를 찾던 날 바다는 장판을 깔아 놓은 듯 잔잔했다. 만재도 새끼 섬 국도 동쪽에는 해식동굴이 있다. 국도의 남쪽 끝에는 울릉도 공암(코끼리바위)과 똑같은 바위가 있다. 울릉도 공암보다는 파도와 비바람의 정을 덜 맞은 듯하다. 그래도 코끼리 형상은 뚜렷했다. 그 인근 녹도의 주상절리는 어느 조각가도 흉내를 낼 수 없을 듯하다. 만재도는 해식애(海蝕崖)가 발달한 섬이다.만재도 선착장에 내리자 홍합을 까는 여인들과 생선을 손질하는 남자들이 보인다. 인사를 하고, 마을 끝에 있는 만재콘도에 여장을 풀었다. 만재콘도는 폐교된 만재초등학교를 숙박시설로 개축한 건물이다. 숙소 맞은편에는 보건진료소가 있다. 숙소 옆으로 동백나무 숲이다. 이곳은 만재도 할머니 당숲이다. 마을 사람들은 할머니 당숲에서 당제를 지내왔다. 당숲을 소중히 여긴 이유는 섬의 식수원인 우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할머니 당숲에는 1981년에 세워진 신팔우 교장 선생 공덕비가 있다. 자연산 섬 밥상으로 점심을 먹고, 만재도를 돌아봤다. 만재도는 해수욕장이 세 곳이다. 선착장 옆에 몽돌로 이루어진 앞짝지해수욕장과 앞산 아래 건너짝지해수욕장, 마을 남쪽 벼랑 아래에 달피미짝지해수욕장이다. 산 또한 앞산, 큰산, 물생산 세 곳이다. 섬은 T자 형상이다.마을 앞에 있는 앞산에 갔다. 기억을 더듬어 길을 찾았다. 수풀이 우거져 길이 끊겨,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갔다. 앞산에 오르니, 만재도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T자 형상이 뚜렷하게 보인다. 앞산 뒤편에는 일반인들이 알지 못하는 주상절리가 있다. 그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비경이다. 일행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마을로 돌아오는 길. 앞짝지 해변에서 갯메꽃에 정신이 팔려있는 사진 촬영 중인 여행자를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 만재도 어촌계장 고현진 씨다. 연락을 주고받던 사이라 서로를 알아보고 인사를 했다. 섬사람의 무뚝뚝한 말투는 여전했다. 그래도 속내는 깊은 사람들이 섬사람들이다. TV 프로그램 ‘삼시세끼’에서 탤런트 유해진 씨에게 낚시를 가르쳐 주던 그 사람. 홍합 작업을 마치고 돌아온 만재도 해녀 고순례 씨를 만났다. 고순례 씨는 만재도에서 처음 인연을 맺은 고말례 씨의 언니다. 고순례씨에게 자연산 홍합 한자루를 샀다. 만재도 홍합은 늦은 밤 술안주로 안성맞춤. 동해안에서는 섭이라고 부르는 자연산 홍합은 서남해안 먼섬에 와야 맛볼 수 있는 귀한 해산물이다. 석양을 보기 위해 만재도 뒤편 물생산에 올랐다. 앞산과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편으로 외마도와 내마도가 보인다. 태양은 구름을 뚫고 붉은 피를 토해 냈다. 자연이 만들어준 그림을 멍하니 바라만 봤다. 농어회로 푸짐한 섬 밥상을 맛본다. 홍합은 술을 술술 넘겨 준다. 해도 달도 술에 취해 버렸다. 일행의 코 고는 소리도 자장가로 만들어 버리는 만재도의 밤이다.만재도 마을 뒷산에는 두 개의 봉우리가 있다. 북쪽에 있는 산은 큰산, 남쪽에 있는 산은 물생산이라고 한다. 큰산은 말 그대로 만재도에서 제일 큰 봉우리라고 하여 큰산이다. 물생산은 물살이 세다고 하여, ‘물센산’이라고 부르던 것이 ‘물생산’이 되었다. 다음날 새벽 일출을 보기 위해 물생산에 올랐다. 앞산을 뒤덮은 해무가 한 폭의 수묵화를 연출했다. 물생산을 오르는 사이 진도쪽 바다에서 해가 떠오른다. 여행자도 시인이 말한 것처럼 염소가 되어 네발로 물생산을 걸었다. 물생산을 내려와 맞은편 큰산으로 갔다. 대나무숲을 지나 소나무 숲을 걸었다. 물생산과 대조적으로 평온한 흙길이다. 마구산이라 불리는 큰산(176m) 정상에는 당숲이 있다. 할머니 당숲과 짝을 이루는 할아버지 당숲이다. 당숲에는 무인등대가 있고, 등대 옆으로 수직 절벽이 있다. 이곳도 주상절리다. 경사가 너무 가팔라 다리가 후들거렸다. 하산길 등산로 주변은 백리향 향기로 가득했다. 두 시간 산행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홍합죽과 홍합전으로 아침식사를 했다.식사를 마치고 TV 프로그램 ‘삼시세끼’ 촬영지였던 집에 갔다. 파란 지붕 마당에는 빨래가 가지런히 걸려 있다. 탤런트 차승원, 유해진의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았다. TV에서 보았던 영상이 머릿속에서 자꾸 맴돌았다. 담 너머로 만재도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세상에 이런 천국이 있을까.만재도는 떠나는 길에 여행자는 고말례 씨를 찾아다녔다. 마을 어귀에서 사람들과 이야기 중이었다. “저를 기억하시겠어? TV에 나오면 너무 반갑더라고요.”라고 인사를 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보였다. 그녀는 “기억해줘서 고마워라.”라고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항상 건강하세요. 다음에 또 올게요.”라고 인사를 나누고 발길을 향했다. 만재도를 떠나 육지에 발을 딛자 꿈속에서 깨어났다.여행 정보만재도는 목포에서 아침 8시 10분에 출항하는 여객선이 하루에 한 번 있다. 편도요금 56,300원. 자세한 운항 사항은 동양고속훼리, 남해고속 홈페이지 참조. 만재도 어촌계장 고현진 씨에게 미리 연락해야 도선 운항을 해준다.만재도는 식당이 따로 없다. 민박집에서 음식을 제공해 준다. 가정식 민박이다. 어촌계장 고현진 씨에게 문의하면 민박집을 소개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