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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아인 실제모델' 강방천 운용한 펀드 들여다보니
-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가치투자 1세대, 베테랑 펀드매니저, 심지어 ‘국가부도의 날’ 유아인의 실제 모델….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고 선언했다. 강 회장은 저평가된 주식을 발굴해 장기적으로 보유한 후, 수익을 내는 ‘장기투자’ 문화를 이끌어왔다. 다만 강 회장이 이끈 가치투자 펀드들은 시장 변동성을 이기지 못하고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지난해 4월 강방천 회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사진=이데일리DB)2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18.99%를 기록했다. 글로벌 증시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가치투자도 그 여파를 피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시장 중립 포지션을 추구하는 ‘해피드림투게더 증권투자신탁1호[주식혼합]’ 펀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이 0.68%로 1위에 올랐다. 중위험·중수익을 목표로 하는 펀드로, 삼성전자(005930)(23.37%)를 가장 많이 담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5.22%), 카카오(035720)(4.04%), 네이버(035420)(2.69%)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위주로 짜여있다. 운용설정액 1위 펀드는 강 회장이 책임운용을 맡고 있는 ‘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다. 다만 운용설정액이 5500억원을 넘는 이 펀드의 1년 수익률은 -20.75%로 시장 평균수익률을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이 가장 낮은 펀드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대표 상품 ‘코리아리치투게더’ 펀드다. 이 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26.26%에 불과했다.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한국 일등 기업에 주목한다’는 기치로 출시한 이 펀드의 편입 비중 1위는 카카오(035720)(8.69%)다. 최근 카카오가 반등세를 타고 있지만, 지난 일년간 플랫폼 규제와 미국 유동성 축소 등에 직격탄을 맞은 만큼, 펀드의 성적도 좋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카카오 주가는 연초 대비 34.67% 하락했다. 편입 비중 2위는 하이브(352820)(8.10%)로, 올 들어 69.25% 하락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높은 보수에 비해 수익률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미국 S&P500을 기초지수로 하는 ‘글로벌플랫폼액티브 ETF’의 보수율은 0.99%로, 상장 ETF의 평균(0.546%)을 크게 웃돈다. 다만 이 ETF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31.58%다. 올 들어 S&P500 지수가 15.10% 하락한 데 반해 ETF 가격은 28.82%로 지수보다 크게 떨어졌다.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비중을 차지하는 테슬라(20.8%)가 연초 ‘천백슬라’ 주가를 회복하지 못 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또 다른 액티브 상품인 ‘코리아플랫폼액티브 ETF’ 역시 보수율이 0.975%로 높지만, 연초 이후 수익률은 -31.96%를 기록했다. 액티브 ETF가 죽을 쑤는 가운데, 제조와 밸류체인 소재 등 후방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대장장이액티브 ETF’만이 최근 한 달간 6.45%로 플러스 수익률을 내며 선전하고 있다. 지난달 출시한 이 ETF 역시 미국 S&P500 지수를 비교지수로 한다. 한편 강 회장은 이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에 운용총괄(CIO) 업무는 지난 20여 년 간 에셋플러스 운용본부를 이끌어온 정석훈 전무가 이어받을 전망이다. 또 새로운 등기이사에는 고태훈 국내운용본부장과 강 회장의 아들인 강자인 헤지펀드 팀장이 선임될 예정이다.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강 회장이라는 걸출한 스타 매니저가 사라진 후에도 에셋플러스운용이 현재의 입지를 유지하려면 높은 수익률을 내야 할 것”이라며 “변동성이 심화하는 장에서 강 회장의 후배들이 어떤 ‘가치투자’로 승부할지 눈 여겨 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 [코스피 마감]5거래일 연속 상승…2450선 회복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2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6.23포인트(0.67%) 상승한 2451.50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장 초반 상승 출발한 뒤 장 마감에 이르기까지 오름세를 유지했다. 다만 장중 2460선까지 치솟다가 상승분을 소폭 반납한 뒤 2450선에서 마감했다. 간밤 뉴욕증시도 호조세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3% 상승한 3만2529.63을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21% 오른 4072.43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08% 뛴 1만2162.59로 집계됐다.이날 코스피는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0.9%를 기록했지만 예상보다 양호했다는 인식이 시장에 확산한 데다, 경기 둔화로 미국의 긴축 정책 강도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상승세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증화권 증시가 낙폭을 확대하면서 상승폭이 일부 축소됐다. 중국 증시는 중앙정치국회의에서 경제 성장과 관련해 확장보다 유지에 무게를 둔 게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2분기 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0.9%를 기록했지만 그동안 시장에서 우려했던 수준보다는 양호하다는 인식에 안도감이 유입됐다”면서 “코스피는 장 초반 2450선을 상회하기도 했으나 중화권 증시가 특히 낙폭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같이 상승폭을 축소했다”고 말했다. 수급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를 견인했다. 외국인은 3429억원, 기관은 1471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4937억원 순매도했다. 프로그램별로는 차익과 비차익을 합쳐 2247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업종별로는 대부분 상승했다. 기계(2.32%), 증권(2.11%), 서비스업(2.07%) 등은 2%대 강세를 보였다. 건설업(1.99%), 화학(1.7%), 운수창고(1.7%), 철강및금속(1.53%), 운수장비(1.49%), 통신업(1.27%), 금융업(1.23%) 등은 1% 넘게 올랐다. 반면 의료정밀(1.03%)는 홀로 1% 넘게 빠졌다. 비금속광물(0.98%), 전기·전자(0.38%), 의약품(0.34%) 등은 1% 미만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상승한 업체가 우위였다. 네이버(035420)는 나스닥이 두각을 보인 영향에 4%대 상승했다. 카카오(035720)도 3% 넘게 올랐다. LG생활건강(051900)은 2분기 주가가 바닥을 다지고 회복할 것이란 증권사 호평에 4% 넘게 올랐다. SK이노베이션(096770)도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3%대 상승했다. 한화솔루션(009830), HMM(011200), 두산에너빌리티(034020) 등도 3% 넘게 상승했다. 반면 시총 상위 종목 중 크래프톤(259960)은 배틀그라운드가 인도 시장에서 퇴출됐다는 소식에 4% 넘게 떨어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3%대 하락했다. 포스코케미칼(003670), 삼성전기(009150) 등도 2%대 약세를 보였다. 이날 거래량은 4억8842만주, 거래대금은 10조974억원으로 집계됐다. 1개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654개 종목이 상승했다. 203개 종목은 하락했으며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은 없었다. 70개 종목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 (영상) "아이폰엔 경기침체 없다"…애플이 애플했네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역시 애플은 애플이었다. 이쯤 되면 `애플이 애플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정도다. 미국을 대표하는 테크기업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시가총액을 가진 기업인 애플(AAPL)이 28일(현지시간) 2022회계연도 3분기(4~6월)에 또 한번 깜짝 실적을 공개하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다만 경영진의 강한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애플에게도 경기 둔화의 먹구름이 다가오고 있음은 직감할 수 있었다. 이날 애플은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하면서 3분기 매출액이 830억달러, 주당순이익(EPS)이 1.20달러로 각각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828억1000만달러, 1.16달러였던 월가 전망치를 보기 좋게 넘어선 것으로, 특히 매출액은 전년동기와 비교해서도 3% 가까이 늘어났다. EPS는 8% 줄었다.관심을 모았던 세부 실적지표도 나쁘지 않았다. 전사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아이폰 매출은 406억7000만달러로, 383억3000만달러였던 시장 전망치를 넘었고 전년동기대비로도 3% 늘었다. 애플 측은 “기존에 안드로이드 폰을 쓰던 사용자들이 아이폰으로 대거 옮겨오고 있다”며 “3분기 중 처음으로 아이폰을 사용하게 된 사용자수가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또한 앱 스토어와 애플 뮤직, 애플플러스(+), 아이클라우드 등 소비지출 둔화 영향을 많이 받는 서비스 매출도 196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2% 늘었다. 시장 예상치(197억달러)엔 못 미쳤지만, 그 차이가 거의 없어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태블릿 제품인 아이패드도 매출이 72억2000만달러로, 전년도에 비해선 2% 줄었지만, 시장 전망치(69억4000만달러)보단 양호한 성적이었다. 이 같은 각 부문에서의 선방으로 애플의 총 마진도 43.26%를 기록해 42.61%인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3분기 성적만 좋았던 게 아니다. 회사 방침 상 다음 분기 실적 전망치를 공개하지 않는 애플이지만, 적어도 4분기(7~9월) 실적에 대해서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다”고 짧게 평한 뒤 “일부 사업부문에서 둔화세가 나타나긴 하지만, 회사 전체적인 전망으로 보면 4분기에 오히려 매출 성장세가 더 가속화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특히 “아이폰 매출만 놓고 보면 경기 둔화의 징후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다”고까지 했다. 이는 3분기 때와 달리 4분기에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조치가 거의 풀렸기 때문에 중국 내 판매가 좋을 것이고, 특히 기대를 모으는 신제품인 아이폰14가 9월 중에 출시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월가에서도 4분기 매출이 900억달러, EPS가 1.31달러로 각각 전기대비 8.4%, 9.1% 성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아울러 최근 블룸버그통신이 “애플까지도 경기 불황에 대비해 신규 채용을 줄이거나 늦추고 일부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에서의 지출을 줄일 계획”이라고 보도한 것과 관련해서도 쿡 CEO는 특유의 자신감으로 그럴 가능성을 일축했다. 쿡 CEO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물류비와 인건비, 반도체 부품 가격 등 비용에 영향을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투자와 고용은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안정적인 실적과 미래 전망에 대한 자신감 덕에 이날 애플 주가는 정규장에서 0.36% 올랐고,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3% 가까이 뛰며 160달러를 넘어섰다. 올 들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7% 하락하는 와중에도 애플 주가는 11% 하락하는데 그쳤다. 이날 실적 발표 이후에도 애플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컸다. PP포어사이트는 “이번 실적만 놓고 보면 애플은 확실히 다른 테크기업들보다도 경제 충격을 잘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이반 페인세스 티그리스파이낸셜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 봉쇄, 공급망 차질, 러시아 사업부문 폐쇄, 달러화 강세 등 사실 3분기는 애플에겐 최악의 역풍이 한꺼번에 몰아친 시기였는데도 우려를 훨씬 뛰어넘는 좋은 실적을 낸 것이 경이롭다”고 호평했다. 특히 아이폰과 관련, “많은 안드로이드 폰 이용자가 아이폰으로 넘어온 것에 놀랐지만, 아직도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더 많기 때문에 아이폰의 잠재적 고객도 더 늘 수 있다”면서 “아이폰 내에서도 여전히 아이폰8을 쓰는 고객들도 있어 업그레이드 수요까지 감안하면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애플에게서도 드러난 경기 침체 리스크를 우려하는 쪽도 만만치 않았다. 에릭 우드링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친 애플의 서비스 매출에 대해 걱정했다. 그는 “애플 사용자들의 일생에서 발생하는 가치를 감안하면 애플 주가가 저평가된 게 맞긴 하다”면서도 투자 관점에서는 서비스부문 성장세가 계속 유지되느냐를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달러화 강세 영향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아이폰14 출시 전에 수요 둔화가 나타날 징후가 나오는 것도 걱정거리라고 했다. 월가 투자은행인 번스타인도 “애플이 분명 좋은 기업이긴 하지만 전체 매출에서 개인 소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큰 기업인 것도 사실”이라며 향후 경기 둔화나 침체가 온다면 애플 역시도 실적에서 취약성을 드러낼 수 있다고 경계했다.
- 코로나 재확산에 리오프닝주 '곡소리'…여행·항공株 흔들
-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올해 경기 재개(리오프닝) 기대감에 주가가 눈에 띄게 상승했던 여행·항공주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또다시 10만명을 넘나들며 재확산세가 우려가 커지면서 리오프닝주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공연 재개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했던 엔터테인먼트 종목 역시 흔들리고 있다. 2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하나투어(039130) 주가는 11.96% 떨어졌다. 지난달 28일 5만5600원이던 주가는 이날 4만8950원까지 하락했다. 6월 초 7만원대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크게 확대됐다.6월 초 주가가 크게 올랐던 여행·항공주 주가는 대부분 내렸다. 모두투어(080160)는 한 달 사이 주가가 1만6300원(6월28일)에서 1만4700원(7월28일)으로 9.82% 주저앉았다. 같은 기간 노랑풍선(104620)(-18.85%), 참좋은여행(094850)(-10.43%), 아시아나항공(020560)(-9.03%), 대한항공(003490)(-1.77%) 등도 줄줄이 내렸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특히 지난 12일 여행주는 일제히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에 더해 경기 침체 우려까지 커지면서 여행 수요가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에 따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날 대한항공, 하나투어, 아시아나항공, 참좋은여행,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이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최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항공 공급이 6월에 들어서야 점진적으로 회복하기 시작했고, 7월 들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마저 증가하며 여행객 심리 악화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며 “유의미한 수요 회복 시점이 4분기로 지연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실적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0만명을 넘어섰고, 이날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8만8384명으로 집계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 “향후 2∼3주 정도는 계속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해외 공연 재개 기대감으로 주가가 크게 올랐던 엔터테인먼트사 종목 주가도 조정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조짐에 따른 우려가 일부 반영된 여파다. 방역 당국은 최근 물을 뿌리는 형태의 대규모 공연 후 코로나19 확진사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규모 인원이 밀집한 행사장에서 감염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엔터주는 6월 초 대비 주가가 꺾였다.
- 변동장에 ETF 레드오션…확 바뀐 출시 패러다임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성숙화되고 변동성 장세가 맞물리면서 출시 패러다임도 확 바뀌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유동성이 풍부했던 시기엔 혁신 테마형 상품이 득세했지만, 통화 긴축 국면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색적인 파생 상품들이 등장하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극심한 조정장에서도 국내 ETF는 어느덧 600개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지만, 올해 출시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섹터, 테마 등 ETF가 이미 포화되면서 빈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평이다. 자산운용사들은 상대적으로 장벽이 높은 국내 제도권 안에서 ‘기존에 없던’ ETF를 위한 아이디어 싸움을 치열하게 벌이는 양상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국내 ETF 600개 ‘코앞’…변동장·시장 성숙기에 ‘끙끙’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상장종목수는 595개다. 오는 29일 상장되는 3개 종목을 포함한 규모로, 1~7월 상장 수는 62개다. 이날 기준 올해 유형별 상장 수를 살펴보면 △주식-업종섹터와 업종·전략 테마 29개 △주식-시장대표 14개 △주식·채권 혼합자산 11개 △채권 4개 △부동산-리츠 2개 등이다. 코로나19 이후 국내에서 직접 투자가 크게 활성화되면서 ETF 산업도 급성장했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운용사들의 상품 출시도 가속화됐다. 특히 유동성이 풍부했던 지난해 대형 성장주 등 기술주 중심 투자가 이뤄지면서 테마형 등으로 자금이 몰렸고, ETF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이다. 미국 대표 지수부터 중국 전기차 등 테마형까지 투자자 손길을 이끌었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된 ETF 90개 중 테마형은 58개를 차지했다. 고속성장해오던 ETF는 조정장을 맞은 가운데 성숙기에 접어들었단 평이다. 운용사들은 “ETF를 먹거리로 보지만, 지수·섹터형 등 이제 나올 만큼 다 나왔다”며 “하락장에서 차별화를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지만, 아직 나오지 않은 인덱스 ETF를 찾기도 하늘에 별 따기”라고 입을 모았다. 이는 해외도 마찬가지다. 주식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채권이 활용돼 왔지만, 주식·채권 변동성이 모두 커지면서 인컴형 ETF 등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상반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0%대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미국에 상장된 ‘JP모건 에쿼티 프리미엄 인컴 ETF’(JEPI)는 상반기 -12.3%로 낙폭이 제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JEPI는 우량주 투자와 옵션 전략을 활용해 배당·이자 수익으로 월간 분배금을 지급한다. 국내 운용사도 올 하반기 신규 출시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읽힌다. 커버드콜 전략을 따르는 동종 ETF는 ‘QYLD’(티커), ‘XYLD’, ‘JEPQ’ 등이 꼽힌다. 김진영 키움증권 글로벌 ETF 담당 연구원은 “인컴형 ETF는 변동성이 높고 증시가 횡보할 때 벤치마크를 아웃퍼폼할 확률이 높다”며 “증시가 박스권 내 변동성을 이어갈 시 투자가 유효한 상품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해외선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도…“국내는 제도벽서 아이디어 싸움”해외에서도 ETF 산업이 성숙되면서 운용사들이 차별화를 위한 새로운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 높은 시장 변동성에서 단일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옵션 전략을 결합한 ETF들도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에선 제도상으로 단일 종목으로 ETF가 구성될 수 없다.지난 14일(현지시간) AXS인베스트먼트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8종(티커 TSLQ, NVDS, PYPT, PYPS, NKEL, NKEQ 등)을 선보였다. 각각 테슬라와 엔비디아, 페이팔, 나이키 등 업종별 대표 종목의 일간 등락률을 -2~2배 사이에서 추종한다. 디렉시온, 커브 인베스트먼트 등 운용사들도 유사 상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파벳, 아마존, AMD, 애플, 메타플랫폼스와 같은 종목들이 투자대상 목록이다. 김 연구원은 “통상 전문투자자들만 접근 가능했던 공매도 전략을 ETF를 통해 개인투자자들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높은 리스크에도 전략 다양성 차원에서 관심을 모았다”며 “다만 금융당국의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시장 환경과 규제 요건 등으로 적용이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일 종목 대응인 만큼 ETF의 기본적인 특성인 포트폴리오 분산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레버리지형으로 구성돼 있어 큰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도 미국의 개방적 흐름을 따라가고 있지만 시장 환경과 규제 요건에 차이가 있다”며 “다만 한국거래소가 상장지수상품(ETP) 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운용사들도 파생 상품을 제도권 안에서 새로운 파생 ETF 찾기 위해 별도 조직까지 만들어 준비하고 있다. 국내 운용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진 테마형 수요가 높았지만, 올해엔 좋은 상품을 내놔도 예전만 못하다”며 “과거 2018년에도 금리 인상기 변동성 국면에 유사한 흐름을 보였고, 올해 운용사별로 구조화 조직 등을 만들어 파생 상품 대응에 나서는 분위기”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