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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IA? 마피아? 외계인?...다시보는 케네디 암살 음모론
-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암살 관련 기밀문서를 26일 공개한다고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윗.(사진=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캡처)[이데일리 김일중 기자]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암살 관련 기밀문서 수천여 건이 26일(현지시간) 공개된다.트럼프 대통령은 25일 트위터를 통해 “오랫동안 기대했던 JFK(존 F. 케네디) 파일들이 내일 공개될 것”이라며 “매우 흥미롭다”(So interesting!)고 말했다.케네디 전 대통령은 지난 1963년 11월 22일 텍사스주 댈러스 시내에서 부인 재클린 여사와 함께 카퍼레이드를 벌이던 도중 암살범 리 하비 오스왈드가 쏜 총탄에 사망했다. 당시 사건을 조사한 워런위원회는 1964년 9월 “오스왈드의 단독 범행이며 배후는 없다”는 보고서를 내놨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미국인은 거의 없었다. 미국 언론들은 이날 공개되는 문서의 분량이 3000여건 정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에 대해 각종 음모론이 해소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0여년 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300여가지 음모론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어떤 게 있었을까.◇CIA 실행설케네디가 ‘빨갱이’들에게 굴복해 CIA를 해체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인 CIA가 조직 차원 또는 일부 과격한 요원들의 독단으로 오스왈드를 고용해 암살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일부는 오스왈드는 ‘위장용’이었을 뿐 실제로는 정예 저격수를 따로 배치해 암살을 실행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케네디 대통령은 CIA가 제3세계나 서유럽에서 반공 극우파들을 지원하고 사회민주주의, 비동맹주의 성향 정치인들을 낙선시키려는 정책에 대해 평소 비판적 입장이었기에 가장 믿을 만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마피아 개입설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암살은 당시 시카고의 마피아 두목이었던 샘 지앙카나의 지시로 이뤄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주장은 지앙카나의 딸 앙투아넷 지앙카나가 자신의 회고록에서 폭로하면서 확산됐다. 그는 1960년 대통령선거에서 케네디가 마피아의 지원으로 승리할 수 있었으나 당선 후 동생 로버트를 법무장관에 앉히고 강력한 단속에 나서자 암살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일부는 쿠바에 대한 케네디 대통령의 미온적 대처에 화가 난 마피아가 암살에 나섰다고 주장한다. 당시 마피아는 쿠바의 카스트로에 의해 자신들이 투자한 호텔, 카지노 등을 빼앗겼다. 마피아는 케네디가 쿠바를 공격해 이 재산을 찾아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소련에 쿠바를 침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엄청나게 분노했다는 것이 범행 동기라고 설명한다. ◇쿠바 지시설사회주의 혁명에 성공한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미국이 자신을 노리고 있다고 생각했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케네디 암살을 지시했다는 설이다. 독일의 유명 영화제작자 빌프리트 휘스만은 3년여에 걸쳐 만든 다큐멘터리를 2006년 공개하면서 케네디 암살은 미CIA가 독침으로 자신을 암살하려 한 데 대한 카스트로의 보복이었다고 주장했다.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카스트로의 옛 동료 오스카르 마리노는 오스왈드가 미 플로리다주에서 활약하던 쿠바 비밀 정보원들의 지시로 범행했다고 증언했다.오스왈드가 자칭 마르크스주의자였고 친카스트로파였기 때문에 설득력을 가졌다. 더구나 오스왈드는 암살 2개월 전 멕시코시티에 있는 쿠바 대사관을 방문했었다. 하지만 카스트로가 직접 암살지령 같은 바보짓은 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대통령 암살범 오스왈드.(사진=AP/뉴시스)◇KGB 암살설쿠바 미사일 사건으로 실추된 소련의 명예를 되찾기 위한 KGB의 암살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오스왈드가 ‘마르크스주의자’였기 때문에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KGB요원으로 있다 1954년 망명해 미 정보기관의 고문으로 활동한 피터 데리야빈이 작성한 문건을 바탕으로 오스왈드가 사건 이전 소련에 망명했다 돌아온 것, 린든 B. 존슨 부통령이 사건 직후 흐루시초프 소련공산당 서기장에게 우호적인 전보를 친 것, 실각 위기에 몰린 흐루시초프가 외부로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연방준비제도 및 유대계 금융자본세력 개입설중국계 경제학자 쑹훙빙이 쓴 ‘화폐전쟁’이라는 책에서 언급된 주장. 케네디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암살당한 대통령 모두 미국의 화폐제도와 금융체제 등을 대대적으로 손질하려 했다는 공통점을 토대로 추론한 것이다.케네디가 1963년 6월 4일 로스차일드 등 국제자본세력이 주주로 있는 ‘민간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발권력을 무시하고 대통령령으로 재무부 보유의 모든 형식의 은을 본위로 은증서를 발행해 즉시 화폐로 유통시켜 연방준비제도가 갖고 있는 발권력 등의 권한을 약화시키려 하자 못마땅하게 여겨 저격에 개입했다는 주장이다.◇오스왈드의 실수설 원래 목표가 케네디 대통령이 아닌 동승하고 있던 코널리 주지사였다는 주장이다. 오스왈드의 아내는 남편이 평상시 케네디를 존경했으며 코널리를 증오했다고 증언했다. 오스왈드의 아파트를 수색했던 비밀요원 마크 하워드는 “오스왈드의 수첩에서 ‘사살명단’이 나왔는데, 아내의 이민자 자격을 집요하게 문제 삼고 괴롭혔던 FBI 요원 제임스 호스티, 보수세력 장군인 에드윈 워커, 리처드 닉슨 부통령, 그리고 텍사스 주지사인 존 코널리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FBI 수장이었던 에드가 후버가 FBI 요원이 암살의 발단이었다는 것이 밝혀질 경우 조직에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해 덮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외계인 개입설 지구를 통제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와있던 외계인과 결탁한 미국 고위층이 케네디가 이들의 존재를 밝히고 축출하려 하자 암살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주로 대중문학 작품이나 TV 미스터리 시리즈 등에서 등장했다. 이를 믿는 이들은 달 착륙에 도전한 ‘아폴로 계획’도 케네디가 케네디가 외계인의 달 기지를 공개해 지구인들이 외계인을 몰아내도록 촉구하려던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밖에도 경호원 오발사고설, 린든 B. 존슨 부통령 개입설, 군부 강경파 개입설 등이 있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1963년 11월 22일 재클린 여사와 암살당하기 직전 카퍼레이드를 하는 모습.(사진=AP/뉴시스)
- 우버부터 와인스타인까지…올 한해 美 뒤흔든 여성 성추문 파문
- 하비 와인스타인. (사진=AFP PHOTO)[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산업계가 올 한 해 여성 성희롱·성차별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연초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우버를 시작으로 최근 미 엔터테인먼트 업계 거물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 논란까지 여성 성희롱·성차별 문제가 사회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급기야 우버의 트래비스 캘러닉 최고경영자(CEO)는 자리에서 물러났고, 와인스타인도 자신이 창립한 회사로부터 해고당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하비 와인스타인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와인스타인은 헐리웃 영화 제작·배급사 와인스타인 컴퍼니의 공동설립자로 미 영화업계의 ‘큰 손’이다. NYT는 지난 5일 와인스타인이 애슐리 쥬드를 비롯한 수많은 헐리웃 여배우들과 부하 여직원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와인스타인이 최소 8명의 피해 여성들에게 돈을 주고 사실상 ‘강제적인’ 합의를 했다고 전했다. 이후 기네스 펠트로, 앤젤리나 졸리 등 유명 여배우들의 폭로와 제보가 이어졌고, 일부 여배우들은 와인스타인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은 물론 프랑스와 영국 등지에서도 배우, 모델 등 다양한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 경찰은 와인스타인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성추행 및 강간 혐의로 30여명의 여성들에게 고소·고발을 당한 와인스타인은 결국 회사에서 쫓겨났다. 또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와 제작자협회(PGA), 영국 영화 TV아카데미(BAFTA) 등 각종 영화 관련 단체에서는 퇴출됐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2012년 와인스타인에게 수여한 최고 명예 훈장 ‘레지옹 도뇌르’를 박탈키로 했고, 미 하버드대학교는 2014년 아프리카계 미국 문화에 기여한 공로로 그에게 줬던 W.E.B. 듀보아 메달을 철회하기로 했다. 급기야 그가 창립한 회사 와인스타인 컴퍼니는 매각설에 휩싸였다. 성추문 논란 이후 아마존 영화사는 와인스타인 컴퍼니와 관계를 끊었다. 아마존 영화사가 의뢰해 와인스타인 컴퍼니가 제작 중인 최근 작품은 줄리안 무어와 로버트 드니로가 출연 결정을 취소했고 감독인 데이비드 러셀도 합류 의사를 철회했다. 유사한 악재가 이어지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와인스타인 컴퍼니는 부동산 투자회사 콜로니 캐피탈로부터 긴급 자금을 수혈받고 지분 매각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와인스타인의 이름을 따서 회사명을 내건 탓에 인수자가 없을 것이라며, 분할 매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AFP PHOTO미국 내 여성 성희롱·성차별 문제는 올해 초 우버의 사내 성희롱 문제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우버에서 퇴사한 수전 파울러는 지난 해 ‘함께 섹스할 여성을 찾고 있다’는 직속상관의 사내 메신저 대화를 캡쳐해 인사 부서에 신고했지만, 우버는 상사를 처벌하긴 커녕 파울러에게 다른 부서로 옮기거나 인사 불이익을 감수하고 부서에 남으라고 했다. 회사를 떠나기로 한 그는 올해 2월 이직하자마자 불합리한 내부 관행을 고발했고, 결국 캘러닉 CEO가 사임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실리콘밸리에선 사내 성희롱 문화에 대한 각종 폭로가 이어졌다. 올해 4월에는 폭스TV의 간판 뉴스 앵커 빌 오라일리가 성추문 논란에 휩싸이며 20년 동안 일해온 회사에서 쫓겨났다. 당시 NYT는 오라일리가 지난 15년 동안 성추행 등의 혐의로 5명의 여성들에게 고소를 당했으며 합의금으로 1300만달러(약 148억원)을 썼다고 보도했다. 오라일리는 주로 경력에 도움을 주겠다고 여성에게 접근했다가 성관계 제안을 거절하면 입막음을 하고 회사에서 내쫓는 수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면서 벤츠, 현대차, BMW 등 대형 광고주들이 줄줄이 광고 중단을 선언했고, 회사는 2주 반만에 오라일리의 퇴출을 결정했다. 한편 와인스타인 성추문 논란은 유명 여배우들의 피해 사례 폭로나 경험담 고백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캠페인으로 이어져 일반인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여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제안한 성폭력 고발 캠페인 ‘미투(Metoo)’는 온라인 상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앞서 구인·구직 SNS 플랫폼 링크드인의 공동 창업자 리드 호프먼 회장도 ‘온라인 서약 운동(DecencyPledge)’을 추진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 이처럼 수많은 여성들의 피해 사례가 속속 재조명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의 사법당국은 피해 여성들의 과거 성추문 혐의들을 새롭게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8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성폭행 및 성희롱 가해자들은 앞으로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없다”면서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