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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in][은행 지주사의 탄생 신화]②꿈, 환상 그리고 착각
- 마켓in | 이 기사는 02월 09일 11시 36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오상용 기자] 2003년 카드사태가 벌어졌던 당시를 돌이켜 보자. 당시 카드업계는 부자격자에게 카드를 남발한 결과, 은행계 카드사나 전업계 카드사 모두 막대한 부실을 안고 있었다. 우리금융지주의 울타리 안에 있던 우리카드도 사정은 비슷했다. 그렇다면 지주회사의 위험 차단막은 제대로 작동했을까. 증권 보험 카드 부문의 위험이 은행으로 옮겨 붙는 것을 효율적으로 막아준다던 지주회사 체제의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우리금융은 2004년 우리카드를 우리은행에 합병하는 방식으로 카드사 부실을 은행에 떠넘겼다. 지주회사 체제가 아니었던 국민은행, 외환은행의 카드부실 해법도 동일했다. 두 은행은 자회사이던 국민카드와 외환카드를 각각 2003년과 2004년 흡수 통합했다. 지주회사 체제든, 모회사-자회사 체제든 뒷감당은 모두 큰댁인 은행 몫이었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가령 카드사태와 유사한 일이 증권업계와 보험업계에서 벌어진다고 가정해보자. 지주회사는 그 위험이 은행 자회사로 옮겨 붙지 않도록 차단할 수 있는 구조인가. 그렇지 않다. 저축은행권의 부실마저 은행들이 떠안는 환경이지 않은가”라고 했다. 지주회사 체제에 대한 환상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에서 확실하게 깨진다. 2009년 한국증권연구원이 발간한 `글로벌 금융위기와 자본시장`이라는 연구서에는 흥미로운 지적이 있다. “미국의 금융회사들이 서브프라임 리스크에 크게 노출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그들의 지주회사 체제(지주회사의 수직적 결합구조)에서 오는 통합리스크 관리의 어려움 때문이었다”는 대목이다. 실제로 미국의 금융지주회사들이 보유한 서브프라임 관련 상품을 보면 주택구입자에게 제공된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대출채권부터 MBS(모기지유동화증권)와 CDO(부채담보부증권), ABCP(유동화기업어음) 등 서브프라임 관련 모든 구조화상품을 총망라하고 있었다. 증권연구원은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익스포저는 지주회사내 여러 자회사들에게 분산돼 있었고, 이로 인해 지주회사 단위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집중리스크를 조기에 발견해서 관리하기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리먼브러더스에 앞서 파산한 베어스턴스 사례가 대표적이다. 베어스턴스는 하나의 지주회사 아래 IB사업부와 크레딧뷰로사업부, 자산관리사업부 등으로 나뉘어 있었다. 먼저 IB사업부의 모기지 은행 자회사가 주택구입자에게 직접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발행하면 해당 대출채권을 2차 모기지 자회사인 EMC모기지가 매입해 MBS를 발행했다. 그러면 다른 자회사가 해당 MBS와 다른 ABS를 기초 자산으로 다시 CDO를 설계해 판매했고,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자산운용 자회사가 매입하거나 그룹내 헤지펀드에 되팔았다. 그 결과 베어스턴스는 2007년말 자기자본의 4배에 달하는 46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 관련 파생상품 자산을 보유하게 됐다. 이쯤 되면 지주회사 체제가 리스크 전이를 효율적으로 차단하고, 금융회사의 책임경영을 도모하기에 우월하다는 주장은 막연한 관념에 불과했다는 게 입증된다. 서울대 법학대학원의 송옥렬 교수는 “지주회사 방식이 리스크 차단(Fire wall)이나 이해상충(conflict of interest)을 막는데 있어 유럽식 사내 겸영방식 보다 낫다는 논리가 많이 제시됐는데, 지주회사 방식과 사내 겸영방식은 실제로 위험 전이 측면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단언했다. [은행지주사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③환상을 주입했던 사람들]로 이어집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2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2호 마켓in은 2011년 2월1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81, bond@edaily.co.kr]
- [마켓in][재벌총수와 실권주 함수]④오너 2세들의 실권주
- 마켓in | 이 기사는 02월 09일 11시 34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신성우 기자] 증자와 실권주는 이처럼 기업의 경영권 안정과 오너 개인의 지배기반 강화에 일조한다. 나아가서는 2세 승계를 위한 기반조성이나 재산증식 수단으로 빛을 발하는 경우도 많다. 실권주는 주주배정증자에서 생긴다. 주주우선공모, 일반공모, 제3자배정 증자에서도 흔히 `실권주`를 말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미청약주식일 뿐이다. 애시당초 기존주주의 신주인수권을 배제하고 증자를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행 상법에서 주주는 보유주식수에 따라 신주의 배정을 받을 권리가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주주배정방식의 증자가 그것이다. 실권주는 주주에게 배정된 신주인수권을 일부 주주가 포기함에 따라 발생하는 것이다. 주주배정증자에 나서는 기업은 신주발행을 위한 이사회에서 실권주 처리방법을 정해야 한다. 통상은 일반공모를 하거나 별도 이사회에서 제3자배정으로 처리한다. 여기에 주관회사와의 인수방식(잔액인수·모집주선)과 결합해 실권주 처리 방식은 날로 진화하고 있다. 2010년 7월 진흥기업(002780) 증자(1600억원) 때는 모집주선 방식으로 진행됐음에도 실권주를 두 번 처리했다. 주주배정후 실권주를 일반공모한 뒤 최종 실권주를 3자배정 처리했다. 현대상선(011200) 증자는 실권주 일반공모가 없는 잔액인수 방식의 주주배정 증자였지만 실권주를 3자배정 처리했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실권주 처리는 이사회 자율에 맡겨져 있기 때문에 자금조달의 적시성이나 조달환경, 경영권 안정 등 발행사 나름의 목적에 맞게 다양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날로 변화하는 증자 방식에도 불구하고 주주배정증자는 일부 주주들이 가져다 주는 실권의 매력과 이사회 자율에 맞겨진 처리 방식 때문에 오너 2세들의 지배기반 조성을 위한 `디딤돌`로 삼기에 충분하다. 태광그룹 2세 승계의 디딤돌 태광그룹 계열 시스템통합(SI) 업체 티시스(옛 태광시스템즈)는 2006년 1월 1억8200만원(9600주·1만8955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주주배정방식으로 진행된 당시 증자 때만해도 지분 100%(자본금 5000만원·1만주·액면 5000원)가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 소유였다. 하지만 이 회장은 배정주식 곧, 증자주식 전량을 실권했다. 실권주는 곧바로 외아들인 이현준씨에게 돌아갔다. 이를 계기로 이 회장의 지분은 51%로 낮아진 반면 현준씨가 49%를 확보, 일약 2대주주로 급부상했다. 티시스의 자본금은 이후 유무상증자를 통해 현재 4억원(8만주·5000원)으로 증가했지만 이 회장 51%(4만815주), 현준씨 49%(3만9185주)의 부자(父子) 지분율은 변함이 없다. 티시스는 2004년 4월 설립된 태광그룹내 SI업체다. 세워진 지 7년이 채 안됐지만 성장성 및 수익성은 눈이 부실 정도다. 설립 이듬해인 2005년 289억원을 기록한 티시스 매출은 2009년 1052억원에 달했다. 3억원이 조금 넘던 순이익은 66억원으로 증가했다. 아울러 현준씨는 태광산업(003240)(59%), 이호진 회장(24.5%)에 이어 지분 8.2%(105만주)를 보유한 티브로드홀딩스의 현 3대주주다. 티브로드홀딩스의 지분 형성과정에서도 실권주가 어김없이 활용됐다. 티브로드홀딩스는 2005년 11월 201억원(315만주·6381원·액면 5000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당시 자본금이 30억원(60만주·5000원)이던 티브로드홀딩스의 최대주주 또한 이호진 회장이었다. 게다가 지분 100%를 전량 소유했다. 하지만 당시 증자에서 이 회장은 220만4980주만을 청약하고 나머지는 포기했다. 94만5000주의 실권주가 발생했다. 이사회는 실권주를 현준씨에게 배정했다. 이를 통해 현준씨는 이 회장(74.8%, 281만주)에 이어 2대 주주(25.2%)로 떠올랐다. 티브로드홀딩스는 티브로드강서방송, 티브로드한빛방송, 티브로드서해방송, 큐릭스홀딩스, 한국디지털케이블미디어센터 등 4개 자회사를 둔 종합유선방송(SO) 지주회사다. 지난해 9월말 현재 총자산이 5450억원, 자기자본은 1850억원에 달하고 있다. `동업` 영풍그룹에 부는 미묘한 기류 최근 영풍그룹의 한 장외 계열사의 지배구조에 의미있는 변화가 감지됐다. 영풍그룹은 장-최씨간 동업관계가 2대째 유지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 장외 계열사에 최씨가의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일가로의 지분쏠림이 이뤄졌다. 영풍그룹 계열 알란텀은 지난해 12월17일 200억원(400만주·5000원)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알란텀은 영풍그룹이 디젤차량용 매연저감강치 개발·제조사업을 위해 2008년 8월 자본금 210억원으로 설립한 업체다. 설비투자단계를 거쳐 아직은 본격적인 매출(2010년 1~3분기 16억원)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번 증자로 자본금은 766억원(발행주식 1532만주·액면가 5000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알란텀의 자본확충 못지 않게 시선을 끌고 있는 것은 증자를 계기로 한 대주주의 지분 변화다. 당초 이번 증자는 주주배정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최대주주 코리아니켈(증자전 지분율 50.4%), 고려아연(36.0%), 케이지엔지니어링(7.2%) 등 영풍그룹 계열사들을 비롯해 모든 주주들이 전량 실권했다. 실권주는 전량 제3자 배정 처리했다. 실권자 인수자 중 한명이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미등기)의 장남 내현(최제임스성)씨다. 증자 주식의 절반인 200만주(100억원)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알란텀 설립 당시 출자지분이 1.0%에 불과했던 내현씨는 지분율을 증자전 4.8%에서 14.9%(266만주)로 끌어올렸다. 계열사 케이지엔지니어링을 제치고 코리아니켈(39.15%), 고려아연(28.0%)에 이어 3대 주주에 올라섰다. 또한 이번 증자 때는 최 회장 역시 100만주(50억원)의 실권주를 취득, 5.6% 지분으로 알란텀의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 100만주는 영풍이 신규 매입했다. 최 회장 부자(父子)가 20.4%를 보유하게 된 것이다. 영풍그룹은 공동창업주 고 장병희 명예회장과 고 최기호 회장에 이어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차남)과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장남)에 이르기까지 2대에 걸친 동업관계를 유지, 공동경영을 하고 있다. 대략 주력사인 영풍(000670)과 고려아연(010130)을 나눠 맡는 구도다. 영풍은 현재 장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 고려아연은 최창걸 회장의 둘째 동생 최창근 대표이사 회장이 맡고 있다. 하지만 지분구조만 놓고 보면 계열사 지분을 대부분 공유하는 형태로 뚜렷하게 최씨 일가 몫으로 분류할 만한 계열사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따라서 최창걸 명예회장의 첫째 동생인 최창영 명예회장 부자의 알란텀 지분 확보가 향후 장-최씨 일가의 계열 분할 과정에서 일가들의 소유구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의미있는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나아가 알란텀 증자 때 실권주가 내연씨에 집중됐다는 것은 최 회장의 2세 승계 기반을 조성하는 성격으로도 볼 수 있다. 알란텀 설립 당시부터 최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내연씨가 등기임원으로 경영을 맡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아울러 알란텀 최대주주 코리아니켈이나 계열 주주 케이지엔지니어링(5.6%) 모두 최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편 영풍그룹은 재계 49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포함,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로 주력사인 영풍, 고려아연을 비롯해 24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2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2호 마켓in은 2011년 2월1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81, bond@edaily.co.kr]▶ 관련기사 ◀☞[마켓in][재벌총수와 실권주 함수]④오너 2세들의 실권주
- [마켓in][은행 지주사의 탄생 신화]②꿈, 환상 그리고 착각
- [이데일리 오상용 기자] 2003년 카드사태가 벌어졌던 당시를 돌이켜 보자. 당시 카드업계는 부자격자에게 카드를 남발한 결과, 은행계 카드사나 전업계 카드사 모두 막대한 부실을 안고 있었다. 우리금융지주의 울타리 안에 있던 우리카드도 사정은 비슷했다. 그렇다면 지주회사의 위험 차단막은 제대로 작동했을까. 증권 보험 카드 부문의 위험이 은행으로 옮겨 붙는 것을 효율적으로 막아준다던 지주회사 체제의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우리금융은 2004년 우리카드를 우리은행에 합병하는 방식으로 카드사 부실을 은행에 떠넘겼다. 지주회사 체제가 아니었던 국민은행, 외환은행의 카드부실 해법도 동일했다. 두 은행은 자회사이던 국민카드와 외환카드를 각각 2003년과 2004년 흡수 통합했다. 지주회사 체제든, 모회사-자회사 체제든 뒷감당은 모두 큰댁인 은행 몫이었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가령 카드사태와 유사한 일이 증권업계와 보험업계에서 벌어진다고 가정해보자. 지주회사는 그 위험이 은행 자회사로 옮겨 붙지 않도록 차단할 수 있는 구조인가. 그렇지 않다. 저축은행권의 부실마저 은행들이 떠안는 환경이지 않은가”라고 했다. 지주회사 체제에 대한 환상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에서 확실하게 깨진다. 2009년 한국증권연구원이 발간한 `글로벌 금융위기와 자본시장`이라는 연구서에는 흥미로운 지적이 있다. “미국의 금융회사들이 서브프라임 리스크에 크게 노출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그들의 지주회사 체제(지주회사의 수직적 결합구조)에서 오는 통합리스크 관리의 어려움 때문이었다”는 대목이다. 실제로 미국의 금융지주회사들이 보유한 서브프라임 관련 상품을 보면 주택구입자에게 제공된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대출채권부터 MBS(모기지유동화증권)와 CDO(부채담보부증권), ABCP(유동화기업어음) 등 서브프라임 관련 모든 구조화상품을 총망라하고 있었다. 증권연구원은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익스포저는 지주회사내 여러 자회사들에게 분산돼 있었고, 이로 인해 지주회사 단위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집중리스크를 조기에 발견해서 관리하기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리먼브러더스에 앞서 파산한 베어스턴스 사례가 대표적이다. 베어스턴스는 하나의 지주회사 아래 IB사업부와 크레딧뷰로사업부, 자산관리사업부 등으로 나뉘어 있었다. 먼저 IB사업부의 모기지 은행 자회사가 주택구입자에게 직접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발행하면 해당 대출채권을 2차 모기지 자회사인 EMC모기지가 매입해 MBS를 발행했다. 그러면 다른 자회사가 해당 MBS와 다른 ABS를 기초 자산으로 다시 CDO를 설계해 판매했고,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자산운용 자회사가 매입하거나 그룹내 헤지펀드에 되팔았다. 그 결과 베어스턴스는 2007년말 자기자본의 4배에 달하는 46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 관련 파생상품 자산을 보유하게 됐다. 이쯤 되면 지주회사 체제가 리스크 전이를 효율적으로 차단하고, 금융회사의 책임경영을 도모하기에 우월하다는 주장은 막연한 관념에 불과했다는 게 입증된다. 서울대 법학대학원의 송옥렬 교수는 “지주회사 방식이 리스크 차단(Fire wall)이나 이해상충(conflict of interest)을 막는데 있어 유럽식 사내 겸영방식 보다 낫다는 논리가 많이 제시됐는데, 지주회사 방식과 사내 겸영방식은 실제로 위험 전이 측면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단언했다. [은행지주사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③환상을 주입했던 사람들]로 이어집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2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2호 마켓in은 2011년 2월1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81, bond@edaily.co.kr]
- [마켓in][재벌총수와 실권주 함수]④오너 2세들의 실권주
- [이데일리 신성우 기자] 증자와 실권주는 이처럼 기업의 경영권 안정과 오너 개인의 지배기반 강화에 일조한다. 나아가서는 2세 승계를 위한 기반조성이나 재산증식 수단으로 빛을 발하는 경우도 많다. 실권주는 주주배정증자에서 생긴다. 주주우선공모, 일반공모, 제3자배정 증자에서도 흔히 `실권주`를 말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미청약주식일 뿐이다. 애시당초 기존주주의 신주인수권을 배제하고 증자를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행 상법에서 주주는 보유주식수에 따라 신주의 배정을 받을 권리가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주주배정방식의 증자가 그것이다. 실권주는 주주에게 배정된 신주인수권을 일부 주주가 포기함에 따라 발생하는 것이다. 주주배정증자에 나서는 기업은 신주발행을 위한 이사회에서 실권주 처리방법을 정해야 한다. 통상은 일반공모를 하거나 별도 이사회에서 제3자배정으로 처리한다. 여기에 주관회사와의 인수방식(잔액인수·모집주선)과 결합해 실권주 처리 방식은 날로 진화하고 있다. 2010년 7월 진흥기업(002780) 증자(1600억원) 때는 모집주선 방식으로 진행됐음에도 실권주를 두 번 처리했다. 주주배정후 실권주를 일반공모한 뒤 최종 실권주를 3자배정 처리했다. 현대상선(011200) 증자는 실권주 일반공모가 없는 잔액인수 방식의 주주배정 증자였지만 실권주를 3자배정 처리했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실권주 처리는 이사회 자율에 맡겨져 있기 때문에 자금조달의 적시성이나 조달환경, 경영권 안정 등 발행사 나름의 목적에 맞게 다양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날로 변화하는 증자 방식에도 불구하고 주주배정증자는 일부 주주들이 가져다 주는 실권의 매력과 이사회 자율에 맞겨진 처리 방식 때문에 오너 2세들의 지배기반 조성을 위한 `디딤돌`로 삼기에 충분하다. 태광그룹 2세 승계의 디딤돌 태광그룹 계열 시스템통합(SI) 업체 티시스(옛 태광시스템즈)는 2006년 1월 1억8200만원(9600주·1만8955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주주배정방식으로 진행된 당시 증자 때만해도 지분 100%(자본금 5000만원·1만주·액면 5000원)가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 소유였다. 하지만 이 회장은 배정주식 곧, 증자주식 전량을 실권했다. 실권주는 곧바로 외아들인 이현준씨에게 돌아갔다. 이를 계기로 이 회장의 지분은 51%로 낮아진 반면 현준씨가 49%를 확보, 일약 2대주주로 급부상했다. 티시스의 자본금은 이후 유무상증자를 통해 현재 4억원(8만주·5000원)으로 증가했지만 이 회장 51%(4만815주), 현준씨 49%(3만9185주)의 부자(父子) 지분율은 변함이 없다. 티시스는 2004년 4월 설립된 태광그룹내 SI업체다. 세워진 지 7년이 채 안됐지만 성장성 및 수익성은 눈이 부실 정도다. 설립 이듬해인 2005년 289억원을 기록한 티시스 매출은 2009년 1052억원에 달했다. 3억원이 조금 넘던 순이익은 66억원으로 증가했다. 아울러 현준씨는 태광산업(003240)(59%), 이호진 회장(24.5%)에 이어 지분 8.2%(105만주)를 보유한 티브로드홀딩스의 현 3대주주다. 티브로드홀딩스의 지분 형성과정에서도 실권주가 어김없이 활용됐다. 티브로드홀딩스는 2005년 11월 201억원(315만주·6381원·액면 5000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당시 자본금이 30억원(60만주·5000원)이던 티브로드홀딩스의 최대주주 또한 이호진 회장이었다. 게다가 지분 100%를 전량 소유했다. 하지만 당시 증자에서 이 회장은 220만4980주만을 청약하고 나머지는 포기했다. 94만5000주의 실권주가 발생했다. 이사회는 실권주를 현준씨에게 배정했다. 이를 통해 현준씨는 이 회장(74.8%, 281만주)에 이어 2대 주주(25.2%)로 떠올랐다. 티브로드홀딩스는 티브로드강서방송, 티브로드한빛방송, 티브로드서해방송, 큐릭스홀딩스, 한국디지털케이블미디어센터 등 4개 자회사를 둔 종합유선방송(SO) 지주회사다. 지난해 9월말 현재 총자산이 5450억원, 자기자본은 1850억원에 달하고 있다. `동업` 영풍그룹에 부는 미묘한 기류 최근 영풍그룹의 한 장외 계열사의 지배구조에 의미있는 변화가 감지됐다. 영풍그룹은 장-최씨간 동업관계가 2대째 유지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 장외 계열사에 최씨가의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일가로의 지분쏠림이 이뤄졌다. 영풍그룹 계열 알란텀은 지난해 12월17일 200억원(400만주·5000원)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알란텀은 영풍그룹이 디젤차량용 매연저감강치 개발·제조사업을 위해 2008년 8월 자본금 210억원으로 설립한 업체다. 설비투자단계를 거쳐 아직은 본격적인 매출(2010년 1~3분기 16억원)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번 증자로 자본금은 766억원(발행주식 1532만주·액면가 5000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알란텀의 자본확충 못지 않게 시선을 끌고 있는 것은 증자를 계기로 한 대주주의 지분 변화다. 당초 이번 증자는 주주배정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최대주주 코리아니켈(증자전 지분율 50.4%), 고려아연(36.0%), 케이지엔지니어링(7.2%) 등 영풍그룹 계열사들을 비롯해 모든 주주들이 전량 실권했다. 실권주는 전량 제3자 배정 처리했다. 실권자 인수자 중 한명이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미등기)의 장남 내현(최제임스성)씨다. 증자 주식의 절반인 200만주(100억원)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알란텀 설립 당시 출자지분이 1.0%에 불과했던 내현씨는 지분율을 증자전 4.8%에서 14.9%(266만주)로 끌어올렸다. 계열사 케이지엔지니어링을 제치고 코리아니켈(39.15%), 고려아연(28.0%)에 이어 3대 주주에 올라섰다. 또한 이번 증자 때는 최 회장 역시 100만주(50억원)의 실권주를 취득, 5.6% 지분으로 알란텀의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 100만주는 영풍이 신규 매입했다. 최 회장 부자(父子)가 20.4%를 보유하게 된 것이다. 영풍그룹은 공동창업주 고 장병희 명예회장과 고 최기호 회장에 이어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차남)과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장남)에 이르기까지 2대에 걸친 동업관계를 유지, 공동경영을 하고 있다. 대략 주력사인 영풍(000670)과 고려아연(010130)을 나눠 맡는 구도다. 영풍은 현재 장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 고려아연은 최창걸 회장의 둘째 동생 최창근 대표이사 회장이 맡고 있다. 하지만 지분구조만 놓고 보면 계열사 지분을 대부분 공유하는 형태로 뚜렷하게 최씨 일가 몫으로 분류할 만한 계열사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따라서 최창걸 명예회장의 첫째 동생인 최창영 명예회장 부자의 알란텀 지분 확보가 향후 장-최씨 일가의 계열 분할 과정에서 일가들의 소유구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의미있는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나아가 알란텀 증자 때 실권주가 내연씨에 집중됐다는 것은 최 회장의 2세 승계 기반을 조성하는 성격으로도 볼 수 있다. 알란텀 설립 당시부터 최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내연씨가 등기임원으로 경영을 맡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아울러 알란텀 최대주주 코리아니켈이나 계열 주주 케이지엔지니어링(5.6%) 모두 최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편 영풍그룹은 재계 49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포함,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로 주력사인 영풍, 고려아연을 비롯해 24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2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2호 마켓in은 2011년 2월1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81, bond@edaily.co.kr]
- 자문사 인가받은 서재형 대표 "신뢰+안정적 이익이 목표"
- [이데일리 구경민 기자] "평소에 TV는 잘 안보는데 (북한 연평도발 사건 때문에) 시국이 시국인지라..."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난 서재형 한국창의투자자문 대표(사진)는 평소에 TV를 자주 접하지 않는다. 뉴스에 일희일비하는 단기 매매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전쟁이 일어날거 같아 팔고, 외국인이 사들인다고 주식을 매입하는 단타 투자자들은 오히려 수익률이 좋지 못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처럼 장기투자를 고집하는 서 대표는 `미래에셋 디스커버리` 신화를 일궜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스타펀드매니저` 출신이다. 서 대표가 지난 7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을 그만둔 사실이 알려지자 시장에서는 자문사를 설립한다는 얘기가 돌았다. 특히 김영익 전 하나대투증권 부사장과 강두호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본부장까지 합류하면서 자문사 1위 브레인투자자문과의 `대결구도`까지 점쳐졌었다. 서대표가 설립한 한국창의투자자문은 금융당국으로부터 3일 자문사 인가를 받았다. 이제 본격적으로 자문사 업계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서 대표는 수익률, 자금 운용 규모, 자문사 몇위 이런 목표를 정해놓지 않았다. 설립 전부터 몇천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이고, 5대 금융지주회사 계열 증권사들이 주주로 참여, 판매채널을 확보하고 있지만 오직 일관성있는 운용을 할 것이라는 목표만을 정했다. 업계에서의 경쟁보다는 서 대표만의 투자로 고객들에게 신뢰를 얻고 안정적인 이익으로 보답하겠다는 것.이런 그의 뚝심이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통하고 있다. 그의 소식을 듣고 고액 자산가들이 직접 만나자는 연락들을 해온 것. 그는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고액자산가들만 100여명을 접했다. 그가 만난 고액 자산가들의 공통점은 장기투자에 있었다. 서 대표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부자`가 되길 원하면서 돈을 쫓는데 급급하다"며 "하지만 고액자산가들은 때를 기다리고 5년 10년을 주식에 묵혀둬 부를 축적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장기로만 투자한다고 수익이 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기업을 연구, 분석하고 탐방해 종목을 발굴하는 것이 우선순위다.서 대표는 "LG화학, OCI, 현대중공업 등의 주식을 10년전에만 샀더라도 몇십배의 수익을 거뒀을 것"이라며 "이들 종목이 저평가 돼 있을때 성장 가능성에 투자하고 그런 종목을 발굴해 내 고액의 돈을 굴리는 것이 매니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종목을 발굴해 내는 서 대표만의 원칙은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인간과 역사, 환경을 생각하고 미래의 메가 트랜드를 이해하는 것. 여기에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경영철학, 경영 능력과 재무적인 잣대까지 고려한다. 그는 "성실하다고만 해서 기업의 실적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며 "창의적인 경영을 하는 CEO가 있는 회사과 메가트랜드를 이해하는 회사들은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가 크게 올랐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이런 창의적 기업에 장기 투자하기 위해 3년 환매를 제한하는 `장기성장형` 랩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나아가 채권, 예금, 주식, 해외물 등에 투자하는 자산배분형, 절대수익형, 창의적스타일형 등 고객 니즈에 맞는 상품도 고루 내놓을 예정이다.
- [마켓in][증권사 2Q 운용·조달]③안정과 수익 사이의 콜머니
- 마켓 인 | 이 기사는 11월 29일 13시 54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3월 결산법인인 증권사들의 올 2분기(7~9월)는 시장금리가 급락하면서 자산 운용에서는 물론이고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기분좋은 시기였다. 금융당국의 콜머니 규제가 시작되면서 안정적 자금 운용에 무게를 두면서도 일부에서는 금리 급락을 틈타 여전히 값싸고 편한 콜머니를 활용해 수익률이 높은 국고채 등을 사서 이익을 내는 `갭핑(gapping) 거래`에도 나섰다. 안정성과 수익성 사이의 균형 찾기에 고민하는 모습이다. ◇ 대형 증권사 콜머니 3분기만에 증가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증권(016360), 대우증권(006800), 한국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005940), 현대증권(003450), 동양종금증권(003470) 등 6대 증권사의 9월말 콜머니 잔액이 총 3조3083억원으로, 6월말 3조1267억원보다 1800억원 이상 늘어났다. ▲ 6대 증권사의 분기별 콜머니 잔액 추이(자료=금융감독원) 지난해 6월말 3조7335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던 콜머니 잔액은 올 3월말 3조6442억원, 6월말 3조1267억원으로 차츰 줄었지만, 3분기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 증권사별로는 대우증권이 전분기 5700억원에서 2분기말 8066억원으로 크게 증가한 것을 비롯해 현대증권이 2900억원에서 5687억원으로, 삼성증권이 2192억원에서 3316억원으로 늘어났다. ▲ 은행과 증권사의 월별 콜머니 거래 추이(자료=한국은행)반면 콜머니 잔액이 가장 많은 우리투자증권은 1조2477억원에서 1조780억원으로 다소 줄었고, 한국투자증권(2110억원→1600억원)과 동양종금증권(5888억원→3634억원)도 줄어들었다. 콜머니가 늘어난 대형 증권사 자금 담당자는 "반기말이라는 시기적인 특성으로 채권 등 운용포지션이나 일시적 출금 등 자금 수요가 몰린 탓"이라며 "평잔 기준으로는 큰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은행이 집계한 월별 증권사 콜머니 거래액은 9월부터 뚜렷하게 꺾이고 있다. 다만 2분기 3개월간 3.86%였던 국고채 3년 금리가 3.32%까지 50bp 이상 급락하면서 일부에서는 싼 값의 콜 차입으로 높은 금리의 국고채, 통안채 등을 사담아 이익을 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한 증권사 자금부장은 "상당수 증권사들이 이미 자체적으로 자기자본대비 30~50% 수준에서 콜머니를 관리하고 있었는데, 감독당국이 100%로 규제하면서 오히려 이 수준까지 늘릴 수 있는 면죄부를 받았다고도 할 수 있다"며 일부 이런 거래가 늘어날 유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 "안정 우위..수익과 균형찾기"그렇지만 일부 중소형사를 제외한 대부분 대형 증권사들은 자기자본대비 콜머니를 50% 안팎에서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대형 증권사 자금파트장은 "자체적으로 35~40% 정도로 콜머니를 가져가고 있다"며 "경쟁사들에 비해서 높지 않아 더 늘릴 여지는 있지만, 증권업 특성상 머니 포지션이 중요하며 단기자금시장이 언제 급격하게 냉각될지 몰라 무리하게 50% 이상 가져갈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당장 자금 수요가 많지 않아 콜머니를 늘리지 않고 있다는 쪽도 있었다. 다른 대형 증권사 자금부장은 "자금부서에서 콜머니 차입을 50%까지 늘릴테니 영업부서에서 돈을 쓰라고 할 순 없는 것 아니냐"며 "신사업이나 새로운 투자대안이 보여야 콜이든 다른 수단이든 써서 조달을 할텐데 그런 수요가 많지 않다"고도 했다. 다만 여전히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안정적인 자금 조달은 물론이고 저리(低利)에 편리함까지 갖춘 콜 차입을 통해 수익성 향상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위험을 무작정 낮춘다고 좋은 건 아니다"고 전제한 뒤 "여전히 콜은 값싸고 가장 편한 자금 조달 수단인데, 이를 적절히 활용해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고민 중"이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할 뜻을 비쳤다.▶ 관련기사 ◀☞`판매 5분만에 500억`..부자들, 랩에 뭉칫돈
- [마켓in][증권사 2Q 운용·조달]③안정과 수익 사이의 콜머니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3월 결산법인인 증권사들의 올 2분기(7~9월)는 시장금리가 급락하면서 자산 운용에서는 물론이고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기분좋은 시기였다. 금융당국의 콜머니 규제가 시작되면서 안정적 자금 운용에 무게를 두면서도 일부에서는 금리 급락을 틈타 여전히 값싸고 편한 콜머니를 활용해 수익률이 높은 국고채 등을 사서 이익을 내는 `갭핑(gapping) 거래`에도 나섰다. 안정성과 수익성 사이의 균형 찾기에 고민하는 모습이다. ◇ 대형 증권사 콜머니 3분기만에 증가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증권(016360), 대우증권(006800), 한국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005940), 현대증권(003450), 동양종금증권(003470) 등 6대 증권사의 9월말 콜머니 잔액이 총 3조3083억원으로, 6월말 3조1267억원보다 1800억원 이상 늘어났다. ▲ 6대 증권사의 분기별 콜머니 잔액 추이(자료=금융감독원) 지난해 6월말 3조7335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던 콜머니 잔액은 올 3월말 3조6442억원, 6월말 3조1267억원으로 차츰 줄었지만, 3분기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 증권사별로는 대우증권이 전분기 5700억원에서 2분기말 8066억원으로 크게 증가한 것을 비롯해 현대증권이 2900억원에서 5687억원으로, 삼성증권이 2192억원에서 3316억원으로 늘어났다. ▲ 은행과 증권사의 월별 콜머니 거래 추이(자료=한국은행)반면 콜머니 잔액이 가장 많은 우리투자증권은 1조2477억원에서 1조780억원으로 다소 줄었고, 한국투자증권(2110억원→1600억원)과 동양종금증권(5888억원→3634억원)도 줄어들었다. 콜머니가 늘어난 대형 증권사 자금 담당자는 "반기말이라는 시기적인 특성으로 채권 등 운용포지션이나 일시적 출금 등 자금 수요가 몰린 탓"이라며 "평잔 기준으로는 큰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은행이 집계한 월별 증권사 콜머니 거래액은 9월부터 뚜렷하게 꺾이고 있다. 다만 2분기 3개월간 3.86%였던 국고채 3년 금리가 3.32%까지 50bp 이상 급락하면서 일부에서는 싼 값의 콜 차입으로 높은 금리의 국고채, 통안채 등을 사담아 이익을 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한 증권사 자금부장은 "상당수 증권사들이 이미 자체적으로 자기자본대비 30~50% 수준에서 콜머니를 관리하고 있었는데, 감독당국이 100%로 규제하면서 오히려 이 수준까지 늘릴 수 있는 면죄부를 받았다고도 할 수 있다"며 일부 이런 거래가 늘어날 유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 "안정 우위..수익과 균형찾기"그렇지만 일부 중소형사를 제외한 대부분 대형 증권사들은 자기자본대비 콜머니를 50% 안팎에서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대형 증권사 자금파트장은 "자체적으로 35~40% 정도로 콜머니를 가져가고 있다"며 "경쟁사들에 비해서 높지 않아 더 늘릴 여지는 있지만, 증권업 특성상 머니 포지션이 중요하며 단기자금시장이 언제 급격하게 냉각될지 몰라 무리하게 50% 이상 가져갈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당장 자금 수요가 많지 않아 콜머니를 늘리지 않고 있다는 쪽도 있었다. 다른 대형 증권사 자금부장은 "자금부서에서 콜머니 차입을 50%까지 늘릴테니 영업부서에서 돈을 쓰라고 할 순 없는 것 아니냐"며 "신사업이나 새로운 투자대안이 보여야 콜이든 다른 수단이든 써서 조달을 할텐데 그런 수요가 많지 않다"고도 했다. 다만 여전히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안정적인 자금 조달은 물론이고 저리(低利)에 편리함까지 갖춘 콜 차입을 통해 수익성 향상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위험을 무작정 낮춘다고 좋은 건 아니다"고 전제한 뒤 "여전히 콜은 값싸고 가장 편한 자금 조달 수단인데, 이를 적절히 활용해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고민 중"이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할 뜻을 비쳤다.▶ 관련기사 ◀☞`판매 5분만에 500억`..부자들, 랩에 뭉칫돈
- `주식투자는 타이밍`..잘한 운용사와 잘못한 운용사는?
- [이데일리 유환구 기자] 30대 회사원 A씨는 올 초에 주식투자를 결심했다. 무턱대고 실전에 나서진 않았다. 기본적인 입문서를 탐독하며 우량기업을 선별하는 안목을 키웠다. 심사숙고 후 내린 결론은 삼성전자. 역시 한국의 간판 산업은 IT, 그 중에 최고는 삼성전자 아닌가. 삼성전자는 이미 사상 최고가를 넘나들고 있었지만 연말까지 100만원은 넉넉히 갈듯 했다. 그는 드디어 4월1일 84만2000원에 `매매체결` 버튼을 누른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10월, 삼성전자 주가는 74만원대다. 그가 요즘 보는 책은 `매매 타이밍` 관련서다. 무엇을 사느냐 못지않게 사고 파는 시점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그는 6개월만에 깨달았다. 주식투자의 제일 덕목은 좋은 기업을 고르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기업을 골라도 결국 수익률을 좌우하는 것은 매매 타이밍이다. 워런 버핏처럼 5년 이상을 보고 투자할 여유가 있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그런 까닭에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들도 최고의 매매 타이밍을 잡는 법을 제시하곤 했다. 공통점이 있다면 시장 분위기를 거스를 수 있는 담력이다. 공포가 지배할 때 매수에 나서고,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며 샴페인을 터트릴때 매도에 나설 수 있는 그런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매매 타이밍의 중요성은 요즘과 같은 장세에 더욱 빛을 발한다. 주가가 예상을 뛰어넘는 강세장이 연출되고 있지만, 매수 타이밍을 못잡았다면 `사돈이 땅을 사는` 기분일 뿐이다. 이미 올라탄 투자자는 환매를 해야할지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할지 고민스럽다. 좋은 방법이 있다. 주식 운용 전문가들에게 돈을 맡기는 것. 최근 몇년 사이의 경험칙을 근거로 매매 타이밍에 탁월했던 운용사와 펀드 상품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타이밍 매매의 귀재는 누구였을까. ◇ 교보악사, 1위..대형사 중엔 KB운용 `두각`마켓 타이밍 능력에 대한 측정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9월 발표한 신평가지표를 빌렸다. 지난 2007년 10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3년간 월별 평균으로 순위를 매겼으며 설정액 100억원 이상인 국내 주식형 펀드를 대상으로 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마켓 타이밍 능력은 펀드 매니저가 주식 시장의 상승과 하락 움직임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나타내는 것"이라며 "펀드 수익률의 시장 상승 시 민감도(up beta)가 시장 하락시 민감도(down beta)보다 크면 타이밍 능력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집계 결과 기준에 따르면 1위를 차지한 운용사는 교보악사자산운용이었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과 KTB자산운용, 메리츠자산운용, 동양자산운용 등이 2~5위를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돋보인 것은 6위를 차지한 KB자산운용이었다. KB운용은 설정액 2조5000억원이 넘는 대형사 가운데는 순위가 가장 높았고, 3년 수익률도 12.39%로 6위를 차지했다. 업계 선두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3위를 차지했으며 대형사들은 삼성자산운용(14위), 신한BNP파리바(16위), 한국투신운용(20위), 하나UBS자산운용(27위)로 대부분 중위권에 머물렀다. 반면 흥국투신운용과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SEI에셋코리아자산,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유리자산운용 등이 하위권에 꼽혀 중장기 가치투자를 중시하는 운용사의 순위가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사 수익률은 비평가 대상 펀드를 제외하고, 설정 후 1개월 이상 경과하고 , 설정액 기준 10억원 이상이 충족되는 펀드들을 대상으로 일수익률을 계산하고 이를 지수화한 후 산출함.순위집계대상 운용사는 월말 기준 설정액 200억원, 기간평균 설정액 100억원 이상인 운용사에 한함.순위는 2010년 9월말 기준으로 최근 3년치를 평균낸 것임.◇ 개별 펀드 중엔 삼성운용이 1등급 5개..`눈에 띄네`개별 펀드 가운데는 `신한BNPP프레스티지코리아테크증권투자신탁 2`와 `신한BNPP프레스티지코리아테크적립식증권투자신탁 1`, `동부해오름인덱스알파증권투자회사`, `PCA베스트그로쓰증권투자신탁A- 1`, `칸서스슈퍼스타증권투자신탁 1`, `IBK그랑프리한국대표증권A` 등이 마켓타이밍과 초과수익 측면에서 모두 1등급을 받았다. 이밖에 `신영월드에이스성장증권자투자신탁 A형`, `KTB마켓스타증권투자신탁`, `교보악사파워인덱스파생상품 1-B`, `미래에셋맵스5대그룹주증권투자신탁 1`, `한국투자크루즈F2.8인덱스증권투자신탁`, `삼성인덱스알파증권투자신탁 1` 등이 1등급을 나타냈다. 총 32개의 1등급 펀드 가운데 삼성운용이 5개로 가장 많았고, 미래맵스는 4개, 교보악사 PCA자산운용은 각각 3개였다. 가장 낮은 5등급을 받은 펀드는 `마이다스블루칩배당증권투자회사`, `신영프라임배당증권투자신탁`, `신한BNPP Tops아름다운SRI증권투자신탁 1`, `미래에셋솔로몬플래너증권투자신탁G 1` `대신부자만들기증권투자신탁 1` 등 총 25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