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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홍 삼양그룹 명예회장 별세
- [이데일리 김국헌 기자] 대표적인 장수기업 삼양그룹을 이끌었던 김상홍 삼양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2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8세. ▲ 김상홍 삼양그룹 명예회장삼양그룹 창업자인 고(故) 김연수 회장의 7남6녀 가운데 3남으로 태어나, 창업자 5남인 김상하 삼양그룹 그룹 회장과 함께 올해로 창립 86년 된 삼양그룹의 수성(守成)에 62년간 이바지해왔다. 고려대의 전신인 보성전문학교 상과와 일본 와세다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하고, 지난 1947년 삼양사에 입사해 지난 1956년 만 33세에 삼양사 사장에 취임했다. 지난 1950년대에 현재 그룹 주력사업이 된 제당업에 진출했고, 1960년대에 전주 폴리에스테르 공장을 세워 화학섬유사업을 그룹 양대 축으로 만들었다. 1980년대에는 전분당업체 삼양제넥스, 고순도 테레프탈레이트(TPA) 제조업체 삼남석유화학, 폴리카보네이트 제조업체 삼양화성 등을 설립했다. 고인은 중용지도(中庸之道) 정신으로 그룹의 외형을 키우기보다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 삼양그룹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큰 어려움 없이 지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고 금탑산업훈장(1986), 한국의 경영자상(1989), 유일한상(2001) 등을 수상했다. 김 명예회장은 자녀들과 함께 지난 1968년 수장재단을 설립해, 현재까지 학생 2만1000여 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인재육성에도 힘썼다. 유족으로는 부인 차부영 씨와 장남 김윤 삼양사(000070) 회장, 차남 김량 삼양사·삼양제넥스 사장, 장녀 김유주 씨, 차녀 김영주 씨 등 2남2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 발인은 오는 27일이다. 연락처는 02-3010-2631.▶ 관련기사 ◀☞삼양사, 1Q 매출액 3784억, 순이익 291억
- (edaily인터뷰)이창호 거래소 본부장 `산삼론` 역설
- [뉴욕=이데일리 지영한 특파원] "인삼은 6년이 되었을 때 가장 캐기 좋다고 말하지만, 산삼은 눈에 보이면 바로 캐는 것이 좋다. 마찬가지로 한국증시 여건이 좋은 바로 지금이야 말로 한상(韓商) 기업들이 한국증시 상장을 결심할 때이다." ▲ 이창호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이창호 한국거래소(KRX)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 티넥 매리어트 호텔에서 미국 교포 기업인들에게 `산삼(山蔘)론`을 펼치며, 지금은 교포 기업들이 한국증시 상장을 결심할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가 골든브릿지투자·대우·삼성·신한금융투자 등 국내 증권사와 공동으로 개최한 이날 한국증권시장 상장 설명회에는 미 동부지역에서 활동중인 교포 기업 30여곳에서 많은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이창호 본부장은 설명회 직후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은 경제와 자본시장의 회복속도가 빠르고, 특히 부동산으로 가지 않고 주식 투자의 기회를 기다리는 `돈`이 많다"며 지금은 한상기업들이 한국증시에 상장할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한국증시 상장을 위해 현재 대표주간계약을 체결한 기업이 57~58개가량이며, 이중 중국 기업이 절반을 조금 넘지만 나머지는 미국 일본 영국 등 선진국 기업들이 많이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7~8개는 미국 기업이고, 교포기업이 5~6개, 나머지 2~3는 순수 미국 기업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이번 행사를 마련한 계기는 ▲잘 알려진 대로 한국 자본시장의 여건이 굉장히 좋다. 경제 회복이 어느 나라보다 빠르고, 자본시장의 회복속도는 더욱더 빠른 모습이다. 특히 한국 자본시장의 유동성은 매우 풍부하고, 외국에서도 매력있는 시장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좋은 여건을 맞아 미국 기업, 그중에서도 한상 기업들이 한국증시에 상장해 많은 자본을 조달할 기회를 드리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물론 한상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해) 성장한다면, 한국의 투자자들은 그 과실을 공유할 것이다. 또 미국에서 활동 중인 기업들은 선진적인 경영 노하우와 비즈니스 네트워크 등 여러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투자자들과 연계되면 서로 `윈-윈`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미국기업들의 한국증시 상장이 점점 활발해지리라 기대한다. -외국기업들이 한국에 상장하면 얻게 될 이점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한국은 작년 9월 FTSE 선진국 지수에 편입됐다. 오는 6월에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여부가 결정된다. 한국은 현재 MSCI 신흥시장지수로 분류되고 있지만, 제가 듣기에 투자자들은 이미 한국을 선진시장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증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다 한국 자체적으로도 유동성이 매우 풍부하다. 부동산으로 가지 않고 주식 투자의 기회를 기다리는 `돈`이 많다. 따라서 비즈니스가 좋은 기업이라면 상장할 때 돈이 몰릴 것인 만큼, 지금 한국에 상장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할 수 있다. 또 한국에 상장하면, 수수료나 상장 유지 비용이 다른 나라 거래소보다 20분의 1 또는 10분 1밖에 안된다. -오늘 행사 인사말에서 `산삼론`을 펼쳤는데. ▲모든 것이 결심하기 나름이고 타이밍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한 말이다. 흔히들 인삼은 6년이 되었을 때 가장 캐기 좋다고 말하지만, 산삼은 눈에 보이면 바로 캐는 것이 가장 좋다. 마찬가지로 한국증시 여건이 좋은 바로 지금이야 말로 한상(韓商) 기업들이 한국증시 상장을 결실함 때이다. 사실 기업공개(IPO)에는 여러 가지 절차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IPO를 하고 싶어도, 비용이나 절차에 번거로움을 느껴, IPO를 미루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좋은 기회를 맞아, 한상 기업들이 하루빨리 한국증시 상장을 결심해 회사를 발전을 위해 큰 전기를 맞이하기를 바란다. -중국의 화상(華商) 기업들의 경우 중국증시 상장이 활발한데. ▲중국 교포기업인 화상들은 중국 본토에 투자기업을 설립하고 중국 증시에 상장하거나 제도적으로 쉬운 홍콩, 또는 대만 증시에 상장해 기업들의 성장 과실을 고국의 투자자와 공유한다. 저는 비즈니스 경험과 사례를 보면, 한상기업들이 자질과 잠재력 측면에서 중국의 화상기업에 못지않고, 오히려 한상이 (고국 증시 상장을 통해) 화상에 버금가는 역할을 충분히 해내리라고 생각한다. ▲ 한국거래소가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에서 골든브릿지투자·대우·삼성·신한금융투자 등 국내 증권사와 공동으로 교포기업들을 대상으로 한국증시 상장 설명회를 가졌다. 사진은 조정석 거래소 해외상장유치팀장이 브리핑하고 있는 모습.-지금까지 14개 외국기업이 한국증시에 상장했는데, 외국기업유치 목표가 있나. ▲따로 목표는 없다. 지금까지는 중국기업들의 한국증시 상장이 많았다. 중국에서는 IPO 하려는 기업들이 매우 많지만, 중국 자체적으로 기업 IPO에 상당한 규제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유망한 기업들이 해외 상장을 찾아 나서고 있고, 한국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알고, 한국 거래소에 접촉을 많이 해오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영국 등 선진국 기업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한국증시 상장을 위해 대표주간계약을 체결한 기업이 57~58개가량이고, 이중 중국 기업이 절반을 조금 넘지만, 나머지는 선진국 기업들이 많이 차지하고 있다. 미국기업들은 7~8개 업체가 대표주간계약을 체결한 상태이고, 이중 5~6개가 한상기업이고, 2~3개는 순수한 외국기업이다. -오늘 행사도 한국 자본시장의 국제화의 일환으로 여겨지는데, 한국거래소의 국제화가 갖는 의미는. ▲외국기업들의 한국상장이 늘어나면서 한국거래소는 국제 거래소로서 위상을 갖게 될 것이다. 국제거래소의 면모를 갖추면 외국인들의 투자와 관심이 늘어나고, 한국거래소의 전체 규모도 더욱 커질 것이다. 또 한국거래소가 국제화되면, 한국증시에 상장된 기업들도 비즈니스 차원에서 국제화되는 계기를 맞을 것이다. 즉, 해외 투자자들에게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더 잘 알려, 더욱 성장할 계기를 만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한상기업에 대한 당부의 말이 있다면 ▲뭔가 큰 변혁이 있을 때 많은 망설임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기존의 틀을 벗어나려면 그야말로 알을 깬다는 식의 과감한 생각이 필요하다. 지금껏 우리 교포들이 고생해가며, 혼자서 이룬 기업들이 많다. 이제는 한국증시 상장에 관심을 기울여 한상기업들이 더욱 발전하고 커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창호 본부장 약력 = ▲경북 성주(54) ▲보성고, 고려대 행정학과, 서울대 대학원 행적학석사, 미국 오레곤대 경제학 석사 ▲행시 21회 ▲재정경제원 기획예산위원회 재정기획국 중기재정계획과장, 재정정책과장 ▲재정기획국 기획총괄과장 ▲주미대사관 워싱턴 기획예산 참사관 ▲재정기획실 산업재정심의관, 디지털예산회계추진기획단장, 공공혁신본부장 ▲재정전략실장 ▲통계청장 ▲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 (Jump 2020)세계로 뛰는 유통-⑬중국 `한국상회` 회장의 조언
- [중국 베이징=이데일리 이성재 기자] "중국과 중국시장을 규모만 보고 도전하는 기업에는 희망이 없습니다. 아무리 한국에서 철저한 준비를 하고 온다 하더라도 값비싼 수업료를 지불해야 사업 노하우를 체득할 수 있는 곳이 중국입니다." 박근태 CJ 중국 법인장은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을 대표하는 한국상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에게 한국상회 회장 자격으로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에 대해 얘기해달라고 청했다. 그는 "중국을 쉽게 생각하지 말라"는 말로 시작했다. 그는 1984년 (주)대우 중국지사를 시작으로 대우인터내셔널 중국지사장, CJ중국법인장까지 중국에서만 26년째 근무하고 있다. ▲박근태 중국 한국상회 회장박 회장은 "중국 사업에 성공하려면 한국적 사고방식을 버리고 중국인들의 사고방식을 체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지화된 제품, 중국인들의 눈 높이에서 중국적인 가치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현지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현지화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현지화는 제품, 유통, 인력에서 다각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끊임없이 공부하고 배우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며 "중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짚어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그는 "중국은 이렇다, 이럴 것이다하는 스테레오 타입의 사고는 가장 위험한 덫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한국기업은 기술, 서비스 외에도 도전정신과 근성 등 문화적인 면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이런 비교우위의 능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법과 중국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수반된다면 성과를 거둘수 있을 것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회장은 상회가 한국 기업들의 중국시장 안착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중국에는 4만6000개 정도의 한국기업이 진출해 있고, 이중 중국한국상회 회원사로 등록된 업체는 6000여개다. 박 회장은 "중국한국상회는 우리 기업들의 이익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있다"며 "대사관과 함께 중국 각 지역 우리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해 보다 나은 환경 속에서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회는 이를 위해 세가지 중점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우선, 회원사들이 중국을 이해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 정치, 사회 각계 전문가를 초빙해 세미나를 개최하고, 중국 정부 및 주요기관과의 교류도 주선한다. 또한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마케팅 전략 수립을 돕는다. 이와 함께 회원사간 커뮤니티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정보교류와 함께 개별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중국한국상회는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오는 6월28일부 7월1일까지 `중국글로벌한상대회`를 심양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한-중 상품전시회 ▲한중 내수시장 개척 포럼 ▲비즈니스 매칭시스템을 이용한 한중 비즈니스 교류회 ▲중국기업의 한국 IPO설명 및 상담회 등 다양한 비즈니스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중국에서는 인내를 가지고 아무리 철저히 해도 실패할 확률이 높다"며 "중국인들은 배타성이 강하기 때문에 관계가 설정되지 않은 거래를 기피한다"고 말했다. ◇ 약력 ▲연세대학교 역사학과 졸업 ▲1984년 대우 홍콩지사 철강부 과장 ▲1993년 대우 북경지사 철강부 부장 ▲1996년 대우 광주지사 지사장 ▲1998년 대우 인터내셔널 상해지사 지사장 ▲2004년 대우 중국유한회사 총재 ▲2006년 CJ그룹 중국본부 대표이사 ▲2010년 중국한국상회 회장 ◇상훈 ▲2005년 한국정부 `녹색훈장` ▲2009년 `자랑스런 한국인대상` 글로벌 경영부문상 수상
- 해외인턴 구직자 토익 750점으로 기준 강화
- [이데일리 장용석 기자] 정부가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해외인턴 사업의 내실화를 위해 구직자의 영어성적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이에 따라 한미 대학생 연수취업(WEST) 사업의 경우 영어 자격기준이 현행 토익(TOEIC) 600점에서 750점으로 높아진다.정부는 31일 오후 권태신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서울 도렴동 중앙청사에서 열린 `글로벌 청년리더 양성 정부지원협의회` 회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2010년 글로벌 청년리더 양성 추진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글로벌 청년리더 양성계획`은 해외 취업, 해외 인턴, 해외 봉사 등 3개 분야로 구성돼 있으며, 오는 2013년까지 청년리더 10만명을 양성키 위한 것.정부는 특히 해외인턴 사업에 대한 우수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키 위해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일반 참여자에 대해서도 항공료, 구직 알선료, 생활비 등을 지원해주기로 했으며, 해외인턴 근무 후 귀국자에 대해선 취업기회를 안내하는 등 사후 관리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정부 관계자는 "노동부와 중소기업청 등 관계부처와 해외인턴 인력풀을 공유해 관련 분야 취업정보를 수시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또 정부는 ▲해외 연수기관 선정시 취업 가능성을 가장 먼저 고려하고, ▲인력공단이 대학, 지방자치단체 등와 공동으로 전문 인력 중심의 해외 현지 연수과정을 운영토록 해 현지기업 취업으로 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아울러 ▲해외 구인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키 위해 국내외의 역량 있는 민간 전문 취업알선기관 10개소(국외 6개소, 국내 4개소)를 새로 지정하고, ▲해외공관, 코트라(KOTRA), 한상대회, 해외 한인 상공인 모임 등을 통한 국제 네트워크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정부는 이를 통해 지난해 3650명이었던 해외 취업 규모를 올해 4500명 수준으로 늘린다는 목표다.아울러 정부는 `해외봉사 파견사업(World Friends Korea)`과 관련, 아시아 중점 기조를 유지하되,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의 최빈국 및 저소득국에 대한 파견을 늘리고, 올해부터 태권도 봉사단(224명 규모)을 새로 사업 내용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권 실장은 "청년실업 문제는 그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은 만큼 글로벌 인재 양성 및 우수 인재의 해외진출 방안 등 범정부적인 지원과 내실화가 필요하다"며 "관계부처와 기관의 적극적인 협력과 참여를 통해 이제 막 취업 전선에 나서는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 ''빈대떡 신사''에 반하고 ''마약김밥''에 취하다
- [조선일보 제공] ◆모로코 제마 엘프나 광장과 종로 광장시장은 닮은꼴 ▲ 모로코 제마 엘프나 광장 시장모로코의 항구 도시 탕헤르에서 기차로 11시간을 꼬박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사막 위의 오아시스' 마라케시. 밤 9시 5분에 출발하는 야간 기차를 타고 아침 8시쯤 기진맥진한 상태로 마라케시 기차역에 도착하면 먹이를 찾아 나온 승냥이 같은 택시 기사들이 거의 납치 수준으로 관광객을 쓸어간다. 예약한 호텔이 마땅히 없다면 그들이 데려다 주는 목적지는 한결같다. 마라케시 메디나(구시가지)의 상징과도 같은 '제마 엘프나(Djemaa el Fna)' 광장. 아침나절의 제마 엘프나 광장은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볼 게 없는 황량한 공터에 지나지 않는다. 광장을 뒹굴고 있는 쓰레기더미만이 간밤의 뜨거웠던 열기를 간신히 읊조려 줄 뿐이다. 하지만 오후가 되고, 밤이 찾아오면 광장의 색깔은 완전히 달라진다. 대낮의 열기를 피해 방 안에 꼭꼭 숨어 있던 사람들은 밤이 되면 광장으로 쏟아져 나와 장을 세우고 새로운 도시를 건설한다. 잠실 주경기장보다 큰 광장에 크고 작은 천막 음식점들이 빼곡히 들어찬다. 맛있는 모로코식 꼬치구이를 먹어보라고 소리 높여 외치는 장사꾼들, 술잔을 기울이며 왁자지껄하며 떠드는 손님들, 흥미롭게 시장의 열기를 지켜보는 관광객들 사이로 뽀얀 음식 연기가 야릇하게 떠다닌다. 10세기 무렵, 번성했던 이슬람 거리로 순간이동을 한 느낌이다. ▲ 광장시장 먹자골목.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명물 맛집들이 수두룩해 어디서부터 리스트를 나열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을 정도다. 조선영상미디어 ◆먹자골목은 서민들의 표정 백화점 제마 엘프나 광장의 먹자골목이 흥미로운 이유는 이 도시 사람들의 풀어헤쳐진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막 도시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승냥이처럼 무서워 보였던 사람들이, 시장의 딱딱한 탁자에서 마주 보고 있으면 어느새 친구처럼 정겹게 느껴진다. 시장의 매력은 그런 것이다. 동네 사람이 대충 묶은 머리카락을 휘저으며 그날 식탁에 올릴 하루치의 음식을 걷어가는 곳, 성장(盛裝)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오락가락 어깨를 마주치며 필요한 물건들을 고르는 곳. 시장에 나온 사람들의 얼굴에는 자기 집 안방에서 짓던 무심한 듯 평화로운 표정이 그대로 살아 있다. 제마 엘프나 광장과 비슷한, 서울 서민들의 일상이 녹아든 '표정 백화점'을 꼽으라면 단연 서울 종로5가 광장시장의 먹자골목이다. 시장의 본분은 자고로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지만, 시장이 형성된 지 40여년이 흐른 지금, 한복과 혼수용품, 구제의류를 주로 파는 광장시장은 맛있는 음식이 넘쳐나는 사대문 안 최고의 먹자골목으로 성장했다. 광장시장 입구에서 손님을 먼저 반기는 것은 '순이네 빈대떡'과 '박가네 빈대떡'. 갈아놓은 녹두에 야채와 고기를 숭숭 썰어 넣고 기름에 지져낸 큼지막한 빈대떡이 술 좋아하는 '빈대떡 신사'의 앞길을 수시로 가로막는다. 4000원짜리 녹두전과 3000원짜리 막걸리 한 통이면 어느새 술상 한상이 번드르르하게 차려진다. 광장시장 메인 먹자 거리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꼬마김밥'은 별달리 들어가는 것도 없으면서 이상하게 먹을수록 '당기는' 마약 같은 맛을 자랑한다. 그래서 원래 상호인 '꼬마김밥'보다 '마약김밥'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얇게 썬 단무지와 당근이 제멋대로 박혀 있는 손가락 크기의 김밥은, 겉보기엔 한없이 볼품없지만 소스에 찍어 한 입 베어 물면 김밥에 바른 고소한 참기름과 깨, 겨자 소스의 맛이 어우러져 환상의 하모니를 이룬다. 시장통은 자고로 그 도시 최고의 서민음식이 한데 모이는 곳. 광장시장에서 찾을 수 없는 서민음식은 단언컨대 한 가지도 없다. 추운 겨울에는 '수원 아줌마'가 떠주는 따뜻한 팥죽과 호박죽, 내장이 잔뜩 들어간 '은성횟집'의 대구 매운탕, 김 가루가 수북하게 뿌려진 '강원도 칼국수', '할머니집 순대'의 푸짐한 순대국밥으로 속을 푸는 게 좋다. 뜨거운 국물보다 쫄깃쫄깃 씹는 맛을 즐기고 싶다면 광장시장의 별미인 통통한 순대나 양념으로 맛을 낸 돼지껍데기, 등심보다 맛있는 돼지고기와 곰장어를 즐기는 것도 제격이다. 특히 광장시장의 순대는 일반 순대와 달리 양념이 깊이 배어 있고 살이 통통해 이곳 순대에 맛을 들이면 딴 데서는 죽어도 순대를 못 먹는 불상사가 생긴다. '오라이 등심'이나 '남매등심'의 돼지고기 역시 매콤한 양념을 발라 구워낸 맛이 일반 돼지갈비나 제육볶음과 사뭇 달라 한번 맛을 들이면 섣불리 다른 돼지에 입을 대지 못한다. 오후 느지막이 시장에 나와 맛집 순례를 다니다 보면 어느새 저녁 무렵. 광장시장이 살아나는 시간은 모로코의 제마 엘프나 광장과 비슷한 바로 그 시간이다. 이집저집 옮겨 다니며 손님들이 회와 순대 한 접시로 배를 채우는 동안, 색소폰을 품에 안은 아저씨가 과일 상자로 만든 작은 무대에 올라 음악 한 곡조를 멋지게 뽑아 올린다. 사람들의 얼굴에선 맛있는 행복이 절로 피어오른다. 북아프리카 낯선 시장에서 느꼈던 이국적인 정취보다 훨씬 정겹고 오묘한 표정 백화점, 뜨거운 삶의 용광로다. 1 꼬마김밥 (02)2264-7668 2 은성횟집 (02)2267-6813 3 순이네 빈대떡 (02)2268-3344 박가네 빈대떡 (02)2268-0610 4 수원 아줌마 (02)2271-2627 5 할머니집 순대 (02)2274-1332 6 강원도 칼국수 (02)2269-1387 7 남매 등심 (02)2272-3034 8 오라이 등심 (02)2279-8449 <황희연 영화·여행 칼럼니스트>▶ 관련기사 ◀☞봄꽃 언제 필까..왕글과 궁궐 찾아보자☞월출산 기암에 반하고 2천년 마을역사에 놀라는 영암☞서울 북악 하늘길 ‘김신조 루트’
- `한국은 기회의 땅`..中기업 IPO 잰걸음
-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최근 중국내에서 투자할 기회는 더 많아졌지만 자금은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증시는 저희에게 기회의 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내년 2월 한국 코스닥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폐지(원료용지) 재생사업 및 제지 생산업체 차이나하오란을 맡고 있는 장하오롱(張浩榮) 대표는 한국증시 IPO(기업공개) 의의를 이렇게 설명했다. 사실 현재 한국증시에 상장돼 있는 중국기업은 8곳이지만, 이들은 주류와는 거리가 멀다. 높은 매출이나 이익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이라는 특성과 작은 회사규모, 불충분한 정보공개 탓에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공공연히 적용된다. 특히 이런 단점은 기관투자가의 참여를 제약하고 있다.그러나 이런 가운데서도 차이나하오란처럼 한국증시 상장을 도약을 위한 기회로 보는 중국기업들은 여전히 많고, 그렇다보니 한국으로의 `골드 러쉬`는 오히려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차이나하오란이 내년 2월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고 글로벌엠에스엠테크도 1분기중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그외에도 이스트아시아스포츠인터내셔널과 뉴프라이드코퍼레이션, 차이나킹하이웨이 등 3개사가 이미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청구를 접수했고 선마트나 롱에너지, 홍림과기, 복건유륭 등 15개 정도 회사들이 국내 증권사와 주관사 계약을 맺고 내년중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한국에 상장되는 중국기업은 현재 3노드디지탈, 코웰이홀딩스, 중국식품포장, 차이나그레이트스타, 중국원양자원, 연합과기, 화풍집단, 중국엔진 등 8개사에서 내년 1분기에는 11개사로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내년말까지는 20개사 정도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IPO팀장은 "금융위기 이후 영세한 기업들이 우선 피해를 보고 있는데다 지난 베이징올림픽 이후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 내년 상하이엑스포 등으로 규제 변화가 나타나면서 중국내 인수합병(M&A) 기회가 오히려 늘어나고 있어 IPO로 대규모 자금조달을 노리는 중국기업들도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재 상장해 있는 3노드나 중국식품포장, 중국원양자원, 화풍집단, 중국엔진 등은 한국에서 모은 공모자금으로 연관산업 M&A나 핵심사업 설비투자로 회사규모를 한꺼번에 크게 키웠다. 이처럼 중국기업들이 투자를 위해 한국에 상장하려는 니즈가 강한 만큼 국내에서도 성장성이 높은 외국기업들을 끌어들여 시장 활력을 높이고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기회를 제공하려는 니즈도 강하다. 결국 `윈-윈`이 되는 셈. 아울러 국내기업보다 주관사 수수료가 높고 IPO 이전에 지분투자를 통해 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증권사들이 중국기업 발굴에 적극 나서는 것도 한 이유가 되고 있다. 현재 신한금융투자가 가장 적극적으로 중국기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IPO팀내에 4개사 소(小)팀을 꾸려 내년부터 6개월마다 3~4개 중국기업을 상장시킨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 새롭게 중국기업 IPO에 뛰어든 교보증권이나 한화증권, NH투자증권이 의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종전부터 해오던 대우와 삼성, 우리투자증권 등 대형사들도 두 어개 기업들을 두고 IPO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미국이나 영국 등 한상(韓商)기업들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지만 해당 국가내에서 주류로 자리잡고 높은 성장성을 보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그런 점에서 중국기업들은 거대한 내수시장까지 확보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중국기업 IR을 대행하는 한 업체 임원도 "작년과 달리 점차 외형도 크고 내실있는 기업들 하나 둘씩 상장하면서 한국증시에서 중국기업들의 위상은 높아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