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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내며 지켜온 여성국극, '정년이'로 관심…춤이라도 추고 싶어"
  • "빚 내며 지켜온 여성국극, '정년이'로 관심…춤이라도 추고 싶어"
  •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여성국극 1세대 조영숙 인터뷰[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빚을 지고 사글세에 살면서도 여성국극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혼자 몸부림쳤어요. 그런데 이렇게 관심을 받는다니, 춤이라도 추고 싶어요.”‘여성국극 1세대’ 조영숙 명인(사진·90)이 tvN ‘정년이’로 시작된 여성국극에 대한 관심에 이같이 소감을 털어놨다. 30일 이데일리와 만난 조 명인은 여성국극을 소재로 한 드라마 ‘정년이’에 대해 “감명 깊게 봤다”며 “시작할 때부터 고마웠고 즐겁고 말로 형용할 수가 없는 정도”라고 털어놨다.조영숙 명인은 1951년 임춘앵 선생(1924~1975)이 이끌던 여성국극 동지사에 입단해 소리를 시작했다. 2024년인 현재까지 무대에 서며 여성국극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여성국극의 살아 있는 역사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tvN ‘정년이’의 원작인 동명 웹툰부터 자문을 해준 작품 탄생의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짧은 머리부터 무엇이든 행동하는 당돌함 등 드라마 주인공 윤정년(김태리 분)의 모습도 실제 조 명인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 드라마 제작에도 기여를 했다. 촬영 현장에 방문해 주연 배우들에게 소리·국극에 대한 조언을 해줬고 오프닝에 참여해 소리로 배역 소개를 하기도 했다. 여성국극을 소재로 한 작품이기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하며 도운 것이다.조 명인은 “김태리가 참 잘하더라. 그 어려운걸”이라고 감탄했다. 이어 “촬영 현장에 방문했을 때 남자 연기를 하는 방법을 설명해 줬다”라며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걷고 손은 달걀 쥐듯 하고 팔자걸음으로 걸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방송을 보니)그대로 하고 있더라”고 극찬했다. 또한 “창을 할 때도 여성국극의 창이 판소리 창과 다르다는 것을 알려줬는데, 그 감정을 잘 알고 차이를 두며 하더라”라며 “어려운 연기인데 잘 해줘서 정말 고맙고 감격했다”라고 털어놨다.[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여성국극 1세대 조영숙 인터뷰판소리 명창이자 창극의 개척자인 김창환(1987~1910)의 제자인 조몽실(1900~1949)의 무남독녀로 태어난 조 명인은 “광대의 딸로는 키우지 않겠다”는 어머니의 반대에도 운명처럼 국극단에 입단했고 한평생을 여성국극을 위해 힘 쏟고 있다. ‘정년이’의 배경이 되는 1950년대부터 여성국극을 시작해 전성기와 암흑기를 함께 보냈다.현 아이돌 시장보다 화려했다는 전성기 이후 암흑기까지 직접 겪은 조 명인은 “(여성국극이 관심받는 것이)몇십 년 만이냐”라며 “여성국극 전성기가 지나고 1960년대에는 배우들이 약장수에게 가서 공연을 하고 같이 약을 팔았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같은 우여곡절이 있었기에, ‘정년이’로 비롯된 현 관심이 더 의미 있다. 조 명인은 “나라에서도 여성국극을 외면했는데 드라마를 통해 관심이 생기다니, 정말 대단한 일을 해주셨다”라며 “너무 감격스럽고 내가 도울 것이 있으면 뭐라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특히 조 명인은 어렵게 생긴 관심인 만큼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이럴 때일수록 제대로 된 여성국극을 만들어 이 열풍을 잘 이어가야 한다”라고 짚었다.무엇보다 정부와 지자체의 도움이 절실하다고도 강조했다.“여성국극이 사라지면 우리의 전통인 국악의 한 축이 무너지는 거예요. 그만큼 잘 지키고 계승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문화재가 돼야 해요. 국가문화재(국가유산)가 어렵다면 지역문화재(지역 무형유산)라도 되어야 명맥은 안 끊길 것 아닙니까. ‘정년이’가 붐을 일으켰으니 이 붐을 타서 누가 나서줘 여성국극 제대로 된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어요.”90세가 된 조 명인은 현재 제자들을 가르치며 여성국극의 계승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인터뷰 자리에 함께한 조 명인의 제자인 국가무형문화재 제17호 봉산탈춤 이수자 변민지 씨도 ‘정년이’ 방영 이후 달라진 관심을 체감한다며 “선생님이 그토록 하고 싶어했던 장르가 이제야 빛을 보니 행복하고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것을 저희 제자들이 잘 이어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2024.11.01 I 김가영 기자
“中 부양책 기대 못 미쳐”…철강·화학株, 한 달 만에 ‘주가 제자리’
  • “中 부양책 기대 못 미쳐”…철강·화학株, 한 달 만에 ‘주가 제자리’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지난달 중국 경기부양책 발표에 달아올랐던 국내 철강·화학 종목의 주가가 빠르게 식고 있다. 올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거둔데다 중국 당국이 몇 차례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면서도 구체적 숫자를 내놓지 않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시장의 평가가 반복되면서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中 경기 부양 기대 10월 들어 사그라져”31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현대제철(004020)은 전 거래일 대비 50원(0.20%) 오른 2만 5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제철은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공개한 지난달 24일 이후 같은 달 말까지 14.81% 올랐지만, 이달 한 달간은 9.14% 하락했다. 이와 함께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와 동국제강(460860) 역시 이달 들어 각각 12.86%, 5.62% 내렸다. 중국 경기부양책에 훈풍이 불었던 화학 종목의 주가도 한 달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지난달 24일 이후 같은 달 말까지 6.35% 올랐던 코스피 화학 지수는 이달 들어 8.52% 떨어지며 코스피 종목별 지수 중 가장 큰 하락 폭을 나타냈다. 개별 종목으로도 10월 한 달 동안 LG화학(051910)은 12.06% 하락했고, 대한유화(006650)와 롯데케미칼(011170)은 각각 7.48%, 6.01% 약세를 나타냈다. 이들 종목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중국 경기부양책 발표에 그동안 부진했던 업황이 바닥을 찍고 회복 사이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주가 강세가 나타났다. 특히, 철강과 화학 모두 중국 의존도가 높은 산업이라는 점에서 중국 내 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데 따른 수혜를 볼 것이란 관측도 투자심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도 중국 정부의 추가적인 재정 정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식으면서 이들 종목의 주가 역시 제자리로 돌아간 것으로 풀이된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9월 말 지급 준비율 인하를 포함한 중국의 통화 완화 정책이 불러온 경기 부양에 대한 시장 기대가 10월 들어 다시 조금 사그라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들 종목의 3분기 실적 역시 시장 기대치를 밑돈 점도 주가 하락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현대제철은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7.4% 감소했고, 같은 기간 포스코홀딩스의 영업이익도 38.3% 줄었다. LG화학 영업이익도 42.1% 감소했다. 11월 7일 실적 발표 예정인 롯데케미칼은 분기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中 추가 부양책·국제 유가 하락 등에 기대증권가에선 일부 철강·화학 종목의 목표주가를 낮추면서도 중국 경기부양책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 개최일이 11월 4~8일로 확정된 만큼 해당 회의에서 재정 부양책의 구체적인 규모를 발표할 수 있어서다. 여기서 발표될 재정 부양책 규모에 따라 이들 종목의 주가 흐름도 결정되리란 분석이 나온다. 이규익 SK증권 연구원은 “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재정 부양책의 구체적인 규모에 대한 발표가 나올 가능성이 크고, 이에 대한 기대감에 회의가 확정된 지난 25일 야간 철강 제품·원재료 선물 가격 강세가 나타냈다”며 “회의 기대감에 철강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이러한 상승세가 지속할지는 회의 발표 내용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화학 종목을 두고 국제 유가 하락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의 불협화음을 고려하면 대규모 증산을 통한 물량 전쟁을 시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유가가 배럴당 4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어 원가 절감 수혜가 기대되는 롯데케미칼·대한유화 등 나프타 분해시설(NCC)업체를 주목할 시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2024.11.01 I 박순엽 기자
악녀가 사랑한 맛, 무소불위 서태후의 끝없는 식탐
  • 악녀가 사랑한 맛, 무소불위 서태후의 끝없는 식탐[미식가의 세계⑥]
  • 서태후 (사진=푸이미술관)[예종석 한양대 명예교수/음식문화평론가] 인류의 역사는 음식의 변천사이기도 하다. 우리의 밥상은 이미 과거의 밥상이 아니다. 조선후기의 기록에 성인남자는 7홉의 쌀로 한 끼 밥을 지어먹었다고 한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고 했지만 이제는 사실이 아니다. 최근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집계가 시작된 196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한 끼에 평균 밥 반 공기 정도로 버티고 있다. 반면에 육류소비량은 쌀 소비량을 추월하고 있다. 지난해 돼지, 소, 닭고기 등 3대 육류 소비량은 1인당은 60.6㎏으로 쌀 소비량을 넘어섰다. 우리경제의 산업화는 외식산업의 발달과 함께 식생활의 서구화를 가져왔다. 우리의 식탁에 20년 전만 해도 볼 수 없었던 브로콜리, 셀러리, 파프리카가 등장하고 식당에는 부대찌개, LA갈비 같은 정체가 모호한 음식들이 팔리고 있다. 인스턴트식품과 배달음식의 소비는 날로 늘어가고 있다.한 시대의 음식문화 발전에는 항상 그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인물이 존재한다. 그들은 새로운 식재료와 요리법을 개발하고, 그것을 즐기며 평가하는 사람들이다. 편리한 식기와 식탁예절을 도입하는 것도 그들의 몫이었다. 오늘날의 음식문화를 만든 이들이 누구이며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브리야 사바랭은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고 했다. 이제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아볼 때이다.동파육 (사진=게티이미지뱅크)◇만한전석의 뿌리인 청나라 잔치 ‘천수연’만한전석은 전설의 연회양식이다. 그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주장이 있지만, 한결같은 해설은 인류역사에 등장하는 잔칫상 중에 아마도 가장 호사스러운 밥상이라는 것이다. 1977년에 홍콩의 유명레스토랑 국빈대주루가 일본 TBS TV 방송국의 의뢰를 받아 만한전석의 108가지 산해진미를 소개한 적이 있었다. 2006년에 방영된 중국 공영방송 CCTV의 인기 프로그램 ‘만한전석 요리대회’에도 비슷한 규모의 요리상이 소개되었다. 당시 가격으로 10인상 기준 약 한화 3400만원이라는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 3개월 간 준비한 음식을 사흘에 걸쳐 먹는다는 연회였다. 경우에 따라서는 300가지 요리가 차려지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세상에 어떤 식탁이 이렇게 사치스러울 수 있을까. 만한전석의 내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개 청나라 초기에 만주족과 한족 간의 통합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설에 대해서는 동의를 하고 있다. 그런데 그 명칭으로는 변변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중국의 정사에 만한전석이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물론 그 식단도 전해지지 않는다. 문화대혁명 때 관련 자료들이 대부분 소실되었고, 청나라 왕조가 무너지면서 궁중요리사들도 뿔뿔이 흩어져서 그렇다는 것이다. 만한전석의 뿌리라고 할 만한 잔치는 청나라에 관한 역사서 ‘청사고’에 등장한다. 청나라 4대 황제 강희제와 6대 건륭제가 주최한 천수연이라는 큰 연회이다. 강희제의 잔치에는 65세 이상 만주족 문무대신 680명, 한족 관리 340명 등 약 천여 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만주족과 한족의 통합을 위한 잔치였다는 명분을 유추할 수 있다. 당연히 융합이라는 목적은 물론, 피지배민족에 대한 위세과시의 용도도 짐작할 수 있다. 건륭황제 재위 50주년 기념 천수연에는 만주족과 한족 노인은 물론 조선을 비롯해 주변국 노인까지 모두 3000여명을 초대했다. 조선의 정조 실록에도 건륭제의 천수연에 참석하는 정사와 부사를 모두 회갑이 넘은 사람으로 차출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그 때 예조판서 정창순이 “천수연은 태평을 과시하려는 취지인 것 같습니다.”라고 아뢰자 정조임금이 “이는 경사를 널리 함께하려는 뜻인 것이다.”라고 답한다. 잔치의 목적이 복합적임을 헤아릴 수 있는 대목이다. 동파육 (사진=게티이미지뱅크)샥스핀 ((사진=게티이미지뱅크)◇만한전석을 즐긴 무소불위의 권력 서태후만한전석이 처음 등장하는 문헌은 이두의 ‘양주화방록’이다. ‘양주화방록’은 18세기 후반 양주의 문화 및 사회모습을 다각도로 기록한 백과 사전류의 서적이다. 이때의 만한전석은 양주의 지방 관리들이 건륭제를 맞이하기 위하여 준비한 연회였다. 만한전석은 이렇게 시작되었으나 실상 그것을 가장 즐긴 사람은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청나라 말기를 지배했던 서태후였다. 서태후는 그녀의 처소가 자금성의 서쪽에 있었기 때문에 붙은 별칭이고, 공식명칭은 너무 길기 때문에 대개 줄여서 부르는데 효흠현황후 또는 자희태후라고 한다. 그녀는 17세의 나이에 청나라 9대 황제 함풍제의 후궁으로 들어가 25세에 남편이 죽자, 바로 반대세력을 숙청하고 권력을 잡았다. 그 후 72세에 죽을 때 까지 어린 황제들을 수렴청정하면서, 정적들을 무자비하게 거세하고 나라를 마음대로 주무르며 사치와 식탐에 절어 산 인물이다. 서태후는 어마어마한 인간이었다. 섭정으로서 황제보다 훨씬 큰 권력을 잔인하게 휘둘렀으며, 사치와 향락을 위해 국고를 탕진하여 청나라를 몰락시킨 원흉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일설에는 서태후가 아편전쟁 때 불타버린 이화원을 복원하고 그곳에서 자신의 환갑잔치를 벌이는데, 은전 3천6백만 냥을 쏟아 부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액수는 당시 청나라 1년 예산의 3분의 1이 넘는 규모였다는 것이다. 더한 것은 그 낭비가 북양함대의 군함구입비를 유용한 것이라 그로 인해 청일전쟁에서 일본에 치욕의 패배를 겪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옷과 보석, 음식에 대한 과소비는 상상을 초월하는 정도였다. 옷이 3천 여벌, 7백여 상자에 하루에도 몇 번씩 옷을 갈아입었고, 전신에 보석을 휘감고 살았다.서태후는 지금까지도 여태후, 측천무후와 함께 중국의 3대 악녀로 꼽힌다. 최근 들어 중국에서 청사공정의 일환으로 서태후에 대한 재평가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가 엄청난 사치와 낭비벽의 소유자였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서태후의 많은 욕심 중에서도 식탐과 미식추구는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경지였다. 그녀의 음식욕심은 참으로 대단한 수준이고 분량이었다. 우선 그녀는 평소 한 끼에 120여 가지에 달하는 음식을 먹었다고 한다. 한 끼 식사에 드는 비용이 지금 돈으로 무려 1억 원에 육박했다. 먹지 않을 것이라도 관상용으로 호화스러운 음식을 상다리가 휘도록 차려놓게 했다. 같은 음식을 세 숟가락 이상 뜨지 않았고, 한 번 먹은 요리는 두 번 다시 입에 대기를 꺼렸다. 육식을 무척 좋아해서 돼지고기나 닭고기, 오리고기로 만든 요리는 끼니마다 빠지지 않았다. 돼지고기 요리 중에서도 동파육을 특히 좋아해서 자주 먹었으며, 제비집과 샥스핀 같은 고급재료로 만든 음식을 선호했고, 후식으로는 과일과 사탕, 떡을 즐겨 먹었다. 사과 향을 좋아해서 그 냄새를 맡기 위해 소비한 사과만 1년에 15만개였다고 한다. 사과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산과 들, 바다의 진미를 8개씩 모은 ‘사팔진’만한전석을 처음 만든 사람은 강희제라고 해도 그것을 가장 누리고, 더욱 호화롭게 만든 인물은 서태후라 할 수 있다. 만한전석의 시작은 국가통합을 위한 정치의식으로 고안되었지만 나중에는 서태후만을 위한 잔치로 전락한 것이다. 서태후만이 만한전석을 먹을 수 있었고, 그녀가 식사를 할 때면 황제와 황후는 옆에 서서 기다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어쩌면 그녀는 음식으로 절대 권력을 과시하려 했는지도 모른다. 그 시절 서태후가 봉천에 갈 때 만한전석을 위해 준비한 물품목록을 살펴보면 그 행태를 짐작할 수 있다. 우선 전용열차 16칸 중 4칸이 화로 50개를 실은 주방이었고, 100여명의 요리사가 동승했다고 한다. 필요하면 언제라도 수백종류의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식자재와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디저트 및 간식의 재료를 싣고 다녔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스케일이다. 서태후가 즐긴 만한전석의 재료에는 산과 들, 바다 등에서 진미를 8개씩 모아 ‘사팔진’이라 명명한 것이 있다. 그것들 중에는 상어지느러미와 제비집은 물론 낙타의 혹, 곰발바닥, 원숭이골, 표범태반, 코뿔소꼬리 같은 괴이한 재료도 포함되어 있다. 평소 기름진 음식, 특히 고기요리를 입에 달고 산 서태후의 건강이 좋았을 리 없다. 그녀는 과식으로 인한 복부팽창과 위 기능 저하, 이질에 항상 시달렸다. 결국 그녀는 72세 생일축하연에서 만한전석을 즐기다 지병인 이질이 도져 세상을 떠났다. 마지막 황제 푸이로 잘 알려진 선통제는 광서제가 죽자 서태후가 세 살도 채 안된 아기를 황제로 지명한 것이다. 수렴청정을 염두에 두고 벌인 일이었지만 자신도 광서제가 세상을 뜬 다음날 죽음을 맞이하였다. 서태후는 역설적으로 “다시는 나 같은 여인이 정치에 참견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녀가 죽은 직후 청나라 왕조도 막을 내리게 된다.
2024.11.01 I 강경록 기자
플랫폼규제 입법 본격화…업계선 “유례없는 ‘악법’”
  • 플랫폼규제 입법 본격화…업계선 “유례없는 ‘악법’”
  •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일명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로 대표되는 대형 플랫폼기업의 독과점남용행위 방지를 위한 입법 논의가 본격화한다. 야당에 이어 정부·여당도 최근 관련 법안을 제출하면서 다음 달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에 두 법안이 테이블에 오른다. 쟁점은 정부안에서 빠진 사전지정제(규제대상 기업을 미리 지정해 규율)를 포함하느냐다. (그래픽= 김일환 기자)31일 국회와 업계 등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일명 플랫폼법으로 불리는 ‘독점규제및공정거래법 일부개정안’(정부안)을 대표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사전지정제를 포함한 온라인플랫폼독점규제법(온플법)을 내고 당론화 방침인 가운데, 정부안은 사전지정제 대신 ‘사후추정제’를 신설한 현행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규율한다. 자사우대·끼워팔기·멀티호밍 제한·최혜대우 요구 등 반경쟁혐의로 적발된 기업이 지배적인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로 보여도 연 매출액이 3조원이 안되면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지배적 플랫폼은 △1개 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60% 이상, 이용자 수 1000만명 이상 또는 △3개 이하 회사 시장 점유율 85% 이상, 각 사별 이용자 수 2000만명 이상이면 해당한다. 당초 주무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는 연간 매출액 4조원 미만의 플랫폼기업은 규율 대상에서 제외한 법안을 구상했지만, 당정협의 과정에서 3조원 미만으로 기준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중개 △검색 엔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동영상 △운영체제 △광고 등 6개 분야에 대해 반경쟁행위를 금지하도록 했다. 업계에선 각 분야별로 구글·애플 등 글로벌기업과 네이버·카카오·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의 경우 연매출 기준은 만족하지만, 직매입 비율이 높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면 중개거래만으로는 시장지배적지위에 있지 않아 제외된다. 법 위반 플랫폼기업이 사후추정제 규율 대상에 해당하면 공정위는 임시중지명령과 최대 관련 매출액의 8%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무죄 입증은 사업자가 직접 해야한다. 법안 제8조의2를 보면 “금지행위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은 지배적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증명해야 한다”며 ‘입증책임’을 지게끔 했다. 정부안은 야당안과 함께 다음 달부터 국회 정무위에서 병합심의할 예정이다. 두 법안은 각각 현행 법 개정과 제정, 그리고 사후추정제와 사전지정제 등 서로 결이 다르지만 민주당은 플랫폼기업 규율의 핵심 장치인 ‘사전지정제’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법 제정이든 공정거래법 개정이든 상관없이 사전지정제를 포함해 사전에 기업을 지정해야 빠르고 효과적으로 법을 적용할 수 있고 위법행위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선 이번 규제안을 ‘악법’으로 칭했다. 정부안에 포함된 ‘임시중지명령’과 ‘입증책임 전환’은 플랫폼기업의 혁신 성장을 가로막고 낙인효과까지 씌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법 위반이 의심되면 ‘셧다운’시키고 사업자가 입증해야 할 책임은 감당할 수 없는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정의했다. 플랫폼기업은 공장이 아니기 때문에 임시중지명령만으로도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사업이 기울고, 낙인효과가 찍힐 것”이라며 “구시대적 발상으로 유례없는 법안이 나왔다”고 비판했다. 법안에는 입증책임시 정당한 이유로 ‘국민경제 전반의 효율성 증대에 기여할 수 있으며 해당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고도의 개연성이 분명하게 입증되는 경우’ 등을 명시해 놨다.
2024.11.01 I 강신우 기자
대출 74%가 담보·보증대출…위험 피하는 은행
  • [단독]대출 74%가 담보·보증대출…위험 피하는 은행
  •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올해 상반기 은행권 전체대출 74%가 담보·보증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담보·보증대출은 차주가 돈을 갚지 않았을 때 은행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한 대출’이다. 은행이 신용·기술평가 시스템 혁신으로 리스크를 줄이기보다는 검증된 영업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업대출도 생산성이 낮은 부동산업 대출잔액이 늘고 있어 은행 신용공급이 ‘돈 떼이기 어려운 부문’에 집중돼 있다는 지적이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31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김남근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2분기 말 기준 은행 담보·보증대출잔액은 1734조 6000억원으로 전체 대출잔액(2359조원)의 약 74%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담보대출이 1317조 9000억원, 보증대출이 416조 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대출잔액은 624조 4000억으로 전체의 26% 수준이었다.특히 은행권이 담보대출 위주로 여신 영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보대출은 지난 2022년 1분기 말 1133조 8000억원에서 9개 분기 만에 184조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보증대출은 약 16조 증가했다. 이처럼 담보·보증대출이 200조원 늘어나는 동안 신용대출은 58조 5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은행권 전체대출 중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1분기 말 27%에서 26%로 감소했다. 신용대출은 담보·보증대출에 비해 금리가 높지만 리스크가 크다. 반면 담보·보증대출은 대출 부도 시 은행이 담보를 내다 팔거나 보증기관에서 대출금액 최대 100%까지 보전을 받을 수 있어 손실을 줄일 수 있다.은행들이 중·저신용 개인·법인 대상 신용평가를 고도화해서 대출 리스크를 줄이는 대신 손쉬운 리스크 관리방법을 택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본적인 대출 구조상 신용대출 수익성이 높지만 리스크도 크다”며 “은행으로서는 여신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신용대출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담보대출은 신용대출보다 대출한도가 많고 소비자로서도 낮은 금리의 담보·보증대출을 선호한다”며 “코로나19 이후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정책성 보증자금 대출이 늘어난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고 설명했다. 은행 신용공급이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낮은 산업군으로 흘러가는 것 또한 문제점으로 꼽힌다. 올 상반기 기준 은행 기업대출잔액은 1361조 9000억원으로 부동산업(297조 1000억원)이 제조업(443조 9000억원) 다음으로 대출잔액이 많았다.부동산업이 전체 기업대출의 22%를 차지하는 것이다. 부동산업 다음으로는 도·소매업(181조 4000억원) 대출이 많아 은행 자금이 부동산과 도소매에 집중(35%)돼 있었다. 실제 부동산·도소매업 대출잔액 증가폭도 컸다. 2022년 상반기 부동산업(256조), 도소매업(163조 8000억원)에서 2년 새 각각 41조 1000억원, 17조 6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제조업은 56조 2000억원 늘어 부동산·도소매업의 대출잔액 증가량이 더 컸다. 부동산업에는 임대사업자대출, 부동산 공급·개발·중개·관리업 등이 포함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업 대출이 늘어난 건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가치가 많이 올라간 영향이다”며 “부동산 시장 활황 등 시장 상황요인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금융당국과 국회에서는 은행들이 기존의 ‘손쉬운’ 대출 영업 관행에서 벗어나 생산성 있는 분야에 신용을 공급해야 한다고 본다. 대안신용평가 활성화 등 신용평가체계(CSS) 혁신도 주문하고 있다. 김남근 의원은 “국내 은행들이 후진적 금융기법이라 비판받는 담보대출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은행들은 예대마진 비판이 나올 때마다 신용위험 운운하지만 역대 최고 수준의 가계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가 보여주듯 ‘땅 짚고 헤엄치기’식의 영업행태는 달라지지 않았다”며 “가계대출을 철저하게 관리하면서도 포용금융은 확대하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고 지적했다.
2024.11.01 I 김나경 기자
'정년이' 열풍으로 K소리 주목…K콘텐츠가 또 해냈다
  • '정년이' 열풍으로 K소리 주목…K콘텐츠가 또 해냈다[女국극 재조명]
  • ‘정년이’ 포스터(사진=tvN)[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정년이’를 보고 국극 무대에 반해 판소리 영상을 찾아보고 있어요.”tvN 드라마 ‘정년이’가 인기리에 방영되면서, K소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애플TV+ ‘파친코’, 영화 ‘미나리’가 한국 이주민들의 이야기로 세계를 감동시키고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한국의 게임을 세계에 전파했다면 ‘정년이’는 K팝의 원조인 우리의 소리, 우리 예술의 가치를 알리며 콘텐츠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정년이’는 여성국극에 대한 고증을 많이 한 원작이 있고 여기에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재미, 국악이 어떻게 하면 더 멋있게 보일지 고민한 장영규 음악감독의 흔적들이 담겨있다”며 “좋은 작품은 잘 보이지 않았던 가치를 끄집어주는 면이 있는데, ‘정년이’는 국악에 대한 매력을 확실히 끌어내고 있다. 해외에서도 충분히 관심을 가질 수 있고 이것이 촉발점이 돼 한국 국악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잘 만든 콘텐츠의 힘동명의 네이버웹툰을 원작(글·그림 서이레·나몬)으로 하는 ‘정년이’는 여성국극(1950년대 한국 전쟁을 전후로 큰 대중적 인기를 모은 창극의 한 갈래로서 모든 배역을 전원 여자가 맡는다)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다뤘다. 주인공 ‘정년이’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국극단 스타가 되어가는 여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며 인기몰이 중이다. 6회 만에 전국 가구 평균 13.4%, 최고 14.9% 시청률을 기록했고 ‘한국인이 선호하는 프로그램’ 드라마 부문 1위(한국갤럽), 3주 연속 TV-OTT 화제성 조사 1위(굿데이터코퍼레이션)를 차지하며 ‘정년이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인기의 중심에는 배우들이 있다. 영화 ‘아가씨’,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 SBS ‘악귀’ 등 다수 작품을 통해 탄탄한 연기를 보여준 김태리는 이 드라마의 주인공 윤정년 역을 맡아 성장기를 그려내고 있다. 연기는 물론, 3년간 소리를 배워 직접 소리 연기를 소화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김태리뿐만 아니라 신예은(허영서 역), 정은채(문옥경 역) 등도 국극 연기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이 연기한 국극 무대 영상만 따로 편집돼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될 정도다. 국악 관계자들은 앞서 공개된 국악 소재의 작품보다 배우들의 소리가 더 완성도 높다고 극찬하고 있다. 여기에 소리·연기·무술·악기 등 다양한 요소를 결합한 국극의 매력을 잘 담아내고 극적인 서사까지 더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였다.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최대 규모 콘텐츠 평점 사이트 IMDb에서 에피소드별 평균 9.4라는 높은 평점(10점 만점)을 기록하며 글로벌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정년이’를 접한 해외 시청자들은 “드라마 속 시대에 살고 싶어진다”, “시대와 배경을 모르는 다른 문화권의 사람에게도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작품의 힘” 등 드라마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다뤄진 우리의 역사, 소리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외신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싱가포르 매체 더 스트레이츠 타임즈는 김태리의 연기와 자매·사제·경쟁자 등 인물들의 관계성을 조명하며,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정년이’를 높이 평가했다. 인도 매체 발리우드 헝가마는 “버티고 이겨내는 한국인들의 전통적인 정신에 대한 경의를 느끼게 하고 매력적인 스토리라인과 모두의 공통 정서인 유대감과 소속감을 느끼게 한다”고 호평했다.‘정년이’ 스틸컷(사진=tvN)◇경제효과에 국악계 붐까지‘정년이’의 인기는 방송가를 넘어 경제, 전통문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정년이’와 협업한 찐빵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극 중 등장한 정년이가 찐빵을 먹는 모습이 화제가 되며 협업이 이뤄졌다.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도 웃음을 되찾았다. 앞서 증권사들은 스튜디오드래곤의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돌 것으로 분석한바 있다. 하지만 ‘정년이’ 등 신작이 호평을 얻으며 증권사들의 전망을 뒤엎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년이’의 4회 시청률이 12.7%로, 스튜디오드래곤 제작-tvN 방영 드라마 중 ‘눈물의 여왕’(4회 13%)에 이어 역대 2위 시청률을 나타냈다”며 “화제작들은 방영 중 또는 종영 후 스페셜 회차를 편성해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는데 ‘정년이’ 역시 스페셜 편성 등을 통해 광고 수익 극대화가 이뤄지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tvN 주요 드라마의 평균 시청률은 21년 9.2% 정점 후 22년 8.3%, 23년 6%까지 하락했는데 올해는 ‘눈물의 여왕’에 이어 ‘정년이’까지 흥행하면서 10월 기준 8.3%까지 회복했다. ‘정년이’ 방영 전 3만원대를 유지하던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도 ‘정년이’ 흥행 이후 4만 원대까지 회복하는 등 반등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정년이’ 열풍으로 국악계에도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 여성국극은 1950년대, 현시대로 비유하면 ‘아이돌급’의 인기를 끌었으나 60년대에 접어들며 영화·TV 등 대중문화가 보급되고 남녀 혼성 창극단인 국립국극단이 탄생한 이후 소외되고 배제됐다. ‘정년이’를 통해 잊힌 여성국극의 역사와 매력이 조명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드라마를 통해 여성국극뿐만 아니라 국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러 전통 공연이 같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박애리, 남상일이 출연하는 ‘더 판: 상엿소리와 난장판의 경계에서’는 예매율이 급증했으며, 업계에서는 새로운 공연 제작에 대한 논의도 나오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정년이’를 통해 국악에 관심을 갖게 돼 공연을 보고 왔다는 드라마 팬들의 인증도 이어지고 있다.유영대 전북도립국악원 원장은 “창극(국극)은 뮤지컬, 오페라처럼 관람하면 웅장하고 멋있지만 고리타분하다는 선입견 때문에 보러 오기까지가 어렵다”며 “‘정년이’ 흥행으로 이같은 편견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성 국극을 만들어달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며 “‘정년이’의 흥행으로 국악계가 확실히 달라지고 있다. 판소리의 재발견”이라고 말했다.송지원 음악인문연구소장은 “영화 ‘서편제’가 인기를 끌며 판소리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급증했다”라며 “‘정년이’가 계속 좋은 반응을 이끈다면 판소리나 국극에 대한 관심도 더 커질 것이라 본다”고 전했다.윤중강 국악평론가는 ‘정년이’에 대해 “여성국극에 대한 사전 공부도 많이 했고 여성국극의 본질을 잘 알고 제작을 한 드라마”라며 “우리 여성국극은 단순히 노래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 춤, 검술, 연기 등을 두루두루 아우르는데 그걸 잘 알려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년이’가 잊혔던 여성국극에 대한 관심을 두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며 “여성국극이라는 매력적인 장르가 드라마를 통해 부활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2024.11.01 I 김가영 기자
작심삼일 운동은 그만…함께하면 오래가요
  • 작심삼일 운동은 그만…함께하면 오래가요[올댓트래블에서 만나요]
  • 러닝을 하고 있는 페어플레이 이용자들[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운동은 일상의 필수 활동이지만 하기 싫을 때가 많다. 헬스장에 가겠다는 다짐도 작심삼일이고, 홈쇼핑에서 충동적으로 산 운동 기구는 어느새 빨래 건조대가 돼버리기 십상이다. 지루하지 않게 사람들과 어울리며 즐겁게 운동할 방법은 없을까.아웃도어 운동 모임 플랫폼 ‘페어플레이’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알앤원은 이러한 고민을 단박에 해결해 주며 인기를 얻고 있다. 2020년에 설립한 알앤원은 인플루언서가 이끄는 등산을 주력으로 백패킹, 러닝, 필라테스, 요가 등의 상품을 다룬다. 페어플레이 사용자의 90% 이상이 MZ세대일 만큼 젊은 층의 호응을 받고 있다.권용근 알앤원 대표는 “페어플레이에서 사용자들은 직접 소통하며 원하는 시간에 다양한 모임에 쉽게 참여할 수 있다”면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안전하고 풍부한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인기의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10월 기준 페어플레이의 누적 가입자는 20만명을 돌파했다. 인플루언서가 이끄는 아웃도어 상품이 인기를 이끌었다. 현재 페어플레이는 50여 명의 인플루언서가 참가자들과 함께 활동 중이다. 정기적인 모임 참석의 의무 없이 ‘원할 때 언제든 할 수 있는 야외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이 요즘 트렌드에 맞아떨어졌다. 도형호 알앤원 이사는 “경험 많은 인솔자가 챙겨주는 만큼 초보자나 혼자 참석한 이들도 어색함 없이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동호회 수준의 연결성은 적지만 거추장스러운 인간관계의 피곤함 없이 목적지 중심으로 담백한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이 MZ세대의 호응을 얻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솔자를 원치 않는다면 자유로운 여행도 할 수 있다. 장거리 운전이 부담스럽거나 자동차가 없는 이들을 위한 ‘자유 셔틀’ 옵션은 4인 이상 신청 시 이용 가능하다. 원하는 목적지로 가는 인솔자 상품이 없거나, 함께하고 싶은 일행이 있다면 페어플레이의 셔틀버스를 타고 간편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이용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GPS를 기반으로 운동 장소 인증이나 활동에 따라 포인트가 쌓이는 ‘볼트 포인트’ 제도를 통해 운동하는 재미를 더했다. 1포인트가 1원에 해당하며, 페어플레이 내에서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하다.페어플레이는 단순한 운동 모임을 넘어 종합 아웃도어 플랫폼으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운동 사진과 정보 공유, 소셜 피드, 아웃도어 물품 공동구매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며, 아웃도어 패션, 식음료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마케팅 대행 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지역 확장도 꾀하고 있다. 최근에는 단양군과 협력해 월악산 3봉(옥순, 구담, 제비봉)을 오르는 ‘순담비 챌린지’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유입자 증대 및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는 해외여행 상품까지 연결해 ‘아웃도어의 모든 것’을 아우른다는 계획이다.도형호 이사는 “국민이 보다 편리하게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강화하며 성장 중”이라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여행 상품 및 더 넓은 범위의 활동을 포함해 종합 아웃도어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싶다”고 밝혔다.같은 취향의 사람들과 교류하는 페어플레이 이용자들페어플레이의 등산 활동페어플레이의 등산 활동
2024.11.01 I 김명상 기자
활력 떨어지는 코스피…회전율 ‘뚝’
  • 활력 떨어지는 코스피…회전율 ‘뚝’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국내 증시가 박스권 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활력을 잃고 있다. 미국 대선을 앞둔 불확실성에 3분기 실적 우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며 코스피 시장의 거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는 이어지고 개인 투자자들도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박스권 갇힌 코스피…외국인 팔고 개인도 이탈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의 이달 시가총액 회전율은 9.16%로 집계됐다. 시가총액 회전율은 해당 기간 총 거래대금을 평균 시가총액으로 나눠 얼마나 주식이 활발하게 거래됐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 1월 9.58%였던 시가총액 회전율은 점차 상승하며 지난 7월 12.06%까지 올랐다가 지난달 8.79%로 내려선 뒤 이달도 한자릿수에 머물렀다.코스피 지수는 이날도 1% 넘게 하락하며 2556.15로 마감했다. 이달 기준 최저치다. 코스피 지수는 이달 내 2556.15~2633.45 사이에서 박스권 흐름을 보였다. 작년 말 종가와 비교해서 코스피 지수는 오히려 3.73% 하락했다. 특히 이달 들어선 시총 1위인 삼성전자(005930)의 주가가 6만원대가 깨지고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지수 상방이 제한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는 3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 8월 2조 9000억원, 9월 8조원 규모를 순매도한 데 이어 이달에도 4조 5000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특히 이달 삼성전자만 4조 30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등 메모리 사이클 둔화 우려, 매크로 불안 등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를 초래했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대부분이 반도체에 집중돼 있단 점이 코스피 소외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인 투자자들도 코스피 시장을 외면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 대비 소외 현상이 이어지고 금투세 도입 예정일을 불과 두 달 앞두고 시행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지속하고 있는 점이 개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거래대금 비중은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개인들의 국내 증시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봤다. 개인 투자자들은 대신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956억달러(132조원) 규모로 작년 말(680억달러·94조원)에 비해 40% 넘게 급증했다. 이에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밸류업 지수에 대한 수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기업에 대한 베네핏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내 주식 수요를 확충할 수 있는 대책 마련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스권 지속vs 반등”… 전망 엇갈려 연말까지 코스피 지수 향방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혹은 내년 1분기까지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건 실적과 금리의 방향일 것”이라며 “국내 주식시장은 박스권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반면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 이후 불확실성 해소로 연말까지 국내 주식 시장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월 3분기 실적 불확실성으로 코스피 지수가 약세를 보였지만 11월에는 미국과 중국의 소비시즌 돌입으로 수요 개선 기대와 수출 모멘텀이 강화되며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4.11.01 I 원다연 기자
“새만금서 K-반도체·배터리 젖줄 될 것”…70돌 백광산업, 매출 1.5兆 플랜
  • “새만금서 K-반도체·배터리 젖줄 될 것”…70돌 백광산업, 매출 1.5兆 플랜
  • [군산=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2030년까지 매출액 1조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백광산업(001340)이 새만금 신공장의 첫 삽을 뜨며 새로운 비전 및 CI를 공표하며 신성장을 천명했다. 기초화학 소재를 넘어 중국 의존도가 높은 이차전지 및 반도체 핵심소재 생산 기업으로 거듭나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것이다.장영수 백광산업 대표가 31일 새만금 신공장 부지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이정현 기자)장영수 백광산업 대표는 31일 창립 70주년 기념 및 새만금 신공장 기공식이 끝난 후 이데일리와 만나 “이번 기공식은 백광산업의 미래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고 글로벌 리더도 나가는 첫걸음”이라며 “2030년까지 생산설비를 확충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신소재 개발 및 생산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백광산업은 이차전지 산업 특화단지인 새만금에 증축하는 3만 2000평 규모의 ABM(Advanced Battery Materials) 공장을 통해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삼염화인(Pcl3)과 오염화인(Pcl5)를 연간 10만톤 규모로 생산한다. 이를 통해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첨단소재의 국산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750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핵심 소재 제조시설을 추가로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 1분기에 착공해 2026년 4분기에는 고순도 특수가스 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첨단 산업 필수 기초 소재를 제공하고 친환경 대체 전자 소재 시장에서 기술 혁신을 선도한다는 복안이다.새만금 산업단지는 다수의 고객사가 인접해 있어 효율적인 소재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신공장 착공으로 1000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이 전망되며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해 볼 수 있다.백광산업은 1954년 설립한 기초화학 소재 기업이다. 연구 개발 및 설비투자를 통해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이차전지 필수 소재로 영역을 확장했다. 장 대표는 “백광산업은 14년 전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던 고순도 염산 등을 자체 개발에 성공했으며 현재는 세계 최고의 품질의 신소재를 생산하고 있다”며 “새만금 신공장을 통해 전해액, 양극재, 전고체 등 이차전지 사업의 젖줄이 되겠다”고 말했다. 백광산업은 ‘제품 그 이상의 가치로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신규 CI를 공개했다. 사명도 ‘PKC’로 변경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장 대표는 “백광산업의 비전은 미래를 선도적으로 개척하는 선두주자로 ‘글로벌 핵심 소재 리딩 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약속이자 각오”라며 “새만금 신공장, 비전, CI 등 새로운 도약 기반을 마련한 만큼 본격적인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강화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기공식에 참석한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전북도는 이차전지 핵심 소재 공급기지 조성을 위한 시설 확충과 인력 양성, 연구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광산업(PKC)의 새 CI(사진=백광산업)
2024.11.01 I 이정현 기자
나스닥 2.8%↓…물가보단 MS·메타 과도한 AI투자 우려
  • [속보]나스닥 2.8%↓…물가보단 MS·메타 과도한 AI투자 우려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10월 마지막 날 뉴욕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빅테크들이 인공지능(AI) 투자를 대거 늘리고 있지만, 수익 대비 과도하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기술주들이 줄줄이 하락했다. 내일 발표될 고용보고서를 비롯해, 다음주 대선까지 여러 불확실 요인들이 다가오는 점도 투심을 짓눌렀다.3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90% 내린 4만1763.46에 장을 마감했다.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1.86% 떨어진 5705.45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2.76% 급락한 1만8095.15에 거래를 마쳤다. 3대지수는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MS·메타 호실적에도…AI 과도한 투자 우려 고조이날 시장은 양호한 경제지표보다 빅테크의 실적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가 양호한 실적을 거두긴 했지만, AI 투자 계획이 과도하다는 진단이 커지면서 매도세가 흘러나왔고, 전반적으로 기술주에 부담이 됐다. MS와 메타는 각각 6.05% 4.09% 급락했다.MS의 3분기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가 33% 증가하면서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기대감도 키웠다. 스트리트카운트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29.4%를 크게 웃돌았고, 이중 12%는 AI서비스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4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을 실망케 했다. 4분기 매출은 681억 달러∼691억 달러로 예상했는데, 시장 전망치 698억3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2025 회계연도 자본 지출은 800억 달러에 달해 1년 전보다 300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메타도 3분기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을 상회했지만,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본지출이 내년에도 크게 늘 것이라고 밝힌 게 화근이었다. 메타는 2024회계연도 자본지출 가이던스를 기존 370억~400억달러에서 380억~40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아울러 인프라 투자비용이 계속 늘면서 내년에도 상당한 자본지출이 예상된다고 밝혔다.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은 이날이 할로윈 데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할로윈은 시장에 사탕(treat)이 아닌 트릭(trick)을 줬다”며 “과거엔 AI와 관련된 모든 것에 투자자들이 열광했지만, 이제는 막대한 지출에 대한 수익을 기대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미국 자산운용사 밀러 타박(Miller Tabak)의 수석 시장전략가 매트 말리는 “칩제조사들은 빅테크의 투자로 큰폭의 수익이 증가하고 있지만, 빅테크까지는 충분히 이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유의미한 방식으로 수익이 축적되기따지는 여전히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진단했다.엔비디아는 4.72% 급락했고, 애플(-1.82%), 테슬라(-2.99%)도 하락하는 등 대부분 기술주들이 부진했다.◇PCE물가 2.1%↑…근원물가 고착화는 우려이날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이어지긴 했지만, 기조적 물가흐름을 볼 수 있는 근원 인플레이션 지표는 4월 이후 전월대비 최대 상승폭(0.3%)을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가 조금 고개를 들면서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 둔화 가능성을 강화했다.이날 미 상무부는 지난 9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월대비 0.2%, 전년대비 2.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우존스 예상치 예상치(0.2%, 2.1%)에 부합한 수치다. 연간상승률 2.1%은, 2021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하지만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PCE물가는 전월대비 0.3%, 전년동월대비 2.7% 상승했다. 월가 예상치(0.3%, 2.6%)를 웃돌았다. 전월대비 상승률은 4월 이후 최고 수준이고, 전년동월 대비 상승률은 석달연속 2.7%에 머무르고 있다.주택 및 에너지를 제외한 서비스물가는 0.3% 증가했고,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상품물가는 0.1% 상승했다. 식품물가는 0.4% 상승하며 올초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개인소득은 0.3% 증가하며, 예상치에 부합했다. 소비지출은 0.5% 늘고,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높았다. 고금리 상황에서도 미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여전히 활짝 열고 있는 상황이다.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에 다가서면서 연준이 추가 금리인하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연준은 다음달 6~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9FOMC)에서 ‘스몰컷’(25bp)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장마감 시점 연준이 11월 25bp인하할 가능성은 96.7%를 반영하고 있다. 다만 12월 금리가 현재보다 25bp인하할 가능성(동결)은 25.9%를 기록 중이다. 자칫 강한 경제지표가 계속 나온다면 올해 추가 금리인하는 한차례에 그칠수도 있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국채금리는 소폭 올랐다. 오후 4시기준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1.2bp(1bp=0.01%포인트) 오른 4.276%를 기록 중이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금리는 0.2bp 오른 4.156%에서 움직이고 있다.
2024.11.01 I 김상윤 기자
제주에 최대 300㎜ 비 소식…"우산 챙기세요"
  • 제주에 최대 300㎜ 비 소식…"우산 챙기세요"[오늘날씨]
  •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1일 제주와 남부지역은 제21호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많은 양의 비가 내리겠다. 대만을 향해 북상하고 있는 태풍은 점차 힘을 잃고 온대저기압으로 바뀌지만, 함께 올라온 수증기가 국내로 유입돼 밤사이 짧은 강한 비와 바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완연한 가을 날씨를 보인 31일 서울 중구 남산을 찾은 여행객들이 울긋불긋 빛깔로 물든 단풍을 배경으로 사진찍고 있다.(사진=뉴시스)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8~17도, 낮 최고기온은 15~20도로 예측됐다. 당분간 기온은 평년(최저 1~11도, 최고 15~19도)보다 높겠으나, 남부지방과 제주도에 비가 내리면서 낮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겠다. 이번 비는 제주와 남부지방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31일) 밤부터 전남 해안과 제주에서 시작된 비는 남부지방으로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이날부터 오는 2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강원 동해안·산지 5~30㎜ △전남 남부 20~60㎜(많은 곳 전남 남부 서해안·전남 남해안 80㎜ 이상) △광주·전남 북부 10~40㎜ △전북 남부 5~20㎜ △부산·울산·경남 20~60㎜(많은 곳은 80㎜ 이상) △대구·경북 (북서 내륙 제외) 5~40㎜ △제주도 80~150㎜(많은 곳 중산간 200㎜ 이상, 산지 300㎜ 이상)이다.특히 이날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제주도에는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30㎜(산지 및 중산간은 30~50㎜)의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수 있다. 또 제주와 전남 남해안에는 강풍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낙엽 때문에 배수가 원활하지 못해 저지대에 침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하천변 산책로 이용 시 고립될 수 있으니 출입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또 이날 오전 강원 남부와 충남권 북부 내륙 등에는 가시거리 200m 미만의 짙은 안개가 끼는 곳이 있을 수 있다. 그 밖의 중부지방과 전북 내륙에도 가시거리 1km 미만의 안개가 생기는 곳이 있어 교통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2024.11.01 I 이영민 기자
지역화폐, 김건희표 예산, 상속세…예산심사 곳곳이 지뢰밭
  • 지역화폐, 김건희표 예산, 상속세…예산심사 곳곳이 지뢰밭
  •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여느 한 해도 순탄치 않았지만 올해는 특히 예산안 심사에 극심한 진통이 예고돼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저조, 제1야당의 절대 과반 의석 등이 맞물리면서 정부 예산안을 대폭 칼질하려는 야당과 저지하려는 여당간 치열한 예산전쟁을 벌일 전망이다.◇ 김건희예산 깎고, 지역화폐 끼워넣기…與, 올해엔 저지?지역화폐 예산은 올해도 예산안 심사의 뇌관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편성한 내년 예산안 677조 4000억원 가운데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발행 예산이 빠진 점을 문제 삼고 있다. 10조원 규모의 지역화폐 발행을 위해 예산 2조원을 편성하겠단 태세다. 지역화폐는 이재명 대표의 간판정책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매출을 늘리고 고물가 속 가계지출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그래픽= 김일환 기자)정부여당은 소비진작 효과 없는 포퓰리즘 예산이라며 강경 반대를 고수 중이다. 정부는 지역화폐 대신 온누리상품권 발행을 올해 5조원에서 내년에 5조5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하고 관련 예산을 3900억원 편성했다.하지만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후 정부여당의 반대→수적 우위를 무기로 한 야당의 처리 강행→지역화폐 예산 증액은 매년 반복돼왔다. 2023년엔 3525억원, 올해엔 3000억원 예산이 편성됐다. 민주당은 정부안에서 1조원가량 삭감된 고등학교 무상교육 관련 예산도 전액 되살리겠단 구상이다. 정부는 고교 무상교육 국고 지원 근거 법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특례 조항이 올해 말 일몰됨에 따라 작년 9028억원, 올해 9438억원이던 예산을 내년엔 편성하지 않았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분담했던 고교 무상교육 재원을 100% 교육청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전환하겠단 취지다. 그러나 민주당·조국혁신당은 고교 무상교육 국비 지원을 3년 연장하는 법 개정안을 상임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일방 처리했다. 야당은 지역화폐 등 예산 확보를 위해 ‘불요불급’한 예산은 대폭 삭감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게 ‘김건희여사표 예산’이다. 이른바 ‘개 식용 종식법’ 후속조치로 개 식용 완전 금지 전까지 관련 업체의 전업·폐업을 지원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예산 540억원이 우선 타깃이다. 자살·우울증 예방을 위해 보건복지가 추진하는 ‘전 국민 마음투자 사업’ 예산 508억원에도 김 여사의 관심이 반영됐다고 판단해 삭감할 방침이다.이외에도 △야당탄압의 선봉에 있다고 비판해온 검찰의 특수활동비 △공영방송 이사 선임 논란에 싸였던 방송통신위원회 △김형석 관장의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이 인 독립기념관 운영비 등이 주요 삭감 대상이다.◇ 세법안 심사에 4.3조 세수 달려…최장 지각처리 우려내년도 예산안 공청회를 연 예산결산특위(사진=연합뉴스)예산안과 연동되는 세법개정안도 본격 심사를 시작한다. 정부여당의 상속세 개편 등과 관련, 야당은 ‘부자감세’라며 강력 반발해 세법안 심사에도 예산안 못지않은 험로가 기다리고 있다.최대 쟁점은 상증세법이다. 정부는 현재는 상속증여액 30억원 초과에 최고세율 50%를 적용하지만, 10억원 초과에 40%로 낮추겠단 방침이다. 자녀 1인당 공제 한도는 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10배 상향한다. 여기에 가업상속·승계 혜택 확대, 대기업 최대 주주의 보유주식에 대한 20% 할증평가 폐지 등도 담겼다. 내년 시행예정이던 금융투자소득세는 폐지한다.정부여당은 세부담 적정화를 내세운다. 반면 야당은 내년까지 3년 연속 대규모 세수펑크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부자감세’로 세입여건이 악화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정부의 내년예산안은 세법안 통과로 내년에 상증세수 2조 4199억원을 포함해 총 4조 3515억원의 세수가 감소한단 전제로 짜여 있다. 정부의 상증세법안 등이 국회 심의과정에서 어떻게 결론나느냐에 따라 내년도 세입 규모가 바뀌고 예산안 내용도 바뀌게 된단 의미다.한편 예산안, 세법개정안을 둘러싼 여야 입장이 극명히 갈리면서 올해도 법정 시한 내 처리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까운 상태다. 심지어 야당은 예산안 자동부의제도 폐지까지 추진하고 있다. 예산안 심사 법정 기한인 11월 30일까지 심사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정부 예산안 원안·예산 부수 법안(세법안)이 12월 2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도록 돼 있지만, 야당은 이 국회법 규정을 없애겠다고 예고한 상태다.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1일 “야당은 예산안 처리를 고의 지연시키는 ‘예산안 발목잡기법’을 일방처리하겠다고 한다”며 “전국민 현금살포 같은 이재명표 포퓰리즘 예산을 끼워넣기 위해 약 680조원에 달하는 국가 예산을 볼모 잡겠다는 속셈”이라고 성토했다.이에 따라 예산안·세법개정안 심의가 역대급으로 지연될 공산도 커졌다. 2014년 예산안 자동부의제도가 담긴 ‘국회 선진화법’이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최장 지각처리 기록은 2022년으로 법정 처리 시한보다 22일 늦은 12월 24일 처리됐다. 2013년엔 헌정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 새해 1월1일 새벽에 처리되기도 했다.정부 관계자는 “내년예산안은 상당히 지연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연내 예산안 처리가 불발될 경우 전년도 예산에 준해 편성하는 준예산까지 준비해야 할 엄중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2024.11.01 I 김미영 기자
해 가리고 먼지·소음 불가피…여의도 재건축 '민원전쟁' 시작되나
  • 해 가리고 먼지·소음 불가피…여의도 재건축 '민원전쟁' 시작되나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서울 여의도 일대 재건축 사업지 중에서도 막힘없는 진행으로 주목을 받았던 대교아파트가 인근 아파트 단지의 일조 침해 민원으로 두 달여 사업지연을 겪는 일이 벌어졌다. 인근 11개 단지가 동시다발적으로 고층 또는 초고층 재건축 사업을 전개하고 나서 일조 침해를 비롯, 먼지·소음 발생 등 갈등이 예고돼 조합원들 간 원활한 협의가 사업 진행의 또 다른 변수로 꼽히는 모양새다.서울 여의도 일대 아파트 단지.(이데일리DB)30일 업계에 따르면 대교아파트재건축조합(이하 조합)은 지난 29일 서울 영등포구 50플러스센터에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를 열고 인근 장미·삼부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민원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주요 논의 안건은 단연 일조권 침해가 꼽혔다.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며 인근 주민들에 의견을 접수한 결과 지상 최고 49층 높이 설계안에 따른 주변 지역 일조 침해를 우려하는 민원이 다수 나오면서다. 이와 관련 조합은 “대교아파트 재건축 시 일조 침해가 예상되는 149개 지점 중 영구 음영이 발생하는 지점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시간대 일조 침해가 예상되는 인근 아파트 가구에 대해서는 주민공동협의체를 구성해 보상방안에 대한 의견을 지속 수렴하고, 건축물 골조공사 완료 시점에 정밀한 피해 감정평가 등을 통해 보상을 시행하겠다”며 “현재 진행 사항은 설계 초안단계로 향후 통합심의, 사업시행인가 등 과정에서 최적의 배치계획 수립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공청회가 각 아파트 단지 주민들간 충돌없이 무난하게 마무리된 가운데 관할인 영등포구는 향후 환경영향평가서 본안 접수 과정에서 관련 민원에 대한 검토를 상세하게 진행할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조합은 이번 공청회 개최로 인해 2개월여의 사업 지연을 겪은만큼 연내 통합심의를 접수, 내년 1분기중 심의를 마무리 짓는 등 서둘러 채비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통해 내년 상반기 시공자 선정, 하반기 사업시행인가 및 조합원 분양신청까지 진행할 계획이다.향후 여의도 일대 11개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되면 이같은 민원 접수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교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서측으로 장미와 삼부아파트, 동측으로 화랑과 시범아파트, 남측으론 한양과 삼익아파트 등이 둘러싸고 있기 때문이다. 지상 최고 65층 초고층인 시범아파트를 비롯해 한양(56층), 화랑(46층)아파트 등 인근 단지 대부분 고층 또는 초고층으로 재건축 할 예정인 만큼 일조 침해 논란이 꾸준히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공사기간도 시간차를 두고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는 만큼 먼지와 소음 발생에 대한 민원 제기도 예상된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금융특화지구로 설정된 여의도는 일대 초고층의 대규모 재건축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 전문가 진단과 법적 판단 하에 이뤄지더라도 단지 간 민원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령 먼저 시공하는 단지에 대한 일조 침해 민원이 제기되면 이후 시공하는 단지에 대해선 먼지와 소음 발생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며 “서로 민원을 제기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단지 간 원만한 소통과 협의, 중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사설]시동 건 원전르네상스, 국가 에너지대계 차질없어야
  • 30일 경북 울진에서 원자력발전소 신한울 1·2호기 종합 준공식과 3·4호기 착공식이 열렸다. 신한울 1호기는 2011년 건설 허가를 받았으나 우여곡절 끝에 무려 13년 만에 준공됐다. 신한울 3·4호기는 발전사업 허가까지 받은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2017년부터 5년간 건설이 중단됐다가 이번에 다시 공사가 재개된 것이다. 이번 행사는 탈원전 정책으로 황폐화된 우리나라 원전 산업의 생태계를 복원하는 본격적인 발걸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행사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이제는 정치로 인해 원전산업의 미래가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 기반을 확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탈원전 정책의 피해는 심각했다. 안정적 전력공급에 비상이 걸렸고 관련 업계 매출은 급감했다. 산업현장 인력 이탈과 원자력 관련 학과 지원자 감소 등 인재양성도 차질이 생겨 원전생태계가 다 무너지다시피 했다. 국내 원전산업의 국제 경쟁력도 탈원전에 따라 퇴색해갔다.그런 점에서 이번 신한울 원전 준공 및 착공을 원전생태계 복원과 K원전 수출 확대에 다시 박차를 가하는 ‘원전 르네상스’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원전생태계 복원은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의 전력 수요 폭증이나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 같은 기후 통상 장벽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원전 건설과 가동, 운영까지 일관된 체계를 확보한 국가는 전 세계에서 미국과 한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손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 9월 프랑스를 제치고 체코 정부와 합의한 24조원 규모의 원전 수출은 바로 그런 우리의 능력을 세계에 널리 알린 쾌거였다. 이런 경쟁력을 바탕으로 향후 원전생태계 확장 및 시장 확대에 민관이 모두 적극 나서야 한다.그럼에도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전히 원전생태계 복원에 부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가백년 대계인 에너지 정책이 다시는 정권 입맛에 따라 뒤집어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은 기존 원전을 안전하게 쓰기 위해 관련 법과 제도를 손질하고 있다. 우리도 이들처럼 원자력산업지원특별법 등 관련법을 서둘러 제정하고 중장기 원전 로드맵도 마련해 원전 르네상스를 뒷받침해야 한다.
2024.11.01 I 양승득 기자
"10월 물가상승률 1.4%…44개월 만에 최저치 전망"
  • "10월 물가상승률 1.4%…44개월 만에 최저치 전망"[물가폴]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1.4% 올랐을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유가와 농산물가격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누적된 고물가·고금리로 수요 측 물가압력도 낮아 4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물가상승률은 한국은행 목표(2.0%) 수준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지난 13일 서울시내의 한 주유소를 찾은 시민들이 차량에 주유를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44개월 만에 최저1일 이데일리가 ‘10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에 앞서 국내 증권사 10곳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비 1.4%(중간값)로 집계됐다. 지난달(1.6%)보다 0.2%포인트 떨어진 수준으로 전망대로라면 2021년 2월(1.4%) 이후 44개월 만에 최저점을 찍게 된다. 지난해 10월 물가상승률이 3.8%로 상대적으로 높았던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물가는 한 달 전보다 0.2%(중간값)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배추, 상추 등 일부 농산물가격이 올랐지만, 안정적인 국제유가와 환율 흐름으로 물가 압력이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10월엔 그 이전까지의 국제유가 및 환율 변동성을 봐야 한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9월 평균 배럴당 73.52달러로 전월(77.60달러)보다 5.3% 내렸다. 원·달러 환율은 8월 평균 1354.15원에서 9월 1334.82원으로 1.4% 하락했다.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9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비 1.0%를 기록하며 큰 폭 둔화했고, 국제유가와 환율이 모두 하락해 수입물가 상승률이 전년동월비 -3.3%로 하락했다”며 “최근의 원화 약세는 당장 10월 물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고, 유류세 인하 폭 조정도 11월부터 반영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역(逆)기저효과로 이번 소비자물가는 에너지가격 하락 기여도가 높을 것”이라며 “수입물가 하락으로 상품물가의 점진적 둔화 기조가 유효하고, 소비경기 위축으로 개인서비스업 물가 하락세도 이어져 상방 리스크가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래픽= 김일환 기자)◇내년 상반기까지 1% 후반대전문가들은 향후 물가상승률이 한은 목표에 근접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1%대 물가를 보이다 하반기부터 2% 초반대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위원은 “11월과 12월, 내년 1월, 2월 계속 1% 후반대가 나올 것”이라며 “유가가 비교적 안정권에 들어가는 등 물가가 올라갈 요인보다 떨어질 요인이 더 많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iM증권 전문위원도 “10월보다는 조금씩 물가가 올라가겠지만, 2%대 이하의 흐름은 계속해서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따라서 한은이 통화정책의 방점을 ‘물가안정’보다 ‘금융안정’이나 ‘성장’에 보다 주력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내년 물가상승률은 상반기 분기 평균 1.9%, 하반기엔 2%를 살짝 넘는 그림이 될 것”이라며 “내년 연간으로는 2.0%에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에 물가가 안정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는 한은이 물가 때문에 금리를 못 내리는 환경은 아니라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2024.11.01 I 하상렬 기자
  • "연준, 올해 25bp씩 두 차례 금리인하 확률 가장 높아"
  • [이데일리 이주영 기자]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올해 남은 두 번의 정례회의에서 각각 25bp씩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이날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9월 개인소비지출(PCE)는 전월비 0..2%, 전년 동월비 2.1%로 나란히 월가 전망치에 부합했다.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 2%에 꾸준히 도달하는 추세임을 증명해줬다.그런 가운데 같은날 미 노동부가 공개한 3분기 고용비용지수(ECI)는 전분기 대비 0.8% 증가하며 지난 2021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용연구소의 코리 스타힐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정책 입안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면서 동시에 임금 상승세가 낮아진 결과가 나온점에 만족할 것”이라고 평가했다.비농업고용지표 발표를 남겨둔 상황이지만 월가에서는 올해 남은 11월과 1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여전히 각각 25bp씩 금리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있다.실제 CME페드워치툴에 따르면 11월 25bp 금리인하 가능성은 95%가 넘는 수준을 유지 중이며, 12월에 추가 금리인하가 25bp폭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이날 70% 로 측정되었다.일각에서는 12월 금리인하 기대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랜드버그 베넷 프라이빗 자산운용의 마이클 랜드버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이 고용지표가 견조해지고 특히 대선 결과 이후에 인플레이션 재 반등 가능성을 우려하며 12월 금리인하를 중단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2024.11.01 I 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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