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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재 교체 나서는 中, 900조원대 내수 시장 열릴까
-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경기 진작을 위해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을 추진키로 한 중국 정부가 다양한 장비·소비재 교체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중앙 예산 지원과 세제 감면 등을 통해 기업이나 농촌, 소비자들이 기계·차·가전 등을 새로 사도록 독려함으로써 내수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전기차 브랜드 BYD 매장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14일 중국 국무원에 따르면 최근 ‘대규모 설비 갱신 및 소비재 대체 촉진 행동 계획’을 내놓고 5개 분야 20개 핵심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이구환신은 구형 소비재를 신제품으로 교체하는 중국의 대표 정책이다. 중국 국무원은 앞서 이달 1일 열린 상무회의에서 ‘대규모 설비 교체 및 소비재 이구환신 추진 방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행동 계획은 이구환신의 후속 조치다.중국은 지난 11일 폐막한 양회(전국인민대표회의+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도 이구환신을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양회 기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거시경제 정책을 담당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정산제 주임은 “설비 교체 수요가 계속 커지면서 연간 5조위안(약 916조원) 이상 거대 시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국무원은 이구환식 정책의 목표 달성 시기를 2027년으로 설정하며 이때까지 공업·농업·건설·교통·교육·문화관광·의료 등 영역의 설비 투자 규모를 2023년대비 25%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2027년은 시진핑 3기 정부의 마지막 해이기도 하다.목표 달성을 위해 건설·도시 인프라 설비 갱신, 교통·운수 설비, 노후 농기계 교체 지원 교육·문화·관광·의료 설비 개선과 함께 자동차·가전제품·가구 등 소비재 교체를 추진할 계획이다.장비 교체를 위한 예산도 투입된다. 중국 경제 매체 이차이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중앙 예산에 7000억위안(약 128조원)을 들여 투자 확대를 촉진할 계획이다. 이는 전년대비 200억위안(약 3조700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생산·서비스 장비의 업데이트와 기술 혁신이 포함됐다.재정이 투입되는 분야는 우선 적격 장비 업데이트·재활용 프로젝트, 소비재 보상 판매 지원, 에너지 절약·배출 감소 보조금을 통한 노후 자동차 교체, 현대 상업·무역 시스템 관련 기금의 소비재 교체 지원, 노후 차량·선박 교체 보조금, 도시 교통 개발 기금의 신에너지 버스·배터리 교체, 농기계 폐기 보조금 등이 있다.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샤오미 매장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자동차의 경우 중국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장이 셔우푸(계약금) 비율을 줄이고 신에너지 자동차 보험 가격 책정 매커니즘을 최적화해 자동차 보급률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자동차를 사려면 차량가 최소 20% 정도를 계약금으로 내야 하는데 낮춰 진입문턱을 낮추고, 보험료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현재 배출가스 규제 기준을 3급에 미치지 못하는 승용차가 1600만대 이상이고 여기서 15년 넘은 구형차가 700만대 이상에 달해 교체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또 올해 1월부터는 전기·전자제품 제조업체의 비용 절감을 위해 특별 기금을 편성하고 폐가전제품에 대한 처리 기금 징수를 중단했다. 폐가전제품 처리를 적극 독려하자는 취지 때문으로 보인다.이구환신을 위한 세제 지원 방안도 제시될 전망이다. 이차이는 “정부는 재정 보조금 지급 외에도 세금 지원 정책을 개선해야 함을 분명히 했다”며 “에너지 절약과 환경 보호, 안전한 생산을 위한 특수 장비의 세금 우대를 확대하고 디지털 지능형 장비도 우대 범위에 포함할 것”이라고 전했다.광동개발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뤄즈헝은 “재정 보조를 통해 기업과 소비자의 장비·제품 열정을 향상할 수 있지만 시장을 통해 결정되는 ‘시장 중심 + 정부 지도’의 정책”이라며 “중앙 정부가 장비 갱신을 지원하면서 지방 재정 압박을 줄이기 위해 더 많은 자금을 제공해야 한다”고 전했다.
- 애플, 주가하락 지나치다…상승 이끌 3가지 요인(영상)
-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세계 최대 IT 기업, 애플(AAPL)의 굴욕 시대다. AI(인공지능) 경쟁에서 밀리고,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 뺏기고, 이례적인 가격 할인에도 중국 시장에서 죽 쑤는 등 애플이 애플답지 않은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애플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흔들리는 가운데 월가에서 애플의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며 주가 상승을 이끌 촉매제가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전문매체 CNBC와 배런스 등에 따르면 에버코어ISI의 아미트 다리야니 애널리스트는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 ‘시장수익률 상회’와 목표주가 220달러를 유지하며 이같이 평가했다. 이날 애플 주가(종가 기준)가 173.23달러인 것을 고려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27%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올 들어 애플 주가는 10% 하락했는데 이는 시장수익률(S&P500) 8.5%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엔비디아 등 AI 모멘텀이 강한 기업에 투자자 관심이 집중된 데다, 중국 내 아이폰 수요 둔화, 반독점 규제 이슈 등이 맞물린 결과다. 특히 애플이 생성 AI에 대한 명확한 비전·계획을 제시하지 못한 게 뼈아픈 결과로 이어졌다. 아미트 다리야니는 애플 주가가 과매도 국면에 있다고 평가했다. 다양한 부정적인 요인들이 있었지만, 지금의 가치평가가 적정했는지는 의문이라는 것. 그는 애플의 AI 전략, 자본배분, 서비스 사업의 성장 잠재력 등을 상승 동력으로 꼽았다. 아미트 다리야니는 “애플이 아이폰은 물론 맥, 아이패드 등 기타장치에 더 많은 AI 기능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애플 장치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업데이트가 되면서 교체 주기의 가속화 및 판매단가(ASP)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가에서는 애플이 오는 6월 개발자 회의에서 AI 전력과 관련해 업데이트된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이어 “애플이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과거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고, 서비스 사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성을 고려할 때 시장에서 너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왐시 모한 애널리스트도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25달러를 유지하면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애플의 능력을 신뢰할 때라고 평가했다. 그는 “애플은 새로운 버전의 스마트폰을 출시하면 구형 모델의 가격을 인하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이는 새로운 고객 유입으로 이어지고, 이들은 결국 애플의 충성 고객화된다는 설명이다. 전략적 가격 정책이 애플의 핵심 성공 요소라는 것. 그는 또 “아이폰 판매 감소에도 제품 구성을 더 높은 가치(예: 프리미엄 폰)로 끌어올리면서 일부 상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월가에서 애플에 대해 투자의견을 제시한 애널리스트는 총 43명으로 이 중 25명(58%)이 매수(비중확대 및 시장수익률 상회 등 포함)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평균 목표주가는 199.86달러로 이날 종가보다 15% 높다. ◆네이버 기자구독을 하시면 흥미롭고 재미있는 미국 종목 이야기를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주식이든 국내 주식이든 변동엔 이유가 있습니다. 자연히 모든 투자에도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 이유를 찾아가는 길을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이데일리 유재희 기자가 서학 개미들의 길잡이가 되겠습니다. 매주 화~금 오전 8시 유튜브 라이브로 찾아가는 이유 누나의 ‘이유TV’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삼성·SK, 對中 반도체 수출통제 동참하라"…美 압박 가시화(종합)
- [이데일리 최영지 김응열 기자]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이 미국 행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앞둔 상황인 만큼 대(對)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정책 준수 차원에서 일부 노후 반도체 장비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반도체 공장 내부.(사진=삼성전자)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내 반도체기업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 대러 서방 제재를 고려해 노후 반도체 장비의 판매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와 관련한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았으나, 이들 기업에 정통한 소식통은 이들 기업이 중고 반도체 기계를 시장에 내놓는 대신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비 판매가 중국, 러시아로 흘러 들어갈 경우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와 러시아 제재 정책에 반할 수 있어서다.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와드와니 AI·첨단기술센터의 그레고리 앨런 소장은 “한국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장비가 중신궈지(SMIC)나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 미국 제재를 받는 중국 반도체 업체에 들어간다면 한미 관계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최근 미국 정부는 동맹국에도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를 강화하라고 압력을 넣는 등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다. 앞서 미국 정부가 네덜란드, 독일, 한국,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에 중국에 수출하는 반도체 기술을 더 엄격히 통제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6일 전한 바 있다.반도체업계에서는 미국 행정부의 반도체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임박했기에 미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반도체법상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는 반도체 노후 장비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기업이 인텔, TSMC와의 보조금 경쟁에서 밀리면 안 되는 첨예한 상황인 만큼 미국 정부에 아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지금 당장 노후 장비 판매를 중단한 것은 아니고 지난 2022년 장비 수출 제재안 발표 이후 일관된 방침을 갖고 있다”고 했다.FT도 미국 정부가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를 시행한 이후인 2022년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고 반도체 장비를 보관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한편 중고 장비를 판매하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한국 기업들의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업체들 외에 다른 한국 업체 중에서도 가전제품 및 자동차용 구형 반도체 생산에 노후 장비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국 업체들에도 판매를 하지 못하게 될 수 있는 탓이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 인텔, 마이크론도 레거시(범용) 장비는 중국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한국에 수출 제한을 강요하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