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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메타버스는?…네이버, 라인과 완전 결별 어려워
  • 웹툰·메타버스는?…네이버, 라인과 완전 결별 어려워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네이버가 소프트뱅크와 지분 매각을 협의 중인 가운데,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와 완전히 결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라인 야후의 대주주(64.5%)이자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합작한 A홀딩스의 지분을 줄인다 하더라도, 웹툰(라인망가)과 메타버스(네이버제트) 등에 소프트뱅크 측 지분이 포함돼 있어서다. 네이버가 목돈도 챙기지 못하고 일본에서 철수하기보다는 일부 지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웹툰과 메타버스에도 라인·소프트뱅크 지분 섞여1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웹툰 사업을 총괄하는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라인망가’ 운영사인 라인디지털프론티어의 지분 70%를 소유하고 있고,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주주는 네이버(71.2%)와 라인 야후(28.7%)다. 2013년 출범한 라인망가는 월간 활성 이용자(MAU) 1억 명과 누적 다운로드 2억 건을 돌파하여, 카카오픽코마에 이어 일본 2위 웹툰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라인망가’에 라인 야후의 지분이 크진 않지만, 라인 브랜드를 사용하고, 라인 페이와 연동돼 있다. 게다가 라인망가 앱은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웹툰 앱인 ‘웹툰(WEBTOON)’과 함께 K-콘텐츠 글로벌 진출의 핵심 기지라고 할 수 있다. 더핑크퐁컴퍼니는 지난해 9월 네이버 시리즈에서 웹툰 ‘문샤크’를 처음 선보인 뒤 지난 7일부터 라인망가를 통해 매주 화요일 1회씩 일본어로 정식 연재하고 있다. ‘문샤크’는 전세계 유튜브 조회수 1위 ‘핑크퐁 아기상어’의 세계관에서 출발한 스핀오프 웹툰 IP(지식재산권)다.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에도 소프트뱅크측 지분이 있다. 네이버 계열사 스노우가 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소프트뱅크비전펀드2도 15%의 지분이 있다. 네이버 라인과 소프트뱅크 야후 재팬 간의 경영 통합 이후, 2021년에 소프트뱅크 주도로 2200억원의 시리즈B를 유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합작사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비즈니스 관계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지분 매각 협상 사실을 알리면서 “네이버와 라인 야후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중요한 결정들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네이버 글로벌 매출, 절반은 일본 밖네이버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의 해외 매출은 약 1조 3525억원으로, 이중 절반 가량인 6779억원을 일본에서 기록했다. 네이버의 연간 매출 9조 6706억원 중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불과하나 매년 증가하고 있다.또한, 메신저 라인의 아시아 지역별 월 활성 이용자수(MAU)를 살펴보면, 일본 이외에도 태국(5500만명), 대만(2200만명), 인도네시아(600만명) 등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일본은 네이버 동남아 사업 전략의 기반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 은 “네이버와 라인은 일본 외에도 대만과 태국 등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어, 라인 야후와 사업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분 일부만 매각해 이 현금을 기반으로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추가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소버린 AI 향한 일본 정부 야심한편 일본 정부가 보안 강화를 이유로 라인과 네이버 사이의 시스템 분리를 요청하면서 동시에 소프트뱅크의 슈퍼컴퓨팅 인프라에 3700억원의 보조금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한 것은 자국 중심의 초거대 AI(거대언어모델·LLM)를 개발하려는 야심 때문으로 평가되고 있다.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은 SNS에 “방법의 옳고 그름은 논외로 하더라도, 이번 사태와 일본 정부의 보조금 지급을 함께 생각해보면 일본 자체 소버린 LLM 기술 산업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하여 글로벌 리딩 포지션을 확보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큰 그림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소버린 AI(Sovereign AI)란 한 국가가 자체 인프라, 데이터, 인력,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활용해 AI를 개발하는 역량을 말한다.
2024.05.12 I 김현아 기자
"3급 장애 뭐가 중해" 핀잔…직장인 60% 가족돌봄휴가 '그림의 떡'
  • "3급 장애 뭐가 중해" 핀잔…직장인 60% 가족돌봄휴가 '그림의 떡'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직장인 10명 중 6명은 가족이 아프더라도 ‘돌봄 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돌봄 휴직은 법적 근거가 있는 제도인 만큼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직장인(사진=게티이미지뱅크)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월 2일부터 13일까지 전국 만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9%가 가족돌봄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비정규직(70.5%), 5인 미만(72.1%), 월 급여 150만원 미만(73.9%)의 경우 가족돌봄휴가 사용이 어렵다는 응답이 70%를 넘겼다. 가족돌봄휴가와 가족돌봄휴직 제도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법적 권리다. 법에 따르면 가족돌봄휴가는 연 10일, 휴직은 1년에 90일을 사용할 수 있다. 사업주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휴가를 부여해야 하며, 위반 시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공공기관은 가족돌봄휴가 사용이 어렵다는 응답이 38.2%로 평균보다 낮았지만, 휴직을 신청한 직원에게 휴직 신청 100일이 지난 뒤에서야 ‘휴직 사용 불가’를 통보하고, 사용자가 막말을 했다는 상담이 접수되기도 했다.실제로 공공기관에 재직 중인 A씨는 지난해 7월 어머니의 장애로 가족돌봄휴직을 신청하며 가족현황서, 가족관계증명서, 장애증명서, 형제들의 재직증명서를 제출했지만 회사로부터 “납득할 만한 증거를 제시하라”는 요구를 받았다.A씨는 어떤 서류를 추가로 제출해야 할지 몰라 ‘필요한 서류 이름을 알려달라’고 했으나, 사측은 휴가신청일로부터 100일이 지난 시점에서야 A씨에게 ‘휴직이 정상적인 사업 운영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등의 이유를 들어 사용 불가를 통보했다. 민간 기업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내규에 관련 내용이 없어 가족돌봄휴가 제도를 아예 인지하지 못하거나, 휴직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사용자 또는 관리자로부터 압박과 폭언을 들어야 했다. “간병인을 쓰는 방법도 있다”, “3급 장애면 중하지 않다” 등의 이야기를 듣고, 휴직 전 마지막 근무일에 “쉬어서 좋겠다”며 비꼬는 경우도 있었다. 그럼에도 대다수 직장인들은 가족돌봄휴가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하면 처벌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다. 직장갑질119 김현근 노무사는 “가족돌봄휴직 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고, 심지어 현행법상 사용자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조차 없다. 그럼에도 이렇게 제도 활용이 어려운 현실은 사업주의 ‘일과 삶, 일과 가정의 균형’에 대한 태도가 단적으로 드러나는 지점”이라며 “돌봄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와 제도의 실효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2024.05.12 I 이유림 기자
'10주년' 마마무, '비글미' 벗고 '고혹 섹시' 입던 순간
  • '10주년' 마마무, '비글미' 벗고 '고혹 섹시' 입던 순간[김현식의 서랍 속 CD]
  • 마마무 ‘메모리’ 쇼케이스(사진=이데일리DB)마마무 ‘메모리’ 쇼케이스(사진=이데일리DB)[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가요계 현장 곳곳을 누비며 모아둔 음반들을 다시 꺼내 들어보면서 추억 여행을 떠나보려 합니다. <편집자 주>오늘 꺼내 들어본 서랍 속 CD는 그룹 마마무가 2016년 11월 발매한 미니앨범 ‘메모리’(MEMORY)입니다. 마마무가 앨범 발매 당시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언론 쇼케이스를 진행했을 때 받은 CD입니다.‘메모리’는 마마무가 음악과 콘셉트에 변화를 꾀하면서 내놓았던 앨범입니다. 마마무는 ‘Mr.애매모호’, ‘피아노 맨’(Piano Man), ‘음오아예’(Um Oh Ah Yeh), ‘넌 이즈(is) 뭔들’ 등 레트로 펑키 음악과 ‘비글미’(발랄하며 짓궂은 장난을 자주 치는 사람이 가진 아름다움)스러운 콘셉트를 앞세워 인기를 끌던 상황이었는데요. ‘메모리’를 내면서는 고혹적 섹시미에 방점을 둔 미디엄 록 장르 곡 ‘데칼코마니’(Decalcomanie)를 타이틀곡으로 택해 이목을 끌었습니다.언론 쇼케이스 당시 멤버들은 콘셉트 변화에 대해 “어색하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재기발랄하고 밝은 모습과는 또 다른 면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마마무만의 씩씩하고 건강한 섹시미’를 선보여 차별화를 주겠다”고도 강조했고요. 특히 멤버 솔라는 “바뀐 콘셉트가 마음에 든다. 좋은 곡과 콘셉트가 나왔다는 생각”이라면서 적극적으로 ‘데칼코마니’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습니다.‘너와나 같이 그린 I feel good / 오렌지 빛깔 그림 I feel good / 조금은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도 / 멈출 수가 없어 나 - ♪’ 마마무가 야심찬 포부를 품고 선보인 곡인 ‘데칼코마니’는 사랑하는 사람과 첫 키스를 나누는 느낌, 그리고 점차 서로 닮아가게 되는 과정을 ‘데칼코마니’에 비유해 표현한 곡입니다. 경쾌한 록 리듬에 화사, 휘인, 솔라의 3인 3색 풍성한 보컬, 문별의 쫄깃한 랩이 잘 어우러져 짜릿함 쾌감을 줍니다.마마무의 승부수는 통했습니다. ‘데칼코마니’는 발매 직후 국내 주요 음악플랫폼들의 인기 차트 1위를 강타했었고요. 활동이 끝난 이후에도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마마무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곡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지금도 ‘데칼코마니’는 국내 최대 음악플랫폼 멜론에서 마마무 곡 중 최다 스트리밍 수를 기록하며 인기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죠. ‘메모리’에는 ‘그리고 그리고 그려봐’, ‘뉴욕’(NEW YORK), ‘모데라토’(Moderato), ‘앤젤’(Angel), ‘댑 댑’(DAB DAB), ‘놓지 않을게’, ‘기대해도 좋은 날’까지 총 8곡이 수록돼 있는데요. 미니앨범임에도 신곡을 8곡이나 담은 정성과 노력이 돋보입니다. 수록곡 중 잔잔한 발라드곡인 ‘앤젤’과 일렉트로 스윙 힙합 곡인 ‘댑댑’은 각각 솔라, 휘인과 문별, 화사의 유닛곡입니다. 또 다른 수록곡 중에서 래퍼 해시스완의 개성 강한 랩이 더해진 힙합 R&B 장르 곡인 ‘모테라토’는 휘인의 자작곡이고요. 포크 R&B 곡인 ‘놓지 않을게’는 ‘팬 송’으로 제작한 곡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마마무는 어느덧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은 팀이 되었는데요. 멤버들은 개별 활동에 집중하면서도 여전히 마마무의 명맥을 잘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멤버 솔라는 최근 새 솔로 미니앨범 ‘컬러스’(COLOURS)를 발매하고 시원시원한 록 장르 타이틀곡 ‘벗 아이’(But I)로 각종 무대를 누비고 있고요. 문별, 휘인, 화사는 해외에서 솔로 투어를 이어가는 중입니다.
2024.05.12 I 김현식 기자
"큰 격차 시작은 한 끗 차이"…디테일 전략으로 도시여행 매력 높여야
  • "큰 격차 시작은 한 끗 차이"…디테일 전략으로 도시여행 매력 높여야 [MICE]
  • 누어 아마드 하미드 아태관광협회(PATA) 회장이 10일 코엑스에서 열린 ‘제3회 세계관광산업 콘퍼런스’에서 미식관광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이선우 기자)[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성공과 실패 여부는 작고 사소한 부분에서 갈린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누어 아마드 하미드(사진)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 회장은 10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3회 세계관광산업 콘퍼런스’에서 관광산업 활성화 전략의 ‘디테일’을 강조했다. 매력적인 관광지,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와 같은 국가와 도시의 관광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큰 그림에서만 찾지 말고 작고 세세한 부분에서 찾으라는 조언이다. 결코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은 세계적인 관광도시의 압도적 격차도 출발은 작고 사소한 ‘한 끗’ 차이에서 시작된 것이라는 얘기다. 하미드 회장은 “화려한 수식어만 가득한 뻔한 마케팅 경쟁에서 벗어나 여행의 핵심 가치에 디테일을 더해 차별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관광인포럼(회장 유진룡)이 ‘미식과 지속가능한 관광산업’을 주제로 연 행사에서 하미드 회장은 ‘미식’(Gstronomy)을 관광지의 차별성과 경쟁력을 높여줄 디테일 요소로 꼽았다. 그는 “여행을 하는 이유, 여행을 통해 얻고자 하는 가치는 그 지역의 고유한 문화(Culture)와 유산(Heritage), 환경(Environment) 그리고 평화(Peace)”라며 “음식은 이러한 이러한 여행의 기본 가치를 유지하면서 차별화 요소를 만들어 낼 유용한 도구이자 매개체”라고 말했다. 1988년 이후 한국을 여러 번 방문했다고 소개한 그는 ‘한식’을 최고의 미식관광 자원으로 꼽았다. 최근 프랑스 언론들이 주목한 한국의 체계적인 음식물 분리수거와 같은 쓰레기 처리 시스템은 지속가능성을 지닌 미식관광지로서 강력한 경쟁 요소로 평가했다.“음식 맛만 강조하는 전통적인 마케팅으로는 복잡 다양한 여행객의 입맛과 발길을 사로잡기 어려운 시대가 됐습니다. 무조건 맛있고 좋은 음식이라고 홍보하기 보다는 외국인 눈높이에 맞는 콘셉트와 마케팅 전략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명의 외국인으로서 자신이 느낀 한식에 대한 인상에 대해서도 들려줬다. 정갈하고 숙성된 맛의 김치에선 차분함(Calmness), 궁중떡볶이는 항상 새로운 것을 쫓는 혁신적(Progressive) 기질, 길거리 음식은 가족 근간의 공동체’(Community) 문화, 다양한 메뉴로 가득한 한상차림에선 다양성(Diversity)과 같은 한국 국민, 사회의 특성을 엿볼 수 있었다는 것. 그는 이어 “외부인의 입장과 시각에서 느끼는 한식에 대한 이미지와 인상을 스토리 개발과 마케팅 콘셉트 설정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기에 접어든 세계 관광시장은 여전히 불안 요소가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해외 여행 수요의 폭발적 증가로 시장회복 속도계가 올라가고 있지만, 아직 안정기나 성장기 진입을 장담하기엔 불확실성이 크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하미드 회장은 “장기 경기침체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러시아·우크라이나, 하마스·이스라엘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이슈가 관광시장의 회복과 성장을 저해하는 잠재적 불안 요소”라며 “아태 지역이 인바운드 수요를 받아들이는 수요처에서 전 세계로 관광객을 공급하는 아웃바운드 공급처로 바뀐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2024.05.12 I 이선우 기자
세 번 만난 남자의 음담패설 카톡, 성범죄 아닌가요
  • 세 번 만난 남자의 음담패설 카톡, 성범죄 아닌가요[양친소]
  •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배선우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4년 가사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출연제 나이 서른여덟, 몇 번 사귀던 남자는 있었지만 결혼까지는 인연이 되질 않았어요. 이제 결혼을 하고 싶단 생각에 소개팅도 하고 결혼정보회사도 가입해서 남성들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알게 된 남자가 있습니다. 나이는 저보다 한 살 많았고, 번듯한 직장에 외모도 나쁘지 않았어요. 무엇보다 처음부터 제게 호감을 표시하면서 적극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저도 ‘마음을 열어보자’, ‘만나보자’고 생각하고 두 번째 만남도 가졌습니다. 그날은 밥 먹고 영화보고 남들과 비슷한 평범한 데이트를 했습니다. 그런데 세 번째 만남이 문제였습니다. 그날 둘이 술을 많이 마셨는데요. 술에 취해 가벼운 스킨십이 있었습니다. 손을 잡고 볼 뽀뽀 정도였어요. 술에 취해 저도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그 후, 이 남자의 카톡 내용이 가관이었어요. ‘만나고 싶다’며 음담패설을 늘어놓았습니다. 여기까지는 성인남녀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이해하려 했지만,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요구까지 했습니다. 제게 신체 특정부위를 찍은 사진을 보내달라고 집요하게 요구하는 겁니다. 제가 완강히 거절했더니 갑자기 본인의 은밀한 신체부위 사진을 카톡으로 보내는 겁니다. 사진을 보고 너무 깜짝 놀라, 전화해 “이게 무슨 일이냐”고 따졌더니 기막히게도 “좋으면서 왜 그러냐”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겁니다. 그 남자의 연락처며 카톡을 차단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성희롱을 넘어 범죄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 남자의 행동, 성범죄 아닌가요? -사연 속 남성의 부적절한 메신저 내용은 법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남성의 언행은 ‘성희롱’에 해당합니다. 성희롱이란 성에 관계된 말과 행동으로 상대방에게 불쾌감·굴욕감 등을 주거나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등의 피해를 입히는 행위를 말합니다.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춰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사연 속 남성의 경우 음담패설을 늘어놓고,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 및 혐오감을 주기에 충분한 경우이므로 성희롱에 해당합니다.-음담패설과 성적대화를 일대일 메신저로 했는데도 문제가 되나요? △사연 속 남성과 같이 카톡 등 일대일 메시지로 음담패설을 하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개인 대 개인의 메시지라고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존재하므로 충분히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에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남성의 행위는 형법적으로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에 해당하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 위반입니다. 신체 특정부위의 사진을 보낸 행위 역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 위반으로 함께 처벌됩니다.-사연자가 이 문제를 법적으로 문제 삼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형사 고소를 통해 성폭법상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처벌받게 할 수 있습니다. 형법상 처벌뿐 아니라 민사소송도 진행 가능한데요, 사연 속 남성의 행동은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해, 민법 제750조에 의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합니다. 판례 중 동료의 집 침대가 있는 방에서 “여기서 나랑 같이 자자”, “너는 매력 있다”는 말을 한 사례가 있었는데요. 해당 발언은 남녀 간 육체적 관계를 암시하는 성적 언동으로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기 충분하므로 성희롱에 해당하며, 위자료를 배상하라고 판시한 사례가 있습니다.-만약 사연 속 남성이 단체 대화방에서 음담패설과 신체 일부 사진을 전송했다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요? △위와 같은 행동을 단체 대화방에서 했다면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성립합니다. 또한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죄,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서 모욕죄로 처벌될 수도 있습니다. -단톡방 안에서 다른 사람이 올린 성적대화의 글을 모른 척하거나 음란한 글에 동조하는 행위는 어떤가요? △다른 사람이 올린 글을 단지 제지하지 않고 지켜본다고 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단체 카톡방에서 음란한 카톡 글에 동조하는 경우, 그 동조 정도에 따라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도 있는데요. 예를 들면 단순 동조 수준이 아니라 동조하며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을 한 경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동조하는 내용에 피해자의 명예, 감정을 훼손하는 구체적 표현이 포함됐을 경우, 형법상 모욕죄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TV양소영’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2024.05.11 I 최훈길 기자
삼강행실도에 담긴 세종대왕의 애민정신
  • 삼강행실도에 담긴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알면 쉬운 문화재]
  • 우리 ‘문화재’에는 민족의 역사와 뿌리가 담겨있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도 있듯이 수천, 수백년을 이어져 내려온 문화재는 우리 후손들이 잘 가꾸고 보존해 나가야 할 소중한 유산이죠. 문화재는 어렵고 고루한 것이 아닙니다. 문화재에 얽힌 재밌는 이야기, 쉽고 친근하게 배울 수 있는 문화재 이야기를 전합니다.<편집자주>[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오는 5월 15일은 세종대왕 탄신 627돌입니다. 세종대왕은 조선 제4대 국왕으로 1418년에 즉위했고, 1450년 승하했어요. 모두 알다시피 한글 창제를 비롯해 농업, 군사, 과학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업적을 이룬 우리 겨레의 스승이죠. 훈민정음의 우수성은 유네스코가 1989년에 세종대왕상을 제정하고, 1997년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어요. 세종대왕은 한글 창제 이전에 글을 모르는 백성들까지도 윤리와 도덕의 세계로 이끌기 위해 ‘삼강행실도’ 편찬을 지시했어요.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이 담겨있는 ‘삼강행실도’는 무엇일까요.삼강행실도(사진=문화재청).‘삼강행실도’는 충·효·열의 ‘삼강’(三綱)을 실천한 사례를 담은 책이에요. 마땅히 지켜야 할 윤리를 정리한 조선시대판 ‘도덕 교과서’인 셈이죠. ‘군위신강’(君爲臣綱·임금은 신하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부위자강’(父爲子綱·아버지는 자식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부위부강’(夫爲婦綱·남편은 아내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등 삼강을 실천한 사례를 모았어요. 우리나라와 중국서적에서 충신, 효자, 열녀 100여 명의 사례를 모아 수록했죠. ‘삼강행실효자도’와 ‘삼강행실충신도’ ‘삼강행실열녀도’ 등 3부작으로 이뤄져 있어요. 효자도에는 ‘순임금의 큰 효성’을 비롯해 역대 효자 110명을 담았죠. 충신도에는 ‘용봉이 간하다 죽다’ 외 112명의 충신을, 열녀도에서는 ‘아황·여영이 상강에서 죽다’ 외 94명의 열녀를 소개했습니다.세종이 ‘삼강행실도’를 만들게 된 배경에는 존속살인이 있었어요. 세종 10년, 진주에 사는 김화라는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어요. 유교사회를 지향하는 조선으로서는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었죠. ‘세종실록’에 “깜짝 놀라 낯빛이 변하였다”고 기록돼 있을만큼 세종이 받은 충격은 컸어요. 세종은 엄벌만이 능사가 아니라 아름다운 효풍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서적을 만들어서 백성들이 항상 가까이에서 읽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삼강행실도를 간행하기에 이르렀죠.‘삼강행실도’는 다른 교화서와는 다르게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이 특징이에요. 글(한문)을 모르는 백성을 위한 세종의 배려였죠. 삼강행실도를 간행(1434년)한 9년 뒤에는 한글을 창제(1443년)했어요. 이후 삼강행실도를 한글로 번역하려 했지만, 세종 대에는 이뤄지지 못했어요. 그러다 세종 사후 1490년 성종 때 마침내 삼강행실도 언해본이 출간됐어요. 삼강행실도의 내용을 줄여 상단에 한글로 우리말 번역을 붙인 책으로 효자, 충신, 열녀 각 35명을 그림과 한자, 그리고 한글로 소개하고 있습니다.삼강행실도 언해본(사진=국립한글박물관).
2024.05.11 I 이윤정 기자
‘독고’ 후속작이 왔다…‘폭력의 대가’
  • [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독고’ 후속작이 왔다…‘폭력의 대가’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카카오페이지 ‘폭력의 대가’카카오페이지의 밀리언셀러 ‘통’, ‘독고’ 시리즈를 집필한 민 작가의 ‘민버스’가 새로운 웹툰으로 돌아왔다. 지난 4일 연재를 시작한 ‘폭력의 대가’다. 민 작가는 ‘통’, ‘독고’ 등으로 국내 웹툰계에서 복수물로 이름을 떨친 작가다. 특유의 서늘함과 전투의 호쾌함, 독자들의 감정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연출 등 액션과 복수물에선 단연 최고로 불린다. 민 작가는 ‘통’ 등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관을 만들었다. 그것이 민버스다. 이번에 론칭한 ‘폭력의 대가’도 과거 작품들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게 된다. 아직은 초반부여서 이어지는 세계관을 볼 순 없지만 민 작가는 추후 ‘통’의 주인공 이정우, ‘독고’의 강혁 등이 나올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어 관심이 쏠린다. 이정우와 강혁도 해당 작품들에세 세계관 최고의 힘을 보여주는 주인공들이어서 독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이번 작품은 검도 챔프인 예시호가 주인공이다. 홀어머니를 도와 국밥집 장사를 하겠다고 결심한 날,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던 여동생의 자살 소식이 전해진다. 장례를 치르면서 타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시호는 자신만의 감각을 살려 적진으로 향하게 된다. 시호는 검도 챔프 출신 답게 연장을 들고 동생을 살해한 조직과 한판 승부를 하게 된다.‘폭력의 대가’는 민 작가가 처음으로 변장욱 그림 작가와 호흡을 맞췄다. 작화체는 기존 작품과 달라졌지만 특유의 연출 속도의 분위기는 여전하다. 액션물의 속도감을 살려주는 컷 연출로 순식간에 홀리듯 웹툰을 보게 된다. 그러면서도 회차당 분량도 상당하다. 보통은 세로로 연출신을 많이 잡을 경우 작가 입장에선 분량 부담이 상당해지는데 ‘폭력의 대가’는 그럼에도 독자들에게 만족스러울만한 분량을 보여준다.스토리는 초반부이긴 하지만 전작들과 비슷하다. 가족의 누군가가 다치거나 살해되고 이를 뒤쫓는 주인공의 모습, 이 과정엔 뒷골목 세계가 연결돼 있다는 점 등이 유사하다. 주인공이 감정 동요가 많지 않은 성격이란 점도 같다. 매우 침착하고 싸움 실력이 월등한 ‘먼치킨’스러운 캐릭터를 보여준다. 민 작가의 작품들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다 이런 점들이 독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요소이기도 하다. 물론 일각에선 비슷한 플롯이 식상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원초적으로 남성 독자들의 마음을 자극하는 스토리와 캐릭터는 민 작가만의 강점이다. 향후 이정후와 강혁 등 타 작품들의 주인공과 어떤 식으로 엮이게 될지, 또한 세계관을 어떻게 풀어낼 지에 대해 관심이 매우 쏠린다. 액션 복수물이란 장르에서 민 작가가 만들어가는 지식재산(IP)가 성공적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2024.05.11 I 김정유 기자
불교 중흥 의지 담은 '무안 목우암 삼존상' 보물 된다
  • 불교 중흥 의지 담은 '무안 목우암 삼존상' 보물 된다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17세기 전반에 제작된 조선시대 불상과 불화 등이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불상 ‘무안 목우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등 총 6건을 보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10일 예고했다.무안 목우암 불상은 아미타여래·관음보살·대세지보살로 구성돼 있다. 본존불(本尊佛·으뜸가는 부처라는 뜻으로 석가모니불을 이름) 바닥에 있는 기록을 볼 때 광해군(재위 1608∼1623) 대인 1614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삼존상은 본존불의 규모가 186㎝에 이르는 대형 불상이다. 왜란 이후 불교를 중흥하려는 의미를 담아 각심, 응원 등의 승려가 참여해 만든 것으로 파악된다. 17세기 전반기에 제작된 불상 중 아미타여래삼존상으로는 보기 드문 예로 조각승 유파가 완전히 형성되기 전 조각승들의 활동을 알 수 있는 유물이다.무안 목우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사진=문화재청).경북 영덕 장륙사의 ‘영산회상도’와 ‘지장시왕도’도 보물이 된다. 영산회상도는 석가모니가 제자에게 설법하는 모습을 담은 불화다. 지장시왕도는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망자를 심판하는 10명의 왕을 묘사한 불화를 뜻한다. 그림 제작 동기, 시기, 봉안처 등을 기록한 화기에 따르면 두 불화는 1764년 제작됐으며 두훈(枓訓)을 비롯한 여러 승려 화가(화승)가 참여했다. 영산회상도는 두훈이 화승 가운데 우두머리인 수화승으로 불화 제작을 이끌었고, 지장시왕도는 전수(典秀)가 유일하게 수화승으로 참여한 작품으로 의미가 있다. 함께 지정 예고된 ‘도은선생집’은 전남대학교 도서관이 소장한 자료다. 고려 말 학자인 도은 이숭인(1347∼1392)의 글을 엮은 시문집이다. 앞서 보물로 지정된 다른 ‘도은선생집’과 달리 권근(1352∼1409), 정도전(1342∼1398) 등이 쓴 서문과 이색(1328∼1396) 등이 참여한 발문을 온전히 전한다. 발문은 작품의 전반적인 내용과 제작 경위 등을 담은 글을 일컫는다. 관에서 펴낸 역사서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국보 ‘합천 해인사 대장경판’의 이운(자리를 옮김) 시기 등을 밝힐 수 있는 원천 정보도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이외에도 고려시대에 몽골 침략으로 불타버린 초조대장경을 인출한 자료이자 현재까지 발견된 유일본인 ‘초조본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59’, ‘재조본 보운경·불설아유월치차경 합부’ 등도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 지정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영덕 장륙사 영산회상도(사진=문화재청).
2024.05.10 I 이윤정 기자
최초의 음식 공모전 당선작, 통조림의 역사
  • 최초의 음식 공모전 당선작, 통조림의 역사[이우석의 식사]
  • 앤디워홀의 통조림 작품[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장] 요즘 TV나 인터넷을 보면 각종 방송매체에서 오디션 경쟁 프로그램이 인기다. 새로운 창업이나 아이디어 경연 대회 역시 붐을 이룬다. 아직 묻혀 있어 빛을 보지 못한 보석을 발굴해 낸다는 것은 해당자나 사회적으로나 모두에게 퍽 이로운 일이다.우리가 매일 같이 먹는 음식 중에서도 이러한 공모를 통해 탄생한 것이 있다. 그것도 무려 220년 전의 일이다. 바로 통조림이다. 통조림은 처음에 유리병에다 음식을 담은 병조림으로 출발했다. 병조림이 프랑스 나폴레옹 시대에 처음 나왔다. 당당히 공모전을 거쳐 수상한 발명품이다. 1804년 프랑스군 당국이 전투식량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모했는데 제과업자 니콜라 아페르의 ‘병조림’이 당선돼 무려 1만2000프랑이란 거금을 받아 갔다.각종 통조림 이미지스팸 클래식 이미지◇탁월한 보존성과 운반, 취식 편의성에 전시에 유용앞서 왜 공모전이 열렸는지 잠깐 언급했듯이 전쟁에 쓰기 위해서다. 전투식량의 원형이다. 그도 그럴 것이 보존성과 운반, 취식 편의성이 탁월한 통조림은 전시에 아주 유용하다. 거액의 상금을 내줬지만 당장 실효는 없었다고 한다. 병조림은 운송 중 무겁고 잘 깨지는 단점이 있었다. 게다가 당시 유리 제조 기술 수준이 낮아 제조원가도 높았다. 6년 후인 1810년 영국인 피터 듀란드는 아페르의 원리를 응용해 유리병 대신 양철통에 담는 현재의 통조림과 유사한 방식을 개발했다.일상에서 아주 빈번히 접할 수 있는 통조림은 식품을 멸균한 다음 금속통에 넣고 산소를 차단한 가공식품을 의미한다. 최초 발명됐을 당시 주석통에 담았던 까닭에 영어로 캔(can)이나 틴(tin)이라 부른다. 일본은 ‘간즈메’라 부르는데 이는 ‘캔(缶)에 담았다’는 말이다. 한자인 ‘장군 부(缶)’는 ‘두레박 관’으로도 읽힌다. 일제강점기를 겪었던 어르신들이 간쓰메, 또는 간주메라 부르는 것은 여기서 나왔다. 우리말 ‘통조림’은 이를 순화시켜 나왔는데 20세기 초부터 쓰였다.어쨌든 통조림 덕택에 인류는 이때부터 음식을 원형 그대로 장기간 보존할 수 있었다. 사실 인류는 늘 겨울이 오면 식량을 비축했다. 그러다 보니 성질이 변해 새로운 맛이 생겨났다. 배추와 김치의 맛이 다르고 생 살코기와 햄(또는 육포)의 풍미는 완전히 다르다. 인류의 음식 저장 역사는 조리의 역사가 됐다. 말리거나 절이거나 모두 맛이 변화한다.그나마 저장식품 중에서 가장 맛이 변하지 않는 것은 통조림이다. 맛과 영양이 오래가고 운반과 조리가 간편해 비상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게다가 대량생산으로 저렴해지기도 했다. 요즘도 자취생과 장기 여행객에게 딱 맞는 음식이 바로 통조림이다.태생부터 전투식량이었던 통조림은 이후 2번의 세계대전을 겪으며 눈부신 성장을 한다. 미국이 통조림 강국으로 부상한 것도 이 두 번의 전쟁 덕(?)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 그 유명한 스팸이 활약했다. 스팸은 최초의 통조림이 발명된 지 100년도 훨씬 지나 만들어졌지만 지금도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통조림으로 그 위상을 공고히 지키고 있다. 미국 호멜 식품의 제품으로 프레스햄 통조림에 속하는 스팸은 ‘양념 햄’을 의미하는데 돼지고기 어깨 살 햄을 줄인 의미도 있다.스팸 회사 2대 사장 제이 호멜은 1차대전 당시 미 육군 병참장교로 프랑스에서 복무했다. 병참을 지원했던 경험을 살려 육류 캔 전투식량 개발에 착수했다. 뼈를 제거한 돼지의 양어깨 살을 갈아 조미료를 넣은 다음 분홍색을 내는 아질산나트륨을 첨가한 통조림으로 만들었다.1937년 처음 출시된 스팸은 시작부터 굉장한 인기를 끌었다. 불티나게 팔렸는데 여기다 전쟁이 기름을 끼얹었다. 2차대전 중 군납에 참여하게 됐고 스팸은 전쟁 기간 무려 1억 개를 팔아치웠다.◇한국전쟁 이후 한국 식탁을 점령한 통조림스팸은 한국에서 인기가 높다. 세계에서 판매량이 2위(1위는 미국)다. 그 위상도 상당하다. 명절 선물용 세트가 날개 돋친 듯 팔린다. 받는 이의 입장에선 요모조모 쓸 곳이 많고 오래 둬도 되니 환영하는 아이템이다. 한식 식재료로도 진입했다. 부대찌개, 섞어찌개 등에 빠지면 안 될 정도다.캠벨 수프 통조림도 명성에선 스팸에 밀리지 않는다. 세계적 대중미술가 앤디 워홀(1928∼1987)이 캠벨 수프 통조림을 실크스크린 판화 연작으로 그려 인기를 얻었다.(실제로도 그는 이 통조림을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이 역시 미국 회사가 만든 제품이다. 120년 전인 20세기 초반에 출시해 단숨에 시장을 휘어잡았다. 그럭저럭 맛있는 내용물에 저렴한 가격이 인기 요인이었다. 게다가 음식을 저장해놓고 사는 미국인의 습관도 맞아떨어졌다. 캠벨사는 요즘 다양한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그중 토마토와 치킨누들 시리즈가 가장 유명하다. 국내에선 코스트코 푸드 코너에서 판매하던 뉴잉글랜드 클램 차우더 수프 제품도 인기가 높다. 개당 1∼2달러 정도로 미국에선 연간 100만 개씩 팔리는 서민 음식으로 성공했지만, 정작 워홀의 그림은 한 점당 몇억 원이 훌쩍 넘어간다.한국전쟁을 겪는 바람에 우리나라도 통조림이 일찌감치 일상생활 깊숙이 침투해 있는 상태다. 1980년대 후반 꽁치와 고등어 캔 위주에서 참치캔으로의 이동은 있었지만 여전히 이들 생선 통조림은 잘 팔려나간다. 꽁김치찌개니 참치찌개니 하 하는 것들은 죄다 해당 생선이 아니라 통조림으로 만든다. 1980년대까지 통조림이 대한민국 상류사회의 식단이던 시절을 겪었으니 고급 식품의 이미지는 현재까지도 남아 있다.앞서 언급한대로 당연히 선물 세트로 주고받는 데 스스럼없다. 황도, 백도와 깐 포도 등 과일 통조림도 인기를 끌었다. 번데기나 골뱅이처럼 낯선 재료도 통조림으로 널리 유통됐다. 현재 술집에서 판매하는 번데기탕이나 골뱅이무침은 대부분 통조림을 이용한다.1990년대 해외여행 붐을 타고 깻잎과 김치, 장조림, 연근조림 통조림 등 각종 반찬 통조림이 나와 여행자의 불편을 해소했다. 몇몇 동식물 재료를 제외하고 통조림은 각국에서 인정하는 검역 제외 품목에 든다. 멸균 식품인 까닭이다. 요즘은 가짓수가 더욱 많아졌다. 레스토랑에서나 맛보던 웬만한 메뉴가 모두 깡통 안으로 숨어들었다. 스튜, 수프 등 국물 요리는 물론, 스테이크와 식재료 자체까지 통조림이 됐다. 캔을 따면 신선 채소까지 맛볼 수 있다. 배나 섬, 등대 등 외진 곳은 물론 우주에도 간다. 소비자의 취향과 생활방식에 맞게 가정에서 조리와 반조리 제품을 집에서 즉석 섭취하는 트렌드가 생겨났다. 따지고 보면 역사상 ‘가장 성공한 음식 공모전’이었다.◇통조림 맛집▶ 스팸구이=성원식품. LA갈비를 잘하는 을지로 성원식품. 보는 앞에서 스팸 작은 통 하나를 까서 큼직하게 썰어내고, 전을 부치듯 달걀옷을 입혀 구워준다. 스팸 제조사인 호멜사에서 박수 칠 일이다. 지져낸 면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또 짭조름하니 맥주 안주로 좋다. 갈비와 함께 곁들일 반찬으로도 좋다. 서울 중구 을지로20길 36.▶골뱅이무침=대성골뱅이. 일명 주당들에게 ‘무교동 골뱅이’로 소문난 집이다. 골뱅이 통조림을 따서 얇게 채 썬 대파와 고춧가루에 무쳐준다. 쫄깃하고 탱글탱글한 골뱅이가 아삭한 채소, 삶은 달걀 등과 잘도 어울린다. 옛날에 서울에도 있던 가맥(가게 맥주) 방식이다. 스팸도 있으니 통조림이 없으면 유지가 될까 궁금한 집이다. 서울 중구 을지로1길 47.▶묵은지꽁치조림 = 시골아낙. 내륙이라 그런지 생물이 아닌 통조림 생선을 다루는 법에 능숙한 듯하다. 궁남지 앞 맛집으로 소문난 이 집은 묵은지에 꽁치통조림을 넣고 지져낸 조림이 맛있다. 짜릿할 정도로 매콤하고도 구수하고 감칠맛이 난다. 상추쌈에 마늘과 함께 꽁치 살 토막을 싸 먹으면 가시 걱정 없이 잘 넘어간다. 통조림이 아니라 생물이라면 불가능할 일이다. 충남 부여군 부여읍 궁남로 39.
2024.05.10 I 강경록 기자
네이버-소뱅, 지분매각 협상 돌입…"日사업권만 넘길 가능성"
  • 네이버-소뱅, 지분매각 협상 돌입…"日사업권만 넘길 가능성"
  • [이데일리 한광범 임유경 강신우 기자] 일본을 발판으로 글로벌 플랫폼을 만들어보겠다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꿈은 결국 물거품이 되는 것일까. 일본 총무성을 등에 업은 소프트뱅크와 라인야후의 ‘탈(脫) 네이버’ 움직임이 결국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8일 라인야후가 네이버에 지분 매각을 요청하고 기술적인 관계도 단절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소프트뱅크는 네이버와 지분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 투자책임자(GIO)가 2013년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라인 가입자 3억명 돌파 기념식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일본의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은 ‘라인’은 네이버가 13년간 기술력을 투입해 키워낸 첫번째 글로벌 성공사례다. 라인은 일본을 발판으로 태국과 대만,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본 내 라인야후의 탈 네이버 압박이 거세지자 이해진 창업자는 주변인들에게 “2019년 소프트뱅크 야후재팬과의 합병이 잘못된 선택이었던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소프트뱅크 “네이버와 지분 협상 중…이사회 이미 우리가 통제”소프트뱅크는 9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네이버와 지분 협상 중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다만 아직까지 합의가 이뤄지지는 않았으며, 일본 총무성의 행정조치 답변 기한인 7월1일까지 협상을 마무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상황이 정리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그러면서도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는 이미 라인야후의 경영에 있어 소프트뱅크의 입김이 더 세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야카와 CEO는 “(대주주이자 네이버와 50대 50의 지분율을 갖고 있는)A홀딩스 이사회 비율은 소프트뱅크가 더 높다”며 “이미 우리가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라인야후가 네이버와 업무위탁 관계를 순차 종료하기로 전날 발표했고, 이에 따라 보안 거버넌스와 사업전략 관점에서 자본 재검토를 협의 중”이라고 다시 한번 언급했다.◇“日정부 압박 속 지분 매각은 불가피”라인은 네이버가 지난 2011년 6월 일본에서 출시한 메신저로 월간 이용자 수 9600만명에 달한다. 특히 일본 현지에서 행정 서비스에 적극 활용되고 있는데, 2021년을 기준으로 일본 중앙행정기관 18곳과 지방자치단체 65%가 업무에 활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 개인정보를 비롯한 각종 정보들이 유통되는 만큼 총무성이 지난해 말 51만여건의 개인정보 유출에 민감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현 시점에서 네이버의 지분 매각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행정지도가 일본 정부의 초월적 행정조치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일본에선 기업들이 이에 불복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설령 네이버가 지분 매각에 응하지 않는다해도 일본 정부는 법적 효력을 갖는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다. 네이버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낸다해도 관료사회인 일본에서 기업이나 개인이 국가를 상대로 하는 행정소송 자체가 희박할 뿐 아니라 승소율도 매우 낮다는 것이 법조계의 설명이다.(그래픽=이미나 기자)일본 근무 경험이 있는 한 전직 관료는 “소프트뱅크는 물론 라인야후까지 강도 높게 네이버를 압박하는 배경에는 관료사회인 일본에서 갖는 행정지도의 위상이 그만큼 막강하기 때문”이라며 “네이버가 행정지도를 따르지 않는다면 일본 정부 차원의 보이지 않는 보복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네이버는 대외적으로 “중장기적 사업전략에 맞춰 대응하겠다”고만 밝힐 뿐 언급을 일절 자제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라인을 설계하고 키워낸 주역인 이해진 창업자가 아직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네이버, 일본사업만 지배권 넘길 가능성 높아IT업계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시나리오 가운데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것은 네이버가 라인의 일본 사업에 한해서만 지배권을 넘기는 방안이다. 네이버가 지분 재조정을 통해 소프트뱅크에 라인의 일본 사업의 지배권을 넘기는 대신 동남아시아 국가의 라인 사업을 가져오는 그림이다. 현재 라인의 일본 사업을 제외한 한국·대만·태국 등의 글로벌 사업이 계열사인 라인플러스를 통해 이뤄지고 있어 지분 조정이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이는 일본 시장에서 라인의 낮은 성장 속도를 감안할 때 네이버에게도 나쁜 선택지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A홀딩스를 통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지배를 받고 있는 라인야후는 직간접적으로 △라인(메신저) △야후재팬(포털) △페이페이(핀테크) △ZOZO(커머스) 등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라인야후는 2023년 회계년도(2023년 4월~2024년 3월)에 전년대비 8.5% 증가한 1조8146억엔(약 16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3.9%가 줄어든 2082억엔을 기록하며 뒷걸음질쳤다. 라인은 일본의 국민 모바일 메신저로 성공했지만 디지털화가 더딘 일본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게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그래픽=김일환 기자)정부는 네이버와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류제명 네트워크실장은 “네이버가 판단했을 때 가장 좋은 조건으로 협상을 마무리짓도록 하는 관점에서 정부가 해야할 일은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네이버가 도움을 요청할 경우 통상 차원의 지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그러나 정부가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네이버라는 한 개의 기업이 일본 정부에 대응하기는 어렵다. 네이버의 입장을 이미 들은 우리 정부가 나서 외교적 노력을 해야 한다”며 “우리 정부가 플랫폼 산업 정책 차원에서 대응 방향을 정하고 일본 정부와 적극적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4.05.09 I 한광범 기자
與원내대표에 '경제통' 추경호…"유능한 민생·정책정당 되겠다"
  • 與원내대표에 '경제통' 추경호…"유능한 민생·정책정당 되겠다"
  • [이데일리 경계영 이도영 기자] 22대 국회 첫해를 이끌 여당 원내 사령탑에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3선·대구 달성)이 선출됐다. 4·10 총선 참패 이후 당 쇄신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정통 관료 출신이자 경제정책통으로 꼽히는 추 신임 원내대표에게 표심이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추 원내대표는 “유능한 민생 정당, 정책 정당이 돼 국민의 공감과 신뢰를 얻는, 그래서 힘 있는 정당이 되고 이를 통해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자”고 강조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4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총회에서 당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경제부총리 전문성에 압도적 표차로 선출추경호 의원은 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선인 총회에서 재적 108명 가운데 70명의 지지를 얻어 원내대표로 뽑혔다. 이종배(4선·충북 충주)·송석준(3선·경기 이천) 국민의힘 의원은 각각 21표, 11표를 얻는 데 그치며 추 의원이 압도적 표차로 결선 없이 1차 투표에서 승패가 결정됐다. 원내대표 임기는 1년이다.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한 추 신임 원내대표는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거시경제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은 물론 재정경제원, 금융위원회, 주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등을 거치며 금융정책과 국제경제에도 정통하다고 평가받는다. 합리적이면서도 치밀하며 현장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업무 스타일로 2022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컨트롤타워 격인 기획조정분과 간사로서 국정과제 조율 역할을 해냈으며 그 역량을 인정받아 윤석열 정부 첫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이같은 그의 면모가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영남권 한 재선 의원은 “아직 22대 국회 개원 전이다 보니 직전 경제부총리를 지내 잘 알려진 추 의원이 유리했을 것”이라고 봤다. 당선인 과반 59명에 달하는 영남권과 44명에 이르는 초선 당선인에서 표 상당수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선출로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대구·경북)는 주호영(6선·대구 수성갑)·윤재옥(4선·대구 달서을) 의원에 이어 추 의원까지 세 번 연속 원내 사령탑을 배출했다. 다만 추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굉장히 어렵고 힘든 길”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TK에서, 영남에서 ‘독배’라도 마셔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추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108명이 똘똘 뭉쳐야 한다. 단일대오가 흐트러지면 우린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뭉치면 192석에 당당히 맞설 수 있다”며 “우리 의정활동이 전장에서 살아남지 못한 동지의 생환을 만들어야 하고, 국가의 미래 명운을 바로잡고 지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져있다”고 말했다. 추경호(가운데) 신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총회에서 당선 확정 후 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재옥 전 원내대표, 이종배 후보, 추 신임 원내대표, 송석준 후보,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채해병 특검법부터 원 구성 협상까지…난제 ‘가득’추 신임 원내대표는 192석에 달하는 거대 야권을 대상으로 22대 국회 원 구성을 협상하고 채 해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별검사(특검)법 등 현안을 풀어야 하는 중책이 주어졌다. 당장 이달 말 국회에서 재표결이 예상되는 채해병 특검법 대응이 기다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진실을 왜곡하는 것 자체가 가능하지 않고 ‘봐주기’ 의혹이 있다 하면 그땐 제가 특검하자고 먼저 주장하겠다”며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특검법을 폐기하려면 출석 의원 3분의 2가 찬성표를 던져야 하는데 국민의힘 의원 113명 단속이 필수적이다. 김웅 의원은 당론에 반대하며 본회의 특검법 표결에 참여했고 안철수 의원도 재표결에선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예고했다. 추 원내대표가 ‘단일대오’를 강조한 배경이다.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 배분 역시 추 원내대표에게 주어진 난제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장은 물론 원내 2당이 가져가던 ‘상원’ 격인 법제사법위원장뿐 아니라 여당 몫이던 대통령실을 피감기관으로 둔 운영위원장까지 가져가겠다고 공언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지켜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재추진하고 21대 국회에서 거부권이 행사된 간호법이나 방송 3법, 노란봉투법 등도 재입법하겠다는 계획이다. 추 원내대표는 “의회정치는 끊임없이 대화하고 협상해야 하고, 타협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협치”라며 “야당을 존중하면서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의회 정치를 제대로 복원하고 국민이 기대하는 정치를 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대화하겠다”고 언급했다.
2024.05.09 I 경계영 기자
‘물 그림자, 숲 그림자’ 작가 이선원, 정동길에서 만난다
  • ‘물 그림자, 숲 그림자’ 작가 이선원, 정동길에서 만난다
  • [이데일리 고규대 기자] 작가 이선원이 오는 16일부터 한 달 남짓 ‘물그림자, 숲그림자’라는 주제로 전시를 연다.이선원은 16일 오후 5시 전시회 오프닝을 시작으로 오는 6월29일까지 서울 정동 스페이스소포라에 경계를 넘는 다양한 작품을 내놓는다. 이선원은 그간 한지와 나무, 식물 등 우리 주변의 익숙하고 편안한 자연 재료로 만들어온 작업의 현재 모습을 관람객에게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는 2021년 여수 증도 예울마루에서 열렸던 숲그림자전에 전시되었던 작품 다수와 작가의 소장 작품, 최근에 작업한 신작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주최 측은 스페이스 소포라의 기획으로 그간 작가가 선보인 전시회를 넘어서 고즈넉한 공간감을 돋보이도록 재탄생시켰다고 자평했다. 특히 한국적인 따뜻한 감성을 담아내는 현대화된 페인팅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될 거라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이선원은 서울대학교 대학원 미학과 박사과정 수료했고, 1988년 제7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판화부문 대상·1985년 한국현대판화가협회공모전 우수상을 수상했다. 현재 수원대학교 미술대학 조형예술학부 교수다. 이선원은 미국 유학 시절 미국인 교수의 한지에 대한 애정에 자극받아 한지 위에 다양한 염료로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해가 거듭되면서 회화와 입체, 판화 등 다양한 장르로 확장됐다. 더불어 동서양의 경계를 허무는 폭넓은 작품 세계로 진화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2024.05.09 I 고규대 기자
조희연 “학생들 문해력 저하…독서캠페인 추진할 것”
  • 조희연 “학생들 문해력 저하…독서캠페인 추진할 것”
  •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를 우려하며 독서캠페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달 30일 서울 동작구 여성플라자에서 ‘공동체형 학교로 나아가는 서울교육의 변화와 응전’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교육청 제공)조 교육감은 9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와 디지털 매체의 확장으로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가 화두가 됐고 문해력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북웨이브는 서울시교육청이 함께 읽는 독서문화를 만들기 위해 추진하는 새로운 독서 캠페인”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육감은 문해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문해력은 기초적인 읽기·쓰기를 넘어 글을 읽고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을 포함하는 개념”이라며 “학생에게는 학습능력을 좌우하는 기초적이고 매우 중요한 역량”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영유아기는 문해력의 기초를 단단하게 다지는 시기로 아이에게 소리 내 책을 읽어주고 함께 말놀이를 하는 것을 권장하며, 초등학생이 되는 학령기는 학습이 본격화되는 시기인 만큼 읽기 부진에 대한 조기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유아기와 초등 저학년 때 문해력을 배양하지 못하면 이후의 학습 활동에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란 우려다. 조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은 디지털 시대에 문해력 향상과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학습 공백·결핍의 해소를 위해 학생들의 독서 활동을 확대하고, 삶 속에서 함께 읽고 토론하고 쓰면서 더불어 성장하는 서울 독서공동체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서울교육청의 독서캠페인은 △책 읽는 나 △함께 읽는 가족 △독서공동체, 서울 등 세가지 방향으로 전개된다. 학교 현장에서는 ‘아침 20분 독서’ 운동을 권장할 방침이다. 조 교육감은 “교실과 학교도서관에서의 자기주도형 자율 독서와 친구와 함께 아침 20분 독서·산책 활동을 권장한다”며 “모둠 독서 일기와 함께 쓰는 첫 동화책 만들기를 통해 책 쓰기 운동을 전개하고 마을에서는 작은도서관에서 한 달에 3권, 6명 이상의 학생이 모여 5분 이상 책읽기 등 ‘365 미션’과 그림책 읽기 릴레이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학생과 가족이 함께 책을 만들어 보는 ‘가족 책 만들기’ 운동도 추진한다. 조 교육감은 “가족과 학생이 공동저자가 되어 가족 책을 만들고, 1일 10분 100일 챌린지로 가족 독서 습관을 만드는 온 가족 북웨이브 100일 챌린지를 시작하며 학교도서관과 연계한 독서캠프와 저자와 함께하는 독서·토론 한마당을 통해 서울 학생·가족·시민의 사고력이 신장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학부모들에게는 “2021년 국민독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부모가 책을 읽어준 빈도와 학생의 독서량이 비례하고, 부모의 독서활동 참여는 학생의 독서 습관 형성에 영향을 준다”며 “아이들이 부모에게 바라는 점은 독서 강요보다 부모와 함께 도서관과 서점을 방문하고 함께 책 읽는 시간을 갖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2024.05.09 I 신하영 기자
'새내기코치' 변신한 여오현 "10번째 우승반지 놓쳐 아쉽지만..."
  • '새내기코치' 변신한 여오현 "10번째 우승반지 놓쳐 아쉽지만..."
  •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IBK기업은행 코치로 새 출발한 ‘월드 리베로’ 여오현. 사진=KOVO여오현 IBK기업은행 코치가 V리그 여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선수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사진=KOVO[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같이 호흡하고, 같이 소통하는 지도자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8일(한국시간) 2024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이 열린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NAS 스포츠 콤플렉스. 여오현(46) IBK기업은행 코치의 목소리는 선수 때처럼 걸걸했다.여오현 코치는 “아직 웨이트 트레이닝 훈련만 같이 했지만, 옆에서 개수 크게 세주면서 힘내라고 파이팅을 외쳤다”며 “나 혼자 운동하는 게 아니라 선수들 모두 북돋으려면 선수 때보다 소리를 더 지를 것 같다”고 말한 뒤 웃었다.여오현 코치는 아직 팀에 합류한 지 보름도 안 된 ‘새내기 코치’다. 4월 29일 아시아쿼터 드래프트 때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고,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하느라 팀 선수들과 훈련한 시간은 사흘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그는 “여자부 선수들 영상을 많이 봤다”며 “내가 생각한 것과 달라서 많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기록의 사나이’ 여오현 코치는 2005년 V리그 원년부터 2023~24시즌까지 20시즌을 소화했다. 역대 최다인 625경기를 뛰었고, 리시브 정확 1위(8005개), 디그 성공 1위(5219개)에 올랐다. 지난 시즌에도 22경기에 출전해 노익장을 과시했다. 45세에 은퇴하겠다는 ‘45세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달성했다.여오현 코치는 “45세나 600경기 같은 타이틀보다는 한 시즌도 쉬지 않고 출전을 했다는 것에 더 자부심을 느끼고 내 자신을 칭찬하고 싶다”고 밝혔다.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은퇴의 기로에 선 여오현을 불러 지도자를 제안했다. 김 감독은 “여오현 코치는 40대까지 선수를 할 만큼 자기 관리를 잘 하고 성실하다.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선수들이 수비와 리시브 면에서 배우는 게 많을 것이다. 그런 점을 기대하고 데려왔다”고 설명했다.여오현 코치는 “감사한 마음도 들었지만, 솔직히 두려움이 더 컸다.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감독님한테 누를 끼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면서 “감독님께서 ‘잘할 수 있다’고 힘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여오현 코치는 유광우(대한항공·11회)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우승(9회)을 차지했다. 아쉽게도 목표로 했던 열 번째 우승반지는 끼지 못했다. 그는 “그게 마음이 아프다. 솔직히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며 “선수로서는 진짜 채울 만큼 채우고 싶었는데 한 조각의 퍼즐을 남겨 놓고 은퇴해 아쉽다”고 말했다.여오현 코치의 아들인 여광우(송산고 3)도 배구선수다. 아버지와 똑같은 리베로로 가업을 잇고 있다. 여오현 코치가 좀 더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여광우가 고교 졸업 후 드래프트에 나선다면 부자가 함께 뛰는 그림도 가능했다. 여오현 코치는 “아들이 ‘레알(진짜)? 아빠 왜?‘라고 말했다”며 “아빠도 한 번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고 털어놨다.삼성화재를 거쳐 현대캐피탈에서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한 여오현 코치는 아쉽게도 천안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하지 못했다. 여오현 코치는 ”지금 당장은 못 하지만 멀리 떠나는 건 아니고 배구계에 있으니까, 언제든 팬 여러분들한테 정식으로 인사드릴 기회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많이 응원해주시고 박수쳐줘서 감사했다. 지도자로서도 성장할 수 있게 많이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미소지었다.누구보다 열심히 했던 여오현 코치는 지도자로서도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각오다. 그는 “(여자부는 처음이지만)배구는 어차피 똑같이 선수가 하는 거고 사람이 하는 거라고 김호철 감독님이 말씀하셨다”며 “선수 시절 나는 파이팅이 있고, 열성적인 선수가 되고 싶었다. 우리 선수들도 그렇게 되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2024.05.09 I 이석무 기자
화우공익재단, 창립 10주년 릴레이 봉사활동 진행
  • 화우공익재단, 창립 10주년 릴레이 봉사활동 진행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화우공익재단(이사장 이인복)이 오는 8월 창립 10주년을 맞아 ‘릴레이 봉사활동’을 시작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릴레이 봉사활동은 법무법인 화우(대표변호사 이명수)의 변호사, 전문위원, 직원 등 구성원들과 함께 진행했다. 사진=법무법인 화우첫 번째 행사는 화우가 10년 이상 연말 성금을 후원해 온 지적장애인 생활시설 ‘샬롬의 집’에서 지난 7일 진행됐다. 화우 구성원들은 이날 서울시 강서구에 있는 ‘샬롬의집’ 이용인 30여 명에게 직접 만든 따뜻한 한 끼 식사를 제공했다. 메뉴 선정부터 재료 손질, 요리·배식·설거지까지 온전히 한 끼 식사를 정성스럽게 준비하며 나눔을 의미를 되새겼다.봉사활동에 참가한 화우공익재단 정지민 변호사는 “제한 시간을 정해두고 한 끼 식사를 만들어 본 것은 처음인데, 참가자들의 손발이 착착 맞아서 즐겁게 미션을 수행하는 느낌이었다”며 “이용인들께서 맛있게 드셨다고 말씀해 주셔서 기분이 너무 좋고, 땀 흘린 보람이 있었다”고 전했다.또 이날 참석자들은 지난해 3월 화우 창립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부천시 오쇠삼거리 부근에 식목했던 이팝나무 20그루의 생장을 확인해 보는 행사도 진행했다. 화우공익재단 창립 10주년 기념 릴레이봉사활동은 이번 식사 나눔을 시작으로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지역 취약계층에 전달되는 빵을 만드는 봉사활동 △서울시립비전트레이닝센터와 함께 재활센터 이용인의 거동 환경 개선을 위한 가구 조립 및 교체 설치 봉사활동 △오래 방치된 골목의 빛 바랜 벽에 그림을 그려 생기를 돋우는 벽화봉사활동 △추운 겨울날 에너지 취약계층에게 따뜻함을 전달하는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릴레이로 진행할 예정이다.화우공익재단의 홍유진 변호사는 “지난해 화우 창립 20주년과 올해 화우공익재단 창립 10주년이 이어져 겹경사를 맞이한 기분”이라며 “지난 화우의 역사를 돌아보는 소중한 계기이자, 성장 발전해 가는 화우의 미래 방향을 고민하고 추진력을 얻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더 멀리 뻗어 가는 만큼 더 가까이에서 조력하고 협력하는 데 큰 힘을 쏟고 싶다”고 전했다.한편 화우공익재단은 올해 8월,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공익활동보고서 특별판도 발간할 예정이다.
2024.05.09 I 박정수 기자
김연자 한국화가, 인천세종병원에 ‘모든 환자 회복기원 그림기증
  • 김연자 한국화가, 인천세종병원에 ‘모든 환자 회복기원 그림기증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인천세종병원에 오시는 모든 환자분의 회복을 기원합니다.”인천세종병원(병원장 오병희)에 한 환자의 아내가 선물한 희망의 그림 2점이 내걸렸다. 그림을 선물한 주인공은 인천미술협회 한국화분과위원 등을 역임한 김연자 작가(한국화가).김 작가의 그림은 눈꽃 속에 묻힌 다양한 꽃들이 변함없이 저마다 화려한 색을 뽐내며 희망을 갈구하고 있다. 또 다른 그림은 형형색색의 꽃들로만 가득 채우며 희망 그 자체를 표현하고 있다.김 작가는 “심근경색과 심한 부종으로 고생하던 남편이 인천세종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할 수 있었다”면서 “너무 고마운 마음에 그리고 다른 환자들도 힘낼 수 있도록 소중히 간직하던 내 작품들을 병원에 기증했다”고 밝혔다.9일 인천세종병원에 따르면 김 작가의 남편 A씨(83)는 오래도록 신부전으로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혈액투석 등 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던 중 최근 심근경색이 발생, 집 근처 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그러나 다리와 복부 등까지 부종이 심했고, 결국 인천세종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고 최근 무사히 퇴원했다.주치의 백승돈 과장(신장내과)은 “내원 당시 A씨는 폐부종으로 인한 호흡 곤란이 심했다”며 “오래도록 신부전을 앓다 최근 심근경색까지 겹치며 신장 기능이 더 떨어진 상태였는데, 다행히 중심 정맥 삽입 후 혈액투석으로 증상이 호전됐다”고 설명했다.김연자 작가는 “남편도 나도 모두 고령인 상태서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드디어 인천세종병원에 정착하게 됐다. 치료는 물론, 입원 당시 인천세종병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도 너무 만족했다”며 “건강을 회복한 남편이 퇴원한 후 온 가족이 모여 집밥을 해 먹는 소소한 일상이 이렇게 행복할 줄 몰랐다. 다시금 인천세종병원 모든 의료진에게 감사드리며, 환자들의 쾌유를 빈다”고 말했다.오병희 인천세종병원장은 “생각지 못한 선물에 의료진은 물론 환자, 보호자들 마음에 큰 위로와 응원이 됐다”며 “응원에 힘입어 앞으로도 변함없이 환자를 돌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인천세종병원에서 치료 받은 A씨(사진 아랫줄 왼쪽)와 A씨의 아내 김연자 작가가 인공신장실 간호사들과 함께 퇴원을 축하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인천세종병원 제공.
2024.05.09 I 이순용 기자
"이제 이재명이 시험대에 올랐다…조국 역할은 끝"
  • "이제 이재명이 시험대에 올랐다…조국 역할은 끝"[만났습니다②]
  • [이데일리 이수빈 김기덕 기자]“이제 판단과 평가의 대상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민주당이 됐다.”지난 4·10 총선에서 야권이 대승한 것에 대해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평가한 선거”라고 규정했다. 야권이 잘해서 한 승리가 아닌 ‘반사이익’을 통해 얻은 승리였다는 의미다.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4월 29일 서울시 관악구에 위치한 자신의 연구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강 교수는 이번 총선을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끝났다고 봤다. 2026년 지방선거는 2027년 대선의 전초전이 될 가능성이 높고, 대선은 ‘전망적 투표’를 하기 때문에 윤 대통령에 대한 평가보다 그때 등장할 대선 주자들에 대한 평가가 주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윤 대통령이 대중의 시선에서 물러선 상황에서 새로운 평가 대상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됐다.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확보한 만큼 정국을 주도하거나 차기 대권과 관련해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난 사람이 이 대표이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이 대표는 이제 진짜 시험대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며 “국정운영과 관련해 큰 그림을 풀어내는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지난 (윤 대통령 집권) 2년처럼 거부권을 유도하는 ‘반대를 위한 반대’류의 정책을 민주당이 남발하게 되면 다음 선거에서 또 (기류가)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야권 승리에 한 축을 차지한 조국혁신당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 심판용, 즉 ‘일회용’으로 필요했던 것”이라고 냉정하게 규정했다. 강 교수는 “조 대표가 사라지면 구심점도, 정체성도 없다”며 “국민이 분노를 표출하는 대상으로서의 조국혁신당 역할은 끝났다. 그 이후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할 시점”이라고 했다.총선에서 패배한 여당에 대해서 강 교수는 “보수는 이대로 가면 망할 것 같다”며 “보수가 옛날 얘기만 하는데,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경고했다. 이번 총선 결과 국민의힘은 지역적으론 ‘영남당’, 세대적으론 ‘노인당’인 특성을 보인 것에 더해 계층적으론 ‘부자당’의 특징까지 더해졌다. 강 교수는 “이 이미지가 고착되면 외연이 확장될 수 없는데 보수는 다른 얘기를 하지 않고 있다”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고민하는 문제에 대해 ‘우리가 좀 더 잘 해결해줄 수 있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그러나 여당에는 변화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봤다. 총선을 기점으로 수직적 당정관계를 개선해 대통령실과 긴장관계를 형성하면 ‘집권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일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에 접어들며 조기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강 교수는 이에 대해 “지지도가 떨어진 대통령은 여당 입장에서는 불편한 존재”라며 “여당이 전폭적으로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고 봤다.한편 강 교수는 양당이 중도 확장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 교수는 “지금까지는 양당이 각자의 지지층만 보는 ‘원심적인 형태’의 경쟁을 계속 했다”며 “강성 지지층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상황이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어느 당이든 차기 선거를 향해갈 때는 ‘구심적 경쟁’이 중요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면 (양당이) 타협하고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좀 더 건강한 다당적 형태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2024.05.09 I 이수빈 기자
강원택 "총선으로 두개의 권력 탄생…尹, 노태우식 협치 배워야"
  • 강원택 "총선으로 두개의 권력 탄생…尹, 노태우식 협치 배워야"[만났습니다①]
  • [이데일리 김기덕 이수빈 기자] “그동안 여소야대는 (야당이) 견제하고 비판하는 수준이었다면, 이번에는 (야당이) 국회를 장악하고 통제할 수 있는 전혀 다른 개념의 여소야대 지형이다. 이런 정치 체제가 잘못 작동하면 대통령제의 최악의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가 작동할 수 있는 협치 모델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난번 21대 국회는 여당(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대통령이 바뀌며 여소야대 상황이 벌어졌지만, 최근 선거를 통해 별개의 (윤석열 정부와 거대 야당이라는) 두 개의 권력이 만들어졌다”며 “대통령과 국회가 계속 싸우고 반목하면 남은 기간 양쪽 모두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젠 정말로 타협과 절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지난달 29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이데일리 기자)강 교수는 과거 노태우 정부의 협치 모델을 본받을만한 사례로 꼽았다. 민주화 이후 첫 여소야대를 경험했던 노 전 대통령은 거대 야당을 이끄는 DJ(김대중)·YS(김영삼)·JP(김종필)를 수시로 만나 남북 기본 합의서를 이끌어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야3당이 의회에서 통과시킨 지방자치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이후 집권여당인 민정당이 야당과 타협안을 만들어 결국 4개 당의 합의로 관련 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강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은 야당을 자주 만나 최대한 수용하고 타협하면서 정치가 작동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며 “앞으로 서로가 일방적으로 하기보단 난제가 있을 땐 해결할 부분을 서로 조정하거나 타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또 지나치게 대통령에 집중된 권력 구조를 바꿀 수 있도록 개헌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총선 이후 윤 대통령이 야당의 반대를 이유로 망설이고 있는 총리 인선 문제를 의회가 추천하도록 책임을 넘겨 독자성 있는 총리를 선출하자는 논리다. 강 교수는 “총리를 국회에서 선출하는 방식이면 국회에 총리에 대한 책임성이 부여되고, 총리는 내각에 대해 일정한 자율·독자성이 생기면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개헌을 통해) 행정부에 집중된 예산 편성 시스템도 손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강 교수와 일문일답이다. -총선이 끝나고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첫 회담을 진행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일이 어렵게 꼬였다. 윤 대통령이 앞으로 이재명 대표를 국정운영 파트너로 인정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앞으로 두 사람이 자주 만나면서 국정 운영과 관련해 큰 그림을 풀어내는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2년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지난 2년 동안의 평가가 이번 총선에서 드러났다. 2년 전 윤석열 후보에게 기대를 걸고 표를 던진 사람들이 10% 이상, 상당수 많은 숫자가 이탈했다. 윤 대통령은 본인이 대통령이 됐는데 여전히 정치인이란 생각은 안 했다. (대선 득표율 격차인) 0.73%포인트로 당선된 것은 국민 중 절반이 나를 찍지 않았다는 의미인데 그 절반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앞으로 윤 대통령이 바뀔 것 같나. △이제는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하기 때문에 그래야만 한다. 이젠 주요 참모들과 소통하고 경청을 해야 한다. -총리 인선이 늦어지고 있다. 야당 동의나 추천을 받는 방안은 어떤가. △야당이 어떤 인물을 추천할 지에 대한 문제가 있다. 다만 야당과 합의 과정으로 총리가 선출한다고 해도 국정 기조나 대통령과 생각이 너무 다른 사람이 총리가 되면 총리가 허수아비처럼 될 가능성이 높다. -책임총리제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다. △지금으로선 어렵다. 현재와 같은 대통령이 인사권자인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 -미국식 부통령제를 도입하는 방안은 어떤가.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이 권한을 나누고 싶어하지도 않고, 부통령을 원하는 사람도 없어 쉽지 않다. 만약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민심은 다 부통령에게 간다. 그럼 대통령과 부통령 간 갈등도 생길 것이다. -과거 노무현 정부와 같이 윤석열 정부가 이재명 대표에게 대연정을 제안한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외교, 국방 등의 권한만 갖는 프랑스식 동거정부 같은 형태를 생각한 것 같다. 당시엔 명분이 있었지만 현 정부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연정을 하려면 민주당도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는데 현재와 같이 경제가 어렵고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받지 않을 것으로 본다. -현 정부가 3대 개혁(노동·연금·교육)을 내세우고 있다. △개혁은 국회에서 힘이 뒷받침될 수 있을 때 통솔력 있게 끌고 갈 수 있다. 지금은 여소야대 상황이라 쉽지 않다. 대체로 개혁은 기득권에 손을 대는 것이기 때문에 큰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 그걸 끌고 나갈 강한 힘이 없으니 힘든 상황이다. -의료 개혁은 어떻게 풀어야 하나. △처음 의대 증원 2000명 얘기했을 때 (반대 의견에 대해) 다른 대안을 얘기하거나 또는 여론을 믿고 강하게 가면서 문제를 풀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용산 대통령실이 끌려다니는 느낌이 드니깐 오히려 의사들이 더 목소리를 크게 내는 것이다. 이건 갈등 해결 역량의 문제인데 실력이 없다고 보면 된다. -이제 2년 뒤 지방선거, 3년 뒤에는 대선을 앞두고 있다.△지방선거는 사실상 대선의 전초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 그때는 윤 대통령이 평가 대상이 되지 않을 거다. 이재명 대표와 미래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사람을 보고 투표를 할 거다. -앞으로 보수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는지. △위기 의식을 가져야 한다. 지금의 보수는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과 같은 옛날 얘기만 한다. 당장 국민들의 삶에 대한 얘기가 없다. 총선도 결국 국민의힘은 영남당, 노인당, 부자당으로 인식됐는데 이런 사람들은 소수다. 이런 이미지가 고착되면 외연 확장을 할 수 없다.-극한 대립의 여야 구도가 계속되면서 정치 혐오층이 많아지고 있다. 22대 국회의 역할은. △여권과 야권의 리더인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여기서 타협적이고 조정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정치를 해야 한다. 정치지도자들은 정치를 해야 한다. 정치권도 중도를 향해 뻗는 경쟁을 해야 한다. 의회에 좀 더 건강한 다당제 형태가 나타날 필요가 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지난달 29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이데일리 기자)
2024.05.09 I 김기덕 기자
100년간 치산정책 선봉서 산림바이오·관광 핵심지로 도약
  • 100년간 치산정책 선봉서 산림바이오·관광 핵심지로 도약
  • [편집자주] 산과 숲의 의미와 가치가 변화하고 있다. 가치와 의미의 변화는 역사에 기인한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황폐화한 산을 다시 푸르게 만들기 위해 우리는 어렵고 힘든 50년이라는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산림청으로 일원화된 정부의 국토녹화 정책은 영민하게 집행됐고 불과 반세기 만에 전 세계 유일무이한 국토녹화를 달성했다. 이제 진정한 산림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산림을 자연인 동시에 자원으로 인식해야 한다. 본보는 지난해 산림청이 선정한 대한민국 100대 명품 숲을 탐방, 숲을 플랫폼으로 지역 관광자원, 산림문화자원, 레포츠까지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을 모두 100회에 걸쳐 기획 보도하고 지역주민들의 삶을 조명하고자 한다. 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의 메타세쿼이아숲길. (사진=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 제공)[나주=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5월의 전남 나주행은 눈과 입이 모두 즐겁다. 산과 들에 만개한 아름다운 봄꽃과 함께 나주 곰탕, 홍어, 보리밥, 두부 등 한끼를 먹어도 호강스러운 맛집이 즐비한 곳이 바로 전남 나주이기 때문이다. 광주전남혁신도시를 지나 도착한 곳은 전남 나주시 산포면 산제리의 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이자 나주 도민의 숲이다.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의 향나무길. (사진=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 제공)◇1922년 임업묘포장서 시작 1975년 나주시대 개막…국토녹화 첨병 역할1922년 광주 임동에서 임업묘포장으로 시작한 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는 1934년 광주 쌍촌동으로 이전한 후 1937년 임업시험장으로 승격됐으며, 산림에 관한 시험을 하면서 임업시험 기관으로 성장했다. 1945년 해방 이후에는 미군으로부터 정식으로 시험장을 접수받아 시험시설을 복구했으며, 1949년 광주 광천동의 시험포지를 인수받아 대대적으로 임업용 묘목생산에 주력했다. 1962년 직제개편으로 전남도농촌진흥청 산하로 이관되면서 전남도임목양묘장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이후 1967년 산림청 개청과 함께 1968년 농촌진흥청 산하에서 분리돼 전남도 임업시험장으로 환원됐다. 1975년에는 넓은 포지를 비롯해 시험연구를 위해 광주 쌍촌동에서 나주시 산포면 산제리로 터를 옮기게 됐다.산림자원연구소는 나주 시대 개막과 동시에 국토녹화를 위한 첨병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고, 반세기 만에 후 호남권 치산녹화 정책의 핵심시설로 산림강국으로의 도약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3년에는 임업시험장과 치산사업소를 통합하면서 산림환경연구소로 기관명칭을 변경했고, 1998년에는 완도수목원을 연구소로 통합했다. 전 세계적으로 식·의약 소재인 산림자원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2008년 기관 명칭을 산림자원연구소로 바꾸고, 기존 산림자원 재배·증식기술 연구에서 산림자원의 산업화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기능성 연구 기관으로 탈바꿈하는 등 지난 100년간 호남권 치산 정책의 선봉장 역할을 담당해 왔다.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의 맨발숲속길. (사진=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 제공)◇메타세쿼이아길은 전국적인 ‘사진 맛집’…작년 대한민국 100대 명품숲 선정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에 들어서면 500~700m 구간에 두 줄로 나란히 서 있는 아름드리 메타세쿼이아길이 방문객을 압도하고 있었다. 메타세쿼이아 나무는 봄이면 연두빛 새순이 나오고, 여름이면 차츰 몸집을 키우면서 색깔이 녹색으로 변한다. 가을에는 다시 노랑색으로 빛나고 겨울에는 빨갛게 몸을 태워버린다. 이 나무는 곧게 자라고 생장속도도 빠르다. 화석나무로 발견된 이래 공룡이 살던 시대부터 대대손손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생명체로 알려졌는데 중국 양자강변에서 자생개체가 발견되면서 세계각지에 보급됐다고 한다. 어떤 안내판이나 가이드도 없었지만 뭔가에 홀린 듯 메타세쿼이아길을 걷고 있었다.김영록 전남지사는 2022년 취임후 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의 본연의 기능 외에 도민들을 위한 공원화 사업을 지시했고, 이에 따라 현재 나주 도민의 숲으로 탈바꿈 중이다. 지난해에는 산림청이 선정한 대한민국 100대 명품숲에 포함됐고, 메타세쿼이아길이 방송에 나오면서 전국적인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여기에 한폭의 예술작품과 같은 향나무길도 조지웅 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 산림자원연구팀장은 “200여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공원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1974년 연구소가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식재한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잘 자라면서 지역 명소로 유명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975종의 산림생명자원이 연구원에 있으며, 기후변화에 취약한 산림종의 보전 모니터링 연구 및 중요 향토자원의 보전을 위한 천연기념물 후계목 육성 등의 사업도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2022년 기준 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를 찾은 방문객은 연간 30만명으로 나주 도민의 숲으로 공원화 사업이 완료되는 2026년부터는 연간 50만~60만명의 관람객들이 이곳을 방문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원화 사업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협력사업도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었다. 조 팀장은 “인근 도래 한옥마을과 연계해 치유 밥상 등 산림체험과 치유와 관련된 협력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주시도 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에서 로컬푸드 판매 부스를 매 주말마다 운영하고 있었다. 나주시는 지난해부터 매주 토·일요일 연구소 우측 공터에서 나주로컬푸드 판매부스를 운영, 나주배와 고구마, 딸기 등 나주에서 생산되는 제철 농산물과 가공품, 유정란 등 10여품목을 소포장 위주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의 향나무길. (사진=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 제공)◇내년까지 명품숲 경관조성 사업 추진…산림자원의 식·의약 산업화 연구도 박차산림자원연구소의 공원화 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었다. 김영록 전남지사 지시로 시작된 이 사업은 연구소의 명품숲 경관 조성을 통해 지역 관광자원을 개발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3년간 총사업비 65억원이 투입된다. 주요 추진내용을 보면 메타세쿼이아숲길을 중심으로 사계절 산들꽃 정원, 물빛그림정원, 오색빛정원이 조성된다. 또 국산목재를 활용한 하늘숲길, 대나무정원, 100년 기념 실외정원 등이 연구소 곳곳에 들어설 예정이다. 이 중 산들꽃정원은 사계절을 대표하는 자생 초화류를 식재하고, 물빛그림정원은 수생식물과 목재데크를 활용해 수변풍경이 돋보이는 이색적인 포토존이 만들어진다.산림치유 프로그램도 인기를 끌고 있었다. 산림치유는 숲이 지닌 다양한 환경요소인 자연경관, 물, 피톤치드, 햇빛 등의 산림치유 인자로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회복시키는 활동을 말한다. 수동적 치료행위가 아닌 자가 면역체계 회복을 위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치유활동으로 이미 독일 등 산림선진국에서는 효과가 입증된 치유 방식이다. 숲은 치유와 함께 힐링의 효능도 지니고 있었다.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는 새로운 미래 100년을 준비하고 있었다. 산림이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음을 예견하고, 유용 산림자원의 기능성을 구명하고 식·의약 산업화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탄소중립 연구기반을 구축하는 동시에 임업 소득 창출 모델을 연구 중이다. 또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산림생태계 보전에도 주력하고 있다. 산림바이오 산업의 전진기지로 산림생명자원 융·복합 산업화를 연구하고 있으며, 숲 치유와 미세먼지 저감 등 산림복지 분야의 연구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산림청도 지자체와 공조해 임업인 모두가 잘사는 돈되는 임업에 가치를 두고, 미래 디지털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미래 임업의 가치 실현에 나선다는 구상을 밝혔다. 50년 전 국토녹화의 최전선에서 쌓아올린 우리의 산림자원이 미래 먹거리이자 힐링·휴양 및 임업인 소득 증대를 위한 시설로 활용되는 나주 도민의 숲을 나오면서 아쉬움과 함께 미래의 희망이 보였다.송인종 산림청 대변인실 주무관과 조지웅 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 산림자원연구팀장이 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의 메타세쿼이아숲길을 걷고 있다. (사진=박진환 기자)
2024.05.09 I 박진환 기자
'외강내유' 혁신형 리더 임상준 환경부 차관
  • '외강내유' 혁신형 리더 임상준 환경부 차관[차관열전]
  • 차관의 사전적 정의는 ‘소속 장관을 보좌해 소관 업무와 공무원을 지휘하는 정무직 공무원’입니다. 정무직이면서도 실질적인 행정적 업무도 수행하기에 안팎살림을 모두 맡고 있지만, 장관의 그늘에 가려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데일리는 아직은 대중에게 친숙하지 않은 각 중앙행정부처의 차관을 소개하는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지난 3월 15일 아일랜드 환경기후통신부 차관과 면담 중인 임상준 환경부 차관. (사진=환경부)[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임상준(58) 환경부 차관은 어공(‘어쩌다 공무원’·정치인 등 비관료 출신 공무원) 같은 늘공(‘늘 공무원’·정통 관료)이다. 공무원 특유의 경직된 사고에 갇히지 않고 형식보다는 실질을 중시한다. 직원들에게 ‘슬리퍼를 신고 자신의 방에 보고를 들어와도 된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복지부동(伏地不動)의 태도는 찾아볼 수 없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혁신형의 리더가 바로 그다.◇남들이 가지 않는 길 걸어 온 임 차관…“책상에 고개만 박고 일하지 마라” 주문임 차관은 약 30년 공무원 생활의 대부분을 국무조정실에서 근무한 정통 관료로, 국무조정실 출신으로는 처음 환경부 차관에 임명된 인물이다. 그는 국무조정실 근무 당시부터 다른 공무원들과는 달랐다. 그는 지난 2004년 민간 휴직 제도가 도입됐을 때 국조실 최초로 지원해 한국경제연구원에서 2년 간 근무했다. 신념이 있다면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손을 드는 사람이 바로 그다. 그는 주재관 제도가 부처에 관계없이 공개경쟁으로 바뀐 후 국조실 최초로 싱가포르대사관 문화홍보관 직위에 지원해 3년간 근무하기도 했다. 이후 국조실 안팎에선 최초 지원자였던 임 차관이 국조실 동료들을 위해 지원 팁(tip)을 A4 약 20페이지 분량으로 작성해 공유한 덕에 십수 명이 민간 휴직 및 주재관 제도의 혜택을 봤다는 미담이 오랫동안 회자되기도 했다.그는 지난 2022년 3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을 거쳐 그해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대통령실 국정과제비서관으로 근무했다. 현 정부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도와 정무 감각이 뛰어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더욱이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그의 혁신적 성향은 그가 환경부 차관으로 영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현 정부는 기존 규제 일변도의 환경 정책을 현장의 규제 준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합리적 규제로 바꾸길 원했고 그 적임자가 바로 임 차관이었던 셈이다.그는 지난해 7월 3일 환경부 차관 임명 직후 취임식을 생략하고 당일 안양천 홍수 예방 현장으로 직행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물 관리는 ‘민생’이다. 이념, 진영, 정치적 고려 등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며 4대강에 대한 실용적 접근을 시사했고 자신이 직접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그는 빠르게 환경부의 업무를 장악하는 동시에 환경부의 오래된 체질도 바꿔 나갔다. 취임사를 통해 ‘기존의 관행과 규제의 틀을 과감하게 깨고 일하는 방식과 생각도 새롭게 바꿀 것’을 강조한 그는 취임 직후 환경부 내 가상의 적군 개념인 ‘레드 팀(Red team)’을 구성했다. 이를 통해 환경부 공무원들에게 부서에 매몰된 시야를 넘어 정책의 전체 그림을 그리길 요구하며 위기 관리에 대한 새로운 역할도 부여했다. 그는 지난해 9월 환경부 간부 워크숍에선 “남이 간 길을 가려고만 하지 마라. 모든 가능성을 보라”며 관행을 깨는 혁신을 강조했다. ‘책상에 고개만 박고 일하지 마라’가 그의 직원들을 향한 일관된 주문이다.그는 환경부 공무원들에게 끊임없이 정무적 판단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는 이에 대해 “환경부는 특히 이슈의 성격 자체가 예민하다. 정책의 선택에 있어서 국민에 미치는 영향 및 부작용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며 “‘정무적 판단’이라는 것이 대단한 것이 아니라, 정책이 가져올 영향을 미리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임상준 환경부 차관이 취임 당일인 지난해 7월 3일 안양천 홍수 예방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환경부.◇직원 아내 상에 사흘 내 조문…비판 예상 ‘일회용품 관리 방안’ 브리퍼 자처취임 후 그는 오랫동안 킬러 규제로 불리던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의 개정을 앞장서 이끌었다. 고교 및 대학에서 ‘상사맨’을 꿈꿨던 임 차관답게 녹색산업 수출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 타국 고위 공무원들에게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 인사말은 몇 마디라도 그 나라 언어를 외워서 하고, 영어가 가능한 상대방은 통역 없이 영어로 직접 수주 지원 활동을 하는 그다.강한 인상과 직설적이고 거친 말투를 가진 임 차관을 젊은 환경부 직원들이 처음엔 어려워 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임 차관에게 마음을 열었다. 그가 외강내유(外剛內柔)와 강강약약(‘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약하다’는 의미의 신조어)의 사람이란 것을 몸소 느꼈기 때문이다.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환경부 모 국장이 아내 상을 당했을 때 사흘 내내 장례식장을 찾았던 것은 그의 인간적인 따뜻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업무 역시 본인이 해야 할 일을 직원들에게 미루지 않고 책임져야 할 일이 있으면 직접 나선다. 자신의 이름으로 나가는 모든 축사, 영어 연설문, 발표 자료, 언론 기고문 등은 직접 본인이 쓴다. 부처 간 협조가 필요한 업무나 대국회 업무와 관련해 전화든 방문이든 직원들의 요청이 있으면 발을 빼지 않는다.지난해 11월 ‘일회용품 관리 방안’ 발표 땐 임 차관이 자진해 직접 브리퍼로 나서기도 했다. 환경부가 일회용품 사용 규제 시행을 불과 약 보름 앞두고 사실상 이를 철회한 것이라 거센 비판이 예상됐고 실제 그랬지만 임 차관은 이를 담당 실국장에게 미루지 않고 직접 발표하면서 리더다운 모습을 보였다.■임상준 차관은… △1965년 5월 충남 아산 출생 △천안중앙고 △고려대 행정학과 △미국 위스콘신매디슨 대학원 △행정고시 37회 △국무조정실 인사팀장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 △국무총리실 국제협력과장·정책공보과장·의전과장 △주싱가포르대사관 문화홍보관 △국무조정실 갈등관리지원관·농림국토해양정책관·기획총괄정책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전문위원) △대통령실 국정과제비서관
2024.05.09 I 이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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