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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기피족 잡아라”…현대百 '테마파크'로 변신
  • “미세먼지 기피족 잡아라”…현대百 '테마파크'로 변신
  • (사진=현대백화점)[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현대백화점은 다음달 7일까지 압구정본점·무역선터점 등 전국 15개 전점에서 ‘스마일 팩토리’를 주제로 한 대대적인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29일 밝혔다.현대백화점은 이 기간 백화점을 테마파크로 연출하고 아동극과 뮤지컬 등 문화 공연을 두 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먼저 백화점 문화홀·문화센터 등에 캐릭터 퍼레이드, 포토존 구성, 아동용 놀이시설, 체험전 등 이벤트를 진행한다.판교점에서는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 10층 토파즈홀에서 ‘짐보리 어드벤처 빌리지’를 연다. 이번 행사에는 ‘맥포머스’, 클릭포머스‘ 등 짐보리 대표 교육 완구 체험 프로그램과 함께 ’짐보리 붕붕카‘, ’맥포머스 룰렛 이벤트‘, ’짐보리 플레이존‘ 등이 진행된다. 또한 행사장에는 맥포머스로 제작한 동물 조형물 10여 개와 3m 크기의 대형 맥포머스가 전시된 포토존도 마련된다.압구정본점에서는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6층 하늘정원에서 ’미니카 레이싱 체험전‘, ’페이스 페인팅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촌점은 다음달 5일, 11층 문화센터에 ’행복사진관‘을 마련해 고객들의 가족 사진을 찍어준다. 당일 오후 2시부터 선착순 접수를 받으며,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또 현대백화점은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한 아동극, 뮤지컬 등 문화 콘텐츠를 지난해보다 2배 늘려, 행사 기간 전국 15개 점포에서 200여 개 공연을 열 계획이다. 압구정본점에서는 다음달 5일 컬처파크 4층 토파즈홀에서 ’어린이 뮤지컬 피노키오의 모험‘을 진행한다. 판교점에서는 다음달 8일 10층 토파즈홀에서 ’쇼뮤지컬 꽃보다스타‘를 열고, 킨텍스점은 다음달 6일 9층 문화홀에서 ’아동극 로보카 폴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어린이날인 다음달 5일, 판교점 5층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을 무료로 개방할 예정이다. 방문 고객들은 빈센트 반 고흐, 파블로 피카소 등 유명 예술가들의 작품을 그림책으로 만나보는 ‘아티스트 인 북스’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은 다음달 5일과 6일, 네덜란드 예술가 ‘톤 마이어’를 초청해 음악과 미술을 결합한 공연 ‘알렉산더의 철사’도 진행한다. 이 공연은 어린이와 함께 철사로 모빌을 만들어보는 퍼포먼스 형태로 진행되며, 당일에 방문한 관람객 누구나 공연에 참여할 수 있다.아울러 각 점포별로 가정의 달을 맞아 ’선물 상품전‘도 진행한다. 무역센터점에서는 다음달 4일부터 13일까지 지하 1층 대행사장에서 ’해피 칠드런 페어‘를 연다. 행사에는 쁘티누, 코지스트리 등 1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해 이월 상품을 40~60% 할인 판매한다. 압구정본점에서는 다음달 7일부터 13일까지 3층 행사장에서 ’기프트랩‘을 연다. 여성 맞춤복 전문 브랜드 메종스테디스테이트, 캐시미어 니트 브랜드 ’졸리꼼부‘ 등 라이프스타일 패션 디자이너 20여 명의 브랜드가 참여하며 팝업 스토어 형태로 선보인다. 판교점에서는 ’유퍼리안 키즈 스타일전‘을 연다. 행사에는 조르단, 베이비뵨, 토들러 코펜하겐 등 10여 개 수입 아동의류 브랜드의 이월 상품을 최대 30% 할인 판매한다.목동점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지하 1층 대행사장에서 ’란제리 페어‘를 연다. 비너스, 비비안, 바바라, 와코루 등 10여 개 란제리 브랜드의 이월상품을 최초 판매가 대비 40~7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압구정본점에서는 다음달 7일부터 10일까지 5층 대행사장에서 ’패밀리 선물 특집전‘을 열고, 스카프, 브로치, 목걸이 등을 최대 60% 할인 판매한다.
2018.04.29 I 강신우 기자
"위조? 난 책임없소 그림 산 당신이 조심했어야"
  • "위조? 난 책임없소 그림 산 당신이 조심했어야"
  • ‘천재적인 미술품 위조자’로 모습을 드러낸 저자 켄 페레니가 1992∼1993년에 그린 마틴 존슨 히드의 시리즈 ‘브라질의 보배’ 중 한 점. 페레니는 이 19세기 미국화가의 작품을 위조하는 데 유독 공을 들였다(사진=라의눈).[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지난해 여름. 이탈리아 제노아의 두칼레미술관에서 아메데오 모딜리아니(1884~1920)의 특별전이 열렸다. 기다란 목, 눈동자 없는 여인의 초상으로 유명한 그 화가 맞다. 그런데 전시 중에 황당한 얘기가 나돌기 시작한다. 전시작 중 위작이 적지 않다는. 소문은 사실이 됐다. 60여점의 전시품 중 3분의 1이 ‘진짜 위작’으로 드러난 거다. 전시는 조기폐막하고, 배신감에 사로잡힌 10만여명의 관람객은 집단으로 입장료 반환소송을 냈다. 유럽까지 날아갈 것도 없다. 한국 상황은 더욱 극적이니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는 작가이름도 달지 못한 ‘미인도’가 1년여째 유리막 안에 고독하게 걸려 있다. “내 그림이 아니다”란 천경자 화백과 “당신 그림 맞다”는 미술관의 27년에 걸친 다툼이 아직 진행 중이다. ‘위작화가는 징역 3년, 화랑주는 징역 7년 형’을 받았는데도 여전히 자신의 작품이라 주장하는 이우환 화백도 있다. 이중섭·박수근 화백의 2800여점을 위조한 역대급 미술품 위작사건은 12년 만에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이들 사건보다 강도가 센 실화가 여기 펼쳐졌으니. 50여년 미술시장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 인물이 털어놓은 고백성 ‘위조사건’에 댈 게 아니란 소리다. 책은 이탈리아계 미국인 켄 페레니(69)가 연출하고 주연까지 따낸 장구한 위조의 드라마다. 그래도 성이 안 찼는지, 그는 18∼19세기 세계 유명화가의 그림을 수없이 재창조하고 내다 판 지난 세월을 적나라하게 기록하며 작가로까지 나섰다. 최소한 말이다. 저자의 심각한 도덕성이 거슬리지 않는다면 그냥 책에 푹 빠져 감상할 필요가 있다. 위조의 기술, 위작을 대하는 미술시장의 자세, 미술품 딜러와 컬렉터·감정가의 허술한 듯 치밀한 커넥션이 이보다 더 정교하게 짜인 작품도 흔치 않다. △‘위조기술’이라 쓰고 ‘예술’이라 읽어야 할…이 과정은 잘 봐두는 게 좋다. ‘위작의 탄생’이란 거다. 위조를 부추기자는 게 아니다. 뭘 좀 알아야 덜 속을 테니. 저자가 일러준 강력한 팁은 ‘옛 그림을 위조하려면 옛 그림으로 시작하라’는 거다. 먼지가 절반인 골동품점을 문지방 닳도록 들락거리며 진짜 옛 그림을 찾아내라고 조언한다. 조건이 있다. 묵은 때를 충분히 뒤집어썼을 것, 별 가치가 없어 보일 것, 그래서 그 세월 동안 다들 외면했구나 할 만한 ‘작품’을 찾는 거다. 이런 요소가 미술품 딜러를 ‘환장하게’ 만든다고. 수집했으면 이제 본격적인 위조단계. ‘옛 그림’에서 ‘그림’을 지우고 ‘옛’만 남기는 작업이다. 물감접착력을 높이는 ‘젯소처리’를 한 캔버스에 새 그림을 그리고, 쩍쩍 갈라진 ‘크랙’을 만들고, 원작과 똑같은 피막효과인 ‘바니시’를 입히고. 그 가운데서도 ‘흠잡을 데 없는 흠’인 크랙을 만드는 일에 저자는 대단히 공을 들였다. 궁리 끝에 고안한 방법은 ‘분무’. 젯소에 토끼가죽 아교를 섞은 뒤 흩뿌리는 거다. 어설픈 붓질로 들킬 일을 원천봉쇄하고, 캔버스의 원래 무늬를 드러낼 수도 있다. 그러곤 햇볕 아래로 직행. 뻣뻣하고 파삭한 캔버스를 만든 뒤 고무공으로 툭툭 때리니 “완벽한 거미줄패턴의 크랙이 생겼다!”고. 옛 그림을 수리·복원하는 데 쓰는 ‘자외선 쏘이기’도 중요하다. 자외선은 그림 표면의 바니시가 얼마나 오래됐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단다. 위조한 서명도 잡아내고 덧칠한 물감이 새까맣게 보이기도 한다. 자외선램프 아래 옛 바니시가 보인다면 반박할 수 없는 진품이란 얘기다. △3만달러로 시작해 71만 7500달러까지 저자가 유독 집중한 화가는 마틴 존슨 히드다. 습지나 바다 풍경, 열대조류나 난초 등을 그린 19세 미국작가. 히드를 파악하려 저자는 뉴욕·워싱턴의 미술관을 뒤져 벌새·난초·서명을 근접 촬영하고 연구에 몰입했다. 그러곤 그 일을 해낸다. 히드가 했던 대로 옛 캔버스를 구성하고 크랙을 만들고 바니시를 입히는 일까지. 찍히고 긁힌 낡은 액자는 서비스. 첫 거래는 3만달러(약 3200만원)에 성사됐다. 그러다가 FBI에 그의 그림이 갤러리를 열 만큼 쌓였다는 소문이 돌자 새가슴 신세는 면치 못한 듯하다. 다시는 위조 따윈 안 하리라 했단다. 그렇게 잠시 떠난 영국에서 새로운 정보를 접하는데. 크리스티의 ‘경매규정’이란 거다. 크게 두 가지. 경매회사나 판매자는 어떤 일이 있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 가짜로 판명이 나더라도 구매자가 할 수 있는 일은 환불요청뿐이란 것. 저자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다시 비즈니스로 뛰어들라는 정중한 초대장”이었다고. 그렇게 저자는 영국 경매시장에서 ‘재기’한다. 우려했던 일은 멋쩍게 됐다고 털어놨다. “영국인의 전문분야에서 그들을 속일 수 있을까” 했던 걱정. 그림은 전문가에게도 가기도 전에 팔려나갔으니까. 극적인 사건 하나만 더 보태자. 그가 공들인 시리즈로 히드의 ‘브라질의 보배’가 있다. 그런데 런던 크리스티에 맡긴 그중 한 점이 ‘타임스’ 1면을 장식하는 역사를 쓴 거다. 미국인 관광객이 영국의 벼룩시장에서 ‘찾은’ 그림이 3만 4000파운드(약 5000만원)를 안겼다는 내용. 결국 이 그림은 뉴욕 크리스티 경매로 옮겨가 9만 6000달러(약 1억원)에 팔리게 된다. 이후로 히드의 위작 시리즈 중 최고가는 71만 7500달러(약 7억 7000만원)에 팔린 ‘팻 보이’. 소더비가 1994년에 판매했다. 저자 켄 페레니가 1994년 위조한 19세기 미국화가 마틴 존슨 히드의 시리즈 ‘브라질의 보배’ 중 ‘팻 보이’. 그해 소더비경매서 71만 7500달러(약 7억 7000만원)에 팔렸다(사진=라의눈).△“미술시장에는 ‘구매자 위험 부담 원칙’ 작용”암묵적으로 저자가 박아둔 주장은 원제가 압축한다. ‘카베아트 엠프토르’(Caveat Emptor). ‘구매자가 위험을 부담하는 원칙’이란 라틴어다. 위작의 위험을 위조자가 아닌 구매자가 짊어져야 한다는 압력이 행간에 들어 있다. 이 때문인지 저자는 컬렉터를 위한 친절한 조언도 잊지 않는다. “경매회사는 기만적인 기관이니 절대 믿지 말라”든가 “그들과 거래할 땐 반드시 서면으로 하라”든가. 자부심도 대단하다. 날고뛴다는 전문가들의 정밀검증을 통과했다는 것, 그것을 자격증 삼아 감동적인 판매로 연결했다는 것. 어찌 보면 저자의 타깃은 과학수사 혹은 감정가였을지 모르겠다. 붓 감각의 만족보다 두뇌싸움의 희열이 더 강렬해 보이니. 설마 저자의 그림이 집에 걸려 있지 않다면 책은 퍽 ‘재미있다’. 기본적으로 범죄드라마인 데다 돈이 얽혀 있지 않나. 게다가 교양의 총결산이라 할 미술이야기다. 고급정보란 소리다. 하나 더. 책을 번역한 이동천 박사. ‘국내 유일한 미술품 감정학자’로 소개할 그가 저자와 형성한 보이지 않는 기류는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위작? 위조? 끝은 없다. 만약 오늘을 넘겼다면 잠시 숨고르기일 뿐 언제든 다시 튀어나올 판이다. 믿고 사는 미술품? 그런 것도 있을 리 없다. 위조자는 진품처럼 보이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컬렉터는 진품처럼 보이는 작품에 속지 않기 위해 상상 이상의 발품을 팔아댈 뿐이다. 백조처럼 우아한 예술? 천만에. 백조처럼 과격한 발차기! 그게 맞다.
2018.04.11 I 오현주 기자
시카고에서 애플이 보여준 승부수는?
  • [닥터몰라의 IT이야기]시카고에서 애플이 보여준 승부수는?
  • [IT벤치마크팀 닥터몰라] 6년 전 애플은 실리콘밸리에서 이벤트를 열어 오던 관행을 깨고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교육’을 테마로 한 이벤트를 개최한다.여기서는 모두가 ‘애플의 이벤트’에서 기대했음직한 어떤 새로운 제품도 소개되지 않았지만, 이 이벤트를 통해 보여준 애플의 비전은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는 것이었다.애플은 당시 아이패드를 통해 태블릿 PC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날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이들은 아이패드에서 구동되는 인터랙티브 교과서 및 저작도구를 동시에 공개함으로써, 낙후된 미국의 공교육을 혁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이러한 아이디어는 실로 신선한 것이었고, 실제로 이듬해인 2013년 로스앤젤레스 교육청이 관내 학급에 아이패드를 대량으로 공급하는 계약을 맺으면서 가시적 성과마저 거두는 듯했다.그러나 돌이켜보면 애플은 당시의 당찬 포부를 제대로 이뤄내지 못했다. 아이패드는 크롬북 등의 경쟁자에 비하면 비쌌고, 일부 교과서를 제외한 교과서들은 단순히 종이의 내용을 전자책으로 옮기는 수준에 그쳤다. 또, 소위 손으로 써야 하는 과목들의 교과서는 아이패드가 있더라도 별도의 노트가 필요하기도 했다.이외에도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2012년 애플의 시도는 애플이 목표했던 파급력을 보이지는 못했다. 그리고 오늘, 애플은 자신들이 더 멋진 시도를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실리콘밸리 바깥에서 열렸던 2012년처럼, 금번의 이벤트 역시 실리콘밸리가 아닌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서 열렸다. 6년 전의 교육 이벤트에서 가장 중요했던 내용은 아이북스 2.0에서 돌아가는 양질의 교과서였고, 그래서 애플은 뉴욕을 행사장으로 낙점했던 것이다.올해 호스트 역할을 맡은 시카고의 레인테크(Lane Tech)고등학교 역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 학교는 지역의 명문 공립 고등학교로, 대학 방식의 커리큘럼을 도입하고 각종 기술들을 받아들이는 데 적극적이다.과연 애플이 시카고의 이 학교가 열광할 새로운 교육을 제시할 수 있을지, 지금부터 살펴보자.◇새로운 교육은 새 하드웨어에서 : 아이패드닥터몰라 제공금번 행사에서 공개한 유일한 신제품이다. 애플은 이미 다양한 ‘아이패드’ 라인업을 갖추고 있지만 이번에 추가된 아이패드는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아이패드 프로와 비교해 보다 저렴하고 성능도 한 단계 낮아진 라인업이다.1년 전 추가된 속칭 아이패드 5와 거의 동일한 디자인, 아이폰 7 시리즈에 탑재된 A10 퓨전(Fusion) 칩을 탑재하고 있는 올해의 ‘새 아이패드’가 이전까지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애플 펜슬의 지원에 있다.지금까지 애플 펜슬 지원 여부는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패드의 사용자 경험에서 가장 큰 차이를 발생시키는 요소였다. 애플 펜슬을 통해 기존의 멀티 터치 시스템에서 사용하는 터치펜들에 비해 훨씬 자연스럽고 정확한 터치, 드로잉이 가능해졌으며 이는 다름아닌 아이패드 프로 라인업의 하위 라인업에 대한 가장 큰 차별점 중 하나이다.바꿔 말하자면, 지금까지는 애플 펜슬의 사용자경험을 누리기 위해서는 아이패드 프로의 비싼 값을 지불해야만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 사용자들에게 ‘단지 그것 때문에’ 구입하기엔 아이패드 프로는 지나치게 비쌌고, 특히 지불능력이 제한되는 학생 고객들에게 이 장벽은 매우 높았다.애플 제공애플 펜슬을 지원하는 새 아이패드가 갖는 가장 큰 의의는 무엇보다도 299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있다. 이전까지의 어떤 ‘아이패드’ 브랜드로도 상륙한 적 없는 가격대를 공략하며, 애플 펜슬이 주는 사용자 경험은 아이패드가 교육 목적으로 일반적인 컴퓨터와 가장 큰 차별점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아래는 실제로 필자의 아이패드에 필기해 본 예시이다.닥터몰라 제공전통적인 키보드는 정리된 줄글을 입력하는 데는 적합하지만 입력의 자유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애플 펜슬을 사용하면 종이에 펜을 가지고 쓰는 정도의 자유도로 원하는 내용을 정리할 수 있다. 수학 문제를 키보드로 푸는 것은 직관적이지 않고 어렵지만, 애플 펜슬을 이용한다면 훨씬 자연스럽게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다.전자 회로도를 그리거나, 생물학의 여러 연쇄반응을 표현하는 등 많은 학습 분야에서 애플 펜슬이 줄 수 있는 경험은 일반 컴퓨터의 타이핑 경험보다 훨씬 낫다. 물론 이런 경험은 기존에 펜과 종이로도 얻을 수 있지만, 디지털화된 정보를 관리하는 점과 함께 ‘Notability’ 와 같은 서드파티 앱을 이용해 필기와 강의 녹음을 병행하는 등의 접근은 기존의 펜과 종이로도 얻을 수 없는 아이패드만의 사용자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닥터몰라 제공아이패드 프로가 이미 구축한 ‘PC급 고성능 태블릿’ 의 영역과 중첩되지 않으면서, 새 아이패드는 애플 펜슬을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의 최저 진입선을 낮춘 데 큰 의미가 있다. 다만 저렴해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크롬북 등의 경쟁 상대보다는 가격대가 높기에, 이제 하드웨어를 넘어 얼마나 다양한 어플리케이션과 교육 컨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애플 펜슬과 소프트웨어의 만남 : 아이웍스 업데이트닥터몰라 제공실제로 금번 이벤트에서 애플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해 설명한 것은 새로 업데이트된 아이패드 그 자체가 아니다. 오히려 그 아이패드에서 구동할 수 있는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새 아이패드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교육 플랫폼에 대한 것이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아이웍스(Keynote, Pages, Numbers) 앱이 애플 펜슬을 완벽하게 지원하게 된 것이 가장 반가웠다.물론 애플 펜슬과 이를 지원하는 아이패드 프로가 발표된 시점이 벌써 수년 전임을 감안하면 만시지탄이지만 말이다. 실로 오랜만의, 피부에 직접 와닿는 사용자경험의 혁신이 이뤄진 것이다.또 애플은 아이웍스를 통해 전자책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전자책 컨텐츠 형태에 적합한 여러 템플릿을 추가했다. 이를 발판 삼아 교사들의 (전자책 형태의) 수업 콘텐츠 제작을 촉진하고, 이 전자책이 다시 학생들의 아이패드 활용도를 견인하게끔 하는 선순환을 노리는 것이다.◇선생님들을 위한 여러 도구들 : 교실, 스쿨워크, 커리큘럼닥터몰라 제공지금까지의 내용이 교육 수요자(학생)를 겨냥한 것이라면 이제부터의 발표는 교육 공급자(교사)를 위한 것이다. 애플은 이미 존재하던 교실 앱과 오늘 새로 공개한 ‘스쿨워크’, ‘Everyone Can Code / Create’ 등의 커리큘럼을 이용해 아이패드를 이용한 교육 시스템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교실 앱은 교사가 학생들의 아이패드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구체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모든 학생들의 아이패드에 정보를 전송하거나, 특정 앱을 실행시키고, 아이패드를 잠금 상태로 만드는 등의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필요하다면 교사 또는 특정 학생의 아이패드 화면을 미러링할 수도 있다. 이런 기능들은 자칫 산만해질 수 있는 수업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도구이다.스쿨워크는 교실을 벗어난 교육 활동을 좀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앱이다. 스쿨워크는 아이클라우드 기반으로 학생들의 계정을 생성, 관리할 수 있으며 한 아이패드에 로그인하는 학생 계정마다 해당 학생의 도큐먼트 등을 로딩해 주는 기능도 제공한다.이외에도 스쿨워크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유인물을 배부하고, 과제 등을 지정할 수 있는 기능에 더해 개별 학생들의 진척도를 확인하는 등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이와 같은 ‘도구적’ 지원 외에도, 애플은 자체적으로 커리큘럼을 만들어 교사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중 하나인 Everyone Can Code는 애플의 스위프트 언어를 기반으로, 기본적인 프로그래밍 개념 정립에서부터 최종적으로는 스스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는 수준까지 가르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Everyone Can Create는 아이패드와 개러지 밴드, 클립스 등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실제로 컨텐츠를 만드는 과정을 다룬다. 특히 Everyone Can Create의 경우 단순히 예술에 분야를 한정하지 않고 일반적인 과목과 접목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했다고 한다.애플은 이런 커리큘럼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교사용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등 일선 교사들이 좀 더 쉽게 새로운 교육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이러한 교육 도구와 커리큘럼의 성과는 단기적으로 이뤄내고 그 성패를 평가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오늘 발표한 청사진을 바탕으로 애플이 어떤 그림을 그려나갈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닥터몰라 제공▲닥터몰라 소개= 다양한 전공과 배경을 가진 운영진이 하드웨어를 논하는 공간이다. 부품부터 완제품에 이르는 폭 넓은 하드웨어를 벤치마크하는 팀이기도 하다.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이미 알려진 성능의 재확인을 넘어 기존 리뷰보다 한층 더 깊게 나아가 일반적으로 검출하기 어려운 환경에서의 숨은 성능까지 예측가능한 수리모델을 개발하고 있다.필진으로 이대근 씨(KAIST 수리과학 전공)와 이진협 씨(성균관대학교 생명과학 및 컴퓨터공학 전공)가 참여한다.
2018.03.31 I 이재운 기자
용인국제어린이도서관 축제로 문 연다
  • 용인국제어린이도서관 축제로 문 연다
  • [용인=이데일리 김아라 기자] 용인시가 오는 31일 ‘용인국제어린이도서관’ 개관 행사를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공연과 축하 페스티벌로 준비했다고 29일 밝혔다. 어린이들에게 도서관을 단순히 지식만 채우는 딱딱한 공간이 아니라 온몸으로 즐기며 끼와 재능을 발달시키는 재미있는 공간으로 꾸민다.이날 행사는 처인구 삼가동 28-6번지 시민체육공원 1층과 지하1층 부대시설에 들어서는 도서관 공간 뿐 아니라 입구 광장과 경기장 그라운드를 포함한 시민체육공원 전역에서 진행된다. 지난 1월 준공한 용인시민체육공원 전 공간을 사실상 이날 시민들에게 전면 공개하는 셈이다.개관행사는 이날 오후 1시30부터 경기장에서 정찬민 용인시장을 비롯해 지역 주요인사와 어린이, 시민 등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행사 후 도서관 투어가 진행된다. 경기장에선 용인문화재단 거리아티스트팀인 용인버스킨들의 공연과 화려한 비누방울 축제 등이 열린다.용인국제어린이도서관 책놀이터.(사진=용인시)공식 개막행사와는 별도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민체육공원 경기장과 입구광장 등에선 다양한 공연과 체험행사가 펼쳐져 참가자들의 흥을 돋울 예정이다.이날 도서관 내부 전역에선 12시부터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강연, 워크숍 등이 진행된다. 우선 유투브 크리에이터 도티가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이해’라는 주제의 강연을 하고, EBS 영어강사 크리스 존슨이 영어 구연동화 프로그램을 펼치며, 미디어 아티스트 하석준이 3D프린터의 원리와 이해를 소개하는 워크숍을 운영한다.경기장 잔디광장에선 다양한 거리축제가 펼쳐진다. 용인문화재단 거리아티스트팀인 용인버스킨들의 공연과 동춘서커스단의 곡예공연이 이어지고 VR(가상현실), 드론, 레고, 스피너 만들기 등 10여개의 체험부스가 운영된다. 사전예약한 1004개 텐트에서 시민들이 책을 읽으며 여가를 즐기는 대규모 북캠프가 열리고, 시민들이 함께 펼치는 비누방울 대전, 어린이 뮤지컬 ‘구름빵’ 공연도 진행된다.경기장에선 또 참가자들의 편의를 위해 간식과 음료를 판매하는 15개의 푸드트럭도 운영된다.시민체육공원 입구 야외광장에선 색소금을 이용해 그림을 그려보는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다양한 색상의 소금을 바닥에 뿌리고 시민 누구나 맘껏 그림을 그려보는 프로그램이다. 광장엔 또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5개의 대형파라솔과 50개의 의자를 설치할 예정이다.
2018.03.29 I 김아라 기자
용인 국제어린이도서관 문 연다
  • 용인 국제어린이도서관 문 연다
  • [용인=이데일리 김아라 기자] 용인에 어린이들에게 예술적 감수성을 가득 부어넣을 ‘세상에 하나뿐인 예술도서관’이 문을 연다.용인시는 오는 31일 처인구 삼가동 28-6번지 일대에 위치한 시민체육공원 주경기장 부대시설에 ‘용인국제어린이도서관’이 개관한다고 14일 밝혔다 (재)용인문화재단이 운영할 이 도서관은 지상 1층(1만278㎡), 지하1층(5,591㎡) 등 총 1만5869㎡ 규모로 조성한다. 5000여권 어린이도서와 해외원서를 갖춘 책 놀이터와 다양한 예술체험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터로 구성되는 게 특징이다. 하루 1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문화시설로 남녀노소 모두 무료 입장할 수 있다. 놀이터별 소정의 이용료를 내면 된다. 어린이들은 각종 놀이터에서 체험하며 느낀 감정이나 생각을 소리와 그림으로 기록해‘나만의 책’을 만들 수 있다. 만든 책은 도서관 내‘책 보관소’의 장서가 돼 누구나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잘 알려진 저자의 책만 읽을 수 있는 정적인 도서관의 개념을 혁신하는 장소로 어린이와 시민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역동적인 문화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상 1층은 책,연극,음악,미술,동화,캠핑,예술,유아놀이터 등 8개의 놀이터와 책 보관소, 수유실, 카페테리아 등으로 구성된다. 우선 책 놀이터는 개방형 서고와 푹신한 소파, 놀이기구 등이 설치돼 누워서, 뛰어놀면서, 미션을 수행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운영된다. 연극 놀이터는 놀이를 통해 연극과 뮤지컬을 쉽게 체험하는 곳이다. 미술 놀이터에선 다양한 소재와 재료, 감각으로 미술을 체험하고, 음악 놀이터에선 국내 신진 미디어아티스트 그룹인 ‘사일로 랩(SILO Lab.)’의 음악설치작품을 통해 음악을 온몸으로 즐길 수 있다. 동화놀이터는 증강현실(AR) 체험형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캠핑놀이터는 텐트를 빌려서 온가족이 함께 마음껏 책을 읽으며 캠핑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기획전이 열리는 예술놀이터도 있다.1층에서 가장 특징적인 장소는‘책 보관소’다. 나만의 책을 만들어 보관하고 싶은 어린이들은 책 틀을 받아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노래와 그림, 사진 등 자유로운 표현방식으로 기록하면 된다. 노래 등 소리로 표현한 내용은 CD에 저장하거나 QR코드로 변환해 책에 담기게 된다. 지하 1층에는 용인지역 청년예술가들이 4차산업혁명시대의 산업과 연계된 예술작업을 하며 어린이 대상 체험교육을 실시하는 작업실, 어린이를 위한 예술코딩교육 등이 진행되는 어린이 스튜디오 등이 들어선다. 시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시민체육공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부대시설에 어린이문화공간 조성을 추진했다. 100만 대도시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어린이문화시설을 확충하고 시민체육공원을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했다. TF팀을 구성해 국내외 벤치마킹과 자문을 얻어 계획을 확정하고 지난 1월부터 내부 공사에 착수했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시설인만큼 안전 문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실내의 모든 기둥마다 쿠션매트를 부착하고 손잡이에는 손끼임 방지 처리를 했다. 화재 등 재난이나 전자파 등 환경위험요소를 차단하는 설비도 갖췄다. 시는 오는 31일 개관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이날 방문객들은 도서관 내 모든 체험프로그램과 도서관 투어, 강연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정찬민 용인시장은 “용인국제어린이도서관의 개관으로 용인의 어린이들에게 그동안 부족했던 문화체험공간을 제공하게 돼 기쁘다”며 “용인 어린이들을 국제적 인재로 키우기 위해 만든 이 도서관이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2018.03.14 I 김아라 기자
문범강 교수 “북한 미술 역시 한반도의 문화유산”
  • 문범강 교수 “북한 미술 역시 한반도의 문화유산”
  • 문범강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가 13일 서울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회관에서 ‘평양미술 조선화 너는 누구냐’ 출간 기념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조선화’를 아십니까?”베일에 가려졌던 북한미술의 실상을 확인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북한미술전문가’라 불리는 문범강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가 쓴 ‘평양미술 조선화 너는 누구냐’다. 문 교수는 13일 서울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 선전화만 있다는 것은 오해”라며 “공산주의 체제를 알리는 그림이 많지만 북한 역시 우리 동양화의 전통을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자신을 ‘반공주의자’이자 ‘예술가’라고 소개한 그는 “한반도의 문화 흐름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한국뿐만 아니라 북한의 예술도 이해를 해야한다”며 “북한의 미술을 접하며 두려움을 느낄 때도 있었지만 대단히 시적이고 낭만적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문 교수는 2011년부터 6년간 아홉 차례에 걸쳐 평양을 방문해 기록을 모았다. 현지답사와 취재를 최우선으로 평양의 만수대창작사, 백호창작사, 삼지연창작사, 중앙미술창작사 등을 방문해 작품 제작현장을 살피고 인터뷰했다. 북한의 미술품을 전시한 국가미술전람회장과 조선미술박물관, 평양미술대학과 등을 참관했다. 북한에 도착하자마자 여권을 압수당하고 감시 아닌 감시를 받는 등 긴장감과 심리적인 옥죄임이 있는 상황이었지만 평양 미술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조선화는 북한의 동양화를 말한다. 수묵채색화가 중심을 이루는 가운데 수십 명이 함께 그린 대형집체화도 유화가 아닌 조선화로 주로 창작한다.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나 구소련 등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독창적으로 발전했다. 문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북한의 조선화가들은 강한 자존감을 바탕으로 특유의 기법을 탐구해왔으며 예술적인 가치를 끌어 올렸다. 문 교수는 북한 미술을 좀 더 열린 시각으로 바라보고 새로운 미술 양식으로 받아들이기를 바랐다. “항일이나 한국전쟁 등 소재가 다소 제한적인 북한의 미술이지만 작가들의 표현 방식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독특하고 깊이 있는 사실주의 미술”이라고 표현했다.문 교수는 오는 9월에 열리는 2018광주비엔날레에서 북한 미술전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에서 열리는 최초의 주제화 전으로 4~5m에 달하는 대형집체화를 포함해 스무여 점을 공개한다. 그동안 한국에 소개된 북한의 미술품은 주로 산수화가 많았다. 그는 “북한의 체재를 선전하는 그림이라 아직 통일부의 승인이 나지 않는 등 애로사항이 많다”며 “이제는 이념을 넘어 예술로서 북한의 미술품을 받아들일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8.03.13 I 이정현 기자
현대百 현대어린이책미술관, 신진작가 지원 ‘언-프린티드 아이디어’ 전시
  • 현대百 현대어린이책미술관, 신진작가 지원 ‘언-프린티드 아이디어’ 전시
  • [이데일리 박성의 기자]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은 오는 21일부터 내년 3월25일까지 ‘언-프린티드 아이디어’ 전시를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언-프린티드 아이디어’는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이 문화예술지원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신진 그림책 작가 발굴 및 지원 프로젝트다.전시기간 동안 신진 작가들의 원화와 초안(더미북), 작품 연계 아트 워크 등 170여 점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작품과 연계된 다양한 체험 활동과 미디어 영상도 선뵌다. 특히 전시작가 10명과 함께 작품을 그려보는 ‘작가워크숍’이 매주 토요일 오후에 무료로 열린다. 그림책 전문가의 강연도 내년 1월부터 3월까지 매월 둘째 주 토요일에 진행할 예정이다.아울러 관람객들이 직접 투표해 최다 득표를 얻은 2개의 작품은 출판물로 제작, 지원할 계획이다. 전시 관람료는 6000원이다. 자세한 전시관람 정보 및 교육 예약은 현대어린이책미술관 홈페이지 또는 모바일에서 확인 가능하다한편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은 현대백화점(069960)이 지난 2015년 8월 지역 사회 공헌과 문화 예술 지원을 위해 설립한 문화교육공간이다. 국내 최초 ‘책’을 주제로 그림책 관련 전시, 테마교육, 열린서재 등을 운영하고 있다.
2017.12.20 I 박성의 기자
19세기에 스마트폰이?..그림 속 소녀의 정체는
  • 19세기에 스마트폰이?..그림 속 소녀의 정체는
  • [사진=피터 러셀 트위터][이데일리 e뉴스 조유송 인턴기자] “소녀가 마치 데이팅앱 틴더에 푹 빠져 있는 듯하다.”시골길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걷는 듯한 19세기 그림 속 소녀의 모습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됐다.1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사는 피터 러셀은 트위터에 19세기 그림 하나를 소개했다. 그림 속 소녀는 한 손에 작고 네모난 물건을 들고 숲길을 걷고 있다. 소녀의 앞에는 한쪽 무릎을 꿇은 소년이 꽃을 들고 소녀를 기다린다.눈길을 끈 것은 소녀가 들고 있는 물건. 러셀은 “소녀가 마치 데이팅앱 틴더에 푹 빠져 있는 것 같다”고 했다.농담 같던 러셀의 한 마디에 발트뮐러 작품은 화제가 됐다. 몇몇 누리꾼들은 “아이폰으로 인스타그램 하는 것 같다”, “애플이 아닌 삼성 제품일 수도”, “저기서 4G는 잘 터지는지 궁금하다”, “소년은 소녀에게 꽃을 주려고 기다리지만, 소녀는 다른 남자친구에게 문자를 보내고 있다”는 장난스러운 반응을 보였다.그림은 비더마이어 시대(유럽에서 밝고 소박한 예술 양식이 유행했던 시대) 오스트리아 화가 페르디난드 게오르그 발트뮐러(1793~1865)의 작품 ‘디 에바르테트(Die Erwartete)’다. 발트뮐러가 1850~1860년대에 그린 것으로 추측된다.물론 소녀가 들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이 아니다. 그림을 전시 중인 독일 뮌헨의 노이에 피나코텍 미술관에 따르면 이 그림은 일요일 아침 교회로 향하는 소녀와 소년의 모습을 담은 것이다. 소녀가 든 물건은 성경책이나 찬송가 책으로 추측된다.러셀은 “기술의 발전이 그림 해석 방식을 얼마나 바꿔놨나. 1850~1860년대 사람들이 이 그림을 봤다면 분명 의심 없이 소녀가 들고 있는 물건은 책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오늘날 저 그림을 본 사람은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소셜 미디어에 빠져 있는 십대 소녀를 먼저 떠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2017.11.16 I 조유송 기자
가을 여행주간, 예술과 밤 속으로 '탁' 떠나세요
  • 가을 여행주간, 예술과 밤 속으로 '탁' 떠나세요
  •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오는 10월21일부터 11월5일까지 이어지는 올해 ‘가을 여행주간’에서는 전국에서 530여 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 6393개 지점에서 최고 70%의 할인 혜택을 준비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는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7 가을 여행주간’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가을 여행주간은 한국관광공사(사장 정창수), 한국관광협회중앙회(회장 김홍주), 17개의 광역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준비했다.이번 가을 여행주간의 주제는 ‘예술’과 ‘밤’이다. 문체부는 예술·문화와 여행을 접목해 예술인과 함께하는 ‘예술로 여행’과 문화가 있는 날 연계 프로그램인 ‘문화로 여행’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또 여행 시간을 낮에서 밤까지로 연장해 체류형 관광을 활성화하고 야간 관광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밤에도 즐길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과 정보들을 제공한다.예술도 여행이다◇예술과 밤의 가락으로 ‘탁’이번 가을 여행주간에는 국내여행에 ‘예술’이 내용을 더하고 ‘밤’이 정취를 더하며, ‘노래’가 흥을 돋운다. ‘예술로(路) 여행’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미술·음악·디자인·공연예술 등 다양한 예술 분야의 멘토와 함께하는 예술여행(아트투어)이다. 이 여행은 가을 여행주간 누리집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광주 ‘예향 광주 아트투어’에서는 이이남 미디어예술가와 함께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대인예술시장 등을 둘러본다. 또 경기도 ‘별빛 갤러리 낭만투어’에서는 호상근 회화작가와 함께 장욱진 미술관, 송암 천문센터, 양주 아트시티, 가나 아트파크 등을 여행한다.충남 ‘금강 그랜드 아트투어’에서는 신현림 시인, 오은 시인과 함께 국립공주박물관, 국립 부여박물관, 부여 신동엽문학관 등을 다니며 제주 ‘제주비엔날레 아트투어’에서는 김준기 제주도립미술관장 겸 제주비엔날레총감독, 김지연 예술감독과 함께 알뜨르비행장, 제주현대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등을 둘러본다. ‘문화로(路) 여행’은 가을 여행주간과 문화가 있는 주간을 연계하여 10월 25일과 28일에 ‘문화가 있는 날 지역특화프로그램’을 통해 진행되는 행사이다. 참가자들은 현장 이벤트를 통해 인기 일러스트와 웹툰 작가들이 표지 작업에 참여한 ‘한국관광 100선 드로잉북’을 받을 수 있다.문체부는 동일한 공간의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고, 하루 더 묵을 계기를 주어 여행의 호흡을 여유롭게 만드는 밤 여행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야(夜)간(間) 놀이’는 밤에 더 매혹적인 10가지 주제의 30가지 야간여행 명소를 소개하고, 할인이나 공연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10가지 주제는 Δ볼거리인 전망대, 천문대, 공연 Δ놀거리 문화재·유원지, 유람선, 투어, 버스, 테마거리 Δ먹거리인 야시장, ‘맥북’(맥주와 책) 명소로 구성된다. 각 주제마다 3개의 추천 명소가 준비돼 있다.‘야(夜)한(閒) 청년’은 치열해진 사회의 삶 속에서 잠시 자신을 돌아볼 ‘틈’을 찾는 청년들을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경기 수원, 강원 원주, 충북 제천, 경북 경주의 4개 청년몰에서는 자신의 꿈을 펼쳐나가는 청년들과 외지에서 온 청년들이 삶과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야간 여행 파티가 벌어지며, 이 행사 역시 가을 여행주간 누리집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벚꽃엔딩’이 전국적인 벚꽃놀이 붐을 일으키고, ‘여수 밤바다’가 여수를 야간관광의 중심지로 만들었듯이 이번 가을 여행주간에 국민들의 마음을 흔들 캠페인 음원이 제작되었다. 가수 헤이즈(Heize)가 ‘가을, 밤, 여행’을 주제로 작사?작곡한 캠페인 음원이 11일 가을 여행주간 누리집을 통해 최초로 공개된다. 공개된 음원은 국민 누구나 무료로 내려 받을 수 있으며 Δ해당 음원을 활용한 나만의 가을여행 뮤직비디오 제작 Δ감상평 댓글 달기 등의 이벤트가 이어진다. 오는 22일 서울 홍대와 11월4일 부산 광안리에서는 헤이즈의 ‘야(夜)행성 버스킹 투어’가 청춘마이크 예술가들과 함께 진행한다.◇ 여행 속으로 ‘탁’가을 여행주간을 맞이해 걷기여행길에 지역의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를 입힌 복합 체험형 걷기여행 축제가 전국 25개 지역에서 펼쳐진다. 오는 14일 강릉 올림픽 아리바우길을 시작으로 가을 여행주간 기간의 주말마다 전국 곳곳에서 진행된다. 이번 축제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가을의 단풍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로서, 완주자를 위한 푸짐한 기념품도 준비되어 있다.주민이 운영하는 지역 고유의 특색을 지닌 관광사업체 관광두레에서는 가을철 식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진짜여행 상품 ‘여행자의 식탁’을 운영한다. 경기 가평에서는 인재진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예술감독과 함께 특별한 가을 피크닉을 즐길 수 있고, 전북 익산에서는 주민들이 가장 사랑한다는 청춘맥주를 마실 수 있다. 그밖에도 동해, 홍성, 여수, 안동 등 총 11개 지역에서 높아지는 가을 하늘과 든든해지는 배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관광벤처기업은 기업이 제안하는 가을여행과 여행자가 제안하는 가을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부산의 술을 시음하고 명란다시마 안주를 먹어보는 ‘부산 술과 로컬안주 체험’, 모슬포 인근 바다에서 선장님과 배를 타고 야생돌고래를 찾는 ‘제주 야생돌고래 탐사’, 농장에서 벌어지는 ‘가을빛을 찾아서 팜파티’ 등 11개 기업이 제안하는 18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1인당 약 2만 원의 체험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또, 국민 공모를 통해 제안받은 여행프로그램을 실제로 상품화하여 공모자에게 여행비 일체를 지원하는 수요자 중심의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요리사 박찬일, 여행작가 손미나와 함께 가을에 떠나는 색다른 테마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박찬일과 함께하는 ‘스타 셰프와 떠나는 남도 맛 기행’에서는 오는 21일부터 22일까지 담양 죽녹원, 나주 천연염색박물관, 광주 김치타운 등을 방문한다. 손미나와 함께하는 ‘스타작가와 떠나는 드라마틱 강원여행’에서는 강릉과 속초를 여행한다. 상세 일정은 가을 여행주간 누리집에서 공지된다.◇ 지역 속으로 ‘탁’가을 여행주간에는 인천, 광주, 대전 등 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대표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번 지역 대표프로그램은 서울, 대구, 울산 등, 지난 봄 여행주간 때 지역프로그램을 운영했던 지자체와는 다른 곳에서 진행한다.특별프로그램의 주제인 ‘밤’과 연계한 △인천 월미도 등대 일원의 ‘가을밤 월미도 등대콘서트 △광주 호수생태공원의 ‘가을유람 풍류달빛공연’ △대전 대덕연구단지 등의 ‘달달한 대전 낭만 가을 밤 여행’ △경북 경주의 ‘보문호반 달빛걷기’ △제주 중문진실캠프장 등의 ‘사람과 사람, 제주의 푸른 밤’을 포함해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참여자들을 기다린다.그밖에도 전국 방방곡곡에서 펼쳐지는 부산 불꽃축제, 울산 큰애기 야시장 등 75개의 야간 프로그램과 이천 쌀문화축제, 자라섬 국제 재즈페스티벌 등 6개의 문화관광축제를 포함한 전국 60여 개의 지역 축제, 그리고 390여 개의 각종 체험행사를 포함하여 총 530여 개의 각종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혜택 속으로 ‘탁’…6393개 지점 할인이번 가을 여행주간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과학관 체험프로그램 △국방부 안보견학 프로그램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체험휴양마을 할인 △환경부 국립공원?생태관광지 특별 프로그램 △국토교통부 지역별 철도 연계 패키지 여행상품 10선 △해양수산부 어촌체험마을 프로그램 △중소벤처기업부 전통시장 가을축제 △문화재청 4대 궁 및 종묘 할인 △산림청 누리소통망(SNS) 경품이벤트 등 다른 부처들의 여행 프로그램도 함께 준비되어 있다.또 △4대 궁 및 종묘, 국립생태원 등 관광지 △정동극장, 국립극단 등 도심 문화예술시설 △농촌체험마을, 교육농장, 농가맛집 등 관광체험시설 △에버랜드, 롯데월드, 서울랜드 등 유원시설 △그린카, 롯데렌터카 △베니키아, 굿스테이, 한옥스테이, 한화리조트, 하이원리조트 등 숙박시설 총 6393개 지점의 할인 혜택을 최대 70%까지 누릴 수 있다.국민들의 여행주간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연가 사용 캠페인도 병행된다. ‘약치기’ 웹툰으로 유명한 ‘그림왕양치기’의 한 컷 만화 말풍선에 통쾌한 대사를 채우면 추첨을 통해 ‘약치기’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증정한다.
2017.10.11 I 강경록 기자
 황량한 상점가에서 활력 넘치는 예술촌으로
  • [도시, 예술품다②] 황량한 상점가에서 활력 넘치는 예술촌으로
  • 한복을 입고 창동예술촌을 돌아보는 관광객[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마산 창동은 한때 경남에서 상권이 가장 번성한 곳이다. ‘경남의 명동’으로 불리며 수많은 젊은이를 불러들였다. 거리에는 레스토랑과 카페, 최신 유행하는 옷 가게가 늘어섰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1960~1980년대가 창동을 중심으로 한 마산 원도심의 전성기다. 마산수출자유지역이 문을 열고 한일합섬 마산공장이 들어서면서 전국의 노동자가 모여들었다. 눈부신 호황이었다. 돈이 넘쳐나고, 거리는 쇼핑백을 든 사람으로 가득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공장이 중국으로 옮겨 가면서 쇠퇴할 조짐이 보였고, 2000년대 들어 급격히 몰락했다. 신도시 창원으로 인구가 이동했고, 창동 주변에 들어선 대형 백화점이 상권 붕괴를 가속화했다. 시민극장, 강남극장 등 주변의 극장이 문을 닫은 것도 한몫 거들었다. 문화와 낭만의 거리 창동은 생기를 잃고 아사 직전 상태로 남았다.가을볕을 즐기며 창동예술촌을 거니는 관광객◇회복 불능 창동 젊은 예술가들이 살리다회복 불능 상태인 창동에 링거주사를 꽂은 때는 도시 재생 사업을 시작한 2011년. 급격히 감소한 원도심의 인구 유입을 회복하고, 노후화된 상권을 재생하기 위한 사업에 정부와 창원시가 540여억 원을 쏟아부었다. 도시 재생 테스트 베드 사업(2011~2014년)과 도시 재생 선도 사업(2014~2017년)으로 창동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지역의 젊은 예술가들이 빈 점포에 둥지를 틀면서 거리 풍경이 바뀌었다. 떠나간 젊은이들이 돌아왔고, 상점이 다시 문을 열었다. 창동은 이제 완연한 회복세로, 과거의 영화를 되찾고 있다. 창원시도시재생지원센터 김경년 팀장은 “올해 재생 사업이 끝나면 창동은 예전의 명성을 온전히 회복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잊힐 뻔한 거리를 되살린 일등 공신은 지역 예술가들이다. 창원시는 빈 점포 50여 개에 예술인을 무상으로 입주시키고, 그들이 작업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먼저 마산 출신 세계적 조각가 문신 선생을 재조명하는 ‘문신예술골목’이 만들어졌다. 뒤이어 예술의 도시 마산을 증언하는 ‘마산예술흔적골목’이 조성됐다. 여기에 예술가의 창작 공간과 상가를 융합한 ‘에꼴드창동골목’이 더해졌다. 2012년 세 골목을 합해 ‘창동예술촌’ 간판을 달았다. 다양한 벽화로 꾸며진 창동예술촌창동예술촌 골목을 걷다 보면 다양한 벽화와 조형물을 만난다. 각종 공방과 아틀리에 유리창 너머로 작업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들이 만든 작품도 구입할 수 있다. 나이 지긋한 화가의 수채화, 젊은 작가의 실험적인 작품 등을 전시하는 갤러리도 많다. 물감이 묻은 앞치마를 두르고 다니는 화가의 모습이 골목에 낭만을 더한다.걸음마다 역사와 문화를 만나는 것이 창동의 또 다른 특징이다. 창동사거리 인근 ‘학문당’은 마산 시민의 약속 장소로 유명하다. 1955년 개업해서 아직 영업 중이다. 학문당 골목으로 들어서면 3·15의거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3·15 희망나무’가 있는데, 시민 315명의 이름이 걸렸다. 창동의 그때 그 모습을 기록한 사진과 각종 자료가 있어, 지금 모습과 비교해도 재미있다.골목의 중심은 아트센터와 아고라광장. 이곳에서 플리 마켓과 다양한 예술 공연이 열린다. 광장 옆에 있는 헌책방 ‘영록서점’도 마산의 명물이다. 문 연 지 40년이 넘었는데, 2014년 창동예술촌에 입성했다. 헌책 120만여 권에 카세트테이프, LP판이 많다. 클래식 다방 ‘만초’, 빠다빵이 맛있는 ‘고려당’도 그대로 남아 여행자를 기다린다. 독립 서점 ‘산·책’은 개성 강한 출판물이 있는 곳. 맥주 마실 공간이 마련되어 가을밤 ‘책맥’을 즐겨도 좋다.상상길‘코아양과’ 역시 옛 모습 그대로 자리를 지킨다. 코아양과 건너편에는 ‘상상길’이 있다. 불종거리에서 부림시장까지 이어지는 155m 길바닥에는 전 세계인 2만 3000명의 이름이 새겨졌다. 연인과 함께 걷기 좋다고 하여 ‘쌍쌍길’이라도 하는데, 한국관광공사가 2015년 ‘당신의 이름을 한국에 새겨보세요’라는 글로벌 캠페인으로 만들었다.창동예술촌 아래는 부림시장이다. 화분 받침에 떡볶이를 담아주는 ‘6.25떡볶이’가 이곳의 명물이다. 창동예술촌에서 무료로 대여하는 한복을 차려입은 여행객이 골목을 누비는 모습이 창동의 부활을 실감케 한다. 마산의 의로운 역사도 만날 수 있다. 1960년 이승만 정권에 대항한 3·15의거의 현장이 창동이고, 1979년 10월 유신 독재의 종말을 가져온 부마민주항쟁이 시작된 곳도 창동사거리다. 오동동문화의거리 바닥에는 ‘3·15의거 발원지’ 기념 동판이 있다. 제일은행 맞은편 건물 사이에는 ‘250년 골목길’이 조성되었다. 257년 전 조창으로 대동미를 운반하는 수레가 다닌 250m 길이다. 조창은 조선 시대 조세로 거둔 쌀(대동미) 같은 현물을 보관하고 이를 중앙에 보내기 위해 설치한 창고와 세곡의 수납·보관·운송을 맡은 기관이다.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내부◇마산항 따라 이어진 옛 구도심의 이야기들창동예술촌에서 시작한 마산 예술 여행은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으로 이어진다. 문신은 1960~1970년대 프랑스 파리를 주 무대로 왕성하게 활동했으며, 대칭의 미를 살린 추상 조각으로 생명과 우주의 원리를 완성도 높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80년에 영구 귀국한 선생은 고향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마산합포구 추산동 야트막한 언덕에 자신의 최대 작품인 미술관을 지었다. 건립에 꼬박 14년이 걸렸고, 선생은 미술관 개관 1주년을 사흘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미망인은 “사랑하는 고향에 미술관을 바치고 싶다”는 선생의 유지를 받들어 2003년 당시 마산시에 미술관을 기증했다. 문신 선생의 작품도 좋지만, 전시관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시내와 마산항의 전경이 시원하다. 가고파꼬부랑길벽화마을성호동과 추산동 일대 산동네에는 가고파꼬부랑길벽화마을이 있다. 마을 외벽에는 다양한 그림이 그려졌다. 알록달록한 벽화를 따라 걷다 보면 우울한 기분이 스르르 풀리는 기분이다. 추석을 맞아 어시장에 가도 좋을 듯. 동성동·남성동·신포동 일원에 있는 마산수산시장은 마산 맛의 원천이다. 매일 아침 마산 앞바다와 통영, 거제 등지에서 갓 잡은 횟감과 각종 해산물이 이곳으로 모여든다. 떠들썩한 시장을 걷다 보면 마산 사람의 정과 심성을 엿볼 수 있다.마산 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아귀찜이다. 오래전 오동동에서 장엇국을 팔던 혹부리 할머니가 어부들이 가져온 아귀에 된장과 고추장, 마늘, 파 등을 섞어 만든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마른 아귀를 사용해 훨씬 쫀득하고 맛있다. 오동동 아구찜거리에는 20여 개 음식점이 손님을 맞이한다. 마산의 별미 아귀찜◇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창동예술촌→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1박 2일 여행 코스= 창동예술촌→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숙박)→마산수산시장→가고파꼬부랑길벽화마을 △가는길=중부내륙고속도로 내서 JC→남해고속도로제1지선 서마산 IC→석전교사거리 우회전→6호광장오거리→불종거리→창동예술촌△먹거리= 아귀찜은 마산합포구 오동남길의 고향아구찜(055-242-0500), 복국은 마산합포구 오동동 10길의 공포폭집(055-242-3308), 초밥은 마산합포구 동서북 16길의 고려횟집((055-246-3677), 장어구이는 마산합포구 수산2길의 해안선회집(055-222-1771), 동서북 10길에는 꿀빵으로 유명한 고려당(055-243-0011)과 동서북 12길에는 떡볶이로 많이 알려진 6‧25떡볶이(055-247-4830)가 있다.△주변 볼거리= 마금산온천지구, 마창대교, 창원시립마산박물관, 마산조각공원
2017.10.01 I 강경록 기자
국감서 드러난 삼성家 보유 문화재…"박물관 클라스네"
  • 국감서 드러난 삼성家 보유 문화재…"박물관 클라스네"
  •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삼성가(家)에서 상당량의 보물·국보급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국정감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삼성가는 창업자인 고 이병철 회장 때부터 문화재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여온 만큼 폭넓은 시대에 걸친 다양한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 대전유성구갑)이 문화재청에서 제출받은 `국보·보물 소유 현황`에 따르면, 현재 국보 및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 가운데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문화재 비율은 62.9%였다. 이 중 삼성가의 문화재 보유 비중은 총 5.8%로 140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삼성가가 운영하는 호암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높이 25.4cm의 통일신라시대 불상 ‘보물 제779호 금동여래입상(金銅如來立像)(사진=이데일리DB)삼성가는 국보 제118호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국보 제216호인 정선필 인왕제색도 등 국보문화재 37점, 보물 제401호인 금동여래입상 등 보물 문화재 103점 등 총 140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전체 문화재 중에서도 국보 문화재 중 11.2%, 보물 문화재 중 4.9%가 삼성가의 소유인 셈이다. 삼성가는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다양한 시대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었다. 문화재 종류별로는 불상과 그림이 다수였고 항아리와 접시 형태의 자기류도 많았다.이 가운데 `청화백자매죽문호`는 태평양을 다녀온 국보다. 이 국보가 태평양을 건널 때 문화재위원회의 심의와 국무회의의 의결을 거치기도 했다. 이종선 전 삼성미술관 호암미술관 부관장은 `리 컬렉션`이란 책을 통해 청화백자매죽문호에 대한 흥미로운 일화가 소개했다.그는 “(청화백자매죽문호) 국보로 지정된 청화백자가 이건희 회장의 수중에 들어올 당시 전문가들도 확단을 못했다”면서 “일부에서는 가짜라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고 회고했다.고 이병철 회장은 사재로 산 유물이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일이 있을 만큼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1979년 일본에서 특별전 `고려불화`가 열렸는데,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이 전시 유물의 일부를 구입하려 했으나 예산이 부족해 이 회장이 일본에 사람을 보내 불화를 구입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때 사들인 작품 두 점은 국보와 보물로 지정됐다. `아미타삼존도`(국보 218호)와 `지장도`(보물 784호)다.삼성가는 대체로 삼성문화재단 산하의 호암미술관과 리움미술관을 통해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호암미술관은 주요 문화재 뿐 아니라 소장품만 무려 15만여점에 이르러 거의 국가 미술관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17.09.28 I 김대웅 기자
'와우!' 책으로 뒤덮인 홍대…와우북페스티벌 개최
  • '와우!' 책으로 뒤덮인 홍대…와우북페스티벌 개최
  • 지난해 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 인근 일대에서 열린 ‘와우북페스티벌’ 도서전 모습(사진=사단법인 와우책문화예술센터).[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흔히 ‘홍대’로 불리는 서울 마포구 상수동·서교동 일대는 젊음의 거리로 유명하다. 예전부터 출판·문학의 중심지였다는 것을 아는 젊은 층은 그리 많지 않다. 서교동을 중심으로 근처 연남동·상수동·망원동에는 예전부터 출판사와 서점 등이 즐비했다. 커피숍과 서점에서 책을 읽는 모습을 흔하디 흔한 모습이었다. 1년에 한 번 과거 출판·문학의 중심지로서의 면모를 되찾는 행사가 있다. ‘와우북페스티벌’이다. 매년 약 40만명이 찾아오는 이 축제는 방문객 수로만 따지면 책 관련 행사 중 국내 최대를 자랑한다. 올해로 13회를 맞는 와우북페스티벌은 여성인권·성소수자·혐오 등 우리 사회에 만연한 사회문제에 대한 담론부터 음악공연·중세유럽 요리 만들기 등 다양한 즐길 거리로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와우북페스티벌은 20일부터 24일까지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익대 주변 일대에서 진행한다. ◇여성·성소수자 등 사회문제 진단 토론올해 와우북페스티벌은 작가 또는 전문가와 함께 여러 사회문제를 논하는 토론의 장을 눈여겨 볼 만하다. 행사 첫날인 20일 오후 7시 서교예술실험센터 1층에서는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와 시인 조원규·박시하·유희경, 소설가 백가흠이 모여 한국문학의 위기설에 대해 한바탕 토론을 벌인다. 송인서적 부도에서 드러난 유통구조의 허술함,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하위 수준의 독서량 등 한국 출판계와 문학계의 문제점을 진단한다. 21일에 오후 7시 서교예술실험센터 1층에서는 소설가 김혜진과 최진영이 ‘우리의 지금, 사랑의 다음’이란 제목으로 동시대 여성과 성소수자의 삶에 대해 토론한다. 최근 억눌렸던 여성인권을 회복하자는 움직임을 반영한 자리다. 동성애자와 같은 ‘성소수자’에 대한 인권문제에 대한 관심도 그 어니 때보다 강하다. 이들에게 가해지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 지나가는 수많은 혐오와 차별에 대해 되짚어 본다. 마지막 날인 24일 오후 2시에는 KT&G상상마당 6층에서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와 예술가 홍승희, 시우 문화연구가가 한국사회에 만연한 ‘혐오’에 대해 논한다. 서로를 벌레로 치부하고 물어뜯는 한국사회에 만연한 문제를 살펴본다. 우리 안의 혐오를 자각하고 성찰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서울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 인근 일대에서 열린 ‘와우북페스티벌’ 개막식 모습(사진=사단법인 와우책문화예술센터).◇‘음악’ ‘요리’ ‘전시’ 등 다양한 즐길거리 이외에도 다양한 즐길거리와 체험행사가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는 22일 오후 7시에는 홍익대 주차장 야외무대에서 장필순(53)과 조동희(44)가 따뜻한 음악을 선사한다. ‘어느새’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등 숱한 명곡을 남긴 장필순은 예술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싱어송라이터로 손꼽힌다. 드라마 ‘시그널’의 배경음악 ‘행복한 사람’으로 유명한 조동희는 가을밤을 따뜻하게 할 포크송을 들려줄 예정이다. 23일 오후 1시에는 서교예술실험센터 1층에서 중세 최초의 요리서 ‘타유방 요리서’에 나오는 음식을 직접 만들고 역사와 당시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요리 토크쇼가 진행된다. 프랑스대사관 총주방장인 로랭 딜레가 직접 참여한다.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는 ‘타유방 요리서’를 번역한 황종욱 번역가가 들려준다.24일 오후 1시 서교예술실험센터 1층에서는 시를 음악으로 재해석한 ‘시의 목소리, 시의 영혼’ 공연이 펼쳐진다. 음유시인이라는 말처럼 시인은 한때 무미건조하게 읽기 보다는 노래를 하는 사람이었다. 이번 공연은 문학과 음악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본래 예술이라는 하나의 울타리 안에서 시를 즐기는 시간이다. 공모전을 통해 발굴한 10명의 신인 그림책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상상만발 책그림전’이 내달 1일까지 더 갤러리 2층에서 개최된다. 국내 대표 출판사 100여 곳에서 참가하는 ‘와우거리도서전’이 22일~24일 홍대 주차장 거리에서 열리며, 돌멩이·파스타 등을 이용해 자유롭게 창작을 하는 어린이를 위한 미술 체험활동 ‘모든 어린이는 예술가다’도 눈여겨 볼만한 프로그램이다. 정소연 와우책문화예술센터 팀장은 “짧은 시간 동안 출판·문학계 트렌드를 살펴보고 또 많은 작가들로부터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뜻깊은 행사가 될 것”이라며 “아울러 다채로운 체험행사를 즐겨보는 것도 이번 와우북페스티벌의 묘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2017.09.20 I 채상우 기자
②`36년 증권맨` 신성호 사장의 문화 읽기
  • [명사의 서가]②`36년 증권맨` 신성호 사장의 문화 읽기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대학에서 통계학을 전공하고 36년간 증권사에서 일하고 있는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 이력만 놓고보면 치밀함과 정확함이 몸에 밴 인물임에 틀림 없다는 인상을 받는다. 실제 그는 “책을 읽을 때면 밑줄까지 쳐 가면서 읽는 편이다. 그래야 나중에 생각 나서 다시 책을 펼치면 한 눈에 요점을 알아볼 수 있고 시간도 아낄 수 있다”며 꼼꼼한 독서법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가 추천한 또다른 책들을 보면 그를 너무 단편적으로 이해했다는 후회를 갖게 된다. 사실 신 사장은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그림을 그리던 미술학도였다고 한다.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긴 했지만 미술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지금도 가끔씩 주말에 미술관과 화랑을 찾아가는 편이다. 그는 “보통 서양화를 많이 봤는데 이 책을 읽고선 한국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며 `오주석의 한국의 美특강`이라는 책을 소개했다. 한 영자지 기자 출신으로 간송미술관 연구위원을 지낸 작가가 우리 미술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했던 강의를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그렇다보니 구어체로 된 문장에 다양한 그림과 확대본 등이 배치돼 마치 슬라이드를 넘기면서 강의를 듣는 듯한 착각을 불어 일으킬 정도다. 신 사장 역시 “그림은 기술적으로만 감상하는 게 아니라 마음의 눈으로 느끼는 것”이라며 “다만 최소한의 감상법을 알고 나면 느끼는 폭이 더 넓고 깊어진다는 걸 알게 된다”며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했다. 또 하나 그의 추천 서적은 유홍준 전 문화재 청장이 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다. 1990년대 중반 국내에 여행 돌풍을 불러 일으켰던 시리즈가 개정판으로 나온데 이어 최근에는 서울에 있는 궁궐과 조선왕조의 문화유산을 다룬 서울편 2권이 새롭게 발간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책이다. 신 사장은 “이 책을 읽고 나서 이번 가을에 우리 정원의 백미라고 하는 창덕궁 후원에 꼭 한 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수십년 동안 살면서 서울에 대해 얼마나 무관심했는지를 깨닫게 됐고 앞으로는 서울 곳곳을 여행하는 기분으로 다닐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곤 “국내 유적지를 소개하는 책 중에서는 이 책을 따라올 만한 것이 없을 것”이라며 다시 한 번 이 책의 홍보대사를 자임했다.
2017.09.06 I 이정훈 기자
54년 숨죽인 '두 여인' 앞세운 130억원 경매시장
  • 54년 숨죽인 '두 여인' 앞세운 130억원 경매시장
  • 박수근의 ‘두 여인’(1963). 작가 생전인 1963년 서울 반도화랑에서 개인소장가에게 팔린 이후 54년간 세상에 나선 적이 없던 작품이다. 30일 케이옥션 ‘8월 경매’서 추정가 4억 8000만∼8억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사진=케이옥션).[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유독 여인이 많다. 좌판 앞에 쪼그려 앉아 장사를 하든, 빨래터에서 방망이질을 하든, 앞마당에서 절구질을 하든 그이들은 그냥 쉬는 법이 없다. 아이를 업거나 물건을 이거나 늘 무겁다, 이 여인들은. 흰 저고리에 흰 치마를 입은 한결같은 차림새만큼이나 표정은 늘 덤덤하다. 웃을 일이 없던 시절이다. 전쟁통 혹은 직후의 생활고를 온몸에 짊어졌으니까. 그네들 중 특별한 ‘두 여인’이 돌아온다. 54년 만이다. 박수근(1914∼1965)의 ‘두 여인’(1963)이 3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 본사에서 진행하는 ‘8월 경매’에 나선다. 박수근이 타계하기 이태 전인 1963년 서울 반도화랑에서 최초로 거래한 작품이다. 반도화랑은 1956년 반도호텔(지금의 롯데호텔 자리)에 들어선 국내 최초의 상업화랑. 그곳에서 처음 팔렸던 ‘두 여인’은 54년간 개인소장품으로 숨죽이고 있었다. 경매를 통해 세상에 공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 여인’을 앞세운 이번 경매 역시 근현대 대가들의 그림잔치가 될 듯하다. 김환기·천경자·장욱진을 비롯해 유영국·도상봉·이인성·김창열 등의 명품이 줄지어 새 주인을 찾는다. 단색화 열기도 그대로 이어진다. 정상화·박서보·윤형근·이우환·류경채 등의 수작이 대거 나섰다. 최근 강세를 보이는 고미술품도 낙점을 기다린다. 조선시대 책거리 그림 중 가장 뛰어나단 평가를 받는 송석 이응록의 ‘책가도 8폭 병풍’, 겸재 정선의 ‘해주허정도’ 등이 대기 중이다. 총 202점, 높은 추정가로 130억원어치다. △김환기 ‘서정추상’ 경매최고가 출품 모처럼 전면점화를 벗은 김환기의 추상화·드로잉 등이 여러 점 나섰다. 특히 이번 경매서 최고가로 출품한 ‘사운딩(Sounding) 3-Ⅷ-68 #32’(1968)은 김환기가 뉴욕으로 옮겨가 모험을 시도하던 때에 그린 서정추상. 단박에 눈길을 끈다. 소리를 형상화한 이미지로 177×126㎝의 거대한 캔버스를 채운 작품이다. 후기 전면점화로의 이행이 엿보이는 부분적 점·획과 선·면의 구성이 도드라진다. 전체적인 조형요소는 절제돼 있다. 붉고 노랗고 푸른색의 굵은 띠가 완곡한 가로선을 그어 담백한 회색바탕을 감싸는 형상이다. 추정가는 15억∼25억원. 김환기의 ‘사운딩(Sounding) 3-VIII-68 #32’(1968). 30일 케이옥션 ‘8월 경매’서 최고추정가인 15억∼25억원에 출품했다. 후기 전면점화로의 이행이 엿보이는 부분적 점·획과 선·면의 구성이 도드라진 뉴욕시대의 서정추상이다(사진=케이옥션).‘작가 김환기’를 만든 초석이라 할 만한 ‘드로잉 39점’도 한꺼번에 응찰을 기다린다. 1959∼1960년에 걸쳐 작업한 것으로 추정하는 드로잉은 22×17㎝의 일률적인 크기로 김환기 작품세계의 변화를 그대로 담아낸 의의가 있다. 초반에 명확했던 달과 산의 형태가 단순해지면서 선과 도형의 기하학적 패턴으로 옮아가는 모양. 39점을 통틀어 3억 5000만∼5억원의 가격표를 달았다. 박수근의 ‘두 여인’은 4억 8000만∼8억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두 아낙이 노상에 주저앉아 각자의 깊은 시름에 빠진 모습을 잡아낸 그림은 박수근의 토속정서를 온전히 투영하고 있다. 특별한 건 그림 뒷면에 작가가 별도로 기입한 한글·영문 친필 서명과 연도. 소장가치가 높다는 얘기다. 천경자의 ‘여인’(1975)도 추정가 3억 2000만∼5억원을 내걸고 주인찾기에 나선다. ‘미인도’ 논란에도 꾸준한 천경자의 이번 작품 역시 꽃으로 치장했지만 감출 수 없는 외로움을 품은 애잔한 여인상이다. 이외에도 근현대 대표작가의 작품이 줄지어 나선다. 장욱진의 ‘나무’(1986), ‘싸리문 집’(1985)이 각각 높은 추정가 2억 5000만원에, 유영국의 ‘나무’(1981)가 6000만원∼1억원, 이인성의 ‘풍경’(1942)이 1억 9000만∼2억 5000만원에 출품됐다. 천경자의 ‘여인’(1975). 꽃으로 감출 수 없는 외로움을 안은 작가 특유의 여인상 그대로다. 30일 케이옥션 ‘8월 경매’에 추정가 3억 2000만∼5억원을 걸고 나선다(사진=케이옥션).장욱진의 ‘나무’(1986). 30일 케이옥션 ‘8월 경매’서 추정가 1억 5000만∼2억 5000만원에 응찰을 기다린다. 얇은 채색 대신 짙은 색조로 덮은 기하학적 구상이 돋보인다(사진=케이옥션).△조선 책가도 대가 ‘녹청색 병풍’ 최소 10억원고미술품부문에서 단연 화제가 된 작품은 조선 말기 송석 이응록의 ‘책가도 8폭 병풍’이다. 책가도는 여러 칸으로 나눠 꾸민 책장 정도로 보면 된다. 궁중서 제작해 전통장식화나 민화에까지 영향을 미친 회화장르다. 150×380㎝에 달하는 ‘책가도 8폭 병풍’의 특징은 녹청색 바탕. 3대째 책가도를 이어 당대 최고의 화원으로 꼽히는 이응록의 작품 중 경매로 처음 선뵈는 것이다. 송석 이응록의 ‘책가도 8폭 병풍’(1864~1872). 조선시대 책가도 중 가장 뛰어나단 평가를 받는 화원의 작품으로 녹청색 바탕이 특징이다. 30일 케이옥션 ‘8월 경매’에 추정가를 미리 공개하지 않고 출품됐다(사진=케이옥션).이응록의 책가도를 이해하기 위해선 그의 독특한 ‘개명활동’을 먼저 살필 필요가 있다. 이응록은 이형록(1808∼1864), 이응록(1864∼1872), 이택균(1872∼?)으로 이름을 바꾼 화원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름을 바꿀 때마다 책가도의 바탕색도 따라 바뀌었다는 것. 그 시기에 맞춰 갈색-녹색-녹청색-청색으로 변화를 거듭했다. 이번 경매에 나선 책가도가 바로 이응록 시기의 녹청색 작품인 거다. 추정가를 미리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국립중앙박물관, 삼성미술관 리움,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 등이 소장한 가치에 비춰볼 때 최소 10억원 이상의 낙찰가를 예상한다. 겸재 정선의 ‘해주허정도’(연도미상)도 주목할 만하다. 황해도 해주의 허정과 주변 절경을 담은 수묵담채화다. 담묵의 필치로 화면 전체를 채운 뒤 담청으로 채색해 맑고 투명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추정가 2억 2000만∼3억 5000만원에 나서 진경산수 거장의 명작을 알아볼 새 주인을 찾는다. 겸재 정선의 ‘해주허정도’(연도미상). 황해도 해주의 허정과 주변 절경을 담은 수묵담채화다. 30일 케이옥션 ‘8월 경매’서 추정가 2억 2000만∼3억 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사진=케이옥션).
2017.08.29 I 오현주 기자
'인정하고 기다리고 함께하라'… 좋은 아빠 5계명
  • [작은육아]'인정하고 기다리고 함께하라'… 좋은 아빠 5계명
  • (왼쪽부터)권오진(58) 아빠학교장과 심재원(활동명 ‘그림에다’) 육아 웹툰 작가[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즐겁게 아이를 돌보는 아버지가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고, 양성평등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면서 육아에 관심을 지니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남성들도 많이 늘었다. 그럼에도 좋은, 친구같은 아버지가 되고 싶은 굴뚝 같은 마음과는 달리 아이에게 다가서는 것조차 어렵다는 아빠들이 대부분이다. 권위적인 아버지, 일에 매여사는 아버지를 보고 자란 세대인데다 학교, 일상에서 이를 대신 가르쳐줄 사람도 없었다. 시행착오를 거치며 아이와 아빠가 함께 성장해나갈 수밖에 없다. 초보 아빠를 거쳐 어느새 ‘아빠 육아 멘토’가 된 두 아버지에게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노하우를 들어봤다. ◇아빠와 아이 하나되는 ‘공동 놀이 육아’ : 권오진 아빠학교 교장 장성한 딸과 아들을 둔 육아 26년차 베테랑 아빠인 권오진(58) 인성발달연구소 소장(아빠학교 교장). 그는 2009년 아버지들을 위한 온·오프라인 육아·놀이 정보 커뮤니티인 ‘아빠학교’를 설립해 그가 연마한 육아 전략과 놀이를 초보 아빠들에게 전파 중이다. 일반 회사원이었던 권씨는 밤낮 없는 일상 속 짧은 시간이나마 아이들과 함께하고 정서적으로 교감하기 위해 수천가지 놀이법들을 고안해냈다. 아이들 반응이 좋자 자신처럼 육아로 막막해하던 아빠들을 모아 놀이법들을 전수해준다는 게 어느덧 누적 온·오프라인 회원수 1만 5000명 이상의 대규모 커뮤니티가 됐다. 권 소장이 개발한 놀이식 육아법들이 복잡하고 거창한 것만은 아니다. 자고있는 아이 손을 한 번 만져주고 출퇴근 하는 ‘취침 놀이’, 하루 한 번 1분 전화하는 ‘전화 놀이’ 등 단순하고 짧은 놀이들이 대부분이다. 권 소장은 “‘육아’라는 개념 자체를 막연히 막막하고 어려운 것이라고 느껴 회피하는 아빠들이 적지 않다”며 “육아를 아빠 자신이 오롯이 짊어지고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부터 이겨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금 느리더라도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아이가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게 기다려줄 수 있는 아빠가 그가 생각하는 좋은 아빠다.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밥을 먹는 모든 행위들을 부모가 일방적으로 이끌 필요는 없다. 권 소장은 아이들의 행위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이를 하나의 놀이로 승화시켰을 때 아이의 학습효과도 오르고 이를 훈육하는 아버지 자신의 부담감과 스트레스도 덜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예컨대 다독(多讀)하는 아이로 성장시키기 위해 책들을 미리 산 뒤 읽게 하는 것보다 대형 서점을 데려가 아이가 원하는 책을 스스로 골라올 수 있게 안내하는 아빠가 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여러 부모, 아이들과 교류해 함께 키우는 ‘공동육아’ 역시 효과적인 육아 전략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1996년 짊어진 육아 부담을 같은 처지인 이웃들과 나누고 당시 네 살인 딸아이에게 골목 친구를 만들어주고자 또래 아빠들과 주말마다 공원에서 만나 함께 뛰어놀던 것이 아빠학교의 시초다. 이 모임은 대규모 아빠 교육 프로그램으로 확장됐다. 특히 1박 2일 무인도 체험 여행은 2013년 MBC 육아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의 모델이 됐다. 권 소장은 “육아가 부모와 내 아이 일 대 일의 관계, 집 안 거실의 영역에 한정돼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면 육아 우울감과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아이들도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며 아빠에 대한 의존을 줄여나갈 수 있고 다양한 사람들과 육아법을 공유하며 관계를 확장시킬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아빠 자신부터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권 소장은 “부모 본인이 행복하고 좋지 않으면 아이도 불행한 아이로 자랄 수밖에 없다”며 “아이에게 어떤 소양을 심어주려 하기 전 부모 자신부터 그런 소양을 갖춘 사람인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오른쪽 위)아빠학교 놀이프로그램에 참가해 즐거워하는 아버지와 아이들(사진=권오진 아빠학교장), (왼쪽 아래)‘그림에다’란 예명으로 활동 중인 심재원 작가가 그린 육아 일러스트.(사진=그림에다 페이스북)◇아이의 하루를 채우는 아빠의 공간과 시간 : 심재원 육아 웹툰 작가 13년 간 광고회사에서 일하던 아빠는 아이와 추억을 쌓고 시간을 보내려 아내 대신 육아휴직을 냈다. 쪽잠을 자며 일러스트와 짧은 글로 남긴 그의 육아 기록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호응을 얻었고, 그 기록이 쌓이고 쌓여 몇 권의 책이 됐다. 어느덧 구독자 6만 5000명, 육아 웹툰 그리는 일이 본업이 됐다. 육아 5년차 아빠이자 ‘그림에다’라는 예명으로 활동 중인 심재원 작가의 이야기다. 그는 5세 아들 이든이가 태어난 직후 육아 휴직을 냈다. 육아에 전념하는 아빠의 삶은 쉽지 않았다. 육아를 하면서도 자신만의 콘텐츠를 남기고 싶었으나 잠시만 눈을 돌려도 아이가 울며 보채는 탓에 창작을 병행하기 어려웠다.그래서 생각해 낸 묘책이 전공인 그림이었다. 심 작가는 “아이와 쌓은 사소한 추억 한 조각도 흘려보내지 않으려 시작한 일이었지만 어느 순간 이 기록이 육아를 준비하거나 진행 중인 다른 아빠들에게도 도움과 공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어 SNS로 공유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아들과 함께 하며 두사람만의 시간과 공간을 만들었다. 심 작가는 “아이와의 산책, 장난감 놀이 등은 어찌보면 사소하고 무의미해 보이는 시간들이다. 그러나 그게 하나하나 쌓이면 어느 순간 아이도 자신의 하루속에 아빠와 함께 하는 정해진 시간이 있음을 알게 된다”며 “아이의 하루 속에 아빠만의 시간과 공간이 생기는 순간부터 아빠의 역할, 엄마보다 우위를 차지하는 아빠만의 담당 업무와 관계가 생긴다”고 말했다. 심 작가는 “공을 들고 던지며 아이와 게임을 하고 날이 따뜻해지면 미술관이나 고궁을 다녔다. 아이는 아빠와 함께 있으면 흥미로운 놀이 활동을 할 수 있음을 깨닫고 아빠와의 시간을 즐거워했다”며 “집에 있을 때는 자동차를 가지고 놀거나 다양한 것들을 그려보게 하고 그려도 주었다”고 했다. 일상을 함께 하면서도 아이가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지난해 한 달 간 핀란드 여행을 다녀온 것이 그 때문이다. 심 작가는 “한국과 해외의 육아 제도와 문화를 몸소 비교하면서 아이에게 새로운 것들을 보여주고 아내와 나 자신도 이를 통해 성장하고자 도전한 일이었다”고 전했다.그는 무엇보다 “육아가 내 힘만으로 해결해나갈 수 있는 쉬운 문제였다면 이런 고민들 자체가 없었을 것”이라며 “육아의 생소함과 어려움을 인정하고 배우자와 함께 참여하고 배워나가려는 마음을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작점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2017.08.18 I 김보영 기자
'4개 국어 가능'...현대百, AI '통역 로봇' 선뵌다
  • '4개 국어 가능'...현대百, AI '통역 로봇' 선뵌다
  • 현대백화점 쇼핑봇. (사진=현대백화점)[이데일리 박성의 기자] 현대백화점(069960)이 인공지능(AI)를 활용한 통역 서비스나 춤·사진 인화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까지 갖춘 로봇 쇼핑 도우미를 유통업계 최초로 선보인다.현대백화점은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 인공지능 기반 통역 기술이 적용된 말하고 움직이는 로봇 쇼핑 도우미 ‘쇼핑봇’을 선보인다고 6일 밝혔다. 기존 외국어 통역 담당 직원(4명) 외에 로봇도 배치해 고객 쇼핑 편의를 높이는 한편, 새로운 볼거리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앞서 현대백화점은 올 1월 현대어린이책미술관에 스스로 이동하며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 전문 성우의 목소리로 ‘그림책’ 내용을 설명해주는 ‘로봇 도슨트 모모’와 지난 5월 오픈한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에 안내 기능을 갖춘 ‘퓨처로봇’을 도입한 바 있다. 그러나 AI 통역 기술이 적용된 로봇을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쇼핑봇에는 외국어 통역 서비스는 물론 노래·춤 등 엔터테인먼트기능과 매장 및 편의시설 안내 기능 등이 탑재돼 있다. 한국어 기반 음성인식 통역 소프트웨어인 ‘한컴 말랑말랑 지니톡’이 설치됐다. 지니톡은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한글과컴퓨터’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공동으로 독자 개발한 기술이다.서비스는 우선 영어·일본어·중국어로 제공되며, 향후 프랑스어·독일어·러시아어·아랍어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쇼핑봇은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갖췄다. 고객 움직임을 인식해 고객을 따라다니면서 클래식·가요 등 노래를 들려주는가 하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거나 사진 촬영 서비스도 가능하다. 이밖에 매장 위치 설명, 서비스 시설 가이드 등 기본적인 쇼핑 안내 기능도 있다.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매출비중이 약 15%로 높은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에 쇼핑봇을 우선적으로 선보인 뒤 향후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압구정본점·무역센터점 등에도 쇼핑봇을 배치할 계획”이라며 “특히 면세점 오픈을 앞둔 무역센터점의 경우 기존 15명의 전문 통역 담당 직원에 쇼핑봇도 추가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편의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7.08.06 I 박성의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 “케뱅·카뱅은 찻잔 속 태풍”…여전히 느긋한 시중銀
  • [이데일리 조희찬 기자] 다음은 31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케뱅·카뱅은 찻잔 속 태풍”…여전히 느긋한 시중銀-재계 ‘일자리 창출’ 숙제 받았다-‘나쁜 영화’ 프레임에 갇힌 군함도-차관급 인사 단행…통상교섭본부장 김현종, 관세청장 김영문-[사설]‘레드 라인’ 넘어선 북한 ICBM 도발-[사설]‘문닫는 공장’ 갈수록 늘어가는 현실△줌인&-[줌인]“4차혁명 열쇠는 ‘협력’…함께 노 저으며 배우죠”-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조건 안맞으면 안하는’ 협상의 달인-‘범죄수사 通’ 김영문 관세청장, ‘최순실 은닉재산’ 찾기 기대감△종합-‘인터넷銀 시장 아직 불확실성 커’…시중은행, 비대면 거래 집중 ‘신중모드’-여야, 근로시간 단축 논의 재개…통과까진 ‘가시밭길’-이준익 감독 “역사 영화, 왜곡 논란 넘으려면…개별 사건 이어 하나의 그림 그려야”△한반도 긴장감 고조-北 ICBM급 미사일 도발…한·미 ‘선제 타격론’에 ‘8월의 위기’설 솔솔-옹색해진 文 ‘베를린 구상’-미사일 탄두 500kg→1t 늘린다-중·러 미온적 태도에…北 기고만장△종합-삼성·LG 하반기 채용 확대…한화·롯데 정규직 전환 속도-文 “과도한 규제 걸러낼 것”…‘복합쇼핑몰 규제’ 유예되나-北 도발에 사드 4기 추가 배치 결정…車·유통업계 “中보복 확대 불보듯”△종합-‘담뱃값 인하=서민감세’ 연기 피우는 洪, 왜-책도 안 읽고 푹 쉬겠다지만…文대통령 편치 않은 여름휴가-박광온 “최저임금委, 대통령 직속으로 올리자”-세계 유일 무상보육, 아동수당만 3.8조…핀셋증세론 감당 못해△경제·금융-금융위 1급 일괄사표…최종구發 파격인사 신호탄-베일 벗은 테슬라 ‘모델3’ 가성비 짱-해외서만 지갑 여는 사람들-하나금융그룹 카드사업, 국내 첫 아프리카 진출△산업&기업-OLED에 밀리는 야심작 QLED…뒷걸음 삼성 TV “고부가가치 제품 승부수”-10대그룹 수출 4년 만에 반등-고공비행 LCC, 하반기에만 850명 뽑는다-상하이 게임쇼 여기저기 ‘e스포츠·스트리밍’-‘1호 민간 과학관’ LG 사이언스홀 30주년…572만명 관람△소비자생활-후발 이커머스기업 생존전략…“단순 중개 넘어 직접 제품 판매”-백화점·마트 지고…편의점·온라인 뜬다-꼼짝하기 싫은 폭염에…클릭 클릭 이마트 몰 ‘더위야 고마워’-휴가지서 ‘레스토랑 스테이크 맛’ 즐기세요△중소기업·제약-2017년 상반기 실적 분석…체력 탄탄해진 제약사-미세먼지 줄이기 정책에…경동나비엔 ‘방긋’-기술창업 지원사업 ‘팁스’ 운영사 39곳으로 확대-중기부, 소상공인·전통시장에 6660억원 추가 지원△아이들 행복한 여름방학 나기-음악으로 소통하며 하나 되는 시간-야단만이 능사 아니다…함께 ‘착한 게임’ 한판-휴가철 아이들과 ‘야놀자’△Advertorial-한국 사회 뿌리를 든든하게, 푸른 미래 뿌리는 기업들△증권&마켓-중소형주 순환매 온다…IT·소재·산업재 담아볼까-부진할 때 자사주 매입, 증권사 CEO 대박났네-‘고금리 매력’ BBB 회사채 완판 행진…부담 커진 AA등급△메뉴 다양해진 ETF 시장…양강체제 흔들-코스닥으로만 110억 KB, 분배금 3.56% 한화…후발 주자들 ‘거센 반란’△특파원 리포트-‘시진핑 신도시’ 슝안신구에 세계최대 지하도시 추진…‘천년대계’ 꿈꾼다-이란서 고속철, 스리랑카서 항구 건설…중국 ‘新 실크로드’ 현실로-‘일대일로’ 영역 확대 잰걸음△문화&스포츠-그림·술에 빠져 산 풍류화가…그의 안식처 ‘가족’이었네-미술관에 널브러진 똥…‘모든 나’가 모여 만든 역사△스포츠-엄마, 보셨나요…평창까지 지켜보세요-K리그 ‘하노이의 굴욕’-비바람 뚫고…김세영, 스코티시오픈 3라운드 공동선두-용병 교체 ‘승부수’에…프로야구 순위 요동-드레셀, 하루 3개 금메달…펠프스도 못가진 기록△사람&나눔-‘당뇨환자용 패치펌프’ 개발…김재진·이경준 이오플로우 공동대표-창업주 일가 떠난 천호식품, 33년 만에 전문경영인 영입-김지원 “연말에 박서준과 베스트커플상 받고 싶어요‘-한국 ‘생명과학 두뇌 올림픽’ IBO서 종합 5위-‘자본가 타도’ 목적 위해 수단 안 가린 막장 드라마-인사가 만사△오피니언-평창 올림픽은 ‘ICT 올림픽’-‘쉴 권리’ 보여준 대통령의 휴가-‘우리당 108번뇌’ ‘한나라 소장파’ 그립다△부동산-재건축 입주권 사니 “1100만원 더 내라”…‘고무줄’ 취득세 시끌-[부동산 캘린더] 3.3㎡=4750만 주상복합 포함, 이번주 전국 4286가구 청약-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올 들어 최고, 정부 내달 고강도 추가 규제 내놓나-현대건설, 당진 최고 27층 ‘힐스테이트’ 공급-사천 최대 1738가구…‘KCC 스위첸’ 분양△사회-교육부, 전형료 이어 ‘입학금 폐지’ 압박…대학들 뿔났다-도심 물총축제…어떻게 생각하십니까-보행기 튜브…아차!하면 흉기튜브-‘SUM’ 브랜드, SM엔터는 못쓴다-‘국정농단 연루 유죄’ 숙대 김상률·김소영 교수 직위 해제
2017.07.30 I 조희찬 기자
 이준익 감독·김별아 작가"박열 동주 바라는 관점 비슷해 동질감 느꼈죠"
  • [화통토크] 이준익 감독·김별아 작가"박열 동주 바라는 관점 비슷해 동질감 느꼈죠"
  • 영화 ‘박열’의 이준익(오른쪽) 감독과 소설 ‘열애’의 김별아(왼쪽) 작가는 일제강점기의 이야기는 관객이나 독자에게 고통스러운 시간이라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은 “외면적 비극을 내면화한 인간의 존재에 대해 다룬 게 비슷하다”고 입을 모았다.(사진=방인권 기자)[이데일리 고규대 기자] 지금 왜 일제강점기인가. 청년 박열의 이야기를 다룬 각기 다른 장르의 두 편이 우리 앞에 섰다. 개봉과 함께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 230여 만 관객을 만난 영화 ‘박열’(감독 이준익)과 그의 부인 가네코 후미코의 시선과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박열을 다룬 소설 ‘열애’(작가 김별아)가 그 주인공이다. 관동대지진으로 조선인 학살이 자행되던 시기 불령선인(不逞鮮人)을 자처하며 황실을 조롱하고 제국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아나키스트 혁명가 박열. 그의 곁에는 동지이자 아내인 일본인 가네코 후미코가 있었다. 23일 경북 문경 박열의사기념관에서 가네코 후미코의 91주기 추도식도 진행됐다. 이준익(58) 감독과 김별아(48) 작가가 한 자리에서 만나 70여 년 전 불꽃 같은 삶을 보여준 박열 등 당시의 이야기가 오늘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건네주는지 들어봤다.“저희, 인연이라면 인연이네요. 제가 윤동주 시인의 연희전문대(현 연세대학교) 후배여서 최근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을 하고 있거든요.”김별아 작가가 지난 18일 서울 중구 충무로에 있는 이준익 감독의 영화 프로덕션 작업실을 찾아 인사말을 먼저 건넸다. 최근 펴낸 책 ‘탄실’을 건네주면서 윤동주와 박열 등으로 이어진 작품 세계에 동질감을 표현했다. 이준익 감독은 김 작가를 만나기에 앞서 자신의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영화 ‘박열’의 포스터와 김 작가의 소설 ‘열애’ 표지 이미지를 띄워놓고 손님 맞기에 분주했다. “김별아 작가의 프로필을 보다 ‘가미가제 독고다이’라는 일본 자살 특공대(가미가제)에 동원된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쓴 걸 보고 반가웠어요. 저도 제주도에서 일본까지 헌팅을 하다 엄두를 못 내고 잠시 접었던 소재였는데, 아무튼 동질감을 느꼈네요. 하하.”두 사람은 10년의 나이 차이에도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비슷한 관점을 가졌다고 서로 추켜세웠다. 이 감독이 영화 ‘황산벌’부터 ‘박열’ ‘동주’로 시대를 훑은 것처럼, 김 작가도 드라마로 화제를 모은 소설 ‘미실’을 포함해 ‘논개’ ‘백범’ ‘열애’ ‘탄실’ 등 근대까지 망라하는 역사 소설을 써왔다. 인터뷰는 기자의 화두 제시에 이 감독과 김 작가가 각자의 생각을 던지고, 토론하는 형태로 두 시간 남짓 진행됐다.-박열로 만난 인연이니, 먼저 왜 현재가 아닌 과거 이야기를 작품의 소재로 다뤘는지 궁금합니다.이준익 감독(이하 이준익) “내가 왜 과거만 이야기하느냐, 이렇게 말할 순 없어요. ‘라디오스타’처럼 바로 지금 이야기도 했잖아요. 소재는 그냥 소재일 뿐이지, 과거에 매달린다거나 그런 건 전혀 없어요. 예술은 다시 말해 판타지라는 거지. 미래는 물론이고 과거나 현재도 현실에 없으면 다 판타지죠.”김별아 작가(이하 김별아) “‘해리포터’의 배경이 미래인가요? 과거같지만 미래와 따로 구별하지 않아요. 과거 이야기가 어느 나라든 예술 장르에 자주 등장하는 건, 여전히 해야할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죠.”영화 ‘박열’의 이준익(오른쪽) 감독과 소설 ‘열애’의 김별아(왼쪽) 작가는 아나키스트 박열이 이후 전향 논란이 있었다는 점에 의견을 달리했다. 다만, 당시 시대의 파편화된 정보로 인해 어느 한쪽으로 결론을 내린다는 건 섣부르다고 입을 모았다.(사진=방인권 기자).-공교롭게 두 분 모두 박열·동주 등 일제강점기 인물을 깊게 들여다봅니다. 이준익 “일제강점기는 역사적 트라우마가 있는 때죠. 독립운동으로 그 시대를 보기도 하고, 댄스홀이나 모던보이, 그리고 신여성으로 근대를 다루기도 하죠. 수혈된, 혹은 이식된 근대라고 보는 관점도 있을만큼 우리 근대사가 여러 모습이에요. 요즘도 그렇지만 당시 알려진 건 주류의 이야기잖아요. 사실 아주 극소수 인물의 이야기죠. 저는 영화를 통해 그 시대에 살던 아주 소수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김별아 “60·70년대에 공부했던 세대는 시대정신을 강요받은 게 아닌가 싶어요. 개인을 자세히 보지 않았죠. 2010년 즈음부터 개인을 보는 시대의 관점이 이동했어요. 소설이라는 장르로 개인을 통해 시대를 보는 내러티브를 찾아낸 것으로 봐야죠.”-우리 예술이 미래보다 과거에 집중한다고 해석하는 시각도 있던데요.이준익 “1917년생 인물로 박정희·윤이상·윤동주 세 사람이 있어요. 박정희는 국내자, 윤이상은 국외자죠. 속지주의라는 현대 국가의 개념으로 보면 윤동주는 용정에 살았으니 중국 사람인데, 여권은 일본여권을 쓰고 정신은 한국인으로 살았죠. 각 인물마다 100주년을 맞아 말도 많고 화젯거리도 많잖아요. 이처럼 보는 관점에 따라 조선, 그리고 근대가 달라지는 게 아주 아주 아이러니합니다.”김별아 “동주문학회에 있었는데, 이 감독님의 영화 ‘동주’를 보고 부활시켜 주셔서 고마웠어요. 하하. 이 감독의 말씀처럼 근대를 볼 때 개별적으로 인식하는 게 대부분이에요. 그런데 구멍 난 데를 이으면 하나의 그림이 돼요. 마치 퍼즐처럼. 문학이 하는 역할이 그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미래든, 과거나 현재든 모두 판타지라면 예술 장르가 인물을 미화하거나 왜곡될 위험도 크지 않을까요.김별아 “이 감독님이 만든 ‘황산벌’ ‘평양성’ 그리고 요즘 영화까지 보면서 속으로 반가웠어요. 마치 마음의 길이 같이 간다고 할까. 근대까지 다루는 역사를 바라보는 지점이 다르지만 같은 게 있다고 봤죠. ‘왕의 남자’ 정도면 역사를 변형시키거나 상상할 수 있는 정도의 전범이 아닐까 싶어요.”이준익 “‘황산벌’은 제 판단으로 실제와 가장 가까운 영화라고 생각해요. 위인이라는 계백이나 김유신이나 사실 누군가 만들어놓은 허상 아닐까요? 영국의 제국주의를 조롱하는 것은 영국 자신이고, 미국의 팍스아메리카를 비판하는 것도 미국 자신이어야 하죠. 우리는 우리 과거와 현재, 미래에 ‘딴지’를 걸고 ‘허상’을 깨어 실체를 드러내야 발전이 있어요.”-작품 소재를 어디서 어떻게 찾나요. 비결이 있을까요.김별아 “역사적 소재를 찾을 때 조선왕조실록을 많이 참조해요. 아직도 연구 중이고, 앞으로도 연구가 필요한 게 바로 역사여서 소재를 찾는 게 무궁무진하다고 봐야죠.”이준익 “영화는 소설과 달라 다수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장편영화로 만들기가 불가능해요. 먼저 시대의 요구를 담은 소재라 하더라도 투자사의 경제 논리, 극장가의 흥행 논리에 따라 무산되는 게 부지기수죠. 아마 1년에 수천 편의 아이디어가 중단될 거예요. 역으로 그만큼 영화적 메시지가 무엇인지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봐야겠죠.”-소설가로서의 영화, 감독으로서 소설을 바라보는 느낌이 어떨지 궁금합니다.김별아 “요즘 서사를 이야기할 때 텍스트보다 영상이 친숙한 이들이 많아요. 평론하는 분들도 텍스트로 상상하던 게 화면으로 모두 나오는 세상이니 압도된다고 하더라고요. 소설이 침몰하지 않나 불안해요.”이준익 “영화의 아버지, 아니 모든 것의 아버지가 텍스트죠. 요즘은 문자언어를 마치 구비문학처럼 보지 않고, 요약본을 듣는 시대라는 게 아쉬워요. 따지고 보면 말에서, 글에서, 영상으로 문명이 이동하는 것뿐이죠. 김 작가님이나 저나 여전히 해야 할 이야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하.”영화 ‘박열’의 이준익(왼쪽) 감독과 소설 ‘열애’의 김별아 작가는 각각 영화 ‘동주’의 DVD와 소설 ‘탄실’에 사인을 나누기도 했다.(사진=방인권 기자)△이준익 감독은…잡지사 미술기자로 영화와 인연을 맺고 영화수입·영화제작사로 활동하다 영화 ‘키드캅’으로 감독에 입문했다. 이후 ‘황산벌’(2003) ‘왕의 남자’(2005) ‘ 평양성’(2010) ‘사도’(2014) ‘소원’(2014) ‘동주’(2015) ‘박열’(2017) 등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작품 등 화려한 필모그라피를 써내려가고 있다. 현재 래퍼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변산’을 준비 중이다.△김별아 작가는…1993년 소설 ‘닫힌 문밖의 바람 소리’로 등단해 2005년 장편소설 ‘미실’로 제1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해 주목 받았다. ‘미실’은 MBC 드라마 ‘선덕여왕’(2009)의 소재가 돼 큰 인기를 끌었다. 역사 소설에 관심이 많은 김 작가는 ‘조선 여성 3부작’인 ‘채홍’과 ‘불의 꽃’ ‘ 어우동, 사랑으로 죽다’를 펴냈다. 이후 ‘논개’를 비롯해 근대 인물을 다룬 ‘가미가제 독고다이’ ‘백범’ ‘열애’ 등을 썼다.
2017.07.24 I 고규대 기자
천경자 차녀 "미인도 위작이란 5가지 증거 있다"
  • 천경자 차녀 "미인도 위작이란 5가지 증거 있다"
  • 천경자 화백의 차녀인 김정희 미국 몽고메리대 교수가 20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서 열린 ‘천경자코드’ 출간 기자회견에서 책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천경자(1924~2015) 화백의 차녀인 김정희 미국 몽고메리대 교수가 ‘미인도’가 위작이라는 주장을 담은 책을 내놨다.김 교수는 20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천경자 코드’ 출간(맥스미디어)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천경자 코드’에 26년째 진위 논란에 휩싸인 ‘미인도’에서 찾아낸 다섯 가지 위작 증거를 담았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김 교수는 “‘미인도’가 그려졌다는 1977년 어머니는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미리 예상하듯 당시 그림에 보석과도 같은 비밀을 묻어놨다”며 “세계 최고 감정기구인 프랑스 뤼미에르광학연구소와 클리프 키에프 조지타운대 교수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책을 썼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책에서 주장하는 위작 증거는 ‘홍채의 비밀’ ‘인중의 비밀’ ‘입술의 비밀’ ‘스케치선의 비밀’ ‘숟가락의 비밀’ 등 다섯 가지다. 김 교수는 “어머니는 눈(홍채)을 그릴 때만 다섯 층의 붓질을 했고, 질감 표현을 위해 칼질을 하듯 붓칠을 했다”면서 “하지만 미인도에는 단 두 가지 색만 칠해져 있으며 어떤 질감표현도 들어가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인중의 비밀’과 ‘입술의 비밀’에 대해서는 “어머니는 인중을 표현하지 않았지만 ‘미인도’에는 뚜렷이 인중을 확인할 수 있다”며 “입술 역시 다른 그림은 윗입술이 ‘一’ 형태인데 반해 미인도는 ‘U’ 형태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스케치 선의 비밀’에 대해서는 “당대의 동양화가와 달리 어머니는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 처음부터 붓질로 색을 칠해 층을 만들어 그림을 완성했다”며 “하지만 ‘미인도’에는 윤곽선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에 발견한 가장 중요한 증거로 ‘숟가락의 비밀’을 뽑았다. 그는 “어머니의 독특한 작법은 숟가락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며 “숟가락으로 비비고 문질러 고유의 질감을 드러냈는데, ‘미인도’에는 그런 작법의 흔적이 남아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미인도’ 위작 논란은 1991년 국립현대미술관의 전국 순회전 ‘움직이는 미술관’에 작품이 전시된 뒤 천 화백이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2015년 천 화백이 타계한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위작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검찰이 지난해 12월 ‘미인도’가 진품이라고 발표했으나 유족은 이에 강력 반발, 고소·고발을 이어오고 있다. ‘미인도’는 현재 경기 과천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리고 있는 소장품 특별전 ‘균열’에 작가이름이 빠진 상태로 전시되고 있다. 김 교수가 이번에 출간한 ‘천경자코드’로 천 화백 유족과 국립현대미술관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인도’ 진위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2017.07.20 I 채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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