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297건

 한탄강 적벽에 새겨진 땅의 이야기
  • [땅의 역사①] 한탄강 적벽에 새겨진 땅의 이야기
  • 경기도 연천 아우라지 용암베게경기도 포천 대교천 현무암협곡경기도 포천 화적연 전경[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국가지질공원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보전 가치가 높은 지질 명소를 교육·관광 자원으로 활용하여 지역 경제 발전을 도모한다. 한탄강지질공원 여행은 한탄강, 임진강, 차탄천 등에 흩어진 지질 명소를 둘러본다. 화산이 남긴 유구한 흔적을 찾아보는 시간 여행이며, 한탄강에 숨은 보물을 만나는 여행이다. 연천군과 포천시에 속한 관련 명소가 20군데나 되고 찾아가기 어려운 곳도 있어서, 접근성 좋고 관광자원으로 의미 있는 곳을 선별했다. 한탄강지질공원 중 연천군에 속한 곳은 당포성, 임진강 주상절리, 전곡리토층전시관, 좌상바위, 재인폭포 등이고, 포천시 쪽은 대교천 현무암 협곡, 화적연, 멍우리 협곡, 비둘기낭폭포, 아우라지 베개용암 등이다. 임진강변에 세워진 당포성◇천혜의 성벽 ‘임진강 주상절리’한탄강지질공원 여행은 방대한 지역을 1박 2일에 둘러봐야 하므로 동선을 잘 짜야 한다. 첫날은 임진강과 한탄강을 거슬러 오르며 연천군에 속한 지질 명소를 돌아보고, 고대산자연휴양림에서 숙박한다. 이튿날은 한탄강을 따라 내려가면서 포천시에 속한 지질 명소를 찾아본다. 조선 시대 문신 홍귀달은 연천군을 ‘산은 첩첩이 돌아오고 물은 구불구불 흐르는’ 고장이라고 했다. 그 시구처럼 고대산(832m)과 지장봉(877m) 등이 우뚝하고 한탄강과 임진강이 흐른다. 처음 찾아갈 곳은 임진강 변에 있는 연천 당포성(사적 468호)이다. 고구려 때 쌓은 당포성은 당포나루로 흘러드는 당개 샛강과 임진강 본류 사이에 형성된 삼각형 절벽 위에 자리한다. 임진강 변 높이 약 13m 수직 주상절리 위에 현무암으로 성을 쌓았다. 임진강 주상절리 절벽을 천혜의 성벽으로 삼은 셈이다. 당포성 위에 서면 유장한 임진강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당포성에서는 그 아래 있는 주상절리가 보이지 않는다. 임진강 주상절리를 보려면 임진강 주상절리 조망지(연천군 미산면 동이리 64-1)로 가야 한다. 당포성에서 차로 10분 거리이며, 임진강과 한탄강이 합류하는 지점에서 가깝다. 조망지에서는 높이 25m, 길이 2km에 이르는 주상절리 절벽이 잘 보인다. 이 절벽은 한탄강을 따라 흐르던 용암 일부가 임진강 쪽으로 거슬러 올라오면서 형성됐다. 용암이 밀물처럼 밀려왔다고 생각하니 오금이 저린다. 가을철에는 주상절리에 돌단풍이 붉게 물들어 ‘임진적벽’이라 불린다.전곡선사박물관◇한반도 구석기 역사 품은 ‘전곡리’임진강 주상절리에서 한탄강을 따라 동쪽으로 8km쯤 가면 연천 전곡리 유적(사적 268호)을 만난다. 여기서는 전곡리 토층부터 살펴보자. 토층은 현무암 위에 오랜 세월 모래와 흙이 2~7m 쌓인 걸 말한다. 여기서 주먹도끼를 비롯한 구석기시대 석기가 다수 발견됐다. 토층은 고고학과 고기후학 연구에 중요한 지질 자료라고 한다. 토층에서 가까운 전곡선사박물관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꼭 들러야 한다. 박물관 외형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처럼 생겨 타임머신을 타고 구석기시대로 여행하는 기분이다. 내부에는 동아시아에서 처음 발견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를 중심으로 동굴벽화, ‘인류 진화의 위대한 행진’ 등 교육적인 전시물이 가득하다. 전곡리 유적에서 다시 한탄강을 거슬러 10분쯤 간다. 궁평리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는 높이 60m 현무암 좌상바위와 둥근 베개 모양을 한 포천 아우라지 베개용암(천연기념물 542호) 전망대(아우라지 베개용암은 포천시에 있지만, 전망대는 연천군에 속함)를 차례로 지나면, 연천 최고의 지질 명소로 꼽히는 재인폭포에 닿는다. 재인폭포는 원형으로 감싸는 거대한 주상절리가 압도적이다. 지장봉에서 흘러 내려온 작은 하천이 높이 18m에 달하는 현무암 주상절리 절벽에서 쏟아진다. 스카이워크 형태로 만든 높이 27m 전망대에서 폭포를 내려다보고, 탕탕 철 계단을 밟고 폭포 바닥까지 내려가 감상한다. 바닥에서 보면 장대한 규모에 인간이란 존재가 한없이 작아진다. 재인폭포에서 연천군 일정을 마무리하고 고대산자연휴양림에 묵었다. 휴양림은 2017년 개장해 시설이 깨끗하다. 멍우리 협곡에서 바라본 부소천 주상절리◇웅장한 현무암 절벽 ‘대교천’다음 날 아침, 방문을 열자 상쾌한 공기가 밀려온다. 고대산의 너른 품에서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리가 청량하다. 첫 번째 들러볼 포천의 지질 명소는 한탄강 대교천 현무암 협곡(천연기념물 436호)이다. 철원 고석정에서 멀지 않다. 냉정저수지를 지나면 이정표가 보인다. 주변이 온통 너른 들판이라 여기 무슨 지질 명소가 있을까 싶은데, 안내판 앞으로 가니 수직 절벽 아래 대교천이 흐른다. 시야가 트인 곳에서 대교천의 진가를 감상할 수 있다. 물줄기 양쪽에 길이 1.5km, 두께 25m 현무암 절벽이 웅장하다. 포천 화적연(명승 93호)은 한탄강화적연캠핑장 앞에 있어 찾기 쉽다. 그동안 둘러본 지질 명소가 주로 현무암 주상절리와 협곡이었다면, 화적연은 한탄강 안에 우뚝 솟은 높이 13m 화강암 덩어리다. 생김새가 마치 볏단을 쌓아놓은 것 같아서 화적연(禾積淵)이라 한다. 화적연 주변으로 백사장이 있어 해수욕장에 온 기분이 든다. 화적연은 겸재 정선의 그림으로도 유명하다. 정선이 금강산 유람하러 가는 길에 들러 진경산수 기법으로 화폭에 담았다. 화적연을 적신 한탄강은 남쪽으로 흐른다. 강을 따라 3km쯤 흘러가면 포천 한탄강 멍우리 협곡(명승 94호)에 닿지만, 차를 타고 빙빙 돌아 도착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거대한 철교를 만난다. 한탄강과 합류하는 부소천에 놓인 다리로, 중간에서 부소천 주상절리가 잘 보인다. 다리에서 아주머니 여행자들을 만났다. 그들은 비둘기낭폭포에서 왔다고 한다. 한탄강둘레길을 따라 걸어온 것이다. 멍우리 협곡 일대는 여유롭게 걸으며 주상절리를 감상하기 적당하다. 포천 비둘기낭폭포 전경◇포천 제일의 지질 명소 ‘비둘기낭폭포’다음 목적지로 가기 전에 가까운 산정호수에 들러보자. 산정호수 둘레길을 한 바퀴 돌거나, 최고 전망을 자랑하는 김일성별장 터에서 조망을 즐겨도 좋다. 별장 터에 서면 화적연을 뻥튀기한 것 같은 명성산 화강암 봉우리가 호수에 잠긴 모습을 볼 수 있다. 한탄강지질공원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포천 제일의 지질 명소로 꼽히는 비둘기낭폭포(천연기념물 537호)다. 폭포로 가는 길에 멀리 지장봉이 품을 활짝 열고 맞아준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계곡에 숨은 비둘기낭폭포가 나타난다. 주변 지형이 비둘기 둥지처럼 주머니 모양이라 붙은 이름이다. 이곳에서는 하식 동굴과 협곡 같은 침식지형, 주상절리와 판상절리 등 다양한 지질구조를 관찰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분위기가 신비로워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유명하다. 비둘기낭폭포를 끝으로 연천과 포천에 걸친 한탄강지질공원 여행을 마무리한다. ◇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한탄강지질공원 여행(연천) / 당포성→임진강 주상절리→전곡리 유적→좌상바위→아우라지 베개용암→재인폭포, ▷한탄강지질공원 여행(포천) / 대교천 현무암 협곡→화적연→멍우리 협곡→산정호수→비둘기낭폭포△1박 2일 여행 코스= 당포성→임진강 주상절리→전곡리 유적→좌상바위→아우라지 베개용암→재인폭포→고대산자연휴양림→숙박→대교천 현무암 협곡→화적연→멍우리 협곡→산정호수→비둘기낭폭포△가는길= 구리포천고속도로 양주톨게이트→동두천교차로→당포성, 구리포천고속도로 신북 IC→초과사거리→대교천 현무암 협곡△주변 볼거리= 교동가마소, 은대리 판상절리와 습곡구조, 백운계곡, 포천아트밸리, 구라이골 등연천 재인폭포 전경
2018.03.24 I 강경록 기자
 와인향·국악선율 싣고, 봄기운 품은 보랏빛 열차가 ‘출발’
  • [여행] 와인향·국악선율 싣고, 봄기운 품은 보랏빛 열차가 ‘출발’
  • 이른 아침 서울역에서 영동 국악와인열차를 탄 승객들이 편안한 좌석에 앉아 들판을 가로지르며 시원하게 지나가는 경치를 바라보며 와인을 음미하고 있다.[충북 영동=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영동은 우리나라 최대 포도산지다. 포도재배면적인 2200㏊로 전국 포도생산량의 12.7%에 이른다. 연간 포도생산량은 2만 3000여t. 송이로 따지면 1억 송이 정도라 하니 정말 어마어마한 양이다.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한 기후적 특성과 소백산맥 주변 고지대에서 주로 재배해 달고 향이 좋기로 유명하다. 여기에 와인코리아뿐 아니라 포도재배 농가가 와이너리를 갖추고 개성 있는 와인까지 만든다. 어림잡아 영동 와이너리 농가 수는 40여 개에 이른다. 어느 곳을 가든 달콤하고 선명한 보랏빛이 인상적인 명품와인과 함께 다양한 와인음식도 맛볼 수 있다. 전국 유일의 포도·와인특구가 바로 영동인 것이다. 따스한 봄기운을 가득 품은 와인향에 취해 영동으로 열차 타고 떠난다. 지난달 22일부터 운행을 시작한 영동국악와인열차에서 와인을 즐기고 있는 모습◇1960년대부터 뿌리내린 와인산업영동에 와인산업이 뿌리내린 것은 1960년대다. 농가에서 직접 생산한 포도를 자체적으로 발효, 시음하기 시작한 시기가 바로 그때다. 지금의 와이너리로 육성한 것은 비교적 근래인 2008년 일이지만 ‘101가지 맛과 향이 있는 와인의 고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과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40여 개 와이너리가 들어섰으니 그날도 머지않았다고. 품질도 국내 최상급이다. 지난 2013년 대전와인트로피에서 세계 각지 2635종의 와인 가운데 세계 2위에 해당하는 은메달을 땄고, 2015년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가 주관한 한국와인품평회에서 대상 등 5개 부문을 모두 석권했다. 영동의 대표적인 와이너리 중 하나인 블루와인농원의 와인세트그렇다면 와인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와인을 만드는 방법은 포도를 ‘수확’하고 ‘세척’한 후 줄기를 잘라주는 ‘줄기치기’, 손으로 포도를 눌러 껍질과 과육을 분리하는 ‘파쇄’ 과정을 거친다. 이어 잡균을 제거하고 효모가 발효작용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아황산을 첨가한 뒤 당도를 측정하고 설탕과 효모를 첨가한다. 이후에는 1차 발효·여과, 2차 발효 과정을 거쳐 100일 뒤면 와인으로 거듭난다. 영동와인을 제대로 즐기려면 영동의 와이너리를 들러볼 일이다. 컨추리와인, 도란원, 블루와인농원 등 농가형 와이너리를 직접 방문하면 시음뿐 아니라 구매도 할 수 있다. 영동와인 여행에 특히 추천하고 싶은 것이 바로 영동국악와인열차다. 열차는 서울에서 출발해 충북의 영동 사이를 왕복한다. 편안한 좌석에 앉아 들판을 가로지르며 시원하게 지나가는 경치를 느긋이 바라보며 와인 한 잔의 향기에 취할 수 있다. 여기에 열차여행의 낭만까지 더해져 잊지 못할 순간을 만들어준다. 특히 노선 중간에는 국악공연도 진행하는데 와인과 함께하기에 더없이 좋다. 영동국악와인열차 외관◇열차서 마시는 와인…맛도 기분도 최고열차는 서울역에서 출발해 영등포역과 수원역을 거쳐 영동역까지 2시간 30분에서 3시간쯤 걸린다. 열차는 기관차와 발전차를 포함해 총 8량, 249석으로 구성했다. 열차 내외부 곳곳에는 와인과 국악이 담겼다. 각 차량의 외부는 자줏빛과 보랏빛 그라데이션, 포도넝쿨, 국악기 등으로 디자인하고 포장했다. 내부는 와인을 즐기기에 최적화했다. 기관차와 발전차를 제외한 6량의 모든 좌석은 와인 고객을 위한 테이블 석이다. 또 와인을 구매할 수 있는 와인바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어 미각과 후각까지 사로잡는다. 여기에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인테리어, 전 객차를 연결하는 영상과 음향장비, 호차마다 이벤트 공간까지 갖추고 있다. 영동국악와인열차 일반실 내부객차마다 콘셉트도 다르다. 1호차는 가족·연인을 위한 공간이다. 2인실·4인실·6호실은 별도의 방 형태로 오붓한 여행이 가능하다. 2호차·5호차· 6호차는 와인과 창밖 풍경을 감상하며 기차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2·4인석 테이블을 배치했다. 3호차에는 장애인 전용석과 장애인 화장실이, 4호차에는 와인을 구매할 수 있는 와인바를 운영한다. 열차는 가는 길 내내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객차마다 호스트와 소믈리에가 상주해 담당 객차의 와인 서빙과 오락을 책임진다. 어떤 호스트가 탔느냐에 따라 열차의 분위기도 약간씩 달라진다. 손님의 취향과 연령에 따라 순식간에 클럽 분위기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7080 라이브 무대가 되기도 한다. 열차에서 내놓는 와인은 총 4가지다. 화이트와인, 드라이 레드와인, 스위트 레드와인, 복분자와인이다. 모두 영동에서 재배한 포도를 원료로 와인코리아에서 만든 100% 국내 와인이다. 한국의 와인 제조술을 재발견할 기회다. 처음엔 이 4가지 와인을 살짝 맛보고, 그다음부터는 각자 취향에 맞는 와인을 원하는 만큼 소믈리에가 객차 안을 돌아다니며 서비스한다. 영동국악와인열차 내 이벤트◇난계 발자취 따라 잠시 쉬어가다열차가 영동에 도착하면 영동 곳곳의 볼거리도 만끽할 수 있다. 난계 박연이 즐겨 찾았다고 전해지는 옥계폭포와 영동시장, 국내 최대 와인생산지인 영동의 농가 와이너리 등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다. 영동와인열차 상품에는 영동의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여행 프로그램을 포함해 부담도 없다.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은 옥계폭포다. 박연이 이곳에서 자주 피리를 불었다고 해서 박연폭포라고도 불린다. 높이 20여m의 시원한 폭포는 겨울 동장군의 한파를 이기지 못하고 두껍게 얼어붙었다. 그 장관에 압도돼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잠시 황홀경에 빠져본다. 이 폭포에는 재미있는 전설도 있다. 옛날 폭포 아래쪽에 양바위가 있었는데 이 바위가 폭포의 멋진 풍경을 방해한다고 마을 사람들이 치워버렸다. 그때부터 마을 남자들이 하나둘 사고로 죽기 시작했는데 이를 이상히 여겨 양바위를 제자리로 옮겨놓으니 더는 사고가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큰 북인 ‘천고’. 난계국악기제작촌의 이석제 씨가 15개월 동안 만들었으며, 울림판 지름 5.54m, 북 몸통 5.96m, 무게 7t에 이른다. 이 거대한 북에 수령 150년 이상 된 소나무 원목이 15t 트럭 4대 분량, 어미 소 40마리의 가죽이 사용됐다고 한다.옥계폭포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난계박물관도 꼭 들러봐야 할 곳이다. 박연의 뜻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0년 들어섰다. 가야금을 비롯한 100여 종의 국악기와 의상을 전시하고 있고, 박연의 삶과 업적을 그래픽과 다오라마로 연출하고 있다. 악기를 직접 다뤄볼 수 있는 체험실도 마련해 가족 여행객에게는 필수 코스다. 천고(天鼓)도 두드려보자. ‘소망과 염원을 하늘에 전달하는 북’이라는 뜻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큰 북이다. 난계국악기제작촌의 이석제 씨가 15개월 동안 만들었다. 울림판 지름 5.54m, 북 몸통 5.96m, 무게는 7t에 이른다. 이 거대한 북에 수령 150년 이상의 소나무 원목이 15t 트럭 4대 분량, 어미 소 40마리의 가죽을 사용했다고 한다. 영동국악체험촌 우리소리관 공연장에서 열린 난계국악단의 상설공연. 난계국악단은 국악과 퓨전국악으로 관광객들엑 아름다운 국악선율을 전하며 인기몰이중이다.◇여행메모△가는길=영동국악와인열차는 매주 화∼토요일 오전 8시 30분에 서울역에서 출발한다. 가격은 8만 5000원부터다. 예약·안내는 코레일관광개발 홈페이지나 콜센터에서 가능하다. △먹을 곳=영동의 맛있는 음식도 여행을 즐겁게 한다. 황간면 일원과 영동읍 전통시장 주변에는 ‘올뱅이’(올갱이·다슬기의 충북 방언) 해장국을 파는 음식점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양산면 금강변에는 ‘도리뱅뱅이’와 ‘어죽’을 내놓는 식당이 즐비하다. 손질한 피라미를 프라이팬에 둥글게 놓고 튀긴 다음 양념을 발라 조린 도리뱅뱅이는 비린내 없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바삭바삭 씹히는 맛도 좋다. 쏘가리·동자개·메기 등 갓 잡은 민물고기를 통째로 두 시간쯤 삶은 뒤 국수와 수제비를 넣고 끓인 어죽은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맛이다. 상촌면 일원에 조성된 자연산버섯음식거리에는 다양한 버섯요리를 내는 식당이 10여곳 모여 있다. 영동의 배표적인 와이너리 농원인 블루와인농원에서 와인족욕을 즐기고 있는 관광객들
2018.03.02 I 강경록 기자
 분홍빛 대게 속살 내음에...봄이 화들짝 깨다
  • [여행] 분홍빛 대게 속살 내음에...봄이 화들짝 깨다
  • 경북 울진 휘포항 위판장에서 경매에 부치기 전 갓 잡은 울진 대게를 바닥에 펼쳐놓고 있다.해질무렵 등기산정상의 팽나무 군락경북 울진 후포리에 최근 그려진 벽화. 울진과 관련한 테마들로 그려져 있다. 재미있는 것은 주변 집과 자연들이 오묘하게 연결되어 있는 작품처럼 보인다는 점이다.[울진=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참 심술 맞다. 봄을 시샘하는 동장군의 기세가 여전히 매섭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이 오듯이 어김없이 대지가 숨을 토하기 시작했다. 기다리던 봄이 오고 있는 게다. 이 기운을 쫓아 찾은 곳은 동해안의 작은 어촌마을, 경북 울진이다. 청정 바닷가 마을엔 이미 봄기운이 은근하다. 거센 파도를 몰고 온 바람에서도 훈풍 한 가닥이 살며시 실렸다. 이 바람을 따라 작은 포구가 올망졸망 이어진 해안길로 간다. 굽이굽이 차를 모는 한쪽에선 짭짤한 바닷바람과 깨끗한 파도가 차장을 두드리고, 다른 쪽에선 식당마다 쪄내는 분홍빛 대게 속살 내음이 후끈 끼쳐온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포구마다 봄기운 품은 바닷바람도, 대게 향기도 제대로 느껴지는 곳이 바로 울진이다.경북 울진 앞바다에 서식하는 큼지막한 대게는 다리와 속살의 모양이 마치 대쪽 같다고 해서 이름 붙었다. 색깔이 빨간 홍게와 대게는 전혀 종이 다르다. 지금도 대게가 많이 잡히지만 3월부터 잡히는 대게가 속이 차올라 더 쫄깃하고, 담백하다.◇대게 내음 가득한 후포항에서 봄을 느끼다 동해안을 따라 아름다운 해안 드라이브 코스가 즐비하다. 그중 울진 해안도로(망양정~후포항)는 경관이 빼어난 코스로 꼽힌다. 울진 망향정에서 후포항을 잇는 약 102km의 해안길이다. 경북 울진 후포리에 최근 그려진 벽화. 울진과 관련한 테마들로 그려져 있다. 재미있는 것은 주변 집과 자연들이 오묘하게 연결되어 있는 작품처럼 보인다는 점이다.몇 번씩 달려도 그때마다 새로운 표정과 빛깔로 다가오고, 찌들고 주눅 든 마음을 구석구석 매만져주고 위로해주는 그런 길이다.들머리는 울진에서 가장 아랫동네인 후포로 잡는다. 후포는 ‘휘라포(徽羅浦)’에서 유래했다. 비단처럼 아름다운 포구라는 뜻이다. 사실 후포는 국내 최대 대게잡이 포구로 더 유명하다. 그래서 쫄깃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인 대게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이른 새벽 후포항 공판장은 항구로 들어온 어선들이 대게와 홍게를 쏟아낸다. 지금부터 봄까지가 후포항이 가장 바쁜 시기다. 수산물을 사러 몰려든 상인들과 관광객들로 늘 북적거려서다. 손님을 끄는 횟집 촌 아주머니의 시원스러운 목소리도 늦겨울 후포항의 또 다른 매력이다.대게로 든든히 배를 채운 후 등대가 있는 등기산으로 향한다. 후포항 안쪽에 자리한 후포리를 지나간다. 후포리는 TV 예능프로그램 ‘자기야 백년손님’ 촬영지로 유명해졌다. 최근에는 젊은 여행자들을 맡느라 더 분주하다. 후포리에 들어선 로드갤러리 덕분이다. 울진군은 행복만선을 주제로 로드갤러리를 조성했다. 구역별로 대게잡이와 금강송 군락지, 후포리 스카이뷰, 모자이크 타일벽화, 왕돌초 용궁 등 울진과 관련한 테마들이 벽에 그려져 있다.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어촌마을의 정취에 취해 걸을 수 있다.경북 울진 후포리에 최근 그려진 벽화. 울진과 관련한 테마들로 그려져 있다. 재미있는 것은 주변 집과 자연들이 오묘하게 연결되어 있는 작품처럼 보인다는 점이다.로드갤러리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등기산 정상이다. 정상에서 가장 먼저 맞이하는 것은 ‘망사정’이다. 고려말 학자 아자 문학가인 안축(1282~1348)이 영동의 최남단 울진 후포를 찾아 등기산 정상에 세운 누각이다. 망사정과 함께 후포 앞바다를 한눈에 조망하는 명소다. 정상에 뿌리내린 팽나무 군락을 빼놓을 수 없다. 좌우로 가지를 뻗쳐 우람하면서도 단아한 모습의 팽나무 군락은 ‘영화 속 첫사랑의 장소’처럼 두 발 벌려 코발트 빛 후포 바다를 안고 있다.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아련한 첫사랑의 향내가 파도처럼 왈칵 가슴으로 달려온다.거일리 울진대게공원거일리 앞바다에서 바다낚시를 즐기는 낚시꾼들◇아스라이 봄빛 품은 정겨운 울진 바다등기산과 후포바다를 뒤로 떼밀면서 해안도로를 따라 달린다. 후포항에서 직산리까지 약 20km 해안도로는 바다를 끼고 만들어져 있다. 울진의 전형적인 어촌마을을 가로질러 짭조름하고 비릿한 바닷냄새의 포구를 기웃거리며 느릿느릿 달리는 길이다.이 도로를 따라가면 울진 대게 원조 마을인 거일리에 닿는다. 거일은 ‘대게 알’을 뜻하는 ‘게알’에서 유래했다. 마을 초입에는 ‘울진 대게 원조 마을’을 알리는 울진 대게 공원이 단아하게 자리하고 있다. ‘대게가 알을 품고 있는 형국’인 거일마을은 동해안 최대 어족자원 보고, 왕돌초를 안고 있다. 또 후포에서 거일리로 이어지는 바닷길은 전국 낚시 마니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바다낚시 명당’이다. 갯바위를 후리는 파도에 맞서 손끝으로 왈칵 달려드는 짜릿한 손맛은 직접 느껴본 사람만이 그 참맛을 안다. 이런 명성을 살려 거일마을 앞바다에는 ‘바다낚시공원’을 만들어 전국의 낚시꾼들을 유혹하고 있다.울진촛대바위1해안도로를 따라 다시 길을 나선다. 여기서 진복리 방면으로 가다 보면 우뚝 솟은 바위가 눈에 띈다. 촛대바위다. 뾰족한 바위 꼭대기에 자라는 소나무가 마치 초 위에 촛불이 타는 것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주변 풍경과 어우러진 모습이 마치 한 폭의 수묵화 같다. 도보 여행자도 드라이브를 즐기던 이들도 이쯤에서 꼭 한 번씩은 카메라를 까내 든다.망향정과 월송정도 해안도로에서 만날 수 있다. 이 두 정자는 관동팔경에 속해 있는 대표 명승지다. 시간이 있다면 망향정 바로 앞 해맞이 공원에서 일출을 감상하거나, 월송정 주변의 울창한 소나무 숲을 걸어도 좋다.나곡 낚시공원울진 가장 윗동네인 북면 나곡에 최근 바다낚시공원이 새로 들어섰다. 울진군은 관리소부터 낚시 구름다리까지의 이동로, 그리고 인근 전망대까지 묶어 공원으로 조성했다. 탁 트인 동해와 그 위를 가로지르는 구름다리, 뾰족뾰족 서 있는 해안절벽의 조화로 색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나곡 바다낚시 구름다리는 총 130m로 그리 길진 않지만 넓은 발판으로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계절에 따라 입장 시간이 조금씩 달라지니 낚시꾼이라면 꼭 확인해야 한다. 바다낚시공원 입구에 자리한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촬영지도 함께 들러볼 만하다. 언덕에 위치해 해안선을 한눈에 굽어보기도 좋다.나곡 낚시공원의 아름다운 풍광◇여행메모울진 지도(그래픽= 이동훈 기자)△가는 길=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풍기IC를 나와 36번 국도를 타고 영주와 봉화를 거치면 울진 서면이 나온다. 여기서 불영계곡을 지나면 후포항이 가깝다. 영동고속도로 강릉에서 동해고속도로를 이용해 7번 국도를 타면 후포읍까지 바로 갈 수 있다. 상주~영덕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먹을 곳= 요즘 울진의 대표 먹거리는 단연 대게다. 초겨울에 살이 오르기 시작해 초봄까지 다리마다 살이 포실하게 들어찬다. 대게를 먹고 싶다면 후포리의 왕돌회수산(054-788-4959)과 죽변리의 후계 울진 대게 센터(054-783-8918)를 추천한다. 겨울 별미 곰치는 죽변리의 명물곰식당(054-783-7575)이 유명하다. 최근 이어진 한파로 곰치잡이 배가 출항하지 못해 물량이 부족하니 미리 확인하고 찾아가는 것이 좋다. 곰치 대신 장치도 별미다. 동해의 졸깃한 물회가 먹고 싶다면 죽변리의 정훈이네횟집(054-782-7919)이 맛있다.△볼거리= 울진 대게의 참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2018 울진 대게와 붉은 대게 축제’가 다음 달 1일부터 4일까지 후포항 한마음광장 일대에서 열린다. 맛과 영양이 풍부한 울진 대게와 쫄깃하고 담백한 풍미의 붉은 대게는 누구에게나 인기다. 올해 축제에는 월송 큰 줄 당기기 등 전통 민속놀이와 더불어 대게 플래시몹, 대게송, 대게춤 등 다양한 주제로 펼쳐진다. 이 외에도 관광객 참여 체험놀이마당 및 레크리에이션, 대게 및 붉은 대게 직판, 관광객 특별 경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죽변리 명물곰식당의 ‘장치국’대게 볶음밥
2018.02.23 I 강경록 기자
한국 찾은 유커들, 산림치유로 힐링한다
  • [평창]한국 찾은 유커들, 산림치유로 힐링한다
  • 경북 영주의 국립산림치유원 전경.사진=한국산림복지진흥원 제공[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기간 동안 중국인 관광객(유커) 500여명이 국립산림치유원을 이용한다.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음력설)과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중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 556명이 경북 영주의 국립산림치유원에 숙소를 예약했다고 9일 밝혔다.이들 중국 관광객은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인 9~25일 20~30여명씩 1박2일이나 2박3일 형태로 머물 예정이다.이에 따라 국립산림치유원은 중국 산둥성 등에서 온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특히 중국인들에게 우리나라의 산림복지시설을 적극 알리고, 부석사와 소수서원 등 경북 영주의 관광자원과 결합된 관광 상품을 제공, 지역 상생발전에도 기여할 방침이다.또한 강원 횡성의 국립횡성숲체원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방문하는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등의 경호를 담당할 경찰관들이 오는 23일까지 숙소를 이용함에 따라 산림치유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할 방침이다.강원 강릉의 국립대관령치유의숲에서도 내달 20일까지 금강소나무 힐링숲 캠프를 무료로 운영한다.이 행사는 올림픽 자원봉사자와 운영요원에게 우선 참가 기회가 있으며, 올림픽 입장권 소지자도 참가할 수 있다. 윤영균 한국산림복지진흥원장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에게 국립산림치유원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면서 “북한 선수단 경호 담당 경찰관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2018.02.09 I 박진환 기자
② 백제에서 근대까지 역사가 흐르다
  • [여기어때]② 백제에서 근대까지 역사가 흐르다
  • 강경 포구에서 바라본 금강의 일몰[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충남 논산시 연산면 일대는 백제의 계백 장군과 5000결사대가 김유신의 5만 신라군에 맞선 황산벌 전투의 현장이다. 나라의 운명이 걸린 이 전투에서 백제는 네 번 싸워 모두 이겼으나,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패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기원전 18년 온조왕이 건국한 지 678년 만인 서기 660년의 일이다. 호국관 1층. 포토 존과 VR체험 존 등이 있다.◇백제의 마지막 기록’계백 장군이 전장에 나서기 전, 가족이 적에게 붙잡혀 노비가 될 것을 염려해 죽였다는 설과 포로가 된 신라 화랑 관창을 살려 보낸 일화가 황산벌 전투 당시 이야기다. 계백 장군이 전사한 곳으로 알려진 부적면 충곡로에 장군과 5000결사대를 기리는 계백장군유적지가 있다. 묘와 사당, 충혼공원, 백제군사박물관, 야외 체험 시설 등으로 구성되어 역사 학습을 겸한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백제군사박물관을 관람하고 나머지 시설을 둘러보면 좋다.황산벌 전투를 재현한 미니어처백제군사박물관은 백제의 군사 문화와 호국 정신을 주제로 한 전시실이 세 곳 있다. 1전시실은 백제의 군사 활동을 연표와 지도로 정리했다. 삼국의 영토 확장 과정을 살펴보고, 주요 방어 시설인 풍납토성·웅진성·부소산성 모형을 통해 축성 과정과 성의 기능을 이해한다. 2전시실에서는 실물 크기 군사 모형과 행렬 모형, 무기를 통해 백제의 군사 복식과 무기 체계를 알아보고, 전쟁의 역사를 이해한다. 3전시실은 논산의 역사를 집대성한 공간이다. 청동기시대 주거지에서 출토된 유물, 고려 시대 사찰, 조선 시대 고택과 건축, 강경포구에 남은 근대건축물까지 시대별 주요 유물을 만난다. 백제군사박물관의 군사 모형3전시실까지 둘러보면 동선이 호국관으로 이어진다. 박물관 별관 격인 호국관에서 황산벌 전투를 4D 영상으로 관람하고, 백제 장수가 되어보는 포토 존과 VR 체험 존을 이용할 수 있다. 백제군사박물관에서 나와 잔디광장을 지나면 계백 장군 위패와 영정을 모신 충장사다. 출입구와 사당에 이르는 길은 삼문삼도(三門三道) 양식을 따른다. 가운데 신도(神道)는 사당에 모신 신이 다니는 곳으로 일반인은 오갈 수 없다. 들어갈 때는 오른쪽, 나올 때는 왼쪽을 이용한다. 충장사 옆 양지바른 곳에는 푸른 소나무를 배경으로 계백 장군 묘가 조성되었다. 그 밖에 계백장군유적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황산루, 국궁 체험장, 상설 야외 체험장 등이 있다. 구, 강경노동조합(등록문화재 제323호)는 현재 강경역사문화 안내소로 쓰인다.◇근대로 떠나는 시간 여행 근대로 떠나는 시간 여행의 목적지는 강경 근대역사문화거리다. 금강 하류에 자리한 강경은 근대에 포구를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되어 번성한 고장이다. 원산항과 함께 조선 2대 포구로, 평양·대구와 함께 조선 3대 시장으로 번영을 누렸다. 그러다 19세기 말~20세기 초에 군산항이 개항하고 군산선과 호남선, 장항선이 차례로 개통하면서 상업 중심지 기능을 잃었다. 지금은 강경 하면 젓갈을 떠올릴 만큼 국내 최대 젓갈 시장으로 명성을 잇는다. 1937년 준공한 강경 중앙초등학교 강당(등록문화재 제60호)옛 영화의 흔적은 강경 읍내에 남은 근대건축물에서 찾을 수 있다. 구 강경노동조합(등록문화재 323호), 구 한일은행 강경지점(등록문화재 324호), 강경 구 연수당 건재 약방(등록문화재 10호), 강경 중앙초등학교 강당(등록문화재 60호) 등 근대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문화재가 10군데다. 구 강경노동조합은 강경 상권의 흥망성쇠를 엿볼 수 있는 상징적인 건물이다. 당시 2층 구조였으나 현재 1층만 남아 강경역사문화안내소로 사용된다(답사 지도 비치). 구 한일은행 강경지점은 강경역사관으로 쓰인다. 강경 구 연수당 건재 약방은 1920년대 사진 속 풍경 중 유일하게 현존하는 건물이고, 1937년에 지은 강경 중앙초등학교 강당은 전형적인 근대 학교 강당 건축을 보여준다.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보물 218호)은 국내 최대 석불이다.◇역사 유적 풍부한 고장 ‘논산’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논산은 역사 유적이 풍부한 고장이다. 고려 초기 사찰인 관촉사는 ‘은진미륵’이라 불리는 불상이 유명하다. 정식 명칭은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보물 218호)이다. 현존하는 국내 최대 고려 시대 미륵보살상으로, 높이 18m에 이른다. 미륵불 앞에는 섬세하고 화려한 관촉사 석등(보물 232호)이, 석등 앞에는 석탑이 있다. 석탑 아래 놓인 배례석에는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정교한 연꽃 조각이 선명하다. 명재고택(국가민속문화재 제190호)논산명재고택(국가민속문화재 190호)은 조선 시대 학자인 명재 윤증의 옛집이다. 사랑채와 축대, 샘, 연못, 장독대가 어우러진 고즈넉한 풍경이 멋스럽다. 후손이 거주하며 한옥스테이를 운영한다. 고택에서 숲으로 이어지는 ‘명재고택 사색의길’을 산책하며 사색에 잠겨도 좋다. 1km 안팎의 두 코스 중 선택해서 걸을 수 있다. 고택과 담장을 사이에 둔 노성향교는 조선 전기에 지었으며, 지역사 연구를 위한 자료로 보존 가치가 높다고 한다. 탑정호 솔섬계백장군유적지와 함께 여행하기 좋은 탑정호도 빼놓을 수 없다. 유적지로 가는 길목에 있어 오며가며 들르기 좋다. 논산8경 중 2경에 꼽히는 탑정호는 물이 맑고 깨끗하다. 초록이 무성한 봄여름, 억새와 철새가 반기는 가을, 코끝 시린 겨울까지 아름다운 풍경으로 탐방객을 맞는다. 특히 탑정호수변생태공원에서 시작하는 힐링수변데크산책로는 호수를 조망하는 걷기 코스로 각광 받는다. 산책로 중간에 포토 존이 있고, 주변에 매운탕 집과 전망 좋은 카페나 펜션이 많아 가족, 연인과 오붓하게 즐기기 적당하다. 산책로 끄트머리 호젓한 솔섬은 사진작가들에게 출사지로 인기다.◇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백제군사박물관→계백장군유적지→강경 근대역사문화거리△1박 2일 여행 코스= 백제군사박물관→계백장군유적지→탑정호수변생태공원→(숙박)→논산명재고택→관촉사→강경 근대역사문화거리△가는길= 논산천안고속도로 서논산 IC→대전·논산 방면→논산교차로에서 대전·공주 방면→득안대로→광석교차로에서 대전 방면→국도 4호선→계백로→충곡로→계백장군유적지·백제군사박물관 방면→충곡로→백제군사박물관△주변 볼거리= 개태사, 쌍계사, 논산 돈암서원, 팔괘정, 강경 갑문
2018.01.28 I 강경록 기자
① 국토 최북단에서 체험하는 분단 현실
  • [여기어때]① 국토 최북단에서 체험하는 분단 현실
  • 강워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바로본 북쪽풍경[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우리나라 최북단에 위치한 강원도 고성은 가슴 아픈 분단 현실이 여실히 느껴지는 곳이다. 고성 읍내를 지나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도로에 자주 보이는 군용 지프와 트럭, 곳곳에 있는 검문소가 북녘이 코앞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일단 고성 여행을 시작하는 통일전망대에 가려면 조금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전망대 앞 10km 지점에 있는 통일안보공원에서 출입 신청서를 접수하고, 안보 교육 영상을 시청한다. 이후 개인 차량으로 출발해 민통선 검문소에서 차량 출입증을 받으면 비로소 모든 절차가 끝난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전망대 건물이 나온다. 새하얀 건물 옥상에는 태극기가 겨울바람에 펄럭인다. 전망대 한쪽에는 공군351고지전투지원작전기념비, 351고지전투전적비 등이 있다. 351고지는 한국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으로, 통일전망대 앞쪽에 있다. 원래 366m인 산이 대포와 함포 사격, 폭격 등으로 351m가 되었다니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는지 짐작이 간다.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가슴 아픈 분단의 현실 ‘통일전망대’전망대에 들어서면 1층 통일관에 북한 주민의 실상을 알 수 있는 생활용품과 각종 자료가 전시된다. 통유리로 된 2층 전망대 외부에는 망원경이 있다. 바다를 향해 튀어나온 전망대에 서면 북방한계선과 남방한계선, 금강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오른쪽으로 에메랄드 빛 바다가 펼쳐진다. 해금강도 보인다. 현종암, 부처바위, 사공바위 등 크고 작은 섬이 기묘한 모습으로 떠 있다. 맑은 날이면 금강산이 손에 잡힐 듯하다. 어렴풋이 보이는 금강산 봉우리는 왼쪽부터 일출봉, 채하봉, 육선봉, 집선봉, 세존봉, 옥녀봉, 신선대다. 북녘이 이렇게 가까웠나 싶다. 전망대 아래 휴전선 철책, 남북한을 잇는 동해선 도로와 철도가 보이고, 바다 쪽에는 통일미륵불과 성모마리아상이 섰다. DMZ박물관통일전망대에서 DMZ박물관이 가깝다. 최북단 군사분계선과 근접한 민통선 내에 자리한다. DMZ(비무장지대)는 군대의 주둔이나 무기의 배치, 군사시설의 설치가 금지되며, 우리나라 DMZ는 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체결된 정전협정에 따라 설정됐다.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북 각 2km, 서해안 임진강 하구부터 동해안 고성 명호리까지 248km 지역이다. DMZ박물관은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 현실과 통일의 염원이 담긴 곳이다. 3층 건물에는 전쟁·군사 자료와 유물을 비롯해 자연, 생태, 민속, 예술 등 한국전쟁과 DMZ에 관한 전시물이 있다. 2층 전시실은 ‘축복받지 못한 탄생 DMZ’ ‘냉전의 유산은 이어진다’ ‘그러나 DMZ는 살아 있다’로 나뉘는데, 화살표를 따라 관람하면 된다. 3층에는 방문객이 평화 메시지를 적은 엽서로 만든 ‘평화의 나무가 자라는 DMZ’가 눈길을 끈다.화진포 산책로◇겨울 바다 낭만 가득한 ‘화진포’화진포해변은 고성에서 겨울 바다의 낭만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추운 날씨에도 서로 어깨를 꼭 껴안은 연인들이 끝이 보이지 않는 백사장을 거닐고, 아이들은 밀려드는 파도와 장난치느라 마냥 즐겁다. 조개껍데기와 바위가 부서져서 만들어진 화진포 백사장은 파도가 지날 때마다 ‘차르륵차르륵’ 소리를 낸다. 조선 시대 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화진포 백사장을 명사(鳴沙)라고 했다. 화진포는 드라마 〈가을 동화〉의 배경이 되면서 유명해졌다. 은서(송혜교)와 준서(송승헌)가 어린 시절 모래에 그림을 그린 곳도, 준서가 싸늘히 식어가는 은서를 업고 하염없이 걸은 곳도 화진포해변이다.김일성 별장화진포해변 옆에 화진포의성이 있다. 김일성별장으로 알려진 이곳은 인근 이승만·이기붕별장과 함께 화진포역사안보전시관으로 단장되어 한국전쟁 관련 자료를 전시한다. 화진포의성은 나치 정권을 거부하고 망명한 독일인 H. 베버가 1938년 건축했다. 당시 외국인 휴양촌의 예배당으로 사용되다가, 1945년 삼팔선을 경계로 남북이 분단되면서 외국인 휴양촌의 귀빈관으로 용도가 바뀌었다. 김일성의 처 김정숙은 김정일, 김경희 등 자녀를 데려와서 귀빈관에 머물렀다고 한다. 이승만 별장 내부화진포해변 뒤에는 화진포가 자리한다. 화진포는 넓이 2.3㎢, 둘레 16km에 이르는 동해안 최대의 자연 호수로, 한쪽에 이승만별장이 있다. 단층 슬래브 형태 건물은 현재 이 대통령 내외의 유품전시관으로 운영된다. 침실과 집무실, 거실이 옛 모습대로 복원되었다.화진포에서 고성을 대표하는 거진항이 10분 거리다. 거진항의 아름다운 풍광은 항구 반대쪽 방파제에서 만날 수 있다. 바다 쪽으로 불쑥 나온 방파제 끝에 서면 거진항이 한눈에 들어온다.화진포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도 가볼 만한 곳이 있다. 송지호는 둘레 4km로 큰 편은 아니지만, 어느 석호보다 아름답다. 송지호에 첫발을 디딘 사람들은 이국적인 자작나무와 울창한 갈대숲이 어우러진 고혹적인 모습에 한동안 넋을 잃는다. 호수 주위를 한 바퀴 도는 탐방로가 마련되어 산책하기 좋다. 고성에 갔다면 막국수를 꼭 맛보자. 토성면에 자리한 ‘백촌막국수’는 먹는 방법이 독특하다. 막국수와 함께 얼음 동동 띄운 동치미가 나오는데, 이 국물을 붓고 취향에 따라 참기름과 설탕을 넣는다. 톡 쏘면서 시원한 동치미 국물 한 숟가락 먹어보면 식도락가들이 열광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화진포해변◇여행메모△1박 2일 여행 코스= 통일전망대→DMZ박물관→(숙박)→거진항→화진포해변→송지호△자가운전 정보= 서울양양고속도로→동홍천 IC 인제·홍천 방면→국도 52호선→한계교차로에서 고성·속초 방면→미시령로→안보공원교차로→금강산로→통일전망대 △주변 볼거리=건봉사, 송지호오토캠핑장, 천학정백촌막국수
2018.01.28 I 강경록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5대 테마 성화봉송 마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 5대 테마 성화봉송 마감
  • 인천대교 한마음봉송 ? 이낙연 총리(좌), 유영(우)순천만 국가정원 강강술래 봉송대전 카이스트 로봇봉송 ? 오준호 교수(좌), 이정재 FX-2 탑승 중학생(우)서울 어가행렬 봉송 - 세종대왕 역 이홍배 대한황실문화원 종친위원회 위원장평화테마 자전거 봉송 - 파주 남북출입사무소[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올림픽 대회의 핵심목표 5가지를 주제로 5개 지역에서 대규모로 진행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페셜 봉송이 어제 고성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스페셜 봉송은 올림픽 대회의 5대 핵심 목표인 문화(서울), 환경(순천), 평화(최북단), 경제(인천), ICT(대전)를 대표 할 수 있는 지역에서 각각의 주제를 적용한 의미 있는 퍼포먼스와 함께 대규모로 진행되는 특별한 성화봉송이다. 지난해 11월 1일 인천대교 한마음 봉송을 시작으로 11월 20일 순천만 국가정원 강강술래 봉송, 12월 11일 대전 카이스트 로봇 봉송, 올해 1월 13일 광화문 어가행렬 봉송, 1월 19일부터 26일 최북단 평화테마 자전거 성화봉송을 마지막으로 불꽃을 전달했다. 각 분야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온 사람들과 앞으로 열어갈 사람들로 선정된 주자들이 스페셜봉송에 참여해 모두가 빛나는 불꽃을 전달하며 올림픽 성공개최를 기원했다. 경제테마로 선정된 인천에서 펼쳐진 한마음 봉송에서는 101일간의 성화봉송을 상징하는 101명의 주자와 부주자 200명, 서포터즈 2,018명이 세계 5대 사장교인 인천대교를 건너는 장관을 연출했다.인천대교는 각 분야에서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대한민국의 경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이자 세계를 향한 하늘, 땅, 바닷길을 여는 곳으로 성화봉송의 첫 출발지로 손색이 없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첫 불꽃을 점화하며 대장정의 시작을 알렸고, 피겨유망주 유영과 유재석을 비롯한 무한도전 멤버들, K-pop스타 수지 등이 주자로 참여해 열기를 더했다. 마지막 주자로는 유승민 IOC위원이 하늘에서 커다란 눈송이와 함께 등장해 환상적인 점화식을 펼쳤다.이 외에도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대사 태양 외 초대가수들의 공연과 비보잉, 갈라 뮤지컬, 불꽃쇼 등 화려한 축하공연이 펼쳐졌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대표 생태공원인 전남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스페셜봉송의 두 번째 테마 ‘환경’을 주제로 한 강강술래 봉송이 진행됐다. 다양한 색상의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부주자 400명이 순천만국가정원의 봉화언덕을 따라 인간띠를 이루어 오르내리며 강강술래 봉송 퍼포먼스를 펼치는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했다. 세계 5대 연안습지로 알려진 순천만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청정 환경 보존지역이다. 주자로는 순천 생태도시 브랜드를 정립한 최덕림 조직위원장과 순천 출신의 K-pop가수 공찬이 참여했으며, 생태도시 순천을 손수 가꾼 허규동 순천만 국가정원 관리사가 마지막 주자로 등장해 감동을 안겼다. ICT 스페셜 봉송은 대한민국 대표 과학도시 대전에서 휴보가 직접 성화를 전달하는 로봇봉송으로 진행됐다. 성화는 세계적인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 교수로부터 첨단기술의 집약체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에게, 다음으로 휴보의 아버지 오준호 교수에게, 그리고 차세대 탑승형 로봇과 과학꿈나무에게로 전달되는 상징적인 퍼포먼스를 펼쳤다. 휴보는 차량을 운전하고 재난상황을 대응하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불꽃을 전달했다. 눈이 내리는 추위에도 불구하고 로봇 봉송을 보기위해 수많은 인파가 모여 올림픽 성화 봉송의 감격의 순간을 함께 했다. 문화를 주제로 한 어가행렬 봉송은 대한민국의 심장이자 문화의 정수를 담고 있는 광화문에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문화가 소통한다는 점을 표현한 퍼포먼스와 함께 열렸다. 광화문 스페셜 봉송의 선두는 대한민국 전통문화예술을 보여주는 어가행렬이 위엄있게 펼쳐졌다. 기록에 전통복식과 의례를 갖춘 300여명의 어가행렬단과 이홍배 대한황실문화원 종친위원회 위원장이 세종대왕 역을 맡아 연(국왕의 가마)에 탑승해 호위를 받으며 행렬에 나섰다.이어 현재 대한민국 스포츠 문화를 대표하는 한국 썰매 종목의 선구자 강광배 한국체육대학 교수와 스포츠 사격의 역사를 새로 쓴 금메달리스트 진종오 선수가 성화를 이어 받아 세종대로를 달렸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소통 문화의 장을 열어갈 첨단기술 드론이 성화를 들고 하늘을 날아 이날의 마지막 주자 드론레이싱 챔피언 김민찬씨에게 전달되는 놀라운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스페셜 봉송의 마지막 여정은 최북단 지역 7개 도시 파주, 연천,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에서 이달 19일부터 26일까지 7일간 평화테마 자전거 봉송으로 진행됐다. ㅇ 이번 스페셜 봉송은 두 바퀴로 굴러가는 자전거처럼 남북이 함께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고 평화 수호의 마음을 담아 평화올림픽의 가치 실현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또한, 최북단 7개 도시는 38선과 맞닿아 있는 지역으로 분단의 아픔과 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는 곳이다. 봉송 구간에는 민간인 통제 구역이 포함되어 평화의 메시지 전달에 의미를 더했다. 파주 남북출입국사무소에서 출발해 고성 금강산자연사박물관에서 마무리되는 긴 여정의 총 봉송거리는 90km이며, 39명의 주자와 200여명의 부주자 그리고 500여명의 서포터즈가 자전거를 타고 참여해 대규모 봉송단을 이뤘다. 자전거 봉송 출발지 파주 남북출입사무소에서는 자전거연맹 구자열 회장, 가수 김창완, 자전거연맹 동호인 김택진 등 여러 분야의 인사가 주자로 참여해 평화올림픽을 위한 성화봉송에 힘을 실었다. 성화는 통일대교, 통일로를 거쳐 율곡습지공원에서 유엔군의 한국전 참전 역사가 담긴 아이스하키 경기장까지 총 14km를 달렸다. 성화봉송 축하행사의 일환으로 한국전쟁 당시 캐나다 참천군인들이 얼어붙은 임진강 위에서 펼쳤던 ‘임진클래식’ 아이스하키 경기를 재연했다. 철원의 백마고지 전적지를 비롯해 연천의 통일동산, 세계 평화의 종이 있는 화천, 양구의 펀치볼마을, 인제의 리빙스턴교를 지나며 평화의 의미를 되새겼다.고성은 평화테마 자전거 성화봉송의 마지막이자 지난 11월 인천대교에서 시작된 5대 도시 스페셜 봉송의 최종 거점으로 함께한 수많은 사람들의 올림픽 성공개최의 염원이 귀결되는 장소다. 26일 오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주자와 부주자 포함 70여대의 자전거가 강원도지사,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기획홍보 부위원장과 고성군수 등이 참여한 가운데 통일의 피아노 연주와 군악대의 축하공연과 함께 14km의 마지막 질주를 시작했다. 최전방 부대에서 근무하는 군인들도 성화봉송 주자로 나서 평화올림픽 개최의 염원을 다졌다. 또한, 지역주민들과 서포터즈가 한반도기와 성화봉송 앰블럼기를 흔들며 대규모 자전거 봉송단의 마지막 출발을 성원했다. 이후 성화는 속초, 춘천, 원주, 삼척, 강릉 등 강원도 전역을 거쳐 2월 9일 개회식이 열리는 평창에서 점화 될 예정이다.
2018.01.27 I 이석무 기자
 산과 바다, 강과 온천을 모두 품었다
  • [겨울엔 온천③] 산과 바다, 강과 온천을 모두 품었다
  • 할매탕의 가족탕에서 온천을 즐기는 가족[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해운대는 산과 바다, 강과 온천을 품은 사포지향(四抱之鄕)이다. 사포는 장산, 춘천, 해운대, 구남온천이다. 해운팔경에도 포함되는 구남온천이 지금의 해운대온천이다. 해운대온천에는 통일신라 진성여왕이 어린 시절 천연두를 앓을 때, 이곳에 머무르며 목욕을 하고 나았다는 전설이 있다. 8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할매탕의 전경◇일제에 의해 개발한 ‘해운대온천’1876년 부산항 개항 후 일본인이 몰려들면서 해운대온천이 본격적으로 개발되었다. 1887년 일본인 의사 와다노 시게미즈(和田野茂光)가 온천을 발견해 욕장을 개발한 것이 시초로, 1934년 동해남부선이 개통하면서 호황을 누렸다. 1935년 해운대온천합자회사가 투자해 온천 여관을 건립했는데, 대온천장과 오락장, 동물원 등이 들어선 온천 테마파크였다. 현재 해운대구청 앞 연못에 당시 온천장의 흔적이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의 황족과 조선 총독 등 고위층 휴양지이자 관광지였고, 1960~1970년대에는 경주와 해운대로 이어지는 신혼여행지가 인기를 끌었다.해운대온천을 대표하는 곳은 해운대온천센터와 할매탕이다. 1935년 문을 연 ‘할매탕’은 해운대 최초의 대중목욕탕으로 2층 건물이었다. 2006년 철거 당시 발견된 상량판에는 ‘상량식 소화 10년 4월 1일 가주 해운대온천조합’이라는 글씨가 선명하다. 철거된 자리에 ‘해운대온천센터’가 들어섰다.할매탕은 유독 할머니들이 많이 찾아 할매탕이라 불렸다고 한다. 팔다리 통증과 관절염, 근육통으로 고생하는 분이 많았는데, 관절염에 효과가 뛰어나 아픈 부위만 물에 담그는 진기한 풍경이 눈에 띄었다. 할매탕은 철거됐지만, 그 여운이 깊었나 보다. 해운대온천센터 옆에 새로 건물을 지어 할매탕 간판을 다시 걸었다.할매탕에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담겼다. 할매탕 온천수는 피부병에 좋아 환자들이 많이 찾았다. 당시는 피부병 환자가 원탕에서 한데 어울렸지만, 지금은 입욕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가족탕을 만들어 눈치 보지 않고 온천욕을 즐기며 치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010년 《대한피부과학회지》 48권 12호에 실린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 해운대지구 식염천 입욕 효과에 관한 연구’에 임상 실험을 통해 아토피피부염에도 일정 부분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 게재되었다.해운대구청 앞의 옛 대온천장 흔적인 연못◇지하 900m에서 끌어올린 온천수할매탕은 수질 관리와 욕탕 관리에 철저해 욕탕에 물때 하나 없을 정도다. “물과 탕 관리가 최고의 광고”라는 말에 새삼 고개가 끄덕여진다. 세 개 온천공을 통해 지하 900m 온천수를 직접 공급하고, 양탕장을 거치지 않아 수온이 60℃에 이른다. 할매탕과 해운대온천센터의 최고 매력으로 꼽힌다. 탕 안의 밸브를 열면 하얀 수증기를 머금은 온천수가 콸콸 쏟아진다. 물은 부드럽고 물맛은 짜다. 지하의 화강암 틈으로 해수가 유입되어 섞이면서 약알칼리 고열 온천이 되기 때문이다. 일정 시간 온천욕을 하고 나오면 혈액순환이 잘돼 몸에 열기가 오래 느껴진다. 온천욕을 한 뒤에는 수건으로 닦지 말고 자연 건조하는 것이 좋다. 할매탕은 가족탕과 남녀 사우나로 구성된다. 가족탕은 6개 온천 객실이 있고, 객실은 방과 욕실로 나뉜다. 영업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요금은 사우나 6000원, 가족탕 2인 2시간 기준 3만 원이다(1인 추가 5000원, 1시간 추가 1만 원). 예약은 받지 않고, 온천 객실에서 숙박은 불가능하다. 해운대온천센터 1층에 위치한 ‘블랙업커피’에서는 ‘해,수염’이라는 소금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블랙업커피의 시그니처 메뉴로 만든 것이 입소문 나면서 유명해졌다. 직접 로스팅한 아이스 더치 커피에 프랑스산 생크림을 얹고 게랑드 소금을 뿌려준다. 한 모금 마실 때마다 더치 커피와 묵직하고 부드러운 생크림, 게랑드 소금 맛이 차례로 느껴진다. 유기농 밀가루와 천연 버터, 치즈, 천일염을 사용한 식빵도 함께 맛보길 권한다.청사포 다릿돌전망대에서 본 구덕포와 송정해변◇해운대 풍경 한눈에 펼쳐지는 ‘달맞이길’ 해운대해수욕장 동쪽으로 달맞이길이 있다. 미포오거리에서 와우산을 넘어 청사포와 송정으로 이어지며, 달맞이고개를 넘는 길이라고 붙은 이름이다. 달맞이길에서 가파른 계단을 올라 만나는 해마루전망대는 꼭 가보자. 발아래 청사포와 달맞이길의 해운대 풍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달맞이길이 드라이브 코스라면, 문탠로드와 동해남부선 옛길은 걷기 좋은 길이다. 문탠로드는 울창한 해송 숲을 따라 달맞이어울마당까지 갔다가 해월정을 거쳐 돌아오는 2.5km 코스로, 한 시간 정도 걸린다. 동해남부선 옛길은 미포 건널목에서 송정역까지 4.8km에 이르며, 한 시간 반이면 충분하다. 바다의 절경과 해운대 삼포(미포, 구덕포, 청사포)를 모두 만나는 길이다. 청사포를 지나면 최근 문을 연 청사포다릿돌전망대가 나온다. 청사포 해안에서 등대까지 늘어선 다섯 개 암초가 징검다리 같다고 붙은 이름이다. 전망대로 걸어 들어가면 바닥의 강화유리를 통해 파도가 일렁이는 풍경이 아찔하다. 동쪽으로 구덕포와 송정해수욕장이, 서쪽으로 청사포와 그 너머로 오륙도와 태종대가 있는 영도가 아스라하다. 도로 반사경을 얼굴로 활용한 우주인, 선글라스를 쓴 강아지 벽화가 재미난 청사포로58번길의 청사포 벽화거리도 만나보자.송정해변의 일출◇일출 명소로 이름 높은 ‘송정해수욕장’송정해수욕장은 겨울이면 일출 명소로 이름이 높다.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해변과 죽도공원의 소나무 숲과 정자 뒤로 해가 뜨는 풍경이 장관이다. 죽도공원은 한 바퀴 산책하기 좋다. 죽도정에 오르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송정해수욕장과 청사포다릿돌전망대까지 한눈에 들어온다.기장군의 아홉산숲은 남평 문씨 가문이 400여 년 동안 가꿔온 숲이다. 2017년 KBS-1TV 추석 특집 〈힐링 다큐 나무야 나무야〉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많은 여행자가 찾는다. 영화 〈군도 : 민란의 시대〉〈협녀, 칼의 기억〉 등도 이곳에서 촬영했다. 아홉산숲은 52만 ㎡ 면적에 아름드리 금강소나무, 맹종죽 대숲, 편백과 삼나무 숲 등 천연림과 인공림이 어우러진 모둠 숲이다. 천천히 거닐며 사색하거나 도란도란 이야기하기 좋다. 방문 예약이 원칙이지만, 12월까지 예약 없이 입장이 가능하다. 아홉산숲에서 약 5km 떨어진 장년산 서북쪽 자락에는 올 11월 부산치유의숲이 개원했다. 숲 산책은 물론 숲 치유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예약 http://reserve.busan.go.kr). 아홉산숲 가는 길에 동래구를 지난다. 동래구에는 임진왜란 때 동래부사 송상현과 수많은 군사와 백성이 목숨을 잃은 동래읍성이 있다. 부산지하철 4호선 수안역에는 지하철 공사 당시 발견된 해자와 출토 유물을 전시하는 동래읍성임진왜란역사관이 마련되어 역사 유적 답사 코스로 제격이다.청사포 다릿돌전망대의 전경◇여행메모△여행코스= 문탠로드→동해남부선 옛길→청사포다릿돌전망대→국립부산과학관→(숙박)→송정해수욕장 일출→할매탕→동래읍성임진왜란역사관→동래읍성(동래읍성역사관, 장영실과학동산)→아홉산숲→부산치유의숲△가는길= 경부고속도로 구서 IC→해운대·벡스코 방면 번영로 2.5km 직진→회동고가도로에서 석대고가도로 진입, 수영강변대로 5km 직진→동래·벡스코 방면 좌회전, 300m 직진, 해운대경찰서앞교차로 우회전, 해운대로 4.2km 직진→부산기계공고삼거리 우측, 610m 직진, 해운대해수욕장삼거리 좌회전→500m 직진, 해운대온천사거리 구청 방면 좌회전→해운대온천사거리 우회전→할매탕△먹거리= 홍합톳밥정식은 ‘명향’, 백반정식은 ‘백번집’, 스지김치끼개국수는 ‘송정집’, 조개구이는 ‘수민이네’, 가자미미역국은 ‘오복미역 송정점’, 한우설렁탕은 ‘서울깍두기 달맞이점’, 순대국밥은 ‘웅천장터돼지국밥’이 유명하다.△주변 볼거리= 해운대해수욕장, SEALIFE부산아쿠아리움, 동백공원, 누리마루APEC하우스, 동래온천, 금정산성, 국립부산과학관, 해동용궁사블랙업커피의 소금커피‘해수염’
2017.12.02 I 강경록 기자
바다 도시 속초의 따끈한 겨울 명소, 척산온천
  • [온천열전②]바다 도시 속초의 따끈한 겨울 명소, 척산온천
  • 아바이마을 해변[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강원도 속초의 따끈한 겨울 명소는 척산온천이다. 용출수가 50℃를 넘나드는 척산온천은 시린 바다 산책과 설악산 산행 뒤에 언 몸을 훈훈하게 녹여준다. 척산온천 원탕이 처음 개장한 것은 1970년대 초반이다. 온천의 나이는 쏟아지는 용출수와 함께 50년 세월을 채워가고 있다. 척산온천 휴양촌 여성노천탕△예부터 땅과 웅덩이 물이 잘 얼지 않던 곳척산온천은 설악산 자락과 속초 시내를 잇는 노학동에 자리한다. 노학동은 예부터 ‘온정리’ ‘양말’이라 불렸다. 겨울에도 땅과 웅덩이 물이 잘 얼지 않고 김이 나서, 마을 아낙네들이 빨래터로 애용했다고 한다. 1970년대 초반 온천공을 통해 온천수가 대량으로 용출되며 척산온천이 비로소 세간에 알려졌다. 당시 척산온천은 설악산 산행객이 피로를 푸는 자그마한 목욕탕에 불과했으나, 온천수가 피부병과 신경통에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찾는 사람이 늘었다. 1980년대 초 척산온천장이 들어서고, 1985년 원탕 자리에 척산온천휴양촌이 재개장하면서 본격적인 척산온천 시대가 문을 열었다. 척산온천의 자랑거리는 뜨거운 용출수다. 천연 온천수가 50℃ 안팎으로 ‘데우지 않는 물’을 표방한다. 30℃ 미만인 일부 온천과 달리 온천수를 가열하지 않아, 원탕에 있는 성분이 고스란히 보존된다. 라돈이 포함된 강알칼리 온천수는 노폐물 제거 효과가 커서 살결이 부드러워지고, 아토피를 비롯한 피부병에 효능이 있다. 온천수에 불소 성분이 있어 입을 헹구면 양치가 되는 점도 이채롭다. 척산온천장 외관△솔숲과 설악산 펼쳐지는 노천탕몸을 치유하는 데는 시각적인 효과 역시 중요하다. 척산온천휴양촌 남성 노천탕에서는 솔숲과 설악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성 노천탕은 정자와 목재가 어우러진 가지런한 욕탕이 인상적이다. 노천탕을 이용하면 화려한 도심 온천과 달리 고요한 휴식을 경험할 수 있다. 척산온천휴양촌 본관 주변에는 소나무 3000여 그루가 늘어선 산책로와 석림원이 조성되었다. 연못과 바위 조형물이 곁들여진 산책로는 솔향기를 마시며 20분쯤 걸으면 설악누리길로 이어진다. 척산온천휴양촌 가족탕오붓한 시간을 원하면 가족온천실을 두드려도 좋다. 목재 가구 향이 깃든 가족탕은 소나무와 사군자의 이름을 빌렸다. 제법 큰 욕조를 갖춘 객실에서 한가로운 온천욕이 가능하며, 투숙객은 대온천장 이용이 무료다. 척산온천휴양촌 별관에는 전통불한증막, 찜질방, 전망 휴게소 등 부대시설이 있고, 주말에는 족욕탕도 운영한다. 척산온천휴양촌 입구에 들어서면 1970년대 척산온천의 옛 건물 사진이 향수를 자아낸다. 척산온천휴양촌에서 나와 척산교를 넘어서면 척산온천장이다. 척산온천휴양촌과 더불어 척산온천지구의 한 축을 이루는 척산온천장은 현지 주민이 즐겨 찾는 곳이다. 온천수의 효능은 두 온천이 크게 다르지 않다. 척산온천장은 노천탕이 없지만, 대온천탕 창 너머로 설악산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 역시 투숙객은 대온천탕 이용이 무료다.척산온천지구의 온천 시설은 오전 5시 30분~6시부터 오후 8~9시까지 운영한다. 척산온천장 맞은편에 마을 주민이 운영하는 척산족욕공원은 11월 30일까지 이용 가능하며, 동절기에는 휴장한다. 척산온천휴양촌 노천탕△청초호·아바이마을·갯배 등 볼거리 많아노곤한 온천욕을 마치고 겨울 산책을 부추기는 속초의 명소는 청초호다. 척산온천을 가로지르는 청초천이 흘러드는 곳도 바다와 맞닿은 청초호다. 둘레 5km에 이르는 청초호는 철새생태공원, 청초호해상공원 등 다양한 테마 공간이 나무 데크로 연결된다. 철새생태공원은 갈대밭 사이에 청둥오리, 쇠오리 등 철새가 날아드는 시민의 휴식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철새생태공원 주변에 엑스포타워가 호수의 랜드마크로 우뚝 솟았고 요트 선착장이 이어진다. 호젓한 산책로를 따라 멀리 포구를 바라보며 걸으면 청초호해상공원의 청초정이 나온다. 청초호에서 속초항 가는 길의 아바이마을은 속초의 근현대사가 묻어나는 곳이다. 한국전쟁 1·4 후퇴 때 내려왔다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함경도 피란민이 정착한 동네다. 드라마 〈가을 동화〉에 이어 예능 프로그램 〈해피 선데이―1박 2일〉이 방영되며 인기를 모았고, 아바이순대를 간판으로 내건 순댓국집 10여 곳이 성업 중이다. 좁은 골목을 벗어나면 함경도 사투리로 할아버지를 뜻하는 ‘아바이’ 동상과 자그마한 간이해수욕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아바이마을에 들어갈 때는 갯배를, 나올 때는 금강대교를 이용해본다. 아바이마을과 중앙동을 잇는 갯배는 밧줄을 당겨 운항하는 무동력 배로, 추억의 향취가 묻어난다. 우회하는 금강대교 위를 거닐면 마을 정경과 속초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최근 속초 여행의 필수 코스는 속초관광수산시장이다. 속초 중앙로에 들어선 시장은 접근성이 좋고, 이 일대 횟감과 먹거리가 한데 모여 인기를 끈다. 평일에도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속초의 명소로 우뚝 섰다. 닭전골목의 닭강정은 그중 별미로 사랑받는다. 지하 1층에서는 회를 인근 포구보다 저렴하게 맛볼 수 있으며, 씨앗호떡과 순댓국을 파는 맛집 식당도 시장 골목에서 만난다. ◇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청초호길→아바이마을→척산온천→속초관광수산시장 △1박 2일 여행 코스= 신흥사→청초호길→아바이마을→속초실향민문화촌→(숙박)→ 척산온천→속초등대전망대→속초관광수산시장 △가는길= 서울양양고속도로→속초 IC→학사평교차로→관광로 척산온천·설악산 방향△주변 볼거리= 영랑호, 신흥사, 설악해맞이공원척산온천 옛모습 사진
2017.11.25 I 강경록 기자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제한 탐방제' 만족도 올리고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제한 탐방제' 만족도 올리고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 울진 소광리 숲길에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제한적 탐방제가 운영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사진=산림청 제공[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에 대한 제한적 탐방제가 탐방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일 산림청에 따르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제한적 탐방제는 산림생물의 다양성을 보전하고, 주민들의 자발적인 보호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인제 곰배령과 울진 소광리 숲길을 대상으로 예약제로 운영 중이다.산림청과 강원대 산학협력단이 공동으로 지난 4~9월 진행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제한적 탐방제 운영 성과’를 분석한 결과, 제한적 탐방제를 시행한 2개 지역에서 모두 42억원에 달하는 지역경제 효과를 기록했다.인제 곰배령의 경우 음식 판매와 숙박 등 모두 33억원을, 울진 소광리에서는 숙식 등으로 9억원의 지역경제 효과를 각각 보였다.제한적 탐방제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도 332명의 방문객 중 87.3%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또한 곰배령과 금강소나무숲길 탐방객 중 각각 84.9%, 90.5%가 재방문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이상익 산림청 산림환경보호과장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제한적 탐방제는 산림자원의 이용과 보전이라는 정책목표가 동시에 달성될 수 있는 좋은 사례”라며 “앞으로도 점봉산, 소광리와 같은 제한적 탐방제 운영이 가능한 지역을 발굴해 산림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이용이 조화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17.11.01 I 박진환 기자
 속세 넘어 왕이 거닐던 길을 따라 걷다
  • [가을속으로①] 속세 넘어 왕이 거닐던 길을 따라 걷다
  • 단풍이 흐르는 계곡복천암 전경[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속리산은 고운 최치원의 ‘산은 사람을 떠나지 않는데 사람이 산을 떠나는구나(山非離俗 俗離山)’라는 시가 전해오는 명산이다. 백두대간이 지나는 속리산은 우리 땅의 큰 산줄기 13개 가운데 한남금북정맥이 가지를 뻗어 내리고, 한강과 금강, 낙동강 물길이 나뉘는 분수령이다. 산세는 한마디로 기골이 장대하다. 최고봉 천왕봉, 문장대, 입석대 등 장대한 바위가 솟구쳤다. 험준한 산세가 품은 유순한 길이 ‘세조길’이다. 조선 7대 임금 세조가 요양 차 복천암으로 온 역사적 사실에 착안하여 붙인 이름이다. 현재 법주사 매표소부터 세심정 갈림길까지 이어진다. 세조길 탐방은 속리산 오리숲길과 세조길을 함께 걷고, 이어 복천암과 비로산장을 둘러보는 게 좋다. 1단풍이 물든 세조길◇가을의 붓질 그린 ‘속리산의 가을’서늘한 공기에 잠이 깼다. 청아한 새소리와 진한 나무 향이 텐트 속으로 밀려온다. 아침부터 아이들이 까르르 웃는 소리가 듣기 좋다. 간밤에 속리산사내리캠핑장에서 묵었다. 속리산 오리숲길 옆에 자리한 캠핑장으로, 사이트가 널찍하고 숲이 좋아 가족 캠퍼들이 많이 찾는다. 캠핑장의 아침은 여유 있고 평화롭다. 그 분위기에 젖어 느긋하게 아침을 지어 먹고 길을 나선다.캠핑장에서 나와 속리산 오리숲길을 걷는다. 속리산버스터미널부터 법주사까지 가는 이 길은 10리(4km)가 안 되고 5리(2km)만 이어진다고 해서 오리숲길이다. 먼저 밑동 굵은 소나무가 터널을 이룬 길이 나온다. 자유롭게 가지를 뻗어 곡선을 그리는 소나무가 성스럽게 느껴진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되도록 천천히 걷는다. 법주사 매표소를 지나면 ‘세조길 자연관찰로’ 안내판이 반긴다. 여기부터 세조길이다. 침엽수와 활엽수가 어우러진 속리산 오리숲길에 가을의 붓질이 시작됐다. 초록 잎사귀 일부는 울긋불긋 단풍이 들었다. 초록과 단풍이 어우러진 풍경에 설렌다. 속리산 오리숲길 종착점에 법주사가 있다. 관음봉, 문장대, 천왕봉 등 속리산 주봉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속리산 최고의 명당이다. 법주사는 553년(진흥왕 14)에 의신이 창건했고, 776년(혜공왕 12)에 진표와 그의 제자들에 의해 미륵 신앙의 중심 도량으로 바뀌었다. ‘호서 지방 제일 가람’이란 별칭처럼 법주사 경내와 암자에는 국보 3점, 보물 12점, 시도유형문화재 22점 등 문화재가 많다.법주사 일주문경내로 들어서 금강문과 천왕문을 지나면 보은 법주사 팔상전(국보 55호)을 만난다. 5층 건물인 팔상전은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은 목탑이다. 팔상전이라는 이름은 팔상도를 모신 건물이라는 뜻이다. 팔상도는 부처님의 일생을 여덟 장면으로 표현한 그림이다. 부처가 도솔천에서 내려오는 모습, 룸비니에서 탄생하는 모습, 세상을 관찰하는 모습, 성을 넘어 출가하는 모습, 설산에서 수도하는 모습, 보리수 아래서 마귀의 항복을 받는 모습, 녹야원에서 첫 설법을 하는 모습, 열반에 드는 모습이다. 그중 열반에 드는 모습이 무척 편안해 보여 한참을 쳐다본다. 이어 팔상전 뒤의 쌍사자 석등(국보 5호)을 감상하고, 법주사의 중심 법당인 2층 대웅보전(보물 915호)에서 부처님께 인사를 올린다. 법주사 경내에는 원통보전, 석연지, 철당간, 무쇠 솥, 마애여래의좌상 등 유물이 많으니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둘러보자. 법주사에서 나와 다시 세조길을 걷는다. 세조길과 나란한 도로는 예부터 있던 길이다. 주말이면 등산객과 부속 암자를 찾는 차량이 뒤엉켜서 혼잡했는데, 속리산국립공원이 세조길을 연 덕분에 호젓한 숲길을 따라 걸을 수 있다. 길은 계곡을 막으며 생긴 널찍한 저수지 옆을 따른다. 저수지 안에 가을 하늘이 잠겼고, 물고기가 살랑거린다. 휴게소를 지나면 계곡을 따라 데크가 이어진다. 수량이 적어도 물소리가 제법 크다. 계곡으로 크고 작은 바위가 있는 까닭이다. 귀를 열고 한 걸음 한 걸음 걷다 보면 물소리가 번뇌와 망상을 씻어주는 느낌이다. 이윽고 도착한 목욕소. 세조가 이곳에서 목욕하다가 월광태자를 만나 피부병이 깨끗하게 나았다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목욕소를 지나 세심정 입구에서 세조길이 끝난다. 그 지점부터 세조길 연장 공사가 한창이다. 세조길 종착점은 세조가 다녀간 복천암으로 하는 것이 좋다. 세심정휴게소를 거쳐 이뭣고다리를 건너면 복천암으로 들어선다. 복천암은 세조가 마음의 병을 고친 곳으로 알려졌다. 사흘 동안 기도하고 신미대사의 설법을 들은 뒤 복천(福泉)을 마시고 병이 나았다고 한다. 복천을 마셔본다. 달고 진한 맛이 일품이다. 왠지 복 받을 거 같아 벌컥벌컥 들이켠다. 비로산장 아래 산길◇속리산의 숨은 보물 ‘문장대, 비로산장’이후에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내처 문장대에 오른다. 좀 더 산책을 즐기고 싶다면, 복천암 입구 오른쪽으로 난 데크를 따라 올라가자. 이정표도 없는 이 길이 복천암의 숨은 보물이다. 설렁설렁 이어진 오솔길을 10분쯤 오르면 고갯마루에 이르는데, 여기에 신미대사와 그의 제자 수암화상의 승탑이 있다. 승탑 뒤 소나무 사이로 속리산의 우람한 바위 능선이 보인다. 승탑에서 내려오면 속리산의 숨은 명소 비로산장이 나온다. 계곡을 낀 산장은 주변으로 큰 바위와 나무가 어우러져 분위기가 그만이다. 고 김태환 씨가 지은 개인 산장으로, 52년 역사를 자랑한다. 지금은 대를 이어 가족이 운영한다. 산장 마당에 들어서면 녹차를 건네며 쉼터를 제공한다. 따뜻한 차를 마시며 산장을 바라보는 맛이 그윽하다. 계곡 물소리 벗 삼아 하룻밤 묵어가고 싶은 마음이 절로 난다. 속리산을 떠나 들러볼 만한 곳은 성족리에 자리한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이다. 보은은 동학농민군이 최후를 맞은 곳이다. 1894년 12월 공원 근처 북실마을 일대에서 전투가 벌어졌는데, 이때 동학군 약 2500명이 사살되면서 동학농민운동은 막을 내린다. 통곡의계단을 올라 동학농민혁명군위령탑에 묵념을 올리는 것으로 보은 여행을 마무리한다.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의 통곡의벽◇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속리산 오리숲길→법주사→세조길→복천암→비로산장→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1박 2일 여행 코스= 속리산 오리숲길→법주사→속리산사내리캠핑장→(숙박)속리산 오리숲길→세조길→복천암→비로산장→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가는길= 당진영덕고속도로 속리산 IC→상장교차로→장안로→속리산국립공원 주차장△먹을곳= 이호정(043-543-3734)에서는 산채정식·버섯전골, 문장대식당(문장대토속음식,043-543-3655)에서는 버섯전골, 영남식당(043-543-3924)에서는 대추한정식,, 신라식당(043-544-2869)에서는 북어찌개가 유명하다. △주변 볼거리= 보은 삼년산성, 보은 우당 고택(선병국가옥), 오장환문학관 등
2017.10.29 I 강경록 기자
 어머니 마음 찾아 떠나는 여행, 강릉 노추산
  • [만추여행③] 어머니 마음 찾아 떠나는 여행, 강릉 노추산
  • 가을을 만끽하며 모정탑길을 산책하고 있는 가족(사진=강릉시청)노추산 정상에서 본 풍경빨간 단풍과 어우러진 모정탑(사진=강릉시청)[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해가 짧아지고 있다. 가을을 마음껏 누리지도 못했는데 겨울이 오는 건 아닌지 조바심이 앞선다. 급한 마음을 다독이고 강릉 노추산으로 향하자. 형형색색 단풍과 하늘하늘 떨어지는 낙엽이 여행자를 기다린다. 노추산은 북적이지 않아 고즈넉한 가을을 만끽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지극정성으로 탑 3000여 기를 쌓은 이야기도 담겨 있어, 사색의 계절과 잘 어울린다. ◇설총과 율곡 이이가 학문을 닦은 곳 ‘노추산’노추산은 강릉시 왕산면과 정선군 여량면 사이에 있다. 태백산 줄기에 자리한 노추산은 동쪽 사달산을 비롯해 서쪽 상원산, 남동쪽 덕우산, 북쪽 조고봉 등 사방이 산으로 연결된다. 노나라 대표 인물인 공자와 추나라 대표 인물인 맹자의 뜻을 기리기 위해 노추산이라 했다. 설총과 율곡 이이가 학문을 닦은 곳으로, 산 아래 율곡 선생 구도장원비(九度壯元碑)가 있다. 아홉 번 장원급제 한 율곡이 이곳에서 수학할 때 남긴 비석이다. 비문은 희미하지만 율곡 선생의 기운을 받기 위한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노추산이 특별한 이유 중에 모정탑이 있다. 차옥순 씨가 1986년부터 2011년까지 쌓은 탑으로, 3000여 기에 달한다. 차씨는 강릉에 시집와 슬하에 4남매를 두었는데, 불의의 사고로 두 아들을 잃었다. 이후 남편이 병으로 고생하는 등 집안에 우환이 끊이지 않던 중,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계곡에 돌탑 3000기를 쌓으면 우환이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차씨는 왕산면 대기리 노추산 자락에 돌탑을 쌓기 시작했고, 25년간 돌탑 3000여 기를 올렸다. 가족의 평안을 기원하는 어머니의 지극한 마음과 열정이 만든 기적 같은 일이다. 노추산에 가려면 구불구불 이어진 지방도410호선을 달린다. 모정탑에 갈 때는 강릉노추산힐링캠프를 찾는 것이 쉽다. 캠핑장을 지나면 키 큰 금강소나무 길이 열린다. 낙엽이 뒹구는 오솔길을 따라 무릎 높이 돌탑이 줄줄이 보인다. 차옥순 씨의 정성에 감복한 대기리 주민이 올린 탑과 여행자가 오가며 쌓은 탑이 어우러졌다. 발길을 멈춰 이름 없는 돌탑에 소원을 담아 돌 하나 얹어본다. 마을사람들이 정성을 모아 쌓은 돌탑◇어미의 정성으로 쌓은 ‘모정탑’나무다리가 보이면 모정탑길이 시작된다. 어른 키만 한 돌탑이 늘어섰다. 탑을 쌓으며 마음을 모은 차씨를 생각하니 애절하다. 1km쯤 걸어가니 돌탑 수십 기가 나타난다. 계곡을 가운데 두고 거대한 작품처럼 돌탑이 펼쳐진다. 애절함이 놀라움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돌탑 하나 올리기도 어려운데, 이 많은 탑을 쌓다니 경이로울 따름이다. 한쪽에 차씨가 돌탑 쌓을 때 기거한 움막도 있다.노추산의 진면목을 보기 위해 모정탑에서 노추산 이정표를 따라 오른다. 이곳에서 노추산 정상까지 5km. 사방이 단풍이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날 만한 길이다. 곳곳에서 만난 다람쥐는 사람을 피하지 않는다. 울창한 숲과 깨끗한 계곡이 이어진다. 청량한 공기에 세포 구석구석 가을이 느껴진다. 이정표가 적지만 길 잃을 염려는 없다. 길이 한 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위로 갈수록 경사가 가파르다. 급경사를 오르다 보면 시야가 확 트이며 정상이 나타난다. ‘해발 1322m 노추산’이라고 새겨진 정상 푯돌이 반갑게 맞는다. 치마폭처럼 겹겹이 이어진 산이 황홀한 전망을 선사한다.노추산은 2017년 10월 개통한 ‘올림픽아리바우길’ 3코스에 속한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기념해 개최 도시인 강릉과 평창, 정선을 잇는 트레킹 코스로, 평창올림픽과 정선아리랑, 강릉바우길을 합친 이름이다. 정선오일장에서 경포해변까지 9개 코스 131.7km에 이르는 역사 문화 생태 탐방로다. 구름도 쉬어가는 곳 안반데기의 모습◇산과 바다를 품은 강릉노추산에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 가볼 곳은 안반데기다. 마을 이름은 떡메로 반죽을 내리칠 때 쓰는 받침 ‘안반’과 고원의 평평한 땅을 뜻하는 ‘덕’이 합쳐진 것이다. 이름만큼 풍광도 독특하다. 해발 1100m 고지에 대단위 경작지가 펼쳐진다. 구름이 손에 잡힐 듯하고, 바람은 거세다.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이국적인 느낌을 더한다. 아름다운 풍광 뒤에는 돌투성이 비탈길을 맨손으로 일군 역사가 있다. 과거 피란민이 화전을 일군 곳이다. 멍에전망대에 서면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밭에서 나온 돌로 만든 전망대로, 화전민의 애환이 담겼다. 안반데기에서 내려와 강릉 시내 쪽으로 가면 커피 향이 풍기는 박물관이 있다. 커피는 강릉의 대표 아이콘. 커피커퍼커피박물관은 초기부터 1900년대까지 커피 추출 도구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커피 유물을 전시한다. 동서양의 커피 역사와 문화를 둘러보고 커피를 즐기면, 마음이 한없이 여유로워진다. 출출해질 즈음 왕산면 성산먹거리촌으로 향한다. 강릉의 향토 음식 대구머리찜이 이곳의 명물이다. 대구 대가리와 콩나물, 감자, 버섯 등 채소를 찐 요리로, 매콤하고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매력이다. 성산먹거리촌에서 차로 5분 거리에 대관령자연휴양림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조성된 휴양림으로, 소나무 숲이 웅장하게 펼쳐진다. 수령 50~200년 된 소나무와 참나무가 주종을 이루며, 숯가마터와 숲속수련장 등 체험 학습 공간이 마련되었다. 고즈넉한 보현사대관령자연휴양림 근처에는 대관령박물관과 보현사가 있다. 고인돌 모양으로 지은 대관령박물관은 6개 전시실(청룡방, 백호방, 현무방, 주작방, 우리방, 토기방)에 청동기시대부터 근세까지 유물 2000여 점을 전시한다. 동자상을 비롯한 석물이 있는 야외전시장도 놓치면 안 된다. 보현사는 대관령박물관에서 약 7km 거리에 있다. 긴 세월 동안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준 역사적인 사찰로, 650년 자장율사가 세웠다. 경내에 낭원대사의 사리탑인 강릉 보현사 낭원대사탑(보물 191호)과 낭원대사탑비(보물 192호)가 있다. 여유가 있다면 강릉솔향수목원에도 들러보자. 금강소나무 원시림을 간직한 칠성산 자락에 위치해, 맑디맑은 소나무 향이 가득하다. 비비추원과 암석원, 수국원 등 23개 테마로 꾸몄다. 사시사철 아름답지만 고즈넉한 가을이야말로 이곳의 진면목을 즐기기에 좋다. 편안한 나무 데크를 따라 소나무가 우거진 천년숨결치유의길을 걷다 보면, 허전함이 사라지고 새 기운이 차오른다. ◇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노추산 트레킹 / 노추산 모정탑길→노추산 트레킹→안반데기→커피커퍼커피박물관, 대관령 힐링 여행 / 대관령자연휴양림→대관령박물관→보현사→성산먹거리촌→강릉솔향수목원 △1박 2일 여행 코스= 노추산 모정탑길→노추산 트레킹→안반데기→커피커퍼커피박물관→(숙박)→대관령자연휴양림→대관령박물관→보현사→성산먹거리촌→강릉솔향수목원 △가는길= 광주원주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 대관령 IC→경강로→올림픽로→노추산로→노추산 모정탑길△먹을곳= 원조옛카네이션(033-641-9700)에서는 대구머리찜, 서지초가뜰(033-646-4430)에서는 못밥, 소나무집초당순두부(033-651-1356)에서는 순두부, 만선감자옹심이(033-653-1851)에서는 감자옹심이가 유명하다. △주변 볼거리=강릉 오죽헌, 강릉 선교장, 하슬라아트월드, 안목해변, 정동진 등
2017.10.28 I 강경록 기자
 온 가족이 신명 나는 국악 한마당, 영동난계국악축제
  • [작은축제③] 온 가족이 신명 나는 국악 한마당, 영동난계국악축제
  • 난계 국악축제 국악공연(사진=영동군청)난계 국악축제 어가행렬(사진=영동군청)난계 국악축제 장구치기 체험(사진=영동군청)[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충북 영동군 심천면은 난계 박연의 고향이다. 박연은 우륵, 왕산악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악성으로 불리는 인물. 우륵과 왕산악이 각각 가야금과 거문고로 유명하다면, 박연은 편경을 개량하고 조선 초기 궁중음악을 정리해 조선왕조가 국가 체제를 완비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9월 21일부터 24일까지 영동군 영동천 일대에서 열리는 영동난계국악축제는 국내에서 유일한 국악 전문 축제다. 1965년 난계 박연의 업적을 기리는 난계예술제로 시작했으며, 1998년부터 명칭을 난계국악축제로 바꿔 지금까지 이어진다. 공연과 체험, 경연 대회, 학술 대회가 함께 열리고 국악 연주자와 학자, 일반인이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축제는 난계사에서 박연 선생 숭모제를 모시며 시작한다. 주 무대는 영동천 일대. 난계국악단의 흥겨운 국악 공연과 다양한 퓨전 국악 연주도 어우러진다. 조선 시대 어가 행렬과 종묘제례악 시연은 축제 기간이 아니면 보기 어려운 행사다.일반인이 참여하는 체험 행사도 다양하다. 난계사 옆에 자리한 난계국악기제작촌은 국악기 보급과 활성화를 위한 곳이다. 현악기와 타악기 공방에서 국악 장인들이 가야금과 거문고, 아다양한 국악 관련 자료를 살펴볼 수 있는 난계 국악박물관쟁, 해금, 북, 장구 등을 만든다. 일반인이 미니어처 국악기 제작 체험을 하는 기회도 마련된다. 이 밖에 전통 악기 전시와 연주 체험, 민속놀이 체험, 야생화와 동양화 전시회 등 부대 행사가 곁들여진다. 영동난계국악축제 기간에 영동천 일원에서 대한민국와인축제도 열리니 함께 돌아보면 좋다. 축제를 즐기며 박연의 흔적을 더듬어보자. 심천면 고당리에는 박연의 생가를 복원해놓았다. 기와집으로 만든 안채와 초가로 만든 사랑채가 ‘ㄱ 자형’으로 놓였다. 하급 관리 박천석의 아들로 이곳에서 태어난 박연은 어릴 때부터 총명하고, 피리를 잠시도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한다.난계국악박물관도 꼭 들러야 할 곳이다. 가야금과 해금, 비파 같은 현악기, 대금과 나발 등 관악기, 징과 북, 편경 등 타악기가 종류별로 전시된다. 60점이 넘는 국악기를 만나다 보면 국악이 낯설고 어려운 음악이 아님을 저절로 깨닫는다. 민속자료전시실에는 고인이 되었거나 월북한 국악인의 녹음 자료, 국악 공연 실황을 녹화한 비디오테이프 등 귀한 자료가 많다. 《세종실록》 《대악후보》 《악학궤범》 《가곡원류》 등 국악 관련 고문서와 다양한 국악 의상도 국악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게 해준다. 이곳에 전시된 편경을 유심히 보자. 박연에게 가장 중요한 편경은 두께가 다른 ‘ㄱ 자형’ 경돌 16개를 아래위 2단으로 매달아 각퇴(쇠뿔로 만든 방망이)로 두드려 소리를 낸다. 모든 악기를 조율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편경이 전해진 때는 1116년(고려 예종 11)으로, 송나라 궁중에서 연주된 대성악과 함께 들어왔다. 편경은 종묘에서 제사 지낼 때 쓰는 종묘제례악, 토지신과 곡신에게 풍년을 기원하는 사직, 타국에서 온 사신이나 국빈을 대접하는 연향에 쓰이는 악기다. 《경국대전》에는 “편경을 망가뜨리는 자는 곤장 100대와 유배 3년에 처한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중요한 대접을 받았다. 박연은 세종대왕의 명으로 편경을 개량하고, 조회악과 회례악을 창제했으며, 종묘제례악을 정돈하는 등 우리나라 음악의 기반을 닦았다. 영동국악체험촌은 국악의 신명을 느끼기 좋은 곳이다.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난계국악단이 〈토요 상설 공연〉을 한다. 국악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판소리 등 흥겨운 우리 가락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사물놀이, 거문고, 난타 체험 등 국악기를 배우고 연주하는 체험실이 있으니 꼭 한 번 들러보자. 천고(天鼓)도 두드려보자. ‘소망과 염원을 하늘에 전달하는 북’이라는 뜻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큰 북이다. 난계국악기제작촌의 이석제 씨가 15개월 동안 만들었으며, 울림판 지름 5.54m, 북 몸통 5.96m, 무게 7t에 이른다. 이 거대한 북에 수령 150년 이상 된 소나무 원목이 15t 트럭 4대 분량, 어미 소 40마리의 가죽이 사용됐다고 한다.옥계폭포한바탕 신명 나는 축제와 국악 체험을 즐겼다면, 이제 영동 여행에 나서보자.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은 옥계폭포다. 박연 선생이 이곳에서 자주 피리를 불었다고 박연폭포라고도 불린다. 높이 20여 m에서 떨어지는 폭포가 가슴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재미있는 전설도 있다. 옛날 폭포 아래쪽에 양바위가 있었는데, 이 바위가 폭포의 멋진 풍경을 방해한다고 마을 사람들이 치워버렸다. 그때부터 마을 남자들이 하나둘 사고로 죽는 것을 이상히 여겨 양바위를 제자리로 옮기니, 더는 사고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영동에는 초가을 정취를 만끽하기 좋은 여행지가 많다. 송호국민관광지 가는 길에 만나는 강선대는 강가에 우뚝 솟은 바위 절벽에 올라앉은 정자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그만이다. 유유히 흐르는 금강과 산줄기가 어울려 산수화 같은 풍경을 빚어낸다. 강선대를 지나 다리를 건너면 곧 송호국민관광지다. 수령 300년이 넘는 소나무 수백 그루가 숲을 이루고, 캠핑장과 방갈로, 산책로, 놀이터 등이 있어 한나절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걷다 보면 강선대와 마주 보는 자리에 여의정이 있다. 조선 시대 연안부사를 지낸 만취당 박응종이 관직을 내려놓고 낙향해 만든 정자다. 처음에는 자신의 호를 따 만취당이라 불렀지만, 1935년에 후손들이 다시 짓고 이름을 바꿨다. 송호국민관광지에서 49번 지방도를 따라가면 도마령이다. 민주지산을 넘는 구절양장으로, 영동의 산세와 함께 멋진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상촌면과 용화면을 잇는 구간은 이 길의 하이라이트다. 영화 〈집으로〉 첫 장면을 이곳에서 찍었고, 김훈의 수필집 《자전거 여행》에도 등장한다. 도마령이라는 이름은 ‘칼 찬 장수가 말을 타고 넘는 고개’에서 유래했다. 영동의 맛있는 음식도 여행을 즐겁게 한다. 영동을 대표하는 음식이라면 금강에서 건져 올린 물고기로 만든 도리뱅뱅이와 어죽을 꼽는다. 손질한 피라미를 프라이팬에 둥글게 놓고 튀긴 다음 양념을 발라 조린 도리뱅뱅이는 비린내 없이 고소한 맛에 반한다. 바삭바삭 씹히는 맛도 일품이다. 쏘가리, 동자개, 메기 등 갓 잡은 민물고기를 통째로 두 시간쯤 삶은 뒤 국수와 수제비를 넣고 끓인 어죽은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구절양장의 도마령◇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옥계폭포→난계 박연선생 생가→난계국악박물관→영동국악체험촌 △1박 2일 여행 코스= 옥계폭포→난계 박연선생 생가→난계국악박물관→영동국악체험촌→영동난계국악축제→강선대→송호국민관광지→도마령△대중교통 정보
= [기차] 서울역-영동역, 무궁화호·새마을호 하루 23회(05:50~22:55) 운행, 2시간 20분~2시간 40분 소요. [버스] 서울-영동,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3회(10:00, 14:00, 18:00) 운행. 약 2시간 30분 소요. 
△자가운전 정보= [서울 출발] 경부고속도로→영동 IC→영동 방면 [부산 출발] 경부고속도로→황간 IC→영동 방면 [광주 출발] 호남고속도로→서대전 JC→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영동 IC→영동 방면△주변 볼거리= 난계사, 천태산, 영국사
2017.08.26 I 강경록 기자
 “산·바다·땅” 8월 추천 걷기 여행길 10선
  • [카드뉴스] “산·바다·땅” 8월 추천 걷기 여행길 10선
  • [이데일리 그래픽 유하연]45코스 (강원 속초시): 대포항에서 부드러운 바다를 만지고, 등대전망대를 올라 설악과 동해의 경관을 감상한다. 장사항에서는 소박한 어촌 그대로의 모습까지 볼 수 있다.07코스 곰소 소금밭길 (전북 부안군): 바닷길도 아니고 숲길도 아닌 넓은 갯벌을 막아 만든 제방길을 종종 걸어야 하는 구간이며 지형의 형세가 마치 스님이 불공하는 형상의 다양한 지역으로 전나무숲길을 걸어 내소사 탐방과 연계되는 구간이다. 서울 한양도성 길 2코스:낙산 (서울 종로구): 혜화문을 시작으로 낙산공원을 거쳐 장충체육관에 도착하는 코스이다. 낙산에 조성되어 있는 낙산공원은 비교적 높지 않은 코스로 서울성곽을 따라 이어져 있는 탐방로를 걸으며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삼락 맹꽁이길 (부산 사상구): 도시철도 3호선 구포역 제방 아래로 산책로가 있다. 제방에는 벚꽃, 개나리, 영산홍 등 제방을 따라 정원수들이 즐비하다. 도심권에서 5분 거리인 자연초지길은 맹꽁이, 수달, 고라니, 줄장지뱀 등이 서식하는 주요 생태거점코스이다.제부 제비꼬리길 (경기 화성시): 화성시 서신면 송교리 해변에서 바닷길로 2km 남짓 떨어져 있는 작은 섬이 있다. 서해안의 진주처럼 예쁜 섬 제부도다. 파도소리길 (경북 경주시): 등대길 구간은 파도·등대·주상절리의 자연경관을 출렁다리에서 동시에 감상하면서 산책할 수 있는 구간으로 파도소리 길의 새로운 명소다.작가의산책길 (제주 서귀포시): 작가의 산책길은 서귀포에 머물며 빛나는 명작들을 남긴 예술가들의 삶의 자취를 더음어 보는 도보 탐방 프로그램이다.양산팔경 금강둘레길 (충북 영동군): 금강변에는 소나무 숲이 울창한 송호관광지가 있다. 영동군에서는 송호관광지와 금강 그리고 양산팔경 중 다섯 곳을 이어서 걷기 좋은 길을 만들었는데 그 길이 양산팔경 금강둘레길이다. 대청호반길 1코스 (대전 대덕구): 대청호를 옆에 누고 자연과 함께 가볍게 산행을 할 수 있는 코스다. 마을에서 주는 푸근함도 함께 느낄 수 있다.기찬 묏길 (전남 영암군): 친자연적 氣웰빙 산책로로, 물과 바람, 맥반석이 조화를 이룬 피톤치드가 풍부한 숲속에서 월출산의 좋은 기를 느낄 수 있다.더욱 자세한 정보는 ‘걷기여행길 종합안내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7.07.30 I 유하연 기자
 “숲속을 걸어요” 7월 추천 걷기 여행길 10선 
  • [카드뉴스] “숲속을 걸어요” 7월 추천 걷기 여행길 10선 
  • [이데일리 그래픽 정은주]푸르른 산들바람을 쐬며 숲길을 걷고, 나무그늘 우거지고 풀 향기가 물씬 풍기는 녹음방초의 계절을 온 몸으로 느껴보자!△인왕산 자락길 (서울 종로구) : 분주한 서울 도심에서 숲길로 순간이동을 하고 싶다면 여기만한 곳이 없다. 조금씩 오르락내리락하며 잠시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수리산 둘레길 (경기 군포시) : 흙길과 나무계단이 완만하게 번갈아 나와 쉽게 걸을 수 있고, 수리산 삼림욕장과 가까워 깨끗한 공기와 나무 향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해파랑길 02코스 (부산 해운대구) : 드문드문 바다경치를 즐기며 걷는 숲길은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해풍을 맞으며 자란 울창한 소나무 숲길이 일품이다.  △금강소나무숲길 1코스 (경북 울진군) : 금강소나무와 희귀 수종 등 다양한 동식물이 자생하고 있으며, 난이도는 높지만 그만큼 아름다운 경치를 느낄 수 있다. △내연산숲길 청하골 코스 (경북 포항시) : 연산폭포를 비롯한 청하골 12폭포를 감상하는 숲길로서 경사가 완만하고 노면이 양호해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태안 솔향기길 1코스 (충남 태안군) : 태안절경을 배경으로 해변과 숲길, 임도를 따라 걸어가면서 주변 지형에 얽힌 여러 가지 전설과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축령산 산소길 2코스 (전남 장성군) : 빽빽하게 들어 선 편백나무 숲은 치유의 숲으로도 이름이 높다. 차분히 걸으며 맑은 공기, 아름다운 경관과 함께 휴식을 가져보자.△원대리 자작나무 숲길 (강원 인제군) : 스트레스 해소와 심폐기능 강화, 살균 등의 작용이 있는 피톤치드가 풍부해 가족과 함께 건강한 삼림욕을 즐기며 걷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장안산 생태탐방로 (전북 장수군) : 덕산용소에서 방화동계곡으로 연계되는 코스에 자연학습장, 모험놀이장 등의 산림욕장 시설이 있어,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휴양을 즐기기에도 그만이다.△충주 풍경길 종댕이길 (충북 충주시) : 충주호를 바라보며 걷는 순환형 숲길로 경치가 빼어나며, 전 구간이 평탄한 길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숲길을 체험할 수 있다. 더욱 자세한 정보는 ‘걷기여행길 종합안내포털(http://www.koreatrail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7.07.08 I 정은주 기자
 보부상이 왕래하던 십이령 옛길을 걷다
  • [숲길을 걸어요➃] 보부상이 왕래하던 십이령 옛길을 걷다
  • 금강소나무숲길(사진=한국관광공사)금강소나무숲길(사진=한국관광공사)[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가볍게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초여름을 상쾌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숲길을 걷는 것이다. 푸르른 산들바람을 쐬며 조용한 숲길을 걷고, 나무그늘 우거지고 풀 향기 물씬 풍기는 녹음방초의 계절을 온 몸으로 느껴보는 것도 이맘때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이번에 추천하는 길은 산림청이 국비로 조성한 제1호 숲길로, 한국관광 100선에도 선정된 경북 울진의 ‘금강소나무숲길 1코스’다.◇동해의 차마고도 ‘비릿재’이 길은 예약제 탐방로로 숲 해설사와 동반해 산림자원 및 지역역사를 알아가며 탐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금강소나무와 희귀 수종 등 다양한 동식물이 자생하고 있으며, 미래세대를 위한 후계림을 조성하고 있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기도 하다. 금강소나무 1코스는 조선시대 보부상이 왕래하던 길로서 십이령 옛길 혹은 울진 보부상 길로도 알려져 있으며, 걷기 난이도는 높지만 그만큼 아름다운 경치를 느낄 수 있다.두천1리에서 숲길로 접어들자마자 쇠로 된 비석 두 개가 길가 비각에 보존돼 있다. 조선 말 봉화 소천장을 관리하던 이들의 은공을 잊지 말자는 공덕비이다. 이 숲길이 조선 시대 보부상과 뒤이은 선질꾼 등 수많은 행상이 동해와 내륙의 물산을 나르던 ‘동해의 차마고도’였음을 보여준다. 동해안의 울진, 죽변, 흥부 장에서 구입한 미역, 간 고등어, 소금 등을 짊어지고 내륙인 봉화 소천장에 가려면 어디서 오든지 반드시 바릿재를 오르기 전 두천리에 하루 묵어야 했다. 1960년대까지 소 장수들이 드나들어 주먹이 번성했던 두천1리는 이제 금강소나무 숲길 1구간의 시발점으로 다시 사람들의 발길을 불러모으고 있다.숲길은 산림유전자원보호림과 왕피천 생태경관보호지역 사이를 관통한다. 금강송이 대부분인 자연림이 숲길 주변의 90%를 차지한다. 이곳은 비무장지대를 빼고는 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기도 하다. 숲길의 ‘깔딱 고개’인 샛재 를 넘으면 보부상이 반드시 들러 행로의 안전과 번영을 기원하고 갔다는 성황사가 나온다. 샛재 주변에는 어명을 받아야만 베어낼 수 있는 문화재 복구용 금강송 거목들이 노란 띠 표지를 두르고 서 있었다. 샛재를 넘어 느삼밭재에 이르는 구간은 계곡을 따라 푹신한 솔잎을 밟으며 하늘을 가린 활엽수 지붕 밑으로 걷는 곳이다. 서어나무, 고로쇠나무, 까치박달 등이 우거졌고 과거 화전민의 집터와 습지로 변한 묵논이 곳곳에 나타난다.샛재를 지나 대광천 저진터재를 지나면 이 길의 종착역인 소광 2리에 도착한다.◇여행메모△코스경로 : 두천리~바릿재~장평~찬물내기~샛재~대광천~저진터재~소광2리△거리 : 13.5㎞(편도)△소요시간 : 6시간△난이도 : 어려움 
2017.06.25 I 강경록 기자
 물소리도 잠재우는 깊은곳에서 '악상'을 떠올리다
  • [여행] 물소리도 잠재우는 깊은곳에서 '악상'을 떠올리다
  • 충북 영동 양산팔경 중 하나인 ‘강선대’[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예술가들은 자연에서 주로 영감을 받는다. 자연이 가지는 역설 때문이다. 가끔 거칠고 험하지만 매번 부드럽고 평화롭다.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등 소리가 가득하다. 한 편으로는 고요하게 싹이 돋고, 꽃이 피고, 낙엽이 진다. 인간이 자연에 비해 아주 작은 존재에 불과하다는 명제도, 자연 속에 들어서면 저절로 알게 되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3대 악성 중 한 명인 난계 박연(1378~1458)은 특히 자연을 사랑했다. 그가 나고 자란 충북 영동의 자연은 난계의 음악적 영감을 자극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소백산맥의 준령에 둘러싸여 있어 산이 깊고, 골도 깊다. 그래서 흐르는 물도 맑고 스치는 바람도 고요하다. 한마디로 산수화 절경 속에 안겨 있는 도시다. 여기에선 범부조차도 묵객이 되고, 악성이 된다. 우리나라 3대 악성 중 하나인 난계 박연이 즐겨 찾아 피리를 불었다는 옥계폭포.◇ 일개 범부도 시인이 되는 곳 ‘옥계폭포’박연의 음악적 영감을 쫓아 찾아간 곳은 신천면 옥계리에 자리한 옥계폭포다. 옥계폭포는 천모산 깊은 골짜기에 숨어 있다. 찾아가는 길은 의외로 쉽다. 난계사에서 옥천방향으로 3km 전방 좌측 길가에 위치한 옥계리로 진입해 천모산 골짜리고 들어서서 산길을 따라 약 1km 전방에 있다. 혹여 거동이 불편하거나, 어린 자녀를 둔 관광객이라면 자동차를 이용해 더 쉽고 편하게 찾아가는 방법도 있다. 옥계폭포 150m 전방 매표소에 차를 주차하고 걸어오를 수 있다. 매표소에서 옥계폭포까지 오르는 길의 풍치도 일품이다. 폭포에서 떨어진 옥수가 천모산 계곡을 따라 흐르다 잠시 머무는 산중(山中) 저수지의 풍광과 뒤이어 나타나는 오솔길의 상큼함은 걷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는 쾌적함이다. 폭포소리에 이끌려 도착한 옥계폭포는 한 낮의 불볕더위를 순간 잊게 할 만큼 시원한 청량감을 선사한다. 무려 20m에 이르는 물줄기가 깍아 지른듯한 절벽에서 쏟아지면서 폭포 주변이 청량감으로 가득하다. 주변 경관도 옥계폭포와 어우러지며 일대 장관을 이룬다. 이곳을 찾은 이들에게 주는 옥계폭포의 또 다른 선물이다. 이곳이 바로 난계가 즐겨 찾아 피리를 불었고, 수많은 시인묵객들의 발길도 잦았다. 다가갈수록 장쾌하게 흘러내리는 폭포의 시원한 물쏘리와 뿜어져 나오는 물보라가 세차다. 그 장관에 압도 되어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잠시 황홀경에 빠진다. 저렇게 수천년을 흘러내렸을 옥계폭포의 물줄기는 바위산을 움푹 깎아 절경을 이루며 바위틈으로 세찬 물보라를 토해내고 있다. 걸음을 뒤로하고 폭포의 장관에서 눈을 돌리자 폭포 주위에 깎아지른 절벽이 웅장하다. 폭포와 절벽의 웅장함을 한눈에 보고 있노라니 마치 살아 있는 산수화를 보는 듯 아름다우며 힘차다. 충북 영동 양산팔경 중 제1경인 영국사의 보물 중 보물인 1000년 묵은 은행나무◇금강이 빚은 아름다움 ‘양산팔경’ 옥계폭포를 나와 금강상류를 따라 남쪽으로 가면 양산면에서 선녀가 내려와 목욕했다는 강선대를 만난다. 제1경인 영국사는 양산팔경의 정수로 불린다. 천태산 동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큰 절은 아니지만 사찰 주변의 풍광이 아름답고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멋진 은행나무가 있어 전국적으로 이름난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이름처럼 유럽의 영국과는 전혀 관계는 없다. 영국사는 신라 때의 고찰이다. 고려문종 때 대각국사가 국청사라 했던 것을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 곳에서 나라의 안녕과 백성의 안정된 삶을 기원해 국난을 극복했다고 해 영국사로 이름을 바꿨다. 여기를 찾아가야할 이유는 경치말고도 또 있다. 영국사에는 5가지 보물과 1개의 천연기념물이 있다. 보물 제532호인 영국사부도(浮屠), 보물 제533호인 영국사삼층석탑, 보물 제534호인 영국사원각국사비, 보물 제535호인 영국사 망탑봉 3층석탑과 천연 기념물 제223호인 영국사의 은행나무가 그것이다. 그중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영국사의 은행나무다. 나무의 둘레를 치자면 여른 서넛이 손을 맞잡고 둘러서야 나무를 제대로 안을 만큼 거대하다. 공식적으로는 31.4m, 둘레가 11.54m의 거목이다. 크기만큼이나 이 은행나무의 나이도 무려 1000살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서쪽으로 뻗은 가지 한 가운데 한 개는 땅에 닿아 뿌리를 내리고 또 다른 은행나무로 자라고 있는 신기한 광경도 이 은행나무의 유명한 볼거리다.영국사 인근에 양산팔경 중 가장 아름답다고 손꼽히는 강선대가 있다. 유유히 흐르는 금강가에 우뚝 솟은 바위 위에 오롯이 서 있는 육감정자로 멀리서 보면 주변 노송들과 어울려 우아하고 고상한 멋이 흐른다. 이 외에도 금강과 양산면 일대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비봉산’과 봉황이 깃든 곳이라 전해지고 있는 ‘봉황대’, 금강 강가에 수줍게 서 있는 ‘합벽정’, 강선대와 금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서 있는 ‘여의정’, 목욕하는 선녀를 보느라 승천하지 못한 이무기의 이야기가 깃든 ‘용암’, 글 읽는 소리조차 아름답다는 ‘자풍당’ 등이 양산팔경을 이룬다. 충북 영동 양산팔경 중 하나인 봉황대달이 머무는 봉우리라는 뜻을 가진 월류봉◇달도 잠시 쉬어가는 곳 ‘월류봉’해가 뉘엿뉘엿 서쪽으로 넘어갈 무렵 서둘러 월류봉으로 향한다. 백두대간에서 살짝 빠져나온 산맥이 민주지산에서 북으로 잠시 올랐다가 황간면 원촌리에 이르러 만들어 놓은 봉우리가 바로 월류봉이다. 깍아지른 절벽산인 월류봉의 높이는 400.7m다. 그 아래로 물 맑은 초강천 상류가 휘감아 흘러 수려한 풍경을 이룬다. ‘달이 머물다 가는 봉우리’이름처럼 달밤의 전경이 특히 아릅답다고 알려져 있다. 그 모습에 예로부터 이 일대의 뛰어난 경치를 ‘한천팔경(寒泉八景)’이라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여행차 다녀간 곳으로 알려졌다. 월류봉 아래쪽에는 한때 이곳에 머물며 작은 정자를 짓고 학문을 연구한 우암 송시열(1607~1689)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한천정사와 영동 송우암 유허비가 세워져 있다500년 된 배롱나무가 인상적인 반야사와 반야사 계곡도 돌아볼 만하다. 반야사는 신라 성덕왕 27년(728년) 운효대사의 10대 제자 중 수제자인 상원화상이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뒤에 고려 충숙왕 12년(1325년) 학조대사가 중수했다고 전해진다. 반야사를 끼고 있는 석천계곡에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나른한 한때를 보낼 수도 있다. 노근리는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양민을 학살한 통한의 현장이다. 철길 아래 터널 등에 총탄과 포탄의 흔적이 여태 남아 있다. 주변에 평화공원도 있어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우리나라 3대 악성 중 하나인 난계 박연의 뜻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0년 개관한 ‘난계국악박물관’에는 일반인들도 국악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국악체험촌을 운영하고 있다.◇여행메모△가볼 만한 곳= 옥계폭포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난계국립박물관도 꼭 들러봐야할 곳이다. 우리나라 3대 악성인 난계 박연의 뜻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0년 여기에 들어섰다. 가야금을 비롯한 100여종의 국악기와 의상이 전시되어 있고, 난계 박연의 삶과 업적을 그래픽과 디오라마로 연출해 전시하고 있다. 더불어 악기를 직접 다뤄볼 수 있는 체험실도 따로 마련돼 있어 가족 여행객에게는 필수 코스다.△주변먹거리= 영동대학교 인근의 송천가든은 솥뚜껑 비밤밥이 최고 인기 메뉴다. 즉석에서 시루밥을 무쇠 철판 솥뚜껑에 올려 볶는 솥뚜껑 비빔밥 조리 광경은 식욕을 더욱 자극한다.천고각솓천식당 솥뚜껑비빔밥
2017.06.16 I 강경록 기자
1 2 3 4 5 6 7 8 9 10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