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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백악관 점령`...경제정책 쥐락펴락?
  • 골드만삭스, `백악관 점령`...경제정책 쥐락펴락?
  • [이데일리 정원석기자] `골드만삭스를 거쳐야 백악관에 들어갈 수 있다?`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출신인사들이 미국 경제정책을 주관하는 요직에 등용되면서 골드만삭스가 부시 행정부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파워그룹`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백악관으로 들어가기 위한 지름길 신문은 뉴욕연방준비은행(연준)이 지난달 29일 윌리엄 더들리 전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부총재로 영입하는 등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골드만삭스 출신들의 행정부 입각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현재 부시 행정부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골드만삭스 출신 인사에는 헨리 폴슨 재무장관, 조슈아 볼튼 백악관 비서실장, 루벤 제프리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등이 있다. (아래 표 참조)이들은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경우 부시 대통령이 자문을 구하는 실무그룹의 주요 구성원들로 주요 위치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영입된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준 부총재는 채권과 환율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감독권한을 가져 미국 통화정책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과거 롱텀 캐피탈 매니지먼트가 파산했을 때처럼 금융시장에 비상상황이 터졌을 경우 초기 대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주택 모기지 대부업체인 패니 매와 프레디 맥에 대한 규제에서 세금정책, 에너지 시장의 감독에 이르기까지 현안 문제에 대해서 골드만삭스가 엄청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공직수행은 골드만삭스의 오랜 전통? 그러나 전문가들은 골드만삭스의 공직 진출이 새삼스런 일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월스트리트 역사의 전문가이자 맨하튼대 교수인 찰스 가이스트는 “골드만삭스가 미국 1위 투자은행이 아니었던 시절에도 경영자들의 공직진출은 활발했다”라고 말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민주당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로버트 루빈(사진) 역시 골드만삭스 출신 인사였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대통령 경제 보좌관을 지낸 시드니 와인버그 역시 골드만삭스 출신이다.때문에 골드만삭스 인사들은 자신들의 행정부 진출을 `공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랜 전통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정한 이익을 구하기 위해 정치세력과 유착하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정치적으로 공화당보다는 민주당과 더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골드만삭스는 민주당에게 단일 기부자로서는 최대 규모의 정치자금을 제공했다. 때문에 골드만삭스 출신들이 요직을 차지하더라도 민주당 측은 어떤 비판도 하지 않고 있다.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꼴` 될까 하지만 골드만삭스 출신들의 독주를 바라보는 시각은 싸늘하다. 경쟁 은행의 관계자는 “그들은 공공서비스 전통을 만들면서 골드만삭스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이용했다”며 “이것이야 말로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직자청렴센터의 정치 에디터인 알렉스 노트는 “골드만삭스 출신들이 공직을 맡을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도 “이들은 자신들의 정책결정을 통해 이득을 볼 수 있는 기업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견제 때문에 오히려 골드만삭스 출신들이 행사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좁다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로 폴슨 재무장관은 그의 임기동안 골드만삭스와 연관된 문제에 대해서 일체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2006.12.04 I 정원석 기자
“애들은 가라, 우리가 인생이다, 음악이 인생이다”
  • “애들은 가라, 우리가 인생이다, 음악이 인생이다”
  • [조선일보 제공] ‘음악이 있는 길 위의 인생’들은 소멸한 그 지점에 진저리 나도록 붉은 꽃송이들을 던져놓고 사라진다 슬픔을 모르는 글라디올러스 같은. 1 음악이 인생이다 빗줄기 수묵처럼 번져올 때 차 안에서 홀로 라이 쿠더의 음악을 듣는 것은 위험하다. 빗물에 튀기는 그의 기타소리는 애써 외면하고 있던 아픈 추억들을 불러다 주고 말 것이기에. 그 위에, 삶은 유한한 것이며 모든 놓쳐버린 것들에 대한 후회와 회한 때문에 가슴이 찢어지는 시간이 곧 올 것이라는 예감까지 얹어 줄 것이기에. 그러나 햇살이 명주이불처럼 낭창낭창할 때라면 그의 기타소리는 마음의 주름까지 펴줄 것이다. 그러기에 라이 쿠더는 천생 사시사철 햇빛 환한 쿠바에서라야 제 맛이 난다. ▲ 푸른 나무, 밝은 태양, 맑은 하늘 그리고 청옥빛 카리브…. 쿠바인의 낙천성은 이런 자연의 영향도 크다.빔 벤더스는 또 누구인가. 하얀 날개가 아니라 우중충한 코트를 입은 음울한 표정의 사내가 온몸으로 읊은 ‘베를린 천사의 시(詩)’를 우리에게 들려주었던 사람이 아니던가. 빔 벤더스는 이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에서 그의 필모그래피를 관통하는 주제인 ‘길 위의 인생’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그러나 다른 것이 하나 있다. ‘음악이 있는 길 위의 인생’이다. 길 위의 인생들은 너나없이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정지된 시간 속으로 하얗게 바스러지며 소멸해간다. 그러나 ‘음악이 있는 길 위의 인생’들은 소멸한 그 지점에 진저리 나도록 붉은 꽃송이들을 던져놓고 사라진다. 슬픔을 모르는 글라디올러스 같은. 라이 쿠더와 빔 벤더스. 애초에 이 두 사람이 아니었다면 부에나비스타는 몰랐을 것이며 언젠가 화면 속의 저곳을 찾아가 저 가수들의 열기와 체온이 느껴지는 바로 그 장소에 앉아 노래를 들어보고야 말겠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태양을 삼키러 그들이 온다.” 흡사 스타 축구선수들의 월드컵 출장기사 같은 ‘부에나비스타’의 이 광고문구에 실소하던 나도 막상 무대 위의 표범 같고 야생말 같은 노인들의 공연을 보면서는 그 말에 수긍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태양처럼 뜨거운 노장들은 온몸으로 이렇게 말한다. “애들은 가라. 우리가 인생이다. 음악이 인생이다.” 2 음악이 양식이다 쿠바에는 거지가 없다는 알도의 거짓말은 차라리 사랑스러울 정도. 걷다 보면 거리와 광장에서 불쑥 손을 내미는 노인이나 아이들을 무시로 만난다. 어쩌면 알도의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아는 사람이라도 만난 듯 환히 웃거나 혹은 무슨 말인가를 열심히 재잘거리며 친밀함을 보이는 아이들, 낯선 이에게 빈손을 내밀면서도 온몸으로 낙천성을 발산하는 그 아이들에게 ‘거지’라는 말은 아무래도 모독이다. 대체 무엇이 저들의 영혼을 무너지지 않게 하는가, 탁함이라곤 없는 맑은 눈빛을 간직하게 하는가, 배꼽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환한 미소와 기쁨의 기운을 발산하게 하는가. 아무래도 저 리듬이다. 광장이나 골목 할 것 없이 환청처럼 밀려왔다 사라지곤 하는 저 타악기 마라카스의 리듬. 귀와 피부 속으로 스물스물 스며들어와 핏줄을 타고 흐르면서 단숨에 아드레날린이라도 주사한 듯 심장박동을 팽팽하게 당겨 일으키는 저 북소리. 아련하면서도 저릿한 그 자장(磁場) 속으로 들어서면 그 누구라도 현실의 크고 작은 결핍쯤이야, 존재란 이토록 눈부시게 아름답고 달콤한 것이거늘, 하며 가슴 속에서 간지럼처럼 퍼져나가는 행복감과 충만감에 푹 잠겨버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 찬찬찬…. 석양이 되면 골목과 거리에 넘치는 밴드와 음악소리. 그중에는 부에나비스타로 귀에 익은 ‘찬찬’도 있다.손(son). 룸바(rumba). 과히라(guajira) 그리고 쿠반 재즈…. 아프리카 음악의 전통 속에 라틴아메리카의 숨결이 섞인 그 개성적인 음악들이야말로 수많은 이방인을 취하게 할 뿐 아니라 그들 자신의 가난과 슬픔을 이겨내게 하는 힘이다. 허물어질 듯 가까스로 버티고 서있는, 차라리 유머러스 해 보이는 엉뚱한 색깔이 칠해져 있는 담벼락 아래 희미한 불빛을 따라 걷다 보면 그 불빛 아래 모여 앉아있는 사람들, 파랗게 불을 켠 눈으로 여행자를 탐색하는 윤기 자르르한 야생고양이의 실루엣, 나와 풍경 사이로 흘러가는 노래들, 찬 찬, 관타나메라…. 앤티크 박물관에서 끄집어내온 듯 낡았지만 묘한 매력을 풍기는 자동차와 마호가니빛 피부의 쿠바인들 사이로 걷다 보면 레몬을 짜 넣은 얼음물 한 잔이 환장할 만큼 그리워지는데, 그 끈적임과 더위와 갈증 사이로 한 줄기 시원한 바람처럼 살갗을 애무하는 노래, 노래들. 3 밤의 나시오날 호텔 부에나비스타를 말하며 흥분하는 내게 알도는 ‘그쯤이야’하며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지만 사실은 그 사람들과 나를 만나게 해줄 자신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들보다 훨씬 잘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너스레 끝에 알도는 어깨를 으쓱하며, 꼭 그 사람들을 만나고 싶으면 아무래도 다음에 다시 한 번 오는 게 좋겠다며 슬쩍 말끝을 흐렸으니. 암스테르담에서의 데뷔공연으로 꿈같은 환호와 열광의 중심에 서게 된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은 이후 카네기홀의 공연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순회공연으로 아바나를 오래 비우게 된다. 나 역시 그들을 꼭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는 않았다. 낮에는 이발사로 일하며 밤에만 클럽에서 노래를 불렀던 콩파 세군도, 마치 연인의 몸을 어루만지듯 피아노를 다루던 천재적인 피아니스트 루벤 곤잘레스, 구두를 닦다 ‘발견되어’ 클럽으로 끌려와 노래를 불렀고 70세가 넘어서야 그래미상 신인상을 수상한 이브라힘 페레르. 화면 속으로 날 빨아들였던 그들은 이미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니지 않은가. 알도의 말처럼, 부에나비스타라는 이름만 남았을 뿐, 그들은 쿠바의 많은 뮤지션 중의 하나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나는 택시를 잡아타고 ‘호텔 나시오날!’을 외친다. 1930년대 영화 속에서 본 듯한, 너무나 낡은 소련제 빨간 택시. 쿠바에선 시간과 역사가 뒤섞인다. 피카소의 그림처럼 두 개의 얼굴을 보이며 울고 또 웃는다. 알도. 짐작과는 늘 다른 일이 일어나는 게 여행이고, 그리고 인생이지.
술 못마시는 그녀 소주 이름 히트치다
  • 술 못마시는 그녀 소주 이름 히트치다
  • ▲ 히트소주 이름을 연이어 지은 손혜원 크로스포인트 대표. 손대표는“상상력이 이름짓기의 기본 ”이라고 강조했다.[조선일보 제공] ‘참나무통맑은소주, 참이슬, 산, 처음처럼, 화요….’ 브랜드 컨설팅 회사인 크로스포인트의 손혜원(51·여) 대표가 지금까지 지은 소주 이름들이다. 지난 10년간 한국에서 히트친 소주들 이름은 대부분 손 대표 작품. 손 대표에게 남자들이 많이 마시는 소주 이름을 잘 짓는 이유를 묻자 너털웃음부터 터뜨렸다. “제 주량은 소주 반 잔도 안 돼요. 남성과 여성 구분을 떠나 인간의 욕망을 들춰내는 게 제 직업이에요. 소주 이름도 인간의 욕망과 관련있어요.” 알아듣기 힘든 대답이지만 소주 이름 하나만큼은 손 대표가 잘 짓는 것만은 사실이다. 지난 2월 세상에 첫 선을 보인 ‘처음처럼’은 사실 ‘아하’란 이름을 달고 나올 뻔했다. 두산에서 ‘아하’로는 뭔가 모자란 것 같아 출시 한 달 전 다급하게 손 대표에게 작명을 의뢰했다. 그가 고민한 지 2주 만에 만든 이름이 ‘처음처럼’이다. 이뿐 아니다. 최근 현대건설이 선보인 아파트 브랜드 ‘힐 스테이트’도 그의 작품이다. 여성의류 베스띠벨리·씨(1990년), 아기기저귀 보솜이(1993년), 화장품 식물나라(1995년), 드럼세탁기 트롬(2001년), 대우자판 아파트 이안(2002년), 공기청정기 청풍무구(2003년), CJ 비트드럼(2004년), 우리투자은행 ‘오토머니백’(2006년), 롯데 식초음료 사랑초(2006년) 도 그의 대표작이다. 손 대표는 숙명여고, 홍익대 미대를 나와 디자이너의 길을 걷다가 1990년 현 회사를 인수하면서 이름과 디자인을 합친 브랜드 컨설팅회사로 변모시켰다. 손 대표는 이름을 잘 지을 수 있는 비결은 감성적 상상력에서 나온다고 했다. 다방면의 독서는 기본이고 여기에 감성적 상상력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어릴 적부터 만화를 포함해서 닥치는 대로 읽었어요. 난독(亂讀)이지요. 그러면서 상상하는 시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직원 15명이 일하는 손 대표 사무실에는 개와 고양이 5마리를 키우고 있었다. 직원들도 일하면서 감성을 키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가 이름을 짓는 과정은 이렇다. 예컨대 아기 기저귀 브랜드 이름을 의뢰 받고는 대형 한영(韓英)사전을 펼쳐놓고 며칠을 고민했다. 아기는 ‘사랑’으로 키워야 하므로 사랑에 해당하는 영어를 찾아봤다. 맘에 드는 영어단어가 나오지 않아 이번엔 엄마가슴을 연상해서 가슴에 해당하는 영어를 찾아봤단다. 그래서 발견한 단어가 ‘bosom’. 이를 한국식으로 발음해 ‘보솜이’라고 지었다. 손 대표는 “짓고 보니까 보솜이에서 ‘솜’은 흡수한다는 느낌도 가지고 있어 제품 정체성과도 잘 맞아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최근 현대건설의 ‘힐 스테이트’도 수개월간 고민하다가, H로 시작하는 영어단어에서 ‘Hill’이 고급주택을 의미한다는 것에 착안해 하루 만에 결정했다. 그의 다음 계획은 미국의 핵심인 뉴욕 맨해튼에 진출하는 것. “직원들을 매달 돌아가며 뉴욕지사에 보낼 거예요. 그래야 무언가 상상력을 충전하고 돌아올 테니까요. 그리고 미국 기업 이름도 지어줄 거예요.”
예보-저축銀, 고양이-쥐 관계 청산되나
  • 예보-저축銀, 고양이-쥐 관계 청산되나
  • [이데일리 조진형기자] 예금보험공사와 뿌리 깊은 악연을 가진 저축은행중앙회가 김석원 전 예보 부사장(사진)을 회장으로 맞아 주목되고 있다. 친정인 예보를 향해 총대를 메야하는 묘한 입장에 처한 김 신임 회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2천억 지준금 소송..중재 기대감도 현재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약 2000억원 규모의 지급준비예탁금(지준금) 반환 소송이다. 저축은행중앙회가 여의도 63빌딩에서 김 회장 선출을 진행했던 지난 24일, 같은 시간 서울중앙법원에서는 예보와 법정 변론이 열리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현재 1심 판결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으로 오는 9월21일로 변론이 재개될 예정이다. 지난 98년 금융개혁법 이후 양측은 정책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지만 결국 이뤄내지 못하고, 중앙회가 사건 발생 후 7년이 지난 2005년말에야 예보를 상대로 소송을 내게 됐다. 이번 소송건부터 김 신임 회장에 거는 기대감은 사뭇 다르다. 중앙회 관계자는 "1심 판결이 나오고 2심, 3심을 갈 수 있지만 예보에 정통한 신임 회장이 그 중간에라도 예보측과 정책적으로 조정을 일궈내 해결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예보 관계자는 "예보 출신 회장을 맞이했다고 해도 소송은 원칙적인 법을 근거로 이뤄지게 되는 문제"라면서 애써 의미를 두지 않았다. ◇ 뿌리깊은 악연..예보 출신 김 회장 역할 기대감 높아사실 그동안 저축은행업계와 예보는 '쥐와 고양이'의 관계였다. 지난 98년 금융개혁법에 따라 신용관리기금의 출연금 관리를 승계받아 공적자금을 관리하는 예보에게 저축은행은 부실덩어리였고,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하던 저축은행업계에게 예보는 눈엣가시였다. 양측은 각종 소송이 끊이지 않았고, 서로의 악감정은 커져만 왔다. 예보는 지난 2002년 저축은행중앙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에 대해 패소하기도 했다. 또 2003년에는 부실저축은행(옛 신용금고)의 자산부채를 인수받은 7개 저축은행이 예보를 상대로 234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는데, 이 사건은 예보가 1심 승소했지만 결국 양측의 조정을 통해 일단락됐다. 급기야 예보는 저축은행의 보호예금 금액 한도를 현행 500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대로 대폭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해, 저축은행 업계의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최근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살 길을 모색하고 있는 저축은행업계가 예보 출신인 김 신임 회장를 보는 시선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예보가 일부 부실 저축은행을 전체로 싸잡으면서 업계에 악감정을 줬지만 신임 회장이 예보에 몸담았기 때문에 예전과 같이 함부로 대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이제라도 서로 상생하는 관계를 맺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6.08.27 I 조진형 기자
(갈등경영)⑤갈등관리 흑묘백묘로는 안된다
  • (갈등경영)⑤갈등관리 흑묘백묘로는 안된다
  • ▲ 박재묵 교수[이데일리] 1989년 경북 동해안지역에서 시작돼 약 15년간 전국 여러 지역에서 강도 높은 갈등을 유발해온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입지 선정이 드디어 작년에 매듭지어졌다. 정부가 논란의 핵심 요소로 작용해온 고준위폐기물, 즉 사용후 핵연료를 처분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주민투표 등의 새로운 입지 선정 절차를 도입한 것이 주민의 수용도를 높이는 데 주효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역시 오래 끌어온 새만금간척사업 및 경부고속철도 천성산구간 터널공사를 둘러싼 갈등도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 주민과 환경단체가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이로써 2003년 대통령이 직접 조계종 종정을 방문해 양해를 구함으로써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한산구간 터널공사를 둘러싼 갈등이 해결된 후, 남아 있던 대형 국책사업을 둘러싼 환경갈등의 상당수가 진정 국면에 들어가게 됐다. 물론 한탄강댐 갈등이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고, 국책사업 관련 갈등은 아니지만 평택미군기지 이전과 한미 FTA협상을 둘러싼 갈등이 새롭게 달아오르고 있지만 말이다. 대형국책사업을 둘러싼 갈등의 대부분이 정부 측이 바라는 방향으로 귀결됨에 따라 환경단체들은 깊은 좌절감에 빠졌지만, 또 다른 갈등 당사자인 정부 부처는 안도감과 함께 해방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어떤 부처에서는 갈등 해결에 공로가 있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포상을 하기도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그러나 사안에 따라 사정이 다르긴 해도 아직은 정부가 샴페인을 터뜨릴 단계가 아닌 것이 분명하다. 특히 갈등관리자로서의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을 고려할 때 그러하다. 이들 갈등이 비록 진정 내지 해결 국면에 들어갔다손 치더라도 그것이 국책사업 수행방식이나 갈등관리방식의 개선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기보다는 어떤 점에서 이럭저럭 버티다 보니 위기에서 벗어나게 된(muddle through) 형국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방사성폐기물처분장의 경우에는 그나마 입지 선정 정책의 변화가 갈등 해결에 일정 수준 기여했다고 볼 수 있지만, 대법원의 판결에 의해 갈등이 소강상태에 들어간 다른 두 가지 갈등의 경우에는 사실상 갈등이 자연 수명을 다한 후에 퇴조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러한 사정은 앞으로 동일한 사안을 둘러싼 갈등이 재발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유사한 쟁점을 둘러싼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지금 정부가 서둘러야 할 일은 갈등관리자의 입장에서 공공갈등을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는 일이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지속위와 국무조정실이 공공갈등관리시스템 구축 작업을 강도 높게 추진해 왔으나 올해 들어서는 눈에 띄는 활동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정부로서는 국회에 제출해 놓은 `공공기관의 갈등관리를 위한 법률(안)`이 제정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하지만,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국회 설득에 나서지 않는 한 다가오는 정기국회에서도 법안이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물론 법률 제정 없이도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실제로 여러 부처들이 갈등 완화를 위한 방안을 연구하고 관련 공무원을 교육하는 데 나서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자발적 노력이 안정적으로 지속되기 위해서라도 역시 법적 근거 확보가 필요하다. 아울러 공공갈등관리시스템 구축에 있어 예방 절차를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대형국책사업과 관련해 기왕 도입된 예비타당성조사와 전략환경평가가 보다 철저히 이뤄지도록 하고 갈등영향분석과 참여적 의사결정 방법이 새롭게 도입돼야 한다. 한 마디로 대형국책사업 수행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정책입안단계를 간략하게 거치고 그 대가로 시행단계에서 장기간 갈등에 시달려 왔다고 한다면, 앞으로는 반대로 정책입안단계를 길게 가져감으로써 시행단계에서의 논란을 줄이는 방식으로 바꿔나가야 할 것이다. 혹자는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잘 잡기만하면 하면 되듯 `어떻게든 갈등이 해결되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국책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빚어낸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망각한 데서 나온 발상이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서 1990년의 안면도와 2003년의 부안을 상기한다면, 그리고 2005년 지율의 단식을 생각한다면, 골치 아픈 갈등이 일단 해결됐다고 해서 갈등관리를 위한 제도 구축을 소홀히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갈등 해결 전문가로 일해 온 듀크스(Frank Dukes)는 공공갈등의 해결과 관련해 `변혁적 접근(transformative approach)`을 주창한 바 있다. 이 접근의 요점은 공공갈등의 해결이 단지 개별 갈등 사안을 해소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되며, 갈등 해결을 통해 전체 사회 및 사적·공적 기관의 체계가 향상돼야 한다는 데 있다. 현 단계에서 정부가 갈등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야 말로 지나간 국책사업 관련 갈등이 빚은 사회적 비용에 답하는 일일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체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일이다. 박재묵 충남대 사회학과 교수 (jmpark@cnu.ac.kr) -現 KDI 국제정책대학원 갈등조정·협상센터 자문위원 -現 갈등 예방과 해결을 위한 정책포럼 상임대표 -前 환경운동연합 조직위원장 및 정책위원장 -前 한국NGO학회 부회장
2006.07.26 I KDI school 기자
다이어리, 너 없는 여행은 의미 없어!
  • 다이어리, 너 없는 여행은 의미 없어!
  • ▲ 윤효정-김선아-전지영씨[조선일보 제공] 달콤한 탈출의 유효기간을 최대한 연장할 수는 없을까. 여행의 추억을 조금이라도 오래 간직하고 싶어하는 이들의 노하우. 다이어리로 여행의 추억을 꽁꽁 냉동시키기! ‘여행은 짧고 메모는 길다.’ 이방인의 눈으로 포착한 재미를 나만의 여행 일기로 만끽하는 이들. 윤효정(27·그래픽디자이너), 전지영(36·일러스트레이터), 김선아(24)씨. “수첩 없이 여행 없다”는 자타공인 ‘여행 다이어리족’을 소개한다. 무조건 붙이고 보자! 일주일 여행에 두꺼운 수첩 한 권을 뚝딱 다 쓰는 메모광 윤효정 씨. 그녀의 여행 가방에 항상 들어있는 물건은 스카치 테이프. 추억거리가 될 만한 건 무조건 다이어리에 붙이고 본다. “나중에 정리해야지 하다 보면 귀찮아지거든요. 그래서 뭔가 생기면 즉석에서 붙이는 거예요.” 그녀의 수첩은 잡동사니다. 식당 젓가락 종이 커버, 종이 메뉴판, 냅킨, 커피 프림 뚜껑, 길거리에서 나눠주는 홍보용 책갈피…. 보통 사람 같으면 바로 쓰레기통에 들어갔음직한 것들이 떡 하니 붙어있다. ▲ 윤효정씨 다이어리“글로 쓰는 것보다 이미지를 통째로 기억하는 게 좋은 거 같아요. 몇 년 지나봐도 그때의 상황이 머릿속에 바로 떠올려지거든요.” 에피소드에도 ‘소품’이 빠지지 않는다. 부지런히 걸어다닌 탓에 뒤꿈치가 까져 밴드를 발랐던 때를 기억하기 위해 그 때 썼던 밴드를 다이어리에 붙여 놨다. 와인을 엎질렀던 기억은 그림을 곁들였다. 그녀가 말하는 또 하나의 노하우. 음악이 흘러 나오는 예쁜 카페를 찾아가라! “관찰하는 기쁨에 낭만까지 더하면 금상첨화잖아요. 멋진 곳에서 폼 잡고 무언가를 긁적이는 내 모습을 생각해보세요.” ‘자아도취’도 여행의 자유를 만끽하는 데 꽤 중요한 요소라는 얘기. 내추럴한 느낌을 좋아하는 효정 씨는 재생지와 펜을 즐겨 쓴다. 찍고 보는 거야~ 디카족 김선아 씨의 다이어리 정리 원칙은 ‘선(先)관광 후(後)기록’. 관광지에서는 최대한 많은 것을 눈과 카메라에 담고, 기록은 숙소에 돌아와 밤에 한다. 자기 전에 그날 있었던 일을 빠짐없이 수첩 3~4장에 빼곡하게 담는 것. 본격적인 다이어리 정리는 집으로 돌아와 사진을 인화한 다음 한다. ▲ 김선아씨 다이어리선아 씨는 디지털 사진 인화 때 딸려 나오는 조그만 사진을 최대한 활용한다. 큰 사진을 일일이 붙이려면 공간도 부족하고 깔끔하지 않기 때문. 작은 사진을 조르르 붙이면 한눈에 추억을 되새길 수 있다고. 사진 파일을 일반 컬러 프린트로 인쇄해 붙여도 색다른 느낌이 난다. 사진 옆에는 기차표나 관광지 입장권 등을 붙여 입체화시킨다. 선아 씨가 말하는 다이어리 정리 제1원칙은 여행 다녀온 뒤 무조건 1주일 내에 사진을 인화하라는 것. “디카는 찍을 때 편하지만 찍고 나서 인화를 안 해서 막상 남는 건 별로 없어요. 귀찮아도 무조건 인화해야 돼요. 순간의 부지런함이 평생을 좌우합니다!” 그림 하나에 추억을! ‘탄산 고양이 집 나가다’ ‘뉴욕 매혹 당할 확률 104%’ 등 두 권의 여행 에세이를 쓴 전지영 씨.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직업에 걸맞게 그녀의 다이어리 필수 요소는 그림. “사진은 모든 걸 담지만 그림은 그 사람이 좋아하는 부분이 주관적으로 드러나거든요. 카메라의 매끈한 눈과 감성이 들어간 사람의 눈, 차이가 확실히 나죠.” 아무리 그림에 젬병인 사람이라도 음료수, 컵 등 조그만 소품 그리기 정도는 한 번쯤 도전해 볼 것. ▲ 전지영씨 다이어리정리도 중요하지만 무거운 짐은 질색. 짐이 무거우면 정리고 뭐고 쉬고 싶은 생각밖에 안 드니까. 손바닥만한 이탈리아산 몰스킨 수첩과 연필 두 자루면 준비 끝. 지나가는 행인들의 패션, 레스토랑 음식, 공연 풍경 등 짬 나는 대로 크고 작은 풍경들을 수첩에 간단하게 스케치하고 상황을 떠올릴 수 있는 코멘트를 써넣는다. “여행은 소유욕의 반영”이라 생각하는 그녀. 다이어리 역시 자신의 살아있는 역사를 스스로 만들어 가며 여행을 소유해가는 과정이라 믿는다.
 이곳엔 시간이 물처럼 고여 있다
  • [세계영화기행] 이곳엔 시간이 물처럼 고여 있다
  • [조선일보 제공] 그 시계에는 비닐 봉지가 씌워져 있었다. 가와사키시(川崎市)로 가기 위해 택시에 올라타기 직전, 시계상점 진열대 옆에 서 있던 시계를 봤다. 길쭉한 지지대 위에 둥글게 놓인 그 스탠드형 시계의 바늘은 멈춰져 있었다. 고장났다고 시계에 비닐 봉지를 씌운 마음은 어떤 것일까. ◆짐승의 시간-가와사키 도쿄 인근 가와사키시의 게이힌 운하는 ‘소나티네’ 주인공인 야쿠자 중간 보스 무라카와가 채무자를 기중기에 달아 물 고문을 하는 장면에 등장했다. 채무자가 익사하자 그는 “죽었나보군. 뒤처리 부탁해”라는 냉혹한 말을 부하들에게 남기고 떠났다. 도쿄에서 활동할 때 무라카와는 바쁜 사람이었다. 게이힌 운하는 그 장면의 냉기를 그대로 간직한 곳이었다. 쓰레기로 뒤덮인 모래밭과 검은 물. 운하 주위는 공장 지대였다. 해만 지면 폭주족 출몰로 살벌해진다며 택시 기사는 일몰 전 떠나는 게 좋을 거란 충고까지 했다. 하지만 황혼은 모든 추(醜)를 가리는 비단 베일 같은 것이었다. 산책로를 배회하다보니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다. 근처 활주로를 막 벗어난 비행기가 급선회하며 태양을 향해 날아갔다. 노을에 채색되자 검은 물도 윤기 있는 점도로 부드럽게 출렁거렸다. 이제 밤은 폭주족 오토바이의 거친 소음조차 어둠 속에 묻어버릴 것이다. 도둑 고양이 한 마리가 풀숲을 달렸다. 밤이 되면 모든 고양이가 검은색이다. ◆인간의 시간-이시가키 이시가키섬(石垣島) 공항에서 손목시계를 잃어버렸다. 일본 열도 최남단 오키나와(沖繩)현 중에서도 한참 남쪽에 놓인 이 작은 섬을 여행하며 처음엔 수시로 사람들에게 시간을 물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확인하지 않았다. 도쿄에서 정신없이 흘렀던 시간과 달리, 이시가키에선 시간이 물처럼 고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섬에서의 일정은 취재라기보다 산책에 가까웠다. 어느 책에서 읽었던 구절이 떠올랐다. ‘slow’는 네 개의 철자로 되어 있다. ‘life’도 그렇다. ‘speed’는 다섯개의 철자로 되어 있다. ‘death’도 그렇다. 평화로운 모든 것은 느리다. 잔혹한 무라카와도 여기서는 아이 같았다. 조직 내 갈등으로 섬에 온 뒤 할 일이 없어진 무라카와가 부하들과 장난치며 시간을 보내던 아카이시 해변은 섬 북동쪽 끝에 있었다. 지금은 소 방목장인 그곳의 산길을 지나 바닷가에 도달했다. 덩치 큰 검은 소떼가 모래밭을 차지하고 있었다. 낯선 자를 발견하자 휴식하던 소들이 일제히 일어서며 달려들 듯 노려봤다. 약간의 두려움을 누르고 바닷가를 거닐었다. 소 배설물로 가득한 해변을 걷다보니 눈살이 찌푸려졌다. 오키나와의 아름다운 바닷가에서 기대한 것이 생명의 찌꺼기 따윈 아니었으니까. 무라카와가 자신이 파놓은 모래 함정에 부하들이 빠지는 걸 보고 웃던 곳을 지나 해변을 빠져나오다 무심코 뒤를 돌아다봤다. 침입자가 멀어지는 것을 확인한 소들이 그제서야 하나둘 앉기 시작했다. 갑자기 너무나 미안해졌다. 방해한 것도 위협한 것도 실은 그들이 아니었다. 누군가 잠시 들른 휴식 공간이 다른 이에겐 삶의 터전이라는 것. 여행자는 종종 옅은 죄책감의 삯으로 환상을 소비한다. 연이어 방문한 섬 북쪽 카비라 해변의 옥빛 바다는 맑다 못해 투명에 가까웠다. 화사한 햇빛과 싱그러운 바람은 바다의 푸른색 마디마디를 올올이 풀어내 마치 엷푸른 눈이 거대한 저수지에 내린 듯한 풍경을 빚었다. 넘실대는 물은 가끔씩 찰랑이며 기분좋게 모래 위로 넘쳐 나그네의 마음을 적셨다.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절경 중 하나라는 말 그대로였다. 턱에 찼던 일상의 직선으로 치닫는 시간 대신 오키나와의 둥글게 일렁이는 시간은 어디서나 부드럽게 흘러 넘쳤다. 서둘러야 할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소나티네’에서 낚시꾼을 가장한 킬러는 이 해변에서 원반던지기를 하던 무라카와 조직원들을 급습했다. 모래밭에 놓인 배 앞에 앉아 있느라 적의 눈에 띄지 않았던 무라카와는 살았지만 부하는 사살됐다. 영화에서처럼 곳곳에 작은 폐선들이 놓여 있는 해변을 단체 노년 관광객들이 몰려와 설레며 걸었다. ‘소나티네’ 중 후반부 총격 장면들은 오키나와라는 지역의 비현실적일 정도로 평화로운 풍경 때문에 역설적으로 폭력성이 더 도드라진다. 낙원을 앙망하는 눈길만이 있을 뿐, 이땅에 낙원 자체는 없다. 세상에서 외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듯한 오키나와는 2차 대전 당시 일본에서 가장 참혹한 전투가 벌어진 곳이기도 했다. ‘소나티네’는 결국 생의 허무를 그대로 드러내는 강력한 결말로 끝을 맺는다. 복수를 마친 무라카와가 머리에 총을 쏘는 장면으로 영화와 삶 자체를 맺는 마지막 장면은 섬 동쪽 카라봉 근처 한적한 산길에서 찍었다. 한국인은 처음 본다는 택시 기사 가즈오에게 명함을 줬더니 ‘朝鮮日報’ 글귀를 보고 “북한에서 왔냐”며 놀랐다. 가즈오와 함께 한참 헤매다 라스트신 촬영 장소를 간신히 찾아냈다. 옆에 사탕수수밭이 펼쳐진 그곳은 거칠고 좁은 비포장도로였다. 무라카와가 차 안에서 생을 마친 그 자리에 택시를 세웠다. 길의 곧게 뻗은 구간이 끝나고 에스(S)자로 휜 부분이 막 시작되려는 지점이었다. 차에서 내렸다. 흙길엔 죽음 같은 정적이 서려 있었다. 가끔 바람이 불어오면 사탕수수가 흔들리는 것을 신호로 섬 전체가 통째로 흔들렸다. 무라카와는 세류(世流)를 타고 흐르기보다는 끊어지기를 택한 남자였다. 시간이 흐르는 것을 막을 순 없지만 끊을 수는 있다. 길 위에 오래 서서 머무르자 택시에 남아 있던 가즈오가 이상한 듯 내다봤다. 모든 것이 신기루 같은 여정에서, 머무르는 행위는 시간과 공간을 잠시라도 양손에 함께 쥐어볼 수 있는 주문(呪文) 같은 것이었다. ◆◆◆ 공항에 가기 전 이시가키의 어느 식당에 들어서니 손님들이 끼워둔 명함 극장표 사진 메모로 가득한 벽면이 눈에 들어왔다. 여행의 추억을 가져오는 것은 익숙한 일이지만, 여정의 흔적을 남겨두고 떠나는 것은 망설여지는 일이었다. 잠시 고민하다 명함을 꺼내 압정으로 벽에 꽂았다. 가끔씩 넘실거렸던 오키나와의 시간은 그 순간 기억 속에서 멈추며 영원히 고정됐다. 이 시간을 잊을지언정 흘려보내거나 뒤흔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시계가 멈췄다고, 시간이 흐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닐 봉지를 씌운 사람은 누구였을까. 사람이 시간을 재지 않고 시간이 사람을 재는 이 추레한 문명 속에서. ‘소나티네’는 일본 거장 기타노 다케시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야쿠자 영화이다. 기타노 다케시가 주연까지 겸한 이 작품은 정(靜)과 동(動)을 인상적으로 교차시키는 액션 스타일과 허무주의적인 세계관으로 국내에서도 열혈 추종자들을 만들어냈다. 야쿠자 집단의 내분으로 도쿄에서 내려와 오키나와에 머물게 된 중간 보스 무라카와가 자신을 제거하려는 조직에 맞서 싸우는 과정을 담았다. 여행수첩 흔히 ‘일본의 하와이’로 불리는 오키나와는 일본 열도 남서쪽 끝에 흩어져 있는 160여개의 작은 섬들을 통칭하는 말. ‘소나티네’를 찍은 이시가키 섬에 가려면 오키나와 최대 도시 나하에서 다시 비행기나 배를 갈아타야 한다. 인천에서 나하까지 아시아나 항공에서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이시가키 섬에 가면 절경으로 소문난 카비라 해변을 비롯, 멋진 바다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이 지역 전통문화를 볼 수 있는 야에야마 민속촌, 이 섬에서만 자란다는 야에야마 야자수 군락지, 300m가 넘는 이바라마사비치 동굴도 들러볼 만 하다. 어렵게 이시가키까지 갔다면 이곳에서 불과 6㎞ 떨어진 인구 300명의 작고 아름다운 섬 다케토미도 놓치지 말 것. 붉은 기와의 전통가옥 돌담길 사이로 우마차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오래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 (edaily리포트)"재벌이 포스코를 인수했다면..."
  • [이데일리 좌동욱기자] 칼아이칸·워렌리히텐슈타인이 KT&G 경영권 참여를 선언한 이후 민영화된 공기업들이 경영권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정부가 국가 기간 산업이 아닐 경우 개입할 뜻이 없다고 하자 불안은 더욱 커지는 형국입니다. 산업부 좌동욱 기자가 관련 전문가들의 토론을 듣고 소감을 전합니다."정부는 민영화 당시 재벌 기업이 경영권을 가져가서는 안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국내 재벌기업에도 포스코를 인수할 기회를 줬어야 했다"10일 연세대 힐스컨퍼런스가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류상영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가 던진 `도발적인 주제`입니다.포스코(005490)는 민영화된 공기업중에서도 최우수 사례로 분류되는 기업입니다. 당시 정부는 재벌의 인수를 막기 위해 지분을 골고루 분산시켰습니다. 재벌이 인수할 경우 `산업의 쌀`인 철강을 무기로 전횡을 부릴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었습니다. 정부와 언론은 이같은 분산 지배를 투명한 지배구조라고 극찬을 아까지 않았습니다. 국민은행(060000), KT(030200), KT&G(033780)도 포스코와 유사한 민영화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무엇이 잘못됐다는 걸까요.올해 초 월가의 기업사냥꾼인 칼아이칸과 워렌 리히텐슈타인이 KT&G 지분을 매입하고 경영권을 위협하면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투명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분산된 지배구조로 인해 오히려 경영권을 위협받게 된 상황이 발생했으니까요. 공기업 처럼 정부가 지분을 가진 기업을 매각하는 문제는 상당히 복잡한 고차 방정식을 푸는 것과 같습니다. 하나를 해결하면 다른 열가지 문제가 생기곤 합니다. 정부는 가장 합리적인 대책을 찾고자 하지만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호랑이 그림을 그리려다 결국 고양이 그림을 그리는 경우가 허다하니까요. 정부가 자랑하고 있는 포스코의 민영화 과정을 들여다 볼까요. 포스코의 민영화에 관여한 핵심 관계자는 "민영화 계획은 98년 7월4일에 발표됐다. 하지만 같은 해 6월 29일까지만 해도 정부는 매각가격을 높이기 위해 재벌에게 경영권을 팔 수 있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정부의 정책이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에 의해 불과 며칠만에 180도로 바뀌었다는 얘깁니다. 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은 적절한 선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개입 강도가 강해질 경우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기업의 투명성을 변화시키는 힘 역시 정부보다는 시장의 충격이 더욱 큽니다.  대표적인 예가 소버린 자산운용과 SK그룹간 경영권 분쟁입니다. 정부의 온갖 규제와 위협에도 꿈쩍 안하던 SK그룹이 회사 경영권을 넘길 지경에 이르자 이사회내 사외이사 비율을 70%까지 높이는 등 이사회 중심의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정부도 이같은 점을 인식해 KT&G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이날 컨퍼런스에 참석했던 최상목 재경부 증권제도 과장은 "정부는 시장에 대한 M&A 압력을 높일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M&A가 활성화될 경우 기업의 구조조정과 지배구조 개선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진다"고 강조했습니다.그런데 정부가 이처럼 외국계 자본의 긍정적인 시장기능을 인정하면서도 국내 재벌들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여전히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면서 출자총액제한제도 등을 통해 통제하고 있으니까요. 재벌들이 외국자본에 비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하소연하는 까닭입니다.  정부의 `논리`대로라면 아이칸과 같은 냉혹한 기업사냥꾼보다 국내 재벌을 더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니까요.     만약 포스코가 국내 재벌에 넘어갔다면 결과가 어떻게 나타났을까요.  미탈이 최근 몇 년간 M&A를 통해 세계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올해초 세계 2위 기업인 유럽 아르셀로를 적대적 인수합병한다고 밝히면서 포스코를 놀래켰죠. 포스코 역시 M&A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포스코는 그동안 뭘 한걸까요. 포스코는 한해 현금자산이 3조원에 육박하고 한번에 10조원의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저력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해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겨우 12조원에 이르는 인도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참고로 미탈은 회사 오너인 락시미 미탈과 그의 아들이 전체 주식의 99.8%를 보유하고 있는  오너그룹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재벌이 민영화된 공기업을 인수해야한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재벌이 인수하든, 아니면 분산된 지배구조로 민영화되든 각각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다만 정부가 재벌과 심지어 해외 기업사냥꾼에 대해서도 이중잣대를 갖고 있는 게 아닌지 냉철하게 생각해 볼 때라는 겁니다.
2006.03.10 I 좌동욱 기자
  • (e-Run 세상) `비상경영`의 뒤안길
  • [이데일리 박호식기자] 현대·기아차 한 임원은 며칠전 자신이 경험한 꿈 얘기를 털어놨다. 꿈속에 달러/원 환율이 9원이 오른 환율표가 보이더란다. 너무 기뻐 잠이 깼는데 그날 실제로 환율이 9원 오른채 마감했단다. 이 임원은 "환율상승 폭이 정확히 일치한 것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그보다 내가 이렇게까지 압박감을 갖고 있었나 싶더라"고 말했다.최근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들의 임금동결 선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의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다.현대차그룹의 한 임원은 "환율, 원자재 가격 등 외부 환경이 어려워지면 제품가격 인상 이나 비용 절감 등의 카드를 쓸 수 있다"며 "그러나 제품가격 인상은 시장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함부로 꺼내들 카드가 아니며, 결국 원가절감에 초점이 맞춰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실제로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놓고 있는 비상경영 조치들은 원가절감에 초점을 맞춘 `고통분담`이다. 불필요한 비용 줄이기, 각 현장의 비용절감 아이디어 모으기가 진행돼 왔고, 올들어 협력업체 부품단가 인하폭 확대 요구에 이어 임금동결 선언이 나왔다."회사 상황은 이해된다"이같은 비상경영 조치들들에 대한 과장급 이상 실무자들의 심경은 다소 복잡하다. 상당수는 비상경영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분위기. 그러나 일부 불만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한 실무자는 임금동결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회사 상황은 이해가 가지만, 글쎄요..."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대부분 직원들이 22일 임금동결 선언식에 참석하라는 통보를 21일 저녁이나 22일 아침에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임금동결은 팀장급 회의에서 결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그는 "지금 그룹이 성장을 할 수 있느냐 기로에 서 있는 것은 맞다"며 "각종 투자들이 대규모로 예정돼 있고, 해외시장에서는 일본업체를 중심으로 견제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상경영의 어려움은 있지만 그 필요성은 이해 할 수 있다는 의미다."단가인하 압박, 수치 과장하지 않아도 힘들어요"현대·기아차로부터 부품공급 단가 인하 압력을 받은 부품업체들도 현대·기아차 직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방의 한 부품업체 경영기획팀장은 "현대·기아차 또는 현대·기아차 직원들이 감당해야 할 몫까지 단가인하에 포함돼 요구받고 있다"며 "그러나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는 부품업체들은 없고 속만 끓이고 있다"고 전했다.현대·기아차가 올들어 요구한 단가인하는 예년 2~3%보다 크게 높은 5~7%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일부 환차익을 얻은 부품업체들의 경우 환차익 부분을 반영해 납품단가를 인하할 것을 협의중이다.증권사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는 "단가 10% 이상 인하 압력은 현재 대부분 부품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2~5% 가량임을 감안하면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부품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을 감안하면 예년 수준의 인하압력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지난주 부품업체 여러곳을 탐방한 다른 애널리스트는 "부품업체들은 2~3년내에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지 모른다는 위기 의식을 갖고 있다"며 "GM대우 납품가격이 현대·기아보다 10~15% 낮아 일부 부품업체들이 떨어져 나갔는데 현대·기아차도 이 정도 요구가 계속되면 어쩔 수 없이 이탈하는 곳이 생길 수도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사정이 나은 계열사로 쏠리는 눈길이와 관련 증권가에서는 현대·기아차 계열 부품업체들에 주목하고 있다. 계열 부품회사들의 경우 매출 규모가 크고, 현대·기아차(000270) 의존도가 높아 영업이익률이 다른 부품업체에 비해 높은 편이기 때문. 한 애널리스트는 "현대·기아차의 비용절감을 위해 계열사, 특히 비상장사의 고통분담 압박이 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005380) 한 임원은 "임금동결로 인한 실제 비용절감 효과는 크지 않지만, 동참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복잡한 이해관계속에서 `임금동결`은 다양한 포석을 깔고 있고 있다.
2006.02.23 I 박호식 기자
주식옵션 `신장개업했으나 개점휴업`
  • 주식옵션 `신장개업했으나 개점휴업`
  •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죽은 시장이었던 주식옵션을 활성화시키고자 제도를 전면 개편했지만 한달이 지나도록 여전히 개점휴업 상태다. 심지어 지난주에는 주식옵션 거래가 전무해 개편 이전과 다를바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수옵션이 거래량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활기를 띄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처럼 주식옵션 시장이 침체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는 이유로는 거래소 홍보부족, 회원사 참여부족, 투자자 관심부족 등 3무(無)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선물거래소는 부랴부랴 초기 유동성 확보를 위해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개별 홍보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주 거래량 전무..개점휴업 증권선물거래소는 지난달 26일 주식옵션 거래제도를 기존 현물결제에서 현금결제로 바꾸고 대상종목도 7개에서 30개로 확대하는 등 전면 개편했다. 이에 따라 실물을 확보할 필요가 없어지고 선택권도 넓어지면서 주식옵션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제도개편 초기에 소량이 거래됐을 뿐 한산한 상태다. 제도개편 첫날인 26일과 둘째날인 27일 각각 1815계약, 1002계약 거래되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나 싶었지만 사흘째 176계약으로 급감했다. 이달들어 둘째주에는 거래량은 4계약에 그쳤고 지난주에는 아예 한건도 거래되지 않았다. 26일 현금 결제방식 주식옵션이 상장된 이후 거래량은 3236계약에 불과한 상태다. (★주식옵션 거래량 표 참조)거래대상 주식도 주로 삼성전자에 쏠려있다. 삼성전자 콜옵션과 풋옵션이 1216계약 거래되면서 전체 겨래량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이밖에 포스코와 한국전력, KT, SK텔레콤 정도가 거래됐다. 이번에 주식옵션 대상으로 지정된 종목 가운데에는 삼성증권 콜옵션 1계약, 기아차 콜옵션 3계약이 거래됐을 뿐이다. 따라서 실물 결제방식의 개별주식옵션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02년 1월 개설된 이후 개별주식옵션은 그 해 5만8000여 계약이 거래됐으나 2003년에는 8000여계약으로 대폭 줄었고 2004년 이후부터는 아예 한건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홍보·참여·관심 부족에 주식옵션 침체 이처럼 주식옵션이 거래되지 않는 것은 초기 유동성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기관투자자들의 시장 참여로 유동성이 확보돼야 개인투자자들도 시장에 관심을 가질텐데 옵션을 사도 팔 수 없다면 당연히 관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옵션 포지션을 잡았다가 처분하지 못할 경우에 대한 리스크를 크게 느끼는 것 같다"며 "결국 누가 먼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가 문제"라고 말했다.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부족했던 것은 증권선물거래소의 홍보가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주식옵션 제도 개편 이전에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단 한차례 설명회를 개최했을 뿐이다. 스타지수 선물 설명회가 3차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것에 비해 주식옵션의 경우 알리는 기회가 부족했다는 평가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 역시 "회원사 사장단들과 만나보면 연말에 개설되는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과 주식옵션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아직 이해도가 높지 않음을 인정했다. 아울러 현물거래에서의 거래세 부담도 주식옵션 매매를 주저하는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전 애널리스트는 "주식옵션 포지션을 취할 때에는 현물로 헤징을 실행해야 하지만 현물매매에 들어가는 거래세 부담 역시 만만치 않다"며 "이를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보는 사람도 꽤 많다"고 설명했다. ◇거래소 "홍보, 또 홍보"주식옵션 시장 활성화를 위해 증권선물거래소는 당분간 홍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회원사 임원을 개별적으로 찾아가 주식옵션 제도를 설명하고 적극적인 시장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특히 거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도입한 사후증거금제도에 해당되는 기관투자자들을 중점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증권사 직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증권사 지점을 대상으로 주식옵션 설명회 신청을 받은 결과, 7개사가 희망의사를 표시해옴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3일까지 증권선물거래소 직원이 직접 지점을 찾아 주식옵션 제도와 효과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아울러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주식옵션 제도에 대해 광고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헤징수단으로 주식옵션에 투자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증시에서는 현물 시장과 파생상품 시장을 별개로 보는 경향이 높다"며 "회원사들의 참여를 유도해 유효 호가가 조성되면 개인투자자들도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애널리스트는 "이제 한달된 시장을 가지고 실효성에 대해 논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며 "이보다는 시장 개선책을 고민해야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2005.10.25 I 권소현 기자
  • 개복제, 동물복제 최종관문..난치질병 해결에 `성큼`
  • [이데일리 김세형기자] 황우석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개의 복제에 성공했다. 인간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이은 또 하나의 쾌거다. 개는 독특한 난자의 특성으로 인해 가장 복제하기 어려운 동물로 평가된다. 황 교수팀이 이번 개복제에 성공함으로써 한국의 과학 기술 수준의 위상을 재삼 확인하게 됐다. 개는 유사이래 인간과 함께 해온 동물로 영장류를 제외하고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다. 따라서 인간과 공유하는 질병도 그만큼 많다. 이런 점에선 개복제 성공은 유전적 난치질병의 치료연구와 인간의 질환모델 동물을 생산하는 길도 한발짝 더 다가선 셈이다. 황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사람의 질병연구 모델로서 가치가 높은 질병 모델 동물을 개발하고 또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복원 연구에도 나설 계획이다. ◇동물 복제 최고의 정점을 찍다지난 97년 세계 최초로 복제양 돌리를 만든 영국 에딘버러 대학의 윌멋 박사는 이번 연구 성과를 두고 "동물복제연구부분에서 최고의 정점을 찍는 큰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평가는 개가 갖는 독특한 특성에 기인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개는 다른 동물과 달리 난자의 체외배양이 어렵고 체세포 복제과정도 매우 어렵다. 또 발정기도 일년에 두번밖에 갖지 않는 특이한 번식 생리학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가장 복제하기 힘든 동물중 하나로 평가돼 왔고 이것이 이전 복제에 성공한 소나 쥐, 돼지 등의 연구와 차별적으로 평가받아야 하는 이유다. 황우석 교수는 개 복제의 어려움을 시험관 동물과 연결지어 설명했다. 황 박사에 따르면 사람을 비롯해 모든 동물들은 시험관 새끼가 태어난 뒤 복제로 이어졌다. 그러나 개는 독특한 특성 때문에 아직도 시험관 새끼가 탄생하고 있지 못하다. 세계최초로 생쥐복제에 성공한 와카야마 박사는 "개는 양이나 고양이, 생쥐 등 이미 복제된 다른 동물보다 인위적으로 처리하기가 매우 어려운 번식체계를 지닌 동물"이라며 "복제하기가 가장 어려운 동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질환모델동물 생산의 가능성을 열다이번 연구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을 복제, 인간 질병 연구에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 개는 유사이래 인간과 함께 해온 대표적인 가축이고 함께 살아온 날이 긴 만큼 공유하는 질병도 많다. 이로 인해 개의 다양한 유전적 난치질병 치료연구는 물론 사람의 질환모델동물로 기능할 수 있다. 사람의 질환모델동물이 된다면 앞으로 신약개발이나 세포치료제 개발에도 유용하게 응용될 수 있게 된다. 연구팀은 "향후 관련 연구의 최종목표는 사람의 질병연구 모델로서의 가치가 높은 질병모델 동물의 개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 연구팀 미국측 책임자인 제럴드 새튼 피츠버그 의과대학 교수는 "향후 개 줄기세포가 확립되면 사람의 줄기 세포 연구 실용화에 커다란 진전을 촉진시킬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 연구는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의 복원에도 적용될 수 있다. 멸종위기에 처한 `한국늑대`와 같은 개과 동물의 복원이 우선시될 전망이다. 황우석 교수는 이번 연구와 관련, "현재까지의 개 복제 연구는 초기 단계에 불과해 많은 부분에 있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개 복제기술이 치료용 줄기세포 기술 개발과 신약개발 기술에 핵심적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황 교수는 한편 "연구 목표는 인간에 적용되는 미래의학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범위에 국한된다"며 "상업적 이용은 전혀 고려지 않고 있다"고 재차 못을 박았다.
2005.08.04 I 김세형 기자
  • (부동산레이다)리디노미네이션이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
  • [edaily] 고액권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한지 많은 시간이 지났다. 2004년 총선을 앞두고 가시화 될 것 같았던 고액권 발행 분위기도 부동산 규제책에 묻혀 사라져 버린 것 같다. 그러나 고액권 발행은 일반 국민 경제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새로운 화폐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여론조사가 필수적으로 보인다. 이러한 절차를 무시하고 행할 때 반드시 부작용을 감수하여야 할 것이다. 이번 2004년 성탄절 연휴에 불어 닥친 동남아 쓰나미(지진해일) 대재앙에서와 같이 준비하지 못한 결과는 얼마나 참혹한 결과를 가져다 주는지 분명히 경험한 사실 아닌가? 새로운 화폐가 발행되기 위해서는 먼저 실무적으로 일반 국민 여론 등을 기초로 전문가 의견을 들어 화폐 도안과 규격 등 기본사항을 정한 후. 이어서 정부 승인과 금융통화위원회 의결 과정을 거쳐 새 화폐 모습을 최종 확정하게 하는 절차가 있다. 그리고 이를 기초로 한국조폐공사는 인쇄판을 제작하는 등 여러 준비과정을 거친 후 실제 화폐를 인쇄하게 된다. 이에 따라 화폐 도안 결정에서부터 최종적으로 화폐가 태어나기까지는 적어도 1년6개월 이상 소요된다. 따라서 화폐제도 개선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된다. 새 화폐를 찍어내야 하고, 금융회사의 ATM(현금입출금기)이나 자동판매기의 화폐인식프로그램, 각종 회계프로그램과 장부 등을 몽땅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 국가의 화폐제도를 개선할 경우 수천억원의 비용을 예상할 수 있다. 이렇게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고 해서 이를 방차할 경우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의 현실은 장기적으로 수표발행에 연간 6,000억원이 허비되고 있고 이에 다른 부대비용 또한 막대하여 화폐제도 개선, 즉 고액권 발행은 당연한 이익이 된다. 그래서인지 정부에서는 고액권발행을 앞두고 김구 선생과 정약용 선생을 10만원과 5만원권의 표지로 잠정 도안을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고액권을 발행할 바에야 차라리 "디노미네이션(화폐 단위 하향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고액권 발행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새해에는 고액권 발행 문제를 디노미네이션와 연계해 구체적으로 논의했으면 한다. 사실상 디노미네이션은 고액권 발행보다 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지만 언제까지 미룰 수만은 없는 과제다. ◆디노미네이션 제도 변화 디노미네이션(Denomination,액면절하)이란 화폐가치의 변동없이 기존 화폐단위를 1000분의 1 혹은 10분의 1 등 일정한 비율만큼 화폐단위만 낮추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현재 1000원짜리 화폐를 1원으로 바꾸는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의 경우 디노미네이션과 화폐개혁을 하였지만 혼란은 크지 않았다. 지난 1953년 구권 100원을 신권 1환으로, 1962년에는 구권 10환을 신권 1원으로 화폐단위를 두 차례 바꾼 적 있다. 화폐가치 변동은 없고 단위만 바뀌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소득이나 채권ㆍ채무액 상품가격 등 실물변수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한국은 6ㆍ25동란 와중인 1950년과 53년 및 1962년 등 세 차례에 걸쳐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이 중 1953년과 62년에는 화폐단위를 일정비율로 떨어뜨리는 디노미네이션이 병행됐다. 1950년 8월의 화폐개혁은 전쟁 중 북한군이 탈취한 돈의 통용을 막기 위해 취해진 조치였으며, 이에 반해 1953년 2월에 실시된 화폐개혁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1백대 1의 액면절하 조치와 함께 예금의 인출과 담보제공이 일정 기간 금지됐다. 1962년 6월 통화개혁은 과잉 유동성 흡수를 통한 인플레이션 억제와 장롱속 현금이나 검은 돈의 산업자금화가 목적이었다. 기존의 화폐단위인 "환"이 "원"으로 바뀌었고 10대 1의 디노미네이션도 이뤄졌다. 또 구 화폐와 수표ㆍ어음은 금융기관 예치가 의무화되고 이 중 일부는 인출이 봉쇄됐다. ◆ 경제 규모와 안 맞는 화폐단위 고액권 발행이나 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절하)에 대한 필요성은 현재 최고액권으로 통용되고 있는 1만원권의 "장기 집권"에서 출발한다. 1만원권이 등장한 것은 1973년이다. 그 후 30여년 동안 물가는 평균 10배 이상 오르고 경제 규모는 1백배가량 커졌다. 1만원권이 처음 등장할 당시 1만원이던 쌀 한 가마(80㎏) 가격이 지금은 20만원을 웃돌고 20원 하던 버스요금은 1000원 안팎이 되었다. 앞으로 몇 년 안에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조"단위로도 부족해 명칭도 생소한 "경" 단위를 써야 할 정도다. 경제 규모와 화폐단위 사이의 이같은 괴리는 10만원권 자기앞수표가 메우고 있다. 특히 수표는 이서를 하게 되는 단점으로 인하여 개인의 신상이 10만원권 수표에 전부 노출됨에 따라 상당한 부작요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 특히 1만원권은 한 번 발행하면 3~4년 이상 쓸 수 있지만 수표는 재사용이 불가능해 유통기간이 평균 1주일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해마다 수표 발행과 관리에 6천억원 정도를 허비하고 있다. 다음으로 세계 다른 나라와의 환율을 보면 디노미네이션의 필요성은 절박하다. 대미 달러 환율이 1천원대를 웃도는 것도 국가신인도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필자가 인도네시아에 갔을 때 느낀 것이다. US 1$이 인도네시아 8,400루피아였다. 우리나라 1,100원이 8,400루피아인 셈이다. 가령 11,000원 정도의 물건을 살려면 인도네시아 84,000루피아를 주고 사야 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습관이 되지 않아 많은 돈을 주고 산 느낌이 들었다. 같은 환율이 높은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간에도 이러한데 미국인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은 숫자에 대한 두려움이 오직했을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대미 환율이 1000단위를 넘는 나라는 인플레이션으로 유명한 멕시코와 터키 그리고 한국뿐이다. 2005년 수출을 2,500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 경제 규모가 더욱 확대된다면 디노미네이션은 불가피해 진다. 예컨대 한국 국부가 조 단위를 넘어 경(京) 단위가 된다면 이러한 천문학적 수치를 읽기조차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이러한 여러 이유로 인해 1960년 이래 전 세계 38개국이 디노미네이션을 단행했고, 그 중 1000분의 1단위 절하가 18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미 선진국 못지 않은 물가안정 기조가 정착된 만큼 ‘인플레이션 국가’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서라도 디노미네이션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물론 디노미네이션을 실행하는 데는 화폐 제조, 신구(新舊) 화폐 교환, 컴퓨터 시스템 변경, 자동판매기 등 각종 자동화기기 교환, 회계장부ㆍ전표류 변경 등 적잖은 시간과 비용이 지출될 것이다. 또 디노미네이션이 화폐 단위를 변경하는 것인 만큼 이에 대한 충분한 국민 교육도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현재로선 디노미네이션보다는 비교적 도입하기 수월한 고액권 발행을 정부는 추진하고 있다는 언론의 소식에 필자는 한숨이 나온다. 국가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해 나가는 관료들은 국가를 위한 비젼을 가져야 할 것이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서로 달지 않으려고 한다면 나중에 그 고양이가 호랑이로 변해 어떤 더 큰 화를 일으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만약 정부 관료중 고액권 발행정도로 화폐개혁을 마무리하려는 의지가 있는 관료가 있다면 좀 더 큰 안목으로 국가 백년대계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고액권 발행 정도로는 환율과 현실 반영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중장기적으로는 별로 효용가치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행히 한국은행이 "국제적으로 우리 경제 위상에 걸맞은 통화를 위해서는 원화의 디노미네이션은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에 적극 동의 한다. 재경부의 "현재 우리 경제는 디노미네이션을 추진할 만큼 불안하지 않다"며 "오히려 현 시점에서 일종의 화폐개혁인 디노미네이션을 단행할 경우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견해는 소극적이고 좁은 안목이라 볼 수 있다. 원화의 디노미네이션은 언젠가는 추진해야 한다. 문제는 정책 추진 비용이 크다는 점인데 수표발행 비용으로 그냥 소비되는 비생산적 비용과 비교한다면 내일 당장 고액권 발행을 추진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더나가 현 시점에서 원화의 디노미네이션을 단행할 경우 갑작스런 정책 변화로 부정적인 면이 있다면 시간을 갖고 검토해야 할 현안이지 근시안적 발목에 묶여 비용타령만 해서는 안된다. 언젠가는 디노미네이션은 실시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우리들은 디노미네이션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특히 부동산을 공부하거나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관심을 쏟아야 한다. 왜냐하면 디노미네이션을 통하여 화폐단위가 동일 비율로 낮아졌다고 하더라도 정가가 정해져 있지 않은 부동산은 동일비율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1,000분의 1로 디노미네이션이 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동일비율로 디노미네이션 되었을 경우 원칙대로라면 5억짜리 아파트는 50만원으로 떨어진다. 그러나 동일비율로 떨어진 50만원 짜리 아파트는 5억에서 6억으로 올라가는 것보다 60만원으로 너무 쉽게 오른 다는 것이다. 이것이 부동산의 화폐적 환상이다. 5억원에서 6억원으로 오르는 것보다 50만원에서 60만원으로 오르는 것이 너무 쉽다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쉽게 디노미네이션은 결정하지는 않을지 몰라도 이러한 디노미네이션의 논의가 이루어질 때 부동산의 투자 싯점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만약 어느 정도 디노미네이션에 대해 논의가 되고 적절한 분위기가 도래될 경우 어느 누가 부동산을 팔겠는가? 원화의 디노미네이션과 함께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한은은 "화폐의 본질적 기능인 거래의 편리성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경제규모에 걸맞게 고액권을 발행해야 한다"는 것이고, 재경부 관계자들은 현행 화폐 사용에 따른 커다란 불편이 없는 상황에서 고액권을 발행할 경우 인플레가 유발되면서 뇌물 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고액권 발행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보인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재경부와 한은이 갈등을 빚는 고액권 발행 문제는 제고의 가치도 없다고 본다. 이중 지출이 되는 것은 물론 갈등 자체가 또 다른 문제꺼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부처간의 의견 차와 상관없이 현재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화폐 사용에 따른 불편함을 얼마나 느끼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80% 이상이 고액권 발행에 찬성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고액권 발행의 단계를 넘는 디노미네이션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길을 잡아야 할 것이다. 고액권이 발행되거나 디노미네이션이 이루어질 경우 대비해야 할 것으로 물가상승이나 과소비 부패확산, 부동산의 화폐적 환산 등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일단 비용과 시간 절감을 위해 ▲고액권 발행 ▲위폐 방지 및 도안 혁신 ▲디노미네이션(denominationㆍ화폐단위 하향조정) 등 세 가지를 동시에 추진해 새 화폐를 발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다. 사실상 디노미네이션이 단행된다면 나머지 두 가지 문제 즉, 고액권 발행, 위폐 방지 및 도안 혁신는 자연스럽게 해결되기 때문에 새 화폐 비용 측면을 고려한다면 디노미네이션을 추진하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 그러나 디노미네이션을 섣불리 추진할 수 없는 이유는 지금은 국민적인 공감대가 아직 널리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새 화폐 발행은 일반 국민의 경제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국민여론조사를 거쳐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안타깝게도 2006년 정도에 국민적 공감대가 널리 형성된 10만원권 등 고액권 발행이 가장 가능성 높은 화폐 선진화 조치로 예상되며 디노미네이션은 2009년 정도에나 가능하다고 점쳐진다. ◆만만찮은 "시기상조론" 필자는 고액권 발행과 위조 방지, 화폐단위 절하(디노미네이션) 가운데 어느 한두 가지만 시행하는 것보다 세 가지를 한꺼번에 하는게 시간과 비용절감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10만원권만 발행해도 위조방지 장치를 추가하고 현금 입ㆍ출금기기(ATM)나 자동판매기의 "액면인식 센서"를 모두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노미네이션을 단행하거나 고액권을 발행할 경우 신권을 찍는데 많은 돈이 들 뿐만 아니라 금융회사의 현금 지급 관련 기기 변경이나 각종 회계 프로그램과 장부 등을 교체해야 하는 데도 엄청난 비용이 든다. 물가 상승에 대한 걱정도 앞선다. 부동산과 연결된다면 큰 문제를 안게 된다. 그러면 디노미네이션이 부동산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인가?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 디노미네이션이 이루어질 경우 부동산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고 이에 따른 대책은 무엇인가? 첫째, 부동산의 화폐적 환상에 대비해야 한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디노미네이션을 통하여 일정비율로 화폐단위가 떨어지면 가전제품등과 공공요금등은 그대로 적용되지만 부동산만큼은 다시 복원할려는 강한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에 관심을 갖어야 한다. 이러한 특징은 부동산의 정가가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그렇다면 부동산 투자시기를 언제로 볼 것인가? 예컨데 2009년에 디노미네이션이 단행된다면 최소한 2006년 하반기나 2007년 상반기 전에는 금융상품등에서 부동산으로 투자처를 반드시 돌려야 할 것이다. 디노미네이션이 단행될 것임을 알고 있으면서 안타깝게 그냥 바라만 보고 있을 것인가! 당장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면 부동산 중에서도 환금성이 좋은 아파트나 수익성부동산에 투자해 놓으면 좋을 듯 싶다. 이미 논의가 되고 디노미네이션 실행 분위기가 되면 이미 때는 늦기 때문이다. 둘째, 물가상승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디노미네이션 단행이후에 물가는 상대적으로 강한 싸움을 일으킬 것이다. 정부는 ‘원’단위 밑으로 ‘전’ 이라는 단위를 도입하게 될 것이고, 그동안 쉽게 익숙해져 습관화 된 경험을 바탕으로 물가는 상당히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정부의 규제가격이 있는 공산품보다는 규제가 덜한 품목의 농산물에 관심을 갖어야 할 것이다. 셋째, 환율에 대비해야 한다. 디노미네이션을 단행했다고 해서 수출이나 환율등이 안정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환율도 다시 약세로 돌아서게 될 것이고, 이러한 외부요인을 잡지 못하면 얼마가지 않아 또다시 디노미네이션을 고려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디노미네이션은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국가의 장기적인 안목을 바라본다면 실시하는 게 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문제는 부동산과 금등을 어떻게 동일한 비율로 관리할 것인가가 디노미네이션의 성공여부에 달려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어떠한 형태의 디노미네이션이 된다하더라도 부동산에는 막대한 영향이 있기 마련이다. 아마도 2001년-2003년간이나 1989년의 부동산 폭등보다도 상대적으로 더 높은 상승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을 공부한다고 해서 다 성공하는 것이 아니듯이 디노미네이션을 준비하는 자에게만이 그 성공의 여신이 다가갈 것이다. 최소한 필자를 만나서 공부하고 있는 분들 만큼은 하늘이 주신 선택할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그렇다면 나는 어느 쪽인가? 모든 인생의 선택과 부동산의 선택은 본인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2005.01.03 I 양은열 기자
  • (윤영환의 크레딧스토리)회사채시장도 대화를 시작할 때
  • [edaily] 대화는 그저 마음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상황과 상대에 따라 적합한 기술이 필요하다. 금융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는 이와 파는 이의 심리는 완전히 다를 수 밖에 없다. 최근 수년간 우리 주식시장은 대화의 기술을 눈부시게 발전시켜 왔지만, 회사채시장은 이제서야 조금씩 대화의 필요성을 알아가고 있는 단계다. ◇ 한국신용정보의 “LG전자 해외법인에 대한 검토” 11월 17일 한국신용정보는 `LG전자 해외법인에 대한 검토(1)`라는 아주 흥미로운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 내용보다도 보고서의 발표 배경에 먼저 눈길이 갔다. LG카드 사태 이후 회사채시장에 잠재하고 있던 불안감에 정면으로 접근한 최초의 사례였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서두에서 "금융시장 일각에서 제기되었던 우려”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우려는 있었지만 마치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처럼 아무도 나서기를 꺼려했었다. 우리의 금융현실에서, 그것도 거대기업을 대상으로 신용도 문제를 공개적으로 다루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최고 반열의 기업과 신용평가사, 그리고 금융시장이 갑자기 전에 보지 못한 방식으로 대화를 시작한 것이다.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뭔가 상황이 변한 것이 분명하다. 물론 이러한 대화가 특별한 상황에 의해 만들어진 일회성 이벤트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E.H.Carr의 유명한 명제, “역사는 우연을 매개로 필연을 관철한다”를 상기해보라. 시장의 진보를 믿고 또 기대하기 때문인지 이러한 상황변화가 결코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아쉬운 부분도 보인다. 보고서에 이용된 자료들은 대부분 공시되지 않은 것이고 개별적인 요청에는 좀처럼 보여주지 않던 것 들이다. 신용평가사의 특별한 지위는 인정하지만 영업비밀과 거리가 먼 자료를 가지고 그동안 시장을 차별했던 것은 못내 섭섭한 일이다. 보고서의 접근방식도 조금은 아쉬움을 남겼다. 보고서는 LG전자의 수출채권 할인액의 규모(또는 절대치), 비율(또는 비중), 증가율 가운데 마지막 증가율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크레딧 분석에서 통상 증가율은 기폭제일 뿐이고, 이슈의 뿌리는 규모와 비율이 아니던가? 작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 보고서는 아주 큰 기쁨을 주었고, 그래서 한국신용정보가 예고한 후속 편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믿기 위해 의심하는 것’을 업(業)으로 삼고 있는 크레딧 애널리스트에게 불확실성의 해소 이상의 기쁨은 없기 때문이다. ◇ 정상적인 회사채시장의 대화 위의 사례는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매우 극적인 사건(?)이지만 결코 이상적인 모습은 아니다. 신평사를 통한 간접대화보다는 회사채시장의 주인공인 투자자가 직접 참여하고 토론할 수 있는 장(場)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선적으로 기업의 적극적인 자세전환이 필요하다. 회사채가 자금조달의 중요한 원천이라면 응당 투자자의 합리적인 요구에 응해야 한다. 기업의 고리타분하고 근시안적인 자세를 종종 보게 된다. 이런 기업들은 갑자기 상황이 달라지면 도무지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위기에 무너진 기업들을 보라. 예외 없이 잘못된 재무정책이 불행의 씨앗이 되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제대로 기업설명자료를 작성하고 제대로 기업설명회를 해야 한다. 자기자랑이나 형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의 관점에서 충실히 자료를 작성해야 한다. 숨길 것이 많지 않다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다. 보통의 기업설명회는 실적과 현황에 개략적인 투자계획 정도를 담는다. 회사채투자자에게 꼭 필요한 중장기 재무정책을 제시하는 기업은 드물다. 중장기 재무정책도 보지 않고 장기 회사채를 선뜻 인수하는 우리 시장의 호기는 그렇게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신용평가의 역할과 제도환경도 시장의 대화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신용정보가 이번에 보여준 접근은 매우 훌륭한 행보로 평가할 만 하다. 하지만 신용평가가 시장에 제공하는 최고의 선물은 `논리`라는 이름의 대화거리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사실의 나열과 최종 결론만 있는 보고서는 가장 품질이 낮은 보고서다. 논리로 엮어진 중간결론이 풍부한 보고서가 최고의 보고서다. 제도환경 측면에서는 공시제도와 발행절차의 체계적인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기회에 다뤄보려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자 스스로의 자각과 실천이다. 제대로 된 설명자료나 설명회 한번 없이 발행된 회사채에 대해 덜컥 거액의 투자의사결정을 내리는 방식으로는 발전을 기약할 수 없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발행시장의 과열이 어디 증권사나 은행의 인수경쟁으로만 책임을 돌릴 일인가? 크레딧 애널리스트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혼자 힘으로는 결코 독단의 함정을 피해가지 못한다. 시장의 대화를 활성화하여 공론이라는 이름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야 한다. “모든 사람들을 잠시 속일 수는 있다. 그리고 일부의 사람들을 계속해서 속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 Abraham Lincoln - 굿모닝신한증권 기업분석부 연구위원/Credit analyst
2004.12.02 I 윤영환 기자
  • (가판분석)8월18일자 조간신문
  • [edaily 증권부기자] ◇헤드라인 - 경향: 대한민국에 드리운 `친일의 그늘` - 동아: 충청지역으론 사람-돈 몰렸다 - 조선: 정부, "미군 감축시한 1년이상 늦춰야"..美에 공식입장 전달 방침 - 한국: 여, 辛의장 인책론 확산 - 한겨레 : 한국군 개혁해야 산다..과거지향 `대군` 부작용 크다 - 매경: 기업 수익성 나빠졌다..2분기 순익 1분기보다 11.37% 감소 - 서경: 상장사 상반기 순익 사상최대..작년보다 89% 급증 - 한경: 기업실적 급격 둔화조짐..2분기 영업익 1분기보다 줄어 ◇주요기사 (12월 결산 상반기 실적) - "악재 첩첩" 하반기 전망은 먹구름(서경) - 삼성전자 순익 코스닥의 5배 넘어..다음·NHN등 인터넷 업종 `울상`(한경) - 거래소, 유통·통신株 수익성 크게 악화..코스닥, IT경기 둔화 순이익 22% 줄어(매경) - 창투사, 상반기 장시 못했다..코스닥시장 침체로 KTB등 당기순손실 최고 126억(서경) - 한국증시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적어도 2년이상 걸린다..골드만삭스 분석(매경) - 기금관리 주먹구구..작년 6조3천억 적자(매경) - 공적자금 상환기금 작년 14조 날려..49개 국가운용기금 6조 적자(동아) - `뭉칫돈` 해외 이탈 가속화..상반기 美국채 등 40% 급증 30억불(한경 등) - 국민연금으로 복지시설 세운다..黨政, 연금법 개정키로(서경) - 예금금리 인하는 속전속결, 대출금리 인하는 미적미적(동아) - 돈도 사람도 충청권으로..대출증가 전국 최고·인구유입 1년새 4배(전조간) - 정유사 기름값 담합 혐의 잡아..공정위, "조사결과 내달중 발표"(매경) - 정유사들, "마진 3.4% 정도 불과" 해명(경향) - 포스코, 용광로 없는 제철공장 만든다..1조3천억 투입 2006년 완공(전조간) - LCD값 내렸는데 판매 줄다니..삼성·LG 5월 이후 감소세(매경) - PDP 값 떨어지고, 성능 높아져(조선) - 코오롱 구미공장 직장폐쇄..파업 56일만에(전조간) - 기아 뉴스포티지 나왔다..2천만원대·연비는 14.6km(전조간) - 한솔그룹 상반기 사상 최고 실적..한솔개발외 全 계열사 흑자(경제지) - 다임러, 현대차 지분 매각..주당 19.92달러(전조간) - 포스데이타, 또 1원 입찰..업계 자정노력에 찬물 비난(전조간) - 우리홈쇼핑 대만시장 진출..푸방그룹과 합작법인 설립키로(한경) - 악재겹친 화섬업계 돌파구 막막..과잉공급에 고유가(한겨레) - 고양이 복제 국내 첫 성공..순천대 연구팀 개가, 한국호랑이 복원길 열려(매경) - 평택 투기혐의자 98명 조사..국세청, 무차별적 부동산 세무조사는 자제(매경 등) - 부산·대구등 투기지역 4~5곳 20일 해제발표(서경) - `채권단 결의` 법적 구속력 첫인정..부실기업 경영정상화 작업 탄력 받을듯(서경) - 여야, 노사정 대타협 추진(전조간) - 허 행자장관, "중국군 해킹 조직적개입 가능성" 보고(조선) - 지방이전할 공공기관 200개서 160여개로 줄 듯(한국) - 노동부, 체불임금 이자 물린다..악덕사업주 선별 연 20%까지 부과(경향) - 환경부, 2008년부터 사업장별 유해물질 배출량 공개(한겨레) - `사회적 일자리` 상시고용 전환..정부 내년 예산 대폭확대(한겨레) - 농림부, 농산물도 2006년 리콜제(한겨레) - 방위비분담 증가율 국방예산 5배..1991년 이후 686% 증가(전조간) - 중국, 동북공정 黨서 허가(경향)
2004.08.17 I 증권부 기자
  • (외환폴)환율 1151~1168원..FOMC 전후 변동성 확대
  • [edaily 최현석기자] 9일 edaily 외환전문가 폴을 분석한 결과, 이번주(9~13일) 달러/원 환율의 저점은 1150.50원, 고점은 1168원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달러/원 환율이 달러약세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1160원대 지지선을 밑돈 채 전저점인 1140원대를 향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미 고용지표에 대한 실망감으로 금리인상 기조에 대한 기대 역시 한 풀 꺽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8월에 금리를 높일 가능성이 있으나, 추가적인 인상 의지는 완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수출 호조세가 둔화되고 있는 데다 유가불안 등 악재가 곳곳에 깔려있어 원화가치가 오르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았다. 당국 개입 가능성 등으로 1150원에 대한 레벨 경계감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 FOMC와 유가 불안 등 대형 변수 영향으로 이번주 환율 변동성은 크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개별 전망치에서는 1145원선 하락 가능성이 제기된 반면 1180대 상승 가능성 역시 열려 있다. 환율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박스권 이탈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 ◇깔리옹은행 은행 이병협 이사 지난 금요일 뉴욕 외환시장에서의 달러엔 급락이 주초 국내 외환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실망스러운 고용지표로 촉발된 달러/엔 하락은 10일 열리는 FOMC 회의 결과에 따라 다시 한번 크게 움직일 여력이 있다. 시장은 이미 25bp 인상이 반영되어 있지만 관심은 이후 연말까지의 추가 인상 여부가 될 것이다. 반면 달러엔 또한 국제 유가의 안정 없이는 추가 하락이 쉽지 않은 상태이고, 달러원 환율은 더욱 강한 하방경직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1150원대 초반에서는 강한 지지선이 형성될 것이다. 시장의 수급 및 제반 여건을 고려한다면 달러/원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지만 시장 참여자 특히 은행권의 트레이더를 중심으로 정부의 1150원 방어 의지를 수차례 확인한 경우 어느 누구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하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역외세력 또한 어느 한 방향으로 포지션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어 금주는 1150원대 중반에서 주 거래를 형성할 것이며, 수입업체 입장에서는 1150원대 초반에서의 헷지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삼성선물 방관철 대리 관심을 모았던 미국 7월 비농업 신규 일자리수가 예상치인 24 만개 보다 훨씬 못 미친 3만2000개 증가하는데 그쳤고 6월 수치도 11만2000개에서 7만8000개로 수정되었다. 이는 미국 경기회복에 급제동이 걸린게 아니냐는 비관적 시각이 제기되었고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발표 직후 달러/엔은 급락해 110엔 붕괴 시도가 있었고 이로 인해 달러/원의 레벨 다운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고용지표의 부진으로 당장 금주 예정인 FOMC 에서의 금리인상이 가능할지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전주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금리인상 가능성이 크다는데 동의 하였지만 막상 경제지표의 부진이 확인된 상황이라 그 가능성은 한 층 낮아지게 되었고 적어도 향후 금리인상 속도가 빠르진 못할 것으로 예상 되어 이에 따른 달러 약세가 심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반면 미국의 경기지표 회복세가 다소 둔화된 점은 취약한 요인이 되고는 있으나,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라는 변수는 남아 있고 이에 따라 FOMC 회의 이후 미국의 수출입물가와 생산자물가의 상승 가능성과 주말 미시건 신뢰지수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는 남아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국내 펀더멘털 환경은 수출 둔화 우려 속에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원화의 매력도는 낮아진 상황이다. 소비자 기대지수 하락세 속에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해지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가 제기되는 등 원화 강세 요인은 크게 부각되지 못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달러화보다 엔화가 강세를 보이더라도 달러/엔 환율 하락에 맞춰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LG카드의 ABS 발행과 현대캐피탈의 외자 유치 물량(합계 12억불 가량)이 대기하고 있고 7월 들어서 증시에서 외국인은 순매수 양상을 지속하고 있어 환율상승 강도는 강하지 않을 것이다. 자산에 대한 매력도는 떨어져도 아직 달러화 표시 자산으로 자금 이동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어 어느 정도 환율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미국 고용지표의 부진에 따라 달러/원은 레벨 다운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FOMC를 앞둔 관망 분위기 가능성과 불안한 국제유가 움직임 그리고 낮아진 원화 매력도에 따른 하방경직성은 유효할 것으로 예상돼 레벨 다운 후 일정 가격대에서의 박스권 움직임이 예상된다. ◇동양선물 이상하 연구원 미 2/4분기 GDP가 3.0%를 기록하는 부진(1/4분기 4.5%)으로 그린스펀 의장의 의회 증언후 이어오던 지표 호전으로 인한 견조한 경제 성장세 확인에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고용지표에 대한 기대감으로 GDP 부진으로 인한 추가적인 글로벌 달러 약세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따라서 7월 고용지표 결과에 따른 여파가 클 것으로 보이며 어느 쪽이든 다소 긴 기간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한편, 최근 세계 경제의 초미의 관심사는 연일 급등하고 있는 유가이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 9월 인도분 기준으로 44달러/배럴까지 상향 돌파하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 일본 및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고유가에 취약한 만큼 50달러/배럴을 향해 추가 상승할 경우의 경제 악영향은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금주 달러/원 환율은 미 7월 고용지표의 결과와 유가의 영향력이 증대되는 가운데 추세적으로는 달러화의 상대적 강세 영향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어쨌든 변동성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경제연구소 김동환 연구원 미국의 경기 둔화 움직임이 우려감에서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 6일 비농업부문 고용자수가 예상치인 24만명을 크게 하회한 3만2000명에 그침으로써 지난달 그린스펀 FRB의장의 “일시적인 경기둔화” 발언이 무색해지고 있다. 지난 2분기 GDP성장률이 고용부진에 따른 소비증가율 둔화로 3.0%에 그쳤으며, 이번 발표로 향후 미국의 경기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한편 지표성격상 변동성이 큰 비농업부문 고용자수와는 달리 실업률이 5.5%로 소폭 개선되었다는 점은 미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주 달러/엔 환율은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 충격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시장 참가자들은 10일 개최되는 FOMC의 금리인상 여부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고유가 현상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어 물가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하다. 그러나 금리인상의 전제조건은 고용지표 개선이었다. 결과적으로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면서 금리인상 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금리를 인상할 경우 미달러화 약세는 제한될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를 동결할 경우 그린스펀 FRB의장의 신뢰가 무너져 미달러화 급락세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미&8228;일 경제상황이 미달러화 약세를 지지하고 있어 달러/원 환율의 하락압력이 커졌으나, 지난 주말 달러/엔 환율의 급락에도 불구 110엔대를 유지한 것으로 보아 달러/원 환율의 하락폭은 제한될 것이다. 이제 외환시장의 악재가 대부분 노출된 상태에서 유가불안이 중요한 문제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WTI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고유가 현상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달러/원 환율의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내수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증가율이 둔화되는 등 최근 발표된 국내 경제지표만 보면 달러/원 환율이 하락할 이유가 전혀 없다. 단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이 뚜렷한 방향성을 가지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수급불안 문제는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daily 외환폴 8월9일~13일 전망 소속 이 름 저점 고점 --------------------------------------------- 깔리옹은행 이병협 이사 1152 1162 삼성선물 방관철 대리 1145 1160 동양선물 이상하 연구원 1150 1180 하나경제연구소 김동환 연구원 1155 1170 평 균 1150.50 1168
2004.08.09 I 최현석 기자
  • (침몰하는 코스닥)③"해답없다"..시간이 약?
  • [edaily 이진우기자] 매일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코스닥 시장을 살릴 방법은 없을까. 증권업계에 몸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민하는 문제지만 뚜렷한 답은 없어 보인다. 증권사의 한 고위 간부는 "감독당국의 안일한 인식이 코스닥 시장의 더 큰 문제"라며 "코스닥 추락의 원인은 여러가지지만 특별한 해결책도 없고 해결책을 찾는 분위기도 아니라는 게 더 암담하다"고 털어놨다. "때 되면 오르는 게 시장" 실제로 시장의 운영을 담당하는 관계당국은 코스닥 시장의 붕괴현상에 대해 "괜한 걱정 말라"는 입장이다. 뭔가 대책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증권업계의 시각과는 다소 동떨어진 반응이다. 증권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코스닥시장의 주가가 떨어지고 좋은 기업들이 거래소 이동하는 것은 원래 코스닥 시장의 성격이 그런 것이기 때문"이라며 "일정한 투자수익을 추구하는 거래소 종목과는 달리 코스닥은 그야말로 벤처투자로서 대박과 쪽박이 함께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한해에 수백%씩 오르는 종목도 있고 세토막 네토막이 나는 종목도 있는게 당연하다는 것. 언론 등에서 부실한 종목을 집중 부각하는 것도 불량종목의 비중을 실제보다 부풀리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그는 "코스닥 시장이 출범할 때는 모두들 그런 것을 인식하고 있었는데 IT열풍이 불고 나서는 코스닥이 주가나 거래량에서 거래소를 추월하자 비슷한 성격의 시장으로 잘못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작전세력을 적발하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거래소보다 코스닥 주가가 더 많이 내린다고 코스닥이 문제라는 시각은 옳지 않다"며 "증시 분위기가 살아나면 주가는 다시 오르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 그는 "경험적으로 이런 절망적인 목소리들이 나올때가 대부분 바닥이었다"며 "시장의 흐름을 역행하는 인위적인 정책은 부작용이 크다"고 말했다. 관계당국의 시장 순응적인 정책 방향이 반드시 그른 것은 아니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여전히 코스닥 침체의 원인으로 당국의 미숙한 정책운용을 꼽고 있다. 퇴출을 강화해서 옥석을 가린다고 하지만 코스닥 등록기업의 숫자는 2001년말 721개에서 2002년 843개, 2003년 879개로 계속 늘었다. 8월2일 현재 884개다. 물론 퇴출기업의 숫자도 올들어 늘고 있지만, 등록기업 수를 줄여도 시원찮을 상황에서 증가율을 둔화시키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면 문제가 해결될 리 없다. 퇴출유예기간 길어..불량종목 슬럼화 퇴출요건을 강화한 제도도 취지는 좋지만 실제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시가총액 50억원 이하의 업체들을 퇴출시키기로 한 제도도 최소 1년간의 유예기간이 있어 이들 종목의 슬럼화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경상손실을 기록하고 시가총액이 50억원 이하로 내년 회계년도말까지 시가총액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퇴출되는 종목은 8월말 현재 44개. 감자나 액면분할 등은 시가총액을 끌어오리지 못하므로 퇴출되지 않으려면 새로운 투자를 받거나 인수합병을 하는 수밖에 없다. 감독당국의 당초 목적은 이들 업체에게 경고와 함께 유예기간을 주어 M&A를 활성화시키고, 투자자들에게는 이들 종목에 대한 투자유의 경고를 주기 위함이었지만 오히려 이 종목들이 M&A를 빙자한 폭탄돌리기나 주가 급등락을 주도하며 시장의 물을 흐리고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퇴출제도를 크게 강화하면 부실기업 대주주들은 기업구조를 개선하기 보다는 마지막 한탕을 생각하기 마련"이라며 "이들에게 퇴출전 유예기간은 주면서 감독을 강화하지 않으면 퇴출 예고종목들의 집단 슬럼화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코스닥 전용펀드 절실" vs"외국인 총알받이 안될말" 일부에서는 코스닥 지수도 많이 내려가고 가격메리트가 있는 우량 종목들이 많은 만큼 정부가 기금을 조성해서 전용펀드를 만들거나 세제혜택을 주어 개인들의 투자를 유도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안하기도 한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이미 가격조정은 상당부분 마쳤지만 시장의 투자심리가 악화되어 주가가 계속 내리고 있다"며 "깨진 수급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점에 펀드조성이나 코스닥만을 위한 세제혜택을 주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인위적인 시장조성이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음을 들어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코스닥 담당 애널리스트는 "지난해말과 올해초에 걸쳐 코스닥 우량주를 중심으로 과감한 투자를 해온 외국계 펀드들이 대부분 주가하락으로 물려있는 상태"라며 "섣불리 가격받치기에 나선다면 이들의 물량을 떠앉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기관투자가들이 코스닥 시장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논의되고 있지만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라는 지적이 많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수익이 난다면 기관들도 코스닥 시장에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그러나 기관들 역시 코스닥 종목은 장기 투자보다는 모멘텀 투자라는 이름의 단기투자에 열을 올리는 경우가 많고 그게 수익이나 위험관리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투신사의 한 관계자는 "기관들의 경우 개인자금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운용할 자금이 많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거래소 종목만 봐도 투자대상의 부족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닥 시장은 인터넷·게임 등 새로운 업종이거나 국내 주력산업의 주변종목인 경우가 많아 경기가 좋으면 크게 오르고 경기가 나쁘면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의 룰을 정비해나가는게 옳은 치료법"이라고 조언했다. 결국 시간이 약이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마냥 기다리자는 건 아니다.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약효를 크게 좌우한다는 의미다.
2004.08.03 I 이진우 기자
  • (연기금 주식투자)①자유화는 `대세`
  • [edaily 이정훈기자] 총 190조원에 이르는 정부 기금의 주식투자가 올 하반기부터 전면 자유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지만, 이미 글로벌화되고 있는 국내 증시 여건을 감안하면 연기금 주식투자 전면 허용은 `대세`다. 다만 그렇다고 당장 연기금의 주식 투자규모가 크게 늘어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법 개정이 이뤄져도 실제 적용은 내년부터될 수 있는데다 시장 위험이 줄어들 때까지 기금들 스스로가 투자를 자제할 가능성도 있다. 중장기적인 `포석`으로 볼 수 있다. 하반기부터 연기금 주식투자 전면 자유화 어제(3일) 기획예산처는 55개 기금의 주식투자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조항을 삭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하반기부터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채권수익률이 낮아져 주식을 포함한 다양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며, 외국기금의 국내 주식 투자에 제한이 없는 상황에서 국내 기금만 증시 진입을 막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설명이다. 오랫동안 묵은 과제여서 새롭게 들리진 않지만, 예산처가 처음으로 실제 입법예고까지 했고 거대 여당이 된 열린우리당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이번만은 법개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개정되는 기금관리기본법은 7월이면 시행될 수 있다. 반대여론 불구, 연기금 투자자유화는 `대세` 물론 일부에서는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에 연기금 자금을 투입하는데 우려감을 표시하기도 한다.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은 만큼 자칫 외국인이 주식을 떠넘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공동 성명서를 내고 `공공의 성격`을 지닌 연기금을 주식시장에 퍼붓는 것은 `군침을 흘리며 기다리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안겨주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유법을 사용해 강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양 노총은 "외국 신용평가기관의 등급 조정, 주식시장을 장악한 외국인자본의 동향, 차이나 쇼크에서 확인되는 국제 경제의 변동 등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변수에 휘청되는 것이 우리 주식시장"이라며 "외국인의 주식매입 한도를 정하여 시장을 안정화하고 주식양도차익과세를 도입해 지나친 단기매매를 통제하며,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여 400조의 국내 부동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유도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같은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연기금 주식투자 허용은 큰 흐름으로 인식되고 있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에서 기관 비중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 기관투자자 육성 차원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될 전망이다. 우리 증시에서 기관투자자들의 비중은 2002년말 15.9%에 불과했고 작년 말 기준으로도 10%를 간신히 넘어서고 있다. 반면 외국인투자자들의 주식 비중은 해마다 늘어나면서 최근에는40%대를 훨씬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또 총선 직전 증권거래소를 방문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한 목소리로 연기금의 주식투자 허용을 얘기한 바 있어 기본법의 국회 통과 전망도 어느 때보다 밝은 편이다. `실제 적용은 내년부터..당장 주식투자 늘리는 것 아니다` 7월부터 기본법이 시행되더라도 실제 연기금의 주식투자계획에 반영되는 것은 내년부터가 될 전망이다. 국민연금 장재하 주식운용팀장은 "올해 투자계획을 이미 연초에 국회 심의를 통해 확정해 놓았기 때문에 올해에는 이에 맞춰서 자금을 운용할 것"이라며 "법이 개정돼도 내년부터 얼마나 주식에 투자할지는 자체 심의위원회가 시장 전망과 국민 공감대 등을 감안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법 개정이 돼도 당장 주식투자 비중이 확대되는 것은 아니다. 예외규정을 둬 주식에 투자해온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은 이처럼 내년부터 새로운 법 적용을 받게 된다. 또 연기금 자체적으로 보수적인 투자 철학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우려를 줄이는 부분이다. 얼마전 국민연금 조국준 기금운용본부장은 "국민연금이 보유하는 주식이 올해 말에 13조원에 이르러 전체 연금의 10%에 육박하며 국민연금의 주식 비중은 10%를 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보수적인 입장을 확인한 바 있다. 국민연금을 제외한 연기금의 매수여력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도 감안해야한다. 군인연금은 이미 재정이 고갈된 상태이며 운용자산 규모가 5조원인 공무원연금은 자산이 정체 내지 감소되고 있고 사학연금도 주식투자비중도 이미 9%를 넘어서 급격한 주식투자 확대는 어려운 입장이다. 예산처에서도 이런 현실을 잘 인식하고 있으며, 이번 법 개정을 단기적인 주식투자 확대보다는 국내 연기금에 대한 역차별이나 규제 해소 차원으로 봐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예산처 기금정책국 정규돈 과장은 "연기금에 대한 법적인 규제를 풀어주는 것으로 봐야하며 당장 주식투자를 늘린다는 것은 아니다"며 "내년 투자계획에는 반영될 수 있지만, 이 역시 각 기금별 자체 심의회를 거치고 국회를 통과해야하기 때문에 기금의 여유자금규모, 자금의 성격, 투자회수 기간 등을 감안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 과장은 "연기금 입장에서도 여유자금이 생기고 시장 변동성이 줄어들고 우리 증시나 기업들에 대한 전망이 좋아지는 시점에 투자를 늘릴 것이며 그런 점에서 일부 반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오히려 길게 보면 잘 되는 기업 주식을 대부분 외국인에게 내주며 `남 좋은 일` 시키는 것은 줄어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04.05.04 I 이정훈 기자
  • 일본문화 전세계적 인기..10년새 로열티 300%↑
  • [edaily 피용익기자] 망가, 애니메, J팝 등 일본 대중문화의 전세계적 인기몰이에 따라 로열티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고 스트레이츠타임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대중문화는 음반, 비디오게임, 애니메이션 등의 로열티 수입으로 125억달러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92년보다 300% 증가한 것. 같은 기간 일본의 전체 수출이 15% 증가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엄청난 증가다. 신문은 고양이 캐릭터 `헬로키티`로 일본문화가 대변되는 시대는 지났다며, 지난해 미국에서 발행하기 시작한 일본 만화잡지 `쇼넨점프`는 월 54만부를 발행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 비디오게임도 인기를 끌고 있다. `천주`와 `사무라이의 길`은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일본문화가 전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것은 70~80년대 미국에서 일본 만화를 보며 자란 세대가 현재 재력을 갖게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에서 언론인으로 일하는 더글라스 맥그레이는 "어린 시절 망가를 읽으며 자란 세대가 90년대 들어 백만장자가 됐다"며 "이들은 일본 문화 전체로 그들의 취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권에서는 J팝이라고 불리는 일본음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글레이, 킹키키드 등은 대만, 중국, 홍콩 인기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엔터테인먼트 애널리스트인 칼 황은 "일본인들은 서양 문화를 자국 문화로 성공적으로 변형시켰다"며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들은 서양 문화보다는 우리와 비슷한 외모를 가진 일본인들의 문화를 쉽게 수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평론가들은 일본은 `문화 프리즘`이라며 해외 문화를 흡수해 일본 취향으로 반사시키는 것에 불과하다고 폄하하고 있다.
2003.12.30 I 피용익 기자
  • "돈준 기업인 선처하라고? 그럼 절망"
  • [오마이뉴스 제공] 오마이뉴스는 17일 오후 2시30분 박원순(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변호사를 초청해 "정치인, 죽어야 산다!"는 제목으로 "제2회 오마이포럼" 정치특강을 열었다. 박원순 변호사는 특강 서두에 정호승 시인의 시를 낭독하면서 "희망은 아름답다. 희망은 결코 희망을 잃지 않을 때만 가능하다"며 "절망적인 한국 정치현실을 볼 때, 오늘 이런 시가 더 희망이 있는 것 아니냐"고 작은 미소를 자아냈다. 이날 정치특강에서 박 변호사는 "한나라당 대선자금 문제가 불거졌을 때 이회창 전 총재가 책임지고 감옥 가겠다고 한 것은 국민들이 감동할 모습이다. 그러나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기업인들은 선처해달라고 한 것은 문제다. 이번에 검찰이 철저히 수사하지 않으면 같은 일이 계속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번에 대선자금 내막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임기응변 식이 된다면 우리의 절망은 회복하기 어렵지 않겠냐"고 역설해 대선자금을 받은 사람과 준 사람 모두 "쌍방처벌"하라는 뜻을 강력히 내비쳤다. <"정치인, 죽어야 산다?... 죽여야 산다!"> 박 변호사는 "정치권이 현재 내년 총선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데, 내년 총선에서 진정으로 이기는 길은 "죽겠다고 하면 사는 것"이다. 정당이 왜 그렇게 비싼 여의도에 큰 빌딩을 갖고 있느냐. 이미 국회 안에 의원회관과 원내교섭단체 회의실 등이 다 있는데. 양평동 큰 공장건물들 중 하나에 다락방 같은 것 만들어 "의원님들" 계시면 되지 않느냐. 국회에서 양평동까지는 자전거나 셔틀버스로 다니면 된다"고 말해 좌중으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박 변호사는 "우리 국민은 감동을 쉽게 받는 민족이다. 정치인들이 쇼가 아니라 진정으로 서민과 함께 힘들고 슬픈 상황을 나누면서 소박하고 가난하게 살면 우리 국민들은 그런 정치인들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한 뒤 "배곯아 굶는 정치인들이 있다면 우리 국민들은 아마 쌀 한 포대씩 들고 찾아갈 것"이라고 정치인들의 위선적인 삶을 비꼬았다. 그러나 박 변호사는 "정치인들을 욕만 해가지고는 대안이 없다"며 "작은 일이라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그냥 이런 상황에 절망하고, 국회의원에 대한 불만을 성토하면 속은 시원하겠지만 뒤는 씁쓸할 것이다. 내년 총선에는 정말 귀를 잘 기울여 "깐깐한 유권자의 꼼꼼한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지역구 정치인들이 과거에 무슨 말을 하고 다녔는지, 어떤 법안에 찬성하고 반대했는지 잘 살펴보고, 잘 모르겠으면 젊은 사람들에게 물어봐서라도 누굴 찍어야 우리나라가 바로 되는지 알고 투표하면 내년엔 많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원순 변호사는 이번 정치특강에서 20분간 정치권과 재벌에 대해 촌철살인(寸鐵殺人)하는 비판을 쏟아내고, 질의응답을 가졌다. 박 변호사의 특강보다 더 뜨거운 질의응답에 강연장은 더욱 후끈 달아올랐다. 박 변호사가 상의를 벗어 던질 정도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환영, 그러나 그들이 법안을 통과시킬까?> - 정치판을 이렇게 놔둬서야 되겠는가. 이런 상황에서는 깨끗한 인물들이 현실정치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번 다른 시민운동가들과 달리 정치권 입문에 대해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는 보도를 접한 바 있는데. "예상질문이었다. (웃음) 그러나, 예상답변은 없다. 정치인을 맨날 비판하고, 정치권이 썩었다고 하면서 아무도 정치권에 안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좋은 사람들이 정치권에 많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크게 보면 한국사회에서 "역할 분담" 같은 게 있다고 본다. 개인적 신념에 따라 정치권에 가는 것을 비판해서는 안 된다. 정치권을 물갈이해야 하니까. 그렇지만 시민사회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일거에 다 정치권으로 가버리면 시민사회는 어떻게 하나? 밖에서만 떠들지 말고 들어가서 싹 바꿔버리라고 말하지만, 설사 정치권에 간다고 해서 금방 바뀌더냐? (웃음) 시민사회에서 정치권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능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 정치자금이나 정치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국민소환제가 관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방의회에는 국민소환제가 있지만, 과연 국회의원들이 자기들 손으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통과시킬 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만일 국민소환제가 도입되면 상당히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만민공동회" 같이 전국민이 여의도에서부터 몇 줄로 늘어서서 문제제기를 하고 푸는 방법이 더 좋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런 걸 오마이뉴스가 한번 기획해보는 건 어떤가? 우리는 과거 박정희 정권에도 있었을 정치자금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러나 YS 때부터 엄청난 정치자금의 "뱀의 꼬리"는 본 것 같다. 그때도 검찰이 결코 손대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 검찰은 "대통령이 된 사람의 측근"까지 파고 있다. 과거보다 분명히 발전하고 있다. 문제는 제도화인데,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달지" 그 역할을 할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다." - 지금 문제는 정치권에서 "누가 죽어야 누가 사느냐"이다. 그 중심에 대통령도 서 있다. 이 상황에서 대통령이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보는가? "결단을 내려야 될 사람은 많다고 생각한다. 대통령도 물론 그렇다. 지금 중요한 정치의 축을 이루는 분이니까. 노무현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불법모금한 정치자금의 1/10을 넘으면 물러난다고 했다.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도 오늘 기자회견을 갖고 노무현 대통령은 1/10이 넘지 않아도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는 걸 들었다. 이건 이전투구인데, 논리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1/10이 아니어도 불법 선거자금을 썼다면 그것은 중대한 문제다. 노 대통령은 계속 그만두겠다는 말만 하지 말고, 이번 수사가 잘 되도록 보장하고, 수사가 다 끝난 다음에 비록 액수가 상대방(한나라당)보다 적더라도 "내가 이런 불법을 했기 때문에 나는 물러나겠다" 그러면 아마 청와대로 사람들이 몰려가 제발 계속 하라고 할지 모른다. (웃음) 설사 노무현 대통령이 그렇게 물러나게 된다면, 그 자체로서 우리 정치사에 엄청난 일을 하고 물러나는 거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을 꼭 끝까지 하는 게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보다 더 큰 국민적 존경을 받으면 얼마나 좋은가. 현존하는 대통령이 많은데, 우리가 함께 산책하면서 인사하고픈 대통령은 없는 것 같다." <국민들이 정치인 "미아리 텍사스" 비용까지 대야 하나?> - 내년 총선에는 투표인단이 30% 이하로 떨어지면 국회의원 안된다 뭐 이런 제도를 만드는 것은 어떻겠는가? 정치개혁을 위해서 일종의 "국민투표 파업" 같은 것도 고려해볼 만한 것 아닌가. "정치허무주의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여의도 국회의 문을 닫고 모두 거제도로 보내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게 해결책은 아니라고 본다. 희망을 멀리하기 보다 현실에서 가능한 것을 하나씩 하는 게 좋다. 보이코트는 정치인들을 각성시키는 하나의 수단이라는 데 동의하지만, 물론 아직 법률적 검토는 해보지 않았지만, 투표파업을 하면 지금 정치하는 사람들이 다음 선거 때까지 계속할텐데, 그걸 그냥 놔둬야 하는 게 옳은지 그것도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 나는 "정치인이 죽어야 산다"고 생각하지 않고, "죽여야 산다"고 생각한다. 이 말은 더 이상 정치권은 자정노력으로 깨끗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썩은 정치를 법령으로 해산시키는 운동을 해볼 생각은 없는지. "오늘 또 "죽여야 산다"는 명언이 나왔다. (웃음) 법적으로 엄격히 따져봐야겠지만, 우리나라 법중 가장 센 법이 "국민정서법"이다. (웃음) 참여연대는 대학생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정당의 정치자금을 실사한 적이 있다. 이때 700∼800억원의 정당보조금 중 "반" 정도가 영수증이 없고, 심지어 총재사모님 오찬비와 미아리 텍사스 비용으로 70만원을 쓴 것도 나왔다. 국민세금으로 정치인 화대도 대주고 있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분노할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평소 국민들은 이런 문제에 관심이 별로 없다. 그런 정당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이 지난 선거를 통해 다 용서해주는 게 아닌가 싶었다." 약 1시간 가량 진행된 "제2회 오마이포럼"에서 박원순 변호사의 강연 끝에 참석자들은 너나없이 손을 들고 질의에 나섰다. 그만큼 한국정치에 관심과 우려를 표명하는 국민들이 많다는 것. 오늘 "오마이TV"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된 박원순 변호사의 정치특강을 일반시민들이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들었을 리는 만무하다. 그러나, 내년 총선을 앞둔 시점에 박원순 변호사가 던진 마지막 멘트는 꼭 새겨둘 필요가 있다. "정치를 올바로 이끌 책무는 우리 모두에게 있다. 누구 하나 공격해 비판하면 잠깐 통쾌할 지 모르지만, 내년 총선 당일에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로서 우리는 지금 어떻게 하면 "어제 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 것인지" 고민해보는 것도 매우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희망은 버릴 수 없다."
  • 원로지식인, 盧 대통령에게 뭘 조언했나
  • [edaily 김진석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5일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 한완상 한성대 총장 등 각계 원로지식인 13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며 국정전반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 다음은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한 노 대통령과 참석자들의 주요 발언을 정리했다. ▲한완상 한성대 총장= (조크)청와대와 감옥이 다른점이 있다. 감옥은 들어갈 때 기분 나쁘고, 나올 때 기분 좋은데, 청와대는 들어올 때 기분 좋고 나갈 때 기분이 안좋다고 한다. 국민에게 희망을 준다고 생각해 달라. 대통령의 솔직함과 겸손함이 돋보이는 데 소신과 힘을 갖고 권위주의는 청산하되, 권위는 세워달라. ▲이인호 국제교류재단 이사장=참여정부들어 국민의 참여를 극대화 있는데 모든 문제마다 여론을 수렴하고 통치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전문성이 없는 국민들이 알기 어려운 만큼 대통령에게 위임하는 것이다. 대통령을 신뢰해서 위임한 사항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믿도록 결정하면 된다. ▲노 대통령= 옛날에는 모든 문제가 대통령의 결단으로 이루어졌다. 이제는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만들어서 결과에는 동의하지 않아도 프로세스에 동의할 수 있도록 신뢰와 권위를 높여나가려고 한다. 합의되고 결정된 것은 흔들림없이 밀고 나갈 것이다. ▲강만길 상지대 총장= 정치는 역사의 심판을 받기 마련이다. 이라크인들은 건설이나 의료부문의 지원을 원하지 전투부대를 원하지 않는다. 긴 눈으로 보고, 파병이 역사에 어떤 의미로 남을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돈명 변호사=국내 문제는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고 잘 풀리고 있다. 재신임 등 국내 문제는 너무 신경쓰지 말고 남북관계에 신경써 달라. 남북관계가 가까워지고, 실질적으로 풀려나가는 방향으로 자리잡는 것이 이 정부의 큰 공로가 될 것이다. 최근 신문과 방송 실무자를 만나는 것은 굉장히 좋게 느껴진다. ▲노 대통령=참여정부들어 권력과 언론관계는 발전이 있었다. 브리핑제도도 진전되고 있고, 언론을 대하는 공무원의 자세도 바뀌고 있다. 감정적 자세를 누그러뜨리고 합리적 긴장관계로 갈 수 있을 만큼 각자의 위상이 정립되고 있다. 국민들이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관계를 다져 나갈 것이다. ▲백낙청 시민방송 이사장= 파병과 관련해서 베트남 당시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상황이 많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모술은 더이상 안전하지 않다. 비전투병을 보내도 매우 위험할 수 있다. 비전투병도 안보내면 좋겠지만, 여러 가지를 잘 고려해 결정해 달라. 미국과의 관계도 깨지지 않도록 외교적 수완을 발휘해 달라. ▲장회익 녹색대학 총장= 최종 결단은 대통령이 풀 문제이다. 문화사적인 흐름을 읽고 판단을 해달라. 인류문제는 힘으로 푸는 시대가 지났고, 지혜로 풀어야 한다. 군대를 보내는 것은 힘으로 해결한다는 것이다. 새만금 문제는 10년후 흐름을 생각해보면 분명하다.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송기숙 전남대 명예교수=솔직하고 투명한 점이 과거 정치스타일과 비교된다. 잃는 것보다 얻는게 많다. 최근 북측에 돈 준 것이 문제되고 있는데 독일의 경우 `퍼준다`는 소리를 들으며 동독에 돈을 줬다. 북한이 덜 가난해야 통일 부담이 덜하다. ▲한완상 한성대 총장=참여정부 평화번영정책을 펴면서 햇볕정책을 더욱 심화, 발전시켰다는 점을 강조했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한미동맹도 강화되고, 민족공조도 강화되는 청사진이 설득력을 갖는다. `윈-윈`의 방법으로 나가야한다. ▲이인호 국제교류재단이사장= 북한에는 고통받는 사람이 있는 만큼 북한정권 지원에는 상당히 고민해야 한다. 북한의 실상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대처하는 지도력을 발휘해달라. ▲배경숙 인하대 교수= 결국 고양이의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하는 사람은 대통령이다. 국민의 이야기를 많이 듣되 지나치게 여론을 의식하지 말고 용기를 가지고 대담하게 일해달라.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여러 문제에 묻혀 개혁 얘기가 들리지 않는다. 개혁이 지속돼야 함을 분명히 밝혀달라. 파병 결단은 대통령이 해야 한다. 너무 시간을 끌지 않는게 좋겠다. ▲김윤환 민화협범국민협의회 고문= 개발독재 시대분들도 그렇고, 이에 맞서 반독재 운동을 하던 세대도 그렇고 당시의 사고 틀을 못벗어나지 못해서 대통령의 국가운용철학을 이해못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많이 만나서 설득해달라. ▲유창우 영남대 명예교수=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서 적극적으로 토론하면서 오해가 없도록 이해시켜야 한다. ▲박성래 한국외대 교수= 언론과 좋은 관계를 가져나가는 것을 좋게 생각한다. 지지자와 비판자를 모두 아우르는 대통령이 돼달라. 다만 현실정치가 역사인식 때문에 지나치게 흔들리면 안된다. 정치하는 사람은 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노 대통령=여러분의 여러가지 의견을 참고하겠다. 여러 현안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걱정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새만금은 친환경조건을 충족시키고 경제적 효과를 완성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 (마무리로 태종이 세종 시대를 열었던 기반을 닦은 것을 비유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가는 맏형이 되고 싶었는데, 지금와서 보니 구시대의 막내 노릇을 할 수밖에 없다. 새시대의 첫 차가 아니라 구시대의 막차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새시대 안내하는 다리가 되겠다. 구태와 잘못된 관행을 깨끗하게 청산해 다음 후배들이 다시는 흙탕길을 걷지 않도록 하겠다. 그래서 다음 정원은 더욱 잘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2003.11.05 I 김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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