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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예술계, 탄핵 이후 남겨진 과제…"책임 묻겠다"
- (사진=광장극장 블랙텐트).[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앞으로의 연극은 어떻게 될 것인가. 새로운 시대가 될 것인가. 적폐의 반복이 될 것인가.” 문화예술계가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 뒤 탄핵 이후를 모색하는 자리를 갖는다.예술인들은 각종 시국토론회를 열고 블랙리스트 진상 규명을 위한 연대는 물론 검열과 관련해 국가의 책임을 묻고, 적폐 청산에 나선다. 먼저 서울 광화문 광장극장 블랙텐트 운영위원회는 광장을 떠나 새로운 출발을 위한 운영토론회를 오는 16일 오후 2시부터 5시 30분까지 블랙텐트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운영위는 이번 토론회에서 지난 1월 10일 개관부터 3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다음날 11일 야외퍼포먼스 ‘우리가 헌법이다_헌법퍼포먼스’까지 블랙텐트에서 올려진 공연에 대한 의미와 평가, 성과를 정리하고 앞으로의 방향과 향후 계획을 모색한다. 이어 18일 오전 10시부터는 블랙텐트 해체 작업에 나선다. 해체에 앞서 운영위원회는 기자회견과 함께 경과보고, 토론회 내용을 종합한 선언문을 낭독하고 블랙텐트의 의미를 이어갈 현판 제작을 한다.서울연극협회도 ‘2017 연극발전을 위한 시국토론회’를 연이어 열고 블랙리스트 사태로 들어난 국정농단 속 초토화된 연극예술의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열극발전의 지표를 마련코자 한다. 지난 6일 첫 토론회에선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해 연극계의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눠 눈길을 끌었다. 오는 4월3일에는 각 정당 대선후보 캠프 관계자를 초청해 2차 토론회를 연다. 이어 5월8일 서울시 관계자가 참석하는 3차 토론회를 예정하고 있다.더불어 블랙텐트 운영위 측이 최초 발의해 진행하는 ‘연석회의’도 계획 중이다. 현재 페이스북을 통해 함께 할 연극인 및 연극 단체들을 모집하고 있다. 최근 한국연극협회가 블랙리스트 비상대책위원회를 설립해 진상규명을 논의하려하자 꺼내든 카드다. 운영위 측은 “한국연극협회는 블랙리스트가 가혹하게 현장에서 실행될 당시 아무런 대응조차 하지 않았다”며 “대책위로서 자격이 없다. 연극계 이뤄졌던 구체적인 왜곡과 파행을 시정하고 새로운 시대를 모두 함께 만들어갈 연극인 연석회의를 제안한다”고 했다. 날짜는 오는 23일 2시부터, 장소는 추후 공지한다는 방침이다.무용인 네트워크인 ‘무용인희망연대 오롯’에서도 토론회를 연다. ‘춤, 상생을 꿈꾸다’라는 제목 아래 ‘검열장막과 춤’을 첫 번째 주제로 오는 18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서울문화재단 대학로 연습실에서 개최한다. 무용인 예술행동 경과 보고와 앞으로 무용계가 나아갈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다. 김윤진 무용가가 사회를 맡고 정영두 두댄서씨어터 예술감독, 변우균 한국민족춤협회 교육홍보위원장, 손준현 한겨레신문 기자가 블랙리스트 이전의 예술, 블랙리스트 이후의 예술관 관련해 발제한다.임인자 연출가는 “적폐 청산은 남겨진 과제다. 그 과정의 첫 번째는 검열과 블랙리스트의 집행과정에 참여했던 과정에 대한 사과 그리고 동시에 사퇴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 민과 관에서 검열에 참여했던 인사들은 공적 책임을 져야 한다. 두번째는 그것을 통해 연극계 전체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진상조사를 하고, 진상을 규명하는 일이다. 세번째는 재발방지책을 마련해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 "사과받지 않겠다"…블랙리스트 묵인에 예술인 1인시위 돌입
- 대학로X포럼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온 1인 릴레이 시위 동참 예술인 및 시민단체 참가자 모습(사진=대학로X포럼 페이스북).[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면피용 사과는 받지 않겠다.” 문화예술인들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박명진)의 진정성 없는 뒷북 사과에 1인 시위에 돌입했다.이들은 신진 연극인들의 모임 ‘대학로X포럼’ 공식 페이스북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문화예술위가 23일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을 전면 비판하면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도 관료주의는 셀프면책을 일삼으며 꿋꿋하다. 블랙리스트 실행기관인 박명진 위원장의 퇴진 요구를 ‘모르쇠’로 일삼는 진정성 없는 사과는 받지 않겠다”고 맹비난했다.이번 1인 시위의 시발점은 임인자 연출이다. 임 연출은 문화예술위가 사과문을 발표한 당일 전남 나주 예술위 본관을 찾아 1인 시위를 벌였다. 지난 25일에는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제17차 촛불집회가 열린 서울 광화문 광장 블랙텐트에서 예술인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참가자들이 박명진 위원장의 퇴진을 요구한 데 이어 28일 현재까지 1인 시위 바통을 이어가고 있다.임인자 연출가는 “국가의 기초예술지원기관으로서 학문과 예술의 자유 및 문화적 다양성을 지켜야할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검열과 블랙리스트를 집행하고도, 사과문조차 의미를 축소하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르는 사과 받지 않겠다. 검열 앞에 묵인, 방조, 협력, 집행의 책임을 지고 박명진 위원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밝혔다.1인 릴레이 시위에는 25일 이해성(연출), 임인자(연출), 권병길(배우), 김수희(연출), 전인철(연출), 조시현(배우), 김원정(배우), 최창근(작가), 이연주(연출), 추말숙(배우), 손진호(배우), 김한봉희(배우), 이두찬(활동가), 문정현(신부), 백기완(통일문제연구소장), 최진아(연출), 김무성(음악감독), 박종관(정책), 정영두(안무), 이세영(배우), 이경성(연출), 전강희(드라마터그), 이윤엽(작가), 김득중(쌍용차 지부장), 차광호(스타캐미컬 지회장), 윤지선(활동가), 박래군(인권활동가), 김소연(평론가), 김하은(어린이작가), 김예원(작가)이 참여했다. 26일에는 임인자(연출), 최병수(시각작가), 윤성노(뜨거운청춘), 윤충렬(쌍용차수석부지부장), 이재민(시각작가). 27일 임인자(연출), 허달용(시각작가, 광주민예총회장), 김도일(비평, 조선대교수), 정찬일(놀이패신명 대표), 추말숙(배우), 이명한(원로소설가), 김향득(사진작가), 김정호(변호사), 김서령(기획), 김윤진(안무), 이동민(기획), 이창현 (언론, 국민대), 홍예원(배우), 백석현(연출), 이혜진(시민), 손병휘(가수), 정혜미(기획), 이성재(안무), 변우균(배우), 이소영(안무), 허윤경(안무)가 함께 했다. 28일 현재까지 홍종인(유성기업해고노동자), 양혜경(넋전춤), 한대수(민족춤), 하애정(풍물), 배인석(시각, 한국민예총사무총장), 현린(노동당문화예술위원회), 조영선(변호사), 양은숙(시,한국작가회의), 김광수(기획, 전통), 이석태(시각, 서울민미협), 고동민(쌍용차해고노동자), 김지영(배우)가 동참 중이다. 릴레이 1인 시위 참여를 원하면 광화문광장으로 나오거나, 광장극장 블랙텐트 공식페이스북(facebook.com/theaterblack)에서 신청하면 된다. 현재 광장극장에서는 검열백서준비위원회의 후원모금도 진행 중이다. 검열백서에는 박근혜 정권에서 진행된 문화예술의 검열 사례 및 행위자들에 대한 기록을 담는다.앞서 문화예술위는 홈페이지 게시판에 ‘위원장 및 임직원 일동’의 사과문을 실었다. “국민과 예술가를 위한 기관으로서 부당한 간섭을 막아냈어야 하나 그러지 못했다”면서 “문예진흥기금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지원 배제 사태로 상처받은 예술가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한 기관으로서 힘이 없었고 용기가 부족했다”고 해명했다.문화예술위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으로 문화예술인에 대한 창작 지원과 인력 양성을 위해 매년 2000억 원 상당의 문예진흥기금을 집행한다. 하지만 최근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 명단인 ‘블랙리스트’를 집행 과정에서 실제 적용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