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4,626건

재개발에 신음하는 길냥이들 “가이드 필요”
  • 재개발에 신음하는 길냥이들 “가이드 필요”[댕냥구조대]
  •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재개발 지역의 길고양이 중 장기에 농양이 가득차 복부가 크게 부풀었거나, 작은 상처가 심한 염증으로 번져 생명을 위협받는 경우는 흔합니다. 많은 새끼 고양이들은 ‘허피스’에 걸려 운이 좋으면 안면 장애로 살거나, 대부분은 짧은 세상 구경을 마치고 고양이 별로 떠납니다. 재개발로 인해 길고양이들이 걸린 수 많은 질병들은 사실 사람들의 작은 관심과 노력이 있다면 충분히 예방되거나 해결 가능했던 것들입니다.”재개발 지역에서 발견된 ‘허피스성 안면 장애’의 새끼 고양이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부동산 시장 한파에 많은 이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도심 한 켠에선 더 짙어진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동물들이 있습니다. 바로 길 고양이들 입니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한파로 인해 주택 공급이 확연하게 줄어들자 주택 공급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 중 하나로 전국적으로 재개발, 재건축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했습니다. 당장은 공사비 상승 등으로 쉽게 정비 사업을 진행시키진 못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재개발, 재건축 공사 현장이 동시 다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이런 가운데 동물 단체와 ‘케어테이커’들의 재개발 현장에서의 동물 구호 과정을 들여다 보면 길 고양이들의 삶은 상상 이상으로 보기 불편하고 고단합니다. 우리가 살 곳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다른 종의 터전과 생명을 빼앗는 행위는 과연 정당한 걸까요?◇“철거지역에선 가벼운 상처가 생명을 위협하기도”지난 6일 동물자유연대는 시민의 제보를 받고 한 재개발 현장을 찾아 약 7시간 만에 부상을 입은 길고양이를 구조했습니다. 구조된 고양이를 병원에 데려가 검사하니 해당 상처는 학대로 인한 상처는 아니었습니다. 재개발 지역의 주택 철거 과정 중 얻게 된 질병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었습니다.국내 주요 동물단체들과 케어테어커들은 재개발, 재건축 등 공사 현장에서 터전을 잃고 사고를 당한 고양이를 구조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여왔습니다. 재개발 지역에서 사고를 당한 길고양이에 대한 시민 제보(사진=동물자유연대)동물권행동 카라의 경우 지난 2021년 도시정비구역 길고양이 보호활동을 하며 다양한 질병에 노출된 길 고양이들을 만나왔습니다. 카라는 “구내염, 범백부터 자궁축농증, 신부전, 복막염, 허피스, 각종 외상에 입 안이나 몸에 난 종양으로 고통받는 고양이 등 다양한 질병을 얻은 길 고양이들을 만났다”며 “얼굴, 몸에 가벼운 상처인 경우도 있었지만 다리를 못 쓸 정도로 부상을 입거나 작은 상처가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해 심하게 곪아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염증으로 커진 사례도 있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재개발 현장에서 구조된 길고양이 모습(사진=동물자유연대)문제는 철거 과정에서 지자체나 지역주민 그리고 시공사 등 어느 한 곳도 주체적으로 나서서 해결하지 않으려고 하면서 심각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주와 철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해당 지역에 터전을 두고 있던 동물들에 대해 지자체, 주민, 시공사 모두 책임을 가지고 특별한 조치를 취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국내 굴지의 한 건설사 관계자는 “보통은 지자체에서 유기묘를 관리하는 부서에서 현장에 펜스를 치고 못들어가게 조치를 취하는 정도가 대부분이다”며 “사실 시공사가 할 수 있는 건 작업 도중 동물들이 발견되면 이를 지자체에 신고하는 일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 전진경 대표는 “카라는 재개발현장에 남겨진 동물들 구조활동을 수 해에 걸쳐 진행해왔다”며 “다만 공사로 인해 직접 다쳤다기보다는 (이주, 철거 과정에서) 터전을 잃으면서 질병을 얻게 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밥자리 이동부터”…동물단체 가이드 참고아직 우리나라에선 재개발 지역 길고양이 보호 필요성에 대한 인식부터가 부재한 상황입니다. 인식이 부재하니 제도 역시 부실 할 수밖에 없습니다.동물권행동 카라는 “우리나라는 아직 고양이 생태통로 설치 등 조례 제정이 되지 않은 지역이 훨씬 많다”며 “관련 조례가 있다 해도 권고 사항이기에 동물보호 인식이 부족한 조합, 지자체를 만나면 무용지물일 때도 있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카라는 지난 2016년도부터 재개발지역의 길고양이 문제에 본격적으로 투입해 길고양이들이 최대한 스트레스 덜받으며 자연스럽게 이동할 방법을 모색해왔습니다.이 결과로 지난 2020년, 2021년 서울시와 협업해 ‘도시정비구역 길고양이 보호 활동’으로 지자체 공무원을 위한 가이드북, 케어테이커들을 위한 사례집을 발간하여 배포하기도 했습니다.동물권행동 카라가 제작한 ‘재개발 길고양이 보호 리플릿’ 안쪽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카라는 이와 관련해서는 “신청을 한 케어테이커분들께 무료 택배 발송 드리고 있다”며 “주변 케어테이커분들과 공유하시고 거주하시는 곳의 지자체 공무원께도 필요 시, 전달 부탁드린다”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큰 제도적 변화는 아니더라도, 당장 눈 앞에 고통을 받고 있는 작은 생명을 마주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 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변화가 있지 않을까 희망해봅니다.
2024.02.11 I 박지애 기자
명절 가정폭력, 신고만 4천건…"주위를 둘러봐주세요"
  • 명절 가정폭력, 신고만 4천건…"주위를 둘러봐주세요" [이번 설, 이것만은]
  •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매년 명절마다 아동학대를 포함한 가정폭력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설 연휴에는 가족과의 만남이 늘고, 오랫동안 쌓인 갈등이 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가족과 이웃의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게티이미지)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매년 명절 연휴마다 아동학대를 포함한 가정폭력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설날 경기도 부천시의 한 주택에서는 고등학생 A군이 친형을 흉기로 협박해 입건됐다. A군은 말다툼을 하다가 화가 나 집 안에 있던 흉기로 형을 “죽이겠다”며 협박했다. 연휴에 발생한 가정폭력으로 노인과 아이들이 죽거나 다치는 일도 발생했다. 2021년 2월 서울 종암경찰서는 설 연휴 첫날 60대 어머니를 다치게 한 40대 남성을 존속살해 미수 혐의로 입건했다. 아들은 병원 치료를 권하는 어머니에게 불만을 품고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러 상처를 입혔다. 같은 해 전북경찰청은 설날 하루 전 20대 부모와 20대 여성을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전북 익산시의 한 오피스텔에 거주하던 이들은 생후 2주 된 아기를 학대해 숨지게 했다. 부모는 경찰조사에서 “아이가 침대에서 떨어진 것”이라고 진술했지만, 경찰이 아기의 얼굴과 머리 등에서 멍 자국을 발견하자 혐의를 인정했다. 설이나 추석 연휴에 112로 접수된 가정폭력 신고는 매년 4000건 안팎에 달했다. 양경숙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공받은 ‘최근 5년간 연도별 가정폭력사건 접수 현황’에 따르면 설 연휴에 발생한 가정폭력 신고는 2017년 나흘간 4307건, 2018년 나흘간 4130건, 2019년 닷새간 4771건이 발생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에는 나흘간 3460건, 2021년에는 나흘간 3376건이 신고돼 소폭 감소했지만 2022년에는 다시 닷새간 4026건으로 신고 수가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연휴 동안 가정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가족과 주변인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그동안 떨어져 살던 가족이 모이면서 형제간의 재산문제나 부모, 자식 간의 불화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며 “실제 현장에서도 명절기간에 가정폭력 신고가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 관계일지라도 서로 말과 행동을 조심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예림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정책팀 활동가는 “가정폭력은 평소에도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연휴에 특별히 증가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명절에는 가족들이 모여서 성차별이나 폭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늘고, 피해자의 신고뿐 아니라 주변인이 피해를 인지할 여지가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활동가는 “가정 내 일이니까 내부에서 해결하도록 하는 사례가 있어 안타깝다”며 “신고 후에도 적극적으로 폭력이 예방될 수 있도록 수사기관의 노력과 주변인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4.02.11 I 이영민 기자
특수교육에 ‘주호민 판결’이 미칠 파장…“교육 위축 불가피”
  • 특수교육에 ‘주호민 판결’이 미칠 파장…“교육 위축 불가피”
  •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웹툰작가 주호민 씨의 자녀를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특수교사가 1심에서 유죄를 받은데 대해, 특수교육계는 ‘몰래 녹음’으로 인한 교육 위축을 우려했다. 웹툰작가 주호민이 1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주호민 아들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가 1심에서 벌금 200만원 선고유예를 받았다. (사진=뉴시스)앞서 수원지법은 지난1일 특수교사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의 선고 유예 판결을 내렸다. A씨는 2022년 9월13일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주씨 아들(당시9세)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싫어 죽겠어” 등을 발언하는 등 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주씨 측이 아들에게 녹음기를 들려 학교에 보낸 후 녹음된 내용 등을 기반으로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재판에서는 ‘몰래 녹음’의 증거능력이 쟁점이 됐다. 지난달 대법원에서는 학부모에 의한 교실 내 녹음은 아동학대 사건에서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대법원은 제3자인 부모가 몰래 녹음한 수업시간 녹취 파일은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해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한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주씨 사건에서 수원지법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한 것이라 위법수집 증거에 해당한다면서도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당시 교실에는) 장애를 가진 소수의 학생만이 있고 폐회로텔레비전이 설치돼 있지 않은 교실에서 있었던 대화를 녹음한 것이므로,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 요건을 모두 구비해 위법성 조각사유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교실에는 CCTV가 설치되지 않았고, 특수학급인 탓에 장애를 지닌 소수 학생만 있었던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이를 두고 특수교사들 사이에서는 교육 위축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장은미 특수교사노조위원장은 “새 학기 시작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불법 녹음이 인정된 것에 대해서 유감”이라며 “특수교육은 행동 중재가 필요할 때 일반교육보다도 신체적 지원이 많이 개입하게 되는데 모든 것이 녹음된다고 가정한다면 교육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모든 교육활동이 법·규칙·학칙에 부합하는지 따져가며 행동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수교육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생·학부모-교사 사이 소통을 활발히해 오해를 불식하고 소통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김기룡 중부대 특수교육학과 교수는 “학기 초 개별화교육 지원팀을 통해서 학부모-특수교사 간 소통 활발히 지원하고 학부모가 아이의 교육활동에 대해서 관련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개설해 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또 학생과 학부모-교사 모두 열악한 특수교육 구조 속 피해자라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 특수교사 1명이 담당해야 하는 장애학생은 지난해 5.94명으로 법에서 규정한 인원인 4명을 넘어서는 실정이다. 김 교수는 “1인당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거나 특수교사 수를 늘려 특수교사 1명당 담당하는 장애학생 수를 조정하는 것이 교육활동을 보호하고 교육주체 간 신뢰를 쌓는 첫걸음”이라고 지적했다.
2024.02.10 I 김윤정 기자
“창틀에 못박고 물도 안줘”…긴 연휴 ‘동물카페’ 가시나요?
  • “창틀에 못박고 물도 안줘”…긴 연휴 ‘동물카페’ 가시나요?[댕냥구조대]
  •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개·고양이 카페’나 ‘실내 동물원’ 등 도심에서 동물을 전시·체험하는 시설들이 늘고 있지만, 제대로된 관리 시스템은 부재해 동물 학대나 질병 전파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연광이 없는 부천의 한 실내 동물원에 갇혀 있는 곰의 모습. 이곳 동물들은 모두 스트레스로 인한 정형행동을 보이거나 무기력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사진=동물자유연대)실내 동물원의 경우 그나마 관련 법 개정으로 등록제가 허가제로 바뀌고 법 위반시 영업 정지 등이 가능하지만,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 카페의 경우 허술한 법망을 피해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물 안주고 자연광 못봐…92마리 1명 관리하기도9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해보면, 지난해 기준 ‘동물전시 업체’는 전국 약 529개로 추정된다. 이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운영하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에 따른 수치로 개와 고양이 카페 등도 포함된다. 앞서 동물자유연대가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개와 고양이 카페를 제외한 동물전시·체험시설의 수는 약 300여개다. 문제는 사육의 기본인 ‘급여·급수·휴식 장소 제공’ 등의 관리 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곳들이 많단 점이다. 이런 전시 동물들은 갇혀 있는 자체로 스트레스가 높아져 사람이나 다른 동물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고 위생에도 취약해 질병을 옮길 위험도 높다. 평생 자연광을 못 본채 갇혀만 지내는 동물 수도 적지 않았다. 동물자유연대는 “조사한 동물 전시업체 중 10%는 일부 사육장에서만 자연광이 제공되고 있었고, 모든 동물에게 자연광이 제공되지 않는 시설도 20%나 관찰됐다”고 보고하고 있다. 서울시도 지난 2022년 발간한 ‘전시·체험형 동물시설 사육환경·질병관리 실태조사 보고서’를 통해 “창문 없는 지하나 상가 내부에 위치해 자연광이 제공되지 않은 동물전시 업체가 61개소 중 14개소(17.1%)로 파악된다”고 조사한 바 있다. 다만 보고서는 현행 동물보호법에서 정의한 채광의 범위에 인위적 채광도 포함된다고 판단할 여지가 있어 이와 관련해 보다 구체적으로 법에 명시해 사업등록시 기준 요건을 갖출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제대로 된 물과 사료를 급여하지 않는 동물전시 업체도 상당수 발견됐다. 서울시는 보고서를 통해 “반려동물 관련 카페 총 61개소 중 물그릇에 물이 없거나 물이 오염된 곳은 17개소였고 물그릇이 아예 없는 곳은 4개소”라며 “특히 자율급식 환경의 동물들 경우 경쟁하면서 약한 개체가 밥그릇 근처를 가지 못해 건강상의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자연광이 없는 부천의 한 실내 동물원에 갇혀 있는 백호의 모습. 이곳 동물들은 모두 스트레스로 인한 정형행동을 보이거나 무기력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사진=동물자유연대)먹이 주기와 만지기 등의 프로그램이 동물들의 스트레스를 높이고 건강상태를 악화하는 주범으로 지적됐으며 무엇보다 이 같은 체험은 사람들에게도 세균을 옮기게 할 수 있어 위생적인 측면에서도 좋지 않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동물복지연구소 이혜원 소장은 “동물 전시업체들 중 현장 조사 결과 퇴장시 손 소독을 방문객에게 안내하는 곳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낮선 사람이 매일 새롭게 만지는 것이 동물들에게 스트레스가 되는 것도 문제지만 질병 감염 등의 문제로 확산되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서울시 역시 보고서를 통해 “실제 조사된 동물전시 업체들 중 내부 기생충이 발견된 고양이 카페와 파충류 카페가 있었다”면서 “동물과 사람 간의 감염 위험이 있는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해 동물별로 감수성 질병을 선정해여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관리 인력이 태부족한 상태다.동물자유연대가 지난해 발간한 ‘전시·체험형 동물시설 사육환경·동물상태 실태조사’ 보고서에선 “파악된 동물 마릿수 대비 동물 관리 종사자(업주 포함)를 살펴보면 1인당 최대 마릿수의 경우 92마리였으며, 평균적으로 1인당 총 53.5마리를 관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하고 있다.◇‘반려동물 카페’는 여전히 사각지대그나마 법이 개정되면서 10여 종, 50마리 이상을 보유한 동물원의 경우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뀌어 보다 세세하게 기준을 잘 맞춰야 영업이 가능해졌지만, 개나 고양이 카페는 여전히 등록만 하면 영업이 가능하다.동물자유연대가 시민의 제보로 지난달 19일 방문한 경기도 화성시의 한 반려동물 카페는 “유기견 유기묘로 이루어진 보호소 카페”라고 홍보하고 있었지만 ‘동물 학대’ 정황들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지난달 19일 동물자유연대가 현장 실태조사를 위해 방문한 경기도 화성시의 A반려동물 카페. 유기동물을 보호한다고 홍보하고 있는 해당 업체에는 곳곳에서 학대 흔적이 발견됐다.(사진=동물자유연대)동물자유연대는 “해당 반려동물 카페는 급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서열에서 밀린 아이들은 대부분 골반뼈나 등뼈가 드러나거나 앙상했으며 펫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2-3개월령 추정 품종견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특히 “동물들이 쉴 곳인 휴식실은 배설물이 들러 붙어 있었으며 창틀에는 고양이가 올라가지 못하도록 날카로운 못들이 빼곡히 박혀 있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실제 서울시가 실태 조사 후 작성한 이 보고서에선 “조사된 애견카페의 73.3%가 동물이 원할 때 방문객들로부터 숨거나 피할 수 있는 시설이나 공간이 별도로 제공되지 않는 것이 확인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9일 동물자유연대가 현장 실태조사를 위해 방문한 경기도 화성시의 A반려동물 카페. 배설물들이 치워지지 않은 채 방치된 모습. (사진=동물자유연대)다만 화성시는 이 같은 반려동물 카페 운영에 대해 위생 관리, 치료의무 불이행 등은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동물전시업은 폐쇄회로(CC)TV 설치 의무가 없기 때문에 관리·감독 시 시민들이나 동물단체가 제공하는 증거 자료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지자체 담당자의 판단에 따라 행정처분의 수위가 달라진다. 반려동물 카페는 이 같은 법의 허점을 이용해 여전히 곳곳에서 동물 학대나 비위생적인 상황에 노출 된 채 운영되고 있다. 동물호보단체 활동가는 “실제 조사를 위해 강아지 카페를 방문해 보니 수 많은 가족과 연인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카페를 방문해 즐기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며 “아직 우리 사회가 제대로 관리 되지않는 동물 전시업에 대해 개선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 19일 동물자유연대가 현장 실태조사를 위해 방문한 경기도 화성시의 A반려동물 카페. 유기동물을 보호한다고 홍보하고 있는 해당 업체에는 곳곳에서 학대 흔적이 발견됐다.(사진=동물자유연대)실제 지난 2022년에는 서울 마포구의 한 동물카페 주인은 카페에서 키우던 개를 망치로 때려 숨지게 해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는데, 이 카페는 이 사건 이전에도 11개 종, 70여 마리의 동물을 동물전시업 등록을 하지 않은 가운데 열악한 환경에서 기르다 적발돼 서울시로부터 수차례 고발당했지만 벌금을 내는 수준에 그친 바 있다. 문제가 된 서울시 마포구 한 동물카페에서 발견된 동물 사체들. (사진=동물자유연대)문제가 된 서울시 마포구 한 동물카페에서 발견된 동물 사체들. (사진=동물자유연대)문제가 된 서울시 마포구 한 동물카페에서 발견된 동물 사체들. (사진=동물자유연대)◇“동물 보존과 교육 목적으로 이뤄져야”전문가들은 동물 전시를 단순히 이익 창출을 위한 사업으로만 보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위생과고 생명 존중이라는 가치를 지키면서 ‘동물 보존’과 ‘교육’을 위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방향으로 개선돼 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한국동물복지연구소 이혜원 소장은 “관련법이 차츰 개선돼 만지기 등 체험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여전히 동물들의 스트레스가 높은 체험은 이뤄지고 있고, 조사 결과 다른 종을 체험하면서 혹은 체험 완료 후 제대로 소독을 할 환경을 갖춘 곳도 드물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물 전시라는 게 단순히 엔터테인먼트 기능으로서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주가 아닌 동물 보존과 교육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2022년 실태 조사 결과에 비해 현재는 많은 사업장이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 변화된 부분도 있다”며 “다만 여전한 제도적 미비점을 개선하기 위해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와 환경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실태 조사 이후 법 개정이 반영돼 지난해 12월부터 동물원과 수족관은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강화됐으며 야생동물을 대상으로 오락이나 흥행으로 목적으로 동물에게 불필요한 고통, 공포, 스트레스를 주는 올라타기, 만지기, 먹이주기 등 무분별한 체험행위는 금지된 상태다. 지난달 19일 동물자유연대가 현장 실태조사를 위해 방문한 경기도 화성시의 A반려동물 카페. 유기동물을 보호한다고 홍보하고 있는 해당 업체에는 곳곳에서 학대 흔적이 발견됐다.(사진=동물자유연대)
2024.02.09 I 박지애 기자
“낮잠을 안 자서”…9개월 영아 살해 원장 징역 18년 확정
  • “낮잠을 안 자서”…9개월 영아 살해 원장 징역 18년 확정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생후 9개월 된 영아가 낮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불로 덮은 뒤 14분간 압박해 숨지게 한 60대 어린이집 원장에게 징역 18년이 확정됐다.[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대법원8일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오석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어린이집 원장 A씨의 상고심을 열고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22년 11월 10일 자신이 운영하는 경기 화성의 한 어린이집에서 생후 9개월 된 아동인 천모군(베트남 국적)이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엎드린 자세로 눕힌 후 머리까지 이불과 쿠션을 덮고 그 위에 엎드려 총 14분 동안 압박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또 A씨는 약 3시간 동안 이불이 덮인 상태로 의식 없이 엎드려 있는 피해아동을 그대로 방치해 그 무렵 피해아동이 압착성 질식과 코, 입 막힘 질식이 결합한 형태의 질식으로 사망하게 됐다. 보육교사 등은 당시 낮잠 시간이 끝나고 천군을 깨워도 일어나지 않자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CPR)을 한 뒤 119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이 외에도 A씨는 생후 10개월 된 B에게도 별다른 이유 없이 손으로 피해아동의 머리를 밀쳐 넘어뜨리는 등 2022년 11월 4일부터 10일까지 총 11회에 걸쳐 신체적 학대행위를 했다. 또 C(2세, 태국 국적)가 밥을 바로 받아먹지 않아 화가 난다는 이유로 손가락과 주먹으로 피해아동의 머리를 각 1회 때리고, 손바닥으로 피해아동의 머리를 1회 때리고, 주먹으로 피해아동의 등을 1회 때리고, 발로 피해아동의 몸통을 1회 밀치는 등 2022년 11월 8일부터 10일까지 총 4회에 걸쳐 신체적 학대행위를 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19년과 120시간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아동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제한 명령을 선고했다.1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아동을 살해하려 했다는 고의가 미필적으로라도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아동학대살해가 아닌 아동학대치사로 봤다. 2심에서는 징역 19년에서 징역 18년으로 감형됐다. 2심 재판부는 “1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아동의 두꺼운 겉옷을 벗기지 않은 상태로 50분간 방치해 신체 학대했다는 혐의는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려워 무죄”라며 “또 다른 학대 피해 아동의 일부 부모와 합의한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수긍하고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피고인에 대해 징역 18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2024.02.08 I 박정수 기자
“재미로 그랬어요” 유기견 물고문에 촬영까지…20대女, 형량 늘었다
  • “재미로 그랬어요” 유기견 물고문에 촬영까지…20대女, 형량 늘었다
  •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A씨가 직접 촬영한 강아지 학대 영상.(사진=MBC 캡처)[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유기견을 입양한 뒤 상습적으로 학대하고 숨지게 만든 2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법정 최고형인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7일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김형진 부장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재판부는 보호관찰관의 지도, 감독과 모친의 보호 아래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이뤄지면 A씨의 재범 위험성을 상당히 통제할 수 있다고 판단해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 다만 검찰이 낸 치료감호 청구는 기각했다. A씨가 정신질환으로 인한 약물치료 중단 시기에 범행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점과, 원심판결 이후 폐쇄병동에서 입원 치료를 받으며 어느 정도 증상이 완화됐다고 보았기 때문이다.A씨는 지난 2021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2년 간 춘천시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서 유기견 8마리를 입양해 상습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유기견들은 인터넷을 통해 무료 분양된 새끼 강아지들로, A씨는 강아지들에 물과 사료를 주지 않거나 발로 차고 던지는 방식으로 학대했다. 2022년 12월 2일에는 춘천 공지천에서 강아지 한 마리를 강물에 담갔다가 꺼내기를 반복하고, 머리 부위를 때린 뒤 집으로 데려와 학대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 심지어 A씨는 강아지들이 학대로 인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하기까지 했다.이후 12월 초 유기견의 임시 보호자가 A씨에게 분양한 강아지의 근황을 묻자 “몇 시간 만에 잃어버렸다”고 답한 것에 의심을 품고 경찰에 고발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경찰은 이웃 주민의 신고와 동물보호 활동가의 고발 등을 토대로 주변 폐쇄회로(CC)TV 추적과 탐문수사 등을 통해 범행을 밝혀냈다. 같은 해 11월에도 “강아지 울음소리가 계속 들린다”는 인근 주민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기도 했다. 경찰 조사 당시 A씨는 범행 이유에 대해 “재미로 학대했다”, “그러고 싶어서 그랬다”고 진술한 바 있다.재판부는 “A씨는 동물 학대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음에도 학대를 멈추지 않았고, 반려견 임시보호자에게 ‘잘 키우겠다’고 안심시킨 뒤 다음 날 별다른 이유 없이 잔혹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했으며, 그 이후에 또 다른 반려견 2마리를 데려와 검거 전까지 학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별다른 죄책감 없이 계획·반복적으로 범행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생명에 대한 존중이나 배려도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2024.02.08 I 권혜미 기자
'몸짱 경찰관' 달력 수익금 1648만원…"아동학대 피해자 지원"
  • '몸짱 경찰관' 달력 수익금 1648만원…"아동학대 피해자 지원"[따전소]
  •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대한민국 몸짱 경찰관’들이 달력을 만들어 판매해 얻은 수익금으로 아동학대 피해자 지원에 나섰다.7일 경찰에 따르면 전국 경찰관 49명이 올해 ‘몸짱 경찰 달력’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금 1648만원을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서울 사랑의열매)에 기부했다.경찰 달력은 2018년, 아동학대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학대 피해 아동을 돕기 위해 시작됐다. 매년 대한보디빌딩협회에서 주최하는 ‘미스터폴리스코리아 대회’를 통해 선발된 전국 몸짱 경찰관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제작되는 기부달력이다. 현재까지 총 8900만원을 기부하며 6년째 선행을 이어나가고 있다. 기부금은 학대 피해 아이들의 치료와 회복, 생계지원 등에 쓰이고 있다.이날 행사에 참석한 신혜영 서울 사랑의열매 사무처장은 “몸짱 경찰관분들과 시민분들이 만들어낸 값진 성금은 학대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 아등 지원에 온전히 사용하겠다”고 말했다.경찰달력을 이끌어 가는 제작팀은 “경찰달력은 경찰관들의 순수한 재능기부로 이뤄지고 있어 힘이 들었을 때도 있지만, 그 결과가 정말 의미 있기에 다들 한마음 한뜻으로 열심히 임해주고 있다”며 “더욱이 이 프로젝트에 공감하여 달력을 구매해 주신 시민 여러분께 진심어린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이 성금이 모이기까지 많은 이들의 노력과 관심이 있었기에 학대로 인해 피해 받는 아동들에게 소중하게 사용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4.02.07 I 손의연 기자
"주호민 아들 특수교사에 징역형 선고해달라"...검찰도 항소
  • "주호민 아들 특수교사에 징역형 선고해달라"...검찰도 항소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웹툰 작가 주호민 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에게 벌금 2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한 1심 판결에 검찰이 항소했다.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원지검은 전날 검찰시민위원회 논의 결과를 반영해 항소를 제기했다.웹툰 작가 주호민 씨(왼쪽), 특수교사 A씨 (사진=연합뉴스)검찰시민위원회에 참석한 수원지검 관내 거주 시민위원 11명은 이 사건의 전반적이 경과 및 증거관계와 1심 판결 요지 등을 논의했고, 참석자 3분의 2 이상이 검찰 항소를 찬성했다.이들은 아동학대 사건의 특수성에 비추어 녹음 파일을 증거 능력으로 인정하고 장애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 기준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특수교사 A씨도 전날 “1심 판결에서 대법원의 판례와 다르게 예외적으로 불법 녹음이 인정된 것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며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A씨는 “불법 녹음의 예외가 인정돼야 한다면 녹음기를 넣기 전 학부모가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고려하고 녹음만이 최후의 자구책이었는지 확인한 후 판결해줬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검찰이 발언의 전체 맥락을 담지 못한 녹음 파일만으로 부적절한 판단을 했다고 주장했다.주 씨 아내는 2022년 아들 외투에 녹음기를 넣어 학교에 보낸 뒤 녹음된 내용 등을 토대로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했다.해당 녹음 파일에는 A씨가 교실에서 주 씨 아들(당시 9세)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발언한 내용이 담겼다.지난 2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문제가 된 녹음 파일이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한 것이라 위법수집 증거에 해당한다면서도 사건의 예외성을 고려해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A씨의 정서 학대 혐의에 대해 유죄 판단을 내렸다.앞서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10월 및 이수 명령, 취업제한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검찰은 “이 사건 특성상 녹음 외 피해 아동이 자신의 법익을 방어할 수단을 강구하는 게 어렵다”며 “장애 아동 교육의 공공성에 비추어 피고인의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발언이라고 볼지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2024.02.07 I 박지혜 기자
“끔찍했다”…주호민이 저격한 ‘사건반장’, 입장 밝혔다 “공정보도”
  • “끔찍했다”…주호민이 저격한 ‘사건반장’, 입장 밝혔다 “공정보도”
  • 사진=주호민 개인 방송 화면[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웹툰 작가 겸 방송인 주호민 씨가 특수교사 A씨 고소 관련 사건을 보도했던 JTBC ‘사건반장’ 측에 유감을 표했다. 이에 ‘사건반장’ 측이 직접 입장을 밝혔다.지난 6일 ‘사건반장’은 주씨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A씨의 기자회견과 항소 소식을 다루던 중 주씨를 언급했다.이날 양원보 앵커는 “주씨가 최근 일련의 인터뷰에서 당시 ‘사건반장’ 보도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장애 아동 혐오 보도라고 말이다. 저희는 그런 짓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양 앵커는 “주씨의 아들 사건을 언급한 건 이번 소송의 시발점, 이 소송의 시작이 바로 그 사건이었기 때문이었다. 주씨 측이 아이에게 녹음기를 넣어 보낸 날이 2022년 9월 13일, (주씨 아들이) 바지를 내렸던 건 그보다 8일 전인 9월 5일이었다. 고로 갈등의 시작이었다”고 했다.그러면서 “그 일을 건너뛰게 되면 (사건이) 이해가 되지 않고, 일방적으로 특수교사가 이상한 사람으로 매도된다. 그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저희는 같은 상황에 다시 직면을 해도 같은 선택을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앞서 주씨는 A씨의 1심 선고 결과가 나온 지난 1일 개인 방송을 켜고 “언론에 대한 유감을 표하고 싶다”며 “사건의 본질보다 저희 아이의 장애 행동을 부각하면서 선정적인 기사가 많이 났다”고 언급한 바 있다.사진=JTBC 캡처특히 주씨는 “퓰리처상 감”이라며 ‘사건반장’의 보도 화면을 캡처한 사진을 방송에 띄웠다. 당시 방송에는 ‘아들, 여학생 앞서 바지 내려’라는 자막이 삽입됐다. 당시 주씨는 “이게 한국 언론이다. 이 자막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냐. 퓰리처상”이라며 “제가 이런 걸 겪으면서 많이 부서졌다”고 했다.또 주씨는 지난 4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제일 끔찍했던 장면이 ‘사건반장’ 보도 장면이었다. ‘주호민 아들 여학생 앞에서 바지 내려’라는 자막이 나오는데, 옆에선 수화가 나오고 있는 거다. 아홉 살짜리 장애 아동의 행동을 그렇게 보도하면서 옆에서는 장애인을 배려하는 수화가 나오는, 아이러니의 극치라고 느꼈다”고 했다.한편 주호민 부부는 지난 2022년 9월 자폐증 증상이 있는 아들 B군을 학대한 혐의로 A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B군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발언하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수원지방법원 형사9단독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벌금 2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2024.02.07 I 권혜미 기자
“내 조카 괴롭히면 목 졸라버린다”…7살 초등생은 울음 터트렸다
  • “내 조카 괴롭히면 목 졸라버린다”…7살 초등생은 울음 터트렸다
  •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자신의 조카를 괴롭혔다며 7살 초등학생을 위협해 학대한 혐의를 받는 40대 여성이 아동학대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사진=게티이미지)6일 인천지법 형사2단독 곽경평 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여·45)씨에 대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A씨는 지난해 5월 30일 오후 4시 45분쯤 인천시 동구의 한 아파트 놀이터에서 초등학생 B(7)양의 목을 목 부위를 감싸며 “내 조카를 괴롭히면 목 졸라버린다”며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자신의 조카가 B양으로부터 괴롭힘 때문에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정신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고 생각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A씨의 위협에 B양은 두 손으로 빌면서 울음을 터트렸다.재판부는 “범행 당시 아이는 상당한 공포나 불안을 느꼈던 것으로 보임에도, 피고인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선생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다 좌절되자 직접 B양에게 주의를 주고 부모 연락처를 알아내 대화를 해보려다가 정도가 지나쳐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2024.02.06 I 이로원 기자
김영옥 "음주 사고 당한 손자 8년째 돌봐…일 쉬면 괴로워"
  • 김영옥 "음주 사고 당한 손자 8년째 돌봐…일 쉬면 괴로워"
  •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데뷔 67년차, 대한민국 현역 최고령 여배우 김영옥의 고민이 공개된다.사진=채널A6일 방송 예정인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 김영옥은 “88세에도 쉬지 못하는 나, 일 중독일까요?”라는 고민을 공개한다. 김영옥은 ‘이렇게까지 나를 힘들게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스스로를 학대하며 “짐승처럼 살아왔다”고 고백한다. 67년간 세 자녀를 키우며 한 번도 쉬지 않고 일을 해오면서도, 집에만 오면 가만히 있지 못하고 쉴 틈 없이 쌓인 집안일을 해내고, 옷도 갈아입지 못한 채 저녁 식사를 차렸던 과거를 회상한다. 88세가 된 지금까지도 집에 있으면 잠시도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는 것이 괴롭다고 털어놓는다.이어 김영옥은 만취 음주 운전자의 차량에 사고를 당한 아픈 손자를 8년째 돌보고 있다고 밝힌다. 88세의 나이에 사고로 하반신을 쓸 수 없게 된 손자를 돌보는 게 힘에 부칠 때도 있지만, ‘할머니가 해주는 음식이 제일 맛있다’는 손주의 말을 들으면 자꾸 해주고 싶어서 스스로를 못살게 구는 때가 있다고.이날 김영옥의 이야기를 들은 오은영 박사는 김영옥이 스스로를 학대해 왔다고 표현할 만큼 ‘일중독’이라고 느낀 이유로 ‘높은 주체성’을 제시한다. 그러자 김영옥은 신혼 초를 회상하며, “당시에 ‘남들은 남편 월급 가지고 잘 사는데 그만두면 안 되겠냐?’는 남편의 말에, ‘일 그만둘 생각 없고, 이 일은 나의 생명줄이다. 그런 이야기 하면 같이 못 산다!’고 선언했을 만큼 삶의 주체성을 놓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밝힌다. 이에 MC 박나래 또한 “무대 위에서 죽는 것이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했을 정도로 일을 사랑하고 있다”며 김영옥의 고민에 공감한다.한편 오은영 박사는 사전에 진행한 문장완성검사(SCT)에서 김영옥의 건강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발견, 그 부분에 대해 자세히 듣고자 한다. 김영옥은 재작년 무더운 여름날 있었던 사고를 회상한다. “샤워를 하다 욕실에서 넘어져 사흘을 꼼짝없이 누워있게 됐는데, 나을 것 같지 않은 절망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이어 “나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되겠나. 자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고 말하거나 감기에 들어도 큰일이 날 것처럼 괴롭다고 토로한다.오 박사는 죽음은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숙명이며, 알 수 없는 세계이기 때문에 두려운 일이 맞지만, 열심히 사는 것만큼이나 잘 마무리하는 것에 대한 고민과 공부도 필요하다고 전하며 김영옥의 생각을 묻는다. 김영옥은 “요양원 가는 건 싫다. 집에서 인생을 마무리하게 해다오”라고 했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알고 있다고 밝히며 오랜 세월을 살다 보니 먼저 세상을 뜨는 가까운 관계의 젊은 사람들을 보는 게 허무하고 괴롭다는 마음을 고백한다. 이야기를 듣던 오은영 박사는 과거 암 진단을 받고 절망스러웠던 때를 떠올리며, 당시 어린 자녀 옆에 오래 있어주지 못하면 어떡하나에 대한 걱정이 앞섰음을 고백한다.이날 오은영 박사는 인생 후반기를 점검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은영매직을 공개한다. 특히 배우 김영옥의 90세까지 오래오래 일하고 싶다는 마음을 헤아려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오은영의 이름을 걸고 남긴 한마디에 김영옥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는 전언이다.‘오은영의 금쪽 상담소’는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10분 채널A에서 방송된다.
2024.02.06 I 김가영 기자
'주호민 사건' 특수교사 "몰래녹음 인정 아쉬워, '쥐새끼' 쓴적 없어"
  • '주호민 사건' 특수교사 "몰래녹음 인정 아쉬워, '쥐새끼' 쓴적 없어"
  •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주호민 아들 정서적 학대 사건’으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특수교사 A씨가 대중 앞에서 입을 열었다. A씨는 “주호민씨는 녹음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지만, 저는 학부모와 신뢰를 유지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며 1심 판결과 자신을 둘러싼 여러 소문에 대한 부당함을 호소했다.6일 수원지법 앞에서 주호민씨 아들 정서적 학대사건으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특수교사 A씨(오른쪽 세번째)와 변호를 맡은 김기윤 경기도교육감 고문변호사가 항소장 제출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황영민 기자6일 특수교사 A씨와 그의 변호를 맡은 김기윤 경기도교육감 고문변호사는 1심 판결에 대한 항소장 제출에 앞서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특수교사노조 소속 교사 60여 명이 검은색 복장과 흰 국화꽃을 들고 함께 했다.A씨는 “제 꿈은 특수교사였고, 그것을 ‘타의’에 의해 잃고 싶지 않아 항소를 결심했다”면서 항소 이유로 △주호민씨가 주장한 고소 이유에 대한 반박 △용인시 아동학대전담 공무원의 사건 처리에 대한 문제 △1심 판결문에 대한 아쉬움 △자신이 쥐새끼 등 용어를 사용했다는 허위 주장에 대한 반박 △검찰에 의한 증거자료 변경 시도에 대한 유감 등을 꼽았다.주씨 부부가 A씨를 고소하게 된 계기가 된 녹음기를 자신들의 아이에게 들려보낸 날은 2022년 9월 13일이다. 주씨는 “자녀가 그즈음에 보이지 않던 배변 실수를 자주 했고, 학교에서 돌아오면 불안해 했다”고 몰래 녹음 이유를 언론을 통해 설명했다.이에 대해 A씨는 “녹음기를 넣은 이틀 뒤인 9월 15일 주호민 부부와 특수교사, 담임교사, 교감 등이 함께한 협의회에서 주씨 부부는 자녀의 배변 실수나 불안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며 “그동안 주씨 부부와 저와의 신뢰 관계를 고려할 때, 주씨 자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인 공식적인 회의에서 이를 충분히 언급했으리라 생각한다”고 의구심을 표했다.A씨는 또 “용인시 아동학대전담 공무원은 1심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5분 정도 짜지깁 된 음성파일만을 듣고 아동학대로 판단했다’고 했고 ‘아동학대와 관련해 4박5일 연수와 매뉴얼 책자로 학대 여부를 판단하며 특수교육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고 했다”면서 “용인시는 지속해서 이런 수준에서 아동학대 조사 담당자를 배치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대법원 판례를 깨고 ‘몰래 녹음’을 인정한 1심 판결에 대해서도 A씨는 “녹음기를 넣기 전에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학부모가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6일 수원지법 앞에서 주호민씨 아들 정서적 학대사건으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특수교사 A씨와 변호를 맡은 김기윤 경기도교육감 고문변호사가 항소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황영민 기자1심 판결 이후 주호민씨가 방송을 통해 주장한 ‘금전적 배상 요구’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도 해당 사실에 대한 억울함을 토로한 바 있다.A씨는 “저는 주호민씨 측에 금전을 요구한 적이 없다”며 “사건이 알려진 초반에 주씨가 저를 선처하겠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제 변호사가 합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주씨 국선 변호인에게 어떤 선에서 합의를 하는 것이 좋은지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전달한 것 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그는 이어 “제가 저의 변호사에게 금전 요구 부분은 원하지 않는다고 요청하자, 변호사는 금전배상 요구를 삭제하고 다시 전달했다”며 “그런데 주씨는 개인 방송을 통해 마치 제가 항복을 요구하듯 금전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협상 내용에 상대가 답변하기도 전에 철회한 행동을 두고 항복을 요구하는 사람의 태도라고 주장하는 것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주호민씨가 방송을 통해 주장한 ‘쥐새끼’ 발언에 대해서도 전면 반박했다.A씨는 “주호민씨는 재판이 끝나자마자 제가 학생들에게 ‘쥐새끼’라고 발언했다고 주장했다. 저는 결단코, 누구에게도, 단 한 번도 그런 단어를 사용해 본 적이 없다”며 “주호민씨가 (법정에) 제출한 녹음 원본에서도 그 부분은 들리지 않는다고 속기사가 표시했고, 해당 부분을 분석한 최소 세 개의 녹취록은 모두 의견을 달리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정서 학대 정황으로 삼아야 하는 녹음이 일상 수준에서 확인될 수 없다면 그 발언 내용을 학대라고 단정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것이 상식”이라며 “검찰은 원본 소리를 증폭하거나 변조하는 등 인공적 조작으로 내용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검찰에 대한 유감도 표명했다.A씨의 변호인인 김기윤 변호사는 입장문을 통해 “(1심) 재판부는 대법원 판결과 달리 몰래 녹음을 증거로 채택했다.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며 “이로써 학교는 교사가 교육을 실현하는 곳이 아닌 자기방어와 방치로 이뤄진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김 변호사는 이어 “지난 1일 주호민씨는 ‘녹음 장치 외에 정말로 어떻게 이런 일들을 잡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면서 “몰래녹음을 통해 잡아내려고 하는 자와 잡히지 않으려는 자가 있는 교실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는지 국민 여러분들께 묻고 싶다”고 말했다.
2024.02.06 I 황영민 기자
"주호민 아들 방치?"...녹음 속 '2시간 침묵' 반박
  • "주호민 아들 방치?"...녹음 속 '2시간 침묵' 반박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웹툰 작가 주호민 씨가 자신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특수교사 ‘녹음’ 관련 “애들이 방치돼 있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 반박이 나왔다.류재연 나사렛대학교 특수교육과 교수는 지난 4일 블로그와 유튜브에 ‘고기초 특수교사 수업 시간 불법 녹음 팩트체크 : 침묵이 흐르는 부분’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류 교수는 이 게시물을 올린 이유에 대해 “현실을 모르는 학부모나 제3자들이 침묵 시간에 교사가 학생을 방치했고, 그것이 학대라며 몰고 간다”고 밝혔다.그는 “당일 특수교사 수업은 2, 3, 4교시다. 그런데 주호민 자녀는 등교하자마자 1교시에 특수학급으로 왔다. 왜 왔는지는 설명 드리지 않는다”며 “1교시는 자신의 수업 시간도 아니고 교사도 처리할 일들이 있다. 녹음은 수업 전부터 수업 마치고 한참 동안 지속됐다. 그래서 4시간이 조금 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1교시에 해당하는 시작 시각에 특수교사는 주호민 자녀에게 쓰기 교재를 주고 쓰기 과제를 수행하도록 했다. 가급적 학생과 불필요한 접촉을 줄이고 학생이 처벌이나 격리의 감정을 느끼지 않고 몰두할 방법은 쓰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교사는 학생이 쓰기를 수행하는지 관찰하며, 동시에 자신의 업무를 살폈다”라고 부연했다.류 교수는 “2, 3, 4교시에 해당하는 수업 분량은 120분 정도다. 특수교사와 학생의 수업이 녹음된 부분은 대략 2시간 반 정도이고, 이때도 잠깐 휴지기(휴식)가 있다. 교사가 해당 학생을 교육한 시간을 합치면 보수적으로 계산한다고 해도 최소 120분을 넘긴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그러면서 “1교시 학생의 쓰기에 사용된 교재는 교사가 갖고 있다고 한다. 추후 사용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위 내용은 해당 교사를 통해 제가 확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웹툰 작가 주호민 씨(왼쪽), 특수교사 A씨 (사진=연합뉴스)주 씨 아내는 2022년 아들 외투에 녹음기를 넣어 학교에 보낸 뒤 녹음된 내용 등을 토대로 특수교사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했다.지난 2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이 녹음을 증거로 인정하면서 A씨에 대해 벌금 2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다.주 씨는 같은 날 오후 생방송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에서 교사들이 ‘몰래 녹음’에 거부 반응을 보인 데 대해 “당연히 이해한다”면서도 “장애가 있는 친구들은 전할 방법이 없다. 방안을 함께 제시했으면 좋겠는데 대립 구도로 가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주 씨는 또 녹음 내용 전체를 공개하려다 보류했다며 “녹취를 편집한 부분이 5분 내외인데, 2시간 반 수업에서 5분 동안 나쁜 말을 편집하면 안 걸릴 사람이 어디 있느냐, 악의적인 편집이라는 의견이 많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그러면서 “그럼 나머지 두 시간 반은 정상적인 수업이었는가? 2시간 반 중에 2시간이 무음이다. 아무 소리가 없다. 그냥 방치돼 있다. 애들이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는다. 숨소리와 달그락거리는 소리만들린다”고 주장했다.A씨는 6일 오전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기에 앞서 입장문을 발표했다.그는 “1심 판결에서 대법원의 판례와 다르게 예외적으로 불법 녹음이 인정된 것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며 “불법 녹음의 예외가 인정돼야 한다면 녹음기를 넣기 전 학부모가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고려하고 녹음만이 최후의 자구책이었는지 확인한 후 판결해줬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한편, 주 씨는 자신을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한 류 교수에 강력한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현재 외국에 체류 중인 류 교수도 “귀국하면 저도 주 씨의 거짓을 하나씩 반박하겠다”고 맞섰다.
2024.02.06 I 박지혜 기자
특수교사 A씨 “‘쥐XX’ 단어 사용한 적 없어”…주호민 주장 반박
  • 특수교사 A씨 “‘쥐XX’ 단어 사용한 적 없어”…주호민 주장 반박
  • 주호민(왼쪽), 특수교사 A씨.(사진=주호민 유튜브 캡처, 연합뉴스)[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웹툰 작가 겸 방송인 주호민 부부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특수교사 A씨가 직접 입장을 밝혔다.6일 오전 10시 30분께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A씨의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A씨와 김기윤 경기도교육감 고문변호사, 특수교사노조 등이 참석했다.이날 검정색 의상을 입고 나온 A씨는 “특수교사에서 순식간에 아동학대 피고인이 됐다. 타의에 의해 특수교사의 꿈을 잃고 싶지 않았다”며 항소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입장문을 읽어나간 A씨는 “며칠 전 1심에서 선고 유예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의 판단이 아쉽다. 저는 아직도 피고인의 낙인을 떼지 못했고, 특수교사로 완전하게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운을 뗐다.A씨는 “저를 고소한 전 학부모 주호민 씨 부부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음을 안다”면서도 “그러나 주호민 씨가 자신의 어려움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번개탄, 유서를 쓰고 아내와 상의했다 등 자극적인 표현을 공공연하게 표현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저도 이런 표현에 주의하겠다”고 말했다.앞서 주호민은 A씨의 1심 판결 후 개인 방송을 통해 “극단적 선택을 생각했다”, “유서를 썼다”며 지난 6개월 간의 고통을 털어놓은 바 있다.이어 A씨는 주호민 부부가 아들을 통해 녹음기를 넣은 이유가 단순히 자녀의 증상 때문인지 의문을 드러냈다. A씨는 “주호민 부부는 아이가 하교 후 불안함을 느껴 녹음기를 넣었다고 했으나, 이와 관련 진행된 학교 협의회에서는 자녀의 불안, 배변 실수 등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다”고 했다.웹툰 작가 주호민 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은 특수교사 A씨가 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항소장을 제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특히 A씨는 소송 취하를 위해 금전과 자필 사과문 등을 요구했다고 한 주호민의 주장을 반박했다. A씨는 “국선변호인에게 어떤 선에서 합의하는 게 좋을지 가이드 라인을 전달한 것일 뿐”이라며 “추후 변호사에게 금전 요구 부분은 원하지 않는다고 요청했고 변호사는 주호민의 국선 변호인에게 금전배상 요구를 삭제하고 다시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실을 과장 확대하여 왜곡한 것”이라고 했다.또한 A씨는 녹취록에 나왔다고 주장된 ‘쥐XX’라는 단어를 두고도 “평생 단 한번도 그런 단어를 사용한 적 없다”며 “주호민이 처음 제출한 원본에서도 이 부분은 속기사가 들리지 않는다고 표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주호민이 재판이 끝난 이후 아동에게 내가 ‘쥐XX’라는 표현했다는데 이는 허위사실을 이고 사실의 왜곡이며 나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며 “검증되지도 않은 단어가 유포된 것엔 검찰의 실수가 크다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했다.한편 주호민 부부는 지난 2022년 9월 자폐증 증상이 있는 아들 B군을 학대한 혐의로 A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B군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발언하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수원지방법원 형사9단독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벌금 2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2024.02.06 I 권혜미 기자
대중 앞에 서는 '주호민 사건' 특수교사, 6일 기자회견
  • 대중 앞에 서는 '주호민 사건' 특수교사, 6일 기자회견
  •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웹툰 작가 주호민씨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특수교사 A씨가 대중 앞에 선다.5일 A씨의 변호를 맡은 김기윤 경기도교육감 고문변호사는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기 전 기자회견을 열고 특수교사가 직접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A씨는 “‘몰래 녹음’을 증거로 인정한 판결은 부당하며, 이 판결로 인해 다른 특수교사들의 교육권이 위축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2일 주호민씨 아들 정서적 학대사건으로 기소된 특수교사 A씨가 김기윤 경기도교육감 고문변호사와 함께 이데일리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황영민 기자앞서 A씨는 이데일리와 단독 인터뷰에서 지난 1심 판결 이후 주호민씨가 방송을 통해 밝힌 ‘금전적 보상’에 대해 “저는 변호사님께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는 부분은 빼달라고 분명히 말씀드렸지만, 이미 그 내용이 담긴 입장문이 주호민씨 쪽으로 전달돼버렸다”고 억울함을 호소한 바 있다.또 해당 변호사가 ‘몰래 녹음’이 담긴 증거물 채택에 동의한 것을 사유로 해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A씨의 기자회견은 6일 오전 10시 30분 수원지법 민원실 앞에서 A씨와 김 변호사, 특수교사노조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특수교사 A씨는 2022년 9월 13일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주씨 아들(당시 9세)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발언하는 등 피해 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주씨 측이 아들에게 녹음기를 들려 학교에 보낸 뒤 녹음된 내용 등을 기반으로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1심 법원은 지난 1일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에선 ‘몰래 녹음’의 증거능력이 쟁점이 됐는데, 1심은 문제가 된 녹취록이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한 것이라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면서도 이 사건의 예외성을 고려해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A씨의 정서 학대 혐의에 대해 유죄 판단을 내렸다.
2024.02.05 I 황영민 기자
주호민이 고소한 특수교사, 6일 직접 입장 밝힌다
  • 주호민이 고소한 특수교사, 6일 직접 입장 밝힌다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웹툰작가 주호민 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는 특수교사가 기자회견을 예고했다.(사진=뉴시스)5일 특수교사 측 김기윤 변호사는 오는 6일 오전 10시 30분께 고소장 제출을 앞두고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A씨가 입장을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A씨는 “‘몰래 녹음’을 증거로 인정한 판결은 부당하며 이 판결로 인해 다른 특수 교사들의 교육권이 위축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A씨는 2022년 9월 13일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당시 9세였던 주씨 아들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발언하는 등 피해 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이와 관련해 지난 1일 수원지법은 A씨에게 벌금 200만 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당시 재판에서는 ‘몰래 녹음’의 증거능력이 쟁점이 됐는데 1심은 문제가 된 녹취록이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한 것이라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면서도 이 사건의 예외성을 고려해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A씨의 정서 학대 혐의에 대해 유죄 판단을 내렸다.이같은 판결 후 특수교사노조는 법원 앞에서 판결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전국특수교사노조는 “이번 판결은 조금씩 나아가던 장애 인식과 통합교육을 한순간에 후퇴시키고, 특수교사와 일반교사들의 통합교육에 대한 의지를 꺾을 뿐만 아니라 통합학급을 기피하게 만드는 사법부의 오판”이라고 주장했다.
2024.02.05 I 김민정 기자
“유서에 나랑 똑같은 말을”…주호민, 故 이선균 언급한 이유
  • “유서에 나랑 똑같은 말을”…주호민, 故 이선균 언급한 이유
  •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웹툰 작가 주호민씨와 한수자씨 부부가 사건 당시와 녹음 파일을 공개하기까지의 전말, 여론의 질타에 괴로웠던 마음을 토로했다. 웹툰작가 주호민이 지난 1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 뉴시스)주호민씨는 아내 한수자씨와 함께 지난 4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특수교사 A씨의 유죄 판결 이후의 심경을 전했다. 주씨는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본 것 같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아내 한씨도 “여러 비판 속 결국 남은 얘기는 장애 아동을 분리하라는 이야기였다”며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포장되어 있던 게 벗겨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한 씨는 교사의 폭언이 담긴 녹취를 듣고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라고도 했다. 당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갖고 있던 주씨 부부의 아이는 일반학생들과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받던 중 바지를 내리는 행동으로 특수학급으로 분리 조치 된 상태였는데, 이에 대해 한 씨는 “피해 학부모에게 당일 전화로 사과드렸고, 회의를 통해 아들을 특수학급에서 분리 교육하기로 결정한 상태였다”면서 “그 과정에서 학대 정황을 알게 돼 정신적으로 많이 무너졌다”고 설명했다.이어 “당시 아들에게 분리가 된 이유는 잘못된 행동을 했기 때문이고, 대체행동으로 바꾸거나 말로 표현할 수 있다면 다시 반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열심히 가르치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녹음 안에는 학대하는 음성이 담겨있었다. 새벽에 녹취를 풀며 오열했다”고 덧붙였다.하지만 교사의 발언을 몰래 녹음한 것은 잘못된 행동이었다고도 인정했다.한 씨는 “뭔가 꼬투리를 잡으려 하는 건 절대 안 된다 생각한다”면서도 “도저히 원인을 알 수 없을 때 지푸라기 하나 잡는 처참한 기분으로 가방에 녹음기를 넣는 것”이라며 “그걸 부모가 직접 확인하는 것은 평생의 트라우마”라고 언급했다.주씨 부부는 피해 사실을 인지한 뒤 교육청과 학교 측에 조처 방법을 물었으나, 학대 교사와 분리하기 위해선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주 씨는 “처음부터 형사 처벌을 원한 건 아니었다”고 밝혔다.그는 교사에게 알리지 않고 신고부터 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당사자에게 직접 항의하기엔 부담이 있었다”며 “대신 교장 선생님에게 녹음을 들어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하지만 학교 교장은 정취를 거절했고 주 씨는 “아무래도 인지한 사람에게 아동학대 신고 의무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교장 선생님이나 교육청처럼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중재해주지 못한 게 안타깝다”는 말을 전했다.A씨가 입건된 뒤 해당 초등학교의 특수교사는 7번 교체됐다. 그 자리는 단기 계약직 교사들로 채워졌다. 그러자 특수학급 학부모들은 반발했다고. 이에 대해 주 씨는 “결국 백업 교사가 없어서 생긴 일”이라며 “A씨가 학대 혐의로 일을 못한다 해도 다른 선생님이 특수반을 봐주실 수 있는 상황이었으면 다른 학부모들과의 갈등이 안 일어났을 것”이라고 봤다. 결국 주씨 부부의 아들은 현재 전학을 포기하고 가정에서 교육받고 있다. (사진=트위치 방송 캡처)주 씨는 이번 사건으로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故) 이선균 배우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듣고 “그분이 저랑 똑같은 말을 남겼다고 하더라. 많은 감정이 올라왔다”면서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는 분이지만, 추도하는 기도도 혼자 했었다”고 털어놨다.이어 “고통스러운 반 년이었고, 판결이 나왔지만 상처만 남았다. 여기서 마무리되기를 바라지만 A씨가 항소한다고 하니 언제까지 이어질지 몰라 막막하고 괴롭다”고 전했다. 한 씨도 “서로를 잘 모르기 때문에 생긴 일 같다”면서 “모르면 상상을 하게 되고, 상상 속에서 장애에 대한 두려움의 크기가 커지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앞서 지난 1일 수원지방법원 형사9단독(판사 곽용헌)은 아동학대처벌법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 A씨에게 유죄(벌금 200만 원)를 선고하고 이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2년 9월 13일 한 씨 아들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발언해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는 주 씨의 아내가 교사 몰래 자녀의 외투에 녹음기를 넣어 녹음한 녹취록이 아동학대의 증거로 인정된 부분으로, 재판부는 “피해자 모친이 피해자에 대한 학대 정황을 확인하기 위해서 대화 녹음한 것이기 때문에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녹음 행위에 위법성 조각 사유가 존재해 녹음 파일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A씨에 대한 유죄 판결 이후 교육계에서는 “대한민국 특수교육 전체에 후폭풍을 가지고 올 수밖에 없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특수교사노조는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아동을 정상성에서 배제하고 별개의 특별한 집단으로 분리해야 한다고 권고하는 파장을 불러온 판결”이라며 “특수교육과 통합교육이 살 길은 2심(항소심)에서 피고 특수교사의 완전 무죄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천교육교사모임도 “법리적 정당성 여부를 떠나 교실 속 모든 교육행위가 언제든 법적 공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위협에 노출된 것”이라며 “통합학급의 담임 기피 현상은 악화될 것이며 특수교사들도 방어적이고 위축된 태도로 교육에 임하게 될 것”라고 우려를 나타냈다.한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5일부터 ‘몰래 녹음 불인정 및 특수교사 무죄 촉구 전국 교원 탄원 서명운동’을 벌인다는 입장이다.교총은 “2심에선 학교 현실과 교육적 목적을 반영한 올바른 판단이 나올 수 있도록 탄원 서명을 시작으로 1인 시위, 집회 등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4.02.05 I 강소영 기자
12세 딸  숨지게 한 후 시신 방치…목사 아닌 악마였다
  • 12세 딸 숨지게 한 후 시신 방치…목사 아닌 악마였다[그해 오늘]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2016년 2월 4일, 여중생 딸을 5시간 동안 때려 숨지게 한 부모에게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사진=연합뉴스)목사인 A(47)씨와 계모 B(40)씨는 2015년 3월 17일 오전 5시 30분께부터 중학교 1학년이던 딸 C양(사망 당시 12세)을 잠재우지 않은 채 7시간 동안 자신의 집 거실에서 마구 때려 숨지게 했다. C양이 교회 헌금을 훔치고서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자행된 학대였다.반복적인 폭행 이후에는 C양이 집 밖으로 도망치지 못하도록 상의를 벗기고 팬티만 입힌 채로 난방이 없는 방에서 자도록 했다. B씨는 폭행당한 C양의 몸을 보며 “허벅지와 손이 땡땡 부었다. 허벅지가 말 근육 같다ㅋㅋ”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이들 부부는 장시간 폭행으로 배가 고팠는지 태연하게 자장면을 시켜먹기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때 C양을 깨우려고 했지만, C양의 몸이 굳어 있었고 이들 부부는 즉각 119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A씨는 숨진 C양을 이불로 덮어놓고 있다가 냄새가 나 방향제를 뿌려두고 집에 방치했다. 이들 부부는 딸이 숨진 상태에서 열흘이 지난 2015년 3월 31일 C양을 미귀가자로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당시 경찰은 C양의 가출이 잦았던 점을 토대로 단순 미귀가자로 판단했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하지만 같은 해 12월 인천 소녀 학대 사건 이후 미귀가자 현황을 파악하던 중 C양 친구의 진술이 결정적 단서가 됐다. C양 친구는 “지난해 3월 15일쯤 가출 직후 C양을 만났을 때 종아리와 손에 멍 자국이 있었다. 물어보니 ‘전날 맞았다’고 말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경찰은 이를 토대로 C양이 범죄와 관련된 실종된 것으로 보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C양의 시신은 2월 3일 경찰이 A씨 자택을 압수수색할 당시 C양이 자던 방에서 그대로 이불에 덮인 미라 상태로 발견됐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A씨는 전처가 암으로 2007년 사망하자 현재 아내와 2012년부터 함께 살았으며, 숨진 C양을 제외한 다른 자녀는 사건 발생 당시 함께 살지 않아 시신이 방치된 집에는 부부만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이들에게 1심에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4년, B씨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A씨에게 20년, B씨에게 징역 15년 등 검찰 구형량보다 높게 선고했다.이후 이들 부부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재판부는 2심에서도 똑같이 징역 20년과 1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또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할 것을 명령했다.재판부는 ““피해자인 딸은 가장 사랑하던 사람인 아버지로부터 가혹한 학대를 받았다. 1심이 검찰 구형보다 높은 형을 선고한 것은 수긍할 수 있다. 양형이 무겁다는 피고인 측 항소는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목사 부부는 “다시 부활할 것이라는 종교적 이유로 딸을 방치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과연 그것이 옳은 종교적 신념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2016년 11월 24일 대법원 역시 이들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을 확정하면서 A씨는 20년, B씨는 15년이 확정됐다.
2024.02.04 I 김민정 기자
나랏빚 내서 비트코인 산다…자칭 '세상에서 제일 쿨한' MZ독재자
  • 나랏빚 내서 비트코인 산다…자칭 '세상에서 제일 쿨한' MZ독재자
  •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세상에서 제일 쿨한 독재자’, ‘철인(哲人)군주’.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엑스(X·엑스)에서 자신을 표현한 말이다.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기자회견하는 모습.(사진=AFP)◇군부독재자도 못 건드린 ‘연임금지’ 무력화오는 4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에서 대선이 치러진다. 기적이 없는 한 부켈레의 재선이 확실시된다. 엘살바도르 호세시메온카냐스 중앙아메리카대학 여론조사에서 그는 81,9% 지지율로 2위(4.2%)인 파라분도마르티국민해방전선(FMLN)의 마누엘 플로레스 후보를 20배 가까운 차이로 앞섰다. 의회에서도 60석 중 57석을 싹쓸이할 것으로 전망된다.이번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부켈레는 엘살바도르 역사상 80년 만에 나오는 재선 대통령이 된다. 엘살바도르 헌법은 대통령 연임을 금지하고 있다. 서슬 퍼렇던 군부 정권에서도 이 규정은 지켜졌다. 그럼에도 부켈레가 재선에 도전할 수 있었던 건 대선 6개월 전에 사임하면 연임 금지 조항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2021년 헌법재판소 결정 ‘덕’이다. 부켈레가 속한 ‘새로운 생각’당은 그해 총선에서 승리하자마자 정권에 비협조적인 헌법재판관들을 탄핵했다. 그렇게 새로 임명된 헌법재판관들이 부켈레에게 재선 가도를 열어줬다.부켈레는 어떤 사람이기에 엘살바도로 대중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것일까. 그의 지지자인 알렉스 치네로스는 “그는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많이 했다”면서 “사람들은 그를 비판하지만 그는 적어도 무언가를 바꿨다”고 ABC 방송에 말했다.1981년생인 부켈레는 팔레스타인 이민 3세 출신이다. 그의 아버지는 엘살바도르에 최초의 맥도날드를 들여오고 섬유·홍보회사를 운영한 재력가였다. 부켈레는 2012년 32살 나이에 FMLN 소속으로 수도 수도 산살바도르 인근의 누에보 쿠스카틀란 시장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3년 후엔 산살바도르 시장이 된다. 그는 강경한 치안 정책과 반부패 정책을 앞세워 인기를 끌었다. “아무도 훔치지 않는다면 돈은 충분히 돌 수 있다”는 게 그의 슬로건이었다. 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던 그는 2017년 FMLN에서 출당 당하자 새로운 생각을 창당한다. 부패하고 무능한 양당 정치에 지친 엘살바도르 국민은 젊은 부켈레에 주목했다. 2019년 대선에서 부켈레는 39살에 대통령에 당선된다. 라틴아메리카 최초의 MZ세대(1981~2010년생) 정상이었다.갱단 소탕을 위해 집결한 군인들 앞에서 연설하는 부켈레.(사진=AFP)◇초강경 ‘범죄와의 전쟁’…성인 100명 중 2명 수감지금의 부켈레의 정치적 위상을 만든 건 강력한 ‘범죄와의 전쟁’이다. 1980년대 내전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간 엘살바도르 난민 중 적잖은 이들이 범죄에 물들었는데 1990년대 미국 클린턴 행정부가 범죄자들을 엘살바도르로 되돌려보내면서 엘살바도르는 폭력에 시달리게 됐다. MS-13과 18번가(Barrio-18)이라고 불리는 양대 조직의 규모는 6만명으로 엘살바도르 군경을 넘어설 정도였다.부켈레는 당선 직후 이들과 협상을 시도했지만 이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자 초강경 모드로 돌아섰다. 군경 병력을 확충하고 감옥의 보안을 강화했다. 특히 2022년엔 ‘비상사태’를 선언해 영장 없이도 임의 수색·체포를 가능하도록 했다. 미성년자도 성인과 똑같이 사법 절차를 밟게 했으며 공공장소에서 2명 이상이 모이는 것도 금지했다. 이를 통해 지난 2년간 10만명에 달하는 이들이 수감됐다. 엘살바도르 성인 인구(약 500만명)의 2%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최근엔 4만명을 수감할 수 있는 초대형 수감시설을 문을 열었다.그 결과 엘살바도르의 범죄는 극적으로 개선됐다. 한때 인구 10만명에 100건이 넘던 엘살바도르의 살인 건수는 지난해 2.4건으로 줄었다. 미주 지역에서 캐나다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부켈레가 자신을 ‘마침내 엘살바도르에 평화를 가져온 마술사’라고 표현한 이유다. 갱단에 의해 여동생을 잃은 미겔(가명)은 “예전엔 선한 사람들이 두려워했다. 이제는 악인들이 두려워한다”고 이코노미스트에 말했다.다만 범죄와의 전쟁에서 인권 침해가 횡행했다는 비판도 있다. 가족에게 알리지도 않고 ‘용의자’를 수감하는 일은 예사다. 국제엠네스티는 지난해 12월 “교도소 수감자에 대한 고문과 학대가 조직적으로 자행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또 다른 인권단체인 크리스토살은 엘살바도르 수감자 중 160명이 사망했는데 혈종 등 고문 흔적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부켈레는 2022년 각료회의에서 “수감자에게도 인권은 있다. 하지만 정직한 사람들 인권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2021년 라틴비트코인 컨퍼런스에 참석한 부켈레.(사진=AFP)◇세계 최초 비트코인 법정화폐化…이제야 손실 만회부켈레는 2021년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인정하면서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준비자산이자 우수한 통화 네트워크”라며 “비트코인을 보유하면 개발도상국 경제를 명목화폐 인플레이션의 충격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엘살바도르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2800개로 알려졌다.하지만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면서 부켈레의 경제 정책은 비판받았다. 한때 손실률이 60%가 넘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수십억달러에 빚을 지고 있는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것에 일찌감치 우려를 표했다. 엘살바도르는 최근에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승인 등으로 비트코인이 오르면서 1%가량 평가익을 보고 있다. 자신감이 붙은 엘살바도르 정부는 올 1분기 중 비트코인 기반 채권을 발행해 비트코인 추가 구매와 비트코인 채굴 시설 등에 쓸 계획이다. 다만 엘살바도르 중앙아메리카대학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국민 88%는 지난 한 해 동안 비트코인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답해 법정화폐로선 실용성을 의심받고 있다.부켈레는 이미지 메이킹에도 능하다. 야구모자와 가죽재킷, 청바지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소셜미디어에선 자신에 대한 비판을 독설과 조롱으로 되받는다. 그는 2019년 유엔 총회에선 “인스트그램 사진 몇 장이 이번 총회의 어느 연설보다 영향력이 클 수 있다”고 했다. 부켈레의 변호인으로 일한 베르타 들레온은 “그는 자기 이미지에만 관심이 있다”며 “그는 소셜네트워크에 대한 어떤 비판도 용납치 않는다. 소셜네트워크는 그에게 건들릴 수 없는 성역이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최근엔 시오마라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이나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 등 다른 라틴아메리카 정상들까지 부켈레의 이미지 메이킹과 ‘스트롱맨 리더십’을 벤치마크하고 있다. ‘부켈리스모’(부켈레주의)라는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다.엘살바도르 산살바도르의 한 건물의 부켈레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사진=AFP)◇부켈레 ‘독주’ 계속될까부켈레가 재집권한 이후 엘살바도르는 어떻게 될까. 외신에선 의회에 무장경찰을 투입하고 비판적인 언론인·학자 등을 국외 추방한 부켈레의 독주가 심화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나마 엘살바도르의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미국도 난민 문제 때문에 부켈레를 자극하길 꺼리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부켈레가 3선에도 도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타일러 매티아스 휴먼라이츠워치 연구원은 부켈레를 “라틴아메리카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가장 큰 위험”이라고 부르며 “라틴아메리카 전역에서 이런 권위주의적 포퓰리즘을 지지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것이 악화하는 폭력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ABC에 말했다. 다만 부켈레 앞에 꽃길만 펼쳐진 건 아니다. 정치 평론가 카를로스 페레즈는 “대량 투옥에 기반을 둔 (정치) 모델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엘살바도르 중앙은행장을 지낸 카를로스 아체베도는 “그가 경제에서 국민 기대에 못 미친다면 두 번째 임기는 훨씬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2024.02.03 I 박종화 기자
`주호민 논란` 결국 교사 유죄…`녹음 파일` 두고 갑론을박
  • `주호민 논란` 결국 교사 유죄…`녹음 파일` 두고 갑론을박 [사사건건]
  •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지난해 여름 사회에 큰 파문을 불러온 웹툰 작가 주호민씨의 자녀 논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법원은 여러 정황을 볼 때 초등학교 특수교사 A씨가 주씨의 자녀를 학대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위법성 논란이 있었던 ‘몰래 녹음’ 파일의 증거능력이 인정됐죠. 판결 이후 교원단체가 반발하고 주씨 역시 자신이 겪었던 부당한 상황들을 털어놓으면서 장외 2차전이 벌어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웹툰작가 주호민이 1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날 ‘주호민 아들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가 1심에서 벌금 200만원 선고유예를 받았다. (사진= 뉴시스)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지난 1일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초등학교 특수교사 A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다고 밝혔습니다. 선고유예는 죄는 인정하지만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사실상 없던 일로 해주는 판결입니다. 비교적 가벼운 처벌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유죄’ 판결이 나왔다는 점에서 다시금 논란이 됐습니다. 그 논란의 중심엔 이번 판결의 핵심 증거가 된 녹음 파일이 있습니다. 앞서 대법원은 다른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해 피해 아동 부모가 아이에게 녹음기를 들려 보내 녹음한 내용은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해 취득한 내용은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통신비밀보호법을 그 근거로 들었죠. 이 판결 때문에 주씨의 사건 역시 비슷한 맥락의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곽 판사는△자폐성 장애아동인 자녀가 평소와 다르다고 느낀 모친 입장에선 신속히 확인할 필요가 있었던 점 △CCTV가 설치되지 않은 교실에서 소수의 자폐 학생만이 피고인 수업을 들어 녹음 외 학대를 확인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녹음은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는 “이 수업은 의무 교육에 의한 공교육이라, 녹음돼 침해되는 사생활보다 보호할 수 있는 이익이 더 커 보인다. 법의 균형성도 충분히 인정된다”고 했죠. 이에 대해 교원 단체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교사들의 교육 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는 판결이라는 것이죠. 학교 현장이 ‘불법 녹음’으로 인해 불신과 감시의 장으로 변질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우려입니다. 이미 터무니 없는 아동학대 혐의로 법정에 서고 있는 교사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를 더 가속할 수 있는 판결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이번 판결의 피고인의 사례처럼 특수교사들의 경우 장애 학생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는데, 이를 기피하는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교원 단체는 주장했습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도 “특수학급뿐 아니라 장애학생과 일반 학생이 함께 수업을 듣는 통합학급을 맡지 않으려는 교사들의 기피 현상이 더 커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밝혔죠. 주씨는 이와 관련해 “극히 일부의 어떤 일이 이 전체의 어떤 특수교사님들의 헌신을 폄훼하면 안 된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곽 판사는 A씨의 발언 중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너를 이야기하는 거야. 아휴 싫어. 싫어 죽겠어. 너 싫다고’라는 부분을 정서적 학대로 인정했는데, 주씨 역시 이 같은 대목에 초점을 맞춰야지 모든 교원과의 갈등으로 비쳐선 안 된다고 한 것입니다. 녹음 역시 장애 아동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놓여 있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했죠. 특히 그는 “A씨 측의 변론 중 ‘아이의 지능이 학대라는 사실을 인지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학대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논변이 있었다. 그 부분이 너무 가슴 아팠고, 장애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발언 같아 마음이 아팠다”고 꼬집었습니다. 다만, 1심 판결에도 불구하고 A씨 측이 즉각 사호 방침을 밝히면서 이번 법정 싸움은 다소 더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2024.02.03 I 박기주 기자
1 2 3 4 5 6 7 8 9 10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