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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멱칼럼]AI시대, 오펜하이머의 고뇌
- [하민회 이미지21대표·경영 컨설턴트] 세계적인 화제작 ‘오펜하이머’가 관객 200만명을 넘겼다. 원작은 2006년 퓰리처상 수상작인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이다.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줬다는 이유로 제우스로부터 쇠사슬에 묶인 채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는 형벌을 받은 프로메테우스에 ‘원자폭탄의 아버지’ 로버트 오펜하이머를 빗댓다. 사실 ‘오펜하이머’는 보기 편한 영화는 아니다. 1930~50년대 이념과 전쟁의 격동기 세계정세에 대한 이해와 현대물리학의 태동기에 활동했던 천재물리학자들과 그 업적에 대한 사전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러닝타임 3시간이 지루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펜하이머’는 한동안 가슴을 울리는 공감 포인트가 있다.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됐다.” 1945년 7월 16일 뉴멕시코에서 원자폭탄의 가공할 파괴력을 확인한 ‘트리니티 실험’ 직후 오펜하이머는 넋나간 표정으로 힌두 경전 바가바드 기타의 한 구절을 중얼거렸다. 인류를 구하고자 개발한 핵무기의 위력을 확인하는 순간 그는 두려움과 후회에 휩싸였다. 이 순간을 말하는 ‘오펜하이머 모멘트’는 새로운 기술로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과학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의미로 쓰인다. AI 과학계가 요즘을 ‘오펜하이머 모멘트’로 부른다고 한다. AI 과학자의 관점이 맨해튼 프로젝트 당시 과학자 관점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오펜하이머가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에 나선 건 나치보다 먼저 핵폭탄을 개발해야 한다는 위기감 때문이었지만 결국 인류는 지구를 몇 번이고 절멸시킬 수 있을 만큼의 핵폭탄을 품고 살게 됐다. 기술 선도 국가와 빅테크 사이에 팽배한 ‘더 나은 AI를 하루라도 먼저 만들어야 한다’ 는 경쟁적 사고는 오펜하이머의 위기감과 닮았다. AI는 종종 핵무기에 비유된다. AI의 개발속도는 기하급수적인데다 어느 날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심지어 그 순간을 인간이 알아채지도 못한다면? ‘오펜하이머’ 개봉일에 미국에서는 백악관과 오픈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인플렉션, 엔트로픽 등 생성AI 서비스를 개발 중인 빅테크 7개사가 AI 위험관리와 관련된 자율규제 안에 합의했다. 인류에게 실존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우려한 조치였다. 합의에 따르면 앞으로 AI가 생성하는 차별적 행위에 대해서는 우선적 연구와 외부감사를 진행하고 사회적인 위험을 조장하거나 국가 안보 문제를 유발하는 인공지능 모델에 대해서는 회사 내외부에서 레드팀을 구성해야 한다. 또 AI로 생성된 오디오, 시각 콘텐츠는 사용자가 식별할 수 있도록 ‘워터마크’를 사용하게 된다. 정치적 실리와 거대 자본의 힘 앞에서 자율적 규제의 효력이 얼마나 될지 회의적으로 보는 일부 시선도 있지만 최소한의 무분별한 행동을 방지하려는 합의라는 점에선 긍정적인 출발이다. 영화 ‘오펜하이머’는 책임에 대한 이야기다.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런은 AI 연구자들이 오펜하이머와 비슷하다며 결과를 책임지지 못할 일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I 개발은 주로 데이터와 연산에 기반한 인지 능력 증강에 중점을 두고 있다. 상식이나 윤리, 감정적인 측면은 배제된 채 여전히 속수무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AI는 핵무기보다 더 위험할지 모른다. 폭발력을 가시적으로 확인하지 못하는 블랙박스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AI기술이 교육, 의료, 법률, 자율주행 등 인간의 일상 전반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잠재된 부작용은 상상 그 이상이다. 기술은 중립적이지만 사용자의 욕망에 휘둘리기 쉽다. 늦기 전에 인류의 공생을 위해 신뢰할 수 있는 AI기술을 공론화하고 준비해야 한다.
- '택배는 몽골몽골' 강훈, 양 방귀에 깜놀… 양털 깎다 줄행랑
- (사진=JTBC ‘택배는 몽골몽골’ 방송화면)[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택배는 몽골몽골’ 강훈이 열다섯 살 차이 나는 용띠형들을 쥐락펴락하며 만만치 않은 막내 매력으로 웃음을 선사했다.지난 25일 방송된 JTBC ‘택배는 몽골몽골’ 2회에서는 ‘용띠절친’ 김종국, 장혁, 차태현, 홍경민, 홍경인이 막내 강훈과 함께 두 번째 택배를 배송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특히 해당 택배는 몽골 유목민이 신청한 것으로 택배 수령인인 ‘바트수흐’는 사실 장혁이 13년 전에 출연했던 예능프로그램의 출연자였다. 이를 뒤늦게 깨달은 장혁은 화들짝 놀라는 한편, 특별한 인연과의 소중한 만남에 남다른 감회를 드러내 뭉클함을 자아냈다. 또한 멤버들은 13년 전 장혁이 직접 지은 게르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 날 유목민들의 소일거리를 도와주며 로컬의 향기에 깊숙이 녹아드는 모습으로 훈훈함을 더했다.그런가 하면 첫 방송부터 ‘손 많이 가는 막내’의 탄생을 예고하며 강렬한 예능 신고식을 치룬 바 있는 강훈은 본격적인 몽골 적응기가 시작되자 한층 독보적인 캐릭터를 뽐냈다. ‘바트수흐’의 집을 찾아가기 위해 고속도로로 이동하던 강훈은 창문을 바라보다 돌연 “어! 저기 시체!”라고 외쳐 용띠 형들을 소스라치게 놀라게 만들었다. 그 순간, 강훈은 사람의 시신을 떠올리고 사색이 된 형들 앞에서 뒤늦게 “독수리”라는 한 마디를 덧붙였고, 그제야 상황이 이해된 홍경민은 “얌마 독수리를 먼저 이야기했어야지”라며 강훈의 앞뒤 없는 발언이 불러온 대 혼란에 울화통을 터뜨려 폭소를 자아냈다.그런가 하면 몽골에서의 첫날 밤을 맞이한 강훈은 대초원의 친환경 화장실 앞에서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가축의 배설물을 연료로 활용하는 몽골에서 타오르는 연료를 한참이나 바라보던 강훈은 “오늘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다”며 화장지를 들고 달빛 아래로 야심차게 거사를 치르러 나갔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형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게르로 돌아온 강훈은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며 “쭈그려 앉았는데 가랑이 사이로 바람이 불었다. 바람이 들어오니까 사람이 소극적으로 되더라”라며 실감 나는(?) 후기를 전해 웃음을 자아냈고, 급기야 강훈은 쾌변 실패의 여파로 혼이 나가 휴대폰을 잃어버리는 허당기까지 보여 웃음을 더했다.이날 강훈은 형들과의 진솔한 대화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기도 했다. 강훈의 선한 성격을 파악한 장혁은 “나는 개인적으로 강훈이가 나랑 정서가 비슷한 것 같다. 농담하는 게 아니라 강훈이는 착한 애”라고 칭찬했고, 김종국은 “그런 프레임에 갇히지 마라”라면서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또한 강훈은 형들을 향해 “오늘 하루 종일 차를 타고 오면서 느낀 건데 형들의 우정이 너무 부럽더라. 그리고 저는 연예인을 보려고 서울에 올라왔던 촌사람이라서 형들이 제 눈 앞에서 이야기하는 게 신기하다”고 꾸밈없는 속마음을 꺼내 놓으며 형들과 한층 가까워져 흐뭇함을 자아냈다.다음 날 아침에 김종국, 장혁, 차태현, 홍경민, 홍경인, 강훈은 전날 유목민 가족에게 받은 대접에 보답하기 위해 소일거리를 도왔다. 장혁과 홍경인은 말을 타고 양몰이에 나섰고, 김종국과 차태현은 급수 업무를, 홍경민과 강훈은 양 미용을 맡았다. 양 미용을 하면서도 강훈의 엉뚱한 활약은 계속됐다. 안전을 위해 양의 다리를 묶는 과정에서 강훈이 양에게 러블리한 리본 매듭을 지어주는가 하면 “이 친구는 성별이 여자분인가요?”라며 넘치는 공손함으로 폭소를 유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양털 깎기에 열과 성을 다하는 홍경민을 두 손 놓고 구경하다가 “형 똥 밟았어요”라고 놀리고, 자기 차례가 돼서 양털을 자르다 대뜸 “형 저 왼손잡이라 좀 힘든데요?”라고 말하며 의외의 뺀질뺀질함을 드러내 웃음을 더했다. 이후 강훈은 오른손잡이 형 홍경민과 왼쪽 오른쪽을 나눠 콤비플레이를 펼치며 양털 깎기 미션을 완벽히 수행하며 든든한 케미를 뽐냈고, 그도 잠시 양의 방귀에 깜짝 놀라 줄행랑을 치는 강훈의 허당기에 홍경민이 탄식을 터뜨려 배꼽을 잡게 만들기도 했다.이와 함께 방송 말미에는 정들었던 바트수흐 가족과 작별 인사를 하고 두 번째 배송지를 떠난 김종국, 장혁, 차태현, 홍경민, 홍경인, 강훈이 ‘택배 없는 날’을 맞이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바트수흐 가족으로부터 캠핑 스폿을 추천 받은 여섯 남자는 사막과 초원이 경계를 맞대고 있는 신비로운 장소에 다다랐다. 이때 통화권 이탈로 휴대폰이 먹통이 되는 모습이 그려지며, 이들의 첫 몽골 캠핑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증을 수직 상승시켰다.‘택배는 몽골몽골’은 ‘용띠절친’ 김종국, 장혁, 차태현, 홍경민, 홍경인과 열다섯 살 차이 나는 막내 강훈이 택배 배송을 위해 떠난 몽골에서 고군분투하는 케미 폭발 여행기. 매주 금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 에이펀인터렉티브, 아뽀키 6번째 싱글 ‘홀드온' 뮤비 공개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에이펀인터렉티브는 브이브이(VV) 엔터테인먼트 소속 버추얼 아티스트 아뽀키(APOKI)의 6번째 싱글 ‘홀드온(Hold On)’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한다고 9일 밝혔다.아뽀키(APOKI) 6번째 싱글 ‘홀드온(Hold On) 뮤직비디오.(사진=에이펀인터렉티브)아뽀키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6번째 싱글 홀드온은 첫 번째 오리지널 일본 곡이다. 이번 뮤직비디오 영상은 에이펀인터렉티브 컴퓨터그래픽 전문가들의 정교한 영상 처리와 리얼 타임 렌더링 기술력이 총동원돼 제작됐다. 특히 아뽀키가 착용한 돌체앤가바나 의상과 롯데웰푸드의 ‘수박바’의 등장은 현실과 버추얼 사이의 경계를 무너트렸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음원 프로듀싱은 제니퍼 로페즈, 크리스 브라운, 저스틴 비버, DJ 스네이크 등 수많은 유명 아티스트들의 작곡가 리지 스티븐스가 맡았으며 트와이스, 니쥬, 오마이걸,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그룹과 협업한 작곡가 마유 와키사카가 작사를 담당했다.회사 측은 “폐쇄적이면서 매혹적인 공간에 아뽀키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연출을 담아 사랑의 시작에 대한 달콤함, 고통과 기쁨을 동시에 보여줬다”며 “특히 ‘독수리 오형제’,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일러스트를 맡았던 세계적인 거장 아마노 요시카타의 캔디걸이 아뽀키와 함께 뮤직비디오에 등장했다”고 전했다. 500만 명 이상의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팔로워를 보유한 아뽀키는 세계적인 아티스트 및 소니혼다모빌리티, 돌체앤가바나, 카시오 등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을 진행해 지식재산권(IP)의 가치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4월 아뽀키가 피처링으로 참여하고 브이브이 엔터테인먼트가 프로듀싱한 일본 아이돌 그룹 걸즈걸즈의 타이틀곡 ‘카운트다운(Countdown)’은 오리콘 데일리 앨범 차트 1위를 달성한 바 있다,홀드온은 11월에 발매되는 아뽀키의 첫 번째 풀 앨범 ‘스페이스(SPACE)’의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로 수록될 예정이다. 에이펀인터렉티브는 이번 신곡을 통해 글로벌 에이전시인 소니뮤직솔루션스와 함께 일본 지식재산권(IP) 및 콘텐츠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홀드온의 음원은 이날 오후 6시 지니, 멜론, 애플뮤직, 스포티파이 등 각종 음원 플랫폼을 통해 공개된다.
- [이희용의 세계시민]FIFA 여자월드컵과 세계 원주민의 날
- [이희용 다문화동포팀 자문위원] 한창 열기를 내뿜고 있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서는 대한민국을 비롯한 32개 참가국 국기 말고도 낯선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뉴질랜드 경기장에는 마오리족기, 호주 경기장에는 호주 원주민기와 토러스해협제도기가 함께 게양돼 있다.잔니 빈첸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개최국 원주민 문화에 대한 존중과 연대를 표시하기 위해 여러 유엔 산하기구, 참가국 축구협회, 원주민 단체 등과 협의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면서 “경기가 열리는 모든 도시에서 원주민 언어를 제공하고 이들의 전통문화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지난달 20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이든파크에서 열린 개막식에서는 ‘Unite For Indigenous Peoples(원주민을 위해 하나 되자)’라고 적힌 FIFA와 유엔인권사무소의 깃발이 등장했으며, 마오리족 가수와 무용수가 전통공연을 펼쳤다. 호주와 뉴질랜드를 포함한 대양주는 인류학의 보고로 꼽힌다. 작은 섬들로 이뤄진 고립된 지역이 많은데다 서유럽 제국주의의 침탈이나 개발에 따른 산업화가 비교적 늦게 시작됐기 때문이다. 뉴질랜드에 일찍부터 터를 잡고 살던 마오리족은 자신들이 사는 곳을 ‘아오테아로아’라고 부른다. ‘길고 하얀 구름의 땅’이란 뜻이다. 1642년 유럽인 최초로 이 섬을 발견한 네덜란드 항해가 아벌 타스만이 자국 동남부 주 이름을 따서 ‘새로운 제일란트(Nieuw Zeeland)’라고 이름지었고, 영국인이 대거 이주하면서 국호를 영어 발음인 뉴질랜드로 정했다.마오리족은 유럽인의 침략과 정복에 거세게 저항했다. 그 결과 신대륙 가운데서는 드물게 1840년 영국 왕과 ‘와이탕이 조약’을 맺어 토지 소유권과 자치권 일부를 인정받았다. 다른 지역보다는 전통문화가 많이 남아 있고 마오리어가 공용어로 쓰이지만, 이들 역시 산업화와 도시화 물결에 떠밀려 정체성을 위협받고 있다. 77만5,500명(이하 2022년 기준)으로 뉴질랜드 전체 인구의 15.8%에 이른다.오스트레일리아(호주)는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이 남반구에 있다고 믿던 가상의 대륙 ‘테라 아우스트랄리스(Terra Australis)’에서 따온 국명이다. 뉴질랜드와 달리 영국인들은 이곳을 무력으로 점령하는 과정에서 원주민을 대부분 몰살했다. 호주 동남쪽의 큰 섬 태즈메이니아의 원주민은 영국군의 학살, 전염병, 강제이주 등으로 멸종됐다. 2018년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수상작으로 2020년 국내에서도 개봉된 영화 ‘나이팅게일’은 당시 참상을 생생히 담았다. 호주와 뉴기니 사이의 토러스해협제도는 1975년 파푸아뉴기니 독립 이후 줄기차게 독립을 주장해왔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고, 1994년 호주 정부로부터 자치권을 인정받았다. 토러스해협제도를 포함한 호주 원주민은 88만1,600명으로 호주 인구의 3.4%를 차지한다. 8월9일은 세계 원주민의 날이다. 1994년 12월 유엔총회는 1982년 원주민에 관한 실무그룹 회의가 처음 열린 날을 따서 제정했다. 모든 회원국이 원주민의 문화, 교육, 보건, 환경, 인권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원주민의 고유한 지식, 문화, 전통을 존중하자는 의미를 담았다.유엔은 2007년 총회에서 원주민 권리선언도 채택했다. 토지, 문화, 자기결정권 등을 포함한 원주민의 권리를 인정한 것이다. 제13조는 “원주민은 자신의 역사, 언어, 구전 전통, 철학, 필기 시스템, 문헌을 재생성, 사용, 개발, 전수할 수 있으며 공동체, 장소, 개인을 위해 자신의 이름을 지정하고 보유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했다. 유엔은 전 세계 90개국에 4억7천600만 명의 원주민이 7천여 개의 언어를 사용하며 사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류의 6.0%에 해당하는데 빈곤인구 중에서는 15%를 넘는다. 건강 상태도 열악하고 평균수명도 짧다. 개발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기후변화 영향으로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높아지고 밀림 지역이 줄어들면서 삶의 터전마저 사라지고 있다.도움의 손길이 절실하지만 단지 이들이 약자이기 때문에 보호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종 다양성은 생태계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원주민은 인류 문명을 풍부하게 해주는 소중한 존재다. 흔히 에스키모라고 불리는 북극 인근의 이누이트족 언어에는 눈[雪]을 가리키는 단어가 20가지나 된다고 한다. 뉴기니의 한 부족은 어떤 나뭇잎을 쓰임새에 따라 12가지로 다르게 부른다. 이들 원주민의 언어와 정체성이 사라지면 인류의 지혜와 문화유산이 통째로 사라지는 셈이다. 대부분 원주민은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왔다. 이들의 생활방식과 세계관은 오늘날 환경 문제로 신음하는 인류에게 큰 깨우침을 준다. 유럽인들의 착각과 오만에 의해 인디언이란 잘못된 이름을 얻은 아메리카 원주민 추장 시애틀이 거주지를 팔고 떠나라는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피어스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과연 누가 미개인이고 문명인인지 되묻게 만든다. “그대들은 어떻게 저 하늘이나 대지의 온기를 사고팔 수 있는가? (중략) 우리는 대지의 한 부분이고 대지는 우리의 한 부분이다. 향기로운 꽃은 우리의 자매다. 사슴, 말, 독수리, 이들은 우리의 형제다. 바위산 꼭대기, 풀의 수액, 조랑말과 인간의 체온은 모두가 한 가족이다.”◇글=이희용 다문화동포팀 자문위원(전 연합뉴스 한민족센터 고문)
- 태풍 '카눈' 방향 꺾어 일본으로…한국엔 폭염 부채질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중국 상하이 남쪽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됐던 제6호 태풍 ‘카눈’이 방향을 틀어 일본 남쪽을 향할 전망이다.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하지는 않더라도 뜨겁고 습한 공기가 유입돼 폭염을 심화시키겠다.제6호 태풍 ‘카눈’ 예상 경로(사진=기상청)2일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일본 오키나와 서남쪽 150㎞ 해상을 통과한 카눈은 3일 오후 9시 오키나와 서쪽 450㎞ 해상에 다다른 후 급격히 방향을 틀어 일본 남쪽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옆으로 수평 이동하는 모양새다. 기상청은 “(태풍 남동쪽의) 북태평양 고기압과 (제5호 태풍 독수리의 중국 관통 과정에서 떨어져 나온) 티베트 고기압의 세력 충돌에 따라 태풍의 진로가 일본 남부를 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카눈의 카눈 중심기압은 930hPa(헥토파스칼), 중심 최대풍속은 초속 50m(시속 180㎞), 강도는 ‘매우 강’이다.카눈이 일본을 향하더라도 한반도가 그 영향권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할 전망이다. 카눈은 덥고 습한 공기를 밀어올리기 때문에 당분간 밤에는 열대야, 낮에는 35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기상청은 이날 경기, 강원(동해평지, 태백, 평창평지, 강원중부산지 제외), 충남, 충북, 전남(흑산도.홍도 제외), 전북, 경북, 경남, 제주(제주도서부, 제주도북부, 제주도동부), 서울, 인천(옹진군 제외), 대전, 광주, 대구, 부산, 울산, 세종 등의 지역에 폭염경보를 발령했다. 그밖의 지역에도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