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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플로우, 경기 평택시 영유아 가정 1200곳에 도서 전달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포스코플로우가 지역 취약계층 영유아 정서 발달을 지원하고자 경기 평택시 관내 영유아 가정 1200곳에 도서를 전달한다. 포스코플로우는 10일 경기 평택 배다리도서관에서 ‘내 생애 첫 책’ 도서 전달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전달식엔 정연수 포스코플로우 경영문화실장, 최준구 경기도 평택시의회 의원, 유현미 평택시 배다리도서관장, 황성식 평택행복나눔본부 나눔국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에 포스코플로우가 기증하는 도서는 도서관 추천 도서 중 생후 48개월 이하 아동 발달 단계에 따라 그림책, 헝겊책 등으로 구성된 꾸러미로 제작, 내년 상반기까지 배다리도서관을 통해 평택시 관내 1200여 가정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평택행복나눔본부에서 도서 전달 대상 가정을 모집하고 평택시 배다리도서관에서 영유아 발달 단계에 맞는 도서 선정과 대상자 도서 배부를 지원한다. 포스코플로우는 협력사·지역 사회와 상생하고 저출산 해결에 동참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천 차원에서 이번 도서 기증을 결정했다. 평택은 평택항, 포스코 유통기지가 위치한 주요 물류 거점으로 다수 물류 파트너사의 지사가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이번 도서 기증으로 취약계층 영유아의 정서 발달을 지원함과 더불어 인구 유입이 지속되는 도시 중 하나인 평택의 양육 격차를 해결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연수 포스코플로우 경영문화실장은 “이번 ‘내 생애 첫 책’ 도서 기증은 포스코 그룹의 저출산 극복 프로젝트 참여로 기획된 사업”이라며 “포스코플로우는 앞으로도 미래세대가 성장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역 사회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포스코플로우는 이번 사업과 함께 광양 1인 1악기 교육지원 사업, 진로 체험프로그램 운영, 지역 대학 인턴십 등 미래세대의 바른 성장을 돕는 활동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최준구(왼쪽부터) 경기도 평택시의회 의원, 황성식 평택행복나눔본부 나눔국장, 유현미 평택시 배다리도서관장 정연수 포스코플로우 경영문화실장이 10일 경기 평택시 배다리도서관에서 열린 ‘내 생애 첫 책’ 도서 전달식에서 영유아에게 전달될 책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플로우)
- 90% 가려주는 광대역 스텔스 물질 공개···미래전 판도 바꾸나
-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이게 바로 메타물질 전파흡수체 기술을 적용한 소재입니다.”지난 3일 한국기계연구원의 파동에너지극한제어연구단 전시관에서 만난 최태인 파동에너지극한제어연구단 연구위원이 독특한 문양이 새겨진 시제품을 들고 이같이 설명했다.국방과학연구소 부소장, 한국기계연구원장을 지내 국방과학기술에 정통한 최 연구위원은 “마이크로파 대역 전자기파를 흡수해 레이더 반사 단면적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메타표면 설계·제조 기술을 적용한 시제품(가로30cm*세로30cm)을 통해 성능을 확인했다”며 “적군의 레이더 탐지 거리를 줄여주는 효과를 주고 넓은 주파수 대역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파동에너지극한제어연구단이 지난 2014년부터 올해 8월까지 816억 2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개발한 파동에너지 제어기술을 토대로 ‘스텔스 물질’을 개발했다. 연구단 선정 초기 ‘사기꾼 아니냐’, ‘머나먼 기술 아니냐’는 부정적인 평가위원들의 시각을 딛고 세상을 바꾸겠다는 집념 끝에 이뤄낸 결실이다. 이날 공개한 물질은 레이더 탐지에 필요한 전파를 90% 흡수해 전투기나 함정의 탐지율을 줄여줄 수 있다는 점에 중요하다.최태인 파동에너지극한제어연구단 연구위원이 메타물질 전파흡수체 기술을 적용한 소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자연계에 없는 메타물질 적용최근 퀀텀에너지연구소의 상온 초전도체(LK-99),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맥신 대량생산 연구로 증권시장이 요동친 것처럼 경기침체 속 우리나라 연구진이 신물질을 개발하기를 국민이 기대하고 있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 따라 국방과학기술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파동에너지극한제어연구단은 개발한 기술을 시제품으로 만들어 실제 해군 함정 등 국방 산업에 시범 적용하고 있다. 우리 군의 무기체계의 은폐율을 높여 앞으로 ‘게임체인저’ 기술로 미래 전쟁의 판도를 바꿀 핵심 기술이 될지 관심이다.기존 스텔스 방식은 도료를 바르는 방식을 이용해 물체를 은폐한다. 쉽게 말해 위장 크림을 발라 숨기는 것과 유사하다. 전투기 한대에 칠해야 하는 도료가 무겁고 비싸다. 게다가 외부 환경에 도료가 노출돼 있다는 점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다시 칠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단은 메타물질에 주목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메타물질을 활용한 무기체계 연구를 활발하게 해왔다. 우리나라에서도 민수 분야에서 메타물질 연구, 사업화가 진행하면서 메타물질을 국방 분야에 적용해 레이더 추적을 회피할 기술 개발이 필요했다.메타물질은 자연계에 없는 물질 특성을 지닌 인공구조물을 뜻한다. 메타물질은 크게 전자기 메타물질과 역학 메타물질로 구분할 수 있다. 전자기 메타물질을 제어하면 물질의 전기적 특성을 결정하는 전기유전율, 자기투자율을 제어할 수 있다. 역학 메타물질을 제어하면 밀도, 탄성률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쉽게 말해 물질 구조적으로 파동의 진행 방향을 제어하거나 전자파 흡수·제어 특성을 조절할 수 있다.이학주 파동에너지극한제어연구단장이 메타물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연구단은 폴리이미드라는 플라스틱 기판에 일반적인 전도성잉크(전기 전도성을 높여 전자기기 배선, 회로, 전극을 만드는 데 필요한 인쇄기술)를 활용해 비싼 도료 대비 가격을 낮췄다. 메타물질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기존 부품 사이에 끼워 넣을 수도 있다. 공정 단계부터 스텔스 기능을 갖춰 도료를 바를 필요가 없게 만들 수 있다. 연구단 실험 결과에서도 자연계 물질 영역보다 더 넓은 파장대역의 전자파를 흡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최 연구위원은 “90% 은폐는 사실상 연구단계에서 할 수 있는 작업을 마쳤다는 뜻으로 전투기, 함정 등 국방산업 활용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 최적화 연구와 함께 보완 연구가 이뤄진다면 은폐율도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전투기 캐노피·헬기 투명창에도 적용 가능연구단이 이날 함께 공개한 기술은 투명 전자파 흡수체 기술이다. 기존에 도료를 바르는 방식에서 한계점이 캐노피(전투기 윗부분)이나 헬기의 투명창, 잠수함 유리창에는 투명도, 물질 굴절을 이유로 도료를 바르기 어려웠다. 이 부분에 한해서는 스텔스 기능을 갖추기 어려웠다.그런데 연구단은 리소그래피 방식으로 그래핀을 식각(부식작용을 이용한 표면 가공)으로 메타공진(증폭) 패턴을 구성해 마이크로 대역 전자기파를 흡수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면서 그래핀을 이용해 투명도는 높였다. 아직 완전하게 투명하게 만들기는 어렵지만 도료를 바르기 어려웠던 부분까지 해결할 가능성을 제시한 셈이다.연구단은 메타물질 연구 성과를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등에 공개하고, 항공기, 전투함, 전투기 등에 물질을 적용해 국방 산업 발전을 이끌 계획이다.이학주 파동에너지극한제어연구단장은 “연구단은 지난 10여 년 간 성과를 바탕으로 파동에너지제어 핵심기술들을 개발해 왔다”며 “특히 스텔스 기술은 일반 생활, 국방 분야에 적용 가능한 수준까지 왔기 때문에 앞으로 메타물질을 적용해 국방산업의 장비나 시스템 성능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 [목멱칼럼]섬김, 나눔, 배려의 K푸드
- [정재숙 전 문화재청장] 11월로 접어들며 김치가 새 역사를 쓰고 있다. 22일 ‘김치의 날’이 국경을 넘어 세계 곳곳으로 퍼져가고, 김치 수출액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시간이 빚어낸 건강식이자 균형 잡힌 채식으로 세계인을 사로잡은 김치는 새삼 한국 음식이 지닌 깊은 뜻을 되새기게 한다.지난해 유네스코는 프랑스의 ‘바게트빵 문화’, 북한의 ‘평양랭면 풍습’ 등 9건을 인류무형유산으로 대거 등재했다. 2010년 처음 ‘프랑스 식문화’가 등재된 뒤 음식이 곧 한 나라의 문화정체성이자 외교 자산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한국의 김장문화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이 됐다. 핵심은 ‘김치’가 아니라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김장문화’다. 내년에 등재될 것으로 예상하는 ‘한국의 전통 장(醬) 문화’도 간장, 된장, 고추장 등 전통 발효음식에 깃든 한국인의 장인 정신과 사회적 관습에 주목한다. 종가(宗家)는 ‘으뜸가는 집’이라는 뜻이다. 유교의 나라인 조선은 맏이로만 이어 온 큰집을 문중(門中)의 기둥으로 여겼다. 종가는 성과 본이 가까운 집안 사람들을 두루 이끄는 공동체 문화의 중심이었다. 건축과 기록물, 의례와 음식 등 과거 조상을 기억하고 미래 세대에게 전승할 종합문화유산을 지켜왔다. 유형무형의 종가문화 중에서 음식은 뿌리를 이룬다. 문중이 함께 모여 지내는 제례의식의 기본이었기 때문이다. 섬기고, 나누고, 배려하는 종가 정신이 음식에 녹아있다. 종가음식은 한식(韓食) 중에서 전통과 가치를 담고 있는 변함없는 맛이다.논산 파평 윤씨 종가의 가풍을 잇는 명재(明齋) 고택(古宅)에서는 조선 종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명재 윤증(1629~1714) 집안이 대대로 살아온 한옥은 풍수에 맞춰 기(氣)를 세심하게 조율한 지혜가 돋보인다. 이 집터의 자연 지형이 바로 윤씨 종가 음식 맛의 한 비결이다. 300년을 이어온 ‘전(傳) 독 간장’의 신비한 장맛은 물 좋고 햇빛 좋은 땅의 기운이 만든다. 300년 전 처음 만들어진 ‘씨 간장’이 항아리 째 전해져온다. 좋은 발효균이 들어간 장을 지극정성으로 대물림해 끼니를 차렸으니 식구들 건강하고 집안 화목했을 터이다.그 장맛을 잇고 있는 윤경남씨는 전독 간장이 약으로 쓰이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기억한다. 배탈 난 환자에게 이 간장을 얻어 먹이려고 이웃 마을에서도 찾아왔다고 한다. 냉수에 간장을 타서 먹이면 곧 속이 가라앉았다는 것이다. 종가음식은 조선시대 양반 계층이 먹던 것이라 자칫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진 산해진미라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는 소박하고 정이 깃들어있는 향토음식이다. 특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귀하게 여기는 조상의 지혜가 그득하다. 한 예로 ‘보푸름’은 질긴 고기나 발라먹기 힘든 생선을 보푸라기처럼 뜯어서 만든 음식이다. 이가 안 좋은 부모와 집안 어르신을 위한 연식(軟食)인 셈이다. 이처럼 가족과 이웃을 어떻게 하면 음식으로 즐겁게 할까 고민한 흔적이 종가음식에는 많이 남아있다. 종가음식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종가음식의 특징을 다음 네 가지로 든다. 첫째, 종부(宗婦)로부터 종부로 이어진 정성이 담긴 맛. 둘째, 제철 재료를 활용한 맛깔스러운 색과 잘 담은 멋. 셋째, 지역사회에 상부상조하는 나눔의 정(情). 넷째, 관혼상제를 중심으로 집안 화목을 도모하는 경(敬)이다.이른바 ‘먹방’의 시대, 각종 음식 먹는 일 자체가 유희가 된 시대에 K푸드가 세계로 퍼져나가는 한국 문화의 선두 구실을 하고 있다. 김치나 된장이 몸에 좋다는 효능 외에 그 음식을 정성껏 만들고 나누던 문화 배경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사람 입에 들어가는 음식은 타인을 섬기고, 나누고, 배려하는 한국 전통 문화유산의 핵심이었다. 김치만 수출할 것이 아니라 그 섬김과 나눔과 배려의 정신도 널리 자랑하고 전파해야 K푸드가 온전히 우뚝 설 수 있다.
- 尹, 사우디와 ‘포스트 오일’ 4대 과학협력…“새로운 기회”(종합)
- [리야드=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한국은 세계 최고의 디지털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사우디의 스마트시티 구축 사업과 연계한다면 양국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정부와 도시의 디지털 전환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리야드의 사우디 왕립과학기술원에서 열린 한·사우디 미래기술 파트너십 포럼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尹 “미래기술 포럼, 새 협력 가능성 찾는 첫걸음”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있는 왕립과학기술원(KACST)에서 열린 ‘한-사우디 미래기술 파트너십 포럼’에 참석해 “디지털, 청정 에너지, 바이오 헬스, 우주 등 4개의 기술은 다른 산업에 대한 파급 효과가 매우 크고, 미래 성장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분야”라며 이같이 밝혔다.이번 포럼은 ‘포스트 오일’ 시대에 대비해 새 성장 동력으로 각광받는 에너지·디지털·바이오·우주 분야 산업 및 연구개발에서 양국이 연대·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윤 대통령은 “한국도 50년 전에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설치해 기술 혁신을 선도했다”며 “1989년에 4메가 D램 개발, 또 96년 세계 최초로 CDMA 상용화 등을 통해 반도체 강국, 디지털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선도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윤 대통령은 “이들 연구기관들을 중심으로 저탄소 산업구조로 재편하고, AI, 바이오 헬스, 우주 등을 새로운 주력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오늘 한국-사우디 미래기술 파트너십 포럼은 새로운 협력 가능성을 찾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러면서 “양국 과학자들이 오늘 왕립과학기술원에서 함께 고민하고 모은 지혜가 사우디와 한국의 연대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아가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오늘의 미래기술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양국의 미래를, 그리고 세계의 미래를 함께 열어 나가자”고 제안했다.이에 압둘라 알스와하 사우디 통신정보기술부 장관은 “생성형 AI 분야, 혁신 분야 등에서 앞으로 협력이 더욱 증진되기를 바란다”며 “탄소제로나 청정에너지, 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이것은 바로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공동 목표”라고 설명했다.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리야드의 사우디 왕립과학기술원에서 열린 한·사우디 미래기술 파트너십 포럼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 “국회에 우주항공청 조속한 처리 요청” 이날 윤 대통령이 언급한 4대 분야 파트너십은 △디지털 분야 △청정에너지 △바이오헬스 △우주의 기술협력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먼저 사우디는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경제·사회 시스템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개혁작업을 추진중이다. 우리나라 기업과의 협력도 가시화하고 있다.네이버는 사우디 주택부와 체결한 국가 차원의 포괄적 디지털 전환 협력 양해각서(MOU)에 이어 사우디 주요 5개 도시에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 운영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삼성은 5G 기술을 바탕으로 사우디 에너지 기업들과 디지털 네트워크로의 전환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네옴시티와 같은 첨단도시 프로젝트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디지털 기술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좋은 테스트 베드이자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일조량을 가진 사우디는 그린수소 생산의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석유 천연가스 채굴이 줄어들어 만들어질 사우디의 수많은 폐 광구는 우리나라의 탄소포집저장기술을 시연하는데 최적의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또 자국내 소비 식량이 80%를 수입에 의존하는 사우디는 식량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스마트팜 기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 수석은 “AI, 데이터 등 첨단 디지털 기술과 작물 육종 기술 등이 결합한 스마트팜은 식량위기를 극복하는데 훌륭한 대안”이라며 “많은 전문가들은 특히 최근에 각광 받고 있는 합성생물학, 유전자교정 등 첨단바이오 기술이 스마트팜과 결합할 경우 새로운 농업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사우디는 올해 6월 기존 우주위원회를 정보통신기술부 소속 우주청으로 개편하고 여성 우주인을 배출하는 등 우주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앞으로 출범할 우리나라의 우주항공청과 함께 양국이 모두 참여하는 미국 NASA의 아르테미스 달탐사 프로젝트, 우주 탐사, 인공위성 개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 등도 논의됐다.최 수석은 “사우디의 예에서 보듯, 세계 각국은 우주 관련 전담 조직을 출범시키는 등 우주경제 선점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현재 국회에서 진전이 없는 우주항공청 법의 조속한 처리를 다시 한 번 요청드린다”고 했다.그러면서 “양국이 과학기술에 기초한 미래지향적인 연대로 발전할 수 있도록 공동연구와 인적교류 등을 통해 후속 논의를 이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이날 포럼에는 이우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칼리드 알 팔레 투자부 장관, 무니르 엘데소키 KACST 원장 등이 참석했다.한편 윤 대통령은 포럼에 앞서 행사장 내 전시 부스인 SSA(Saudi Space Agency)를 방문해 사우디 최초 여성 우주인 라이야나 바르나위, 남성 우주인 알리 카르니를 만났다. 윤 대통령은 이들로부터 중력이 낮아졌을 때 뇌의 작용을 연구하는 장치를 포함해 우주정거장 실험에 대한 설명을 듣기도 했다.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리야드의 사우디 왕립과학기술원에서 열린 한·사우디 미래기술 파트너십 포럼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갈등 격화한 민주당, 갈라설까?…선거 앞두고 반복된 `분당의 역사`
-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의 후폭풍을 거친 뒤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체포동의안 가결 직후 당은 ‘가결표 심판론’을 바탕으로 빠르게 ‘비명(非이재명)계’를 몰아냈습니다. 계파간 통합을 시도했던 박광온 전 원내대표는 사퇴했고, 당 지도부에서 통합의 상징으로 자리한 송갑석 전 최고위원도 물러났습니다. 당권파인 ‘친명(親이재명)계’와 비당권파인 비명계간 갈등이 표면화하자 ‘분당(分黨)’ 분위기가 무르익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선거를 앞두고 공천권 또는 대권 갈등을 겪다가 분당한 사례가 과거에도 수차례 있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이 결국 ‘유쾌한 이별’을 선택할 것인지, 과거 사례를 되짚어보겠습니다.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고민정 최고위원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총선 앞두고 `패권 청산·혁신` 요구한 안철수, 국민의당 돌풍아무리 민주당 내 갈등이 커져도 분당을 선택하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선입니다. 분당을 이끌 인물도, 지역적 기반도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그걸 모두 갖췄던 것이 2016년의 국민의당입니다.현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은 ‘새정치민주연합’입니다. 민주당 계열 정당과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합쳐 만든 당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대표를 맡았습니다.2016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당시 안철수 의원은 문재인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당 혁신을 요구합니다. ‘친문(親문재인)’ 패권을 청산하고 정치개혁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문 대표는 이를 끝나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이에 2015년 12월, 안 의원과 김한길·천정배 의원은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며 국민의당을 창당합니다.국민의당은 안철수라는 인물과 호남이라는 지역적 기반을 바탕으로 2016년 총선에서 38석을 얻습니다. 원내 제3세력 구성에 안 의원의 정치적 위상도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2017년 대선 후보로 나선 안 의원이 대패하며 2018년 바른정당과의 합당 노선을 밟습니다. ◇“내가 이재명 탄핵”…‘탄돌이’ 바람 불러온 열린민주당이번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직후 한 의원은 “내가 이 대표를 탄핵한 것”이라고 발언했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여기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린 것 같습니다. ‘탄핵 역풍’ 때문입니다.딱 20년 전, 새천년민주당은 비주류파였던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었습니다. 당 내 주류파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였고요.2004년 총선을 앞두고 ‘친노(親노무현)계’가 당의 전면 쇄신을 주장하자 민주당 정통성을 이어가야 한다는 동교동계와의 갈등이 점점 커집니다. 결국 총선 직전 친노계 의원들이 새천년민주당을 탈당하고 열린민주당을 창당합니다. 노 대통령도 열린민주당에 동참하고요.이 때문에 새천년민주당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동참하며 그를 압박했지만 2004년 5월 탄핵소추안은 기각됐고, 열린우리당은 총선에서 152석을 얻는 기염을 토합니다. 새천년민주당은 탄핵의 역풍을 맞고 9석으로 쪼그라듭니다.◇‘박근혜 탄핵’ 찬성표 던지며 탈당…‘친박청산’ 요구하며 복귀보수정당도 탈당과 합당이라는 부침을 겪었습니다. 지난 2017년 1월, 자당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의원 29명이 새누리당(국민의힘의 전신)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합니다.그러나 그해 5월 치러진 대선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에 반대하는 13명의 의원이 탈당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지지 선언을 했고, 유 후보는 4위에 그치는 등 내상을 입었지요. 11월에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이 당 대 당 통합을 제안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명하고 친박계를 청산하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바른정당 당권파가 이를 거절하자 김무성 의원을 필두로 한 9명의 의원이 바른정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입당합니다. 9석으로 교섭단체 지위도 잃은 바른정당은 2018년 국민의당과 통합해 바른미래당이 됐고, 이후 개별입당 형식으로 미래통합당과 합쳐집니다.◇친박 대 친이 공천권 갈등…`친박연대` 대승 거둬공천권을 두고 벌어진 갈등은 2008년 친박(親박근혜)계와 친이(親이명박)계 갈등이 대표적입니다. 2008년 4월에 치러질 총선을 앞두고 그해 2월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전신)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서청원 등 친박성향 의원들을 노골적으로 공천에서 탈락시킵니다.이에 친박계는 ‘친박연대’라는 당을 만들어 선거에 나섭니다. 앞서 언급된 김무성 의원도 친박 무소속 연대라는 이름으로 선거전에 뛰어들죠. 친박연대는 총 14명, 친박무소속 연대는 총 12명을 당선시키며 대승합니다.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공천권 행사를 둘러싼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은 이번에도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해 ‘총선 공천 태스크포스(TF)’에 비명계를 중심으로 인물을 안배해 공천권 전횡 의혹을 불식시키려 했습니다. 비명계 의원들은 공천이 문제가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친명계 쪽에선 그 진의를 강하게 의심하고 있습니다.이 대표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나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는 그야말로 축제분위기였습니다. 새벽 4시까지 이 대표를 기다렸던 의원들은 피곤한 내색 없이 웃음꽃을 만발했습니다.이런 와중에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부결표를 던졌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한 초선 의원이 당 최고위원 한 사람에게 다가가 웃으며 “이제는 당의 상처도 치유 회복을 하셔야 해요”라고 말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활짝 웃고 있던 모 최고위원은 얼굴색을 바꾸고는 “탄핵을 말한 분도 있잖아요”라고 선을 그었습니다.연휴가 끝나갑니다. 각자 지역을 돌며 ‘추석 민심’을 듣고 온 민주당 의원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여의도로 돌아올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