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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키치-길저스 알렉산더, 올 NBA 퍼스트팀 만장일치 선정
- 2023~24시즌 올 NBA 퍼스트팀. 왼쪽부터 야니스 아데토쿤보, 루카 돈치치, 샤이 길저스-알렉산더, 니콜로 요키치, 제이슨 테이텀. 사진=NBA[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개인통산 3번째로 미국프로농구(NBA) MVP에 등극한 ‘조커’ 니콜라 요키치(덴버 너기츠)와 소속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를 서부 콘퍼런스 1위로 이끈 샤이 길저스-알렉산더(오클라호마시티 썬더)가 2023~24시즌 ‘올 NBA 퍼스트팀’에 이름을 올렸다.NBA 사무국이 23일 발표한 2023~24시즌 ‘올 NBA 팀’에서 요키치와 길저스-알렉산더는 투표권을 가진 미디어 패널 99명 전원으로부터 1위표를 받았다. 요키치가 ‘올 NBA 퍼스트팀’에 뽑힌 것은 이번이 4번째다. 길저스-알렉산더는 2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요키치, 길저스-알렉산더 외에도 루카 돈치치(댈러스)와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 제이슨 테이텀(보스턴)이 이번 시즌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친 5명에 자리했다. 돈치치는 1위 표 98표를 받았고, 아데토쿤보 88표, 테이텀 65표를 획둑했다. 아데토쿤보는 6년 연속, 돈치치는 5년 연속, 테이텀은 3년 연속 ‘올 NBA 퍼스트팀’에 자리했다.올시즌 퍼스트팀에 오른 5명 가운데 미국 국적 선수는 테이텀이 유일하다. 나머지 4명은 미국 외 선수다, 요키치는 세르비아, 돈치치는 슬로베니아, 길저스-알렉산더는 캐나다, 아데토쿤보는 그리스에서 태어났다.올 NBA 세컨드 팀에는 제일런 브런슨(뉴욕), 앤서니 에드워즈(미네소타), 케빈 듀랜트(피닉스), 커와이 레너드(LA 클리퍼스), 앤서니 데이비스(LA 레이커스)가 선정됐다. 올 NBA 서드 팀은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도만타스 사보니스(새크라멘토), 타이리스 할리버튼(인디애나), 데빈 부커(피닉스)가 이름을 올렸다.만 39세인 제임스는 역대 최고령 올 NBA 팀에 뽑히는 기록을 세웠다. 제임스는 2004~05시즌 20살의 나이로 올 NBA 세컨드 팀에 뽑혀 역대 최연소 올 NBA 팀 선수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제임스는 NBA에서 활약한 21시즌 가운데 20번이나 올 NBA에 뽑혔다. 이 역시 NBA 역대 최다 기록이다. 제임스에 이어 2위는 카림 압둘-자바, 코비 브라이언트, 팀 던컨의 15회다.
- 김대희 "김지민, 김준호와 결혼 때 아버지 대신 손 잡아달라고"
- ‘라디오스타’[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김대희가 부친상에 조문 온 김지민으로부터 신부입장 때 함께 해줄 것을 부탁 받은 사실을 고백하며 김준호, 김지민 22호 개그맨 부부 탄생을 기대케 했다.지난 22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기획 강영선/연출 김명엽 황윤상)는 김준호, 김대희, 장동민, 홍인규가 출연하는 ‘개그쟁이’ 특집으로 꾸며졌다.23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라디오스타’는 수도권 가구 기준(이하 동일)으로 4.5%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광고 관계자들의 주요 지표이자 채널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도 1.9%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최고의 1분 주인공은 12년 만에 ‘라디오스타’를 다시 찾은 ‘프로수발러’ 홍인규와 과거 유세윤과 홍인규의 불편한 관계를 폭로한 장동민이 차지했다. 희로애락을 함께 겪은 이들의 거침 없는 솔직함이 폭소를 유발하며 이에 시청률은 최고 5.5%까지 치솟았다.‘개그쟁이’ 김준호, 김대희, 장동민, 홍인규와 MC들까지 ‘ALL 개그맨’인 ‘라디오스타’에서는 끊임없이 에피소드가 쏟아졌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이들의 ‘찐 우정’은 웃음과 눈물까지 터지게 만들며 여운을 남겼다.김준호가 ‘니돈내산 독박투어’ 멤버들과 함께 ‘라스’에 출연했다. 김준호는 조혜련과 축가계 쌍두마차(?)로 활약 중인 근황부터 ‘자나~’ 유행어 원조 논쟁의 결말, ‘독박투어’ 멤버들과의 웃픈 에피소드를 쏟아냈다. 그런가 하면 3년째 공개 연애 중인 김지민과 결혼 궁합을 봤다는 김준호는 “늦어도 내년 안에는 결혼 해야하지 않나”라며 결혼 계획을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유튜브 채널 ‘꼰대희’를 통해 ‘꼰대쟁이’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김대희는 시작부터 ‘라스’ 때문에 12년째 따라다닌 ‘짠돌이’ 별명에 억울함을 토로하며 짜지 않음을 증명하는 에피소드를 셀프 오픈했지만, 결과는 시원치 않아 더욱 큰 웃음을 선사했다.김대희는 절친 김준호에 대한 이야기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는 ‘김준호 김지민’의 만남을 주선했으며, 두 사람의 교제 사실을 박나래보다 먼저 알았다고 주장했다. 홍인규가 “제일 먼저 안 건 저”라며 복병으로 등장하는 상황이 벌어져 웃음을 안기기도.김대희는 부친상을 당했을 때 김준호 김지민 커플과 멤버들에게 감동받은 일화를 공개하며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김준호의 마음이 담긴 위로의 메시지와 촬영 스케줄에도 장례식장을 찾아온 멤버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그는 “지민이 아버님이 몇 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제가 만약 준호 선배랑 결혼하게 되면 꼰대 대희 아저씨가 아버지 대신, 제 손을 잡고 신부 입장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라며 그 말에 오열을 했다고 해 뭉클함을 자아냈다.천재적인 발명 아이디어로 ‘개그계 에디슨’으로 불리는 장동민은 김종민을 제치고 ‘라스’ 최다 출연자 타이틀을 얻은 소감과 함께 발명 제품을 만드는 사업가로 승승장구 중인 근황을 공개했다. 아이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아이들 이름으로 브랜드를 만들었다는 장동민은 사업이 잘되어도 방송이 즐겁다면서 병행할 의지를 드러냈다.올해 데뷔 20년 차를 맞은 그는 ‘독박투어’가 인생 프로그램이 됐다면서 라스베이거스에 갈 때 비행기에서 만난 퍼스트 클래스 승객 팬이 결정적 이유라고 밝혀 웃음을 안겼다. 장동민은 또 유세윤과 홍인규의 사이가 불편해진 과거 에피소드와 ’26년 지기’ 유세윤에게 돈을 빌렸다가 쩔쩔맨 사연 등 찐친이기에 가능한 토크로 큰 웃음을 자아냈다. 또 최근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합류한 근황 등을 공개했는데, 아빠보다 방송을 더 잘 아는 장동민 딸의 이야기는 놀라움을 유발했다.마지막으로, ‘라스’에 12년 만에 출연한 홍인규는 골프 유튜브계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인 근황을 전했다. 골프를 치며 친해진 배용준, 류현진 등 톱스타를 비롯 지역 형님들(?) 인맥을 자랑하기도. 이어 유튜브 수익이 월 5,000~6,000만 원이라고 밝혔지만, 그만큼 나가는 돈도 많다고 밝혔다.
- [안종범의 나라살림]미국이 포퓰리즘을 피한 방법
- [안종범 정책평가연구원 원장]우리나라에서 정치는 가장 낙후된 골칫덩이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정치는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것을 좌우할 정도로 힘이 막중하다. 그 나라의 정치는 국민의 자화상이라고 하는데 정작 우리 국민은 정치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해 갈라져 싸우고 있다. 진영의 그 어떤 논리로도, 그 누구의 중재로도 이 싸움을 멈출 수 없는 지경이 되어 있다. 이제 정책으로 이 싸움을 멈추고 또 정치를 바로 잡아야 한다. 진영이나 이념을 초월한 과학으로 무장한 정책만이 길이다. 정책을 사전에 그리고 사후에 과학적으로 평가한다면 적어도 정책을 놓고서는 대립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책은 평가가 핵심이다. 국민은 정책의 대상이고 정책에 따른 국민의 반응은 평가의 대상이다. 특정 정책을 시행하기 전후 국민의 소비, 근로 등의 행동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정책평가의 핵심이다. 지금의 과학 수준이 역사상 최고라는 점에서 정책평가 또한 어느 때보다 잘할 수 있다. 정책분석 기법과 정책 데이터라는 두 가지 ‘정책평가 인프라’가 컴퓨터의 발달과 통계분석의 발전으로 최고조에 달해 있다. 20년 전 정책효과를 통계적으로 분석하려면 며칠 걸리던 것이 이제는 불과 몇 분 만에 가능하다. 분석 대상이 되는 정책 데이터도 과거에는 없거나 부족했는데 이제는 넘쳐난다. 정책대상인 국민의 행동 결과는 데이터로 쌓이고, 실시간 엄청난 양의 정보가 빅데이터로 구축되기까지 한다. 건강보험, 고용보험, 납세자료, 교육자료 등과 같은 공공데이터가 질적 양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더구나 노동부, 보건복지부 등 대부분 사회부처는 노동패널, 복지패널 등 동일 가구나 개인을 대상으로 매년 추적조사하는 패널데이터도 구축하고 있다. 정책평가에서의 걸림돌은 잦은 정책변화이다. 새 정책을 시도하거나 기존 정책을 개편하는 경우, 정책변화 이전과 이후의 효과를 대상자들의 행동 변화를 관찰해서 분석해야 한다. 그런데 워낙 자주 정책을 바꾸다 보니 어느 정책이 어떻게 영향을 미쳤나를 구분하기 어렵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높은 수준의 정책평가 인프라로 이 또한 평가할 수 있다.그동안 우리는 정책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고 중차대한 정책을 너무 쉽게 결정했다. 시행 후에도 뭐가 잘되고 잘못되었는지 알지 못했다. 의약분업, 무상급식, 최저임금 인상 등 중요 정책을 도입할 때 사전평가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2021년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을 지급할 때, 미국같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유럽식으로 기존 사회보장제도를 확장하는 형태로 할 것인지에 대한 사전평가 없이 일단 하고 보자는 식이었다. 아직도 여러 나라에서는 코로나 국민지원금이 경제 안정성과 빈곤 및 불평등 감소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근로의욕 저하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라는 사후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3년이 지난 지금 상생 국민지원금의 사후평가에 관한 관심 없이 또 다른 전 국민 대상 지원금 지급을 꺼내 놓고 있다. 정치권에서 무작정 꺼내고 있는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 UBI) 정책 역시 그동안 핀란드, 캐나다, 스페인, 독일 등 여러 나라에서는 철저한 사전평가 과정을 거쳤다. 현재까지 어떤 나라도 보편적 기본소득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한 사례는 없다. 빈곤 감소와 같은 이점이 있지만, 높은 재정 비용과 인플레이션 초래 등 경제적 영향에서의 부정적인 측면을 고려해 신중할 필요가 있어서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의하면 혜택 수준에 따라 비용은 국내총생산(GDP)의 10∼30%에 이른다. 세금인상, 기존 복지감축, 정부채권발행, 새로운 수익원 창출 등 재원조달방안에 따라서도 평가가 달라진다. 그런데 우리는 어떠한가. 여느 때처럼 막중한 정책을 새로 도입하려 하는데 그 어떤 과학적인 사전평가도 거론되지 않는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중요한 사회정책을 도입하기 전에는 사회적 실험을 해왔다. 실험실에서 이루어지는 자연과학의 실험이 아니라 국민을 대상으로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실험이다. 특히 미국은 정책효과를 평가하는 사회적 실험의 중요한 방법론으로 의학계에서 주로 사용하던 무작위 통제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s: RCT)을 활용해왔다. RCT는 정책 대상으로 무작위로 선정한 실험군(Treatment Group)과 그렇지 않은 대조군(Control Group)의 행태변화를 일정 기간 동안 비교한다.1996년 클린턴 복지개혁의 핵심이었던 빈곤가정 임시지원(TANF: Temporary Assistance for Needy Families)과 1970년대의 음의 소득세(Negative Income Tax) 실험들은 대표적 RCT 사례라 하겠다. 이들 정책은 각종 지원프로그램이 갖는 근로의욕 저하와 복지의존(welfare dependency) 문제에 대해 평가를 하는 것이 중요했다. 초기 RCT 사례 중 하나로서 1962년에 시작된 페리(Perry) 유치원 프로젝트도 흥미롭다. 더 좋은 지역으로 이주할 수 있는 주거 바우처를 받는 실험군과 바우처를 받지 않는 대조군으로 무작위 배정한 뒤 고용, 소득, 교육, 건강 등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했다. 그 결과 불리한 환경에 있는 아이들을 위한 고품질 유아 교육의 장기적 혜택을 입증했다. 우리도 정책을 실험해보고 시행해야 한다. 정책으로 국민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실험해서 평가한 뒤 시행 여부와 수정·보완 사항을 결정해야 한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풍부한 데이터 환경에 걸맞게 근거기반 정책평가(Evidence-Based Policy Evaluation)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선, 지금 거론되는 ‘25만 원 민생지원금’부터 사전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저출생 대책으로 시도할 정책들도 RCT 등을 활용한 사전평가 작업을 해야 한다. 부총리급으로 출범한다는 저출생 대책부처에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다. 특히 저출생 대책으로 새롭게 제기되는 이민정책 개혁의 정책대안들에 대해서도 RCT를 적용하도록 해야 한다. 정책을 실험을 통해 제대로 평가하면 ‘정책으로 정치가 이루어지는 세상’이 올 수 있다. 그러면 포퓰리즘을 몰아낼 수 있어서 국민이 뒤늦게 후회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상식이 통하고 과학이 중시되는 세상이 올 수 있다. 그러려면 국민은 지금 벌이는 싸움을 멈추고 정책에 눈을 뜨고 더욱 냉정해져야 한다.
- 저잣거리 섞여 시대의 애환 노래…민중시인 신경림 타계(종합)
- 시인 신경림(사진=창비ⓒ류우종).[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나 자신이나 남을 속이지 말자, 분수를 알자, 이것이 이를테면 내가 시에 대해서 가진 소박한 소신이었다.”(신경림 시집 ‘농무’ 중 ‘시인의 말’에서).한국 민중 시의 장을 연 신경림 시인이 22일 타계했다. 향년 88세.문단에 따르면, 그동안 암 투병 중이던 시인은 이날 오전 8시17분께 경기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숨을 거뒀다. 고인은 시대를 외면하지 않고 민초들과 더불어 저잣거리에 섞여 살면서 그들의 굴곡진 삶의 풍경과 애환을 질박하고 친근한 생활 언어로 노래해 온 ‘민중적 서정시인’이었다.신경림 시인은 1936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났다. 동국대 영어영문학과 재학 중이던 1956년 문예지 ‘문학예술’에 ‘갈대’ ‘묘비’ 등의 작품이 추천돼 등단했다. 이후 낙향한 그는 광부와 농부, 장사꾼, 인부, 강사 등의 직업을 전전하며 10년 넘도록 시를 쓰지 않기도 했다. 그간의 경험은 곧 민중의 고달픔을 달래는 시로 재탄생했다. 자비로 낸 그의 첫 시집 ‘농무’는 1973년 ‘월간문학사’에서 간행됐다가 1975년 창비에서 17편의 시를 추가해 창비시선 1호(증보판)로 출간했다. 올해 3월 500호를 펴낸 창비시선은 당시 기자 간담회에서 “한창 산업화가 진행 중이던 1970년대 난해한 모더니즘과 구체적 삶이 결여된 서정시만 존재하던 시단에 농촌(민중)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농무’는 혁명적인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10만 권 넘게 팔린 시집 ‘농무’는 한국 시집의 상업 출판 시대를 열며 창비시선이 지속적으로 발간될 수 있는 토대가 됐다.“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을 뜨거움 /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시 ‘가난한 사랑노래’ 중에서) 교과서에도 실렸던 그의 시 ‘가난한 사랑노래’(1988)는 여전히 많은 독자가 즐겨 찾는 애송시다. 반세기 넘는 시간 동안 시작 활동을 이어가며 ‘새재’(1979), ‘민요기행 1’(1985), ‘남한강’(1987), ‘가난한 사랑노래’(1988), ‘갈대’(1996), ‘사진관집 이층’(2014) 등 여러 시집을 냈다. ‘한국 현대시의 이해’(1981), ‘삶의 진실과 시적 진실’(1983), ‘우리 시의 이해’(1986) 등 시론집도 남겼다.시인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 못난 사람 편에 서서 가장 따뜻한 시를 썼던 분”이라며 “우리 현대시의 아버지 같은 분으로 그가 없는 한국 문단, 한국 시단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애도했다. 이어 “내년이 시집 ‘농무’를 펴낸 지 50년이 되는 해”라면서 “우리나라의 시가 모더니즘에서 리얼리즘으로 전환하는 시작을 열고, 민중의 그늘진 삶에 천착해온 시인”이라고 기억했다.고인은 생전에 만해문학상, 단재문학상, 대산문학상, 호암상(예술부문), 4·19문화상 등을 수상했으며,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민족예술인총연합 의장, 동국대학교 국문과 석좌교수 등을 지냈다.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이다. 장례는 주요 문인단체들이 함께하는 대한민국 문인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발인은 25일 오전 5시 30분, 장지는 충북 충주시 노은면 연하리다.
- “젊고 강한 회계사회 만들 것…청년 회계사 적극 지원”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앞으로 회계업계에 도전과 엄청난 시련의 시기가 올 것입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사즉필생 각오로 제때 제 목소리를 내는 역동적이고 강한 공인회계사회를 만들 것입니다.”공인회계사회(한공회) 회장 선거 출마한 나철호 재정회계법인 대표이사는 최근 서울 강남구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2만6000여명의 한공회 회원들을 위해 한목숨 바친다는 헌신의 각오”라며 “회장이 된다면 젊음, 열정, 소신의 자세로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철호 재정회계법인 대표이사. △1972년생 광주 △한양대 경영학과 학사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석사·한양대 경영학 박사 △한국공인회계사회 전 부회장·감사 △전 기획재정부 경영평가위원 △전 통일부·문화체육관광부·중소벤처기업부 공공기관 경영평가위원 △전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 감사 △전 코이카(KOICA)옴부즈만 △전 건국대 부동산 세무전문가과정 겸임교수 △현 한국회계학회 부회장 △현 한국세무학회 부회장 △현 대법원 감사위원회 위원 (사진=이영훈 기자)한공회는 20일부터 24일까지 제47대 회장 후보자 등록을 받고, 내달 19일 정기총회에서 전자투표 방식으로 신임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한공회는 2만6217명(2월29일 기준)의 회계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고, 연간 예산이 500억원에 달하는 직능단체다. 한공회 감사(2016~2020년)·부회장(2020~2022년)을 맡았던 나 대표는 2022년 선거에 이어 회장직 재도전에 나섰다. 나 대표는 이번에 한공회 회장직에 재도전 하는 이유에 대해 “제때 제 목소리를 내는 강한 회계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현재 회계업계 상황에 대해 “저가 수수료 경쟁과 감독당국의 지나친 내정간섭으로 회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며 “지난해 표준감사시간제가 무너졌고, 조만간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도 무너지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관련해 나 대표는 개혁 공약을 실현해 돌파구를 만들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카카오모빌리티 같은 대규모 회계 이슈가 터졌을 때 침묵하지 않겠다”며 “대변인 제도를 신설해 제때 목소리를 내겠다. 내달 19일 회장으로 선출되면 이날 오후 향후 계획을 직접 브리핑하겠다”고 약속했다. 나 대표는 “금감원이 감사 부문을 넘어 인사, 노무, 경영 전반까지 회계법인 조직감리를 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금융위·금감원과 회계사들 간 상명하복 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바꿀 것이다. 이복현 원장을 만나 회계업계에 대한 금감원의 조직감리 문제를 정확하게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위가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완화 여부를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 “회계 강화 효과를 보려면 ‘6+3년’씩 두차례 즉 최소 18년간 제도를 손대면 안 된다”고 못박았다. 특히 나 대표는 “20~40대 한공회 회원이 75%에 달할 정도”라며 “청년 회계사들을 적극 지원하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관련해 그는 “회장이 된다면 회계사들이 고용·산재보험 업무를 대행할 수 있도록 합법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공급 과잉’ 상태인 회계사 선발 인원(합격자 수)을 축소하고 청년 회계사들의 개업 지원을 확대하겠다. 회원 신문고를 만들어 직접 답할 테니, 언제든 연락달라”고 말했다.나 대표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나이가 적다는 게 약점”이라면서도 “6년간 한공회 감사·부회장직을 맡으면서 누구보다도 회원들이 원하는 것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점, 한공회를 위해 희생할 젊음·열정·소신이 있다는 점은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그동안 ‘빅4’ 회계법인 출신이 한공회장을 주로 맡아왔는데 이제는 행동력 있는 회장이 필요하다”며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2만6000여명 회원들을 바라보면서 헌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시인과 정치인 사이, 도종환이 던진 질문…“왜 거기 있는가”
- 정치인의 길을 뒤로 하고 문학계로 복귀한 도종환 시인(사진=창비 제공).[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너는 왜 거기에 있는가.” 시인 도종환(69)이 12년간 국회에 있으면서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졌던 질문이다.3선 국회의원이자 문재인 정부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도종환 시인이 정치인의 길을 뒤로하고 문학계 복귀를 알렸다. 21대 국회 임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펴낸 그의 12번째 신작 시집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창비)을 들고서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담았던 전작 ‘사월 바다’(창비) 이후 8년 만이자, 올해로 등단 40년을 맞아 선보이는 첫 책이다. 도 시인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거칠고 살벌한 정치판에서 쌓인 고뇌의 흔적들을 추수문장(秋水文章), 즉 가을 물같이 차고 맑은 문장으로 담아내고 싶었다”며 “시인의 정체성은 잃지 않고 주어진 역할을 하려고 애썼다”고 했다. ◇돌아온 도종환…“거친 정치판서 마당만 좀 쓸다왔다” ‘시 쓰다 말고 정치는 왜 했노? / 세상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 그래, 세상은 좀 바꾸었나? / 마당만 좀 쓸다 온 것 같습니다 / 깨끗해졌다 싶으면 / 흙바람 쓰레기 다시 몰려오곤 했습니다’(시 ‘심고’ 중에서).이번 시집은 12년간 정치인과 시인 사이를 차분히 응시한 도종환 시인의 내면 기록이다. 그는 중학교 교사 시절이던 1986년 ‘접시꽃 당신’을 발표하며 스타 시인으로 떠올랐다. 사별한 아내에 대한 애틋한 정을 담은 작품으로 영화로도 만들어졌다.창비시선 501번째 시집 도종환의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 표지(사진=창비 제공).표제시 ‘정오에서 가장 먼 시간’은 가장 어두운 시간, 살벌한 죽음의 시간을 뜻한다. 시인은 “정오는 가장 따뜻하고 환한 시간, 생명을 가진 것들이 가장 왕성하게 생육하는 시간”이라며 “우리는 그 시간으로부터 가장 멀리 있는 시간, 가장 어두운 시간, 균형이 깨진 시간, 거칠고 살벌한 시간을 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 시대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양극화’를 짚으며 이것을 “정신적인 내전 상태”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모두가 양극단에서 확신에 넘쳐 있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배척·혐오·조롱하는 사회가 됐다”면서 “누군가는 ‘이건 아니다’라 말해야 한다. 어두운 시간에서도 성찰하는 사람이 시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국회를 떠나는 심정에 대해선 “오랜만에 집권해 좋은 정치를 펼칠 기회가 왔는데 분열해서 (기회를) 날렸다. 더 많이 설득하고 대화해 화합·통합을 이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나오게 됐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역할이 다시 앞으로 주어질지는 알 수 없고, 이제는 문학으로 역할을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문체부 장관 출신답게 작심한 듯, 현 정부의 문화예술 정책에 대해 날 선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지난해 문학·도서·서점·도서관 등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 복원하려고 애썼는데 얼마 못했다”며 운을 뗀 뒤 “현 정부의 요직에 앉은, 특히 문체부 장관 자리에 앉은 사람의 잘못된 편견 때문이다. 문학·출판·영화 등의 영역을 좌파가 장악했다고 보는 것은 왜곡된 진단”이라고 일갈했다.문학과 정치의 길은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고 고민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봤다. 시인은 “정치가 정책과 예산으로 세상을 바꾸는 것이라면, 문학은 정서적이고 정신적인 영향을 주어서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자신이 주도해서 만든 예술인 고용보험제도를 예로 들면서 “문화와 예술을 위해 국회에서 일할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 후배 문인들이 국회에 들어가겠다고 하면 지지한다”고도 덧붙였다.올해로 등단 40년을 맞은 시인은 당분간 고향 청주와 서울을 오가면서 글을 쓸 계획이다. 준비 중인 산문집에는 정치권에 몸담았던 지난날에 대한 소회를 담을 예정이다.도종환 시인은 “2012년 국회에 처음으로 등원할 때 ‘시인 도종환은 죽었다’는 의미로 근조 리본이 달린 화분이 왔다. 의원실에 두고 가꾼 이 화분을 가지고 나와 집에 두려고 한다”며 “앞으로도 ‘나는 죽었는가’를 늘 물으며 거기에서 뭘 했는지를 쓰겠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