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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 인하' 길 닦고 가는 서영경 "금리 인하, 내수 회복에 긍정적"
-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26일 서울 소공동 한은 별관 2층 다목적 컨퍼런스홀에서 ‘팬데믹 위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통화정책 경험과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한은)[이데일리 최정희 하상렬 기자] “금리 인하는 (통화정책을) 정상화시키는 것이다. 금리를 정상화하면 부채의 이자 상환 부담이 줄어들어 내수에 긍정적이다.”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26일 임기 종료를 앞두고 출입기자단을 상대로 처음이자 마지막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 위원은 이날 ‘팬데믹 위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통화정책 경험과 과제’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국내 소비가 작년 이후 예상보다 더딘 회복을 보이는 배경에는 고금리의 장기화에 따른 영향이 크다. 최근 내수의 금리 민감도가 과거보다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이 밝혔다. ◇ “긴축적 상황, 금리 인하는 통화정책 정상화”서 위원은 전대미문의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덮쳤던 2020년 4월 금통위원으로 임명됐다. 서 위원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내리는데 동참했고 그 뒤로 주택 가격 급등·가계대출 급증이 나타나자 2021년 8월 금리 인상에 참여했다. 그 해 10월엔 한은 기준금리가 동결됐는데 2% 중반대 물가상승률에 대응하자는 이유로 ‘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내기도 했다. 그로 인해 시장 일각에선 서 위원을 ‘매파(긴축 선호)’ 위원으로 분류하기로 한다. 서 위원은 조윤제 위원과 함께 내달 12일 마지막 금통위 회의에 참석한 후 20일 4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그러나 이날 서 위원의 메시지는 ‘비둘기적(완화 선호)’으로 평가된다. 서 위원은 금리 인하시 가장 큰 영향을 묻는 질문에 “가계부채 비율, 기업부채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변동금리 비중도 높고 실질금리까지 플러스 영역이라 긴축적인 상황”이라며 “빚 상환 부담이 소비를 약화시키고 있다. 금리가 정상화되면 내수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금리 인하에 대해선 “금리를 인하하는 것보다는 (통화정책을) 정상화시키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한은은 금리가 인하되더라도 소비 진작 효과가 크지 않다고 밝혀왔다. 2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은은 금리가 하락하면 가계가 소비 대신 대출을 늘리거나 디레버리징(빚 감축)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어 소비 진작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 위원은 금리가 인하될 경우 내수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진단한 것이다. 서 위원은 1월 이창용 한은 총재가 ‘섣부른 금리 인하시 경기부양 효과보다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할 부작용이 크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도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서 위원은 “올 들어 금융기관 가계대출 증가율이 감소세이고 주택 가격 변동률이 높아졌지만 안정적인데다 주택가격 심리지수가 기준선인 100에 가까워 아주 높거나 낮지 않다”며 “현재로선 (금리 인하가) 주택 가격 상승을 자극할 우려가 그렇게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정상화 과정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주택 가격 상승, 가계대출 증가 등) 금융불균형을 자극하지 않지만 지나치게 금리가 낮아지면 그러한 리스크가 있어 기대 관리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서 위원은 통화정책의 파급 시차가 짧아졌다며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 경제모형실 분석에 따르면 금리 변경 후 성장과 물가에 미치는 파급 시차가 약 10년 전에는 각각 5분기, 8분기였으나 최근엔 모두 4분기로 축소됐다. 한은이 작년 1월 금리를 3.5%로 인상한 이후 1년 넘게 금리를 동결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3.5% 금리가 성장, 물가에 충분히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서 위원은 “환율 변동 용인, 금융심화,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 확대 등에 힘입어 금리 정책의 파급시차가 단축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민간부채 규모가 누증되고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 금리 인상으로 이자상환 부담이 갑자기 높아지는 부(-)의 소득 효과가 커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 위원은 금리 결정에 있어 대외 여건 변화에 따른 환율 급변동보다는 대내 정책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주요 선진국과 우리나라는 각국의 경제 여건이 차별화될 경우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도 다소 차별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릴 경우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 “환율의 신축적 변동을 통한 대외충격 흡수 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외환시장 구조 선진화, 외환수급 안정 등 미시 정책을 병행해 대외부문을 안정, 금리 정책이 대내 정책 목표에 집중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서 위원은 “통화정책은 아직도 많은 난제를 안고 있다”며 “물가가 안정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공급충격 불확실성이 높고 민간부채 취약부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을 둘러싼 금융 상황도 안심할 수 없다”며 “물가, 가계부채 상승률이 낮아졌으나 높아진 레벨 효과로 인해 민간의 실질 구매력 약화, 내수 회복 지연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 포워드 가이던스 시계 넓히고 대차대조표 확장 필요서 위원은 이창용 총재가 주창해온 ‘조건부 포워드 가이던스’에 긍정적이었다. 2022년 10월부터 1년 반 동안 금통위원들이 생각하는 3개월 후 금리 수준을 정량적으로 제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시행했는데 금리스와프(IRS)에 내재된 기대 금리가 3개월 미래 금리를 얼마나 잘 예측하는지, 3개월 미래 금리가 시장 기대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더니 포워드 가이던스의 예측가능성과 신뢰성이 높게 나왔다.이 총재가 포워드 가이던스 시계를 3개월에서 6개월, 1년 등으로 확장하려는 방안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 위원은 “시계가 길어지면 정확도가 낮아지겠지만 포워드 가이던스는 특정 전망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전망에 부합하지 않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전망 편차가 확대될 수 있지만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뤄지면 경제주체들의 기대 관리와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한편 서 위원은 고금리일 때는 금융중개지원대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강화, RP대상 증권 확대 등 대차대조표 정책을 확장해 고금리 부작용을 줄여주고 금리를 내릴 때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DSR 예외대상 축소 등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를 통해 대출 수요 증가를 억제해 금리 인하 부작용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 서영경 금통위원 "금리 인하는 내수회복에 도움"[일문일답]
-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26일 서울 소공동 한은 별관 2층 다목적 컨퍼런스홀에서 ‘팬데믹 위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통화정책 경험과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한은)[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26일 임기 종료를 앞두고 처음이자 마지막 기자회견을 통해 “국내 소비가 작년 이후 예상보다 더딘 회복을 보이는 배경에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본다”며 “최근 내수의 금리 민감도가 과거보다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 위원은 내달 12일 마지막 금통위 회의에 참석한 후 4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내달 20일 퇴임한다. 서 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팬데믹 위기는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통화정책 경험과 과제’를 주제로 강연을 하면서 2020년 팬데믹 시기, 고인플레이션기 등에 통화정책을 어떻게 해왔고 앞으로 어떤 과제들이 남았는지에 대해 메시지를 던졌다. 이날 서 위원은 올해 금리를 인하하게 될 경우 가장 큰 효과에 대해 ”내수 회복에 긍정적일 것”이라며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금리 상승이 주택 가격 상승이나 가계대출 증가를 자극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이창용 한은 총재가 주창하는 ‘포워드 가이던스’ 시계 확대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음은 서영경 금통위원과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2월 금통위 의사록 보면 한은측에선 금리 인하시 소비진작 효과가 크지 않다고 했다. 그런데 위원께서는 내수의 금리 민감도가 과거보다 커졌다고 하셨는데 금리 인하시 내수 회복에 가장 큰 영향이 있다고 보시는 건지요? 이창용 한은 총재가 1월 기자회견에서 섣부른 금리 인하시 부동산 가격 상승, 대출 증가 우려가 있다고 했는데 현 시점에선 이런 우려가 낮아졌다고 봐야 할까요?△ 금리 인하시 긍정과 부정적 효과가 있다. 가계부채 비율, 기업부채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변동금리 비중도 높아서 실질금리가 플러스 영역이라 긴축적 영역이다. 당연히 빚 상환 부담이 증가해 소비를 약화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금리를 인하하기보다 (통화정책을) 정상화시킨다고 본다. 금리 정상화시 부채의 이자 상환 부담이 줄어들어 내수에 긍정적이다. 올해 금융기관 가계대출 증가율과 주택 가격 상승률을 보면 가계대출 증가율은 올 들어 마이너스이고 주택 가격 변동률도 높아졌지만 3월 들어 안정적이다. 결국은 주택 가격 상승 심리가 중요한데 심리지수가 100에 가까워 아주 높거나 낮지 않다. 현재로선 (금리 인하가) 주택 가격 상승을 자극할 우려가 그렇게 크지 않다고 볼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어 양방향을 보면서 금리를 결정해야 한다.-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가 효용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시계열을 확대해 6개월, 1년으로 확장된 포워드 가이던스는 어떻다고 보시나요?△ 포워드 가이던스를 오랫 동안 실시한 나라들을 보면 기간이 확대되면 정확도가 낮아지고 분포가 벌어진다. 다만 이창용 총재가 계속해서 얘기했듯이 포워드 가이던스는 어떤 전망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전망에 부합되지 않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전망 편차가 확대될 수 있지만 그런 것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뤄진다면 시계를 확장하는 것이 경제주체들의 기대 관리와 의사결정에 도움이 된다.-1년 넘게 금리를 동결해왔고 그 사이에 구두 가이던스로 금통위원들이 생각하는 금리 수준에 대한 메시지가 평균 3.75%로 장기간 유지돼왔다. 사실 3.75%라는 메시지를 듣고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고 시장도 그렇게 반응하지 않았다. 그런데 포워드 가이던스가 금리 예측 가능성을 어떻게 높였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 미국은 금리 점도표를 제시하는데 금리 점도표와 실제 금리 결정은 차이가 많다. 미래의 기준금리를 제시하는 것은 커미트먼트(commitment·약속)가 아니다. 과거엔 앞으로의 방향성, 기간 등에 대해 제시한 것이 없었는데 이제는 미래 기준금리를 제시할 수 있다. 또 3.5%로 금리를 동결했지만 인하보다는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제시, 기대 관리에는 도움이 됐다고 본다. IRS의 미래 금리, 3개월 이후의 시장 기대를 비교한 것인데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이 차별화될 수 있다고 했는데 한은이 금리 결정에 있어 가장 주요하게 다룰 것은 무엇이라고 보나?△물가 패스가 중요하다. 내수 회복이 얼마나 빨리 되느냐도 봐야 한다. 올해 민간소비 전망이 1.6%이고 상반기는 1.1%인데 내수 회복이 얼마나 되느냐가 관심이다. 금리 정상화가 가계부채 증가, 주택가격 상승을 자극할 가능성을 균형 있게 보면서 가야 한다. - 우리나라 중립금리는 어떠할 것이라고 보나?△기후변화, 노동시장 구조 변화 등으로 인해 주요국의 중립금리가 상승해 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영향을 받을 것이지만 우리나라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낮아질 요인이 있다. 상방, 하방 요인이 있다. 이 부분은 한은 조사국에서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환율의 신축적 변동을 통한 대외충격 능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경제적 충격이 생기거나 내외금리차가 확대됐을 때 급격한 환율 상승도 용인해야 한다는 것인가?△ 환율은 경제 펀더멘털 수준에서 용인하되 급격한 변동성에 대응하는 정책을 견지해왔다. 공통 요인에 의한 자연스러운 환율 변동인지, 기대 쏠림에 의한 과도한 변동인지에 대해선 그 때 그때 상황에 따라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실질금리가 플러스라서 금리 내려도 당장 금융불균형을 초래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금리가 하락할수록 금융안정에 미치는 비선형적 영향이 크다고 봤는데 금리의 마지노선은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 제 경험을 보면 2020년 기준금리를 연 0.5%로 사상 최저 금리로 인하했는데 최저 금리가 장기화되면 예상보다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주택 가격 상승이 빨랐다. 그때 제가 가진 생각은 이것이다. 어느 정도 균형 수준의 중립금리가 있는데 그 수준 밑으로 내려가면 과도하게 (금융불균형을) 자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정상화 과정이기에 초기에는 자극이 크지 않겠지만 지나치게 금리가 낮아지면 그러한 리스크가 있어 기대 관리가 중요하다. -대차대조표 확장이 금리 정책을 보완하는 용도라고 봤는데 미국 양적완화처럼 대차대조표 확대를 통한 장기 금리 영향에 대해서도 분석이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 미국의 양적완화와는 차이가 있다. 미국은 제로금리까지 갔기 때문에 장기채권 매입을 통해서 장기 시장금리를 조절하는 정책을 했는데 우리나라는 단기 시장금리를 관리한다. 시장금리 관리 차원에서는 일맥상통하나 우리는 제로금리가 아니기 때문에 전체 유동성을 빨아들이면서 총량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미국의 장기 시장금리 관리는 무차별적으로 적용되나 우리나라는 신용경색, 유동성 경색이 나타난 부분으로 타깃했다. -4년간 금통위원하면서 본인이 매파였는지, 비둘기였는지 어떻게 평가하나? 여성 금통위원이 필요하다고 보나?△ 저는 비교적 균형적으로 했다고 생각한다. 어느 쪽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여성 금통위원은 필요하다고 본다. 여성 뿐 아니라 다양한 제고 측면에서 금통위원 구성의 다양성은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산업계에 몸 담았던 분이 오시면 균형 잡힌 시각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여성 고위직이 늘어나야 한다. 한은의 경우 입행할 때는 여성 비중이 40% 정도인데 시간이 지난다고 여성 고위직 비중이 늘어나지 않는다. 지난 주 미국 출장을 갔는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여성 경제학자들을 만난 기회가 있었다. 심지어 연준에서도 여성이 40대가 되면 열정이 중요들어 남성과 열정 갭이 난다는 말을 하더라. 일과 가정을 양립하려다 보니 열정 자체가 약화된다고 할까. 미래의 롤모델 차원에서 여성 금통위원이 유지되고 확대됐으면 좋겠다.
- [프로야구 개막]12년 만에 돌아온 류현진, KBO 리그 뒤흔들까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12년 만에 친정팀 한화이글스로 돌아온 ‘괴물투수’ 류현진,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대 여성 김모씨는 3월이 즐겁다. 프로야구가 드디어 시작되기 때문이다. 원래는 ‘야알못’이었다. 왜 술자리에서 남자들이 핏대 세우면서 야구 얘기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난해 그도 야구팬이 됐다. 더 솔직히 말하면 야구장에 가는 재미에 푹 빠졌다. LG트윈스의 팬이기는 하지만 이기고 지는 것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이기면 좋지만 져도 별로 아쉽지 않다. 그냥 좋아하는 선수 유니폼을 사 입고, 시원한 맥주와 치킨을 앞에 둔 채, 목청껏 응원가 부르는 게 좋다. 그에게 야구장은 맛집이자, 노래방이자, 클럽이 된다.23일, 드디어 프로야구가 돌아온다. 팬들은 야구가 너무 고팠다. 겨울의 잔상이 아직도 남아 있어 시범경기부터 야구장을 찾았다.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고 정상궤도로 돌아온 프로야구 KBO 리그는 2023년 역대 세 번째로 많은 관중을 기록했다. 무려 810만326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지난해보다 더 많은 관중이 들어온 해는 2017시즌(840만688명)과 2016시즌(833만9577명) 뿐이다. 시즌 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참패와 끊이지 않은 야구계 안팎 사건·사고 등 악재가 많았음에도 야구에 대한 팬들의 갈증을 막을 수 없었다.2024시즌 KBO 리그는 2017시즌을 뛰어넘어 역대 최다 관중을 노린다. 그 중심에는 ‘돌아온 괴물투수’ 류현진이 있다. 류현진은 2013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정상급 선발투수로 활약한 뒤 12년 만에 친정팀 한화이글스로 복귀했다.여전히 기량이 살아 있는 류현진이 국내로 돌아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야구팬들은 귀를 의심했다. 그리고 실제로 류현진이 한화 유니폼을 입은 이른바 ‘옷피셜’이 나오자 일제히 쾌재를 불렀다. KBO 리그로 돌아온 류현진의 일거수일투족은 팬들의 주된 얘깃거리가 됐다.20대 중반의 패기 넘쳤던 ‘영건’은 어느덧 30대 후반의 ‘백전노장’이 됐다. 그렇다고 기량까지 녹슨 것은 아니었다. 장점인 ‘칼날 제구력’과 ‘팔색조 변화구’는 여전했다. 구속은 오히려 MLB 시절보다 더 잘 나왔다. 류현진을 바라보는 한화 팬들 얼굴에는 미소가 떠날 줄 모른다.시범경기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지난 12일 KIA타이거즈전에서 4이닝 동안 1실점 한 데 이어 17일 롯데자이언츠전에서도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시범경기 2경기에서 9이닝 동안 3실점만 허용했다. 류현진과 상대한 KIA의 이범호 감독은 “제구력은 물론 구위와 스피드도 미국에서보다 훨씬 더 좋아진 것 같다”고 칭찬했다.서재응 SPOTV 해설위원은 “류현진이 올해 거뜬하게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동현 해설위원도 “류현진은 건강하게 150이닝 정도를 던지며 10승 이상은 무조건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최근 5년간 순위가 ‘9-10-10-10-9’에 그쳤던 한화는 류현진의 가세로 단숨에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당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5강 후보로는 손색없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가 한화의 가을야구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한화는 FA 시장에서 지난해 채은성, 올해 안치홍을 영입한 데다 노시환, 문동주 등 젊은 기둥들이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류현진 복귀 효과’까지 더해지면 파급력이 얼마일지 예상하기 힘들다. 한화가 순위 경쟁에 불씨를 댕긴다면 이는 곧 역대급 흥행으로 이어질 것이 틀림없다.판도를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지난해 29년 만에 감격의 통합우승을 이룬 LG트윈스가 올 시즌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고우석, 이정용 등 주축 불펜투수들이 떠난 공백이 커 보이지만 여전히 멤버 구성이 가장 탄탄하다는 평가에는 이견이 없다. 박용택 KBS야구해설위원은 “올해도 LG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며 “왕조시대를 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LG의 독주를 견제할 유력한 경쟁자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KT위즈다. 지난해 10위에서 2위로 도약하는 ‘마법 같은 여정’을 펼쳤던 KT는 탄탄한 마운드를 앞세워 2021년 이후 3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린다. 유희관 KBSN 해설위원은 “KT가 안정적인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다”며 “강백호가 부상 없이 안정적으로 시즌을 치른다면 우승이 유력하다”고 말했다.LG-KT ‘2강’의 아성을 노리는 가을야구 후보로는 KIA, 롯데 자이언츠 등이 꼽힌다. 비시즌 동안 불미스러운 일로 사령탑이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었던 KIA는 이범호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으면서 분위기를 쇄신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부상으로 고생했던 ‘핵심타자’ 나성범, 최형우의 부활이 핵심 키워드다.롯데는 두산베어스를 7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이끈 김태형 감독의 ‘지도력’에 거는 기대가 크다. 개인적인 문제로 마음고생을 겪은 토종선발 나균안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가 롯데의 관건이다.추신수, 김광현 등 슈퍼스타들이 건재한 SSG랜더스와 류현진이 돌아오고 문동주, 노시환 등 젊은 스타들이 등장한 한화도 5강 후보로 손색없다는 평가다. 프로야구 역사상 역대 세 번째로 시범경기를 무패(8승 1무)로 마감한 두산베어스, 젊은 신예들을 앞세워 지난 시즌 가을야구에서 돌풍을 일으킨 NC다이노스 역시 가을야구 경쟁에서 빠지지 않을 전망이다.반면, 간판스타 이정후가 미국으로 떠나고 에이스 안우진이 팔꿈치 수술과 군 복무로 전력에서 이탈한 키움히어로즈, 외국인선수 3명을 모두 바꾸고 세대교체를 진행 중인 삼성라이온즈는 하위권 전력으로 점쳐진다.
- 아시아나항공 계약금 소송 2심도 승소 이끈 화우
-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법무법인 화우는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무산에 따른 책임을 묻는 2500억원 상당의 계약금 몰취 관련 소송에서 아시아나항공, 금호건설 등 원고들을 대리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전부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다고 21일 밝혔다.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 있는 아시아나항공기. (사진=뉴시스)이날 서울고등법원 제16민사부(재판장 김인겸)는 아시아나항공(020560)과 금호건설(002990)이 HDC현대산업개발(294870)과 미래에셋증권(006800)을 상대로 제기한 질권소멸통지 등 청구의 소에서 피고들의 항소를 기각하고, 계약금의 반환을 구하는 HDC현산, 미래에셋증권의 반소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는 판결을 선고했다. 앞서 계약금 소송 1심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전부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한 것과 마찬가지로, 항소심에서도 1심의 판단이 타당하다고 재확인한 것이다.이 사건 소송은 매도인 측인 아시아나항공, 금호건설이 계약금 2500억원을 몰취하기 위해 2020년 11월 매수인 측인 HDC-미래에셋증권 컨소시엄을 상대로 질권소멸통지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한편, 특별손해로 아시아나항공이 10억원, 금호건설이 5억원을 청구하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HDC-미래에셋증권 컨소시엄은 2019년 12월에 매수인 측과 신주인수와 구주매수를 포함해 총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그 후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했고, 매수인 측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가 악화됐다는 등의 이유로 인수상황 재점검 등을 요구하며 나머지 인수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매도인 측인 원고들은 매수인 측의 요구는 타당하지 않고, 이는 사실상 이행거절에 해당하며, 종국적으로 거래종결의무를 다하지 않은 이상 매도인 측이 적법하게 2020년 9월 인수계약에 대해 해제통보를 했으므로 계약금은 매도인 측에 귀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매수인 측은 인수계약 체결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가 매우 악화됐으므로 인수상태 재점검 등을 요구한 것이고, 진술 및 보장, 확약 위반의 사유가 있었던 이상 거래종결의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맞섰다. 나아가 항소심에서는 매수인 측 역시 인수계약의 해제를 통보하면서 위 계약금의 반환을 구하는 반소를 청구하기에 이르렀다.그러나 항소심에서도 매수인 측이 주장하는 진술 및 보장, 확약 위반 사유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1심의 결론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아시아나항공에 중대하게 부정적인 영향도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매도인 측의 인수계약 해제 통보는 적법한 이상, 인수계약이 유효함을 전제로 하는 매수인 측의 계약 해제 및 계약금 반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며 매수인 측의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했다.1심부터 항소심까지 계속해서 아시아나항공, 금호건설 등 매도인 측을 대리한 화우는 인수계약 체결 전후에 있은 관련 서류 일체를 날짜별로 분류해 사실관계를 면밀히 파악한 후, 이 사건의 본질은 코로나19 이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부담을 느낀 매수인 측이 거래종결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며, 인수계약 체결 이후 급격히 추가한 것은 아시아나항공의 가치가 아니라 매수인 측의 인수의지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아시아나항공의 회계자료, 재무제표 등을 분석해 객관적인 수치상으로도 매수인 측이 주장하는 중대하게 부정적인 영향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하며 매수인 측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했다.법무법인 화우 송무그룹의 유승룡(왼쪽부터), 시진국, 박영수, 박현우, 이승혁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제공.이번 사건은 유승룡(사법연수원 22기), 시진국(32기), 박영수(38기), 박현우(변호사시험 9회), 이승혁(변시 10회) 등 화우 송무그룹 소속 변호사들이 주도적으로 수행해왔다. 한진칼(180640) 경영권 분쟁에 이어 이 사건 소송 1심에서부터 항소심까지 이끌어 온 유승룡 변호사는 “계약은 지켜져야 한다는 계약법의 대원칙을 재확인해 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며 “진술 및 보장, 확약, MAC 사유 등 M&A 계약에서 문제될 수 있는 대부분의 쟁점들이 이 사건 소송에서 다뤄진 만큼 향후 다른 M&A분쟁에 있어서도 이 사건이 좋은 리딩케이스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화우 송무그룹은 앞서 한앤컴퍼니와 남양유업(003920)의 주식매매 계약 해제 소송,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연구개발비 정산금 지급 소송, 메디톡스(086900) 집행정지소송,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 징계처분 취소 소송, 코오롱(002020) 인보사 연구비 환수 처분 취소 소송 등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소송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다. 화우 송무그룹은 법원, 검찰, 금융감독원,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변호사 약 150여명이 포진해 있다. 지난 20년간 10만건이 넘는 송무 업무를 수행했다.
- 스위스, 유럽 국가 중 한국인 만족도 1위…MZ여행객 비중 상승
- 스위스 몽트뢰 전경 (스위스관광청 제공)[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해외 여행지 중 한국인들에게 가장 큰 만족감을 주는 여행지는 스위스로 나타났다. 스위스정부관광청은 지난 19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스위스 여행박람회’를 개최하고 ‘한국인의 해외여행 트렌드·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국내 여론조사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스위스를 찾은 관광객은 3917만명으로, 한국인은 약 1%에 해당하는 36만명이었다. 아시아권 국가 중 중국(48만명)에 이어 2위였다. 또한 한국은 ‘스위스 트래블 패스’ 판매 2위 국가에 올랐다. 지난해 한국인의 해외 여행지 종합만족도 순위에서 스위스는 27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항목별로 보면 환경 쾌적도, 자원 풍족도 중 쉴 거리, 놀거리 등이 각각 유럽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스위스관광청은 “스위스의 청정한 자연과 깨끗한 도시환경이 팬데믹 이후 위생과 건강에 민감해진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2023 해외 여행지 종합만족도’ 통계 (스위스관광청 제공)한국인 여행객은 스위스 패키지 여행상품 이용 비율은 49%로, 다른 유럽 지역보다 패키지 이용률이 높았다. 특히 스위스를 찾는 한국인의 연령대는 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이전 20~30대의 한국인 여행객의 비율은 26%에서 41%로 크게 올랐다. 반면 60대 이상의 비율은 코로나 이전 42%에서 26%로 대폭 하락했다. 이날 행사에서 스위스관광청은 지속가능한 여행 캠페인 및 인증 제도인 ‘스위스테이너블 (Swisstainable)’을 소개했다. ‘스위스’에 지속 가능하다는 뜻의 ‘서스테이너블(sustainable)’을 합성한 말로, 구체적인 목표는 지속가능성 인증 프로그램 확대, 관광객 쏠림 현상 방지, 연중 관광, 장기 체류 촉진, 자전거 등 친환경 이동수단 사용 장려 등이다. 김지인 스위스관광청 한국지사장은 “이번 행사를 위해 스위스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파트너사가 참여했을 만큼 한국 시장이 주목 받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스위스 여행을 위해 1년 내내 스위스의 다양한 면모를 선보이고, 오버투어리즘 방지, 한 달 살기와 같이 한 번 갔을 때 오래 체류할 수 있는 여행을 제안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인터라켄 등 스위스의 지역 관광청, 필라투스 산악철도 및 레일유럽 등을 포함해 총 18개의 파트너사가 한국을 찾았다. 한국에서는 약 200여개의 여행 업체 종사자가 참석했다.
- 매출 80% 삭제될 위기...오상헬스케어, 신사업 CGM 성공 가능할까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최근 코스닥 상장한 체외진단기업 오상헬스케어가 올해 실적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력 캐시카우 사업이던 코로나 진단키트 부문 매출 감소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회사는 신사업으로 이를 상쇄시킨다는 전략인데, 가장 핵심인 연속혈당기(CGM)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에는 여러 난관이 있다는 지적이다.오상헬스케어(036220)는 지난 13일 일반상장 트랙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6년 임직원의 횡령 배임 등의 논란으로 상장폐지 됐고, 대주주가 변경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약 8년만에 상장했다. 최근 3년동안 회사의 실적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코스닥 시장에 다시 상장하게 된 계기도 이 때문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오상헬스케어는 2021년 매출 1323억원, 영업적자 71억원을 기록했지만 2022년 매출 1939억원, 영업이익 493억원으로 매출 성장은 물론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지난해 실적은 더욱더 폭발적이었다. 2023년의 경우 가결산 결과 매출은 3608억원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2021년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성장세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진단키트 사업이 활황세를 타면서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다만 올해부터는 실적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코로나 제품 매출은 총 매출의 82.21%인 2966억원이다. 코로나 엔데믹으로 관련 제품 매출이 많이 감소할 것을 고려하면 매출의 상당 부분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코로나 제품 매출은 약 2억2500만원에 불과하다.오상헬스케어 매출 현황.(자료=오상헬스케어 투자설명서)◇신성장 동력 ‘연속혈당측정기’로 승부수오상헬스케어는 상장 전 IPO에서도 코로나 제품 매출 급감으로 인한 우려를 인식한 듯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면 새로운 사업을 제시했다. 새롭게 제시한 사업은 연속혈당측정기 개발 및 출시, 자가혈당측정기 신제품 출시, 당뇨 진단 복합기, 생화학 복합진단 시스템 개발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핵심 제품이 연속혈당측정기 상용화다.자가혈당 측정기와 연속혈당 측정기로 나뉘는데, 자가혈당 측정기는 손끝 채혈로 혈당을 측정하는 기기다. 높은 정확도와 낮은 가격이 장점으로 꼽힌다. 연속혈당 측정기는 복부나 팔뚝에 센서를 부착, 혈당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기기다. 혈당 추이를 지속해서 분석할 수 있고, 채혈에 따른 통증이 없다.오상헬스케어 관계자는 “코로나 제품 니즈가 감소함에 따라 실적 부분에 영향이 있다는 우려는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신사업을 개진할 계획이다. 여러 부분이 있지만 연속혈당기 사업이 핵심”이라며 “과거부터 혈당측정기 사업을 해왔고, 제품 상용화를 했던 만큼 최근 주목받고 있는 연속혈당측정기 사업은 신사업임에도 상당부분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실제로 회사는 2000년대 초부터 혈당측정기를 개발해 상용화했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제품을 시장에 출시했다. 이미 최근에도 신규 혈당측정기 글루네오 H(GluNEO H)를 개발 완료한 상태다. 하지만 혈당측정기 매출은 그리 크지 않다. 회사 측에 따르면 작년 기준 혈당측정기 매출은 약 475억원 정도다. 따라서 최근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연속혈당측정기 사업의 성공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연속혈당 측정기(CGM) 시장은 연속혈당측정기 시장 규모는 2021년 66억 달러(약 8조7879억원)에서 연평균 17% 성장해 2030년 317억 달러(약 42조2085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후발주자 리스크, 오상헬스케어 CGM 시장 안착할까관건은 오상헬스케어가 상용화할 CGM 제품의 시장 안착 여부다. 회사가 개발한 자가혈당 측정기는 여러 업데이트 제품이 나왔지만, 현재 국내에서도 시장 점유율 1위는 아이센스가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CGM 시장의 경우 애보트, 덱스콤, 메드트로닉 등 글로벌 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다. 여기에 아이센스는 최근 국내 기업 최초로 유럽 CE 인증을 받아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반면 오상헬스케어 CGM 제품의 상용화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CGM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올해 말 탐색임상에 들어가고 내년에 본임상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런 과정을 거치면 빠르면 2026년 초에 개발이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소 2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후속 제품의 리스크를 안고 시장에 출시하게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회사 측은 후발 주자로서의 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 우려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지속적인 성능 업그레이드, 15일이라는 기존 제품 대비 긴 센서수명, 가격 차별화 등으로 경쟁력을 제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드트로닉이나 덱스콤 제품의 센서수명이 7~10일 정도에 불과한 것과 가격이 고가라는 점은 분명 오상헬스케어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인 아이센스 CGM 제품 역시 센서수명이 15일에 달하고 정확도를 나타내는 MARD 수치도 9%대로 글로벌 기업과 유사하다는 점, 출시 가격이 글로벌사 대비 파격적으로 낮다는 것을 고려하면 오상헬스케어 제품의 차별화가 시장에서 실제로 먹혀들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오상헬스케어 관계자는 “CGM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연내 그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며 “해외 시장에서도 유통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해외 거점을 통해 직접 판매하는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CGM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되다 보니 경쟁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고, 이에 따라 가격 인하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결국 성능적인 측면에서 모든 제품이 비슷하다면 원가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을 얼마만큼 확보하느냐가 시장 안착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미국은 왜 '틱톡'에 집착하나
- [이데일리 방성훈 이소현 기자] 미국에서 ‘틱톡 금지법’이 하원을 통과하면서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에 기반을 둔 다른 기업이나 플랫폼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유럽, 캐나다 등이 과거 화웨이 제재 때와 마찬가지로 유사한 조치를 내놓을 수 있어서다.틱톡 콘텐츠 제작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미국 내 ‘틱톡커’(크리에이터·인플루언서)들은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이들은 근거 없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틱톡 금지법에 항의했다. 중국도 국가안보를 핑계로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는 조치라며 반발했다. 틱톡 로고와 미국 성조기(사진=로이터)◇中, 작년 무단 정보수집 들통 안보 우려↑…틱톡 정조준미 하원은 13일(현지시간) 틱톡 금지법을 찬성 352표, 반대 65표로 가결했다.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는 이 법안은 지난 5일 발의부터 이날 본회의 표결까지 불과 8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처럼 미 정부와 의회가 틱톡 금지법을 강력 추진하는 이유는 “민감한 사용자 데이터가 중국 정부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설명했다. 기저에는 중국의 산업 스파이와 지식재산권 침해 등에 수십년 간 시달려 왔다는 점도 깔려 있지만, 2017년에 제정된 중국 국가정보법 7조가 발단이 됐다. 이 조항은 ‘중국의 모든 조직과 국민은 중국의 정보 활동을 지지, 지원, 협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요구하면 기업·개인으로부터 합법적으로 정보를 넘겨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4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를 운영하는 핀둬둬의 앱에서 사용자 정보에 접근·감시할 수 있는 정교한 악성 소프트웨어(멀웨어)가 발견됐다. 사용자 동의 없이 사용자 위치, 연락처, 달력, 알림, 사진은 물론, 심지어 소셜미디어(SNS) 또는 개인 채팅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돼 막대한 파장을 일으켰다. 현재도 테무에 가입하려면 동의 없이 제3자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방침에 동의해야 하지만, 테무는 위탁 업체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있다. 미 정치권은 틱톡 역시 모기업인 바이스댄스가 중국 정부에 예속돼 사용자 데이터를 중국 정부에 넘길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틱톡이 주요 타깃이 된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 시절 한 차례 매각 시도가 있었던 데다, 미국 내 이용자가 1억 7000만명에 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CNN방송은 “이러한 앱은 한 번 받으면 삭제도 어렵고, 개인정보가 어떤 업체로 흘러들어갈지도 알 수 없다”며 “유출된 정보는 광범위한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을 일으킨 유명 여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음란 딥페이크부터 보이스피싱 등 금융범죄까지 추가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생계형 틱톡커 ‘발끈’…“일자리 30만개 사라질 것”틱톡의 혜택을 받고 있는 미국 내 소상공인과 예술가, 성소수자, 장애인, 젊은이 등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크리에이터 헤더 디로코는 “법이 시행되면 콘텐츠 창작자로서 가장 큰 플랫폼을 아무런 보상 없이 빼앗기게 된다. 틱톡은 다른 어떤 SNS보다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인들이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틱톡 금지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며 “무지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대다수 크리에이터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장을 잃고 콘텐츠 제작자로 전향한 이용자들이다. 틱톡이 가장 중요한 생계 유지 수단이다. 통계업체 익스플로딩토픽스에 따르면 콘텐츠 제작자의 66.9%가 틱톡샵, 브랜드 파트너십, 스폰서 게시물을 주 수입원으로 삼고 있다. 추쇼우즈 틱톡 최고경영자(CEO)도 “크리에이터들과 영세 사업자들의 주머니에서 수십억달러를 빼앗아 갈 것”이라며 “미국의 일자리 30만개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거들었다. 틱톡은 상원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미 정부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국가안보를 이유로 임의로 다른 나라의 우수한 기업을 탄압하고 있다”며 “조금도 공평하지도 정의롭다고도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현지 매체인 중공망도 이날 국가안보 위협이 만병통치약처럼 핑계거리로 쓰이고 있다며 “틱톡은 미 사용자 데이터를 중국과 공유하지 않으며, 국제법이나 미 국내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12일(현지시간) ‘틱톡금지법’에 반대하는 틱톡 크리에이터가 미국 워싱턴의 국회의사당 밖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상원 통과는 ‘글쎄’…시행되도 매각까지 산넘어 산틱톡 금지법이 상원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다만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서명 준비를 이미 끝마쳤다고 밝힌 만큼, 상원만 통과하면 법안은 즉각 시행될 전망이다. 법안이 시행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바이트댄스는 165일 안에 틱톡을 팔아야 하는데, 기업가치가 500억달러를 웃돌아 스냅 등 경쟁업체가 인수하기엔 부담이다. 인수 자금이 넉넉한 빅테크는 반독점 규제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2020년에도 같은 이유로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중국 정부에 데이터를 넘길 가능성이 있는지 등과 관련해 미 정부의 엄격한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매각에 실패하면 미국 앱스토어에서는 틱톡을 다운로드 받을 수 없게 된다. CBS방송은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매각해도 중국발(發) 국가안보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최소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첫 발은 내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텐센트가 소유한 위챗 등 다른 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 “여기도 저기도 치킨집” BBQ에 맘터까지…해외 진출 사활건 까닭
-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해외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면서 공격적으로 해외매장을 늘리는 중이다. 시장이 포화상태일 뿐만 아니라 저출산 고령화로 내수시장 규모마저 줄고 있어서다. 한류로 해외진출이 쉬워지면서 미리 해외매장을 확보해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업계의 전략이다.BBQ가 파나마의 수도 파나마시티에 그랜드 오픈한 샌프란시스코점 (사진=BBQ)12일 업계에 따르면 BBQ는 베트남 주요 상권에 매장을 내며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BBQ는 지난달 수도 하노이에 동남아 첫 배달 포장 전문 매장 ‘BBQ 가드니아점’을 개점했고 지난해 12월에는 ‘BBQ 부팜함점’을 열었다. 최근에는 호안끼엠 호수가 있는 ‘박당’에도 매장을 열었다. BBQ 관계자는 “최근 한류로 치킨이 현지에서 인기 있는 외식 메뉴로 부상했다”며 “현재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서 1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중 BBQ가 해외매장 수는 압도적인 1위다. 이미 미국, 캐나다, 파나마, 코스타리카,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일본 등 57개국에서 7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BBQ 관계자는 “미국 현지의 성공노하우를 통해 57개국에서 매장을 더욱 확장할 것”이라며 “해외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 중동 등 미진출 국가에서도 매장을 연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교촌에프앤비(339770)의 교촌치킨도 해외시장 개척에 고삐를 죄고 있다.교촌치킨이 현재 운영 중인 해외매장은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아랍에미리트, 대만 등 7개국 총 70여 곳이다. 교촌치킨은 최근 하와이에도 매장을 개점했다. ‘김치볶음밥&치킨’처럼 한국의 식문화를 반영한 세트 메뉴와 ‘살살 라이스 보울’ ‘갈릭버터볶음밥’ 등 현지인이 좋아할 법한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필리핀 ‘BBQ 로빈슨 마그놀리아점’ (사진=BBQ)상대적으로 해외 진출이 늦은 bhc와 굽네치킨, 맘스터치도 해외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bhc는 5개국 10여 곳에 매장을 두고 있다. 홍콩과 미국은 직영, 말레이시아, 대만, 싱가포르는 현지 업체와의 계약을 통한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굽네치킨은 10개 국에서 4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맘스터치도 다음 달 일본 도쿄에서 해외 첫 직영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업계가 해외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생존을 위해서다.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많다.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말 기준 전국의 외식 가맹점 수는 16만7455개로 전년 대비 23.9% 증가해 201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특히 치킨 가맹점 수가 13.6% 증가한 2만9373개로 조사됐다.내수 시장 감소와 원가 상승 압력도 문제다. 국내 치킨 가격은 한 마리가 2만~3만원에 육박한다.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가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탓이 크다. 반면 치킨의 주 소비층인 젊은 층은 점차 줄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65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은 내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첫 진입 한다. 해외시장 공략은 이제 필수가 됐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치킨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은 저출산과 고령화로 동남아시아 국가 대비 소비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크지 않은 시장”이라며 “시장 역시 포화 상태에 이르러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류로 한국의 글로벌 인지도 높은 지금 미리 해외에 진출해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 '생산성' 높이는 구조개혁…한은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나[BOK워치]
- 한국은행 전경(사진=한은)[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은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돌봄서비스 임금’을 낮추자는 파격 제안을 했다. 유례 없는 저출산·고령화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상황에선 기존 체계를 뒤흔드는 ‘구조개혁’ 없이는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하기 어려운 지경에 왔을 지도 모른다. 한은이 통화정책 외에 구조개혁을 통한 생산성 높이기에 목소리를 내는 것은 잠재성장률을 올리는 데 도움을 줘 통화정책 운용의 폭을 높이는 데 긍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있다. 한은이 고금리 환경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은 없을 지에 대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은 고금리 정책 등 경제를 뒤흔들 만한 사건들이 연속됐음에도 ‘클렌징 이팩트(Cleansing effect·불경기에 효율이 부족한 기업이 퇴출돼 시장 체질이 개선되는 현상)’는 없었다.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에는 고생산성 부문을 키우는 것도 있지만 저생산성 부문을 시장에서 퇴출하는 부문도 크다. 하지만 이는 논의 대상에서 배제돼 있다.출처: 한국은행◇ ‘코로나’에 고금리까지 닥쳤지만…자영업자 늘고 폐업률 줄어위기가 발생하면 효율이 떨어지거나 생산성이 낮은 자영업자·노동자 및 한계기업이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전체 구성의 변화로 ‘클렌징 이팩트’가 생겼다. 위기는 고통스럽지만 생산성을 높이기도 했다.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이 전학을 갈 경우 반 평균 성적이 올라가는 효과와 유사하다. 그러나 팬데믹 위기에선 이러한 ‘클렌징 이팩트’가 없었다. 서영경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5일 한은-한국개발연구원(KDI) 노동시장 세미나에서 한은 분석을 인용해 “팬데믹 이후 위기의 청산효과(클렌징 이팩트)가 없었다”고 발표했다.한은 분석에 따르면 연간 자영업자 수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2000년까지 3년간, 카드 사태가 있었던 2003년, 금융위기였던 2009~2011년 급격히 감소했다. 그러나 코로나19였던 2020~2022년에는 감소하긴 했으나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 위기 전과 비교해 위기 때 자영업자가 가장 크게 감소한 규모를 분석해보면 외환위기때는 28만4000명(1998년)이 감소했고, 카드사태 당시엔 14만6000명(2003년), 금융위기 때는 36만3000명(2010년)이 줄었다. 그러나 팬데믹 때는 9300명(2021년)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마저도 2022년 회복되기 시작해 2023년 자영업자 수는 568만9000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560만5000명)보다 많아졌다. 정선영 한은 거시분석팀 차장은 “우리나라, 유럽 등은 코로나19 충격이 왔을 때 정부에서 고용 유지 정책을 하면서 클렌징 이팩트가 덜 해진 부분들이 있는 반면 미국은 고용시장 탈락 후 실업수당을 주는 방식으로 고용정책을 펴면서 클렌징 이팩트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선 인공지능(AI) 등의 발전과 맞물려 산업 구조조정까지 이뤄지면서 총노동시간 대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팬데믹 이전(2011~2019년) 연평균 0.5%에서 팬데믹 이후(2020~2023년)엔 1.4% 증가로 세 배 가까이 뛰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같은 기간 2.4%에서 1.5%로 하락했다.금융위기 때도 ‘고용 유지 정책’을 폈는데 이번 위기때 유독 클렌징 이팩트가 적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세통계연도에 따르면 폐업자 수는 2019년 92만명에 달했으나 2022년 86만명으로 줄어들고 있다. 폐업률도 같은 기간 11.5%에서 9.0%로 줄었다. 정 차장은 “폐업을 하고 싶어도 폐업 비용 때문에 못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고용 유지’에 정책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에 폐업률이 올라가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코로나 위기때는 폐업할 때보다 사업체 유지시 받는 혜택이 컸던 반면 금융위기 때는 폐업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책이 더 컸다.출처: 국세청◇ 고금리 ‘내수침체’에도 클렌징 이팩트는 없어 지난 4년간 코로나19 위기가 닥쳤고 뒤를 이어 물가를 잡기 위한 ‘고금리’ 행진이 이어졌다. 통상 위기때는 금리가 낮아지고 재정 퍼붓기가 이어졌으나 이번 위기때는 실물경제 위기가 완연하게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물가에 대응해 통화와 재정정책이 모두 ‘긴축’적으로 변했다는 점이 다른 위기때와 달랐다.그러나 고금리로 인한 내수침체에도 클렌징 이팩트는 가시화되지 않았다. 시장금리 상승은 ‘돈의 비용’이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돈이 좀 더 효율적인 곳으로 이동하게 돼 있음에도 한계기업은 퇴출되지 않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한계기업’은 전체 외부감사 대상 기업 대비 15.5%(2022년)에 달했고 이들의 대출금은 금융기관 전체 차입금의 17.5%로 높았다. 팬데믹 이전 14% 안팎에서 급증한 것이다. 재정, 통화정책이 긴축되더라도 정책이 저생산성 부문인 ‘취약계층’에 집중된 영향이다. 취약계층을 지원하더라도 이들이 생산성이 높은 곳으로 이동하게끔 도와주는 방식이 돼야 했는데 이런 부분은 고려되지 못했다. 한은이 운영하는 ‘금융중개지원대출’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초 감사원 감사 결과 기술형 창업 기업에 지원되는 금중대는 지원 의도와 거리가 먼 편의점, 피자 음식점, 음악학원, 변호사업, 동물병원, 주차장업 등에 지원되고 있었다. 이에 더해 한은은 올해부터 ‘지방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금중대’를 도입했다.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방 중소기업 지원은 한은이 강조하는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과는 전혀 다른 일일 수 있다.한은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구조개혁의 필요성에 목소리를 내는 것은 환영하지만 한은의 금리, 대출 등 각종 정책들이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한 금통위원은 1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불황은 고통스럽지만 경쟁력을 상실한 부문을 정리하고 자원을 보다 생산적인 곳에 쓰이게 하는 소위 클렌징 이팩트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는 ‘불황’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 [흔들리는 K무비②]韓=영발기금 세금으로 인식…해외 선순환 사례보니
- (사진= 프랑스 국립영화동영상센터(CNC) 공식 SNS 홈페이지 로고.)[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프랑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영화지원제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한 해 집행 예산만 9000억원 이상입니다. 영화관, 방송국,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까지 영화발전기금(이하 영발기금) 재원 마련에 동참하는 이유는 좋은 작품이 꾸준히 제작돼야 콘텐츠 업계가 선순환할 수 있다는 대승적인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입니다.”글로벌 영화통으로 유명한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영발기금 재원 마련의 다각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전 위원장은 “프랑스에선 영화를 예술인 동시에 산업으로 여긴다”며 “우리나라에선 정부, 극장, OTT 모두 영발기금을 세금으로 받아들이는데, 프랑스처럼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인식을 갖고 업계 각 주체가 통 큰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프랑스는 영화산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위해 지원을 다각화하고 있다. 영화의 제1투자자인 방송사들도, 대기업 계열의 영화사와 극장도 모두 영화발전기금의 수혜 대상이다. 국립영화동영상센터(이하 CNC)에서 기금 징수 및 지원을 총괄하고 있다. CNC는 영화관람료에 부과하는 특별세(TSA·영화표의 10.72%)를 비롯해 방송 특별세(TST), 비디오 특별세(TSV)를 징수한다. 그중 비디오 특별세는 2018년부터 넷플릭스, 유튜브 등 해외 OTT·동영상 플랫폼까지 납부 대상을 확장했다. 매년 집행 예산만 6억 유로(한화 약 8638억원) 이상이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CNC는 총지원금 6억 1470만 유로(한화 약 8850억원) 중 영화 분야에만 전체의 40.3%인 2억 4750만 유로(한화 약 3563억원)를 지원했다.법제화도 일찌감치 마쳤다. 2021년 6월 ‘주문형 시청각미디어서비스 법령’을 개정·발표했다. 그 결과 2022년 1월 1일부로 글로벌 OTT 사업자(프랑스 내 연 매출액이 100만 유로·한화 약 14억원 이상)에게 자국 콘텐츠 투자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시행하는 첫 번째 유럽 국가가 됐다. 해당 법령에 따르면 글로벌 OTT 기업이 벌어들이는 매출액의 20~25%를 유럽 극장용 영화 및 시청각 콘텐츠에 투자하고, 전체 콘텐츠 제작 투자액 중 20%를 극장용 영화 제작에 투자해야 한다.법제화 외에도 넷플릭스와 투자분담금 협약을 2022년에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넷플릭스는 3년간 연 매출 4%(최소 4000만 유로, 한화 약 575억원)를 프랑스·유럽영화(75%는 프랑스어 영화)에 투자해야 한다. 이는 넷플릭스에 적용됐던 방송유예기간(홀드백)을 15개월로 줄이며 접점을 찾은 결과다.전문가들은 프랑스 CNC의 사례를 참고해 영화계, 극장 그리고 OTT가 상생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프랑스 등 유럽권에선 자국 영화 보호 및 육성에 적극적”이라며 “OTT 시대가 열리면서 급변하는 생태계 속 영화산업이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대처하는 프랑스의 사례가 주는 교훈이 크다”고 말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관계자는 “CNC는 우리나라 영진위보다 더 포괄적인 개념”이라며 “우리나라에선 영화 관련 정책을 영진위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관장하고, OTT 관련 정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맡고 있어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다만 “꼭 프랑스 CNC처럼 컨트롤타워가 하나로 명확해야 영화 지원 정책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다른 어떤 형태로도 영화계 공존을 위한 정책이 실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독일도 OTT에 영화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이에 불복해 유럽연합(EU) 일반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하면서 징수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EU 차원에서도 ‘시청각미디어서비스 지침’을 통해 글로벌 OTT 사업자에게 편성쿼터제와 재정적 기여 의무를 적용하고 있다.중국도 OTT 사업자에게 영화진흥기금을 부과하고 있다. 중국은 국가영화사업발전전용자금(극장 흥행수입의 5%)과 함께 2012년부터 OTT 플랫폼에서도 문화사업건설비(전체 매출의 3%)를 징수하고 있다. 다만 중국은 법적 체계와 시스템이 완벽하지 못해 지침을 먼저 발표하고 이후에 법제화하고 있다.
- [흔들리는 K무비①]제2 봉준호·박찬욱 절실한데…바닥난 韓영화 마중물
-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 전경. (사진=이영훈기자)[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영화발전기금(이하 영발기금)을 폐지하는 건 한국 영화의 미래 동력을 뺏는 것과 다름없습니다.”(영화감독 A씨)한국 영화가 영발기금 폐지 위기로 비상 상황에 놓였다. 영발기금은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사업 진행을 뒷받침하는 주된 예산이다. 영발기금의 주요 재원인 영화관 입장권 부담금 징수액이 팬데믹으로 줄면서 고갈 상태에 놓였다. 부담금 자체를 폐지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이 영화관 입장권 부담금을 포함해 91개 부담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지시하면서다. 영발기금의 명맥 자체가 끊길 수 있단 의미다. 일각에선 영발기금 재원 마련에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함께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OTT가 영발기금이 이룬 영화계 발전의 수혜를 입고 있지만, 콘텐츠 발전을 위한 재투자나 경제적 기여의 주체에선 빠져있다는 지적이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고사 직전 영발기금, K무비 미래 불투명영화관 입장권 부담금 정책은 영발기금을 처음 조성한 지난 2007년부터 시행했다. 영화 관객이 입장권을 살 때 요금에 포함하는 부담금으로, 입장권 가액의 3%를 징수한다. 영화 입장권 1만 5000원을 기준으로 437원 정도를 낸다. 독일 등 외국에서 영화관 입장권 부담금을 운용한 사례들을 참고해 제도를 마련했다. 부담금은 관객이 내지만, 실제 납부하는 주체는 극장이다.팬데믹으로 극장을 찾는 관객이 줄면서 입장권 부담금 징수액도 급감했다. 2019년 545억 8200만원 수준이었던 입장권 부담금 징수액은 2020년 105억 2200만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이후 2021년 170억 8600만원, 2022년 179억 4800만원을 걷어 일부 회복했지만 역부족이었다. 2022년에는 정부의 일반회계 예산도 투입됐다. 공공자금관리기금 800억원을 차입하고 체육기금(300억원) 및 복권기금(54억원)을 충당해 기금 고갈을 겨우 막았다.전문가들은 입장권 부담금 폐지가 영발기금의 고갈을 앞당겨 한국 영화 경쟁력의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영진위는 영발기금을 활용해 한국 영화 전반의 창작과 제작, 수출을 촉진하고 다양성 강화를 꾀하고 있다. 지역 영화 기획·제작 과정에 참여하거나 국내 영화제와 한국 영화의 해외 진출도 지원한다. 칸, 베를린 등 해외 영화제부터 오스카 등 현지 시상식까지 휩쓴 K무비의 경쟁력과 기반을 영발기금이 마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신인 발굴 및 독립·예술 영화 지원 분야는 당장 큰 위기를 맞는다. 신인 영화인을 양성하는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운영부터 독립·예술 영화 지원을 통한 문화 향유권 강화 등을 담당하는 영화정책 지원 사업 예산 실적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2020년까지 437억원 수준에서 2023년 168억원 수준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독립·예술 영화들을 배급하고 제작하는 제작자 B씨는 “한국영화의 발전은 자유 시장 속에서 자생한 게 아닌 꾸준한 육성 및 지원의 결과물”이라고 호소했다. 이런 흐름이 지속하면 영화계 내부의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도 경고했다.반면 한 멀티플렉스 영화관 관계자는 “입장권 부담금의 부담 주체와 영발기금 수혜 대상이 불일치하다는 쟁점이 늘 있었다”며 “부담금 정책을 과감히 폐지하고 그 빈자리를 국고 지원으로 채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금 유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나, 영진위의 재원 마련 방식이 다각화되어야 한다는 의견엔 뜻을 모았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OTT 영발기금 책임론도…영화시장 속 비중 커져일각에선 영발기금 마련을 위해 OTT도 책임을 나눠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방식의 시청 패턴이 자리 잡아서다. 극장을 찾는 발길이 줄고, 홀드백(극장 영화가 OTT나 IPTV, VOD로 상영되기까지 일정 유예 기간) 관행이 붕괴하면서 가장 큰 수혜를 누린 주체도 OTT다. 극장 영화가 흥행해 걷는 입장권 부담금은 훗날 더 좋은 작품의 개봉을 위한 재투자로 기능해 시장의 선순환을 낳지만 OTT 영화가 스트리밍돼 얻는 이익은 영화를 만든 창작자에게도, 소비한 시청자에게도 돌아가지 않는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노철환 인하대 연극영화과 교수는 “OTT가 영화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26.8%에서 2020년을 기점을 60%로 급증했다”며 “반면 한국영화영상산업 총액은 2019년 2542만달러(약 332억원)에서 2144만달러(약 280억원)로 줄어들었다”고 짚었다.OTT 오리지널 영화 개봉도 증가 추세다. 2019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는 ‘페르소나’ 1편이었지만 2020년 2편,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매년 5편씩 공개하고 있다. 올해도 ‘황야’, ‘로기완’을 비롯해 ‘무도실무관’, ‘대홍수’, ‘전,란’ 등 최소 5편을 공개한다. 국내 OTT 티빙은 오리지널 영화 4편, 웨이브는 3편을 보유 중이다.OTT 한국 영화들이 글로벌에서 거둔 성과도 크다. 올초 공개한 마동석 주연 넷플릭스 영화 ‘황야’는 영어권, 비영어권 영화 부문을 통합해 시청시간 1위에 등극했다. 비영어권 1위로는 3주간 독주했다. 이외 넷플릭스로 공개된 한국 영화 대부분이 비영어권 시청시간 톱5에 안착하며 구독자 유입을 견인해왔다.홀드백 기간 축소로 이익을 취한 것도 OTT다. 지난해 10만 관객 이상을 동원한 한국상업영화 37편 중 과반수 이상인 24편이 OTT에서 개별 결제 없이 스트리밍되는 현실이다. 극장에선 흥행 못한 영화들이 OTT에 공개된 후 높은 시청시간을 기록하며 구독자 유지에 도움을 준 비중도 크다.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의 수장인 이동하 레드피터 영화사 대표는 “OTT가 우리의 콘텐츠를 해외에 노출함으로써 자신들이 얻은 성과를 우리 영화에 어느 정도 분배해 준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다만 영발기금 마련에 OTT가 책임을 부담하면 그 여파가 구독료 증가 등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신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OTT가 영화 인력 양성 등 재투자를 위한 자체 기금을 마련해 힘을 써주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