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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 그림에 나온 '포항 내연산 폭포' 명승 지정 예고
  • 겸재 정선 그림에 나온 '포항 내연산 폭포' 명승 지정 예고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은 경상북도 포항시에 있는 자연유산 ‘포항 내연산 폭포’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23일 밝혔다.내연산은 경북 내륙의 산들이 동해안으로 이어지는 산으로 풍화에 강한 화산암 기반이라 깎아지른 절벽과 깊게 패인 계곡이 많다. 상생폭포(사진=포항시)이 계곡에는 자연스럽게 형성된 침식지형의 폭포와 용소(폭포수가 떨어지는 바로 밑에 있는 깊은 웅덩이)들이 다양한 경관을 만들어내고 있다. 내연산 계곡은 직선거리로 10㎞가 넘는 긴 구간에 굴참나무와 물푸레나무, 작살나무와 병꽃나무 등이 숲을 이루고 있으며 기암괴석의 사이사이마다 부처손, 바위솔, 바위채송화 등이 자라 식생의 보존도 양호하다.이곳은 청하골 또는 내연골로 부르는데 물이 맑고 깨끗해 언제나 청량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계곡 입구의 유서 깊은 사찰인 보경사를 지나면 상생폭포를 시작으로 여러 폭포들을 만날 수 있으며 풍부한 폭포수가 크고 작은 용소(龍沼)를 만들어 언제나 시원한 감흥을 일으킨다. 특히, 연산폭포(내연폭포)는 여러 폭포 중 규모가 가장 커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며 여름철의 우렁찬 물소리와 겨울철의 얼음기둥이 압권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 ‘대동여지도’에 내연산과 삼용추로 기록돼있고 겸재 정선의 ‘내연산폭포도’, ‘내연삼용추도’, 조선 중기 문신 황여일(1556~1622)의 ‘유람록’, 조선 중기 문인 서사원(1550~1615)의 ‘동유일록’ 등에 폭포의 아름다움이 시, 글, 그림으로 묘사돼 자연유산을 즐기며 살아온 조상들의 생활모습을 공감할 수 있어 역사·문화적 가치 또한 높다고 인정받았다. 문화재청은 ‘포항 내연산 폭포’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최종 지정할 계획이다. 보현폭포(사진=포항시)
2021.08.23 I 김은비 기자
U+ 셋톱의 깜짝 진화…"월 6600원으로 100만원대 돌비 사운드바 성능"(종합)
  • U+ 셋톱의 깜짝 진화…"월 6600원으로 100만원대 돌비 사운드바 성능"(종합)
  • 사운드바 블랙. LG유플러스 제공[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LG유플러스(032640)가 100만원대 플래그십 사운드바가 부럽지 않은 돌비 음향과 영상 기술을 탑재한 IPTV 셋톱박스를 월 6600원에 제공,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확산된 ‘홈시네마족’ 열풍을 정조준한다.12일 LG유플러스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운드바 형태의 신규 셋톱박스 ‘U+tv 사운드바 블랙’을 공개했다. 사운드바 블랙은 음향 기술 ‘돌비 애트모스’와 영상 기술 ‘돌비 비전’을 세계 최초로 유료방송 셋톱박스에 적용한 제품으로, 마치 영화관에 있는 것처럼 생동감 넘치는 화질과 음향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비대면 시대에 들어서면서 미디어 소비행태가 변화한 것에 맞춰 IPTV 셋톱도 진화를 꾀한 것이다. LG유플러스가 최근 실시한 내부 시장조사에 따르면 비디오 콘텐츠 시청은 사회적 거리두기 이전 대비 45% 증가한 반면, 영화관을 중심으로 한 문화활동은 66% 감소했다. 또 75인치 이상 프리미엄 TV 구매도 지난해 158% 성장하는 등 ‘집 안의 작은 영화관’을 지향하는 홈시네마족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최창국 LG유플러스 홈미디어사업그룹장은 “극장을 찾던 2억2000만 관람객이 거실TV를 작은 영화관처럼 꾸려 홈시네마족을 자처하기 시작했다”며 “출범 13년을 맞은 IPTV 서비스가 ‘넥스트 레벨’을 제시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 도래한 셈”이라고 강조했다.◇월 임대료 6600원…유튜브 프리미엄 3개월 무료사운드바 블랙은 U+tv를 가입자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장비 임대료는 월 6600원(세금포함, 3년 약정 기준)이다. 일반 셋톱박스(UHD3) 대비 월 2200원을 추가하면 된다. 3년 약정 기준으로 하면 총 23만7600원에 돌비 사운드바를 사용하는 셈이다. 이는 사운드바 시장에서 엔트리급에 속하는 가격대인데, LG유플러스는 100원대 플래그십 사운드바와 비교해서도 품질면에서 손색이 없다고 자신했다.최 그룹장은 “시중에서 판매 중인 70만원 이상의 사운드바 제품과 출시 전 고객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 결과 사운드바 블랙이 오히려 낫다고 답변해주신 분들이 많았다”며 “특히 서라운드 효과에 있어서는 100만원대 고가 사운드바와 비교해서도 오히려 낫다고 본다”고 밝혔다.사운드바 블랙 출시를 맞이해 다양한 프로모션도 운영한다. 오는 12월까지 서비스에 가입하는 고객들은 유튜브 프리미엄을 3개월간 무료로 쓸 수 있다. 9월초까지는 돌비 애트모스 전용 콘텐츠를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셋톱박스에 ‘홈시어터 기술’ 집약사운드바 블랙을 통해 고객들은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까.돌비 애트모스를 통해 주인공을 부르는 소리는 뒤에서 들리고, 폭포수가 떨어지는 음원은 위에서부터 느껴지는 등 입체적인 음향을 즐길 수 있다. 소리가 출력되는 곳은 기기가 놓인 전방이지만, 청자에게는 여러 방향으로 도달하는 것이다. 바로 앞에서 출입문을 여는 소리와 먼 곳에서 들려오는 자동차 경적도 구분해 들려준다. 돌비 비전 시스템은 생생한 화질과 명암, 색상, 디테일로 현실감 넘치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야간 장면에서 등장인물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거나, 역광이 생기는 불편함도 덜 수 있다. 여기에 기기 내부에는 JBL에서 설계한 총 8개의 고출력 스피커가 들어갔고, 3개의 앰프를 탑재해 150와트(W)의 출력으로 주변 공간을 소리로 가득 채운다. 셋톱박스 본연의 역할을 담당하는 CPU 성능은 기존 대비 2배 이상 향상했다. VOD나 OTT 서비스를 틀었을 때 연산처리 속도도 그만큼 빨라진다.◇디즈니 영화 등 돌비 적용 최신 콘텐츠 제공사운드바 블랙은 LG유플러스가 하반기 도입할 예정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와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사운드바 블랙을 통해 고객들이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콘텐츠를 비롯해 수백여편의 돌비 기술 적용 인기 영화를 더 실감 나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LG유플러스는 기대했다.최 그룹장은 “디바이스 기술을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도 중요하다”며 “OTT와 VOD 시장에는 최근 돌비 기술을 적용한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으며, 이를 지속해서 수급할 것이다. 여기에 사운드바 블랙이 더해져 고객들의 합리적인 콘텐츠 소비가 완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사회적 거리두기로 확대된 문화·예술 콘텐츠 영역에도 돌비 기술이 적용된다. U+tv에서는 대학로 인기 공연에서부터 세계적인 재즈클럽 무대, 오페라 축제, 클래식 페스티벌 등을 한데 모아 볼 수 있는 ‘U+스테이지’를 매주 무료로 제공할 방침이다.사운드바 블랙. LG유플러스 제공
2021.08.12 I 노재웅 기자
LG U+, '돌비 시네마' 셋톱 출시…"영화관 경험 집 안으로"
  • LG U+, '돌비 시네마' 셋톱 출시…"영화관 경험 집 안으로"
  • 사운드바 블랙. LG유플러스 제공[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LG유플러스(032640)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확산된 ‘홈시네마족’ 열풍을 정조준한다.LG유플러스는 1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운드바 형태의 신규 셋톱박스 ‘U+tv 사운드바 블랙’을 공개했다. 사운드바 블랙은 ‘돌비 비전’과 ‘돌비 애트모스’를 세계 최초로 유료방송 셋톱박스에 적용한 제품으로, 마치 영화관에 있는 것처럼 생동감 넘치는 화질과 음향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최창국 LG유플러스 홈미디어사업그룹장은 “비대면 시대에 들어서면서 고객들의 평균 TV 시청시간이 21% 이상 늘었다”면서 “극장을 찾던 2억2000만 관람객도 거실TV를 작은 영화관처럼 꾸려 ‘홈시네마족’을 자처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그는 “출범 13년을 맞은 IPTV 서비스가 ‘넥스트 레벨’을 제시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 도래한 셈”이라며 “앞으로 고객들은 내 집 거실과 안방에서도 영화관처럼 몰입도 높은 화질과 음향을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셋톱박스에 ‘홈시어터 기술’ 집약사운드바 블랙은 영상 기술 ‘돌비 비전’과 음향 기술 ‘돌비 애트모스’를 동시에 탑재했다.돌비 애트모스를 통해 주인공을 부르는 소리는 뒤에서 들리고, 폭포수가 떨어지는 음원은 위에서부터 느껴지는 등 입체적인 음향을 즐길 수 있다. 소리가 출력되는 곳은 기기가 놓인 전방이지만, 청자에게는 여러 방향으로 도달하는 것이다. 돌비 애트모스는 바로 앞에서 출입문을 여는 소리와 먼 곳에서 들려오는 자동차 경적도 구분해 들려준다. 대화 소리가 잘 안 들려 소리를 키웠다가, 배경음에 깜짝 놀라는 일도 사라진다. 대사는 더욱 선명하게, 효과음은 한층 웅장하게 만들어주는 돌비 대화형 인핸서(Dolby Dialogue Enhancer) 알고리즘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는 대화와 배경음 데시벨의 균형을 잡아줘 청자가 더욱 몰입도 높은 콘텐츠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돌비 비전 시스템은 생생한 화질과 명암, 색상, 디테일로 현실감 넘치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야간 장면에서 등장인물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거나, 역광이 생기는 불편함도 덜 수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주문형비디오(VOD) 시장에는 이미 돌비 기술을 적용한 콘텐츠가 나오고 있지만 이를 지원하는 유료방송 셋톱은 전무했다. 사운드바 블랙을 통해 고객들은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미션 임파서블: 폴 아웃’, ‘스파이더맨: 홈 커밍’ 등 100여편의 돌비 기술 적용 인기 영화를 더 실감 나게 즐길 수 있다.사회적 거리두기로 확대된 문화·예술 콘텐츠 영역에도 돌비 기술이 적용된다. U+tv에서는 대학로 인기 공연에서부터 세계적인 재즈클럽 무대, 오페라 축제, 클래식 페스티벌 등을 한데 모아 볼 수 있는 ‘U+스테이지’를 통해 주요 콘텐츠들을 돌비 애트모스로 제공한다.◇기기 내부에 JBL 스피커·우퍼·트위터 탑재사운드바 블랙 기기 내부에는 JBL에서 설계한 총 8개의 고출력 스피커가 들어간다. 뿐만 아니라 3개의 앰프를 탑재해 150와트(W)의 출력으로 주변 공간을 소리로 가득 채운다. 이는 최대 약 100데시벨에 달하는 헬리콥터 프로펠러 소리에 가까운 크기다.별도의 서브 우퍼 없이도 풍부한 중저음을 제공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사운드바 블랙은 내부에 총 4개의 미드우퍼와 2개의 트위터, 2개의 상향 풀레인지 스피커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별도의 음향 장비 없이도 실감 나는 청취 환경이 조성된다. 셋톱박스 본연의 역할을 담당하는 CPU 성능은 기존 대비 2배 이상 향상했다. VOD나 OTT 서비스를 틀었을 때 연산처리 속도도 그만큼 빨라지는 셈이다.◇월 임대료 6600원…유튜브 이벤트사운드바 블랙은 U+tv를 가입자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장비 임대료는 월 6600원(세금포함, 3년 약정 기준)이다. 일반 셋톱박스(UHD3) 대비 월 2200원을 추가하면 된다.LG유플러스는 사운드바 블랙 출시를 맞이해 다양한 프로모션도 운영한다. 오는 12월까지 서비스에 가입하는 고객들은 유튜브 프리미엄을 3개월간 무료로 쓸 수 있다. 9월초까지는 돌비 애트모스 전용 콘텐츠를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최창국 그룹장은 “극장에서 보고 싶은 영화를 신중하게 고르듯 이제 거실TV 고객들도 한편의 콘텐츠를 보더라도 양질의 체험을 하고, 가치 있게 시간을 쓰길 원한다”며 “VOD와 OTT에는 이에 부응하는 콘텐츠가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사운드바 블랙이 더해져 고객들의 합리적인 콘텐츠 소비가 완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사운드바 블랙. LG유플러스 제공
2021.08.12 I 노재웅 기자
올 여름휴가도 언택트…도심 속 안전한 관광명소는?
  • 올 여름휴가도 언택트…도심 속 안전한 관광명소는?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들었지만 계속되는 코로나19 여파와 폭염으로 마음 놓고 여행을 떠날 수 없는 상황이다. 멀리 떠나지 못하는 올 여름 휴가는 가족과 함께 서울의 구석구석 숨은 지역 명소를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 국립중앙박물관 정원의 미르폭포.(사진=서울관광재단 제공)서울관광재단은 ‘서울 숲속 가족나들이 서울도보해설관광 코스 3곳’을 추천했다. 선정릉, 양천로 겸재정선, 국립중앙박물관 정원 코스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조치로 자택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기 아쉬워하는 이들을 위해 한적하고 드넓은 야외에서 안전하게 산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강남 한복판서 듣는 ‘조선시대 가족 이야기’ 첫 번째 코스인 선정릉은 서울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인 강남에 자리잡고 있다. 조선 전기 성종과 그의 세 번째 비인 정현왕후, 아들인 중종까지 안치돼 있는 능으로 조선 시대의 가족 이야기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유적지로서의 역사적 의미뿐만 아니라 빌딩 숲으로 가득한 강남구의 허파 역할을 하는 지역이기도 하다.양천로 겸재정선 코스는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의 양천 현령(지금의 양천구청장)시절 생활을 엿볼 수 있다. 겸재는 최근 예술계와 역사문화학계를 달아오르게 만든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의 대표 작품인 국보 216호 인왕제색도를 그렸다. 겸재 정선이 궁산(宮山) 산책로를 올라가 그림을 그렸던 소악루에 다다르면 드넓은 한강 줄기를 따라 여러 산봉우리를 조망할 수 있으며, 겸재정선미술관에서는 풍경을 그린 작품들과 그의 일대기를 관람할 수 있다.◇‘겸재 정선’ 생활 체험에 작품 감상 한 번에 국립중앙박물관 정원 코스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박물관인 국립중앙박물관과 주변을 둘러싼 넓은 숲과 공원을 둘러볼 수 있다. 따가운 햇볕을 피해 갈래갈래 나뉘어진 푸릇한 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면 보이는 거울못과 미르폭포에서 잠시 더위를 잊을 수 있다. 폭포를 지나면 만나게 되는 용산가족공원에서는 곳곳의 예술조형물을 비롯해 주말농원, 다양한 꽃과 식물들도 볼 수 있어 한적히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코스 주변 국립한글박물관에서는 이제 막 한글을 접하는 아이들을 위한 한글놀이터 체험도 운영 중이다. 서울도보해설관광은 서울문화관광해설사의 전문적인 해설을 들으며 도보로 탐방하는 관광 프로그램이다. 서울시 공식 관광정보 웹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서울지역에 내려진 폭염 경보로 인해 프로그램은 오는 8일까지 일시 중단한다.서울 송파구는 코로나19 상황에도 안전한 여름휴가를 즐길 수 있는 ‘2021 송파 언택트 관광지’를 선정했다. 숲으로 떠나는 휴가인 ‘숲캉스’, 박물관으로 떠나는 휴가 ‘박캉스’,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는 휴가 ‘뷰캉스’ 등 테마별로 △송파둘레길 장지천길 △천마근린공원 치유의 숲 △한성백제박물관 △석촌호수 총 4곳의 언택트 관광지 방문을 제안했다. 구는 “코로나19로 인해 야외 관광지, 입장 인원 제한으로 거리두기가 이뤄지는 관광지 등의 안전 요건을 고려해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사진=송파구 제공)◇장지천길, 사회적 거리 지키며 녹음 만끽 송파둘레길은 송파구 외곽을 따라 흐르는 성내천, 장지천, 탄천, 한강 4개의 물길을 하나로 연결하는 21km의 순환형 도보 관광코스다. 코스마다 물길과 숲길, 문화공간과 맛집 등 관광명소가 연계돼 있지만, 이번 여름 휴가철 송파구가 추천하는 구간은 장지천길이다. 장지천길은 성내4교에서 장지근린공원을 거쳐 장지천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공원 입구에 자리한 메타세쿼이아 길은 녹음이 우거져 산책하기 좋다. 유아숲 체험원은 아이가 있는 가족에게 인기가 많다. 곳곳에 수목 소개와 역사 이야기 안내판 등 즐길거리가 다양하다. 이 외에도 계절별 꽃길이 펼쳐지는 성내천, 최근 50년 만에 연결된 탄천길, 드넓은 경관이 펼쳐지는 한강길 등 완성된 송파둘레길 전 구간을 완주하며 스탬프 투어에 참여하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마천동에 위치한 천마근린공원은 송파구에서 두 번째로 큰 공원이다. 지난 2018년 조성된 ‘치유의 숲’에는 2.6km 구간 무장애 데크길이 마련돼 있어 누구나 걸을 수 있다. 천마산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 숲속 명상 공간이 어우러져 송파의 대표 힐링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치유숲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어 피톤치드를 느끼며 휴가를 즐길 수 있다. 한성백제박물관은 서울 지역을 왕도로 삼아 건국한 백제의 역사·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건립한 공립 박물관이다. 해상강국 백제를 형상화한 배 모양의 박물관 외관이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백제 한성도읍기의 유물과 유적이 전시되어 있고, 상설 및 특별전시가 진행된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사전예약을 통한 소수 인원만 입장할 수 있다. 석촌호수는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고 가을이면 단풍이 물들며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무더위에는 호숫가 산책로에 우거진 나무들이 그늘 터널을 한다. 호수 위 거위와 오리, 잉어 등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서호변에 위치한 ‘문화실험공간 호수’와 ‘석촌호수 아뜰리에’에 들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두 시설 모두 주민들을 위한 문화예술공간으로 문화실험공간 호수에선 전시·공연, 영화관, 쿠킹스튜디오 등을 접할 수 있다. 관객 참여형 공연장 석촌호수 아뜰리에는 지역 문화예술인의 공연 등 다양한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다.
2021.08.06 I 양지윤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심상찮은 물가에…‘스태그플레이션’ 논란 수면 위로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다음은 6일 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심상찮은 물가에…‘스태그플레이션’ 논란 수면 위로-내년 상반기 ‘국산 코로나 백신’개발…“2025년엔 ‘백신 5대강국’ 진입할 것”-당근마켓 1800억 유치 몸값 3조 ‘유니콘’ 등극-시리즈D 투자 이달말 마무리 기업가치 2년 만에 15배 껑충-산업부문 탄소배출 2050년까지 79%↓-[사설]‘백신 확보’ 또 말 바꾼 정부, 추가 도입 정말 차질 없어야-[사설]원격의료 세계시장 급성장, 우린 보고만 있을건가△줌인&-“50년 갈 ‘슈퍼 IP’ 10종 개발…게임 넘어 판 키우겠다”-백신 안 맞아도 수능 응시 가능…칸막이는 점심시간에만 설치△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文 그린뉴딜 첫발 뗐지만…설비투자만 1400조+a 재원 마련은-산업계 “방향성 공감하지만…가격경쟁력 약해질 것”-“재생에너지 늘릴수록 전기요금 인상, 국민 부담늘 것”△스태그플레이션 논란 고개-경기·물가 전망은 달라도…“금리 올리고 돈 풀기 줄여야” 한목소리-“예전 급여로는 구인 어림도 없어” 커지는 미국 인플레 만성화 우려-경제지표 중 오르는 건 물가뿐…월가도 ‘S’논쟁에 긴장△‘백신주권’ 확보 속도-특허만 수백개인 mRNA 백신 개발이 핵심…특허회피 등 난제 수두룩-백신 강국 청사진 내놨지만…기술협력 안돼 불확실성 여전-전세계 제약·바이오사 ‘mRNA 기술도입·개발’ 각축△종합-임기말 개혁보다 안정 선택 ‘관료 출신’ 전진 배치…감사원장은 아직-중고거래 넘어 지역 소상공인 연결…쿠폰북 다운 73만건 돌파-“권력의 언론통제 도구 될 것”…언론중재법 개정 비판 목소리-공공복합개발 후보지 철회 요청 빗발…1만가구 넘게 물량 빠질 판△정치-‘선심성 공약’ 우려에도…MZ세대 겨냥 현금보따리 풀겠다는 잠룡들-입씨름 거칠어지자…‘스피커 화력’ 보강 나선 이재명-이낙연-취임 100일 맞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법사위원장 자리 최종합의…왈가왈부 안돼”-“전국 10개 권역으로 나눠서 대선 후보 합동토론회 진행”-대선 당선 전망…이재명32%, 윤석열 28%△경제-초과세수 미리 당겨 2차 추경 짜놓고…세금 유예 카드 꺼내든 정부-공정위, ‘구글OS갑질’ 제재 내달 결론-정부, 희토류 등 희소금속 비축분 두배로 늘린다△금융-새 금융사령탑 최우선 과제는 ‘가계부채 관리’-하나은행 2분기 IRP 수익률 5.3% “시스템 고도화로 연금 1위 다질 것”-‘재난지원금 미끼’ 대출 사기 주의하세요-부산은행 “석탄화력 발전소 건설 신규PF 중단”△이데일리 Science & Future Tech-시속 200km로 꽉 막힌 도로 위 ‘쓩’…여의도서 강남 5분이면 주파-현대차·한화, 비행체 제작 속도…대한항공, 교통시스템 개발 집중-“UAM 선점하는 자가 지배 국내 생태계 조성 서둘러야”△산업&기업-獨 충전업체에 투자…현대차, 수소인프라 확장-삼성 “QD 디스플레이 양산”…대형 OLED 지각변동 예고-여성 임원 늘었다지만 대부분 사외이사 그쳐-철근값 또 뛰자…수출량 줄이고 사재기 단속-2분기 씽씽 달린 타이어 3사…하반기 질주도 이어진다△산업·바이오-바이젠셀 “세계 최고 면역세포치료제 기업 도약”-OLED 7조 투자…장비업체 ‘수혜’ 기대-롯데하이마트 “구경은 매장서, 결제는 톡으로”-유진그룹, 550억에 태성시스템 인수…‘스마트 물류사업’ 강화△과학카페-‘원전 싫다’ 비판 말고 최적의 ‘에너지믹스’ 전략 짜야-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으로 이차전지 속 구조 규명-손선풍기 쐬면 백혈병 걸릴까△증권 & 마켓-미래에셋증권 자기자본 10조 돌파…‘박현주 뚝심’ 통했다-IPO대어에 밀린 중형 공모株…몸값 낮춰 흥행 도전장-라임펀드 투자 피해자 조정안 수락 거부 이어져△증권-지루한 박스피…‘정리매매·스팩株’ 롤러코스터 타는 개미들-델타변이에도 훨훨 나는 인도펀드-PEF는 늘고 출자액은 제자리…중소PE 자금 모금 ‘각축’△부동산-입주 폭탄 쏟아지니…세종선 매매3억↓ 분당은 전세 3억↓-은마 재건축 추진위 ‘집행부 교체’ 선거 무산-단지내 폭포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 조경대상 받아-메타버스 플랫폼 활용 홍보 서포터즈 발대식△관광비즈-안명·사물 스스로 인식 추적…내 스마트폰을 ‘나만의 카메라맨’으로-日학생들, 랜선으로 떠나는 ‘한국여행’ 인기-전깃줄도 자동차도 없는…원시림에 몸을 맡기다△스포츠-고진영 “6타 뒤집기 가능…포기 않을 것”-손흥민, 프리시즌 첼시전 도움 1개-우익수 박효준, MLB 첫 멀티히트…피츠버그 역전패-‘원팀’ 韓여자배구 45년 만에 메달 도전-‘암벽요정’ 서채현 “여자배구 보고 좋은 기운 받았죠”-올림픽 이모저모△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시진핑, 코로나 진정되면 곧바로 방한…경제 협력 범위 대폭 늘어날 것-“中 정부 강국건설 목표, 美 넘어서겠다는 것 아냐”△오피니언-[목멱칼럼]‘여자는 조신해야 한다’는 편견-[기자수첩]신도시 청약경쟁률도 엉터리…못 믿을 국토부-[기고] 임업·산림 공익직불제 도입 시급△피플-‘집콕’ 휴가 계획하는 금융수장들 “ESG 열공하겠다”-인텔 낸드사업부 인수한 SK하이닉스 새법인 CEO에 인텔 크룩 부사장 내정-한국 학생들 ‘과학 올림픽’서 금메달-우리은행 미래금융 시동 ‘메타버스 얼라이언스’가입-아시아신기록 세운 황선우에 대한수영연맹 포상금 1000만원-평양교구 재건 힘써온 황인국 몬시뇰 선종△사회-무혐의 늘고 불공정수사 논란…‘고위공직자 부동산 투기’ 수사 답보 우려-휴정기 마친 법원…‘울산 선거’ ‘김학의 출금’ 재판 속도내나-“코로나 음성확인증 받아오라니” ’무더위 쉼터‘ 못 가는 쪽방촌 주민-네이버·카카오서 인증 후 백신예약…접종시스템 먹통 없어질까-서울 하천 수온 3.1도 ‘쑥’…물고기 떼죽음 늘어
2021.08.05 I 이용성 기자
단지내 폭포 내려오는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조경대상 받아
  • 단지내 폭포 내려오는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조경대상 받아
  •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대우건설이 시공한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가 (사)한국조경학회에서 주관하는 2021 제11회 대한민국 조경대상에서 민간부문 산림청장상을 수상했다. 이 단지는 지난 7월 한국경제가 주관하는 ‘2021 상반기 한경주거문화대상’에서 단지조경대상을 수상한데 이어, 조경 관련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이번 시상식에서도 조경대상을 수상함에 따라 명실상부한 올해 최고의 조경단지로 평가 받았다.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에 설치된 수경시설(석수담)과 파고라 (사진=대우건설)특히 대한민국 조경대상을 수상한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는 건설사나 관련기업에서 출품한 것이 아니라, 입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시공사 등의 동의를 얻어 출품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이목을 끈다. 이곳 입주민들이 조경에 유독 관심이 많은 이유는 입주민들이 조경 설계 초기단계에서부터 직접 참여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입주민들과 대우건설 조경팀은 아이디어 도출부터 설계 완성까지 10여 차례의 미팅을 통해 의견을 조율하며 함께 설계안을 도출해 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최첨단 3D 기술을 활용해 완공 후 조성될 실제 조경 모습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형상화해 입주민들과 공유하며 입주민들의 니즈를 적극 반영했다. 주변 3면이 산으로 둘러쌓여 쾌적한 자연환경을 갖춘 이 단지는 단지 내 조경과 주변 산들과의 조화에 초점을 두고 조경을 설계했다. 특히 전나무 숲과 안개분수는 주변 산의 낙엽송림과 어우러져 깊은 숲의 느낌을 준다. 입주민과 여러 번의 협의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수경시설(석수담)과 2층 파고라(서양식 정자)는 석가산(돌을 쌓아 만든 산 모형)으로 획일화 돼가는 아파트 수경시설에 참신함을 더했다. 또 권아림 작가와 김영준 작가 등 최고 수준의 정원 작가들이 참여해 아름다운 정원을 구성했으며, 뉴욕 티어 드롭 파크(Tear Drop Park)의 절벽거리를 모티브로 한 혁신적인 디자인의 주민 휴게시설도 눈길을 끈다. 이 단지 예비입주자협의회는 이번 대한민국 조경대상 외에도 해외에서 주관하는 국제조경상에 도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협의회 관계자는 “국내 권위 있는 조경상을 연이어 수상함에 따라 단지 조경 수준이 해외 작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대표 조경 단지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국제조경상에서 우수한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대장로7길 57과 69일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난 5월 말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2021.08.04 I 이승현 기자
"내가 이건희 회장 전속화가였지…그래도 뭘 그려달라진 않았어"
  • "내가 이건희 회장 전속화가였지…그래도 뭘 그려달라진 않았어"
  • 박대성 화백이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센터 개인전 ‘정관자득: 인사이트’에 건 ‘불국설경’(2021) 앞에 섰다. 생애 세 번 그렸다는 ‘눈 오는 불국사 풍경’을 담은 작품은 폭 448㎝ 높이 199.5㎝의 대작이다. 1999년부터 경주에 정착해 화업을 이어가고 있는 화백은 “신라의 훌륭한 창작혼이 우리 같은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소산 박대성(76). 우린 그이를 두고 ‘한국 수묵화의 대가’라고 불러왔다. 시비 걸 여지없이 맞는 말이다. 겸재 정선(1676∼1759)부터 청전 이상범(1897∼1972)과 소정 변관식(1899∼1976)으로 이어지는 진경산수화의 맥을 지켜내면서도 전통 수묵화를 현대로 끌어내는 데 주저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명쾌하고 간단한 이 수식으로 설명할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다. 화백, 또 화백 작품과 더불어 한국현대사를 타고 흘렀던 이야기는 차고 넘친다. 전속작가란 개념조차 없던 1984년, 가나화랑(가나아트의 전신)의 1호 전속작가가 됐던 일, ‘대통령이 좋아하는 작가’로 청와대에 줄줄이 작품이 불려들어갔던 것도 모자라 2018년 남북정상회담 환담장에 두 점(1990년 작 ‘장백폭포’ ‘일출봉’)을 걸었던 일, 2015년 830점을 기증해 경북 경주에 솔거미술관을 세우게 한 일, 그 미술관에 지난 6월 폭 11.5m의 국내 최대 수묵화 ‘몽유 신라도원도’(2021)를 걸고, 역시 그 미술관에서 지난 3월 자신의 전시작 위에서 용감하게 미끄럼을 탔던 한 꼬마를 “애들 눈엔 그렇게 보일 만했다”며 대인배답게 용서를 했던 일도 있다. “훼손도 작품의 역사”라며. 사실 이 모두에 늘 따라붙는 아픈 사연이 있는데. 그이가 ‘왼손 없는 화가’라는 거다. 고향인 경북 청도에서 네 살 때던 1949년, 왼쪽 팔꿈치 아래를 모두 잃게 된 비운은 평생 화백의 이름 석 자에 엉겨붙어왔더랬다. 그이가 화가가 된 동기와 무관치 않았던 탓이다. “우연찮게 호작질(‘낙서’의 경상도 사투리) 하는 걸 본 집안 어른들이 그랬지. ‘대성이가 그림 잘 그린다.’ 부모도 없고 팔도 하나 없는 아이가 안쓰러워 던진 말일 텐데, 그 한마디가 모든 것을 바꿔 놨어. 진짜 그림을 시작한 거야.” 박대성의 ‘한라산 봉우리’(2021·490.5×347.5㎝). ‘불국설경’(2021·448×199.5㎝), ‘금강설경’(2019·772×223㎝)과 함께 이번 전시에서 규모로도, 지형적으로도 세 꼭짓점을 이뤘다. 전시장 인사아트센터의 천고를 넘어선 작품은 바닥으로 늘어뜨려 폭포수가 고인 듯한 인상을 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화업의 정수 ‘불국설경’…26년 동안 세 번 그려경주에 살며 작업하는 화백이 모처럼 서울에 ‘떴다’는 소식은, 그이의 개인전 ‘정관자득: 인사이트’보단 조금 늦게 당도했다. 서둘러 만나러 나섰다.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센터에 펼친 전시는 서울 개인전으론 3년 만이다. 이번엔 개인전 그 이상의 의미가 보태졌다. 내년 ‘미국 순회전’을 향한 출발점으로서란다. ‘미국 순회전’이 뜬금없는 행보는 아니다. 1990년대 초반 화백의 미국행부터 시작된 인연 덕이라니. “다들 모더니즘, 모더니즘 하는 데 그게 뭔지 궁금하더라고. 그래서 뉴욕으로 갔지.” 달랑 먹과 붓만 들고 향한 그곳에서 배워온 게 있다면 “내가 있을 데가 아니다”란 것.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다. “이제 뭘 해야겠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하니. 1년 남짓 뒤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그이가 향한 곳이 경주다. “내가 왜 이리 돌아다녔을까 생각하니 바로 불국사가 떠오르더라고. 귀국하자마자 경주로 갔고 문 닫기 5분 전 가까스로 대웅전 앞에 섰지. 아랫도리가 흔들리고 전율이 엄습하더라고.” 박대성의 ‘버들’(2021·69.5×50㎝). 보름달이 뜬 어느 봄날, 버드나무가지 뒤로 보이는 고즈넉한 전경을 애잔하게 잡아내 화면에 옮겼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날 이후 화백은 1년간 불국사에서 ‘얹혀살게’ 된다. “그 큰 절에 객을 위한 방이 세 개뿐이라고 안 된다는 것을 우기고 우겨 허락을 받았어. 나중에 주지스님이 그러더라고. ‘그림은 전혀 모르지만 뭔가 할 것 같은 눈빛이었다’고.” 70년 화업에서 ‘핵심’이라고 할 1년이 그렇게 만들어졌다. 이후 20여년을 지켜온 경주시대를 연 시작점이자 화업의 정수 ‘불국사’가 등장한 결정적 계기였으니까. 눈이 좀처럼 오지 않는 경주에서 ‘불국사 설경’을 봤고, 화폭에 옮겼던 것도 천운이랄까. 폭 8m 높이 252㎝에 달하는 ‘불국설경’은, 그 뜨거운 한 해를 보낸 뒤 가나화랑 전시에 등장했다. “그때가 1995년이니 26년 동안 불국사 설경을 세 번 그린 거네.” 박대성의 ‘금강’(2021·79×88.5㎝·왼쪽)과 ‘백두폭포’(2021·140×60㎝). 화백의 또 다른 시그니처라 할 폭포 연작으로, 이 두 점 외에도 ‘구룡폭포’(2021·140×60㎝)와 ‘제주 천제연’(2021·140×60㎝)이 이번 전시에 나왔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 세 번째 설경이 이번 전시에 나왔다. 폭 448㎝, 높이 199.5㎝의 ‘불국설경’(2021)은 ‘금강설경’(2019·772×223㎝), ‘한라산 봉우리’(2021·490.5×347.5㎝)와 함께 규모로도, 지형적으로도 세 꼭짓점을 이룬 작품이다. 이들을 앞세워 이번 개인전에는 신작 위주로 70여점을 걸었다. ‘구룡폭포’(2021), ‘버들’(2021), ‘만월’(2021) 등 자연소재의 풍경, 수집한 도자기에 화백의 독특한 글씨를 올려 사실적으로 묘사한 ‘고미’(2021) 연작 16점 등. 전시작 대부분은 미국 LA 카운티미술관을 시작으로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등을 도는 미국 순회전에 따라나선다. 박대성의 ‘고미’ 연작 중 한 점(2021·60×50㎝). 수집한 도자기에 화백이 직접 쓴 글씨를 올려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 중 한 점이다. 도자기에 수없이 난 상처와 균열까지 품어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건희컬렉션이라…만감이 교차하더라고”70년 화업과 나란히 동행해온 그이의 크고 작은 사연에 키워드가 있다면 ‘대쪽 같은 고집’과 ‘그 고집까지 끌어안은 인연’이라 할 거다. 그렇다면 빼놓을 수 없는 기가 막힌 인연이 하나 더 있다. 이건희(1942∼2020) 회장과의 인연. 그 지점을 회고한 것은 이번 ‘이건희컬렉션’ 기증작 중 화백의 작품 세 점이 포함된 것과 연관이 있다. 이 회장 유족은 전남도립미술관으로 ‘일출봉’(1988), ‘서귀포’(1988), ‘향원전 설경’(1994)을 보냈다. 그런데 왜 하필 연고도 없는 전남도립미술관이었을까. 연한 미소를 띠던 화백은 “글쎄”라면서도 “한국화라서 그랬을 거다”라고 했다. 듣고 보니 그랬다. ‘남도의 붓’으로 한국화단을 이끌었던 의재 허백련(1891∼1977)의 작품과 나란히 전남도립미술관으로 향한 배경이라면 말이다. 박대성 화백이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센터 개인전 ‘정관자득: 인사이트’에 건 ‘금강설경’(2019·772×223㎝) 앞에 섰다. 담대하면서도 섬세한 붓질과 농묵·담묵의 기술이 들어간 화백의 수묵화는 파노라마 뷰를 연출할 때 진가가 제대로 드러난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감회를 물으니 “만감이 교차하더라”란 대답이 왔다. 잠시 옛 생각에 빠져들던 화백은 그 시절 어디쯤에 멈춰섰다. “내가 이건희 회장의 전속화가기도 했어. 월급 받고 그림 그리고, 그게 전속이지 뭐. 여러 가지를 그렸어. 그때 많은 작품이 호암갤러리에 들어갔지.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쯤이려나. 그래도 이 회장은 뭘 그려달라고 하진 않았어. ” 세상에 처음 꺼내 놓은 말이다. 사실 그이의 또 다른 별칭 중엔 ‘이건희가 사랑한 한국화가’가 있다. 변변한 미술수업 한 번 받지 않고도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1969년부터 8번에 걸쳐 입선을 하고 1979년 중앙미술대전에선 대상까지 받아낸 그이를 이 회장은 물론 부친인 이병철 회장도 많이 아꼈더랬다. 결국 화백은 1988년 ‘대작 100점’으로 호암갤러리 650평을 채운 개인전을 열었고, 이 회장은 그때 전시작 대부분을 사들였다. 내친김에 ‘이건희미술관’에 대해 어찌 생각하는지도 물었다. “말해 뭣해? ‘이건희’ 자체가 명품이잖아. 이름도 쓰고 제대로 짓기도 해야지. 그 소장품을 다 들여놓고 ‘OO구청미술관’이라고 하면 그게 되겠어?” 사실 화백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830점을 기증해 만든 솔거미술관 말이다. “결국 내 이름을 못 달았어. 지방의원들이 반대를 해서.” 박대성의 ‘청우 1’(2021). 수묵채색화로 그린 ‘소 그림’은 오랫동안 보이지 않았던 색을 흘려내 이중섭의 ‘붉은 소’와 묘하게 겹치는 접점을 만들어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어느 하나 눈과 발을 붙들지 않는 작품이 없지만 전시작 중 유독 한 점이라면, ‘푸른 소’를 그린 ‘청우 1·2’(2021)라 하겠다. 이중섭의 ‘붉은 소’와 묘하게 겹치는 ‘소 그림’을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오랜만에 화백의 ‘색’을 보는 짜릿함이 적잖다. 한동안 사라졌던 그이의 채색이야기도 이번에 들었다. “호암갤러리 개인전 이후 온전히 먹으로만 돌아섰지. 그즈음 나온 아크릴물감을 섞어 쓰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더는 안 되겠더라고, 나를 잃을 거 같아서.” 연신 ‘잘한 일’이었다며 껄껄 웃는 화백은 편안해 보였다. “맑은 화선지에 뭘 찍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그런 인생을 살았다는 화백의 얼굴이. 전시는 23일까지.
2021.08.02 I 오현주 기자
美 타임스스퀘어 수놓은 삼성전자 '100m 디지털 폭포'
  • 美 타임스스퀘어 수놓은 삼성전자 '100m 디지털 폭포'
  •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설치한 초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사이니지 전광판을 통해 100m 높이의 계단식 ‘디지털 폭포’를 선보였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캡처)28일 삼성전자 글로벌 뉴스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디지털 디자인 업체 ‘디스트릭트(d’stict)와 함께 작업한 설치 미술 ‘워터폴 NYC(Waterfall-NYC)‘를 공개했다.이 작품은 철골 구조물 아래로 거대한 폭포 물줄기가 쏟아지는 장면을 형상화 했다.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매시간 정각에 1분간 상영된다.해리 패츠 삼성전자 미국법인 디스플레이 사업부 수석 부사장(SVP)은 “수직 사이니지 제품을 통해 쏟아지는 폭포를 표현했다”며 “디스트릭트와 함께 삼성전자 고유의 디스플레이로 놀라운 시각적 창의성을 선보이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삼성전자와 디스트릭트는 삼성 스마트 LED 사이니지를 위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위해 협력해왔다. 지난해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초대형 사이니지를 통해 파도 영상 ’웨이브(Wave)‘를 제작한 바 있다.삼성전자는 2019년 미국 뉴욕 중심부 맨해튼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원타임스스퀘어‘ 빌딩 외벽에 삼성 스마트 LED 사이니지 전광판을 설치했다. 총 4개의 스크린으로 구성된 이 전광판은 높이가 110m, 면적은 1081㎡에 달하고, 최대 9000니트 밝기를 지원해 밝은 대낮에도 선명한 영상을 표현할 수 있다.
2021.07.28 I 신중섭 기자
신선이 노닐던 ‘두타산’이 꼭꼭 숨겨둔 비경 속으로
  • 신선이 노닐던 ‘두타산’이 꼭꼭 숨겨둔 비경 속으로[여행]
  • 두타산 베틀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배틀바위[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강원 동해시 삼화동과 삼척시 하장면의 경계에 자리잡고 있는 두타산(頭陀山·1357m). 각기 다른 매력을 품에 안고 있는 산이다. 암벽과 기암괴석이 산재한 중턱은 골산의 화려함을, 정상부의 완만한 능선은 육산의 푸근함을 연출한다. 새치름한 새색시의 신선함과 어머니의 품 같은 넉넉함도 있다. 사시사철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두타는 범어에서 유래한 불교용어. 세속의 모든 욕심과 속성을 버리고 몸과 마음을 깨끗이 닦기 위해 고행을 참고 행한다는 뜻이다. 삼화사나 관음암 등 명사찰이 많은 이유다. 웅장한 산세와 골골이 들어찬 울창한 산림 속으로 발길을 내디디는 속인들의 번잡한 마음까지 압도하는 산이다. ▲신선이 노닐던 곳, 두타산 품속으로 들어서다두타산 베틀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배틀바위최근 두타산에 새길이 열렸다. ‘한국의 장자제’로 불리는 천혜의 비경인 베틀바위와 두타산성, 그리고 마천루를 이은 ‘베틀바위 산성길’이다. 사람이 접근하기에는 너무나 위험한 능선이 이어진 탓에, 두타산 품속 깊숙이 숨겨놓았던 곳이다. 굳이 두타산의 속살을 드러낸 이유는 사람들의 욕심 때문. 그 아름다운 매력에 위험을 무릅쓴 이들의 사고가 연이어 터져서다. 그 애처로움에 보다못한 두타산은 자신의 가슴을 열고 그들을 품에 안았다이른 새벽, 무릉계곡 입구의 ‘무릉건강숲’에서 나와 서둘러 길을 나섰다. 베틀바위를 빨리 만나고픈 마음도 있었지만, 한낮의 불볕더위에 오르기에는 두타산은 그리 만만치 않은 산이어서다. 만약, 베틀바위 사진 촬영이 목적이라면 오후 시간대를 추천한다. 오전에는 역광이거나 일부 봉우리만 볕이 드는 등 노출 차이가 심하기 때문이다.산행코스를 요약하면 이렇다. 무릉계곡 매표소에서 베틀바위까지 올라 다시 미륵바위를 지나 산성터까지 올라서야 한다. 이어 산성 12폭포와 석간수~마천루까지는 두타산 산허리를 둘러간다. 계곡 아래로 내려오면 쌍폭포와 용추폭포가 반긴다. 여기서부터는 평탄한 길이다. 계곡을 따라 학소대와 삼화사, 무릉반석을 지나면 무릉계곡 관리사무소다. 넉넉하게 5시간은 잡아야 다녀올 수 있는 원점회귀 코스다.안내판 너머의 산길로 길을 나선다. 조금 오르면 숯가마터다. 두타산에 자생하는 울창한 참나무를 잘라 숯을 구워 내다 팔았던 선조들의 흔적이다. 지금은 숯을 만들지는 않지만, 당시의 모습을 복원해 두타산의 옛이야기를 전해준다. 여기서부터 경사가 급해진다. 가쁜 숨을 따라 바윗길과 계단을 꼬박 1시간가량 올라야 한다. 숨이 가빠오면, 주변 풍경이 눈앞으로 다가와 힘을 돋운다. 몸은 힘들어도 대신 눈은 즐겁다. 멀리서 보던 집채만 한 바위나 중대폭포, 무릉계곡 일대에 펼쳐진 수직 암벽들이 병풍처럼 서 있다.중국의 장자제와 비견되는 두타산 베틀바위▲중국의 장자제와 비교되는 ‘베틀바위’베틀바위 바로 아래엔 화양목 군락지가 있다. 비바람 치는 황량한 토양 아래 100년 넘게 이 자리를 지켜온 나무다. 봄이면 꽃을 피우지만, 꽃은 솔직히 볼품없지만, 대신 향기가 짙은 꽃이다. 사람에게 기운을 돋우고 마음의 상처와 관절의 통증을 없애는 향이다. 비록 사람들의 시선 밖에 머물지만, 조용히 다가와 위로를 건네는 고마운 꽃인 셈이다.전망대 바로 아래는 계단이 있다. 베틀바위 탐방을 가능하게 해 준 고마운 계단이다. 이 계단을 오르면 비로소 전망대가 있다. 베틀바위의 위용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마치 북한산의 사모바위를 닮은 듯한 거대한 바위가 전망대 한가운데 서 있다. 그 뒤편으로 화려한 베틀바위가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베틀바위산성길에서 만날수 있는 ‘산성 12폭포’거대한 암벽에 ‘베틀’이라 이름 지은 이유는 두가지다. 하나는 진짜 베틀처럼 생겨서다. 씨실과 날실이 가로 세로로 짜이듯 바위가 삐죽 솟아 있다. 이 모습이 중국의 장자제를 연상시킨다는 것이 호사가들의 이야기다. 또 하나는 하늘에 오르기 위해 삼베 세필을 짜야 했던 선녀의 전설이 이곳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유가 어떻든 거대한 암벽의 모습은 베틀을 닮았다.전망대에서 ‘계단’을 하나 더 오르면 베틀바위 정상부다. 정상에 올라서면 커다란 바위 하나가 나그네를 반긴다. 미륵바위다. 보는 각도에 따라 선비나 부엉이 등의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바위다. 자세히 보면 눈, 코, 입은 물론 미륵불의 상징인 늘어진 귀까지 똑 닮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미륵바위에서 절벽 쪽으로 다가서면 둥근 암릉이다. 여기에 올라서면 멀리 짙푸른 동해까지 두 눈에 담을 수 있다.미륵바위부터 산성터로 가는 길은 그나마 편하다. 원래는 거칠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던 길이었다. 지금은 산책로마냥 편안하다. 험난한 바위와 깎아지른 절벽에 길을 내고 바위 여럿을 촘촘히 쌓아 올렸기 때문이다. 이 길을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의 수고가 더해졌을지 생각하니 괜스레 미안해져 온다. 잠시 그들의 노고에, 그리고 자신의 품을 내어준 두타산에 감사를 전한다.배틀바위 전망대에서 계단을 따라 정상에 올라서면 ‘미륵바위’라 불리는 암릉이 서 있다.▲물과 돌이 부둥킨 대자연에서 세속의 탐욕을 버리다두타산 암릉 사이로 산성 12폭포가 쏟아지고 있다산성터를 지나자 산성 12폭포가 반긴다. 바위를 타고 흘러온 물길은 작은 소를 이루고, 다시 절벽으로 떨어진다. 폭포를 등지면 달력에서 볼 법한 절경이 펼쳐진다. 웅장한 자연에 눈을 떼지 못하면서 침묵의 탄성이 터진다. 잠시나마 두타산이 준 아름다운 비경을 감상하고, 다시 기를 나선다.암릉 사이로 난 길을 가다보면, 바위 절벽에 선 전망대가 나타난다. 마천루다. 두타산 협곡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 서면 또 다른 바위 세상이 펼쳐졌다. 계곡 건너편으로는 번쩍바위와 3단 폭포인 용추폭포가 한눈에 담긴다.전망대에서 내려와 계곡을 끼고 걷는다. 쌍폭포, 용추폭포, 선녀탕의 세찬 물소리가 행진곡처럼 힘차다. 물줄기는 벼루처럼 매끄러운 암반 사이로 거침없이 내달려 청량감까지 더한다. 이어진 옥류동과 학소대, 관음폭포 등은 계곡미를 한층 더한다.삼화사를 지나면 무릉반석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무릉반석은 수백명이 동시에 앉을 수 있을 만큼 넓은 바위다. 그 주변으로 호암, 벼락·병풍바위 등 기암괴석과 어울려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바위 위엔 여러 글씨가 새겨져 있다. 무려 시인 묵객 850명의 이름과 시구들이다. 우국충정의 결사체에 가입한 선비들의 이름도, 매월당 김시습의 글씨도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무릉선원(武陵仙源) 중대천석(中臺泉石) 두타동천(頭陀洞天)’이라 쓰인 암각서. 풀이하면 “신선들이 노닐던 별천지, 물과 돌이 부둥켜서 잉태한 오묘한 대자연에서, 세속의 탐욕을 버리니 수행의 길이 열리네”라는 뜻이다. 조선의 4대 명필로 꼽히는 양사언(1517~1584)이 무릉계곡의 모습에 반해 무릉반석 위에 새긴 글이다. 암반 위에 앉아 옛 선인들의 풍류를 엿볼 수 있는 시구를 읊조리다 보면 어느새 고개가 절로 끄떡여진다.마천루에서 바라본 두타산의 옹골찬 암릉과 울창한 삼림.쌍폭포 바로 위에 자리한 용추폭포
2021.07.23 I 강경록 기자
이건희 품 떠나 국민 품 파고든 '인왕산·여인·소'…감탄·탄식 엉킨 현장
  • 이건희 품 떠나 국민 품 파고든 '인왕산·여인·소'…감탄·탄식 엉킨 현장
  • 김환기 ‘여인들과 항아리’(1950s)의 압도적인 위용.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 펼친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에 걸린 작품은 폭 567㎝, 길이 281.5㎝의 규모 만큼이나 거침없고 당당하다. 이건희 소장품의 정수 135점을 본격적으로 꺼내놓는 서울전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21일 동시에 개막한다. 지난 4월 이건희 회장 유족이 기증의사를 밝힌 지 석 달만이다(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김은비 기자] 길고 치렁한 장막이 걷히고 이제야 빛이 든다. 야무지게 싸이고 첩첩이 가려진 채 어두운 수장고에서, 길게는 수십년씩 잠들어있었을 명작·명품들. 우린 이들을 ‘이건희컬렉션’이라 불렀다. 눈으론 확인조차 못하고 귀와 입으로만 봤던 작품들. 그 긴 잠을 깨우려 올 초부터 애꿎은 소문만 그리도 무성했던 건가. ‘이건희컬렉션’이 본격적으로 베일을 벗고 면면을 드러내는 전시가 국내 양대 국립기관인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21일 동시에 개막한다. 지난 4월 28일 이건희(1941∼2020) 회장 유족이 기증의사를 밝힌 지 석 달만이다. 기절하듯 잠든 시간은 오래였지만 깨워 일으키는 데는 그리 한참 걸리지 않았다. 그새 양구·대구·광주 등 전국 지방 미술관으로 흩어진 이건희컬렉션이 일부 공개되긴 했지만, ‘이건희 소장품’의 대표작, 그 진수를 집중적으로 뽑아낸 전시는 처음이다. 그것도 규모가 적잖다. 문화재·고미술품에서 골라낸 77점은 국립중앙박물관에, 한국 근현대미술에서 선정한 58점은 국립현대미술관에 걸리고 세워졌다. ‘이건희 기증품’ 중 가장 크고 가장 많은 작품을 한꺼번에 볼 수 있게 한 의의를 충족시킨다는 뜻이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1751)를 향한 뜨거운 시선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 펼친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에 걸린 작품이 공개된 현장에선 탄성이 터져 나왔다. 21일 일반 공개를 앞둔 언론공개회에서 단연 참석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국민 품으로” 보내겠다던 이건희 회장의 유지가 비로소 피부에 닿는 현실이 됐다고 할까. 미리 가본 현장에선 어디에 머물든 감탄과 탄식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역시!”와 “왜 이제야?”가 뒤섞일 수밖에 없는 자리다. ◇‘이건희 얼굴’인 듯…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폭 6m에 달하는 압도적 화폭(281.5×567㎝)은 그 앞에 선 이가 누구든 기를 죽이기에 충분하다. 김환기(1913∼1974)의 ‘여인들과 항아리’(1950s)가 말이다. 국내 미술관 중 규모로는 따라갈 데가 없는 국립현대미술관의 한 벽을 그득히 채운 작품은 가히 ‘이건희의 얼굴’이라 해도 될 만하다. 작품은 1950년대 조선방직을 인수해 국내 최대 방직재벌이 된 정재호 삼호그룹 회장의 특별주문으로 제작됐다. 정 회장이 서울 퇴계로에 자택을 신축하며 대형그림이 필요했던 거다. 대작을 덥석덥석 내놨던 김환기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그즈음 김환기가 즐겨 썼던 도상이 모조리 들었다는 의미가 사실 더 크다. 백자 항아리를 이고 안은 반라의 여인들, 학과 사슴, 노점상과 꽃수레, 해와 달을 상징하는 기하학적 도형 등이 말이다. 하지만 작품은 그저 한 개인의 벽걸이용으로 끝날 운명은 아니었나 보다. 1960년대 말 방만경영으로 쇠락한 삼호그룹이 결국 미술시장에 내놨고 그 가치를 알아본 이건희 회장이 덥석 잡아챘던 거다.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1954·왼쪽부터)과 ‘농악’(1960s), ‘유동’(1963)이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에 차례로 걸렸다. 이건희 기증품 중 엄선해 전시한 한국 근현대미술 작가 34명의 58점에 들어 있다(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감히 나를 내리누르는 듯한 거침없는 기세가 돋보이는 이중섭(1916∼1956)의 ‘소’ 그림도 보는 이들을 놀라게 하긴 마찬가지. 거칠고 강렬한 선·색에 압도돼 거대한 작품일 거라 여겨왔던 착각을 무심히 깨기 때문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해후했을, 흰 벽에 나란히 걸린 ‘황소’(1950s)와 ‘흰소’(1950s)는 의외로 작은(각각 26.5×36.7㎝, 30.5×41.5㎝) 크기에 되레 가슴이 먹먹하다. ‘황소’는 현전하는 4점뿐이라는 ‘붉은 황소의 머리’ 그림 중 한 점이고, ‘흰소’는 5점만 전한다는 그림 중 하나다. ‘황소’는 1990년 발간된 이중섭화집에 등장한 것이 마지막이었고, ‘흰소’는 1972년 전시 이후 행방이 묘연했더랬다. 이중섭의 ‘황소’(1950s)와 ‘흰소’(1950s).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에 나란히 걸린 두 작품은 거칠고 강렬한 선·색과는 달리 의외로 작은(각각 26.5×36.7㎝, 30.5×41.5㎝) 크기에 되레 보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국립현대미술관이 내세운 전시명은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이다. 기증받은 1488점 중 한국 근현대미술의 회화·조각 걸작 58점을 골랐다. 이 회장 유족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작품은 한국 근현대미술작가 238명의 작품 1369점과 외국 근대작가 8명의 작품 119점. 그중 작가 34명의 58점이니 ‘정수 중 정수’라 할 만하다. 서울관 제1전시실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기증 당시 이미 화제가 됐던 이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김환기의 여인(‘여인들과 항아리’)과 박수근(1914∼1965)의 여인(‘절구질 여인’ 1954)이 마주보고 있고, 이중섭 소들 너머로는 장욱진(1918∼1990)의 여리한 형상들(‘나룻배’ 1951, ‘공기놀이’ 1938 등)이 겹친다. 그 곁을 떠나면 귀한 작가보다 더 희귀한 작품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백남순의 ‘낙원’(1936), 이상범의 ‘무릉도원’(1922), 김종태의 ‘사내아이’(1929), 이성자의 ‘천 년의 고가’(1961), 김흥수의 ‘한국의 여인들’(1959) 등등. 여기에 이응노, 권진규, 천경자, 남관, 김종영 등, 그 거친 시대를 이끌고 풍미했던 그이들이 어김없이 함께했다. 이응노의 ‘구성’(1971)과 ‘작품’(1974) 사이에 난 길.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 펼친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에 걸린 58점 중 2점인 이들 작품은 1960년대 초 문자추상 경향을 보인 작가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건희 취향을 엿볼 전시는 내년 3월 31일까지 이어진다(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이건희 첫 컬렉션’…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국립중앙박물관에선 단연 겸재 정선(1676∼1759)의 ‘인왕제색도’(1751·국보 제216호)가 압도적인 위용을 뽐낸다. 76세의 정선은 긴 장맛비가 갠 후의 인왕산을 폭 138㎝, 길이 79.2㎝의 화폭에 담았다. 물기를 머금은 인왕산은 평소보다 더욱 묵직해 보이고, 그 언저리 수성동과 청풍계에는 작은 폭포가 생겨나기도 했다. 힘찬 필법이 보는 사람을 단번에 압도하는 웅장함을 가지면서도 그림 곳곳의 세세한 표현은 인왕산에 대한 겸재의 깊은 애정을 담고 있다. ‘인왕제색도’가 어떻게 이 회장의 첫 컬렉션이 됐는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이 내건 전시명은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 역시 기증받은 2만 1693점 중 77점(45건)을 엄선해, 상설전시실 2층 서화실에 펼쳐놓았다. 그중 국보가 12건, 보물이 16건이다. 다만 새로운 것을 꺼내놓기보다 “이미 잘 알려진 유물의 진가를 보이는 데 목적”을 뒀다. 그만큼 시대를 넘나든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 펼친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 전경. 박물관이 기증받은 ‘이건희컬렉션’ 2만 1693점 중 77점(국보·보물 28건 포함)을 엄선했다. 왼쪽에 보이는 작품은 단원 김홍도가 말년에 그린 ‘추성부도’(보물 제1393호)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초기 철기시대 청동기로 당시 권력을 상징했던 ‘청동방울’(국보 제255호)이 그 대표적 유물이다. 기술혁신과 디자인을 중시한 이 회장의 철학이 엿보이는 거다. 6세기 삼국시대에 제작된 ‘일광삼존상’(국보 제134호)은 손가락만한 작은 청동에 화려한 불꽃무늬를 치밀하게 새겨 넣어 성스럽고 고결하다. 18세기 조선의 ‘백자청화산수무늬병’(보물 제1390)은 넉넉한 기형화 문양 덕에 푸근하고 여유롭다. 이외에도 글씨와 그림이 빼어난 고려 사경 ‘대방광불화엄경 보현행원품’(국보 제235호), 현존하는 유일의 ‘천수관음보살도’(보물 제2015호), 단원 김홍도(1757~1806?)가 말년에 그린 ‘추성부도’(보물 제1393호), 한글 창제의 결실을 엿보게 하는 조선 초기 서적 ‘석보상절 권11’ ‘월인석보 권11·12’ ‘월인석보 권17·18’ 등이 고고한 품격으로 보는 이들을 반긴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 펼친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 전경.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에 이르는 금동불을 따로 모아뒀다. 모두 국보와 보물이다. ‘이건희컬렉션’ 중 고미술품 77점(국보·보물 28건 포함)을 엄선한 전시는 9월 26일까지 이어진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기증자의 뜻을 살려 전시는 모두 무료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선 9월 2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선 내년 3월 31일까지다. 다만 국립중앙박물관에선 사전 예약 개시와 동시에 한 달치 티켓이 모두 동났다(국립현대미술관은 내달 1일까지 매진). 이건희의 품을 떠나 국민의 품으로 파고든 ‘이건희컬렉션’에 대한 환대가 이처럼 뜨겁다.
2021.07.21 I 오현주 기자
'이건희컬렉션' 1호 '인왕제색도', 실제로 보니 "웅장함이 압도"
  • '이건희컬렉션' 1호 '인왕제색도', 실제로 보니 "웅장함이 압도"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0일 모습을 드러낸 ‘이건희컬렉션’에서 단연 제일 눈길을 끈 건 겸재 정선(1676∼1759)의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다. 76세의 정선은 긴 장맛비가 갠 후의 인왕산 모습을 가로 138㎝, 세로 79.2㎝의 커다란 화폭에 담았다. 장맛비로 물기를 머금은 산은 평소보다 더욱 묵직해 보이고 수성동과 청풍계에는 작은 폭포가 생겨나기도 했다. 힘찬 필법이 보는 사람을 한번에 압도하는 웅장함을 가지면서도 그림 곳곳의 세세한 표현법은 인왕산에 대한 정선의 깊은 애정을 느끼게 한다. 과연 왜 겸재 정선의 작품 중에서도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지 한눈에 느낄 수 있다. 특히 ‘인왕제색도’는 이 회장이 ‘이건희컬렉션’중 가장 처음으로 수집한 작품으로 알려져 의미를 더한다.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 종이에 먹, 79.2x130cm(사진=국립중앙박물관)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21일부터 2층 서화실에서 특별전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고 이건희 회장 기증명품전’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회장이 박물관에 기증한 ‘이건희컬렉션’을 선보인다. 기증받은 2만 1693점 중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재 77점(45건)으로, 국보가 12건·보물이 16건을 포함한다. 전시를 하루 앞두고 20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수경 박물관 학예연구관은 “문화에 대한 이해가 일상화돼야 문화강국이 된다고 생전 말했던 이 회장의 말처럼 이번 전시는 잘 알려진 유물들의 진가를 보여주는 게 목적”이라며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명품 유물들을 선보이는 만큼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유물은 없다. 다만 이 회장이 다양하게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연구가 많이 되고,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대표작들을 이미 만큼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유물은 없다. 하지만 여러 시대를 포괄해 각 시대의 대표 유물을 알아본 이 회장의 안목에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초기철기시대 청동기로 당시 권력을 상징하는 ‘청동방울’(국보 제255호)는 기술혁신과 디자인을 중시한 이 회장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6세기 삼국시대에 제작된 ‘일광삼존상’(국보 제134호)는 손가락 크기 만한 작은 청동에 화려한 불꽃 무늬를 치밀하게 새겨 넣어 성스럽고 고결한 느낌을 느낌을 준다. 또 조선 백자로 넉넉한 기형화 문양이 조화로운 ‘백자 청화 산수 무늬 병’(보물 제1390)은 강세황의 ‘계산허정도’와 어우러져 18세기 문인의 여유로움과 취향을 한껏 느낄 수 있게 한다.고려 14세기 제작 ‘천수관음보살도’, 비단에 색, 93.8X51.2cm(사진=국립중앙박물관)현존 유일 ‘천수관음도’(보물 제2015호)와 특유희 섬세함을 자랑하는 ‘수월관음도’도 등 고려불화 2점도 모습을 드러냈다. 700년의 세월이 있는만큼 ‘천수관음도’와 ‘수월관음도’의 화면은 어둡고, 빛에 의한 변색이 심한 회화의 특성상 전시장 조도도 낮아 육안으로는 두 작품의 모습을 제대로 보기 어렵다. 대신 박물관은 전시장 한켠에 적외선과 X선 촬영 사진을 터치 스크린 영상으로 제시한다. 영상으로 확대해보면 ‘천수관음도’ 광배 뒤에 빼곡히 그려진 1000개의 눈과 손을 자세히 볼 수 있을 뿐더러 보살이 쓰고 있는 보관의 11개 머리도 볼 수 있다. 유수란 학예연구사는 “확대 사진을 보면 두 작품 모두 안료의 탈락이나 보수한 부분이 거의 없어 보존상태가 뛰어남을 알 수 있다”며 “다만 ‘수월관음도’ 왼쪽 하단에 있어야 할 선재동자가 존재하지 않고, 발이나 파도도 애매하게 잘려있어 것을 봐서는 원래 작품은 훨씬 크기가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이밖에도 글씨와 그림이 빼어난 고려 사경 ‘대방광불화엄경 보현행원품’(국보 제235호), 단원 김홍도(1757~1806?)가 말년에 그린 ‘추성부도’(보물 제1393호), 한글과 우니라나 전적의 가치를 볼 수 있는 ‘석보상절 권11’(보물 제523-3호), ‘월인석보 권11·12’(보물 제935호) 등도 볼 수 있다.전시는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30분 단위로 관람 인원을 20명으로 제한한다. 홈페이지에서 상설전시 예약과 별도로 예약 후 입장할 수 있다. 전시 도록은 발간하지 않고 대신 전시품 이미지와 자료를 박물관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전시는 9월 26일 까지. 삼국시대 6세기 제작 ‘일광삼존상’, 청동에 금도금, 높이 8.8cm(사진=국립중앙박물관)
2021.07.20 I 김은비 기자
 무더위 씻는 숲속 은밀한 폭포를 찾아가다
  • [여행] 무더위 씻는 숲속 은밀한 폭포를 찾아가다
  • 강원도 철원의 매월대폭포[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일상을 기다리는 일이, 일상이 되어버린 요즘이다. 세상일이 그렇듯, 모든 일도 다 때가 있는 법. 멀어진 일상도 때가 되면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올 것이다. 자연도 마찬가지다. 자연도, 풍경도 다 때가 있는 법이다. 화려한 봄날에는 꽃을, 한여름에는 진초록 숲을 만날 수 있다. 폭포를 만나겠다면 장마의 뒤끝으로 접어드는 지금이 가장 좋다. 수도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경기 북부의 연천과 포천, 그 윗동네인 철원에는 시원하면서도 장쾌한 폭포가 여럿 있다.경기도 연천의 재인폭포◇제주 천지연 폭포와 비견 ‘재인 폭포’오른쪽으로는 한탄강과 왼쪽으로는 임진강이 흐르는 경기도 연천. 발길 닿는 곳이 모두 자연과 역사 유적이고, 눈길 닿는 곳 어디서나 절경을 만날 수 있다. 약 27만년 전 분출된 용암이 한탄강과 임진강으로 흘러넘쳐 물길은 용암길이 되었고, 그 용암이 식으면서 생긴 지형은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냈다. 수많은 절경 중 재인폭포는 현무암 주상절리 아래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아름답기로 특히 유명하다. 제주도의 천지연폭포와 비견될 정도다.재인폭포를 만나러 가는 길. 주차장에서 폭포까지 이어진 협곡 위로 덱을 깔아 놓았다. 이 덱을 따라 들어가면 먼저 출렁다리가 여행객을 맞는다. 다리 위에 올라서자 거대한 협곡과 폭포가 한눈에 들어온다. 경기도 연천의 재인폭포현무암을 뚫고 자란 나무들은 하늘을 가릴 만큼 웅장하다. 그 협곡 끝에 신비롭고 경이로운 자태의 폭포가 자리하고 있다. 높이만 무려 18m의 폭포수가 너비 30m, 길이 100m의 소 위로 떨어지는 모습은 그 자체로 장관이다. 다이아몬드 기둥처럼 떨어져 내리는 하얀 물줄기와 에메랄드빛 소가 빚어내는 색의 조화가 거대한 동굴처럼 파인 현무암 주상절리와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좁은 바위 사이를 지나 곧은 기둥이 되어 쏟아지는 물소리 또한 그 모습만큼이나 경쾌하면서도 시원스럽다. 재인폭포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협곡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협곡 아래서 폭포를 올려다보는 것이야말로 재인폭포를 제대로 보는 법이다. 지금은 협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막혔다. 6월부터 9월까지는 낙석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경기도 포천의 비둘기낭폭포◇숲 속 은밀하게 숨은 ‘비둘기낭 폭포’연천 옆 동네인 포천에는 은밀한 폭포가 있다. 정확한 위치는 영북면 대회산리다. 이 마을 협곡에는 비둘기낭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신비로운 폭포가 숨어 있다. 비둘기낭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두가지 사연에서 비롯됐다. 예부터 비둘기들이 폭포 협곡의 하식 동굴과 수직 절벽에 서식했다는 얘기도 있고, 동굴 지형이 비둘기 둥지처럼 움푹 들어간 주머니 모양이어서 비둘기낭이라고 이름 지었다는 설도 있다. 지금은 이곳에서 비둘기의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대신 곳곳에 비둘기 조형물을 배치해 두었다.은밀하게 숨어 있는 폭포지만, 그렇다고 산자락 깊은 계곡 사이에 자리하지 않았다. 길을 걷다가 숲 속 절벽 아래로 내려서면 폭포가 불현듯 모습을 드러내고 협곡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현무암 침식으로 만들어진 이 폭포는 독특한 지형과 함께 청량한 비경을 보여준다. 경기도 포천의 비둘기낭폭포특히 비가 내리면 폭포는 굵직한 아우성을 만들어 더 신비롭게 느껴진다. 폭포는 현무암 절벽과 동굴에 휩싸여 밖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가까이 다가서면 거대한 목욕탕처럼 보이는 소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폭포 주변으로 하식 동굴과 절리 등 수직 절벽이 채워져 있어 운치를 더한다.한국전쟁 당시 수풀이 우거지고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아 마을 주민들이 대피 시설로 이용했을 정도로 은밀하다. 이후 한탄·임진강 지질공원이 정착되면서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드라마의 명장면을 촬영한 포인트인 점도 한몫했다. ‘추노’ ‘선덕여왕’ ‘괜찮아, 사랑이야’ 등을 이곳에서 촬영했는데, 폭포 초입에 관련 포스터를 전시해놓았다.강원도 철원의 삼부연폭포◇조선 천재화가도 반한 ‘삼부연 폭포’포천의 위쪽 동네인 철원(강원도)에는 삼부연 폭포가 있다. 비둘기낭 폭포처럼 삼부연 폭포도 정말 편하게 만나는 폭포다. 찾는 길도 수월하다.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의 군청에서 그리 멀지도 않다. 읍내에서 동쪽으로 조금만 나가면 바로 폭포를 가리키는 이정표를 만난다. 보통 산 중턱에 있는 폭포와 달리 길가에 있어 산을 오르는 수고를 덜어준다. 편하다고 해서 폭포의 감동이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 20여m의 암벽을 타고 거대한 물줄기가 수직낙하하는 모습이다. 마치 수묵화를 제몸으로 그려내고 있는 듯하다. 거대한 폭포를 가까이 가서 볼 수는 없지만, 그 장쾌함은 멀리서도 그대로 전해져온다.경기도 철원의 삼부연폭포삼부연은 가마솥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물이 층암으로 된 바위벽을 세번 걸쳐 내려와 물이 모이는 못이 마치 가마솥을 닮았기 때문이다. 전설에 따르면 이곳에는 도를 닦던 네 마리의 이무기가 있었는데 세 마리가 폭포의 기암을 각각 하나씩 뚫고 용으로 승천했다고 한다. 그때 생긴 세 곳의 구멍에 물이 고인 것이 삼부연이라는 것이다. 상단의 못을 ‘노귀탕’, 중간 못을 ‘솥탕’, 하단의 가장 큰 못을 ‘가마탕’이라 부른다. 이 모습에 반한 조선의 천재 화가 겸재 정선도 금강산을 그리러 가다 이곳에서 삼부연 폭포를 화폭에 담았다고 전해진다.매월대폭포◇자연 그대로의 모습 간직한 ‘매월대 폭포’철원 근남면 잠곡리 복계산(1057m). 과거 휴전선과 가까운 최북단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로 출입을 통제했던 산이다. 이 산 중턱에 아직 세상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매월대 폭포가 있다. 훼손되지 않고 오염되지 않은 청정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폭포다. 폭포가 쏟아지는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는 점도 매월대 폭포의 장점이다. 폭포의 높이나 물줄기는 근처의 삼부연처럼 웅장하지도, 그리 넉넉하지도 않다. 하지만 주위를 감싼 청량한 기운에 몸은 싱그러운 초록에 흠뻑 물들어 버린다.찾는 길도 그리 어렵지 않다. 복계산 등산로 입구에서 500m 정도 떨어져 있다. 천천히 걸어도 10여분이면 닿는다. 이 폭포의 원래 이름은 ‘선암’(仙巖) 폭포. 폭포에서 약 200m 더 오르면 산을 뚝 잘라놓은 듯한 40m의 층암절벽이 있는데, 이 바위를 ‘선암바위’라고 불렀다. 이후 ‘생육신’ 중 한 사람이었던 매월당 김시습이 이곳에 은거하면서 선암바위 대신 ‘매월대’라는 이름을 얻었고, 폭포도 매월대 폭포로 불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김시습은 조선 전기 문학의 백미로 평가되는 한문 소설인 ‘금오신화’의 작가이자, 세종의 총애를 받았던 인물이다. 그가 21세가 되던 세조 1년(1455년). ‘수양대군’의 왕위찬탈 소식을 들은 김시습은 대성통곡하며 보던 책을 모두 불태우고 산으로 숨어들었다. 이후 그는 조씨 성을 가진 육형제와 두 조카를 데리고 복계산 매월대에 은거했다고 전해진다.매월대폭포
2021.07.16 I 강경록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철강업만 한해 5500억원…EU 탄소 국경세 `발등의 불`
  •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다음은 16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철강업만 한해 5500억원…EU 탄소 국경세 발등의 불-이주열의 매파 본색…자산버블 강력 경고-“국힘 중심 정권교체” 최재형, 전격 입당-3기 신도시 1차 사전청약의 절반 `신혼희망타운` 노려볼 만-[사설]구직 단념자 역대 최대, 고용회복 아직도 갈 길 멀다-[사설]사회적경제기본법, 대통령 공약이라도 졸속은 안 돼△줌인&-미풍에 그친 한국판 게임스톱 운동…GO? STOP? -하필 이 시국에…오뚜기, 13년 만에 라면값 11.9% 인상△EU 탄소 국경세 도입 현실로-EU發 `탄소청구서` 날아들자…다급해진 정부 ‘한국 제외’ 총력전 예고-탄소 국경세, 韓 압박 커질 것…탄소중립 더 서둘러야-탄소배출 많은 수입품에 稅 부과…유럽기업 경쟁력 보호△3기 신도시 ‘청약 전략’-납입액 많은 40대는 일반분양…`무자녀` 2030은 신혼희망타운 노려야-당첨 후에는 소득 늘어도 취소 안돼…단 무주택 요건은 끝까지 유지해야-토지보상 지연되면 ‘10년 전세 난민’ 될 수도△기준금리 동결-`빚투`로 인한 자산거품, 코로나 보다 심각 판단…연내 2회 인상 힘실린다-돈줄 바짝 죄겠다는 한은…요동친 국고채 시장-금리인상 분위기에 코픽스 13개월래 최고…주담대 이자 부담 커져△종합-백신 없어 예약 중단하면서…9월까지 7700만회분 차질없다는 정부-여의도 집단감염 초비상…35개 금융사 직원 전수검사-요기요 주인 ‘여기요’…어피너티·GS리테일 연합 ‘유력’-中 경제성장률 18.3%→7.9% ‘뚝’… 하반기 추가 부양책 내놓나-국회 문턱 또 못넘은 ‘구글 갑질 방지법’△정치-우산 밖 윤석열 ‘마이웨이’…우산 속 최재형 ‘동고동락’-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이낙연…흔들리는 ‘尹-李’ 대선 양강구도-‘김빠진 사이다’ 지적에…이재명 ‘도로 사이다’ 시사-文대통령, 베트남 당 서기장과 정상통화…“진출 韓기업 안전위해 관심 기울여달라”-한국판 루스벨트함 될라…文, 집단감염 청해부대에 긴급후송 지시△경제-‘캐시백 축소, 소상공인 지원 확대’ 한발 물러난 洪…‘80% 지급안’ 고수-상반기 수출 3032억달러…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실제 농사짓는지, 실소유주 누군지…농지 샅샅이 파헤친다△금융-역대급 실적 기대에…금융지주 중간배당 가시화-“비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지속 땐 규제”-경남은행 “시원한 여름 나세요” 취약층에 선풍기 1300대 기탁-상반기에만 벌써 15건…보험사 특허 경쟁 ‘후끈’△산업&기업-“올림픽 특수 기대 안해”…실망한 기업, 마케팅 최소화-인테리어·건자재 업계 한샘發 지각변동 예고-‘손정의 2조 베팅’ 이끈 이수진 “야놀자, 여행·숙박 슈퍼앱 될 것”-삼성·LG전자, 생산차질로 수백억대 피해-“실질 최저임금 1만1000원” 경총, 3년 만에 이의제기△ICT·바이오-‘코로나 백신 특수’ 삼성·애플, 신모델 대박 자신감-메쉬코리아·오아시스마켓 퀵커머스 합작법인 설립-대표이사 물러났지만 이사회 의장 그대로…유한양행 ‘이정희 체제’ 지속에 내부 반발-옵토레인 ‘델타 변이 판별’ 진단키드 개발△과학카페-북태평양·티베트 고기압 만나…‘뜨거운 공기’ 지면에 가둬-코로나19 바이러스 뇌세포도 공격할까-이상엽 KAIST 교수, 코로나 치료제 후보물질 찾는다△손태호의 그림&스토리-춤꾼 최승희를 아시나요△증권&마켓-삼성SDI·SKIET…외국인이 담는 배터리株 사둘까-이베이코리아 포기 MBK 中렌터카 1위 업체 품어-“카카오뱅크 공모가, 다른 은행과 비교땐 과도하게 비싸”△증권-디폴트옵션 ‘원리금 보장’ 돌아선 금투협…업계 찬반 갈려-아산엔젤펀드 위탁운용 신한자산운용서 담당-“원하는 대로 주겠다”…PEF, 매물 찾아 ‘구애전’-비상장주 상반기 거래, 내달말까지 양도세 신고해야△부동산-북가좌6 수주전 과열…DL이앤씨 제안 ‘위법’ 논란-열기 더해가는 집값…‘전국이 불장’ 지난달 수도권·광역시 상승폭 키워-보금자리론 한도 확대…중저가 아파트 ‘6억 키맞추기’-“전세가 안 나가네”…잘 나가던 성남 분당에 무슨 일이?△여행-숲속 은밀하게 숨은 폭포…‘쏴~’ 하게 무더위를 씻다-버려졌던 채석장에 ‘예술 꽃’ 피었네-바로 만들어 내놓은 ‘막’국수…새콤달콤 그 맛이 예술△스포츠-‘7승 도전’ 박민지 “내일부터 올라갈 것”-박성현 “공-몸 거리 일정해야 샷 정확도 쑥”-한국 남자 골프 첫 메달리스트 되고 싶어“-호돌이·수호랑은 아는데…도쿄올림픽 마스코트는-메시, 연봉 50% 깎고 바르셀로나서 5년 더 뛴다-`롯데 좌완` 투수 김진욱, 박민우 대신 김경문호 합류△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수소 관련 안전진단 기준 연내 마련…수소경제 활성화 적극 돕겠다-부탄캔 사고 대부분 부주의 탓…안전수칙만 잘지켜도 사고예방△오피니언-[목멱칼럼]스마트 개미, 자본시장 주역으로 키워야-[북극 이야기]더 중요해진 ‘북극 이사회’ 역할-[기자수첩]방역지침 외면한 NC, 프로야구 공멸 바라나△피플-18세 팝스타 로드리고 “코로나 백신 꼭 맞으세요”-이석희 사장 “메모리 중심 시대…3S 중요”-한진만 부사장 “글로벌 기업과 협력할 것”-동화약품 연구소장에 황연하 이사 선임-삼성전자, AI·로봇 등 6대 유망기술 연구자 집중 육성-한전, 탄소중립 발맞춰 전력혁신본부 신설-韓 떠나는 랩슨 美 대사대리 “한미 관계 담당 36년 뜻깊어”△사회-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이 시국에 “더는 못 참겠다” 집단집회 눈살-`이대남`만 사람이냐 vs 여성이 차별받나 …젠더 갈등에 더 불붙인 ‘여가부 폐지론’-검사량은 ‘쑥쑥’, 땀은 ‘뚝뚝…’ 선별 진료소 의료진 폭염과 사투-얼빠진 서울교육청…공무원 합격·불합격 47명 뒤바꿔-“변호사에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 폐지는 합헌”
2021.07.15 I 김현식 기자
‘슈돌’ 빅보이 젠, 소유진 딸 세은이와 특급 케미
  • ‘슈돌’ 빅보이 젠, 소유진 딸 세은이와 특급 케미
  • ‘슈돌’ 빅보이 젠, 소유진 딸 세은이와 특급 케미[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슈퍼맨이 돌아왔다’ 젠이 세은이의 매력에 푹 빠진다.11일 방송되는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 390회는 ‘내 마음을 ’바다‘줘’라는 부제로 시청자를 찾아온다. 그중 사유리와 젠은 집에 찾아온 소유진과 그의 막내딸 세은이와 특별한 하루를 보낸다. 젠과 세은, 두 귀요미의 특급 만남이 일요일 밤 안방에 행복한 힐링을 선사할 예정이다.지난 방송에서는 사유리의 집에 찾아온 소유진과 세은이의 모습이 그려지며 시청자들의 기대를 자극했다. 잠깐이지만 빅보이 젠과 먹방요정 세은이의 만남이 자아내는 세젤귀 케미가 랜선 이모-삼촌들의 심장을 제대로 훔친 것이다.11일 방송에서 두 아이의 만남이 본격적으로 그려진다. 먼저 삼 남매의 막내인 세은이는 아기인 젠 앞에서는 의젓한 누나의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젠이 울려 할 때마다 발레 공연부터 마술까지 개인기를 하나씩 꺼내며 달래주기까지 했다고. 이런 세은이의 끝이 없는 매력에 젠도 빠져들었다는 전언이다.그런가 하면 다둥이 맘이자 요리 연구가 백종원의 아내인 소유진은 사유리에게 이유식과 함께 ‘엄마식’ 요리법도 알려준다고. 이는 아이를 위해 좋은 재료를 준비하면서도, 자신의 밥은 대충 때우는 모든 부모에게 꿀팁이 될 전망이다.이어 사유리와 젠은 처음으로 둘만의 소풍을 떠났다. 선글라스까지 장착한 사유리와 젠의 모습이 밝은 햇살과 너무나 잘 어울렸다고 하는데. 특히 나들이 중 ‘소원의 폭포’를 찾은 사유리는 “젠의 동생이 생겼으면”하고 소원을 빌었다고 해 궁금증을 자아낸다.과연 사유리가 이러한 소원을 빈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의 소풍에서는 또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이 모든 질문의 답이 밝혀질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390회는 오늘(11일) 밤 9시 15분 방송된다.
2021.07.11 I 강경록 기자
주걸륜 "미술 한류에도 관심…韓 팬들과 소통하고파"
  • 주걸륜 "미술 한류에도 관심…韓 팬들과 소통하고파"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한국에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연예인, 가수들이 예술작품을 공유하는 게 인상 깊었다. 예술은 언어의 제한이 없는 만큼 한국의 팬들과 미술로 소통을 하고 싶다.”2008년 개봉된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감독 겸 배우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대만 배우 주걸륜이 최근 이데일리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한국 미술 시장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드러냈다.(사진=JVR MUSIC )2008년 개봉된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감독 겸 배우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대만 배우 주걸륜이 최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한국 미술 시장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드러냈다. 그와 만나게 된 건 한국 미술 시장의 변화를 눈여겨 보던 주걸륜이 먼저 한국 팬들과의 소통을 자처하면서다. 여기에 올해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영화로 리메이크 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그는 “하루빨리 코로나19가 끝나고 한국을 방문해 팬들과 교류하고 싶다”고 아쉬움과 함께 기대를 전했다.그는 수년전 빅뱅의 지드래곤이 음악과 미술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하고, 인스타그램을 사용해서 공유하는 것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여기에 방탄소년단 RM, 지코, 오마이걸 등 연예인이 팬들과 SNS에서 소통을 하고, ‘연예인이 본 전시’ 등의 수식어로 미술계 트렌드까지 만드는 현상에 대해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미술 교사였던 어머니 덕에 어릴 적부터 미술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주걸륜은 오랫동안 작품을 컬렉팅하며 조예를 쌓아왔다. 그의 소장품에는 장-미셸 바스키아부터 지오르크 바젤리츠까지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이 다수 있다. 많은 사람들과 좋은 작품을 나누고 싶어 최근에는 홍콩 소더비에서 직접 큐레이터로 참여하기도 했다. 바스키아, 파블로 피카소 등 그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직접 엄선하고, 그들의 작업실을 재현하며 관람객들의 흥미를 돋우고자 했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 달리 대만, 중국에서는 한국처럼 SNS를 통한 소통 문화가 발달하지 않아 늘 아쉬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주걸륜은 한국 작가 중에서는 이우환 작가의 팬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9년인가 상하이에서 한국 미술가 이우환씨의 전시회를 관람했는데 명성을 들은 대로 인상 깊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근 열린 소더비 경매 전시회에서 한국의 디지털아트 에이스트릭트(a‘strict)의 작품을 보고 큰 감명을 받기도 했다. 그는 “건물에서 폭포가 흐르는 듯한 작품이었는데 매우 충격적이었다”며 “이번 작품 말고도 입체적인 그들의 작품을 본 적이 있는데, 앞으로 이런 작품의 시장이 매우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주걸륜은 ‘말할 수 없는 비밀’ 영화 제작에도 큰 기대를 드러냈다. 그는 “오래 전 ‘말할 수 없는 비밀’이 한국에서 리메이크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왜 촬영을 안하나 궁금했다”며 “최근에 배우 도경수가 주연으로 확정되고, 다시 촬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기대하는 중”이라고 활짝 웃었다. 영화관에서 ‘말할 수 없는 비밀’ 이 재개봉됐다는 소식도 들었다며 팬들의 응원에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콘서트가 됐든, ‘말할 수 없는 비밀’ 시사회가 됐든 빠른 시일 내에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밤 늦게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동대문이 기억에 남는다는 그는 “한국 연예인과 함께 동대문 거리에서 피아노를 하나 가져다 놓고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연주하는 컬래버레이션 공연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주걸륜이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 자신이 소개한 장-미셸 바스키아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소더비)
2021.06.29 I 김은비 기자
'전참시' 데프콘, 정형돈 일일 매니저로..진상 연예인 설정에 '진땀'
  • '전참시' 데프콘, 정형돈 일일 매니저로..진상 연예인 설정에 '진땀'
  • [이데일리 스타in 김은비 기자] ‘전지적 참견 시점’ 형돈이와 대준이가 일일 매니저 수난기를 공개했다.(사진=MBC ‘전지적 참견 시점’) 26일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 159회에서는 잭&드미츄리로 돌아온 형돈이와 대준이의 웃음 넘치는 하루를 공개했다.이날 데프콘은 형돈이와 대준이의 일일 매니저 드미츄리로 파격 변신해 ‘전참시’ 카메라 앞에 섰다. 데프콘은 “형돈 씨가 말만 하면 다 되는 줄 안다”라며 매니저로서의 고충을 제보했다. 뒤이어 데프콘은 정형돈과 함께 일일 매니저와 연예인 설정에 흠뻑 심취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정형돈은 “나 관찰 예능 잘 못한다”라면서 상황극에 몰입, 데프콘에게 예상치 못한 시련을 안겨 방송 내내 폭소를 유발했다. 데프콘에게 아침부터 편의점 플렉스를 부탁하는가 하면, 편의점 얼음 컵이 없다며 “나 안 해~”라고 귀여운 떼를 쓴 것. 정형돈의 상황극에 피곤해진 데프콘은 폭포수 같은 진땀을 흘리며 동분서주해 MC들을 폭소하게 만들었다. 급기야 데프콘은 정형돈에게 “내가 진짜 매니저냐?”라고 발끈하면서도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정형돈의 디테일한 주문에 성심성의껏 응하며 그 누구보다 매니저 역할에 진심인 모습을 보였다. 데프콘은 땀이 흥건해진 모습으로 정형돈의 메이크업까지 도맡았다. 실제로 데프콘은 형돈이와 대준이의 스타일리스트 역할을 하기도 했다.또한, 이날 형돈이와 대준이는 잭&드미츄리로 첫 공중파 음악방송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곳에서도 일일 매니저의 고군분투는 계속됐다. 무대 의상이 구겨져 다리미질해야 했던 것. 데프콘은 순발력을 발휘해 레드벨벳 조이에게 스팀 다리미를 빌려 다리미질을 이어가기도 했다.뿐만 아니라 형돈이와 대준이는 첫 생방송에서 가발이 벗겨지는 방송사고로 스튜디오를 초토화시키기도 했다. 데프콘이 90도로 인사하던 중 가발이 시원하게 벗겨진 것. 현장이 웃음으로 발칵 뒤집어진 가운데, 두 사람은 무대에 올라 ‘부처님 오신 날에 만난 기독교 그녀’, ‘봄에 내기엔 늦었고 여름에 내기엔 좀 이른 노래’를 폭풍 열창, 이목을 집중시켰다.
2021.06.27 I 김은비 기자
DNA 쏟아내는 7m 디지털폭포 아래서…"나 진짜 이이남인가"
  • DNA 쏟아내는 7m 디지털폭포 아래서…"나 진짜 이이남인가"
  • 이이남의 ‘시가 된 풍경’(2021). 높이 680㎝, 폭 200㎝의 대형폭포를 형상화해 12분 24초짜리 싱글채널비디오로 제작했다. 작품에서 수직하강 중인 것은 물이 아닌 문자다. “고대 갑골문부터 추사의 세한도까지 5300여권에서 받은 문자데이터로 제작했다”고 했다. 그 틈새 DNA 염기서열인 A·G·C·T까지 엉키고 뭉쳐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작가 이이남(52)이 변했다. 아니 진화했다는 말이 더 정확할 거다. ‘사각프레임 속 파격’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게 됐으니 말이다. 동서양 명화에 LED를 들여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고전을 재창조하던 일도 시들해졌으니 말이다. 다 빈치의 ‘모나리자’, 클림트의 ‘키스’를 외워대며 멀리 갈 것도 없다. 그이의 진가가 발휘된 진짜배기는 고즈넉한 국내 산수화에 있었으니. ‘신-인왕제색도’나 ‘신-금강전도’, ‘신-세한도’나 ‘신-몽유도원도’ 등을 한 번이라도 봤다면, 그이의 변화 소식이 섭섭할지도 모르겠다. 맞다. 이이남의 ‘신’(新)은 단순한 새로움이 아니라 혁명에 가까웠다. 이건희컬렉션 덕에 270년 만에 강력한 유명세를 치른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1751·국보 제216호)를 비롯해 역시 겸재의 ‘금강전도’(1734·국보 제217호),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1844·국보 제180호), 안견의 ‘몽유도원도’(1447)를 뒤집어놨던 ‘사건’이 10여년간 따라다녔으니까. 감히 겸재·추사 등의 ‘국보 걸작’을 덧칠도 부족해 4∼8분여간 맹렬히 움직이는 그림으로 바꿔버렸던 거다. 담백했던 수묵화에 꽃 피고 바람 불고 비 내리고 눈 쌓이는 사계절의 변화를 컬러풀하게 심어내고 한구석의 고요한 초가에 불까지 켰다 껐다 했더랬다. ‘신-인왕제색도’에선 인왕산 위로 여객비행기 한 대 유람시키더니, ‘신-금강전도’에선 1만 2000봉마다 크레인·송신탑을 세우고 영화 ‘플래툰’에서나 봤던 군용헬기를 무차별 출격시키기도 했다. 흡사 전시상황이었다. 작가 이이남이 서울 은평구 사비나미술관서 연 개인전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다’에 내놓은 자신의 설치작품 ‘형상을 벗어나 존재의 중심에 서다’(2021) 옆에 섰다. 오른쪽 뒤로 높이 680㎝의 ‘시가 된 폭포’(2021) 윗부분이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이남의 설치작품 ‘형상을 벗어나 존재의 중심에 서다’(2021) 중 바닥에서 올려다본 안쪽 전경. 작품은 고서를 매단 원이 쉴 새 없이 오르락내리락하며 바닥의 물웅덩이에 책 속 문자들을 비추게 제작됐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런데 수묵화에 전쟁통을 끌어들인 이후의 시간이 그이에겐 ‘전쟁 같은 평화’였나 보다. 뒤늦은 성장통 탓이다. 이런 독백이 절로 나왔다고 하니 말이다. “사람은 사라져가는 시간 속에 살고 있다. 과연 없어지지 않을 게 무엇인가. 난 이제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하는가.” 그래서 찾아다녔단다. “내가 사라져도 남아 있을 것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산 삶이 꺼진 이후에도 켜져 있을 어떤 것을.” ◇A·G·C·T 염기서열로 그린 DNA 산수처음부터 ‘세다’. 깊은 산중 거세게 바위를 때리는 물소리를 들으면서 발을 떼야 하니까. 하지만 이 청각적 자극은 이후 시각적 충격에 비하면 소소하다. 680㎝ 폭포에서 허연 거품들이 수직하강 중인 장면을 코앞에서 목도하게 되니까. 그런데 정작 쏟아지는 그것은 물이 아니다. 물처럼 보이는 문자들이다. 그러고 보니 폭포벽에 박혀 있는 것들도 바위가 아니었다. 책이었다, 오래된 책. “고대 갑골문부터 추사의 세한도까지 5300여권에서 받은 문자데이터로 제작한 것”이란 설명이 따라나왔다. 쉽게 말해 인간을 지탱해온 정신세계, 문명의 역사를 고서가 토해내는 수억의 문자들로 펼쳐냈다는 거다. 이이남의 ‘반전된 산수’(2021). 허백련의 산수화 한 폭을 거꾸로 매단 작품은 바닥의 수조를 통해야 뒤집힌 그림 속 세상이 제대로 보이게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서울 은평구 진관동 사비나미술관. 작가 이이남이 새로운 분기점을 찍으며 개인전을 연 곳이다. 강렬한 첫인상 ‘시가 된 폭포’(2021)를 비롯해 싱글채널·다중채널비디오에 고서·거울·수조 등 오브제를 곁들인 대형설치작품 21점을 꺼내놓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다’란 타이틀을 붙였다. 사실 이번 개인전을 이해하는 데, 작가의 변신을 수용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키워드가 하나 있다. ‘DNA’다. 작가의 모든 작품에 데이터화한 자신의 DNA 염기서열을 녹여냈다는 것인데. 다소 ‘뜬금없다’고 할지 모를 그 배경을 설명하자면 이렇다. 문득 인생·작품을 걸고 정체성을 고민하던 작가가 “내 뿌리를 찾는 작업을 하자” 했단다. 그러다가 가장 바닥에 있는, 나를 구성하고 있는 DNA를 알아내야겠다는 생각에까지 이른 거다. 생각만이 아니었다. 그 일을 해냈다. 서울대 생명과학연구소를 통해 자신의 DNA를 추출했고 그 염기서열인 A(아데닌), G(구아닌), C(사토신), T(티민)의 복합구조 데이터를 얻어내기에 이르렀다. 그러곤 그 데이터로 고전 산수화를 다시 그려내는 일에 빠져든 거다. 둥근 또는 사각의 판에 DNA 데이터를 텍스트로 바꾼, 알파벳 A·G·C·T가 차곡차곡 쌓이며 옛 산수화가 하나둘씩 ‘채워지는’ 그림 말이다. 작가 이이남이 미디어설치작품 ‘DNA 산수’(2021) 중 한 폭 앞에 섰다. 자신의 DNA 데이터와 빛의 신호를 재해석해 작가 자신이 그림 속 산수와 하나임을 표현한 것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이남의 ‘DNA 산수’ 중 전경 일부. 초록 조명이 진한 거울공간에 작가의 DNA 염기서열이 흘러내리는 산수화, 그들을 비추는 같은 크기와 모양의 또 다른 거울을 달아 겹겹의 중층적 세계를 펼쳐내고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중국 송대 화가 곽희의 ‘조춘도’(1072)를 차용해 푸르고 깊은 싱글채널비디오로 제작한 ‘인간, 자연, 순환, 가족’(2021), 북송 때 화원 왕희맹의 ‘천리강산도’와 겸재 정선의 ‘사공도시품첩’ 속 ‘웅혼’ ‘충담’ 등을 어울려 다중채널비디오로 제작한 ‘DNA 산수’(2021) 등이 대표적이다. 작품 속에 흩날리는 A·G·C·T는 육안으로 쉽사리 가려낼 수 있는데, 불현듯 앞서 본 ‘폭포도 혹시?’ 할 수 있다. 그렇다. 그 흘러내리는 문자도 A·G·C·T가 함께 엉키고 뭉친 융합체였던 거다. ◇뿌리를 찾아 시대를 거스른 첨단 미디어 작품들 굳이 디지털이 아니어도 ‘움직이는 작품’은 더 있다. ‘형상을 벗어나 존재의 중심에 서다’(2021)란 긴 제목을 가진 설치작품은 중국 당나라 시인 사공도의 시학서 ‘이십사시품’의 한 구절에서 착안한 것. 이를 토대로 ‘주자대전’ 등 고서 몇 권을 매달아 아래위로 쉴 새 없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설치작품을 만들었다. 그 의미는 물리적 율동감 이상이다. 바닥의 물웅덩이에 얼핏 비치는, 책 속 문자들의 정신 혹은 가치를 ‘어렵게’ 들여다보라는 뜻이니까. 이이남의 ‘반전된 빛’(2021). 함께 있을 수 없는 해와 달의 두 글자가 만나 빚은 ‘밝은 명’(明)의 조형물. 뒤집힌 글자는 그림자로 바닥에 깔릴 때 비로소 제대로 보인다. 조명을 비춘 방향을 거스른 그림자 역시 DNA 염기서열 A·G·C·T로 꿈틀대는 중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이남의 ‘인간, 자연, 순환, 가족’(2021). 중국 송대 화가 곽희의 ‘조춘도’(1072)를 차용해 푸르고 깊은 싱글채널비디오로 제작한 DNA 그림의 대표작이다. 빈 공간이던 검정 판에 차곡차곡 염기서열 A·G·C·T가 쌓여 산수화가 그려진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형상을 뒤집어야 비로소 보이는 세상을 상징한 작품도 있다. 허백련의 산수화 한 폭을 거꾸로 매단 ‘반전된 산수’(2021)와 조형물 ‘밝을 명’(明)자를 거꾸로 세운 ‘반전된 빛’(2021)이다. 두 작품은 모두 세상의 진짜 모습은 바닥의 수조에 비췄을 때, 바닥의 그림자로 깔릴 때 제대로 보인다는 의미를 에둘러 심어낸 것이다. 파고들수록 녹록지 않은 심오한 메시지. 쉬운 방식도 있을 텐데 작가는 왜 이토록 복잡한 길을 자처했을까. “내가 진짜 이이남인가”를 묻고 싶더라는 거다. “보이는 이미지만을 추구하는 시대에 과연 영원한 게 있을지, 그게 알고 싶더라”고 했다. 그러곤 그 뿌리를 찾는 과정에서 형식으론 DNA에, 내용으론 동양철학·미학에 답이 있겠다고 결론을 내렸던 거다. 그 오랜 고뇌 끝에 ‘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다’는 시화일률 사상이 마침내 첨단 디지털기술을 입게 된 것이고. 전시에는 10여년 전부터 작가를 ‘제2의 백남준’으로 알린 ‘신-인왕제색도’ ‘신-금강전도’ ‘신-세한도’ ‘신-몽유도원도’를 함께 걸었다. 그 세월이야 그렇게 연결된다 해도, 보는 만큼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개인전만 70번째라는 이 미디어아티스트의 ‘천재적’ 발상이 과연 어디까지 가닿을지. 전시는 8월 31일까지. 작가 이이남이 2009년 제작한 작품 ‘신-인왕제색도’ 중 한 장면.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1751·국보 제216호)를 차용해 움직이는 그림으로 다시 그려냈다. 사계절의 변화를 들이고 고즈넉한 가옥에 불을 켰으며 인왕산 위로 서서히 나는 비행기도 띄웠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21.06.21 I 오현주 기자
창녕 성씨 고택 대청마루 내려서면 제주바다에 닿는다
  • 창녕 성씨 고택 대청마루 내려서면 제주바다에 닿는다
  • 작가 임창민이 서울 종로구 아트사이드갤러리서 연 개인전 ‘앳 더 모멘트’에 건 미디어작품 ‘시간 프레임 속으로: 서울의 궁’(2018) 옆에 섰다. 규모 180×300㎝의 작품은 창덕궁 수강재를 촬영한 사진 안에 힘차게 떨어지는 구미 대해폭포수 영상을 심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완벽한 풍경이 아닌가. 고즈넉한 대청마루 저 밖으로 내다보이는 전경이 바다를 품었으니. 빳빳한 창호지 저 건너편으로 말이다. 어떤 날은 허옇게 부서진 포말이 밀려들고, 어떤 날은 바람이 일어 풀잎을 건드린다. 어떤 날은 푸른 폭포수가 속을 다 게워내고, 어떤 날은 내 집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노란 잎이 앞집 지붕을 물들인다. 굳이 우직한 고택이 부담스럽다면 현대식 세련된 장소로 옮겨갈 수도 있다. 테이블과 의자만 지키고 있는 정돈된 공간, 그곳에 난 창밖으로도 꽃잎은 떨어지고 구름이 움직이며 노을은 번진다. 그렇게 시간이 가고, 세월도 가고. 그런데 말이다. 저 완벽한 풍경에 ‘균열’이 있다면 믿겠는가. 손 하나 보탤 데 없는 저 매끈한 장면에 ‘태생의 비밀’이 있다면? 맞다. 사실 완전체로 보이는 저 풍경에는 누군가가 작정한 금이 들어 있고, 그 금을 따라 나선 데에 창과 문이 나 있으며, 그 창과 문 너머로 전혀 의도치 못한 또 다른 풍경이 꿈틀대며 들어차 있는 거다. 알 듯 모를 듯한 이 상황을 정리하면 이렇다. 사진으로 촬영한 어느 풍경, 거대한 그 화면 안쪽에 사각 프레임이 ‘열려’ 있다. 액자처럼 걸린 게 아니라 열려 있는 거다. 그래서 문밖이고 창밖인 그 프레임 안엔, 사진이 이미 담아낸 전경과 아무 상관이 없는 장면이 또 펼쳐지는데. 그저 다른 풍경 사진을 끼워 넣었나 보다 할 게 아니다. 풍경이 움직이고 있으니까. 그래, 짐작한 바로 그거다. 영상으로 촬영한 또 하나의 풍경. 파도가 밀려들고 나뭇잎이 흔들리고 폭포수가 떨어지고 눈이 내리는 그것들이, 사진 안에 길을 내고 있는 거다. 임창민의 ‘시간 프레임 속으로: 고택의 봄’(2021). 창녕 성씨 고택의 대청마루 문턱을 넘어서면 바로 내 발을 디딜 수 있을 것 같은 저 바깥풍경은 제주의 어느 바다다. 실제 작품에선 나뭇가지와 풀이 흔들리고 파도가 일렁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세상 속 세상 구경이 마냥 신기해 이리저리 옮겨 다니다가, 드디어 그를 만났다. 이질적인 조합으로 기어이 이상적인 조화를 찾아내는 작가 임창민(50·계명대 응용미술학과 교수). 당장 궁금한 것부터 물었다. “저 사진 속 문과 창, 영상을 앉히려고 일부러 내신 겁니까.” 친근한 목소리의 답이 돌아왔다. “인위적인 리터치는 없습니다. 벽을 뚫거나 창문을 내거나 하지는 않지요.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건 표시가 나니까요.” 닮은 듯 다른 결합이지만 그저 짜맞추기 위한, 조작의 합체는 아니란 얘기다. 그때부터 비로소 그가 만든 ‘정중동’의 세상에 온전히 빠져들 수 있게 됐다. 그 안엔 ‘숨죽인 듯 고요한 가운데 어떤 움직임’이 있었다. 드라마틱한 움직임이. 임창민의 ‘시간 프레임 속으로: 계단에서 본 남해 뷰’(2021). 작가가 재직하고 있는 계명대 어느 건물 계단의 난간 너머로 잔잔하게 일렁이는 남해의 물결이 내다보인다. 건물 계단은 사진으로, 남해는 영상으로 촬영한 것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사진과 영상, 이질적 조합으로 이상적 조화를 찾아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 작가 임창민의 ‘프레임’들이 걸린 곳이다. ‘앳 더 모멘트’(At the Moment)라고 했다. ‘지금에’란 뜻이려나, ‘현재에’란 뜻이려나. 굳이 그런 주제의 전시명이어야 한 건 역설적으로 ‘지금에’로도, ‘현재에’로도 가능하기 때문일 거다. 두 개의 공간을 펼치고 두 개의 시간을 가둬 우리 눈앞에 나란히 펼쳐놓는 일이니까. 그렇다. 사진과 영상 그 합체로 작가가 담아내려 한 것은 사실, 풍경 그 이상인 ‘시간’이다. 그 시간을 담아내려는 데 풍경이 적절했을 뿐이고,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려는 데 사진만으로는 충분치 않았을 뿐이다. 그래서인가. 작가는 모든 작품에 ‘시간 프레임 속으로’(Into a Time Frame)란 타이틀을 붙였다. 작가 임창민이 서울 종로구 아트사이드갤러리서 연 개인전 ‘앳 더 모멘트’에 건 미디어작품 ‘시간 프레임 속으로: 에콜라파크’(2021) 옆에 섰다. 대구의 한 카페(사진) 창밖으로 미국 포틀랜드의 에콜라파크 해변(영상)이 펼쳐져 있다. 영상에선 허연 포말이 끊임없이 밀려드는 중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덕분에 그런 시간여행은 물론, 공간이동까지 가능해졌다. 창녕 성씨 고택의 마루문(사진) 밖으로 제주바다(영상)가 펼쳐지고(‘시간 프레임 속으로: 고택의 봄’ 2021), 제주 애월 해걸음 공사장(사진)에선 포항바다(영상)의 일출이 보인다(‘시간 프레임 속으로: 포항 해안 뷰’ 2021), 서울 창덕궁 수강재(사진) 너머론 구미 대해폭포(영상)가 뻗치고(‘시간 프레임 속으로: 서울의 궁’ 2018), 대구의 한 카페(사진) 창밖으론 포틀랜드 에콜라파크의 해변(영상)이 이어진다(‘시간 프레임 속으로: 에콜라파크’ 2021). 그럼에도 작가의 작품 안에선 시공간을 따지는 게 무의미하다. 멀쩡히 존재하는 실제공간을 사진으로, 영상으로 떡하니 꺼내놓고 “이런 데는 없습니다”하는 셈이니까. 그래서 작가의 작업은 최소한 그가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세계’를 향하는 일이다. 가령 그이의 전시작 중 유일하게 사진과 영상이 겹치는 해인사 연화문의 눈 오는 풍경(‘시간 프레임 속으로: 산사의 눈’ 2021)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 말이다. “연화문을 통해 내다본 꽉 막힌 풍경이 늘 답답했다. 그래서 그 답답한 전경을 걷어내고 눈이 소복이 쌓인 지붕, 확 트인 하늘과 산세가 보이는 영상을 들였다.” 임창민의 ‘시간 프레임 속으로: 산사의 눈’(2021). ‘해인사 연화문’에 카메라를 들이댔다. 전시작 중 유일하게 사진과 영상이 겹치는 장소다. 그럼에도 실제 ‘해인사 연화문’에선 저 바깥세상을 찾아볼 수가 없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미리 ‘결합’을 계획하기도 하지만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결정하는 게 대부분이란다. 시간을 담아두는 작업이지만 정작 작가의 시간은 ‘잴 수도 없다.’ 눈 오는 날 풍경은 10년에 걸쳐서 제작했다고도 하니. “사진을 먼저 찍을 때도 있고 영상을 먼저 찍을 때도 있다. 촬영을 빼고 한 점 제작에만 2∼4주가 족히 걸린다.” ◇멈춤과 움직임 늘 공존하는…어차피 이중적 세상미디어아티스트로 불리는 작가지만 사실 전공은 사진도 영상도 아닌 응용미술이란다. “회화와 디자인의 경계라고 할 거다. 대학시절 사진에 기웃거렸던 게 계기가 됐다.” 그간 시도해온 형태는 다양하다. 비행기 창문 밖을 내다보게도 했고 회색벽에 걸린 액자를 들여다보게도 했다. 이번 전시작이 좀더 ‘생생’할 수 있었던 건 2019년 연구년으로 가 있던 미국 포틀랜드에서 촬영한 사진·영상을 보탠 덕이다. 전시에는 폭 300㎝ 대작부터 한눈에 들어오는 75㎝ 남짓한 작품까지 16점을 걸었다. 에디션은 8점 정도 만든다고 했으니 흔치 않은 ‘베스트 중 베스트’를 옮겨왔을 거다. 임창민의 ‘시간 프레임 속으로: 햇살 비치는 오레곤 해안’(2021). 미국 포틀랜드의 후드리버란 동네서 촬영한 사진에 오레곤 해안의 파도치는 풍경의 영상을 넣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다는 그 ‘이상적 그림’이 미혹하는 힘은 적지 않았다. 180×300㎝인 ‘시간 프레임 속으로: 서울의 궁’(2018)을 비롯해 작가의 작품은 주로 기관·기업에 팔려 나갔는데. 멀리는 뉴욕대, 골드만삭스그룹, MOCA상하이가 있고 국내에선 국립현대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미술관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 신영그룹, 보광병원 등 기업·병원에서 많이 찾았다. 멀지 않아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선 5×7m 전광판으로도 볼 수 있을 거란다. 한바탕 긴 여행을 끝내고 진짜 현실로 돌아오는 길. 새삼 뒤돌아본 세상풍경이 작가의 작업을 닮아 있었다. 저곳에선 고정된 하나의 프레임을 서로 강요하지만, 그 안쪽세계는 늘 치밀하게 움직이고 있지 않던가. 어차피 세상은 그렇게 이중적이란 얘기를 작가가 에둘러 꺼내놨을 뿐이다. 멈췄다고 생각한 것이 움직이고, 흔들린다고 믿는 것이 정지해 있는. 실제라고 확신했으나 환상이었고, 꿈이라고 몰아갔던 일이 현실이 되는. 문득 ‘포항 화진해수욕장 허름한 간이건물 밖에 펼쳐진 제주 사계바다의 해넘이’가 아른거리는 것을 보니, 그 세상 구경을 제대로 한 거지 싶다. 전시는 7월 3일까지. 임창민의 ‘시간 프레임 속으로: 화진해변의 일몰’(2021). 포항 화진해수욕장의 허름한 간이건물 밖으로 펼쳐진 풍경은 제주 사계바다다. 해 그림자는 사진으로 촬영한 화진해변에만 드리워졌을 뿐, 제주의 흰 파도를 촬영한 영상에선 찾아볼 수 없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21.06.14 I 오현주 기자
전라도 금강죽봉·위봉폭포·우금바위 일원 명승 지정
  • 전라도 금강죽봉·위봉폭포·우금바위 일원 명승 지정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문화재청은 ‘고흥 지죽도 금강죽봉’ ‘완주 위봉폭포 일원’ ‘부안 우금바위 일원’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9일 지정했다. 전라남도 고흥군(군수 송귀근)과 전라북도 완주군(군수 박성일), 부안군(군수 권익현)에 있는 이들 대상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함께 역사문화적 가치를 함께 갖춰 명승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고흥 지죽도 금강죽봉 (사진=문화재청)‘고흥 지죽도 금강죽봉’은 지죽도의 남쪽 해안에 대나무처럼 곧게 솟아오른 바위 주상절리다. 높이가 100m에 달할 정도로 웅장하고 흰색의 응회암 지대에 발달해 다른 곳에서 볼 수 있는 검은 색 주상절리와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특바다에서 배를 타고 가며 올려다보면 높이 솟아오른 모습이 매우 아름답고 금강죽봉에서 다도해를 조망하는 경관 역시 아름답다.‘완주 위봉폭포 일원’은 완산팔경의 하나로서, 폭포를 중심으로 주변의 산세가 깊고 기암괴석과 식생이 잘 어우러져 사계절 경관이 수려하다. 높이 약 60m의 2단으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괴석에 부딪히며 주변을 더욱 울창하게 해 비경을 만들고 있다. 조선 시대의 8명창 중 한 명인 권삼득(1771~1841)이 수련해 득음한 장소라 알려지기도 했다. 위봉폭포는 위봉산성, 위봉사와 함께 자연유산을 향유한 선인들의 삶과 정신을 살펴 볼 수 있는 역사·문화적인 가치 또한 높다.우금바위 밑 수행처(사진=문화재청)‘부안 우금바위 일원’은 고려 시대 이규보의 남행월일기와 조선 후기 강세황의 유우금암기에 글과 그림으로 잘 남아있어 오래도록 사랑받아온 자연유산임을 알 수 있는 곳이다. 우금바위 아랫부분에는 원효굴 등 많은 동굴이 수행처로 이용돼 왔으며 주변에는 백제부흥운동이 벌어졌던 우금산성, 개암사가 있어 역사문화적 가치도 높다. 이렇듯 우금바위 일원은 주변 산세와 식생이 어우러진 가운데 우뚝 솟은 바위가 변산의 경관을 한 곳으로 모으는 집점이 되는 자연유산이다.문화재청은 이번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한 3건을 해당 지방자치단체, 관리자 등과 협력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 탐방시설 정비 등을 통해 더 많은 방문객이 우리 땅의 자연유산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완주 위봉폭포 (사진=문화재청)
2021.06.09 I 김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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