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동국제강, 건설·조선업 파고에 ‘출렁’
  • [17th SRE]동국제강, 건설·조선업 파고에 ‘출렁’
  • ▲동국제강이 충청남도 당진시 송악읍에 건립한 연산 150만톤 규모 당진공장(사진 = 동국제강 제공)[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동국제강(001230)이 17회 SRE 워스트레이팅 1위에 오른 것은 건설과 조선, 해운업에 이어 철강산업에도 불황의 그림자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는 신호다.동국제강은 이번 설문에선 109명의 응답자 중 36명(33%)이 3대 신용평가사가 매기는 신용등급 ‘A+(안정적)’이 적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후보에 오른 40개 기업 중 한진중공업, 현대상선, STX조선해양 등과 함께 공동 1위에 오른 것이다.6개월 전 16회 SRE에선 전문가 11명(10%)만이 동국제강을 워스트레이팅 기업으로 선택했다. 반년 만에 크레딧 업계의 시선이 급격히 싸늘해진 셈이다.특히 크레딧 애널리스트(33% 선택)보다 실제 회사채 운용을 담당하는 채권매니저(49%)의 비중이 높았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한 SRE 자문위원은 “채권매니저 비중이 높다는 건 기업 자체의 재무상황까지 걱정할 때가 왔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건설·조선업에 기댄 성장…업황 기울어동국제강이 생산하는 상품은 주로 선박, 교량에 쓰이는 두꺼운 철판인 후판과 건축 자재인 철근, 형강 등으로 이 두 제품에 의존한 것이 화근이었다. 부동산, 조선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기에 안성맞춤이었던 것. 후판은 지난 2011년 1분기 연 7%대, 철근은 4%대 수익성을 보였지만 지난해 3분기에 와선 각각 마이너스 1%대, 2%대로 곤두박질쳤다.동국제강그룹의 건설·가전, 조선업 위험노출액(exposure)은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변함없이 90%에 이른다. 생산성이 높은 자동차 분야 위험노출액은 2%에 불과하다. 포스코가 일본, 멕시코, 중국 등 해외 자동차 업체로 수익처를 늘리고 현대제철이 현대·기아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계열사의 수요에 맞춰 경기대응력을 키워온 것과 비견된다. 두 회사의 자동차 산업 위험노출액은 지난해 기준 각각 47%, 32%에 이른다.◇기존 후판 시장 지배력도 약화동국제강이 강점을 두고 있는 후판 시장 내에서의 시장지배력도 현대제철의 후판 증설, 계속되는 저가 수입품 유입으로 서서히 약화되고 있다. 특히 후판의 원료 슬라브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포스코나 현대제철과 달리 동국제강은 비싼 돈을 주고 외부에서 들여오고 있는 점도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원인 중 하나다.계열거래 비중이 낮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길호 한국신용평가 수석 연구원은 “건설업체와 조선업체 등 전방산업 업체를 인수합병(M&A)하려 했지만 성사된 건은 많지 않아 계열 내 수요 기반이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물론 동국제강도 건설, 조선업황 불안에 따른 위험요인을 인식했다. 조선경기 불황이 길어지는 데 따라 지난해 6월 포항 1후판 공장(연간 생산량 100만톤)을 폐쇄했다. 노후화된 설비로는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다. 또 슬라브 자체조달로 원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세계적인 철강업체 발레, 포스코 등과 조인트벤처 형식으로 브라질에 3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 투자를 진행 중이다. 지분 구성은 발레가 절반, 포스코 20%, 동국제강 30%다. 브라질 고로가 완공되면 연간 100~150만톤 가량의 슬라브를 저가에 수입할 수 있게 된다.◇과도한 투자가 부채비율 높여브라질 고로에 들어가는 총 사업비는 약 5조원 가량이다. 이중 동국제강은 8000억원 가량의 비용을 부담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 같은 대규모 설비 투자가 부채비율을 높여 재무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동국제강의 부채비율은 지난 2008년 138% 수준에서 2012년 상반기엔 183%까지 올라서는 등 금융위기 이후 크게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차입금 의존도도 45%에서 54%로 늘었다.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동국제강의 경우 신용등급을 내려야 할 신호는 오고 있고 내부적으로도 등급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언급했다.크레딧 업계의 주장과는 달리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은 현재 재무 상황이 크게 우려스러운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손실이 많았던 건 맞지만,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부채비율은 떨어지는 추세”라며 “기업 자체에 대한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본다”고 언급했다.한 증권사 채권운용담당자도 “지난해엔 웅진 사태 등 회사채 시장을 얼어붙게 하는 요인들로 동국제강 회사채도 거래가 부진했지만, 올해 초부터는 다시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7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7th SRE는 2013년 5월15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
2013.05.23 I 김도년 기자
STX조선, 자율협약=사적 워크아웃
  • [17th SRE]STX조선, 자율협약=사적 워크아웃
  •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병이 걸렸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진단과 처방이다. 지체될수록 병은 더 악화된다. 간단한 약처방으로 해결할 수 있는 병도 시간이 지나면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대수술로 이어진다. 수술이 성공하더라도 상처와 후유증은 남는다. STX(011810)가 그렇다. 지난 2009년 9회 SRE에 혜성처럼 등장한 STX는 그동안 워스트레이팅의 단골손님이었다. 지난 14회 때부터는 줄곧 1위 자리를 꿰찼다. 급기야 16회 때는 STX조선해양(067250)과 STX팬오션(028670)이 역대 가장 많은 85표(75%)를 받으며 경계대상 1순위에 올랐다. 끊임없는 시장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STX는 대우건설과 대우조선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몸집 불리기에 치중했다. 반면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에는 늑장을 부렸다. 결국 상처가 곪아 터졌다. 지난 4월1일 STX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심지어 계열사인 STX건설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보증사업장 부실화로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STX와 STX중공업, STX엔진도 결국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이제 뼈를 깎는 고강도 구조조정이 기다리고 있다. 물론 구조조정에 성공하더라도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 채권단 왜 자율협약인가17회 SRE 설문조사 결과 109명의 응답자 가운데 36명이 STX조선해양(BBB-)과 STX팬오션(BBB-, BBB)에 대한 신용등급이 적정하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40개 기업 중 가장 많은 표를 받으며 9회 연속 워스트레이팅에 이름을 올렸다.자율협약을 신청한 STX조선해양을 비롯해 STX, STX중공업의 신용등급은 두 단계나 낮아졌고 STX팬오션도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그러나 시장참여자들은 여전히 STX그룹의 신용등급에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한 자문위원은 “채권단 자율협약이지 사실상 사적 워크아웃과 다를 바가 없다”며 “그럼에도 투자적격등급을 받은 것은 공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워크아웃을 신청할 경우 해당 기업의 신용등급은 CCC이다.채권단 입장에서는 STX조선해양이 워크아웃으로 인해 익스포저가 부실화되는 것보다는 자율협약을 통해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을 해결하는 편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을 비롯해 STX팬오션, STX중공업 STX그룹 전체 은행권 익스포저는 11조 60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STX그룹 전체에 대41한 은행권 익스포저는 산업은행(3조 8810억원), 수출입은행(2조 4800억원), 농협은행(2조 2222억원), 우리은행(1조 538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한 STX조선해양의 은행권 익스포저는 6조 4000억원 규모다.특히 선박 수주 계약서에는 조선사의 법정관리시 선수금환금보증(RG)에 대한 콜옵션을 명시한다. 선수금환급보증은 조선사 잘못으로 선수금을 반환할 의무가 생겼을 때 대신 지급해주는 것으로 STX조선해양이 워크아웃을 신청할 경우 채권단의 부담 또한 커질 수 있다. 현재 채권단의 RG 규모는 9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경영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는 성동조선도 비슷한 이유로 지난 2010년 4월 수출입은행 등과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한기평 관계자는 “자율협약의 경우 영업이 지속가능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측면이 강하다”며 “지난 2007년 금호사태 때도 대우건설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풋백옵션으로 큰 타격을 받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을 진행했고, 자체적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석유화학은 자율협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 밑빠진 독에 물 붓기…업황 개선 ‘관건’4월25일 산업은행은 7개 채권단들에 대한 동의를 얻어 6000억원 가량의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 이에따라 STX조선해양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6500억원 가량의 회사채에 대한 대응자금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이 지속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수주 선박에 대한 제작금융 또한 지원할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조선해양이 끝이 아니었다. 4월26일 STX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5월3일에는 STX와 STX중공업, STX엔진도 결국 채권단을 대상으로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아울러 STX에너지와 STX대련에 대한 경영권 매각 추진을 발표했다. STX에너지는 경영권을 비롯한 보유지분을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STX중공업과 STX메탈의 합병으로 발생한 경영권 (50.4%) 이외의 추가 지분 24% 또한 매각할 예정이다. 앞으로 STX그룹은 조선해양-중공업-엔진의 핵심계열사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와 STX유럽의 크루즈사업 부문 등을 매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STX는 지난해말 이미 싱가포르 시장에 상장돼 있는 STX OSV 지분을 매각했다. 또한 STX조선해양이 가지고 있던 STX에너지 지분 24.6%를 일본 오릭스에 매각하고 STX에너지 우선주 유상증자, STX가 보유한 STX에너지 지분 대상 전환사채(EB) 450억원 발행 등으로 36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하지만 유동성에 숨통을 트이게 할 것으로 기대했던 STX OSV는 총 매각금액 7680억원 중 4000억원이 STX유럽 차입금 상환에 사용됐다. 실제로 회사에 유입되는 매각금액은 3500억원 가량에 불과했다. 결국 시장전문가들은 업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채권단의 자율협약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지적한다. 산업은행이 언제까지 STX를 도와줄 수 있을지 미지수인데다 특히 업황부진으로 해외 조선소 매각이 지연될 가능성도 높다. 또 STX에너지 경영권을 한앤컴퍼니에 매각하기 위해 현 최대주주(50.1%)인 오릭스에 제시한 콜옵션(지분 6.9%) 수용여부도 관건이다. 지난해말 STX조선해양의 순차입금 규모는 별도기준 2조 3981억원에 달한다. 오랜 불황에 따른 장기 영업실적 부진으로 그동안 현금창출력을 벗어나는 자금을 외부차입을 통해 조달해왔다. STX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별도기준으로 434.3%, 연결기준으로는 중국 및 유럽 법인 영향으로 927.7%까지 확대된다. 아울러 STX조선해양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중국 및 유럽 등 해외 현지법인 채무에 대해서 현재 1조원 가량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선수금환금보증 및 이해보증을 포함하면 중국 현지 계열사에 2조원 가량이 묶여있다. NICE신평 관계자는 “최근 중국 조선사의 장기간 실적 부진과 STX유럽의 STX OSV 계열 분리 등 해외법인 전반적으로 신용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며 “해외계열사 신용위험 변동 또한 주요한 크레딧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7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7th SRE는 2013년 5월15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
2013.05.23 I 하지나 기자
현대그룹 '맏형' 현대상선 시계제로
  • [17th SRE]현대그룹 '맏형' 현대상선 시계제로
  •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불과 3년 전인 2010년 5월. 금융감독원의 평가 결과 현대그룹은 은행권 총여신의 0.1% 이상을 보유한 주채무계열이면서,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과 재무개선 약정을 체결해야하는 대상으로 분류됐다. 당시 현대건설 인수를 추진하던 현대그룹은 해운업 특성을 무시한 처사라며 재무개선 약정 체결을 거부했다.같은 해 11월 현대그룹은 5조 5400억원을 써내며 현대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한 달 뒤 우선협상자 지위를 박탈당했다. 그러자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으로 쌓아놓은 2조원 가량의 현금으로 은행권 대출을 대거 상환하면서 다음 해 4월 현대그룹은 주채무계열에서 제외됐다.현대그룹의 맏형이자 가장인 현대상선(011200)의 영업실적 부진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상선(A- 안정적), 현대엘리베이터(A 안정적), 현대로지스틱스(BBB+ 안정적) 등 현대그룹은 17회 SRE에서 워스트레이팅 공동 1위에 올랐다. 전체 109명 가운데 36명(33%)이 현재 현대그룹의 신용등급이 부적정하다고 지적했다. 현대그룹은 지난 16회 SRE(워스트레이팅 5위) 때보다 4단계나 높아졌다.◇해운경기 악화 ‘직격탄’“3년 전 주채권은행과 재무개선 약정만 맺었더라도 지금 같은 상황은 피할 수 있었을 겁니다. 현대건설 인수에 부정적일 수 있어 끝까지 거부했지만, 결국 다시 은행에 도움을 요청해야 할 처지가 된 거죠.”SRE 자문위원들은 현대그룹의 위기에 대해 자초한 측면이 크다면서도 살아나지 않는 해운경기를 근본적인 문제로 꼽았다. 해운산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0년 잠깐의 회복기를 거쳐 이내 긴 침체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컨테이너운임지수(CCFI)는 지난해 들어 운임 인상 노력으로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성수기인 3분기엔 재차 하락세로 전환하는 등 시황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건화물선운임지수(BDI)의 경우 초호황기였던 2008년 상반기 1만 1000포인트를 웃돌았지만, 금융위기 추락 이후 지난해도 추가 하락하며 1000포인트 수성조차 힘겨운 상황이다.그러다보니 현대상선의 조정영업이익(EBIT)은 2011년 1분기 이후 지난해 4분기까지 8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올 1분기 역시 적자가 예상된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공급이 2년 이상 끊긴 셈이다.현대상선의 별도기준 총차입금은 2008년 4조 90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6조 4000억원으로 1조 5000억원 이상 늘었고, 이에 따른 금융비용도 연간 3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차입금 의존도 81%, 부채비율 799% 등 전반적 재무지표도 전년보다 나빠졌다.3월말 기준 올해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4800억원을 비롯해 연내 갚아야 할 단기성 차입금이 1조원을 넘어선다. 선박투자나 운전자본투자 등을 다 제외하더라도 최소 1조 3000억원 이상의 자금공급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반면 지난해 말 현대상선의 현금성 자산은 7000억원에 불과하다.신평사 관계자는 “현재 부담중인 차입금 규모는 현금창출력 대비 과도한 수준”이라며 “불투명한 업황 전망과 계획된 선대투자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감축기조로의 전환도 어렵다”고 진단했다.상황이 이쯤되자 은행들에게 등을 돌렸던 현대상선이 산업은행에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유상증자를 비롯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을 담보로 전환사채(EB)를 발행하는 등 다양한 자구계획을 추진중이다.산업은행은 시중은행과 함께 현대상선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지만, 시중은행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재무개선 약정 체결을 두고 주채권은행이던 외환은행과 소송전을 벌이는 등 이미 시장의 신뢰를 저버린 적이 있기 때문이다. SRE 자문위원은 “현대상선의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고, 올해도 해운업황이 안 좋을 것”이라며 “지분 방어도 쉽지 않아 특단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신평사 측은 “특정그룹의 재무개선 약정 체결을 크레딧 이벤트로 보고 레이팅 액션(등급 조정)을 취한 적이 없다”며 “재무개선 약정을 맺으면 좀 더 적극적으로 재무개선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경영권 방어비용 눈덩이현대그룹이 3년 전 무리해서 현대건설 인수에 나선 것은 ‘적통성 확보’ 목적도 있었지만, 현대상선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였다. 현대건설은 현대상선 지분 8.3%(당시 지분율)를 보유하고 있어 범현대가에 넘어갈 경우 또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나티시스 자금 출처 논란 등 우여곡절 끝에 인수가 좌절되긴 했지만, 현대그룹 입장에선 현대상선의 경영권 방어가 그만큼 절실했다. 현대그룹은 아직 핵심 계열사인 현대상선에 대한 지분율이 충분치 않다. 그러다보니 계열사 간 순환출자를 통해 지배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으로 넘어가자 현대상선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전방위로 나서면서 이에 따른 비용도 계속 불어나고 있다.케이프포춘, 넥스젠 캐피탈 등 수 년째 지속된 우호지분 외에도 증권사 등과 TRS(Total Return Swap) 파생계약을 맺고 보유 지분에 대한 원금보장과 높은 이자 지급을 약속하며 의결권을 위임받았다. 대우조선해양도 2011년 8월 1000억원 규모(혹은 보통주 2% 중 적은 수량)의 백기사 역할을 맡았다.현대엘리베이터(017800), 현정은 회장 등은 지난해 말 기준 현대상선의 지분 27.32%를 보유하고 있다. 의결권을 위임받은 우호지분을 모두 합칠 경우 38% 수준으로 높아진다. 범현대가는 29.13%를 보유 중이다. 이 와중에 그룹내 현금 화수분 역할을 하던 현대상선이 해운경기 악화로 흔들리면서 그룹내 위기감도 커지는 것이다.현대상선이 현대로지스틱스의 2대주주이자 재무적 투자자인 우리블랙스톤PEF에게 투자자금 1000억원과 경과분 약정이자 상환청구권(풋옵션)을 부여한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현대로지스틱스의 7월 기업공개(IPO) 등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현대상선에 추가 자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SRE 자문위원은 “현대상선 주식으로 TRS 파생계약을 맺은 탓에 현대상선 주가가 떨어지면 현대엘리베이터도 손실이 나 양쪽으로 터지는 구조”라며 “1년에 400억원을 버는 현대엘리는 2011년 파생계약손실이 2000억원, 지난해에도 700억원에 달했다”고 지적했다.◇시장은 묻는다해운업황이 좀처럼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경영권 방어 비용은 오히려 계속 늘면서 지배구조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과연 현대상선을 지배하기 위한 유지비용이 얼마나 더 들어야 하는 걸까요. 이제는 순환출자를 끊고 지배구조를 정비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한 SRE 자문위원은 현재로선 답이 나오지 않는 현대그룹의 재무구조에 대해 이 같은 처방을 내놨다. 일각에선 조심스럽게 현대상선 매각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의 경영권 방어 비용만 없다면 큰 문제가 없는 만큼 현대상선은 팔고, 현대증권 지분은 더 사들여 현대그룹의 명맥을 유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현대상선은 현대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고 상징성도 큰 만큼 현실성은 희박하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현대그룹은 2013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재계 21위(공기업 제외)로 15조원의 총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그룹의 평균 부채비율은 400%로 평균(108%)을 크게 웃돌고 있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7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7th SRE는 2013년 5월15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
2013.05.23 I 강예림 기자
꼴찌들의 新춘추전국시대
  • [17th SRE]꼴찌들의 新춘추전국시대
  •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17회 이데일리 신용평가전문가 설문(SRE)에서는 조선, 해운, 철강, 건설 등 금융위기 이후 시황이 회복되지 않고 있는 기업들이 워스트레이팅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새롭게 많은 표를 받은 곳은 동국제강과 GS건설(006360)이 대표적이다. 동국제강의 경우 한진중공업, 현대그룹, STX그룹과 함께 36표로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워스트레이팅의 ‘4대 천왕’이 됐다. 종전 SRE에서 STX그룹이 세 차례나 독보적인 1위에 올랐으나 최근 신용리스크가 부각된 기업들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워스트레이팅이란 재무상태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다는 의미다.동국제강(001230)은 철강업에 대한 전반적인 우려가 반영됐다. 철강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증설하며 설비투자가 많이 이뤄진 반면 전방산업인 건설, 조선이 좋지 않아 수요와 공급 모두 문제가 생겼다는 지적이다. SRE 자문위원들은 “동국제강이 포스코, 현대제철을 제외하고 A+ 등급중 시장 익스포저가 크다”며 “회사채 발행을 많이 했지만, 잘 소화되지 않고 미매각이 많았다”고 평가했다.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GS건설은 23표를 받으며 한화건설과 함께 공동 6위에 올랐다. GS건설은 ‘AA-’로 등급이 오른 직후인 2009년 10월 10회 SRE에서 23표(20%)를 받은 이후 3년 여만에 또다시 등장했다.문제를 일으키던 계열사 리스크가 그룹 리스크로 전이된 것도 특징이다. 지난 16회 SRE에서 워스트레이팅 5위였던 현대상선(011200)·현대엘리·현대로지스틱스가 공동 1위에 올랐다. 그룹의 맏형 격인 현대상선이 지난해 1조원에 가까운 당기순손실을 기록한데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맺은 파생계약에 대한 우려가 컸다.두산그룹도 마찬가지다. 두산건설(011160)의 등급이 부적정하다는 지적(15표)은 지난 16회와 동일했으나 두산그룹(16표)에 대한 지적은 지난 회보다 2배나 늘었다. SRE 자문위원들은 “두산중공업(034020)이 두산건설을 살리면서 리스크가 전이됐다고 봐야 한다”며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 등급은 1노치(등급) 정도 차이 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STX그룹의 경우 산업은행의 지원과 STX조선해양(067250)의 채권단 자율협약 체결에도 여전히 전문가들은 현재 등급이 ‘부적정’하다고 지적했다. STX그룹은 이로써 2009년 4월 9회 SRE에서 워스트레이팅에 오른 이후 5년 연속(9회 연속) 유지하는 불명예를 얻었다. 이번 SRE 설문조사 기간(4월 9~15일)중인 지난 12일 만도(060980)가 한라건설에 3000억원을 우회 지원키로 한 것도 큰 이슈였다. 특히 설문조사 기간이 조금만 더 늦었다면 만도·한라건설이 또 다른 워스트레이팅 순위에 꼽혔을 것이라는 예상이 대다수였다. 만도·한라건설은 17표를 받으며 동부제철·동부메탈과 함께 공동 9위에 올랐다.이밖에 효성그룹, 동양그룹 등도 워스트레이팅 상위에 랭크됐고, 대성산업은 15회 이후 3회 연속 이름을 올렸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7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7th SRE는 2013년 5월15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
2013.05.23 I 강예림 기자
철강, 공급은 늘고 수요는 줄고 ‘한숨만’
  • [17th SRE]철강, 공급은 늘고 수요는 줄고 ‘한숨만’
  •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17회 SRE 설문참여자 109명 중 28명(26%)이 신용위험이 커지는 산업으로 철강업을 꼽았다. 6개월 전 실시된 16회 SRE(14%)보다 12%포인트 높아졌다. 지난 15회에서는 11%에 불과했고 14회에서는 단 한 표도 받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철강업에 대해 시장에서 인식하는 위험도가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방산업 부진에 수요 감소세 지속철강업이 위험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수급의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국내외 경기위축에 따른 전방산업 부진으로 수요는 계속 줄고 있는 반면, 국내 철강업체들이 수년 전부터 생산시설을 확장하는 바람에 공급은 넘쳐나는 상황이다. 중국이 철강재 생산을 늘리며 수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국내 철강업체들의 침체를 불러오는 요소가 되고 있다.철강 경기의 부진은 철강재의 주요 수요산업인 자동차 산업의 성장이 둔화되고 건설업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본격화했다.소재산업인 철강산업은 자동차, 건설, 조선, 전기전자 등 다양한 전방산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산업에 소재를 공급하기 위해 봉형강, 판재, 강관 등 여러 세부산업이 형성돼 있다. 전방 수요산업이 다양해 위험분산 효과가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최근 전방산업 전반이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철강업이 활기를 잃고 있다. 과거와 달리 철강업체들이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김병균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철강의 주요 전방 산업인 자동차와 조선 및 건설 등의 업황 등을 감안할 때 위축된 수요의 의미있는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경쟁적 설비 확장…‘공급과잉’철강업체들이 대규모 증설로 공급량을 크게 늘렸음에도 기대했던 만큼 수요는 늘지 않고 있다. 중국 철강산업의 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지역 내 공급과잉 기조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중국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철강재 순수출국으로 전환했고, 최근 중국 내 철강 수요 둔화는 오히려 수출을 확대시켜 다른 지역에서의 가격인상을 제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2000년대 말부터 대규모 설비투자를 단행한 대형 상공정업체를 중심으로 투자완료 시점에 철강경기가 불황으로 접어들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수년 전부터 이뤄진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동부제철의 대규모 투자는 국내 공급부족이던 열연 및 후판 제품의 수급 구조에 변화를 가져왔다. 수요처인 냉연사, 강관사 입장에서 구매 교섭력을 제고할 수 있는 계기가 돼 원가구조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냉연, 강관 시장이 만성적인 공급과잉 상태에 접어들면서 수익성 확보 여부는 수요산업의 경기변동과 수출시장 여건에 의존하고 있다.대규모 설비투자를 단행한 대형 상공정업체는 외부자금 조달로 급격히 차입금을 확대한 가운데 투자완료 시점에 철강경기 불황을 경험하게 됐다. 이는 투자회수 기간을 장기화시켜 재무구조를 악화시켰다. 이들 업체들은 수입대체와 수출시장 확보를 통한 수익성 확보가 생존의 필수조건이 됐고, 이를 통한 투자비 회수와 차입금 상환능력 개선 여부가 중요한 기업평가 요소가 되고 있다.국내 공급 과잉으로 수출시장에 내몰린 국내 철강제품의 수출 채산성 확보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환율 하락 시 수출입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실적 부진에 시달릴 수 있으므로 환율 변동 또한 주된 관찰 요소다.한 SRE 자문위원은 “철강업은 최근 설비 투자가 가장 많이 이뤄졌고 현재 수급에 큰 문제가 있다”며 “일본과 경합도가 80% 가량 되는데 최근 환율 움직임에 따라 가격 경쟁력을 상실했다”고 평가했다.◇ 수급 불균형 심화…그늘진 철강업계철강업에 길게 드리운 그림자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위축된 수요가 지속될 전망이고, 일부 예정된 증설로 공급과잉 기조가 고착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실적 또한 부진한 업황이 지속되며 지난해 수준에서 크게 나아지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철강업은 대표적인 시황산업으로 분류된다. 철강산업의 시황을 결정짓는 가장 큰 변수는 수요와 공급이다. 글로벌 생산량과 소비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철강수급 상황도 또다른 변수로 꼽힌다. 신평사 한 관계자는 “올해 철강수급은 위축된 수요의 지속과 일부 강종의 예정된 증설로 공급과잉 기조가 고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따라서 주요 철강사들의 영업실적도 전년과 유사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철강업계의 향후 부정적인 수급 전망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대규모 설비투자를 집행함에 따라 상공정 생산능력이 크게 확대되고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서, 국내 주요 철강기업은 최근에도 추가적인 증설 투자를 진행 중이다. 현재 진행 중이거나 계획돼 있는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현대하이스코 등 주요 4개사의 증설 규모를 감안할 때 내년 이후 국내 철강 시장의 연간생산 능력은 1150만톤이 추가로 확대될 전망이다.특히 열연강판 생산능력은 현재 3831만톤 수준에서 내년 이후에는 4361만톤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방산업의 수요 성장률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어서 공급과잉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국내 시장의 만성적인 공급부족 품목이었던 후판의 경우에도 업체들의 적극적인 증설 투자에 따라 생산능력이 크게 확대됐다. 내년부터 현대제철의 고로 가동이 본격화될 경우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주요 8개 철강업체 기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살펴보면, 2010년 총 10조2000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7조 2000억원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올해는 현대제철 제3고로 가동 시작에 따른 경쟁심화와 조선업 수요 둔화 등을 고려할 때 수익성 저하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7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7th SRE는 2013년 5월15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
2013.05.23 I 김대웅 기자
한국 기간산업 무너지나
  • [17th SRE]한국 기간산업 무너지나
  • [이데일리 김세형 기자] 새 정부 들어 여기서도 창조경제, 저기서도 창조경제다. 지난해 10월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 공식 거론한 뒤 7개월이 지났어도 헷갈리는 것은 마찬가지다. 기존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를 무언가로 바꿔야 한다는 것만큼은 기본 전제로 깔려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구상하고 실천에 옮긴 중화학 중심의 산업구조가 한계 상황에 직면하고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장기간의 글로벌 경기침체와 원화강세는 국내 기간산업의 경쟁력에 심각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GS건설의 실적 쇼크에서 보듯 우리나라 건설업의 해외 수주는 속빈 강정일 수 있음이 드러났다. 조선은 중국의 부상에 더해 절치부심해온 일본이 기업 간 합종연횡과 엔저를 무기로 고개를 쳐들면서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다. 화학은 중국에 비해 여전히 경쟁 우위를 갖고 있지만 신선 노름에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철강은 개별 기업은 훌륭할 지 몰라도 전반적인 구조조정의 와중에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은 우리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딱히 투자할 만한 매력을 느끼는 기업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 현재 우등생일 수는 있어도 언제든 중간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이미 그런 기미를 보이고 있어서다. 창조경제 구호가 아니더라도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30여년간 우리나라를 먹여 살려온 중화학 기간산업에 대한 리모델링이 다시금 필요한 시점이란 뜻이다. ◇GS건설이 일깨워준 현실지난 4월10일 오후 5시가 10여분 지났을 무렵 슬그머니 실적 공시가 하나 올라왔다. 이 공시 하나가 한국 수주 산업 전반에 걸쳐 심학한 우려를 자아낼 것이라고 생각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공시 내용을 들여다본 증권가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흑자를 의심치 않았던 GS건설이 거꾸로 5000억원대의 대규모 손실을 냈다고 하는 게 아닌가. 예상하지 못했던 시점에 예상치 못했던 성적표를 받아든 애널리스트들은 그야말로 충격에 휩싸였다. 그것도 믿었던 해외 사업장에서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니. GS건설의 어닝 쇼크로 해외 사업장이 빈 껍데기가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졌다. 그간 증시를 눌러 왔던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했지만 이미 눈앞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다음날부터 GS건설 주가는 걷잡을 수 없이 추락했고, 건설업종을 넘어 해외 수주가 많은 조선과 화학, 그리고 실적 우려가 있는 곳이라면 업종을 불문하고 피해 가지 못했다. 미국 월가에서 한국 수주산업 전반에 걸쳐 물량을 축소키로 했다는 루머까지 나와 더욱 흉흉했다. 국내 건설사들의 실적이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추락하면서 건설사들이 숱하게 쓰러져 가는 것을 봐 왔다. 웅진그룹은 극동건설 때문에 그룹이 아예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국내에만 목매는 곳은 여전히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라건설은 무리하게 자회사 만도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기로 하면서 지배구조 리스크까지 불거진 상태다. GS건설이 주는 시사점은 최후의 피난처이자 신성장동력으로 믿었던 해외 사업을 과연 믿을 수 있는 것이냐는 의문을 던진 점이다. GS건설뿐 아니라 삼성엔지니어링,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국내 대표 건설사들은 그간 해외를 돌파구 삼아 불황 속에서도 선전해 왔다. 이에 우리나라의 대형 건설사들이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철석같이 믿어 왔던 터였다. 하지만 그게 실상은 아닐 수 있다라니. 삼성엔지니어링마저 기대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내면서 의구심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었다. 대림산업이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부랴부랴 내놨지만 우려는 여전했다. 조선과 중공업, 화학 등 국내 기간산업들 역시 주로 해외에서 매출을 올리고 있다. 특히 조선은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배를 만드는 도크를 비워 둘 수 없다면서 저가 수주한 물량이 상당한 실정이다. 건설에서 시작된 의심이 이들에게로 쏠리지 않을 수 없었다. ◇2000년대 기린아 STX의 몰락사실상 산업은행 관리에 들어간 STX그룹은 2000년대 우리 재계의 최고 스타다. 강덕수 회장은 외환위기 직후 존폐위기에 처했던 쌍용중공업을 인수한 뒤 조선과 해운, 건설 등 각 분야 업체들을 인수합병, 10년 만에 재계 11위의 기업집단으로 성장시켰다.‘엔진(쌍용중공업)을 만들다 보니 조선(STX조선해양)이 눈에 들어왔고 그 다음에는 직접 배를 몰아보고 싶어졌다(STX팬오션)’는 말은 STX의 성장 과정을 잘 표현하는 말이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태엽은 감겨 버렸다. 해운 시황이 좋지 않아 배를 발주하지도 않았고, 배 역시 만들 일이 줄었다. 여느 대기업 치고 하지 않는 곳이 없다는 건설 역시 부동산 경기 침체에 제대로 엮었다.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과정에서 일으킨 차입이 쇠락의 결정타로 지목되고 있다. 경쟁력 면에서도 약점이 없지 않다. STX그룹은 B급 그룹이라고 할 수 있다. 기술력이 크게 앞서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중국 등 신흥국가처럼 저임금의 혜택을 받아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우리나라 전체로 눈을 돌려 보면 STX그룹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 끼여 있다는 샌드위치론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특히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여전한 가운데 중국의 추격은 무섭다는 말로는 표현하기 어렵다. 조선업종은 지난 2001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조선수출 1위에 올라 11년간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이 392억 달러를 기록한 반면 우리는 378억 달러에 그쳐 결국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전세계 선박수주점유율에서도 우리나라는 전세계 수주량의 35.0%를 차지, 중국(33.3%)에 1.7%포인트 차이로 쫓기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일본의 역습마저 염두에 둬야 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엔저도 버거운 판에 일본내 대형 조선사들 사이에 합종연횡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철강은 이미 중국업체를 제외하고 이야기를 꺼낼 수 없는 처지다. 지난해 중국업체들의 조강생산량은 7억 1650만 톤으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세계 10대 철강업체중 6곳이 중국업체다. 포스코는 세계 5위권으로 손에 꼽히는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경제 호황기 추진했던 인수합병(M&A) 전략이 부메랑으로 돌아왔고, 지난해 말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명성에 흠집이 났다. 효자 노릇을 했던 조선업마저 수익성 위주 수주로 전환하면서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무엇보다도 중국 철강업체 대부분이 구조조정을 단행하기 힘든 국영 기업이라는 점이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소”라며 “향후 수십년간 설비과잉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중국의 성장 수혜를 한 몸에 받아왔던 화학 역시 환경이 비우호적으로 바뀌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임지수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중동과 중국의 석유화학기업들이 지난 10년 동안 초대형 신규 설비를 가동하면서 규모에서는 이미 우리 기업을 크게 앞질렀다”며 국내 석유화학 업체 간 구조조정 필요성을 주장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내 화학업종은 중국의 경제성장을 등에 업고 손쉽게 이익을 취해온 측면이 없지 않다”며 “셰일가스와 같은 에너지원 변화 등 달라지는 환경 속에서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시멘트 vs 한국 시멘트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미 여러 기업에 메스가 가해졌지만 앞으로 더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방법론이다. 주목받는 것은 개별 기업별로 들여다 볼 것이 아니라 업종 전체를 바라보고 구조조정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 대상 업종에 속한 어느 대기업을 막론하고 관계를 맺고 있지 않은 곳이 없는 산업은행을 구조조정의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시멘트 업종을 예로 보면 더욱 그렇다. 일본은 1980년대말 부동산 거품이 꺼진 뒤 건설부동산 관련 분야에서 대대적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 시멘트 역시 그랬다. 현재 일본 내 1위 시멘트 회사 입지를 갖고 있는 태평양시멘트는 1990년대 초중반 3개 업체가 순차적으로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정부가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 시멘트업계는 이를 통해 환골탈태에 성공, 태평양시멘트가 지난 2000년 국내 1위 업체인 쌍용양회를 인수할 정도까지 됐다. 국내 시멘트 업계는 부동산 경기가 꺾이기 전인 지난 2005년 이후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IMF 외환위기 이전까지 늘렸던 설비가 남아 도는 상황에서 1, 2개 업체가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자 업계 전반이 동반몰락의 늪으로 끌려 들어갔다. 이런 상황이 근 8년 넘게 지속됐는데도 구조조정은 일어나지 않았다. 되레 가격이 인상돼 실적이 개선되기 시작한 요즈음에서야 인수합병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일본 시멘트 업계 구조조정은 사실상 우리나라가 IMF 외환위기 시절 뼈를 깎으며 산업 전반적으로 진행했던 산업 합리화와 별반 다르지 않다. 특혜와 독과점 논란은 차치하고 현대차는 기아차를 품에 안은 덕에 결과적으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 도약하는 기반을 갖출 수 있었다. 기아차가 현대차그룹의 품안에서 투자 여력을 갖게 되면서 나름대로 입지를 굳히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을 비롯해 이미 대형업체 몇 곳으로 압축된 업종은 독일차처럼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면서도 “업체들이 여전히 난립하면서 구조조정이 어려운 업종이라면 속도가 매우 더딘 민간에 맡겨 두기보다는 정부가 산업은행을 수단으로 삼아 업종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7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7th SRE는 2013년 5월15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
2013.05.23 I 함정선 기자
  • [하반기크레딧]일부 신용위험 확대가능성..하이브리드채권 발행 늘 것
  •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KDB대우증권은 23일 하반기 크레딧(회사채) 전망을 통해 건설·조선·해운업 등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강화되면서 일부 회사채 신용위험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부채비율을 낮추려 주식연계채권이나 하이브리드채권 발행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민정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 시장성 차입금 절반이 신용공여에 포함되는 등 주채무계열집단 선정 기준이 바뀌었다”며 “기업에 대한 주채권단의 관리와 통제가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 대상은 건설·조선·해운업 등 취약업종을 꼽았다. 이들 업종은 하반기에 3조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를 앞뒀다. 김 연구원은 “실적 부진과 차환위험이 겹쳐 유동성 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며 “이들 업종이 증자나 유동화증권, 주식연계채권 등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설 것”이라고 봤다. 한편 그는 회사채 순발행 규모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CP 발행이 까다로워지면서 풍선효과로 일부 AA급과 A급 기업이 CP 대신 회사채로 발행물량이 몰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용스프레드는 완만한 채권금리 상승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단기적으로 소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크레딧이 투자매력도를 회복, 신용스프레드가 완만하게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재무구조가 양호하고 안정적 이익 창출이 가능한 5년 만기 이상 AA급과 A급 회사채에 주목할 것으로 권고했다. 회사채 최선호(top-pick) 종목으로는 CJ(001040) LS산전(010120) LG디스플레이(034220) 오리온(001800) LG유플러스(032640) 동원F&B(049770) 영원무역(111770) 매일유업(005990) 국도화학(007690) 크라운제과(005740)를 선정했다. ▶ 관련기사 ◀☞CJ, 비자금 의혹에 해외사업 타격-키움☞檢, CJ그룹 비자금 의혹 전방위로 확대..오너 일가 겨냥?☞CJ그룹 “버진아일랜드 소재 종속 법인, 비자금과 무관”
2013.05.23 I 경계영 기자
철강업계 '성수기 실종'..춘래불사춘
  • 철강업계 '성수기 실종'..춘래불사춘
  •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철강업계에 ‘성수기 효과’가 실종됐다. 2분기가 절반 넘게 지나가고 있지만 전 강종의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출하량도 크게 변동이 없다. 보통 철강업은 제조업 활동이 가장 활발한 2분기 가장 수요가 많아 제품 가격도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는 편이다. 그러나 올 2분기는 성수기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22일 업계 따르면 4월부터 현재까지 국내 철강 유통가격은 열연 2.4%, 후판 1.5%(수입가 기준), 냉연 1.1%, 철근 3.6% 등 대부분 품목이 하락했다. 한국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 내수 유통 가격도 2분기에만 열연 5.1%, 후판 4.8%, 냉연 2.5%, 철근 2.5% 떨어졌다. 중국 대표 철강업체인 바오스틸은 계절적인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약해진 업황을 고려해 최근 5월 가격을 동결했고, 국내 철강사 역시 2분기 원가상승을 이유로 제품가격 인상을 시도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철강산업은 세계적인 공급과잉에 직면해 있다. 올해 1월 세계 조강생산량은 전년 대비 0.8% 증가한 1억2500만t을 기록했다. 세계 조강생산량의 48%를 차지하는 중국의 생산량은 전년 대비 4.6%의 증가세를 보였다. 우리나라의 조강생산량도 늘어나고 있다. 현대제철(004020)은 조만간 연간 400만t 생산 규모의 3고로 가동에 들어간다. 기존 생산량은 1,2 고로를 합쳐 800만t(열연 650만t, 후판 150만t). 3고로가 완성되면 모두 1200만t으로 늘어난다. 원료인 철강석 가격은 높게 유지되는 반면 생산 과잉으로 제품 가격은 하락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다. 노경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철강 공급량의 증가세는 당분간 계속되지만 세계 부동산 경기나 동아시아 국가의 제조업 성장세 둔화 등으로 철강수요의 뚜렷한 회복은 나타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수요·공급 측면에서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국내 철강사들도 철강가격의 결정권이 약화되면서 수익성 회복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각사 공시여기에 엔화 가치 하락도 철강업계 발목을 잡고 있다. 철강은 일본과 경합하는 대표 업종으로 꼽힌다. 국내 철강업체는 수출의존도가 30% 정도로 낮은편이지만 수출대상국가가 중국, 미국, 인도 등 일본과 겹친다. 또 국내에서는 조선사의 수주 선종이 달라지면서 철강(후판) 수요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과거처럼 후판이 많이 필요한 유조선이나 컨테이너선, 벌크선과 같은 상선보다 해양플랜트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작년 조선사 빅3의 전체 수주 물량 가운데 70% 이상이 드릴십,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등 해양플랜트. 이들 선종은 상선과 비교하면 후판 수요가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포스코가 올 초부터 해양플랜트 건설에 사용되는 에너지 강재의 고부가가치 비중을 점차 확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업종의 성수기 효과가 사라진 가운데 그나마 단기적으로는 중국 유통 재고가 9주 연속 하락하고, 철광석 가격이 열연 가격보다 더 하락하면서 작년 11월 말 부터 꾸준히 내렸던 중국 열연 스프레드가 반등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2분기에 유통 재고가 소진되지 않는다면 비수기에 유통상의 투매로 이어져 중국 철강 가격이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 관련기사 ◀☞정준양 회장 "포스코 신뢰와 명예를 회복하자"☞포스코, 내달 영구채 6천억원 발행☞정준양 포스코회장 "평안할 때 위험 대비해야"
2013.05.22 I 정태선 기자
  • [17th SRE]철강경기 하락 원인과 전망
  •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철강산업 수급시장이 불균형 상태에 빠졌다. 국내 철강사는 2000년대 중반 철강경기 호황기에 축적된 이익을 2007년부터 적극 투자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건설·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철강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다. 게다가 중국의 철강재 공급과잉이 지속되는 점도 국내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철강산업은 제철·제강 공정 방법에 따라 고로사, 전기로사, 냉연사로 나눠볼 수 있다.국내 고로사(열연강판 시장)에서 포스코의 독점적 지위는 지난 2010년 현대제철이 고로 가동을 시작하면서 약화됐다. 이에 포스코도 현대제철에 대응하기 위해 증설 투자에 나섰다. 초과수요상태이던 열연강판·후판이 수급균형을 찾고 가격 교섭력이 약해져 고로사의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가의 수요를 확보한 현대제철이 고로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점이 포스코에 악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두 기업 모두 차입금 규모가 확대됐지만 이익창출로 자본축적을 지속하며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포스코 33.6%, 현대제철 133.4% 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전기로사는 전방산업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국내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 특히 동국제강은 주력사업인 후판의 수익성이 조선업황 하락으로 크게 저하됐다. 중국 저가 물량까지 유입됨에 따라 조선사와의 구매교섭력이 많이 약해진 상태다. 2000년대 중반 집행했던 적극적 설비투자도 문제다.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은 1조 9000억원 규모로 부채비율은 173.7%로 높아졌다. 이에 비해 한국철강과 대한제강은 보수적 투자기조를 유지하며 부채비율 각각 37.6%, 96% 등으로 안정적 채무흐름을 보였다.반면 지난 2010년 열연강판 공급조건이 개선된 이후 냉연사의 수익성은 나아지는 모습이다. 특히 현대하이스코는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간 내부시장(Captive Market)을 바탕으로 다른 냉연사보다 영업수익성과 실적이 안정적이다. 동부제철은 전기로를 준공했지만 생산경험이 짧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 유니온스틸은 냉연강판 사업만 진행해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 지적됐다. 다만 동부제철과 유니온스틸은 2010년 이후 영업실적과 투자부담이 줄면서 지난해 잉여현금흐름이 흑자로 전환됐다.국내 철강업계의 대규모 설비투자가 일단락되면서 생산 증가세는 둔화되고 관련 자금소요도 감소할 전망이다. 그러나 철강업계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만만찮다. 조선업, 건설업 등 전방산업의 회복세가 더뎌 수요는 부진한 반면, 내년부터 확대된 생산설비가 가동돼 공급은 과잉 상태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잉여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동남아, 중동, 일본 등에서 치열한 수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단기적으로 일부 회사는 영업환경의 악화로 외부자금에 의존하면서 재무구조가 저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이삼영 NICE신용평가 기업평가1실장·이영규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7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7th SRE는 2013년 5월15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
2013.05.22 I 경계영 기자
“철강산업, 어둡지만은 않다”
  • [17th SRE]“철강산업, 어둡지만은 않다”
  •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실적 발표시즌에 맞춰 최근 실적이 안 좋아지는 철강업계의 원인과 개별 기업의 문제를 짚어볼 필요가 있었다. 선제적으로 의견을 표명하는 게 애널리스트로서의 역할이다.”이삼영 나이스(NICE)신용평가 기업평가1실장은 ‘철강산업경기 하락 원인과 전망, 업계의 대응과제’ 주제의 보고서가 좋은 평가를 받은 데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응답자 109명 중 15명(13%)의 지지를 받아 ‘가장 인상적이고 업무활용도가 높은 연구보고서’ 공동 2위에 뽑혔다.이 실장이 참여한 보고서가 베스트리포트에 선정된 건 처음이 아니다. 연구위원 당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사업의 구조와 건설회사 PF 우발채무위험 분석’을 주제로 작성한 보고서로 8회 SRE에서 베스트리포트 2위에 오른 바 있다.[이데일리 권욱 기자] NICE신평 이삼영 기업평가1실장 인터뷰그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보고서가 좋은 보고서라고 생각한다”며 “최대한 쉽게 쓰려 노력했던 점이 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 같다”고 분석했다.실제 한 자문위원은 “이슈가 잘 정리돼 있어 참고하기에 유용했다”고 평가했다.보고서에 따르면 철강 생산 능력이 확대된 반면 건설·조선·자동차 등 전방산업 수요는 둔화되면서 철강경기 하락이 불가피하다. 다만 이 실장은 “투자 규모나 주력제품시장 환경변화 수준, 사업 포트폴리오 등에 따라 업체별로 위험수준과 재무안정성 등이 차별화돼 있다”고 설명했다.철을 직접 만들어내는 고로사에 속하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저하되고 설비투자 등으로 차입금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익창출로 자본 축적이 지속되고 있다. 전기로사와 냉연사의 경우, 현대하이스코, 한국철강, 대한제강 등은 다소 양호한 현금흐름을 보이는 반면, 동국제강, 동부제철, 유니온스틸 등은 사업 포트폴리오가 한쪽에 치우쳐 있거나 차입금이 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 실장은 17회 SRE에서 워스트레이팅에 선정된 동국제강에 대해 “조선업황이 나빠지면서 주력사업(후판)이 부진해진 데다 중국 저가물량이 유입되면서 판매가격 인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같은 전기로사지만 동국제강과 한국철강·대한제강을 차별화해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러나 철강산업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는 분석이다. 이삼영 실장은 “올해 철강업체의 대규모 설비투자가 일단락되면서 내년부터 투자 관련 자금 수요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이고, 업체들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철강업체가 고급강종 개발과 제품·판매지역 다변화 등을 추진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수입대체·수출확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다만 일부 위험은 남아있다. 이 실장은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일부 회사는 영업창출 자금으로 이자비용, 설비투자 자금 등을 충당치 못해 외부자금에 의존, 재무구조가 저하될 수 있다”며 “국내외 시장환경 변화와 강종별 수급 추이를 파악해 신용위험에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철강산업경기 하락원인과 전망, 업계의 대응 과제’ 요약 (이삼영 NICE신용평가 기업평가1실장·이영규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철강산업 수급시장이 불균형 상태에 빠졌다. 국내 철강사는 2000년대 중반 철강경기 호황기에 축적된 이익을 2007년부터 적극 투자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건설·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철강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다. 게다가 중국의 철강재 공급과잉이 지속되는 점도 국내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철강산업은 제철·제강 공정 방법에 따라 고로사, 전기로사, 냉연사로 나눠볼 수 있다.국내 고로사(열연강판 시장)에서 포스코의 독점적 지위는 지난 2010년 현대제철이 고로 가동을 시작하면서 약화됐다. 이에 포스코도 현대제철에 대응하기 위해 증설 투자에 나섰다. 초과수요상태이던 열연강판·후판이 수급균형을 찾고 가격 교섭력이 약해져 고로사의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가의 수요를 확보한 현대제철이 고로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점이 포스코에 악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두 기업 모두 차입금 규모가 확대됐지만 이익창출로 자본축적을 지속하며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포스코 33.6%, 현대제철 133.4% 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전기로사는 전방산업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국내 수요가 크게 감소했다. 특히 동국제강은 주력사업인 후판의 수익성이 조선업황 하락으로 크게 저하됐다. 중국 저가 물량까지 유입됨에 따라 조선사와의 구매교섭력이 많이 약해진 상태다. 2000년대 중반 집행했던 적극적 설비투자도 문제다.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은 1조 9000억원 규모로 부채비율은 173.7%로 높아졌다. 이에 비해 한국철강과 대한제강은 보수적 투자기조를 유지하며 부채비율 각각 37.6%, 96% 등으로 안정적 채무흐름을 보였다.반면 지난 2010년 열연강판 공급조건이 개선된 이후 냉연사의 수익성은 나아지는 모습이다. 특히 현대하이스코는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간 내부시장(Captive Market)을 바탕으로 다른 냉연사보다 영업수익성과 실적이 안정적이다. 동부제철은 전기로를 준공했지만 생산경험이 짧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 유니온스틸은 냉연강판 사업만 진행해 변동성이 크다는 점이 지적됐다. 다만 동부제철과 유니온스틸은 2010년 이후 영업실적과 투자부담이 줄면서 지난해 잉여현금흐름이 흑자로 전환됐다.국내 철강업계의 대규모 설비투자가 일단락되면서 생산 증가세는 둔화되고 관련 자금소요도 감소할 전망이다. 그러나 철강업계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만만찮다. 조선업, 건설업 등 전방산업의 회복세가 더뎌 수요는 부진한 반면, 내년부터 확대된 생산설비가 가동돼 공급은 과잉 상태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잉여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동남아, 중동, 일본 등에서 치열한 수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단기적으로 일부 회사는 영업환경의 악화로 외부자금에 의존하면서 재무구조가 저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7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7th SRE는 2013년 5월15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
2013.05.22 I 경계영 기자
  • [17th SRE]동양·STX그룹의 구조조정과 예상되는 효과
  •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지난해 말 동양그룹과 STX그룹의 주요 기업 크레딧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증폭됐다. 이후 두 그룹은 계열사 매각을 포함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동양그룹은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2000년부터 재무적으로 열악한 상태였다. 이후 지주사격인 동양과 동양증권에 대한 지분확대 등으로 인해 차입금이 크게 증가한 반면, 주력사업의 수익성은 크게 저하됐다. 당시에는 동양메이저(현 동양과 동양시멘트)가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며 동양증권과 동양캐피탈(현 동양인터내셔널)을 지배하는 비교적 단순한 지배구조를 보였다. 또 대주주 일가의 지배력도 양호한 수준였다. 그러나 이후 1년 동안 동양그룹은 동양카드를 매각하고 동양종금을 동양증권으로 합병하는 등 금융부문의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이후 지주사격인 동양과 금융부문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핵심 사업인 시멘트를 분사하고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의 역할을 증대시켰다. 결국 현재와 같은 복잡한 순환출자구조가 형성되면서 재무구조는 더 악화됐다.동양그룹은 2012년 12월, 가전·섬유·건재 사업부를 비롯해 일부 계열사 지분과 골프장·선박·빌딩 등의 유형자산을 매각해 유동성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1865억원의 매각자금이 유입됐고, 각종 사업부의 매각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다만 그룹 외부로의 실질적 매각은 800억원 수준에 그쳤고,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가전과 건재 사업부의 매각은 금액과 시기가 아직까지 불확실하다.이번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자산과 부채가 1조원 이상 감소하면서 부채비율은 다소 개선될 것이다. 다만 흑자 사업부의 매각과 여전히 높은 금융비용 부담으로 인해 수익기반이 정상화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근본적으로 동양그룹의 재무구조와 수익성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유상증자 등 직접적인 자본수혈과 동양파워의 사업성을 조기 현금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STX그룹은 지난2001년 출범 이후, 인수합병(M&A)와 자체 투자확대를 통해 급성장했다. 2007년 대련 조선기지 건설과 유럽 조선사 인수 이후 발생한 금융위기와 조선, 해운업계 불황으로 재무부담이 증가하게 됐다.STX그룹은 2012년 5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고, 그해 연말 STX팬오션을 매각 대상으로 내놨다. STX OSV와 STX에너지 지분 매각을 통해 1조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지만, 완전히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STX팬오션 매각, 대련 조선기지 자본유치 등과 함께 조선업황 회복이 필요하다.현재 STX채권단은 유동성위기를 겪고 있는 STX에 회사채 2000억원을 비롯해 올해에만 1조원 이상의 자금을 긴급지원하기로 합의했다. 구체적인 실사가 끝나는 5월말~6월초 강도높은 구조조정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그러나 조선 업황도 턴어라운드돼야 비로소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7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7th SRE는 2013년 5월15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 관련기사 ◀☞ [17th SRE]“SRE 관심 덕 신용평가 시장 발전”☞ [17th SRE]철강경기 하락 원인과 전망☞ [17th SRE]“철강산업, 어둡지만은 않다”☞ [17th SRE]“과속은 기업에게 가장 치명적”☞ [17th SRE]용산역세권 개발사업 유동화 이슈 점검☞ [17th SRE]“부동산과 금융 리스크는 다르다”
2013.05.22 I 강예림 기자
“과속은 기업에게 가장 치명적”
  • [17th SRE]“과속은 기업에게 가장 치명적”
  • [이데일리 강예림 기자] “잘 나가던 기업도 무분별한 사업확장으로 체력을 넘어서 과속하게 되면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동양과 STX 사례를 통해서 다른 그룹들도 반면교사로 삼아 위기관리의 중요성을 느꼈으면 좋겠다”류승협 한국신용평가 기업·그룹평가본부 실장(사진)은 ‘동양, STX 그룹의 구조조정과 예상되는 효과’의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이번 보고서가 발간된 날짜는 3월 26일.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은 4월 1일, STX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마치 미리 알고 있었던 것처럼 타이밍을 맞춰 나온 보고서였다.류 실장은 “내가 점쟁이도 아닌데 구조조정의 정확한 날짜를 어떻게 맞출 수 있겠냐”며 “다만 그룹 출범 이후 문어발식 확장 정책이 너무 오랜기간 계속됐고, 대규모 자금요소가 외부차입금을 통해 충당돼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결과”라고 설명했다.그는 17회 SRE에서 워스트레이팅에 선정된 두 회사에 대해 “동양은 오랜기간 아픈 상태였고, STX는 급격하게 상태가 안 좋아진 급성 응급치료가 필요한 환자였다. 둘 다 병원에 가야 하는 상태에서 이제야 구조조정의 칼날을 들은 것”이라고 평가했다.보고서에 따르면 두 그룹은 구조조정으로 가는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동양은 IMF를 겪은 지난 2000년부터 재무적으로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었다. 류 실장의 표현대로 ‘아프기 시작한 지 꽤 오래된 상태’라는 것. 당시 비금융계열사의 경우 시멘트사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었고, 계열사내 큰 부실이 없는 상태에서 구조조정을 시도했다면, 지금의 어려움은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반면 STX그룹은 대규모 M&A와 시설투자를 통해 무리하게 사업 확장을 해오던 중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와 조선업 불황으로 직격탄을 맞게 됐다. 2007년까지 호황을 누리던 조선업은 2008년을 기점으로 물동량이 급감한 반면, 기 발주된 선박이 많아 공급은 증가하면서 깊은 침체의 늪으로 빠지게 됐다.그는 두 그룹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다소 상반된 시각을 내놨다.그는 “동양그룹은 계획된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자산과 부채 비율은 다소 개선되겠지만, 여전히 높은 금융부담으로 인해 수익기반이 정상화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라고 판단했다. 이어 “동양의 경우, 근본적으로 재무구조와 수익성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유상증자 등 추가적인 자본확충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한편 “조선업은 공급과잉과 해운시장 침체로 인해 본격적인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올해도 조선시장의 단기적인 수급여건이 쉽지 않아 수익성 부담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STX의 경우, 이제 공은 채권단의 손으로 넘어갔다”며 “채권단에서 6000억원의 긴급자금 지원에 합의한 만큼, 국내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17th SRE’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17th SRE는 2013년 5월15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161, mint@edaily.co.kr]
2013.05.22 I 강예림 기자
  • 인화정공, 조선경기 침체에도 안정적 행보
  •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선박엔진 및 발전설비 등 대형 부품 제조 전문기업인 인화정공(101930)은 국내 조선 업황 악화에도 사업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21일 밝혔다.인화정공은 우수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일찍이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했다. 주력 제품인 선박엔진부품을 응용해 발전설비, 대형기계, 교량부품 등 각종 산업설비 부품을 개발하고 진입시장을 확대해 신규 고객사를 유치했다.회사 측은 또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전방시장을 대폭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2011년 대연정공을 인수해 자동차 정밀부품 생산을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금속성형기계 제조 기업인 해동산업을 인수하기도 했다.작년과 달리 올 들어 국내외 조선사들의 수주실적이 조금씩 살아나는 추세인데다 향후 발주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인화정공의 자체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STX 살리기 정책 역시 인화정공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화정공의 전체 매출 중 약 30%가 STX 계열사 관련 매출이다. 회사 관계자는 “정부의 STX 회생 정책은 직·간접적으로 관계된 인화정공에도 반가운 소식”이라며 “향후 조선 업황이 다시 살아나면 정부 지원을 토대로 자회사와의 시너지를 확대, 동반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3.05.21 I 김기훈 기자
금융당국 영구채 '제동'…조선·해운업체 발목 잡히나
  • 금융당국 영구채 '제동'…조선·해운업체 발목 잡히나
  • [이데일리 김재은 한규란 기자] 금융당국이 영구채(하이브리드채·신종자본증권)를 사실상 은행들의 부채로 100% 반영하면서 부채비율이 높은 조선, 해운 기업들의 발행이 팍팍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제회계기준상 자본으로 분류되는 영구채에 대해 감독당국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지만, 시장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당장 유동성 위기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산업계에선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영구채만 100% 반영?…“은행이 알아서 할 일”금융당국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채권업계는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은행들은 불만이 없지 않다. 당국이 신용공여를 일종의 확정 채무로 판단, 100%의 신용환산율을 적용키로 한 것은 시장의 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A은행 관계자는 “신용공여는 보증과 성격이 다르다”라며 “내·외규상 신용공여는 최대 50%의 신용환산율을 적용하는데 영구채에 대해서만 100%를 적용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특히 영구채 신용공여후 5년뒤 풋옵션이 행사될 수도 있고, 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 무조건 확정 보증채무로 분류하는 것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시각이다.게다가 현재 금감원이 개별 신용공여한도를 자기자본의 25%로 제한하고 있고, 은행들 역시 내부 리스크 관리 위원회 등을 통해 영구채 발행 의사결정을 하는 만큼 시장의 논리에 맡겨도 충분하다는 주장이다.그러나 채권업계에서는 금감원의 우려를 십분 이해하는 분위기다. 크레디트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현대상선 등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들이 영구채를 발행해 부채비율이 떨어질 경우 감독당국이 관리 감독하는 게 어려워질 수 있다”며 “사실상 차입금인 영구채때문에 차후에 회계투명성 문제까지 거론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다만 금감원이 영구채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데 대해 심정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표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기관들을 통해 발행을 통제하겠다는 의도는 이해한다”며 “그러나 감독원이 일반기업들의 영구채 발행 신고서를 안 받아줄 것도 아니어서 실질적 효력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두산인프라코어가 5억달러 영구채대신 5억달러 회사채 발행했다면 부채비율은 100%포인트이상 높아진다. 자료:금융감독원(단위:백만원, %)◇ 해운 조선사 ‘난감’…그래도 발행 추진할 듯 다음 달 5000억~6000억원의 영구채를 발행할 예정인 포스코(005490)가 은행들의 신용공여없이 자체 등급으로만 조달하기로 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포스코는 국내에서는 AAA등급이지만, 무디스는 포스코를 ‘Baa1(BBB+)’로 평가하고 있다. 포스코의 영구채 발행금리 수준과 흥행여부가 향후 기업들의 영구채 발행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제적으로 BBB급인 포스코가 발행에 성공하더라도 글로벌 등급이 없거나 투기등급에 머무는 해운, 조선업체들의 경우 은행의 신용공여없이는 사실상 발행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영구채에 대해 100% 신용환산율을 적용, 신용위험 평가에 반영하면 사실상 실익이 없어지는 것 같다”며 “기업의 신용등급이 낮을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금융당국의 행보를 지켜보며 영구채 발행 여부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그러나 지난해 영구채를 발행한 두산인프라코어(042670)를 살펴보면 재무개선 효과를 실감할 수 있다. 2011년말 기준 두산인프라코어의 부채비율은 246.1%였지만, 2012년 10월 5억달러의 영구채를 발행, 5083억원의 자본이 확충됐다. 5억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했다면 부채비율은 313.8%로 높아졌겠지만, 영구채로 5000억원이상 자본이 확충되며 지난해말 부채비율은 전년말보다 30% 포인트이상 낮아졌다.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의 부채총계는 4조6200억원으로 2011년(4조1559억원)보다 4650억원 증가했다.크레디트업계 관계자는 “실질적인 재무개선 효과가 큰 영구채를 사실상 부채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라며 “해당 기업들의 발행수요를 은행들이 얼마나 받아줄 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단독]영구채, 은행 여신에 100% 반영한다☞ 두산인프라코어, 사상 첫 영구채 5억달러 발행☞ 두산인프라 하이브리드채 자본 인정할 듯…부채비율 높은 기업 '숨통'☞ 두산 영구채 '부채냐 자본이냐' 결론 연기☞ 두산 영구채 금감원·금융위 '엇박자'…산업은행은 '황당'☞ 포스코, 내달 영구채 6천억원 발행☞ '영구채=자본' 결론..난감해진 금융위☞ 영구채 사실상 '자본'..해운업계 숨통 트이나
2013.05.21 I 김재은 기자
  • [단독]영구채, 은행 여신에 100% 반영한다
  •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금융당국이 사실상 ‘자본’으로 결론내린 회계기준과 달리 영구채(하이브리드채·신종자본증권)를 실질적인 부채로 분류, 100%의 신용환산율(CCF)을 적용키로 했다. 은행들의 BIS비율 산정과 기업 신용위험평가 등에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은행들에게 일반기업의 영구채에 대해 100%의 신용환산율을 적용하도록 공문을 보냈다. 영구채 발행시 은행의 신용공여액을 확정 채무보증으로 판단해 이같이 조치한 것이다. 통상 우발채무 등 미확정채무의 경우 20~50%의 신용환산율을 적용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영구채 발행 시 개별은행의 신용공여액 전액을 부채로 분류해 해당기업의 익스포저로 반영할 계획이다. 만약 5000억원의 영구채를 A기업이 발행하고, 이중 B은행이 2000억원을 신용공여했다면, 2000억원 전액이 B은행의 A기업 익스포저로 잡히게 된다. 이는 국제회계기준(IFRS)상 영구채가 자본으로 분류되는 것과 별도로 감독당국이 사실상 100% 부채로 인식한 것으로 금감원은 향후 기업의 신용위험평가 등에 이같은 요소를 충분히 반영할 방침이다.금감원 고위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이 발행하는 영구채의 경우 바젤위원회의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는다”라며 “일반기업들이 발행하는 영구채의 발행기준은 금융회사보다 느슨해 이같은 점을 기업 신용위험평가에 충분히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감원은 주채무계열 선정과 재무구조 개선약정 체결대상을 가려낼 때 회사채, 기업어음(CP) 등 시장성 여신을 반영하는 세부안을 조율중이며, 영구채 역시 사실상 100% 부채로 분류, 은행들에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주문한 것이다.금감원 관계자는 “영구채가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는 것과 별개로 기업신용위험 등 금융감독 기준상 부채로 반영할 것”이라며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들의 무분별한 영구채 발행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금융당국 영구채 '제동'…조선·해운업체 발목 잡히나☞ 영구채, 자본으로 결론날듯☞ 영구채 사실상 '자본'..해운업계 숨통 트이나☞ 포스코, 내달 영구채 6천억원 발행☞ '영구채=자본' 결론..난감해진 금융위☞ 두산인프라코어, 사상 첫 영구채 5억달러 발행☞ 두산 영구채 금감원·금융위 '엇박자'…산업은행은 '황당'☞ 두산인프라 하이브리드채 자본 인정할 듯…부채비율 높은 기업 '숨통'
2013.05.21 I 김재은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신문] 방하남 “통상임금, 노사정 대화로 풀자”
  • [이데일리 유선준 기자]다음은 내일자(21일) 이데일리신문 주요 뉴스다.▲1면-방하남 “통상임금, 노사정 대화로 풀자”-갑을, 뭉쳐야 사는 시대-LG, 창조경제에 1.2조 푼다-금감원 “영구채는 자본 아닌 부채”▲종합-玄엔 부총리 “지나가는 현상으로 보지 않는다”···엔低 개입 시사-“목욕물 버리자고 아이까지 버리는 꼴”▲종합-勞使 이해관계 첨예···합의 외에 해답 없다-시중은행 ‘불만’ 해운·조선 ‘난감’▲정치-새누리 ‘원박 귀환’ 민주 ‘계파 안배’-두 거목의 죽음에서도···여야로 갈라진 弔問-윤창중 학습효과, 관가 3禁 모드▲경제·금융-KB금융회장 후보 ‘내부 對 외부’ 10명 압축-수입차 판매사 속속 금융업 진출-“세제혜택으로 상호금융 역할 키워야”-엔저에 원화대출 전화상품 인기 쑥쑥-“기업 돈맥경화, 은행 자금공급 줄어든 탓”-중기대출 증가···국내은행 1분기 BIS비율 하락▲세계전략포럼 2013/ 공생경영 두 기업-함께 멀리···100만 파트너 목표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페트병 옷’이 만드는 윤리적 패션 생태계 김방호 오르그닷 대표▲글로벌 마켓-리커창 “中-印, 세계경제 새 엔진 만들자”-아베···또 망언-페북 IPO 1주년···SNS 주가 굴욕-유럽기업들 몸값 ‘껑충’-틸 쿡 애플 CEO 탈세 청문회 선다▲마켓 종합-중위험·중수익 ‘채권형 ETF’ 인기-2030세대도 은퇴준비 나섰다▲마켓 증권-국내 초우량 등급 KT, 국제 신평사는 ‘글쎄’-키움증권 3년 최고수익률 36%대 상환 ELS 공모-교육株 사교육 규제 딛고 ‘부활 날개짓’-‘만년 내수주’ 제약업계 해외서 탈출구 찾았다▲마켓 증권-“돈 버는 정보 6월 10일부터 무료 배포”-환율 전쟁 대책은 ‘구조조정’-윤전기 돌리는 아베···몸살앓는 코스피▲엔터테인먼트-영화 ‘몽타주’ 주연 엄정화 “또 엄마 연기 걱정했지만 이야기의 힘 믿었다”-긴부와 진보 사이···김태희·유진 VS 조용필·이효리▲산업종합-‘창조경제형 투자’ LG가 바통 이어받다-소형 삼성 VS 대형 LG-“고부가 화학소재로 中시장 잡자”-한국타이어, 유상증자로 지주사 체제 전환▲산업-13배 빨라진 ‘B tv’ 고사양 콘솔게임도 거뜬-‘계륵’ 와이브로 운명, 하반기에 결정난다-피아트 ‘친퀘첸토’ 압구정 갤러리아百 전시-이데일리TV 콘텐츠 제작역량 ‘우수’▲산업-저 외제차, 우리나라에서 파는 것 맞아?-더 세진 엔진, 고속도로 문제없어-운전자가 졸아도 자동으로 차선 유지▲산업-사무가구 기업 코아스, 2세 승계 ‘터닦기’-“1만9900원짜리 샌들로 여성 발끝 사로잡을 것”-덴마크 왕실 도자기, 한국 전통을 담다-홈쇼핑 인기상품, 마트선 왜 찬밥?▲피플-“1993년 신경영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도 없었다”-박대통령 “한강의 기적 큰 역할하신 총리님···”▲여행-속내 들킨 여인내처럼 수줍은 듯 붉은 봉우리···그 속살···참, 아찔하다(중국 후난성 ‘처녀지’ 형산과 랑산)▲골프-“꿈은 이뤄졌다”···배상문 PGA 한국인 세 번째 우승-아쉽다! 최운정 우승 문턱서 좌절▲사회-알맹이 다 빠진 국제중 부실 감사-“흡연 적발하면 멱살 잡히고 쌍욕까지 들으니 상처받는다”-르포/흡연 단속 공무원의 하루-부작용 조사 많이 한 약 판매금지···왜?▲부동산-잠실·오류 등 7곳에 행복주택 1만채 짓는다-특수법인 경매매물 입찰 전 주무관청 허가 여부 확인해야-장기전세주택, 내달 2785가구 공급-마포 ‘자이’ 아파트 ‘레미안’에 도전장-청약저축 이자율 변경기간 2개월에서 5~6일로 축소
2013.05.20 I 유선준 기자
해운업체 10곳중 3곳 올해 '한계상황' 온다
  • 해운업체 10곳중 3곳 올해 '한계상황' 온다
  • [이데일리 류성 산업선임기자] 국내 해운업체 10곳 가운데 3곳은 올해 안에 해운업 경기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더이상 생존하기 어려운 ‘한계 상황’에 직면할 위기에 처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올해 안에 해운업 경기가 회복될 기미가 거의 없어 이들 업체 중 상당수는 기업도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이는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국내 해운업체 175개사를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한 결과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이미 한계상황에 진입했다는 기업이 9.7%에 달했다. 또 올 상반기나 하반기가 한계라는 응답도 각각 5.7%, 13.1%에 이르렀다.이어 해운경기 회복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내후년에나 좋아질 것이라는 기업이 44.0%, 내년 하반기를 꼽은 기업이 28.6%로 대부분 기업이 해운업의 미래를 어둡게 봤다. 반면 올해 안에 회복될 것이라는 응답은 3.5%에 그쳤다. 해운업종의 불황이 지속되면서 해운업체들의 자금유동성 확보에도 경고등이 켜져있다. 지난해 공시발표한 해운업체 99개사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75.8%가 유동비율 100% 미만을 기록했고, 56.6%는 전년대비 유동비율이 더욱 악화된 상황이다. 기업의 단기 채무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은 유동자산(1년 이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유동부채(1년 이내 갚아야 하는 부채)로 나눈 비율로 보통 150∼200%는 돼야 건전한 것으로 보며 100% 이하면 급격한 유동성 위기를 당할 수 있다.이들 99개 해운업체 가운데 지난해 영업적자를 낸 기업은 전체의 37%인 37개사, 영업이익이 감소한 기업은 55개사였다.조사에 응한 기업들은 해운업 위기극복을 위해 가장 시급한 정부정책과제로 원리금 상환, LTV 적용기간 유예(49.1%)를 첫 손에 꼽았다. 다음은 정부의 선박매입, 대출상환 보증 등 유동성 확보를 위한 지원(35.4%), 선사 공기업, 조선소, 금융기관이 공동 참여하는 합작선사 설립(11.4%) 등이 뒤를 이었다.최근 해운업 경영애로가 발생한 원인으로는 경기둔화로 인한 물동량 감소 및 매출부진(68.0%), 유가 등 운영원가 상승(41.7%), 자금유동성 확보(35.4%)를 차례로 들었다. 김경종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해운업계는 지난 몇 년간 계속되어 온 글로벌 경기침체와 매출원가 상승 등으로 수익성 저하와 함께 유동성이 악화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해운업체가 유동성을 보강하여 선박노후화에 대비하고, 서비스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재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가 원리금 상환과 LTV 적용기간 유예 등의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3.05.20 I 류성 기자
높아지는 불황의 파고..빨간불 켜진 굴뚝산업
  • 높아지는 불황의 파고..빨간불 켜진 굴뚝산업
  •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SRE 워스트레이팅(Worst Rating)에 이름을 올렸다는 건 한 마디로 ‘재무구조가 보기보다 더 취약하다’는 뜻이다. 웅진이나 STX그룹처럼 문제가 터질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도 된다.워스트레이팅은 시장이 주는 일종의 알람이다. SRE 자문위원들은 신용평가사가 워스트레이팅에 오른 기업들을 좀 더 꼼꼼하게 살펴 발 빠르게 신용등급에 위험요소를 반영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 STX·한진중공업..‘재무악화’ 심화지난 9회 SRE에 이름을 올린 STX는 14회부터 지금까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SRE를 통해 지속적으로 경고가 이뤄진 셈이다. 결국 지난 4월 STX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했고, STX건설은 PF보증사업장 부실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사실 STX조선해양의 자율협약은 이미 예견돼 있었다. 지난 4월 SRE 설문 당시 시장참여자들은 STX조선해양에 대해 투자적격 등급인 ‘BBB’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자율협약 신청 후 STX 계열사의 신용등급은 일제히 투기등급으로 강등됐다.한진중공업은 지난 14회 SRE에 처음 등장한 후 17회까지 워스트레이팅에 포함됐다. 16회 SRE 이후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가 한진중공업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내렸음에도 여전히 고평가 지적이 많다는 얘기다.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고, 조선업황도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인천북항 배후단지 기반시설 조성공사를 시작하고, 증자를 통해 운영자금도 조달했지만 업황 부진에 따른 우려는 여전했다.◇ 현대상선·동국제강도 ‘우려’지난 16회 SRE에서 5위에 머물렀던 현대그룹은 그룹의 ‘가장’인 현대상선의 실적 부진으로 1위까지 올랐다. 현대상선은 차입금이 크게 늘면서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꼽혔다. 게다가 올해 만기도래 회사채 4800억원을 비롯해 연내 갚아야 할 단기성 차입금이 1조원을 넘는다. 반면 현대상선의 지난해 말 현금성 자산은 6000억원에 그치고 있다.16회 SRE에서 10%의 표를 받았던 동국제강은 철강업황 부진 외 큰 이슈가 없었는데도 반년 만에 1위 그룹에 포함됐다. 건설과 조선업에 쓰이는 철강제품을 생산하다 보니 불황이 전이됐다는 평가다. 후판의 원료가 되는 슬라브 생산설비 투자에 나서면서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진 탓도 있다.SRE 한 자문위원은 “건설과 조선, 해운 뿐 아니라 철강업종이 많은 표를 받은 건 한국 기간산업의 리스크가 커졌다는 반증”이라며 “이미 신평사도 해당 업종에 대한 위험을 감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두산중공업·대성산업의 ‘딜레마’이번 설문에선 두산그룹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두산건설은 이미 2010년 워스트레이팅 1위로 꼽힌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엔 두산건설(15표)보다 두산중공업과 인프라코어(16표)에 대한 의구심이 눈에 띄게 커졌다. 건설과 중공업의 표를 합치면 31표에 달해 공동 1위 기업들을 제외하곤 가장 많았다. 두산그룹의 두산건설 지원 의지는 확인했지만, 두산건설의 리스크가 두산중공업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성산업은 디큐브시티의 수렁에서 여전히 빠져나오지 못했다. 16회 SRE에서 ‘제2의 웅진’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던 대성산업은 위기의 주범인 디큐브시티 사업을 거의 토해내기로 했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랭했다. 15표로 지난 회보다 표수는 많이 줄었지만 대성산업의 신용등급이 이미 한단계 하락했음을 감안하면 여전히 많은 몰표를 받았다는 평가다. 시장에선 현금창출처가 뚜렷하지 않은 만큼 자산매각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2013.05.20 I 함정선 기자
  • 코스피 보합권 등락..미국 호재 vs. 지정학적 리스크
  •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코스피가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유럽 자동차 판매가 증가세를 보였다는 소식에 강세로 출발한 이후, 보합권에서 머뭇거리고 있다.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와 엔화 약세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오전 9시42분 현재 코스피는 전거래일대비 0.46포인트(0.02%) 오른 1987.27을 기록 중이다.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 마감했다. 이달 소비자 신뢰지수가 6년여 만에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고 경기 선행지수도 큰 폭으로 반등했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유럽 증시 역시 유럽 자동차 판매가 19개월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를 회복했다는 소식에 상승했다. 수급주체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88억원, 864억원 순매도하는 반면 개인은 1924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15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화학 서비스 화학 정보통신 의료정밀 통신업 등이 오르고 있다. 운수창고 보험 은행 전기가스 조선 유통 의약품 등은 약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삼성전자(005930)는 전거래일대비 8000원(0.53%) 내린 15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차(005380) 포스코(005490) 현대모비스(012330) 기아차(000270) SK하이닉스(000660) 신한지주(055550) LG화학(051910) NHN(035420) LG(003550) 등은 오르고 있다. 삼성생명(032830) 한국전력(015760) 현대중공업(009540) 롯데쇼핑(023530) SK이노베이션(096770) 등은 내리고 있다. ▶ 관련기사 ◀☞중남미 관세공무원들이 한국 찾은 까닭은☞IT주도주, 하드웨어서 서비스로..삼성전자 지고 NHN 뜬다☞삼성, 中에 시분할 LTE '갤노트2' 공급
2013.05.20 I 경계영 기자
KB와 합병 메가뱅크 탄생?..우리금융 이번엔 팔릴까
  • KB와 합병 메가뱅크 탄생?..우리금융 이번엔 팔릴까
  •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저금리 저성장에 기업부실과 대출경쟁 확대까지 더해지며 주요 은행들의 1분기 실적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은행 비중이 절대적인 주요 금융지주사 역시 실적 쇼크를 피해가긴 어려웠다.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2013년. 금융당국의 우리금융 민영화 의지는 어느 때보다 높다. 과거에도 그러했지만, 이번엔 정권 초라는 점, 일괄매각을 고집하기보다 모든 방안을 원점 재검토하겠다는 금융당국의 스탠스와 KB금융이라는 현실적인 인수후보가 있다는 점에서 우리금융의 민영화 가능성이 커 보인다.기로에 선 금융지주사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를 4대 금융지주회사로 칭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금융지주’회사로 볼만한 곳은 신한금융뿐이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을 뜯어보면 전체 이익 중 은행비중이 90~98%에 달했다. 우리금융은 98.5%나 됐고, KB금융 95.1%, 하나금융 90.9%였다. 카드, 증권, 보험 등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된 신한금융의 은행비중 역시 56.4%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이처럼 은행의 역할이 절대적인 금융지주사들이지만, 지난 1분기 국내은행의 순이익은 1조 8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절반가량 급감했다. 대출경쟁 확대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 기업부실 확대 영향에 충당금 적립 부담이 늘어난 탓이다. 전문가들은 금융권 전반의 수익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순이자마진(NIM) 축소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보다 충당금 적립과 대출채권 매매손실 등 부실자산 관련 비용을 꼽았다.정문영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2013년 1분기 순부실 발생이 2012년 분기평균인 2조 5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돼수익성에 부담요인이 될 것”이라며 “조선, 해운업 여신에서 추가적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우리금융, 손부실채권 발생 3조 500억정부가 대주주인 우리금융은 여타 금융지주에 비해 주요기업 익스포저가 상당히 많다. 이같은 영향에 지난해 우리금융의 부실채권 순발생규모나 비율은 여타 금융지주를 압도했다. 지난해 우리금융의 순부실채권 발생규모는 3조 500억원으로 신한금융(1조 3700억원)의 2.2배를 웃돌았다. KB금융이 2조 4200억원으로 우리금융의 뒤를 이었고, 하나금융은 1조 6900억원 수준이었다. 부실채권 순발생규모란 신규 고정이하 여신으로 분류된 부실채권 규모에서 건전성 재분류 포함, 여신이 정상화되거나 회수된 채권을 제외한 것을 의미한다.1분기 우리금융의 실적부진은 더 심화됐다.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67%나 급감한 2137억원으로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이는 자율협약을 신청한 STX조선해양 등 STX그룹 여신이 많은 탓이다. 우리금융 소속 은행들은 STX조선해양의 은행권 신용공여액의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1분기에만 STX그룹, 성동조선, SPP조선과 관련해 1894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쌓았다. 이는 1분기 순익의 89%에 달하는 규모다.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발표 후 우리금융에 대해 “기업 구조조정 영향이 가장 큰 은행지주”라며 우리금융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평균’으로 하향조정했다. 그는 “한계기업에 대한 익스포저가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키움증권에 따르면 4대 한계기업(STX조선, 성동조선, SPP조선, 금호산업·타이어)의 우리금융 익스포저는 3조 2873억원으로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의 해당 익스포저를 합친 규모(3조 4679억원)와 비슷했다. 하나금융의 4대 한계기업 익스포저는 2조 3439억원이었고, 신한금융(6024억원)과 KB금융(4797억원)의 해당 익스포저는 상대적으로 미미했다.‘3전 4기’ 이번엔 팔릴까우리금융지주는 2001년 출범부터 남달랐다. 선진적인 금융회사 지배구조라는 틀을 따오긴 했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거치며 한데 모아야 할 필요에 의해 생겨났다. 한빛, 광주, 경남, 평화은행, 하나로종금 등 우리금융지주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12조 8000억원에 달한다.2001년 4월 국내 첫 금융지주회사로 데뷔한 다음 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정부지분 매각을 처음으로 성사시킨다. 이로써 우리금융의 정부지분은 100%에서 88.2%로 낮아졌고, 이후 소액주주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행사와 우리증권 신주 발행 등으로 지분율이 85%선까지 낮아졌다. 2004년 9월, 2007년 6월, 2009년 11월, 2010년 4월 등 네 차례에 걸친 블록세일(지분 대량매매)로 정부지분은 현재 수준인 56.97%까지 줄었다. 네 차례 블록세일을 통해 회수한 공적자금은 5조 6000억원 규모다.MB정부 들어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내세워 우리금융의 일괄매각을 고집하면서 3차례의 매각이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1, 2차 때는 유효경쟁 입찰이 성립하지 않았고, 3차에는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매각 중단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박근혜 정부는 출범 전부터 우리금융의 조속한 민영화와 산업은행의 민영화 유보를 금융 정책의 큰 방향으로 잡았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3번에 걸쳐 (매각이) 안 됐으니 벽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제 직(職)을 걸고 우리금융 민영화를 성사시키겠다”고까지 했다. 금융위원회는 6월까지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 등을 마련해 조속히 추진할 방침이다.우리금융의 민영화는 국내에서 금융지주사를 처음으로 매각하는 사례로 핵심은 일괄매각을 고집할 것인가에 있다. 일괄매각은 MB정부 때 세 차례나 실패한 터라 금융당국은 부담이다. 신제윤 위원장은 메가뱅크(일괄매각) 방식을 선호하는 것처럼 알려진 데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자는 차원으로 하나의 대안에 불과하다”며 “일괄매각해 지주회사로 가는 것에 대한 제약이 많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보다는 ‘조기 민영화’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메가뱅크 vs 분리매각현행 금융지주회사법을 따져보면, 국내외 금융회사들의 금융지주회사 경영권 소유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 조항에서 국내외 금융지주회사가 예외로 분류되지만, 경영권을 갖기 위해서는 지분 100%를 인수해야 한다. 소수주주가 주식을 팔지 않더라도 최소 95%이상은 확보해야 해 현행 정부지분 56.97%만으로는 경영권을 가져올 수 없다. 국내외 금융회사가 우리금융 경영권을 갖기 위해서는 ‘합병’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시장에서는 잠재 매수자로 꼽히는 KB금융지주에 일괄매각하는 방안과 지방은행 등 일부 계열사를 분리매각하고, 우리금융의 정부지분은 블록 딜을 통해 차츰 낮춰가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우리금융을 담당하는 한 증권사 연구원은 “경남은행을 매각해 예보가 공적자금을 추가로 회수하고, 이후 우리금융의 추가적 블록 딜을 통해 지분율을 50% 이하로 낮출 것”이라며 “우리투자증권은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자회사 매각 형태로 민영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으며, 시기는 2014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HMC투자증권은 ‘일괄 매각하는 방안이 정답’이라고 했다. 이창욱 연구원은 “KB금융에 의한 인수, 합병이 유력하다”며 “분리매각보다 일괄매각이 분명히 공적자금 회수 규모도 클 것이고, 매각 소요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믿었던 ING생명 인수 무산 이후의 KB금융의 절박함과 우리금융의 충분한 가격메리트를 이같은 시나리오의 근거로 꼽았다.현재 우리금융 주가순자산배율(PBR)은 0.5배에도 미치지 못해 경영권 프리미엄 20~30%를 감안하더라도 PBR 0.6배면 충분하다는 것. 아울러 KB금융이 우리금융을 일괄 매수한 이후 지방은행을 바로 분리매각해 3조원 가량의 현금을 충당할 것으로 예상했다.그러나 KB금융이 우리금융을 가져갈 경우 부작용도 적지 않다. 지난해 기준 총여신 평잔 합계가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32.3%에 달하고, 여수신 점유율이 40%를 웃도는 것도 부담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특정 금융그룹이 정부 계획에 의해 지나치게 성장하는 것은 해당 금융그룹에 대한 정부지원 여력을 낮출 위험이 있다”며 “리스크 관리를 위해 그룹차원에서 계열별, 산업별로 여신한도를 관리하면 차주의 자금조달 기회를 축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비슷한 자산 포트폴리오와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어 메가뱅크의 탄생은 이같은 유인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13.05.17 I 강예림 기자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