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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균의 투자레슨] 액티브 ETF, 진보인가 퇴행인가
- 지난 2007년 좋은 헤지펀드를 발굴해 고객에게 추천해 주는 ‘재간접펀드’(fund of fund) 사업자인 프로테제파트너스 대표 테드 세이즈는 워런 버핏이 한 말을 듣고 분개했다. 워런 버핏이 ‘아무리 유능한 헤지펀드 매니저들이라도 주식시장을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 수익률보다 장기간 나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세이즈와 버핏은 서한을 주고 받으면서 흥미로운 내기를 하기로 합의했다. 향후 10년 동안 프로테제파트너스가 선정한 5개의 헤지펀드와 S&P500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을 비교해 진 쪽이 100만 달러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한 것이다. 2017년 내기의 결과가 나왔다. 버핏의 완승이었다. 10년 동안 S&P500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은 125.8% 상승한 반면, 헤지펀드 5개의 수익률은 87.7%와 42.3%, 21.7%, 2.8%, 2.0%에 그쳤다. 단 한 개의 헤지펀드도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을 앞서지 못했다. 우수한 두뇌와 아드레날린이 넘치는 확신으로 무장한 헤지펀드 운용자들이 시장 수익률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냈던 것이다.워런 버핏은 실은 시장 수익률을 추종하는 투자자가 아니다. 오히려 그 대척점에 서있다. 버핏과 같은 가치투자자들은 때때로 시장이 보여주곤 하는 비합리성에 주목한다. 시장은 대체로 효율적이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어서,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는 강세장에서는 탐욕이, 약세장이 지속될 때는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곤 한다. 워런 버핏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조울증 환자와 같은 시장의 이런 속성을 ‘미스터 마켓’이라고 불렀다. 시장의 비합리성은 가치투자자들에게 좋은 친구이다. 시장이 침울한 울증에 빠져있을 때 적정가치 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고, 시장이 조증으로 달아오를 때는 유리한 가격으로 팔 수 있기 때문이다. 버핏은 시장 수익률을 추종하는 투자가 최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통찰력있는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훈련, 그리고 투자에 적합한 기질이 요구되는데, 이런 능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은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차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버핏의 주장이었다. 버핏보다 훨씬 급진적으로 시장 수익률에 천착했던 이들도 있었다.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장기적으로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얻기 어렵기 때문에 시장 수익률 추구가 투자의 최우선 목표가 돼야 한다는 주장은 1950~60년대 미국의 대학 연구실에서 시작됐다. 해리 마코위츠는 1952년 ‘포트폴리오 선정’이라는 짧은 논문에서 수익은 위험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주장을 폈고, 1962년 윌리엄 샤프는 ‘자본자산가격결정이론(CAPM)’을 만들어내면서 위험의 개념을 세분화해 정리했다. 이런 흐름을 집대성한 이는 보수주의 경제학의 성지인 시카고대의 유진 파마 교수였다. 유진 파마는 ‘효율적 시장 가설’을 통해 주식시장이 너무도 효율적이기 때문에 미래의 주가 예측이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주가에는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든 정보가 반영돼 있기 때문에 주식시장에서 초과이익을 얻기 힘들고, 초과 이익은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가능하다는 주장을 폈다. 핵심은 시장의 결정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이었다. 시장의 전능함을 투자의 영역에서 개척했던 마코위츠와 샤프, 파마는 모두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고, 이들의 구상은 시장을 복제하는 ‘패시브(passive) 투자’를 통해 현실화됐다.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여러 회사들을 골라 투자하지만 존재 자체가 효율성의 화신인 시장, 예컨대 주식시장의 대표지수들인 S&P500지수, KOSPI 등의 성과를 장기적으로 넘기 힘들 것이라는 견해가 대세가 되면서 각종 지수 추종형 상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웰스파고 은행은 미국증시의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최초의 인덱스 펀드를 만들었고, 자산운용사 스테이트 스트릿은 시장을 개별 주식처럼 쉽게 사고 팔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만들어내 출시했다.특히 요즘 투자의 대세가 되고 있는 ETF는 투자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ETF로 구현이 되지 않는 전략이 없다. 시장이 횡보할 때 콜옵션을 매도해 수익을 얻는 ‘커버드 콜’ 전략은 전문가들의 영역에 속했는데, ETF로 동일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심지어 ETF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는 금기시되지만 미국에선 합법화된 대마에도 투자할 수 있다.다만 최근 횡행하고 있는 ETF, 소위 액티브 ETF들은 지수 추종 투자를 애초에 고민했던 이들의 이상과는 배치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대놓고 ‘액티브’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는 것처럼 이들은 수동적 투자자(패시브)이기를 거부한다. 시장 전체가 아닌 특정 종목을 매수하는 행태가 ETF라는 외피를 쓰고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어쩌면 이런 행태는 시장의 효율성을 강조했던 패시브 투자 창시자들이 경계했던 실수를 범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패시브 펀드의 고안자들은 시장에서 분주하게 움직인다고 힘을 쏟아봤자, 장기적으로 시장을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시장의 전능한 능력을 전혀 믿지 않는 워런 버핏 같은 사람마저도 잡다한 전략으로 시장에 대응하는 것보다 그저 시장 대표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것이 차선으로서의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프로테제파트너스와의 내기에 응했다. ETF는 투자의 편의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지지만, 편의성과 투자의 성패와는 상관성이 적다. 사이버 거래는 투자를 편하게 해줬지만, 회전율을 높여 장기 수익률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그럴듯한 마케팅으로 포장된 ETF들은 투자자들을 유혹하지만, 투자자들에게는 과도한 자극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생각은 깊게 하고, 행동은 적게 해야 한다고 보는데, 편리함으로 포장된 각종 소음은 오히려 투자에 해가 되는 경우가 많다.한편 액티브 ETF는 시장에서 버블을 만들기도 한다. 미래 가치를 능동적으로 추정하기 보다는 현재 시장에서 형성돼 있는 가치를 기계적으로 추종하기 때문이다. 많은 액티브 ETF들은 시장의 인기테마에 편승해 주가 후행적으로 설정되곤 한다. 현재의 질서를 수동적으로 추인하면서, 기존 인기 종목의 주가를 버블권까지 올려 놓기도 한다. 공학적 관점에서 액티브 ETF는 진보이지만, 철학적 관점에서는 퇴행이다.
- 한동훈, 인사검증 부실 논란에 "자료 수집만" 선긋기[2023국감]
-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법무부 산하 인사정보관리단의 부실 검증 논란에 대해 “저희는 기계적으로 자료를 수집할 뿐”이라고 선 그었다.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한 장관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이같이 밝힌 뒤 “저는 특정 인사검증 내용에 대해 전혀 보고받지 않는다”며 “제가 추천, 비토 기능까지 행사하면 권한 남용 문제가 분명히 생길 것이어서 이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더불어민주당도 이런 방식의 명문화를 요구했었다”고 말했다.이날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낙마,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자질 논란, 신원식 국방부 장관 과거 발언 논란 등을 들며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난점 중 하나는 주요공직자 인사문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재산신고 누락, 부동산 보유 문제, 자녀 증여세 문제, 업무 관련 특혜 이해충돌 문제, 과거 발언 문제 등 자료를 1차적으로 수집해 판단하는 게 인사정보관리단 역할 아니느냐”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한 장관은 “관리단은 가부 판단은 하지 않고 자료를 프로토콜에 따라 기계적으로 수집하고 의견을 넣지 않은 채 공직기강실에 넘긴다”며 “법률적 판단을 하면 권한 남용 문제가 생길 것 같아 시스템을 바꾼 것”이라고 반박했다.이 후보자의 비상장 주식 소유 현황 사실, 신 장관의 문제 발언을 확인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구체적 검증 대상에 대해 검증에 관여한 사람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고위공직자 후보자들이 비슷한 유형의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는 지적엔 “사실 우리나라에서 어느 정도 성공한 사람을 주요보직에 쓸 땐 대개 비슷한 문제가 나오게 돼 있고 과거에도 그래왔다”고 받아쳤다.
- AMD, 엔비디아와 경쟁 위해 오픈소스 AI 기업 인수(영상)
-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하며 사흘 연속 랠리를 이어갔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긴축정책 종료 기대감이 맞물리며 국채수익률이 하락한 영향이다. 이날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657%까지 떨어졌고 2년물 금리 역시 5% 아래로 낮아졌다. 연준 인사들의 비둘기파적 연설도 이어졌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 총재는 “시장금리인 국채수익률이 크게 올라 더이상 정책금리 인상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미국 경제는 침체를 겪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월가에서는 증시 바닥 가능성을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펀드스트랫의 마크 뉴튼 기술 전략 책임자는 “S&P500 지수가 (200일 지지선을 중심으로)강력한 기술적 반등을 보여줬고 현재 증시가 5월 이후 광범위한 랠리 추세에서 벗어났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금리와 달러도 정점에 근접한 만큼 바닥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스테판 수트마이어 기술 분석가도 “일반적으로 S&P500은 4분기에 강세를 기록했다”며 “9~10월은 매수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특징주 흐름은 다음과 같다. ◇펩시코(PEP, 164.40, 1.9%)세계 최대 식음료(콜라 및 스낵 등) 판매 기업 펩시코 주가가 2% 가까이 상승했다. 이날 펩시코가 공개한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펩시코에 따르면 3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6.7% 증가한 234억5000만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4% 증가한 2.25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예상치는 각각 234억1000만달러, 2.15달러였다. 펩시코는 이어 연간 EPS 가이던스를 종전 7.47달러에서 7.54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펩시코 측은 “가격 인상 등에 따라 견고한 실적을 달성했다”며 “체중 감량 약물(마운자로, 위고비 등) 영향이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 트랜드를 고려해 무설탕, 저칼로리, 저당 간편 식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비만 치료제 열풍이 불면서 소비자들이 펩시코, 코카콜라 등 제품에 대한 소비를 줄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AMD(AMD, 109.01, 1.9%) 글로벌 반도체(CPU·GPU) 설계 기업 AMD 주가가 2% 올랐다. AMD는 이날 오픈소스 AI(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Nod.AI’를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인수 절차는 연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인수 가격 등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Nod.AI는 미래 AI 시스템을 위한 오픈 소스 기술을 구축한 기업으로 알려졌다. 월가에서는 이번 인수에 대해 엔비디아와의 경쟁을 위한 AI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트루이스트 파이낸셜(TFC, 29.25, 6.6%)금융 지주사 트루이스트가 보험 중개 사업부문 매각설에 힘입어 7% 가까운 상승세를 기록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루이스트는 보험 중개 사업부문을 사모펀드 스톤 포인트에 매각하는 방안을 협상 중이다. 매각 가격은 100억달러로 알려졌다. 트루이스트는 올해 초 스톤 포인트에 보험 중개 사업부문 지분 20%를 매각한 바 있다. 이번 협상은 나머지 지분 80%를 매각하는 방안이다. 월가에서는 매각 대금 유입으로 재무구조가 더 개선될 수 있는데다 사업을 단순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해넌 암스트롱(HASI, 16.98, 9.8%) 친환경 인프라 투자에 특화된 리츠사 해넌 암스트롱 주가가 10% 가까운 급등세를 기록했다. 월가의 호평 영향이다. 이날 베어드의 벤 칼로 애널리스트는 해넌 암스트롱에 대한 투자의견 ‘시장수익률 상회’를 유지하면서 ‘낙관적 추천 기업’으로 신규 제시했다. 다만 목표주가는 종전 44달러에서 28달러로 낮췄다.벤 칼로는 “재생 에너지 사업 전망에 대한 과도한 우려와 배당 성장 전망 하향 조정 등으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과매도 국면까지 왔다”며 “3분기 강력한 실적이 반등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포트폴리오의 다양성과 동종업체 대비 강력한 재무상황 등도 긍정적 투자 포인트”라고 덧붙였다.한편 해넌 암스트롱의 배당수익률은 10%를 조금 웃도는 상황이다. ※ 네이버 기자구독을 하시면 흥미롭고 재미있는 미국 종목 이야기를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주식이든 국내 주식이든 변동엔 이유가 있습니다. 자연히 모든 투자에도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 이유를 찾아가는 길을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이데일리 유재희 기자가 서학 개미들의 길잡이가 되겠습니다. 매주 월~금 오전 7시40분 유튜브 라이브로 찾아가는 이유 누나의 ‘이유TV’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반토막' 난 美 국채 ETF…금리 하락 베팅 괜찮을까?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미국 국채금리가 치솟자, 일찍이 금리 인하에 베팅하던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운용업계 전문가들은 남은 하반기 단기적으로는 장기채 투자에 주의를 기울이고, 미국 장기채보다는 고금리·고환율 수혜를 받을 금리형이나 배당형 등에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긴 호흡에선 저가·분할 매수가 유효하다는 조언이다.이데일리는 4일 국내 자산운용사 8곳(가나다순 미래에셋·삼성·신한·키움투자·한국투자·한화·KB·NH아문디)을 대상으로 진행한 4분기 해외 ETF 투자전략 설문조사를 진행했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미국 국채금리 치솟자…장기채 인버스 ETF ‘웃음’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최근 1개월간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인버스2X(합성 H)’는 전체 ETF 중 23.85%의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코스닥150 선물 인버스 ETF를 제외하고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인버스(H)’(13.50%),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인버스(H)’(11.15%)가 수익률 상위에 올랐다. 국채 인버스 ETF는 금리 상승기에 국채선물 매도로 채권가격이 하락할 경우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최근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고공행진하면서 이들 ETF가 높은 수익률을 낸 것이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미국 장기국채 인버스2X ETF는 미국 장기 국채 선물 지수 하락(국채 금리 상승)분의 두 배만큼 수익을 내는 구조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에 불을 지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8%를 돌파하며 2007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30년물 국채금리은 4.9%를 넘어서 2007년 9월 이후 최고치를 넘어섰다. 추석 연휴 동안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돈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미국 노동부의 구인·이직보고서(JOLTS) 등 견조한 경제지표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이 이어지며 금리 상승을 자극했다. 또한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는 단기적으로 면했지만, 공화당 내 갈등과 미국 재정적자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됐다. ◇ “단기 금리 하락베팅 주의…장기 저가 분할·매수 유효”고금리 국면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개인별 투자 기간에 따라 금리 하락 베팅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이 따른다. 실제 한 달간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H)’,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H)’,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H)’ 등 미국 장기 국채 ETF는 20% 안팎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이데일리가 조사한 국내 자산운용사 8곳의 과반 이상은 단기적으로 미국 장기국채 ETF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는 보수적 의견을 내놨다. 현재 금리 수준이 이미 높지만, 더 오를지 모른다는 공포가 여전하기 때문이다.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팀장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11월 중순까지 미국의 45일짜리 임시예산안을 대체할 진짜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채권뿐만 아니라 주식시장도 불확실성이 지속할 가능성 크다”며 “금리 상승 후 장기 고금리가 이어진 2007년 당시 미국 장기채권투자 수익에 대한 갈증이 한동안 지속한 점을 감안하면, 현시점 장기채 단기 투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기 투자자라면 저가·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하지만, 진입 시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금리 하락 베팅은 정책 변화를 확인한 이후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조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4분기엔 높은 금리를 향유할 상품이 합리적”이라며 “연준의 금리정책 변화에 의해 주도되는 금리 하락은 추세적일 가능성이 높아, 정책 변화를 확인하기 전까지 다른 투자 대안을 고려하길 권고한다”고 했다.◇ “4분기 고금리·고환율 수혜, 배당형 등 선별 접근”상품별로는 8곳 중 3곳(중복)이 배당형 ETF를 추천했다. 이수진 KB자산운용 ETF상품팀 부장은 “장기 고금리 국면에 자본조달 위험과 생산 비용 상승에 한계 기업이 증가한다”며 “소비자에게 가격 전가가 가능한 필수소비재나 장기 성장을 지속한 위기에 강한 기업을 중심으로 한 고배당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금리·고환율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미국 무위험 지표금리인 SOFR을 기초지수로 삼는 ETF도(2곳) 추천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정성인 키움투자자산운용 ETF마케팅사업부장은 “미국 고금리 기조에 따라 미국 단기 지표금리 역시 높은 수준인데, 그 수혜를 보는 동시에 미국 달러가치 상승 시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채권에 단기 투자하는 만기매칭형 ETF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성인 부장은 “미국 채권 중 듀레이션이 짧은 단기채에 투자하면서 높은 수준의 이자수익을 확보하는 전략이 안정성과 수익성 모두 높은 투자 대안”이라며 “만기에 금리나 시장 상황과 상관 없이 투자 당시 확인한 만기수익률(YTM)을 실현할 수 있다”고 전했다.유럽 국채 ETF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김현빈 NH아문디자산운용 ETF투자본부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은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을 표명했다”며 “유로존 인플레이션의 가파른 하락세와 어두운 경기 전망이 금리를 하락 반전할 것”이라고 했다. 주식형 ETF로는 글로벌 반도체 테마형이 추천(2곳)됐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인공지능(AI) 등 기술 혁신은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결국 반도체 산업이라는 점에서 향후 산업 성장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고 했다.
- 파멥신, 채무 상환 시급한데…최대주주 변경 ‘진통’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파멥신(208340)이 채무 상환이라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신속한 최대주주 변경을 모색했지만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기존에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유콘파트너스가 경영권 분쟁 소송을 제기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기 때문이다.파멥신 로고 (사진=파멥신)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멥신은 지난 11일 최대주주 변경을 취소한 지 3일 만에 새 최대주주로 히어로벤처스아시아를 맞이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유콘파트너스는 경영권분쟁 소송을 제기하며 맞섰다. 파멥신이 급히 새로운 최대주주를 구한 데에는 당장 60억원의 채무 상환도 버거운 자금난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최대주주 변경 취소 3일 만에 새 최대주주 맞이앞서 파멥신은 지난 14일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의 제3자배정 대상자를 파멥신다이아몬드클럽동반성장에쿼티제1호조합(이하 파멥신다이아)에서 히어로벤처스아시아(이하 히어로벤처스)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히어로벤처스는 최대출자자 정의현 씨가 50% 지분을 갖고 대표조합원(지분율 0%)인 문한민 씨 등 출자자 2명인 조합이다. 오는 12월 1일까지 히어로벤처스가 유증대금을 납입하면 지분율이 29.01%로 오르며 최대주주로 등극하게 된다.지난 11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해제하고 3일 만에 새 최대주주를 맞이한 셈이다. 지난 7월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던 유콘파트너스는 이에 반발해 지난 11일 대전지방법원에 경영권분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유콘파트너스가 지난 11일 제기한 경영권분쟁 소송 공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앞서 파멥신은 지난 6월 16일 파멥신다이아와 3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증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유증 후 지분율이 29.36%로 오를 파멥신다이아가 최대주주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다 돌연 유콘파트너스가 지난 7월 45억원 규모의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10%의 계약금을 지급하면서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 때까지만 해도 유콘파트너스와 파멥신다이아는 긴밀한 관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당시 계약에 따르면 잔금은 파멥신다이아가 유증 후 배정받을 주식으로 지급하기로 했고 이에 대해 파멥신다이아가 연대보증도 섰다. 또한 최대주주가 변경된 7월 26일 공시된 이사 선임 안건에는 사중진 코리아다이아몬드거래소 대표이사, 김성훈 법무법인 루츠 구성원변호사, 사외이사로 정지숙 영일세무법인 대표세무사, 오광배 전 키프코씨앤아이 대표이사가 이름을 올렸다.◇파멥신다이아와 유콘파트너스의 관계는?그러나 지난달부터 파멥신다이아의 대표 조합원인 사중진 코리아다이아몬드거래소 대표이사와 유콘파트너스 간 관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한 듯한 흐름이 감지된다. 파멥신에 따르면 파멥신은 지난달 7일 유콘파트너스로부터 잔금이 납입되지 않자 같은달 10일 유콘파트너스에 계약 해제 통보를 했다. 이후 같은달 25일 파멥신은 임시주총 소집일을 8월 28일에서 10월 2일로 미루면서 이사 선임 명단에 사 대표만 남겨뒀다.유콘파트너스가 지난 11일 대전지방법원에 경영권분쟁 소송을 제기한 후 정정된 임시주총 이사 선임 안건에는 사 대표를 제외한 것은 물론, 기존 이사진으로 추천한 인사도 모두 빠졌다. 대신 이승석 전 하늘빛컨트리클럽 대표이사, 한주현 신성건설 이사, 신은철 전 세계미래포럼 전무, 서상원 전 세화엔지니어링 대표 등 새로운 인물들이 이사진 명단에 올랐다.파멥신의 최대주주 변경에는 어느 정도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권소송이 붙은데다 유콘파트너스가 지난 7월 양도받은 주식 159만3075주(지분율 6.2%)를 파멥신에 반환하지 않은 상태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분쟁 소송까지 제기한 상황에서 이미 받은 지분을 순순히 넘겨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뿐만 아니라 신주발행가액이 2811원으로 유지된다는 점도 증자대금 납입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 파멥신의 주가는 지난 15일 기준 2125원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향후 주가가 상승하지 않는다면 히어로벤처스가 증자대금을 납입할 유인이 떨어질 수 있다.유진산 파멥신 대표는 18일 주주서한을 통해 “지난 6월 공시한 3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진행은 짐작하는 것처럼 원활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파멥신의 경영진은 최악의 상황도 염두에 두고 다른 투자자와의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당장 60억 채무 상환도 버거워…증자대금 납입 시급그럼에도 파멥신이 신속하게 다음 최대주주를 구한 것은 채무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멥신의 현금성자산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126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영업비용으로 235억원을 지출한 것을 감안하면 연내 현금 고갈이 우려되는 수준이다. 파멥신은 지난 14일에도 1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증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곧바로 채무 상환에 사용했다.앞서 파멥신은 지난해 4월 1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해당 BW는 지난 6월 파멥신이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유증을 결정하면서 조기상환권 행사 조건을 충족했다. 이에 따라 사채권자들의 조기상환 청구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해당 BW의 전환가액이 4561원으로 최근 주가(15일 종가 2125원)에 비해 2배 이상 높게 형성돼있기 때문이다.파멥신이 사채권자에게 지난 7월 24일 20억원을 상환했으며, 지난달 31일까지 80억원을 추가 상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난 1월 10억원, 지난 14일 10억원만 상환한 상태다. 그나마도 14일에는 제3자배정 유증을 통해 조달한 10억원을 그대로 채무 상환에 사용했다. 해당 BW의 잔액은 60억원에 이른다.문제는 파멥신이 기술이전 외 다른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이 시급한 이유다.파멥신은 2013년 3월 바이로메드(현 헬릭스미스(084990))에 ‘PMC-003’을 기술이전하고, 2014년 3월 T제약사에 안과질환 치료제 적응증으로 ‘TTAC-0001(올린베시맙, 옛 타니비루맵)’를 기술이전한 후 뚜렷한 기술이전 성과가 없다. 둘다 비임상 단계에서 기술이전된 이후 해당 신약후보물질의 개발도 거의 진척되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PMC-003은 동물 독성시험, 올린베시맙은 안과질환 치료제 1상 임상시험계획(IND) 준비 단계로 임상조차 진입하지 못한 상태다.올린베시맙은 파멥신의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다양한 적응증을 대상으로 임상을 실시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는 상태다.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키트루다’ 병용 투여 임상 2상은 진행 중이며, 재발성 뇌종양 환자 대상 병용 투여 임상 1b상은 2021년 10월 종료됐다. 아바스틴 불응성 재발성 뇌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단독 투여 임상 2상은 호주와 미국에서 진행되다 지난해 7월 중단됐다.파멥센은 현재 1~2년 내 기술이전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파이프라인으로 황반변성 치료제 ‘PMC-403’을 꼽고 있다. PMC-403은 지난 7월 첫 환자 투약을 시작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진행성·전이성 고형암 환자 대상 면역항암제 ‘PMC-309’는 지난 15일 호주 인체연구윤리위원회(HREC)로부터 임상 1상 IND를 승인 받았다.유 대표는 “파멥신이 개발해온 신약 파이프라인은 허상이 아니다”라며 “주식양수도 계약을 두고 항간에 떠도는 저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사익을 취하고 회사를 떠났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